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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숙자와 함께 쓴 2008 노숙자 리포트] ③ ‘한방’ 도박의 늪

    [노숙자와 함께 쓴 2008 노숙자 리포트] ③ ‘한방’ 도박의 늪

    “일해 봤자 희망이 안 보이는데,차라리 ‘한 방’을 노려야죠.”지난달 28일부터 2주간 금~일요일에 취재진과 함께 한국마사회 영등포지점을 찾은 노숙자 이기수(45·가명)씨와 이신형(60·가명)씨는 경마를 ‘마약’이라고 불렀다. 스크린 경마장은 언제나 발 디딜 틈이 없었고,흡연실은 뿌연 담배연기에 눈이 아팠다.언뜻 봐도 절반 이상이 노숙자였다.그들은 수중에 있는 돈을 모조리 잃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경마는 노숙자들의 돈과 희망을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 이기수씨는 “금요일에는 거리·시설노숙자가 많이 찾고,일요일에는 평일에 돈을 버는 노숙화된 일용직 노동자가 많다.”면서 “하지만 경마에 돈을 잃고 주말이 지나면 거리로 나서거나 시설 신세를 지는 것은 둘 다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금요일은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규모가 작은 부산경마가,주말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규모가 큰 과천경마가 열렸다. 지난 5일 만난 황모(39)씨는 ‘경마팬을 위한 사은품’이라고 쓰여 있는 박스와 수건을 깔고 앉아 마권에 표시된 경주마를 선택하고 있었다.10년째 노숙을 하는 그는 공사장에서 번 돈을 매번 경마장에서 날린다.황씨는 “어차피 잃는다는 것을 알지만 경마를 끊을 수 없다.”면서 “당뇨병으로 엉덩이가 곪아 걷기도 힘들지만 여기는 꼭 온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최영만(가명)씨의 소개로 만난 박모(51)씨는 일명 ‘교회 구제금’을 모아 경마자금으로 사용하고 있었다.박씨는 “며칠 전 수원 지역 교회를 돌며 구제금 5000원을 챙겨 왔다.”면서 “적중률보다는 배당률이 높은 곳에 베팅한다.”고 말했다.신문지를 깔고 앉은 김모(45)씨는 경마 때문에 노숙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15일간 공사장에서 일했다.50만원을 모았지만 결국 경마장에서 모두 잃었다.김씨는 “내가 일하는 이유는 경마 때문”이라면서 “경마장이 없어지지 않는 한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신형씨는 “기초생활수급자들은 고시원 등 잠자리가 있지만 경마로 돈을 잃고 다음날 방값 낼 돈이 없어 노숙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기초수급자 유모(46)씨도 수급받은 38만원 가운데 방값 20만원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경마에 쏟아부었다.그는 “경마를 하든 안 하든 포기한 인생,변할 게 없다.”면서 “경마장에는 현실에는 없는 1%의 희망이라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유씨의 말과 달리 경마는 1%의 희망도 주지 못했다.지난 7일 만난 홍모(45)씨는 2006년 교통사고를 당하고 앞니가 모두 부러져 보상금 1500만원을 받았지만 그날 오후에 경마로 모조리 잃었다고 했다.로또복권 2등에 당첨됐다가 경마로 탕진하고 3개월 만에 다시 영등포 쉼터에 나타난 노숙자도 회자되고 있었다.7일 오후에 이신형씨의 소개로 만난 김모(50)씨는 쓰레기통을 뒤져 버린 마권을 재확인하는 일명 ‘똥통’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쉴 새가 없었다.그가 찾는 것은 사람들이 버리는 50원짜리 환급표다.1000원이 되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3층에서 7층까지 모든 쓰레기통을 뒤진 김씨는 7층에서야 “3000원짜리 표 하나 건졌다.”고 외쳤다. 이른 아침에 미리 나와 다른 사람들의 자리를 맡아주는 아르바이트도 있었다.스크린 바로 앞자리를 맡아주면 5000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경마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아르바이트일 뿐이었다.오후가 되면 ‘전문 뒤풀이꾼’들이 모여들었다.돈을 딴 노숙자에게 술을 얻어먹기 위해 오는 이들이다.강소주 몇 병을 거리에서 먹고 나면 자연스레 PC방으로 향한다.김모(44)씨는 당분간 쉼터에는 가지 않겠다며 다른 노숙자들과 밤거리로 사라졌다. 특별취재팀
  • “태양 400만배 달하는 초대형 블랙홀 있다”

    “태양 400만배 달하는 초대형 블랙홀 있다”

    국제 천문연구팀이 은하수 중심 거대 블랙홀의 존재를 관측을 통해 입증했다고 BBC 등 해외언론들이 보도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외계 물리학 연구팀을 중심으로 한 국제연구팀은 유럽남방천문대(ESO)에서 16년간 28개의 항성들이 은하 중심을 공전하는 움직임을 통해 은하계 중심 블랙홀의 존재를 입증했다. 블랙홀 자체를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연구원들은 “먼지의 움직임을 통해 공기의 흐름을 알 수 있듯이 별의 움직임을 통해 은하 중심의 작용하는 힘을 밝혀낸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이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의 400만배에 달하며 지구와의 거리는 약 2만7000광년인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팀을 이끈 라인하르트 겐젤 ESA 천문실무팀장은 “블랙홀을 입증할 수 있게 된 이번 관측은 우리의 지난 16년간의 연구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라며 “많은 별들의 공전 축이 되는 태양 400만배 질량의 ‘집중체’는 의심의 여지없이 블랙홀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텔레그래프 (PA)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무너지는 지방경제](상) 호남 최대 신도시 ‘광주 수완지구’를 가다

    [무너지는 지방경제](상) 호남 최대 신도시 ‘광주 수완지구’를 가다

    23일 찾은 호남 최대의 택지지구인 광주시 광산구 ‘수완택지지구’.이 곳은 한국토지공사가 1조원을 투입해 조성한 신도시(460만 3000㎡)다.입구에 들어서자 시원하게 뚫린 단지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새 주인을 기다리는 ‘아파트 숲’이 펼쳐진다.올 하반기부터 연차적으로 총 2만가구의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들어선다.현재 14개 건설사가 분양 중이다.입주가 코앞에 닥쳤지만 집을 구하려는 사람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도로와 건물 곳곳에 ‘잔여가구 특별 분양’,‘입주자 중도금 이자 면제’ 등 분양을 알리는 플래카드만 나부낀다.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입주를 앞둔 아파트단지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한산하다.  현장에서 만난 건설사 김모(40) 부장은 “이 지역에 아파트를 짓는 대부분의 업체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 방식으로 공사에 착수했다.”며 “올 안으로 전체 가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하면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런 징후는 공사 현장 곳곳에서 나타난다.건설사가 시공한 일부 아파트는 공사가 잠시 중단되거나 입주일을 늦추기 위해 ‘찔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입주 시기에 맞춰 진행될 은행권의 자금회수 요구를 늦춰 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원청업체의 자금난을 예상한 하청업체들이 철수하면서 공사는 더욱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지방의 아파트 분양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건설업계가 폭풍전야다.불만 붙이면 ‘부도 폭탄’이 연쇄적으로 터질 기세다.‘어느 어느 업체가 부도난다더라.’는 등의 루머는 지역건설업체의 입지를 더욱 옥죈다.B건설업체 관계자는 “돈줄이 막히면서 일부 사업장의 공사를 중단했다.”면서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어느 지역이나 사정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2006년 아파트를 분양한 A사는 자금난으로 하도급 업체에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자 하도급 업체들이 공사율 70%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해 버렸다.대구의 상당수 아파트 건설현장이 이처럼 현재 자금난을 못이겨 공사를 중단한 상황이다. 광주시 광산구가 파악하는 수완지구 분양률은 평균 60%선.하지만 이는 업체들의 주장일 뿐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이처럼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고,부도설까지 겹치면서 사업계획을 취소하거나 이미 분양받은 아파트의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광주지역 ,D사는 지난해 터파기를 마친 뒤 공사를 중단했다.E사는 이달 초 3개 블록 1000여가구의 주택건설사업 승인 취소를 구청에 요구했다.사도 공사를 중도에 포기했다.  수완지구의 아파트 구입에 나섰던 박모(47·광주 북구 오치동)씨는 “계약금 1500만원을 치르고 42평형을 분양받았지만 잔금을 낼 여력이 없어 입주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H건설사의 ‘현장 샘플하우스’를 찾은 주부 이모(54)씨는 “현재 살고 있는 42평형 아파트를 처분해 38평형을 분양을 받으려 해도 1억원 가까이 가격 차이가 나는 데다,그나마 살던 집이 안 팔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지역 생활정보지에는 분양가보다 1000만~2000만원 낮은 가격의 매물도 쏟아지고 있다.일부 지역에서는 20~30%의 분양가 ‘폭탄 세일’도 쏟아지고 있다.하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없어 보인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평형과 층수에 따라 분양가 인하,대출이자 지원,발코니 새시 설치 등 각종 혜택을 내걸고 있으나 백약이 무효”라면서 “이는 수요자들의 자금 사정이 안 좋은 데다 향후 분양가가 더 내릴 것으로 기대하는 심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부동산 김모(40) 대표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특히 가격상승을 예상하고 투자 목적으로 분양받은 사람들의 대부분이 계약금(분양가의 5) 을 포기한 채 시장을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건설 관계자는 “최근 2~3년 사이 지방에 아파트 건설현장을 많이 운용하는 업체가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가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매입에 나섰지만 자금력이나 브랜드 가치가 덜한 지역업체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120억 광년 떨어진 두 은하 ‘블랙홀’ 합쳐질까

    120억 광년 떨어진 두 은하 ‘블랙홀’ 합쳐질까

    지구에서 무려 120억 광년이나 떨어진 두 은하의 블랙홀이 서로 합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천문학기술센터(UK Astronomy Technology Centre)는 “최근 관측된 두 은하의 블랙홀이 서로 합쳐지는 블랙홀 병합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그 과정에서 폭발적인 전류가 흘러나올 것”이라고 11일(한국시간) 스페이스닷컴을 통해 주장했다. 천문학기술센터의 로브 아이비슨 연구원은 “최근 서브밀리미터 어레이(Submillimeter Array) 천체망원경을 이용해 중심부에 블랙홀을 갖고 있는 은하 4C60.70을 발견했다.”며 “놀랍게도 이웃 은하에서도 중앙에 거대한 블랙홀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관측을 통해 4C60.70 은하는 밝은 복사에너지를 배출하지만 더 이상 항성을 직접 만들지 않는 늙은 은하라는 결론을 냈다. 반면 4C60.70 이웃 은하는 기체가 풍부하고 먼지에 깊이 뒤덮여 항성이 발생하고 있었다. 아이비슨 연구원은 “많은 은하들이 우리 은하처럼 일반적으로 중심부에 거대한 블랙홀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아직까지 관측되지 않은 먼 우주에 얼마나 많은 블랙홀들이 숨어 존재하고 있을지 매우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사진=www.space.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기로에 선 세계금융] 실업·집값 급락… 런던 ‘쑥대밭’

    미국발(發)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런던이 신음하고 있다. 금융업계 종사자들은 줄지어 직장을 잃고 부동산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런던이 금융위기의 진앙지이자 세계의 금융수도라는 뉴욕보다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타임 최근호가 전했다. 옥스퍼드경제연구소의 앤드루 굿윈은 “런던은 금융업에만 의존함으로써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은 셈”이라면서 “금융침체가 계속되면 이 문제가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은 그동안 전세계 금융산업의 거대한 블랙홀이었다. 미국의 대형 금융기관은 앞다퉈 런던에 국제허브를 설치했고, 유럽 대륙의 주요 은행 역시 런던에 자리잡았다. 특히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의 금융산업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프랑크푸르트, 파리, 브뤼셀을 제치고 금융 중심지로 부각됐다. 이에 따라 국제 채권의 70%, 세계 외환의 3분의 1, 국제사모펀드의 절반 가량이 런던에서 거래됐다. 이는 금융 라이벌도시 뉴욕시보다 훨씬 더 많다. 번영에 발맞춰 러시아의 재벌 ‘올리가르히´들은 자기 회사를 런던증권거래소에 등록시켰다. 이들은 런던 나이츠브리지에 저택을 샀고, 자녀들은 엘리트 사립학교에 보냈다. 이런 상황은 부유한 중국인 인도인 중동인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같은 버블이 런던과 영국을 떠받치고 있었다. 지난해 금융산업은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10.1 % 를 차지했다.2001년 5.5 %보다 4.6% 포인트가 높아진 것이다. 특히 런던은 금융 부문이 도시 전체 매출의 거의 20%에 이른다. 전문직종의 서비스까지 포함하면 34%에 육박한다. 반면 뉴욕은 금융 및 관련 서비스 산업이 지역 경제의 15% 수준이다. 게다가 영국은 가계부채도 만만찮다. 영국민 평균 가처분소득의 173%에 이른다.1995년에는 106%에 불과했다. 미국의 139%에 비교해도 영국 사정이 훨씬 나쁘다. 옥스퍼드경제연구소는 런던에서만 올해부터 2010년까지 모두 11만명의 고등 실업자가 양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기에 따라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면 내년에만 15만명의 실업자가 생길 수 있다는 암울한 보고서도 나와 있다. 런던시 정책담당자는 그러나 “주택가격 붕괴와 실업률 급등은 과거에도 있었던 현상”이라면서 “비행기 추락 사건이 계속 생기지만 항공산업이 지속되는 것처럼 런던은 극복하고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평생 외길 ‘장갑작가’ 예술혼과 땀의 진수

    평생 외길 ‘장갑작가’ 예술혼과 땀의 진수

    30년.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뀔 동안 단 한 번도 한눈 팔지 않고 붙들어온 일이 있다면, 그건 숙명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중견작가 정경연(53·홍대 섬유예술학과 교수)에게 장갑작업이 그렇다. 지난 30년 동안 하얀 면장갑을 손에서 내려본 적이 없었다.‘장갑작가’란 별명이 이름보다 더 익숙해진 지 오래다. 그가 서초동 세오갤러리에서 미술인생 30주년을 기념한 전시를 열고 있다. “거창하게 몇 주년이라는 데 의미를 둘 생각은 없어요. 그저 초발심으로 다시 돌아가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거지요.” 처음 미술학도로 발을 디뎠던 그날의 초심을 되찾는 것,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것이 전시의 취지라고 작가는 말했다. 이번 전시는 그의 30년 작품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대표작들로 채워졌다. 섬유, 회화, 조각, 비디오 설치 등 매체와 장르를 넘나들어온 그의 고집이 한자리에서 읽힌다. 그런데, 하고많은 오브제 중에서도 왜 하필이면 면장갑이었을까.“대학교 2학년 때 유학을 떠났었는데, 그때 이역만리의 딸이 작업하다 손 다칠까봐 걱정이 되신 어머니가 면장갑 한다발을 소포로 보내셨어요. 아까워서 쓰지도 못하고 그걸 어머니 선물로 만들 작품재료로 썼죠. 나중에 지도교수가 신선하다며 전시회 출품을 권유한 거였어요.” 작가가 면장갑 오브제를 빌려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는 ‘평등’이다.“힘겹게 새벽을 밝히는 청소부였든, 노숙자였든, 교황이었든 장갑을 낀 손은 밖에서 보면 다 똑같지 않냐?”고 반문한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 후 장갑 작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인 건 1981년. 응용미술쯤으로 치부돼온 섬유작업을 순수미술의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한 작품에 들어가는 장갑재료의 수는 적게는 수십 수백장, 많게는 1t 트럭 2대 분량이 들어갔다. 경기 의왕의 300여평 되는 작업실 가득히 재료를 쌓아놓고 “돈 안되는 미술작업을 하고 있다.”고 작가는 활짝 웃었다. 기실 섬유예술은 미술에 있어선 3D업종이나 마찬가지.1년에 한두 작품밖에 못할 때도 있을 만큼 시간이 많이 걸린다. 뿐만 아니다. 미세 섬유가루, 진드기, 화학약품 등 유해한 작업환경도 견뎌내야 한다. 작가는 장갑을 소재로 삼아 꾸준히 여러 작업방식을 시도해왔다. 예컨대 장갑을 평면 가득 붙여놓은 듯한 1994년 ‘무제’는 본을 떠 종이로 만든 작품. 백남준을 기려 만든 설치작품 ‘하모니’ 시리즈에는 비디오아트를 접목시켰다. 이번 전시회에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은 ‘블랙홀’ 시리즈다. 수레바퀴 모양의 작품은 “아무리 문명이 발달해도 인간존재는 원초적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았다.30년의 세월을 거치며 한 작가의 의식이 ‘입체’와 ‘평면’을 어떻게 재구성해 왔는지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해볼 수 있는 전시다.30일까지.(02)583-5612.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기고] 글로벌 시대의 첨단의료복합단지/박성효 대전시장

    [기고] 글로벌 시대의 첨단의료복합단지/박성효 대전시장

    국가 간 개방경제로 전 세계가 상호 밀접하게 연결된 현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취약점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시급한 당면 과제다. 때문에 정부는 반도체·조선·자동차 등 기간산업을 장기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신 산업군을 발굴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신 산업군의 특징은 하이테크와 우수한 인력을 기반으로 최첨단 연구개발 체계가 뒷받침돼야 하고, 무엇보다 진입장벽이 높아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한 융·복합 산업이라는 점이다. 최근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도 여기에 속한다. 첨단의료복합단지의 목표가 의료서비스의 고도화라면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적정한 입지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국제공항과 인접하고, 우수한 의료 인프라를 풍부하게 제공할 수 있는 수도권이 적지다. 그러나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정책 목표가 연구개발 성과의 산업화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면 대덕 특구가 아닌 곳에 입지하는 것은 사업 목적성과 경제 효용성 측면에서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첨단의료복합단지의 핵심 컨셉트가 오랜기간 축적된 연구개발 성과를 산업화해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덕특구만큼 딱 맞는 조건을 갖춘 곳은 없다. 대덕특구는 지난 35년간 꾸준한 투자로 최적의 첨단의료 연구개발 인프라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원주·오송 등 기존의 의료클러스터와 기능상 충돌하지 않아 상호 윈·윈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세계적인 생명공학(BT) 클러스터의 여건과 견주어도 확연히 드러난다. 미국 보스턴·샌디에이고·휴스턴이나 싱가포르 등 세계적으로 우수한 BT 클러스터는 기본적으로 잘 발달된 도시 인프라를 바탕으로 우수한 연구기관과 대학이 입지하고, 클러스터를 이끌어가는 거점기관이 존재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대덕특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이러한 조건을 완비한 지역이다. 또 첨단의료산업은 BT뿐만 아니라, 정보통신(IT), 초정밀 원자분야(NT) 등 관련 기술이 상호복합적으로 연계돼야 성공할 수 있다. 현재 대덕특구와 같은 인프라를 다른 지역에 다시 구축하려면 최소한 10년 이상 수조원을 투입해야 하며, 기존 클러스터의 자원을 빼내서 조성한다고 하더라도 그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치열한 경쟁 원리로 이루어지는 세계시장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이미 세계 신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은 세계 의료산업의 블랙홀에 비견되는 ‘SIMZ’(Shanghai International Medical Zone)라는 첨단의료단지를 만들고, 미국 등 선진국은 자국의 글로벌 제약기업을 통해 세계 각국의 바이오신약 관련 연구결과물을 입도선매하면서 진입장벽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금융위기와 같은 글로벌 이슈가 발생했을 때 그 영향권에서 자유롭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려면 하루빨리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을 육성해 우리 경제의 내실을 든든히 다지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육성이 21세기 대한민국의 신 성장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면 다른 무엇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략적 입지선정을 통해 국가적 이익과 미래 전망을 도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정부의 지혜로운 판단을 기대해 본다. 박성효 대전시장
  • [글로벌 시대] 한민족의 경제영토를 넓히자/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사무소 대표

    [글로벌 시대] 한민족의 경제영토를 넓히자/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사무소 대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악화를 계기로 한반도 주변 국제정세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의 숙원인 평화통일이 이루어져서 남북한 경제도 하나가 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엄청난 호기를 맞을 것이다. 남북한의 인적·물적 자원이 합치고 시장이 커지는 플러스효과에다, 군비와 병력 감축으로 민족의 투자여력을 증가시키고, 안보불안도 해소되어 국제신인도를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최빈국 수준인 북한 재건에 소요되는 천문학적 비용으로 말미암아 통일독일과 같이 상당기간 후유증을 감수해야 할 부담이 있다. 또 하나 통일의 중요한 긍정효과는 통일한국의 영토가 중국, 러시아, 몽골 등 동북아시아 지역과 바로 연결된다는 사실이다. 불행하게도 북한은 경제적 낙후성과 폐쇄성으로 인해 이들 인접지역과의 지리적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한반도의 통일은 동북아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반도와 동북아를 아우르는 지역협력 구상은 이미 1990년대 이래 추진되어오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주관하고 남북한, 중국, 러시아, 몽골 등 5개국이 참여하는 두만강개발계획(TRADP)이 바로 그것이다. 한반도와 중·러의 국경선이 맞물리는 두만강인근지역은 광물, 농업, 인적자원이 풍부하며, 일본∼한국∼유럽으로 연결되는 육로교통의 중심위치에 있다. 이러한 천혜의 두만강유역을 동북아의 제조기지, 물류와 교통의 중심, 관광지로 발전시키기 위해 1995년 UNDP 주도로 TRADP가 발족되었다. 그러나 당초 기대와는 달리 TRADP는 별 성과 없이 표류하였다. 사업대상지역인 중국의 훈춘, 북한 라선, 러시아 하산 등의 기본 인프라가 열악하여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다, 북한에 대한 국제신뢰가 저조했고, 중국 중앙정부의 전폭 지원을 받은 상하이, 광저우 등 연해지방이 블랙홀처럼 외자를 흡수하였기 때문이다. 일본 경우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가 미해결이고, 중국 동북지방이 일제의 침략전쟁 피해로 반일감정이 높아서 동참을 주저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상황은 변하고 있다. 첫째, 인프라문제다. 중국의 개혁개방 성공으로 지난 10여년 동안 동북3성의 인프라도 괄목할 개선이 이루어졌다. 러시아정부 역시 시베리아개발의 일환으로 최근 두만강 인근지역의 인프라투자를 늘리고 있다. 둘째, 북한도 라선 등 변경지역의 경제활성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두만강개발계획은 북한이 이념을 떠나 개혁개방을 실습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셋째, 중국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은 연해지역에 비해 낙후된 동북3성의 경제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동북노공업기지진흥전략’을 마련하여 집중 지원하고 있다. 동북3성은 진흥전략과 두만강개발계획을 연계하고 있으며 특히 조선족이 다수 거주하는 지린성이 가장 열성적이다. 넷째, 이러한 변화에 따라 두만강개발 구상도 확대되고 있다.2005년부터 사업대상지역을 종전의 협소한 두만강유역에서 동북3성과 내몽골, 함경북도, 한국의 동해안, 극동러시아를 포괄하는 광역으로 확대하고 명칭도 두만강개발사업(GTI)으로 변경하였다. 두만강개발사업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첩첩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도입하고, 핵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다소 방관적인 한국도 미래지향적 시각에서 진취적으로 임해야겠다. 동북아 평화와 번영은 물론 한반도의 평화통일에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화가 진전되는 오늘날 고전적인 영토개념은 퇴색하고 있다. 세계 각국과 호혜적 교류와 협력을 증진함으로써 경제실익을 챙긴다면 사실상 영토가 확장되는 셈이다. 한민족의 경제영토 확장은 두만강유역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사무소 대표
  • [사설] ‘민생 초당 대처’ 영수회담 다짐 지켜지길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어제 첫 영수회담을 가졌다. 당면한 경제난 극복과 남북관계에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같이했지만, 국정 전반에 걸쳐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낸 자리였다. 모쪼록 이날 회담이 여야간 더 큰 정쟁의 불씨가 아니라 민생 살리기라는 생산적 경쟁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양측은 민생경제 살리기를 위한 국회 운영 등 총론에 합의하고도 각론에선 평행선을 달렸다. 특히 종부세 개편이나 ‘촛불’수사와 종교편향 논란 등 시국 현안을 놓고 입장차가 컸다. 그러나 이를 굳이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민주사회에서 여야간 정책적 논쟁이 불가피하다는 당위론을 떠나서다. 현재 종부세가 무리한 징벌적 세제이기에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지만, 민주당은 “이로 인해 부족한 세수를 재산세로 충당하면 서민들의 세금 부담만 가중된다.”는 논리로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종부세를 완화하거나, 재산세로 통합하기 위한 국회의 입법과정에서 야권의 입장이 반영될 여지가 있지 않겠는가. 과거 어렵사리 상생 정치를 다짐하고도 회담이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여야는 다시 무한정쟁의 블랙홀로 빨려들기 일쑤였다. 이번 회담 이후가 걱정되는 이유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경제팀 교체, 촛불시위자 수사, 공기업 민영화 등 각종 현안서 큰 이견을 드러냈기에 하는 얘기다. 그래서 앞으로 영수회담을 수시로 갖기로 한 점은 퍽 다행스럽다.“두렵다고 협상해선 안 되지만, 협상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는 미 케네디 전 대통령의 명언도 있지 않은가. 정치적 이해를 놓고 정쟁을 벌이느라 민생 현안 처리가 뒷전으로 밀리는 게 한국정치의 가장 큰 고질이었다. 부디 여야가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주 대화하면서 선의의 정책경쟁을 벌이는 관행을 쌓아나가기 바란다.
  • [미국發 금융위기] ‘세계 경제 축’ 美 휘청

    [미국發 금융위기] ‘세계 경제 축’ 美 휘청

    경제대국 미국이 금융위기의 거대한 회오리에 휘말려 ‘블랙홀’로 빠져들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미국 경제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세계 최고의 신용등급을 유지해 온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고, 미 달러화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도 휘청대고 있다. 특히 해외 투자자들이 ‘Sell USA’(미국 자산 팔아치우기)에 나서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경제를 주도해온 미국 중심의 국제금융시스템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외신인도에 금이 가면 또 다른 2차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의 하나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존 체임버스 국가신용등급위원회 의장은 17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보험회사인 AIG를 구제한 이후 미국의 최고 국가신용등급인 ‘AAA’에 압력이 쌓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850억달러에 이르는 AIG 구제금융이 미국의 재정적 단면을 약화시켰으며, 이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증폭되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통화, 채권, 주식 등을 마구 팔아치우고 있다.‘Sell USA’가 장기화되면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기축통화로서의 위상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7월 한달간 미국 시장에서 약 748억달러가 순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서브프라임모기지론 부실이 본격화된 지난해 8월(-1625억달러) 이후 최대폭이다. 지난 5월 41억달러 순유출에서 6월에는 599억달러 순유입으로 전환됐지만, 한달 만에 순유출로 되돌아간 것이다. 미국은 자본 순유입으로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를 메웠지만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로 자본수지에서도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부문별로는 해외의 대미 증권투자의 순유출액이 256억달러에 달했다. 외국인이 미국의 채권·주식 투자금을 회수해 갔다는 의미다. 특히 채권투자는 -198억달러로 1998년 8월 이후 첫 순유출을 기록했다. 국·공채 가운데 국채투자는 343억달러 플러스를 보였지만,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모기지업체의 부실로 공채 투자가 499억달러 마이너스를 보였기 때문이다. 예금 등 ‘단기성 자금’은 대규모 예금인출로 667억달러가 순유출됐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최근 미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크게 위축되면서 미 경상적자 보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이는 달러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주택시장의 거품 붕괴로 금융회사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현상은 1990년대초 일본의 거품 붕괴 현상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베이스턴스와 리먼브러더스 등 굴지의 투자은행(IB)들이 한꺼번에 무너지고 AIG가 막대한 구제금융을 받은 상태에서 추가로 금융위기로 지속된다면 미국의 거품 붕괴 후유증은 일본 못지않게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미국도 일본의 복합장기불황의 전철을 밟지 않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 금융산업의 투명성이 떨어지고 관치금융의 폐해가 심각한 데다 감독기능마저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같은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다만 미국의 경우 일본에 비해 금융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일본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금주의 HOT] 웃기 어려운 명절… “한가위만 ‘안’ 같아라”

    ● ‘인생은 참된 것’ 노래하던 고(故) 안재환 씨 자살 9월 둘째 주는 고(故) 안재환 씨의 사망 소식으로 시작했다. 유난히 화창했던 지난 8일 날아든 이 비보(悲報)는 평소 늘 밝아 보였던 그의 모습이 겹쳐지며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자살 원인으로는 ‘사채 빚에 대한 압박감’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결혼한 지 1년도 안된 안씨의 부인 개그우먼 정선희 씨는 믿을 수 없는 남편의 죽음 앞에 실신에 실신을 거듭해 지켜보는 이들까지 비통함에 빠지게 했다. 지난 1996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안씨는 브라운관에서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또 고등학교 시절 만들었다는 자작곡 ‘인생은 참된 것’으로 인기를 얻어 온라인 출시를 하기도 했다. 사소한 일상이 인생의 참된 것이라는 뜻의 재미있는 가사로 많은 사람들의 웃음을 자극했던 고인의 명복을 빈다. ● MB, ‘국민’과의 대화 아니죠, ‘대통령’과의 대화 맞습니다. “나를 믿고 힘을 모아 주십시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어이쿠, 협박도 하십니다.”, “우리끼리 싸우면 될 일이 없습니다.” 지난 9일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 섰다. “오늘밤 국민 여러분과 진솔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운을 뗀 이번 방송의 제목은 흔히 알고 있는 ‘국민과의 대화’가 아닌 ‘대통령과의 대화’였다. 이에 이 대통령은 평소 언론계에 많은 관심을 드러냈던 바와 같이 프로그램 제목의 취지를 살려 ‘대통령’ 중심으로 대화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진정성이 전달됐을 것으로 본다.”고 자평했다. ● ‘김정일은 어디에’… 9·9절 불참, ‘건강이상설’ 솔솔 우리나라에서 9월 9일은 ‘그냥’ 화요일 이었지만 북한에서 9월 9일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수립한 지 60년이 된 ‘역사적인’ 날이었다. 밥은 굶어도 기념 금·은화는 발행했고 옷은 못 입어도 도시미관 공사도 마쳤다. 하지만 이 ‘축제’를 지시했을 한 사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보이지 않았다. 한때 사망설까지 나왔던 ‘김정일 건강이상설 파장’은 김성호 국가정보원장이 10일 밝힌 “김 위원장은 뇌수술 뒤 회복 중”이라는 보고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우리정부는 포스트 김정일 시대를 잘 대비하고 있는 것일까? ● ‘우주탄생의 비밀’ 풀릴까?… ‘빅뱅 실험’ 시작 약 137억 년 전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대폭발)이 유럽에서 재현됐다.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 (CERN)은 지난 10일 4시 36분(한국시간) 제네바와 프랑스 국경지대 지하에 설치된 대형강입자충돌기(LHC)에 첫 수소 양성자 빔을 성공적으로 발사해 빅뱅 실험에 들어갔다. CERN의 조스 엥겔렌은 이번 실험에 대한 세간의 우려에 대해 “LHC의 안정성은 완벽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미 미국과 독일에선 “미니 블랙홀이 지구를 삼킬 수 있다.”며 소송이 제기됐고 세계적인 석학 스티븐 호킹 박사는 “실험 목표인 힉스입자를 못 찾는 데 100$ 건다.”고 말했다. ● “한가위만 ‘안’ 같아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더 이상 덕담이 아니다. 치솟는 물가, 얇아진 지갑, 짧은 연휴를 생각하면 ‘한가위처럼’ 지낸다는 건 두려운 일이다. 지난 11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10만원으로 차례상 차리기’에 도전했다. 경동 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저렴한 물건을 구입했지만, 제사에 필요한 필수제수용품을 구입하는 데 든 비용은 총 11만 5천원. 10만원으로는 더 이상 조상님을 뵐 면목이 없어졌다. 20~30대 청년들은 ‘눈칫밥’ 때문에 더 힘들다. “취직 안 하냐”, “결혼 해야지” 등 애정 어린 잔소리를 들어야하는 젊은이들은 아예 고향에 갈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이에 젊은층의 83.4%는 추석연휴동안 고향에 가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한가위는 왠지 한겨울보다 더 춥고 쓸쓸할 것 같다. 글 /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지아 기자 skybabe8@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 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빅뱅 재현’ 실험 시작…10일 오후 첫 빔 발사

    ‘빅뱅 재현’ 실험 시작…10일 오후 첫 빔 발사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유럽물리연구소(CERN)의 대형강입자가속기(Large Hadron Collider, 이하 LHC)가 10일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 수소에서 전자를 떼어낸 양성자 빔 하나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발사하면서 ‘21세기 최대의 과학실험’의 막이 올랐다. LHC는 제네바와 프랑스 국경지대 지하 100m, 길이 27㎞의 원형터널에 설치된 세계 최대의 입자가속기로 CERN은 이를 이용해 137억년전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대폭발)을 재현하는 실험을 할 예정이다. LHC 실험의 첫째 목표는 ‘신(神)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입자(Higgs Boson)를 찾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우주의 75%와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체가 밝혀지지 않고 있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탐색, 끈이론 등 물리학 대통일이론의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한 초차원(extra dimension) 탐색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힉스입자의 발견 여부다. 현대 물리학이 물질세계를 설명하는 표존모델은 물질을 6종류의 쿼크와 6종류의 경입자,힘을 매개하는 4가지 입자, 그리고 힉스입자로 구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힉스입자만이 지금까지 존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LHC 실험을 통해 힉스입자가 확인되면 표준모델이 최종 검증된다는 의미가 있다. 현재까지 학계에 정립된 이론에 따르면 힉스입자는 입자의 질량을 결정하는 입자로 빅뱅 직후 존재하다가 질량을 갖게 하는 특성을 다른 입자에 남기고 영원히 모습을 감췄다. 이 힉스입자가 발견되면 이 세상 모든 물질이 질량을 갖게 된 이유가 밝혀지는 것으로 물리학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번 실험을 통해 빅뱅이 재현되는 순간 검출기에 나타나는 파편 등의 궤적을 통해 힉스입자가 생성됐는지 확인하게 된다. CERN의 20개 회원국은 이 실험을 위해 지난 14년간 약 95억 달러를 들여 LHC를 건설했으며 여기에 참여한 과학자도 전 세계 60여개국에 1만여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성균관대 물리학과 최영일 교수와 고려대 물리학과 박성근 교수 등 석박사 연구원 57명이 참여하고 있다. CERN은 이번 실험을 위해 LHC를 이루는 8개 구역을 영하 271℃(절대온도 1.9K)로 냉각시켜 우주 외곽의 환경을 만들고,1600개나 되는 초전도 자석들의 전기시험을 했으며 각 구역의 회로들과 각 구역 자체에 동력을 공급,LHC 전체가 하나의 통합된 기계로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 광속에 가까운 두 양성자 빔이 충돌하게 되면 앨리스(ALICE)와 아틀라스(ATLAS),CMS,LHCb 등 4개의 검출실에 설치된 초정밀 검출기들을 통해 수 억개의 충돌 파편들을 모니터하고 추적하게 된다. 두 개의 양성자 빔을 동시에 다른 방향으로 발사하는 작업은 앞으로 몇 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본격적인 충돌 실험은 연말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독일 에버하르트 칼스대의 화학자 오토 로슬러 교수 등 일부 과학자들은 LHC 실험으로 미니블랙홀이 생성되고 이 블랙홀이 지구를 집어삼킬 수 있을 정도로 커질 수 있다며 유럽인권재판소에 가동 중지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미국의 전직 교사 월터 와그너 등 6명이 하와이 연방 지방법원에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LHC 가동을 막아야 한다며 소송을 내기도 했다. 사진=sky.com 나우뉴스팀@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우주탄생 ‘빅뱅’ 재현 실험 오늘 시작

    우주탄생 ‘빅뱅’ 재현 실험 오늘 시작

    우주 탄생의 비밀 밝혀질까?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는 10일 제네바와 프랑스 국경지대 지하 100m, 길이 27㎞의 원형터널에 설치된 세계 최대의 입자가속기 대형강입자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 LHC)를 가동해 약 137억년 전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 재현 실험을 시작한다.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발사된 두 개의 수소 양성자 빔은 원형터널의 LHC 내에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강력한 초전도 자석들에 의해 구부러져 4개의 대형 검출실에서 충돌하게 된다. 두 개의 양성자 빔이 충돌하는 순간,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지닌 작은 물질과 공간이 거대한 폭발을 통해 우주를 탄생시켰던 빅뱅 당시의 상황을 연출할 것으로 CERN의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실험의 목표는 ‘신(神)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Higgs Boson.반물질)를 찾고,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베일에 가려있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특히 우주의 모든 입자들의 질량을 결정하는 이 힉스 입자를 발견하게 되면 질량의 기원을 알게 돼 물리학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베르 아이마르 CERN 사무총장은 “LHC는 우주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어떤 발견이 이뤄지든 세상에 대한 인류의 이해는 훨씬 더 풍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첫 수소 양성자 빔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9시30분(한국시간 오후 4시30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발사하게 되며, 그 것이 정상적임이 확인된 이후에는 또 다른 수소 양성자 빔을 시계 방향으로 발사하게 된다. 두 개의 양성자 빔을 동시에 다른 방향으로 발사하는 작업은 앞으로 몇 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본격적인 충돌 실험은 연말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속에 가까운 두 양성자 빔이 충돌하게 되면, 알리스(ALICE)와 아틀라스(ATLAS), CMS, LHCb 등 4개의 검출실에 설치된 초정밀 검출기들을 통해 수 억 개의 입자들을 모니터하고 추적하게 된다. CERN측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위성방송과 웹방송으로 9시간 동안 실시간 중계를 할 예정이다. 그동안 CERN은 이번 실험을 위해 LHC를 이루는 8개 구역을 영하 271℃로 냉각시켜 우주 외곽의 환경을 만들고 1천600개나 되는 초전도 자석들의 전기시험을 했으며, 그 후 각 구역의 회로들, 그리고 각 구역 자체에 동력을 공급해서 LHC 전체가 하나의 통합된 기계로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 1994년 시작돼 14년 동안 95억 달러가 투입된 LHC 건설에는 전 세계 과학자 약 1만명이 참여했다. LHC는 양성자 빔을 1초에 1만1천번 회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충돌 순간 빅뱅의 1천만분의 1초 상태를 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CERN측은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입자 가속기”라면서 “그 이전의 어떠한 가속기보다는 7배나 더 힘이 좋고, 30배나 강도가 좋다.”고 말했다. 한편 LHC의 빅뱅 재현 실험 과정에서 생긴 인공 블랙홀이 걷잡을 수 없이 팽창해 지구를 집어 삼키거나 변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우려가 일부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CERN측은 “전혀 문제가 없으며,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사진=뉴욕타임스 인터넷 나우뉴스팀@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빅뱅 실험’ 중계 서버 폭주

    사상 초유의 빅뱅 실험 화면이 중계된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이 해당 사이트로 몰려들고 있지만,현재 접속자 과다로 중계를 볼 수 없는 상태이다. 10일 유럽물리연구소(CERN)가 우주 탄생의 비밀을 풀기 위해 실시하는 ‘빅뱅 실험’이 인공 블랙홀을 형성시켜 지구 멸망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에서 제기됨에 따라 네티즌들은 빅뱅 실험에 큰 관심을 보였다. 또한 이 실험이 오후 4시쯤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CERN 사이트(webcast.cern.ch)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오후 5시 현재 해당 사이트를 통해서는 중계를 볼 수가 없는 상태다.네티즌의 접속 폭주로 인해 서버에 문제가 생긴 게 그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많은 네티즌은 “지구 역사상 한 획을 그을 실험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글로벌 시대] ‘2015년 세계 경제위기에 대비하자’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호주대사관 공보실장

    [글로벌 시대] ‘2015년 세계 경제위기에 대비하자’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호주대사관 공보실장

    ‘위대한 전환’이라는 미래예측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에 세계는 대위기를 맞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1990년대부터 일어난 정보통신산업 붐이 끝이 나고, 이에 대응할 나노산업은 제대로 먹을거리를 가져다 주지 못하는 가운데 미처 틈새 산업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정보통신(IT)혁명과 통신산업의 붐은 기적 같은 것이었다. 대부분의 국가나 경제는 팽창하고 지구촌 테러 또한 그럭저럭 막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속된 자본주의 경제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1990년 이래 장기적인 글로벌 붐, 즉 줄곧 성장가도만 달려온 글로벌경제가 이제는 하락국면으로 돌아서는 것이다. 2015년 선진국의 저출산 고령화가 본격적으로 다가오는 시기에는 팽창일로의 경제가 주춤한다. 서구의 고령화로 급격한 복지예산이 소요되며, 선진국들이 대부분 인구감소로 본격적인 여성, 장애인, 고령인구가 생산노동력으로 흡수되어 사회구조가 변한다. 사회는 복잡다양하게 변하고, 경제가 왜곡되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충돌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지구촌의 자원이 고갈되어 가며, 생태계의 파괴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환경보존 또는 재해·재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복지비용, 생태계복원, 글로벌 경제는 더욱더 많은 비용이 든다. 기후변화·에너지·환경오염으로 재해·재난 등 위기가 온다. 개발도상국의 인구폭발로 인한 식량부족, 물 부족이 여러 곳에서 심각하게 진행되어 국지전이 발발한다. 종이나 포장비용, 즉 삼림 제품가가 급등하고, 개발과 보존의 경제질서가 무너지고 난개발이 시작되어, 환경오염은 급속화될 것이다. 모든 불만으로부터 오는 위기, 사회불안정이 다가올 때 글로벌리더로서 국제질서를 유지할 만한 힘을 가진 국가가 없어진다. 미국이 빚더미에 앉게 되면서 힘이 빠지고 중국은 아직 미국을 능가하는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여 국제경찰이 사라지고 국제리더십에 블랙홀이 생긴다. 비효율적으로 변해버린 화폐나 금용시장 또한 힘이 빠진다. 청년들의 종래 글로벌 질서나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반항이 거세진다. 지금은 X세대들의 움직임은 작은 물결이지만 2015년이 되면 이 X세대들이 최대인구로서 그들이 뭉쳐서 새로운 글로벌 질서를 만들고 개혁하려 든다. 서구의 대공황세대, 전후 베이비붐 세대, 한국의 6·25세대들이 사망, 소멸하게 되면서 X세대들은 새로운 전쟁과 평화개념을 만든다. 서구에서 동구로 권력이동이 일어나면서 불안한 세상이 된다.‘인구=국력’이라는 등식, 즉 2020년에 아시아인구가 56억명이 될 때 미국은 4억명, 유럽 15개국은 2억명 정도로 줄어든다고 본다.2010년 정보공유화, 2017년 접속평등화로 개개인 정보공유는 똑똑한 개개인을 만들어 스스로 댓글 달고 1인 시위, 똑똑한 군중시위(smart mobs)운동, 촛불집회에 동참한다. 인터넷 문자메시지 세대의 최대인구 구성으로 이들은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1960년대 히피문화 탄생처럼 스스로 ‘다문화 인터넷 지구촌문화’를 만든다. 이를 ‘또 하나의 사회혁명’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세계경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 끔찍하게 중요한 시점에 내분으로 힘을 소진하는 현상을 중단해야 한다. 모든 정부정책이나 대안을 ‘2015년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바꿔야 한다.10대 국정과제 차트를 만들어 ‘경제 살리기’가 아닌 ‘경제 인공호흡 전략’을 짜야 한다. 에너지확보, 물가안정, 기후변화 탄소배출권, 교육, 부동산안정, 중소기업 도산 방지, 에너지강국, 기후변화강국으로 가는 10년 계획을 수립하여 발표하고, 신에너지 대체에너지 등 발굴 사례를 매주 발표하는 등 2015년의 세계경제위기를 준비해야 한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호주대사관 공보실장
  • 자신을 새롭게 깨닫는 여정

    이제 우리가 사는 도시의 하늘은 너무 밝아서 별들이 거의 깃들여 살지 못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책과 TV, 그리고 영화를 통해 별을 보고 천문학 지식을 암기할 뿐이다. 하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우리 주변의 천문대에서 밤하늘을 보는 즐거움을 여전히 맛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잃어버린 밤하늘을 향한 동경을 되찾으라고 조언한다. 나는 천문대를 찾는 사람들이 우주를 응시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켜가고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사람들은 흔히 천문 관측 체험을 별자리의 모양과 망원경의 원리를 암기하고, 중력과 블랙홀 같은 용어를 기억하며, 초신성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해하는 과정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천문학이 ‘지식으로서의 과학’만이 아니라 ‘지혜로서의 과학’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밤마다 같은 자리에서 빛나는 별들이지만, 그들의 표정은 우리가 마음에 간직한 나의 역사와 나의 이야기를 통해 다르게 읽힌다. 그래서 내가 보는 별의 모습은 나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우리 국토의 곳곳에 흩어져 있는 10곳의 천문대를 찾아 그곳에서 보았던 별들, 만난 사람들, 그리고 오래 전부터 그곳을 지키고 있던 역사문화 유적들과 나눈 대화들을 기록했다. 영월의 별마로천문대를 다녀오는 길에 단종 애사를 간직한 청령포와 장릉을 만났으며, 김해천문대로 가는 길에서 수로왕과 허왕후, 그리고 물고기자리의 전설을 만났다. 그리고 다른 8곳의 천문대를 찾아가는 길에서도 하늘로부터 땅까지 이어진 수많은 사연들을 만났다. 자연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마음이 변하는 신비로움. 그것은 천문대 체험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이다. 나는 천문대를 다녀와서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으며, 지금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내게 변화를 일으킨 것이 저 먼 우주로부터 달려온 별빛이었건, 가는 길에 동행한 사람이었건, 그들과 나눈 대화였건, 혹은 길가에 핀 한송이 달맞이꽃이었건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천문대 가는 길에서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생각이 달라지고 있던 사실을 솔직히 고백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결국 내 이야기를 읽은 독자들의 천문대 가는 길이 과학지식만을 위한 학습의 길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의 의미를 새롭게 보는 개안(開眼)의 길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음 펴냄. 전용훈 일본 교토 산교대 객원연구원
  • [김형준 정치비평] 헌법은 문서가 아니라 정신이다

    [김형준 정치비평] 헌법은 문서가 아니라 정신이다

    18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개헌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제헌절 경축사에서 “민주법치국가에 맞는 헌법체계를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국회내에 개헌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167명으로 구성된 ‘미래한국헌법연구회’도 발족되었다. 헌법 개정론자들은 5년 단임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개정의 핵심 이유로 지적한다.5년 단임 대통령은 “마라톤이 아닌 단거리 달리기처럼 국정운영을 하게 되어, 집권초기 2년에는 개혁 조급증에 시달리고 3년차부터는 급격히 보수화, 무기력화되는 주기적 사이클을 반복한다.”고 주장한다. 대통령에게 제도적 권력이 집중되는 문제와 여소야대의 분점 정부가 만들어내는 교착 상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제도적 결함도 지적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통령 중임제, 대선과 총선의 주기 일치 등 권력구조 개편을 제기한다. 개헌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개헌 논의가 정략적이고 졸속적으로 전개되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의 사항이 준수되어야 한다. 첫째,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를 최소 1년간 유보해야 한다. 개헌은 폭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일단 논의가 시작되면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된다. 경제는 없고 개헌만이 판을 치며 조기 레임덕으로 국정운영의 불안정을 가져 올 수 있다. 최근 서울신문이 실시한 창간 특집 여론조사에도 국민의 72.4%가 ‘민생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일이 많으므로 헌법 개정 논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응답한 것이 이를 웅변해주고 있다. 둘째, 대의 정치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정치 개혁의 대장정에 나서야 한다. 대통령 중임제 등의 권력구조는 민주 정치 운영을 위한 하드웨어에 불과하다. 다수결 원칙의 존중, 소수자에 대한 관용, 대화와 타협 등이 성숙한 대의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소프트웨어이다.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어떠한 권력구조 개편도 그 효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한국 정치에서 국민통합 실패, 여야간 갈등 고착, 대선 경쟁 구도의 조기화 등과 같은 현상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5년 단임 대통령제와 같은 제도의 문제라기보다 대통령의 미숙한 국정운영, 한국의 전근대적인 정당구조, 배타적 지역주의 등이 핵심 요인이다. 따라서,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셋째, 개헌의 정치적 효과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대선과 총선의 주기를 맞추는 것이 과연 정치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 대선·총선 주기가 일치할 경우,‘묻지마식 투표’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의회마저 석권하는 무소불위의 공룡 여당이 언제나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성공적인 대통령제의 핵심인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쉽게 무너지게 된다. 이런 내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은 대선·총선 주기를 맞추면서도 하원 의원 임기를 2년으로 해 정부를 평가하기 위한 중간 선거를 허용하고 있다. 여하튼, 제도만 바뀌면 효율성은 저절로 담보된다는 ‘제도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헌법은 언제든지 수정되고 변경될 수 있는 단순한 종이 문서가 아니라 목숨을 바쳐 지켜야 할 정신이다. 문서로 보관될 때가 아니라 헌법 정신을 지켜 나갈 때 빛을 발휘한다. 권력구조보다는 헌법에 스며있는 역사를 음미해야 한다는 뜻이다. 1987년 체제의 부산물로서의 ‘5년 단임제’는 실패한 대통령만을 양산했다는 부정적인 평가 이외에 민주와 반독재라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국민의 힘으로 독재와 장기집권의 폐단을 막는 데 기여한 긍정적인 평가도 존재한다. 따라서, 헌법 개정과 같은 국가 중대사는 이분법적 사고와 정치적 편의주의에서 벗어나 충분한 시간을 갖고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與 개헌론 ‘난분분’

    與 개헌론 ‘난분분’

    여권 내 개헌론이 중구난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이틀째 ‘임기 내 개헌’ 발언을 이어가면서 그동안 활발히 제기돼 온 개헌론이 탄력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투톱’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가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투톱은 ‘先(선)경제, 후(後)개헌’을 신중론의 근거로 삼고 있다. 어려운 경제 상황을 외면한 채 자칫 개헌 논란이 정치 논쟁으로 비화되면 민심 이반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 듯하다. 여기에 최대 182석으로 재출발하게 될 거여(巨與)에 대한 야권의 견제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박 대표는 11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금년에 개헌 논의를 하는 것은 바른 방향이 아니다.”면서 “경제도 어렵고 정권 초기인데 안정되고 경제살리기도 궤도에 오른 뒤에 하는 것이 좋다.”고 ‘개헌논의 시기상조론’을 폈다. 박 대표는 개헌논의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내년에는 논의를 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꼭 개헌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단지 논의를 하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라디오에 출연,“개헌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면서 “경제가 안정되지 않은 시점에 개헌을 제기하면 사회는 대혼란이 온다.”고 박 대표와 한 목소리를 냈다. 한나라당은 ‘친박복당’으로 최대 182석으로 늘어나게 되면 자유선진당(18석)과 연대할 경우 범보수연합이 개헌선 200석을 확보하게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나라당 내에서 개헌론이 계속 제기된다면 야권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어렵게 국회를 개원해 놓고도 원구성 협상 등 또다시 정국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반영하듯 홍 원내대표는 “김 국회의장의 임기 내 개헌 언급은 성급했다.”면서 “개헌은 국회의장이 하는 것이 아니라 원내교섭단체 대표들이 합의해서 하는 것”이라며 여야간의 타협을 통한 개헌을 강조했다. 하지만 김 국회의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개헌 추진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이날 18대 국회 개원사를 통해 “대한민국이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 국회가 개헌을 주도하고 완성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국회에 헌법연구자문위원회를 두어 개헌에 대한 연구를 깊이 있고 차분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시론] 위험천만한 민영미디어렙/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론] 위험천만한 민영미디어렙/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우리나라 방송과 방송광고 제도를 보면 다른 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장점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가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방송광고공사가 있어 방송사와 광고주의 직거래를 차단하는 것이다. 이런 제도는 잘 지켜야지 파괴할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투표는 사거나 팔 수 없는 것이 기본적인 민주사회의 원리이듯, 방송도 완전히 사고파는 물건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 건강한 문화와 사회적 시장경제의 원칙이다. 방송광고도 같은 이치다. 이런 원리를 받아들인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방송광고공사를 두어 방송광고 거래를 맡겨 왔다. 그러나 현행 방송광고 제도가 광고주의 선택을 제한하고, 끼워 팔기의 문제가 있다면서 사기업인 미디어렙을 허가해 이들이 광고 거래를 하도록 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공공 영역의 사유화, 상업화를 추구하는 정치적 분위기가 미디어렙의 도입으로까지 연결되는 듯하다. 미디어렙을 둘러싼 논쟁이 있지만 방송광고공사가 방송광고 영업을 대행해서 발생하는 사회적 편익과 민영미디어렙을 허용함에 따라 생기는 편익을 비교하면 답은 간단하다. 무엇보다 광고공사가 지금처럼 광고 거래를 담당할 경우 방송 뉴스와 프로그램을 두고 방송사와 광고주의 직거래를 막을 수 있고, 방송광고 단가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지역방송 등에 광고를 배당함으로써 방송의 다양성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민영미디어렙이 도입된다면 사정이 확 바뀐다. 방송사와 광고주는 광고를 매개로 직접 거래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광고주의 뜻에 어긋나는 뉴스나 프로그램은 좀처럼 보기 힘들지 모른다. 방송사는 사활을 걸고 시청률 경쟁을 할 것이고, 과격한 상업주의를 추종할 것이다. 민영미디어렙은 가뜩이나 방송의 사유화, 시청률 경쟁, 스타 시스템의 횡포로 비판을 받고 있는 방송을 더욱 극단적으로 몰고 갈 것이 뻔하다. 방송사와 미디어렙은 엄청난 광고비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중소 규모의 미디어를 재정난에 빠뜨릴 위험도 있다. 민영미디어렙은 방송사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줌으로써 가뜩이나 심각한 미디어시장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이래저래 광고 단가는 인상될 것이고, 방송광고비도 매년 늘어날 것이므로 국민경제에 끼칠 부담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민영미디어렙의 도입과 방송광고의 사유화는 방송의 다양성과 민주주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경제위기와 민주주의 위기 구조에서 방송 산업이 흔들리고, 공영방송이 위협받는 이때 우리 사회는 미디어렙 허용을 놓고 갑론을박 논쟁할 여유도 없다. 국민의 삶이 점점 피폐해지고, 삶의 고통이 이만 저만 심각하지 않다. 그런데 방송사나 광고주에게 혜택을 주는 반면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늘리고, 정작 이들이 필요로 하는 공공서비스를 위협하는 미디어렙의 허가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따라서 민영미디어렙의 도입에 신경 쓰기보다는 경제 위기 시대에 어떻게 하면 국민 부담을 줄이면서도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공급할 것인지 고민했으면 한다. 규제기구는 업자 중심으로 정책을 생각하지 말고 국민 중심으로 정책을 수립하기 바란다. 방송광고공사도 구조와 영업 시스템을 개혁함으로써 그간 제기된 비판을 적극적으로 해소할 의무가 있다. 자신들이 미디어렙이 구현할 수 있는 공공성보다 더 많은 공공성을 구현하고, 방송사와 광고주에게도 더 많은 편익을 제공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변혁의 중동을 가다](상) 이란은 ‘이슬람 혁명 중’

    [변혁의 중동을 가다](상) 이란은 ‘이슬람 혁명 중’

    중동은 세계 분쟁의 최전선이다. 이곳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자살폭탄 테러,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공습, 헤즈볼라의 로켓포 반격 등 대부분이 부정적이다. 이렇게 중동을 분쟁지역으로 만든 것은 서구 열강들이 인위적으로 국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동의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분쟁의 시간은 아주 짧고 문명의 시간은 길었다. 기름진 초승달이란 뜻의 중동은 고대문명과 종교의 발상지였으며 문명의 교차로, 교통의 요충지였다. 중동의 대표적인 적대 국가인 이란과 이스라엘, 그리고 국제자본의 블랙홀인 두바이를 넘어서려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수도인 아부다비를 돌아봤다. |테헤란·콤 최종찬특파원|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자 여성들은 서둘러 루사리(머리카락을 가리는 히잡)를 쓰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말할 것도 없고 젊은 아가씨들도 자유분방 모드에서 엄숙 모드로 전환했다. 이처럼 여성들이 군기가 든 것은 신법국가인 이란 땅을 밟기 때문이다. 이란에서는 이슬람법에 따라 여성들의 옷차림이 규제를 받는다. 공공장소에서 얼굴 외에는 신체를 드러내면 안 된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루사리를 쓰고 망토를 걸친다. 차도르(온몸을 가리는 검은색 통옷)를 입기도 한다. 이런 옷차림은 이란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여성들은 옷차림 외에 다른 제약도 받는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남성과 신체접촉을 못 하게 되어 있다. 대중버스를 탈 때도 지정된 여성 칸을 이용해야 한다. 수영장과 헬스장은 이용 시간과 요일을 다르게 해서 남성과의 접촉을 막는다. 이것은 외국인에게도 적용된다. 이렇게 얼핏 보면 이란은 여성인권을 억압하고 1979년 이슬람혁명이전의 상황에 멈춰 있는 정체된 나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서방의 시각이란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페르시아제국의 후예로, 시아파의 나라로 1906년 중동 최초로 입헌혁명을 일궈내고 중동 역사를 사실상 주도해온 이란의 참모습이 들어온다. 먼저 여성들의 옷차림 규제만 해도 그렇다. 여성들은 이를 인권을 탄압하는 상징으로 더 이상 여기지 않는다. 테헤란 파스다란거리에서 만난 마하즈 샤할리자드(27)는 “문화적인 의무 때문에 차도르를 입는 것은 아니다.”라며 “입기 편하고 덥지도 않고 색깔도 다양해 좋다.”고 말했다.1980년대엔 타파해야 할 대상이었지만 2001년 9·11테러 이후는 패션코드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양한 색깔의 루사리도 자신들의 미를 부각시키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테헤란 북부에 가면 확연히 드러난다. 이란의 부유층들이 몰려 사는 이곳에는 고급아파트와 고층빌딩도 많고 영화관, 백화점, 쇼핑몰이 밀집돼 있다. 테헤란판 압구정동인 타즈리시거리는 이란의 ‘날나리’ 신세대들의 아지트이다. 진한 화장에 머리 염색은 기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머리카락은 모두 노출돼 있다. 심지어는 머리를 고슴도치처럼 만들어 루사리가 고목의 매미처럼 달려 있는 여성도 있다. 힙합바지를 입은 남자들도 보인다. 이슬람율법의 해방구처럼 보인다. 테헤란대학 한국어과 객원교수인 최인화(37)씨는 “루사리의 색상과 착용방법이 해마다 달라진다.”며 “몸에 착 달라붙는 망토와 실루엣을 강조한 옷들이 최근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들의 사회적 참여도 다른 중동국가들보다 휠씬 높다. 혁명 후 여성의 참여를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덕분이다. 대학생의 60%, 공무원의 40%가 여성이며 올 총선에서도 강경 보수파의 테헤란 공천후보 가운데 20%가 여성이었다. 여성 운전을 금지하는 사우디와는 달리 여성운전자도 자주 눈에 띈다. 모피드대 부총장 아마드 자데히(45)는 “팔레비 정권 때보다 정치와 경제가 발전한 것은 물론이고 여성의 사회참여도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일반서민들의 생활은 서방의 예상과 달리 큰 고통을 받고 있지 않다. 식료품이나 공공요금을 정부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주식인 빵은 정부보조금을 받는 빵집에서 일반서민들에게 아주 싼 가격으로 판다. 우리돈으로 300원(3000리알)을 내면 4인 가족의 하루치를 준다. 또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도 싼 가격에 공급한다. 세계4위 산유국답게 기름값도 싸다. 최근 올라서 1ℓ에 1000리알이다. 더불어 서민들을 위한 대중교통수단도 잘 발달돼 있다. 도로체계도 뛰어나고 동네 어귀의 작은 골목 하나하나에도 표지판이 걸려 있어 길을 찾기가 수월하다. 버스노선이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해 1500리알을 내면 번화가까지 쉽게 갈 수 있다. 서방엔 눈엣가시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은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는 청렴결백한 생활로 유명하다. 남부의 빈민가에서 생활하며 20년 된 차를 몰고 다니며 매달 소외지역을 방문한다. 이슬람혁명 후 가장 강력한 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이런 지지를 바탕으로 반미 전선의 선봉에 서 있다. 테헤란 남부 페르도시호텔 벨보이인 하산 지아리안(32)은 “아마디네자드는 서민들의 살림을 나아지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지도자”라며 치켜세웠다. 물론 이란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란핵을 둘러싸고 서방의 경제제재로 경제 상황이 어려운 점도 사실이다. 물가가 올 들어 25%나 뛰었다. 특히 집값은 가파르게 올라 10년 새 무려 6배가 올랐다. 테헤란 북부의 고급아파트는 140㎡의 방 2개짜리가 4억∼5억원을 호가한다. 문맹률과 실업률이 40%에 달하고 공식 마약중독자만 전 인구의 15%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현정부의 반미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고고학박물관에서 일하는 질라 노힘네자드(37)는 “세계가 다 미국의 눈치를 보는데 우리만 미국과 대립각을 세운다.”며 “반미정책으로 국민들의 고통만 가중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지금의 시련은 이슬람혁명의 완성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는 테헤란대 정치학과 교수인 알리 모흐세니(48)와 “지금은 진보와 개혁을 위해 전통과 근대를 결합시켜 나가는 과정”이라는 모피드대 정치학과 교수인 샤피에이(40)의 말 속에 이란의 현상황을 이해하는 단서가 들어 있다. siinj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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