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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전지마다 지지율 오락가락 왜…블랙아웃 시작 9일 앞두고 캠프 비상

    격전지마다 지지율 오락가락 왜…블랙아웃 시작 9일 앞두고 캠프 비상

    공직선거법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이 오는 9일 시작되는 것을 앞두고 7일 각 후보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유권자로서는 판세를 알 길 없이 깜깜이 투표를 할 수밖에 없다. 특히 4년 전 20대 총선의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가 뒤바뀐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현상이 반복될지 후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대다수 여론조사기관의 주요 접전지 승패 전망은 크게 어긋났다. 서울 종로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는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에 밀린다는 여론조사가 나왔지만 실제로는 정 후보가 오 후보를 12.9% 포인트 앞서는 대승을 거뒀다. 서울 은평을 민주당 강병원 후보, 부산 부산진갑의 민주당 김영춘 후보, 전남 순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 등도 상대 후보에 밀린다는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는 달랐다.이번 21대 총선 여론조사 역시 격전지를 중심으로 지지율이 널뛰고 있다. 국민일보·CBS가 조원씨앤아이에 공동 의뢰해 지난 4~5일 서울 동작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통합당 나경원 후보가 44.1%의 지지율로 민주당 이수진 후보(40.9%)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문화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5~6일 동작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이 후보의 지지율은 47.2%로 통합당 나 후보(34.3%)보다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또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4일 서울 구로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민주당 윤건영 후보가 50.1%의 지지율로 통합당 김용태 후보(27.7%)를 20% 포인트 이상 앞섰다. 하지만 국민일보·CBS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4~5일 실시한 조사에서 윤 후보(42.5%)와 김 후보(37.5%)는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이처럼 여론조사 지지율이 일관성을 보이지 않는 데는 유·무선 전화 조사 비율 차이, 응답률 등 때문으로 여론조사를 무조건 신뢰할 게 아니라 추세 등을 참고하는 정도로 이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병일 엠브레인 상무는 “열성 지지층 외에는 응답률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표본의 대표성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같은 후보의 다른 업체 여론조사를 비교해볼 게 아니라 같은 업체의 같은 조사 방식으로 한 것을 날짜별로 비교해보며 추세를 확인하는 정도로 여론조사를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전 세계 자동차 생산 ‘블랙아웃’ 현실화

    전 세계 자동차 생산 ‘블랙아웃’ 현실화

    현대차 러시아·터키 공장마저 셧다운중국 베이징 공장 제외 모두 문닫아기아차 중국·멕시코 공장만 가동 중 현대자동차 러시아·터키 공장마저 문을 닫게 됐다. 미국·유럽 공장과 인도 공장, 브라질 공장에 이어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자동차 공장의 ‘도미노 셧다운’이 현실화된 것이다. 현대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완성차 공장을 30일부터 5일간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6일(현지시간) 현지 보도문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전염병 상황과 관련 대통령령에 따라 이달 30일부터 4월 3일까지 생산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특별담화에서 “3월 28일부터 4월 5일까지를 유급 휴무 기간으로 정한다”고 선포했다. 현대차는 2011년부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가동해 오고 있다. 생산 규모는 연 23만대다. 현대차는 또 터키 코자엘리 이즈미트에 있는 공장도 27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이로써 현대차 해외 공장은 중국 베이징 공장을 제외하고 모두 생산을 중단하게 됐다. 앞서 미국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3월 18~31일), 체코 모라바슬레스코 노쇼비체 공장(3월 23일~4월 3일), 인도 타밀나두 첸나이 공장(3월 23~31일), 브라질 상파울루 공장(3월 23일~4월 9일)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문을 닫았다. 기아차는 슬로바키아 질린스키 질리나 공장(3월 23일~4월 3일)과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아난타푸르 공장(2월 23일~31일)이 가동을 멈췄다. 미국 조지아 웨스트포인트 공장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가동을 중단했고,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추가로 휴업한다.현재 기아차 해외 공장 중에선 멕시코 누에보 레온 페스케리아 공장과 중국 장쑤성 옌청 공장만 정상 가동 중이다. 하지만 미국 시장의 수요가 감소하면 멕시코 공장도 머지않아 셧다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현대·기아차 美·유럽공장도 셧다운… ‘정의선 시대’ 책임경영으로 돌파구

    현대·기아차 美·유럽공장도 셧다운… ‘정의선 시대’ 책임경영으로 돌파구

    현대차 “모빌리티 혁신 등 리더십 기대” 코로나에 美앨라배마 공장 이미 스톱 체코·슬로바키아 공장도 2주 가동중단 車산업 위기 극복·新산업 동력 과제로 유럽과 미국에 진출한 현대·기아차 공장이 결국 생산을 중단하게 됐다. 앞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포드, 제너럴모터스 등 전 세계 자동차 명가들도 코로나19의 여파로 줄줄이 공장 문을 닫았다. 유럽에 있는 거의 모든 완성차 공장이 휴업하면서 유럽은 앞으로 2~3주간 ‘자동차 블랙아웃’ 시기를 맞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19일 현대차 체코 노쇼비체 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을 2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2주간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유럽 국경이 폐쇄되고 물류 수송에도 차질이 빚어진 까닭이다. 그동안 체코 공장은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을, 슬로바키아 공장은 유럽 전략 차종인 ‘씨드’를 주력으로 생산해 왔다. 현대·기아차 측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체코와 슬로바키아 정부의 방침에 적극 동참하고 직원들의 안전을 위한 결정”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두 공장의 지난해 생산량은 체코 공장이 31만여대, 슬로바키아 공장이 34만여대에 달했다. 앞서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도 직원 1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가동을 중단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엔진을 공급받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함께 멈췄다. 아반떼, 쏘나타, 싼타페를 생산하는 앨라배마 공장의 지난해 생산 규모는 33만 5500대였다. K5, 쏘렌토, 텔루라이드를 주력 생산하는 조지아 공장은 지난해 27만 4000대를 출고했다. 현대·기아차 공장이 생산을 중단하면서 미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도 연쇄 타격을 받게 됐다. 공장 재가동 시점은 미정이다. 현대차 터키, 러시아, 브라질 공장과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아직까진 정상 가동 중이다. 하지만 이들 공장 역시 언제 멈출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비상 상황 속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에 오르며 ‘책임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1999년부터 21년간 이 자리를 맡아 온 아버지 정몽구 회장은 사내이사(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났다. 이사회 안건과 운영에 이해도가 높은 정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급변하는 경영 환경과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날 현대차 주주총회를 주관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향후 전략에 대해 “올해에는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로 전반적인 산업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어려운 외부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미래시장 리더십 확보를 위해 ‘성공적 신차 출시’, ‘원가구조 혁신’, ‘전동화·모빌리티 서비스 실행 본격화’, ‘고객 중심의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 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총회에서는 정 회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사내이사 자리에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상현 재경본부장(전무)이 선임됐다. 정관의 사업 목적에 ‘모빌리티 등 기타 이동수단’과 ‘전동화 차량 등의 충전 사업’을 추가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도 통과됐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섹션TV’ 이시언 “왕지혜와 베드신, 민망했던 이유”

    ‘섹션TV’ 이시언 “왕지혜와 베드신, 민망했던 이유”

    오늘(12일) 밤 방송되는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는 영화 ‘아내를 죽였다’로 데뷔 10년 만에 첫 주연을 맡은 배우 이시언과의 인터뷰가 공개된다. 이시언이 열연한 영화 ‘아내를 죽였다’는 희나리 작가의 2010년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음주로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남자가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 블랙아웃 스릴러다. 이시언은 첫 주연을 맡은 소감에 대해 “(주연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 때문에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 “해보니까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큰 책임감이 들었다”며 수많은 배우에게 존경심을 표했다. 이어 영화 ‘아내를 죽였다’를 촬영하며 뛰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달리는 장면을 롱테이크 방식으로 촬영을 진행하니까 너무 힘들었다”, “촬영하다 감독님이랑 사이가 틀어질 뻔했다”고 농담을 전해 주위를 웃게 했다. 이시언은 이번 영화에서 배우 왕지혜와의 베드신이 있다고 깜짝 공개했다. 그는 왕지혜와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에서 만나 서로 친분을 유지해오던 사이라 더 민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제가 힘들 때 커피도 사주고 정신 차리라고 욕도 해주던 사이인데 결혼식에 안 부르더라”, “어차피 불러도 못 갔을 거다”라고 뒤끝 있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이시언은 ‘나 혼자 산다’팀에게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프로그램”이라며 감사함을 전하면서 “올해에는 박나래가 꼭 대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훈훈한 우정을 드러냈다. ‘대기 배우’에서 ‘대배우’로 돌아온 이시언과의 특별한 ‘인생극장’은 오늘 밤 11시 25분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시언, ‘아내를 죽였다’ 시사회 찾은 ‘나혼산’ 멤버들에 “♥”[EN스타]

    이시언, ‘아내를 죽였다’ 시사회 찾은 ‘나혼산’ 멤버들에 “♥”[EN스타]

    ‘나 혼자 산다’ 멤버들이 이시언의 첫 주연작을 응원했다. 배우 이시언은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와주신 우리친구분들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나혼산 가족 #이시언 #아내를죽였다 시사회. 12월 11일 개봉. 사랑하는 내 친구들. 못 오신 분들도 사랑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이시언과 MBC ‘나 혼자 산다’로 인연을 맺은 모델 한혜진, 개그우먼 박나래, 가수 헨리, 야구선수 황재균의 모습이 담겨있다. 앞서 10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아내를 죽였다’ VIP 시사회가 열렸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이시언 주연작인 ‘아내를 죽였다’ 시사회장을 찾은 ‘나 혼자 산다’ 무지개 회원들의 우정이 훈훈함을 안겼다. 한편 영화 ‘아내를 죽였다’는 희나리 작가의 2010년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음주로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남자가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 블랙아웃 스릴러물이다. 이시언, 안내상, 왕지혜 등이 출연한다. 오늘(11일) 개봉.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시언 “어려운 시절 서인국 앞 오열..난 서른도 넘었는데..”

    이시언 “어려운 시절 서인국 앞 오열..난 서른도 넘었는데..”

    배우 이시언이 ‘응답하라1997’ 서인국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이시언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아내를 죽였다’ 관련 인터뷰에서 어려운 시절 버티게 해준 사람으로 서인국을 꼽았다. 이시언은 “‘응답하라 1997’ 할 때 어쨌든 그 당시 드라마는 지금의 tvN이 아니었다. 그때 서인국의 집에서 그와 술을 많이 마셨다. 어쨌든 내가 형이고, 인국이도 당시에는 대표작이 없었고. 그래서 내가 한 번 운 적이 있다. ‘정말 힘들다. 우리가 이걸 해서 잘 될 수 있을까? 안 되면 돈도 없을뿐더러 어떻게 살아야 하나 앞으로. 나는 서른이 넘었는데’라고 말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때 인국이가 강단 있게 우린 아무 정보도 없었는데 나에게 ‘이건 무조건 잘 되고, 형이랑 나는 무조건 잘 될 거다’라고 하더라. 그게 아무 이유 없이 가슴을 빵 치더라. 진짜 잘 될 것 같은 느낌을 심어주더라. 그게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그려면서 “5살이나 많은 형이 자기 앞에서 우는데 ‘형 왜 그래. 지금부터 잘 될 건데. 그게 지금부터’라고,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 인국이가 생각을 심어주더라. 같은 회사라 해주는 얘기가 아니고 너무 고마운 존재다”고 고백했다. 이시언은 ‘아내를 죽였다’에서 만취한 다음 날, 아내를 죽인 용의자로 몰리게 된 남편 정호 역을 맡았다. ‘아내를 죽였다’는 만취한 다음 날 ‘블랙아웃’으로 기억을 잃은 상황에서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린 남편이 누명을 벗기 위해 도망을 다니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릴러 영화다. 희나리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오는 11일 개봉.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내를 죽였다’ 이시언, 웃기는 줄만 알았더니..‘스릴러도 된다’

    ‘아내를 죽였다’ 이시언, 웃기는 줄만 알았더니..‘스릴러도 된다’

    배우 이시언이 파격 변신에 성공했다. 영화 ‘아내를 죽였다’ 측은 12일 보도스틸 10종을 공개했다. ‘아내를 죽였다’는 음주로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남자가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 블랙아웃 스릴러다. 이시언의 파격 변신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아내를 죽였다’는 충격적인 비주얼의 티저 포스터에 이어 강렬한 메인 포스터와 티저 예고편까지 선보이며 공개하는 콘텐츠마다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지난주 토요일 CGV 페이스북에서 최초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현재 조회 수 34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보고싶다!”, “대배우 이시언 연기 변신 대박!” 등의 평을 얻으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이번에 공개된 ‘아내를 죽였다’ 보도스틸 역시 캐릭터에 완벽 몰입한 배우들의 색다른 모습과 긴장감 넘치는 영화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상태에서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린 ‘정호(이시언 분)’는 경찰에 쫓기며 불안해하고, 아내 ‘미영(왕지혜 분)’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 착잡한 표정으로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있다. 경찰 ‘대연(안내상 분)’은 매서운 눈빛으로 사건 현장을 살피며 ‘정호’를 추적한다. 여기에 사건이 일어나기 전 행복한 신혼 부부였던 ‘정호’와 ‘미영’의 모습이 경찰서에서 용의자로 취조를 당하는 ‘정호’의 모습과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과연 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정호’의 평범했던 일상이 어떻게 극으로 치닫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12월 초 개봉.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아내를 죽였다’ 웃음기 쫙 뺀 이시언의 새로운 얼굴

    ‘아내를 죽였다’ 웃음기 쫙 뺀 이시언의 새로운 얼굴

    블랙아웃 스릴러 ‘아내를 죽였다’로 돌아온 배우 이시언이 파격 연기 변신을 예고하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대세 배우’로 불리며 친숙한 이미지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이시언이 ‘아내를 죽였다’로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오는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아내를 죽였다’는 음주로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남자가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 블랙아웃 스릴러로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인기리에 연재된 ‘희나리’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 2009년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에서 ‘중호’ 역으로 데뷔한 이시언은 첫 데뷔작부터 맞춤형 옷을 입은 듯 캐릭터를 완벽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응답하라 1997’ ‘W’ ‘라이브’ ‘플레이어’ 등 다양한 드라마에서 개성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그가 영화 ‘아내를 죽였다’에서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사이, 아내를 죽인 용의자로 지목된 ‘정호’ 역으로 스릴러 장르에 처음 도전, 지금껏 보여줬던 캐릭터와는 180도 다른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인다. 이시언은 특히 술에 취해 필름이 끊어진,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본 일상적인 상황의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부터 하루아침에 용의자로 지목된 이후, 스스로도 자신의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오가는 극한의 감정 연기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줄 예정이다. 여기에 추격 액션까지 직접 소화한 이시언은 웃음기 쫙 뺀 진지한 모습으로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연기 내공을 펼쳐 보인다. 이시언의 새로운 얼굴이 기대되는 블랙아웃 스릴러 ‘아내를 죽였다’는 12월 초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제 목표는 바닷속 100미터입니다” 프리다이버 최경미 선수

    “제 목표는 바닷속 100미터입니다” 프리다이버 최경미 선수

    산소통 없이 오직 자신의 호흡만으로 더 깊게 잠수하는 사람이 우승하는 프리다이빙 종목 중 하나인 딥다이빙. 물론 승부의 관건은 ‘누가 더 오랫동안 호흡을 참고 더 깊이 들어갔다 아무 이상 없이 안전하게 수면 위로 나오느냐’다. 지난달 23~24일 필리핀 팡라오에서 열린 2019 아이다 코리안컵(AIDA Koreancup)에서 모노핀을 신고 최대 수심까지 내려간 뒤 다시 핀을 차며 상승하는 콘스턴트웨이트(CWT) 종목에 참가해 75미터 공식기록(2분 40초)을 인정받은 프리다이버 최경미씨(35). 남자선수들조차 쉽게 성공하기 힘든 바닷속 왕복 150미터를 성공한 놀라운 기록이다. 현재 국내 여자 랭킹 1위는 같은 종목에서 85미터를 기록하고 있는 김정아 선수다. 최씨는 김선수보다 대회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과의 피나는 노력 끝에 국내 2인자로 보란 듯이 등극했다. 경험대비 성과만을 봤을 때, 지금의 속도라면 국내 최고 기록 달성도 남일 만은 아니다. “처음 목표는 100미터였어요. 막연히 그런 목표를 잡은 거죠. 그렇게 마음먹은 당시엔 20미터도 내려가지 못했을 때였죠. 지금 몸 상태로는 75미터가 한계인 거 같아요. 더 깊이 내려가기 위해선 꾸준한 근력운동이 필요한 거 같고 목표치에 점점 근접해가고 있어서 충분히 할 수 있단 생각이 들어요.” 프리다이빙을 하면서도 지켜야 할 것이 있다고 강조하는 최씨는 “일부 남성들은 불법이란 걸 알면서도 물속에서 뭔가를 잡아먹고 싶어서 배우려고 해요. 어촌에 사시는 어떤 분들은 제가 슈트입고 바다로 들어가려고 하면 불편한 시선을 보내기도 해요. ‘쟤는 뭐 잡으러 온 거 아니야’라고요. 많은 프리다이버들이 환영받기 위해선 그런 불법적인 것들이 배우려는 목적이 되면 안 될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원래부터 물을 좋아했지만 수영은 아예 할 줄 몰랐던 최씨. 지금은 물속에서 5분 22초 동안이나 숨을 참을 수 있는 고수가 됐다. 프리다이빙이 어떻게 그녀 인생의 전부가 됐는지, 깜깜한 바닷속 오직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그녀가 얻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지난 20일 경기도 부천 그녀의 사무실을 찾아 이러저러한 얘기를 나눴다.(Q) 프리다이빙이란수중에서 무호흡으로 하는 모든 활동을 총칭해요. 수영장에서 할 수 있는 스태틱이라 불리는 수면무호흡, 수평잠영.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딥다이빙은 무호흡상태에서 바닷속에 들어가 수직 거리를 재는 스포츠예요. 스태틱 종목에선 아무 움직임이 없으니깐 산소를 더 절약할 수 있어서 최대 5분 22초까지 참을 수 있어요. (Q) 프리다이빙 시작하게 된 계기평범한 직장인으로 휴가도 많이 내서 여행을 많이 다녔죠. 물을 좋아했지만 수영은 아예 할 줄 몰랐어요. 우연히 스쿠버다이빙을 배우러 갔다가 프리다이빙 영상을 보게 됐죠. 당시 우리나라엔 지금처럼 프리다이빙이 활발하지 않았는데 힘들게 전문강사를 찾아 훈련받게 됐고 너무 재밌어서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Q) 딥다이빙에 도전하게 된 이유사실 저도 아직까지 잘 모르겠어요. 정말 힘들거든요. 프리다이빙 하시는 분들은 공감할 텐데, 가끔씩 물속으로 내려가면서도 ‘내가 이 짓을 왜 하지?’라고 속으로 생각하죠. 근데 내가 목표한 수심을 다녀오면 엄청난 희열을 느껴요. 어떤 운동이든 마찬가지잖아요. 마라톤의 경우에도 10킬로미터를 목표로 삼고 달리다가 비록 완주하지 못해 힘이 들었더라도 왠지 알 수 없는 ‘나만의 희열’, 아마 그런 것과 비슷한 이유 때문에 저도 계속 도전하게 되는 거 같아요. (Q) 딥다이빙 종목과 각각의 규칙은크게 CWT, CNF, FIM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콘스턴트웨이트(CWT/Constant weight)는 모노핀을 신고 로프에 의존하지 않은 채 최대 수심까지 내려갔다가 턴하고 다시 올라오는 종목이고, 콘스턴트웨이트노핀(CNF/Constant weight no fin)은 핀 없이 맨몸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종목이에요. 그 외 프리이머전(FIM/Free Immersion) 종목은 핀 없이 줄을 잡고 하강하는 경기죠. 물론 CNF가 제일 힘들어요. 핀도 신지 않고 줄에 의존하지 않아야 하는, 정말 맨몸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죠. 산소 소모가 많아서 이 종목을 하다 블랙아웃(혼수상태) 사고도 종종 일어나죠. 저도 스태틱(Static) 종목을 하다가 기절한 적 있어요. 스태틱은 수면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숨을 참는 경기인데 이게 사실 욕심이 생겨서 ‘조금만 더 있어야지’하는 마음에 그런 경우가 생기기도 해요. (Q) 공식기록 75미터, 국내 여성 2인자저는 대회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이번엔 CWT 종목에서 75미터를 갔다 왔지만, 사실 매우 짧은 기간에 욕심을 내서 시도 한 거예요. 그래서인지 성공은 했지만 많이 힘들었어요. 훈련을 통해 이퀄라이징(압력평형)에 대한 확실한 감을 잡았단 마음으로 깊게 내려갔었는데 문제는 제 체력이었어요. 호흡도 남고, 이퀄라이징도 잘 됐는데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던 거죠. 지금 이 상태로는 75미터가 한계인거 같아요. 더 깊은 수심을 내려가기 위해서는 근력운동이 많이 필요할 거 같다고 느끼고 있어요. (Q) 세계 기록과 비교한다면제가 입문했을 당시 세계기록은 거의 100미터에 가까웠고 우리나라 여자기록은 60미터 정도 됐죠. 지금은 80~85미터까지 갱신되고 있어요. 그만큼 몇 년 사이 우리나라 수준이 많이 높아졌고 세계 기록과 비교해도 전혀 뒤쳐지지 않아요. 남자의 경우엔 CWT, FIM 각각 한 분씩 95미터 정도의 기록을 갖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꾸준히만 노력한다면 100미터의 기록도 곧 달성할 수 있을 거 같아요. (Q) 기압의 중압감이 상당할 텐데‘상상하기 힘들 거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하지만 한 번에 80미터를 내려가는 게 아니고 여러 적응단계를 거쳐 조금씩 몸에 익숙해지는 거기 때문에 그 단계를 넘게 되면 어느 정도 깊이의 수심에 내려가더라도 저 같은 경우엔 별다른 느낌을 못 받아요. 오랜만에 하게 되면 10미터만 내려가도 굉장히 힘들겠지만, 렁스트레칭 등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훈련을 해왔다면 바닷속 중압감들은 크게 느끼지 못하게 되죠. 그냥 편해진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거 같아요. (Q) 험난한 훈련 과정들 어떻게 극복했는지이퀄라이징(압력평형)이 가장 힘들었던 거 같아요. 75미터를 내려 갈 수 있었던 건, 몇 년 동안 훈련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죠. 수심 30미터, 40미터에서 막힌 적도 있어요. 근데 그 수심을 뚫게 되면 ‘내가 마침내 뚫었구나’하는 희열을 느껴요. 또한 전 굉장히 즐기면서 했던 거 같아요. 프리다이빙은 긍정적인 마인드가 없으면 못하는 종목인거 같아요. 마음먹은 대로 잘 안 풀려 스트레스 받는 훈련생들에게도‘그냥 즐겨라, 안 되면 안 되는 걸로’라고 말해요. (Q) 실격사유엔 어떤 경우가 있는지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사유는 엘엠시(LMC:혼수상태)예요. 물속에서 그런 상황이 오게 되면 당연히 실격이고 물위에 올라와 의식은 있지만 15초 내에 수면 프로토콜(SP)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도 실격사유죠. (Q) 함께 입수하는 세이프티의 역할은그분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죠. 수면 위에서도 보이지 않는 깊이의 수심을 홀로 내려간다는 건 두려운 일이죠. 정말 세이프티만 믿고 내려가는 거예요. 내가 못 올라오게 될 경우, ‘이 사람들이 나를 살려주겠지’란 믿음 하나죠. 얕은 수심은 2명, 깊은 수심의 경우엔 3명의 세이프티가 따라 붙어요. 이들은 선수가 설정한 목표 수심의 반까지 함께 내려가 기다렸다가 선수가 목표 수심에서 턴하고 다시 반 지점까지 올라오게 되면 함께 올라가는 거죠. 단순히 함께 내려갔다가 함께 올라온다는 차원을 떠나 응급상황시 매우 긴밀한 협조를 통해 선수의 안전을 보호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요. (Q) 심적 부담을 극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는‘프리다이빙은 곧 멘탈’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멘탈이 강해야 돼요. 저는 원래부터 물과 모험을 좋아해서 그런지 프리다이빙 하면서 그냥 항상 즐거웠던 거 같아요. 우리나라 바다는 매우 거친 편이에요. 조류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깊이의 수심을 내려오면 수온약층이라 해서 갑자기 수온이 10도가 내려가요. 그럴 땐 정말 깜짝 놀라거든요. 그런 환경들에 어느 정도 잘 적응하게 되다보니깐 어떤 바다를 가더라도 ‘이보다 더한 거친 바다도 잘 견뎠는데 여기라고 못하겠느냐’란 마음으로 잘 적용시키려고 노력하죠. (Q) 입수 전엔 무슨 생각 하는지호흡에만 집중해요. 물속에 얼굴을 담그고 있으면 매우 조용해요. 제 호흡소리만 들리죠. 내가 바닷속으로 내려가면서 해야 될 여러 것들을 머릿속에 그려요. 그렇게 3분이란 시간이 흘러가면 마음이 편해져요. ” (Q) 호흡 연마하기 위한 특별한 훈련법은따로 하는 건 없어요. 가장 좋은 건 물속에 많이 들어가는 게 중요해요. 포유동물 잠수반사(MDR)라는 게 있는데 사람이 물속에 들어가면 여러 신체반응들이 일어나요. 특히 뇌, 폐 그리고 심장에서 활발하게 일어나죠. 결국 물에 많이 들어가게 될 수록 몸에서 기억하게 되기 때문에 물속에 있으면 숨 참는 신비한 능력이 생겨나게 되죠. (Q) 프리다이빙을 도전하려는 분들에게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수영을 전혀 못했지만 지금은 깊은 수심을 내려가는 사람이 됐어요. 호흡을 잘 못한다고도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숨을 참을 수 있는 내 한계에 맞춰 다이빙을 즐기면 되기 때문이에요. 물에 자주 들어가다 보면 그 능력은 계속해서 발전하게 돼요. 처음부터 너무 급하지 않게 그냥 즐긴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좋을 거 같아요. (Q) 프리다이빙은 자신에게 어떤 의미지금은 정말 제 인생의 전부가 된 거 같아요.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지’라고 생각하면서 늘 즐거워하고 있어요. 예전엔 다소 무료한 반복된 일상 속에서 살아왔지만 지금은 다이빙만 생각해도 그냥 즐거워요. 남자친구도, 가족같은 워터홀릭 식구들도 모두 프리다이빙을 하면서 만나게 됐어요. 프리다이빙은 저의 삶이 된 거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과 꿈원래 목표는 좀 막연하지만 그냥 100미터였어요. 프리다이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에도 입버릇처럼 ‘100미터 가게 해 주세요’라고 했거든요. 물론 아직까지 100미터를 성공한 한국 선수는 없지만 점점 그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100미터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라는 생각과 함께 마음 통하는 사람들과 바다도 많이 가면서 즐겁게 다이빙하고 싶어요.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손진호, 박홍규, 문성호 기자 nasturu@seoul.co.kr
  • [Focus人] ‘한 번 호흡으로’ 바닷속 75미터를 뚫은, 프리다이버 최경미 선수

    [Focus人] ‘한 번 호흡으로’ 바닷속 75미터를 뚫은, 프리다이버 최경미 선수

    산소통 없이 오직 자신의 호흡만으로 더 깊게 잠수하는 사람이 우승하는 프리다이빙 종목 중 하나인 딥다이빙. 물론 승부의 관건은 ‘누가 더 오랫동안 호흡을 참고 더 깊이 들어갔다 아무 이상 없이 안전하게 수면 위로 나오느냐’다. 지난달 23~24일 필리핀 팡라오에서 열린 2019 아이다 코리안컵(AIDA Koreancup)에서 모노핀을 신고 최대 수심까지 내려간 뒤 다시 핀을 차며 상승하는 콘스턴트웨이트(CWT) 종목에 참가해 75미터 공식기록(2분 40초)을 인정받은 프리다이버 최경미씨(35). 남자선수들조차 쉽게 성공하기 힘든 바닷속 왕복 150미터를 성공한 놀라운 기록이다. 현재 국내 여자 랭킹 1위는 같은 종목에서 85미터를 기록하고 있는 김정아 선수다. 최씨는 김선수보다 대회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과의 피나는 노력 끝에 국내 2인자로 보란 듯이 등극했다. 경험대비 성과만을 봤을 때, 지금의 속도라면 국내 최고 기록 달성도 남일 만은 아니다. “처음 목표는 100미터였어요. 막연히 그런 목표를 잡은 거죠. 그렇게 마음먹은 당시엔 20미터도 내려가지 못했을 때였죠. 지금 몸 상태로는 75미터가 한계인 거 같아요. 더 깊이 내려가기 위해선 꾸준한 근력운동이 필요한 거 같고 목표치에 점점 근접해가고 있어서 충분히 할 수 있단 생각이 들어요.” 프리다이빙을 하면서도 지켜야 할 것이 있다고 강조하는 최씨는 “일부 남성들은 불법이란 걸 알면서도 물속에서 뭔가를 잡아먹고 싶어서 배우려고 해요. 어촌에 사시는 어떤 분들은 제가 슈트입고 바다로 들어가려고 하면 불편한 시선을 보내기도 해요. ‘쟤는 뭐 잡으러 온 거 아니야’라고요. 많은 프리다이버들이 환영받기 위해선 그런 불법적인 것들이 배우려는 목적이 되면 안 될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원래부터 물을 좋아했지만 수영은 아예 할 줄 몰랐던 최씨. 지금은 물속에서 5분 22초 동안이나 숨을 참을 수 있는 고수가 됐다. 프리다이빙이 어떻게 그녀 인생의 전부가 됐는지, 깜깜한 바닷속 오직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그녀가 얻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지난 20일 경기도 부천 그녀의 사무실을 찾아 이러저러한 얘기를 나눴다.(Q) 프리다이빙이란수중에서 무호흡으로 하는 모든 활동을 총칭해요. 수영장에서 할 수 있는 스태틱이라 불리는 수면무호흡, 수평잠영.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딥다이빙은 무호흡상태에서 바닷속에 들어가 수직 거리를 재는 스포츠예요. 스태틱 종목에선 아무 움직임이 없으니깐 산소를 더 절약할 수 있어서 최대 5분 22초까지 참을 수 있어요. (Q) 프리다이빙을 시작하게 된 계기평범한 직장인으로 휴가도 많이 내서 여행을 많이 다녔죠. 물을 좋아했지만 수영은 아예 할 줄 몰랐어요. 우연히 스쿠버다이빙을 배우러 갔다가 프리다이빙 영상을 보게 됐죠. 당시 우리나라엔 지금처럼 프리다이빙이 활발하지 않았는데 힘들게 전문강사를 찾아 훈련받게 됐고 너무 재밌어서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Q) 딥다이빙에 도전하게 된 이유사실 저도 아직까지 잘 모르겠어요. 정말 힘들거든요. 프리다이빙 하시는 분들은 공감할 텐데, 가끔씩 물속으로 내려가면서도 ‘내가 이 짓을 왜 하지?’라고 속으로 생각하죠. 근데 내가 목표한 수심을 다녀오면 엄청난 희열을 느껴요. 어떤 운동이든 마찬가지잖아요. 마라톤의 경우에도 10킬로미터를 목표로 삼고 달리다가 비록 완주하지 못해 힘이 들었더라도 왠지 알 수 없는 ‘나만의 희열’, 아마 그런 것과 비슷한 이유 때문에 저도 계속 도전하게 되는 거 같아요.(Q) 딥다이빙 종목과 각각의 규칙은크게 CWT, CNF, FIM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콘스턴트웨이트(CWT/Constant weight)는 모노핀을 신고 로프에 의존하지 않은 채 최대 수심까지 내려갔다가 턴하고 다시 올라오는 종목이고, 콘스턴트웨이트노핀(CNF/Constant weight no fin)은 핀 없이 맨몸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종목이에요. 그 외 프리이머전(FIM/Free Immersion) 종목은 핀 없이 줄을 잡고 하강하는 경기죠. 물론 CNF가 제일 힘들어요. 핀도 신지 않고 줄에 의존하지 않아야 하는, 정말 맨몸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죠. 산소 소모가 많아서 이 종목을 하다 블랙아웃(혼수상태) 사고도 종종 일어나죠. 저도 스태틱(Static) 종목을 하다가 기절한 적 있어요. 스태틱은 수면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숨을 참는 경기인데 이게 사실 욕심이 생겨서 ‘조금만 더 있어야지’하는 마음에 그런 경우가 생기기도 해요. (Q) 공식기록 75미터, 국내 여성 2인자저는 대회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이번엔 CWT 종목에서 75미터를 갔다 왔지만, 사실 매우 짧은 기간에 욕심을 내서 시도 한 거예요. 그래서인지 성공은 했지만 많이 힘들었어요. 훈련을 통해 이퀄라이징(압력평형)에 대한 확실한 감을 잡았단 마음으로 깊게 내려갔었는데 문제는 제 체력이었어요. 호흡도 남고, 이퀄라이징도 잘 됐는데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던 거죠. 지금 이 상태로는 75미터가 한계인거 같아요. 더 깊은 수심을 내려가기 위해서는 근력운동이 많이 필요할 거 같다고 느끼고 있어요.(Q) 세계 기록과 비교한다면제가 입문했을 당시 세계기록은 거의 100미터에 가까웠고 우리나라 여자기록은 60미터 정도 됐죠. 지금은 80~85미터까지 갱신되고 있어요. 그만큼 몇 년 사이 우리나라 수준이 많이 높아졌고 세계 기록과 비교해도 전혀 뒤쳐지지 않아요. 남자의 경우엔 CWT, FIM 각각 한 분씩 95미터 정도의 기록을 갖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꾸준히만 노력한다면 100미터의 기록도 곧 달성할 수 있을 거 같아요. (Q) 기압의 중압감이 상당할 텐데‘상상하기 힘들 거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하지만 한 번에 80미터를 내려가는 게 아니고 여러 적응단계를 거쳐 조금씩 몸에 익숙해지는 거기 때문에 그 단계를 넘게 되면 어느 정도 깊이의 수심에 내려가더라도 저 같은 경우엔 별다른 느낌을 못 받아요. 오랜만에 하게 되면 10미터만 내려가도 굉장히 힘들겠지만, 렁스트레칭 등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훈련을 해왔다면 바닷속 중압감들은 크게 느끼지 못하게 되죠. 그냥 편해진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거 같아요. (Q) 험난한 훈련 과정들 어떻게 극복했는지이퀄라이징(압력평형)이 가장 힘들었던 거 같아요. 75미터를 내려 갈 수 있었던 건, 몇 년 동안 훈련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죠. 수심 30미터, 40미터에서 막힌 적도 있어요. 근데 그 수심을 뚫게 되면 ‘내가 마침내 뚫었구나’하는 희열을 느껴요. 또한 전 굉장히 즐기면서 했던 거 같아요. 프리다이빙은 긍정적인 마인드가 없으면 못하는 종목인거 같아요. 마음먹은 대로 잘 안 풀려 스트레스 받는 훈련생들에게도‘그냥 즐겨라, 안 되면 안 되는 걸로’라고 말해요.(Q) 실격사유엔 어떤 경우가 있는지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사유는 엘엠시(LMC:혼수상태)예요. 물속에서 그런 상황이 오게 되면 당연히 실격이고 물위에 올라와 의식은 있지만 15초 내에 수면 프로토콜(SP)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도 실격사유죠. (Q) 함께 입수하는 세이프티의 역할은그분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죠. 수면 위에서도 보이지 않는 깊이의 수심을 홀로 내려간다는 건 두려운 일이죠. 정말 세이프티만 믿고 내려가는 거예요. 내가 못 올라오게 될 경우, ‘이 사람들이 나를 살려주겠지’란 믿음 하나죠. 얕은 수심은 2명, 깊은 수심의 경우엔 3명의 세이프티가 따라 붙어요. 이들은 선수가 설정한 목표 수심의 반까지 함께 내려가 기다렸다가 선수가 목표 수심에서 턴하고 다시 반 지점까지 올라오게 되면 함께 올라가는 거죠. 단순히 함께 내려갔다가 함께 올라온다는 차원을 떠나 응급상황시 매우 긴밀한 협조를 통해 선수의 안전을 보호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요.(Q) 심적 부담을 극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는‘프리다이빙은 곧 멘탈’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멘탈이 강해야 돼요. 저는 원래부터 물과 모험을 좋아해서 그런지 프리다이빙 하면서 그냥 항상 즐거웠던 거 같아요. 우리나라 바다는 매우 거친 편이에요. 조류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깊이의 수심을 내려오면 수온약층이라 해서 갑자기 수온이 10도가 내려가요. 그럴 땐 정말 깜짝 놀라거든요. 그런 환경들에 어느 정도 잘 적응하게 되다보니깐 어떤 바다를 가더라도 ‘이보다 더한 거친 바다도 잘 견뎠는데 여기라고 못하겠느냐’란 마음으로 잘 적용시키려고 노력하죠. (Q) 입수 전엔 무슨 생각 하는지호흡에만 집중해요. 물속에 얼굴을 담그고 있으면 매우 조용해요. 제 호흡소리만 들리죠. 내가 바닷속으로 내려가면서 해야 될 여러 것들을 머릿속에 그려요. 그렇게 3분이란 시간이 흘러가면 마음이 편해져요. (Q) 호흡 연마하기 위한 특별한 훈련법은따로 하는 건 없어요. 가장 좋은 건 물속에 많이 들어가는 게 중요해요. 포유동물 잠수반사(MDR)라는 게 있는데 사람이 물속에 들어가면 여러 신체반응들이 일어나요. 특히 뇌, 폐 그리고 심장에서 활발하게 일어나죠. 결국 물에 많이 들어가게 될 수록 몸에서 기억하게 되기 때문에 물속에 있으면 숨 참는 신비한 능력이 생겨나게 되죠. (Q) 프리다이빙을 도전하려는 분들에게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수영을 전혀 못했지만 지금은 깊은 수심을 내려가는 사람이 됐어요. 호흡을 잘 못한다고도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숨을 참을 수 있는 내 한계에 맞춰 다이빙을 즐기면 되기 때문이에요. 물에 자주 들어가다 보면 그 능력은 계속해서 발전하게 돼요. 처음부터 너무 급하지 않게 그냥 즐긴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좋을 거 같아요.(Q) 프리다이빙은 자신에게 어떤 의미지금은 정말 제 인생의 전부가 된 거 같아요.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지’라고 생각하면서 늘 즐거워하고 있어요. 예전엔 다소 무료한 반복된 일상 속에서 살아왔지만 지금은 다이빙만 생각해도 그냥 즐거워요. 남자친구도, 가족같은 워터홀릭 식구들도 모두 프리다이빙을 하면서 만나게 됐어요. 프리다이빙은 저의 삶이 된 거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과 꿈원래 목표는 좀 막연하지만 그냥 100미터였어요. 프리다이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에도 입버릇처럼 ‘100미터 가게 해 주세요’라고 했거든요. 물론 아직까지 100미터를 성공한 한국 선수는 없지만 점점 그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100미터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라는 생각과 함께 마음 통하는 사람들과 바다도 많이 가면서 즐겁게 다이빙하고 싶어요.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손진호, 박홍규, 문성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술 마실 때 자주 ‘필름’ 끊어진다면… 나이 젊어도 치매 위험!

    술 마실 때 자주 ‘필름’ 끊어진다면… 나이 젊어도 치매 위험!

    ‘65세 미만’ 발병 원인의 10%는 음주 탓 최근 10년 새 환자 수 4배 가까이 늘어 치매 절반이 ‘혈관성’… 초기엔 치료 가능 젊어서 흡연·비만 등 피하면 예방할 수도 노인 치매, 최근 일 기억 못하며 증세 시작 매일 30분 속보 등 운동하면 예방 효과적2004년에 개봉한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이른 나이에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인 ‘수진’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저 단순한 건망증이라 생각했는데 마치 머릿속에 지우개라도 있는 듯 수진은 모든 기억을 잃어 간다. 영화 주인공처럼 치매는 65세 이상 고령층뿐 아니라 40~50대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병한다. 이렇게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치매를 ‘초로기 치매’라고 한다. 초로기 치매는 노인성 치매보다 더 빨리, 심각하게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나이에 발병하기 때문에 실직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환자와 보호자는 극심한 좌절감을 겪게 된다.젊은 치매 증상도 노인성 치매와 비슷하다. 다만 노인성 치매는 대개 기억력이 먼저 나빠지지만 젊은 치매는 성격 변화가 먼저 나타나는 사례가 많다.중앙치매센터의 ‘2018 대한민국 치매현황’을 보면 우리나라 전체 치매 환자 수는 73만명(2017년 기준)이며, 이 중 65세 미만 젊은 치매 환자는 약 7만명으로 전체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환자 10명 가운데 1명이 젊은 치매인 셈이다. 젊은 치매 환자는 최근 10년 사이에 4배 가까이 늘었다. 초로기 치매의 상당수는 알츠하이머병이다. 가족력이 흔해 부모 중 어느 한쪽이 ‘알츠하이머병 유발 유전자’를 갖고 있으면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50%에 달한다. 이재홍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노년기 알츠하이머보다 시공간 지각능력 손상과 두정엽의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침착이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전으로 인한 가족성 알츠하이머 치매는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의 2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이 아닌 비(非)가족성 알츠하이머 치매보다 기억력 저하 등 병세가 더 빨리 진행되며, 더 어린 연령에서 발병한다. 또한 두통, 보행장애, 경련 등의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알려진 바로는 건강했던 뇌 세포가 유전자 이상으로 이상 단백질을 만들어 뇌 세포에 독 작용을 함으로써 뇌 세포가 사망하게 된다. 또 최근 연구에 의하면 뇌 혈액 순환 장애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치매 증상이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졌다. 학력이 높거나 지적인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서는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윤영철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혈관성 치매와 마찬가지로 뇌혈관 관리를 잘해서 증상이 있는 뇌졸중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며 “외국어를 배운다든지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의 적극적인 생활과 두뇌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병의 진행을 늦추고 발병을 막는 데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초로기 치매의 또 다른 원인은 혈관성 치매다. 대개 뇌혈관이 막히거나 음주 등 나쁜 생활습관으로 발병한다. 어린 나이에 뇌졸중이 발생하고 전조 증상을 동반한 편두통이 흔하게 나타나며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했을 때 뇌백질의 병변이 더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나타난다. 편두통이 통상 첫 번째 증상으로 나타나며, 평균 발생 연령은 30대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좁아지고 막혀 뇌로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해 뇌 세포가 죽는 것인데, 이로 인해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기도 하고 얼굴이 돌아가고 발음이 어눌해지기도 한다. 또 삼키는 기능이 떨어지고, 중심 잡기가 힘들어지는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다. 아무런 신경학적 증상 없이 치매가 올 수도 있다. 이외에 우울증이나 의욕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혈관성 치매는 예방할 수 있다. 초기에 발견만 하면 더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치료할 수 있다.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려면 젊어서부터 혈관을 깨끗하고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흡연, 비만, 운동부족 등 혈관 건강을 해치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 교수는 “40대 이후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자주 확인해 조절하고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뇌혈관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초로기 치매 원인질환 중 세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평균 45세에서 65세 사이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감정과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알츠하이머 치매와 달리 초기부터 성격 변화와 이상행동을 보인다. 과다한 음주도 초로기 치매를 일으킨다. 초로기 치매 원인의 약 10%가 음주로 인한 치매다. 술을 마신 뒤 흔히 말하는 ‘필름이 끊긴 현상’(블랙아웃)이 반복된다면 초로기 치매 위험이 큰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조성훈 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과음 후 깨어났을 때 일정 기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은 음주가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는 피질과 해마 부분을 손상시켜 발생한다”면서 “자주 술을 마시면 뇌의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손상돼 폭력적인 성향으로 변하고 소뇌를 손상시켜 공간 감각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코올은 세포 내로 칼슘이 들어오는 것을 방해해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억제하고 산소 전달을 방해한다. 특히 학습과 기억에 관련된 신경전달 물질의 효율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코올성 치매로 인한 뇌 위축은 50대부터 시작되며, 인지기능 저하가 정상 노화 과정보다 빨리 나타난다. 초로기 치매의 증상은 잘 다녔던 길을 갑자기 기억하지 못하거나 물건을 둔 곳이 기억나지 않는 등 노인성 치매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치매에 걸리기엔 젊다는 이유로 초기에 간과했다 진행되고 나서 병원을 찾는 일이 많다. 단순 건망증으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교수는 “만약 발생한 상황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어떤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초로기 치매가 진행 중이라면 점차 기억, 이해, 판단, 계산능력이 떨어지며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일 처리도 느려진다. 전화번호나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워지고 약속해 놓고 잊을 때가 잦아지며,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갈수록 말수가 감소하고 뚜렷한 이유 없이 감정 기복이 심해지기도 한다. 노년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최근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이 먼저 시작된 후 주의력과 언어, 시공간 능력이 떨어지다 마지막에 전두엽 행동장애가 나타난다. 하지만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22~64%에서 초기부터 행동장애나 언어능력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젊은 나이에 치매라는 생각에 환자 자신도 쉽게 정신적으로 위축되고, 퇴행성 뇌 변화가 빠르게 올 수 있어 주변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최근 연구를 보면 규칙적인 운동이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절반가량을 예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신경계 염증이 줄고, 뇌세포 손상률이 감소하며 뇌 세포를 보호하고 성장하도록 하는 뇌 영양인자가 많이 만들어진다. 매일 30분 정도 빠르게 걷는 운동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뇌 역량이 충분하고 치매증상에 이르는 뇌 역량의 감소가 없다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치매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외로워 한잔! 편해서 한잔!… 매일 혼술하는 나, 혹시 알코올 중독?

    외로워 한잔! 편해서 한잔!… 매일 혼술하는 나, 혹시 알코올 중독?

    가족과 떨어져 사는 A(39)씨는 퇴근 후 술을 마시며 TV를 보는 게 유일한 낙이다. 이번 추석 때도 집에서 홀로 사흘간 술 10병을 비웠다. 이젠 ‘혼술’(혼자 마시는 술)이 습관이 돼 냉장고에 술이 없으면 허전하고, 술 없인 잠도 잘 오지 않는다.1인 가구가 늘면서 혼자 밥 먹고, 혼자 술을 마시는 ‘나 홀로’ 문화가 자리잡았지만 친목이나 사회생활을 위해 술을 마시는 것과 달리 ‘술’ 자체를 목적으로 한 혼술은 알코올 의존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아무리 적은 양이더라도 술을 계속 혼자 마시면 음주가 습관화되고, 편안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대신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게 돼 음주량과 술 마시는 빈도가 늘게 된다. 처음에는 적은 양으로도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지만 나중에는 알코올에 내성이 생겨 더 많은 양의 술을 원하는 중독 상태에 빠지게 된다. ●“나를 달래 주는 건 너뿐”… 술 의존도 높아져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의 이무형 원장은 15일 “혼술은 대화 상대가 없어 술에만 몰입하게 돼 술만이 나를 달래 주는 유일한 친구처럼 느껴져 더욱 의지하게 된다”며 “과음하지 않더라도 습관적으로 술을 자주 마신다는 것은 이미 뇌가 조건반사를 통해 계속 술을 찾게 하는 알코올 의존 시작 단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를 보면 20~40대 국민 중 최근 6개월 내 주류 섭취 경험이 있는 2000명(남자 1028명, 여자 972명) 가운데 66.1%가 혼술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5.5%는 6개월 전에 비해 혼술이 늘었다고 답했다. 주종별 1회 평균 혼술 음주량은 맥주(200㎖) 4잔, 소주(50㎖) 5.7잔, 과실주(100㎖) 2.6잔, 탁주(200㎖) 2.7잔, 위스키(30㎖) 3.1잔이었다. 음주량은 여럿이 마실 때보다 혼자 마실 때 더 적었지만, 응답자의 37.9%는 혼술을 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고위험 음주량 이상을 마셨다. 고위험 음주량은 알코올 도수 4.5%인 맥주(200㎖)를 기준으로 남자 8.3잔, 여자 5.6잔에 해당한다. 혼술 경험자들은 혼술로 대인 관계가 나빠질 것(14.2%)과 건강 악화(27.4%)를 우려했다. 그럼에도 혼술을 하는 이유로 가장 많은 62.6%가 ‘편하게 마실 수 있어서’를 들었고, 17.6%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라고 답했다. ‘함께 마실 사람이 없어서’(7.7%), ‘비용 절감’(5.2%) 등 지갑이 얇고 외로워 어쩔 수 없이 혼자 술을 마시는 이들도 있었다. 홀로 사는 이들의 혼술이 더 위험한 이유는 술 마시는 행위를 제어할 사람이 주변에 없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1인 가구는 주변의 참견이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에 알코올 문제가 발견됐을 때는 이미 증상이 심각해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게다가 TV나 스마트폰을 보며 술을 마시면 무의식중에 계속 마시게 돼 과음하기 쉽고 자신이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항상 만취해 지내는 경우가 아니라면 중독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이나 평소에는 술을 안 마시다가 한번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폭음을 하면서 스스로 멈추지 못하는 사람도 중독에 해당한다”고 말했다.많은 양은 아니지만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은 자신이 술 조절력을 상실한 상태인지 모르다가 술을 끊어야 할 때 금단증상을 느끼고서야 비로소 알코올에 중독됐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취하려면 더 많은 양의 술이 필요한 알코올 내성, 갑자기 술을 끊었을 때 불안·불면·식은땀 등의 증상이 생기는 금단현상, 음주 조절력 상실 등이 반복되면 알코올 의존으로 진단한다. 한번 술을 마시면 적당히 마시지 못하고 과음이나 폭음을 반복하거나 술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이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며 아침에 해장술을 찾아도 마찬가지다. 알코올 의존이라는 것은 장기간 술을 마셔 문제 행동이 빈번히 나타나고, 금단 또는 내성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폭음 반복·아침 해장술 찾는다면 중독 증세 음주 후 기억의 일부분이 사라지는 ‘블랙아웃’ 현상도 위험신호다. 소위 ‘필름이 끊긴다’고 말하는 이 현상은 알코올이 기억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인 해마에 영향을 미쳐 뇌의 정보 입력 과정을 방해할 때 생긴다. 기억을 잃은 게 아니라 애초부터 저장된 정보가 없으니 출력할 정보도 없다. 필름이 끊겼다던 사람이 무사히 집에 찾아오는 것은 예전에 뇌에 저장됐던 정보를 출력해 사용했기 때문이다. 블랙아웃이 6개월에 2회 이상 나타나면 이미 술 때문에 인지 기능의 저하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남궁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경미한 수준까지 포함하면 전 국민의 8~10%가 알코올에 중독된 상태고, 그 가운데 20% 정도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중증에 속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5년 성인 남녀 1만 230명을 대상으로 음주 경험을 조사해 발표한 ‘약물 및 알코올 중독 현황과 대응방안’ 연구보고서를 보면 83.4%(8532명)가 술을 마신 경험이 있었고, 이 가운데 87.3%(7452명)는 정상군이었지만 5.9%(502명)는 고위험 음주군이었다. 또 6.8%(578명)는 알코올 사용 장애(알코올 중독) 음주군으로 나타났다. 즉 10명 중 1명(12.7%) 이상은 알코올 중독 위험군이었다. 알코올 중독 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은 남성이 여성의 3.4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4~2018년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18년 기준 남성 환자는 5만 7692명, 여성 환자는 1만 7010명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26.5%) 환자가 가장 많았고 40대(20.4%), 60대(18.7%), 30대(12.3%)가 뒤를 이었다. 특히 여성 환자는 40대(22.8%)가 가장 많았고, 남성은 50대(28.2%) 환자가 많았다. 이덕종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다한 알코올 섭취로 여러 어려움이 겉으로 드러나고 환자의 건강과 사회적 문제가 심각하게 발현되는 연령대가 50·60대”라며 “알코올이 뇌 기능을 떨어뜨려 통제력, 집중력, 인지 기능이 낮아진 후에야 알코올성 치매를 걱정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알코올이 신체와 뇌 건강에 끼치는 해로움은 축적된다. 젊었을 땐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하다가 신체의 저항력이 점차 약화하면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 교수는 “여성 환자 비중은 적지만, 여성은 술을 분해하는 효소가 남성보다 적고 체내 지방조직에 비해 알코올을 희석할 수 있는 수분 비중이 작아 임상 양상이 더 심각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술을 즐기고 싶다면 스스로 술 마시는 횟수와 양을 정하고 자신의 음주 상태를 의식적으로 확인하며 마셔야 한다. 부모 중 어느 한쪽이라도 알코올 의존증이 있었다면 같은 질환을 앓게 될 확률이 4배나 커 더욱 조심해야 한다. 유전적 요인이 알코올 중독 발생 위험도의 6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환경적 요인은 40% 정도다. 남궁 교수는 “선대에 환자가 있다든지, 술을 마시면 금방 기분이 좋아진다든지, 술 마신 전후로 됨됨이가 달라지는 이들은 애당초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게 좋다”며 “어느 사회,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을 평가하는 척도는 음주량이 아니라 능력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술을 마셔야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다는 건 스스로 만들어 낸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씨줄날줄] 블랙아웃/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블랙아웃/이동구 논설위원

    뉴욕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발생한 대정전(블랙아웃)의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세계 초일류 도시에서도 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현실에 놀랐고, 만약 대정전이 우리의 대도시에서 발생했다면 어떻게 되겠나 하는 걱정에 소름이 돋는다. 더구나 우리는 탈원전 정책으로 향후 전력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데다 얼마 전 서울 KT아현지사의 통신망 화재로 겪었던 불편을 기억하기에 뉴욕 대정전을 보는 심경은 검은색의 타로카드를 뽑은 듯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42년 전인 1977년 7월 13일에도 뉴욕 대정전이 있었다. 변전소에 벼락이 떨어져 뉴욕의 상당 부분에서 정전이 발생, 약 25시간 동안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이에 뉴욕은 한순간에 무법천지로 돌변, 약탈과 방화로 도시 전체가 아수라장이 됐다. 1700여개 상점이 약탈당하고 3800여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는 기록으로도 충분히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크게 달랐다. 뉴욕 대정전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 5시간 동안 지속된 정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차분하고 질서 있게 대처했다. 약탈 등 정전으로 인한 혼란과 범죄는 없었다. 카네기홀의 연주자들은 정전으로 공연이 취소되자 거리로 나와 시민들을 위로하는 즉석 길거리 공연을 펼쳤고, 이 광경을 담은 동영상이 트위터에 올려지면서 하루 만에 3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다른 뮤지컬 연기자들도 관객을 위해 거리에서 간이공연을 했다고 한다. 성숙된 시민의식이 재난 상황을 세상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장면으로 바꾼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많은 공연이 취소됐지만 관객들은 기억에 남을 순간을 선물로 받았다”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물론 이번 대정전으로 뉴욕의 세계적인 명소 타임스스퀘어, 록펠러센터,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등을 수놓던 휘황찬란한 불빛도 꺼져 암흑천지가 됐다. 브로드웨이에서 상영 중이던 오페라의 유령 등 유명 뮤지컬도 취소, 중단되는 등 곳곳에서 엄청난 피해와 불편이 이어졌다. 하지만 뉴욕 시민들이 보여 준 침착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은 뉴욕을 세계 일류도시, 문화의 도시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영어권에서 블랙과 결합된 용어, 단어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가 많다. 블랙먼데이(증시 대폭락 사태), 블랙리스트, 블랙마켓 등 부지기수다. 대정전도 블랙아웃(Blackout)이라고 한다. 그런데 회계 장부상에는 흑자는 검은색(블랙)을, 적자를 표시할 때는 빨간색(레드) 잉크를 사용한다. 연중 최대 규모의 세일인 블랙프라이데이에서 블랙이 바로 그런 의미로 조합된 단어다. 그렇다면 뉴욕 블랙아웃의 의미도!? yidonggu@seoul.co.kr
  • 뉴욕의 심장이 꺼졌다…지하철·승강기·신호등까지 ‘올스톱’

    뉴욕의 심장이 꺼졌다…지하철·승강기·신호등까지 ‘올스톱’

    변압기 화재가 원인… 7만여가구 불편 ‘명소’ 타임스스퀘어 전광판 일부 꺼져 브로드웨이 공연 중단 등 도심 큰 혼란미국 뉴욕 맨해튼 도심에서 대규모 정전이 일어나 지하철과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브로드웨이 공연이 중단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42년 전 이날도 뉴욕 시민들은 대규모 정전에 공포의 하루를 보냈었다.AP통신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오후 6시 47분쯤 맨해튼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정전으로 한때 최대 7만 2000여가구가 3시간 이상 불편을 겪었다. 뉴욕 소방당국에 따르면 정전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변압기 화재는 맨해튼 한복판에 있는 웨스트 64번가와 웨스트엔드 애비뉴에서 발생했다. 이 지역 인근 건물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도 다수 목격됐다. 뉴욕시에 전력을 공급하는 업체 콘에디슨은 이번 정전이 남북으로 30번가와 72번가 사이, 동서로는 5번가에서 허드슨강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정전 발생 한 시간 후 인근 미드타운 록펠러센터빌딩도 상당 부분 정전됐으며 맨해튼 명소인 타임스스퀘어의 일부 전광판의 불도 꺼졌다. 브로드웨이에서는 공연이 취소되거나 관객 입장이 지연되는 사태가 일어났으며, 미 유명 가수 제니퍼 로페즈는 공연 시작 20분 만에 공연을 멈추고 관객을 대피시켜야 했다. 먹통이 된 지하철에서 승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으나 꺼진 신호등 탓에 인파와 차량이 뒤섞이며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링컨센터 인근 교차로에서는 시민들이 수신호로 교통 통제에 나서기도 했다. 오후 10시부터 시작된 복구 작업으로 밤 12시쯤 전력 대부분이 정상화됐다. 불빛이 돌아오자 이를 축하하는 함성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다행스럽게 이번 사건으로 부상자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 것 자체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 시민들은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며 신속히 움직인 초동 대응팀과 시민들에 대해 칭찬했다.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정전 소식에 아이오와주에서 하던 미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 유세를 중단하고 급히 복귀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외부의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력이 복구된 후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정전은 공교롭게도 1977년 7월 13일 뉴욕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한 지 꼭 42년 만에 일어났다. 당시 콘에디슨의 변전소에 낙뢰가 떨어져 뉴욕 퀸스를 제외한 전체가 25시간 동안 정전됐다. 밤새 뉴욕 시내 상점 1700여곳이 약탈당했고 30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광범위한 약탈과 방화로 인한 피해액만 3억 1000만 달러(약 3655억원)에 달했다. 뉴욕시는 2003년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정전 사태 때도 피해를 입었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월드포토+] 하늘에서 본 맨해튼 블랙아웃…유명가수 콘서트도 중단

    [월드포토+] 하늘에서 본 맨해튼 블랙아웃…유명가수 콘서트도 중단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도심에서 발생한 블랙아웃으로 타임스스퀘어가 암흑천지로 변하고 지하철이 멈춰서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AP통신 등은 이날 저녁 맨해튼 한복판에 있는 웨스트 64번가와 웨스트엔드 애비뉴 변압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대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이번 정전으로 지하철 운행이 일부 중단되는 한편 엘리베이터에 갇힌 시민들의 구조 신고도 쇄도했다. 미드타운의 록펠러센터 빌딩은 물론 고급 레지던스와 상가가 밀집한 어퍼 웨스트사이드 지역에서도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CNN은 맨해튼 일대 호텔에 머물던 투숙객들이 모두 거리로 나와 불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려야 했다고 전했다. 특히 맨해튼의 명소 타임스스퀘어는 암흑천지로 변했다. 일부 전광판은 정전으로 불이 나갔고, 브로드웨이에서는 공연이 취소되는 사태가 줄을 이었다.가수 제니퍼 로페즈 역시 정전으로 공연을 중단해야 했다. 이날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로페즈의 콘서트에서는 4번째 곡이 흘러나오던 도중 무대가 갑자기 암흑으로 변하면서 관객들이 긴급 대피했다. 결국 이날 콘서트는 중단됐고 로페즈는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공연 중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라는 사과문을 올렸다.뉴욕 소방당국은 이번 정전 사태로 약 4만 4000여명의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고 밝혔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전력 송전 과정에서 기계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외부 개입은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지난 1977년 뉴욕에서 발생한 대정전 사태 4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당시 대정전으로 도심 내 광범위한 약탈과 방화가 이어지면서 총 3억1000만 달러(약 3655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동영상] 뉴욕 지하철과 거리 한 시간 정전으로 암흑, 그 와중에 즐기는

    [동영상] 뉴욕 지하철과 거리 한 시간 정전으로 암흑, 그 와중에 즐기는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13일 밤(이하 현지시간) 한 시간 동안 정전 사고가 발생해 많은 승객들이 암흑으로 변한 열차 안과 엘리베이터 안에 갇혀 두려움에 떨었다. 뉴욕 소방국에 따르면 맨해튼의 전류 변환장치에 화재가 발생해 이 도시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맨해튼의 다섯 구역을 운행하던 지하철 노선들에 전기 공급이 차단됐다. 가로등과 신호등마저 작동하지 않았다. 전력회사 콘 에디슨은 4만 2000여명이 정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했다. 맨해튼 어퍼 웨스트의 5번가와 허드슨강 사이 40번 스트리트와 72번 스트리트 사이가 정전 피해를 입었는데 이곳에는 브로드웨이 극장들이 즐비한 곳이다. 이에 따라 토요일 밤 많은 공연들이 지연됐고, 많은 입장객들이 거리에서 입장을 기다리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메트로폴리탄수송국(MTA)은 지하철 이용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제프 오말리(57)는 로이터통신 인터뷰를 통해 “75분 동안 지하에 갇혀 있었다”면서 “완전히 캄캄했다. 사람들이 휴대전화 플래시로 비추며 위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1977년 뉴욕에서 대규모 정전 사고가 일어나 뉴욕 시내 모든 마천루가 암흑에 덮이고 약탈과 방화가 대규모로 번졌던 기념일이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하지만 이날의 사고를 흥겨운 한마당으로 바꾼 이들도 있었다. 월터 커 극장에서 뮤지컬 헤이즈타운(Hadestown)에 출연할 예정이었던 뮤지션과 연주자들이 트럼본을 들고 거리로 나와 기다리다 지친 에매객들을 위로하는 잼 공연을 펼쳤다.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에 맞춰 “블랙아웃”을 연신 외치며 춤을 췄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쿠키영상 꼭 봐야해” ‘리갈하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쿠키영상 꼭 봐야해” ‘리갈하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리갈하이’의 엔딩에 이어 예고 영상이 시작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순재 미니미. “쿠키 영상이 이어집니다, 선생님”이라는 고지를 하기 위해서다.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극본 박성진, 연출 김정현, 제작 GnG프로덕션, 이매진 아시아)의 쿠키 영상이 화제다. “따로 모아서 보고 있다”는 시청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본방송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전하며, 반전과 웃음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채널을 돌릴 수가 없다. 쿠키영상의 시작은 누구의 말도 잘 듣지 않는 고태림(진구)의 캐릭터를 짧고 임팩트있게 보여줬다. 서재인(서은수)이 복싱으로 얻어터져 코피를 흘리고 있는 ‘맷집녀’ 영상을 보며 낄낄대던 고태림. 지하철 자리 양보 논쟁이 분했는지 서재인이 어르신 공경과 매너에 대해 일장연설을 시작하자 가만히 듣고만 있더니, “맞는 말이야”라고 수긍했다. 웬일인가 싶더니 이어진 반전. “그 자리에서 말할 수 있었다면 말이지”라고 비아냥댄 것. 고태림을 공격한 괴한의 배후로 지목된 B&G 로펌 시니어 변호사 윤상구(정상훈)의 억울한 사연은 2회 쿠키영상에서 베일을 벗었다. 만취한 윤상구에게 괴한이 접근해 “대리기사”라고 말을 거는 모습을 누군가가 사진 촬영한 것. 술만 마시면 상습적으로 블랙아웃이 되는 윤상구. 당연히 그날의 기억이 없었고, 그 사진을 증거로 고태림이 B&G를 배후로 생각하고 있으니 억울할 수밖에. 더불어 고태림을 습격한 괴한을 조정하고 있는 배후가 누구일지, 궁금증이 높아진 대목이었다. 그 어떤 것도 지기 싫어하는 고태림의 승부욕이 폭소를 유발한 3회 쿠키영상. 재판장으로 함께 가던 길에 서재인이 빠른 걸음으로 앞서나가는 걸 뒤따라 잡지 못하자, 경보 훈련에 돌입한 것. 사무장 구세중(이준재)의 “하나 둘” 구호에 맞춰 이를 악물고 경보중인 고태림. 눈을 의심할 정도로 이상한 타이즈 패션도 웃긴데, “두고 봐, 삐약삐약”이라고 소리치며 유치한 승부욕을 불태워 배꼽을 잡게 했다. 4회 쿠키영상은 최고의 반전이었다. 육가공 회사인 대선그룹과 파업중인 직원들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고태림. 직원 대표가 승진을 대가로 경영진을 물러나게 하기 위해 파업을 이끌었다는 사실은 결정적 증거였다. 그런데 쿠키영상을 통해 밝혀진 사실. 고태림의 정보원 김이수(장유상)가 직원 대표를 만나 연기를 지시한 것. 실제로 승진을 대가로 거래한 건 고태림이었다. “고태림이 너무 귀엽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폭발한 5회 쿠키영상. 과거 약혼한 사이였던 도문경(정은채) 판사가 대학 시절 첫사랑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고태림이 도판사의 평판을 지켜주기 위해 바람을 피우는 연기를 했다. 그리고 키스신을 연출한 연기 상대는 B&G 로펌의 민주경(채정안). “실감 나게 하라며, 이리 와바”라며 재미있어 하는 그녀에게, “진짜로 하지마. 무서워, 무섭다고”라는 과거의 고태림은 의외로 순수하고 귀여웠다. 그리고 지난 6회의 쿠키영상에선 윤상구의 웃픈 짠내가 폭발했다. 자신을 제치고 저작권 소송을 맡게 된 에이스 변호사 강기석(윤박)이 패소하길 바라는 마음에 서재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넘겼지만, 언제나 그렇듯 들키고만 윤상구. 결국 방대표의 분노는 그를 로펌의 청소 아저씨로 전락시켰다. “와신상담”을 외치며 화장실 청소까지 하던 그는 미끄러운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고, 사자후를 토해냈다. ‘리갈하이’ 매주 금, 토요일 밤 11시 JTBC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일본 지진 “작년 9월 지진과 관련”…작년 대지진 피해는

    일본 지진 “작년 9월 지진과 관련”…작년 대지진 피해는

    지난해 9월 규모 6.7의 지진이 강타했던 일본 홋카이도 남부 아쓰마초를 중심으로 지난 21일 오후 9시 22분쯤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은 지난해 9월 지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지진의 진앙은 삿포로 동남동쪽 약 60㎞ 지점의 이부리 중동부로, 진원 깊이는 33㎞ 정도로 파악됐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 11시 20분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진은 아쓰마초 기준으로 최고 6약 수준이었다”며 “지난해 9월 지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발표했다. 규모는 진앙을 기준으로 한 지진의 절대 강도이고 진도는 각 지역에서 감지하는 상대적인 지진의 세기를 말한다. 이날 지진 영향으로 JR홋카이도 신칸센은 안전 문제로 운행을 중단했다가 오후 9시 44분쯤 재개했다. 다만 삿포로 시내의 지하철은 여진 우려 등으로 이날 운행을 일찌감치 종료했다. 홋카이도전력은 도마리촌에 있는 원전의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홋카이도에 있는 신치토세공항은 지진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활주로를 점검한 뒤 오후 10시부터 이착륙을 허용했다. 기상청은 산사태 등의 우려가 있는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총리관저는 지진 발생 직후 위기관리센터를 관저대책실에 설치했다. 한편 지난해 9월 6일 새벽 홋카이도 아쓰마초를 강타한 규모 6.7의 강진으로 3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강진이 강타한 이후 무려 139회의 여진이 발생했다. 진도3 지진이 18회 발생했고 진도4 지진도 4회나 일어났다. 당시 지진으로 홋카이도 전 지역 295만 가구가 정전되는 초유의 블랙아웃(대정전)사태가 발생해 시민들이 공포에 떨기도 했다. 갑작스런 정전으로 삿포로 등 도시 지역의 신호등이 먹통이 돼서 경찰관들이 수신호로 차량을 유도했다. 일본 기상청은 당시 홋카이도 지진에 대해 ‘홋카이도 이부리 동부 지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기상청은 규모가 큰 지진에만 공식 명칭을 부여하는데, 이런 사례는 2016년 ‘구마모토 지진’ 이후 처음이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유해 사이트 차단, 사생활 침해 우려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불법음란물과 불법도박 등 불법정보를 유통하는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완전 차단하기로 하면서 표현의 자유, 통신비밀 침해 등 국민의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그제 정부에서 접속을 금지한 895개 불법음란물이나 도박 사이트 접속 시 화면이 아예 나오지 않고 블랙아웃 상태가 되는 SNI(Server Name Indication) 차단 방식을 취했다고 밝혔다. SNI는 사용자들이 주고받는 데이터의 일종이다. 지금까지 사용하던 특정 인터넷주소(URL)를 차단하는 방식에서는 사용자가 http로 시작하는 불법 유해 사이트 접속 시도 시 경고창(warinng)이 나왔다. 하지만 통신 내용을 암호화해 보안이 대폭 강화된 https라는 통신 규약 방식이 나와 불법정보 유통을 기술적으로 차단하기 어렵게 되자 통신 내용을 암호화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데이터 신호 전송인 ‘패킷’을 확인해 불법 사이트 접속을 원천 차단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암호화 통신 단계까지 검열을 확장하는 것으로 사생활 침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감청, 검열 등 통신의 자유침해가 아니며, 차단 주체 또한 정부가 아닌 KT 같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라고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누가 언제 어디로 접속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차단 정책을 반대하는 국민청원에 3일 만에 12만여명이 동참했을 정도로 이 같은 우려가 상당하다. 정부가 불법 유해 사이트를 차단하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과잉행정 조치다. 더불어 인터넷 검열 등 사생활 침해가 농후한 방식 이용이 정당화될 수도 없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불법 사이트 단속이라는 명분 아래 국민 사생활 침해와 감청, 검열의 소지가 다분한 행정편의주의적 조치라는 비판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될 것이다.
  • 해외 야동사이트 등 895곳 차단… 항의 빗발

    일각 “과잉 검열” 사생활 침해 논란도 정부가 강력한 웹사이트 차단 기술 적용을 시작했다. 우선 불법 해외 사이트 800여곳을 차단했다. 불법 음란물 등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사생활 침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보안·우회 접속 방식으로 음란물과 도박 등 불법 정보를 유통하는 해외 인터넷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 기능을 고도화했다”면서 “지난 1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 결과에 따라 차단 결정을 받은 불법 해외 사이트 895건부터 적용한다”고 12일 밝혔다. 새로 도입된 차단 기술은 ‘서버네임인디케이션(SNI) 필드 차단’ 방식이다. 정부는 이전에 쓰던 웹사이트 차단 방식이 간단하게 뚫리자 지난해 이 기술 도입을 예고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URL 차단’은 보안 프로토콜인 ‘https’를 주소창에 쓰는 방식으로 쉽게 무력화됐다. 새 차단 방식이 적용된 웹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하면 이전처럼 불법·유해정보 차단안내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게 아니라 아예 암전(블랙아웃) 상태로 표시된다.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국내 인터넷사이트와 달리 그동안 법 집행 사각지대였던 불법 해외 사이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라는 국회 등의 지적이 많았는데, 앞으로 이들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야동’(야한 동영상)으로 불리는 성인 동영상 사이트 등이 차단되자 사생활을 침해하는 과잉 감청·검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인터넷 검열·규제가 점점 강력해져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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