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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G20 정상회담 이후의 쟁점과 과제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G20 정상회담 이후의 쟁점과 과제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세계경제의 85%를 담당하는 20개 국가 정상들이 지난 2일 런던에서 국제금융위기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에 합의했다. 핵심은 글로벌 금융규제 강화와 경기부양이다. 금융규제 강화 방안은 헤지펀드 등 전체 금융기관 감독을 담당할 금융안정위원회 설립,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 발표, 왜곡된 평가로 무용론이 제기된 신용평가기관의 등록의무제 도입, 1조 1000억달러 규모로 국제통화기금 등의 재정 확충과 재정지원 금융기관 경영진에 대한 보상체계 개편 등이다. 경기부양책은 보호무역주의 반대, 2010년까지 5조달러의 재정지출과 경제난이 심각한 개도국과 동유럽 국가 지원을 포함한다. 각국의 여론은 대체로 긍정적이고 증권시장은 폭등했다. 규제강화가 국제금융시스템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와 1930년대 같은 대공황은 피하게 됐다는 안도감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쟁점과 과제가 남아있다. 금융기관의 최저자기자본비율 인상은 건전성 회복의 핵심이자 경영진 보상체계 개선의 지름길이다. 이 비율을 낮게 유지한 것이 고배당과 고성과급의 근거인 동시에 부실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기관의 대출회수나 추가대출 회피를 우려해 경기회복 시까지 유예됐다. 그때까지라도 재원을 확충해 대출을 하겠다는 은행을 선별해 지원하는 것은 물론 지불불능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재정지원의 대가로 주식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이 강력히 요구했던 국제통화질서의 개편도 쟁점이다. 무역과 재정의 이중적자 누적과 대규모 발권으로 달러화가 전과 같은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타협안으로 달러, 유로, 엔, 인민화폐, 루블 등을 묶은 새로운 세계통화를 만드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화폐의 경제적 가치로만 판단하기 어려운 국제정치경제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추가 경기부양을 개별국가의 판단에 맡긴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국제적 조율이 없으면 이웃국가의 경기부양책에 편승하고 자국의 노력은 최소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경기부양책을 지구온난화 방지 등 글로벌 과제와 연계하기도 어려워진다. 이번 합의가 세계경제 위기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정상회담 전에 세계생산의 4% 이상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이 집행되기 시작해 경기전환의 가능성을 높이고는 있다. 하지만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이 소비를 억제하고 저축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국, 독일, 한국 등 미국 소비시장에 특화된 경제구조를 가진 국가들이 자국의 내수확대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세계경기 회복의 관건이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합의된 5조달러가 계획대로 집행될 경우 빨라야 내년에야 국제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금융시장 개혁방안은 국제적 구속력이 없어 각국의 법과 제도에 반영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설득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 정부가 금융기관 경영진의 보상체계 개편에 대한 월스트리트의 저항 등으로 머뭇거리고 있다. 요컨대 이번 합의는 단기성과보다는 세계경제의 핵심국가들이 합의를 통해 위기대응책을 신속히 제시하는 능력을 보여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효과가 더 크다. 신뢰 회복을 구체적인 효과로 전환하기 위한 조건은 각국의 조속한 합의이행이다. OECD가 정상회담 직후에 조세피난처 관련 블랙리스트를 발표한 것은 긍정적인 징후다. 한국 정부도 투자와 무역에 더해 금융도 보호무역 저지대상에 포함시킨 성과를 디딤돌로 삼아, 차기 의장국으로서 합의이행에 솔선수범해 국제공조를 주도해야 할 터다. 자본대비 대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현실을 극복하고, 내수를 강화해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변화시켜 금융과 실물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물론 고용문제도 조속히 해결해내는 것이 관건이다.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 ‘블랙’ 조세피난처 4곳 ‘회색국’으로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의 약발(?)이 벌써부터 먹히는 걸까.AFP통신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국제 조세기준을 지키지 않는 국가군’에 포함시켰던 코스타리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우루과이 등 4개국이 이 리스트에서 제외됐다고 7일 밝혔다. 이 국가들은 조세정보 교환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나타내 한 단계 낮은 ‘회색국가군’에 포함됐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3일 G20 정상들이 비협조적인 조세피난처를 파악해 규제하기로 합의한 직후 블랙리스트를 발표했다. ‘조세정보 공유’를 기준으로 나눈 이 리스트에는 코스타리카 등 4개국을 ‘국제 조세기준을 지키지 않는 국가군’에 포함됐으며 조세피난처 논쟁을 불을 지핀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 등 38개국은 ‘회색국가군’으로 분류됐었다. 국제 기준을 잘 지키고 있는 ‘모범 국가군’으로는 한국과 미국 등 40여개국이 꼽혔다.4개국이 꼬리를 내린 것은 G20 정상회의로 촉발된 조세피난처에 대한 국제적 압력에 거세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더이상 어떤 지역도 OECD에 의해 통제받지 않는다는 사실에 무척 만족스럽다.”면서 “이것은 조세 피난처 문제가 상당히 진전을 이뤘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스위스 등 38곳 조세피난 ‘회색’ 국가로

    스위스 등 38곳 조세피난 ‘회색’ 국가로

    │파리 이종수특파원│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일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를 발표했다. OECD의 블랙리스트는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런던에서 열린 금융정상회의에서 비협조적인 조세피난처를 파악해 규제하기로 합의한 직후에 나온 후속조치다. OECD는 조세정보 교환에 관한 국제적 기준을 준수하겠다는 어떤 약속도 하지 않고 있는 조세피난처를 대상으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블랙리스트에는 코스타리카, 말레이시아, 필리핀, 우루과이 등 4개국이 국제기준을 지키지 않는 국가로 분류됐다. 줄곧 거론돼온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포함해 OECD는 ‘조세정보 공유’를 기준으로 세계 주요국을 세 가지 범주로 구분했다. 벨기에, 브루나이, 칠레, 지브롤터, 리히텐슈타인, 룩셈부르크, 모나코, 싱가포르, 스위스, 바하마, 버뮤다, 케이맨섬 등 38개국은 현재 국제기준을 준수하지는 않고 있으나 향후 준수하겠다고 다짐한 ‘회색’ 국가군으로 분류됐다. 반면 국제기준을 잘 이행하고 있는 모범국가군으로는 영국, 중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미국 등이 꼽혔다. 한국도 여기에 포함됐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이날 웹사이트에 공개한 성명에서 “이번 조치를 통해 우리는 국제 금융 시스템의 통합성과 투명성을 한층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OECD는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에 오른 4개국 제재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조치는 확정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투자자 정보요구 확대, 세금 공제 박탈,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투자 제한이 주요 제재조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3대 조세피난처로 분류됐던 리히텐슈타인, 안도라, 모나코 등은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불명예를 면했다. 이 국가들은 G20 정상회의를 앞둔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해 잇따라 OECD의 조세협력 기준을 준수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은행 비밀주의 포기를 선언했었다. 한편 스위스는 이날 자국이 ‘회색’ 국가군에 포함된 데 대해 “분류 근거가 무엇이냐.”며 반발했다.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한스 루돌프 메르츠 대통령 겸 연방 재무장관은 이같은 절차에 유감을 표하고 있다.”면서 “스위스는 항상 의무를 준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스위스 연방정부는 지난달 12일 수도 베른에서 각의를 열어 국제적 탈세사건 조사와 관련해 다른 나라들과 적극 협조하는 한편 앞으로 OECD의 기준을 준수하겠다고 공식발표한 바 있다. vielee@seoul.co.kr
  • 獨-스위스, 조세피난처 감정싸움 격화

    스위스의 은행 비밀주의와 조세피난처 논란이 외교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최근 페어 슈타인브뤼크 독일 재무장관의 은행 비밀주의 관련 발언으로 스위스와 독일 관계가 살얼음을 걷는 듯 차가워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의 미셸린 칼미-레이 외무장관은 전날 악셀 베르크 주스위스 독일 대사를 불러 슈타인브뤼크 장관의 발언에 강한 유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슈타인브뤼크 장관은 지난주 스위스가 사실상 은행 비밀주의 관련 법률을 완화하기로 합의하자 스위스가 백인 기병대의 위협에 굴복한 ‘인디언’ 같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의에서는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에 스위스를 포함해야 한다고 ‘특정’하기도 했다. 은행 비밀주의를 국가 정체성의 하나라고 생각하는 스위스인들로서는 이런 발언이 망언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독일차 불매 운동 움직임이 이는 등 스위스 내 ‘혐(嫌) 독일론’이 확산되고 있다. 스위스 의회에서 기독민주당의 토마스 뮐러 의원은 슈타인브뤼크 장관을 “추한 독일인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성토했다. ‘공공의 적’이 된 슈타인브뤼크 장관은 쥐트도이체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나를 ‘나치 똘마니’라고 부르는 스위스인들의 메일로 위협받고 있다.”면서 “이는 정도를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조세피난처 법규완화” 모나코도 항복 선언

    │파리 이종수특파원│대표적인 조세 피난처로 알려진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관련 법규를 폐지하거나 개정하는 등 ‘오명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유럽의 3대 조세 피난처로 알려진 모나코·리히텐슈타인·안도라 공국 등은 새달 2일 영국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금융정상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잇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세협력 기준을 준수하겠다고 선언했다.모나코 정부는 14일(현지시간) 대변인 발표를 통해 “외국의 조세 당국과 협력함으로써 금융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 계획은 OE CD의 ‘비협조적인’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에서 제외되는 데 주안점을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나코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앞서 리히텐슈타인과 안도라 공국, 스위스, 벨기에 등이 은행비밀법 등 관련 법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줄줄이 공개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모나코는 그동안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었다.앞서 다른 세계적 조세피난처인 리히텐슈타인과 안도라 공국도 12일 은행 비밀주의 조항을 완화하거나 페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리히텐슈타인은 성명을 통해 OECD가 정한 조세협력 기준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안도라 공국의 알베르 팽타 총리도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스 관리들과 회담한 뒤 은행비밀법 폐지를 골자로 하는 약정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안도라 정부는 이 약정서에 따라 늦어도 오는 11월15일까지는 의회 승인을 거쳐 은행비밀법을 완전히 폐기할 계획이다. 스위스도 13일 고객 보호를 앞세운 비밀주의가 사실상 조세 도피에 악용되거나 범죄 자금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국제 여론을 의식해 법규정을 완화하기로 발표했다. 또 오스트리아·룩셈부르크 등 엄격한 은행비밀주의를 고수해 온 유럽의 인근 국가들도 금융 투명성 조치를 잇따라 내놓았다. 이처럼 이들 국가들이 앞다퉈 조세 피난처 관련 법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기로 한 것은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조세피난처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조세피난처에 대해 고강도의 제재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이와 관련, 한스-루돌프 메르츠 스위스 재무장관은 14일 “G20 정상회담 의장국인 영국으로부터 은행 비밀보호주의 규정 완화에 대한 지지를 획득했다.”며 “스위스가 OECD의 조세 도피 국가 블랙리스트에 오르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vielee@seoul.co.kr
  • 갈곳 잃은 ‘검은돈’

    전 세계 ‘검은 돈’이 떨고 있다. 모나코와 함께 세계 3대 조세 피난처로 꼽히는 리히텐슈타인과 안도라가 은행비밀 관련 법규를 국제기준에 따라 완화키로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최근 미국과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은행 비밀주의’를 고수해온 스위스도 국제사회 압박에 손을 들어 부정한 돈의 설자리가 좁아지게 됐다. 한스 루돌프 메르츠 스위스 재무장관은 이날 “조세 피난처에 함께 대항하기 위해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며 오랜 전통인 은행 비밀 관련 법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비밀주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미 정부의 고객 명단 요구 소송에 대해서는 미국인 변호사로 팀을 꾸려 대응키로 했다. 이는 지난 1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스위스가 조세 피난지역 블랙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는 등 국제사회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사르코지는 5~6월 발표될 OECD의 조세 피난지역 블랙리스트에도 스위스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미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유럽의 소국 리히텐슈타인은 성명을 통해 “세금에 있어서 투명성과 정보 교환에 관련된 OECD 기준을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리히텐슈타인은 탈세 사건이 발생하면 관련 계좌 정보 제공에 대해 해당 국가와 협상을 벌이게 된다. 안도라는 아예 은행비밀법을 폐지키로 했다. 금융위기로 자금이 부족해진 서구 국가가 탈세를 위해 외국으로 돈을 빼돌리는 부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커진 국제사회 압력으로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 블랙리스트 대상인 룩셈부르크도 엄격한 비밀주의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했으며 오스트리아도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75년 스위스 비밀계좌 운명은

    75년 스위스 비밀계좌 운명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각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커지자 세간의 이목은 ‘조세 피난처(tax heaven)’로 쏠리고 있다. 세금 회피를 목적으로 이곳을 활용했던 기업들의 탈세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탓이다. 철저한 고객 비밀 고수 원칙으로 조세 피난처의 대명사로 알려진 스위스은행(UBS)은 ‘공공의 적’이 됐다. ●유럽 압박에 UBS “조세회피 선두는 영국”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새달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조세 피난처 문제를 의제로 다룰 계획이다. 이들은 스위스를 조세 피난처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제재 가능성도 열어뒀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이 앞장서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조세 피난처 논란의 중심에 있는 스위스의 분위기를 보도했다. 신문은 “UBS 관계자들은 영국이 오히려 조세 피난처의 선두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런던을 비롯해 영국령인 채널제도와 맨섬, 캐러비안 등을 통해 영국도 이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스위스의 보수정당인 국민당(SVP)은 비밀원칙 고수를 위한 10만명 서명운동에 돌입하기도 했다. 스위스는 8일 또 다른 조세 피난처로 알려진 룩셈부르크·오스트리아 등과 긴급 회의를 갖고 공동대응에 나섰다. 스위스가 이렇게 비밀원칙을 고수하려는 것은 금융 서비스업이 인구 760만명의 소국인 스위스를 경제 대국으로 이끈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이 원칙으로 많은 자금을 유치, 세계 제7위의 금융대국이 됐고 특히 해외 프라이빗뱅킹(PB) 예금의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UBS의 지난해 순손실이 사상 최대인 200억스위스프랑(약 27조원)에 이르자 스위스 정부는 더욱 조급해졌다. 로이터는 “만일 비밀주의 원칙이 깨져 돈이 더 빠져나가면 UBS는 물론 스위스 경제도 위험해 질 것”이라고 점쳤다. 스위스가 이 원칙을 쉽사리 깰 수 없는 이유다. ●전문가들 “스위스 막으면 싱가포르 뜰 것” 이런 와중에 미국이 칼을 빼들었다. 미 국세청이 지난해 “UBS가 미국 부호들의 탈세를 도왔다.”면서 문제를 제기하자 사태는 커졌다. 스위스는 지난달 7억 8000만달러(약 1조 209억원)의 벌금을 내고 300명의 고객정보를 내줬지만 미국은 UBS에 5만 2000명의 정보를 더 공개하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스위스 정부는 이날 자료공개를 공식 거부, 앞으로의 상황도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미국과 스위스의 정보공개 문제는 정치적인 면과도 얽혀 있다. 가디언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지난해 대선에서 스위스가 경쟁자였던 존 매케인 전 후보를 어떻게 지원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대적으로 민주당보다 공화당 정권이 조세 피난처에 대해 관대하다 보니 스위스가 선거기간 동안 공화당에 뒷돈을 댔다는 정황이 있다는 것. 가디언은 “UBS는 영국이나 프랑스가 아닌 오바마 정부의 적개심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스위스만 잡는다고 유럽의 탈세가 줄어들진 않을 거라고 말한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은 최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UBS의 비밀주의가 약화되면 결국 이득을 얻는 곳은 싱가포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UBS 문제에 집중하는 동안 상당량의 자금이 싱가포르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유럽 국가들의 ‘스위스 때리기’가 당장의 탈세를 막을 수는 있어도 장기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스위스 조세피난처 될라

    │파리 이종수특파원│ “스위스가 ‘조세 피난처’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나.” 스위스은행(USB)의 비밀계좌 공개를 놓고 미국, 유럽과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스위스에 강력한 경고를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특별 유럽연합 정상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다음달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스위스가 조세 피난지역 블랙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문제는 스위스의 대응 여부에 달려 있으나 현재까지 상황으로 보면 그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또 스위스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세 피난지역 블랙리스트에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1일 프랑스·독일 등 17개 OECD 회원국도 파리에서 열린 고위급 회의에서 스위스를 조세피난지역 블랙리스트에 올려야 한다고 합의했다. 당시 피어 슈타인브뤼크 독일 재무장관은 “스위스가 조세회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스위스를 블랙리스트에 올려야지 그린리스트에 올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OECD는 오는 5~6월쯤 조세피난지역 규제 조치와 함께 블랙리스트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황한 조세피난처들은 ‘금융범죄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씻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OECD에 의해 안도라(스페인과 프랑스 사이)·모나코와 함께 세계 3대 주요 조세피난처 중 하나로 꼽힌 리히텐슈타인은 지난해 12월 미국과 협정을 체결해 탈세로 의심되는 사안에 대해서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EU와도 협상을 곧 재개할 예정이다. 영국의 맨섬 등도 정보 공개 요구를 받아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탓인지 스위스도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이다. 스위스 연방 재무장관을 겸임하고 있는 한스 루돌프 메르츠 대통령은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은행 비밀주의를 일부 양보할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된다. vielee@seoul.co.kr ■용어클릭 ●조세피난처(tax haven)법인의 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거나 아주 낮은 세금을 적용하는 등 세제상의 특혜를 부여하는 국가나 지역을 일컫는다. 회사법 등 규제가 적은 데다 기업 경영상의 장애요인이 거의 없고 익명성도 보장돼 있어 탈세와 돈세탁용 자금거래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바하마와 버뮤다제도 등 카리브해 연안과 중남미에 집중돼 있다.
  • [베리타스·에듀PSAT硏과 함께하는 PSAT 실전강좌] 24.상황판단

    연역법이란 일반화된 원리를 바탕으로 특수한 원리를 이끌어 내는 추론을 말하며 경험을 필요로 하지 않는 순수한 사유에 의해 이뤄진다.따라서 연역적 추론이란 이미 알고 있거나 증명된 어떤 진리나 이론에 바탕을 두고 바르고 참된 인식에 이르는 방법을 의미한다.문제해결능력 시험에서 사용되는 연역적 추론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 제시된 일반화된 원리를 개별상황에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전 과정을 의미한다.때문에 제시된 일반원리를 철저히 숙지하고 논리적 연결고리를 이용해 문제해결 상황을 풀어야 한다. ☞ PSAT 실전강좌 - 상황판단 <연역적 추론> 이론 및 실전문제 바로가기 <예> 개인정보를 보호하자는 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각 기업들에도 그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문제가 됐다.따라서 고객 데이터 관리에 대해 다음과 같은 규칙을 설정했는데,종업원 5명의 행동을 분석해 보자. 규칙 1:모든 종업원은 고객 데이터를 훼손하거나 외부로 유출해서는 안 된다.또 다른 종업원이 고객 데이터를 훼손하거나 외부로 유출하는 것을 봤을 때에는 빨리 상사에게 보고해야 한다. 규칙 2:모든 종업원은 고객 데이터 관리에 대해서 고객 본인으로부터 지시가 있는 경우엔 그 지시에 따라야 한다.이 경우에는 규칙 1이 적용되지 않는다. 규칙 3:규칙 1,규칙 2에 상관없이 모든 종업원은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타인에게 손해를 줄 목적으로 고객 데이터 자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1) 종업원 A는 컴퓨터에 침입한 바이러스로 인해 고객 데이터를 보관한 자기 디스크가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인 것을 발견하고 자기 디스크를 복제했다. -종업원 A의 복제라는 행동이 문제가 된다.복제는 훼손이나 밖으로 유출하는 것에 해당되지 않는다.또 설령 사용에 해당된다고 해도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타인에게 손해를 줄 목적이 없다.따라서 어떤 규칙에도 반하지 않는다. 2) 종업원 B는 거래처 영업 담당자가 고객 데이터에 기재된 파일을 몰래 훔쳐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지만 그 담당자와는 사이가 좋아서 보고도 못 본 척해 줬다. -종업원 B의 보고도 못 본 척한 행동이 문제가 된다.규칙 1의 보고의무는 다른 종업원이 데이터를 훼손하거나 밖으로 유출한 경우에만 있다.거래처 영업 담당자의 경우에는 보고할 의무는 없어서 규칙 1에는 반하지 않는다.또 그 외의 규칙에도 반하지 않는다.따라서 어떤 규칙에도 반하지 않는다. 3) 종업원 C는 동료 종업원이 명부업자와 접촉하고 있음을 알고 고객 데이터가 유출된다면 오히려 처분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데이터파일을 분쇄해 버렸다. -종업원 C의 분쇄해 버렸다는 행동이 문제가 된다.분쇄한다는 것은 제대로 데이터를 훼손하는 것으로 규칙 1에 반한다.다른 종업원의 유출행위는 상사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을 뿐 데이터를 훼손하는 것을 정당화시키는 이유는 되지 않는다. 4) 종업원 D는 블랙리스트에 등록돼 있는 고객으로부터 100만원을 받는 대신 그 고객의 데이터를 파일에서 삭제했다. -종업원 D의 100만원을 받고,삭제했다는 행동이 문제가 된다.삭제에 대해서는 고객의 의견에 따랐으므로 규칙 2가 적용돼 규칙 1에는 반하지 않게 된다.다음으로 100만원을 받았다는 점에서 자신의 이익을 도모했다고 할 수 있는데,데이터는 삭제했으므로 데이터 자체를 사용한 것이 아니다.따라서 어떤 규칙에도 반하지 않는다. 5) 종업원 E는 회사의 고객이기도 한 상사가 자신의 데이터를 보길 희망해 회사 근처 찻집에서 그 데이터를 프린트한 종이를 본인에게 건네줬다. -종업원 E의 데이터를 프린트해서 유출한 행동이 문제가 된다.이를 원했던 E의 상사는 회사의 고객이기도 하므로 규칙 2가 적용돼 규칙 1에는 반하지 않는다.또 그 외의 규칙에도 반하지 않는다.따라서 어떤 규칙에도 반하지 않는다. 이승일 에듀PAST 연구소장
  • “서민 죽어나는데 연예인 응원단은 ‘돈놀음’?”

     ‘베이징올림픽 연예인 응원단’이 중국 현지에서 국고보조금 2억여원을 썼다는 사실이 20일 국정감사에서 밝혀짐에 따라 이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인 금융 불안 여파로 실물경기 침체가 심각해지면서 서민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과 대비되면서 그들에 대한 비난의 강도는 거세져만 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민주당 최문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연예인 응원단은 지난 8월 9일부터 19일까지 활동을 하면서 ‘스포츠 토토’ 수익금 중 2억원 가량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기껏 연예인들 관광시키고 말장난이나 하라고 돈 내는 게 아니다.”는 반응을 보이며 정부와 해당 연예인들을 질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일부는 해당 연예인들에 대해 ‘기생충’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격하게 비난하고 있고, 해당 연예인들의 명단을 엮어 ‘국민 혈세 마구 쓴 기생충 명단’이라는 ‘블랙리스트’까지 작성,유포시켜 그들에 대한 비난여론이 심상찮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네티즌 ‘Gagamel’은 포털 기사 댓글에 “아이들 신발을 못 사줬다는 이유로 그 엄마가 자살했다는 기사를 얼마 전 에 봤는데…. 그런 세금으로 기생충 짓을 하다니….”라고 말해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었다.  ‘087445’는 “1년 계약직으로 뼈 빠지게 일해 번 돈 1900만원 중에 200만원만 남았다.”며 “광대들이 쓴 돈과 비교를 해보니 머리에 핏대가 선다.”고 말했다.  ‘유심초’는 “갔다 온 사람들 다 경비 반납하라.”면서 특히 응원단 단장을 맡았던 강병규에 대해 “연예인들로부터 회수한 돈을 불우이웃돕기성금 등으로 기탁해 달라.”고 주장했다.  일부 네티즌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해당 연예인들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직접 찾아 그 방명록에 비난 글을 올리며 그들의 처신을 나무라고 있다.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기획재정부의 아고라 활동에 네티즌 ‘냉소’   이정 해병대 입대엔 ‘양아버지 김흥국’ 조언 커   “체육회,‘MB찬양’ 낯 뜨거워”… ‘과잉충성’ 논란 성매매여성들 “우리 일하게 해주세요” [뉴스in뉴스] 촛불 농성 100일,조계사에서는 지금…   
  • 베네수엘라·볼리비아 비판 언론과 전쟁 선포

    남미의 좌파정부들이 이번에는 언론과 부딪치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자신의 암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는 이유로 일간 누에보 파이스의 카라카스 사옥에 최루탄을 쏘았다고 A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 신문이 전날 차베스를 이탈리아 독재자 무솔리니처럼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나아가 이 신문사가 군법을 어긴 것이니 대가를 받는 게 마땅하다고 최루탄 발사를 정당화했다. 편집국장 라파엘 폴레오에게는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차베스와 함께 남미대륙의 대표적 좌파로 꼽히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이날 37명의 반정부 언론인 명단을 발표했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모랄레스는 블랙리스트 발표와 더불어 강제구인 및 추적에 나섰다. 대통령궁은 지난달 12일 유혈충돌이 발생한 북부 판도 주(州) 야권인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언론인들이라고 말했다. TV방송 ‘카날 18’의 호르헤 멜가르 케테 기자는 이미 군인들에게 강제구인됐다. 볼리비아 정부는 판도 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브라질 북서부 브라질레이아 시에서 인터넷 신문을 운영하는 브라질 기자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도 주에는 계엄령이 선포된 상태로, 레오폴도 페르난데스 주지사는 과격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군경에 체포됐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전날 자신을 지지하는 농민단체대표와 만나 대통령 연임제한 철폐 및 사유지 보유한도 규제 강화, 원주민 권익 향상, 에너지 산업 국유화 확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회주의 개헌안의 국민투표 실시를 촉구하는 국민대행진을 선언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멜라민 공포 확산] 먹거리 사수 4원칙

    ‘멜라민 파동’ 같은 중국발 먹거리 공포를 더 이상 겪지 않으려면 ▲블랙리스트 작성 ▲유통검사 시스템 구축 ▲정보공유 강화 ▲관련기관 협력체계 구축 등 4가지가 확립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성신여대 가족문화소비자학과 허경옥 교수는 1일 안전한 먹거리를 파는 기업의 ‘화이트리스트’와 유해식품업체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리스트를 만들면 식품파동이 있을 때만 불매운동을 하다가 금방 잊는 게 아니라 평소에도 감시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기업에는 소비자의 선택이 가장 무서운 감시”라고 말했다. 농촌경제연구소가 3년 전 ‘중국산 수입농식품의 안전성 확보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청,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내놨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행된 것은 없다. 수출기업 사전등록제 방안은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기업들 가운데 안전성이 검증된 기업은 서류검사만으로 수입을 가능케 하고 유해 위험성이 있는 기업의 제품에 검역을 집중하는 제도다. 전수검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꼭 필요한 제도로 연구소는 꼽았다. 하지만 이에 따라 등록한 기업은 이탈리아와 말레이시아 국적의 2곳뿐이다. 기업이 사전등록할 경우 인센티브만 주는 제도로 강제성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수입식품업자를 신고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고, 유통경로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방안도 요원하다. 현재의 신고제로는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알 수 없다. 식약청 관계자는 “작은 업체 유통은 전혀 파악할 수 없다.”면서도 “유통과정 DB 구축은 정부보다 민간의 임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처럼 중국에 식품안전검사기관을 설치해 국내 기업들에 유해물질 및 중국 내 유해업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지만 식약청은 여전히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일본은 2003년부터 중국 칭다오에 21개 식품유통업체가 투자한 식품안전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 식품공학과 이철 교수는 “수입 식품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의 도덕성에 국민의 위생을 맡기는 옛방식에서 탈피해 각국 정부, 특히 중국과 협조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청, 농식품부, 세관 등 관련 부처의 정보공유 시스템 역시 구축되지 않았다.2005년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은 “당시에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됐다면 중국발 먹거리 파동은 그만큼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아쉬음을 표시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性상납 경관 명단 까봐라… 내가 바라던 일… 타협없다”

    “性상납 경관 명단 까봐라… 내가 바라던 일… 타협없다”

    “성(性) 상납받은 경찰 명단을 공개한다구요? 제가 바라던 일입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가 관내 장안동 불법 성매매 업소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자 업주들은 “성 상납을 받은 경찰 리스트를 폭로하겠다.”며 반격에 나섰다. 업주들의 으름장에 어떤 대응을 할지, 단속 의지는 확고한지 궁금해 5일 동대문서 이중구(49) 서장을 만나봤다. ●업소 으름장에 강력 대응 선언 이 서장은 업주들의 ‘블랙리스트 폭로 협박’에 대해 “단속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 7월 말부터 나왔던 이야기”라면서 “공개하려면 빨리 공개하지 왜 뜸을 들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주들은 이날 오후 4시 명단공개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했으나 회견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서장은 동대문서 서장으로 부임하자 불법 성매매 업소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선언했고, 단속을 맡은 여성청소년계 직원 가운데 내근직 2명을 제외한 8명을 교체했다. 유착관계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업주들이 으름장을 놓은 대로 명단을 공개하면 철저한 조사를 통해 관련 경찰관들을 처벌해 장안동뿐만 아니라 경찰도 깨끗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겠다는 게 이 서장의 생각이다. 그는 “뇌물을 줘서 비양심적인 경찰을 양산하는 사람들과 뇌물을 요구하는 경찰 모두 처벌받아 마땅하다.”면서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잘못된 상납관행을 없애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억 투자하고 생계 걱정… 어불성설 한 업주가 경찰의 단속을 비난하며 목숨을 끊은 점 등을 감안해 업주들의 생계대책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 서장은 “수억원의 돈을 투자해 불법영업으로 재산을 증식하려는 사람들의 생계대책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계도기간도 주지 않고 단속한다는 업주들의 불만에는 “단속이 한창인 요즘도 빈 건물인 것처럼 꾸며놓고 수십대의 폐쇄회로(CC)TV를 동원해 미로같은 곳에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첩보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계도기간은 결국 숨어들 시간을 주는 것이며, 법률에도 단속 전 계도기간을 줘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계도기간은 숨어들 시간 주는 것 업주들은 장안동만 집중단속하는 것이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이 서장은 “강도짓하다 잡힌 범인이 ‘왜 나만 잡냐.’고 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관내 ‘청량리 588’로 불리는 전농동 588번지도 재개발로 인해 업주들이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서장이 실적을 쌓기 위해 보여주기식 단속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그는 “부임 직후 주민들은 하나같이 ‘장안동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면서 “대민 서비스 기관인 경찰이 대다수의 주민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외면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동대문 지역구 의원인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공약 때문에 단속하는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지적에 “지역구 의원이 사창가를 없애겠다는 공약을 하지 않으면 무슨 공약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서장은 “얼마전 첫 아이를 출산한 여성청소년계장은 집에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아이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사명감 하나로 단속업무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업주들이 블랙리스트를 내밀어 열정을 다하고 있는 우리 직원들에게 적당한 타협을 바란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인터넷 검열 사진은 가짜” 中언론, BBC 보도 반박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영국 BBC의 가짜 사진이 8년간 중국을 우롱하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4일 ‘또다시 BBC에 속았다.’며 이같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사진은 인민해방군 정복을 착용한 군인 2명이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있는 장면. 기사는 이 사진이 2000년부터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비판하는 관련 기사에 전문적으로 사용됐으나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BBC는 2002년 보도에는 ‘중국 안전부가 인터넷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는 내용으로,2006년에는 ‘중국이 최근 인터넷 사용자 등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는 보도에 곁들인 설명으로 사진을 사용했다. 이런 형태의 보도는 2000년부터 시작되며 최근에는 미국의 일부 하원 의원들이 “중국 당국이 베이징올림픽 관람객에 대해서도 인터넷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할 때도 등장했다. 중국과 BBC 등은 지난봄 티베트 사태 때도 가짜 사진 논쟁을 벌였다.BBC는 네팔에서의 티베트 시위대 진압 사진을 라싸 시위 및 진압 장면이라고 소개하는 ‘실수’를 저질렀다.CNN도 티베트 시위대의 모습을 잘라내고 중국 군용트럭에 초점을 맞춘 사진을 내보내 ‘왜곡’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에도 기사는 “사진에서의 컴퓨터 모니터나 군복 스타일 등을 고려할 때 최소한 10년 전 사진”이라는 네티즌들의 분석을 인용했다. 지난 3월 BBC에 대한 중국의 반격은 상당한 공감을 얻으며 궁지에 몰린 중국에 적잖은 도움이 됐다. 환구시보의 이번 보도가 최근 본격 야기되고 있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 논란에 어떤 작용을 할 것인지 주목된다.jj@seoul.co.kr
  • [독도 분쟁지역 표기 파문] 독도 항의단 日공항서 3시간 억류

    |도쿄 박홍기특파원|한국의 독도수호전국연대 회원 3명이 29일 오후 중학교 사회교과서 해설서의 독도 명기에 대한 항의를 위해 일본으로 입국하다 공항에서 3시간 정도 억류됐다가 입국허가를 받았다. 전국연대 최재익 대표 등은 이날 낮 김포공항을 출발, 오후 2시쯤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했으나 출입국관리국 직원들이 “세부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신상명세 등이 포함된 ‘신문조서’ 작성을 요구했다. 전국연대 회원들이 강력하게 항의, 작성을 거부하자 출입국관리국 직원들은 “상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블랙리스트(요주의 인물)와 대조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댔다. 회원들은 도착 3시간가량이 지난 오후 5시쯤 입국 허가를 받았다. 때문에 회원들은 이날 오후 후쿠다 야스오 총리를 방문, 항의 서한을 전달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그러나 30일 문부과학성 항의 방문과 함께 독도 영유권 기술에 대한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hkpark@seoul.co.kr
  • “QSA위반 블랙리스트 검토”

    “QSA위반 블랙리스트 검토”

    쇠고기 추가 협상 결과에 대한 논의를 위해 23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쇠고기 문제의 민감성을 반영한 듯 ‘청문회’가 연상될 정도로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의총의 ‘증인’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었다. 김 본부장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은 30개월 미만 쇠고기 수입을 민간업자들의 자율규제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데 모아졌다. 장광근 의원은 “육류수입업을 현행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강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수입업자 허가제는 국제법에 위반된다.”며 “한국 품질시스템평가(QSA) 프로그램을 자주 위반하는 회사들을 주관 부처의 내부 규칙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면 실효적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임두성 의원이 “유럽에서는 이번에 들어오기로 한 30개월 미만 소의 내장을 광우병위험물질(SRM)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김 본부장은 약간 흥분한 듯 “내장은 SRM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이번주 안에 특별 당보 100만부 이상을 제작해 각 지역구 의원별로 홍보활동을 벌이도록 요청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TV토론 등 방송을 통해 적극적으로 정부·여당 입장을 알릴 계획이라면서 소속 의원들의 적극적인 ‘미국산 쇠고기 안전’ 홍보활동을 주문했다. 의총에 이어 오후에 정부중앙청사에서 김 본부장은 추가 브리핑을 통해 쇠고기 협상을 비판한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을 거세게 맞받았다. ●김 본부장, 김성훈 前농림 비판 김 본부장은 “김 전 장관이 지난달 한 주간지 기고문에서 미국내 치매환자 중 65만명이 인간광우병 환자라는 주장을 폈지만, 인용된 예일대 및 피츠버그대의 연구는 인간광우병이 아니라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이라면서 “민주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지만, 전직 장관이 이 정도로 과장, 왜곡하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전 장관이 QSA 제도의 실효성을 문제삼은 것을 언급하며 “이 제도는 김 전 장관 재직 중에도 운영됐는데, 그런 분이 이 제도를 폄하할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라고 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사설] 유통이력제 도입 검토할 만하다

    여권은 쇠고기 추가협상결과를 고시하기에 앞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협상결과를 쉽게 풀이한 홍보물을 전국에 걸쳐 배포하고 인터넷 여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인터넷 괴담’이 촛불시위로 번지면서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인 것 같다. 그런가 하면 추가협상에서 적용하기로 한 품질체계평가(QSA)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위반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특정위험물질(SRM)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소 내장은 검역지침 강화로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뒤늦게나마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이해를 구하는 데 진력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본다. 우리는 추가협상결과 발표 직후 국내 육류수입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유통이력제’를 도입하기로 약속한 점에 주목한다. 유통이력제는 생산이력제처럼 쇠고기가 어디에서 들어와 어떻게 팔려나갔는지 기록하는 것이다. 유통이력제를 업계 자율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시행한다면 정부 간접규제 방식인 QSA의 문제점을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이 쌀시장을 개방하면서 유통이력제 도입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한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원산지표시제에 이어 유통표시제까지 도입하면 행정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한우를 비롯, 쌀 등 주요 농산물과 수산물의 유통이력제가 도입된다. 여기에 수입 쇠고기를 추가하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이와는 별도로 이젠 광우병 위험성도 과학적인 잣대로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본다.‘30개월 이하 No,20개월 이하 Yes’식으로 촛불집회 주최측의 기준만 고집하려 해선 안 된다. 그리고 쇠고기에만 매달리기엔 우리의 경제 상황이 너무 위중하다.
  • 민주 호남 물갈이 폭 ‘조마조마’

    통합민주당이 잔인한 계절을 맞고 있다.1차 공천 심사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3일 이른바 ‘호남 살생부’가 회자되면서 당내에는 공천 삭풍이 매섭게 몰아쳤다. 공천 탈락이 유력한 공천 신청자들의 반발기류도 감지된다. 무엇보다 삭풍의 본질은 ‘당선 가능성’과 ‘물갈이’ 기류가 엇갈리는 데 있다. 이는 공천의 우선 기준 논란과 무관치 않다. 견제 야당으로 거듭나려면 한 석이라도 더 당선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당선 가능성’에, 뼈를 깎는 쇄신만이 살길이라는 측은 ‘물갈이’에 방점을 둔다. 당 공천심사위원회가 쇄신 공천의 칼날을 맨 처음 겨눈 곳은 호남이다. 텃밭에서부터 물갈이 상징효과를 노린 것이다. 공심위는 의정활동 평가지수에 따라 최하위인 D등급에 해당하는 호남 현역의원의 30%를 1단계에서 탈락시키겠다고 공언했다. 공심위가 4일 공천 부적격자 기준도 발표하기로 하면서, 이름이 오르내리는 당사자들의 장탄식까지 합세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블랙리스트에 거론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만만찮은 저항이 일 조짐이다. 박상천 대표가 예정일보다 하루 뒤인 3일 공천 심사를 받은 것도 이같은 분위기와 맞물린다. 더 나아가 여차하면 탈당에 이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징후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공심위는 광주·호남의 Y·K·J의원 등 일부 다선 중진급 의원들과 공천 부적격자 명단에 오른 의원들에게 수도권 출마 의사를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실상 불출마 종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호남 살생부’ 명단에 오르내린 한 의원측은 “당과 공심위가 당선 가능성보다 쇄신이라는 미명 하에 호남을 공천 제물로 삼으려 한다.”면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생각해야 할 것 같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일부 의원들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통합민주당 로고가 박힌 예비후보 홍보물 제작을 중단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호남 물갈이는 당연한 통과의례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지난 5년 퇴행의 대가를 치르려면 몇 석을 더 건지는 문제보다 텃밭부터 뒤엎는 혁신적인 모습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어차피 호남은 당선 안전지대라 ‘당선 가능성’이 중요한 잣대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 정도 각오 없이 다시 일어서려고 했다면 그 자체가 ‘반쇄신’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이명박 시대-그는 누구인가] 이명박 그는 누구

    [이명박 시대-그는 누구인가] 이명박 그는 누구

    ■ 정치 입문~청와대 입성 ‘정치인 이명박’이 걸어온 길은 ‘기업인 이명박’과 달랐다. 현대그룹에서 ‘샐러리맨의 신화’를 창조하며 달려온 출세가도가 아니었다. 좌절을 맛보기도 했고, 그래서 다시 도전하기도 했다. 정치무대를 떠나 전공인 건설이 아닌 금융분야에서 제2의 신화를 꿈꾸다 여의치 않아 접고는 수도 서울의 수장으로 도약기를 거쳐 최고 권좌에 오르게 됐다. ●현대와의 결별… 정치 입문 그는 ‘왕 회장’으로 불리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통일국민당을 창당해 대선에 출마하려는 것을 만류하면서 현대그룹과 결별하게 된다. 이후 왕 회장의 상대 진영인 김영삼(YS) 진영으로 합류, 지난 1992년 14대 총선 때 전국구(비례대표)로 국회에 등원한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1995년 지방선거 때 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YS가 밀던 정원식 전 국무총리에게 패하고 만다. 첫번째 정치적 시련이었다. 그 이듬해 15대 총선을 준비하며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다. 여당의 중진 이종찬 국민회의 후보와 노무현 민주당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98년 이 당선자는 다시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도전하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하지만 총선 때 적발된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아 피선거권까지 박탈당했다. 당시 비용 초과 지출을 폭로했던 김유찬 당시 비서를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되면서 “이명박의 정치 인생은 끝났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서울시장으로 화려한 재기 이후 2년간 미국에서 ‘정치 방학’을 보내며 와신상담하다가 2000년 귀국해 정치 재개에 나섰다.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 다시 도전했다. 한나라당에서 5선의 중진 홍사덕 의원과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경쟁해 후보 자리를 거머쥐게 됐다. 본선에서는 여당인 민주당의 김민석 후보를 꺾으면서 세번째 서울시장 도전만에 입성에 성공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 때 내건 청계천 복원과 시내 5개 간선도로에 버스전용중앙차로제 도입을 내걸었다. 막상 당선되자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주변에선 적잖이 만류했다. 하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4년 만에 해결했다.‘제2의 신화’는 ‘청계천 신화’로 이어지면서 대선 주자로서 주목받게 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지독한 경선 2006년 6월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이 당선자는 다시 여의도 정치로 들어온다. 하지만 여의도 정치는 그가 살아온 세상과 달랐다. 한나라당의 벽은 높고 높았다. 당시 박근혜 전 대표는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당내에서 철옹성을 세우고 있었다. 여론조사에서도 박 전 대표가 이 당선자보다 높게 나오던 시절이었다. 그는 높기만 하던 당심을 허물기 위해 민심을 공략했다.‘한반도 대운하’ 등의 공약과 성공한 경제 지도자의 이미지를 심으며 높은 지지를 얻게 된다. 그 해 추석 전후로 북한의 핵 실험 후 지지율 40%를 돌파,‘이명박 대세론’을 형성하기에 이른다. 경선룰 등을 둘러싸고 박 전 대표측과 사사건건 갈등하며 극한의 대치에 이르기도 했다. 고비마다 특유의 승부수로 돌파해 나갔다. 이상득 부의장의 동생 평이다.“내가 명박이보다 공부도 잘했고, 운동도 잘했다. 나도 대기업(코오롱) 최고경영자(CEO)까지 해봤다. 하지만 명박이에게는 나에게 없는 게 하나 있다.”며 “위기 상황에서 담대하게 보고 판단하는 것은 내가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명박이는 그걸 가지고 있다.” 그는 땅 투기 의혹과 ‘도곡동 땅’ 차명 의혹,‘BBK 주가조작 의혹’ 등 ‘지독한 경선’을 거쳐 지난 8월 20일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에 올랐다. 박 전 대표와 불과 2452표차(1.5%)밖에 나지 않는 신승이었다. 그나마 현장 투표에서 500여표 뒤진 것을 여론조사에서 뒤집었다. ●더 지독한 본선…‘BBK 공세’와 김경준의 귀국 경선 후유증은 적지 않았다. 주요 당직을 놓고 친박(친 박근혜)과 친이(친 이명박)의 갈등은 계속됐다. 박 전 대표가 ‘오만의 극치’라고 직격탄을 쏜 최측근 이재오 최고위원은 물러나야 했다. 여권의 ‘BBK 주가조작’ 공세도 거셌다. 자녀들의 ‘위장 전입’과 위장취업으로 한때 이 당선자는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이 당선자와 박근혜 전 대표와의 틈새를 파고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회창 후보는 “불안한 후보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며 박 전 대표에게 집요하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이 당선자도 박 전 대표에게 끊임없는 ‘러브콜’을 보내며 “도와달라.”고 SOS를 보냈고 박 전 대표는 “당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이 당선자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의 BBK 수사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 당선자의 측근들이 검찰에 불려나가 수사를 받았고 본인도 서면조사를 받았다. 급기야 대선을 한달 앞두고 ‘BBK 의혹’의 당사자인 김경준씨가 범죄인 인도 송환에 따라 한국으로 송환됐다. 대선판은 요동쳤다. 검찰수사 결과 ‘BBK 주가조작’에 이 당선자는 “혐의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여론은 냉정했다. 검찰의 무혐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국민들이 BBK와 이 당선자가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여론이 출렁거렸다. 이 당선자는 다시 한번 승부수를 띄운다. 부부가 살 집 한채 빼고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오랜 기업인 생활을 끝내고 공인으로 나섰던 10여년 전부터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작정했다.”며 “재산 환원은 가난한 살림에 고생하면서도 아들을 바르게 키워 주신 어머니와의 약속이자 국민 여러분과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여당은 소위 ‘이명박 특검’을 내세워 압박 강도를 최고조로 높였다. 여야는 물리적 충돌을 불사하며 극한 대치를 이뤘다. 대선을 불과 사흘 앞두고 밤 11시30분에 대선후보 TV합동토론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전격적으로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다. 고비와 시련마다 과감한 승부수로 87년 민주화 이후 최초의 과반 득표로 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19일은 공교롭게도 이 당선자의 생일이자, 결혼기념일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대통령 당선으로 세번째 축하 케이크를 받게 됐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유년기~현대건설 회장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사상 처음 기업인 출신 대통령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 당선자는 만 35세인 1977년 현대건설 사장에 올라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며 ‘월급쟁이’들의 우상으로 통했다. 기업인으로 숱한 화제를 뿌렸던 그는 92년 정계입문 후 시련을 딛고 마침내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 올랐다. 기업생활 27년, 정계입문 15년 만의 일이다. 그는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은 후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 상실 등으로 정치생명이 끝나는 듯했지만 서울시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며 마침내 청와대에 입성하게 됐다. ●가난과 싸웠던 소년 시절 소년 이명박을 키운 건 가난과 어머니였다. 목장 목부로 일하던 이충우씨의 4남 3녀 중 다섯째로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다른 형제들의 이름은 상(相)자 돌림이지만 본인만 ‘명박’인 이유는 “어머니가 보름달이 치마폭에 들어오는 태몽을 꾸시고는 ‘밝을 명(明), 넓을 박(博)’자를 넣어 지었다.”고 설명했다. 족보에는 ‘상정’(相定)으로 이름이 올라 있다고 한다. 소년 이명박은 가족들과 함께 1945년 11월 귀국선에 오른다. 하지만 배는 쓰시마섬 앞바다에서 가라앉고 말았다. 가족들은 구조됐지만 살림살이와 짐은 모두 수장되고 말았다. 말 그대로 맨몸뚱이만 귀국했다. 고향에 대한 첫 기억은 포항 시장통의 가난이었다.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서 “가난이 굴 껍데기처럼 우리 대가족에 들러 붙었다.”고 말했다. 끼니 거르기를 밥 먹듯이 했다. 학교 다니기도 쉽지 않았다. 중학교 때 영양실조로 쓰러져 넉 달간 일어나지 못한 적도 있었다. 학교에서 등록금을 가져오라고 쫓겨나기 일쑤였다. 어린 이명박은 철들기도 전에 어머니와 함께 시장에 좌판을 벌였다. 김밥, 풀빵, 엿, 아이스크림, 뻥튀기 장사 등 닥치는 대로 생활비를 벌었다. 어머니는 엄격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가난했지만 자식들을 당당히 키웠다. 자식들에게 “정직하다면 당당하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다고 한다. 새벽 4시면 가족들은 어머니의 새벽기도와 함께 하루를 시작했다. 심부름으로 이웃집 일을 하러 가더라도 어머니는 어린 이명박에게 “물 한모금이라도 얻어 먹으면 안 된다. 음식을 준다고 받아 와도 안 된다.”고 단단히 일렀다. 가난은 그의 몸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군의관은 “이런 몸은 군대에서도 안 받아 준다.”고 병역 면제 처분을 내렸다. 병명은 기관지 확장증이었다. 어머니는 다시 집에 돌아온 막내아들을 부둥켜 안으며 “내 자식이 이렇게 될 때까지 내가 팽개치고 있었구나.”하고 눈물을 쏟았다. 그렇게 엄하신 어머니가 처음으로 보인 눈물이었다. 이명박은 그 때를 기억할 때마다 눈물로 말을 잇지 못한다고 한다. ●대학 시절 6·3사태로 옥고 그에게 대학 진학은 언감생심이었다. 집에서는 막내아들의 고교 진학도 말렸다. 집안의 기둥 작은형(이상득 국회부의장)의 학비를 대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학비는 한푼도 받지 않겠다고 어머니에게 약속하고 동지상고 야간부에 수석 합격했다.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을 받았고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가족들은 상득이형 뒷바라지를 위해 서울 이태원으로 이사갔다. 이 당선자는 이태원 재래시장 환경미화원으로 돈을 벌며 살림에 보탰다. 하지만 학업의 꿈을 버리지는 않았다. 그는 “돈이 없어 중퇴하더라도 고졸보다는 대학 중퇴가 낫지 않겠나.”하고 생각했다. 청계천 헌책방에서 수험서를 사서 입시를 준비, 고려대 상대에 붙었다. 합격 소식을 들은 이태원 시장 상인들이 새벽에 쓰레기 넝마주이 일을 맡겨준 덕에 학비를 벌 수 있었다. 그러나 단과대 학생회장이던 64년 한일 국교정상화에 반대하며 6·3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6개월간 서대문 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른다. 죄목은 내란선동죄였다. 어머니는 그가 구속됐을 때도 “소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라.”고 가르쳤다. 출소 후 한달 여 만에 인생의 스승이었던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슬픔을 겪는다. 그는 “돈 벌면 어머니에게 새옷 한벌 사드리고 싶었는데 못했다.”고 말하곤 한다. ●현대그룹 입사… 초고속 승진 거듭 청년 이명박은 여느 운동권 출신과 달리 정치권이 아닌 기업을 택한다. 운동권 출신의 취직은 쉽지 않았다. 중앙정보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이 발목을 잡았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에게 “나라가 열심히 사는 젊은이 앞길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편지를 썼다. 결국 박 대통령의 배려로 그는 당시 중소기업이던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왕 회장’으로 불리는 오너 정주영 회장의 눈에 띄었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29세에 이사,35세에 사장에 오르며 ‘샐러리맨의 신화’를 써내려 간다. 그는 종업원 96명의 현대건설을 16만명의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군 중심에 자신이 있었다고 말한다. 현대그룹 시절을 떠올리며 “나는 오너가 정해 주는 목표치를 항상 초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오너와 경쟁했다.”고 당시를 떠올린다. 기업인 시절 ‘왕 회장’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는 에피소드도 많다. 태국 고속도로 건설공사에서 각목과 칼을 든 폭도들에 맞서 금고를 지킨 ‘태국 금고 사건’은 그 중 하나다. 현대건설 과장 시절 경부고속도로 공사가 한창이던 때였다. 불도저가 자주 고장을 일으켰다. 기술자들이 텃새를 부려 공사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이명박 과장은 밤새도록 불도저를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면서 구조를 익혀 나중에는 불도저를 직접 몰기도 했다. 젊은 나이에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다 보니 오해도 많이 받았다. 이웃들은 현대건설 사장과 살고 있는 부인 김윤옥씨를 가리켜 “세컨드(둘째부인)아니냐.”고 뒷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현대건설 사장 시절 사업상 건설부 장관실을 방문했을 때다. 약속 시간이 지나도 이 당선자를 장관실로 안내하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한 이 당선자가 따지자, 장관 비서는 “사장 비서를 어떻게 장관실로 모시냐. 빨리 사장 데려 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현대그룹에 27년 동안 몸담으면서 주요 계열사 10개사의 사장 및 회장을 역임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초·중·고 학적부 열어보니 궁핍했던 시절이지만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초·중·고교 성적은 좋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행동발달사항에 “그림을 좋아한다.”라는 평이 인상적이다.2학년 때는 담임교사로부터 “경솔하다.”는 평도 들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결석이 없었지만 4학년에서 6학년까지는 몸이 아파 결석하는 일이 잦았다.4학년 때 16일,5학년 때 5일,6학년 때 32일을 병으로 결석했다. 이 당선자측은 “가난으로 인한 영양실조 탓으로 누워 지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중학교 때도 질병으로 인한 결석이 많았다.1학년 때는 결석이 74일에 이른다. 담임 교사로부터 “명랑하고 온순하다.”는 평을 받았다. 동지상고 시절에는 지금처럼 석차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전교 1등을 놓쳐본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이 당선자는 성적이 가장 안 좋았을 때가 3등이었다고 기억한다. 그는 장래 희망으로 ‘관리’(官吏)를 썼고, 이 당선자의 부모도 ‘본인과 동일’이라고 기재했다.‘취미 또는 특기’란은 영어로 적었다. 영어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중학교 시절 특기는 ‘체육(탁구)’이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돌아갈 존안자료 어떤게 있나

    돌아갈 존안자료 어떤게 있나

    국정원·국방부·경찰청에 설치된 과거사위원회들이 진실규명 과정에서 핵심 증거자료를 확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초로 발굴한 가치 있는 자료들도 적지 않다. 국방부 과거사위는 1989년 4월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 계획인 ‘청명계획’ 수립을 증명하는 4권 1380쪽 분량의 관련 문서와 ‘청명계획카드(체포카드)’ 932명분 4900여쪽을 찾아냈다.79년 12·12 당시 정승화 참모총장 연행 이후 주요 지휘관들의 대응 내용을 기록한 ‘12·12 상황일지’,80년 5월21일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의 자위권 발동 주장이 수기(手記)로 적시된 ‘2군사령부 작전지침’ 등도 처음으로 입수했다. 또 과거 ‘블랙리스트’를 활용한 노동자 관리 실태를 보여 주는 국정원 보존문서 ‘해고 도산근로자 위장취업 및 조직색출 와해공작 추진보고(1983.3)’,83년 ‘송씨 일가 간첩사건’ 당시 안기부가 대법원 판사에게 유죄판결 내릴 것을 압박한 ‘간첩 송지섭 사건 상고심 선고공판 및 대책보고(1983.8.24)’ 등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발전위원회’가 찾아낸 의미 있는 문서들도 많다.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전 국정원 발전위 위원은 “각 과거사위가 조사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들이 원 출처로 되돌아가는 걸 막고, 과거 권력기관이 저지른 과오를 증거할 수 있도록 통합자료관리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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