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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격성에 없는 말 지어내는 ‘작화증’까지… 술 때문이었네, 그날

    공격성에 없는 말 지어내는 ‘작화증’까지… 술 때문이었네, 그날

    습관적 음주·폭음 뇌 기능 손상 불러감정 기복 심해지고 인지기능 저하폭력성 발현 땐 알코올성 치매 의심‘맥주 2병, 소주 반병’도 간질환 위험“한 번 술 마시면 최소 사흘 금주를” 치매나 정신병적 장애, 간질환, 소화기관·성기능 장애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인격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음식이 앞에 놓였다면 누가 선뜻 먹을 수 있을까. 기원전 4000년 메소포타미아 기록에 등장한 음식, 즐거워도 우울해도 찾는 ‘친구’ 같은 음식, 하지만 독에 더 가까운 이것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 ‘술’이다. ‘한 잔 정도면 괜찮겠지’라며 마구 마신 술이 우리 몸 곳곳을 갉아먹고 종국에는 인격까지 무너뜨리며 개인을 파국으로 몰고 간다. 보건복지부가 술병의 경고 문구를 현행 ‘과음 주의’에서 ‘한 잔 술도 해롭다’로 바꾸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술이 건강에 미치는 해악은 흡연보다 더하다.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 전체에 해를 입힌다. 성원재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16일 “술은 뇌세포 활성을 막고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뇌 앞부분에 위치) 기능을 억제해 폭음 시 ‘주폭’처럼 공격적으로 변하게 한다”며 “계속해서 폭음하면 뇌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치매 환자처럼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절제력과 인지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습관적인 음주로 뇌 손상이 빨라지면 술이 깨도 정상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인지기능 손상으로 일을 하기 어려워지고,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특히 지속적으로 폭음하는 사람에게서 공격성과 폭력성이 나타난다면 알코올성 치매도 의심해 봐야 한다. 임재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일반적인 치매와 달리 알코올성 치매가 초기부터 충동적·폭력적 성향을 보이는 것은 전두엽이 손상됐기 때문”이라며 “소뇌와 뇌간까지 손상되면 떨림, 보행 시 비틀거림, 안구운동장애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치매의 약 70%는 퇴행성 신경질환인 알츠하이머병, 약 20%가 뇌졸중 후유증인 혈관성 치매이며 나머지 10%가 알코올성 치매 등이다. 퇴행성 치매는 뇌 속에 나쁜 단백질이 축적돼 생긴다. 하지만 알코올성 치매는 알코올 자체가 뇌에 독성물질로 작용해 발생한다.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비타민 B1·B2가 몸에 흡수되지 않아 신경세포가 빠르게 망가진다. 비타민 B1 결핍은 신경계 질환인 ‘베르니케 뇌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성 교수는 “베르니케 뇌병증을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못하면 기억장애뿐만 아니라 상상을 현실로 인식하고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작화증’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술만 마시면 흔히 ‘필름이 끊긴다’고 하는 ‘블랙아웃’(일시적 기억상실)을 자주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미 뇌 손상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뇌세포가 파괴되면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알코올성 치매가 의심된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받고 금주 프로그램을 병행해야 한다. 음주는 간질환, 췌장염, 저혈당, 위장장애, 식도염, 위염, 위궤양, 영양장애도 일으키며 심장 기능 이상과 암 발생 빈도도 높인다.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술을 과하게 자주 마시면 회복할 시간도 없이 간세포가 손상돼 알코올성 간질환이 진행된다”며 “간에 이상을 일으키는 알코올 양은 성인 남성 기준 맥주 2병, 소주 반병 정도로 지금도 웬만한 성인은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 번 술을 마시면 최소 사흘 정도 간이 쉴 시간을 줘야 한다. 오주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건전한 음주의 기준은 횟수나 양보다 음주가 어떤 결과를 일으키느냐에 달렸다”며 “스스로 조절할 수 없어 신체·건강이 악화하고,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이 불편을 느끼며 자신 또한 술로 인해 경제·사회적 불이익을 받는다면 이는 건전한 음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 분노 치밀어 난폭 행동, 기억력 저하…국가지도자의 ‘이것’은 치명적

    분노 치밀어 난폭 행동, 기억력 저하…국가지도자의 ‘이것’은 치명적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수단으로 여겨지는 술. 하지만 기억력 저하와 난폭한 행동 등 뇌와 신체에 미치는 심각한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알코올은 뇌에 도달하자마자 신경세포를 억제한다. 특히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는 해마를 방해하면서 음주 중 발생한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현상’을 초래한다. 만성 음주는 더욱 위험하다. 지속적인 알코올 섭취는 뇌 조직을 손상시키고 기억력을 점차 약화시킨다. 심지어 알츠하이머병이나 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 술을 마신 뒤 분노가 치밀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알코올이 뇌의 전두엽 기능을 억제해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음주 후 세로토닌 수치가 감소하면 평소 억눌렸던 감정이 격해지면서 분노와 공격성이 표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음주가 갈등 상황에서 폭력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과음은 건강과 대인 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술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려면 스스로 음주 습관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하루 알코올 40g 이하(소주 3-4잔 정도에 해당), 여성은 하루 20g 이하의 음주량이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알코올 대사 능력이 개인마다 큰 차이를 보이므로 안전한 음주량은 각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지도자의 음주가 남긴 그림자 술은 단순히 개인의 기호를 넘어 판단력과 행동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 서기장과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은 음주로 인해 리더십에 치명적인 흠집을 남긴 대표적인 인물이다. 소련의 지도자였던 스탈린은 측근들과의 술자리를 즐긴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술자리에서 격앙된 감정으로 비합리적인 명령을 내리거나 측근들을 제거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음주로 인해 흐려진 판단력은 그의 폭정에 영향을 미쳤고, 이는 곧 국가적 혼란으로 이어졌다. 술로 인한 감정적 폭발과 독재적 통치 스타일이 맞물리면서 스탈린의 시대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은 음주와 관련된 기행으로 국제적 망신을 샀다. 1995년 미국 방문 당시 만취 상태로 국빈 숙소 앞에서 택시를 잡으려다 경호원에게 제지당한 사건은 유명하다. 또한 술에 취해 비행기에서 내리지 못해 정상회담 일정이 취소된 일도 있었다. 1994년 독일 방문 중에는 술에 취해 예정에 없던 연설을 강행하거나,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지휘봉을 빼앗아 지휘를 시도하는 등 돌발 행동을 벌였다. 이런 행보는 그의 리더십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고, 러시아의 국가적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각기 다른 시대와 체제의 지도자였지만, 술로 인해 흐려진 판단은 곧 국가의 혼란과 국제적 신뢰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경고로 남는다.
  • 애주가? ‘이 증세’ 나타났다면 이미 알코올성 치매

    애주가? ‘이 증세’ 나타났다면 이미 알코올성 치매

    술을 사랑하는 사람을 일명 ‘애주가’(愛酒家)라 부른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 사랑은 알코올의존증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자칫 판단력이 흐려지고 기억이 자주 끊기는 알코올성 치매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우려한 보건복지부는 주류 판매용 용기(술병) 경고 문구를 ‘과음’에서 ‘음주’로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출연자들의 음주 장면을 반복적으로 방송하며 ‘음주 미화’ 논란을 일으킨 MBC ‘나 혼자 산다’에 대해 법정제재인 ‘주의’를 의결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음주에 관대하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제9기 1차 연도(2022년) 결과’를 보면 고위험 음주율은 남성 21.3%, 여성 7.0%로 남성은 전년보다 1.6% 포인트 높아졌고 여성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고위험 음주율은 1회 평균 남성은 7잔(또는 맥주 5캔), 여성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을 최소 주 2회 마시는 비율이다. 최근 1년간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7잔(또는 맥주 5캔), 여성은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 음주한 비율을 뜻하는 월간 폭음률은 남성 48.8%, 여성 25.9%로 전년보다 모두 1.8% 포인트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술이 치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탓이다. ‘블랙아웃’ 반복되면 ‘뇌실’ 가속화…판단력 저하·성격 변화 알코올의존증은 알코올을 장기간 사용하여 알코올과 관련된 문제 행동이 빈번히 나타나고, 알코올 금단 또는 내성 등의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의존증이 심화하면 알코올성 치매 증상의 일종인 ‘블랙아웃’ 즉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반복되기도 한다.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해마의 신경세포 재생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영구 기억으로 저장하기 전의 기억이 임시로 머무는 장소인 해마가 손상되면, 영구 기억 자체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초기에는 이런 뇌의 기능에만 문제가 생겼다가 바로 복구되지만 블랙아웃이 이어지면 뇌의 광범위한 구조 변화가 일어난다. 뇌가 쪼그라들면서 뇌의 텅 빈 공간인 ‘뇌실’이 늘어난다. 실제 미국 웨슬리대 연구 결과 하루 소주 3잔에 해당하는 알코올을 30년 이상 마시면 뇌세포 파괴 속도가 빨라져 뇌의 용량이 평균 1.3% 줄어들고 하루 1잔씩만 마셔도 0.5%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뇌의 기능이 떨어지면 음주 조절 능력이 낮아져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고 폭음의 악순환을 낳는다. 또 뇌의 위축이 기억력과 판단력 저하, 성격의 변화가 동시에 나타난다. 미국 텍사스대 의대 신경과학 및 세포생물학과 연구진에 따르면 잦은 음주는 새로운 신경세포를 만드는 뇌의 성체 줄기세포 성장을 차단하고 사멸시켜 판단력이나 기억력 같은 뇌 기능을 저하시킨다. 장기간의 알코올 섭취가 기억 중추와 함께 사람의 성격이나 감정, 행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알코올성 치매 환자는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에도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는 이유다. 실제로 연구팀이 생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알코올에 자주 노출된 쥐들은 뇌실의 밑부분인 뇌실하대(subventricular zone)의 성체줄기세포가 크게 망가졌다. 뇌실하대는 동물의 뇌에는 종양과 신경퇴행질환으로부터 뇌를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뇌세포가 만들어지는 2개의 뇌 영역 중 하나다. 연구팀은 “성인의 뇌에는 줄기세포가 있어서 새로운 신경세포를 만들어 내지만 알코올로 인해 뇌 줄기세포 자체가 파괴되면 뇌 손상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블랙아웃과 뇌위축, 알코올성 치매로 연결되는 과정을 끊으려면 결국 절주 또는 금주밖에는 방법이 없다. 6개월에 2회 이상 블랙아웃을 경험하고 이후 그 빈도가 잦아진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 CJ온스타일, 사상 첫 방송 송출 중단…송출수수료 협상 교착 탓

    CJ온스타일, 사상 첫 방송 송출 중단…송출수수료 협상 교착 탓

    홈쇼핑 CJ온스타일이 일부 케이블TV에서 방송 송출을 중단하는 ‘블랙아웃’에 들어갔다. TV홈쇼핑 업체와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간 채널 송출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으로 방송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한 것이다. CJ온스타일은 5일 자정부터 딜라이브·아름방송·CCS충북방송에서 방송 공급을 중단했다. 해당 채널에선 ‘CJ온스타일에서 방송 제공을 중지해 방송이 중단되고 있다’는 문구가 뜨고 있다. 그동안 대형 홈쇼핑 4사와 유선방송 간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은 반복됐으나 실제 중단까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에도 송출 수수료 갈등이 벌어지면서 홈쇼핑업체가 SO 등에 방송 송출을 중단한다고 통보한 적은 있으나 막판 협상이 타결되면서 블랙아웃까지 가지는 않았다. 홈쇼핑 업체는 통상 유선방송 측에 채널 사용 명목으로 송출수수료를 내야한다. CJ온스타일은 “케이블TV사의 최근 5년 평균 취급고와 가입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3개사의 감소 폭이 특히 컸다”며 “방송법과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의거한 합당한 송출수수료를 요청했으나 감소세가 고려되지 않은 금액을 제시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방송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케이블사는 디지털 연계가 어려워 시청 환경 개선이 쉽지 않은 고화질 단반향 방식의 8VSB(8레벨 잔류 측파대) 가입자 비중이 높고, 비거주용 법인 이용자가 많아 송출수수료 산정을 위한 규모 파악이 어렵다”고 했다. CJ온스타일은 “방송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 비효율 송출 방식을 더는 감내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케이블TV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케이블TV협회는 “SO의 영업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뿐 아니라 유료방송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국민의 기본 시청권마저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협회 측은 CJ온스타일이 기존 계약 방식과 가이드라인을 무시한 채 60% 이상의 수수료 인하를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는 입장이다. 수수료 자율 조정이 무산됨에 따라 CJ온스타일과 SO 측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꾸리는 대가검증협의체에서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TV홈쇼핑 7개사가 부담하는 송출수수료 금액은 2014년 1조원 정도였으나 지난해 1조 9375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이들 어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270억원으로 전년(5026억원) 대비 34.9% 감소했다. SO도 TV 시청 인구가 감소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 터라 사업자간 자율 협상만으론 해결책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짧고 굵게 10잔” 들이키다 큰일난다…폭음보다 더 무섭다는 ‘이것’

    “짧고 굵게 10잔” 들이키다 큰일난다…폭음보다 더 무섭다는 ‘이것’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소주 7잔, 여성은 5잔을 연거푸 들이키는 ‘폭음’이 위험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의학계에서는 폭음을 넘어 폭음 기준의 2배에 달하는 술을 들이키는 음주 습관을 경고하고 있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등 심각성과 위험성이 폭음보다 훨씬 크며, 이같은 습관이 중장년층 사이에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중 알코올 농도 0.2% 이상으로 치솟아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최근 의학계에서는 폭음보다 더 위험한 음주 습관인 ‘고강도 음주’(high-intensity drinking)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립알코올중독연구소에서는 폭음을 ‘일반적으로 2시간 동안 남성은 5잔, 여성은 4잔의 술을 마시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NYT 등에 따르면 미국 의학계에서는 같은 시간 동안 남성은 10잔, 여성은 8잔을 연거푸 마시는 것을 폭음을 넘어서는 ‘고강도 음주’로 정의하고 있다. 술에 취해 한순간 기억이 끊기는 ‘블랙아웃’ 현상이나 알코올 중독 등이 초래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폭음 이상으로 술을 마셨을 때 나타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의학계에서 폭음보다 심한 음주 습관을 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NYT는 설명했다. 젊은 층에서는 술자리 등 사교 모임에서 분위기를 띄우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같은 고강도 음주에도 거리낌이 없다. 다만 한 연구에서는 19세에서 30세 사이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지난 2주 동안 고강도 음주를 한 빈도’를 조사한 결과 2013년에서 2023년까지 10년 동안 소폭 감소했다. 반면 중장년층에서는 술자리 같은 모임 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고강도 음주에 의존하고, 그 결과 성별을 불문하고 고강도 음주를 하는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NYT는 설명했다. 고강도 음주는 건강을 헤치는 것은 물론, 필름이 끊긴 상태에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강도 음주를 할 경우 혈중 알코올 농도가 0.2%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 폭음을 할 경우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인 0.08%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고강도 음주의 심각성이 크다. 키스 험프리스 미 스탠포드대 교수는 “고강도 음주를 할 경우 기억이 완전히 끊김은 물론 응급실에서 자신과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완전 블랙아웃’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알코올 리서치 그룹’의 카밀리아 루이 박사는 “고강도 음주는 단순히 술을 마신 사람에게만 해를 끼치는 게 아니다”라면서 “폭행과 음주운전, 재산 피해 등 타인에게까지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30男 자제하는데 고령층·3040女 증가우리나라에서도 폭음을 넘어선 ‘고위험 음주’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고령층과 30~40대 여성 사이에서 고위험 음주 추세가 확산하고 있어 당국이 주목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공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의 음주 심층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고위험 음주율’은 남성의 경우 2012년 25.1%에서 2021년 23.6%로 줄어든 반면, 여성은 같은 기간 7.9%에서 8.9%로 늘었다. 고위험 음주율은 주2회 이상 술을 마시고 한 번 술을 마실 때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이상 마시는 것을 의미한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시고 한 번 술을 마실 때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이상 마시는 ‘월간폭음률’보다 기준이 높다. 남성의 경우 이 기간 동안 20대에서는 21.3%에서 18.1%로, 30대에서는 28.3%에서 22.4%로 줄어드는 등 젊은층에서 고위험 음주를 자제하는 경향이 이어졌다. 반면 60대에서는 17.3%에서 23.3%로, 70대 이상에서는 10.1%에서 15.1%로 증가하는 등 고령층에서 고위험 음주율이 높아졌다. 여성의 경우 30대의 고위험 음주율이 11.6%에서 13.2%로, 40대는 8.6%에서 10.7%로 증가했다. 월간폭음률의 경우 같은 기간 남성은 61.7%에서 56%로 줄었지만 여성은 약 31%로 변화가 없었다. 여성의 경우 20대와 40대 사이에서 월간폭음률이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이 제시하는 적정 음주량은 1일 4잔 이내, 일주일에 2번 이내 마시는 것이다. 65세 남성의 경우 소주 반병, 여성과 65세 이상 남성은 소주 2잔 이하가 적정량이다.
  • “솟구치는 피 보고 블랙아웃”…‘후다닥’ 흉기 난동 현장 떠난 경찰들, 해임 확정

    “솟구치는 피 보고 블랙아웃”…‘후다닥’ 흉기 난동 현장 떠난 경찰들, 해임 확정

    2021년 발생한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현장을 이탈해 부실 대응으로 해임된 전직 경찰관들의 해임이 확정됐다. 지난 10일 대법원 1부는 A(50) 전 경위가 인천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고 12일 뉴시스가 밝혔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에 위법 등 특정 사유가 없으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제도다. 인천 논현경찰서 소속 모 지구대에서 근무하던 A 전 경위와 B(26) 전 여순경은 지난 2021년 11월 15일 오후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A 전 경위는 “건물 안에서는 무전이 잘 터지지 않는다”며 무전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빌라 밖으로 나왔다고 주장했고, B 전 순경은 “솟구치는 피를 보고 ‘블랙아웃’ 상태가 됐다”며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경찰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이들 경찰관에게 성실의무 위반 등으로 각각 해임 처분을 내렸다. 해임은 경찰공무원 징계 가운데 파면 다음으로 수위가 높은 중징계다. 해임 처분을 받을 경우 3년 동안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두 사람은 해임 징계에 불복해 각각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B 전 순경에 대한 해임이 확정되는 등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공포심으로 현장 이탈…기본적·본질적 직무 포기” B 전 순경의 사건을 맡은 1심은 “참혹한 범행을 눈앞에서 목격한 뒤 신속한 초동 조치로 범인을 검거하는 등 조치를 취했어야 함에도 공포심 등으로 범행 현장을 이탈했다”며 “이는 경찰관으로서 기본적이고도 본질적인 직무를 포기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A 전 경위 사건을 맡은 1심 재판부는 “직무태만에 해당하고 중과실인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며 해임 처분이 과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2심도 “A씨와 B씨는 권총과 테이저건 등을 갖고 있었고 수적으로도 우세해 가해자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앞서 두 사람은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돼 지난 7월 말 인천지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A 전 경위 등이 현장을 이탈했을 당시 해당 빌라 4층 주민 C(51)씨는 3층에 살던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그는 피해자들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돼 징역 22년의 판결을 확정 받았다.
  • 늦더위에 에어컨 못 끈다, 9월 전력 수요 ‘한여름’ 수준

    늦더위에 에어컨 못 끈다, 9월 전력 수요 ‘한여름’ 수준

    기록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8월이 지나 9월에 접어들었지만, 늦더위가 계속되면서 전력 수요가 한여름 못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둘째 주 전력 최대 총수요는 100GW(기가와트)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1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평일인 지난 9~11일 전력 최대 총수요는 97GW(9일), 99.3GW(10일), 98.5GW(11일)로 집계됐다. 통상 더위가 물러가는 9월에는 전력 최대 총수요도 한풀 꺾이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 9월은 둘째 주 한 때 최대 총수요가 99.3GW로 집계되는 등 한여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9월 둘째 주 평일 총수요가 11일 89.1GW, 12일 88.6GW, 13일 84.4GW 등으로 올해보다 낮았다. 전력 총수요 추계는 전력거래소의 ‘전력시장 내 수요’와 함께 태양광 발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전 직접구매계약(PPA), 소규모 자가용 태양광발전 등 ‘전력시장 외 수요’를 모두 합한 것이다. 전력시장 외에서 거래되는 자가용 태양광 발전 등의 정확한 출력량을 집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력거래소는 예측 오차를 고려해 총수요 추계치를 공개하고 있다. 9월이 절반 가까이 지났지만 밤더위조차 그치지 않은 상태라 전력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과 15일 사이 밤에도 인천과 대전, 목포, 부산, 포항, 제주 등에서 열대야가 나타났다. 9월 최고기온도 신기록 수립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광주(최고기온 34.8도), 경남 통영(34.4도)과 김해(36.5도) 등에서 9월 최고기온 신기록이 새로 수립됐고 9월 중순으로 범위를 좁히면 대구(34.9도)와 울산(33.3도) 등 더 많은 지역에서 신기록이 세워졌다. 전력 당국도 9월 늦더위가 추석 연휴 기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안정적인 전력 수급에 신경 쓰고 있다. 흐린 날씨와 늦더위의 영향을 받는 올해 추석 연휴에는 최저 수요가 47.5GW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 최저수요인 38.4GW보다 높다. 통상 공장 등이 가동되지 않는 추석 연휴 기간에는 전력수요가 낮다. 전력 당국은 이런 점을 고려해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9월 28일~10월 3일) 한국전력,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부발전 및 개별 발전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제주와 육지의 풍력·태양광 발전에 대한 출력제어에 나서기도 했다. 전기는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블랙아웃(대정전) 사태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최저 수요가 예상되는 기간에는 발전량을 줄이는 것이다. 다만 올해 추석에는 태양광 발전 등에 대한 출력제어를 시행하지 않는다. 날씨가 흐려 태양광 발전량이 예년에 비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늦더위로 에어컨 등 냉방 수요가 높은 만큼 발전량을 줄일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다. 전력거래소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추석 연휴 기간 평년보다 높은 수준의 기온이 지속되고 구름이 많고 흐릴 것으로 전망돼 출력제어 대책과 관련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 아이디어맨·전력통·알따남… 산업 정책 이끄는 ‘전방위 등대’ [2024 차세대 공직리더 과장열전]

    아이디어맨·전력통·알따남… 산업 정책 이끄는 ‘전방위 등대’ [2024 차세대 공직리더 과장열전]

    산업과 에너지, 통상, 수출 업무를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실물경제 주무 부처다. 세종청사의 ‘꺼지지 않는 등대’로도 불린다. 1948년 상공부로 출발한 뒤 1993년 동력자원부와 합쳐 상공자원부로 개편됐다. 각 정권의 지향점에 따라 통상산업·산업자원·지식경제부 등 이름을 바꿨다가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로 정착했다. 기획조정실과 산업정책실(산업정책·산업공급망정책·제조산업정책·첨단산업정책), 산업기반실(산업기술융합정책·지역경제정책·중견기업정책)을 현 정부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 출신인 박성택(행시 39회)1차관이 담당한다. 배준형 기획재정담당관 기획부터 산업, 통상, 에너지 등 산업부의 3대 축을 거친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2021년 8월 수소국 창립 멤버로 국내 최초의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 실증 프로젝트 착수 업무를 맡아 수소 산업 기틀을 다졌다. 현재 산업부 곳간을 책임지고 있다. 산업부는 상반기 신속 집행 예산 10조 6000억원 중 8조 6000억원을 집행해 중앙부처 중 최고 집행률(80.7%)을 달성했다. 남다른 친화력으로 국회, 기획재정부의 카운터파트와도 두루 잘 지내는 소통 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알아주는 테니스 고수다. 이원규 산업재난담당관 공직 24년 대부분을 산업(입지·전자·지역산업·디자인·기술·소재) 업무에 몸담은 스페셜리스트다. 업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며 우직하고 군더더기 없는 일 처리가 돋보인다.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땐 태스크포스(TF) 일원으로 주요 민감 품목 선정 및 대응 방향을 총괄하며 피해를 최소화했다. 산업재난담당관으로 근무하며 산업·에너지 분야 재난 대비, 대응을 주도적으로 잘 이끌어 산업부가 올해 평가에서 우수부처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주말에는 아내와 전국의 둘레길을 순례한다. 남경모 산업정책과장 빠른 상황 판단과 날카로운 분석을 겸비한 에이스다. 자동차과장 시절 신속하고 유연한 미래차 전환을 뒷받침하는 ‘자동차산업 글로벌 3강 전략’을 발표했다. 산업정책과장 때는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 ‘신산업정책 2.0’ 등 첨단산업 육성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현재 산업 분야에 인공지능(AI)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전략 수립을 고심 중이다. 선배들의 신뢰가 두텁고 후배들이 커리어 조언을 받고 싶어 하는 1순위로 꼽힌다. 김종주 산업공급망정책과장 산업과 기술정책을 경험한 ‘융합형 전문가’다. 공정거래위원회 2년 파견 근무로 규제정책을 두루 살피는 균형감을 갖췄다. 기술개발과장 때 철강·시멘트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업종의 탄소 감축을 위한 1조원 규모의 탄소중립 기술개발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주도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특정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을 수립했다. 술은 잘 못하지만 술자리에 가면 MC를 맡아 분위기를 휘어잡는다. 신용민 기계로봇제조정책과장 아이디어가 많고 기획력이 좋은 ‘정책기획통’이다. 사무관 때부터 ‘천재’ 타이틀이 따라다녔다.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카이스트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았고 공인회계사 자격증(KICPA)도 있다. 에너지실에서 2011년 9·15 블랙아웃을 수습했고 전기요금 누진제 3단계 개편 등을 맡아 소방수 역할을 했다. 배터리과장 때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해외우려기관(FEOC) 흑연 규정 2년 유예를 이끌었다. 이규봉 반도체과장 강한 인상과 달리 직원들에겐 부드럽고 따뜻한 외강내유형이다.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촉진과장, 호주 상무관, 혁신행정담당관 등 산업과 국제협력, 조직관리를 경험했다. 2021년 소재부품장비시장과장 때 ‘요소수 대란’에 따른 유통 물량 부족을 해결하고 대체 수입처 발굴 등 사태 조기 해결에 기여했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원 정책 마련 업무를 맡아 산업부에서 가장 바쁜 과장이다. 정권 산업기술정책과장 추진력과 설득력을 겸비했다. 현안이 생기면 깊이 공부한 뒤 실무자들에게 명확한 지침을 주는 현장 중심의 학습형 리더로 행시 46회 중 가장 먼저 주무과장인 정책과장을 맡았다. 2021년 첫 과장 보직인 산업기술시장혁신과장 때 중점법안 1호였던 ‘산업디지털전환촉진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기업의 산업데이터 활용을 촉진하는 내용의 이 법안이 국회에 10개월째 계류 중이었으나 반대하는 의원실을 끈질기게 설득했다고 한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주재업무보고 때 ‘족쇄는 풀렸지만 모래주머니는 남아 있다’는 두고두고 회자될 표현을 발표했다. 송주호 지역경제총괄과장 애플 아이폰이 등장하던 2010년 국내에도 다양한 이공계 전공을 아우르는 창의융합형 인재가 필요하다고 보고 ‘한국형 MIT 미디어랩 정책’을 만들었다. 학생 1인당 1억원씩 투자하는 파격적인 교육과정이다. ‘올백 머리’로 강렬한 인상이지만 업무차 만난 모든 사람에게 감사 연락을 돌리는 등 세심한 면모를 가졌다. 지자체까지도 발이 넓다. 지역별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현 보직에 적임자란 평가를 받는다. 임국현 중견기업정책과장 중소기업이 각종 지원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꺼리는 ‘피터팬 증후군’을 막기 위해 범부처 합동 성장사다리 구축 방안을 수립했다. 지방 소재 중견 뿌리기업으로 외국인력(E-9) 허가제를 확대하고 중견기업 전용 펀드를 처음 조성하는 등 현장 목소리를 정책으로 구현한다. 에너지, 통상, 안보정책을 거친 만능 플레이어이자 산업부 대표 패셔니스타다. 양광석 정책기획팀장 2008년 기업 등 전력 수요자가 전력 사용 피크 시기에 정부와 약정한 만큼 전력 수요를 줄이고 줄인 만큼 보상을 받는 수요반응제도(DR)를 처음 도입한 ‘전력통’이다. 전력수급 위기 상황이었던 2012년 전력수급팀장을 맡아 수급관리와 대국민 전기절약 홍보 캠페인을 기획했다. 전력 외에도 무역, 기술시장, 반도체 등을 거쳐 위기관리와 소통에 능하다. 오충종 장관비서실장 돌발상황이 터졌을 때 리스크 관리에 강점이 있는 믿음직한 ‘구원투수’다.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로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침수돼 철강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점검 TF를 20차례 넘게 열고 복구 지원과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권고 사항을 마련했다. 직원 생일을 일일이 챙길 정도로 세심하다. 1년에 40~50권의 책을 읽는 다독가다. 딸을 위해 3년간 88통의 편지를 썼고 이를 묶어 ‘아빠가 생각날 때’란 책을 썼다. 정재환 운영지원과장 조직 관리와 인사 운영에 탁월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2010~11년 차관 비서관, 2015년 인사팀장에 이어 지난해부터 운영지원과장을 맡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신입 직원 부모님 초청행사를 기획해 직원들에겐 자긍심을, 가족들에겐 감동을 줬다. 초대 전력계통혁신과장 시절에는 안정적 전력 수급을 위해 전력망을 보강하는 ‘제1차 전력계통 혁신방안’을 만들었다. 올해 직원들이 뽑은 ‘베스트 간부’로 선정됐다. 박상철 국가기술표준원 지원총괄과장 상황 관리와 조직 관리 분야에 능통해 ‘관리의 신’으로 꼽힌다. 지난해 방위사업청, 한국무역보험공사, 시중은행 등과 협력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방산 수출기업을 위한 수출금융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 차가워 보이는 인상과 달리 온화한 성품을 갖춰 ‘알고 보면 따뜻한 남자’(알따남)로 통한다. 박종섭 국표원 표준정책과장 깐깐한 원칙주의자이지만 본인과 다른 의견에도 열려 있다. 국표원 업무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 기존 ‘기술표준원’ 명칭을 ‘국가기술표준원’으로 변경하는 데 이바지했다. 기술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기술규제영향평가’, ‘국가인증제 실효성 검토’ 등 국표원의 숙원사업을 추진했다. 오유천 국표원 제품안전정책과장 카이스트 박사 과정 중 국제표준 제안에 참여했다가 국표원에 특채로 들어왔다. 제네바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일하는 등 산업 분류에 ‘진심’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설립에 참여하고 1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로봇 분야에도 전문성이 있다. 올해 들어 해외직구 제품 안전성이란 난제를 만나 분투 중이다. 박형민 국표원 시험인증정책과장 산업부에선 전력, 규제개혁, FTA, 무역 등 다방면을 거쳤고 주인도대사관 상무관과 세종시 경제산업국장 등 해외와 지자체 파견 이력이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해외인증지원단을 신설해 수출기업의 해외인증 취득 지원체계를 마련했다. 전민영 국표원 기술규제정책과장 소문난 ‘테니스광’답게 ‘정책 개발은 스트로크처럼 정교하게, 업무 추진은 서브처럼 강력하되 유연하게’가 신조다. 지난해 무역기술장벽 신속대응반을 운영해 우즈베키스탄과 가전제품 통관 협상을 진행해 300억원 규모의 수출이 중단될 위기를 타개했다.
  • “문 열어놔야 손님 들어오는데”… ‘개문냉방’ 자영업자의 딜레마

    “문 열어놔야 손님 들어오는데”… ‘개문냉방’ 자영업자의 딜레마

    전력 소비량 늘고 냉방 떨어져도강남역 상인 “매출 1.5배 차이 나”위반 땐 150만~300만원 과태료2017년 이후 전국 적발 사례 0건 낮 기온이 35도 가까이 치솟았던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신논현역 일대의 케이팝 굿즈 상점, 약국, 화장품 가게 등 매장 58곳을 돌아보니 이 중 25곳(43.1%)은 에어컨을 켜고 매장 문을 활짝 연 채로 영업 중이었다. 가게 옆을 지날 때마다 시원한 바람이 느껴질 정도였다.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올여름 전력 수요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매출을 늘리기 위한 ‘개문냉방’ 영업을 두고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에너지 소비는 늘고, 도시의 열섬효과는 더 심해지는 만큼 정부가 적극 단속해야 한다는 의견과 자영업자의 고충을 이해해야 한다는 반론이 맞선다.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등에 따르면 개문냉방 영업은 불법이다. 위반 횟수에 따라 150만~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2017년 이후 7년간 전국에서 적발된 개문냉방 사례는 한 건도 없다. 18일 서울신문이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개문냉방 영업으로 과태료가 부과된 건 2016년 서울 2건과 대구 1건 등 총 3건이 마지막이었다. 2011년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직후에는 개문냉방 단속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됐지만 코로나19 사태 때 환기하며 영업하는 방식이 자리잡으면서 단속이 어려워졌다는 게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이다. 잠깐 환기차 문을 열어 둔 것이라고 하면 명확히 잡아내기 어렵단 의미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문을 열고 냉방기기를 가동하면 전력 소비가 늘고 공급한 에너지가 그 도시를 더 뜨겁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개문냉방 때 전력량은 66% 정도 더 소모된다. 지난 8일 기준 국내 전력 수요는 95.2GW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반면 상인들은 매장 온도를 23도로 맞추고 문을 열어 두는 게 무더위에 지친 고객을 잠시라도 붙잡는 영업 전략이라고 토로한다. 강남역 인근에서 3년 동안 게임장을 운영한 김모(40)씨는 “개문냉방 시 매출이 1.5배 정도 차이 나니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상점 주인도 “일반용(상업용) 전기요금이 가정용보다 저렴한 편이라도 상인 역시 전기세 걱정을 안 할 수 없는 만큼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전력 더 쓰고 열섬효과 우려에도 ‘문 활짝 열고 냉방’… 7년간 적발 0건

    전력 더 쓰고 열섬효과 우려에도 ‘문 활짝 열고 냉방’… 7년간 적발 0건

    개문냉방 영업 적발 땐 과태료 대상2017년 이후 전국 적발 사례 0건상인 “열어야 매출 올라…영업 전략”전기 66% 더 써…“전기 요금 현실화” 낮 기온이 35도 가까이 치솟았던 15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에서 신논현역까지 일대 상점 58곳을 살펴보니, 25곳(43.1%)은 에어컨을 켜고 매장 문을 활짝 연 채로 영업 중이었다. 이른바 ‘개문냉방’을 하는 케이팝 굿즈 상점, 약국, 화장품 가게, 신발 가게 앞을 지나다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느끼면 발길을 돌려 가게로 들어가는 행인도 볼 수 있었다.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올여름 전력 수요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에어컨을 켜고 영업하는 상점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상인들은 무더운 한여름에 매출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려면 개문냉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강남역 인근에서 3년 동안 게임장을 운영한 김모(40)씨는 “문을 열면 닫을 때보다 매출이 1.5배 정도 늘어나니 어쩔 수 없다”고 했다. 한 잡화 가게 직원은 “명동 지점과 이곳 모두 여름엔 매장 온도를 23도로 맞추고 문을 열어두는 게 영업 전략”이라고 했다.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등에 따라 개문냉방 영업은 불법이지만 소상공인들의 반발을 고려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계도나 단속을 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위반 횟수에 따라 150만~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지만, 실제로 2017년 이후 7년간 전국에서 적발된 개문냉방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18일 서울신문이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개문냉방 영업으로 과태료가 부과된 건 2016년 서울 2건과 대구 1건 등 총 3건이 마지막이었다. 과태료 부과 건수는 2012년 9건, 2013년 4건, 2014년 2건, 2015년 2건을 두 자릿수를 넘은 적이 없었다. 그나마도 대부분 서울에서 적발된 사례였고, 부산에선 2012년 한 건 이후 단속 건수가 없었다. 2011년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직후에는 개문냉방 단속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됐지만, 코로나19 사태 때 환기하며 영업하는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 단속도 어려워졌다는 게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이다. 지자체는 전력 예비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에너지 사용 제한 조치’ 공고를 내릴 때만 단속을 할 수 있다. 산업부는 “2017년부터는 개문냉방 자제 계도를 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소비는 늘고, 도시의 열섬효과는 더 심해지는 개문냉방 영업을 줄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문을 열고 냉방기기를 가동하면 전력 소비가 늘고, 공급한 에너지로 그 도시를 더 뜨겁게 만든다”고 했다.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개문냉방을 하면 전력은 66% 더 쓰지만 전기 요금은 33% 는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전력 소비량에 비해 전기요금 증가율은 절반이라 개문냉방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정부는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 20일째 폭염인데 산업계 휴가도 끝… 13년 만에 ‘전력대란’ 비상

    20일째 폭염인데 산업계 휴가도 끝… 13년 만에 ‘전력대란’ 비상

    예비율 9%로 2년 만에 10% 붕괴기상청 “당분간 35도 무더위 지속” 변동성 큰 태양광… 예비율 높여야전력망 특별법은 국회 문턱 못 넘어56조 넘는 재원 마련 방안도 ‘과제’ 역대급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휴가철이 끝나 전력 소비가 큰 산업 시설의 재가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안정적인 예비전력률(예비율) 척도인 ‘10%’ 선이 2년 만에 무너진 상황에서 2011년과 같은 블랙아웃(대정전)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12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국 전력 수요량은 지난 5일 오후 5시 93.8GW(기가와트)를 기록, 여름철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여름철 최대 전력 수요는 91.1GW(2021년 7월 27일)→93GW(2022년 7월 7일)→93.6GW(2023년 8월 7일)로 해마다 상승세다. 3년 만에 1.4GW급 신형 원전 2기에 가까운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전력 위기 경고등 역할을 하는 예비율도 5일 9%까지 떨어졌다. 2년 만에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2022년 7월 예비율이 7.2%로 떨어진 이래 최저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냉방 사용이 급증한 탓이다.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서울의 열대야는 22일째 이어지고 있다. 1907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세 번째 긴 무더위다. 폭염특보도 지난달 24일부터 20일째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체감온도가 35도 안팎일 것으로 봤다. 통상 전력 수요는 ‘7말8초’에 정점을 찍고 8월 중순이면 내려오는 게 일반적인데 올해는 다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여름 최대 공급 능력이 104.2GW로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블랙아웃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 예비율을 높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면서 “비가 오거나 공기 질이 안 좋으면 태양광 출력이 좋지 않아 변동성이 크다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1년 9월 15일 블랙아웃 때도 그랬다. 정전 전날까지만 해도 예비율이 19.4%로 블랙아웃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수준이었는데 때늦은 무더위로 전력 수요가 폭증해 대규모 정전 사태를 불렀다. 당시 예비율이 5.0% 밑으로 떨어지며 지역별 순환 단전을 실시해 엘리베이터에 승객이 갇히고 생산 시설이 멈추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피해 금액만 610억여원에 달했다. 대규모 정전을 막으려면 충분한 예비 전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전력망 확충을 위한 특별법은 국회 문턱에 가로막혀 있다. 발전소는 대부분 지방에 위치해 전력을 수도권으로 끌어올 송배전망 확보가 필요한데 이를 위한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전력망법)은 21대 국회에서 여야 합의에도 본회의를 통과 못 하고 폐기됐다. 전력망법은 22대 국회에서 재발의된 상태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전력망 적기 확충을 위해 정부·국회·사업자 및 관련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력망 확충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도 필요하다.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전력망 투자 비용은 56조 5000억원으로 산출됐다. 누적 부채가 202조원에 달해 하루 이자 비용만 120억원에 이르는 한국전력이 감당하기에는 힘든 비용이다. 이에 전기요금 인상 등의 대책이 요구되나 주택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5월 이후 동결 상태다. 한국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산업용도 평균 이하다. 한국의 전력 소비량은 세계 7위다. OECD 회원국 중에선 4위다.
  • ‘MS發 블랙아웃’ 피했지만…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MS發 블랙아웃’ 피했지만…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국내 기업들 ‘아마존웹’ 이용률 높아‘빅3’ 의존 낮춘 멀티클라우드 필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오류로 세계 곳곳의 항공·은행·병원·방송 업무가 마비되는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모든 것이 인터넷과 클라우드(가상 서버)로 묶인 ‘초연결사회’의 위험을 노출한 ‘IT 블랙아웃(정전)’이다. 다행히 국내 공공·금융기관은 MS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률이 낮아 피해가 제한적이었지만 한국시장 1위 아마존 등 다른 서비스도 언제든 유사 오류가 생길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9일부터 전 세계를 휩쓴 이번 대란은 미국의 사이버 보안기업 크라우드 스트라이크가 MS 클라우드 ‘애저’의 보안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다가 운영체계(OS) 윈도와 충돌이 빚어져 벌어진 일이다. MS는 이번에 윈도를 사용하는 기기 850만여대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윈도를 사용하는 전체 기기의 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세계는 패닉에 빠졌다.대통령실 관계자는 21일 “피해 상황을 긴급 점검한 결과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보안인증 제도와 보안 솔루션 등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에선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의 항공권 예약·발권 시스템에 오류가 일어나고 일부 게임업체가 통신장애 피해를 본 정도였다. MS 애저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클라우드 서비스(중복 포함)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이용률은 60.2%였다. MS 애저는 24.0%로 2위였다. 글로벌 매출 점유율(아마존 31%·MS 25%)과는 달랐다. 특히 파장이 큰 공공·금융기관의 피해는 전혀 없었다. 해외 클라우드가 국내 공공·금융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과기부의 보안인증(CSAP)을 받아야 하는데 통과한 곳이 없어서다. 과기부 관계자는 “아마존과 애저, 구글 3개 사는 지난해에 CSAP 인증을 신청해 심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국내 공공·금융기관은 네이버나 K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물론 한국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MS에서 발생한 오류가 아마존 서비스에서 일어났다면 후폭풍을 가늠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행정전산망이 ‘셧다운’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올해도 각종 정부 전산망이 다섯 차례 이상 먹통이 됐다. 일부는 프로그램 업데이트에서 비롯됐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면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특히 민간 기업이 과하게 의존하고 있는 AWS에 차질이 생기면 그 피해는 매우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특정 클라우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복수 서비스를 이용하는 ‘멀티클라우드 전략’을 펴야 한다고 말한다. 황 교수는 “빅3(아마존·MS·구글) 위주 사용은 범용성과 호환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피해가 크다”면서 “서비스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한 곳의 회사나 기관이라도 서비스별로 다른 클라우드를 활용해 특정 클라우드가 중단돼도 업무는 이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과기부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2개 이상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47.7%였다. 업체의 사회적 책임을 강제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클라우드 기반 구독 서비스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면서 “문제 발생 시 복구 시간과 보상 내용이 담긴 서비스 수준 이행 약정서(SLA)를 작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용어 클릭] ■클라우드 서비스 각종 자료를 사용자의 PC나 스마트폰 등 내부 저장공간이 아닌 인터넷으로 연결된 외부 서버에 저장해 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다운로드받는 서비스를 말한다. 구름처럼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는 의미로 ‘클라우드’(구름)란 이름이 붙었다. 초창기엔 데이터와 프로그램 저장 용도였지만 최근 기업들은 각종 시스템까지 넣어 둔다.
  • 방송 앞당기고 파는 시간 줄이니 매출 올라…위기의 홈쇼핑 실험 통하나[業데이트]

    방송 앞당기고 파는 시간 줄이니 매출 올라…위기의 홈쇼핑 실험 통하나[業데이트]

    우리 경제의 한 축인 기업의 시계는 매일 바쁘게 돌아갑니다. 전 세계에서 한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위상이 커지면서 경영활동의 밤낮이 사라진 지금은 더욱 그러합니다. 어쩌면 우리 삶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산업계의 소식을 꾸준히 ‘팔로업’하고 싶지만, 일상에 치이다 보면 각 분야의 화두를 꾸준히 따라잡기란 쉽지 않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토요일 오후, 커피 한잔하는 가벼운 데이트처럼 ‘業데이트’가 지난 한 주간 화제가 됐거나 혹은 놓치기 쉽지만 알고 보면 의미 있는 산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업뎃’ 해드립니다.TV홈쇼핑 업계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케이블 방송이 보편화되면서 계속해서 성장해왔지만 TV 시청 인구가 줄면서 매출이 하락세이기 때문이죠.지난 3일 한국TV홈쇼핑협회가 발간한 ‘2023년 홈쇼핑 산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주요 TV홈쇼핑 업체 7곳(GS샵,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공영쇼핑)의 지난해 방송 매출액은 2조 7290억원으로 2022년 2조 8998억원보다 5.9% 줄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3조 1462억원에 비하면 13.3%가 감소한 수치죠. 매출만 그런 게 아닙니다. 연간 영업이익도 지난해 3270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활동이 늘면서 홈쇼핑이 반짝 호황을 맞았던 2020년 7443억원을 찍은 뒤 영업이익이 빠르게 줄었고 5년 새 반토막이 났습니다. TV홈쇼핑의 위기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보편화와 맞물려 있습니다. 더 이상 유료방송을 보지 않는다는 이른바 ‘코드커팅’(cord cutting)에 나선 사람들이 많아진 거죠.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가구의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은 2020년 189분에서 지난해 182분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시간 앞당기고 짧은 시간만 판다 TV홈쇼핑업계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방송의 ‘문법’을 깨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13일 GS샵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쇼미 더 트렌드’의 방송시간을 1시간 앞당겼는데 시청 가구 수가 1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쇼미 더 트렌드는 황금시간대로 통하는 매주 토요일 저녁 10시 30분 시작하는 방송이었는데 지금은 9시 35분에 일찍 시작하고 있습니다. GS샵 측은 “주말 드라마 방송 시간대가 1시간 당겨지고 OTT 이용 증가로 심야 TV 시청률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방송 중에 1~2개 상품을 판매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상품 가짓수도 늘리고 있습니다. GS샵은 패션 방송의 경우 ‘편집숍’ 개념을 적용해 6~7개 아이템을 20~30분씩 소개하면서 호흡을 빠르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6일 패션 상품 방송에서 150분간 원피스, 반바지, 티셔츠, 레인부츠 등 함께 상품을 연속해서 소개하는 방송을 했다고 합니다. 이런 덕에 2개 이상 상품을 구매한 비중은 지난 2분기(4~6월) 17.5%로 작년(10.2%)보다 늘었습니다.롯데홈쇼핑은 지난 3월부터 300초(5분)동안만 생필품을 할인 판매하는 ‘쇼파르타 300’을 시작했습니다. 일부러 시청률이 낮은 평일 오전과 낮 시간에 방송을 배치했죠. 론칭 이후 지난달 중순까지 누적 주문 건수는 4만건, 주문액은 8억원을 넘었다고 합니다. TV보다 커진 모바일 영향력 TV 의존도를 낮추고 모바일을 확대하는 추세도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홈쇼핑 전체 매출액에서 방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6.5%였는데요. 2022년 49.4%, 지난해 49.1%로 2년 연속 절반을 밑돕니다. 모바일 매출 비중이 더 커졌다는 의미인 거죠. 업체들마다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모바일 쇼핑족을 잡으려는 노력이 한창입니다. CJ온스타일은 지난 5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최상단에 쇼트폼 영상이 나오는 ‘숏츠탭’을 신설했습니다. 라이브 방송이 끝나면 인공지능(AI)이 40초 내외 짧은 영상으로 편집해 보여주는 겁니다. 숏츠탭 신설 직후 일주일 간 모바일 앱 유입 고객이 직전 주보다 229% 증가했고 주문 수량도 2배 늘었습니다. 현대홈쇼핑도 방송 직후 AI가 쇼트폼을 만들어주는 ‘숏폼 자동 제작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이를 자체 유튜브 채널 ‘훅티비’에 노출해 상품에 대한 고객 궁금증을 해소하고 구매 전환율을 높인다는 전략입니다. 롯데홈쇼핑은 연애 예능인 ‘24시간 소개팅’ 등을 선보이는 등 자체 제작한 콘텐츠로 소비자가 유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영상 속 출연자들이 사용한 제품이 궁금하면 구매 링크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죠. 홈쇼핑 업계 뇌관, 송출수수료 TV 방송 매출이 감소함에도 홈쇼핑 업체가 방송사업자에게 내야 하는 송출 수수료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업체가 부담하는 송출수수료 금액은 2014년 1조원 정도였으나 지난해 1조9375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방송 매출액 대비 71%에 해당하는데, 1만원짜리 물건을 팔면 7000원 가량이 수수료로 나간다는 말입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TV 시청률은 줄어드는데 송출수수료는 오히려 올라간다”며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방송을 중단해버리는 ‘블랙아웃’이 생겨날 우려가 큽니다. 지난해 송출수수료 협상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못하자 CJ온스타일과 현대홈쇼핑 등 주요 업체가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습니다. 결국 양측이 합의하며 블랙아웃이 현실화하진 않았지만 언제 또 이 같은 위기가 생기는 건 아닌지, 홈쇼핑업계가 자체적인 돌파구로 위기를 상쇄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역대급 폭염이라도 ‘실내 26도 제한’… 얼음넥밴드·쿨링방석 각개전투[관가 블로그]

    역대급 폭염이라도 ‘실내 26도 제한’… 얼음넥밴드·쿨링방석 각개전투[관가 블로그]

    ‘역대 최장’ 폭염이 예고된 가운데 공직사회에선 여름 나기 각개전투가 한창이다. 전력소비량 폭증에 따른 블랙아웃을 막기 위해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실내 온도를 26도로 제한한다. 인사혁신처는 이달 초 ‘쿨 맵시’(반팔, 반바지 등) 의상 착용 권장과 야간·주말 근무 자제령을 내렸다. 하지만 내년 예산을 작성해야 하는 기획재정부와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인 행정안전부가 입주한 ‘유리온실’ 같은 청사 중앙동 근무자를 중심으로 “에어컨 가동 시간을 더 늘리거나 온도를 내려 달라”는 아우성이 쏟아진다. 공무원들의 여름 필수템은 양산과 손선풍기다. ‘얼음넥밴드’와 ‘쿨링매트 방석’도 단골 아이템이다. 환경부 지방청 공무원은 25일 “본부보다 지방청은 더 더워서 대부분 면바지에 리넨 셔츠를 입고 7월에는 모든 직원의 책상에 얼음넥밴드와 손선풍기가 놓여 있다”고 전했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전력 급증과 과열에 따른 화재 우려로 휴대용·책상용 선풍기와 냉풍기, 냉방기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규정을 모르거나 숨겨서 들어오다 적발돼 실랑이를 벌이는 공무원들도 종종 눈에 띈다. 야간·주말 근무 땐 국 차원의 요청으로 에어컨을 틀어 주기도 하지만 인원이 적거나 사전 요청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전국 13개 청사의 여름철 냉방비가 하루 4800만원인데 이 중 세종청사(1~18개동)가 2100만원으로 절반을 차지한다”면서 “과거 휴대용 냉난방기로 불이 난 적도 있고 너도나도 쓰면 전력량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08년 정부서울청사 국무조정실 3개 사무실을 태운 화재는 퇴근 후 안 끄고 간 개인 전열기(방석)가 원인이었다. 양산족도 부쩍 늘었다. 한 경제부처 공무원은 “세종시가 만들어진 지 10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가로수가 빈약하고 그늘이 없어 양산은 필수”라고 말했다. 반바지 등 ‘쿨 맵시’ 복장 규정에 대해 행안부 간부는 “국회 방문, 외부 회의, 민원인 응대 등 만남이 잦은데 공무원 복장 불량 등 ‘품위 유지’ 지적이 나올수 있어 안 입고 만다”고 했다. 김광휘 정부청사관리본부장은 “국회 회기나 예산 심의를 고려해 폭염이 지속되면 추가 냉방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 “또 필름 끊겼네” 과음 탓 찾아오는 블랙아웃, 어떤 영향 있나 살펴보니 (연구)

    “또 필름 끊겼네” 과음 탓 찾아오는 블랙아웃, 어떤 영향 있나 살펴보니 (연구)

    20대에 ‘과음으로 인한 기억상실’(알코올성 블랙아웃)을 자주 겪다보면 기억력과 학습 능력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는 능력에 지속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 휴스턴 소재 마이클 드베이키 VA 의료센터 연구팀은 한 국가연구(NCANDA)에 등록된 12~24세 미국인들을 6년간 추적한 연구를 통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이날 알코올의존증연구학회(RSA)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세라 로키에비치 박사는 “알코올성 블랙아웃은 개인이 단기간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실 때 발생하는 경향이 있고, 그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증한다”고 말했다.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NIAAA)에 따르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운전면허 정지 수준에 달하는 0.08%의 두 배인 0.16%에 도달하면 종종 블랙아웃이 시작된다. 그러나 알코올은 사람마다 이를 흡수하거나 분해하는 능력이 다르다. 따라서 같은 양의 술을 마셨더라도 블랙아웃이 발생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블랙아웃은 의식을 잃는 기절과 달리 깨어는 있지만 음주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중에 기억하지 못하는 현상이다. 이에 대해 로키에비치 박사는 “다시 말해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술에 취한 사람은 나중에 음주 당시 상황의 일부 또는 전체에 대해 순행성 기억상실(anterograde amnesia)을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초기에 주로 얼굴을 인식하는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뇌 기관인 방추상회(fusiform gyrus)가 알코올 누적 효과에 민감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나중에는 과음이 해마라는 뇌 기관이 발달하는 데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해마는 시각, 후각, 청각 등 감각 정보를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폭음 문화가 20대에 흔하다는 데 있다. 한 연구에서 80%의 대학생은 학교에서 적어도 한 번은 블랙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미국 중독센터(ACC)에 따르면 술을 마시는 사람의 약 50%가 일생 중 어느 시점에서 블랙아웃 한 번 이상 경험한다. 로키에비치 박사는 “알코올성 블랙아웃이 시각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뇌 영역의 구조적 성숙을 약화하며, 발달기 막바지에 인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히면서도 “현실 세계에선 (블랙아웃이 누적돼 인지 능력이 저하된 경우) 학교나 직장에서 예상보다 낮은 성과를 보이거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랙아웃의 부작용은 뇌가 발달 중인 청소년과 막 성인이 된 젊은이들에게 특히 심각하다. 알코올성 블랙아웃을 자주 경험하면 미래에 신경 인지적 변화와 맞닥뜨릴 위험이 높다고 로키에비치 박사는 경고했다.
  • 변요한 “변태 연기로 변태한 날 보여 주고 싶었죠”

    변요한 “변태 연기로 변태한 날 보여 주고 싶었죠”

    “변태 연기로 변요한이 변태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배우 변요한(38)이 15일 개봉하는 영화 ‘그녀가 죽었다’에서 배역을 맡은 이유를 재치 있게 소개했다. 그는 영화 속에서 신뢰받는 공인중개사 구정태를 연기한다. 그는 고객이 맡긴 열쇠로 몰래 집에 들어가 남의 삶을 훔쳐보고, 물건을 가져와 자신만의 공간에 전시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이상 욕망의 소유자다.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에게 흥미를 느끼고 관찰을 시작한 구정태는 한소라의 집에 몰래 들어갔다가 그가 소파에 죽은 채 늘어져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구정태의 입장에서 출발한 영화는 중반부부터 한소라의 입장에서 사건을 재구성해 보여 준다. 변요한은 이에 대해 “한소라는 세상이 나를 맞추길 바라고, 구정태는 세상을 따라간다”고 차이점을 소개했다. 비호감 캐릭터라서 반감을 살 수도 있다는 우려에 변요한은 “관객들은 구정태를 어떤 식으로 생각할지 궁금하기도 했다. 초반에 거부감을 느끼다가 보면서 ‘아 맞다. 나쁜 놈이었지’ 하고 뒤늦게 깨달을 것 같다. 이런 논란도 재밌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이번 연기로 ‘나’라는 배우를 확장하고 싶었다. 작품을 끝내면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싶은 호기심도 들었다”고 밝혔다. 두 인물이 치열하게 얽히면서 파국으로 달려가는 영화 후반부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변요한은 “경쾌한 스릴러이자 블랙 코미디”라며 “연출을 맡은 김세휘 감독이 시선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시선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보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변요한은 영화 ‘소셜포비아’(2015)를 비롯해 ‘자산어보’(2021), ‘보이스’(2021), ‘한산: 용의 출현’(2022), 드라마 ‘미생’, ‘미스터 션샤인’ 등 장르와 규모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를 선보였다. 그동안의 행보에 대해 “편협하게 갇히지 않고 싶었다. 마흔 살이 되기 전 숙제라고 정했다”고 말했다. 오는 15일에는 송강호 주연 디즈니+ 시리즈 ‘삼식이 삼촌’에도 비중 있게 나온다. “시청자와 관객 몫이지만 시리즈와 영화 모두 잘됐으면 좋겠다”면서 “요즘 극장이 많이 안 좋다. 마음속으로는 관객들이 좀 더 극장으로 와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먼저 한다”고 했다. 오는 20일부터 이종필 감독의 새 영화 ‘파반느’ 촬영에 들어간다. 8월에는 변영주 감독의 ‘블랙아웃’으로도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 부족해도, 넘쳐도 골치… 그들은 왜 봄철에 정전을 걱정하나

    부족해도, 넘쳐도 골치… 그들은 왜 봄철에 정전을 걱정하나

    한여름이나 한겨울도 아닌데도 전력당국이 ‘비상’이다. 냉난방 수요는 적은데 최근 몇 년간 급증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때문에 전력공급이 넘치는 일이 발생하면서 자칫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처음 도입한 ‘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을 올해는 1주일 더 늘려 6월 2일까지 72일간 시행하는 까닭이다. 전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남아도는 상황이 왜 정전을 야기할 수 있는 문제가 될까. 이병준(대한전기학회장)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23일 “발전량이 수요보다 많아지는 공급과잉 상태가 되면 주파수가 높아지고, 주파수 정격치인 60Hz(헤르츠, 1초에 60번 진동)를 크게 벗어나면 설비가 제 성능을 내지 못하고 연쇄 고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국가 간 전력망 연결이 없는 ‘계통 섬’으로 다른 나라에 과잉 발전력을 전송하는 게 불가능하며 재생에너지 보급 과정에서 소규모 태양광에 대한 관리 사각지대가 존재했다”고 지적했다.전남 나주시 전력거래소의 강부일 중앙전력관제센터장은 “냉난방 수요가 적은 봄철, 특히 산업체가 가동하지 않는 주말에는 전력수요가 더욱 낮아져 출력제어 발생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비상 상황”이라고 밝혔다. 올봄 최저 전력수요는 37.3GW(기가와트)로 전망된다. 2021년 42.4GW, 2022년 41.4GW, 지난해 39.5GW로 매년 감소했다. 가장 큰 이유는 중앙관제에서 벗어난 재생에너지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어서다. 봄철 한낮에 날씨가 맑아 태양광 발전량이 치솟으면 전력당국에 잡히는 전력수요는 급감한다. 소용량 태양광 발전으로 자가 수요를 충족하면 중앙에서 공급하는 전력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기상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높은 태양광 발전량은 수급 관리에 부담이다. 예컨대 지난 13일 오후 1시 우리나라 전체 전력수요(추정치) 중 태양광 발전량 비중은 약 36.4%(22.8GW)였으나 오후 5시에 태양광 발전량 비중은 약 18.9%(11.3GW)로 줄었다. 4시간 만에 약 11.2GW(원전 11기 규모 정도)의 다른 발전원을 추가 가동해야 했다. 강 센터장은 “전력수요를 모니터링하고 주말 비상 근무를 하는 등 직원들이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공급과 수요 차이가 너무 벌어질 것으로 예측되면 모든 발전기를 대상으로 출력을 줄이도록 출력제어를 시행한다. 상대적으로 연료비가 높고 제어가 용이한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발전원부터 출력제어가 이뤄지고, 경우에 따라 연료비가 낮거나 경직적인 원전·연료발전·재생에너지 등까지 참여하게 된다. 일요일 한낮 전력공급을 줄여야 한다고 가정하면 전력거래소는 전국 발전사업자들에게 연락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출력을 10㎿(메가와트) 내려 달라’고 요청한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지만 봄·가을철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력시스템의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생에너지 맞춤형 시장제도 도입과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송전망 등 설비 보강도 병행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제언했다. 전력수급 안정화를 위해서는 모든 발전원이 전력당국의 출력제어에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출력제어는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전기사업자 모두가 공감하고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기획 : 산업통상자원부
  • “치매 걸릴 확률 66%” 이상민, 뇌 건강 적신호 ‘충격’

    “치매 걸릴 확률 66%” 이상민, 뇌 건강 적신호 ‘충격’

    이상민과 김승수의 충격적인 뇌 검사 결과가 전해졌다. 21일 방송된 SBS 예능 ‘미운우리새끼’에서 뇌 검사센터를 찾은 모습이 그려졌다. 김승수가 홀로 술에 만취한 후 힘겨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다음날 숙취가 남아있는 모습에 모벤져스들은 “폐인 같다”며 놀라워했다. 밖에서 술 모임에 4차까지 과음한 것. 회식비는 물론, 지인들의 대리비에 택시비까지 모두 계산한 김승수. 모친은 모니터로 이걸 보며 속상해했다. 모벤져스들도 “취해서 다 냈나 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병원에 온 김승수. 마침 이상민이 공황장애 약 때문의 신경의학과에 온 것이다. 하지만 치매에 대해 검사하러 온 두 사람. 뇌신경센터였다.김승수는 “막상 결심했는데 걱정도 된다”며 “조기 치매에 대해 걱정, 술 때문에 알코올성 치매도 있어, 치매 연령대도 낮아졌다더라, 나라고 피해 갈까”라며 자신의 건강을 장담하지 못했다. 이상민은 “가까이서 치매를 겪었다”며 세상을 떠난 모친을 떠올리며 “치매가 굉장히 무섭다”며 겁에 질렸다. 김승수는 “술 마시고 필름 끊기는 것도 1년 전부터 빈도가 잦아졌다”며 “술 안 먹은 평소에도 건망증이 심해졌다”며 고민을 전했고 이상민도 공감했다. 김승수는 “1년 반 동안 다닌 매니저 이름이 갑자기 기억이 안 났다”며 충격, 늘 부르던 이름이 기억 안 나 깜짝 놀랐다고 했다. 게다가 이상민은 전체 블랙아웃, 김승수는 부분 블랙아웃도 고백했다. 그렇게 불안감을 느끼게 된 두 사람. 진료실에 들어가 전문의와 상담했다. 긴장된 모습이 역력한 모습. 김승수는 “근래 건망증이 심해졌고 상태가 어떤지 궁금하다”고 했다. 무기력하거나 우울감이 있는지 묻자 김승수는 “3년 전부터 휴식 기간이 거의 없었다. 촬영 없을 땐 푸드사업 관련 일을 했다”며 “만약 누가 소원을 물으면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라 말했다. 쉼 없이 일하니 탈진이 온 모습. 무기력감도 느꼈다고 했다. 김승수는 과도한 업무로 수면장애까지 겪는다며 평소 수면시간이 4시간 미만이라고 했다. 늘 수면 부족에 만성피로를 겪는 모습. 이에 전문의는 “수면시간은 뇌의 독성을 청소하는 시간, 수면 부족은 독성 물질을 축적한다. 수면이 부족하면 치매 확률이 30% 높다”며 수면과 치매의 연관성을 전했다. 이들은 뇌 MRI에 이어, 치매 검사를 진행했다. 인지기능 검사도 모두 확인했다. 김승수부터 검사를 공개, 전문의는 중성지방 수치가 150이 정상이라면 460이라고 했다. 정상보다 3배 높은 수치. 콜레스테롤도 높은 상황에 김승수는 충격을 받았다. 전문의는 “지금 정도면 약을 먹는 것이 좋다”고 했고 김승수도 심각해졌다. 전문의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심뇌혈관 위험과 연관이 있다며 “뇌혈관에 기름기가 많이 끼어있는 것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치매가 될 확률이 20%다”고 했다. 또 김승수가 뇌 위축은 아닐 수 있지만 나이에 비해 뇌의 부피가 작다고 했다. 이어 인지기능 검사도 공개, 다행히 결과는 양호했다. 아직까진 인지능력이 균형 잡힌 것. 다행히 심각한 기억력 저하는 없다고 해 안심하게 했다. 건망증 단계였다. 계속해서 이상민의 결과를 공개, 전문의는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머뭇거리더니 “일단 결과부터 말씀드리면…”이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인지기능에서 기억력 점수가 100점 중 4점을 받은 것. 생각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 전문의는 “나이에 비해 기억력 문제가 생긴 상태”라 단도직입적으로 말했고 이상민은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이상민은 경도 인지장애였다. 전문의는 “매년 치매로 진행될 확률은 10…15%, 6년 정도 지나면 2/3 정도 치매가 될 수 있어, 확률 66%”이라며 “지금부터라도 관리해야 하고 치료하면 90% 이상 회복할 수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건 회복 될 수 있다는 것 다행히 뇌 위축은 없다”고 했다.
  • [씨줄날줄] 선거여론조사 블랙아웃

    [씨줄날줄] 선거여론조사 블랙아웃

    4·10 총선을 앞두고 오늘부터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를 알 수 없다. 공직선거법이 선거일 전 6일부터 투표 마감 때까지 정당 지지도나 당선 예상자에 대한 여론조사 발표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블랙아웃’이다. 대세를 추종하는 ‘밴드왜건’ 효과, 열세에 놓인 후보자를 응원하는 ‘언더독’ 효과 등 막판 판세가 표심을 결정하는 현상이 금지가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맹점이 있다. 3일까지 조사한 결과는 금지 기간 전 조사했다는 점을 밝히면 보도할 수 있다. 선거운동이 절정에 달할 때 과거 정보가 제공된다. 발표나 보도만 금지될 뿐 여론조사는 진행된다. 정당이나 언론사는 알고 유권자는 모르는 상황이다. 선진국들은 블랙아웃이 없거나 금지하더라도 기간이 짧다. 프랑스는 7일이었다가 선거일 포함 2일로, 캐나다는 3일이었다가 선거일 당일로 줄였다. 미국, 영국, 일본, 스웨덴 등은 금지 기간이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월 블랙아웃을 폐지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블랙아웃이 폐지돼도 걱정은 남는다. 2014년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 설치, 2017년 선거여론조사기관 등록제 도입 등 관련 규제가 꾸준히 강화됐지만 여론조사가 유권자의 생각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우리나라의 여론조사 응답률은 전화받은 사람 중 끝까지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다. 국제기준은 전화했는데 안 받은 사람 수까지 계산한다. 여심위 홈페이지에 공개된 응답률에 접촉률을 곱해야 국제기준이 된다. 연합뉴스와 연합TV가 어제 발표한 비례정당 지지도 조사의 응답률은 12.4%, 접촉률은 30.4%다. 국제기준 응답률은 3.8%, 즉 100명 중 4명 정도가 응답했다는 뜻이다. 낮지만 같은 날 발표된 다른 언론사의 비례정당 지지도 조사(0.78%)에 비하면 매우 높다. 응답률이 낮을수록 극소수의 적극적 정치 관심층만 응했다는 뜻이다. 응답률을 높이기 위해 응답률 5% 미만 선거여론조사 공표 금지, 성실 응답자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유권자가 여론조사 시점을 따져 보는 기간이 하루나 이틀이면 몰라도 거의 일주일은 무리다. 블랙아웃 축소 또는 폐지도 필요하지만 당장 응답률부터 높여야 한다.
  • “응급실·중환자실 비우면 즉각 처벌… ‘의사 파업방지법’ 만들자”[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4·끝>]

    “응급실·중환자실 비우면 즉각 처벌… ‘의사 파업방지법’ 만들자”[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4·끝>]

    2000년 이후 4차례에 걸친 의사 집단행동으로 피해를 본 이들은 늘 국민이다. 파업으로 환자와 가족들이 겪은 불안과 고통은 병원도, 국가도 보상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지난 7일 기준 누적 1000건을 넘어섰고 수술 지연이 307건에 이른다. 이처럼 국민 목숨줄을 쥐고 단체 행동을 벌인 집단은 의사들이 사실상 유일한데도 대부분 유야무야 넘어갔다. 향후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더라도 생명과 직결된 응급·중증·분만 등 필수 분야 인력은 남기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국민 생명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관련법은 국회에 제출돼 있다. 오는 5월,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임기만료 폐기’를 앞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2020년 11월 의사단체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벌였을 때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의사가 필수의료 행위를 정당한 사유 없이 중단했을 때 보건복지부 장관의 ‘업무개시명령’ 단계를 건너뛰고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필수 유지 의료행위의 범위는 ‘응급의료, 중환자 치료, 분만·수술·투석과 이에 필요한 마취·진단검사’로 정했다.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이 파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집단행동 시 바로 형사 처벌로 가는 ‘패스트트랙’을 마련한 것”이라고 최 의원실은 10일 설명했다.현행 의료법은 필수·비필수의료 구분 없이 의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해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명령을 어기면 1년 이하 의사면허 정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금고형 이상을 받으면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그러나 ‘업무개시명령’이란 중간 절차 때문에 제재를 할 때마다 송사에 휘말렸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는 김재정 당시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과 신상진(현 성남시장) 의권쟁취투쟁위원장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는데, 대법원은 김 전 회장 등에 대해서만 유죄를 확정하고 신 시장 등 의사 3명의 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적법한 업무개시명령 송달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했다. 2020년 전공의들은 명령서 송달을 피하고자 휴대전화를 꺼 놓는 ‘블랙아웃’으로 맞섰다. 필수의료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한해 ‘업무개시명령’ 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처벌로 가는 강력한 의료법을 적용하면 법적 논란을 최소화하면서 집행 강제력을 키워 최소한의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실제 벨기에, 네덜란드, 호주, 뉴질랜드 등은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하더라도 응급실을 비우지 못하도록 한다. 김윤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 교수는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은 최소 인력을 유지하도록 명문화하고 일반 병동을 비운 것인지, 중환자실을 비운 것인지를 구분해 처벌 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료법 개정안은 2021년 2월 소관 상임위에 상정됐으나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의사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복지부는 검토보고서에서 “국민 생명과 긴밀히 관련된 필수유지업무의 지속적 제공을 담보해야 한다는 입법 취지에 공감한다”고 찬성 의견을 냈다. 그러나 의협은 “의료인이란 이유로 정당한 단체 행동 권리를 침해하는 처사는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전체주의적 발상”이라고 반대했다. 다만 필수의료 분야 의사들을 겨냥한 강력한 법적 제재가 되레 필수의료 기피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의 정책위원장은 “가뜩이나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상황에서 중환자실·응급실 전공의의 이탈을 법으로 막아 버리면 응급의학과 등으로는 아예 가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파업 등 집단행동 시 ‘필수유지업무’ 인력을 남겨야 한다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을 적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의사들은 노조가 없어 법 적용이 어렵다. 보건의료인 가운데 노조법을 적용받지 않는 직역은 의사가 유일하다. 노조법은 응급의료 업무, 중환자 치료와 분만, 수술·투석 등을 ‘병원 사업의 필수유지업무’로 규정하고 병원 노동자가 파업하더라도 필수유지업무는 지속하도록 했다.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보건의료노조는 지난해 7월 파업 당시 환자 생명과 직결된 중환자실·응급실·분만실·수술실 등에 70~80%의 필수 인력을 남겼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간호사는 보건의료노조에 속해 있어 교섭과 쟁의행위라는 틀 안에서 투쟁할 수 있는데 의사들은 노조가 없어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주체가 없다”면서 “파업의 주체가 없는데 어떻게 ‘파업’으로 간주해 노조법상 필수유지업무의 의무를 적용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김원영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필수의료 인력을 남기도록 강제하려면 공공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를 따로 뽑아 국가에서 양성하고 관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당장은 현행 의료법이라도 제대로 적용하고 의사들도 직업윤리를 되새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당장 중환자를 보지 않으면 환자가 사망하거나 의료사고가 날 수 있다. 법으로 규율하지 않더라도 소명 의식으로 지켜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의료법에도 엄연히 업무개시명령 제도가 있고 위반하면 벌칙이 있는데도 그동안 정부가 눈감아 줬다. 그러니 의사들이 밑질 것 없는 투쟁을 해 온 것”이라며 “현행법부터 제대로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도 “의사들의 집단행동 행태를 보면 집단 이익과 승리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불법행위를 엄정 조치해야 맹목적 집단행동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단행동으로 의료 현장에 문제가 생기면 병원장이 책임지도록 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의료법에 따라 병원은 입원환자 20명당 상근 의사 1명을 투입해야 한다. 전공의 이탈로 이를 지키지 못하는 병원이 꽤 나오고 있는데, 만약 의료사고가 나면 병원장이 일차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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