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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멈춰 버린 ‘美 심장’… 정치권 네 탓 공방만

    멈춰 버린 ‘美 심장’… 정치권 네 탓 공방만

    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연방정부 기관이 밀집한 워싱턴은 정부 폐쇄의 여파로 평일치고는 한산한 편이었다. 평소 같으면 오후 3시쯤부터 퇴근 차량으로 교통 체증이 빚어졌지만 이날은 차가 막히지 않았다. 링컨기념관, 스미스소니언박물관 등 ‘관광지’도 문을 닫아 일부 관광객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모습이 보였다. 이날 오전 최소 80만명의 비(非)필수 인력의 무급휴가가 현실화되면서 연방정부 업무는 본격적으로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상무, 농무, 교육부와 보훈처, 무역위원회, 의회도서관, 인구조사국 등 기관들이 줄줄이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백악관 홈페이지도 사실상 기능이 정지됐다. 상무부는 이날 예정됐던 건설지출 동향을 발표하지 않았고 노동통계청도 4일로 예정된 9월 실업률을 발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국세청의 안내 서비스가 중단돼 납세자들을 당황케 했다. 식품의약국(FDA)의 수입 식품 및 약품 조사 업무도 중단됐다. 공립 골프장도 문을 닫았다.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민간 인력 72%가 일시 해고될 것”이라고 말해 정보 업무의 차질도 예상된다. 연방정부가 소송 당사자인 재판에서는 정부 측이 재판 연기를 요청했다. 주요 외교행사와 정부 주최 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2일 뉴욕증시도 ‘셧다운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란 기대에 힘입은 전날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 출발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치권은 협상은 하지 않은 채 네 탓 공방만 벌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 사수 의지를 밝히면서 공화당에 “당장 정부 문을 열라”고 압박했다. 반면 공화당 지도부는 대통령을 비난하며 협상을 외면했다. CNN은 “여야 간 지도부급은 물론 실무급 대화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사태의 장기화를 예견했다. 정부 폐쇄 여파로 오바마 대통령의 해외 순방도 영향을 받게 됐다. 당초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6일부터 6박 7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는 방문하지만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방문은 취소한다고 밝혔다. 댄 파이퍼 백악관 선임고문은 “정부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추후 해외 순방 일정도 줄이거나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 초유의 굴욕을 맞게 될 상황이다. APEC 기간 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등과의 회담도 어려워질 수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 나진~러시아 하산 5년 만에 철도 재개통

    北 나진~러시아 하산 5년 만에 철도 재개통

    북한의 함경북도 나선 경제무역특구와 러시아 극동지역 도시 하산을 잇는 철도 50여㎞가 5년간의 개·보수 공사를 거쳐 22일 다시 개통됐다. 이에 따라 북한과 러시아 간 철도 및 경제 분야 협력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나진~하산 철도가 개통됨으로써 두 나라 사이의 친선 협조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재개통된 나진~하산 철도는 하산에서 나진까지의 본선 52㎞와 나진에서 나진항까지의 지선 2㎞ 등 총 54㎞다. 200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 당시 러시아 측과의 합의로 시작됐지만 별 진전이 없다가 2008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보수 작업에 들어갔다. 나진항 현대화사업을 포함한 공사비 90억 루블(약 3000억원)은 모두 러시아가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나진~하산 철도 개통을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의 시범사업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달 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하산~나진 철도를 이용한 물류사업에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북한으로부터 장기 임대한 나진항 3호 부두에 현대화된 화물 터미널을 세우는 공사도 추진 중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러 “알아사드가 속였다면 입장 바꿀 것”

    시리아가 미-러 합의안에 따라 화학무기 보유 현황을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신고한 가운데 러시아가 21일(현지시간)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속인 사실이 드러나면 시리아에 대한 종전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이타르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이바노프 크렘린 행정실 실장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제10차 세계정세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론적으로 그리고 가정하에서 말하는 것이긴 하지만, 만일 아사드가 속임수를 쓴다고 확신하게 되면 우린 입장을 변경할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바노프 실장은 또 하나의 가설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시리아에서 정부군과 반군 양쪽 모두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다. 이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 아사드 대통령이 화학무기를 파괴할 것으로 러시아가 확신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면서도 “하지만 지금까지는 모든 게 시리아가 전적으로 우리의 제안을 따른 것처럼 보인다”며 시리아의 행동이 믿음을 준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을 둘러싸고 알아사드 정권의 주장을 지지해 왔다. 이바노프 실장은 현재 상황에서 러시아가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해서는 “오로지 외교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다른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OPCW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보유 현황에 관한 신고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OPCW는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시리아 정부로부터 화학무기 폐기 계획과 관련해 예정된 신고서를 제출받아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는 신고를 끝내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 14일 합의한 ‘시리아 화학무기 해체를 위한 기본틀’의 첫 단계를 이행했다. 이 합의안은 오는 11월까지 초기 현장조사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 중으로 시리아 내 모든 화학무기와 장비의 해체를 완료하도록 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와세, 381세이브… 日투수 최다기록 타이

    ‘철완’ 이와세 히토키(39·주니치)가 의미 있는 기록 경신을 눈앞에 뒀다.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이 한신을 상대로 한 시즌 일본과 아시아 최다인 56·57호 홈런을 연속으로 뿜어낸 지난 15일 이와세는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와의 경기에서 8-7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15시즌 통산 381세이브째를 작성했다. ‘대마신’으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한 사사키 가즈히로(45)가 미국과 일본에서 16년 동안 쌓은 일본인 투수 통산 최다 세이브와 타이를 이룬 것. 1999년 주니치 유니폼을 입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좌완 이와세는 2005년 46세이브 등 통산 4차례나 40세이브 이상을 기록하며 올해까지 9년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올린 ‘철완’이다. 올 시즌 35세이브를 쌓은 그는 1개만 보태면 일본인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 치운다. 이와세의 뒤를 잇는 일본 통산 세이브 2위는 은퇴한 다카쓰 신고(286세이브)로 이와세에게 100개 가까이 뒤진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한국판 ‘발렌틴’ 왜 없나

    네덜란드 출신 거포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이 시즌 56호 홈런으로 일본 최다 기록을, 57호로 이승엽(삼성)이 보유한 아시아 최다 기록을 뛰어넘은 지난 15일, 박병호(넥센)는 이틀에 걸친 연타석 홈런으로 29호를 작성했다. 언뜻 비교해도 조금 초라하지 않은가. 일본에서도 외국인이 일본인이 세운 기록을 넘는 데 대한 거부반응이 없지 않지만 대기록이 몰고올 파급 효과를 감안해 모두 반기는 분위기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가 50홈런을 채웠다. 홈런만큼 화끈한 팬서비스와 관중 유인 수단은 없다. 이승엽이 대기록을 세울 때 대구구장에 몰려든 잠자리채 열풍을 떠올려도 그렇다. 그런데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한 시즌 50홈런을 넘긴 것은 10년 전 이승엽과 심정수(당시 현대·53개)였고 40홈런조차 2010년 이대호(당시 롯데·44개) 이후 찾아볼 수 없다. 외국인 타자가 2011년 가코(삼성), 가르시아(한화), 알드리지(넥센)를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긴 탓이 크다. 구단들은 2년째 외국인 선수를 전원 투수로 채웠다. 이런 현상은 국내 프로야구의 구조적 결함과 맞닿아 있다. 팀 운영의 기본은 투수력, 그중에도 튼튼한 선발 로테이션 구축이다. 팀당 2명인 외국인 쿼터를 투수에 올인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믿을 만한 투수 자원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팀들은 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착실한 외국인 투수를 찾는 데 열심이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팀 기여도에서 훨씬 밑돌고 발도 느리고 수비도 안 되는 외국인 거포의 쓰임새를 비교해 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대목. 문제는 외국인 투수 둘을 시즌 끝까지 보듬고 가는 구단도 찾기 어렵다는 점. 당장 리그 1~3위인 LG와 삼성, 두산 모두 외국인 투수 한 명으로 ‘가을야구’를 준비하고 있다. 그나마 이들의 스타일도 비슷비슷해 ‘그 얼굴이 그 얼굴’이란 비아냥도 감수해야 한다. 일본은 어떤가? 외국인 보유 한도가 따로 없으며 4명까지만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것도 투수나 야수만으로 채울 수 없도록 했다. 그런데 보유 한도를 늘리는 일도 쉽지 않다. 선수협의 반발을 다독여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우리 프로야구는 ‘잔잔하게 가는 쪽’을 지향하고 있다. 야구로 돈 버는 구단이 적으니 구단 스스로 의지를 갖고 달려들라는 얘기도 건네기 어렵다. 그래서 ‘빵빵 터지는’ 이웃 나라 대포 소식에 체증 같은 게 쌓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美·러, 시리아 화학무기 해체안 합의

    美·러, 시리아 화학무기 해체안 합의

    미국과 러시아가 14일(현지시간)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 해결을 위한 외교적 절차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공습은 사실상 무산됐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사흘에 걸친 회담 끝에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1주일 내 화학무기 보유 현황을 완전히 공개하고 오는 11월까지 국제 사찰단을 입국시켜야 하며, 내년 중반까지 해체를 완료해야 한다’는 내용의 합의안을 도출했다. 케리 장관은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가 화학무기 해체를 거부한다면 유엔 안보리에서 평화파괴 행위에 대한 군사제재를 명시한 ‘유엔헌장 7장’에 따라 조처를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라브로프 장관은 “시리아가 화학무기 폐기 과정을 불이행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필요한 조처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이번 회담에서는) 군사력의 사용이나 자동 제재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고 말해 향후 시리아의 약속 불이행 시 양국 간 마찰의 불씨를 남겼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제네바 합의안이 전해진 직후 성명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15일 ABC방송 시사 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한 자리에서 러시아와 원칙적인 합의를 했지만 양국 간 견해차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비호하고 있고 시리아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가치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군사 개입을 지지한 서방도 합의안을 환영했으며 외교적 해법을 줄곧 강조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적극 지지를 표명했다. 알리 하이다르 시리아 국민화해부 장관은 15일 리아노보스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러 간 합의는 “시리아 국민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 한편 시리아에 대한 전쟁을 예방했다”면서 이는 “시리아의 승리”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 시리아 반군의 주축인 자유시리아군의 셀림 이드리스 사령관은 “이 합의안의 어느 부분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나와 형제들은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반발했다. 외교가에서는 시리아가 과연 약속대로 내년 중반까지 화학무기 해체를 완료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일단 외교적 해법으로 방향을 잡은 이상 군사적 선택(옵션)이 다시 돌출할 개연성은 아주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하룻밤, 신화 두방

    하룻밤, 신화 두방

    블라디미르 발렌틴(29·야쿠르트)이 일본과 아시아의 홈런 역사를 한꺼번에 새로 썼다.네덜란드 출신 거포 발렌틴은 15일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한신과의 경기에서 4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1회 왼쪽 담장을 넘는 시즌 56호 대포를 쏘아올렸다. 1-0이던 1사 2루에서 상대 좌완 에노키다 다이키의 137㎞짜리 바깥쪽 직구를 잡아당겨 2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이로써 발렌틴은 오 사다하루(왕정치·요미우리·1964년), 터피 로즈(긴테쓰·2001년), 알렉스 카브레라(세이부·2002년) 등 55개 홈런을 때린 3명의 ‘전설’을 넘어 49년 만에 일본 최다 홈런 신기록을 달성했다. 기쁨이 가시기도 전 발렌틴은 3-0이던 3회 1사 후 다시 에노키다의 몸쪽 슬라이더(시속 120㎞)를 끌어 당겨 왼쪽 담장을 넘는 연타석 대포를 뿜어냈다. 57호 홈런을 친 그는 이승엽(삼성)이 2003년 세운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도 갈아치웠다. 전날 발렌틴에게 고의 4구나 다름없는 볼넷을 내줘 팬들의 비난을 산 한신 투수진은 이날 정면 승부를 펼쳐 대기록의 발판이 됐다. 메이저리그 시애틀, 신시내티를 거쳐 2011년부터 야쿠르트에서 뛴 발렌틴은 그해와 지난해 각 31홈런으로 2년 연속 센트럴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그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네덜란드 대표로 참가했으나 근육 부상을 당해 시즌 첫 12경기에 결장했다. 그럼에도 6월부터 불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해 8월 월간 최다인 18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50홈런을 돌파했다. 홈런왕 3연패를 사실상 확정지은 발렌틴이 남은 18경기에서 ‘60홈런 시대’를 열지 주목된다. 발렌틴은 “어떤 구종을 쳤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흥분했다”면서 “55호 홈런을 친 뒤 56호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길게 느껴졌지만 만원 관중 속에서 대기록을 달성해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팀은 9-0으로 이겼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명분·실리 모두 챙긴 오바마의 ‘정치 묘수’

    14일(현지시간) 도출된 미국과 러시아의 시리아 사태 관련 외교적 해법 합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절묘한 ‘정치적 성공’으로 평가된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 등 일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갈팡질팡하며 이란 등에 연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가 내포한 골치 아픈 속성을 감안하고 보면 오바마로서는 ‘손에 피 안 묻히고’ 난제를 해결한 셈이 됐다. 오바마는 애초부터 시리아 공습이 내키지 않았다. 득보다 실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천문학적 재정 적자로 새로운 전쟁을 시작할 여력이 없는 데다 전쟁에 지친 국민 여론도 공습 반대가 훨씬 많았다. 또 시리아 반군이 국제테러단체에 연계돼 있어 알아사드 정권의 존속이 미국에 더 유리한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오바마가 공습을 공언했던 것은 어린이 집단학살을 외면하기 힘든 ‘도덕적 명분’과 오바마 스스로 1년 전 호언한 금지선(레드 라인) 때문이었다. 이 딜레마를 타개한 1단계 묘수가 바로 ‘의회 승인’ 제의였다. 이 제의로 오바마는 공습을 늦출 시간을 번 것은 물론 야당으로부터 ‘여론을 중시하는 대통령’이라는 칭송까지 듣게 됐다. 2단계 묘수는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러시아에 중재역을 맡긴 것이다. 이를 통해 어쨌든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약속이라는 목표물을 얻음으로써 최소한 체면치레는 하게 됐다. 의회를 시리아 찬반 논란으로 몰고 가면서 야당의 건강보험개혁법 시행 반대 등 골치 아픈 이슈를 잠재울 수 있었던 것은 덤이다. 또 스노든 사태 이후 악화일로에 있던 러시아와의 갈등도 자연스럽게 봉합됐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시리아 대통령 “화학무기 포기하겠다”

    지난달 21일 화학무기로 주민 1400명 이상을 숨지게 한 시리아 참사 배후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있다는 유엔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미 정부는 시리아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화학무기 포기 방안을 제안한 러시아와 12일(현지시간) 양자회담을 시작한 미국은 이날 “화학무기를 포기하겠다”고 밝힌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화학무기 재고량 및 생산시설을 공개하라고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미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유엔 조사단은 시리아의 독가스 참사가 정부 책임이라는 증거들을 확보했으며 오는 16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관련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유엔 관계자 및 관리들은 “조사단이 많은 수의 생의학적, 환경적 샘플을 확보한 것으로 안다”며 “사용된 로켓 부품과 탄약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근거로 시리아 정부에 책임을 묻는 강력한 정황적 증거들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2일 무기, 차량, 통신장비, 의료용 키트 등을 실은 미 중앙정보국(CIA) 화물이 터키와 요르단 내 비밀기지 네트워크를 거쳐 시리아 반군 내 분파조직인 최고군사위원회(SMC)로 전달됐다고 전했다. 미 정부는 지난 6월 시리아 반군에 대한 군사 원조를 약속했으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원조 물자가 넘어갈 가능성을 우려해 시일을 미뤄 왔었다. 이런 가운데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시리아의 화학무기 폐기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각국의 화학무기 전문가와 함께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했다. 케리 국무장관과 동행한 미 행정부 및 국무부 관계자들은 “이번 회담에서 우리가 주시할 것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재고량과 생산시설, 화학무기를 퍼뜨리기 위해 사용된 군수품 등”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11일 미국 뉴욕에서 비공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회의에서는 군사 개입을 주장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이에 반대하는 중국, 러시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에 기고문을 실어 “안보리 결의를 만장일치제로 한 것은 섣부른 군사 개입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박대통령 다자·세일즈 외교 2라운드 돌입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다자 및 세일즈 외교 ‘2라운드’에 돌입한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12일 브리핑에서 “이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베트남 국빈방문은 대통령의 다자 외교, 세일즈 외교의 시발점”이라면서 “하반기에 예정된 다자·양자 무대에서도 우리가 얻을 것과 그 나라가 바라는 것을 함께 해결하는 윈·윈 외교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다음 달 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9~10일 브루나이에서 개최되는 아세안+3(동남아시아국가연합+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어 두 번째 동남아시아 방문 국인 인도네시아를 다시 찾고, 11월에는 유럽연합(EU)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도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손톱 밑 가시’를 없애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베트남 순방 때도 우리 기업들의 ‘민원 해결사’를 자처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한·러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 측의 요청으로 현지 공장을 지었으나 제품 발주를 하지 않아 공장 가동이 중단된 현대중공업, 비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해주 농장 진출 기업 등을 직접 거론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현대중공업 문제와 관련해 “성의 있게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비자 문제에 대해서도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되면 해결될 것”이라면서 협정 체결 추진을 시사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6년째 진척이 없는 하나은행 호찌민지점 개설과 관련, “우리나라에 ‘목이 빠지게 기다린다’는 표현이 있다”면서 “하나은행이 목이 빠지지 않게 해 달라”고 재치 있게 민원 해결을 요청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하프타임]

    55호포 발렌틴, 日 최다 타이 네덜란드 출신 거포 블라디미르 발렌틴(29·야쿠르트)이 11일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와의 홈 경기에서 0-6으로 뒤진 6회 2사 상황에서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상대 선발 오타케 간의 3구째 시속 147㎞ 바깥쪽 직구를 밀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55호를 가동한 발렌틴은 오 사다하루(1964년), 터피 로즈(긴테쓰 2001년), 알렉스 카브레라(세이부 2002년) 등 세 명이 보유한 일본 시즌 최다 홈런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2경기가 남아 있어 2003년 이승엽(삼성)이 세운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 경신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LA 다저스 ‘매직넘버 6’ 미프로야구 LA 다저스가 1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애리조나와 3-3으로 맞선 연장 11회말 스콧 반 슬라이크의 끝내기 좌월 투런 홈런으로 5-3으로 이겼다. 4연패 뒤 2연승을 달린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에 필요한 ‘매직넘버’를 8에서 6으로 단숨에 줄였다. 다저스는 앞으로 지구 2위 애리조나의 성적과 관계없이 6승만 더하면 자력으로 지구 우승을 확정한다. 물론 애리조나가 져도 매직 넘버는 줄어든다.
  • ‘시리아 중재안’ 12일 美·러 회동이 중대 고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서방이 군사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러시아의 중재안이 논의되는 동안 공습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날 예정이어서 시리아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알아사드 정권의 강력한 동맹이기 때문에 중재안으로 무력사용 없이 화학무기 위협을 제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상·하원의 공습 결의안 표결을 연기해 줄 것을 의회 지도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런 중재안이 성공할지 예상하는 건 이르다”면서 “어떤 합의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 포기) 약속을 지킨다는 점을 확인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에 공습을 위한 준비태세를 유지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힌 뒤 “만약 외교가 실패하면 대응에 나서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다른 독재자들도 화학무기 사용을 주저할 이유가 없게 되며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이란을 더 대담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을 거명하지는 않았다. 그는 “미국은 적절한 노력으로 어린이들이 화학무기로 죽는 사태를 멈추도록 행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그것이 미국이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이고 우리를 특별하게(exceptional)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미국 예외주의’를 공식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러나 중재안이 순조롭게 타결될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이날 소집 예정이던 유엔 안보리 회의가 러시아의 요구로 취소된 게 단적인 예다. 현재 영국과 프랑스는 러시아의 중재안에 ‘시리아가 화학무기 포기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공습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길 원하고 있다. 프랑스가 이런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제안했지만 러시아의 강한 반발을 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군사개입은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엔은 시리아 난민 일부를 중남미에 정착시키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유엔은 인접국에 머무는 시리아 난민 수용을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에 촉구했다. 이에 대해 브라질 정부는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親푸틴 후보 모스크바 시장 선거 진땀 승리

    8일(현지시간) 치러진 러시아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서 통합러시아당 후보가 신승을 거둔 가운데 ‘반(反)푸틴’ 야권 세력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거둠에 따라 향후 정국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모스크바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집권 통합러시아당 출신의 세르게이 소뱌닌(55) 현 시장대행이 전날 치러진 시장 선거에서 51.37%를 득표해 당선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모스크바 시장 선거는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해야 하지만 소뱌닌 후보가 근소하게 과반을 넘겨 시장으로 최종 당선됐다. 크렘린의 강력한 지원을 받은 소뱌닌은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 60% 이상의 안정적인 득표율로 당선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결과는 달랐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반대하는 야권 운동을 이끌어온 유력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37)는 27.24%라는 예상 밖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여론조사에서 나발니의 득표율은 15%대로 예상됐다. 변호사 출신 유명 블로거로 2011년 총선과 지난해 대선 이후 선거 부정을 규탄하는 야권 시위를 이끌며 반푸틴 저항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부상한 나발니의 높은 득표율은 앞으로도 크렘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신들은 푸틴 3기 정권에 대한 신임을 묻는 시험대로 치러진 이번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서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온 것은 현 정권에 대한 모스크바 시민들의 불만이 상당 수준에 올라가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교통난과 높은 물가, 관료들의 부패 등 여러 문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표심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사설] 한·러 시베리아 개발협력 꿈으로 끝나선 안 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북핵 문제 등 다양한 의제가 다뤄진 이 회담에서 특히 관심을 끈 내용은 시베리아 개발 협력 방안이다. 박 대통령은 “유라시아 협력을 강화하는 게 한국 새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데 개인적으로 부산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철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꿨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를 연결해 육로로 극동과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열리길 희망한 것이다. TSR과 TKR 연결은 사실 박 대통령의 꿈만은 아닐 것이다. 지난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처음 논의되기 시작한 뒤로 이 문제는 한반도 안보와 대한민국 경제의 새 지평을 여는 원대한 구상으로 검토돼 왔다. TSR은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 이르쿠츠크를 거쳐 모스크바로 이어진다. 더 멀리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물론 핀란드의 헬싱키까지도 연결돼 있다. 길이가 무려 9288㎞에 이르는 세계 최장 철도노선으로, 이 길이 열리면 물류 수송의 새 지평을 열게 된다. 유럽 각국으로의 해상 운송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뿐더러 시베리아 개발에 우리 기업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이 철도와 나란히 가스관을 설치해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안정적이고 싸게 공급받을 수도 있다. 관건은 결국 한반도 정세일 것이다. 남북은 지난 2000년 6월 정상회담에서 남북 간 철도 연결에 합의하고 2007년 5월 경의선과 동해선을 북측과 각각 연결하는 시범사업을 벌인 바도 있으나 이후 아무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태에 이은 5·24 조치 등으로 인해 그 어떤 실질적 논의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당장 북한과 러시아는 그 사이 북측 나진 경제특구와 러시아 하산을 잇는 철도 현대화 작업을 마쳐 다음 달 공식 개통에 들어간다. TSR과 직접 연결할 철도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정상화의 가닥을 잡아가는 개성공단을 넘어 보다 큰 틀의 남북 간 협력을 모색할 때다. 때맞춰 청와대가 남북관계 발전 속도에 맞춰 북·러 간 나진·하산 공동개발 구상에 적극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북한과 러시아 또한 나진항과 TSR의 안정적 물류 확보를 위해 한국의 참여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고 한다. 연말로 예상되는 푸틴 대통령의 방한을 기점으로 우리 북방 자원외교의 동력을 확보하고, 남북 간 경제협력이 한 단계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관계당국의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 대륙철도·북극항로 ‘꿈’ 실현될까… 北 태도 변수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꿈의 실크로드’로 불리는 유라시아철도와 북극항로가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개인적으로 부산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철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꿨다”면서 “두 나라 관계 강화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는 한국의 러시아 경협, 특히 극동 개발에 참여하는 것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생각”이라면서 “북극항로 협력이라든가, 극동 개발과 관련해 금융 협력 등도 검토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또 북극항로 개척을 위해 처음으로 우리 업체가 임차한 내빙선(耐氷船·수면의 얼음이나 빙산에 부딪쳐도 견뎌 낼 수 있는 단단한 배)이 오는 1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부근에서 출발한다고 소개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물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한·러 양국의 이해는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새로운 철길과 뱃길이 뚫리면 물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한반도 개발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철길과 연계한 가스관 건설, 북극 주변 자원 개발 등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러시아 역시 사할린과 시베리아를 비롯한 극동 지역을 개발하는 이른바 ‘신(新) 동방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북한 변수가 중요하다. 철도 건설 등은 북한의 동의 없이는 추진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정치적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양국 정상은 또 북한 나진항 현대화, 한·러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의 문제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등 새 정부의 외교 기조를 설명하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러시아의 협조도 당부했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한반도 주변 4강 중 일본을 제외한 3강과 정상회담을 마쳤다. 윤 장관은 “올해 말 이전에 푸틴 대통령이 방한하는 쪽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커버스토리] 의전, 소리 없는 전쟁

    [커버스토리] 의전, 소리 없는 전쟁

    #사례1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경전이 뜨겁다. 오바마 대통령은 참석 정상 가운데 가장 늦게 회의가 열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는데, 자리 배치 문제도 ‘뜨거운 감자’가 됐다. 시리아 사태 등에 대한 서로 다른 접근법이 양국 간 앙금을 만든 탓이다. #사례2 지난 5월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만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옆에는 권영세 주중 대사가 앉았다. 통상 주미 대사가 차지하던 자리였다. 대통령의 옆자리가 재외공관장 중 ‘서열 1위’를 뜻한다는 점에서 4강 외교의 순위가 바뀌어 박 대통령의 ‘중국 중시 외교’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의전은 관계를 규정하는 틀이다. 국가와 조직, 개인 사이의 역학 관계가 의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는 의전 전쟁터나 마찬가지였다. 의전을 통해 서열이 드러나고 그 서열에 따라 예우도 달라진다. 국내외 행사에서 의전을 중시하는 이유다. 대한민국 의전 서열 1위는 대통령이다. 국가 주요 인사들의 서열을 명문화한 단일 규정은 없지만, 국가원수라는 최고 지위를 부여받고 있기 때문이다. ‘3부 요인’이 뒤를 잇는다.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국무총리가 그 대상이다. 적어도 이들 3명 사이에서는 입법, 사법, 행정부 순으로 의전 서열이 정착돼 있다. 3부 요인에 헌법에서 규정한 독립기관장인 헌법재판소장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더해 ‘5부 요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법률에 맞지 않는 표현이며, 3부 요인에서 확장된 관용어다. 이들의 의전 서열은 2005년까지만 해도 국회의장, 대법원장, 총리, 헌재소장, 중앙선관위원장의 순이었다. 그러나 2006년 1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신년 인사회에 윤영철 헌재소장이 이러한 의전 서열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불참했다. “헌재의 지위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게 이유였다. 석 달 후 5부 요인이 참석한 청와대 만찬에서는 총리와 헌재소장의 의전 서열이 바뀌었고, 이후 각종 국가행사에서 이 기준이 관례로 굳어졌다. 의전 서열 7위는 여당 대표, 그다음은 야당 대표 순이다. 기업 등에서도 의전은 중시된다. ‘영업에 실패한 사람은 용서해도 의전에 실패한 사람은 용서할 수 없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다. 이른바 재벌 총수 ‘가방 모찌’(수행 비서) 출신의 성공 스토리도 심심찮게 나온다. 그러나 의전을 지나치게 중시할 경우 폐해도 적지 않다. 행사장 자리 배치를 놓고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당시 여야 대선 후보들이 입장 순서라는 의전 문제로 승강이를 벌이면서 영화음악계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기다리는 ‘결례’를 빚기도 했다. 이렇듯 감투가 엇비슷하거나 우열을 가리기 힘들 때 의전이 문제가 되기 일쑤다. 심지어 자리 배치에 불만을 품고 행사장에 갔다가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의전은 잘해야 본전”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타인에 대한 배려의 의미를 담아야 할 의전이 정작 현실에서는 ‘폼생폼사’ 형태로 왜곡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美 살리려다 세계경제 죽는다”… G19 vs 미국

    “美 살리려다 세계경제 죽는다”… G19 vs 미국

    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우려를 쏟아냈다. 최근 동남아 지역과 브라질 등에서 불거진 금융위기에서 보듯 미국이 자국 경제를 안정시키려 무리하게 자금을 회수할 경우 전 세계가 또 한 번 환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동에서 신흥국들은 이구동성으로 미국이 출구 전략 실행에 최대한 신중을 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불가피한 것이기는 하지만 신흥국들의 충격을 줄이려면 최대한 단계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G20 개최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개막 연설에서 “최근 몇 달동안 (신흥국 경제에) 새로운 위험이 가해졌다”면서 “선진국의 출구 전략이 다른 나라 경제를 위협하면서 세계 경제의 핵심 위협 요소가 됐다”고 경고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세계 경제를 위해 G20이 더 협력해야 한다”며 미국이 양적완화 시행에 앞서 신흥국들의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선진국과 신흥국이 한 배를 탄 만큼 G20의 공조 강화가 중요하다”며 다른 신흥국들과 입장을 같이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브릭스(BRICS) 그룹은 본회담에 앞서 따로 만나 미국에 출구 전략을 최대한 늦춰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유사시에 대비해 역내국이 1000억 달러의 외환 풀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남아공 브릭스 회동에서 합의했던 것으로 금융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에 대비해 ‘방어막’을 쳐 두려는 의도다. 이처럼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대해 신흥국들이 공포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그는 첫날 열린 세션 토의에서 “나사를 망가뜨리지 않으려면 지나치게 조여서는 안 된다”는 표현을 써 가며 “양적완화 축소를 합리적 한도 안에서 점진적으로 해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출구 전략 실행 여부를 결정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FOMC 회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계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행동 계획을 모든 참석자가 지지했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러시아 G20 정상회의] 푸틴, 선도발언 요청… 朴대통령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역설

    [러시아 G20 정상회의] 푸틴, 선도발언 요청… 朴대통령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역설

    박근혜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튿날 제2세션 선도 발언을 통해 ‘창조경제’와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를 역설했다. 취임 후부터 강조해 온 소위 ‘근혜노믹스’의 핵심 구성 요소를 G20 정상들에게 설파한 것이다. 제2세션의 주제가 하반기 국정 운영의 화두와 일치하는 ‘일자리 창출과 투자’라는 점에서 의장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박 대통령에게 선도 발언을 요청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를 언급하며 “앞으로 G20 회원국들도 이러한 측면에 보다 관심을 갖기를 바라며 한국의 경험이 다른 나라에도 참고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에 대해 창의적인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문화와 정보통신기술(ICT) 등의 신기술과 결합하고 산업과 산업, 문화와 산업을 융합해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시장과 산업,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선도 발언을 통해 ‘한국’을 세일즈하는 데도 노력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이 주창한 ‘창조경제’를 설명하면서는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 스타일’을 거론했다. 그는 “‘강남 스타일’은 유튜브라는 새로운 매체와 결합해 전 세계 17억명의 사람이 함께 즐기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 창조경제의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및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의 폐막 후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각각 연쇄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반도 주변 3강 외교의 마무리 격인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은 콘스탄티놉스키궁 국제미디어센터 인근 회담장에서 약 30분간 진행됐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협력 강화 정책과 푸틴 대통령의 아·태 지역 중시 정책 간 시너지를 높이면서 상호 윈윈 관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및 동북아평화협력구상 등 신정부의 신뢰 외교 기조를 설명하고 북핵 불용 및 북한 비핵화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으며 이에 푸틴 대통령도 원칙적으로 동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및 경제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박 대통령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에 대해 “핵무기를 포기하는 결단으로 국제 평화에 기여해 국제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다자외교 데뷔전에서 24명의 각국 정상과 행정부 수반 그리고 국제기구 수장들과 교분을 나눴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이들과 회의장 또는 대기실에서 짧은 인사를 나누거나 길게는 20여분간 대화를 했다. 특히 지난 5일 저녁 업무 만찬을 앞두고는 대기실에서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20여분간 지난 6월 방중 뒷얘기 등을 나눴다. 중국어로 시 주석과 인사를 한 박 대통령은 이후 통역을 통해 대화를 나누다가 식사 시간이 늦어지자 중국어로 “배고파 죽겠다”고 말해 양측 인사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졌다는 후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 전체회의장에서 박 대통령을 찾아와 5월 정상회담 이후 남북 관계 진전 상황을 평가하는 등 환담을 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서는 스페인어로,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영어로 대화를 나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창조·원칙경제가 지구촌 위기 해법”

    “창조·원칙경제가 지구촌 위기 해법”

    박근혜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선도 발언’을 통해 글로벌 경제의 높은 실업률과 불균형 성장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창조경제’와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구현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의 이틀째이자 폐막일인 이날 낮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콘스탄티놉스키궁에서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주제로 열린 제2세션의 ‘선도 발언’을 통해 높은 실업률 및 불균형 성장 문제와 관련, “전체 시장경제 내에 구조적 결함은 없는지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높은 실업률과 불균형 성장 문제는 글로벌 금융 위기를 계기로 부각됐지만 사실은 위기 이전부터 잠재돼 있던 것이었고, 세계 경제가 안정을 찾아 가고 있는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며 해결 방안으로 창조경제와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등 투 트랙의 접근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폐막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러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불용 원칙을 재확인하는 등 한반도 및 동북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양국 정상은 또 남·북·러 3각 협력 사업 등 기존 사업의 진전과 새로운 분야의 협력에 대해 논의했으며 우리 기업의 러시아 극동 진출 활성화와 북극 항로 항만 개발 관련 협력 방안도 모색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숙소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일본은 역사를 바라보면서 미래지향적으로 (한·일)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로부터 한·일 관계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이같이 촉구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제8차 G20 정상회의는 이날 폐막과 함께 ▲거시정책공조 ▲일자리 창출 ▲다자무역체제 강화 등 11개 이슈별 성과를 담은 정상선언문을 채택했다. 정상들은 선언문을 통해 ‘세계경제 회복이 취약하고 실업률은 지나치게 높으며 불균형 성장도 여전하다’는 진단과 함께 국제금융시장의 위기대응체제 강화, 세계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반 번영 등 3가지 측면에서의 정책 공조에 합의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커버스토리] 외교관들의 눈으로 본 의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주변 소음에 민감해 해외 순방 때면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스타일이었다. 숙소 객실 온도의 경우 추위를 잘 타는 김 전 대통령은 섭씨 27도를 편안하게 여겼지만 부인 이희호 여사는 비교적 선선한 24도를 선호했다. 의전 담당자는 김 전 대통령 내외가 함께 객실에 머물 때면 실내 온도를 맞추느라 곤욕을 치르곤 했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다섯 명의 대통령을 경호했던 염상국 전 청와대 경호실장이 회고하는 의전 담당자의 고충이다. 물론 의전이 권위주의의 산물은 아니다. 우리 대통령이든 상대 정상이든 존중과 배려를 통해 그 나라의 품격을 보여주는 외교 매너다. 그래서 의전은 ‘디테일의 미학’이라 불리기도 한다. 외교관들에게 의전은 고된 업무다. 정부 의전을 총괄하는 외교부 의전장실은 격무 부서로 꼽힌다. 다른 정무·경제 파트와 달리 의전장실 근무자는 1년이면 대부분 교체된다. 연중 대통령 해외 순방이 이뤄지는 탓에 의전장실은 한밤중에도 사무실 불이 꺼지지 않는다. ‘말쑥하게 양복을 입은 채 땀 냄새를 풀풀 풍기는 노가다’라는 푸념도 있다. 그럼에도 의전은 외교관들에게 ‘출세 코스’로 통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의전비서관을 거쳐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후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외교부 장관에서 유엔 사무총장에까지 올랐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의전비서관이었던 김하중 전 통일부 장관도 외교안보수석, 주중 대사 등을 지내며 승승장구했다. 외교부 최종현 의전장은 의전에 대해 “수학에 비유하자면 미분(잘게 쪼개는)의 미학”이라고 정의했다. 지난 6월 한·중 정상회담의 경우 사전 체크리스트에 오른 의전 사안만 500여개에 달했다. 여기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회담 동선, 좌석 배치와 초대 인사, 오·만찬, 이동 경로 등 행사 시작과 끝의 모든 디테일이 포함된다. 예를 들면 청와대를 방문한 해외 정상을 영접하는 우리 대통령의 보폭과 시간, 악수 타이밍도 사전 리허설을 할 정도로 계산된다. 대통령 의전 사항은 2급 이상 기밀로, 보안 유지도 필수다. 완벽하게 사전 준비를 해도 돌발 상황이 일어나는 게 의전이다. 이 때문에 의전의 세계에서는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말이 자연스럽다. 반 총장과 김 전 장관이 의전비서관 시절 생리 현상을 참기 위해 물도 잘 마시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외교가에서 꼽는 최악의 의전 상대는 누구일까. 주인공은 지난 5일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다. 그는 상대를 가리지 않고 회담에 늦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뿐 아니라 한국의 대통령까지, 피해자(?)도 여럿 있다. 2012년 정상회담 상대인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3시간이나 기다리게 해 세계 외교가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해 6월 멕시코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 양자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40분이나 기다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2000년 한·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45분간 기다린 일화가 있고, 2008년에는 한·러 정상회담에서 당시 총리였던 푸틴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40분 동안 기다리게 해 ‘외교 결례’라는 눈총을 샀다. 당시 김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의전을 담당했던 우리 측 인사들은 푸틴의 지각에 적잖은 정신적 충격을 경험해야 했다. 푸틴 대통령은 통상 아침에는 늦잠을 자기 때문에 가급적 오전 행사는 준비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 측 의전 담당자들에게 전해져 오는 ‘팁’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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