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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중진국 함정/오승호 논설위원

    아르헨티나의 2001년 경제 위기 여진은 지금도 남아 있다. 당시 1000억 달러의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하자 아르헨티나 정부는 채권단과 채무 재조정 문제를 논의해 대부분의 채무를 해결했다. 그러나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비롯한 일부 헤지펀드사가 채무 재조정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고, 뉴욕연방법원은 지난해 10월 아르헨티나가 헤지펀드에 투자금을 전액 상환하라고 판결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미 대법원에 이 소송이 국가채무 재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취지의 ‘법정조언자 적요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IMF가 제3자 입장에서 미 대법원에 재판에 대한 의견을 제출한 것은 처음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아르헨티나는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 등 브릭스(BRICs) 4개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졌다는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중국 광둥성은 오는 2020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 달러에 도시화 달성률 76%를 뛰어넘는다는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 불균형 및 빈부격차 등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한다. 브릭스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이른바 VIP 경제권이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VIP 경제권의 연평균 GDP 성장률은 6.2%를 기록, 처음으로 브릭스(5.4%)를 앞질렀다. 중진국의 함정이란 개발도상국이 중진국 단계에서 장기간 경제 성장이 둔화되거나 중진국에 머무르는 현상을 말한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개발도상국이 1인당 국내총생산 1만 6000달러 수준일 때 중진국 함정에 빠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2007년 2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2만 달러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고속 성장을 해온 우리나라가 중진국 함정에 빠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제추격연구소(소장 이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제 GDP 규모 상위 100개국의 2001~2011년 추격 실적을 분석해 ‘국가추격지수’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추격지수는 26위로 선진국을 따라잡는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인구학적 요인이 한국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노동인구 감소가 선진국 소득수준을 향한 한국의 수렴 속도를 떨어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생산성 향상을 통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의 벽을 넘어야 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명품떨이 첫날 장사진…“10명씩 10분만 구경 하세요” 진풍경

    명품떨이 첫날 장사진…“10명씩 10분만 구경 하세요” 진풍경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소공동의 롯데백화점 본점. 영업 시작과 함께 정문이 열리자 100여명의 사람들이 물밀 듯이 밀려들었다. 이들은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를 나눠 타고 9층을 향해 진격했다. 명품을 최대 70% 싸게 판다는 해외명품대전에서 알짜배기 물건을 건지기 위해서다. 국내 백화점 가운데 올여름 처음 열린 명품할인전에는 평소 눈여겨본 상품을 싼 가격에 사려는 알뜰 구매족의 발길이 이어졌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날 1만 3000여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이 가운데 3300여명이 10억원어치의 명품을 사 갔다. 명품 할인의 꽃은 단연 여성 가방이었다.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의 ‘명당’에 자리를 잡은 멀버리와 에트로는 찾는 손님이 너무 많아 임시벽을 세워 구획을 나눴다. 또 혼잡을 줄이기 위해 10여명씩 짝을 지어 10분 동안만 판매대를 구경하게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20~30대 여성들이 선호하는 멀버리의 대표 제품 베이스워터백과 세실리 플라워백은 미리 준비된 100개가 모두 팔렸다. 이들 제품은 각각 정가에서 30%, 40% 할인된 167만 8000원과 137만 8000원에 선보였다. 한 여성 고객은 행사 시작 5분 만에 180만원짜리 가방을 골라 신용카드로 결제하기도 했다. 에트로의 클래식 아르니카백과 페이즐리 할로우백은 40~50대 여성들이 열심히 집어 들었다. 롯데백화점은 물건이 떨어져 고객들이 불만을 품지 않도록 부랴부랴 추가 물량 확보에 들어갔다. 에트로에서 62만원에 가방을 산 30대 주부는 “여름휴가여서 남편과 명동에 나왔는데 마침 평소 좋아하던 명품 가방이 30% 싸게 나왔다”면서 “흔치 않은 기회니까 마음에 들면 바로 사야 할 것 같아 장만했다”고 말했다. 행사장을 찾은 손님의 90% 이상이 여성이었으나 간혹 젊은 남성들도 눈에 띄었다. 패션과 미용에 투자하며 가꾸는 남자들, 일명 그루밍족이었다. 이들은 주로 혼자 다니면서 가방과 지갑, 셔츠 등을 구경했다. 브릭스 가방 안팎을 꼼꼼히 살펴보던 한 남성 고객은 “평소 들고 다닐 ‘데일리백’을 보러 나왔다”면서 “디자인과 품질이 좋고 가격도 정가보다 절반 가까이 싼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많은 고객이 백화점을 찾았지만 상층 명품 행사장을 찾은 이들이 아래층의 매장에서도 물건을 사는 ‘샤워효과’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할인전은 평소 찜했던 물건만 골라 사는 체리피커(혜택만 챙기는 고객)가 많이 찾는다”면서 “백화점 매출 신장에 큰 기여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여름 사과 1위 타이틀 내놔”

    “여름 사과 1위 타이틀 내놔”

    ‘일본산 여름 사과 물러서라, 국산이 납신다.’ 국내 여름 사과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산 품종 ‘쓰가루’(일명 아오리)보다 맛과 당도가 뛰어난 국산 사과 신품종인 ‘썸머킹’이 개발돼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수십년간 국내 여름 사과시장을 일본 품종에 내준 우리의 구겨진 자존심 회복도 기대된다. 경북 군위의 농촌진흥청 사과시험장은 5일 현지에서 사과 재배농가와 종묘업자, 관련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름 사과 신품종 썸머킹 보급 확대를 위한 평가회를 가졌다. 사과시험장이 1994년 한국산 여름 사과 신품종 개발에 나선 이후 20년 만이다. 평가회에서 썸머킹은 1980년대 초 국내에 도입된 이후 여름 사과 시장의 90% 정도를 잠식하고 있는 쓰가루를 맛 등에서 압도했다. 당도가 쓰가루보다 2.4브릭스 높은 반면 산도(신맛)는 0.05% 낮아 감칠맛과 시원 깔끔한 맛이 훨씬 뛰어났다. 또 8월 초순 정상 수확돼 시장에 출하되는 썸머킹은 7월 하순쯤 덜 익은 상태로 주로 유통되는 쓰가루보다 육질이 단단해 저장성이 우수하고 원추형의 균일한 과일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됐다. 10a당 수확량도 2950㎏으로 쓰가루 2500㎏보다 450㎏이 많을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붉은색을 띠는 썸머킹은 푸른빛의 쓰가루보다 높은 판매가격이 기대된다. 시험장은 오는 9월까지 국립종자원에 썸머킹을 품종 등록한 뒤 내년부터 농가에 묘목을 공급할 계획이다. 사과시험장 권순일 연구사는 “‘후지’와 ‘골든데리셔스’ 품종을 교배해 개발한 썸머킹이 쓰가루에 비해 다방면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면서 “앞으로 썸머킹이 시중에 출하되면 여름 사과시장 판도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틸다 스윈튼 “봉준호 작품이라면 전화 한통에도 한다”

    틸다 스윈튼 “봉준호 작품이라면 전화 한통에도 한다”

    틸다 스윈튼(53)의 출연이 확정된 뒤 봉준호 감독은 남성으로 되어 있던 ‘설국열차’의 메이슨 총리 역을 여성으로 바꿨다. 봉 감독의 표현에 의하면 2011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만나 “사람들이 닭살스럽다고 느낄 정도로 서로 하트를 ‘뿅뿅’ 발사하며” 의기투합한 터였다. ‘설국열차’의 틸다 스윈튼은 크리스 에반스와 존 허트, 옥타비아 스펜서, 송강호 같은 쟁쟁한 배우들 틈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압도적 존재감을 드러낸다. “예술에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는 그를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완성본을 봤나. -한국에 들어와 지난 일요일에 처음 봤다. 완전한 걸작이었다. 기대가 무척 높았는데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 →시나리오의 어떤 점에 끌렸나. -시나리오보다도 봉준호라는 감독 자체에 끌렸다. 다른 거장들의 작품을 볼 때처럼 봉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이미 그를 알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그가 전화만 줬다면 어떤 영화든 만들었을 것이다.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키는 기차의 알레고리도 매혹적이었다. 원작 만화를 서점에 선 채로 읽었다는 감독의 말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지성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최근 작품들과는 다른 모습이 인상적이다. -메이슨이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그가 광대라는 점이다. 그 부분이 정말 중요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나 초기 작품을 본 관객들은 알겠지만 나에게는 늘 광대의 기질이 있었다. 광대 역할을 다시 해보고 싶었는데 ‘설국열차’는 그런 기회가 됐다. 나는 내 자신의 절반은 예술가와 모델이고, 나머지 절반은 광대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캐릭터를 준비했나. -봉 감독이 우리 집이 있는 스코틀랜드에 찾아왔었다. 옷방에서 이런저런 옷을 입어 보면서 여섯 살짜리 애들처럼 놀았다. 들창코를 꼭 해보고 싶다고 했고, 그러는 사이 캐릭터는 금방 완성됐다. 생선 파이를 오븐에 넣고 두 시간 뒤에 꺼냈을 때는 메이슨이 창조돼 있었다. 나는 흔히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의 인간적인 모습에는 관심이 없었다. 궁금했던 건 그들의 괴물 같은 모습이었다. 어떤 지도자들에게는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이면서 정신이 나간 듯한, 광대 같은 모습이 있었다. 찰리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나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에도 그런 모습이 드러난다. 선거를 통해 당선된 조지 부시 대통령이나 카다피 같은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얼마나 미치광이인지 보여주는 게 재미있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언급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짐 자무시와 찍은 ‘온리 러버스 레프트 얼라이브’도 7년이나 준비한 작품이었다. 영화를 찍을 때마다 마지막 작품이라 여기고 작업한다. 봉 감독이라면 다시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짐 자무시나 봉 감독 모두 배우로서의 나를 살아나게 하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두 영화 모두 세계의 끝을 다루고 있다. 세상이 멸망한다니까 한 작품 더 찍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웃음).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군이 지어낸 ‘돼지인간’ 전설에 주민들만 수십년 덜덜

    군이 지어낸 ‘돼지인간’ 전설에 주민들만 수십년 덜덜

    잉글랜드 중부에 위치한 마을 케녹 체이스에는 깊은 숲속에 ‘돼지인간’이 살고 있다는 전설이 수십년째 내려왔다.  1940년대에 이 마을의 용감한 몇몇 사람이 숲속에 들어갔을 때 반인-반돼지 형상의 괴물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당시 목격자들은 그 돼지인간이 누더기 옷을 걸치고 끔직하게 생긴 기형의 얼굴을 갖고 있었으며, 틀림없는 돼지 코 형상에 돼지소리를 냈다고 기억했다. 이같은 전설 이야기는 영국의 BBC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같은 이유로 지난 수십년간 마을 사람들은 햇빛도 없고, 동물들도 살지 않는 그 숲속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수십년이 지나서 최근 이같은 악몽같은 ‘돼지인간’ 미스테리가 풀렸다고 미국의 허핑턴포스트가 현지 지역매체 버밍햄메일을 인용해 최근 보도했다.    버밍햄메일에 따르면 리 브릭클리라는 한 남성은 이 마을 ‘돼지인간’ 의실체를 밝혀내기 위해 10여년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기이한 현상의 실체를 밝혀 ‘UFO와 늑대인간, 그리고 돼지인간’이란 책을 통해 이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책은 그 돼지인간이 끔찍하고 역겨운 인간형체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단지 도시의 신화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브릭클리가 이같은 확신을 가진 것은 한 병사의 손자라고 밝힌 사람이 그에게 보내온 이메일 때문이었다.    당시 이 숲속에는 중요하고 민감한 군 전쟁 시설물들이 설치돼 있었는데, 군 고위 장교들은 이를 보호하려고 민간인 출입을 막기 위해 ‘돼지인간’ 이야기를 지어내 퍼뜨렸다는 게 이메일의 주요 내용이었다. 이메일의 보낸 사람의 할아버지는 바로 지어낸 ‘돼지인간’ 이야기를 퍼뜨리는 임무를 맡았다고 버밍햄메일은 전했다.       사진=허핑턴포스트 캡쳐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에티하드항공, 최고니까… 아부다비~상파울루 한 번에 가요

    에티하드항공, 최고니까… 아부다비~상파울루 한 번에 가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국영 항공사인 에티하드항공이 남미 지역의 첫 번째 취항지인 브라질 상파울루 직항 노선에 취항했다. 에티하드항공은 상파울루 노선에 에어버스 A340-500 기종을 투입, ‘다이아몬드 퍼스트 클래스’ 12개 좌석, ‘펄 비즈니스 클래스’ 28개 좌석, ‘코랄 이코노미 클래스’ 200개 좌석 등 총 240석을 제공하고 있다. 아부다비~상파울루 노선의 첫 번째 비행을 마친 에어버스 A340-500은 상파울루 시간으로 지난 6월 1일 오후 4시 35분 구아룰류스 국제공항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브라질은 영국보다 높은 순위인 세계 6위 경제 규모의 남미 최대 국가이며, 인구 수 또한 남미 최대 규모인 약 2억명에 이른다. 브라질 노선 취항은 에티하드항공의 여섯 번째 대륙 진출과 더불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브릭스(BRICs) 국가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중요한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신규 노선은 에티하드항공의 첫 브라질 공식 진출이지만, 브라질과 에티하드항공의 인연은 오랜 기간에 거쳐 이어져 왔다. 에티하드항공은 10년 전 베이루트 노선으로 상용 비행을 시작했을 때 브라질 출신 승무원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괄 임대 방식으로 항공기를 운항한 바 있다. 당시 활약했던 승무원 및 조종사 중 일부는 지금도 에티하드항공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세계 최고의 항공사’(WTA 2009~2012년 수상)로 부상한 에티하드항공의 성장 역사를 함께해 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03년 설립된 에티하드항공은 본사를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두고 있다. 전 세계 92개 주요 도시로 여객 및 화물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총 77기의 에어버스 및 보잉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여객기인 에어버스 A380 10기와 보잉787-9 드림라이너 41기 등을 확정 주문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열린세상] 하반기 경제전망과 세수부족/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하반기 경제전망과 세수부족/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지난 17일 양적 완화 조치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양적 완화 규모의 축소와 중단 등 ‘출구전략’ 일정을 제시한 이후 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 경제가 부동산경기 회복과 소비 지출 호조 등의 효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확신이 버냉키로 하여금 ‘출구전략’의 가능성을 이야기하게 한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버냉키의 ‘양적 완화 축소’ 발언 이후 세계 주요 자산의 수익률은 연초 대비 크게 떨어졌다. 귀금속(-28.4%), 산업용 금속(-16.3%), 브릭스 주식(-12.9%), 신흥국 채권(-6.4%), 선진국 채권(-5.7%), 그리고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6.7%였다. 반대로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 등 아세안지역의 주가는 연초 대비 8.0% 상승했다. 이는 버냉키 발언 이후 국제자금 흐름이 브릭스·한국 등에서 상대적으로 주식이 오르지 못한 아세안 각국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한편 일본의 내각부는 지난 5일 경기기조 판단을 ‘상승세 국면변화’로 조정한 바 있다. 일본은 경기기조 판단을 악화, 하락세 멈춤, 국면 변화, 개선 등의 네 가지 단계로 정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2년 4월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가 11월에 최저점에 도달한 뒤 아베 정권의 엔저정책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개인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회복세가 진전되어 경기상승세 국면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중국정부가 전망한 것처럼 올해 7.5%를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이 금융부문의 개혁과 소비 위주 경제로의 이행 등 과감한 경제개혁이 없으면 5년 뒤 성장률이 4%대로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도 올해 중국경제가 7.5% 이하로 경착륙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이제 이러한 대외 경제 환경의 변화 속에서 한국경제가 올 하반기에 어떠한 경기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를 전망해 보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2.6%에서 2.8%로 올려 잡으면서 ‘8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벗어나 지난 2분기에는 전분기보다 1% 성장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올 하반기의 경기회복을 낙관하면서 제2차 추가경정예산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올 상반기의 세수실적은 이러한 한국은행이나 정부의 하반기 경제전망 실현 가능성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 14일 국세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5월 말까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법인세(-17.9%), 부가가치세(-7.2%)가 대폭 줄었으며 증권거래세(-4381억원), 개별소비세(-523억원), 교통에너지 환경세(-6957억원) 및 주세(-1393억원) 등 거의 모든 세수가 대폭 줄어들고 있다. 법인세나 부가가치세는 기본적으로 지난해 하반기의 영업실적을 반영하는 것이고 기타 증권거래세·소비세 등은 올 상반기의 거래 및 소비실적을 반영하는 간접세임을 감안할 때, 금년에는 최소한 20조의 세수 결함이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신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원 조달이 난관에 봉착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와 같은 암울한 세수 전망은 하반기에도 대규모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최종예산 집행연도였던 작년부터 과표 2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 기업의 법인세율은 22%에서 20%로 낮추었기 때문에 법인세의 세수가 대폭 부족하게 되었다고 해석하는 안이한 경기 판단에 있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한 술 더 떠 법인세수 감소는 지난해 이명박 정부가 시행한 부자 감세의 전형적인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 감세를 실시한 것은 이를 통한 투자활성화를 도모한 것이지 부자 감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정책이었다. 정부는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경기전망이 올 하반기에도 불투명하다는 것을 감안해 제2차 추경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보다 현명하고 현실적인 경기판단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 산 자두의 붉은 유혹

    산 자두의 붉은 유혹

    9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경산·의성·김천 지역의 300m 이상 고지대에서 재배된 산(山) 자두가 소개되고 있다. 고지대 자두는 일반 자두에 비해 재배기간이 5~7일 길어서 당도가 일반 자두보다 1~2브릭스 높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모든 특허행정 지식재산정보 4년내 개방

    특허청은 2017년까지 특허행정 과정에서 생산되는 모든 지식재산 정보를 민간에 개방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공공정보를 공유해 창조경제와 산업 활성화의 밑거름을 삼겠다는 ‘정부 3.0’에 따른 것이다. 현재 특허청이 정보 시스템을 통해 제공하는 지식재산 정보는 산업재산권 공보와 특허영문초록 등 8종으로 유럽(17종)이나 일본(12종), 미국(10종)보다 적다. 특허청은 올해 통계정보와 해외특허 등 4종, 2014년 특허 패밀리와 분류정보 등 연차적으로 대상을 확대해 2017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인 18종을 수요자가 원하는 형태로 가공해 민간에 공개한다. 또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글로벌 지식재산 정보 확충을 위해 외국 특허청과의 협력을 확대해 2017년 아세안과 브릭스 등을 포함한 55개 국가의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스마트폰 판매가 300달러 선 붕괴

    전 세계 스마트폰의 평균 판매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300달러(약 34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17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ASP)은 299달러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은 2011년 1분기 이후 2012년 1분기까지 320~340달러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302달러와 308달러로 하락했다. 연말 성수기를 맞아 지난해 4분기 330달러까지 올랐지만 올 1분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스마트폰의 평균 판매가격 하락은 중저가인 보급형 제품 판매 확산과 신흥시장 성장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Y시리즈와 갤럭시 에이스, LG전자도 F시리즈와 L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런 보급형 제품은 중국이나 인도 등에서 특히 인기가 좋다. 미국의 시장분석기관 IDC에 따르면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브릭(BRIC) 국가의 내년 스마트폰 판매량은 6억 6000만대로 사상 처음으로 선진국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세상에서 가장 비싼 비디오 레이싱 게임 가격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비디오 레이싱 게임 가격은?

    당신이 비디오게임에 지불할 수 있는 가장 큰 액수는 얼마입니까?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간혹 ‘한정판’이라는 유혹에 빠져 원래 게임의 몇 배에 해당하는 돈을 지불하고 게임을 사는 경우는 종종 있다. 하지만 게임 가격이 12만 5천파운드(한화 2억1천만원 정도)면 얘긴 달라진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레이싱 게임은 코드마스터즈사가 만든 한정판 ‘그리드2 모노 에디션(GRID 2: Mono Edition)’이 바로 그 게임. 비싼 가격 때문에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이 게임은 한정판 구매자들에게 플레이스테이션3 콘솔, 게임에 맞게 디자인된 레이스용 슈트, 헬멧, 부츠, 장갑은 물론 8만 파운드(한화 1억 3천만원 정도)의 BAC(Briggs Automotive Company: 영국의 브릭스 형제가 설립한 자동차회사) 모노 레이싱카도 함께 제공된다. 한 사람만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된 BAC 모노 레이싱카는 초경량 고강도 탄소 섬유로 제작됐으며 최고속도 약 280마력, 제로백은 2.8초로 실제 주행도 가능하다. 사진=www.game.co.uk 캡처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③Emilia Romagna 에밀리아 로마냐주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③Emilia Romagna 에밀리아 로마냐주

    Emilia Romagna 에밀리아 로마냐주 우아한 유네스코 도시들 이탈리아처럼 많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가진 나라는 없다. 그래서 그 타이틀마저 식상할 때가 있지만 막상 그 중요한 인류의 유산 앞에 서면 스스로가 얼마나 행운아인지를 알게 된다. 페라리보다 멋진 페라라에서, 손톱만한 유리조각들에 존경심을 품게 되었던 라벤나에서, 나는 무척 행운아였다. Unesco City 1 이상적인 르네상스 도시 페라라 Ferrara 포 강변에 자리한 페라라는 15~16세기에 막강한 세력을 자랑했던 에스테 공국의 보금자리로, 예술가들에 대한 활발한 후원으로 르네상스 문화의 중심지로 번성한 곳이다. 도시의 규모를 확대할 필요를 느낀 에스테 가문의 헤르쿨레스는 1492년 비아지오 로세티Biagio Rossetti에게 그 임무를 맡겼다. ‘유럽 최초의 근대 도시’의 탄생이었다. 그리고 500여 년의 시간이 흐른 후 1995년 페라라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르네상스 시대의 도시계획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구불구불 휘어진 골목이 복잡하게 중첩되어 있는 중심지구와 북쪽의 확장된 주거지역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도시의 삶을 유통하고 있었다. 헤르쿨레안 에디션Herculean Addition으로 불리는 확장된 주거지역에서 로세티가 세운 랜드마크는 디아만티궁Palazzo dei Diamanti은 벽면이 8,000개가 넘는 피라미드 모양의 대리석 포석으로 이뤄져 일명 다이아몬드궁으로도 불린다. 당시 유럽의 부자들이 이주하여 살기 시작했던 이 주변은 지금도 모두 부유한 주택지구다. 넓은 해자 때문에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듯 보이는 에스텐성Castello Estense은 1385년부터 200년간 개축이 계속된 도시의 상징이었다.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보이는 이 성은 원래 도시의 북쪽을 수비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에스테 가문이 주거지를 이 성으로 옮기면서는 민중의 발란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어둡고 습한 지하 감옥이 아직도 남아있다. 거친 외관에 비해 내부는 점점 귀족의 화려한 생활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탈바꿈해 나갔다. 회랑을 세우고 대리석 발코니, 정원을 만들었다. 부속 건물에는 놀이와 유희를 테마로 한 카밀로 필리피의 프레스코화가 귀족의 호사스런 취미를 보여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산 조지오 페라라 대성당 앞에는 상인들과 장을 보러 온 사람들도 빈틈이 없었다. 아랫부분의 로마네스크 양식과 윗부분의 고딕 양식이 조화를 이루는 대성당의 파사드만 겨우 볼 수 있었다. 도시 중심과 확장된 주거 지역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가장 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자전거 여행이다. 페라라는 인구당 자전거 보유 대수가 가장 많은 도시로도 유명하다. 평평한 지형 덕분이기도 하고, 자동차보다는 자전거가 더 편리한 도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자전거를 타고 9km 성벽 외곽을 따라 도시를 한 바퀴 도는 것이 페라라 사람들의 자전거 산책이다. 성 둘레에 커다란 나무를 심고 자전거 도로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Unesco City 2 살아있는 모자이크 라벤나Ravenna 라벤나의 전성기는 페라라보다 1,000여 년은 더 거슬러 올라간다. 5세기부터 8세기 사이에 3번이나 수도(서로마 제국, 동고트, 비잔틴 제국)의 지휘를 누렸던 도시다. 그 영광의 흔적이 8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남아 있고 그중에서 2개를 직접 볼 수 있었다. 초기 기독교시대의 보물로 꼽히는 바실리카 산 비탈레Basilica of San Vitale의 내부도 모자이크로 라벤나를 다시 탈환한 동로마 제국의 황제 유스티니안과 그의 부인 테오도라가 그려져 있다. 빛이 바래지 않은 모자이크화 속에서 황제와 여왕은 여전히 화려했고 여자들의 컬러풀한 의상도 그대로였다. 빛이 잘 드는 날이면 더욱더 찬란하게 빛난다고 했다. 이 세계문화유산에 영감을 받은 샤넬의 디자이너는 라벤나 스타일의 쥬얼리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갈라 플라치디아의 원형무덤Mauseleum of Galla Placidia을 설명하는 한 단어는 보석상자다. 평범하고 둔해 보이기까지 하는 내부와 달리 어두운 내부에는 찬란한 보석처럼 알알히 생생한 모자이크 그림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금박 위에 반짝이는 유리들은 때론 별이고, 때론 꽃이고, 때론 사람이 된다. 프랭크 시나트라가 라벤나로 신혼여행을 왔다가 이곳의 모자이크를 보고 ‘나이트 & 데이’라는 곳을 작곡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비잔틴 시대의 황실 판사들의 초상화를 비롯해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알 수 있는 모자이크들이 천장 전체를 덮고 있다. 물론 바닥도 돌 카펫, 즉 모자이크로 덮여 있었다. 라벤나 사람들이 가지는 모자이크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일주일 동안 40시간을 수료하면 되는 모자이크 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골목어귀마다 붙어 있는 도로명 표지판을 모두 모자이크로 바꾸는 작업은 안나 피에타씨Anna Fietta의 지휘아래 이루어졌다. 그녀의 공방 겸 숍에서는 다양한 모자이크 작품과 재료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라벤나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또 하나의 자부심은 중세 최고의 서사시인 <신곡>의 저자, 단테Dante Alighieri, 1265~1321다. 정치적인 이유로 고향 피렌체로 돌아가지 못하고 19년 동안 망명 생활을 했던 그는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 그가 죽은 후에야 베네치아는 유골을 되찾으려 했지만 라벤나는 유골을 빼돌려 가면서 지켜냈다. ▶travie info 꼬는 것이 실력, 빠네 페라라레제 맛에 대한 선입견을 줄 수 있으므로 이 빵의 모양을 다른 동물이나 곤충에 비교하는 일은 삼가겠다. 사진에서 보이는 대로 사지가 꼬인 빵이다. 제빵사가 실력을 한껏 뽐내기 위해 만들기 시작했다는 이 빵은 1536년부터 귀족의 만찬 테이블에 오르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세계 최고의 빵’이라는 찬사를(이탈리아 사람들에게) 듣고 있다. 하지만 정말 맛있는 페라라 빵을 위해서는 이 지역의 물과 밀가루뿐 아니라 습도마저 필수라고 하니 본토에서만 그 맛을 느낄 수 있나 보다. 맛있는 빠네 페라라레제를 기본빵으로 제공하는 레스토랑 겸 식료품점 쿠시나 부테가Cusina Butega는 그릇의 소리만 듣고도 금이 간 것을 알아차리는 숙련된 종업원들만큼이나 자부심을 가져도 좋은 에밀리야 로마냐 음식을 제공한다. Cusina Butega | 주소 Corso Porta Reno 26/28 Ferrara 문의 +39 0532 209174 www.cusinaebutega.com 이탈리안의 점심식사, 피아디나 이탈리안의 일상적인 점심메뉴가 된 피아디나Piadina는 라벤나의 자랑이기도 하다. 얇고 평평한 밀가루 빵 위에 재료를 넣고 말아먹는 피아디아는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샌드위치와 비슷하다. 하지만 라벤나의 카페 까데뱅Ca’ de’ Ven에서 맛본 ‘원조’ 피아디나는 샌드위치 재료가 아니라 그 자체로 맛있는 빵이었다. 밀가루에 라드돼지기름를 듬뿍 넣어 만든 반죽을 팬에 구워 만들기 때문에 적당히 기름지면서도 쫄깃했다. 라벤나 관광청 사람들이 선택한 이 레스토랑은 15세기에 세워진 유서 깊은 건물에 어울리는 앤티크 선반과 서가,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의 엄선된 와인 등으로 이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품위 있게 보여주는 곳이다. Ca’ de’ Ven | 주소 Via Corrado Ricci, 24-48100 Ravenna 문의 +39 0544 30163 www.cadeven.it ● 이탈리안 식탁의 기본 너무 흔해서 쉽게 먹는 김치가 사실은 상당한 정성의 산물이듯, 흔하게 먹었던 파스타가 사실은 상당한 인내심의 산물이었고, 빵이나 찍어 먹던 발사믹 식초에도 명품이 따로 있었다. 커피에도 역사가 있고, 치즈는 시간의 산물이다. 알고 먹으니 다른 맛. 더 진하고 고소하고 감사한 맛! Boun Giorno! Torino Caffe 토리노의 아침, 바로크 시대의 건축물이 많은 격자형 도시의 골목을 기웃거리다 110년 전부터 산 카를로 광장 귀퉁이에 자리잡은 카페 토리노에 들어갔다. 마롱 글라세Maron Glaces·설탕시럽을 입힌 밤와 잔두이야Ganduia·헤이즐넛초콜릿의 먹음직한 모양새에 넋을 잃고 있다가 문득 고개를 드니 천장 모서리에 이런 말이 새겨져 있었다. “a little too much is just enough for me.조금 넘치는 것이 내게는 충분한 것이다.” 그 순간 내게 든 생각은 ‘커피 한잔을 더 마셔도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래, 결핍보다는 약간의 과잉을 ‘충분’의 기준으로 삼아 보자! 단테의 희곡에 나온다는 이 문장을 나는 이번 이탈리아 여행을 위한 계시로 받아들였다. 한결 죄책감 없는 마음으로 두 번째 커피를 위해 라바짜 카페Lavazza cafe 1호점을 찾아갔다. 110여 년 전 토리노에서 시작된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이고 감각적인 커피 광고로 유명한 커피 브랜드답게 내부의 인테리어도 강렬했다. 그러나 그 현란함 속에서도 이탈리아 할머니들은 색 바랜 느낌이 아니었다. 토리노의 명물 커피라는 비체린Bicerin(에스프레소, 초콜릿, 뜨거운 우유거품을 층층이 섞은 커피)을 영접할 기회는 없었지만 충분히 족한 마음이 들었다. 내 노년의 어느 날, 아침 9시의 풍경이 저러하길. 그것은 카페인보다 진한 각성이었다. Caffe Torino | 주소 Piazza San Carlo 204 10100 Torino 문의 +39 011-5451118 슬로시티, 슬로치즈 브라 소믈리에도 만났고 바리스타도 만나 봤지만, 치즈감별사는 처음 만났다. 그 장소는 브라Bra였다. 이 도시를 설명하는 두 단어는 ‘슬로푸드’와 ‘슬로시티’다. 패스트푸드에 대항하여 일어나기 시작한 슬로푸드 운동의 세계연맹(1989년 결성) 본부가 브라에 설치됐다. 그리고 슬로푸드 운동의 연장선에서 브라는 슬로시티 1호(1999년)로 지정됐다. 대표적인 슬로푸드 치즈. 브라는 2년에 한 번씩 세계치즈축제가 개회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 도시에서 1920년부터 3대째 치즈 숙성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지오리토Gilolto 가문의 피렌조Fiorenzo씨(사진 왼쪽)도 매번 이 축제에 참가해 엄성된 브라치즈를 내놓는다. 이 지역의 200여 가구가 생산하는 치즈를 감별하고, 특별한 치즈로 숙성해 내는 것이 그의 일. 서늘한 지하 저장고는 치즈 특유의 콤콤한 냄새가 진동했다. 최소한 6개월 이상 숙성시킨 치즈를 두로Duro라고 하고 1년 이상 주기적으로 올리브 오일을 덧발라가며 숙성시키는데 지오리토에서는 보통 3년 정도 숙성시킨 치즈를 유럽, 미국, 일본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어떤 치즈들은 홍어로 치면 흑산도보다 진하다는 나주 홍어쯤 되는데, 그럴수록 마니아들은 더 환장하게 마련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지오리토만의 독창적인 치즈는 브라취크braciuk였다. 질 좋은 치즈를 네비올로Nebbiolo, 바르베라Barbera 등 피에몬테 지역 품종의 포도껍질에 파묻어 적어도 3개월 이상 숙성시킨, 말하자면 ‘취한’ 치즈다. 그래서 이름도 취한drunken을 뜻하는 지역 방언인 ‘취크ciuk’다. 와인 향기와 함께 톡 쏘는 듯한 맛은 지금도 입 안에서 맴돈다. 피오렌조 지오리토Fiorenzo Giolito | 주소 Via Monte Grappa, 6-12042-Bra(CN) 문의 +39 0172 412920 www.giolitocheese.it 내가 만든 파스타 볼로냐 요리학교 ‘요리의 수도’라고도 불리는 볼로네제를 대표하는 메뉴는 미트소스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 ‘볼로네제 소스 파스타’다. 소스의 비법까지야 배울 틈이 없었지만 파스타를 만들어 볼 기회는 있었다. 수많은 파스타 종류 중 도전할 종목은 토르텔리니Tortellini였다. 밀가루와 계란 30개만으로 치댄 반죽으로 피를 만들고 속을 채운 이 파스타는 그 생김새 때문에 비너스의 배꼽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손가락의 한마디만큼 작은 토르텔리니를 만들기 시작했다. 어렵다기보다는 흥미를 잃기 쉬운 노동집약적 요리였다. 체험자들의 얼굴에 지겨운 기색이 비치자 곧 응용코스로 대형 토르텔리니 만들기가 시작됐다. 같은 요령이지만 물만두만큼 사이즈가 커지자 다시 속도가 붙었고 그만큼 식욕도 빠르게 상승했다. 체험을 끝내고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갈증을 푸는 동안 드디어 고기 육수에 끊여 낸 토르텔리니가 냄비째 나왔다. 3가지 이상의 파스타 요리가 나온다는 말에 양을 조절하려 했으나 자제하기 어려울 만큼 토르텔리니는 맛있었다. 볼로냐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교실이자 레스토랑인 베키아Vecchia Scuola의 성공은 알레산드라 Alessandra Spisni씨의 명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생파스타 실습을 책임지는 유쾌한 남자, 알렉산드로씨(사진)는 그녀의 동생이다. 전문가 코스부터 일주일 코스, 점심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Vecchia Scuola Bolognese | 주소 via Galliera 11 40121 Bologna Italy 문의 +39 0516491576 www.lavecchiascuola.com 회장님의 식초 모데나 발사믹 모데나의 식초를 기준으로 한다면 이 세상 모든 식초는 인스턴트다. 포도 외에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는 전통방식의 발사믹 식초를 만드는 과정은 순전히 시간의 응축이기 때문이다. 10월에 수확하여 깨끗하게 씻은 포도를 으깬 후 만 하루 동안 푹 끊여낸 포도액은 저장고로 옮겨서 배럴에 담긴다.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는 5~8개의 배럴들은 ‘가족’이라고 불린다. 그런 가족들이 한 서른 세트쯤 될까. 그리 넓지 않은 2층 저장고는 서늘하면서도 시큼한 공기로 채워져 있었다. 18세기부터 가족을 위해 만들기 시작한 식초는 이제 가문의 중요한 사업이 되었다. 같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초라고 해도 사용하는 저장통의 목재가 다르기 때문에 맛도 모두 다르다. 구멍이 뚫린 배럴에서 증발하고 숙성되면서 응축된 발사믹 식초가 한 단계씩 작은 통으로 옮겨지면서 증발을 계속하여 식탁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수백년이다. 포도 원액들이 섞이므로 사실 아무도 그 정확한 연도를 알 수는 없다. 모 호텔 홍보담당자의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모데나의 식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그룹의 회장님이 먹는 식초다. 그러나 아무리 재벌이라고 해도 욕심껏 모데나의 식초를 구매할 수는 없다. 18세기부터 시작된 이 마을의 식초 담그기는 소규모의 가내 수공업으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방문했던 곳에서도 연간 생산량은 500~600병 정도라고 했다. 시간이라는 것에 맛이 있다면 모데나의 발사믹 식초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시고, 달고, 진한 감칠맛. 마지막 몇 방울만 떨어뜨려도 샐러드를, 빵을, 치즈를 완전 다른 요리로 만드는 신의 한수 같은 맛 말이다. 품질인증(P.D.D)을 받은 모데나 전통 발사믹 식초의 가격은 100ml들이 한 병에 12년산 40유로, 25년산은 70유로다. 다른 식초와 비교하자면 고가지만, 그 오랜 시간으로 나누어 생각하자면 오히려 저렴하게 느껴진다. www.balsamico.it ●이방인처럼 쇼핑하고 이탈리안처럼 먹어라 할인과 세금 환급이라는 ‘이방인 쇼핑 특권’을 꼭 누려야 할 나라는 말할 것도 없이 이탈리아다. 아무래도 홈그라운드 브랜드들이 상대적으로 품목도 다양하고 사이즈 선택의 폭도 넓다. 디자이너 아웃렛 맥아더글렌의 장점이 두드러지는 곳도 이탈리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살바토레 페라가모(피렌체), 프라다(밀라노), 불가리(로마), 돌체앤가바나(밀라노), 질샌더(밀라노), 베네통(트레비조) 등은 부연이 필요없는 브랜드다. 여행가방으로 유명한 브릭스(올지아테 코마스코), 여성 핸드백으로 유명한 코치넬리coccinelle(파르마), 남성복 브리오니(펜네)와 투스카니 스타일 패션 브랜드 고뗄리Gotelli(세라발레)는 이탈리아에서 꼭 노려야 하는 쇼핑리스트다. 의류와 보석뿐 아니라 향수, 화장품, 스포츠용품, 가정용품 브랜드들도 다양하게 입점해 있다. 동일 매장에서 154.94유로 이상을 지출하면 구입 금액에서 최대 15%를 다시 환급까지 받을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누려야 할 또 하나의 특권은 음식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방인처럼 말고 이탈리안처럼 먹기를 권한다. 버거킹을 대신해 선택할 수 있는 간단한 요리도 그리 비싸지 않고, 와인 한잔을 곁들이는 것도 이탈리아이기에 꼭 누려야 할 호사다. 노벤타 디 피아베 Noventa di Piave Designer Outlet 펜디Fendi, 아르마니Armani 등의 제품이 비교적 원활하게 공급된다는 소문이 있는 곳으로 뉴욕의 패션 블로거들, 베니스 비엔날레의 작가들이 놓치지 않는 매장이다. 베니스에서 30분, 파도바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여름마다 음악 페스티벌 등의 문화행사도 개최한다. 주소 Via Marco Polo 1 30020 Noventa di Piave 문의 +39 0421 5741 찾아가기 베니스 트론체토 광장 앞에서 매일 오전 10시에 셔틀버스(왕복 15유로)가 출발한다. 산 도나 디 피아베San Dona di Piave에서도 왕복 버스를 운행한다. 세라발레 디자이너 아웃렛 Serravalle Designer Outlet 이탈리아 북동쪽 리구리아 해안 지역의 건축 양식에서 영감을 받은 이 쇼핑몰은 이탈리안의 감성을 잘 전달하는 쇼핑 공간이다. 유일하게 불가리가 입점해 있다는 점에서 불가리 마니아에게는 필수방문지로 꼽히는 곳. 베네통 매장의 규모도 크다. 밀라노에서 1시간, 제노바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주소 Via Della Moda,1-15069 Serravalle Scrivia 문의 +39 0143 609000 www.mcarthurglen.it ●두 개의 시간이 만나다 일주일 동안 이탈리아 북부를 누볐다. 지도를 펼쳐 놓고 헤아려 보니 피에몬테, 베네토, 에밀리아 로마냐의 3개 주에 걸쳐 있는 11개의 도시와 마을이었다. 도시의 중심에서 중심부로, 재빠르게 우리를 이동시켜 준 이탈리아 열차 시스템을 충분히 활용한 덕택이다. 직접 타본 이딸로에는 두 가지 속도가 존재하고 있었다. 페라리를 닮았다는 명품 초고속 열차의 경쾌한 속도감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라면, 그로 인해 한층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풍경을 즐기거나 맥주를 마시는 것이 기차 안의 풍경이다. 마치 빠르게 달리는 기차가 외부의 시간을 흡수하여 내부로 전달해 주는 것이 아닌가 싶은, SF적 상상을 해보게 된다. 창밖을 보며 이런 공상을 펼치는 것도 기차 여행이 주는 쏠쏠한 재미일 것이다 . 시간의 경계를 넘나들 정도로 미래적이어서 그런지 이딸로의 경쟁 상대는 기차가 아니라 비행기다. 물론 종목은 속도가 아니라 서비스 경쟁이다. ‘격의 없는 매너’로 유명한 유럽 항공사 승무원이 아니라 상냥하고 또 예쁘기도 한 우리나라의 승무원이 연상되는, 그런 친절함을 위해 철저하게 서비스 교육을 한 덕택이다. 영어구사 능력도 모두 수준급이다. 그들의 서비스를 듬뿍 받을 수 있는 곳이 ‘까사 이딸로Casa Italo’다. 이딸로 전용 대기실이자 안내데스크 겸 예약센터인 이곳은 이딸로 특유의 컬러인 벨벳 레드와 실버가 어우러지는 우주적인 공간이다. 심플한 픽토그램과 벽면에 내장된 키오스크 들은 디자인, 성능,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초고속 열차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려는 진보적인 이딸로의 노력이 시각화된 결과물이다. <월페이퍼>가 주관한 2013년 디자인 어워드에서 ‘올해의 생활 향상’부분을 수상하기도 했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이탈리아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5-8806, 레일유럽 한국사무소 02-3789-6110, 맥아더글랜 한국사무소 02-553-0822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피에라 피지Piera Pizi 밀라노역 스페셜리스트 “여기 있는 서비스 직원들은 모두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고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밀라노에 있는 2개의 역을 오가면서 총괄업무를 담당했는데 좋은 피드백을 많이 들었어요. 저는 예전에 호텔에서 일했었는데 이딸로의 서비스는 호텔에 못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의 경쟁 상태는 항공사 승무의 수준의 친절과 서비스죠. 하지만 요금은 무척 합리적인 수준입니다. 시장 조사를 통해서 더 많은 승객들이 이딸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거든요. 참! 이딸로 열차에서 제공되는 슬로푸드 스낵도 잊지 말고 맛보세요.” ●mini interview 찾아가기 밀라노(오전 10시, 오후 1시30분)와 토리노(오전 9시)에서 세라발레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 대형 곰돌이 배경으로 찰칵

    대형 곰돌이 배경으로 찰칵

    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영플라자 앞에 설치된 베어브릭 아트벌룬 앞에서 젊은 여성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팝아티스트 임지빈이 구성한 높이 10m의 베어브릭 아트벌룬은 영플라자를 상징하는 여섯 가지 색채의 스트라이프 무늬를 이용해 사랑을 고백하는 형상을 담았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공무원 甲질이 부른 대학원생 보릿고개

    공무원 甲질이 부른 대학원생 보릿고개

    “‘갑’과 ‘을’ 관계를 정부가 해결한다고요? 대학원생들의 임금 체불이나 먼저 해결하라고 하시죠.” A사립대 생명공학 관련 연구실은 지난 3월 정부 연구개발(R&D) 과제에 선정됐다. 사업 개시일은 4월 초, 종료일은 올해 말이다. 하지만 연구실 학생 대부분이 3, 4월 인건비를 전혀 받지 못했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계약서’에 해당하는 ‘연구개발협약’ 체결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이 되지 않았으니 돈이 나올 리 없다. 이 연구실 학생 김모씨는 “담당 공무원은 업무가 밀려서 늦어지고 있다는 답변뿐”이라며 “연구 인건비가 우리 월급인데 정부가 임금 체불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정부 R&D 예산이 제때 집행되지 않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공무원들의 업무 지연 때문이다. 대학원생들이 이 시기를 ‘보릿고개’로 부를 정도로 오랫동안 이어진 관행이다. 14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정부 R&D 예산은 17조 1471억원 규모다. 미래창조과학부가 5조 7008억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통상자원부 3조 1782억원, 교육부 1조 6128억원, 농촌진흥청 5600억원, 보건복지부 4341억원 등이다. 정부 R&D 예산 지원은 ▲사업 공고 ▲선정 ▲협약 ▲연구 ▲결과 평가를 거친다. 하지만 상당수 부처에서 ‘협약’과 ‘결과 평가’가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선정 이후 한 달 내에 협약이 맺어지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대부분 담당 공무원이 협약서 쓰기를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다. 여러 해를 지원받는 다년 과제의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연간 평가가 지연되면 다음 해 협약도 늦어진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브릭)에는 정부와의 협약이 지연되면서 생긴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과 대학 관계자들의 하소연이 끊이지 않는다. 한 연구원은 “돈이 안 들어오니까 애써 뽑아 놨던 동료들이 관두고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면서 “당장 월급이 필요한 사람한테 나중에 3개월치를 한꺼번에 주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지적했다.농림축산식품부 과제를 맡고 있는 한 대학교수는 “협약이 아무리 지연되더라도 연구 종료일은 당초 공고대로 정해져 있다”면서 “돈이 없어도 연구를 미리 시작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어 보릿고개는 마이너스 통장으로 일단 해결하고 나중에 받은 연구비로 채워 넣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도 발표할 때뿐이다. 2011년 도입된 ‘연구비 풀링제’(통합 관리)는 연구실 운용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과제 항목에서 인건비를 별도로 구성해 과제 참여자가 아니더라도 나눠 줄 수 있게 했다. 협약 지연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나 연구원을 구제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처에서는 ‘연구비 풀링제’를 사후 정산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레고’로 다시 태어난 007 카지노 로얄

    ‘레고’로 다시 태어난 007 카지노 로얄

    제임스 본드와 본드걸 등 극중 캐릭터까지 유명한 영화 ‘007시리즈-카지노 로얄’의 오프닝 영상이 레고로 만들어져 화제다. 13일 영국 일간지 메트로에 따르면 이 영상은 007시리즈의 열광적인 팬이 만든 것으로 3주에 걸쳐 완성됐다. 특히 이 영상은 영화 속 배경이나 조명은 물론, 레고로 변신한 ‘제임스 본드’의 움직임까지 똑같이 재현해냈다. 이 영상은 지난 12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처음 게시된 뒤 레고 작품 커뮤니티인 ‘브릭티스’(Bricktease)에 소개되면서 점차 인기를 얻었고 현재 23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감상할 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해당 영상 제작자는 007 영상 외에도 레고를 이용해 다른 영화나 뮤직비디오를 리메이크한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사진=유튜브 인터넷뉴스팀
  • 아이 선물이 반값, 엄마 아빠 좋겠네

    아이 선물이 반값, 엄마 아빠 좋겠네

    유통업계가 ‘어린이날’(5월 5일)을 맞아 풍성한 할인 행사를 한다. 이마트는 오는 5일까지 선물 대잔치를 열고 완구 500여종을 최대 60% 할인 판매한다. ‘피셔프라이스 러닝홈’을 15만 3000원에, ‘타요 말하는 주유소’를 1만 4800원에 판매한다. 또 15일까지 아동 서적 할인 행사도 연다. 역대 최대인 도서 300여종 10만권의 물량을 확보하며 최대 50% 할인한다. ‘레고 닌자고 브릭 마스터북’을 40% 할인한 1만 9800원에, ‘마법 천자문’(1∼18권 시리즈)을 국내 최저가인 권당 5880원에 판매한다. 3∼5일 유·아동 서적을 2만원 이상 구매하면 상품권 2000원권을 준다. 홈플러스 역시 8일까지 레고, 또봇, 파워레인저, 미미 핸드백 등 인기 브랜드 완구 100만개를 비롯해 완구 1400여종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행사 기간에 완구 행사 상품을 5만원 이상 구매하면 5000원권 상품권을 준다. 롯데마트는 잠실점 등에서 5일까지 ‘완구 박람회’를 진행한다. 레고를 비롯해 총 300여 가지 인기 완구를 최대 60% 싸게 판다. 레고 시리즈 중 ‘독수리의 성’은 마트 단독으로 4만 4900원에, 닌자고 시리즈 ‘빛의 신전’은 8만 9900원에 판매한다. ‘통 큰 블록’ 시리즈는 최대 50% 내린 2만 9000원에 살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1~5일 전 지점에서 ‘어린이날맞이 키즈페어’를 열고 유아 및 아동 의류, 완구류 등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무역센터점은 11층에서 페이스 페인팅, 승용 완구 체험존 이벤트도 진행한다. 무역센터점과 천호점은 아동용 텐트인 ‘이너텐트’를 최대 30% 저렴하게 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시론] 시진핑 시대의 중국 외교와 韓中관계/진찬룽(金燦榮) 중국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시론] 시진핑 시대의 중국 외교와 韓中관계/진찬룽(金燦榮) 중국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시진핑(習近平) 정권 출범 이후 중국은 국내 정치뿐만 아니라 외교에서도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외교의 지위를 높였다. 국가주석에 선출된 지 1주일 만에 시진핑 주석은 러시아와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나섰으며, 최근에는 국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보아오(博鰲)포럼을 개최해 다자 초청 외교를 펼치는 등 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외교 스타일 면에서도 이전과 달리 강한 자신감과 진취적인 기상 그리고 자아중심적인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 같은 변화는 중국의 국력이 강해진 것은 물론 중국을 둘러싼 국제 환경이 변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실제로 중국의 국제적 지위는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정권이 출범할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 못지않게 중국의 국가 이익이 세계 각지와 연결돼 있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영토분쟁이 잇따르는 등 중국 주변 정세도 복잡해졌다. 시 주석 체제의 중국은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외교를 한 단계 강화하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이미 새로운 외교의 방향과 방침도 제시했다. 그는 지난 1월 28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중국은 과거와 같이 평화발전의 길을 걸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정당한 권익을 포기하거나 국가의 핵심이익을 희생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높아진 국제 위상과 복잡해진 국가 이익을 위해 보다 공격적인 외교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새 외교의 구체적인 방침은 시 주석 집권 후 첫 해외 순방국들의 면면을 통해 드러났다. 우선 첫 순방국으로 러시아를 찾은 것은 미국의 중국 봉쇄에 대항하기 위한 안정적인 후방기지를 확보하는 의미가 있다. 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찾은 것은 국제사회에서 더 많은 중국 편을 확보하려는 게 목적이다. 남아공에서 브릭스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은 브릭스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발언권을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향후 중국 외교는 국제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국제적인 발언권을 확대하는 한편, 다자 외교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권력교체가 이뤄진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 정치보고에서도 “중국은 앞으로 전 세계적인 도전에 함께 대응하겠다”며 이전보다 능동적인 외교에 나설 것임을 선언한 바 있다. 시진핑 시대의 외교는 중국의 외교 공간을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동시에 중·미 관계 강화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회귀 전략이 완화될 경우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문제로 악화된 중·일 간 갈등이 개선될 수 있다. 일본이 중국에 도전하는 배후에는 미국의 아·태 전략이 있기 때문이다. 중·미 관계 개선은 한반도 등 중국 주변 환경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이 지난달부터 잭 루 재무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을 잇따라 중국에 보내 중국 새 지도부와의 관계 개선에 나서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 같은 중국의 새 외교 전략을 감안할 때 중·한 관계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의 공조 강화다. 북한의 핵 위협으로 한반도 정세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시진핑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이 문제를 첫번째 공조 임무로 삼아 해결해야 한다. 또한 이번 위기가 마무리되면 북한이 6자회담의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양국이 함께 보조를 맞춰야 한다. 한국은 중·미 관계 개선의 교량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은 중국 및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이용해 양국이 ‘신형 대국관계’를 구축하도록 역할을 하고 나아가 3국의 우호관계를 강화하는 쪽으로 외교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중국과 한국이 앞으로도 서로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견지한다면 양국은 보다 밝은 미래를 맞이할 것이다.
  • [아웃도어] 변화무쌍 비바람도 거침없이… 안 입은 듯 가벼워

    [아웃도어] 변화무쌍 비바람도 거침없이… 안 입은 듯 가벼워

    라푸마는 이번 봄·여름 시즌에 기능과 패션을 두루 갖춘 제품으로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소비자들까지 유혹하고 있다. 불황의 기운을 떨치려는 듯 화사하고 강렬한 색상이 주를 이뤘고, 트렌치코트형 고어텍스 재킷이나 사파리형 재킷 등 캐주얼 아이템을 접목한 디자인이 유독 눈에 띈다. 아웃도어 의류에서 기대할 수 있는 기능은 모든 제품에 기본으로 적용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사람의 체온을 식혀주는 하이테크 패브릭이나 땀 냄새를 줄여주는 박테리아 증식 감소 소재, 커피콩으로 만들어 냄새를 줄여주는 소재 등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신개념 소재들을 적용한 제품들도 상당하다. 올해도 많은 비가 예상됨에 따라 방수 재킷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쉽게 접히면서 휴대가 용이해 항상 소지할 수 있는 패커블(Packable) 형태의 제품을 대폭 늘렸다. 아웃도어가 더 이상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을 위한 등산복’이 아닌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의류군으로 자리 잡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라푸마의 다양한 시도도 여기서 비롯됐다. 라푸마 사업부의 서준원 상무는 “최근 시장의 변화에 따라 10대 고객 유치가 아웃도어 브랜드들에게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었다”며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제품 출시 및 마케팅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문양이나 그래픽을 적용한 제품들이 늘었고, 여가활동과 장소에 맞춰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도록 라인도 확대했다. 활동성을 높여주는 카고 팬츠나 롤업팬츠, 떼었다 붙였다 상황에 따라 연출 가능한 디태처블 재킷 등이 눈길을 끈다. 이번 시즌의 주력 상품은 트레킹용 초경량 방풍 재킷(29만원). 3중 구조인 일본산 수입 방수 소재를 사용해 얇고 가벼우면서 방수·방풍·투습 기능이 뛰어나다. 색상은 물론 디자인도 멋스럽고 특히 내구성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트레킹을 비롯한 캠핑 등 다양한 여가 활동 때도 두루 입을 수 있다. 학생용 및 여행용으로 선보인 백팩(13만 5000원)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가방 하단에 천연 소가죽 소재를 덧대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내부에 노트북 수납공간과 여러 개의 주머니를 달아 수납 효율성을 높였다. 우측에 손잡이가 따로 달려 있고 좌측에는 조임이 가능한 고무 스트링이 달려 있어 소지품을 고정하기에도 좋아 여행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현대의 특출한 정치인 잃어” 눈물 “대처리즘, 그와 함께 묻히길” 축배

    강력한 경제개혁 정책인 ‘대처리즘’으로 엇갈린 평가를 받았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눈을 감은 뒤에도 상반된 반응을 얻고 있다. 뛰어난 리더십으로 ‘영국병’을 치유한 ‘철의 여인’이 서거했다는 소식에 영국은 물론 전 세계가 애도하고 있지만 노동조합 규제, 공기업 민영화 등 대처가 밀어붙인 신자유주의 정책이 양극화를 초래했다고 비판하는 이들은 거리로 나와 샴페인을 터뜨리며 환영했다. 런던경찰청은 9일(현지시간) 런던 이스턴, 브릭스턴 등에서 대처 전 총리를 규탄하는 폭력 시위가 발생해 진압하던 경찰 6명이 부상당하고 경찰 차량 한 대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1980년대 국영 탄광 20곳을 폐쇄하고 2만여명의 노동자를 해고한 대처 정부에 격렬히 맞섰던 영국탄광노조(NUM) 크리스 키친 사무총장은 “우리는 오랫동안 대처의 사망 소식을 기다려 왔기에 그의 죽음에 유감을 표할 수 없다”며 “대처가 땅에 묻힐 때 그녀의 정책도 함께 묻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독립을 주장하며 대처 정부와 끊임없이 갈등을 빚었던 북아일랜드 역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남대서양의 작은 섬인 포클랜드를 두고 영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여 온 아르헨티나의 언론은 대처 전 총리에 대한 부정적 내용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대처 전 총리가 냉전 시대에 서방을 돕고 엄격한 경제 정책을 펼쳐 노조를 무너뜨렸다면서 그를 ‘현대 영국의 분열적 창조자’라고 평했다. 한편 가디언은 이날 영국인 9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명 중 1명은 대처 전 총리의 집권이 영국에 유익했다고 평가했다. 부정적인 반응은 34%였다. 그러나 대처 전 총리가 펼친 노동정책과 민영화, 세제 등 개별 정책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려 그의 정치적 유산에 대한 영국인의 평가도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집 안 한가득 봄을 디자인해 보세요

    집 안 한가득 봄을 디자인해 보세요

    아직은 쌀쌀하다지만 그래도 한번씩 화창한 날들이 이제는 봄임을 알려주고 있다. 봄을 맞아 집안 분위기를 한번 확 바꾸고 싶다면 오는 15일까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갤러리에서 열리는 ‘디자인 유어 하우스-101가지 아이템으로 당신의 집을 디자인하라’ 전시를 한번 둘러볼 만하다. 전시장은 현대 디자인의 명인들 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1950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은 모던 디자인을 널리 알리기 위해 ‘굿 디자인’전을 열었는데 큰 인기를 끌었다. 이를 계기로 찰스 임스, 알렉산더 지라드, 브루노 무나리, 베르너 판톤 등 유명 디자이너들의 이름이 대중에게도 깊이 각인됐다. 롯데갤러리 측은 “반세기가 지난 2009년에도 ‘굿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전시가 다시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열릴 정도로 디자인이 좋으면서 실용적인 제품에 대한 관심이 지금까지도 식지 않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 모던 디자인들을 다시 한곳에 모아 선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은 모두 5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각각 60대 노부부의 거실, 40대 부부와 초등학생 자녀의 식탁, 40대 미혼 남자의 서재, 30대 미혼 여자의 독립적 공간, 3세 여자아이의 놀이방 등으로 구분한 뒤 거기에 맞춘 실내 디자인 작품 101가지를 배치해 뒀다. 가령 40대 부부와 초등학생 자녀의 식탁은 우리가 강당이나 회의실에서 흔하게 마주치는 의자인 아르네 야콥센의 개미의자, 자연을 아주 단순한 이미지로 표현해 내는 아이노 마이야 멧솔라의 패브릭, 베르네 판톤의 조명 등으로 꾸며 놓는 식이다. 흔히 봐 왔지만 그게 디자인 작품이었는지 몰랐던 것은 물론 쓰임새와 모양새를 아주 절묘하게 겹쳐 둔 작품들이 눈에 띈다. (02)726-4429.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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