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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북한 석탄 운반했던 토고 선박 6개월간 억류, 왜?

    정부는 북한산 석탄을 운반한 것으로 파악된 제3국 선박이 지난 1월 국내에 입항해 억류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북한산 석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국가 간 운반이 금지돼 있다. 북한의 석탄 수출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정부가 억류한 선박은 토고 선적 ‘탤런트 에이스’호로 지난해 미국 정부가 대북제재 결의 위반 혐의로 안보리에 블랙리스트 지정을 요구했던 ‘신성하이’(Xin Sheng Hai)가 개명한 것이다. 해당 선박은 제재를 피하기 위해 과거를 세탁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재위 전문가 패널에 따르면 이 배는 지난해 7월 26일과 8월 31일 북한 남포항에서 출발해 각각 중국 랴오닝성의 바위취안항과 베트남 캄파항으로 북한산 석탄을 운반했다. 한국 정부가 올해 1월 중순 군산항에 입항한 탤런트 에이스호를 억류한 이유다. 지난해 12월 채택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97호에 따르면 안보리 결의상 금지된 품목의 이전에 연관돼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경우 회원국은 자국 항구내의 모든 선박을 나포, 검색, 동결(억류)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산 석탄은 지난해 8월부터 전면 수출금지 품목으로 지정돼 있다. 현재 한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억류 중인 배는 탤런트 에이스호 외에 라이트하우스윈모어호와 코티호가 있다. 이들 2척의 배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정유제품을 선박 간 거래로 북한 선박에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형·동생 사이’라던 朴정부 참모들, 법정선 날선 공방

    ‘형·동생 사이’라던 朴정부 참모들, 법정선 날선 공방

    “형, 동생으로 지냈는데 여기서 내 기억이 맞다 네 기억이 틀렸다 하긴 그렇지만….”(현기환) “제가 사적으로 형님으로 모시던 분하고 이러는 게 부끄럽고 스트레스 받습니다.”(신동철) 최근 박근혜 정부과 관련된 사건의 재판에서는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던 참모진이 서로 얼굴을 붉히며 공방을 벌이는 모습을 부쩍 자주 볼 수 있다. 처음엔 변호인을 통해 신문이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직접 서로의 기억을 두고 언쟁을 벌이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정농단 관련 사건들의 재판을 통해 상대방의 진술이 자신의 혐의와 직결되는 것을 여러 차례 체감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줄이기 위해 사소한 부분까지 직접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병철)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사건 재판에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에 대한 증인신문 말미에 직접 물을 게 있느냐는 재판장의 물음에 “있지만 말싸움밖에 안 될 것 같다”고 머뭇거리면서도 신 전 비서관의 증언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병기 전 국정원장에게 국정원장 특활비를 매달 500만원씩 상납받았다는 현 전 수석의 혐의를 두고 신 전 비서관이 자신이 받아서 봉투를 전달했다고 진술하자 이를 부인한 것이다. 현 전 수석은 “제 기억으론 비서실장이 챙겨주신 활동비라길래 왜 직접 주지 신 비서관을 통해 주냐 생각했고, 정무수석실 운영비로 쓰라는 건가 보다 해서 다른 비서관에게 넘겨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 전 비서관은 “제가 나가고 나서 준 것이라?(잘 모르겠다)”면서 “현 수석님과 저하고는 참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고 허망한 일이다. 사선을 넘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사이인데 제가 사적으로 형님으로 모시는 분하고 이렇게 하는 게 부끄럽고 스트레스 받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출소해) 나와있고, 수의 입으신 모습이 안타깝다. 사실은 저도 말하기 괴롭다”고 덧붙였다. 신 전 비서관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가 지난 13일 만기 출소했다. 이날 재판에선 또 신 전 비서관이 거듭 “정무비서관으로 옮긴 뒤 국민소통비서관실 업무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자 오도성 전 국민소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제가 물어보겠다”면서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주관한 행사를 신 전 비서관이 정무비서관으로 옮긴 뒤에도 총괄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러자 신 전 비서관은 “제 기억엔 없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인데, 말씀을 들으니까 약간 인격적으로 모독받는 느낌도 든다”며 화를 내기도 했다. 오 전 행정관은 “기억이 안 나신다길래 기억을 되살려 드리려는 것일 뿐”이라면서 웃으며 맞받아쳤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의 세월호 보고조작 사건 재판에도 증인으로 나온 신 전 비서관에 대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직접 신문을 했다. 김 전 실장은 청와대의 조치 내용들을 국회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서면답변을 준비한 신 전 비서관에게 “유무선 보고라는 말은 내가 하지 않았다”고 따졌고 신 전 비서관은 “미세한 부분까지 기억을 하라고 하시니 답변하기가?”라며 말끝을 흐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블랙리스트 만드는 국민연금, 의결권 위탁해 경영 침해 줄인다

    블랙리스트 만드는 국민연금, 의결권 위탁해 경영 침해 줄인다

    정부가 경영권 침해라는 재계의 우려를 덜기 위해 자산운용사에 국민연금 의결권을 넘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17일 이런 내용의 ‘스튜어드십 코드’ 실행안을 담은 초안을 바탕으로 공청회를 갖는다. 오는 26일엔 국민연금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관련 내용을 확정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을 의미한다. 스튜어드는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충직한 ‘집사’라는 뜻으로, 고객의 돈을 최선을 다해 관리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현재 미국, 영국, 일본 등 전 세계 20개국이 운용하고 있다. 초안에서 재계의 경영권 침해 반발을 고려해 주주 제안을 통한 사외이사(감사) 후보 추천이나 국민연금의 의사 관철을 위한 의결권 위임장 대결, 경영참여형 펀드 위탁운용 등 직접적 경영 참여 활동은 주주권 행사 범위에서 빠졌다. 대신 정부는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위탁자산을 맡아 굴리는 자산운용사에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이는 국민연금의 주식 보유 목적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뀔 때 생기는 문제를 감안한 조치다. 국민연금이 경영 참여를 하면 ‘5%’룰과 ‘10%’룰에 해당된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갖고 있는 기관투자자가 경영 참여를 하면 지분 1% 이상 사고팔 때 영업일 5일 이내에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또 10% 이상 지분을 가진 경영 참여 기관투자자는 단 1주의 지분을 변동해도 5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 투자 전략이 노출될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그렇지만 과거처럼 ‘주총 거수기’에 머무르진 않을 전망이다. 우선 배당 확대에 국한된 주주 활동 기준을 배당 정책 이외에 부당 지원 행위, 경영진 일가의 사익 편취 행위, 횡령, 배임, 과도한 임원 보수 한도, 지속적인 반대 의결권 행사에도 개선이 없는 경우 등 주주 가치와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사안으로 확대한다. 이런 사안은 ‘중점관리사안’으로 정해 이사회, 경영진 면담을 통해 개선 대책을 적극 요구하고 비공개 서한을 발송한다. 최근 대한항공 경영진과 사외이사에 대해 비공개 면담을 요구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만약 이런 조치에도 문제가 이어지면 주총에서 횡령, 배임, 부당 지원 행위, 경영진 사익 편취 행위를 주도한 이사 임원이나 사외이사, 감사의 선임을 반대하는 방식으로 주주 활동을 벌인다. 위험기업은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해 블랙리스트로 올리고 공개서한을 발송한 다음 이런 사실을 모두 외부에 공표하는 방식이다. 만약 이사가 횡령, 배임 등으로 기업에 손해를 끼치면 아예 주주 대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분식회계 등 기업의 불법적 행위로 국민연금이 직접 손해를 보면 손해배상 소송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방안도 담겼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앞두고 기금운용본부 전열도 정비했다. 공단은 이날 이수철 기금운용전략실장을 공석인 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리에 임명하고 운용직 20명을 충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단독]박주민 “2016년 가을 법원행정처 판사들 연락”…‘민변 블랙리스트’ 실행 정황

    [단독]박주민 “2016년 가을 법원행정처 판사들 연락”…‘민변 블랙리스트’ 실행 정황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 변호사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당시 법원행정처 소속 일부 판사들이 실제 이들을 관리한 정황이 확인됐다.2016년 10월말 ‘법원행정처 대외비’로 작성된 ‘000086야당분석’ 메모 문건에 블랙리스트로 이름이 올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재작년 여름·가을 쯤 법원행정처 소속 김모 판사 등이 자주 전화를 걸어 밥을 한번 먹자, 차를 마시자며 자주 연락해왔다”면서 “실제 한 두 번정도 만나 식사를 하면서 법원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주 연락이 와서 ‘법원행정처가 (나를) 관리를 하나’하는 생각을 갖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민변이 사법농단 의혹 사건 관련 피해자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드러난 ‘000086야당분석’ 파일에는 최근 대법관 후보가 된 김선수 변호사와 박 의원, 성창익 변호사, 정연순 변호사(당시 민변회장), 장주영 변호사(전 민변회장), 송상교 변호사(현 사무총장) 등 민변 소속 변호사 7명의 이름 위에 ‘블랙리스트’라는 단어와 ‘널리 퍼트려야 한다’는 문구가 적시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행정처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변호사들과 친분이 있는 판사들을 활용해 이들을 관리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박 의원에게 연락한 법원행정처 판사들은 대부분 그의 학교 후배나 사법연수원 동기 등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박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구성이 바뀌면 법원행정처에서 새로 법사위가 된 의원과 친한 이들을 데리고 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박 의원이 법원행정처가 추진하던 상고법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 의원은 “의원이 되기 전부터 상고법원과 양승태 사법부 체제에 비판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에 상고법원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를 하기 보다 법원조직이 바뀌려고 한다는 점을 어필하려고 한 것 같다”면서 “대법관 수를 늘리는 것이 맞지 않냐고 제안했지만, 그렇게 되면 진보 대법관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 것 같다”고 전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사위 의원들에 대한 전방위 로비 과정일수도 있지만, 법원행정처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변호사들을 회유·설득하려고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문건 내용이 일부 실행됐을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檢, 양승태 사법부 ‘민변 대응 문건’ 실행 조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민변 회원 7명을 ‘블랙리스트’라고 명시한 문서파일도 확인됐다. 11일 ‘사법농단’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김준우·최용근 사무차장은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민변이라는 민간 변호사 단체를 사찰한 정황이 드러났다”면서 “또 의사결정 과정에도 부당하게 개입하려고 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민변은 대법원 산하 특별조사단이 찾아낸 410개 문건 중 ‘상고법원 입법관련 민변 대응 전략’을 포함해 총 7건의 민변 관련 문건이라고 설명했다. 문건에는 상고법원에 대한 민변의 입장을 바꾸기 위해 ‘약한 고리’ 전략과 ‘강한 고리’ 전략 등을 펼쳐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약한 고리’ 전략으로는 상고법원에 우호적인 진보 진영 학자나 국회의원을 돕자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최원식·문병호’ 등 전직 국회의원의 이름을 실명 거론하고, 우군으로 삼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강한 고리’ 전략으로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 결정 이후 일선 법원에서 심리하는 관련 재판을 통해 민변과 ‘빅딜’을 시도하는 방안과 보수 변호사 단체 활용 방안도 제시됐다. 또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의원들을 압박하기 위해 지역언론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법원장 등을 동원하는 것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변 측은 검찰 조사에서 2016년 10월 27일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000086야당분석’이라는 제목을 담은 메모 형태의 한글문서 파일도 확인했다. 파일에는 성창익, 정연순, 송상교, 장주영 변호사 등 민변 전·현직 간부 7명의 이름과 사법연수원 기수, 소속 사무실 등이 적혀 있고 그 위에는 ‘블랙리스트’라고 표시됐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모든 것을 기억하는 방법’ 등 상반기 세종도서 220종 선정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출판진흥원)이 ‘모든 것을 기억하는 방법’(늘봄), ‘1517 종교개혁’(북이십일), ‘100명의 세계인’(soulhouse), ‘SF 크로스 미래과학’(우리학교)을 비롯한 220종의 책을 2018년도 상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 도서에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출판진흥원은 선정 도서를 종당 1000만원 이내로 사들여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등의 추천을 받은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 학교도서관, 해외문화원 등 2500여곳에 보급한다. 선정 도서 목록은 출판진흥원 홈페이지(www.kpipa.or.kr)와 세종도서 온라인시스템(bookapply.kpip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종도서는 정부가 전국 공공도서관 등에 비치할 우수 도서를 선정해 구매해 주는 출판지원사업으로, 1968년부터 시행했다. 지난해까지 출판진흥원이 학술, 교양, 문학나눔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문화진흥원이 지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작가의 책을 세종도서에서 제외하며 논란이 일었다. 올해는 문학나눔 부문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 이관하고, 학술과 교양 부문 선정을 출판진흥원이 맡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포토] ‘무거운 출근길’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포토] ‘무거운 출근길’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최근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 논란과 ‘재판 거래’ 의혹 속에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 등 여당 내에서는 법원행정처를 없애고 사법행정위원회를 신설,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고, 대법관의 3분의 1을 현직 판사가 아닌 사람으로 뽑도록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발의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주 난민 희망과 절망] “한국인들 시선 알지만… 난, 아무도 해치지 않아요”

    [제주 난민 희망과 절망] “한국인들 시선 알지만… 난, 아무도 해치지 않아요”

    제주도는 지금 정체 모를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전쟁을 피해 제주에 온 예멘인들은 한국인의 시선이 점점 날카로워진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 이들을 고용한 업주는 불매 운동에 시달린다. 예멘 난민 관련 기사에는 “예멘인들이 결국은 범죄 집단으로 변할 것이다”는 류의 ‘불안 조장’ 댓글만 보인다. 인터넷 댓글이 이처럼 통일된 적은 익히 없었다. 예멘인들은 “난 아무도 해치지 않아요”라는 말을 주문처럼 외우고 있다.“예멘인을 고용하고 있는 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지난 4일 오후 제주시의 한 식당을 취재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더니 식당 주인이 화들짝 놀랐다. 그는 “예멘인을 받아들인 업체를 대상으로 인터넷 커뮤니티가 불매 운동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예멘 난민을 받아 주는 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고용했는데 불매 운동을 당하면서까지 그들을 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혹시라도 언론에 노출되면 더 곤란해지니 취재에 응할 수 없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예멘인을 고용하고 있는 제주시의 다른 음식점 주인도 “혹시나 불매 운동의 표적이 될까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예멘인들이 나쁜 사람들이 아니고, 저희가 잘못된 행동을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인터뷰에 응했다”면서도 “그래도 매출에 영향이 가면 고민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주인은 옆에 있던 예멘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눈치를 챌까 봐 매우 조심스러워했다. 실제로 제주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예멘인과 이들을 돕는 단체 등을 비판하는 게시물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난민 너무 무서워요. 테러범이 섞여 있다네요”, “무슬림은 타하루시(집단 성폭행)를 한대요” 같은 글들에 수많은 댓글이 달리고 공유되고 있다. 예멘인을 돕는 제주도의 33개 인권단체 명단은 ‘블랙리스트’가 돼 떠돌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기반을 둔 글은 두려움을 증폭하고, 이 때문에 난민을 돕는 이들에게도 불안감이 전염되고 있다. 고용주의 불안감은 예멘인들에게는 해고 공포로 전이된다.제주시 한 음식점에서 일하고 있는 예멘인 살만(37·가명)은 기자를 붙잡고 연신 “한국이 날 난민으로 인정해 줄까요?”, “제가 언제까지 남아 있을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는 “예멘에서 반군에게 사람을 죽이도록 강요받았다. 따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나는 가족과 고향을 등지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남겨 놓고 온 어린 딸들을 언급하는 그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예멘인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살만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왼손을 가슴에 올려놓으며 “이슬람은 마음으로 믿는 종교”라고 말했다. “사람을 죽이고, 테러를 일으키고, 강압적인 율법에 집착하는 것은 이슬람이 아닙니다. 우리도 사람입니다.” 또 다른 음식점에서 일하는 오마르(27)는 인슐린 병을 보여 줬다. 오마르는 “아버지와 형은 집안 내력인 당뇨병으로 목숨을 잃었다”면서 “내전 중인 예멘에선 인슐린제를 구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평화로운 한국에서 일하면서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상을 치우고 설거지를 하는 동안에도 오마르는 주머니 속 인슐린 병이 안전하게 있는지 습관처럼 확인했다. 치료 비용을 온전히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오마르는 인권단체의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추방되면 오마르는 제대로 된 치료를 기대할 수 없다. 영어가 서툰 오마르는 휴대전화 번역기를 통해 기자와 필담을 나눴다. 그는 기자에게 영어로 번역된 아랍어 문구 하나를 들어 보였다. “난 지금 한국에 있고, 평화 속에서 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으니 오마르는 다시 휴대전화 자판을 빠르게 두드렸다. “난 친구들에게 정말 친절해요. 식당 주인에게 확인해 보세요. 난 아무도 해치지 않아요(I do not hurt anyone).” 제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제주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제주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라디오스타’ 이승훈, 톱스타와 열애 셀프 공개 “연애 3단 비법 있다”

    ‘라디오스타’ 이승훈, 톱스타와 열애 셀프 공개 “연애 3단 비법 있다”

    그룹 위너의 이승훈이 톱스타와 연애한 사연을 스스로 공개했다. 4일 방송될 MBC ‘라디오스타’는 ‘실검 그 무게를 견뎌라’ 특집으로 이혜영, 홍지민, 이승훈(위너), 전준영 PD가 출연한다. 그 가운데 ‘라디오스타’ 미팅만 세 번을 했다는 이승훈은 5조5억개의 개인기를 보유했다고 주장(?)하고, SM-JYP-YG 국내 빅3 연예 기획사의 춤을 직접 비교하는 개인기를 선보이는 등 남다른 입담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앞서 진행된 촬영에서 이승훈은 미팅만 세 번을 하고 위너 멤버 중에서 마지막 순서로 ‘라디오스타’에 승차한 것과 관련해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의욕이 폭발했고 입담과 개인기가 만발했다. 이승훈은 앞선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묻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연애사를 자체 폭로한 사실이 공개돼 모두를 폭소케 했다. 그는 톱스타를 만난 적 있다고 자신이 얘기한 것과 관련해 이를 인정하면서 “입 무거운 게 최고”라며 톱스타와의 연애 3단 비법을 공개해 모두를 박장대소하게 했다. 특히 이승훈의 입담은 앞서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던 같은 소속사 아이콘(iKON) 바비를 언급하면서 폭발했다. 그는 바비가 ‘라디오스타’ 출연 후 소속사 YG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 같다는 증언을 하면서 “저는 완전히 다른 노선”이라고 선을 긋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이승훈은 5조5억개의 개인기 중 하나라며 SM-JYP-YG 국내 빅3 연예 기획사의 춤을 전격 비교하는 개인기를 선보였는데, 자아분열적이고 치명적인 몸놀림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승훈의 개인기를 본 게스트들은 “완전 잘한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승훈이 톱스타와의 연애를 할 수 있었던 3단 비법과 5조5억개의 개인기 중 최고 높은 수준의 개인기는 4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라디오스타’에서 공개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법농단 세력, 국회까지 쥐고 흔들었나

    사법농단 세력, 국회까지 쥐고 흔들었나

    변협에 국회 인맥·영향력 과시 “세무사법 처리해 주겠다” 제안 국회의원들도 변협에 직접 전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벌어진 ‘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중심에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퇴임 이후 자신의 정치권 인맥과 영향력을 무기로 변호사 등록 신청을 위해 대한변호사협회를 압박·회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일부 국회의원들은 변협 고위 관계자들에게 임 전 차장이 변호사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압박하면서 그 대가로 세무사법 개정안을 변협이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겠다고 제의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된 지 한 달 만에 법복을 벗은 임 전 차장은 지난해 5월 말 변협에 변호사 등록 신청을 앞두고 변협 최고위 임원에게 모바일 메신저로 자신의 변호사 등록 신청을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내용의 청탁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는 ‘사법농단’ 사건의 단초가 된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확산되면서 변협이 임 전 차장의 변호사 등록 처리를 놓고 고심하던 때다. 이 같은 기류를 파악한 임 전 차장은 변협 관계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변호사) 등록 신청을 신속하게 처리해 주시면 법원행정처 기조실장과 차장으로 쌓은 인맥과 입법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미력이지만 최선을 다해 입법 지원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무사법 개정에 대해선 이미 A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자신의 인맥과 영향력이 국회에 닿고 있음을 과시했다. 당시 국회에선 변호사에게 자동으로 부여되던 세무사 자격을 더는 부여하지 않도록 하는 세무사법 개정안 심의가 진행되고 있었고, 변협은 이를 막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변호사들의 밥그릇 문제라 변협 집행부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사안”이라면서 “임 전 차장이 이를 알고 변협 수뇌부에 이런 제안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은 지난해 6월 20일 변협 변호사등록심사위원회가 자신의 변호사 등록 결정을 내렸는데도, 여론을 의식한 변협이 변호사 등록을 주저하자 국회 법사위 소속 의원들을 통해 변협을 압박해 그달 26일 변호사 등록을 받아냈다. 법조계 관계자는 “야당 의원 몇몇이 직접 전화를 했고, 임 전 차장의 주선으로 의원들과 변협 수뇌부가 만난 것으로 안다”면서 “변협 입장에선 압박으로 느끼면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전 차장이 변호사 등록을 위해 입법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밝혀지면서 검찰의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재판 거래’ 의혹 관련 수사를 위해 검찰이 임 전 차장의 동선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입법 로비 정황이 추가로 드러날 수도 있다. 임 전 차장의 입법 로비 의혹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범위를 한정해 놓고, 이거 넘어가면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대법원과 사법농단 관련 자료 임의제출 범위와 방법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 짓고 이번 주 안에 넘겨받을 계획이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주요 혐의자들의 하드디스크가 실물 혹은 이미징(복제) 방식으로 검찰에 전달될 전망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In&Out] 블랙리스트 이후의 문화정책/정원옥 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강사

    [In&Out] 블랙리스트 이후의 문화정책/정원옥 중앙대 문화연구학과 강사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단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 배제 명단을 만들고 이를 실행시키는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것만이 아니라, 문화정책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근본적으로 묻고 성찰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블랙리스트가 10년 가까이 큰 동요 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권력자의 ‘정책’을 충실히 따르는 동시에 조직의 이해를 충족시켜 온 문화 관료들과 산하 공공기관들의 자발적 복종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블랙리스트 위원회)에 이어 ‘새문화정책준비단’을 운영한 것은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가 문화정책의 개혁과 따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지난해 7월 31일 출범한 블랙리스트 위원회는 지난 5월 8일 진상조사 결과 및 제도 개선 권고안을 발표했고, 6월 27일에는 블랙리스트 실행에 관여한 130명을 수사 의뢰 또는 징계하라는 ‘블랙리스트 방지를 위한 책임규명 권고안’을 의결했다. 위원회의 활동은 이제 종료되지만, ‘블랙리스트 이행위원회’가 발족돼 권고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압박하고 감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지난 1월 15일 활동을 시작한 ‘새문화정책준비단’은 5월 16일 ‘문화비전 2030’을 발표했다. ‘문화비전 2030’은 ‘사람이 있는 문화’를 비전으로 △개인별 자율성 보장 △공동체의 다양성 실현 △사회적 창의성 확산이라는 3대 방향을 제시했으며 문화정책에서 추진돼야 할 9대 의제를 제안했다. 이런 결과들이 한 번에 도출된 것은 당연히 아니다.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밝혀지기 훨씬 이전부터 검열을 반대하는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가 있었고, 촛불시민혁명의 열기가 뜨거웠던 2016년 겨울부터 지난해 봄까지 블랙리스트를 규탄하고 문화정책의 혁신을 요구한 문화예술계의 무수한 토론회와 공청회가 진행됐다. 블랙리스트 위원회와 새문화정책준비단이 주최한 토론회와 공청회, 간담회 또한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머지않아 블랙리스트 백서와 ‘문화비전 2030 보고서’가 발간되고 나면 문화행정의 부끄러운 이면을 낱낱이 드러냈던 블랙리스트 이슈도 마무리될 것이다. 문제는 블랙리스트 사건의 대응을 위해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정도로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는데도 문화정책이 얼마나 달라졌는가에 대한 민관의 체감이 다르다는 데 있다. 문화 관료들의 권위적 태도가 달라졌다는 데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블랙리스트라는 범죄의 심각성을 받아들이는 감수성의 차이, 문화정책의 혁신 정도에서 문화 관료들과 문화예술인들이 체감하는 온도 차이는 커 보인다. 문화 관료들은 블랙리스트에 대해 사과했고, 민관 협치 창구를 마련하는 등 많은 개선을 이루어 냈다고 평가할지 모르지만 문화예술인들은 문화정책 혁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달 20일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의 기자회견은 장관의 철학 부재, 관 주도의 문화행정이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음을 날카롭게 비판한 것이었다. 블랙리스트 이후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정책의 개혁이 멀게만 보이는 것은 독일의 역사철학자인 에른스트 블로흐가 명명한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한다. 정의를 요구하는 세력과 기존 질서를 지키려 하는 세력들 사이의 갈등과 충돌 현상은 이행기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문화정책의 혁신은 이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 문화계 블랙리스트 130명 수사·징계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과 단체를 검열하고 지원에서 배제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문화체육관광부와 산하기관 직원 130명에게 수사의뢰·징계 권고가 내려졌다. 검찰 수사와 대대적인 내부 감사가 불가피해 문체부 내부에서 한동안 진통이 예상된다. 민관 합동 전문가들로 구성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는 블랙리스트 연루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의 징계 및 수사 의뢰 명단을 확정·의결하고 28일 문체부에 통보했다. 진상조사위는 문체부 현직 고위 공무원과 기관장 등 26명에 대한 수사 의뢰 권고를 결정했다. 행위 시점 기준으로 문체부 9명, 청와대 2명, 국가정보원 2명, 해외문화원 2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3명, 영화진흥위원회 3명, 국립극단 1명, 예술경영지원센터 1명, 한국문학번역원 1명, 출판문화진흥원 2명 등이다.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104명은 징계 권고 명단에 올랐다. 문체부 45명, 지방공무원 3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3명, 한국문학번역원 1명, 예술경영지원센터 4명,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2명,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4명, 한국출판문화진흥원 1명, 한국예술인복지재단 2명, 국립극단 3명, 영화진흥위원회 14명, 한국영상자료원 2명 등이다. 진상조사위 전날 회의에서는 명단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격렬한 토론이 있었다. 문체부 측에서 3명이 참석했는데 “대상자가 너무 많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는 이번 주 내 점검팀을 만들고 조사 계획을 세운다. 이원재 진상조사위 대변인은 “이행협치추진단을 구성해 문체부의 징계가 미흡하다고 생각되면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양승태 PC 폐기 시점은 오비이락?

    “대법 방기” “증거 고의 훼손” 비판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 관련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양 전 대법원장이 사용한 PC 하드디스크의 디가우징(디지털 저장장치를 복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 시점이 재조사 결정 3일 전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법원이 수사 핵심 증거 훼손을 방기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7일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이 사용한 PC 하드디스크는 지난해 10월 31일 폐기됐다. 이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농단의 시작점인 사법 블랙리스트 재조사를 결정하기 불과 3일 전이고, 양 전 대법원장의 퇴임(지난해 9월 22일) 40일 만이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9월 12일 청문회에서 사법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모든 내용을 다시 살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후에도 재조사를 위해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단 면담과 대법관회의 등을 진행했다. 결국 재조사가 확실시되는 시점에 양 전 대법원장의 PC 하드디스크가 훼손된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PC 하드디스크에 대한 디가우징 지시가 양 전 대법원장 시절에 내려졌지만, 김 대법원장 체제에서 이를 그대로 실행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디가우징 시점이 사법부 내부에서 재조사 논의가 활발할 때이고, 더욱이 김 대법원장의 취임 이후에 실행됐다는 게 놀랍다”면서 “조사 대상인 퇴임자 측이 증거 인멸 지시를 했는데, 현 법원행정처가 이를 실행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법원장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고의 훼손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 재경지검 검사는 “어떤 형태든 사안에 대한 조사를 앞두고 중요 증거가 훼손됐다는 것은 고의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증거 인멸 가능성은 압수수색의 주요 요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대법원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하면서 추가 자료를 요청할 계획이다. 추가 요청 자료는 1차 요청 때 받지 못한 하드디스크 실물과 관용 차량 운행 기록, 법인카드 사용 내역, 공용 이메일·메신저 사용 내역 등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대법원이 또다시 선별적으로 자료를 제출할 경우 강제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선 김 대법원장이 수사 협조를 약속하고도 자료 제출을 부실하게 했기 때문에 검찰이 강제수사의 명분도 충분히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이 또다시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검찰이 요청한 자료를 주지 않을 경우 (수사 협조에 대한) 약속을 어기는 것이 된다”면서 “사법부가 검찰에 계속해서 강제수사 명분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법원 PC 통째 달라” 압박 높이는 檢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 농단’ 관련 첫 고발인 조사를 시작하며 수사 속도를 올리고 있다. 20건의 고발건을 쌓아두고도 김명수 대법원장의 발표를 기다리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던 검찰이 수사 개시와 함께 대법원 법원행정처 PC 하드디스크를 통째로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은 21일 오전 10시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고발인인 참여연대의 대표 자격으로 불러 조사한다. 올 1월 참여연대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 양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19일 특별조사단이 확인한 410개의 행정처 문건뿐만 아니라, 이 문건이 발견된 PC의 하드디스크, 의혹을 받은 이들이 사용한 법인카드와 차량 운행 기록 등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를 받는 이들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한 증거를 검찰이 수집하기 시작한 것이다. 검찰이 예상 밖으로 수사 강도를 높이는 것은 ‘재판거래’ 의혹 등 사법농단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높은 상황에서 대법원에 대한 예우를 차리다가는 ‘가재는 게 편’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결과물을 내놓기가 쉽지 않은 수사인 만큼 향후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검찰이) 적폐와 개혁의 대상으로 찍혀있는 상황에서, 자칫 법원에 대한 불신이 검찰에게 올 수 있다”면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맡았던 특수부에 사건을 맡긴 것도 이런 판단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당황하는 분위기다. 김 대법원장이 수사 협조를 약속했기 때문에 검찰이 요청한 자료를 주지 않으면 비난의 화살이 사법부를 향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선 법관들은 아직 혐의점이 없는데 어떤 정보가 담겼을지 모르는 하드디스크를 통째로 넘겨주는 것은 불가하다는 분위기다. 이날 대법원은 재판 거래가 있었다고 의심받는 한국철도공사 KTX승무원 판결과 관련해 새로운 법리를 적용한 것일 뿐, 1·2심을 의도적으로 뒤집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는 내용의 설명자료를 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일종의 방어논리를 구축하는 것인데, 이런다고 깨진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해결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원세훈 전 국정원장, ‘박근혜 저격수‘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에게···.

    원세훈 전 국정원장, ‘박근혜 저격수‘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에게···.

    법원, 국정원 댓글 공작 관련 2000만원 배상 판결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 댓글 공작으로 피해를 본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에게 2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결했다.서울중앙지법 민사97단독 권순건 판사는 이 전 대표가 원 전 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 같이 선고했다. 이 전 대표는 원 전 원장이 국정원장 재직 시절 직원들에게 ‘댓글 공작’ 등을 통한 인터넷 여론전을 지시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2013년 원 전 원장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2012년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들이 게시한 트위터 글 등에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정희 후보와 통진당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이 다수 포함된 점이 검찰의 댓글 공작 수사로 드러난 바 있다. 원 전 원장은 이를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이 확정됐다. 권 판사는 “피고(원 전 원장)의 지시로 국정원 직원이 트윗·리트윗한 글은 매우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으로, 원고의 인격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해당 트윗 글이 대선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견 표시여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사항으로 볼 수 있다는 원 전 원장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작성한 것에 불과해 현행 법질서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원 전 원장은 이 전 대표 외에도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인 유우성씨 가족,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 등이 제기한 다수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형사재판도 대법원에서 확정된 2012년 대선 댓글 공작 외에 국정원 외곽팀 등을 통한 정치개입, MBC 장악 시도, 국가발전협의회(국발협)을 통한 편향적 안보교육, 국정원장 특활비 유용 등이 아직 서울중앙지법에서 심리되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원 “댓글 공작한 원세훈, 이정희에 2000만원 배상해야”

    법원 “댓글 공작한 원세훈, 이정희에 2000만원 배상해야”

    법원이 국가정보원의 댓글 공작으로 피해를 본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에게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2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97단독 권순건 판사는 이 전 대표가 원 전 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이 전 대표는 원세훈 전 원장 재직 시절 국가정보원이 선거 등 정치에 개입하는 ‘댓글 활동’으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2013년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당시 댓글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2012년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들이 게시한 트위터 글 등에 이정희 후보와 통합진보당에 반대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원 전 원장은 정치개입 및 불법 선거운동 혐의가 인정돼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이 확정됐다.재판부는 “원 전 원장의 지시로 국정원 직원이 트윗·리트윗한 글은 매우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으로, 이정희 전 대표의 인격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불법행위”라고 지적하며 인격권의 침해 정도와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해 정신적 손해배상액을 2000만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 전 원장 측에서 해당 트윗 글이 대선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견 표시라는 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사항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작성한 것에 불과해 현행법 질서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원 전 원장의 정치개입 혐의가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된 이후 법원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한 것은 처음이다. 원 전 원장은 현재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에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씨 가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블랙리스트 피해 문화예술인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등 다수의 민사소송에서 줄줄이 피고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사람과 삶 중심의 예술 환경을 꿈꾸며/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월요 정책마당] 사람과 삶 중심의 예술 환경을 꿈꾸며/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문화체육관광부는 향후 5년간 예술정책 방향을 담은 ‘사람이 있는 문화, 예술이 있는 삶’을 지난달 16일 발표했다. 이번 정책에는 소위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와 미투 운동으로 드러난 예술가의 권리 침해, 도제식 시스템에서 오는 구조적 문제, 예술계에 만연한 불공정행위에 대한 뼈아픈 반성을 담았다. 이와 함께 개인의 행복과 삶의 질,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생각의 변화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는 예술의 가치도 포함했다. 특히 예술이 개인에게 미적 체험은 물론 즐거움과 안정감을 주고, 사회적으로는 결속과 창의성, 그리고 혁신의 제고를 꾀하며, 국가적으로는 자부심을 안겨주는 등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 주목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정책은 ‘새로운’ 정책이라기보다 예술의 근본적인 의미를 되새기고, 기본으로 돌아가 사람과 우리의 삶을 중심으로 예술을 ‘새롭게 되새기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문체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예술계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맞춤형 정책을 만들고자 160여 차례 분야별·장르별·지역별 토론회를 개최했다. 예술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고민하는 ‘과정’을 중시하면서 숙의형·개방형으로 예술정책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예술의 가치가 존중받고 모든 국민이 문화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사람이 있는 문화, 예술이 있는 삶’을 비전으로 설정했다. 4대 추진 전략으로는 ‘자율과 분권의 예술행정’, ‘예술 가치가 존중받는 창작환경 조성’, ‘함께 누리는 예술 참여 확대’, ‘예술의 지속가능성 확대’를 제시했다. 세부 사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예술가의 지위 및 권리보호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해 예술 표현의 자유와 예술 지원의 공정성 침해 등을 금지하고, ‘예술가권리보호위원회(가칭)’를 신설해 예술가 권리 보호를 튼실하게 한다. 예술계의 성차별·성폭력을 금지하기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문체부는 ‘지원 심의 불간섭 원칙’을 천명하고 민관 협치의 큰 틀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예술지원체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한다. 이를 위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선출 호선제를 도입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는 공공기관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예술인과 예술단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지원 방식을 도입한다. ‘생애 처음’ 정책으로 예비·신진 예술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새 직무 군을 발굴해 예술계 진입 경로를 확대한다. 한국형 예술인 고용보험과 예술인 복지금고를 도입하고, 예술인을 위한 직업군 분류도 체계화해 나갈 것이다. 누구나 쉽게 예술에 참여하고 어울려 사는 사회를 위해 지역예술대학·문화예술시설과 연계한 ‘창의예술교육 랩’을 운영하고, 하반기부터 공연 관람비와 도서 구입액의 소득공제를 시행하는 등 예술 소비에 대한 세제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소수자와 장애인을 위한 문화예술 통합정보지원 시스템과 전용공연장도 조성할 방침이다. 예술 분야 표준계약서도 지속적으로 개발·보급한다. 예술계 공정상생지원센터를 통해 서면계약 상담, 피해구제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며 불공정 신고접수 창구도 확대한다. 또 예술 기반의 혁신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해외교류·진출 행사들도 재정비한다. 예술과 기술의 융·복합, 예술 분야 공적개발원조와 남북교류 확대 등을 통해서는 지속 가능한 예술의 미래 가치도 확보할 계획이다. 우리 예술계는 그동안 혼돈과 어려움의 시기를 겪었다. 새 예술 정책은 ‘사람이 있는 문화, 예술이 있는 삶’을 만들어 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헤밍웨이의 소설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라는 제목처럼 예술계와 정부가 다시 손을 잡고 국민의 삶 속에서 더욱 빛나는 예술로 떠오르기를 기대한다. 문체부도 ‘현장에 답이 있다’는 믿음으로 예술계와 함께 고민하고, 사람과 삶 중심의 예술 환경을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
  • “태국에도 5·18 같은 역사… 민중 주도로 민주화 올 것”

    “태국에도 5·18 같은 역사… 민중 주도로 민주화 올 것”

    정부 저항단체 ‘NDM’ 조직 비판 기사 SNS 공유한 혐의로 ‘최대 징역 15년’ 왕실모독죄 기소 5·18 단체 지원으로 광주 체류 “한국 대학서 정치학 배우고파”“5·18 광주에서 대학생과 시민들이 군사정권에 맞서다 탄압받았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세계 난민의 날을 사흘 앞둔 17일 서울신문이 만난 차노크난 루암삽(25)은 정치적 박해 때문에 고국을 등져야 했던 태국의 청년 활동가다. 한국에 온 지 5개월이 됐다. 현재 한국 법무부의 난민 심사를 받고 있다. 그는 “심사 통과율이 3% 미만이라고 들었지만,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기를 희망한다”며 “정식으로 한국어를 배워 한국 대학에서 국제 인권법과 정치학을 더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태국은 2014년 5월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 상황이다. 이렇다 할 정부 비판 단체가 없는 점을 안타까워한 차노크난은 2년 전 군부에 저항하는 ‘신민주주의운동’(New Democracy Movement)을 만들었다가 탄압을 받았다. 지난 1월 왕실모독죄로 기소됐는데 군부는 2016년 12월 태국 왕실을 비판한 BBC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한 점을 문제 삼았다.기사를 공유한 사람은 2600여명이었다. 하지만 왕실모독죄로 기소된 사람은 차노크난을 포함해 단 2명뿐이었다. 나머지 한 사람은 차노크난과 NDM을 함께 세운 짜투빳 분빳따라락사(27). 그는 기사 공유 당일 경찰에 체포돼 지난해 2월 구속기소됐다. 또 2년 6개월형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우리 둘 모두 군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상태예요. 군부는 인권에 어긋나는 왕실모독죄를 비판 세력을 탄압하는 정치적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죠.” 왕실모독죄를 저지르면 태국 형법상 최대 15년의 징역을 살 수 있다. 그가 공소장을 본 뒤 불과 두 시간 만에 짐을 챙겨 공항으로 향했던 이유다. 난민 이동의 허브 역할을 하는 홍콩이나 유엔난민기구가 있는 필리핀행을 고민하다가 한국을 선택했다. 무비자로 15일밖에 머무르지 못하는 홍콩, 필리핀과는 달리 한국은 90일까지 체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또 한국에 도착하고 보니 옥중의 짜투빳에게 지난해 인권상을 준 5·18기념재단도 있어 더 믿음이 갔다. 차노크난은 현재 5·18 관련 단체들의 지원을 받으며 광주에서 체류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공익 변호사들의 도움을 받아 난민 심사를 신청했다. 태국 명문 쭐라롱꼰왕립대학 정치학과 11학번인 차노크난은 교과서를 통해 5·18 민주화 운동과 6·10 민주항쟁을 배우는 한국이 마냥 부럽다. “태국에서도 5·18처럼 대학생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다가 피를 흘린 역사가 있지만 중고등학교에서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어요. 왕들의 업적이나 전쟁에서 이겼던 이야기만을 암기하도록 해 왕족에 충성하도록 통제하고 있을 뿐입니다.”몸은 한국에 있지만 마음은 언제나 태국 민주화와 함께 하고 있다며 차노크난은 눈을 빛냈다. “당장 내일이나 내년은 아니겠지만, 태국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분명히 왕실이나 군부 엘리트가 아닌 민중들이 주도할 겁니다.” 다음은 차노크난과의 일문일답.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대학에 입학해 강의를 듣던 중에 태국 역사와 사회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됐고,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다른 나라 역사를 공부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중고등학교에서 배워온 태국 역사는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는 왕족들의 이야기뿐이더라. 우리는 민중의 역사가 빠져있었다.   ⇒역사에 의문을 갖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를텐데. →태국 정부는 학생들을 통제하려는 목적에서 대학에서마저 교복을 입게 했다. 1학년 2학기 때부터 사복을 입고 등교하며 저항했지만, 교복을 입지 않으면 시험장에도 들어갈 수가 없었다. 2학년 1학기 때는 잡지를 발행하던 친구의 아버지가 왕실모독죄로 잡혀갔다. 이 사건이 교복이라는 작은 문제에서 왕실모독죄라는 큰 문제에 대한 비판으로 나아가게 된 계기였다. 10년형을 선고받았던 친구의 아버지는 7년을 복역하다가 2주 전에 가석방됐다.    ⇒한국에 오고 나서 어떤 마음이 들었나. →마음이 어려웠다. 지난 7년 동안 모든 민주화 투쟁 일정에 참석했는데 이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내 마음을 너무 어렵게 했다. 지금도 태국에서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고 처음에는 고통스러워서 태국 뉴스도 볼 수 없었다.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아나. →광주에 도착하고 5·18기념재단에서 제공한 영어로 된 5·18 책을 읽었다. 책을 읽지 않더라도 광주에 살다보면 모를 수가 없다. 5·18 기념공원, 5·18 자유공원, 5·18 민주묘지 등 광주는 온통 ‘5·18’이다. 심지어 ‘518’ 버스를 타면 5·18 관련된 곳을 다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광주 여러 단체는 지금도 5·18 당시의 역사적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점이 부럽다.   ⇒부모님이 보고 싶을 것 같다. →지난 5월 18일 태국에서 아빠와 엄마, 동생과 친구가 광주를 방문했다. 지난 1월 가족과 헤어진 이후 첫 만남이었다. 미래에 대해 질문하는 부모님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오늘과 내일에 대해서 말할 수 있었지만 그 이상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내 현재 신분이 그렇다. ⇒후회한 적은 없나. →한국에 와서 외로웠고 처음 두달간은 많이 울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운동에 참여한 것을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    ⇒난민 심사가 걱정되지는 않나. →걱정되지만 희망을 갖고 있다. 그래도 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왕실모독죄 기소장이 있고, 정권에 탄압받았던 사실을 언론 기사로도 증명할 수가 있다. 옆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있다. 오히려 중동이나 미안마(로힝야족)에서 전쟁과 박해를 피해 급히 본국을 떠난 난민들이 걱정된다. 이들은 서류를 챙길 여유가 없었다.   ⇒평소에는 어떻게 지내나.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데 지금 신분으로는 대학에 있는 어학당에도 다닐 수 없더라. 학위 공부도 정식으로 할 수가 없다. 한국어를 못하다보니 사람들과 정치적인 문제를 토론하지도 못한다. 지난해 촛불집회 등 민주주의 투쟁이 있었다고 하는데도, 이를 제대로 토론해보지 못했다.   ⇒태국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운동에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태국 시민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독재 정치의 나쁜 측면을 알아 가고 있다. 단지 지금은 두려워서 거리로 나오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군부 정권이 계속해서 선거를 미루면, 태국 시민들도 더이상 참지 못하고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태국 군부에 한 마디 한다면.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언젠가 권력이 태국 시민들에게 돌아오는 날, 당신들은 시민들을 탄압했던 행동에 대한 값을 치를 것이다. 글 사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법원, 우병우 전 민정수석 보석 신청 기각

    법원, 우병우 전 민정수석 보석 신청 기각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1)이 법원에 증거인멸 우려와 재판지연, 도주 우려 등이 없다며 석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연학)는 14일 우 전 수석의 보석 청구를 기각했다. 우 전 수석은 지난 7일 법원에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청구한 바 있다. 우 전 수석은 지난 12일 열린 보석 심문기일에서 증거인멸 우려와 관련, “저와 함께 청와대에 근무한 직원들이 사실대로 말을 못한 게 있다면 현직 공무원이라는 입장 때문”이라며 “그게 저 때문이라는 건 과한 말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주 우려에 대해서도 “23년 동안 검사 생활을 했기에 피고인의 도주는 변명의 여지없는 잘못의 인정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저는 무죄를 다투고 있는데, 진실이 밝혀지고 제 명예가 회복되기 전에는 어떤 경우도 도주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아직 남은 증인 중에는 청와대에 파견돼 우 전 수석과 함께 근무했던 직원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은 증인이 많다”며 “우 전 수석이 객관적 자료로 인해 명백하게 인정된 사실까지 부정하는 상황에서 이들 직원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증거조작이 우려된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을 청취한 법원은 이날 보석 청구를 기각,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우 전 수석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등을 불법 사찰하게 하고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운용 상황을 보고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추가 기소됐다. 그는 최순실씨(62)의 국정농단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도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불법 사찰’ 우병우, “구속 풀어달라” 법원에 보석 청구

    ‘불법 사찰’ 우병우, “구속 풀어달라” 법원에 보석 청구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공무원과 민간인에 대한 불법 사찰을 벌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 달라며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김연학)에 보석 청구서를 냈다. 보석 필요성을 따지는 심문 기일은 이날 오전 9시 50분에 열린다. 증거 인멸이나 도망의 염려 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보석을 허가하지 않는다. 석방할 경우 보증금·주거 제한·서약서 등의 조건을 붙여 풀어주게 된다. 우 전 수석은 국정원에 지시해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 등 공무원과 민간인을 광범위하게 불법 사찰하고 과학·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의 진행 상황을 보고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15일 구속됐다. 그는 구속이 합당한지를 가리는 구속적부심을 법원에 신청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지난 1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우 전 수석은 ’최순실 게이트‘ 진상 은폐에 가담하고, 본인의 개인 비위 의혹에 대한 이석수 전 감찰관의 내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현재 이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우 전 수석이 국정원을 동원해 불법 사찰을 벌인 혐의 등으로 이미 구속된 점을 고려해 법정 구속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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