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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아웃
    2025-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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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주 폭염… 전력예비율 비상

    때 이른 더위에 전력량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급작스러운 정전을 뜻하는 ‘블랙아웃’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찾아온 불청객이 주범으로, 이번 주에는 낮 기온이 30~31도까지 치솟으며 냉방용 전력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전력당국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잇따른 비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지난주와는 달라진 기상도다. 17일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최대 전력사용량은 5200만㎾ 수준을 조금 상회하면서 전주의 5278만㎾와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이달 세 번째 찾아온 주말의 예비전력도 892만~1520만㎾로 전주의 738만~1305만㎾보다 다소 높아졌다. 토요일(16일)의 최대 전력사용량은 5833만㎾, 예비전력은 892만㎾(15.3%·이하 전력예비율)로 지난주 토요일(9일)의 738만㎾(12.9%)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일요일(10일)의 1305만㎾(24.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장 가동이 본격화하고, 냉방용 전력사용이 급증하는 주중에는 전력예비율이 다시 5~6% 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뾰족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한전에 따르면 냉방용 전력은 통상 여름철 전력 소비량의 21% 안팎을 차지한다. 냉방온도를 섭씨 1도씩 낮추면 피크시간대에 약 50만㎾가 더 소모된다. 예비전력 정상치가 최저 400만㎾ 수준임을 감안하면 한참 전력이 달리는 오후 시간에 50만㎾는 정전사고를 가름할 변수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주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 관계자들은 일기예보를 예의주시하며 비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기간 전국의 낮 기온은 섭씨 26~28도가량을 유지했다. 반면 이번 주에는 서울의 경우 낮 기온이 29~31도를 웃돌 전망이다. 무더위는 오는 20일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여 전력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전 관계자는 “비가 내리면 그렇지 않은 날보다 섭씨 1도 정도 기온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한준규·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예비 전력 350만㎾ ‘뚝’

    예비 전력 350만㎾ ‘뚝’

    7일 오후 1시 35분 더운 날씨 탓에 전력 수요가 급증, 한국전력의 예비전력이 올여름 처음으로 300만㎾대로 예비율이 4%대로 떨어졌다. 예비전력은 오후 3시가 지나 400만㎾ 이상 안정권으로 상승했지만, 예상대로 6월 중 조기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이날 오후 예비전력이 350만㎾까지 떨어지자 지난해 ‘9·15 정전대란’ 이후 처음 ‘관심 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정부는 한국전력의 송전압을 급히 낮춰 수요를 70만㎾ 감축, 예비전력을 끌어올렸다. 아울러 핫라인과 이메일을 통해 관계기관에 급한 상황을 알리고 TV 자막을 통해 국민들에게 절전을 요청했다. 이날 정부는 공급 능력을 6679만㎾로 설정하고 200만㎾의 ‘수요관리’를 통해 최대 전력수요를 6350만㎾로 예상했지만, 갑자기 최대 전력수요가 6340만㎾를 기록한 것이다. 수요 관리를 하지 않았다면 예비전력은 130만㎾까지 떨어질 수 있었다. 정부와 한전은 안정적 예비전력을 500만㎾로 정하고 ▲관심 400만㎾ 미만 ▲주의 300만㎾ 미만 ▲경계 200만㎾ 미만 ▲심각 100만㎾ 미만 등 예비전력이 떨어질 때마다 비상단계를 설정하고 있다. 6월 전력 위기는 7~8월 전력피크에 대비해 많은 발전소가 예방 정비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으로 태안화력 8호기(50만㎾), 당진화력 3호기(50만㎾) 등 41기에 달하는 발전기들이 정비 중이다. 이들의 공급 능력은 총 1100만㎾다. 박종근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6월 전력 위기는 예방 정비에 돌입한 발전기가 많은 측면도 있다. 정부의 전력수요 예측이 얼마나 과학적이고 정확한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면서 “전력수요 증가를 너무 낮게 예측하고 수요 관리 목표를 높게 잡으면서 엇박자가 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계획단전’ 상황에 대비해 오는 21일 오후 2시부터 20분간 전 국민이 참여하는 정전 대비 위기 대응 훈련을 하기로 했다. 지경부는 “실제 전력 위기 발생 상황과 같은 여건에서 실시하는 것으로 폭염으로 인한 예비전력 100만~400만㎾의 단계별 상황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훈련경보가 발령되면 전국의 가정, 상가, 산업체는 자발적인 절전을 통해 정전 위기 대응에 참여하고, 공공기관은 실제 단전 훈련을 시행할 계획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火電 1기에 ‘블랙아웃’ 위기

    火電 1기에 ‘블랙아웃’ 위기

    서울 등 수도권에 전력을 공급하는 인천 옹진군 영흥화력발전소가 29일 새벽 5시간 동안 가동 중단 상태에 빠지면서 자칫 전력 피크 시간대에 이 같은 사고가 났더라면 수도권 곳곳에서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대혼란이 초래될 뻔했다. 지난 3월 충남 보령화력발전소 화재 사고에 이어 두 달 만에 발생한 이번 사고로 국내 전체 전력의 40% 이상을 소비하는 수도권에서는 여름철에 일본 도쿄처럼 인위적으로 전력 공급을 차단하는 ‘계획정전’을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1시 45분쯤 영흥화력발전소 4호기는 전압 조절기가 손상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가 오전 6시 35분쯤 가동이 재개됐다. 영흥화전(총 4기)은 시간당 334만㎾ 전력을 생산해 서울 지역에 공급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4호기는 87만㎾를 맡고 있다. 문제는 이날 오후 2시 10분 최대 전력 수요가 6040만㎾까지 치솟으면서 예비전력량이 474만㎾까지 떨어졌다는 점이다. 예비전력이 474만㎾인 상태에서 87만㎾를 생산하는 발전기가 갑자기 멈췄다면 300만㎾대 비상 조치에 따라 절전을 호소하는 방송이 나오고, 산업생산을 일부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빚어진다. 특히 무더위로 예비전력이 더 떨어졌을 때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도심이 마비되는 상황도 피할 수 없었을 것으로 지적됐다. 더욱이 영흥화전 4호기는 지난 16일부터 11일 동안 정기점검을 받았는데, 점검 완료 후 26시간 만에 고장이 나 부실 점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전기사용량은 많지만 지역 이기주의와 자연조건 등으로 가까운 곳에 원자력발전소(100만㎾ 이상)가 없고, 화력발전소도 더 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2004년 건립된 영흥화전이 주민들의 반대에 밀려 인천 앞바다 섬에 지어진 이유다. 수도권은 영흥 외에 당진화전(400만㎾·발전기 8기)과 평택화전(190만㎾·9기) 등 20여곳에서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 반면 일본의 도쿄도(都)와 지바현에 전력을 공급하는 도쿄전력㈜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필요에 따라 도쿄 중심지를 포함한 전력 공급지를 5개 구역으로 나눠 하루 3~6시간씩 송전을 차단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수도권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예비전력에 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강원이나 영남 지역 발전소의 전력을 끌어오고 있다.”면서 “그러나 예비전력이 기준치 미만이라면 수도권에 가장 먼저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독자의 소리] 블랙아웃 예방하려면…/한전 부산지역본부 수요관리팀장 이동은

    올여름 전력수급 상황은 위태롭기 짝이 없다. 만에 하나 지난해 9월과 같은 대규모 정전사태가 또다시 발생하거나, 나아가 블랙아웃 상태가 발생하는 것을 가정해 보면 끔찍하기까지 하다. 블랙아웃이 되면 모든 발전소가 정지되고 일주일 이상 전국이 암흑상태가 된다. 국민 생활의 불편은 물론 국가 경제에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이다. 정부는 6월 1일부터 9월 21일까지를 하계 전력수급 비상대책 기간으로 설정하고 민간 자가발전기 가동, 석탄발전소의 예방정비기간 조정 등으로 300만㎾의 공급능력을 확보하는 등 범국민적 에너지 절약 캠페인 전개 등 전력 수요 관리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최악 상황의 발생을 예방하려면 전 국민이 위기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대규모 공장, 빌딩에서는 에너지 절약과 전력 수요 조정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일반 국민들도 절전을 생활화하는 범국민적 절전운동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기대한다. 한전 부산지역본부 수요관리팀장 이동은
  • [특파원 칼럼] 블랙아웃 공포, 일본에서 배워라/이종락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블랙아웃 공포, 일본에서 배워라/이종락 도쿄 특파원

    지난해 일본은 기상 관측 사상 최악의 무더위를 겪었다. 6월 말부터 도쿄 도심의 기온이 섭씨 35~40도를 오르내렸다. 여름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1.6도나 높았다.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1600명으로 예년의 8배 이상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보다 동쪽에 위치한 일본은 일출 시간이 빠르다. 초여름부터 새벽 5시만 지나면 태양이 쬔다. 기자가 살고 있는 맨션은 동향이다. 햇볕을 그대로 받아 이른 아침부터 수은주가 급상승한다. 쏟아지는 땀으로 자주 잠을 깼다. 더위를 견디다 못해 에어컨을 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실외기 소음이 워낙 커 여러 번 망설였다.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전력난을 겪던 일본인들이 에어컨을 켜지 않고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무실에 들어서면 더운 기운이 바로 턱 밑에서 엄습했다. 지난여름 내내 냉방 설정온도를 28도로 맞춰 놨기 때문이다. 러닝셔츠만 입고 있다가 누가 노크라도 하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하철 역내 플랫폼은 설정온도를 31도로 맞췄다. 출퇴근길에 열차 안에서 다른 승객들과 몸이 닿으면 서로 땀이 스친다. ‘지옥철’이라는 말 그대로다. 백화점과 점포는 실내온도를 30도로 올렸고 조명은 70% 줄였다. 한국의 상점들처럼 에어컨을 켠 채 문을 열고 영업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 화장실에는 이색 글귀가 걸려 있다. 용무를 본 뒤에는 반드시 전등을 끄라는 안내판이다. 화장실을 나갈 때 무의식적으로 스위치를 내렸다가 좌변기에 앉아 있던 사람에게 항의를 받은 적도 있다. 기자가 가끔 가는 도쿄 메구로의 스시집 주인 할아버지는 가게 문을 닫으면 양초를 사러 다녔다. 정전사태를 걱정해 집에 돌아가면 전기 대신 양초를 켜 놓고 지낸다고 했다. 일본 정부와 전력당국이 도쿄 등 수도권과 원전 사고가 발생한 도호쿠(동북) 지역에 15% 절전을 의무화한 것이 지난해 7월이었다. 규제 대상을 기업과 상업용 빌딩으로 한정했지만 가정집까지 대거 동참했다. 물론 계획 정전도 있었으나 절전율 21%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올해 여름에는 오사카 등 간사이 지역에 정전사태가 우려된다. 원자력 발전 의존도가 30%가 넘는 간사이 지역에 모든 원전의 가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올여름 하루 두 시간씩 에어컨 가동 없이 무더위를 견뎌야 한다. 하지만 일본 국민들은 지난해 수도권과 도호쿠에 이어 올해 간사이 지역도 정전 위기를 잘 넘길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일본 국민들은 모자라는 전기를 ‘초(超)절전’ 의식으로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가. 우리나라 전력 사정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고 들었다.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이 걱정된다고 한다. 올여름 전력 수요가 최대 7700만㎾에 이를 전망이다. 전국의 발전소가 풀가동해야 만들 수 있는 최대 공급량 7940만㎾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지식경제부 고위관계자가 지난 15일 도쿄를 방문해 전력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대규모 정전사태를 피하기 위해 전기료를 인상하거나 국민 절전운동을 전개하는 방법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했다. 전기료 인상은 즉각적인 저항에 놓일 게 뻔해 범국민적인 절전 캠페인을 시작해야 하지만 국민들이 선뜻 따라 줄지 염려된다고 했다. 기업들은 과태료를 물더라도 공장 가동을 위해 전기를 쓸 수밖에 없다고 강변하고 음식점은 손님 다 떨어진다고 볼멘소리를 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의 고민을 들으면서 지난해 9월 서울과 경기 등에서 일어난 정전사태가 떠올랐다. 당시 일본 언론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블랙아웃 가능성을 우려했지만 정작 정전사태는 한국에서 일어났다는 조소가 잇따랐다. 이들의 지적이 귀에 거슬리지만 전력난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일본인의 절전 의식만은 배워야 할 때다. jrlee@seoul.co.kr
  • 실효성 없는 여름철 전력 수급대책

    실효성 없는 여름철 전력 수급대책

    “에어컨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사용을 자제해 주십시오.” “문 열고 에어컨을 켜면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빈껍데기 같은 여름철 전력 대책을 내놓아 빈축을 사고 있다. 실효성 있는 대책도 없이 산업체의 휴가 조절, 건물 냉방 온도 제한 등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16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환경부 등 10개 부처 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하계 전력 수급 및 에너지 절약 대책’을 발표했다. 전력 수급 비상대책반은 지난해(6월 27일)보다 한 달가량 앞당긴 다음 달 1일 가동하기로 했다. 정부가 총리까지 나서며 전력 수급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올여름 전력 상황이 긴박하기 때문이다. 특히 6월에 기습적인 정전 사태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올여름 최대 전력 공급 능력(1일 기준)이 7854만㎾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겨우 90만㎾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에 최대 전력 수요(절전 대책 등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는 8월 셋째 주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0만㎾나 늘어난 7707만㎾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써 예비전력은 147만㎾까지 뚝 떨어지는 것이다. 예비전력 한계치인 400만㎾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따라서 원자력발전 1기만 갑자기 멈춰 서면 그야말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의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는 올여름 예비전력을 무조건 500만㎾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6월 1일부터 시행할 절전 대책으로 300만㎾를 확보하는 것 외에 발전소 예방 정비 연기(200만㎾)와 민간 자가 발전기 가동(100만㎾) 등으로 300만㎾의 예비전력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것이다. 또 시기는 정확히 못 박지 않았으나 에너지 절약 생활화를 위해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상점 등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의 계획대로 산업체가 움직일 수 있느냐다. 실제 일선 공장은 과태료를 내고서라도 불가피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납품일 등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기업은 벌금을 내는 한이 있어도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없다는 얘기다. 또 자녀의 학원 방학 등이 전부 7월 말~8월 초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부모만 휴가를 따로 8월 중순에 쓸 수 있느냐는 현실적인 문제 등도 걸림돌이다. 서울시내 지하상가 등에서는 “실내온도를 28도에 맞추고 문을 닫으라는 이야기는 장사를 하지 말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걸(45·경기 파주)씨는 “몇 년째 여름철이면 한낮에 공장 가동을 중지하라는 똑같은 협조 공문을 받고 있다.”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산업체 손목을 비틀어서 아껴지는 전기로 전력난을 넘길지 궁금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사설] 9·15악몽 잊으면 블랙아웃 재발 못 막는다

    지난해 추석 연휴 이틀 후인 9월 15일 낮 최고기온이 31도까지 치솟으면서 40년 만에 대규모 정전사태(블랙 아웃)가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늦더위로 아침부터 에어컨 가동량이 급증하면서 전력 수요가 예측보다 328만㎾를 초과함에 따라 오후 3시 11분부터 예고 없이 전국적으로 순환정전에 돌입했던 것이다.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블랙 아웃의 악몽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지난 2일에는 전력예비율이 7.1%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무더위가 최고조에 달하는 8월 말에는 예비전력이 150만㎾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00만㎾급 원자력 발전소 한두 곳만 가동을 멎어도 또다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력예비율이 급락한 것은 고리1호기, 울진4호기, 신월성1호기 등 원자력발전소 3곳의 고장과 보령 화력발전소 1, 2호기의 화재로 전력 공급량이 360만㎾ 줄어든 영향이 크다. 하지만 모든 발전소가 연간 한 차례씩 예방정비(평균 37일)를 거쳐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건설 중인 발전 설비가 본격 가동하는 내년 말까지는 전력 비상시국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1월과 8월 피크 타임을 기준으로 하면 난방과 냉방에 원자력발전소 18기 규모의 전력 부하가 더 걸린다고 한다. 따라서 올여름 블랙 아웃 사태를 방지하려면 지금으로선 여름철 실내온도 26도 이상 유지, 오후 2~5시 냉방 자제 등과 같은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 외엔 뾰족한 대안이 없다. 정부는 어제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열고 산업계의 전력 사용시기를 분산 유도하는 한편 출입문을 열어놓은 채 영업을 하면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는 등의 에너지 절약대책을 발표했다. 국가 비상사태에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업계와 전 국민이 절전운동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8월과 12월에도 각각 평균 4.9%, 4.5% 올리기는 했지만 아직도 원가 회수율을 밑도는 전기 요금을 원가 수준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누진제도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전기 과소비를 줄일 수 있다. 물가 때문에 전기 요금을 통제하지만, 한전의 수조원 빚은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
  • ‘6월 블랙아웃’ 비상

    ‘6월 블랙아웃’ 비상

    올여름 전력난은 예년보다 한두 달 이른 6월 중에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예상치 못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예년처럼 전력수요가 집중되는 7, 8월의 비상상황을 겨냥해 수립된 현재의 정부 위기대응 체계를 하루빨리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5일 정부와 전력당국에 따르면 이달 중 최대 사용일인 지난 2일 전국의 전력 공급량은 6341만㎾로, 지난해 5월 중 최대 사용일인 12일(6901만㎾)보다 8.8%인 560만㎾가 줄었다. 고리1호기(60만㎾), 울진4호기(100만㎾), 신월성1호기(100만㎾) 등 세 곳의 원자력발전과 보령1, 2호기 화력발전(100만㎾)이 고장과 화재로 전력생산(총 360만㎾)을 중단한 영향이 컸다. 그런데도 이날 전력 소비량은 5919만㎾로 지난해 5월 12일(5746만㎾)보다 173만㎾가 늘었다. 때 이른 더위로 상가와 사무실에서 에어컨과 선풍기를 가동하는 등 냉방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력생산이 중단된 이들 원전과 화전은 6월 말까지 예방정비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6월 중에는 예비전력의 한계선인 400만㎾ 정도가 발전소 정비 탓에 공급되지 못한다. 특히 전력예비율의 경우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한 달쯤 이른 6월 20일에 한 자릿수(7.8%)로 떨어졌으나 올해는 한 달 보름 이상이 더 일러져 지난 2일 한 자릿수(7.1%대)로 떨어졌다. 게다가 오는 8월 12일까지는 전력 수요가 많은 여수엑스포가 개최된다. 예년에 없던 변수다. 정한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정책연구실장은 “현재로서는 전력 공급을 늘릴 뾰족한 수가 없다.”면서 “6월 전력위기를 넘기는 방법은 절전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범국민적인 절전 캠페인을 이제라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경제부 전력산업과 최형기 과장은 “전기 사용량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이에 맞춰 공급량을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현재의 예방정비 기간을 9~10월로 미루는 등 임시방편으로 수급계획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출입문 개방한 채 냉방기 가동 중지 ▲오후 1~5시 피크 시간대 냉방 자제 ▲여름철 실내온도 26도 이상 유지 ▲조명 최소화 등을 국민 자율적으로 이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인수 에너지관리공단 기술이사는 “무작정 전기 사용을 줄이라는 것보다는 전기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전력피크요금제(전력 피크시간에 요금을 더 내는 등 차등적으로 요금을 적용하는 방식)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비상발전기 점검중 고장 영광원전 알고도 숨겼다

    정부가 고리 원전 1호기 ‘블랙아웃’(완전 정전) 사태 이후 전국 원전 비상발전기에 대한 특별 점검을 하는 과정에서 영광원전 비상발전기도 고장을 일으켰으나 이를 숨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영광원전과 영광군 등에 따르면 정부 합동 점검단은 지난달 21일부터 29일까지 가동 중인 전국 16곳, 32개 비상발전기에 대해 특별점검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실시된 영광원전 2호기 점검과정에서 비상디젤 발전기가 작동을 멈췄다. 당시 점검단은 정상 가동 중인 2호기의 비상 발전기를 시험 가동하기 위해 수동 작동시켰으나 1분 14초 후 엔진냉각수 저압력 경보(알람)로 자동 정지됐다. 원전 측은 냉각수 압력이 11.4psi/g 이하로 떨어지면 정지하도록 설정해 놨으나 엔진 진동으로 정지 설정치가 14.7psi/g로 바뀌면서 가동이 정지됐다고 설명했다. 원전 측은 냉각수 저압력 설정치 결함을 발견한 뒤 5시간여 만에 정상화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이 자리에 참석한 정기호 영광군수가 주민들에게 곧바로 알리지 않았다가 뒤늦게 밝혀지면서 논란이 됐다. 영광군은 사고 발생 6일 뒤인 지난 3일 보도자료를 냈으나 고장 사실은 언급하지 않은 채 원자력의 안전이 필요하다는 사실만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반핵 단체 등은 13일 영광군을 항의 방문한 데 이어 집단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영광군 관계자는 “매뉴얼 이내에 포함된 고장이고 곧바로 수리돼 작동했다는 설명에 따라 군수가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해 알리지 않았다.”며 “고의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영광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술 마시면 ‘필름 끊기는’ 원인 밝혀졌다

    학생, 직장인, 남녀를 막론하고 과도한 음주 다음날, 전날의 일들이 기억나지 않는 ‘필름이 끊어진’ 현상은 한번 쯤 경험해 봤을 것이다. 최근 해외의 한 연구팀이 이처럼 술을 마신 뒤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현상의 원인을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리건 R. 웨더힐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교수는 블랙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는 학생12명과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학생 12명의 음주 전후 뇌 MRI사진을 비교했다. 이들 24명은 규칙적으로 폭음을 즐겨왔으며 음주 전 기억력을 관장하는 뇌 부위의 활동 패턴이 매우 비슷했지만, 같은 양의 음주 후에는 전혀 다른 모습의 패턴이 나타났다. 이는 다른 물질보다 유독 술(알코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뇌를 가진 사람이 있으며, 따라서 누구나 술을 많이 마신다고 해서 블랙아웃 증상을 겪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블랙아웃을 자주 경험하는 사람들의 뇌는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달리 소량의 술을 마셔도 금방 취하거나 기억을 잃을 수 있으며, 술을 많이 마실수록 이 같은 증상은 심해진다. 웨더힐 교수는 “블랙아웃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알코올 등 어떤 성분에 도드라지게 반응하는 뇌를 가졌거나 또는 도파민 분비량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면서 “이때 뇌의 인지력·기억력 등을 담당하는 부위에 화학적인 변환이 생겨 기억을 ‘암호화’ 함으로서 블랙아웃 또는 기억이 드문드문 나는 ‘브라운아웃’(Brown Out)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브라운 아웃은 음주 후 당시의 기억에 대한 힌트를 줄 경우 몇몇 장면을 기억하는 부분기억상실에 해당한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알코올 중독:임상 및 실험연구’저널(journal Alcoholism: Clinical & Experimental Research) 6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고리원전 재가동전 비상발전 시동 실패도 숨겨

    고리원전 재가동전 비상발전 시동 실패도 숨겨

    지난달 9일 오후 8시 34분부터 12분간 고리 1호기 원전의 전원이 완전히 차단된 사이에 원자로 냉각수의 온도는 36.9도에서 58.3도로 무려 21.4도 급상승했다.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의 온도도 21도에서 21.5도로 높아졌다. 사태가 길어졌으면 냉각수가 모두 증발해 방사능 유출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1978년 한국에서 원전 상업 운전이 시작된 이래 가장 위험했던 순간이다. 문병위 당시 발전소장은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사에서 “비상 발령 및 보고 대상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본사의 안전대책 발표가 있었던 날이었고 심적 부담과 두려움으로 보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조직적으로 은폐를 시도했던 것이다. 원자력안전위가 21일 발표한 ‘조사 결과’는 한국 원전 시스템이 종사자들의 안이한 태도와 도덕적 불감증으로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장 직원들은 점검 일정을 멋대로 바꿔 안전장치를 소용없게 만들었다. 감시 기능을 해야 할 안전위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주재관은 사고를 전혀 눈치채지도 못했다. 중대한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관련자들이 합의하는 데는 불과 40분도 걸리지 않았다. 안전위에 따르면 사고 당일 한수원 직원이 감독하는 가운데 용역회사인 한빛파워 시험원 3명이 발전기 보호계전기 시험을 시작했다. 고리 1호기는 점검을 위해 정지된 상태였다. 3개의 외부 전원 회선 가운데 2개는 정비 중이었다. 오후 8시 34분 시험원이 실수로 보호계전기를 차단하면서 마지막 남은 외부 전원마저 끊겼다. 외부 전원이 끊기면 자동으로 기동되는 비상 디젤발전기 2대 중 한 대는 정비 중이었고 나머지 한 대는 운행되지 않으면서 고리 1호기는 완전히 ‘블랙아웃’ 됐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대체 수동 발전기가 있었지만 사용법에 익숙하지 않았던 작업자들은 외부 전원 중 1개 회선을 연결, 사고 12분 만에 전력 공급을 재개했다. 문 당시 발전소장 등 간부들은 은폐를 결정한 뒤 당시 근무한 발전팀의 모든 운전원 일지에 발전소 정전 사건의 발생 및 복구 일시 기록을 빼도록 했다. 특히 비상 디젤발전기 기동 실패를 감추기 위해 8일 시험에서 기동되지 않은 사실을 적은 시험관리대장 기록도 조작했다. 은폐는 또 다른 은폐를 낳았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실시한 외부 전원 차단 실험에서도 비상 디젤발전기의 시동이 걸리지 않았지만 추가적인 시험에서 계속 정상 가동하는 것으로 보고했다. 이전에 디젤발전기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숨기기 위한 조치였다. 그 결과 지난 4일 비상 디젤발전기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원전이 재가동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안전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정기검사 항목 57개를 100개로 확대 ▲전력 계통 시험에 대한 안전기술원 입회율을 50%에서 80%로 높이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사고뭉치 된 고리원전1호 폐쇄 검토할 때다

    고리원전1호기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불안감이 극점을 치닫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발전소장과 주요 간부들이 원전 사고 자체를 은폐하기로 결정했다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어제 발표는 고리1호 폐쇄 논란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정밀검사가 필요한 항목만 수십개로 고도의 숙련직도 힘들다는 비상디젤발전기 성능검사 작업을 수습직원이 맡아 충격을 준 데 이어 조직적 은폐 사실까지 드러남에 따라 고리1호에 대한 신뢰는 이제 회복하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최근 “당시 외부 전원이 계속 살아 있었고 다른 대체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될 수 있어서 원전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고 했지만 공허하다. 매뉴얼에 나와 있는 대체교류 디젤발전기 작동법조차 몰랐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고리1호는 1978년부터 가동돼 온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노후 원전이다. 설계 수명 30년이 훨씬 넘었지만 2007년 10년 연장운전 허가를 받아 지금까지 크고 작은 사고를 거듭하며 위태롭게 운영해 오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전원 차단기가 과열로 파손돼 고장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12분 동안이나 전원 공급이 완전 중단되는 초유의 블랙아웃 사태를 빚어 충격을 안겨줬다. 한마디로 ‘사고뭉치’다. 그러니 수명 연장 과정의 의혹이 다시 불거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정부는 수명 연장을 위한 안전성 평가의 핵심인 원자로 압력용기 감시시편(監視試片) 파괴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자 예외규정을 적용, 비파괴검사(초음파검사)로 대체해 편법 논란을 낳은 바 있다. 새로운 원전을 건설하는 데 비해 재가동 비용은 10분의1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한 의미 없는 일이다. 소탐대실이다. 수명 연장의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계속 미적거려 더 큰 재앙을 키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노후 원전에 대한 총체적 점검과 함께 폐쇄조치까지 검토해야 할 때다. 그렇다고 야권과 시민사회 한편에서 주장하듯 무조건·무차별적인 원전반대 정책이 맞다는 것은 아니다. 차세대 신재생에너지를 전면 도입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면 원자력은 ‘징검다리 에너지’(bridge energy)로서 그 효용성을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노후시설 폐쇄라는 원전 안전성 문제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본다.
  • 비상발전기 수리도 안하고 열흘간 원전 재가동시켰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달 9일 정전사고가 발생한 고리1호 원자력발전소를 비상디젤발전기 두 대 가운데 한 대의 고장을 수리하지 않은 채 열흘이나 재가동한 것으로 16일 밝혀졌다. 디젤발전기가 정상 작동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전을 운행한 것은 중대한 안전의무 위반이다. 자칫 일본 후쿠시마 원전처럼 핵연료봉 온도 상승 및 방사능 유출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합격’ 판정을 받은 디젤발전기가 먹통이었던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원전 점검 자체의 신뢰성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지난달 사고 당시 작동하지 않았던 디젤발전기가 현재도 공기를 공급하는 ‘솔레노이드밸브’ 고장으로 복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적어도 한달 이상 고장이 방치될 가능성이 크다. 원전 1기마다 메인 전원이 상실될 경우에 대비, 디젤발전기 두 대씩이 설치돼 있다. 두 대 모두 정상 작동될 때만 원전을 가동할 수 있다. 지난달 5일부터 12일까지 디젤발전기 1은 점검을 위해 해체돼 있었고, 디젤발전기 2도 작동될 수 없는 상태였다. 이에 따라 메인전원이 꺼졌을 때 즉시 가동돼야 하는 디젤발전기 두 대가 먹통인 탓에 곧바로 전력 완전상실인 블랙아웃이 일어났다. 한수원은 디젤발전기 2에 대해 지난달 16일부터 23일까지 점검해 ‘이상 없다.’는 판정을 내린 뒤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10일 동안 원전 가동을 재개했다. 한수원은 사고가 알려진 뒤 “원전 가동 상태가 아닌 점검기간이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전위는 디젤발전기 2의 상태를 볼 때 사고 당시부터 계속 고장 상태가 이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안전위 측은 “디젤발전기 2가 어떻게 점검을 통과했는지 의문”이라면서 “점검 당시에도 제대로 발전기가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안전위는 지난 13일 이후 사고 조사를 위해 고리 1호 원전 가동을 중지시킨 상태다. 특히 당시 디젤발전기 점검 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소속 연구관도 참관했던 전해졌다. 안전위는 디젤발전기 1을 특별점검하기로 했다. 원자력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중 사중으로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던 원전 운영 매뉴얼이 현장 관계자들의 안전 불감증에 의해 얼마나 무력해지는지를 보여 준 사례”라면서 “감시 감독을 맡고 있는 주재관들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고리사고’ 은폐 원인은 한수원 상명하복 조직문화

    ‘고리사고’ 은폐 원인은 한수원 상명하복 조직문화

    #1 “보고 안 한 것은 잘못이지만 원전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왜 이리들 난리입니까.” “수만 개의 부품이 돌아가고 수백명의 직원들이 일하는데 그 정도 고장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한국수력원자력의 한 직원이 불평했다. #2 고리원전 1호기 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이번 사고 직후 “사고를 낸 협력 업체를 ‘원 스트라이크 아웃’시키고 한수원의 모든 일에서 배제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권위적인 모습이 엿보였다. #3 신근정 녹색연합 국장은 “원전 고장에 대한 설명과 자료를 수십 차례 요구했는데도 매번 답은 같다. 보안상의 이유로 알려 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면서 “이번 사고처럼 얼마든지 원전 사고를 은폐하려고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폐쇄적인 곳이 원전”이라며 한전 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원전 전문가들은 15일 ‘고리 원전 1호기 사고 은폐’ 사건의 원인이 한수원의 경직된 권위적 조직문화 탓이라고 지적했다. 안전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고 투명하게 알리는 조직문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 일부에서는 이번 사고 말고도 크고 작은 고장의 은폐 가능성을 주장하며 국내 원전의 전면적인 감사를 요구했다. 2001년 한국전력에서 분리된 한수원은 10년 넘게 고리·영광 등 21개 국내 원전과 전국 14개 양수·수력발전소를 독점 운영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경영진과 직원 간에 ‘상명하복’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국내 원전 운영을 한수원이 독점하니까 현장 직원들은 ‘이직’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한수원에서 한 번 윗사람에게 찍히면 ‘끝’이라는 문화가 팽배해 있다.”고 귀띔했다. 또 “아마 이번 사고도 직원들이 실수를 추궁받는 것을 우려한 나머지 조직적 은폐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리 1호기 ‘블랙아웃’ 당시 근무하고 있던 60~100여명 직원의 입과 귀를 어떻게 막을 수 있었을까 하는 답도 조직문화에 있다. 한수원은 하청업체에 ‘슈퍼 갑(甲)’이다. 원전의 총책임자이자 발주자인 한수원이 운영하는 원전에서 근무하는 협력회사 직원들이 입을 열기는 쉽지 않다. 또 일부에서는 원전 수출을 강조한 MB 정부가 들어선 시점부터 원전 고장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신근정 국장은 “또 다른 은폐가 있을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한수원 독점정보 일반에 공개해야”

    “한수원 독점정보 일반에 공개해야”

    “재발방지 등을 위해서는 한국수력원자원(이하 한수원), 고리원전, 부산시, 기장군, 환경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감시기구 설치가 시급합니다.” ●보안시설 지정 견제세력 없어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전원 공급 중단의 중대사고(블랙아웃)를 맨 처음 안 김수근(52) 부산시의원은 15일 “이번과 같은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국가보안시설이라는 이름 아래 정부와 한수원만 공유하는 고리원전에 대한 모든 정보를 일반에게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해당 지자체와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관리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0일 저녁 부산 시내 한 식당에서 식사 도중 옆자리에서 고리원전 협력사 관계자들이 전력사고 얘기를 하는 것을 우연히 듣고 추가 확인 작업을 벌여 고리원전 사고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 기여했다. ●민관합동 감시기구 설치 시급 김 의원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고의 문제점으로 원전 직원들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기장군민과 부산시민 등이 원전사고에 대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고리원전 측 등은 일본과 달리 고리원전은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해 왔다.”고 꼬집었다. 국비 지원을 받는 민간단체인 ‘고리민간환경 감시기구’ 위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정보 공유 등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원전이 국가보안시설이라는 핑계로 모든 정보가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만 갖고 있고 민간 견제 세력이 전혀 없다.”면서 “고리원전 민간환경감시기구도 모든 절차를 밟아야 접근할 수 있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앞으로는 부산시와 기장군, 민간기구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이들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감시기구 설치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원전사고 은폐는 한수원의 경직된 조직문화 탓

    # “보고 안 한 것은 잘못이지만 원전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왜 이리들 난리입니까.” “수만 개의 부품이 돌아가고 수백명의 직원들이 일하는데 그 정도 고장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한국수력원자력의 한 직원이 불평했다. # 고리 원전 1호기 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이번 사고 직후 “사고를 낸 협력 업체를 ‘원 스트라이크 아웃’시키고 한수원의 모든 일에서 배제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권위적인 모습이 엿보였다. # 신근정 녹색연합 국장은 “원전 고장에 대한 설명과 자료를 수십 차례 요구했는데도 매번 답은 같다. 보안상의 이유로 알려 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면서 “이번 사고처럼 얼마든지 원전 사고를 은폐하려고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폐쇄적인 곳이 원전”이라며 한전 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원전 전문가들은 15일 ‘고리 원전 1호기 사고 은폐’ 사건의 원인이 한수원의 경직된 권위적 조직문화 탓이라고 지적했다. 안전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고 투명하게 알리는 조직문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 일부에서는 이번 사고 말고도 크고 작은 고장의 은폐 가능성을 주장하며 국내 원전의 전면적인 감사를 요구했다.  2001년 한국전력에서 분리된 한수원은 10년 넘게 고리·영광 등 21개 국내 원전과 전국 14개 양수·수력발전소를 독점 운영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경영진과 직원 간에 ‘상명하복’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국내 원전 운영을 한수원이 독점하니까 현장 직원들은 ‘이직’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한수원에서 한 번 윗사람에게 찍히면 ‘끝’이라는 문화가 팽배해 있다.”고 귀띔했다. 또 “아마 이번 사고도 직원들이 실수를 추궁받는 것을 우려한 나머지 조직적 은폐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리 1호기 ‘블랙아웃’ 당시 근무하고 있던 60~100여명 직원의 입과 귀를 어떻게 막을 수 있었을까 하는 답도 조직문화에 있다. 한수원은 하청업체에 ‘슈퍼 갑(甲)’이다. 원전의 총책임자이자 발주자인 한수원이 운영하는 원전에서 근무하는 협력회사 직원들이 입을 열기는 쉽지 않다.  또 일부에서는 원전 수출을 강조한 MB 정부가 들어선 시점부터 원전 고장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신근정 국장은 “또 다른 은폐가 있을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고리1호기 아찔한 ‘블랙아웃’ 한달간 숨겼다

    고리1호기 아찔한 ‘블랙아웃’ 한달간 숨겼다

    지난달 9일 예방 점검 중이던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에서 비상전력까지 완전히 바닥나는 이른바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 무려 12분간이나 지속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2분간의 원전 전원 공급 중단 사태는 지난 1978년 국내에서 원전 상업운영이 시작된 이래 최장시간 사고다. 원자로는 멈춘 상태였지만 핵연료봉이 들어 있었던 만큼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이 같은 상황을 은폐해 오다 1개월이 지난 뒤에야 관계기관에 보고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3일 “한수원이 지난달 9일 전원 공급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12일에야 보고, 1호기 운전을 중단하고 사태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안전위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오후 8시 34분쯤 핵연료 교체와 점검을 위해 가동을 멈춘 고리 1호기에서 보호계전기 시험을 진행하던 중 외부 전원공급이 갑자기 중단됐다. 특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비상 디젤발전기마저 작동하지 않아 발전소 전원은 12분간 모두 끊겼다. 이 때문에 원자로의 냉각수 속에 보관된 핵연료봉의 열을 식히는 순환 펌프도 함께 멈췄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과 비슷한 사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원전과 관련한 모든 이상 상황은 책임 주무부처인 안전위에 즉시 보고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한수원 측은 원인도 모르는 사고를 보고도 하지 않았고, 현장에 파견돼 있던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관리자도 파악하지 못했다. 한수원 측은 “비상이 발동되지 않았고, 전력 공급이 곧 재개돼 보고 시기를 놓쳤다.”고 해명했다. 한수원 측은 지방의회 의원이 조사에 나서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국희 안전위 원자력안전국장은 “은폐나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면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향후 태양폭발로 인한 피해규모, 무려 1116조원”

    향후 10년간 태양폭발로 인해 지구는 수 조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1일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153년 전 ‘캐링턴 이벤트’(Carrington Event : 1859년 9월 1~2일 발생한 사상 최대의 태양폭풍)가 발생했을 당시 세계 곳곳의 무선전신국이 ‘블랙아웃’(정전)된 초유의 사태를 예로 들며, 앞으로 닥칠 태양폭풍이 이와 맞먹는 규모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특히 지구가 과거보다 전자장치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거대한 태양폭발은 엄청난 규모의 금전적 피해를 유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저강도의 태양폭발은 지구 대기층과 하전입자의 충돌로 발생하는 오로라의 형태로도 쉽게 관찰할 수 있지만, 수년간 이어지는 고강도의 태양폭발은 그저 관측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파방해 등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 NAS) 내에 설립한 국립연구회의인 NRC(national research council)가 2008년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캐링턴 이벤트와 맞먹는 규모의 태양폭발이 발생할 경우 발생 당시부터 1년 후까지의 각종 전자기기 보완 및 수리, 이에 따른 대책마련에 들어가는 비용이 최소 1조 달러(1116조 원)에서 최대 2조 달러까지 달할 수 있다. 예컨대 운송, 통신, 금융, 각종 정부관련 서비스 등이 중단될 것이며, 이 같은 현상이 수년간 지속될 경우 천문학적 규모의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예측과학연구소의 피트 릴레이 박사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각종 전자·전파기기에 의존하는 현재로서, 전기나 물이 끊겨 기본적인 일상생활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이와 관련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한편 전문가들은 흑점이 최대로 증가하는 시점이 오는 2013년 5월이며, 태양폭발이 지구에 상당부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스마트TV 트래픽 높지 않다” vs “독점 심각”

    “스마트TV 트래픽 높지 않다” vs “독점 심각”

    스마트TV 인터넷 차단을 놓고 삼성전자와 KT의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두 회사 모두 ‘선전포고’에 나서면서 망 이용 대가를 둘러싸고 한 치 양보 없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가 주장하는 트래픽 과다 등의 내용은 (KT와 삼성뿐만이 아닌) 모든 통신사와 제조사 간의 문제”라면서 “KT는 인터넷 접속 차단을 즉시 철회하고 관련 부처와 함께 지속적으로 만나 왔던 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KT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한 삼성전자는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판매한 스마트TV는 80만대이며, 이 가운데 KT 망을 쓰는 가구수는 30만 가구 정도”라면서 “이들의 불편을 빨리 해소해야 하므로 추가 법적 대응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TV가 기존 인터넷프로토콜(IP)TV에 견줘 5~15배 전송량이 필요해 통신망 ‘블랙아웃’(정전)이 우려된다는 KT의 주장에 대해서도 “스마트TV의 트래픽은 IPTV와 유사하거나 더 낮은 1.5~8Mbps(초당 메가비트)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스마트TV의 실시간 방송은 IPTV와 달리 인터넷이 아니라 일반 TV와 같은 전파를 사용하며, 다시 보기(VOD)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앱) 등만 인터넷을 사용하므로 전송량이 더 적다는 논리다. 이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앱 판매 수수료 수익이 수백만원에 불과했다.”면서 “삼성앱스에서 나오는 수익은 생태계 구축을 위한 용도로 재투자될 뿐 이익을 가져가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이 주도하는 스마트TV 시장에서 누구보다 먼저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한데, 국가기간망 사업자인 KT가 소비자를 볼모로 업체의 발목을 잡는 것은 국익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KT도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올레스퀘어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스마트TV가 활성화되면 대용량 네트워크 독점이 심해져 많은 이용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현재의 스마트TV는 민폐 TV”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KT는 “애플의 경우 사업 초기 단계부터 상호 이해관계자를 고려해 통신사와 계약을 통한 사업 모델로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면서 “글로벌 통신사들 역시 유튜브나 구글 등에 있어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인터넷 서비스에 대해) 과금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만큼 최소한이라도 통신망의 가치를 인정해 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갈등의 핵심인 스마트TV 트래픽 증가에 따른 인터넷 속도 저하에 대해서도 공동 검증을 제안했다. KT는 “삼성 스마트TV 트래픽 측정 결과 20~25Mbps의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를 토대로 계산해 보면 15만대의 스마트TV를 동시에 시청할 경우 KT 중추통신망에 위급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일정 금액만 내면 마음껏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뷔페 음식점이라도 일반인의 몇 배를 먹는 이들이 매끼 찾아와 식사를 한다면 별도의 추가 요금을 받아야 한다는 것과 같은 논리다. KT는 삼성이 협력할 경우 IPTV에 상응하는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고, 망 이용 대가 수익을 농어촌지역을 포함한 낙후지역 통신망 투자 및 정보기술(IT)서비스 제고에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혜정·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CEO 칼럼] 뉴타운, 전력대란 그리고 나비효과/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CEO 칼럼] 뉴타운, 전력대란 그리고 나비효과/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요즘 서울시가 내놓은 ‘뉴타운 정비사업 신(新)정책 구상’이 이슈가 되고 있다. 전체 1300여개 뉴타운 구역 중 절반 정도에 대해 뉴타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핵심으로 뉴타운 정책의 실질적 출구전략이라 할 수 있다. 뉴타운은 2002년 은평뉴타운을 시작으로 추진됐으니 대한민국은 10년간 ‘뉴타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정책이 바뀌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법이다. 뉴타운 정책은 가계 재산목록 1호인 주택에 관한 일인지라 이해관계에 따라 온도 차가 천차만별이다.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지역의 조합원은 희색을 보이고, 안 그런 지역에 집을 가진 쪽은 울상을 짓고 있다. 뉴타운 정책이 퇴출되든, 마을공동체 중시의 정비로 전환되든 기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떤 일을 하기로 했다가 하지 않을 경우 장단과 명암이 반드시 있다. 그동안 개발 논란에 묻혀 소홀히 여기던 문제를 잘 따져 보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노후 주택에 계속 살게 될 주민들, 특히 저소득층 세입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뉴타운 지역이나 재건축 대상 지역에 있는 주택이나 아파트 생활의 가장 큰 불편은 겨울철 난방이라 한다. 난방비가 엄청나게 들지만 춥다고 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에너지 구입비가 총 가구 소득의 10%를 초과하는 ‘에너지 빈곤층’을 120만명 정도로 추정한다. 빈곤 가정이 에너지 빈곤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빈곤 가정 주택의 에너지 효율이 높아야 하는데 현실은 오히려 반대다. 저소득층의 주택 중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해 수리가 필요한 가구는 52만 가구 정도로 추정된다. 노후 주택에서 열 손실이 가장 많은 곳은 바로 유리창과 출입문, 지붕이다. 전문가들은 1970, 8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는 단열 유리로만 교체해도 최대 30% 정도 난방비를 줄일 수 있으며, 현관문만 바꿔도 최소 10% 정도의 난방비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창문과 현관문 수리 등 단열 공사로 70년대 아파트는 난방비를 50% 정도, 80년대는 40%, 90년대는 30% 정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직접 살지도 않고 조만간 철거될 집에 돈을 들일 집주인이 없기 때문이다. 노후 주택에 전·월세로 살고 있는 대다수의 가구에서 전기 난방 매트, 온풍기 같은 전열기가 주된 난방 수단이 된 것은 이런 연유 때문이다. 여름에만 논란거리가 되던 전력대란이 1, 2년 전부터 겨울철에도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55년 만에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닥친 지난 2일 전력 수요가 7383만㎾(예비율 7%)를 기록했다. 최대 전력 수요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월 17일의 7314만㎾를 69만㎾ 넘어선 것이다. 특단의 대책 없이는 전력 예비율 1% 미만이라는 위기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뉴타운 퇴출과 재건축 지연으로 노후 주택의 단열성능 확보가 늦어져 난방용 전기소비가 꾸준하게 늘어 겨울철 전력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칫 뉴타운 퇴출이 ‘블랙아웃’으로 이어지는 ‘나비효과’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책 당국은 노후 주택의 에너지 소비 실태를 파악하고 단열 성능 향상을 위한 개·보수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발전소 건립 재원을 활용할 필요도 있다. 발전소를 몇 기 더 건설하는 것보다 전기 소비를 줄이는 데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즉시 효과가 날뿐더러 오랫동안 지속되기 때문이다. 뉴타운 개발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보면서 너무 오랜 기간 많은 기대와 실망을 반복해 왔다. 뉴타운 정책은 누구를 위해 세웠고, 누구를 위해 없애는지 보다 근본적인 생각을 하길 바랄 뿐이다. 가뜩이나 2월의 이상 한파에 마음이 더 심란하다. 다음 겨울이 오기 전에 추위에 무방비인 집들이 따뜻한 집으로 바뀔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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