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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사회의 상설화 ‘사법 개혁’ 시작

    법원행정처 조직도 ‘대수술’ 승진·배치 등 인사제도 개선 ‘블랙리스트’ 추가 조사 거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국 일선 판사들의 회의체인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상설화된다. 사법개혁을 주장하는 일선 판사들의 참여를 통해 자체적으로 개혁을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맞물려 법관 인사 등을 담당하는 법원행정처 조직이 개편되는 등 사법행정 체제의 ‘대수술’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28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을 통해 “향후 사법행정 전반에 대해 법관들의 의사가 충실히 수렴·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서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상설화하는 결의를 적극 수용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일선 판사들이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열고 판사회의의 상설화 등 사법부 개혁을 요구하자 사법부 수장인 양 대법원장이 이를 일부 받아들인 셈이다. 일선 법관들의 회의체가 상설화되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이다. 양 대법원장은 최근 불거진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관련해 “사법행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법원행정처의 구성, 역할 및 기능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며 판사회의 측에 판사 승진과 근무평정, 연임제도, 사무분담 등 인사제도를 포함한 제도 개선 전반을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사태 책임자 문책과 관련해서도 앞서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규진(55·사법연수원 18기)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 대해 징계를 권고한 대로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사법부 블랙리스트’ 등 의혹에 대한 추가 조사에는 우려를 표하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양 대법원장은 “이제껏 각종 비위 혐의나 위법 사실 등 어떤 잘못이 드러난 경우에도 법관이 사용하던 컴퓨터를 그의 동의 없이 조사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이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판사회의 측은 ‘상설화소위원회’ 위원장으로 서경환(51·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선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판사회의를 주도하는 판사들이 진보 성향의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이라는 지적과 함께 회의가 ‘판사노조’처럼 운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김기춘 “사약 마시고 끝내고 싶다…블랙리스트 잘못 없어”

    김기춘 “사약 마시고 끝내고 싶다…블랙리스트 잘못 없어”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공판에서 “대통령을 잘 보좌했더라면 이런 일이 있었겠느냐. 독배를 내리면 깨끗이 마시고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김 전 실장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가 진행한 ‘블랙리스트 사건’ 재판의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정치적 책임은 인정하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거나 관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은 “모시던 대통령이 탄핵을 받고 구속까지 됐는데, 비서실장이 잘 보좌했더라면 이런 일이 있었겠느냐는 점에서 정치적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잘못 보좌했다는 것이냐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질문에 “과거 왕조시대 같으면 망한 정권, 왕조에서 도승지를 했으면 사약을 받지 않겠느냐“면서 ”백번 죽어도 마땅하다“고 김 전 실장은 답했다. 이어 “무너진 대통령을 제가 보좌했는데 만약 특검에서 ‘당신 재판할 것도 없이 사약 받아라’하며 독배를 내리면 제가 깨끗이 마시고 이걸 끝내고 싶다”고 토로했다. 특검팀이 “피고인은 전혀 잘못한 바가 없고, 단지 비서실장으로 재직했기 때문에 잘못 보좌했다는 취지로 이해하면 되겠느냐”고 묻자 “그런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고 답했다. 김 전 실장은 또 “어차피 정부에서 줄 보조금이나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신청자는 많으면 누군가는 배제되고 지원금이 삭감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아니냐”면서 “말단 직원들이 자기 나름의 기준을 갖고 삭감한 게 과연 범죄인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이 김 전 실장의 건강 문제를 거론하자 그는 “심장이 주먹만 한데 거기에 금속 그물망이 8개가 꽂혀 있어 상당히 위중하다”면서 “매일 자기 전에 ‘오늘 하루 살아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도한다. 매일이 내 생애 마지막 날이란 생각으로 생활한다”고 울먹였다. 김 전 실장은 재판부에 건강 악화를 이유로 보석을 청구한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승태 대법원장, ‘전국판사회의 상설화’ 요구 수용…헌정 처음

    양승태 대법원장, ‘전국판사회의 상설화’ 요구 수용…헌정 처음

    양승태 대법원장이 ‘전국법관대표회의’(판사회의)의 최대 요구인 판사회의 상설화를 28일 전격 수용했다. 또 일선 판사들의 거듭된 사법개혁 요구를 받아들여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전국 단위의 상설 판사 회의체는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향후 사법개혁 논의는 현재 국회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개헌 논의와 함께 사법부 지형을 대대적으로 바꿔놓을 전망이다.양 대법원장은 이날 법원 내부망 ‘코트넷’을 통해 “향후 사법행정 전반에 대해 법관들의 의사가 충실히 수렴·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서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상설화하는 결의를 적극 수용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양 대법원장은 또 판사회의 측에 판사 승진·근무평정·연임제도·사무분담 등 인사 제도를 포함한 제도개선 전반을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양 대법원장은 최근 불거진 ‘사법행정권 남용사태’와 관련해 “이번과 같은 일의 재발을 방지하고 사법행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법원행정처의 구성, 역할 및 기능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사태 책임자 문책에 대해서도 앞서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게 징계를 권고한 대로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다만 ‘사법부 블랙리스트’ 등 의혹에 대한 추가조사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양 대법원장은 “이제껏 각종 비위 혐의나 위법사실 등 어떤 잘못이 드러난 경우에도 법관이 사용하던 컴퓨터를 그의 동의 없이 조사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이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판사회의 측은 사법연수원에서 대표판사 100명을 소집해 첫 회의를 열고 양 대법원장에게 ▲‘블랙리스트’ 등 의혹 추가조사 권한 위임 ▲사법행정권 남용 책임자 문책 ▲판사회의 상설화를 요구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선 진료 묵인’ 이영선 전 경호관 오늘 1심 선고

    ‘비선 진료 묵인’ 이영선 전 경호관 오늘 1심 선고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를 묵인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후 28일 첫 선고를 받는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김선일)는 이날 의료법 위반 방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전 경호관의 선고공판을 연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16일 결심 공판에서 “국정 농단 사태에서 최순실이 머리였다면, 이 전 경호관은 손과 발이었다”면서 그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이 전 경호관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그는 최후 진술에서도 “대통령을 위한 일이 나라 전체를 위한 것이라고 교육받았고, 그 소임을 다하기 위해 충실히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전 경호관은 청와대의 주치의·자문의도 아닌 민간 성형외과 의사 김영재씨가 일명 ‘보안손님’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박 전 대통령에게 성형시술을 하도록 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군대 후임이 운영하는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대포폰(차명 휴대전화)을 만들어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제공했다는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도 받고 있다. 한편 이날 ‘삼성 뇌물’ 사건의 공여자와 수수자로 각각 지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순실씨는 법정에서 처음으로 대면할 예정이었지만 불발됐다.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이 부회장 등의 재판을 열고 최씨를 증인으로 소환했지만, 최씨가 딸 정유라씨에 대한 걱정과 건강 문제 등으로 출석을 거부했다.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재판을 열고 김 전 실장과 김소영 전 청와대 문체비서관의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 신문이 끝나면 내달 3일쯤 심리를 끝낼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선고 기일은 결심 공판 2∼3주 뒤에 지정되는 만큼 7월 중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법 윤리위 ‘사법부 블랙리스트’ 침묵

    “임종헌 부당한 지시로 품위 손상… 이규진 징계 청구, 고영한도 책임”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법원 고위 간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관련해 이규진(55·사법연수원 18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등 관련자 징계와 제도 개선 등을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권고했다. 그러나 쟁점 중 하나인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는 기존 진상조사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양 대법원장은 이르면 이번 주 윤리위 심의 결과 등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윤리위는 27일 4차 회의 뒤 심의 의견을 내고 “대법원장이 이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징계 청구, 고영한(62·11기) 대법관에게는 주의 촉구 등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이 부장판사가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었던 올해 초 임종헌(58·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로 대법원장에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법원 내 학술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학술대회를 연기·축소하기 위해 연구회 간사를 맡은 판사에게 부당한 지시를 하는 등 법관으로서 품위를 손상했다고 지적했다. 임 전 차장 역시 사법행정권 남용에 대한 책임이,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던 고 대법관 역시 사법행정권 관리·감독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이 부장판사는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에 곧 회부되고 고 대법관은 구두 경고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헌법으로 신분이 보장되는 판사는 견책, 1년 이하의 감봉, 1년 이하의 정직 등의 징계만 가능하다. 임 전 차장은 이 사태로 지난 3월 사퇴했다. 다만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 ‘블랙리스트가 없다’는 진상조사위의 앞선 조사 결과를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진상조사위는 ‘사법부 블랙리스트가 존재할 가능성을 추단케 하는 어떠한 정황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윤리위는 이어 법관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돼 사법행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사법행정권의 남용·일탈을 방지할 수 있도록 법관윤리 담당 부서를 강화하는 등 관련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19일 전국 판사 100명을 모아 첫 회의를 연 전국법관대표자회의 측은 양 대법원장에게 블랙리스트 등에 관한 추가 조사권 위임, 사태 관련자 직무배제 및 대법원장 공식 입장 표명, 판사회의 상설화 등을 요구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윤리위가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기존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를 꼼꼼히 살펴본 뒤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면서 “양 대법원장은 조만간 윤리위 결과에 대해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김종덕·정관주·신동철 오늘 심리 종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김종덕·정관주·신동철 오늘 심리 종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배제 명단)를 작성·관리하는데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3명의 재판 심리가 27일 마무리된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이날 김 전 장관과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56)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공판을 연다. 재판부는 피고인 신문에 이어 구형 등 결심을 진행하고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다. 다만 피고인 신문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결심 공판 기일을 추가로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 변론이 끝나면 선고 기일은 다음 달 중에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선고 기일은 결심 공판 2∼3주 뒤에 지정된다. 앞서 재판부는 위 피고인 3명과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조윤선(51) 전 문체부 장관의 선고를 같은 날에 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위 피고인 3명과 따로 재판을 받아왔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의 재판은 이번 주 피고인 신문을 끝내고 다음달 초쯤 결심 공판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국정농단 사건 가운데 첫 항소심 재판도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이상주)는 ‘비선 진료’ 의혹과 관련해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교수의 항소심 첫 재판을 열고 정 교수 측의 항소 이유를 듣는다. 정 교수는 1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가 법정 구속됐다. 이 외에도 박근혜(65) 전 대통령,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은 각각 이날 증인 신문을 이어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의 재판을 열고 오전엔 그동안 이뤄진 공판기록에 대한 증거조사를, 오후엔 최씨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비덱스포츠 직원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이 부회장 등의 재판을 열고 국민연금공단 이모 전 운용전략실장, 채모 전 리서치팀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을 둘러싼 진술을 듣는다. 최씨와 이 부회장은 오는 28일 법정에서 처음으로 만날 예정이다. 형사합의27부 오는 28일 이 부회장을 비롯해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삼성 전현직 임원들의 공판을 열고 최씨를 증인으로 소환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학사·의료농단 단죄… ‘몸통’ 뇌물 재판은 시간 싸움

    학사·의료농단 단죄… ‘몸통’ 뇌물 재판은 시간 싸움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의 직권남용 혐의 재판이 지난해 12월 시작된 뒤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 ‘비선 진료’ 의료농단 등 일부 국정농단 사건의 1심 선고가 마무리됐다. 그러나 국정농단의 ‘몸통’인 삼성의 승마지원 혐의 등 심리는 방대한 증거와 시간에 쫓기고 있어 언제쯤 결과가 나올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26일 법원에 따르면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국정농단 사건 가운데 이대 학사비리, 비선 진료, 삼성물산 합병 찬성 압박과 관련된 사건의 1심 재판이 마무리됐다. 이 사건들의 모든 피의자들에 대한 유죄가 인정됐다. 이대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수정)는 지난 23일 최씨와 최경희(55) 전 총장에게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에 관여하고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된 김영재(57) 의원 원장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김 원장의 부인 박채윤(48) 대표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삼성 합병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61)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은 모두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됐다.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혐의의 재판은 다음달 3일 결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검찰이 기소한 최씨와 광고감독 차은택(48)씨 등에 대한 재판은 박 전 대통령과 일치된 결론을 내기 위해 선고가 미뤄진 상태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건 수사의 핵심인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재판은 1심 재판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재판부는 방대한 양의 증거를 심리하기 위해 일주일에 3~4회, 하루 종일 심리를 불사하고 있다. 특히 핵심 피고인인 박 전 대통령의 1심 구속 만기가 오는 10월로 다가오는 가운데 변호인 측이 ‘시간 끌기’ 전략을 적극 펼치면서 매번 검찰과 변호인 측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 유영하 변호사는 “앞으로 신문할 증인 숫자가 최소한 250명 정도 되는데 구속 만기가 3개월밖에 남지 않아 이사이에 증인신문을 다 마칠 수 없을 것이다. 일단 석방을 하고 나중에 법정구속을 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 측은 “(변호인단으로부터) ‘몇 만쪽 되는 기록을 언제 준비하느냐’는 말을 몇 달째 들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의 구속 기한도 8월 말로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등 특검이 신청한 주요 증인뿐 아니라 변호인 측 증인 신문도 남아 있는 상태다. 이 부회장의 재판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김진동)는 법정에서 특검과 변호인 측 모두에게 ‘핵심 부분만 질문하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 한편 검찰은 최씨 딸로 이대 특혜 입학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정유라(21)씨를 27일 다시 소환한다. 지난 20일 정씨에 대해 재청구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이후 7일 만이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삼성의 ‘말(馬)세탁 지원’과 관련한 보강조사를 실시한 뒤 정씨에 대한 세 번째 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명예기자 마당] 극장 찾는 도 장관의 숨은 뜻

    [명예기자 마당] 극장 찾는 도 장관의 숨은 뜻

    도종환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거침없는 ‘현장 행보’가 화제다. 도 장관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 토론회’에서 “부산국제영화제를 시민과 영화인의 품으로 돌려놓겠다”며 영화제 정상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전날에는 종로3가 독립영화관 ‘인디스페이스’ 인근에서 간담회를 열어 “독립·예술 영화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지난 17일에는 성북구 ‘미아리고개 예술극장’을 찾아 연극 두 편을 관람한 뒤 연극인들을 만나 예술인 복지에 대한 의견도 들었다. 과거 새 문화부 장관이 문화단체장이나 원로 예술인 위주로 만났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 정부에서 이른바 ‘블랙리스트’ 등으로 상처받은 젊은 예술인을 위로하고 정부 차원의 재발 방지를 약속하기 위한 도 장관의 의지로 풀이된다. 박경수 명예기자 (문화체육관광부 주무관)
  • 쌓여 있는 ‘민감 사건’… 오해살까 손 못 대는 檢

    쌓여 있는 ‘민감 사건’… 오해살까 손 못 대는 檢

    검찰이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 이뤄진 일부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 장기간 수사를 벌이고도 결과 발표를 하지 않으면서 정치적 고려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백남기 농민 사망과 관련해 경찰 간부들에게 제기된 살인미수 혐의 고발 건은 18개월 넘게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국정농단 수사 및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가 자리를 비운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수사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다는 평이 나온다.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 가장 많이 쌓인 곳으로 서울중앙지검이 꼽힌다. 형사3부(부장 김후균)에는 백남기 농민 건이 배당돼 있고,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지난 정부의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한 보수 단체 지원 및 관제데모 지시 사건을 맡고 있다. 백남기 농민의 사망과 관련해 늦장 수사 의혹이 일자 검찰은 지난해 10월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및 장향진 전 차장에 대한 대면조사를 실시하는 등 속도를 내는 듯 보였으나 다시 답보 상태에 빠졌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왔다”며 조만간 결과 발표가 있을 것임을 암시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전직 고위 경찰 간부들이 대거 기소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관제데모 의혹과 관련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수사에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마찬가지로 박근혜(65·구속 기소) 전 대통령의 지시 여부가 드러날지가 최대 관심사다. 검찰은 지난 5월 김기춘(78·구속 기소)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1·구속 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조사도 마쳤다. 이 밖에 공공형사수사부(부장 박재휘)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2014년 KBS의 세월호 보도를 통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5월 고발장을 접수하고도 1년째 수사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2015년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경제수석이 대우조선해양에 4조원대 자금을 지원하도록 산업은행에 압력을 넣었다며 참여연대가 고발한 건도 해를 넘긴 채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이 정부와 연관된 사건에 대해 수사를 지연시키는 경향을 계속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현직 검사는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수사 결과를 줄줄이 발표하는 것도 수사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오늘 대법 윤리위 법원 갈등 분수령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전효숙)가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들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심의를 위해 26일 3차 회의를 개최한다. 지난달 시작한 심의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보여 이번 회의 이후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윤리위 결론은 양승태(사법연수원 2기) 대법원장 입장 표명 등 이번 사태의 향후 전개 방향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리위는 3차 회의에서 대법원장의 권한 축소·분산 등 비판적 내용을 담은 학술대회를 준비하던 법관 학술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에 행사 축소를 주문한 이규진(18기)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 관련자의 책임 소재·징계 권고 필요성을 논의한다. 윤리위는 이인복(11기) 전 대법관이 이끌었던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부실했는지도 판단한다. 특히 대법원에 비판적 성향을 보인 일부 판사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성격의 문건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 조사위 결론에 대한 언급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연구회 측은 “이런 문건이 인사에 영향을 끼쳐 비판적 성향의 판사들에게 불이익을 줬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해 왔다. 반면 행정처 측은 “기획 업무를 맡은 법원행정처 판사가 업무상 필요에 따라 정리한 수준을 넘지 않으며 법관 인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발족한 ‘전국법관대표회의’(판사회의)는 조사위 결과가 미흡하다며 블랙리스트가 저장된 것으로 의심되는 행정처 컴퓨터를 직접 조사하겠다고 요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윤리위가 조사위의 결론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거나 이 전 상임위원보다 ‘윗선’의 책임 등을 거론하면 현 갈등 국면에서 대법원장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블랙리스트는 없다’고 본 조사위의 판단에 수긍한다면 지난 19일 대표판사 100명의 회의를 기점으로 목소리를 키우는 판사회의 측에 제동을 거는 모양새가 된다. 양 대법원장은 이번 사태를 지난 4월 윤리위에 회부했으며, 윤리위는 조사위의 기록을 넘겨받아 검토한 뒤 두 차례 회의를 열었다. 3차 회의에서 논의가 마무리되면 결과는 1~2일 후 공표된다. 양 대법원장도 윤리위가 결론을 발표하면 이를 지켜보고 나서 판사회의 측이 요구하는 조사권 위임 등에 대한 입장을 이달 중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리위는 법원 내·외부 인사 11명으로 구성되며 명단은 비공개다. 당연직인 김창보(15기) 행정처 차장은 결론의 중립성을 위해 회의에서 빠졌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최순실 오늘 첫 선고…‘정유라 학사 비리’부터 심판

    최순실 오늘 첫 선고…‘정유라 학사 비리’부터 심판

    뇌물수수·업무방해·직권남용 권리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최순실(61)에게 23일 법원의 첫 선고가 내려진다. 검찰이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사건 수사에 나선 후 8개월 만이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수정)는 이날 업무방해·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씨와 이화여대 최경희(55·구속) 전 총장, 남궁곤(56·구속) 전 입학처장 등 ‘정유라 이대 입시 및 학사비리 사건’ 관련자 9명의 선고 공판을 연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3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번 사건은 비선 실세와 그 위세를 통해 영달을 꾀하고자 한 교육자들의 교육 농단 사건”이라면서 최씨에게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최 전 총장에게는 징역 5년, 남궁 전 처장에게는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최씨는 최 전 총장 등 이대 관계자들과 공모해 그의 딸 정유라(21)씨를 이대에 입학시키고, 학점 특혜를 받는 과정에서 이대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기소됐다. 특검팀이 최씨에게 구형한 날은 공교롭게도 정씨가 한국으로 강제 송환된 날이다. 최 전 총장에게는 자신의 후임자인 김혜숙 신임 총장이 취임식을 한 날이기도 하다. 최씨는 최후진술에서 “저를 향한 선입견 때문에 (딸이) 특혜를 받았다고 몰고 가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그의 딸 정유라(21)씨를 두둔했다. 한편 이날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박근혜(65·구속) 전 대통령과 최씨의 재판을 열고 SK에 89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제공하도록 요구한 혐의(제3자 뇌물요구)의 사건을 심리한다. 또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김기춘(78·구속)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재판을 열고 함께 기소된 김소영 전 청와대 문체비서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이재용(49·구속)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뇌물공여 사건’ 재판을 열고 김신 삼성물산 사장, 노모 전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비롯해 한국마사회와 대한승마협회 관계자의 증언을 듣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준익 감독 “박열은 신념의 인물…우리 시대로 치면 박종철·이한열 열사”

    이준익 감독 “박열은 신념의 인물…우리 시대로 치면 박종철·이한열 열사”

    이준익(58) 감독은 지금까지 열두 편의 영화를 연출했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일곱 편이 역사와 얽혀 있다. ‘왕의 남자’나 ‘황산벌’처럼 상상의 나래를 한껏 펼친 작품도 있지만 ‘사도’부터는 유독 시대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박열’ 또한 그러한 작품이다. 전작 ‘동주’에 이어 거푸 일제강점기를 조명하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노래했던 시인 윤동주나 일본에서 대역죄인을 자처하며 사형을 쟁취하려 했던 아나키스트 박열 모두 “능동적 근대성을 남긴 인물”이라고 이 감독은 이야기한다.“역사 영화를 많이 찍다 보니 오히려 역사에 대한 기갈이 듭니다. 우리가 서양 교육을 받으며 자라서인지 역사도 서양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상한 관성 탓인 거 같아요. 식민지 근대화론에 뿌리를 둔 피동적인 근대성보다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근대성을 찾아내고 싶었습니다. 우리 역사를 정치사와 전쟁사가 아닌 민중사로 읽으면 동학혁명에서 비롯된 민중의 함성이 오늘날의 ‘촛불’로 이어진 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사이사이에 있던 능동적 근대성의 거점들을 찾아 짚어 주고 싶었어요. 그 선상에 윤동주도, 박열도 있는 거죠.”유관순과 같은 해에 태어난 박열(1902~1974)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항일운동가는 아니다. 1919년 3·1운동에 참여했고, 문경으로 낙향해 제2만세운동을 이어 가려다 그해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청년들과 교류하며 무정부주의운동과 노동운동을 펼쳤다. 그의 삶은 1923년 관동대지진으로 변곡점을 맞는다. 당시 폭동을 우려한 한 일본 대신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가짜 뉴스를 흘려 불과 사흘 만에 조선인 6000여명이 학살당한다. 일본 내각은 국면 전환용으로 당대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던 박열의 혐의를 부풀려 일 왕세자 폭탄 암살 음모의 주동자로 꾸민다. 그는 무죄를 주장하기보다는 제국주의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라며 죄를 기꺼이 뒤집어쓴다. 영화는 그러나 박열을 영웅으로만 그리지는 않는다. 이십대 초반, 질풍노도의 모습이 많다. “피 끓는 청년이었으니까 할 수 있었던, 기성세대에 편입되지 않은 채 자신의 소신을 끝까지 밀어붙였던 과정이 영화에 담겨 있어요. 박열은 우리 시대로 치면 박종철, 이한열 열사라고 봅니다.” 이 감독은 박열을 단순히 치기 어린 청춘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오류라며 경계하기도 했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제국주의에 항거했던 놀라운 신념의 인물입니다.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조선 청년의 기개와 신념을 현실로 만들어 낸 행동주의자죠. 그 지점에 박열의 특별함이 있습니다.” 영화는 암울했던 일제강점기를 다루지만 코믹 요소가 상당하다. 일본 내각의 모습은 한 편의 블랙코미디에 다름 아니다. 전작인 ‘동주’와는 또 다른 스타일. 그렇게 엄숙주의를 탈피했다는 점에서는 최동훈 감독의 ‘암살’과 궤를 같이한다. “‘암살’은 우리 영화의 큰 성과를 보여 준 사례에요. 식민지 시대를 바라보는 정서적 다양성을 열어 줬죠.” 국가주의, 민족주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아시아 역사 공동체 의식을 꿈꾸는 이 감독은 ‘박열’에서 식민지 시대의 억울함을 하소연하거나 반일 감정이나 분노를 유발하려 하지 않는다. 또 ‘동주’에서 윤동주 못지않게 송몽규가 부각됐던 것처럼 박열의 동지이자 동거인인 일본 여성 가네코 후미코를 또 한 명의 주인공이자 시대를 앞서간 페미니즘의 아이콘으로 전면에 내세운다. 박열은 가네코 후미코가 있어 완성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영화의 상당 부분이 일본 역사학자 야마다 쇼지가 쓴 ‘가네코 후미코’ 평전에 기대고 있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무척이나 불량스러워 보이는 이제훈의 모습을 클로즈업한 포스터가 공개됐을 때 일본의 인기 만화가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배가본드’ 이미지가 연상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영화 속 박열의 외모는 오만 가지 밑바닥 생활을 전전했던 그의 실제 기록을 토대로 한 겁니다. 사진을 보면 그 만화가 오히려 박열의 모습을 참조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 정도죠. 허허허.”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도종환 “5년간 100억 펀드 조성”

    도종환 “5년간 100억 펀드 조성”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위축됐던 문화계를 보듬는 행보를 연이어 가고 있다. 22일 서울 마포 창비 사옥에서 출판업계 대표들을 만나 창작·출판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단언했다. 또 상생할 수 있는 출판 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100억원 규모의 출판 펀드를 조성하는 등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도 장관은 지난해 세계적인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받은 작가 한강의 신작과 공지영의 여행기 등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지원 배제된 것을 언급하며 “한 작가의 인생을 쏟아부은 작품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도록 특정 잣대로 재단하고 불이익을 주는 것은 출판 자유를 보장한 헌법 위반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독서 인구 감소 등으로 침체된 출판 산업을 살리기 위해 함께 고민하자고 제안하며 “무엇보다 창작, 출판, 유통, 소비가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지속 발전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장관은 특히 “원소스멀티유스로 활용할 킬러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5년간 100억원 규모의 출판 펀드 조성을 위해 관련 부처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소개하는 한편, 2018년을 책의 해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올 초 대형 서적도매상인 송인서적 부도 사태와 관련해선 낙후한 출판 유통 구조도 개선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을 현장 밀착형 지원 조직으로 개편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에 앞서서는 국회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 토론회’를 찾아 축사하고 이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등을 예방해 문화예술진흥기금 확보 등 향후 정책 추진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양승태 대법원장 용단 내려야”… 법원 게시판에 사퇴 요구

    “양승태 대법원장 용단 내려야”… 법원 게시판에 사퇴 요구

    판사회의 절차 정당성 등 잡음에 법관대표측 “조만간 회의록 공개” 일선 판사들이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입장 표명과 함께 거취 결정을 요구하는 등 전국법관대표회의와 사법 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22일 법원 내부 통신망 익명게시판에는 양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판사들의 글이 5~6건 게시됐다. 한 판사는 “왜 대법원장님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말씀이 없으시냐”며 “이 긴 침묵이 일선의 법관들로 하여금 논쟁을 만들고 상처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판사는 “사법부의 수장께서 무책임하게 사법부를 나락으로 빠뜨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덕분에 판사들은 편이 갈려 서로 싸우고 언론은 물어뜯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 판사는 김용철 전 대법원장의 중도퇴진을 언급하며 “대법원장께서 사법부를 위해 용단을 내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전국의 각급 법원 대표 판사 100명은 회의를 열고 ▲전국법관대표회의 상설화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 조사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 촉구·조사 방해자에 대한 직무 배제 방침 등을 의결했다. 이어 대표 판사들은 21일 법원행정처에 의결 내용을 전달했다. 그러나 회의 결과와 진행 절차 등을 두고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판사들은 회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법원 대표 중 특정 연구모임 소속이 상당수를 차지했다는 점 등을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대표 판사로 회의에 참석한 설민수 부장판사는 “법원의 최악의 모습을 봤다”며 대표직을 사퇴했다. 이에 대해 전국법관대표회의 측은 이날 내부 게시판에 “회의록을 작성 중이고 조만간 법관들을 상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법관대표회의 간사를 맡은 송승용 부장판사는 “사안마다 토론을 마치고 표결을 할지 말지를 먼저 표결에 부쳤고, 회의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91명이 남아 있었다”며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의문은 회의록이 공개되면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브뤼셀 테러범은 IS 추종자…최근 이혼·‘블랙리스트’ 인물 아니다

    브뤼셀 테러범은 IS 추종자…최근 이혼·‘블랙리스트’ 인물 아니다

    벨기에 브뤼셀 중앙역 테러범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한 인물로 확인됐다. 이 테러범은 현장에서 사살됐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벨기에 검찰은 21일(현지시간) 브뤼셀 시내 몰렌벡에 있는 용의자의 주거지를 수색한 뒤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용의자가 테러조직 IS에 동조한 정황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가 자생적 테러범 ‘외로운 늑대’인지, IS로부터 직접 지령 및 훈련을 받은 조직원에 가까운 인물인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용의자 신원을 모로코 출신의 36세 남성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름은 ‘O.Z.’ 라고만 발표했으나 현지 언론은 그가 ‘오사마 자리오’라고 전했다. 자리오는 정보나 수사 당국의 안보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인물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수아즈 세프망 몰렌벡 시장은 자리오가 최근 이혼해 고립된 인물이었다며 마약 전과가 있지만 극단주의 범죄경력은 없었다고 밝혔다. 벨기에 RTL 라디오는 자리오가 몰렌벡에서 휴대전화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벨기에 검찰에 따르면 이번 테러 시도에 쓰인 폭탄을 직접 집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용의자의 주거지에서 (폭탄과) 관련한 화학물질, 재료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자리오는 지난 20일 오후 8시 44분쯤 브뤼셀 중앙역에서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고 폭탄을 터뜨렸다가 출동한 군인들에게 사살됐다. 그의 테러 시도는 사실상 불발, 용의자를 제외한 사상자는 없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88올림픽고속도로와 가야사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88올림픽고속도로와 가야사

    33년 전인 1984년 6월 27일, 일간지들의 1면에 콘크리트로 포장된 2차선의 88올림픽고속도로 개통 소식이 사진과 함께 크게 실렸다. 5·18민주화운동을 진압하고 정권을 장악한 대통령이 지시한 사업의 성과를 알리는 그 기사에는 한결같이 대구와 광주를 잇는 이 고속도로가 영호남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다져줄 것이라는 기대가 담겼다. 그러나 중앙분리대도 없어 국도 같던 이 고속도로는 두 지역을 오가던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 ‘죽음의 도로’라고 불렸을 뿐 그것이 두 지역의 화합에 기여했다는 이야기는 없다.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사 연구와 복원을 국정과제에 포함하라고 지시했다. 가야가 영호남 지역에 널리 자리잡고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지적하며 가야사 연구와 복원을 영호남의 벽을 허물 사업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일찍이 가야는 김해, 고령 등 영남지역의 역사로 알려졌는데, 공교롭게도 88올림픽고속도로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고분 덕에 호남지역에도 가야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되었다. 한 세대 전에 고속도로를 놓아서 해소하고자 했던 지역 갈등이라는 커다란 사회적·정치적 문제를 이제 역사 연구를 통해서 해결해보겠다고 한다. 일단 한 세대 사이에 대통령과 정치의 수준이, 물질적 차원에서 정신적 차원으로, 크게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문 대통령의 가야사 관련 지시에 대해 학계에서는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를 동시에 내고 있지만, 우리 정치 현실에서 앞으로 가야사 연구와 관련 사업이 활발해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대통령의 가야사 관련 언급에는 지식·문화·정치가 이루는 순차적 영향관계에 대한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자들은 지식을 생산하고 지역사회의 주민들, 곧 지역공동체는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문화를 형성하고 정체성을 확인하며, 문화는 정치적 견해를 형성하고 정치 현실을 만드는 기반이 된다. 각각 순수성, 정체성, 공정성을 가진 지식·문화·정치는 인간적이고 성숙한 사회의 필요조건이다. 반대로 저급한 수준의 사회에서는 정치가 공정하지 못하고 문화가 정체성이 없이 모호하며 지식은 빈약하거나 왜곡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지식·문화·정치는 긴밀히 관련되어왔으며, 현대 사회에서는 더욱 복잡하고 정교하게 연결된다. 지식·문화·정치 사이에는 두 방향의 흐름이 있다. 하나는 지식에서 문화로, 다시 정치로 흐르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다. 가야사를 예로 들면, 전자는 가야사를 연구해서 지식을 축적하고 영호남이 그것을 공유함으로써 두 지역 주민들은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는 동서화합이라는 정치적 목적의 달성에 기여한다. 반대의 흐름은 정치가 문화를 통제하고, 문화가 지식을 제약하고 왜곡하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문화를 통제하고 국정교과서 사업을 벌여 지식을 왜곡한 전 정부는 이런 반대 흐름을 따랐다. 그런 역주행을 막으려면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문화와 학문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식을 생산하는 학자들은 특정 분야의 지원에서 드러나는 정치적 의도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지원의 결과가 공정하고 정당하지 않은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는 것을 경계하고 막아야 한다. 문제는 정치 수준이 높아진 만큼 정치 현실도 정교화·고도화되어 정치가 교묘하고 때로는 은폐된 방식으로 학문과 문화의 영역에 침투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학자들도 자신의 생활조건이나 신념체계, 사회적 지위와 활동으로부터 얻어질 수밖에 없는 정치적 입장 때문에 자신이 생산해내는 지식을 스스로 정치적으로 오염시키기 쉽다. 따라서 과거에는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었던 인문학 등 순수 학문도 고도화된 정치 현실에서는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제 왜곡되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온전한 지식, 곧 순수한 지식은 분별력 있고 도덕적인 학자들에 의해서만 생산될 수 있다. 정치인은 문화와 학문을 지원하되 간섭하지 말고, 학자는 지식의 순수성을 담보하기 위한 경계와 성찰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가야사 연구·복원의 성공 요건이라고 본다.
  • ‘블랙리스트’ 배급사 만난 도종환 “독립·예술영화 체계적 지원 확대”

    ‘블랙리스트’ 배급사 만난 도종환 “독립·예술영화 체계적 지원 확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휘말리며 바닥을 친 문체부의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 연일 현장 소통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21일에는 독립·예술영화인들을 만나 독립·예술영화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도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김일권 시네마달 대표 등 독립·예술영화인 50여명과 함께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독립·예술영화 전용 상영관, 전문 배급사,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시네마달은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과정에 의문을 제기한 ‘다이빙벨’ 배급 등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정부 지원에서 배제됐던 독립 다큐멘터리 전문 배급사다. 도 장관은 간담회에서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강조하는 한편 진상조사위원회 활동 계획을 설명했다. 도 장관은 “창의성과 다양성으로 대변되는 독립·예술영화는 영화 문화와 산업의 근간이며 국민의 영상 문화 향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독립·예술영화의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해 체계적으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에서 파행적으로 이뤄졌던 독립영화관 건립 지원과 예술영화 전용관 운영 지원 사업 정상화를 위한 의견을 수렴했다. 독립·예술영화인들은 현재 공석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을 새로 선임할 때 영화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줄 것과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파산 상태에 다다른 독립·예술영화 산업을 복원하기 위한 장기적인 비전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도 장관은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영화인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 이후 도 장관은 인근에 있는 민간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박석영 감독의 플라워 3부작 중 피날레인 ‘재꽃’ 시사회에 참석했다. 앞서 도 장관은 조계사와 한국기독교회관을 찾아 불교계와 기독교계의 현안에도 귀를 기울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블랙리스트 조사위 주내 구성”

    도종환(63)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9일 세종시 문체부 청사 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을 지원에서 배제한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책임을 묻고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도 장관은 취임사에서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팔길이 원칙)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국민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정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면서 “다시는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도록 이번 주 안에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체부 직원들에게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돼 달라”고 주문했다. 도 장관은 이날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쉽게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 국민의 쉼표 있는 삶과 관광의 균형 발전, 지역 문화의 고른 발전, 공정한 예술 생태계 조성 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영국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의 ‘만일’이라는 시를 인용하며 취임식을 마무리한 도 장관은 기자실에도 들러 블랙리스트 청산과 재발 방지에 대한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진상조사위에 대해서는 15명 규모로 구성해 진상조사분과와 제도개선분과로 나눠 3개월 정도 운영하고 필요하면 1개월 정도 연장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 밖에 도 장관은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북한 참여 등을 통한 평화올림픽 실현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도 장관은 오는 24일 전북 무주에서 개막하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찾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장웅 북한 IOC 위원과도 만나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중국 한한령으로 피해를 본 관광산업 피해 복구 문제와 관련해선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가관광전략회의 운영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체부는 이날 ‘블랙리스트’ 실행 책임자로 지목됐던 박명진(7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과 김세훈(53)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두 기관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종료된 것에 따른 조치다. 두 위원장은 대통령 선거 직전인 지난달 8일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문체부는 감사 진행을 이유로 수리하지 않았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김기춘·김종덕, 블랙리스트 ‘네 탓 공방’

    김기춘·김종덕, 블랙리스트 ‘네 탓 공방’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기춘(왼쪽·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종덕(오른쪽·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치열한 ‘네 탓 공방’을 벌였다.김 전 장관이 ‘청와대의 강압’을 강조하자, 김 전 실장의 변호인은 정부조직법까지 언급하며 ‘장관의 책임’으로 맞섰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19일 김 전 실장과 조윤선(51) 전 문체부 장관 등의 속행공판을 열어 김 전 장관을 증인으로 불렀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장관은 “청와대가 (문화체육계 지원금에 관해) 끊임없이 지적했고, ‘왜 문체부만 문제를 일으키느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며 “‘문체부가 알아서 한 일’이라고 한다면 그건 무책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치 편향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비서실장이 너무 광범위하게 제재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임 비서실장이 있을 때는 그러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의 변호인이 “문체부도 아예 (지적받은 인사들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게 지적받지 않는 길이라고 생각한 것 아닌가”라고 묻자, 김 전 장관은 “당연하다”며 “(청와대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이라고 증언했다. 김 전 장관의 업무수첩 내용을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김 전 실장 변호인이 “수첩 속 다른 부분에는 김 전 실장의 이름과 함께 적혀 있는 것도 있는데, (블랙리스트 관련) 이 부분은 누구의 말인지 적혀 있지 않다”고 지적하자, 김 전 장관은 “당시 내게 저런 내용을 말할 사람은 비서실장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의 최순실(61)씨 승마 지원의 핵심 역할을 한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사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최씨 재판에 소환돼 증인신문을 받았지만 일체의 증언을 거부했다. 그는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이 조서에 사실대로 기재됐는지, 이를 확인하고 서명 날인했는지, 삼성의 승마 지원 관련 질문 등에 연거푸 “거부한다”고 대답하며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변호인의 조언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특검팀 관계자는 “삼성 측 행태는 ‘우리는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비난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대법원장에 “조사권한 위임” 요구… 불 붙는 사법개혁

    대법원장에 “조사권한 위임” 요구… 불 붙는 사법개혁

    100명 전원 출석… 긴장감 역력 “사법행정권 남용 진상 조사 미흡” 19일 오전 10시, 경기 고양 사법연수원 3층 원형강의실 문이 굳게 닫히면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시작됐다. 2009년 신영철 대법관 재판 개입 논란 이후 8년 만에 열린 법관대표회의는 남다른 무게감으로 진행됐다. 김도균(47·사법연수원 27기) 사법연수원 교수(부장판사)의 사회로, 8년 전 법관대표회의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단독 판사 회의 의장을 맡았던 이성복(57·16기) 수원지법 부장판사가 의장으로 선출됐다.회의는 임용 29년차로 서울동부지법원장을 지낸 민중기(58·1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부터 올해 2월 법원에 들어온 차기현(40·변호사시험 2회) 서울중앙지법 판사까지 고등법원 부장판사 6명, 고등법원 판사 7명, 지방법원 부장판사 29명, 고등법원 배석판사 1명, 지방법원 판사 57명이 모였다. 이들은 직함을 버리고 서로를 ‘판사’라 호칭하며 사법 개혁이라는 공통 목표로 격의 없는 토론을 벌였다. 열띤 논의 끝에 대표 법관들은 우선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직접 벌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법관대표회의 공보 담당 간사인 송승용(43·29기)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의 기획·의사결정·실행 행위에 가담한 이들을 규명하고, ‘사법부 블랙리스트’ 등 여러 의혹의 완전 해소를 위해 추가 조사를 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또 최한돈(52·28기) 부장판사 등 위원 5명으로 이뤄진 ‘현안 조사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조사 권한을 위임해 달라고 요구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행정처 기획조정실 소속 법관이 사용한 컴퓨터를 ‘적절한 방법으로 보전’해 달라고도 요구했다. 이어 법관대표회의 상설화를 대법원 규칙으로 제정해 달라고 대법관 회의에 건의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상설화 소위원회’를 만들어 논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 대법원장에게 책임소재 규명과 문책 계획 등을 포함한 공식 입장을 요구했다. 회의는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 처장과 임 전 차장에게 의사결정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당시 처장과 차장이 주재한 주례회의와 실장회의에 참여한 판사들이 더이상 사법행정업무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전국법관대표회의를 ‘판사 노조’로 보는 시각에 대해선 송 부장판사는 “노조는 근로조건 개선·향상을 위해서 자주적으로 결사한 조직”이라면서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이런 것을 논의하지 않아 노조라고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시작한 지 10시간쯤 지난 오후 7시 49분에야 회의가 끝났지만 논의할 부분이 더 있다고 판단해 다음달 24일에 2차 법관대표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때 사법부 제도 개선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사법연수원 정문 앞에서는 양 대법원장의 일선 퇴진을 요구하는 1인 시위가 열렸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5일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양 대법원장 등 전·현직 법관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형사1부(부장검사 심우정)에 배당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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