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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세계 금융패권 중심에 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2일(현지시간) 주민(朱民·59) 중국 인민은행 전 부행장을 부총재로 지명했다. 주 부총재는 IMF 집행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26일쯤부터 정식으로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IMF 부총재에 중국인이 선임된 것은 처음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부총재 자리를 하나 더 신설해 4개로 늘린 뒤 중국에 한 자리를 할애했다. 중국인이 IMF 부총재에 선임된 것은 중국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금융 패권의 중심에 다가서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IMF 내에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경제체의 목소리가 힘을 받기 시작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주 부총재는 2008년 2월 세계은행(IBRD)에 진출한 린이푸(林毅夫) 부총재와 함께 향후 국제 금융질서 재편 과정에서 중국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20개국(G20) 회의 등을 통해 IMF 등 국제금융기구의 개혁을 줄기차게 주창해 왔다. 특히 선진국들을 상대로 개도국들의 지분 및 발언권 확대를 요구하는 선봉장 역할을 맡아 왔다. 중국은 이번에도 중국의 IMF 내 지분 등을 거론하며 라가르드 총재를 압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IMF 내 중국인 부총재의 등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주도의 ‘팍스아메리카나’ 금융질서가 대변혁을 맞았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대표적인 국제금융기구인 IMF와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최고위직을 사이 좋게 나눠 가지면서 철옹성을 구축해 왔다. IMF의 경우 총재는 서유럽, 수석부총재는 미국, 나머지 부총재 둘은 일본과 남미·아프리카 몫이었다. 비록 한 자리를 신설해 중국 측에 내준 것이긴 하지만 그 틀이 이번에 깨진 것이다. 이미 국제 금융질서 개편 분위기는 뚜렷하다.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입김은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중국 내에서는 국력 확대를 IMF 고위직 획득 배경으로도 해석한다. 칭화대 중국 및 세계경제연구센터 위안강밍(袁鋼明) 연구원은 “탁월한 개인 능력이 IMF 부총재 자리에 오른 중요한 이유”라면서도 “중국의 굴기(우뚝 일어섬)가 중국인의 국제 금융기구 고위직 선임의 가장 큰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선진국·브릭스 성장동력 상실”

    “선진국·브릭스 성장동력 상실”

    선진국과 신흥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4일(현지시간) OECD 국가 및 브릭스(BRICs) 국가의 4월 경기선행지수(CLI)를 발표하고, 미국과 독일을 제외한 선진국과 브릭스 경제 대부분이 성장 모멘텀을 상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OECD는 이날 회원국의 CLI가 103.0으로 전달과 같은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로권 국가들과 브릭스 국가인 브라질, 중국, 인도, 러시아의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OECD는 “중국의 경제 활동이 주춤해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브라질과 인도도 경기가 둔화됐고, 러시아 역시 성장 모멘텀 상실의 첫 조짐을 보였다.”고 밝혔다. 유로권 선진국들도 둔화 양상을 보였다. 프랑스는 전달 102.2에서 101.7로 하락했으며, 이탈리아도 102.1에서 101.6으로 떨어졌다. 유로권 전체로 보면 103.1에서 102.8로 떨어졌다. 일본은 대지진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해 지수 산정 대상에서 제외됐고, 한국은 5개월 연속 100.5를 기록했다. 최근 OECD 평균치를 계속 웃돌았던 미국은 4월에도 가까스로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향후 성장에 대해서는 비관적이다. 무엇보다 CLI의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는 점이 이 같은 우려를 낳고 있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낸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 노동부는 15일 가격변동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류를 제외한 5월 근원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200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성장 둔화는 올 하반기쯤 풀릴 것으로 예측됐다. 시장 예측기관인 무디스 어낼리틱스의 라이언 스위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경기 둔화세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놀라지 않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에는 ‘소프트 패치’(경기 회복기의 일시적 둔화)에서 벗어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용어 클릭] ●경기선행지수(CLI) 경기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경기지표로 미래의 경기가 상승 혹은 하강할 것인지 예측할 때 사용된다. 보통 4~6개월 후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로 쓰이며 산업활동, 주택, 금융·통화, 국내총생산(GDP) 등의 흐름을 복합적으로 계산한다. CLI가 100 이상에서 증가하면 경기 팽창, 감소하면 경기 하강을 의미한다.
  • “위안화, 달러 위상 급속 잠식 2025년이전 3대 기축통화”

    “위안화, 달러 위상 급속 잠식 2025년이전 3대 기축통화”

    중국 위안화가 2025년 이전에 달러화 및 유로화와 함께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3대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은행은 17일(현지시간) 발간한 ‘다극화-새로운 글로벌 경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대규모 재정적자로 미국 달러화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가 그 공백을 메운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이 같은 전망에 따라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 행보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달러·유로화와 시장 분점 전망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미래의 국제통화시스템과 관련, 일단 3개의 가능한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달러화에 집중된 현 상태 유지, 복수 기축통화 시스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의 기축통화화 등이다. 하지만 세계은행은 결론적으로 2025년 이전에 미 달러화의 독주가 끝나고, 달러화와 유로화, 위안화가 기축통화 시장을 적절하게 분점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각국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화 비중 축소 등 여러가지 부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달러화가 가장 중요한 기축통화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달러화가 잠재적 경쟁자들의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조만간 유로화가 신뢰할 만한 기축통화로 부상하고, 좀 더 나아가면 위안화가 기축통화 대열에 합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위안화의 기축통화 등극과 관련해선 신흥국 경제의 세계경제 기여도 확대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위안화 국제화 시도 등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흥국간 역외거래가 확대될수록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새로운 기축통화가 절실해지고, 이런 틈을 비집고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아시아권 대표 화폐로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홍콩을 위안화 역외거래의 중심지로 키우고 있으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무역거래 및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가 간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中 위안화 국제화 노력 상승작용 중국은 ‘위안화 결제 신뢰도 제고→위안화 역외시장 구축→지역화폐에 대한 위안화의 주도적 역할 확대→기축통화 채택’ 등 4단계의 위안화 국제화 시나리오에 따라 위안화의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는 2단계를 넘어 3단계 수준에 접어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축통화가 되면 외환위기 등의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기축통화 발행국으로서의 ‘시뇨리지 혜택’ 등을 누릴 수 있지만 국제 투기자금의 유입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 등에서 SDR을 달러화 대체 기축통화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위안화가 이런 위험을 직접 맞닥뜨리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인간안보의 역동성과 정부/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열린세상] 인간안보의 역동성과 정부/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국가안전보장이란 국가의 존립에 대한 위협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국가의 존립 요소는 국가 구성 요소인 인구와 영토, 국가의 이념 및 통치제도를 포함한다. 전통적 국가 안보는 영토와 주권에 대한 군사·정치적 위협을 주로 다루었다. 인간(시민) 안보는 국가 안보에 의해 일치, 보장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핵, 인권, 환경 위협은 안보의 대상을 인간으로 확대시켰다. 1994년 유엔 인간개발보고서는 인간 안보의 개념을 식량 안보, 환경 안보 및 인권 안보를 포함해 다양하게 분류했다. 질병, 환경, 인권 문제는 초국가적 정치, 윤리 및 과학·기술 문제로 국제적 관리가 필요한 이슈가 되었다. 역사적으로 인간 안보와 국가 안보는 양립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 보스니아와 르완다, 최근 리비아에서 벌어진 정부군과 시민군 간의 유혈충돌은 정부가 시민에 대해 폭력을 행사한 사례다. 이는 정부의 통치제도를 인권보다 앞세워 일어난 사태다. 유엔은 내정불간섭 원칙의 예외로 인권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개입을 허용하고 있다. 리비아 정부군에 의한 시민군의 대량학살이 국제 개입의 요인이다. 개입 목적은 국민 보호이나 통상 정권 교체로 확대된다. 수단은 외교·경제적 압박으로부터 군사적 개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다국적군은 카다피의 집무실을 공습했다. 프랑스군대는 코트디부아르 대통령 그바그보를 체포해 정권 교체를 지원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정상들은 공동명의로 카다피 축출을 위한 연합작전을 지속할 것을 밝히고 있다. 반대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인권보다 주권을 앞세운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브릭스(BRICS) 5개국은 하이난 섬 ‘싼야(三亞)선언’을 통해 리비아에서의 무력 사용 배제 원칙과 평화적인 방법에 의한 해결을 주장했다. 일부 아랍 국가들은 유엔 결의에 따른 인도적 개입을 주권을 무시한 재생된 제국주의의 한 유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리비아의 내전 원인이 인권의 억압 이외에 권력 세습에 대한 시민의 저항에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철통 보안, 통제력 외에 정보화 수준과 시민사회의 성숙도가 낮아 당장 재스민 혁명의 파장을 차단할 수 있겠지만, 3대 세습을 추진하고 있는 김정일 정권이 중장기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저항에 부딪히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북한은 핵을 포기한 카다피가 공격받자 핵에 대한 집착이 커질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 내정이 인도적 개입이 필요한 사태로 악화된다면, 핵 의혹을 가진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 교훈으로 볼 때 위험 국가로 분류된 북한의 핵은 미국의 개입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유사 시 정권 안보의 시녀가 된 군부의 주민 폭력을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4·19혁명 때 침해된 인간 안보는 아직도 사회통합에 역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 인권 향상을 위한 법적·제도적 근간인 북한인권법은 국회 내에서 합의 부재로 제정이 지연되고 있다. 북한 자극과 인권 개선의 효과에 대한 회의가 반대 요인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한 일부 시민단체들의 전단 살포는 접경지역 주민들과 일부 종교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안보 불안감 조성이 반대 이유다. 정부는 북한의 결식 주민을 위해 식량을 지원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분배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할 때 북한에 보내지는 식량은 김정일의 정권 안보를 도와준다는 이유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성물질로 인한 환경과 인명 피해에 대한 시민사회의 우려는 국내 원전의 안전은 물론 일본, 중국, 북한의 원전사고에 의한 피해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부산지방변호사회는 고리 1호기의 가동중지 가처분신청을 내놓고 있다. 철저한 안전진단을 위한 당국의 책임, 자연재해, 테러 대비 매뉴얼 제작, 한·중·일 협조체제의 필요성, 국내 원전정책의 재검토를 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인간 안보 행위자들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지혜롭게 관리해야 한다. 인간 안보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 해소는 관련 정책의 투명성 및 평시와 위기 시 관리능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있다.
  • 브릭스 “보다 안정적인 기축통화 만들어야”

    브릭스 “보다 안정적인 기축통화 만들어야”

    “보다 안정적이고 기초가 광범위한 국제 기축통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브릭스’(BRICS)로 불리는 5개 신흥공업국 정상들이 달러 중심의 현 기축통화 시스템에 반기를 들고 사실상 ‘화폐전쟁’을 선포했다. 이와 함께 리비아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군사 개입에 반대한다고 국제정치 영역에서도 한목소리를 내며 미국 등 서방 세계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공 등 5개국 정상들은 이날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의 싼야(三亞)에서 열린 제3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32개 항목의 ‘싼야선언’을 채택했다. 이들 국가는 전 세계 면적의 30%, 전 세계 인구의 42%,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한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화폐를 기축통화로 새로 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국제금융 시스템 개혁 등에서 G20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정상들은 싼야선언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는 현재의 국제통화 및 금융 시스템의 부적절성과 결함을 노출시켰다.”면서 “국제 금융기구는 세계 경제의 변화를 반영해 개도국들의 대표권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지도자의 선택 문제를 포함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 금융기구를 개혁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미국과 유럽이 독식해온 세계 금융기구 수장 자리를 개도국들에 나눠 줘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올가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은 개발도상국을 대표하는 브릭스와 선진국을 대표하는 주요 7개국(G7) 간 주도권 싸움으로 갈등이 한층 더 심화되게 됐다.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만모한 싱 인도 총리,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 등 5개국 정상들은 “중동과 서아프리카 정세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다.”면서 “우리는 모두 무력 사용 배제 원칙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정상들이 리비아 사태에 서방국가들의 군사개입에 반대한다고 한목소리를 낸 것은 미국, 영국 등 서방국가들의 ‘대항마’ 역할을 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브릭스 정상회의는 2009년 6월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처음 열린 뒤 지난해 4월에는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2차 회의가 개최됐다. 지난해 말 남아공이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함으로써 브릭스는 5개국으로 확대됐다. 내년 정상회의는 인도에서 열린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EU, 회원국 원전 정밀진단 나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을 둘러싼 각국의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회원국 원전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를 결정했다. 독일과 스위스는 여론에 밀려 한발 물러섰지만 미국과 프랑스는 반대 여론에도 원전 건설 추진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권터 외팅거 EU 에너지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원전 안전 긴급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역내 원전의 안전도를 정밀 진단하는 방안에 대한 반대 의견은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오스트리아는 EU 차원의 원전 스트레스 테스트를 제안했고 이날 회의에서 실시하는 데 합의했다. 현행 EU 법규에는 회원국의 원전 안전도 검사를 강제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하지만 역내에서 가장 많은 원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프랑스가 테스트에 적극적인 데다 독일은 이미 자발적으로 안전 검사 방침을 밝힌 상태다. 스위스는 새 원전 교체 계획을 보류한 바 있다. 프랑스는 테스트는 하되 원전 가동과 추가 건설을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일본의 사고로 원자력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전체 전력의 75%를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미 원자력 안전성 문제를 놓고 2003년 치열한 내부 논의를 거친 바 있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미국의 경우 스티븐 추 에너지장관이 이날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브릭스(BRICs) 4개국 가운데 브라질, 인도, 중국에서도 논란은 뜨겁다. 하지만 개발을 위한 에너지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원전 건설을 포기할 수 없어 철저한 관리를 약속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자국 에너지 수급보다는 원전 수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원자력 분야 점검을 지시했을 뿐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오히려 러시아는 이날 벨라루스에 94억 달러 규모의 원전을 짓는 계약을 체결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BRICs 갑부 수 유럽 추월… 富 판도 바뀐다

    BRICs 갑부 수 유럽 추월… 富 판도 바뀐다

    브릭스(BRICs)의 부상으로 세계 ‘부(富)의 지도’가 다시 그려졌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경제국 모임인 브릭스 소속 4개국 출신 억만장자의 수가 처음으로 ‘부유한 대륙’ 유럽의 갑부 수를 뛰어넘은 데서도 확인된다. 이 같은 흐름은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10일 발표한 ‘2010년 억만장자 순위’(2011년 3월 순자산 기준)에 고스란히 담겼다. 포브스는 순자산 1억 달러(약 1121억원)이상을 억만장자의 기준으로 삼았다. ●세계 억만장자수 1210명 역대 최다 포브스에 따르면 브릭스 국가 출신 억만장자는 올해 초 모두 301명이었다. 지난해보다 108명 늘어난 것으로 유럽의 억만장자(300명)보다 1명 더 많은 수치다. 신흥 4개 경제국의 부호 수가 유럽의 갑부 숫자를 뛰어넘은 것은 이 잡지가 갑부 순위를 매기기 시작한 지 2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브릭스 4개국의 억만장자는 고작 20명이었던 반면 유럽에는 144명의 갑부가 살았다. 국가별로 봐도 중국 등 오랜 잠에서 깬 신흥 경제국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중국 억만장자 수는 모두 115명으로 지난해(69명)보다 갑절 가까이 늘었고 홍콩과 인도 등도 각각 36명(11명 증가), 55명(6명 증가)을 기록했다. 포브스 관계자는 “올해는 중국이 분위기를 완전히 주도했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세계 억만장자 수는 모두 1210명으로 신흥국 갑부들의 부상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199명이나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상위권의 개인 재산 순위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멕시코의 통신 재벌 카를로스 슬림(71)이 순자산 740억 달러(약 82조 9836억원)로 2년 연속 1위를 지켰고 빌 게이츠(55)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주(560억 달러)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500억 달러)이 뒤이어 지난해와 같은 순위를 기록했다. 10살 때부터 스낵과 음료수를 팔며 사업 수완을 엿보였던 슬림은 중·남미 최대 통신업체로 성장한 아메리카모빌을 운영하며 이 지역 주민들의 이동통신비를 자신의 주머니 속에 차곡차곡 넣었다. 2위를 차지한 게이츠는 순자산이 슬림보다 180억 달러나 적었으나 자신이 세운 빌앤드멜린다게이츠 재단에 기부한 돈을 포함한다면 재산이 880억 달러로 불어 슬림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주·김택진 회장 등도 대열 합류 또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바람에 힘입어 페이스북 등 SNS업체에 속한 젊은 갑부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페이스북 출신 중 공동창업자 마크 저커버그(135억 달러)와 더스틴 모스코비츠(27억 달러) 등 모두 6명이 갑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애플사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14년째 스스로 1달러의 연봉만 받고 있어 110위(83억 달러)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출신 가운데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86억 달러·105위) 등 모두 16명이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김정주 넥슨 회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회장 등은 올해 처음으로 억만장자로 등극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올해 외교관들 험지 지원 몰린 까닭

    올해 외교통상부 춘계 인사에서 아프리카·중동 등 이른바 ‘험지’ 공관에 지원자가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왜일까. 외교부 당국자는 1일 “인사 쇄신책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기준을 적용한 결과, 워싱턴·유엔 등 소위 일하기 좋은 공관만 선호하던 현상이 사라지고 오히려 최험지 공관에 먼저 갔다가 다음 기회에 더 좋은 공관에 가겠다는 직원들이 많아졌다.”며 “예전에는 기피 대상이었던 아프리카·중동 등 최험지 공관에 지원자가 몰려 경쟁이 치열해지는 바람에 최종 선정에 애를 먹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외교부 직원들은 전통적으로 워싱턴·유엔 등 미국 공관을 먼저 지원한 뒤 떨어지면 오스트리아·스위스·벨기에·프랑스 등 유럽이나 일본·중국 등 소위 선호 공관을 순서대로 지원하는 관행을 따라 왔다. 그러다 보니 아프리카·중동 등 험지 공관은 지원자가 없어 밀려서 가기 일쑤였다. 선진국 공관에 가야 계속 좋은 부서에 갈 수 있고, 험지 공관에 가면 벗어나기 힘들다는 강박관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이 같은 관행을 깨기 위해 케냐에서 근무하던 직원을 주요 부서에 발탁하고, 워싱턴 지원자가 떨어질 경우 다음 순위 공관에 배치하지 않고 다시 경쟁하게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그 결과 우수한 외교관들이 아프리카·중동 등 최험지 공관에서 근무한 뒤 다음 기회에 원하는 공관으로 가는 방법을 찾게 된 것이다. 외교관들이 최험지 공관에 몰린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외교부가 최근 험지 공관을 99개에서 55개로 축소하면서,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국가들과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의 공관을 험지 공관에서 제외한 것이다. 이에 따라 험지 공관에서 제외된 이들 공관에 배치될 경우 기존에 받았던 특수지 근무수당(월 최대 1800달러)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55개로 줄어든 험지 공관으로 발령날 경우 근무수당을 최대 월 2500달러까지 받을 수 있어 경제적인 이유도 공관 지원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자동차업계 올 키워드 ‘친환경·신흥시장 선점’

    자동차업계는 최근 수년간 가장 역동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주요 자동차회사의 통폐합에 이어 2009년 도요타 자동차의 대규모 리콜 등으로 세계 자동차업계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개발과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선점 여부에 따라 자동차 업체의 존망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기아차 세계 점유율 8.5% 전망 지난해 574만대를 판매한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생산·판매 대수를 633만대로 잡았다. 사상 처음으로 세계 4위권 업체 진입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의 올 세계시장 점유율을 2010년 8.1%보다 0.4%포인트 높은 8.5%로 전망한다. 1위 폴크스바겐이 700만대가량(점유율 11.4%·2010년 추정치) 생산했고, 도요타 575만대(2010년 9월 현재), GM 등이 뒤를 잇고 있다. ●BRICs 성장세 지속될까 지난해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시장의 판매 비중이 처음으로 선진국 시장을 넘어섰다. 전세계 판매량 7060만대 중 신흥시장의 비중이 3751만대로 53.1%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 자동차 생산량은 1700만대(24.0%)를 넘어서면서 단일국가로는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다. 올해는 성장속도가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중국의 경우 관련 보조금이 중단되고 특히 베이징시는 차량 등록대수를 예년의 3분의1 수준인 24만대로 제한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전세계 자동차 판매를 지난해보다 8.8% 늘어난 7580만대로 예측하면서 미국시장이 12.2%, 중국시장이 11.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친환경차 경쟁 가속 올해도 업계의 화두는 친환경차 개발이다. 우선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양산을 시작한 GM의 시보레 볼트, 닛산의 리프가 연착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럽차업계도 기존 클린디젤 위주의 환경차 전략에서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개발로 중심축을 옮기고 있다. 아우디는 2015년까지 기술 투자금액의 약 80%인 95억 유로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투입하기로 하고 올해 처음으로 풀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다. 하이브리드차 종주국인 일본은 도요타가 2012년 20㎞ 이상을 전기만으로 달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한다. 중국도 비야디, 치루이 자동차 등이 전기차 보급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9월 처음 선보인 현대차의 전기차 블루온을 올해 800대 시범보급한다. ●국내 하이브리드차 성공할까 국내에서는 전기차에 앞서 하이브리드차의 정착 여부가 관심사다. 현대차의 쏘나타와 기아차 K5가 상반기 이후 국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수입차 중 도요타 프리우스(1800㏄)와 혼다 인사이트(1600㏄)가 국내에서 선전하면서 이미 국내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수요는 확인된 상태다. 환경부가 1600㏄ 이하 소형차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100g/㎞ 이하면 경차혜택을 주기로 한 점도 주목할 만한 사안이다. ●수입차 10만대 판매 돌파 올해 수입차 판매는 지난해보다 12.1% 늘어 사상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인해 유럽산 수입차의 관세가 10%에서 7%로 낮아지면서 판매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국내 전체 수입차 판매량 중 유럽차 비중은 65%로 이 가운데 BMW,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 4개사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BRICs → BRICS로… ‘검은 대륙’ 품었다

    BRICs → BRICS로… ‘검은 대륙’ 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4개국이 참여하는 주요 개발도상국 그룹인 브릭스(BRICs)의 5번째 정규 회원이 됐다. 당초 4개국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브릭스(BRICs)는 명실상부한 브릭스(BRICS)가 됐다. 마이테 은코아나마샤바네 남아공 외무장관은 24일(현지시각) 프레토리아에서 “중국이 브릭스 순회의장국 자격으로, 회원국들의 합의에 따라 남아공을 정규 회원국으로 초청했다.”고 발표했다고 AFP가 25일 보도했다.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4월 중국에서 열리는 제3회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하라는 초청장을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덧붙였다. 중국 신화통신도 후 주석의 주마 대통령 초청 사실을 확인하면서 “브릭스가 남아공을 정규 회원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라디오프랑스 인터넷판은 25일 남아공의 브릭스 가입은 기존 4개국 정상들의 만장일치로 이뤄졌고, 남아공은 이를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또 ‘브릭스 4국’ 가운데 경제규모가 가장 작은 러시아의 4분의1에 불과하고, 유망한 개도국인 ‘넥스트 11국가’(Next 11)에도 들지 못한 남아공의 브릭스 가입은 인도네시아, 이란, 멕시코, 터키, 베트남 같은 나라들을 어리둥절하고 무안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존 브릭스 4개국의 남아공 영입은 남아공이란 개별 국가를 받아들였다기보다 남아공의 배후인 거대한 아프리카 대륙을 껴안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깨어나는 검은 대륙의 원유 등 풍부한 자원과 주요 도시들을 거점으로 확산되는 ‘검은 중산층’을 겨냥한 전략적 포석이란 해석이다. 저명한 경제분석가인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 짐 오닐은 남아공의 경제규모와 실력은 다른 브릭스 4국과는 차이가 많아 같은 범주로 묶을 수 없지만 남아공을 아프리카의 대표라는 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오닐은 지난 2001년 브릭스란 말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마이테 은코아나마샤바네 외무장관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남아공은 기존 브릭스 4국이 아프리카 대륙으로 가는 관문이자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00년대 전후로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브릭스 국가들이 현재 40% 수준에서 오는 2014년에는 세계 경제 성장의 61%를 책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MIKT 대 PIGS/구본영 수석논설위원

    “내일을 이야기하면 귀신이 웃는다.”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회자되는 속담이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연초에 미래학자 조지프 프리드먼의 저서 ‘100년 후’를 읽었다. 2050년경 터키·일본·폴란드가 미국과 함께 강대국으로 부상한다는 예측이 담겨 있었다. 통일한국도 멕시코와 더불어 강중국(强中國)의 반열에 오른다니 위안은 됐다. 미래 예측은 프리드먼이나 토플러 같은 천재들의 성찰에 의존하기도 하지만, 과학적 방법론도 동원된다. 흔히 쓰이는 기법이 이른바 외삽법(外揷法)이다. 쉽게 말해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추세를 연장해 미래를 점치는 방식이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 회장의 2011년 경제전망이 눈길을 끈다. 그는 “한국을 포함한 ‘믹트’(MIKT)가 브릭스(BRICS)와 함께 내년 세계경제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을 가리키는 브릭스란 말은 널리 알려져 있다. 반면 믹트는 멕시코·인도네시아·한국·터키 4개국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신조어다. 외삽법에 따른 예측은 단기일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 믹트 국가 중 한국이 선진화된 산업구조와 우수한 인력으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다니 일단은 고무적이다. ‘믹트 시대’는 생각만 해도 뿌듯하다. 하지만 이런 낙관적 예측에 무작정 취해서는 안 될 법하다. 북한의 도발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불화 가능성 등 소위 ‘한반도 리스크’가 걱정되어서만은 아니다. 올들어 북한이 저지른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에도 우리 금융시장은 출렁거리지 않았다. 그런 외부 요인보다 내부의 포퓰리즘 경쟁이 더욱 불길하다. 올해 남유럽 4개국, 즉 ‘PIGS’의 몰락은 그래서 퍽 교훈적이다. PIGS는 포르투갈·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의 영문 이니셜이다. 이들 ‘잘나가던 나라들’이 재정위기로 궁지에 몰린 요인은 다양하지만, 공통분모는 있다. 연구개발 투자 등 경쟁력 강화는 뒷전인 채 예산 나눠먹기에 골몰했다는 사실이다. 작년 서구 문명의 요람 그리스에서 대형 산불이 났지만, 소방헬기 한대 없었다고 한다. 얼마 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한국형 복지모델을 제시하고 야권이 이를 비판하는 공방이 벌어졌다. 이런 논쟁은 포퓰리즘 경쟁이 아닌, ‘생산적 복지’를 추구하는 쪽으로 확대돼야 바람직할 것이다. 과거 아르헨티나의 페론 정권은 전국민에게 1년에 13개월치 월급을 주는 복지 정책을 호언했지만, 그때 주저앉은 아르헨티나 경제는 여태껏 일어서지 못하고 있다.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kby7@seoul.co.kr
  • 내년 새해 장식할 최대 뉴스는 ‘印尼 신흥국 급부상’

    내년 새해 장식할 최대 뉴스는 ‘印尼 신흥국 급부상’

    다가오는 새해 세계 신문의 머리기사를 장식할 뉴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인터넷판 최신호(12월호)에서 올해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내년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 뉴스들을 간추렸다. 중국, 인도에 이어 인도네시아가 신흥 경제 강국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예견이 가장 앞섰다. 올해 6.1%에 이어 내년 6.5%의 경제성장률이 예측될 만큼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네시아는 조만간 ‘브릭스’(BRICs)의 새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아프리카 국가들이 너나없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에 눈을 돌릴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까지 아프리카에서는 대륙을 통틀어 남아공의 원자력발전소 2기가 전부였으나 최근 세네갈, 알제리, 이집트, 가나, 케냐 등이 줄줄이 원전 건설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들 국가는 자체 기술이 부족하므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러시아가 앞다퉈 아프리카로 원전 기술 수출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점쳐졌다. 사육량이 감소하면서 양고기값이 치솟아 향후 5년 내 전 세계적으로 30만t의 양고기 부족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동안 뉴질랜드가 독점하다시피 해온 양고기 시장에까지 중국이 발빠르게 뛰어들어 시장 판도를 바꾸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더했다. 또 독일, 중국, 태국, 멕시코 등 줄기세포 치료가 허용된 국가를 향해 세계 곳곳에서 환자들이 밀려들면서 갖가지 부작용이 뒤따를 것이라는 경고도 있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 G20회의] 국가별 손익계산 따져보니

    [서울 G20회의] 국가별 손익계산 따져보니

    ■한국 ‘실속’…‘코리아 이니셔티브’·개도국 지원 등 결실 자국 통화가치를 경쟁적으로 끌어내리는 글로벌 환율전쟁이 서울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환율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벗어나도록 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조율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전문가들은 G20 코뮈니케의 효과 면에서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큰 손해가 없어 실속도 챙겼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속도가 다소 둔화된 선진국과 빠른 신흥국 사이의 환율 분쟁에서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국제사회의 조정자로 떠오르게 됐다. 특히 모든 국가가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공감대를 경상수지 목표제나 시장결정적 환율 기조 등 구체적 합의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조율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탄력대출제도(FCL) 개선과 예방대출제도(PCL)의 신설 등 ‘코리아 이니셔티브’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개발 의제까지 모든 분야에서 결실을 맺은 것도 충분한 역량을 보여주었다는 평이다. 독일과 브라질 등 등이 크게 비난한 미국의 제2차 양적완화(QE2) 조치가 환율 갈등을 재현하는 큰 이슈가 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불식시켰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각국의 심하게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해 구체적인 합의안을 내놓도록 한 것은 경제외교사적으로 아주 큰 수확”이라면서 “경상수지 목표제나 시장결정적 환율 기조도 우리나라에만 손해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더욱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장결정적 환율 정책 선언으로 우리나라가 외환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줄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달러화가 신흥국으로 흘러오면 우리나라 역시 자산 버블이나 외국인자금의 급격한 이동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경상수지 목표제로 무역 흑자폭이 줄어들 수도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달러화에 대비해 환율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만 특별히 큰 손해를 입을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즐겨 쓰고 있는데다 투기자금으로 인한 외환시장 불안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투기자금 제약을 통해 환율을 안정시키는 방법을 구사할 수도 있다. 이번 코뮈니케에는 과도한 자본 유출입의 악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을 포함한 거시 건전성 정책 체계에 대한 내용도 들어 있어 자본 유출입 규제를 계획하고 있는 정부로서도 규제에 따른 부담을 덜수 있게 됐다.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경상수지 목표제의 가이드라인이 추후에 미국의 주장대로 4% 선에서 결정된다 해도 우리나라의 경우 환율 절상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줄면서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결국 경상수지 목표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이후 신흥시장으로 돈이 흘러가면 미국을 제외한 많은 국가들이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자본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미국의 경기가 살아난다면 수출의존적인 우리나라의 이익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IMF) 내 의결권 6%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지분(발언권) 규모가 18위에서 16위로 두단계 높아지는 소득도 얻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중국 ‘만족’…보호무역 반대 등 공감대·‘환율압박’ 적어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받아든 성적표는 일단 양호하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중국을 상대로 한 위안화 환율 문제 제기가 적었고, 대신 최근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한 미국에 각국 정상들의 비난이 쏠렸다. 무엇보다도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불균형 성장 해소, 국제 금융시스템 개혁, 보호무역주의 반대 등에 각국 정상들이 한목소리로 동의했다는 점에서 중국 다자 간 정상외교의 승리라는 평가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후 주석은 여세를 몰아 연설을 통해 “주요 기축통화 발행국들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12일 채택된 ‘서울선언문’에서 각국에 환율 유연성을 높이도록 촉구한 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긴 하지만 선언적 의미여서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규모 무역흑자국인 중국이 반대해 온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인 수치 제시 없이 내년 프랑스 정상회의까지 마련키로 한 것도 독일과의 연합저지 성과로 꼽힌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사실상 미국 대 중국 구도가 완성됐고, 미국의 위세가 크게 꺾였다는 점은 중국 입장에선 큰 성과다. 홍콩의 시사평론가 스치핑(石齊平)은 이번 정상회의에서의 ‘통화전쟁’과 관련해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 영국을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주축국으로 비유한 뒤 “중국과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이 이들에 대항하기 위해 뭉쳤다.”고 분석했다. 한편 후 주석은 ‘성과도출과 발전촉진’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프레임워크 개선 ▲무역개방 선도 ▲금융체제 개혁 ▲성장격차 축소 등 4가지 방안을 제시하며 글로벌 경제가 강력하면서도 지속가능하고, 균형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미국 ‘실망’…글로벌 불균형 해소방안 등 기대 못미쳐 미국은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고, 균형잡힌 경상수지를 위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내년 프랑스 정상회의부터 수행하기로 합의한 것은 큰 성과로 자평했다. 그러나 미국의 주장이 중국 등의 반대에 부딪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소득이 부실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미국 정부는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에 대한 수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재와 같은 국제 무역구조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에 합의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 관계자들은 특히 중국 위안화 문제에서 진전을 이룬 것은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글로벌 불균형이 바로잡히기 위해서는 위안화의 평가절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명문화시키는 데 실패했고, 완강히 버틴 중국의 힘만 또다시 확인됐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이 매겨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글로벌 불균형 해결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지만 후 주석으로부터 어떤 양보도 얻어내지 못한 채 “중국의 환율 절상 과정을 주시하겠다.”고만 발표하는 데 그쳤다. 열흘간의 일정으로 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던 오바마 대통령은 시장개방과 통상 이슈를 강력히 제기했지만 곳곳에서 장벽에 부딪혔고, 통상 이슈가 미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결코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임을 확인해야 했다. 경상수지 가이드라인과 관련, 미국이 당초 주장했던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경상수지를 국내총생산(GDP)의 4% 이내 수준에서 관리하자는 방안은 중국과 독일, 일본, 브라질 등의 반대로 관철시키지 못한 채 G20 정상들 간의 합의 도출을 위해 오히려 기대 수준을 대폭 낮춰야 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독일 ‘선방’…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칸 회의’로 넘겨 브라질 ‘성과’…‘브릭스’입장 대변 신흥국 발언권 높여 G20 서울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인 환율문제에 있어서 중국 다음으로 목소리를 높였던 국가는 단연 독일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1일 환율분쟁의 해법으로 제안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대해 “G20 정상회의의 의제가 아니다.”라며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또 무역 불균형은 환율만이 아닌 산업기술의 경쟁력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을 강변했다. 결국 G20의 서울선언에서도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대한 필요성을 분명히 인정하되 구체적인 계획은 프랑스 칸 회의로 넘기는 선에서 정리됐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메르켈 총리로서는 ‘선방’한 셈이다. 메르켈 총리는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채택을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금융위기 속에서도 유로화의 평가절하로 수출에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함께 최대 흑자국이다.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일 경우, 수출 타격뿐만 아니라 안정된 국내 경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국인 일본은 독일과는 달리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달러 약세에 따른 엔고에 경제가 심하게 흔들리는 판에 미국과의 끈끈한 관계 때문에 한발 뒤로 물러나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과 신흥국들의 커진 위상을 묵묵히 지켜보는 처지에 머물러야 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서울회의 결산과 관련, “세계 각국이 경기 회복 중에 G20 협조체제를 구축한 것은 새로운 국면을 위한 중요한 역할이 됐다.”고 평가했지만 자국의 속앓이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듯싶다. 브릭스(BRICs)의 한 축인 브라질도 미국과 자국의 특수한 관계를 대내외에 적극 설명, 신흥국의 발언권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조치에 대해 “환율전쟁을 부추길 수 있다.”며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퍼부으면서 G20 회의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의 약한 달러 정책은 경제위기를 다른 국가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미국의 양적완화는 곧바로 브라질의 대미 수출, 달러 유입, 브라질 에알화의 절상 등과 직결되는 만큼 브라질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인 탓이다. 브라질은 특히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 국내적으로 좌파 정권의 색깔을 드러내고 대외적으로는 남미 국가들을 대변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브라질의 주장은 다른 G20 국가들에는 ‘미국과의 특수성’ 때문에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게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 등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프랑스와 영국 등은 서울회의에서 그다지 존재가치를 드러내지 못했다. 중국과 독일 등과 굳이 맞붙으면서까지 미국을 동조하기엔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적당한 거리두기’로 일관했다는 평가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새 금융규제 시스템 가동… 미래 경제위기 사전 차단

    새 금융규제 시스템 가동… 미래 경제위기 사전 차단

    12일 발표된 G20 서울 정상선언은 세계경제의 지형도와 역학구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규제 개혁에 합의함에 따라 새로운 규범의 금융 규제시스템이 출범하게 되고 IMF 세계 경제의 권력축이 선진국에서 신흥 경제국으로 이동하는 동력을 얻게 된 것이다. 과도한 자본유출입 방지를 위한 수단을 포함한 거시 건전성 감독 강화도 포함됐다. 국제금융기구 개혁은 지난달 경주 재무장관회의의 극적 합의를 바탕으로 지난 5일 IMF 이사회가 의결한 IMF 쿼터 개혁안을 최종 추인했다. 선진국이 지분 6%포인트를 신흥국에 넘기기로 하면서 중국이 6위에서 3위로 급부상하고 한국이 18위에서 16위로 상승하게 됐다. 이외에 브라질 등 브릭스(BRICs) 국가 모두가 10위권에 포함됐다. 신흥 경제국들의 세계 무대에서의 발언권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환율 전쟁’의 해법은 ‘포괄적 합의’라는 절충선을 택했다. 다소 어정쩡한 스탠스였지만 미국과 중국 등 선진국과 신흥국의 반목에다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선진국 사이에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구체적인 수치와 세부적인 합의까지는 이루지 못했다.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G20 회원국 사이에서 환율갈등이 일정한 틀 속에서 해결되지 못할 경우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무역전쟁으로 이어져 결국 세계경제가 공멸의 늪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큰 틀에서 합의하게 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내년 11월 프랑스 G20 정상회의까지 경상수지 가이드 라인을 도출한다는 의미는 일단 환율전쟁의 확전은 막으면서 시장 지향적인 환율시스템을 가동시켜 세계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정부 소식통은 “서울선언이 물리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시장 결정적 환율제도’의 이행 등에 합의한 만큼 이를 노골적으로 위반하지 못하도록 하는 국제적 압력과 감시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서울회의에서 ‘대마불사’(大馬不死) 초대형 금융기관을 규제하는 내용의 금융 개혁은 커다란 진전을 이뤘다. 지난 6월 토론토 정상회의에서는 금융안정위원회(FSB)와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의 보고를 받는 수준에 그쳤지만 이번 서울정상회의에서는 금융 규제의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 금융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초대형 금융기관과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거센 로비를 뚫고, 이들의 손발을 묶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신흥국과 선진국 간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할 ‘코리아 이니셔티브’는 각국의 환영 속에 채택됐다. 우리나라가 주도했지만 더 발전된 내용의 글로벌 금융안전망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 이니셔티브의 또 다른 축인 ‘개발 의제’도 각국의 호평 속에 서울선언에 포함됐다.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한국의 ‘발전 노하우’가 담겨 있다. 인프라와 인적자원개발, 무역 등 9개 핵심분야에 대한 ‘다년간 행동계획’이 채택됐고, 20여개의 구체적인 세부 행동계획이 발표됐다. 이 밖에 신흥국의 IMF 지분을 늘리는 IMF 지분 개혁과 반부패 척결 등도 서울선언에 담겼다. 오일만·김경두기자 oilman@seoul.co.kr
  • [사설] 위기 넘어 다함께 성장할 ‘서울선언’ 기대한다

    G20 정상회의가 오늘과 내일 서울에서 열린다. G20 정상회의가 신흥국에서 개최되는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G20 정상회의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 모임인 G7(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회원국에서만 열렸다. 내년의 정상회의도 프랑스에서 열린다. 이런 점에서 신흥국 중에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의미는 작지 않다. 60년 전 1인당 국민소득이 50달러에 불과한 세계 최빈국의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면서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에 자긍심을 가질 만하다. G20 정상회의는 지난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열리게 됐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를 비롯한 신흥국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면서 G7만으로는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G20은 현재 세계경제 현안을 해결하는 최상위 국제회의체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있어야 서울회의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위기를 넘어 다함께 성장’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서울회의의 주요 의제는 환율갈등 조정, 글로벌 불균형 해소,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개발도상국 지원 등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의제는 환율전쟁이라는 말까지 있는 환율갈등을 원만히 조정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번 회의의 성패는 환율에 관한 합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정도다. 세계의 이목이 서울회의에 쏠리고 있는 게 당연하다. 환율갈등 조정·보호무역 배격 실질성과 나와야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환율문제에 상당부분 공감대가 이뤄졌으나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경기부양을 위해 6000억 달러를 시중에 풀기로 하는 양적 완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미국을 제외한 회원국들은 양적 완화 조치로 달러 가치가 떨어져 자국통화 가치가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중국 위안화 저평가를 문제 삼은 미국이 공격 받는 상황이 됐다. 인플레이션과 자산거품 가능성을 우려하는 신흥국도 많다. 환율문제 갈등을 조정하려면 의장국인 우리나라의 역할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오늘 열리는 한·미, 한·중, 한·독 정상회담을 통해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보호무역주의를 단호히 배격한다는 목소리도 나와야 한다. 종전의 G20 정상회의와는 달리 이번에 처음으로 글로벌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비즈니스 서밋에서도 보호무역을 배격하는 내용의 사전보고서가 채택됐지만 정상회의에서도 이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 2년 전 전 세계에 불어닥친 금융위기에서는 금융시장 안정조치와 확장적 재정정책의 국제공조가 이뤄지면서 세계경제는 빠르게 회복될 수 있었다. 그러나 금융위기에서 점차 벗어남에 따라 자국 이기주의로 가려는 기류가 역력해지고 있다. 자국의 이익에만 집착하거나 보호무역에 눈을 돌리는 순간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각국은 전 세계가 다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공조가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선진국·개도국 가교역할로 국제적 위상 높여야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해결은 물론 세계경제의 동반성장 달성을 위해 막전·막후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가 의제로 정한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과 개도국 지원 어젠다에서 성공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외환위기를 겪은 경험과 최빈국에서 어엿한 신흥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경험을 살려 비회원 개도국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중 우리나라만큼 경제적으로 성공한 나라도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역할을 하기에는 제격이다. 중재와 조정을 통해 위상을 높이는 좋은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정부는 의장국으로서의 조정역할을 충실히 해 이번 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해야 한다. 서울 정상회의가 금융위기 이후의 위기 극복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G20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우리나라의 브랜드가치가 높아지는 등 국격(國格)은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글로벌 균형 성장을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강력한 내용을 담은 ‘서울선언’이 나와 서울회의가 역사에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 [G20 D-3] ‘경제 뉴파워’ 브릭스 15개社 등 방한

    [G20 D-3] ‘경제 뉴파워’ 브릭스 15개社 등 방한

    주요 20개국(G20) 비즈니스 서밋에 신흥국 대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수 참석하면서 유명 글로벌 기업 CEO 못지않게 이들의 면면과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G20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원회는 접수된 비즈니스 미팅 희망 상대기업 중 3분의1을 신흥국 기업들이 차지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쩍 높아진 이들의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고 7일 밝혔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 4개국에서는 모두 15개 기업의 CEO가 한국을 방문한다. 중국의 경우 차이나모바일(이동통신), 화웨이(휴대전화), 중국공상은행(금융) 등 여러 분야의 중국 1위 기업 CEO들이 참석한다. 세계 최대 소매 공급업체인 홍콩 리앤드펑그룹의 빅터 펑 회장은 이번 비즈니스 서밋 토론에서 무역·투자 분과의 무역 확대방안 소주제 그룹을 이끌기로 했다. 인도에서는 인도 최대기업 인디언오일과 함께 ‘인도 정보기술(IT) 산업의 신화’로 불리는 인도 2위 IT기업 인포시스 CEO가 참석한다. 단돈 250달러로 창업해 인포시스를 세계적인 IT기업으로 성장시킨 크리스 고팔라크리슈난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과에서 토론을 주재한다. 세계 최대 철광석업체인 브라질 발레의 호제 아그넬리 회장은 이번 비즈니스 서밋 토론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과에 참여한다. 발레는 포스코, 동국제강 등과 활발한 사업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러시아 2위 철강업체인 세바르스탈이 참석한다. 브릭스에 이어 급부상하고 있는 멕시코, 터키 등 이른바 ‘N11’ 국가의 기업들을 비롯해 남미, 동남아시아 기업들도 눈에 띈다. 멕시코에서는 멕시코 최대 기업인 국영석유기업 페멕스와 최대 영화관 업체인 시네폴리스의 CEO도 한국을 방문한다. 페멕스는 멕시코 정부 전체 수입의 3분의1과 연간 멕시코 수출액의 7%를 차지하는 등 멕시코 경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투자가 조지 소로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준 에피소드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의 부동산 사업가이자 방코 이포테카리오 회장인 애두아르도 앨츠타인, 태국 최대 민영기업 시암시멘트의 칸 트라쿨훈 회장 등도 비즈니스 미팅 상대로 인기가 높다. 그 밖에 인도네시아 최대 민간 에너지회사인 메드코그룹, 터키 최대 그룹인 코치의 자회사 야피크레디 은행 CEO를 비롯한 신흥경제국의 경제 리더들이 이번 회의에 참석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 관계자는 “신흥국 기업인들의 대거 참여는 신성장 동력을 모색해 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성장체제 조기 완성을 목표로 하는 이번 회의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브라질 대처’ 호세프… 62세 남미 최대국 女대통령

    ‘브라질 대처’ 호세프… 62세 남미 최대국 女대통령

    브라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1억 3580만 유권자들은 집권 노동자당(PT)의 여성 후보 지우마 호세프(62)에게 남미 최대국의 명운을 맡겼다. 제40대 브라질 대선 투표 결과 호세프는 제1 야당인 사회민주당(PSDB) 후보 주제 세하를 12%포인트가 넘는 큰 표 차로 눌렀다.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넓은 국토를 배경 삼아 지구촌 경제를 좌우하는 브릭스(BRICs) 주도국의 새 수장이 된 호세프는 당선이 확정되자 “빈곤 퇴치가 나의 첫 번째 임무”라며 준비된 일성을 날렸다. 타협을 모르는 업무 추진력으로 ‘브라질의 대처,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호세프는 세계 정치무대를 주름잡을 파워 여성 정상으로 지구촌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또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이어 남미지역 세 번째 선출직 여성 정상으로도 기록됐다. 마냥 수수해 보이지만 호세프에게는 ‘게릴라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다. 1947년 브라질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 주의 주도인 벨로 오리존테 출신인 호세프는 불가리아계 이민자 부모 밑에서 유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군사독재 시절인 1967년 반정부 무장투쟁 조직에 가담하다 1970년 체포돼 3년간 수감생활을 하는 등 게릴라 지도자로 청춘의 한때를 보냈다. ●유세과정 친서민 행보 변신 정계 입문은 1980년 민주노동당(PDT) 창당에 참여하면서부터다. 2001년 PT에 입당, 당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3년 룰라 정부가 출범하면서 연방정부 에너지부 장관, 수석장관(국무총리)에 발탁됐다. 오랫동안 강성 이미지로 각인됐던 호세프는 유세 과정에서 친서민 행보로 과감한 변신을 꾀했다. 다정다감한 아줌마 같은 모습으로 ‘통치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보살피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대선 출마 이전까지 당직을 맡은 경험조차 없어 지명도가 턱없이 낮았던 호세프의 승리에는 80%의 국민 지지도를 자랑하는 룰라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이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태생적 한계인 동시에 정치적 핸디캡이다. ●두 차례 방한… 한국에 호감 호세프는 한국에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때문에 양국간 외교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지난 2005년과 지난해 두 차례 한국을 방문, 자본력과 기술력을 확인했다. 지난해 수교 5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는 최근 대서양 연안 심해유전 공동개발, 원자력 협력 등을 계기로 전례 없이 돈독하다. 내년 1월 1일 호세프가 취임하면 고속철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양국 간 협력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들이다. 중남미 지역의 정치판도에도 가시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좌파 성향의 호세프 정부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남미국가연합 등 지역국제기구의 결속 강화를 주도하는 강공 드라이브를 구사할 전망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이원복 교수의 카툰 G20] (3) IMF 개혁

    [이원복 교수의 카툰 G20] (3) IMF 개혁

    선진국과 신흥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린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배구조 개혁안 도출은 주요 20개국(G20) 경주 재무장관회의의 주요 성과 중 하나입니다. 이번 합의로 ‘주식회사 IMF’에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목소리가 한껏 커졌지만, 60여년 간 실세였던 유럽의 위세는 다소 기울었습니다. 세계 경제지도의 새 판이 짜인 셈입니다. 최대 주주인 미국은 종전 17.67%에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15%가 넘는 지분을 유지해 거부권을 지켰습니다. IMF가 85%의 찬성으로 주요 결정을 내리는 만큼 미국이 반대하면 어떤 결정도 못하는 것은 여전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IMF의 의사결정 구조가 각국의 경제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그래서 유럽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경제력에 비해 많은 지분을 차지한 나라에서 중국·인도처럼 경제력에 비해 적은 지분을 가진 나라로 쿼터를 옮기는 논의가 진행됐습니다. 경주회의에서는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6% 이상의 쿼터를 넘기기로 했습니다. 최대 수혜자는 중국입니다. 6.112%로 6위였던 중국은 쿼터가 6.4%까지 늘어 3위로 올라섭니다. 2위를 지킨 일본(6.45%)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중국이 환율을 미국에 양보한 대신 IMF 지분을 챙겼다는 ‘빅딜설’이 제기되는 까닭입니다. BRICs도 ‘톱 10’ 안에 들게 됐습니다. 인도는 11위→8위, 러시아는 10위→9위, 브라질은 14위→10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우리나라도 18위(1.413%)에서 16위(1.8% 안팎)로 두 계단 상승했습니다. 그간 선진국보다 턱없이 적은 신흥국의 지분 탓에 IMF가 선진국의 이익만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들어온 점을 감안하면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의 말처럼 ‘역사적인 순간’인 셈입니다. 쿼터는 IMF 내부의 투표권 및 자금이용 권한 등과 직결되는, 중요한 ‘주주 권리’입니다. 결국 이번 경주 합의로 세계경제 무대에서 신흥국들의 목소리가 그만큼 커지게 된 것입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G20회의 주요국 반응

    G20회의 주요국 반응

    23일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통화전쟁’을 자제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 미국과 유럽 쪽에서는 “일보 전진한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중국도 자국의 국제통화기금(IM F) 지분율이 3위로 올라선 데 대해 만족했으나, 일본은 엔고가 지속될 수 있다며 우려감을 표시했다. ●미국·유럽 미국과 유럽의 언론들은 IMF의 지분 6% 이상을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한 대목을 특히 높게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IMF 지분 조정 합의에 대해 “신흥경제국들이 IMF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미국의 주장처럼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구체적 목표를 수치화하지는 못했지만 2주 전 워싱턴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견을 해소하는 데 실패했던 것에 비하면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의 BBC방송은 G20 재무장관들이 환율 전쟁을 자제하기로 합의한 것은 성과이나 미국과 중국이 합의 내용의 이행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중국 중국은 언론을 통해 자국의 IMF 지분율이 기존 6위에서 미국과 일본에 이어 3위로 올라선 것을 크게 환영했다.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이번 회의의 결정으로 중국의 IMF 지분율이 기존 4%에서 6.19%로 늘어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을 제치고 미국과 일본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는 사실을 대서특필했다. 아울러 다른 브릭스(BRICs) 구성국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이 모두 10위권 안에 들었다는 데에도 주목했다.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의 경제전문가 장원쭝(張文宗)은 “중국 등 신흥개발국의 발언권이 커지고, 국제경제가 보다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들은 “경주 회의에서 IMF 개혁의 중대 진전을 이끌어냈다.”고 환영하면서도 “‘환율전쟁’의 위험이 여전하다.”며 위안화 환율 절상 압력을 경계했다. ●일본 일본 언론들은 앞으로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이 어려워져 엔고가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4일 “201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4% 이내로 억제한다는 수치목표가 도입될 경우 경상흑자국인 일본은 한결 더 엔고가 진전될 우려가 있다.”며 “관리무역을 조성하는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이 엔화 값을 낮추려고 시장에 개입하는 데 대해 국제사회의 이해를 얻는 일이 더 어려워졌다.”며 “일본만 혼자 손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균미·도쿄 이종락·베이징 박홍환 특파원 kmkim@seoul.co.kr
  • [경주회의 주요 2제 결과는] IMF 무게중심 선진국→신흥국…‘경상수지 비만 지표’ 최대 논란

    선진국과 신흥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던 국제통화기금(IMF) 지배구조 개혁방안도 극적으로 합의됐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의 쿼터이전 규모가 기존 5% 이상에서 6% 이상으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1%포인트 차이지만 덕분에 IMF의 무게중심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성큼 넘어 왔다. 우리나라의 IMF 지분율 순위는 기존 18위에서 16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일본은 2위, 중국은 3위(기존 6위)까지 올라섰다. 이번 개혁으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는 모두 ‘톱 10’ 안에 들게 됐다. 특히 IMF 지분 개혁은 논란의 여지가 없이 명쾌한 문구로 정리됐다는 점도 높게 평가 된다. 2012년 IMF 연차총회 때까지 최빈국의 투표권을 보호하되 신흥개도국과 과소대표국으로 쿼터의 6% 이상을 넘기는 작업을 완료하기로 못 박았다. 24명으로 정해진 IMF 이사진 중 유럽 몫에 해당하는 2명을 줄이기로 한 것도 눈에 띈다. 신흥개도국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현재 한국은 24명의 상임이사 중 1명의 이사(이희수 이사)를 보유하고 있다. 경주 재무장관 회의 코뮈니케(공동성명)의 최대 논란거리였던 ‘예시적인 가이드라인(indicative guidelines)’은 국제사회 경제의 비만도 지수를 정하겠다는 말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최근 국제사회는 경상수지 만년 흑자국(비만국)과 적자(저체중 국)국으로 양분되면서 환율전쟁 등이 일어나는 상황인데 이를 그대로 놔둔다면 무역보호조치 등이 가중돼 모두에게 해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데 G20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 때문에 국제경제의 일종의 비만 지표를 만들어 먼저 일러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 나라별로 일률적으로 몇 ㎏에 몸무게를 맞추라고 강요하는 대신 나라별로 기준을 할당해 경상수지 등이 ‘비만(과다 흑자국)’인지 ‘정상’인지 ‘저체중(과다 적자국)’인지를 일러주겠다는 것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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