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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법은 귀한 자에 아부하지 않는다/박건승 논설위원

    [서울광장] 법은 귀한 자에 아부하지 않는다/박건승 논설위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법원의 1심 선고 이후 뇌리에 박힌 것이 ‘법불아귀’(法不阿貴)다. 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고, 먹줄은 굽은 모양에 따라 사용하지 않는다는 한비자의 법언(法言)이다. 법이 권력자나 부자를 피해 가면 이미 법이 아님을 함축한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를 책임질 인물로 발탁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구속한 첫 총장이 된 것은 역설적이다. 평소 법불아귀를 강조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고통치권자를 수사하는 검찰의 자세를 논할 때마다 빌려 쓴 말이 법불아귀였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틀 만에 사표를 냈다. 임기를 7개월 남겨 둔 상태였다. 박 전 대통령을 구속 수사한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일 게다. 그의 법불아귀론은 그렇게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는 세워라”라고 외친 사람은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다. 예전에 법대생들이 귀에 싹이 날 정도로 들었을 말이다. 글을 교묘하게 꾸며 법을 농간한다는 ‘무문농법’(舞文弄法)이란 법리도 있다. 붓을 함부로 놀려 법조문을 곡해하고 법률을 제 형편에 좋도록 적용한다는 뜻이다. ‘사기’에서는 법을 잘 아는 관리들이 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자기 이익을 챙기는 행위를 무문농법이라 했다.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 편법과 불법의 주범임을 꼬집는다. 그렇다면 국정농단 방조와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 전 수석에게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한 것은 법불아귀를 적용하지 못한 탓인가, 무문농법의 결과물인가. 아니면 두 개가 더해져 생긴 합성물인가. 검찰의 8년 구형에 한참이나 못 미친 1심 선고에 찜찜하다는 국민이 적지 않다. 항소하고 미결구금(未決拘禁) 일수까지 더하면 집행유예로 풀려날 수 있는 상황이니 왜 그렇지 않겠는가. 그의 형량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주도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보다 낮다. 최순실씨에게는 징역형 20년을 선고한 법원이 적극 공모자인 그에게 8분의1 수준의 징역형을 선고한 것은 누가 봐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 전 수석은 법률 지식에 해박하다. 그는 약관의 나이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검찰 엘리트 코스를 두루 거쳤다. 자신의 능력을 십분 활용해 번번이 검찰의 소환과 법원의 구속영장 심사를 교묘하게 빠져나간 장본인이다. 재판부는 “(국정농단의)진상 은폐에 가담해 국가적 혼란 사태가 더욱 악화됐다”며 피고인석에 앉은 그를 준엄히 꾸짖었지만 종국에는 9개 혐의 중 4개만 유죄로 인정했을 뿐이다. 더구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대부분 무죄로 판단했다. 형법 제123조에 따르면 직권남용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누군가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할 때 성립된다. 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에 CJ E&M을 무리하게 고발하도록 요구한 혐의만 직권남용으로 봤다. 문화체육관광부 직원의 부당 좌천 혐의나 K스포츠클럽 사업에 대한 부당 감찰 시도 혐의는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우 전 수석은 직권남용 혐의를 어떻게 무죄로 빠져나갈 수 있었을까. 그저 고개가 갸우뚱해질 일이다. 국정농단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와 김기춘 전 실장은 물론이고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안종범 전 경제수석도 직권남용 혐의는 피해 가지 못했다. 설령 그가 최씨의 존재를 알지 못했고,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고 하더라도 직무의 위법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대통령의 지시라고 해도 부당한 행위에 면죄부를 줄 수 없는 노릇 아닌가. 통 크게 구형하면서도 정작 법원이 판단할 만한 핵심 골자는 주지 못한 검찰의 행태 또한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그의 직권남용 혐의를 무죄로 갈음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우 전 수석 본인과 검찰, 사법부 3자가 빚어낸 합작품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 땅에 법불아귀는 온데간데없고 무문농법만 횡행한다는 것은 ‘우병우 1심 선고’가 던져 준 교훈이다. 이제 칸트의 말을 바꿔 모두 외쳐 보자. ‘하늘이 무너져도 법불아귀는 세워라’고 말이다. ksp@seoul.co.kr
  • [씨줄날줄] 식당 ‘노쇼’ 위약금/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식당 ‘노쇼’ 위약금/이순녀 논설위원

    저녁 모임 장소를 물색해서 예약하겠다던 지인이 음식점 상호와 전화번호를 알려 주며 대신 예약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자신은 그곳에 몇 차례 ‘노쇼’(No-Show·예약 부도)를 해서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을지 몰라 그런다는 이유를 덧붙였다. 일부러 펑크 낸 건 아니고, 인터넷으로 예약했다가 취소했는데 중간에 뭐가 잘못됐는지 주인에게 전달이 안 돼 결과적으로 노쇼가 됐다고 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음식점은 예약 손님이 연락 없이 안 와도 냉가슴만 앓았다. 손님은 취소 전화를 하지 않아도 미안해하지 않았다. 그랬던 것에 비하면 이제는 음식점이든, 손님이든 노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일화다. 항공, 호텔업계의 전문용어로 쓰이던 노쇼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건 스타 셰프 최현석씨 덕이다. 그는 2015년 12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노쇼 고객 때문에 매월 2500만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말해 경각심을 일깨웠다. 이후 ‘노쇼, 노셰프’라는 예약 부도 인식 개선 캠페인에 앞장섰다. 지난해 6월 현대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서비스 업종의 노쇼 비율은 10~20%에 이른다. 음식점이 20%로 가장 높았고, 병원 18%, 미용실 15%, 고속버스 11.7%, 소규모 공연장 10% 등이었다. 이에 따른 매출 손실은 약 4조 5000억원, 고용 손실도 10만 8000명으로 추산됐다.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다른 손님의 기회를 박탈한다는 측면에서도 해악이 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음식점 노쇼를 막기 위해 소비자 분쟁 기준에 일반 외식업 위약금 규정을 새로 만들었다. 이전에는 돌잔치나 회갑연 등 연회시설 운영업에 대해서만 위약금 규정이 있었다. 그제부터 시행된 외식업 위약금 규정에 따르면 손님이 예약 시간을 기준으로 1시간 이전에 취소하면 예약금을 환불받을 수 있지만 1시간 이내에 취소하거나 취소하지 않으면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그동안 음식점은 노쇼로 인해 비싼 재료를 날려도 아무런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없었는데 일부라도 손님에게 금전적인 책임을 지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당장 현실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유명 레스토랑이나 단체 손님을 받는 대형 음식점은 예약금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규모가 작은 식당은 예약금 얘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노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효과는 적지 않으리라고 본다. 예약이 손님의 권리라면 예약 취소는 의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GM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요청… 부정기류 확산

    조세회피처 제외요건 배치 논란 한국GM의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요청에 대해 유럽연합(EU)의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 제외 요건에 배치된다는 점에서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일 한국GM의 외국인투자지역 요청 사항과 관련, “우리 측에 구체적으로 요구한 사항이 아직 없다”면서도 “한국GM의 외국인투자지역 지정도 요건만 충족하면 현행법(외국인투자촉진법)상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한국GM의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은 신차 배정 등 신규 투자에 달렸다”고 밝힌 것을 재확인한 것이다. 현행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르면 해당 기업이 지방자치단체에 외국인투자지역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은 3000만 달러(약 325억원) 이상으로 공장시설을 신·증설해야 한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되면 최초 5년간 100% 법인세가 감면되고 이후 2년간 50% 추가 감면을 받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은 산업부 소관 사항”이라면서도 “신차 배정으로 공장 증설만 된다면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요건에 충족하는지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물론 기재부도 한국GM의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에 대해 검토 여지를 남긴 것이다. 문제는 외국인투자기업 조세 감면 혜택은 지난해 12월 유럽연합(EU)이 우리나라를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에 올렸던 원인이 된 제도라는 점이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EU가 지정한 조세회피처 17개국에 포함되자 올해 말까지 외국인 세제 혜택 감면제도를 손질해 내외국인 투자기업 차별을 없애겠다고 EU 측을 간신히 설득한 상태다. 더구나 이 제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가운데 우리나라에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대표적 내외국인 차별 제도로 꼽히고 있다. 안종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GM을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해 최대 향후 7년간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것은 우리 정부가 EU 측에 내외국인에게 차별적인 조세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약속을 정면으로 어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GM은 현재까지도 산업은행에 대한 실사 요구 사항인 장기 경영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군산공장의 비정규직 200여명에게 ‘한 달 뒤 근로계약 해지’ 통보를 문자로 보냈다. 향후 대량 해고의 예고탄이라는 해석도 있다. 정부가 정책의 형평성을 잃고 GM의 고자세 압박을 무마하기 위해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카드를 사용할 경우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팩트 체크] ‘블랙리스트1호‘ 이윤택, 朴정부서도 억대 지원금 챙겼다

    [팩트 체크] ‘블랙리스트1호‘ 이윤택, 朴정부서도 억대 지원금 챙겼다

    문화예술계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를 통해 성폭력 가해 사실이 드러난 연희단거리패 전 예술감독 이윤택씨가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예산이 2016년 1억 4482만원에서 지난해 4억 4600만원으로 3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운영위원회 김성태 위원장(자유한국당)이 27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출받은 문화예술인사 정부 지원 내역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씨는 2016년 총 4건의 사업에 대해 1억 4482만원, 지난해 6건에 4억 4600만원의 문예기금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지원받았다.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1호로 알려진 이씨의 지원금이 실제로 1억 중반대에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에는 4억 중반대로 대폭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이는 겉으로 드러난 수치에 불과하다. 이씨가 지난해 지원받은 사업들이 최종 결정된 시점과 비교하면 다른 ‘흐름’이 보인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 이전에 결정된 이씨의 지원금은 3억 9100만원이었다. 이씨는 지난해 2월 8일 아동시설순회사업(9100만원)과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2억원), 2월 28일 연극창작산실 올해의레퍼토리(6000만원), 3월 15일 방방공곡 문화공감 우수공연프로그램(4000만원) 등을 통해 줄줄이 지원금을 챙겼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원된 건 같은 해 7월 14일 특성화극장운영(4000만원)과 10월 10일 창작활성화 지원(1500만원)으로 두 건 5500만원에 불과하다. 앞서 이씨는 2016년 10월 ‘30스튜디오’ 개관식에서 “매년 1억 8000만원씩 지원받던 게 2년 전부터 딱 끊겼다”며 블랙리스트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지원금 결정과 집행 과정을 들여다보면 블랙리스트와 상관없이 연극계 거물인 이씨는 상당한 규모의 지원금을 매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지난달에도 노인시설 순회사업 공모에서 연극 ‘산 넘어 개똥아’로 예산 지원을 신청했다. 경남 밀양시와 김해시, 서울시 서울문화재단 등 지자체 지원을 빼고도 해마다 상당한 지원을 받아 온 것이다.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곽상도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는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오태석 연출가도 지난해 7건, 4억 87만원을 지원받았다. 연극계에서는 블랙리스트와 별개로 거물인 이씨와 오씨에게 정부 지원금이 집중되는 경향이 농후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연극 장르에 배분된 문예기금 수령자 중 두 연출은 늘 상위권에 있었다는 얘기다. 반면 고은 시인에 대한 지원금은 지난해 2100만원이었지만 그가 상임고문이었던 한국작가회의 활동 및 연구지원 명목으로 개인 지원이 아니었다. 그에 대한 지원은 ‘고은시선집’ 등 7개 작품 번역·출판 정도다. 이 밖에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인간문화재 하용부 밀양연극촌장도 문화재청으로부터 17년간 전승지원금 2억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성폭력 가해자로 확인된 이들과 관련 단체 사업에 대해 올해부터 지원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박근혜 1심 30년 구형] 기업·대학 자금·이권 탈취 사범 줄줄이 실형…승마 지원·블랙리스트 1·2심 판단 엇갈려

    이재용 2심 집유 4년으로 감형 조윤선 1심 무죄 2심 유죄 판단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지면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대부분에 대한 사법부 1차 판단이 마무리된다. 박 전 대통령을 빼면 지난해 초 무더기로 기소됐던 피고인 중 1심 재판이 끝나지 않은 이는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CJ 이미경 부회장에게 퇴진 압박을 가한 혐의로 기소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뿐이다. 2016년 말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뒤부터 지금까지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은 53명에 이르는 것으로 27일 집계됐다. 이 가운데 비교적 최근에 검찰이 기소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가정보원 동원 불법사찰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1심 재판은 아직 시작 단계다.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기소된 피고인을 제외하고 43명의 주요 국정농단 사범들은 하급심 법원에서 대체로 혐의를 인정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승마지원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삼성 임직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실행 지시 혐의로 기소된 청와대 인사에 대한 형사재판에선 1심과 2심의 판단이 엇갈렸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 승마지원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됐다. 반면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에 대해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 판단을 내놓았다. 나머지 재판에선 1·2심이 같은 결론을 유지한 사례가 많았다. 최씨의 위세를 등에 업고 기업과 대학 등에서 돈과 이권을 뜯어내려고 시도했던 피고인들은 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 강탈을 시도했던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각각 징역 3년과 4년을 선고받았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부정입학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2년형을 받았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 의결권에 외압을 가한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징역 2년 6개월형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 비선진료를 저지른 피고인들의 형은 확정됐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측에 명품가방을 선물하는 등 추가 범행이 적발된 박채윤씨 등을 제외한 피고인들에게 법원은 주로 집행유예형이나 벌금형을 선고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박근혜 1심 30년 구형] “朴, 정경유착·민간기업 사유화”… 최순실보다 중형 엄벌

    [박근혜 1심 30년 구형] “朴, 정경유착·민간기업 사유화”… 최순실보다 중형 엄벌

    검찰이 27일 박근혜(66) 전 대통령에게 30년을 구형하며 헌법 가치 훼손과 정경유착, 민간기업 사유화 등을 주요 잘못으로 지적했다. 국정농단의 또 다른 주범인 최순실(62)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한 만큼 박 전 대통령에게는 더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징역 30년은 형법에서 규정한 유기징역 최대치다.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결심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준엄한 형사처벌이 필요한 5가지 이유를 꼽았다. 첫 번째로 헌법 가치 훼손을 꼽으며 “주권자인 국민에 의해 대통령으로 선출됐지만 비선 실세의 이익을 위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의 직무권한을 사유화함으로써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이유로 “피고인은 국민이 아니라 재벌과 유착됐다”는 점을, 세 번째 이유로 “민간 기업을 자신과 최씨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전유물로 전락시켰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이유로 문화예술계의 편가르기와 재판출석 거부 등이 무책임한 자세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사건을 모두 심리했던 재판부는 지난 13일 최씨에 대한 1심 판결에서 박 전 대통령과의 공모 범죄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국정농단 사건의 주된 책임은 최씨와 국민에게서 부여받은 권한을 최씨에게 나눠 준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각종 전횡을 저지른 ‘수족’은 최씨이지만, 최씨가 안하무인 행세를 할 수 있게 둔 ‘몸통’은 박 전 대통령임을 재판부가 암시한 셈이다. 대기업들에 재단 출연을 강요한 혐의 등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최씨와 13개나 겹친다. 여기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지시 혐의 등 참모들과 공모한 혐의들을 더하면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18개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기업 출연을 강요한 혐의 ▲삼성으로부터 승마지원 뇌물을 받은 혐의 ▲롯데그룹과 SK그룹으로부터 K스포츠로 추가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혐의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장애인 펜싱팀, 포스코 펜싱팀 창단을 강요한 혐의 등을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범죄로 규정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들은 “재단 출연은 기업들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청와대의 협박에 의한 게 아니었다”고 반박했고, 개별 기업들에 대한 강요나 뇌물 혐의에 대해서도 “최씨가 독단적으로 한 범행으로 박 전 대통령과 사전에 공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들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서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최씨와 겹치지 않는 박 전 대통령의 혐의와 관련된 다른 재판에서 법원은 대체로 유죄 판단을 내려 왔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김 전 비서실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4년,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조영철)는 “박 전 대통령의 인식에 따라 좌파 국정배제 정책 기조가 형성됐고, 그 기조에 따라 김 전 실장은 (좌파 예술인을) 배제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지시했다”고 판단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대통령 연설문을 유출한 혐의에서도 박 전 대통령은 주범으로 지목됐다. 정 전 비서관에겐 1·2심 모두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CJ 이미경 부회장에 대해 퇴진 외압을 넣은 혐의 역시 박 전 대통령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공모 관계를 이루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전문] 검찰의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결심공판 의견진술

    [전문] 검찰의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결심공판 의견진술

    검찰은 27일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정점이자 ‘몸통’ 격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과 벌금 1천185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구형량을 밝히기에 앞서 의견 진술에 해당하는 ‘논고(論告)’를 통해 이번 사건의 의미와 엄벌 필요성 등을 상세히 밝혔다.검찰은 특히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의 최고 책임자로서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국가 혼란과 분열을 초래했음에도 진지한 반성이나 사과할 의지가 없다”며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302조(증거조사 후의 검사의 의견진술)에 따라 증거조사 등 심리가 끝나면 검사는 사실과 법률적용에 관해 의견을 진술해야 한다. 통상 사건에서는 형량에 관한 의견만 간단히 밝히는 것이 관례이지만, 사회적 영향이 큰 사건이나 중형을 구형하는 사건 등에서는 사건 전반에 관한 의견을 진술하며 이 내용을 공판 조서에 첨부한다. 다음은 검찰의 논고 전문. 1. 서론 본격적인 논고에 앞서, 먼저 2017. 5. 2. 제1회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지난 10개월 동안 118회의 기일을 진행하면서 실체진실의 발견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신 재판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이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6. 7. 청와대가 대기업들로부터 500억 원을 모금하여 재단을 설립하였다는 의혹이 처음 제기되었고, 2016. 10. 24. 피고인에게 보고된 중요 청와대와 정부부처 문건들이 비선실세로 주목받던 최서원에게 유출되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공개되면서 온 국민이 현직 대통령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태라는 전례없이 충격적인 사건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2016. 10. 27. 국정농단 사태의 실체가 조속히 규명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담아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었고, 본격적인 수사를 통해 ‘사초(史草)’로 회자되는 안종범 업무수첩, 피고인과 최서원의 육성이 저장된 정호성 비서관의 휴대전화기, 정치·경제·언론·학계의 유착 실상을 드러내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의 문자메시지 등 다수의 객관적 증거들을 확보하였으며, 2016. 11. 20. 현직 대통령이던 피고인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강요죄, 공무상비밀누설죄로 인지하고 최서원, 안종범, 정호성을 구속기소하였고, 증거와 수사기록을 모두 특별검사에게 인계하였습니다. 2017. 3. 6. 90일 간의 특별검사 수사를 이어받은 이후에는 2017. 3. 10.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파면된 피고인의 혐의에 수사력을 집중하여 피고인이 최서원과 함께 국정을 농단한 사실을 규명하고, 2017. 4. 17. 삼성·롯데·SK그룹의 총수가 연루된 독직(瀆職) 범행과 774억 원에 달하는 재단 출연금 강제 모금, 위헌·위법적인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범행을 주도한 혐의 등으로 피고인을 구속기소하여 이 사건 재판이 이루어지게 되었고, 14만 페이지에 달하는 증거기록과 130여 명에 이르는 증인들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피고인의 혐의 입증에 주력하였습니다. 2. 주요 혐의에 대한 증거관계 피고인의 혐의를 입증할 주요 증거에 대하여 설명드리겠습니다. 첫째, 안가(安家)라는 밀실에서 이루어진 비공개 단독면담을 통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총 592억 원의 뇌물을 수수하거나 요구한 범행은, 안종범, 김종, 장시호, 최태원, 정유라 등의 진술 및 안종범 업무수첩,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과 각 그룹에서 작성한 단독면담 관련 말씀자료, 최서원의 독일 법인, 영재센터,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에 송금한 계좌거래내역, 2016. 2.부터 2016. 10.까지 9개월 동안에만 총 845회, 일일 평균 3회 이상 이루어진 피고인과 최서원 간의 차명폰 통화내역, 그리고 정부부처에서 작성된 그룹 현안 관련 청와대 보고 문건, 피고인이 삼성물산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한 사실이 드러난 문형표 前 보건복지부 장관 판결문 등으로 넉넉히 인정됩니다. 둘째, 18개 대기업을 포함한 53개 전경련 회원사들로부터 774억 원을 강제 모금하여 재단을 설립한 범행은, 최서원의 일부 진술 및 안종범, 최상목을 비롯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 관계자, 이승철 前 부회장 등 전경련 관계자, 총수를 위시한 개별 기업 관계자, 정현식 前 사무총장을 비롯한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관계자들의 진술과, 안종범 업무수첩, 청와대 보고 문건, 전경련과 개별 기업, 재단 관계자들간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등의 객관적인 물증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셋째, 피고인이 직권을 남용하여 민간 기업을 상대로 최서원 관련 법인과의 용역계약 체결, 후원금 지급 등을 강요하고, 최서원을 위해 민간 기업의 인사에까지 개입한 범행은, 안종범, 조원동, 차은택, 이상화, 김종 및 개별 기업 관계자들의 진술과 그에 부합하는 안종범 업무수첩, 관계자들간 휴대전화 통화내역, 피고인에 대한 보고 문건 등의 객관적 물증으로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넷째, 피고인이 정호성 비서관을 통해 최서원에게 공무상 기밀이 담긴 청와대 문건 등을 유출한 범행은, 정호성, 최서원 진술 및 디지털 포렌식(Forensic) 절차를 통하여 과학적으로 최서원이 사용한 것으로 검증된 최서원의 태블릿PC 내에 저장된 청와대 문건 등에 의하여 충분하게 입증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피고인과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종사자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고 피고인의 지시에 불복하는 공무원들의 사직을 강요한 범행은, 피고인의 지시 및 피고인에게 이행 상황을 보고한 내용이 낱낱이 기재된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문건, 정무수석실, 문체부 작성 문건, 故 김영한 민정수석 업무 수첩 및 청와대 교문수석비서관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 진술과 소위 블랙리스트에 올라 피해를 본 문화·예술계 관계자들 진술에 의하여 다툼 없이 인정됩니다. 3. 피고인의 양형 관련 이어서 피고인에게 준엄한 형사처벌이 필요한 이유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가. 헌법 가치 훼손 첫째, 피고인은 주권자인 국민에 의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지만 비선실세의 이익을 위하여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의 직무권한을 사유화함으로써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하였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대통령이 국가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통령의 헌법 수호 의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1987년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이래 최초로 과반수 득표에 성공한 피고인은 헌법을 수호하여야 할 책무를 방기하였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의 직무권한을 자신과 최서원의 사익추구 수단으로 남용하였으며,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국가기관과 공조직을 동원하여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질서, 직업공무원제 등 헌법에 의해 보장된 핵심 가치를 유린하였습니다. 그 결과 피고인은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으로 파면되면서 대한민국 헌정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습니다. 나. 정경유착(政經癒着) 둘째, 피고인은 국민이 아니라 재벌과 유착되었습니다.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헌법과 법률을 통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광범위하고 막강한 행정, 입법, 사법 권한을 보유한 명실상부(名實相符)한 국내 최고 정치권력자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2016년 기준 국내 주식시장의 6.7%에 달하는 102조 원의 자금으로 삼성전자 지분 9.71%를 비롯하여, 30대 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 8.85%를 보유한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동원하여 재벌기업 총수의 경영권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었습니다. 피고인과 단독면담한 이재용, 최태원, 신동빈은 2016년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국내 GDP의 37%를 차지하는 삼성, SK,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보유한 국내 최고 경제권력자들입니다. 국내 최고 정치권력자인 피고인이 매년 안가라는 밀실에서 은밀하게 최고 경제권력자들을 일대일로 만나 머리를 맞대고, 자신과 최서원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면서 경영권과 직결되는 현안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는 장면은 피고인 스스로 ‘서로 윈윈(Win-Win)하는 자리였다’라고 표현한 바와 같이 전형적인 정경유착(政經癒着)의 모습입니다. 피고인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에서 자행된 정경유착의 폐해를 그대로 답습함으로써 헌법이 추구하는 ‘경제 민주화’를 통해 국민 행복시대를 열겠다는 자신의 공적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고, 우리 사회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재벌 개혁과, 반칙과 특권을 철폐하여 고질적인 부패 행태의 청산을 열망하는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으며, 서민들의 쌈짓돈으로 조성된 국민연금기금을 재벌기업 총수의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함으로써 천문학적인 손실을 나누어지게 된 국민에게 말로 다 할 수 없는 충격과 공분(公憤)을 안겨 주었습니다. 다. 민간 기업의 사유화 셋째, 피고인은 대기업들로 하여금 자신과 최서원이 운영할 재단 설립자금으로 774억 원을 출연하게 하고, 최서원이 지명한 업체들에 일감과 후원금을 몰아주며, 최서원이 지명한 인물들을 별다른 검증절차 없이 채용하고 승진하게 함으로써, 민간 기업을 자신과 최서원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전유물로 전락시켜 헌법상 보장된 기업경영의 자유, 기업의 재산권을 중대하게 침해하였습니다. 피고인의 이와 같은 행위는 기업과 사회의 진정한 상생을 위한 기업의 자율적인 경영 활동과 사회공헌 활동을 왜곡하는 것으로서, 정작 계약을 체결할 충분한 자질을 갖춘 중소기업과 반드시 기업의 후원을 받아야 하는 우리 사회의 소외 계층을 희생시켰고, 전체 임금노동자의 절반이 비정규직인 현실에서 경제 한파와 고령화로 인한 청년 실업 문제와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해 불철주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과 그들의 부모들로 하여금 뼛속 깊이 좌절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였으며, 우리 사회가 불법과 반칙이 통하는 사회, 돈과 권력을 가진 특권층만이 성공하고 군림할 수 있는 사회라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 주고, 정부 정책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여, 국가 발전을 위한 토대이자 소중한 사회적 자본인 ‘국민의 국가에 대한 신뢰’라는 가치를 무너뜨렸습니다. 라. 문화·예술계 양극화 넷째, 피고인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문화융성’을 3대 국정 기조 중의 하나로 천명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자신과 정부에 동조하는지를 기준으로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을 블랙(Black)과 화이트(White)로 편을 가름으로써 문화·예술계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크게 위축시켰으며 자신의 불법적인 지시를 이행하는데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고위공무원을 사직시키는 등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마. 피고인의 무책임한 자세 마지막으로, 피고인은 최서원의 국정 개입에 대한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이를 부인하였고, 오히려 그러한 의혹 제기를 실체가 없는 국기문란 행위, 정치공세라고 비난하면서 온 국민을 기만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최서원의 국정 개입이 문제로 대두하자,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였음에도, 검찰과 특별검사의 대면조사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회피하였고, 청와대 압수수색에 단 한 번도 응하지 않았으며, 자신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헌법재판소에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주요 국정농단 사건의 증인으로 채택되었으나 일체 출석을 거부하였고, 지난해 10월 16일 재판부에서 새롭게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더 이상 법원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주장을 끝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재판출석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은 2016. 7. 국정농단 의혹이 처음 불거진 이래로 약 20개월이 경과한 현재까지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단 한 차례도 보인 적이 없었으며, ‘정치 보복’이라는 프레임을 설정해 국정농단의 진상을 호도하고 실체진실을 왜곡하면서, 검찰과 특별검사는 물론 사법부까지 비난하고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국민은 피고인이 이제라도 잘못을 통감하고 자신의 책임을 겸허히 인정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국민의 이와 같은 기대에 부응하기는커녕 오히려 사법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여전히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으며, 일련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검찰과 특별검사의 수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및 법원의 판결을 통해 자신의 범죄사실이 객관적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헌법과 법률을 철저히 경시하면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4. 결론 결론으로 피고인에 대한 구형의견을 밝히겠습니다. 피고인은 국정농단의 정점에 있는 최종 책임자입니다.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정 운영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던 피고인은 국정에 한 번도 관여해 본 적이 없는 비선실세에게 국정 운영의 키를 맡겨 국가 위기 사태를 자초한 장본인입니다. 국민은 반칙과 특권이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합의한 규칙을 끝까지 준수하면서 실력으로 성공한 사람이 존경받고, 대통령이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면서 국민의 사상과 문화적 성향에까지 관여하는 나라가 아니라,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가운데 어떠한 직업을 갖더라도 행복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진정 자유롭고 평등하며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꿈꿔왔습니다. 피고인은 국민의 이와 같은 간절한 꿈과 희망을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기록되겠지만, 한편으로는 국민의 힘으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하루빨리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심각하게 훼손된 헌법 가치를 재확립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이 헌정 질서를 유린하여 국가권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시키고 국가 혼란과 분열을 초래하였음에도 진지한 반성이나 사과할 의지가 없다는 점,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의 법정형이 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인 점, 피고인이 최서원과 함께 취득한 이익이 수백 억대에 이르는 점, 범행을 부인하면서 허위 주장을 늘어놓고 실체진실의 발견을 방해한 것은 물론이고,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한 책임을 전적으로 최서원과 측근들에게 전가한 점, 준엄한 사법부의 심판을 통해 다시는 이 사건과 같은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대한민국 위정자들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반영하여 다음과 같이 구형합니다.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농단한 최종 책임자인 피고인에게 징역 30년 및 뇌물에 해당하는 592억 2,800만 원의 2배에서 5배 범위 내인 벌금 1,185억 원을 선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연합뉴스
  • ‘김어준의 뉴스공장’ “문재인 대통령 사과 촉구한 자유한국당 논평, 비판해야”

    ‘김어준의 뉴스공장’ “문재인 대통령 사과 촉구한 자유한국당 논평, 비판해야”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27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전날 자유한국당 낸 논평에 대해서 촌평했다.김어준은 “자유한국당이 논평을 통해 ‘이윤택 등 대표적 좌파인사들 성추행은 충격을 가져왔다. 이들은 전 정부가 주장한 문화계 블랙리스트’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자유한국당 여성의원들은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조력자의 일탈행위에 대해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중앙일보는 기사에 ‘대통령 지인 연극계 원로’라는 문구를 썼다. 이 역시 의도가 뻔하다”고 말했다. 김어준은 “보수정당 내 여성 정치인들, 보수매체 여성 언론인들 이런 의도와 수작에 대해 오히려 강력하게 비판하고 고발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야 어렵게 나선 여성, 어렵게 찾은 이 기회를 살리는 길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농단’ 박근혜 재판 9개월 만에 마무리

    ‘국정농단’ 박근혜 재판 9개월 만에 마무리

    ‘비선 실세’ 최순실(62)씨와 함께 국정농단으로 나라를 뒤흔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사진ㆍ66)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27일 마무리된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이날 검찰 측 서류증거 조사를 모두 마무리한 뒤 오후 결심 공판을 열어 박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한 심리를 종결한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17일 기소되고 5월 23일 첫 재판이 열린 뒤 9개월 만이다. 이날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종 의견과 함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량을 재판부에 요청한다. 박 전 대통령 측 최후 변론도 이어진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해 재판을 보이콧하고 있어 최후 진술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형량은 최씨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검찰과 특검팀은 최씨에게 “국정농단의 시작과 끝”이라며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그나마 이화여대 학사비리 사건으로 먼저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것을 감안한 구형량이다. 최씨는 혐의 18개 가운데 12개에서 박 전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가 인정되며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겹치는 혐의 외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청와대 비밀문건 유출, CJ그룹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 등이 추가됐다. 더욱이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였기 때문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는 이르면 3월 말, 또는 4월 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농단 사건은 일단락되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또 다른 재판이 시작된다. 결심 공판 바로 다음날인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 심리로 국정원 특수활동비 뇌물 수수 사건 및 옛 새누리당 공천 과정 불법 관여 사건의 공판준비기일이 잇달아 열린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관사찰 의심 파일 비번 확보… 임종헌 PC도 연다

    임 前차장 등 PC 사용자 동의 받아 1ㆍ2차서 제외된 760개 파일도 조사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철저히 규명”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 3차 조사를 맡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컴퓨터(PC) 조사에 나선다. 조사단은 또 2차 조사에서 암호가 설정돼 조사하지 못한 행정처 PC 내 760개 파일 등도 조사키로 했다. 이에 따라 관련 의혹이 명확하게 규명될지 주목된다. 조사단은 23일 1차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조사단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관한 추가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보완하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여 필요한 조치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추가조사위가 조사한 행정처 PC뿐 아니라 임 전 차장의 PC 저장매체도 조사 대상으로 삼는다. 임의로 PC를 조사하는 것은 영장주의에 위배된다는 비판을 감안해 조사단은 PC 사용자였던 임 전 차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2명의 전 기획조정실 심의관들로부터 조사 동의를 받고 파일 암호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판사 내부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설립된 2011년 11월부터 1차 진상조사위가 활동을 마친 지난해 4월까지 작성, 관리된 파일을 조사키로 했다. 본격적인 디지털 포렌식 조사는 오는 26일 시작된다. 지난해 초 법원행정처가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 대회 축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행정처 내 판사 동향을 파악한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 꾸려진 첫 번째 조사위는 블랙리스트 파일이 저장됐다는 의혹을 받던 행정처 PC를 조사하지 않은 채 ‘사법부 블랙리스트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후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뒤 출범한 추가조사위원회는 이 전 상임위원 등 3명의 PC 저장매체를 복사해 조사했다. 추가조사위는 블랙리스트 형식의 문건을 발견하진 못했지만, 평소 판사 모임 동향과 여론을 파악하고 성향을 기록한 파일을 발견했다. 또 법원행정처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정치댓글 사건 판결 동향을 파악하려는 시도가 담긴 문건이 새롭게 발견돼 파장이 일었다. 두 차례 공식 조사에도 불구하고 임 전 차장 PC와 암호화된 파일 등이 조사에서 배제됐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 대법원장은 안철상 신임 법원행정처장을 단장으로 새롭게 조사단을 꾸렸다. 노태악 서울북부지법원장, 이성복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 정재헌 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장, 구태회 사법연수원 교수, 김흥준 행정처 윤리감사관 등이 조사단에 합류했다. 조사단은 법원행정처 내 사무실을 마련하고 본격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공정성 확보를 위해 필요할 경우 외부 인사를 조사에 합류시키기로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문화재도 수난…1000년 된 석상 올라타는 中 관광객들

    문화재도 수난…1000년 된 석상 올라타는 中 관광객들

    국가의 오랜 자산으로 소중히 보호받아야 할 문화재가 일부 시민들의 몰지각한 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중국 동영상 사이트 피어비디오는 음력 설 연휴 기간 동안 허난성 뤄양시에 있는 사찰인 백마사를 찾은 관광객들이 약 1000년 된 말 석상 위에 올라타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 사원 중 한 곳인 백마사 외부에는 2개의 말 석상이 있는데, 이는 송나라(960~1279) 시대에 만들어져 황제의 사위이자 장군이었던 인물의 무덤에서 옮겨진 것이다. 석상 주위에는 돌 난간으로 된 울타리가 쳐져 있었지만 관광객들은 이를 뚫고 석상으로 접근했다. 사실상 난간들은 높은 석상 위를 기어오르는 편리한 디딤돌로 사용되고 있다. 피어비디오가 공개한 영상에는 4명의 아이들이 부모의 도움을 받아 한꺼번에 말 석상에 오르는 장면이 나온다. 근처 상인이 “말 석상은 송나라의 유물이다. 등반을 금한다”며 관광객들을 수차례 타이르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소용이 없었다. 조각 상 위에서 사진을 찍으려 포즈를 취하는 여성에게 한 스님이 달려와 “어서 내려오세요. 나이도 드실만큼 드신 분이 어떻게 그 곳에 올라갈 수 있습니까?”라며 야단을 치기도 했다. 3년 전 중국 정부는 몰상식한 관광객의 이름을 밝혀 창피를 주기 위해 ‘관광객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 영향력은 미비한 실정이다. 최근 들어 설 연휴 동안 문제가 되는 관광객들의 사진과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올라오면서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피어비디오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사설] 추악한 문화계 성폭력에 입 닫은 정부

    막혔던 봇물이 터졌다. 문화계의 성폭력 피해 사례들이 숨 고를 새 없이 폭로된다. 연극 연출가 이윤택씨는 며칠 전의 성폭력 사과 기자회견마저 사전 시나리오를 짰다고 한다. 내부 단원들한테는 성폭행 사실을 버젓이 시인하고 변호사 도움을 받아 가며 불쌍한 표정 연습까지 했다는 것이다. 할 말을 잃는다. 공연계 거장으로 대접받으며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추하게 무너지는지, 이쯤 되면 거장이 아니라 ‘막장’이다. 중견 배우 조민기씨의 사례도 심각하다. 자신의 모교인 청주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최근까지 딸 같은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줄을 잇는다. 구체적인 고발 사례가 쏟아지는데도 소속사를 통해 “명백한 루머”라고 부인하니 피해 학생들의 분노는 더 커진다. 경찰이 움직이고서야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한 발을 빼는 모양새다. 자신의 오피스텔로 수시로 학생들을 불러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주장들은 공연한 음해로 보기 어렵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몇몇 인물들의 도덕적 일탈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일부 인사들이 개인적으로 빚은 끔찍한 추문이 아니라 권위를 권력의 칼자루 삼아 여성 인권을 조롱하고 짓밟은 만행이다. 이씨는 폐쇄된 연극계 안에서 왕이자 신 같은 존재로 통했다. 도제 시스템으로 가뜩이나 힘겹게 굴러가는 공연계에서 사회적 권위로 포장된 거대 권력에 맞서는 것은 누가 봐도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대학에서 연기 공부를 하는 어린 학생들도 다를 게 없다. 연희단거리패의 김소희 대표가 이씨의 상습적인 추행을 알았으면서도 “성폭력인 줄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문화계 내부는 올 것이 왔을 뿐 새삼스럽지 않다는 반응들이다. 손바닥만 한 연극계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폭력이 입막음 될 수 있었다면 대중문화계 전반의 사정은 어떨지 짐작할 만하다. ‘미투 운동’의 발원지인 할리우드에서 조사했더니 연예산업 종사자의 94%가 “한 번 이상 성희롱을 당했다”고 답했다. 우리 사정이 더 나을 것 같지는 않다. 성폭력 문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나 공공기관 채용 부정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끔찍한 사회적 병소다. 사안의 특수성으로 적극적인 개입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정부의 대응이 지나치게 한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축이어야 할 여성가족부는 “공공부문 성폭력 근절 대책을 다음주 내겠다”며 뭘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계의 성폭력 실태를 조사하겠다고만 했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했다면 미적거리지 말고 속도를 내야 한다. 문화계를 넘어 교육계 등 전방위로 실태를 철저히 파악하고 가해자에게 법적 처벌이 이어지도록 피해자 권리 구제를 도와야 한다. 범정부 차원의 움직임만으로도 성폭력 엄단의 강력한 사회적 기제가 된다.
  • 전국법관대표회의 정례화… 대법원장 사법행정 독점 견제

    사법행정 등에 의견 표명ㆍ건의 블랙리스트조사 의견 개진할 듯 앞으로는 각급 법원 대표 판사들이 사법행정과 법관독립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거나 건의할 수 있는 기구인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정례적으로 열린다. ‘전국법원장회의’도 법원 내 정식 회의 기구로 격상됐다. 사법행정에 있어서 대법원장의 독점적 권한을 견제하고 일선 판사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 13명은 22일 대법관회의를 열고 ‘전국법관대표회의 규칙안’과 ‘전국법원장회의 규칙안’을 의결했다. 만장일치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원칙적으로 규칙안은 참석 대법관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의결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장의 권한을 분산하고 조직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꾸겠다는 김 대법원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법관대표회의 규칙안에 따르면 매년 4월과 11월 열리는 정기회의에서 사법행정 및 법관독립에 관한 사항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거나 건의할 수 있다. 사법행정 담당자에게 자료 제출 협조를 요청할 수 있고, 사법행정 담당자가 회의에 출석해 현안을 설명할 수 있다. 이 규칙안은 조만간 공포된 뒤 시행되며 4월 9일에 첫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규칙안이 시행되면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하는 세 번째 기구인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활동에 의견을 개진할 가능성도 있다. 법관대표회의는 사법행정 관련 각종 위원회 구성과정 및 사법정책과 재판제도 개선 작업에도 참여할 수 있다. 법관 전보를 포함해 인사 원칙을 결정하는 과정에도 의견을 낼 수 있다. 법관대표회의 구성원은 총 117명이다. 정원이 300명 이상인 서울중앙지법이 대표판사 3명을, 150명 이상인 서울고법·수원지법이 2명을, 나머지 법원이 1명을 선발한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에 2명, 사법연수원과 사법정책연구원에 각 1명이 배정됐다. 대표판사는 각 법원에서 선출한다. 일선 판사들은 지난해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커지면서 법관대표회의가 대법원장에게 회의를 상설화할 수 있는 규칙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에는 전국 판사와의 대화, 전국 법관 워크숍 등 이름으로 사법 파동이 있을 때마다 열렸다. 한편 주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관례적으로 열렸던 전국법원장회의는 매년 12월 정기적으로 열리며, 의장은 법원행정처장이 맡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국정농단 사범 1심 선고 박근혜ㆍ조원동만 남았다

    朴, 3월 말~4월 초 선고 예정 22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1심 선고로 이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51명 가운데 두 사람만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2016년 말부터 시작된 국정농단 사건 수사로 재판에 넘겨진 인사들은 모두 51명으로 이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제외한 모두가 1심 선고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 등의 청탁을 하기 위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된 김영재 원장의 아내 박채윤씨는 지난해 11월 가장 먼저 대법원에서 징역 1년형이 확정됐다. 관련 피고인이 9명으로 가장 많았던 이화여대 학사비리 사건은 최순실씨에게 징역 3년,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는 등 항소심을 마치고 대법원에 상고됐다. 기업인으로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 대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직 임원 4명, 역시 뇌물공여 혐의로 지난 13일 법정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있다. 청와대 참모진 출신으로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주범으로 꼽힌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등 6명의 피고인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안 전 수석 등이 있고,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최씨에게 청와대 비밀문건을 유출한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형을 받았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삼성과 그랜드레저코리아(GKL) 등 기업을 압박해 재단 출연을 강요한 혐의로 각각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제 남은 것은 국정농단의 핵심 몸통으로, 나머지 피고인들의 혐의 종합판과도 같은 박 전 대통령이 어떤 판결을 받느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오는 27일 검찰 측 서류증거 조사를 모두 마친 뒤 변론을 종결하는 결심 공판을 갖는다. 이르면 3월 말에서 4월 초까지는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선고와 함께 같은 재판부에서 조원동 전 수석의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에 대한 퇴직을 강요하다 미수에 그친 혐의에 대한 선고도 이뤄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속보] 법원, 우병우에게 1심 2년 6개월 선고

    [속보] 법원, 우병우에게 1심 2년 6개월 선고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를 축소·은폐하고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심에서 실형을 받았다. 지난해 4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래 311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는 22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우 전 수석의 혐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재판부는 2016년 7월 당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자신을 감찰하려 하자 직무수행을 방해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또 안종범 전 수석과 최순실씨 비위를 인지하고도 감찰 직무를 유기한 혐의도 유죄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은폐 가담으로 국가 혼란이 더욱 악화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CJ E&M이 고발 대상 요건에 미달함에도 공정위 관계자들을 시켜 검찰 고발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진술하게 직권을 남용한 혐의, 국회 국정감사에 정당한 이유없이 증인으로 나가지 않은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2016년 상반기 당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문체부 공무원 7명을 좌천성 인사 조처하게 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당시 문체부 내 파벌 문제나 인사 특혜 의혹이 있었던 만큼 이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 전 수석이 대한체육회와 전국 28개 스포츠클럽에 실태 점검 준비를 하게 한 것 역시 무죄로 봤다. 그는 국가정보원에 지시해 공직자와 민간인을 광범위하게 불법 사찰하고,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블랙리스트)의 운용 상황을 보고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달 초 구속 상태로 추가 기소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로운 암 발견돼 치료” 황현산 문예위원장 사퇴

    “새로운 암 발견돼 치료” 황현산 문예위원장 사퇴

    지난해 11월 취임한 황현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2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문예위 측은 황 위원장이 암에 걸린 뒤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최근 새로운 암이 발견돼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황 위원장의 애초 임기는 2020년 11월까지였다. 사표가 수리되면 공모 절차를 거쳐 새로운 위원장 선임 전까지 문예위원 중 가장 연장자인 최창주 한국전통공연예술학회 부회장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문체부는 그동안 장관이 임명해 온 문예위 위원장을 호선으로 선출하도록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과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을 연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연간 2000여억원을 문화예술계 지원 사업에 투입하는 기관인 예술위는 지난 정부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집행 기관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박명진 전 위원장이 이에 따라 임기를 1년 가까이 남겨두고 지난해 6월 사퇴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외국인 투자기업 한정 ‘법인ㆍ소득세 감면’ 국내 기업 확대 실효성 논란

    외국인 투자기업 한정 ‘법인ㆍ소득세 감면’ 국내 기업 확대 실효성 논란

    정부 ‘조세회피처 ’ 제외 후속 조치산업통상자원부가 그동안 외국인 투자 기업(이하 외투 기업)에 한정했던 각종 세제 혜택을 국내 기업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지난달 23일 우리나라를 ‘조세 회피처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건으로 ‘외투 기업 조세 감면 제도’ 정비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재정 부담 증가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신중한 입장이다. 19일 산업부에 따르면 외투 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인세·소득세 감면 등 인센티브 혜택을 국내 기업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외투 기업이 조세 감면을 받으려면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자본금 1억원 이상이어야 하며 업종과 투자지역, 투자금액에 따라 최대 5년 동안 법인세 100%를 감면받고, 추가로 2년 동안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EU가 지적한 부분은 이런 제도가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것이다. 산업부의 인센티브 확대 방안에 대해 기재부는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에 대한 차별 해소라는 방향성 자체는 맞지만 조세 감면 제도 전반에 대한 재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EU 조세 회피처 블랙리스트에서 제외되는 것을 계기로 기형적인 제도를 손봐야 하는 것은 맞지만 어떻게 바꿀 것인지는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올해 세법 개정안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조세특례제도를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조세 감면 제도 정비를 놓고 부처 간 조율이 쉽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산업부가 추진하는 국내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놓고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높다. 외투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이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역차별일 수는 있지만 이미 신성장동력이나 연구개발(R&D) 지원 등 국내 기업을 위한 별개의 인센티브 제도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안종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미 외투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제도와 유사한 제도가 국내 기업들에도 적용되고 있다”면서 “내국인에 대한 조세 지원을 새로 만들자는 것일 뿐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외투 기업에 대한 조세 감면 제도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안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 투자에 대한 조세 지원 혜택을 받는 기업은 외투 기업 전체의 2% 내외에 불과하다”면서 “외국인 투자에 대한 차별적 지원이 외국인 투자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 외투 기업의 국내 투자와 관련한 법인세 등 감면 실적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1년 8198억원이었던 외투 기업 조세 감면 실적은 지난해 1504억원까지 축소됐다. 정부 관계자는 “외투 기업에만 조세 감면 혜택을 주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국립극단, 이윤택 성폭력 의혹 후 性관련 확약서 받아

    국립극단, 이윤택 성폭력 의혹 후 性관련 확약서 받아

    “3년 전 피해자 공론화 원치 않아 그 후 모든 스태프 계약서에 성문제 땐 즉시 해지 조항 넣어”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성추행을 폭로한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는 1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윤택씨가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김 대표는 “지금도 말 못하고 고민하고 있을 많은 연극 동지들에게 괜찮다고 힘들어하지 말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이윤택 연출가가 직접 해명하고 반성해야 많은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로 여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연극계 내 이씨의 피해자가 여러 명이라는 걸 시사했다. 김 대표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metoo’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10여년 전 ‘오구’라는 작품으로 지방 공연을 할 때 자신이 직접 겪었던 성추행 피해를 폭로했다. 김 대표는 그 이후 자신의 감정을 진솔하게 드러냈다. 김 대표는 “그를 마주치게 될 때마다 나는 도망 다녔다. 무섭고 끔찍했다. 그가 연극계 선배로 무엇을 대표해서 발언할 때마다, 멋진 작업을 만들어냈다는 극찬의 기사들을 대할 때마다 구역질이 일었지만 피하는 방법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썼다. 이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라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이씨가 2015년 국립극단에서 ‘문제적 인간 연산’ 작품을 준비하던 중 직원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당시 국립극단은 공론화를 원치 않는 피해자 의견을 존중해 이씨를 이후 작품에서 배제했다. 국립극단은 그 사건 직후 모든 연출·배우·스태프들과 체결하는 계약서에 ‘성추행이나 성폭행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계약을 즉시 해지한다’는 내용의 문구를 새로 넣고, 확약을 받아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 사건 이후 국립극단은 지금까지도 이씨와의 모든 작품 활동을 내부적으로 금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극단 출신의 한 배우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그가 연극판에서 신화적인 존재처럼 여겨지지만, 작품과 별개로 그에게 피해를 본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배우는 “밀양연극촌에서도 이 연출가의 여러 추문이 많이 들렸지만 우리 연극판이 너무 좁고 작아 오히려 침묵의 카르텔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며 “여전히 이 연출가의 편에 서서 그를 두둔하는 사람도 많아 과연 연극계가 스스로 자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프레스콜 행사를 가진 연출가 겸 극작가 오세혁씨는 “참담하고 절망스러운 사태 앞에 분노가 치솟았다”며 “(이 연출가) 본인이 한 일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지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연희단거리패 김소희 대표를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의 의미에서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연희단거리패는 공연 중이던 연극 ‘수업 ’을 비롯해 예정된 모든 공연을 중단했다. 이씨는 시인 겸 극작가·연출가로, 1986년 부산에서 창단한 연희단거리패를 이끌어 왔다. 2004~2005년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맡았고,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는 이유 등으로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그가 연출한 연극 ‘오구’는 2008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을 받았고, ‘시민K’, ‘문제적 인간 연산’ 등 다양한 작품으로 각종 상을 받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MB사이버사 ‘反정부 아이디 ’ 1000개 靑에 보고

    악플러 색출팀 ‘블랙펜 ’ 운영 기무사 500여명 댓글달기 동원 2012 선거 때 정치인 비난ㆍ지지 이명박(MB) 정부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가 청와대의 요청으로 정부정책을 비난하는 일명 ‘극렬 아이디’ 1000여개를 수집해 청와대에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MB 정부 지시하에 기무사가 ‘온라인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정황이 확보된 셈이다. 국방부 사이버 댓글사건조사 태스크포스(TF)는 14일 4차 중간 조사 결과에서 “기무사가 일부 극렬 아이디에 대해서 게시글 모니터링과 스팸블록 방법으로 대응을 시도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팸블록은 스팸메일이나 악성 소프트웨어 등을 유포한 계정을 트위터 본사에 신고하면 트위터 본사의 자체 심의 후 해당 계정을 일시 또는 영구 정지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TF는 또 기무사가 MB 정부 출범 초반인 2008년 6월 ‘광우병 사태’ 이후 사이버 공간 관리업무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는 사령부 보안처를 중심으로 부대원을 지정해 사이버 댓글 활동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TF는 “현재까지 500여명의 부대원이 2009년 초부터 2013년 초까지 활동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무사가 예하부대 부대원 500여명을 지정해 사이버 댓글 활동에 관여하는 일명 ‘스파르타’를 운영한 사실도 확인됐다. ‘스파르타’는 4대강 사업, 세종시 이전 문제, 제주 해군기지 사업, 용산 참사, 동남권 신공항 건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천안함 폭침, 반값 등록금 등에 대해 댓글 활동을 했다. 국군사이버사령부가 정부 정책 등을 비판하는 소위 ‘악플러’를 색출하는 ‘블랙펜 분석팀’을 운용했던 정확도 확인됐다. TF는 “사이버사가 2011년 초부터 2013년 10월까지 포털사이트에서 댓글을 검색한 뒤 북한 찬양 지지(B1), 대통령 및 국가정책 비난(B2), 군 비난(B3) 등 세 그룹으로 아이디를 분석하는 블랙펜 분석 업무를 했다”면서 “분석 현황은 경찰청에 통보했고 기무부대에도 일부 공유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사이버사령부는 악플러를 지칭해 ‘블랙펜’과 ‘레드펜’이란 위장 용어를 함께사용했다.우익세력은 ‘블루펜’으로 불렀다. 한편 TF는 이날 2013~2014년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사이버 댓글 의혹과 관련된 수사본부장을 맡았던 김모 육군 대령을 직권 남용과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김명수號 첫 정기인사, 인권법 소속 판사들 요직에

    김명수 대법원장은 13일 지방법원 부장판사 393명, 고법판사 49명, 지방법원 판사 537명 등 전국 각급 법원 판사 979명의 전보 인사를 오는 26일자로 단행했다. 취임 후 첫 일반 법관 정기인사다. 사법개혁을 주창해 온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으로 김 대법원장의 법원 내 지지기반으로 평가되는 판사 상당수가 서울중앙지법과 법원행정처 등에 배치된 점이 눈에 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을 맡았던 이성복 수원지법 부장판사와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 조사를 요구하며 사직서를 제출했다가 반려된 최한돈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보임됐다. 최 부장판사는 이날 취임한 민중기 신임 서울중앙지법원장과 함께 추가조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인권법연구회 핵심 회원으로 알려진 이동연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도 서울중앙지법으로 이동한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항소심 판결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판결을 비판한 김동진 인천지법 부장판사와 ‘글쓰는 판사’로 유명한 문유석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도 서울중앙지법으로 전보됐다. 역시 인권법연구회원으로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 조사 여론을 견인한 차성안 군산지원 판사는 대법원 산하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으로 보임됐다.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심의관으로는 우리법연구회(인권법연구회 전신) 출신 송오섭 서울중앙지법 판사가 발령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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