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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G영화라면 톱 배우보다 잘 놀 수 있죠”

    “CG영화라면 톱 배우보다 잘 놀 수 있죠”

    영화 ‘퀵’의 주연배우 강예원(31)을 만난 지난 15일, 폭우가 쏟아졌다. 서울 팔판동의 카페에서 만난 강예원은 “(관객 1100만명이 든) ‘해운대’ 시사 때 비가 왔는데 ‘퀵’의 시사 때도 그랬다. 오늘도 비가 온다.”며 활짝 웃었다. 느낌이 좋다는 얘기다. 20일 개봉하는 ‘퀵’은 100억원(순제작비 80억원)이 투입된 액션 블록버스터다. 전설적인 폭주족에서 퀵서비스맨으로 변신한 기수(이민기)는 생방송 시간에 쫓기는 걸그룹 멤버 아롬(강예원)을 방송국에 데려다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웬걸, 가 보니 고교 때 여자 친구 춘심이다. 그때 전화가 울린다. 기수의 헬멧에 폭탄이 장착돼 있고, 30분 안에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폭파시킨다고. 생존을 위해 도심과 빌딩 숲을 헤짚는 질주가 시작된다. ‘퀵’은 블록버스터 전쟁의 복판에 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 ‘트랜스포머 3’와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가 이미 개봉했고, 한국 영화 경쟁작 ‘고지전’이 같은 날 개봉한다. 그런데도 강예원은 자신만만했다. “재미로만 따지면 여태껏 나온 한국영화 중 최고의 오락 영화”라며. →오토바이 헬멧을 계속 쓰고 촬영하는 게 고역이었겠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찍었다. 여름에 너무 숨 막혀 목디스크에 두통까지 생겼다. →스턴트맨이 있지만 위험한 순간이 많았다고 들었다. 언제 가장 힘들었나. -헬멧을 쓴 채 옷을 모두 벗고 샤워하며 펑펑 우는 장면이 있는데 감정이 잡히지 않아 힘들었다. 일각에서 ‘오버 연기’를 지적하던데 결코 오버가 아니다. 머리에 진짜 폭탄이 장착돼 있다고 생각해 봐라. 어떻게 침착할 수 있겠나. 홍상수 감독님 영화 속 인물처럼 연기한다면 어울렸을까. 물론 만화적인 설정이 많아 배우들도 처음엔 손발이 오글거렸다. 하지만 그걸 의식하기 시작하면 관객들이 볼 땐 더 어색하다. 그때부터 난 ‘춘심이로 사는 5개월이 하나도 안 창피해’란 식의 세뇌를 계속했다. →‘해운대’, ‘하모니’, ‘헬로우 고스트’ 등 여러 흥행작에 출연했지만 실질적인 주연은 처음이다. 기획·투자 단계에서 “배우가 약하다.”는 말도 많았는데. -CJ가 돈이 남아돌아서 무모한 캐스팅에 투자했겠나. 윤제균 감독님이 제작하는 것도 컸겠지만 나나 민기씨가 ‘해운대’에서 1000만명을 넘기지 않았다면 캐스팅하지 않았을 거다. ‘해운대’에서 특수촬영을 한 것은 돈 주고도 못할 경험이었다. 덕분에 ‘퀵’에서 또 다른 경험을 했다. (특수효과가 많은 블록버스터) 경험을 안 해본 톱배우보다 현장에서 더 잘 놀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민기씨가 “강예원씨가 비명을 너무 잘 질러 힘들었다.”고 하던데 설정된 리액션인가. -내가 한 건 연기가 아니고 모두 ‘리얼’이다. 음악을 해서 그런지 소리에 예민하다. 폭탄이 터질 때마다 하도 비명을 질러 처음엔 주위에서 걱정하더니 나중에는 ‘(터질 줄) 다 알면서 왜 또 저래’라며 웃더라. 나는 겁이 나 죽겠는데…(웃음). →음악 얘기 좀 해보자. 성악 전공(한양대 음대)인데 왜 진로를 바꿨나.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선명회 어린이합창단 활동을 했다. 대학에 가니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더라(웃음). 중·고교 때부터 가수나 연기를 해보자는 제안을 많이 받았다. 음악으로 연기를 하는 게 성악이라면, 말로 연기를 하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어른이 된 뒤 진로를 결정하고 싶어서 당시 기획사 제안은 모두 거절했다. →2004~2007년 사이 경력이 비었던데. 또래 배우들에게 뒤처지는 초조함은 없었나. -휴학했던 대학을 다시 열심히 다녔다. 연극영화과가 아니어서 봐주는 것도 없고 1주일 내내 레슨받고 빡빡하게 살았는데 재밌더라. 작품이 들어오긴 했는데 안 끌렸다. 크게 초조하지는 않았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형 기획사에서 가수 제의도 받았지만 거절했다. 그땐 연기에 대해 뭘 알았던 것도 아닌데 왜 그리 고집을 피웠는지 모르겠다. 하하. →혈액형이 O형인데 실제 성격은 어떤가. -밝고 긍정적이다. 다 잘될 거라고, 할 수 있다고 늘 다짐한다. 부정적인 생각은 싫다. 험담도 싫다. 사랑하며 살기도 빠듯한 세상 아닌가.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그때그때 푼다. 솔직한 편이다. →출연작들마다 흥행이 잘됐다. 선구안이 좋은 건가. 운인가. -운명인 것 같다(웃음). (시나리오를) 고를 입장도 아니고, 몇 개 오지도 않는다. 그중에 진짜 하고 싶은 것만 한다. 내가 보고 싶은 영화가 최우선 선택 기준이다. 슬프고 우울한 영화는 힘들다. ‘블랙스완’을 보고 1주일 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다. 반면 ‘파수꾼’은 좋았다. 또래 친구들의 미묘한 감정선에 공감이 갔다. →‘고지전’과 같은 날 개봉인데. -‘퀵’이 이겼으면 좋겠다. 영화계에서는 한국 영화가 두루 잘돼야 한다고 하지만, 남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다(웃음). →킥복싱을 배운다고 들었다. -(이종격투기 선수) 노재길 선생님께 5개월째 배우고 있다. 액션 영화를 할 수도 있으니 시간 있을 때 발차기라도 다듬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재능이 있더라(몇 차례 시범을 보이는데 운동한 태가 났다). 선생님이 “(권투 챔피언에 오른 배우) 이시영씨보다 더 잘할 수 있다.”며 본격적으로 대회에 나가 보자고 했다. 나도 그러고 싶다. 스파링부터 하고 싶은데 매니저들이 사색이 된다(웃음). →롤모델은 누구인가. -극과 극을 오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김하늘 선배의 희극 연기와 전도연 선배의 비극 연기, 하지원 선배의 액션 연기를 닮고 싶다. 장점을 요리조리 갖춘 종합선물세트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욕심이 많아서 힘들기는 한데, 욕심이라도 부려야 선배들 절반쯤 쫓아간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3) 원숭이 앞에선 사시안경 써라?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3) 원숭이 앞에선 사시안경 써라?

    3차원 영화 선풍을 일으켰던 ‘아바타’(오른쪽)를 보면 지구인과 나비족(族)이 처음 만났을 때 “아이 시 유(I see you)”라고 인사를 한다. ‘난 당신을 봅니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속 나비족은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진실을 읽는 능력을 지녔다. 하지만 보통의 한국 사람들은 빤히 눈 마주치는 걸 부담스러워한다. 만일 나비족과 마주친다면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 같다. 나도 개인적으로 상대방과 대놓고 눈을 마주치는 데 젬병이다. 내게 동물들이 편한 이유 중 하나가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내가 안 본다기보다는 녀석들이 먼저 내 눈을 피해 버린다. 대개의 육식동물들은 ‘양안시’(兩眼視)로 앞을 노려보는 구조를 갖고 있다. 육식동물은 먹이를 발견해서 사냥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양쪽 시야의 포개지는 부분이 넓어 거리감과 입체감이 좋아야 한다. 반대로 초식동물들은 자세히는 못 봐도 사방을 두루 볼 수 있는 넓은 ‘단안시’(單眼視)를 갖고 있다. 그래서 주로 옆으로 비켜서서 한쪽 눈으로 상대방을 쳐다본다. 죽을 각오를 하고 공격할 때만 똑바로 본다. 육식·초식 동물 모두에게 누군가 자기를 똑바로 쳐다보는 것은 선전포고 혹은 공포를 의미한다. 벵골호랑이 보호 구역에 사는 인도 사람들은 이것을 이용해 숲 나들이를 할 때 머리 뒤에 눈이 아주 크고 웃는 사람 얼굴의 가면을 쓴다. 호랑이가 이걸 보면 자기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웃으면서 쳐다보는 아주 강한 사람으로 알고 피해 간다고 한다. 어느 동물원에서는 원숭이사 앞을 지날 때 특수한 안경을 빌려 준다. 안경 낀 사람의 눈이 사시(斜視)로 보이도록 해 주는 안경이다. 이걸 끼면 관람객이 원숭이를 똑바로 쳐다보더라도 원숭이는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관람객을 두려움 없이 대할 수 있게 돼 관람객들은 좀 더 자연스러운 원숭이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다. 언젠가 밭이나 논에 부엉이 눈 풍선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 역시 시력 좋은 새의 두려움을 유발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요즘엔 통 그런 것이 안 보인다. 필시 새들이 적응해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아바타에서 본 나비족의 눈은 표범(왼쪽)의 눈과 무척 닮아 있다. 노란 홍채에 검고 둥근 눈동자. 그런데 표범은 나비족과 달리 빤히 쳐다보면 으르렁댄다. 눈의 생김새는 같아도 성정까지 같지는 않은 것이다. 언제부턴가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에티켓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거기에 적응이 안 된다. 역시 새것보다는 옛것에 더 어울리는 사람인 모양이다. 글 사진 최종욱 수의사 광주우치동물원수의사 lovne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한국인은 일본이나 중국 사람과 어떻게 다른가요? 겉보기엔 다들 비슷한데….” 파란 눈의 친구가 있는 사람이라면 한두 번쯤 이런 질문을 받아 봤을 것이다. 사실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은 동양인의 얼굴을 쉽게 구분하지 못한다. 나이도 잘 가늠하지 못한다. 하지만 누군가 나한테 중국 사람처럼 생겼다거나 일본인처럼 행동한다고 말하면 그걸 썩 달갑게 받아들이긴 어렵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과 중국, 일본은 분명히 다른 역사를 가진 다른 나라이고 말도 다르며 국민성도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중·일만큼이나 다른 배경을 가진 나라들이 하나로 묶여진 동네가 있다. 지역은 유럽, 이름은 유럽연합(EU)이다. 1957년 유럽경제공동체 출범 기준으로 반세기 이상 시간이 지났다. 그들은 같은 화폐를 쓰고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든다. 그렇다면 오래전부터 내려온 그들 각각의 민족 감정이나 국민 의식 같은 것들도 빠르게 옅어지고 얇아지고 있는 것일까. 서울신문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한·중·일 국민 사이의 미묘한 경쟁의식이나 차이점이 EU 내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일어나는지 궁금증을 풀어 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영국 최고의 프랑스 전문가인 ‘폴 웨스트’를 만나 직격 인터뷰를 했다. 웨스트는 영국인 스티븐 클라크가 2005년 출간한 소설 ‘똥 속에서의 1년’(A Year in the Merde)의 주인공으로, 프랑스인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프렌치맨’ 속으로 뛰어든 열혈 ‘잉글리시맨’이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 뒤편의 한적한 거리에서 웨스트를 만났다. 인터뷰 내내 웨스트는 ‘정말 어이없다’는 표현을 습관처럼 사용했다. 1년이라는 시간을 프랑스인들 틈바구니에서 보낸 27세 청년은 여전히 파리지앵을 이해하지 못했다. →영국과 프랑스를 강타한 소설의 주인공을 만나게 돼서 영광이다. 벌써 6년째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내 이름은 폴 웨스트. 27세다. 영국 런던 출신이다. 프랑스의 레스토랑 체인에서 영국 홍차 프랜차이즈 사업부를 맡아 1년간 일했다. →당신의 이야기는 9월에 시작해 5월에 끝난다. 제목엔 ‘1년’이라고 써 있는데 나머지 3개월은 어디 갔나. -프랑스에서의 1년이지 않은가. 프랑스어를 쓰는 사람들의 1년은 9월에 시작한다. 다른 나라는 전부 1월에 시작하지만. 9월 첫째 주 월요일이면 샹젤리제 거리에서 마치 신년 축하 키스를 나누는 듯한 광경을 볼 수 있다. 수백 쌍이 늘어서서 말이다. 그런데 그 키스의 이유가 “이제 휴가가 끝났으니 아쉽다.”는 것이란다. 정말 어이없지 않나. 소설을 5월에 끝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때가 휴가가 시작되는 때라서다. 뭐 한 3개월간은 나라 전체가 멈춘다고 보면 된다. 아! 여름에 파리가 붐비는 이유? 그 사람들 중에 프랑스 사람은 거의 없다. 다 관광객이지. 휴가가 끝나자마자 “내년 휴가에는 뭘 하지?”라는 생각만 하고 사는 사람들을 데리고 책임자로 일하면서 고생 엄청나게 했다. →책 제목이 비위생적이다. 그냥은 ‘똥’이고, 고상하게 말해 봐야 ‘대변’ 정도인데, 굳이 제목에 그걸 넣은 이유가 무엇인가(불어 ‘Merde’는 ‘제기랄!”, ‘빌어먹을!’ 정도의 의미를 갖는 가벼운 욕설로도 프랑스에서 널리 사용된다.). -처음 파리에 도착하고, 회사 면접을 보고 인사를 나누고 하나하나 적응해 가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어디에선가 애완견들이 나타나 내 가방에 실례를 하고 도망갔다. 주인도 같이 있었는데. 내가 파리에서 낯설고 어이없는 일들을 겪을 때마다 그때 기억이 나를 떠나지 않았다. 결국 난 그 기억 속에서 1년을 산 거다. →한국에서는 프랑스 사람들이 영어를 잘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영어가 모국어인 입장에서 실제로 들어 보니 어떻던가. -아, 프랑스 사람들도 영어를 잘한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다만 내가 알아들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정말 웃기는 건 자기들끼리는 그걸 알아듣는다는 것이다. 특유의 악센트는 둘째치고 자기네 알파벳 읽듯이 영어 단어를 읽을 거면 그냥 프랑스어로 얘기하는 게 낫지 않겠나 싶다. 부하 직원 중에 하나는 분명히 자기가 영어를 한다고 주장하는데, 아무리 봐도 걘 헝가리어를 하고 있었다. →책에서 보면 당신은 부하 직원들이 꽤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전혀, 100%, 결코, 한 톨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날 책임자로 스카우트하면서 나한테 직원을 뽑을 권리를 안 줬다. 참고 봐주려고 했더니 내는 아이디어마다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첫날 회의에서 밑에 직원들이 카페 이름을 ‘내 차는 부자다’(My tea is rich)라고 짓자고 주장하는데, 확 다 부숴 버리고 싶었다. 내가 며칠 동안 저건 문법상으로 영어가 아니라고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를 못 하더라. 그래서 보스한테 팀을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원하는 팀을 꾸렸나. -웬걸. 팀원을 바꿔 달라고 했더니 갑자기 보스가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말라고 펄쩍 뛰더라. 팀원을 자르면 회사 직원 전체가 파업을 하고, 그게 비슷한 업종 종사자들의 파업을 유도하면서 사회문제화되고 프랑스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고 했다. →에이, 말도 안 된다. 지나친 비약 아닌가. -그땐 나도 정말 말도 안 되는 어이없는 주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프랑스인들은 파업을 거의 스포츠로 생각한다. 당연히 누구나 해야 하고, 재미도 있는 일이라고 느낀다. 아마 프랑스인들을 대상으로 ‘좋아하는 스포츠’ 설문조사를 한다면 1위는 ‘페탕크’(금속과 나무공을 던져서 가깝게 만드는 게임)가 분명하다. 영국에선 노인들이나 하는 스포츠인데 이걸 그렇게 좋아한다. 그 다음이 아마 파업일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파업을 하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지하철이랑 버스 파업을 하는데 승객들한테 알려 주지도 않는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다 좌절한 기분, 당신도 아는지 모르겠다. →영국도 가끔 지하철 파업을 하지 않나. 그리고 프랑스 국민들은 파업에 대해 별다른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하하. 정도가 있는 법이지. 프랑스인들이 파업을 참는 건 자기도 다음에 이 즐거운 스포츠를 즐겨야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게 분명하다. 어느 정도냐 하면 식당에서 서빙을 하던 웨이터가 갑자기 디저트 차례를 남겨 놓고는 “파리의 웨이터들이 오후 1시부터 파업을 하기로 했다.”면서 가버린 적도 있었다. 그 이유가 뭐였는 줄 아나. 유로화가 통합된 이후에 사람들이 팁을 1유로 동전으로 주면서 예전에 프랑 동전을 받을 때보다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란다. 그래 갖고 파업을 하면 과연 손님들이 2유로 동전을 주겠는가. 완전히 파업을 위한 파업이다. 게다가 불친절하기 짝이 없는 프랑스의 웨이터들은 이미 계산서에 15%의 봉사료를 받고 있다. →달팽이(에스카르고) 음식에 도전하는 얘기도 인상적이었다. -그게 인상적이라는 건 당신도 끔찍하게 여겼다는 얘기지? 살아 있는 채 찜통에 집어넣고, 소금을 치고. 거참 그걸 왜 먹는지 아직도 이해를 못 하겠다. →책을 몇 권 써도 할 얘기가 끝도 없이 나오던데, 실제 만나 보니 정말 맺힌 게 많나 보다. -이왕 인터뷰를 하는데 한 가지만 더 얘기하자. 혹시 ‘사데팡’(Ça dépend·그때그때 다르다는 뜻)이라는 말을 아는가. 아시아 친구들은 그게 프랑스에서 제일 싫은 거라고 하던데. 프랑스 애들은 무엇을 하든 처음에는 안 된다고 고개를 가로젓지만, 몇 번 조르면 오히려 안 되는 경우가 드물다. 유학생들, 특히 아시아인들 사이에서는 “체류증 연장 신청을 하러 갈 때 아침에 부부싸움 한 공무원 앞에 서면 안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과장이 섞이긴 했지만 나이와 성별, 학력까지 모두 같아도 담당자의 기분에 따라 허가가 날 수도 있고 거절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망할 놈의 사데팡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상처를 받아야 하나. →영국과 프랑스가 예전부터 견원지간이라고 하지 않나. 당신이 자꾸 이렇게 말하는 건 기본적으로 프랑스인을 싫어하기 때문 아닌가. -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사실 EU라는 게 말이 안 된다. 우리 식민지에 불과했던 미국이 세계의 맹주 노릇을 하고 있고, 아시아까지 치고 올라오니까 함께 뭉쳐서라도 잘살아 보자고 만든 건데, 이게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우선 프랑스랑 이탈리아를 보자고. 우리가 보기에 둘은 너무 비슷해. 자기들 음식이 세계 최고라고 하고, 와인이랑 커피라면 환장하고, 휴가 긴 것도 비슷해. 슈퍼마켓에서 줄이 절대 줄어들지 않는 것까지 똑같단 말이지. 근데 프랑스 친구들은 이탈리아인들이 어디에나 출몰하고 시끄럽고, 친한 척하면서 엉겨붙는다고 욕하기 일쑤거든. 반대로 이탈리아 친구들은 프랑스인들이 쓸데없이 딱딱하게 굴고, 음흉하다고 욕하는 게 일상이지. 프랑스 친구는 남한테 얻어먹는 걸 치욕스럽게 여기지만, 이탈리아인들은 집에 초대를 못해서 난리를 치거든. 심지어 잘난 조상 덕에 먹고사는 것까지 똑같은데 말이지. 아마 둘이는 서로 너무 닮아서 참지를 못하는 것 같아. 이렇게 다들 다른데 똑같은 화폐 쓰고 국경 없애면 다같이 뭉쳐서 밝은 미래를 열어 나갈 수 있을 거란 안이한 발상 자체가 문제였던 거지. →영국 얘기는 전혀 안 하고 있는 것 아는가. 사실 영국도 프랑스나 이탈리아보다는 부지런한 편이지만 독일 사람들이 보기에는 게으른 나라 아닌가. -독일 애들은 지나치게 꽉 막혀 있는 거고. 간단한 서류 하나 잘못됐다고 사람을 붙잡아 두거나 일을 중단시키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하고 어떻게 같이 일을 하나. 뭐 이러고 저러고 다 떠들어 봐야 소용없다. 어차피 이미 EU로 뭉친 거 다시 돌리기도 쉽지 않을 거 같은데, 빨리 해결책을 찾아야지. 근데 도청 범죄자나 키우는 우리 정치인이나, 스캔들에 시달리는 이 나라 대통령이나, 어린 여자애 돈 주고 사서 문제 생긴 옆동네나 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러니 답이 없는 거다. 정치인이 바로 서야 나라가 서는데. →사실 그건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누구랑 누구랑 다르다는 얘기만 했는데, 전 세계가 같은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사실 내가 1년 동안 파리지앵으로 살면서 느낀 게 바로 그거다. 당신이 나의 독설을 원하는 것 같아서 안 좋은 경험만 추려 얘기하긴 했지만,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결국엔 다 맞춰 살아야 하는 것 아니겠나. 다만 나를 만든 스티븐 클라크도 돈은 벌어야 하니까, 심지어 책도 잘 팔리는 상황이니까 당분간은 그러려니 하고 읽으면서 마음껏 웃어 줬으면 좋겠다. (이 책은 과장과 풍자로 채워진 책이고 실제 지은이의 직업도 방송 코미디 작가다. 프랑스의 실제 모습이 이와 일치한다는 뜻은 아니니 절대로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편집자 주) 파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스티븐 클라크 영국의 언론인. 10년 가까이 프랑스 파리의 언론사에서 일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2005년 쓴 소설 ‘똥 속에서의 1년’(A year in the merde)을 출간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폴 웨스트는 그가 경험한 내용을 보여 주는 실존 인물에 가깝다. 당초 친구들에게 주기 위해 200부만 찍었던 책인데 출판사의 제안으로 공식 출간됐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6년째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클라크는 현재 라디오 방송의 코미디 작가로 활동 중이다. ●참고문헌 똥 속에서의 1년/ A year in the Merde (스티븐 클라크/ 블랙스완) 프랑스인을 혐오한 1000년/ 1000 Years of Annoying the French (스티븐 클라크/ 블랙스완) 달팽이에게 말하기/ Talk to the Snail (스티븐 클라크/ 블랙스완)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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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2)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2)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푹푹 찌는 더위가 이어지면 동물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심하면 생리 장애를 일으킨다. 보통 소는 5∼20도, 돼지는 15∼25도, 닭은 16∼24도의 기온을 좋아한다. 농촌진흥청 조사여서 가축들의 연구 결과만 나와 있지만 동물들도 사람처럼 30도 넘는 날씨는 반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마철과 같은 높은 습도의 날씨도 동물을 못살게 군다. 사람에게 불쾌지수가 있듯 동물에겐 열량지수가 있다. 열량지수는 기온과 상대습도(%)를 곱해 계산한다. 보통 가축은 1000∼1500 사이가 적당하다. 예를 들어 기온이 30도, 습도가 80%일 경우 열량지수는 2400(30도X80%)이 된다. 열량지수가 2300을 넘어서면 가축이 열사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장마에 무더위가 겹치는 이맘때가 동물들로서는 가장 힘든 때다. ●발목 높이 전체 다리 길이의 절반 하지만 삼복더위에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독한 놈이 있다. 더위의 절대강자 낙타다. 낙타의 몸 곳곳에는 무더위에 의연할 수 있는 비결들이 숨어 있다. 우선 낙타는 발목의 높이가 어느 동물보다도 높다. 다리 길이의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낙타 사진을 보여 주고 “무릎이 어디일까요?”라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발목을 짚는다. 이렇게 발목의 위치가 높이 있는 것은 사막의 강한 복사열을 피하기 위해서다. 낙타는 60~70도에 이르는 사막 지면보다 10도 정도는 시원한 곳에 몸통을 둘 수 있다. 더위를 피해 ‘하이힐’을 신었다고 볼 수 있다. 낙타는 또 변온동물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체온의 변화가 심하다. 한낮 무더위에는 자기 체온을 41도까지 높였다가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는 34도까지 낮춘다. 체내 수분이 땀으로 낭비되지 않도록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다. 쉬지 않고 한번에 마실 수 있는 물의 양도 100ℓ에 이른다. 웬만한 승용차 기름 탱크의 두 배 수준이다. 이 정도 물을 한꺼번에 마시면 대부분 동물은 그 자리에서 죽는다. 급성 물중독 탓이다. 몸에 다량의 물이 일시에 유입되면 나트륨 등 체액의 전해질 농도가 급격히 낮아져 심장부정맥이나 뇌부종 등을 일으킨다. ●날씬한 몸매도 더위 퇴치에 한몫 낙타가 더위에 강한 또 다른 이유는 날씬한 몸매에 있다. 동물이건 사람이건 뚱뚱하면 땀을 많이 흘린다. 두꺼운 피하지방 때문에 몸 밖으로 열이 잘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몸은 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지만, 사막 동물에게 수분 낭비는 치명적이다. 또 낙타는 몸 전체에 필요한 지방을 등 쪽에 몰아넣고 필요할 때마다 빼 쓰는 재주를 지녔다. 통상 몸 전체에 체지방이 퍼져 있으면 체지방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열이 체온을 높이는데 이걸 막기 위한 것이다. 이도 저도 안 될 때 사용하는 마지막 ‘지저분한 필살기’도 있다. 오줌을 제 몸에 싼다. 더울 때 마당에 물을 뿌리면 잠시 시원해지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하지만 서울대공원에 가도 어지간해서는 이 필살기를 목격하기는 쉽지 않다. 낙타에게 한국의 삼복 날씨는 서늘한 사막의 밤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1)술 취한 원숭이들이 늘고 있다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1)술 취한 원숭이들이 늘고 있다

    인기 TV 동물프로그램에서 전화가 왔다. 원숭이들이 술이 든 음식을 좋아해 그걸 먹고 취해 돌아다닌다는데, 혹시 듣거나 경험한 적이 있느냐고 했다. “글쎄요…. 우리 동물원 원숭이들은 과일, 야채만 먹는데요. 관람객들이 던져 주는 과자류 외에 색다른 걸 먹는 건 못 봤습니다.” 이렇게 답한 뒤 인터넷으로 술 취한 원숭이를 검색해 봤다. 어떤 사람이 자기가 기르던 원숭이에게 장난으로 술을 먹였는데 나중엔 음주벽이 붙어 주인보다 더 취해 돌아다닌다는 내용이었다. 동네 사람들에게 안주를 달라고 보채거나 물어뜯는 등 주정을 부린다고까지 돼 있었다. 비슷한 맥락으로 아프리카 야생 코끼리들이 술에 취해 원주민에게 난동을 피우는 사례들이 있으며 ‘밀주’의 원천은 발효된 과일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그걸 읽고 나니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던 게 새삼 기억났다. 전남 해남군 흑석산에 유래를 알 수 없는 일본원숭이 한 마리가 5년 동안 야생으로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소방서에서 “원숭이가 지나는 사람들을 위협하는 등 너무 난폭해졌는데 심각하면 생포를 해야겠다.”고 협조 요청이 왔다. 마취총을 준비해 산에 올라갔다. 그러나 녀석은 낌새를 챘는지 주춤주춤 하다가 멀리 달아나 버렸다. 한참을 찾아 다니는 동안 그놈은 가까운 나무 위에서 나를 감시하고 있었다. 녀석이 사고를 치는 원인은 아마도 최근에 생긴 휴양림 때문인 것 같았다. 산이 아닌 곳에 죽치고 살면서 만만하게 보이는 노약자나 어린이에게 덤벼드는 모양이었다. 그런 행동이 혹시 술이 원인이 된 건 아닌지 궁금해졌다. 실제로 그 원숭이와 가장 친밀한 총각 산지기는 “저 녀석 술도 아주 잘 먹어요.”라고 했다. 술이 아니면 5년을 내리 혼자 살다 보니 너무 지치고 외로워서 약하게 보이는 같은 영장류에게 과도한 애정표현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원숭이들이 술을 좋아하는지 어떤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인간이 동물들을 흉내 내 마시기 시작했다는 술의 기원으로 볼 때 그 오묘한 맛과 느낌에서 원숭이들이라고 예외는 아닐 성싶다. 우리 동물원 침팬지도 혼자라서 외롭다. 먹이로 사과를 많이 주는데 녀석은 그걸 완전히 먹지 않고 입에서 씹어 덩어리로 뱉어 손으로 주물거린 후 한쪽에 모아 놓는다. 그러면 사과는 하루종일 서서히 갈변하며 발효된다. 사육사가 아침에 나와 보면 전날 모아 둔 사과 부스러기는 녀석이 모두 먹어 말끔히 사라져 있다. 일반인들은 틀림없이 침팬지가 똥을 모아 놨다가 먹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행위가 의도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종일 씹다 뱉은 사과는 유산균에 의해 일정 부분 발효가 진행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알코올 발효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기회가 되면 똑같이 실험을 해 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침팬지의 그 행위가 술을 얻기 위한 것인지, 일탈행위의 일종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동물들도 나름대로 술로 풀고 싶은 스트레스가 있을 것이라는 것, 술에 취하는 동물들을 주목해야 할 또 다른 관점일 것이다. 최종욱 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0)동물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0)동물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

    인간이 자살을 하는 것은 고도로 발달된 대뇌 때문이다. 엄청난 자극에 의해 질서가 무너지면 사람은 비정상적인 행동을 택하게 된다. 동물들은 어떨까. 사람과 달리 대뇌가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자살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자살의 의미를 ‘스스로를 죽이는 행위’로 규정하면 그들도 자살을 한다고 볼 수 있는 증거들이 얼마든지 있다. 우선 고래의 자살, ‘스트랜딩’을 들 수 있다. 고래 떼가 해안가로 밀려와 돌아가지 못하고 죽는 현상이다. 지난해 호주의 해안가에 범고래들이 대규모로 올라와 죽는 일이 발생했다. 세계 곳곳에서 간간이 벌어지는 현상인데 예전처럼 고래 사냥이 유행할 때라면 이게 웬 떡이냐 하며 칼을 들고 달려들었겠지만 대부분의 고래가 멸종 위기에 놓인 요즘, 이는 재앙에 가까운 일이다. 나도 해안가에 밀려온 돌고래 두 마리를 구해준 적이 있다. 갯벌에 올라와 있었는데 피부에 상처만 조금 입은 상태였다. 돌고래처럼 삶에 충실하고 낭만적인 동물이 일부러 얕은 곳으로 밀려온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자살과 진배 없는 일이다. 북극의 레밍(나그네쥐)도 동물 자살 이야기가 나올 때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동물이다. 레밍은 먹이 환경이 좋아 개체 수가 급격히 늘면 새로운 터전을 찾아 이동에 나선다. 거의 맹목적으로 선두를 따라간다. 그러다 보니 선두가 방향을 바다나 호수로 잡아 안내하면 그대로 빠져 죽는다. 내가 직접 겪은 다람쥐원숭이 사건은 자살이라고밖에는 할 수 없는 극적인 것이었다. 처음으로 새끼를 낳은 다람쥐원숭이가 있었다. 그런데 새끼는 태어난 지 1주일 만에 죽어 버렸다. 보통 자그마한 원숭이들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닌다. 그러나 새끼가 죽은 날엔 이상하게도 어미가 품에 안고 있었다. 젖을 주나 하고 봤더니 새끼는 이미 죽어서 축 늘어진 상태였다. 그럴 경우 보통은 어미를 쫓아서 새끼를 포기하게 만든다. 그날도 긴 장대를 이용해 어미로부터 새끼를 떼어낸 후 통상적인 부검을 거치고 바로 묻어 주었다. 그러나 그날 이후 어미는 먹이와 일상 활동을 일절 거부했다. 끝내 한자리에서 그대로 못 박혀 죽고 말았다. 이 어미의 죽음에 대해 달리 쓸 말이 없어 진료부에 그냥 ‘자살’로 기록했다. 동물들은 죽음이 가까이 옴을 알고 무리를 벗어나 스스로 잡아먹히거나 코끼리 같은 경우는 무덤 자리(흔히 알려진 집단 무덤은 아니다)를 찾아가기도 한다. 얼마 전 새로 들어온 표범이 있었다. 마치 돼지처럼 사육되던 걸 구해온 건데도 낯선 환경 때문인지 보름 동안 먹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나 죽기 일보 직전 음식을 먹으며 ‘삶’을 선택했다. 이런 걸 보면 동물들이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뭍으로 올라온 고래를 정성껏 구해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이 잘한 일인지, 아니면 그들이 선택한 죽음을 방해하는 것인지는 그들만이 정확히 알 것이다. 최종욱 광주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9) 동물에 관한 진실 같은 오해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9) 동물에 관한 진실 같은 오해

    몇 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시절에 ‘혁신’ 관련 강연이 홍수를 이룬 적이 있었다. 당시에 강사들이 자주 예로 든 것이 솔개였다. 솔개는 40년을 산 후 깊은 산속 절벽으로 들어가 부리와 발톱을 모두 바위에 갈아 뽑아 버리는데, 그 고통의 세월을 참고 이기면 다시 새 부리와 발톱이 나 그 후 40년을 더 살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언뜻 감동적이었지만 그게 정말인지 의문이 들었다. 인터넷이고 서적이고 다 뒤져 보았지만 솔개는 그저 40년의 꽤 오랜 수명을 사는 새로만 되어 있었다. 이솝우화 같은, 그저 하나의 현대식 우화일 뿐이었는데 사실처럼 믿고 이야기하는 강사들을 보며 답답해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TV광고 중에 백조가 물 위에서 열심히 발을 젓다가 멈추면 물속으로 쑥 빠지는 장면을 보여 주는 것이 있다. 겉으로 편하게 보여도 안으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할 때 오리나 백조가 물속에서 발 젓는 것을 예로 든다. 그게 정말일까? 오리들은 대부분 물 위에 둥둥 떠 있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공기가 찬 깃털, 부레와 같은 기낭, 함기골(공기가 들어있는 뼈) 조직 등으로 몸이 저절로 떠 있는 것이다. 교훈의 내용은 좋지만 사례 자체는 사실과 다른 셈이다. 청설모가 다람쥐를 잡아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많은 이들은 청설모를 외래종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본 청설모는 거의 나무 위에서 사는 겁쟁이들이고, 주로 나무 열매를 먹고 산다. 청설모가 사는 곳에 다람쥐도 함께 사는 것은 진실이다. 하지만 나무 위와 나무 아래로, 서로 사는 영역이 달라 별다른 충돌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오해는 왜 생겨났을까? 자료를 뒤져 보니 1980년대 어느 인기 소설가가 청설모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한 과수 농부의 말을 액면 그대로 소설에 옮긴 게 발단인 듯했다. 청설모는 외래종이 아니다. 오히려 다람쥐보다 더한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청설모의 영문 이름도 ‘코리안 스쿼럴’(한국 다람쥐)이다. 예전에는 털이 붓의 주재료로 쓰이기도 했다. 다람쥐의 진짜 적은 1960~70년대 수출을 위해 한 해에 30만 마리를 포획한 인간들이었다. 요즘엔 여름 철새인 뻐꾸기 소리를 어디서든 들을 수 있다. 뻐꾸기는 탁란(托卵)하는 새로 유명하다. 주로 자기보다 훨씬 작은 멧새 등의 둥지에 자기 알을 낳아 놓고 잘 키우는지 아닌지 주변에서 감시까지 한다. 그런데 유명한 가요 제목으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가 있다. 새들은 대개 하늘을 지붕 삼고 나무 위를 잠자리 삼아 자유롭게 살다가 새끼를 키울 때쯤 둥지를 애써 만든다. 그런데 왜 하필 탁란을 하는 뻐꾸기를 소재로 삼았을까 싶다. 둥지를 잘 만드는 까치 같은 평범한 새들을 놔두고 말이다. 하지만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노래 제목과 같은 이름의 미국 소설도 있지 않은가. 실제로 미국 뻐꾸기는 많은 수가 자기 둥지를 짓는다고 한다. 글 사진 광주우치동물원 최종욱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할리우드 배우 나탈리 포트만, 사내 아이 출산

    할리우드 여배우 나탈리 포트만(30)이 사내 아이를 출산했다. 미국 피플지는14일(이하 현지시간) “포트만이 약혼자 벤자민 밀피예(34)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출산했다.”고 전했다.  포트만의 출산시기는 지난 9일로 알려졌으며 아이의 성별 이외에 다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포트만은 지난해 영화 ‘블랙스완’ 촬영 당시 안무를 맡았던 밀피예와의 약혼과 임신 사실을 공개한 바 있으며 이 영화로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포트만은 약혼 당시 “지금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고 임신까지 하게 돼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었다. 한편 포트만은 지난달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드리 햅번은 육아를 위해 일찍 은퇴하는 훌륭한 선택을 했다.”고 말한 바 있어 계속 연기생활을 이어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8) 독자 의견 들어보니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8) 독자 의견 들어보니

    서울동물원이 지난 2월 죽은 로랜드고릴라(수컷·1963년생) ‘고리롱’의 박제(剝製) 계획을 철회했다. “평생을 동물원에서 보낸 고리롱을 박제하는 것은 동물의 죽음을 기리는 방법으로 적절치 않다.”는 시민들의 반대 의견을 받아들였다. 앞서 서울동물원은 멸종 위기종인 로랜드고릴라가 다시는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어렵다는 이유 등을 들어 박제를 추진했다. 동물원 관계자는 7일 “반대가 많은 박제 대신에 다른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면서 “고리롱이 죽고 나서 100일 동안이나 냉동고에 보관돼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시민들이 올려준 고마운 의견과 아이디어를 충분히 참고해 깊이 있는 추가 논의를 거쳐 동물원의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신문은 고리롱 사체의 처리 방안을 놓고 독자들의 의견을 구했다. ‘박제 찬성’과 ‘박제 반대’ 사이에 논란이 격화되고, 고리롱의 냉동고 보관이 길어지면서 조속한 결론 도출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에 따라 지난달 25일자 23면 ‘숨진 멸종위기 로랜드고릴라 고리롱 박제 찬반 논란’ 기사를 통해 독자들의 의견을 물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과 서울신문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다양한 의견들이 전달됐다. ‘박제 찬성’과 ‘박제 반대’는 3대7정도로 ‘반대’가 우세했다. 서울신문은 해당 의견을 동물원에 전달했다. 동물원은 일단 고리롱의 장례를 치르고 땅에 매장한 뒤 일정 시점 후에 유골을 수습해 골격을 짜맞춰 전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실제 외국의 유수 동물원들은 고릴라를 비롯한 영장류의 골격을 표본으로 전시해 연구 및 교육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국내 동물원 사상 최장수 기록을 갖고 있다가 58세로 숨진 아시아코끼리 ‘자이언트’에 대해서도 현재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자이언트는 1955년 당시 삼성물산 이병철 회장이 태국에서 들여와 55년간 서울살이를 했다.서울동물원은 자이언트를 코끼리 우리 밑에 매장한 상태다. 약 12년 후에 파내 골격 표본을 만들어 전시할 계획이다. 동물원 관계자는 “코끼리와 고릴라는 개체가 다른 만큼 골격표본을 만들더라도 그 방법이 같을 수 없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지금으로부터 약 600년 전 일본 해안마을에 남만(인도네시아) 배 한 척이 표류돼 왔다. 이 배에는 커다란 아시아 코끼리가 한 마리 실려 있었다. 선원들은 당시 사무라이로 대표되는 막부(幕府)의 서슬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끼리를 쇼군에게 바친다. 일본에 최초로 코끼리가 상륙하는 순간이었다. 코끼리는 당시 일본 수도인 교토까지 72㎞나 되는 먼 길을 걸어가 쇼군에게 상납된다. ●日서 팔만대장경 판본과 강제 교환 그러나 쇼군은 난생 처음 보는 코끼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시 불교 문화권인 일본에서는 코끼리라면 불경에 나오는 것처럼 하얀색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녀석은 불경스럽게도 너무나 까맸다. 쇼군은 코끼리를 궁궐 한구석에서 대충 사육하도록 했다. 그러던 중 막부는 정권 강화를 위해 팔만대장경 판본이 필요해졌다. 조선에 판본을 요구했다. 대신에 아주 귀한 코끼리를 보내주겠다고 했다. 조선은 외교적으로 이 제안을 거부하기가 어려웠다. 코끼리는 다시 배에 실려 조선 땅으로 왔다. 공교롭게 일본과 조선에서 최초 코끼리가 동일해졌다. 태종 1411년 2월 조선에 들어온 코끼리는 역시 일본과 비슷한 이유로 대접받지 못했다. 그래도 외교 선물인 만큼 궁궐 안에서 말을 키우는 사복시에게 맡아 기르도록 했다. 코끼리는 이름도 얻지 못한 채 대충 말처럼 사육됐다. 운명의 장난인지, 그로부터 1년 후 지금의 국토부 장관쯤 되는 공조전서 이우(李瑀)가 심심하던 차에 코끼리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줬던 모양이다. 화가 난 코끼리는 이우를 밟아 죽이고 말았다. 대형 참사였다. 왕과 중신들은 고민을 거듭했다. 살인범이 된 코끼리를 처형할 것인가 살려둘 것인가. 결국 코끼리는 전라도 순천의 장도라는 작은 섬에 귀양 보내졌다. ●‘살인 코끼리’ 전락… 전라도 등 전전 무인도 같은 이곳에 코끼리가 좋아하는 먹이는 거의 없었다. 궁궐에서 삶은 콩이나 과일로 호의호식하던 코끼리는 급기야 먹기를 거부했고 점점 말라갔다. 이 소식을 접한 태종은 매우 슬피 여겨 다시 코끼리를 전라도 땅 육지로 불러들여 절대 죽이지 말고 잘 키우라고 지시했다. 졸지에 애물단지를 떠안게 된 전라도 관찰사는 새로 왕위에 오른 세종에게 장계를 올렸다. “선왕의 뜻을 받잡아 잘 키워 보려 했으나 하루에 100㎏이 넘는 귀한 식량을 축내는 데다 매우 위험하기까지 한 이 코끼리를 전라도 혼자서만 감당하기는 너무 힘드니 따뜻한 삼도(경상·전라·충청) 지방에서 서로 돌려가며 키우게 하소서.” 정권 초기에 민심을 다독이려던 세종은 그것도 맞는 말인 것 같아 코끼리를 충청도로 올려 보내도록 했다. 그러나 코끼리는 공주에서 또다시 사람을 해하고 말았다. 충청도 관찰사는 왕에게 ‘살인 코끼리’를 섬에 유배해 방목시키기를 간청했다. 한반도 첫 코끼리의 10년간의 짧고도 기구한 기록은 여기에서 끝나고 만다. 아마도 이 불행한 코끼리는 얼마 못 가 외로운 고도(孤島)에서 단식으로 생을 마감했으리라 추측된다. 그 후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 500년 뒤인 1912년 한반도에 비로소 두 번째 코끼리가 들어온다. 이 코끼리를 맞은 곳은 일제가 우리나라를 찬탈한 뒤 궁궐(창경궁)에서 동물원으로 격하시킨 창경원이었다. 글 사진 최종욱(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6)] 숨진 멸종위기 로랜드고릴라 ‘고리롱’ 박제 찬반 논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6)] 숨진 멸종위기 로랜드고릴라 ‘고리롱’ 박제 찬반 논란

    지난 2월 17일 서울동물원에서 노환으로 숨진<서울신문 2월 23일 자 5면> 국내 최장수 로랜드고릴라 고리롱(♂·1963년생)이 석 달 넘게 동물병원 냉동실에 갇혀 있습니다. 동물원이 고리롱을 박제하려고 하자 동물보호 단체 등에서 반대 의견을 냈기 때문입니다. 서울신문은 고리롱 시체의 처리 방향을 둘러싼 2개의 시선을 정리해 어떤 결정이 더 합리적일지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구하기로 했습니다. 중립성을 살리기 위해 기사 내 표현은 ‘주장’, ‘말했다’ 등으로 단순화했습니다. 서울동물원은 24일 “서울신문 독자들의 의견을 최종 판단에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혀 왔습니다. ●고리롱 박제 이래서 반대 반대론자들은 무엇보다 박제(剝製)라는 방법이 한 생명체의 죽음을 기리는 방법으로 적절치 않다고 주장한다. 박해일씨는 동물원 홈페이지 글에서 “박제는 평생을 동물원에서 보낸 고리롱을 죽어서까지 동물원에 묶어 놓겠다는 발상이다. 입장을 바꿔 동물원 관계자가 사망했을 때 시신을 방부 처리해 동물원에 전시하겠다고 한다면 기분이 좋을지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고리롱이 한국 동물원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동물이어서 정 기념하고 싶다면 다른 방법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윤종씨는 “박제보다는 오히려 생전의 모습이나 고리롱이 쓰던 방, 좋아했던 먹이 등 관련 자료를 모아 추모관을 세우는 것이 진정 고리롱을 기리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제는 ‘인간의 욕심’이라는 주장도 있다. 임지영씨는 “욕심 많은 인간들 때문에 이국 땅에 잡혀 와 한평생 우리 안에서 사람들의 눈요깃감이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안쓰럽지 않나요. 이제는 고리롱을 그만 편히 쉬게 해 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고리롱 박제 이래서 찬성 서울동물원은 “이미 죽은 동물을 박제하는 것을 동물 학대나 모독과 결부시키는 것은 무리”라면서 “고리롱이 죽은 뒤 이례적으로 동물원 차원에서 한 달의 애도 기간을 선포해 동물 공연을 금지하는 등 충분히 예우했다.”고 말했다. 동물원은 “세계 4대 박물관인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은 사향고래, 얼룩말, 타조, 기린 등 수만 개의 동물 박제와 골격을 전시하며 교육과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로랜드고릴라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CITES)에서도 ‘1급’으로 분류되는 희귀종으로 사실상 우리나라에 더 이상 들어올 수 없는 동물이라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그냥 땅에 묻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외국의 많은 동물원에서도 고릴라를 비롯한 영장류의 골격이 표본으로 전시돼 교육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의 의견으로 냉동고 속 고리롱을 세상 밖으로 꺼내 주세요. ‘찬성’ 또는 ‘반대’와 같은 짧은 응답도 좋고 더 나은 아이디어를 주셔도 좋습니다. 서울신문 공식 SNS 계정인 @TheSeoulShinmun(트위터)과 서울신문(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남겨 주세요.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5) 동물의 심리학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5) 동물의 심리학

    초보 수의사 시절 느꼈던 신기한 경험 중 하나가 아무리 날뛰던 개들도 대개는 동물병원 문턱에 발을 들이는 순간 주눅이 들고 만다는 것이다. 일부 심하게 발광하던 개들도 혈관주사를 놓으면 이내 진정을 되찾곤 했다. ●동물들도 분위기 감지능력 지녀 대부분 개나 소에 영양수액(링거)을 주사하면 이와 비슷한 현상을 보인다. 만일 이런 현상이 없다면 동물을 치료하는 데 엄청난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수액과 진정효과 간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지 않나 싶어 한때 문헌도 열심히 뒤져 보았지만 아직 뚜렷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 흔히 사람들이 동물의 심리상태를 표현할 때 드는 사례가 “개장수가 나타나면 온 동네 개들이 조용해진다.”거나 “소들이 도축장에 끌려갈 때 눈물을 흘린다.”거나 하는 것이다. 관습적으로 내려오는 이런 얘기들에 어느 정도는 근거가 있듯이 동물병원에 들어오는 개들도 분명히 어떤 분위기를 감지하고 자기에게 이로운 상황인지 불리한 상황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야생동물이 덫이나 올가미에 걸리는 경우를 보자. 사냥꾼에게 발견되면 어차피 죽음을 면치 못하겠지만 그에 앞서 스스로 자기를 고통스러운 죽음으로 몰아가는 경우를 흔히 목격하게 된다. 너구리가 덫에서 빠져나오려고 버둥거리다 다리가 절단되기도 하고, 올무에 걸린 노루나 멧돼지가 밤새 몸부림치다 살갗이 모두 해지기도 한다. 그러다 구조되면 처음엔 반항을 하다가도 하루 정도 지나면 그 상황을 익숙하게 받아들여 먹이를 먹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긴장이 갑자기 너무 풀려 곧바로 죽음을 맞는 동물들도 있다. ●처음엔 반항하다 시간 지나 먹이 섭취 소쩍새 같은 작은 맹금류는 사람에게 잡히면 처음엔 음식 섭취를 거부하다가도 일단 먹기 시작하면 과식을 해 버리는 경향을 보인다. 심지어 함께 넣어준 동료까지 잡아먹기도 한다. 이것을 긴장의 연속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긴장의 해소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환경의 돌변은 이런 이상 현상을 일으킨다. 단봉낙타가 새끼를 낳았는데 잘 일어서지 못했다. 일어나려고 몸부림치다 균형을 잃고 다시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아무래도 도와주어야 할 것 같아 한참을 정신없이 새끼와 씨름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어미 낙타가 다가와서 가볍게 내 뒷목을 물었다. 낙타의 이빨은 험한 사막 환경에서 아무런 식물이나 잘 먹게끔 발달돼 있다. 만일 나를 제대로 물었다면 목뼈가 부러지는 치명상을 입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끼를 빼앗기는 듯한 긴장된 순간에도 어미 낙타는 이성을 잃지 않았다. ●변화된 환경에 익숙해지길 기다려야 흔히 동물 사진을 찍을 때 좋은 장면을 찍으려고 작심하고 덤비면 동물들이 멀찌감치 피해 버린다. 한참 동안 긴장을 풀고 익숙해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사람도 심리 상태가 너무 경직되면 사소한 오해가 참혹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옛말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고 했다. 호랑이는 자기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걸 굉장히 두려워한다고 한다. 극한 상황에서도 호흡 한번 가다듬는다면 살아날 방법이 나올 수 있다. 그건 동물들도 할 줄 아는 일이다. 글 사진 최종욱(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민간 보양요법에는 인간의 욕심이 잔뜩 들어 있다. 탁월한 기능을 갖고 있는 동물들이 바로 그 때문에 사람의 건강식 재료로 애용됐던 것을 두고 하는 얘기다. 민첩하고 유연한 고양이는 무릎 아픈 할머니를 위해, 수명이 긴 자라는 기력이 쇠한 할아버지를 위해 가마솥으로 들어갔다. 또 사람들은 오랫동안 교미하는 동물을 먹으면 자기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 잘못된 상식의 최대 희생자가 뱀이다. ●독수공방 암컷 뱀, 임신의 비밀 사실 뱀의 생식능력은 사람이 부러워하기에 충분하다. 우선 수컷 뱀은 성기가 2개나 된다. 끝이 갈라져 있어 한번 결합하면 사정이 될 때까지 빠지지 않는 것도 탁월해 보이는 점이다. 교미를 하는 동안 수컷 뱀은 ‘조자룡이 헌 창 쓰듯’ 좌·우 성기를 번갈아 이용한다. 지구력도 강하다. 한번 관계를 시작하면 어지간한 인내심으로는 끝을 보기 어렵다. “뱀은 음탕해서 석달 열흘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교미시간은 짧으면 2~5시간, 길면 하루도 간다. 하지만 사랑나눔 시간이 이렇게 긴데도 실제로 교미 장면을 본 사람은 별로 없다. 워낙 몸을 숨기는 놈들이니 은밀한 순간도 관찰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암컷의 몸에 비밀이 숨어 있다. 암컷은 한번 교미를 하면 몸속에 최장 3년까지 정자를 저장한다. 만약 2년간 키운 애완뱀이 뜬금없이 집에 알을 낳았다면 필시 2년 이상 전에 관계를 가진 결과다. 당연히 잠자리 횟수가 많을 수가 없다. 목격자가 드문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뱀탕 한그릇을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영양학적으로 뱀탕의 강장 효능은 증명된 바가 없다. ●코끼리 아저씨는 코만 손이 아니다. 동물 짝짓기 이야기에 빠지지 않는 것이 코끼리다. 지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 만큼 짝짓기 도구의 크기가 상당하다. 수컷 몸무게가 최대 6~8t에 이르는 아프리카 코끼리의 경우 중요한 순간 성기의 길이가 1m를 넘는다. 평소에는 배 쪽에 붙은 채 쪼그라들어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크기가 크면 당연히 둘레도 긴 법. 보통 30㎝에 이른다. 암컷이 몸을 허락하면 수컷 코끼리는 육중한 앞발을 암컷의 등 위에 올려 놓으며 준비 자세를 취한다. 이때 마치 코끼리 코를 줄여 놓은 듯한 모양의 성기가 암컷의 아랫부분에서 탐색을 시작한다. 몇번 툭툭 휘젓다 이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마치 눈이 달린 듯하다. 코끼리는 종족 번식을 위한 사출을 하는 데 통상 몇 초밖에 안 걸린다. 방사의 스케일에 비해 ‘싱겁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3) 동물들의 사랑 몸짓 (상)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3) 동물들의 사랑 몸짓 (상)

    동물원의 봄은 사랑의 계절이다. 적나라하고 민망한 동물들의 ‘부부생활’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현장학습을 나온 여교사는 당황하고, 지켜보는 학생들은 킥킥거린다. 사람들은 ‘교미’(交尾)라는 말로 비하하지만, 이건 자연의 시간표에 맞춘 그들의 거룩한 생존의 몸짓이다. 추운 겨울이 닥치기 전 새끼를 낳아 어느 정도 키워 놓아야 어미도 편하고 새끼의 생존율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동물들의 사랑을 2회에 걸쳐 다룬다. 동물 중에는 “저놈은 그걸 어떻게 할까.”라는 의문이 드는 녀석들이 많다. 아무리 상상력을 동원해도 그림이 안 그려진다. 대표적인 동물이 아프리카 포큐파인(Porcupine·호저)이다. 포큐파인은 토끼만 한 고슴도치라고 보면 된다. 몸무게는 15㎏ 정도인데 단단한 가시들이 등과 옆구리에 3만개 정도 촘촘히 박혀 있다. 갈고리 모양의 가시가 박히면 죽는 일도 있기 때문에 호랑이 같은 맹수들도 어지간해선 포큐파인을 안 건드린다. 그렇다면 살인적인 흉기가 꽂혀 있는 암컷의 엉덩이에 수컷이 올라타는 자세(후배위)가 가능할까. 답은 ‘가능하다’이다. 녀석은 대부분의 다른 동물처럼 뒤로 교접한다(배를 맞대고 거사를 치르는 것은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 같은 유인원류밖에 없다). ●가시가득 포큐파인 아슬아슬 짝짓기 예전에는 고슴도치류는 후배위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지’라는 책에서 고슴도치류를 배를 맞대고 교미하는 동물로 잘못 기술했다. 이런 상식은 15~16세기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녀석들의 후배위 행위는 조금만 끈기 있게 관찰하면 볼 수 있다. 단, 수컷이 다치지 않고 일을 끝내도록 하는 열쇠는 암컷이 갖고 있다. 암컷이 잠깐이라도 피하 근육을 긴장시키면 한창 짝짓기 중이던 수컷은 장기에 수천개의 가시가 박혀 죽게 된다. 서울동물원의 아프리카 포큐파인은 이런 방법으로, 한국에 온 지 4년 만인 지난해 처음 새끼 9마리를 낳았다. ●아파트 2층높이 기린 2~3초 교미 큰놈은 엉덩이가 아파트 2층 높이에 이르는 기린도 교미 자세가 베일에 싸여 있다. 몸집이 워낙 커서 어떤 자세를 취하든 온 동네에 소문이 날 법하지만 10년 이상 된 사육사도 녀석들의 교미 순간을 목격한 경우는 드물다. 이유는 극도로 짧은 교미시간 때문이다. 통상 2~3초다. 이 분야에서만큼은 저 유명한 토끼와 어깨를 겨룬다. 키 큰 놈치고 안 싱거운 놈 없다는 옛말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걸까. 찰나에 끝나기는 해도 기린의 ‘그 자태’는 장관이다. 결정적인 순간 수컷은 앞발을 암컷의 등 위에 올린 채 한껏 몸을 곧추세운다. 이때 수컷의 자세는 뒷발부터 목까지 정확히 수직으로 일(一)자로 서게 된다. 짧은 순간인 만큼 최대한 정확한 결합을 위해서다. 이때 5.5m에 달하는 다 자란 수컷의 키는 6m가 넘게 된다. 여기서 한 가지. 동물의 세계에는 강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암컷이 자진해서 몸을 허락할 때만 교미가 이루어진다. ‘금수만도 못한 놈’ 같은 말은 함부로 쓰지 말아야겠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2) 외로운 ‘블랙스완’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2) 외로운 ‘블랙스완’

    최근 내털리 포트먼의 내면 연기가 빛난 영화 ‘블랙스완’을 봤다. 이 영화는 ‘스완’(고니 또는 백조)의 일반적인 특징과 대비되는, 인간의 어두운 면을 매력적이고도 상징적으로 그려 냈다. 철저히 서구의 관점에서만 보자면 블랙스완(검은 백조·흑고니)은 18세기가 돼서야 호주 대륙에서 처음 발견됐다. 대륙의 호수 곳곳에서 무리 지어 사는 블랙스완을 보고 서구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그때까지 지구상 어딜 가나 백조는 하얀색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기독교 믿음이 강했던 초기 개척자들은 블랙스완을 ‘악마의 사자(使者)’라고 부르며 대량으로 학살했다. 백조는 하얗다는 그들의 상식과 반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때문에 블랙스완은 한때 멸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지금은 세계 어느 동물원이나 한두 마리씩은 검은 백조를 가지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야생 블랙스완은 호주에만 산다. 호주에서 최초의 블랙스완이 탄생한 것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서였을 것이다. “알을 밴 백조 한 마리가 돌풍을 만나 길을 잃고 헤매다가 호주 대륙에 불시착했다. 그곳에서 급하게 미숙한 알을 낳았는데 기후가 전혀 맞지 않아 흰 병아리와 어미는 모두 죽고 유난히 검은 깃털 형질을 가진, 원래의 번식지에서였다면 잘 살아남지 못했을 암수 오누이 둘만 남았다. 녀석들은 호주의 기후에 잘 적응해 서로 부부가 되어 대를 잇게 되었다. 세대가 이어지면서 환경진화에 의해 더욱 검은빛이 강해져서 원래 백조와는 전혀 별개의 종으로 남게 됐다.” 백조와 블랙스완은 동물원에서 근연종(近緣種·생물의 분류에서 유연관계가 깊은 종류)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잘 어울리지도 않는다. 블랙스완은 일반 백조보다 크기도 더 작고 잘 날지도 못한다. 백조계의 ‘미운 오리새끼’라면 아마 녀석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우리 동물원에 블랙스완이 없던 때에는 도대체 어떻게 생긴 녀석일까 참 궁금했다. 그러던 중 다른 동물원에서 한 마리를 구해 오게 됐다. 하지만 녀석은 성질도 고약하고 물에 떠다니는 모습 또한 일반 백조처럼 우아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호주 대륙에서 악마의 사자로 몰려 억울한 떼죽음을 당했다는 블랙스완의 슬픈 역사를 알게 됐다. 그날부터 녀석이 이상하게 소중하고 독특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영화 블랙스완의 플롯도 진짜 블랙스완과 닮은 점이 많아 보인다. 블랙스완은 통념적으론 못된 것들의 상징이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원초적이고 독특한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아침 안개 낀 백조의 호수도 좋지만 몇 마리 흑조와 조화를 이룬다면 더욱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최종욱(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회)새끼 포기하는 어미들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회)새끼 포기하는 어미들

    지난달 말 독일 베를린 동물원의 아기(?) 북극곰 ‘크누트’(Knut)가 돌연사했다. 이미 만 4세가 넘어 아기곰이란 명칭이 무색하지만, 놈의 복실복실한 털과 귀여운 눈망울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2006년 12월 5일생인 크누트는 태어나자마자 논란의 중심에 서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새끼 돌보기를 거부한 어미를 대신해 동물원이 인공포유를 결정하자 일부 동물보호론자들이 “어미의 선택을 존중하라.”며 시위에 나섰다. 사람이 개입할 바에는 차라리 새끼를 안락사시키라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전체 여론은 ‘예쁜 아기곰’의 편이었고, 그렇게 사람 손에 맡겨진 크누트는 한동안 잘 성장했다. ●초유 속 단백질 새끼에 강한 면역력 그런데 어미는 왜 새끼를 포기한 걸까. 사실 자연과 서식환경이 판이한 동물원에서 북극곰이 태어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양육 역시 낳는 일 이상으로 어렵다. 까다로운 동물은 원하지 않는 임신을 했을 때, 새끼를 내팽개치는 일이 있다. 동물원에서는 호랑이나 사자가 새끼를 낳은 후 그냥 방치하거나, 제 새끼를 먹어 버리는 일도 자주 일어난다. 토끼나 원숭이도 마찬가지다. 너무 비정하게 보이는 탓에 이 같은 사실을 동물원 바깥에는 좀체 공개하지 않는다. 학계에선 이를 ‘식자증’(食子症)이라고 부른다. 인간에게는 잔인하게 보일지 몰라도, 키우기 어렵거나 스스로 살기 어려워 남의 먹이가 될 바에야 차라리 내가 먹는다는 본능이 동물들에겐 자리잡은 모양이다. 인공포유는 자연포유보다 훨씬 더 어렵다. 어미 대신 사람이 직접 젖을 먹이면 새끼의 생존율이 어미가 제 새끼를 키울 때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런 경향은 초식동물이 훨씬 더 심해서 생존율이 3분의1까지 떨어진다. 자연포유의 힘은 어미의 초유(colostrum)와 장내 미생물총(叢)에 숨어 있다. 분만 직후부터 나오는 젖인 초유는 약간 누렇고 점성이 강하다. 분만 당일이라도 반나절 지나면 더 이상은 나오지 않는 게 보통이다. 초유는 소화되지 않고 일시적으로 열려 있는 장혈관 문합경로를 통해 그대로 혈액 속에 흡수된다. 또 IgA, IgG 같은 특수한 단백질이 농축돼 있어 2개월여 동안 새끼에게 강한 면역력을 갖춰 준다. ●코알라 어미, 미생물 든 똥 먹여 엽기적이지만 새끼에게 똥을 주는 동물도 많다. 코알라 어미는 새끼에게 젖과 함께 자기 똥을 먹인다. 어미의 똥 속엔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소화시킬 수 있는 특수 미생물이 들어 있다. 유칼립투스 잎은 독성이 강해 이 미생물이 없으면 코알라 새끼는 굶어 죽고 만다. 되새김을 하는 초식동물류는 새끼의 반추위(되새김을 위한 위)가 생길 때까지 3개월여 동안 계속 자기 똥을 먹인다. 소량의 똥을 일부러 젖꼭지에 묻히는 방법이 자주 이용된다. 이렇게 전달된 미생물은 어미가 즐겨 먹는 풀을 새끼가 배앓이 없이 소화할 수 있게 도와준다. 어미 역시 새끼의 똥을 맛본다. 장(腸) 상태 등을 체크하는 일종의 진찰이다. 학자들은 이 과정에서 어미가 새끼의 선천적 이상을 알아내기도 한다고 한다. 이상한 점은 사람이 볼 때엔 아무 이상이 없는 새끼를 어미가 버린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새끼를 사람이 키우다 보면 잘 크다가도 갑자기 죽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부검을 해보면 사인이 선천성 기형으로 드러나 경악하는 경우도 있다. 혹 크누트를 버린 비정한 어미는 이미 3년 전 출산 때 자식의 죽음을 감지한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최종욱(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블랙스완’ 나탈리 포트만, 발레연기 고작 5%?

    ‘블랙스완’ 나탈리 포트만, 발레연기 고작 5%?

    제 83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주인공인 나탈리 포트만이 영화 ‘블랙 스완’에서 직접 선보인 발레 연기가 단 5% 밖에 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발레리나의 숨겨진 욕망과 백스테이지를 그린 ‘블랙스완’에서 나탈리 포트만은 순수한 백조 오데트와 사악한 흑조 오딜의 1인 2역을 소화해 내며 신들린 연기력을 뽐냈다. 하지만 지난 25일 미국의 한 연예전문지는 ‘블랙스완’에서 나탈리 포트만의 발레 대역을 한 아메리칸 발레 극장의 발레리나인 사라 레인(27)의 말을 인용해 “나탈리 포트만이 극중 발레 장면을 소화한 것은 단 5%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사라 레인은 ‘블랙스완’의 안무가이자 나탈리 포트만의 약혼자인 벤자민 마일피드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발레연기의 85%는 나탈리가 직접 한 것”이라는 말에 강하게 반박했다. 그녀는 “나탈리 포트만이 1년 만에 발레를 모두 익힌 발레 천재로 포장한 영화사 측의 거짓말에 어이가 없다.”면서 “나탈리는 특수효과 등을 이용해 얼굴만 따로 촬영했을 뿐, 대부분은 내가 연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녀가 촬영 직전까지 몸무게를 매우 줄이고 손과 팔 등을 무용수처럼 보이게 하려 노력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그녀는 몸이 너무 뻣뻣해 춤을 제대로 출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블랙 스완’ 제작사 폭서치라이트 측은 공식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라 레인이 영화 속에서 복잡하고 어려운 춤을 소화해 낸 것이 사실이고 그녀의 역할에 찬사를 보낸다.”면서 “하지만 영화 마지막 부분의 춤은 대부분 나탈리 포트만이 스스로 해낸 게 확실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나탈리 포트만과 그의 약혼자이자 문제의 발언을 한 안무가 벤자민 마일피드의 입장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흥행과 작품성 모두를 인정받은 작품의 대역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혼전임신 비난했다가… 美허커비 포트먼 비판에 여론 뭇매

    미국 차기 대선의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 꼽히는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할리우드 배우 내털리 포트먼의 혼전 임신을 비난했다가 혼쭐이 났다. 침례교 목사 출신인 허커비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보수적인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블랙스완’의 주인공을 맡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내털리 포트먼에 대해 “포트먼과 할리우드 스타들이 ‘결혼은 안 해도 아이를 낳아 잘 키우고 있다’고 자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부분의 싱글맘이 아주 가난하고 학력도 낮고 직업도 없는데 혼전 임신을 미화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면서 “영화로 매년 수백만 달러를 버는 싱글맘은 극소수”라고 설명했다. 포트먼 쪽은 대응하지 않았지만 일부 페미니스트들과 언론이 그의 발언을 문제 삼자 허커비는 진화에 나섰다. 그는 5일 ABC와의 인터뷰에서 “가난한 싱글맘 문제를 해결할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는 뜻이었을 뿐 포트먼의 임신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면서 “할리우드 언론이 내 말을 왜곡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허커비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정부 지원이 없으면 대다수 싱글맘의 아이들이 굶어 죽는다는 것은 통계적 현실”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허커비의 싱글맘 논란이 2012년 대선 행보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ABC는 전했다. 포트먼은 ‘블랙스완’의 안무가인 발레리노 뱅자맹 밀피에와 약혼하고 임신 중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Best CEO 열전] (12)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

    [Best CEO 열전] (12)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

    “구원 투수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LG생활건강 차석용 사장을 두고 부러움 가득찬 업계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2005년 1월 취임한 뒤 마이너스 성장으로 고전하던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을 해마다 30% 이상 신장시켰다. 지난 2007년 매출 1조 1725억원, 영업이익 1264억원이란 성적을 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올해 영업이익은 취임 직전인 2004년(544억원)의 3배인 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도 새로운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카콜라음료(당시 코카콜라보틀링)의 경우 지난해 10월 인수하면서 4년 연속 마이너스이던 영업이익을 지난 3분기 기준 315억원의 흑자로 돌려 놓아 또 한번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변해야 산다” LG생활건강이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다름 아닌 ‘선택과 집중’이다. 사업과 브랜드를 재정비하고 브랜드와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일관되게 추진해 온 때문이다. 특히 화장품 브랜드를 고급화하는 데 공을 들인 게 주효했다. 2005년 1월 이후 수익성이 떨어지는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의 화장품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화장품 유통 재고도 모두 정리했다. 당시 이름도 생경한 레뗌, 뜨레아, 헤르시나 등 LG생활건강의 주요 화장품 브랜드를 모두 단종시키는 대신 ‘후’,‘오휘’ 등 고급 브랜드는 리뉴얼하면서 제품군을 확대해나갔다. 예컨대 인간성장호르몬을 도입한 90만원짜리 고가 제품을 출시하고, 국내 최고 톱모델을 기용하는 등 고가 마케팅 활동에 집중한 것이다. 그 결과 ‘후’ 매출은 2004년 200억원대에서 올해 11월 현재 1000억원을 돌파했다.‘오휘’도 같은 기간 260% 신장했다.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의 발효 화장품 브랜드인 ‘숨37’은 1년 만에 매출 400억원을 돌파했고, 외국 인기 브랜드인 바이테리도 들여와 판매하는 등 브랜드 고급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회사 총 매출에서 화장품 비중도 2004년 29%,2005년 32%,2006년 33%,2007년 37%,2008년 40%로 높아졌다. ●회사에선 불편한 게 바로 편한 것 궁(窮)할 수록 더욱 집착한다는 말이 있다. 그의 경쟁력도 항상 자신이 부족하다는 마음 가짐에서 비롯됐다. 차 사장의 첫 직장은 미국 P&G본사였다. 당시 그의 나이 32세. 원어민 출신이 아니어서 미국인 동기보다 항상 모자란다는 마음 가짐을 가졌다. 그래서 매일 아침 5시30분에 출근해 저녁 10시 이후에 퇴근했다. 같은 일도 두번, 세번 더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는 고대 법대 1학년 때 입대해 제대 후 바로 학부 과정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었다. 코넬대 경영대학원 석사까지 마친 뒤 1985년 한국인 최초로 미 P&G 본사에 입사했다. 입사 10년 만에 본사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후 P&G-쌍용제지, 한국P&G, 해태제과 등의 CEO로도 활약하면서 업계에 ‘브랜드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직원들에게도 “회사에서는 편안하지 않은 마음을 가지는 게 곧 편안해지는 길이다.”는 말을 자주한다. 그리고 늘 자기계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라고 주문한다. 편안한 날이 쌓이면 뒤처질 수 밖에 없고 자신을 계속 채찍질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감성경영을 통해 선두로 가자 그가 강조하는 주요 가치 중 하나가 바로 감성경영이다. 그는 “지난 30년간 남성들의 실질 수입은 크게 늘지 않은 반면 여성들의 수입은 63%나 증가했고, 소비자 구매의 80%가 여성들에 의해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등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이 급증했다.”면서 “기존의 논리와 이성 중심에서 감성의 역할이 더 중요하게 된 만큼 브랜드와 제품도 감성적 차별화 수준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후에도 이같은 감성적 차별화를 통해 2위군에 머물러 있는 제품을 1위로 끌어 올리는 한편 한국인에게 친숙하면서도 기능성이 뛰어난 한방과 발효기술을 적극 활용한 샴푸, 비누, 세제 등 신제품들을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인구 구성 변화에 따라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를 50대 이상을 겨냥한 실버 전용 제품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기존 보유 업종간 시너지도 강조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인수한 코카콜라음료인 음료부문을 뷰티 사업에 접목해 음료수를 개발하고 있다. 미용에 도움이 되는 음료, 이른바 ‘먹는 화장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는 올해 역시 사상 최대 실적 갱신을 앞두고 있지만 ‘블랙스완(검은백조)’ 이야기를 통해 직원들의 마음을 다잡고 있다. 그는 “최근 세계적인 금융 위기를 보면 블랙스완이 생각난다.”면서 “블랜스완이 나타나면 충격이 매우 큰데 이는 검은 백조가 나올 확률이 아주 낮아 아무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경험으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만큼 우리의 사업이 잘되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잘 될 것이라는 생각도 잘못된 것이다.”면서 “기존의 통념에서 벗어난 신선한 시각으로 아주 낮은 확률의 재앙이 닥치더라도 회사의 미래를 지켜나갈 수 있는 준비를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흰 백조만 있다고? 통념 깬 ‘극단의 시대’

    ●어느 누구도 최악의 월가는 생각 못했다 미국발(發) 금융쇼크가 세계를 통째로 뒤흔들고 있다. 대공황이 다시 찾아올 거라는 불안감이 이미 팽배해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전지구적 위기상황은 제대로 예견되지 않았다. 세계 금융의 중심인 미국 월가의 전문가들조차 앉아서 뒤통수를 맞았다. 리먼 브러더스, 메릴린치 같은 월가 굴지의 투자은행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가 연방정부의 구제금융으로 가까스로 연명하리라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음이다. 세계적 위기를 예측하지 못한, 거대 해프닝 같은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미국 월가의 투자전문가인 나심 니컬러스 탈레브는 이를 ‘블랙 스완(Black Swan)’이란 짧은 해답으로 대신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누구도 최악의 파국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 회피했기 때문이라는 통박이다. 최근 경제경영 분야에서 신개념으로 급부상한 ‘블랙 스완’의 유래는 18세기 유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구인들이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 첫발을 디뎠을 때 검은색 백조를 처음 발견한 충격은 엄청났다.‘백조는 반드시 희다.’는 통념을 완전히 깼기 때문이다. 과거의 경험에만 의존한 판단이 행동의 준거가 되어서는 위험하다는 은유로 출발한 ‘블랙 스완’은 개연성이 대단히 희박한 사건을 지칭하는 의미로 굳었다. 일련의 금융위기 상황에서 책과 저자가 주목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월가의 투자전문가로 일하면서 1987년 ‘검은 월요일’을 생생히 경험한 저자는 이후 ‘검은 백조’현상에 대한 견해를 구체화해 나갔다. 그러다 지난해 말 책을 출간했고, 한달 만에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가 터지자 언론과 재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을 통해 저자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파국이 월가를 덮칠 것”이라고 경고했을 때 학계와 금융계는 그에게 혹평을 쏟아 부었다. ●18세기 濠도착 유럽인들이 본 ‘검은백조 충격´서 유래 저자는 ‘검은 백조’ 현상에는 세가지 주요 양상이 수반된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첫째는 ‘극단값’. 통계학 전문용어로, 과거의 경험으로는 도무지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기에 일반적으로 기대영역 바깥에 놓이는 관측값을 뜻한다. 두번째 양상은 그것이 극심한 충격을 몰고 온다는 것. 세번째는 막상 검은백조의 존재가 드러나고 나면 그제서야 부랴부랴 다 알고 있었다는 듯 소급 해석들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최근의 세계 금융위기는 이 모든 요소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완벽하게 갖춘 ‘블랙 스완’이라는 게 책의 주장이다. 구글의 대성공,9·11 테러 등도 대표적인 검은 백조라고 덧붙인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검은 백조의 출현에 번번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는 걸까. 한마디로 우리는 실제로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이 알고 있다고 스스로를 기만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관찰과 경험에 근거한 학습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책은, 설명을 위해 칠면조 이야기를 끌어온다. 날마다 먹이를 주는 주인에게서 스스로 보편적 규칙을 찾은 칠면조는 추수감사절날 자신을 요릿감으로 처리하려는 주인을 뻔히 보고서도 도망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구글 대성공과 9·11테러 대표적 검은 백조 지은이는 우리가 사는 세계를 그래서 ‘극단의 왕국’이라고 이름짓는다. 공황, 전쟁, 테러 등 거대한 사건들이 현실의 모든 것을 뒤바꾸고 지배한다는 논리에서다. 현실세계는 늘 우리가 머릿속으로 기대하는 모습과는 딴판이라고 지적하며, 관념 속의 세계를 현실로 착각하는 ‘플라톤주의적’ 오류를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한다. 직설화법의 원색적인 충고도 잇따른다. 넥타이 차림의 신사들, 다시 말해 은행가와 금융기관, 강단의 학자들을 경계하라고 일침을 날린다. 그들이야말로 검은 백조의 출현을 제대로 예견한 적이 없는데다 예견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존재들이라고 맹공을 퍼붓는다. 현실에 대해 대단히 논쟁적으로 출발한 자세에 비한다면, 책의 결론은 다소 맥이 빠진다. 경험적 인식에만 의존하지 말고 우리가 (현실을)모른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경계해야 한다는, 다분히 관념적인 견해들을 나열한 점은 아쉽다. 하지만 위기국면에서 건져 올릴 메시지는 분명히 있다.“(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구도 모르는 상황이라면)당신은 항상 당신이 하는 일을 장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을 당신의 목표로 삼아라.” 2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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