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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속 수능잡기] 스모크

    맛있는 음식도 자꾸 상에 오르면 물리기 마련이고, 즐겁던 농담도 자꾸 하면 재미없다.10년 전에 유행하던 ‘최불암 시리즈’나 ‘영구시리즈’의 개그를 재탕 삼탕 우려먹는 개그맨은 한마디로 날 샌 개그맨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발성과 의외성에 웃음의 본질이 있기 때문이다. 판에 박은 듯한 사고방식은 하품을 만들어내기에 제격이다. 무언가 새로운 게 없을까, 무언가 재미있는 게 없을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자기의 삶이 즐거운 생동감으로 가득 차기를 바란다. 하지만 문제는 일상이다. 아들은 매일 학교에 가서 판에 박은 수업을 해야 하고, 아버지는 같은 노선 버스를 타고 매일 같은 직장으로 출근해서 어제와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하고, 어머니는 집안 청소에 빨래에 찬거리 준비에 그렇고 그런 일을 반복해야 한다. 학생이 공부를 하고 가장이 출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당연한 일이 때로는 힘겹고 버겁게 느껴진다. 어떻게 일상의 단조로운 리듬을 깰 수 없을까. 일상을 만들어내는 규칙, 가령 일찍 일어나라, 열심히 일해라, 복장을 단정히 해라, 아껴 써라 등과 같은 규칙들을 뒤집어 단 며칠만이라도 지긋지긋한 일상에서 빠져나갈 수는 없을까. 그런 궁리 끝에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 축제다. 축제는 모든 것을 뒤집는다. 조선시대의 탈놀음을 보라. 천한 백정이 양반을 나무라고 조롱한다. 축제가 아니면 어림도 없다. 학교 축제에서는 학생들이 교장선생님을 풍자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장선생님은 껄껄 웃으신다. 축제가 아니라면 학생부에서 단단히 본때를 보여주었을 텐데 말이다. 일상적인 것을 뒤집는 축제는 단조롭기만 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축제를 통해 사람들은 일상으로 복귀할 힘을 얻는다. 그렇다면 일상은 단조롭고 따분하기만 한 것일까. 늦게까지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하다가 집에 돌아가면 나를 맞아주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라. 언제나 평범 그 자체다. 스타의 화려함도 없다. 매일 수수한 차림이다. 밥을 해주고, 교복을 세탁해주는 어머니의 노동은 표가 나지도 않는다. 시계추처럼 일터를 오가시는 아버지의 노동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 부모님의 위대함은 단조로움울 인내하는 마음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농부의 위대함이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수확을 하는 그 단조로운 노동 속에 있듯이. 영화 ‘스모크’에서 담배가게 주인 오기랜은 매일 의미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사진에 담아내는 일을 취미로 삼는 인물이다. 오전 8시 브루클린 거리. 그는 같은 시간 같은 거리를 무려 12년 동안 같은 프레임 속에 담아냈다.‘다 똑같은 사진이잖아.’라고 퉁명스레 말하던 주인공 폴은 그 사진들 속에서 총기사고로 죽은, 살아있을 때의 자신의 부인을 발견한다. 그리고 오열한다. 일상의 시간을 벗어난 비일상의 시간, 즉 축제의 시간이 즐거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일상의 시간을 무가치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문제는 그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새롭게 해석하고 바라볼 수 있는 우리의 지혜에 달려있는 것은 아닐까. 웨인 왕 감독, 하비 케이틀·윌리엄 허트 주연,1995년작.
  • [무슨영화 볼까]

    ■ 사하라 장르/예매율 어드벤처 액션/2.07%(12세) 감독/배우는 브렉 에이즈너/매튜 맥커너히·페넬로페 크루즈·스티브 잔 어떤 줄거리 보물을 찾아 사하라 사막을 뒤지는 세 남녀. 이래서 좋아 육해공을 넘나드는 스펙터클 ‘생생’액션. 이래서 별로 뜬금없는 상황설정, 밀도가 부족한 스토리. 홈피 반응은 “‘인디아나 존스’를 더 생각나게 하는 영화” ■ 배트맨 비긴즈 장르/예매율 액션/21.58%(12세) 감독/배우는 크리스토퍼 놀란/크리스찬 베일·마이클 케인·모건 프리먼·케이티 홈즈 어떤 줄거리 배트맨은 왜, 어떤 사연으로 영웅이 되었을까. 이래서 좋아 ‘인간적 영웅’을 만날 수 있는 팬터지 액션. 이래서 별로 호쾌한 액션을 기대한다면 배가 좀 고플 듯. 홈피 반응은 “…” ■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장르/예매율 로맨틱 액션/34.94%(15세) 감독/배우는 덕 라이먼/브래드 피트·안젤리나 졸리 어떤 줄거리 ‘킬러 부부’가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벌이는 좌충우돌 이야기. 이래서 좋아 할리우드 간판 섹시스타 커플, 그 화끈한 호흡! 이래서 별로 스토리의 완성도는 글쎄…. 홈피 반응은 “피트와 졸리, 두 배우밖에 보이지 않더군요.” ■ 분홍신(30일 개봉) 장르/예매율 공포/10.75%(15세) 감독/배우는 김용균/김혜수·김성수·박연아 어떤 줄거리 탐욕을 부리면 저주를 받는 분홍색 구두. 이래서 좋아 참신한 소재, 중심 인물들의 충실한 감정묘사. 이래서 별로 마지막 반전을 드러내는 방식이 세련되지 못한 느낌 홈피 반응은 “설정도, 내용도, 연기도 정신없고 산만” ■ 에로스(30일 개봉) 장르/예매율 멜로/6.68%(18세) 감독/배우는 왕가위·스티븐 소더버그·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공리·장첸·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어떤 줄거리 세 거장들이 옴니버스로 보여주는 세가지 사랑. 이래서 좋아 꿈결에 취한 듯 몽환적인 화면, 나른한 음악. 이래서 별로 사랑이라 하기엔 낯설고 비현실적인 이야기. 홈피 반응은 “왕가위, 아직 죽지 않았다.” ■ 셔터(30일개봉) 장르/예매율 공포/2.61%(15세) 감독/배우는 반종 피산타나쿤/아치타 시카마나·아치타 우디논스라싯 어떤 줄거리 사진에 찍힌 귀신의 정체와 사연 더듬어가기. 이래서 좋아 ‘악!’소리 절로 나는 100% 동양식 귀신영화. 이래서 별로 지나치게 거칠고 원색적으로 드러나는 공포. 홈피 반응은 “정말 뻔하지만, 정말 무서운 영화” ■ 연애의 목적 장르/예매율 멜로/5.08%(18세) 감독/배우는 한재림/박해일·강혜정 어떤 줄거리 ‘발칙男’과 ‘앙큼女’의 솔직·화끈 연애담. 이래서 좋아 박해일의 섬세한 연기와 강혜정의 에너지가 절묘하게 결합. 이래서 별로 영화속 ‘연애의 목적’은 오로지 섹스뿐? 홈피 반응은 “재치있고 솔직담백한 연애에 대한 지침서” ■ 썬씨티(30일 개봉) 장르/예매율 액션/13.43%(18세) 감독/배우는 로버트 로드리게즈/브루스 윌리스·미키 루크·제시카 알바 어떤 줄거리 범죄와 관능이 질척거리는 도시와 아웃사이더. 이래서 좋아 브루스 윌리스, 미키 루크가 ‘딴 사람’이 됐네. 이래서 별로 눈요깃감은 ‘짱짱’한데, 이야기 씹는 맛은 글쎄. 홈피 반응은 “만화적 상상력으로 가득찬, 특이한 영화”
  • [이번 주말엔 외식할까]

    ●W서울워커힐 아시아식당 나무(2202-0222)는 1일부터 송어와 아보카도가 어우러진 스시 무롤(1만 8000원), 단새우 타타르와 세브루카 캐비어(2만 5000원) 등을 새롭게 선보인다. 나무의 단품은 1만 5000원, 세트는 4만 5000원부터.●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 아시아식당 아시안라이브(3430-8620)는 1일부터 천연 향신료를 이용한 심플한 건강음식 인도요리를 선보인다. 양갈비구이·난(인도식빵)·탄두리치킨 등이 나온다.1만 8000원부터.●서울프라자호텔 중식당 도원(310-7345)은 8월 말까지 정통 중국식 수타냉면 정식(6만 5000원)을 내놓는다. 정식에는 해산물 키위크림소스냉채·북경식 상어지느러미볶음·중식냉면 등이 나온다.
  • [NBA 챔피언결정] 샌안토니오, NBA 천하통일

    24일 SBC센터에서 열린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미프로농구(NBA) 04∼05시즌 챔피언결정 최종 7차전. 종료 1분전 68-73로 뒤지던 디트로이트의 ‘미스터 클러치’ 천시 빌업스(13점 8어시스트)가 3점라인 왼쪽 45도에서 역전을 노리는 회심의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공은 ‘수비 스페셜리스트’ 브루스 보웬의 손끝에 걸렸다. 길고 길었던 챔프전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미스터 기본기’ 팀 던컨(25점 11리바운드)이 3쿼터에만 12점을 쏟아부으며 맹활약한 샌안토니오가 홈에서 디트로이트를 81-74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대망의 NBA 챔피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로써 샌안토니오는 지난 99년과 2003년에 이어 통산 세번째 정상에 올랐고 이번 시리즈에서 평균 20.6점 14.1리바운드를 기록한 던컨은 사상 세번째로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 94년 이후 11년 만에 치러진 챔프전 7차전답게 양팀은 끈질긴 수비와 톱니바퀴같은 조직력으로 경기 내내 1∼2점차 접전을 펼쳤다. 경기 초반은 빠른 패스 플레이로 ‘빅벤’ 벤 월러스(12점 11리바운드)의 쉬운 골밑 득점을 유도해낸 디트로이트의 우세. 샌안토니오는 6차전 홈경기 패배의 상처가 덜 아문 듯 턴오버를 남발하며 전반을 38-39로 뒤졌다. 하지만 샌안토니오는 97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한 뒤 팀이 우승할 때마다 MVP를 차지해온 던컨이 있었다. 던컨은 3쿼터 고비 때마다 포스트업 플레이로 침착하게 득점을 올린 뒤 자신에게 수비가 몰린 4쿼터에는 비어있는 동료에게 빠르게 패스하는 영리한 플레이로 승리를 이끌었다. ‘디펜딩 챔프’ 디트로이트는 4쿼터에서 샌안토니오의 강력한 수비망을 뚫을 ‘에이스 부재’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해 2연패 문턱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눈에 띄네~ 이 얼굴] ‘배트맨 비긴즈’의 케이티 홈즈

    스타 동향에 관심이 많은 영화팬이라면 ‘배트맨 비긴즈’에서 유독 오래 눈길이 쏠리는 얼굴이 케이티 홈즈(27)일 것이다. 지금껏 국내에서는 그리 큰 인기를 얻지 못했던, 조금은 평범한 이미지의 홈즈는 다름아닌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43)의 새 애인. 최근 크루즈의 신작 ‘우주전쟁’의 시사회가 열린 프랑스 파리에서 전격 약혼발표를 해 외신을 후끈 달구기도 했다. ‘배트맨 비긴즈’에서의 역할은 당찬 검사보 레이철. 브루스 웨인(배트맨의 극중 본명)의 단짝 소꿉친구로, 부패권력과 밀착한 갱단을 색출하려는 야무지고도 지적인 캐릭터를 소화했다. 정체를 숨기려 플레이 보이로 위장하고 사는 웨인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그녀의 시선 덕분에 영화는 로맨틱 영웅담으로 유연해질 수 있었다. 이안 감독의 ‘아이스 스톰’(1998년)으로 데뷔한 뒤 ‘기프트’‘폰부스’ 등에 출연해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20세기 명지휘자 줄리니

    20세기 가장 돋보인 음악계 별 중의 한 명이었던 지휘자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가 이탈리아 북부 브레시아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지병으로 타계했다.91세. 줄리니는 LA필하모닉을 이끌 때 정명훈씨를 부지휘자로 영입해 정씨를 세계 무대에 데뷔시킨 스승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2차대전 초기 크로아티아에서 복무하다 탈영해 떠돌이 연주자 생활을 하던 줄리니는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학원에서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했다. 비올라 연주자로 당대 최고의 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오토 클렘페러 밑에서 지휘 수업을 받았다.1944년 첫 지휘봉을 잡은 줄리니는 56년 밀라노의 라스칼라 오페라좌 음악감독을 맡으면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그는 부드럽고도 사려 깊게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이끌고 특히 브람스,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브루크너, 슈베르트의 작품을 힘차고도 영적으로 해석한다는 평을 얻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하프타임] 노모, 美·日 통산 200승 달성

    ‘풍운아’ 노모 히데오(37·탬파베이 데블레이스)가 16일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7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곁들이며 4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막고 5-3으로 승리, 미-일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LA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 2003년 4월21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아시아 투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100승을 달성한 노모는 현재 빅리그에서만 통산 122승째를 거뒀다.
  • 원작만화 느낌 그대로… 브루스 윌리스 ‘복수의 화신’ 役

    할리우드 터줏대감 브루스 윌리스와 로버트 로드리게스감독. 머릿속에서 대번 이미지의 틀이 그려지는 액션 히어로와, 스크린에서 무슨 일을 낼지 도무지 감잡기 힘든 ‘악동’ 감독. 아무래도 부조화한 만남 같은데, 이들이 작당하고 일을 냈다.30일 개봉하는 ‘씬 시티’(Sin City)에서 두 사람은 부조화의 편견을 뚫고 빚어내는 화음이 어떤 맛인지를 여보란듯 펼쳐보인다. ‘씬 시티’의 원작은 ‘그래픽 소설’이라 불리는 코믹스(만화) 장르를 개척한 프랭크 밀러의 동명만화.‘데어 데블’(2003년)의 원작을 맡기도 했던 그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공동감독으로도 참여했다. 제목에서 풍기듯 영화는 누아르를 연상시킬 만큼 어둡고 장렬한 액션 시퀀스가 인상적인 스릴러물. 범죄와 음모, 관능이 득시글거리는 도시 뒷골목을 누비는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그들은 누아르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다크 히어로’(어둠의 영웅)의 이미지를 뒤집어썼다. 그 자신 만화원작의 열렬한 팬이었던 감독은 원작의 상상력을 최대한 다치게 하지 않고 스크린에 옮기는 데 주력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두꺼운 원작의 마니아층을 만족시키려면 강도높은 자극장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까. 흑백에 포인트 컬러를 넣는 방식의 독특한 화면부터 유별난 액션을 예고한다. 브루스 윌리스는 이번에도 오랜 ‘전공’인 형사 역이다. 은퇴를 하루 앞둔 나이 예순의 형사 하티건.11세 소녀를 인질범에게서 구출하는 마지막 임무를 혼자 수행하다 오히려 누명을 쓰고 수감된다. 소녀의 유괴범 로크는 다름아닌 막강파워로 도시를 주무르는 상원의원의 아들이었던 것. 브루스 윌리스를 SF애니메이션 속 영웅처럼 변신시킨 화면은 디스토피아적 음울한 화면에 쉼없이 인물 만화경을 풀어낸다. 별볼일 없는 자신을 하룻밤 따뜻이 품어준 여인 골디(제이미 킹)가 살해당하자 막무가내로 복수에 나서는 뒷골목의 ‘주먹’ 마브(미키 루크). 타락한 전직 형사로 양아치들을 몰고다니며 웨이트리스 애인 셜리(브리트니 머피)에게 주먹질이나 일삼는 재키 보이(베네치오 델 토로), 비열한 재키에게 총을 겨누는 셜리의 새 애인 드와이트(클라이브 오언). 줄줄이 나열되는 캐릭터들을 직렬 혹은 병렬로 정리하는 데 헷갈릴 관객도 있을 듯싶다. 복잡하게 사건들을 꼬아놓고 수수께끼를 풀어보라며 키득키득 장난을 거는 로드리게스 감독 스타일이 드러나는 설정이다. 딱히 기둥줄거리가 없어 보이는데, 복잡다단한 인물구도를 갖춘 영화가 요령껏 굴러가는 품새가 신통하다. 누명을 쓰고 8년을 감옥에서 썩고나온 하티건의 장렬한 복수와 어느새 19세가 된 낸시(제시카 알바)와의 사랑, 골디를 죽인 살인마 케빈(엘리야 우드)을 저돌적으로 공격하는 마브의 이야기는 묘하게 순애보의 낭만까지 뿜어낸다. ‘씬 시티’의 액션이 만화적 상상력의 결정체인 흔적은 이뿐이 아니다. 음모에 뒤덮인 창녀촌을 지키는 여전사같은 여인 게일(로자리오 도슨)이 있는가 하면, 사무라이 여전사(데본 아오키)가 ‘킬빌’의 우마 서먼과 닮은꼴로 귀신처럼 칼을 놀려댄다(실제로 ‘킬빌’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을 도왔다.). 아이디어가 많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백화점식 스토리 나열로 끊임없이 감각을 자극할 뿐, 에피소드를 자연스럽게 한 두름에 꿰는 드라마의 힘은 아무래도 약하다. 요란한 시각장치가 아니었다면 관객들을 흥분시킬 대목이 과연 얼마나 됐을까 의심스러운 까닭이다. 만화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가 감쪽같이 가면을 쓰고 나온 듯한 스타들의 변신은 빼놓을 수 없는 감상포인트. 뽀빠이와 헐크를 뒤섞어 고대전사의 이미지를 덧칠한 듯한 미키 루크, 표정없는 사이코 살인마가 된 엘리야 우드의 캐릭터는 그 자체로 ‘이야깃감’이다.18세 관람가.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공화당 차기는 매케인-젭 부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공화당이 2008년에 존 매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과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를 대통령 및 부통령 후보로 내세울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가 14일(현지시간) 예상했다.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겸 워싱턴포스트 고정 칼럼니스트인 E J 디온 주니어는 ‘매케인이 부시의 후보자일 것’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같은 시나리오는 매케인 진영과 개인적 친분이 있고 통찰력 있는 민주당 정치인이 최근 얘기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그후 부시 대통령의 언론담당 수석보좌관인 마크 매키논은 매케인이 대통령에 출마한다면 그를 도울 것이라고 공공연히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매케인 의원은 지난해 대선에서 친구인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가 부통령 후보직을 제의했으나 거절하고 부시 대통령을 지지했다. 디온 주니어는 이라크전과 경제상황이 계속 개선되지 않고 특히 공화당 일부 의원들의 윤리 문제까지 악화된다면 ‘미스터 클린(Mr.Clean)’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매케인 의원이 공화당 의원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디온 주니어는 부시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주지사가 2008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부통령 후보까지 배제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일 매케인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젭 부시는 2008년 8월29일로 72세가 되는 대통령 밑에서 2인자가 될 것이며, 패배한다 해도 2012년 대선을 위해 전국적 지지도를 높이는 결과를 갖게 될 것이라고 디온 주니어는 말했다. 매케인은 부시 대통령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이 젭 부시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로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이 단연 앞서고 있다.이와 함께 지난 대선에서 낙선한 존 케리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과 부통령 후보였던 존 에드워즈 전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등도 계속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dawn@seoul.co.kr
  • ‘배트맨 비긴스’ -탄생, 왜! 어떻게?

    올 여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는 약속이나 한 듯 ‘탄생의 비밀’을 벗기는 데 초점을 모았다.‘스타워즈 에피소드 3’편이 제다이 기사 아나킨이 악의 화신이 되는 과정을 밝히더니,24일 개봉하는 ‘배트맨 비긴스’(Batman Begins)는 브루스 웨인이 왜, 어떻게 배트맨이 됐는지를 되짚는다. 배트맨의 1인 영웅담에 집중하기는 전편들과 다를 게 없으되 덕분에 드라마는 한결 강해졌다. 장기 시리즈물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주인공의 면모일 것. 마이클 키튼, 발 킬머, 조지 클루니에 이은 4대 배트맨으로 크리스천 베일이 종횡무진 스크린을 활강한다. 상처입은 영혼을 가진 배트맨의 면모를 보여주는 데 영화는 시작부터 초점을 맞춘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어이없이 길거리에서 피살되는 광경을 목격한 그날 이후 브루스 웨인은 죄의식과 분노를 떨칠 수가 없다. 악을 물리칠 방법을 찾겠다며 고담시를 떠나 들어간 곳이 범죄자들의 소굴. 그곳에서 자신도 범죄자에게 아내를 잃은 아픔을 겪었다며 접근해오는 듀커드(리암 니슨)를 만나 다양한 수련법을 익힌다. 그러나 듀커드가 범죄자들을 처절하게 응징하는 라스 알굴(와타나베 겐)주도의 강경조직으로 끌어들이려 하자 웨인은 고담시로 돌아와 사회를 구원할 자신만의 방식을 찾는다. 배트맨 탄생을 설명하는 일련의 사연들이 전반부에서 압축된 이후 스크린은 본격적인 영웅담을 풀어놓는다. 고담시에 만연한 부패와 범죄를 소탕하려는 웨인의 시도는 너무나 인간적이며, 이를 부각시키려는 흔적이 곳곳에서 역력하다는 점이 이번 시리즈의 특기항목. 충성스런 집사(마이클 케인)와 응용과학 전문가 폭스(모건 프리먼)의 도움으로 첨단소재의 배트슈트, 최신 무기들을 제조하는 과정에 진지한 시선을 보낸 것도 그런 맥락으로 읽힌다. 불굴의 의지, 강도높은 훈련, 거대한 자본으로 이뤄진 배트맨은 ‘던져진 영웅’이 아니라 ‘만들어진 영웅’이었음을 웅변하는 데 영화는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영웅담의 기본재료로 동원되는 선악의 이분법적 구도가 이번 시리즈에선 흐릿하게 뭉개진 대목도 흥미롭다. 동양무술의 달인인 라스 알굴이 어둠의 세력으로 묘사되기는 했다. 그러나 그 역시 배트맨과 방식을 달리했을 뿐 악을 응징한다는 점에서는 배트맨에 맞서는 캐릭터는 아니다. 고담시로 돌아온 브루스 웨인의 대립대상은 부패권력과 밀착한 갱두목 팔코니(톰 윌킨슨). 어렸을 적 여자친구이자 검사보인 레이첼(케이티 홈즈)이 팔코니의 음모로 위험에 빠지자 신출귀몰하며 이를 막아낸다. 호쾌한 액션을 기대하는 마니아들에겐 배가 좀 고프지 않을까 싶다. 배트맨이 공포를 대면하고 그것을 초극하기까지의 내면을 보여주는 데 치중한 탓에 팬터지를 부르는 액션 시퀀스는 그리 많지 않다. 톰 크루즈의 새 애인으로 한창 외신 가십난을 채우고 있는 케이티 홈즈가 지적이고도 당찬 캐릭터로 감칠맛 나는 양념 구실을 했다.‘메멘토’‘인섬니아’ 등을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12세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언브레이커블(KBS2 오후 11시5분) 천재 아역배우 할리 조엘 오스먼트의 빼어난 연기와 충격적인 반전으로 1999년 세계 영화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식스 센스’의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작품.‘식스 센스’에 이어 브루스 윌리스가 이 작품에서도 주연을 맡았다.‘식스 센스’ 이후 역시 초자연 미스터리 스릴러인 ‘사인’(2002),‘빌리지’(2004) 등을 내놓고 있지만 반전의 강도는 차츰 잦아들고 있는 편. 관객들의 긴장감을 차츰 고조시키는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출력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 그는 현재 아파트 관리인이 수영장에서 바다의 요정을 발견한다는 내용을 그린 팬터지 스릴러물 ‘레이디 인 더 워터’를 준비하고 있다. 131명이나 사망한 대형 열차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미식축구 경기장 경비원 데이빗 던(브루스 윌리스). 어려서부터 크게 앓거나 다친 적이 없는 그에게 어느날 아주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지는 병을 평생 앓아온 엘리야 프라이스(새뮤얼 잭슨)가 찾아온다. 프라이스는 던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슈퍼맨 같은 존재라고 주장하며 그에 걸맞은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2000년작.102분. ●페이스오프(SBS 오후 11시55분) 이제는 슬슬 우위썬 감독의 홍콩 시절이 그리워질 법도 하다. 그는 홍콩 누아르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영웅본색’ 시리즈 등으로 ‘폭력 미학’의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B급 액션스타 쟝 클로드 반담을 기용한 미국 진출작품 ‘하드타깃’(1993)의 실패 이후 ‘브로큰 애로’(1996)의 성공을 발판 삼아 이 작품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깔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윈드토커’(2001)나 SF ‘페이첵’(2003)에서 볼 수 있듯 그도 이제는 블록버스터의 무게에 짓눌리고 있는 느낌이 없지 않다. FBI 테러전담반 반장 숀 아처(존 트래볼타)와 악당 캐스터 트로이(니컬러스 케이지)는 원수 사이. 아처는 캐스터 때문에 아들을 잃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에 폭탄을 설치하고 해외로 도주하려던 캐스터는 FBI와 사투를 벌이다 혼수상태에 빠진다. 아처는 감옥에 갖힌 캐스터의 동생 폴락스(알레산드로 니볼라)를 통해 폭발물 설치 장소를 알아내려 하지만, 폴락스는 형과의 대면을 요구한다. 아처는 고심 끝에 캐스터의 얼굴을 떼어네 자신의 얼굴에 덮어 쓰는 수술을 받고 캐스터로 변장, 감옥에 들어간다. 같은 시간, 혼수 상태에서 깨어난 캐스터는 남겨진 아처의 얼굴 피부를 이식해 그로 행세하는데….1997년작.110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하프타임] 알렉스 로드리게스 최연소 400홈런

    ‘가장 비싼 사나이’ 알렉스 로드리게스(30·뉴욕 양키스)가 최연소 400홈런을 뿜어냈다.9일 밀러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홈런 2방을 몰아쳐 빅리그 사상 40번째로 대기록을 달성한 것. 로드리게스는 만 29세316일 만에 400호를 쏘아올려, 종전 켄 그리피 주니어(36·신시내티 레즈·510홈런)의 30세131일을 크게 단축했다. 최근 10경기에서 1승9패로 부진한 양키스는 로드리게스의 홈런에 힘입어 12-3으로 대승을 거뒀다.
  • [NBA] 샌안토니오 - 디트로이트 ‘방패 vs 방패’

    [NBA] 샌안토니오 - 디트로이트 ‘방패 vs 방패’

    ‘방패와 방패의 싸움.’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끈끈한 수비를 앞세운 디트로이트 피스톤스가 10일부터 미프로농구(NBA) 챔피언 결정전(7전4선승제)에서 만나 ‘반지의 제왕’을 꿈꾼다. 양팀에는 화려한 플레이보다는 수비를 바탕으로한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으로 이기는 농구를 구사하는 쟁쟁한 ‘농구 9단’들이 모여 있어 눈길을 끈다. 샌안토니오는 ‘빅3’가 삼각축이다. 늘 20점-10리바운드 이상을 해주는 데다 2차례(99,03년)나 팀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미스터 기본기’ 팀 던컨이 중심축. 던컨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평균 24.9점-11.7리바운드 올리며 기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나머지 두 축은 ‘프랑스-아르헨티나 특급’ 토니 파커-마누 지노빌리가 맡는다. 평균 18.7점-4.8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파커는 한 템포 빠른 돌파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아르헨티나 농구 영웅’ 지노빌리는 평균 21.8점-4.3어시스트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던컨과 확실한 원투펀치로 떠오르고 있다.‘수비 스페셜리스트’ 브루스 보웬과 센터 나즈 모하메드도 빼놓을 수 없는 소금 같은 존재. ‘디펜딩 챔프’ 디트로이트는 주전 5명 모두 고른 득점에다 ‘배드 보이스’로 불리는 수비로 상대를 꽁꽁 묶는다.‘악동’ 라시드-‘올해의 수비수’ 벤 월러스 듀오가 던컨의 대항마. 이들은 평균 24.5점-19.1리바운드-3.61블록슛을 합작하며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긴팔 원숭이’ 테이션 프린스는 지누빌리의 움직임을 끊임없이 괴롭힐 작정이다. 주득점은 리처드 해밀턴-천시 빌업스 가드 듀오가 책임진다. 해밀턴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꾸준한 득점(21.3점)으로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지난 시즌 결승 MVP 빌업스(18점 6.6어시스트)는 결정적인 순간 림을 꿰뚫을 수 있는 강심장으로 똘똘 뭉쳐 이번 시리즈에서 고비마다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영화속 수능잡기] 자전거 도둑

    학교를 소재로 한 드라마에 나오는 학교들을 보면 동아리실에 편안한 등받이 소파까지 갖추고 있다. 저런 학교가 어디 있어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의심은 잠시뿐이고 금방 드라마에 빠져든다. 만약 이 드라마를 외국인이 본다면 대한민국의 교육환경이 꽤 좋다고 판단할지도 모른다. 이럴 때 우리는 드라마가 현실을 배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못생긴 배우도 있겠지만 배우들은 대체로 보통 이상의 미모를 지녔다. 영화나 드라마뿐이 아니다. 고전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도 하나같이 뛰어난 미모를 지녔다. 흉한 몰골의 인물이 등장하는 고전소설 ‘박씨전’이 예외이긴 하지만 박씨 역시 흉한 얼굴을 벗고 뛰어난 미모로 탈바꿈하면서 청나라 군사들을 물리치는 괴력을 발휘한다. 고전소설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재주 있고,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재자가인(才子佳人)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주위를 둘러보면 평범한 사람들 일색이다. 이럴 때도 예술은 현실을 배반한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이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죽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안다. 타잔은 폭포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고, 람보는 절벽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의 존재는 중력의 법칙에 순종한다. 주인공만이 현실을 배반한다.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인 백남준은 일찍이 예술은 사기라고 말한 바 있다. 현실을 배반하는 예술, 마치 예술 속의 현실이 실제의 현실인 양 착각하게 하는 예술 또한 사기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리얼리즘은 예술에서의 이런 사기를 걷어치울 것을 요구한다. 예술은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사실주의의 예술관이다. 재자가인의 멋진 주인공보다는 누추하더라도 현실 속의 인물이 등장할 것을 사실주의 예술은 요구한다. 바로 그런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소설이 멀리는 염상섭의 ‘삼대’이고, 가깝게는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이다.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신사실주의)의 걸작이라고 평가받는 영화 ‘자전거 도둑’에서, 어느날 실업자 안토니오 리치는 포스터 붙이는 일을 하게 된다. 일을 위해 돈을 빌려 자전거를 구하고, 아들 브루노는 이런 아버지를 따라 나선다. 그러나 이내 자전거를 잃어버린다. 우여곡절 끝에 자전거 도둑으로 보이는 젊은이의 집을 찾아내지만 절망한다. 그 젊은이는 자기만큼 가난한 데다 간질 환자이기 때문이다. 또 그 자전거가 자신의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도 없다. 자전거가 생계 수단인 안토니오 리치는 결국 자전거를 훔치게 된다. 비토리오 데시카 감독이 자신의 예술에 구현하려고 했던 것이 예술적인 과장이나 꾸밈이 없는 당대의 현실, 바로 이러한 사실성이었다. 팬터지 영화도 좋고, 어드벤처, 로맨스 영화도 좋지만 가끔은 영화가 현실을 정직하게 담아냈으면 한다. 부정적 현실을 뛰어넘는 힘은 부정적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비토리오 데시카 감독, 람베르토 마조라니·엔초 스타졸라 주연,1948년작.
  • ‘中위협론’ ‘美포위론’ 공방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21세기 패권을 좌우할 미국과 중국이 ‘중국 위협론’과 ‘미국 포위론’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군비증강이 안보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중국 위협론’을 다시 제기했고, 중국은 미국이 패권주의를 위해 중국을 가둬놓고 있다는 ‘포위론’으로 반격했다. 미국의 대표적 ‘매파’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최로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4차 연례 아시아 안보회의에서다. ●중국 군비증강은 위협수준 럼즈펠드 장관은 “중국이 외부의 군사적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군비를 증강, 타이완 해협을 비롯한 역내 군사력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중국은 전세계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보유했고 국방예산은 세계 3위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조만간 미 국방부가 공표할 ‘중국의 군사력에 대한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테러 위협’과 같은 수준의 경계 대상으로 규정짓는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미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6일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타이완을 향한 난징(南京)군구의 단거리 미사일 배치 증강 ▲러시아로부터 최신예 요격전투기 등 추가 구매 ▲타이완 해협에 신속 기동부대 배치 ▲공격형 잠수함 도입 등 해군력 증강 등을 지적할 전망이다. 오노 요시노리(大野功統) 일본 방위청장관도 럼즈펠드 장관을 지원하며 연간 10% 이상씩 늘고 있는 중국의 국방예산에 군사연구 개발비의 포함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구체적 군사비 지출내역 공개를 촉구했다. ●중국 국방비 미국의 14분의1에 불과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아주국장은 “중국의 군사비 지출은 합리적이며 미·일의 비판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전년대비 12.6% 늘어난 2447억위안(약 300억달러)이지만 주로 군 현대화와 복지에 쓰이는 ‘방어용’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43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방예산의 14분의1에 불과하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중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미·일의 중국 위협론을 미국의 패권주의와 일본의 군국주의 확산을 위한 ‘음모’로 보고 있다. 중국인민대학 미국연구센터 스인훙(時殷弘) 주임은 “미·일동맹은 대중 포위전략을 통해 중국의 군사력 발전에 제동을 거는 군사전략을 채택했다.”고 지적했다. ●좁혀오는 미국의 대중 포위망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은 이미 시작됐고 아시아와 서태평양에 육·해·공 3군의 군사력을 증강 배치하고 있다고 친 중국계 신문인 홍콩의 동방일보(東方日報)가 이날 보도했다. 미군은 한국·일본 주둔군과 오키나와∼타이완∼필리핀을 연결, 중국을 포위하고 있으며 유사시 중국을 타격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태국, 호주 등과 항구·군사기지 사용 협정을 체결했다고 지적했다.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센터 류젠페이(劉建飛) 교수는 “부시 행정부는 중국을 ‘떠오르는 적대자(Emerging Rival)’로 규정, 중국 인근인 중앙아시아와 인도, 몽골까지 영향력을 확대해 대중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oilman@seoul.co.kr
  • [MLB] 김선우도 시즌 첫승 ‘코리안데이’

    김선우(27·워싱턴 내셔널스)가 올 시즌 첫 승으로 ‘박찬호 100승 달성’에 축하를 보냈다. 김선우는 5일 워싱턴 RFK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홈경기에서 3-3으로 맞선 4회 1사 1·2루에서 구원 등판,3과 3분의 1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며 3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빅리그 복귀 열흘만에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선발 오카 도모를 구원 등판한 김선우는 7회 2사까지 무실점으로 막는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지난해 9월25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맛본 뒤 8개월여만이다. 워싱턴은 7-3으로 승리. 김선우는 이로써 시즌 2차례 등판에서 방어율 ‘0’ 행진을 계속하며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한편 최희섭(26·LA다저스)은 이날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 1루수 겸 7번타자로 선발 출장,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최희섭은 0-0으로 팽팽히 맞선 2회 2사에서 상대 우완 선발 빅토르 산토스의 초구를 밀어쳐 좌전안타를 터뜨렸다. 다저스는 2-1로 승리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덕수궁미술관 ‘20세기로의 여행’전

    피카소, 백남준, 몬드리안, 칸딘스키, 잭슨 폴락, 앤드 워홀… 미술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20세기 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20세기로의 여행:피카소에서 백남준으로’라는 제목의 전시회에서다. 이번 전시회는 네덜란드와 한국의 합작품. 네덜란드에서 현대미술 소장품이 가장 많기로 유명한 스테델릭 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함께 손잡고 기획하면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거장들이 한 무대에 서게 됐다. 그것도 피카소, 브라크, 블라맹크 등 20세기 초의 회화작품부터 신디 셔면, 로버트 롱고와 같은 현대 사진의 대가들, 백남준, 브루스 나우먼, 길버트 앤 조지와 같은 비디오 아트의 전설적인 각가들에 이르기까지 20세기 미술의 역사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장르를 만날 수 있다. 한국의 백남준, 서세옥, 최정화, 이불등 한국작가 18명도 자리를 빛낸다. 출품된 작가는 이들을 포함, 모두 94명. 이번 전시회는 20세기 미술의 흐름을 ‘추상’‘표현’‘개념’이라는 세가지 주제로 나눠 작품 감상의 이해를 돕고 있다. 피카소의 ‘기타가 있는 정물’과 브라크의 ‘나이프가 있는 정물’은 기하하적으로 단순화된 형태를 가지고 원근법을 무시하며 ‘추상’에 이르는 길을 실험했던 작품이다. 피카소는 이 작품에서 콜라주 기법도 보여주고 있다. ‘표현’파트에서는 인상주의에 대한 반항으로 객관적인 사물의 관찰에서 벗어나 개인의 이미지, 행동, 의미 등을 담은 ‘표현주의’작품들이 선보인다. 반 고흐의 영향을 받은 블라맹크의 ‘사투 근처의 마을’과 한지에 수묵으로 그린 서세옥의 ‘사람’, 남관의 ‘흑과 백의 율동’들이 그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장르는 역시 현대 사회를 직시하면서 조롱하는 ‘개념’의 작품들. 남성변기를 미술관으로 옮겨놓으면서 20세기 최초로 회화를 포기한 작가중의 하나가 된 뒤샹의 ‘물과 가스’와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라디오 데이’, 최정화의 ‘슈퍼 플라워’ 등의 작품을 보다 보면 기존 회화에 길들여진 미술세계에서 해방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은 대가와 젊은 작가가 동등한 위치에서 작품을 내걸었다는 점이다. 바로 피카소와 한국작가 이불이, 블라맹크와 더글러스 고든의 작품들이 같은 전시장을 체우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분관인 덕수궁미술관 김인혜 학예사는 “보험액수 80억원짜리 작품과 800만원짜리 작품이 하나의 전시회를 위해 함께 걸려지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네덜란드 스테델릭미술관은 71점, 국립현대미술관은 42점의 소장품을 내놓았다. 스테델릭미술관이 오는 2008년 재개관을 앞두고 확장공사하면서 공사기간을 이용, 소장품의 세계 순회 전시가 가능해졌다. 전시회를 둘러 보다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 미술관의 소장품이 외국 미술관에 비해 턱없이 초라하다는 점이다. 덕수궁 미술관 8월 15일까지.(02)2022-0616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NBA] 피닉스, 적지서 ‘휴~’

    ‘그냥 무너질 순 없다.’ 31일 미국프로농구(NBA) 서부콘퍼런스 결승전(7전4선승제) 4차전이 열린 SBC센터. 서부 1위 피닉스 선스와의 앞선 3경기를 모두 챙긴 샌안토니오 스퍼스(2위) 홈팬들은 2년만의 결승행이 홈에서 결정되길 간절히 바랬다. 하지만 피닉스에는 ‘덩크 아티스트’ 아마레 스타우드마이어와 MVP 스티브 내시가 있었다. 피닉스는 02∼03시즌 신인왕 스타우드마이어(31점)가 4쿼터에서만 무려 11점을 쏟아붓고 내시(17점 12어시스트)가 샌안토니오(13점)보다 2배나 많은 26점의 속공 플레이를 연출해내며 샌안토니오를 111-106으로 꺾고 3연패 끝에 천금같은 1승을 거뒀다. 전반까지만 해도 샌안토니오가 4연승으로 결승행을 결정짓는 듯했다. 샌안토니오는 ‘아르헨티나 특급’ 마누 지노빌리(28점 7어시스트)가 부드러운 몸놀림으로 코트를 휘저으며 맹활약,59-52로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샌안토니오는 이전 경기까지 자유투 33개 가운데 30개를 성공시키는 놀라운 적중률을 보였던 ‘미스터 기본기’ 팀 던컨(15점 16리바운드)이 이날은 12개 중 9개를 놓치는 등 고비마다 실수를 연발, 점수를 벌일 기회를 놓쳤다. 피닉스가 그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피닉스는 ‘수비 스페셜리스트’ 브루스 보웬에게 막혀 평균 6.7점 득점으로 부진하던 ‘매트릭스’ 숀 메리언(11점 14리바운드)의 빠른 속공 플레이와 슈팅가드 조 존슨(26점)의 외곽슛이 폭발하며 경기를 뒤집었다.4쿼터 들어서는 스타우드마이어가 던컨을 꽁꽁 묶으며 연속 속공 득점에 성공, 샌안토니오 홈팬들의 성원을 잠재우며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위기의 축산농 비상구를 찾아라] (상)“고급牛 사육비 650만원 값 500만원…빚만 3억”

    [위기의 축산농 비상구를 찾아라] (상)“고급牛 사육비 650만원 값 500만원…빚만 3억”

    쌀시장 개방 이후 농업을 경쟁력 있는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개편 방향을 놓고 의견은 분분하다. 쌀·축산·화훼 농가의 이해관계도 다르기 때문이다. 식량안보 측면에서 경쟁력만 따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핵심은 농지의 활용방안과 친환경적 농경기법, 생산과 소비를 잇는 유통체제 개선 등으로 모아진다. 전업농이 많고 시장이 개방된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미래 농업의 문제점과 활로를 찾아 본다. 경기도 평택시 동삭동에서 20년째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안희찬(47)씨는 요즘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다.300여평 크기의 축사 2동에서 거세(去勢) 한우 120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지난해 초부터 값이 크게 떨어져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씨는 그동안 일반 육우(肉牛)를 키워 왔으나 정부의 고급육 육성정책에 따라 4년 전부터 거세우를 본격 사육하기 시작했다. 요즘 거래되는 거세한우 가격은 600㎏ 기준으로 500만∼510만원선. 지난 3·4월에는 450만원까지 떨어졌다. 안씨가 거세우 1마리를 사육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송아지 값 280만원과 출하 때까지 2년간 사료비 180만원 등 모두 460만원. 전기료 등 제반 비용과 인건비 등을 감안할 경우 최소한 600만∼650만원은 받아야 하는데 산지가격은 이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특히 거세한우를 키우는 데 2배 이상의 노동력과 사육 기간이 걸리면서도 제값을 받지 못해 양축 의욕마저 떨어뜨리고 있다. 비거세우는 출하까지 기간이 18∼20개월 걸리는 데 반해 거세우는 이보다 10개월 정도 더 소요된다. 또한 고급육 생산 프로그램에 따라 사육 단계마다 먹이의 영양과 열량을 조절하는 등 세심한 정성을 쏟아야 한다. 안씨는 “노동력과 비용이 더 들어가는 만큼 비싸게 팔려야 하는데 가격면에서 일반 쇠고기와 별 차이 없이 판매되고 있어 속이 타들어 간다.”고 말했다. 이는 계속되는 경기침체 등으로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영향도 있지만 고급육이 기대만큼 소비자들에게 파고들지 못한 게 더 큰 것으로 축산업계는 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의 지원금도 대폭 줄었다. 지난해까지 거세우 장려금과 고급육출하 장려금 등으로 마리당 20만∼30만원씩 지원됐으나 올해부터는 절반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거세우 사육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축산물 수입개방에 대비, 고급육 사육을 적극 권장하는 정부 정책만 믿고 많은 농가들이 거세우 사육에 뛰어들었으나 생산비도 건지지 못한 채 빚만 늘어 걱정이 태산입니다.” 안씨는 “매년 60마리의 소를 출하해 3억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지만 생산비용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은 한푼도 없다.”며 “거세우 사육으로 전환하면서 3억원의 빚만 지게 됐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최근에는 주변지역의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축사의 악취 발생 등으로 민원이 야기될까봐 주위 눈치를 살피며 소를 키우고 있다. 안씨는 “소를 키우면서 발생하는 분뇨 등 부산물은 예전에는 퇴비 등으로 사용했으나 요즘에는 비료를 쓰기 때문에 위탁업체에 돈을 주고 처리하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창궐하고 있는 각종 가축질병도 양축농가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몇 달 전 자신이 키우던 한우가 브루셀라병에 걸려 50마리를 살처분해야 했던 충남 공주시 우성면 용봉리 우재찬(45)씨는 지금까지도 당시의 악몽을 떨쳐 버리지 못했다. 시중가로 보상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아직 나오지 않아 불안하기만 하다. 그는 “시가 보상이 돼도 한창 송아지를 낳을 2∼3년 된 소들이 죽어나가 큰 손해를 보게 됐다.”며 “송아지 값이 어미 소에 버금가 보상을 받아도 그동안 들어간 사료값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현재 소값은 500㎏짜리 어미 소가 400여만원, 송아지는 마리당 3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우씨의 소들이 브루셀라병에 걸린 것은 지난 1월24일.150마리 가운데 50마리가 이 병에 걸렸다. 새끼가 계속 유산돼 검사를 해보니 이 병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우씨는 “이 병은 토착병이 아니고 수입 젖소들이 마구 들어오면서 한우와 교배한다든가 해서 생긴 외래 질병”이라면서 혀를 찼다. 그는 “7∼8년 전쯤 소파동으로 한번 낭패를 본 뒤 구제역도 피하는 등 별 탈없이 길러 왔는데 갑자기 이런 일을 당했다.”며 “자식 같은 소를 파묻을 때의 심정을 생각이라도 해봤느냐.”며 허탈해했다. 우씨는 소축사를 짓고 사료값 등을 대느라 6억원의 빚을 진 상태다. 그는 “지금은 소값이 안정이 돼 있고 농사를 함께 지어 그마나 다행”이라고 자위했다. 사료는 25㎏에 5000여원에서 8500원까지 오르내리고 1년에 두 번 바닥을 갈아주는 톱밥 값이 모두 1500만원 안팎에 달해 생산비가 늘고 있다는 푸념도 했다. 우씨는 “축산농가들마다 농지를 담보로 보통 2억∼3억원씩 빚을 지고 있는데 소 수입이 전면 개방돼 소파동이라도 나면 쫄딱 망한다.”며 “정부에서 3∼4%에 이르는 농가부채의 이자를 1.5% 정도로 낮춰 축산농가 부담을 덜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택 김병철·대전 이천열기자 kbchul@seoul.co.kr ■ “친환경 축산농 농지 사용 허가를” 남호경 축산단체협 회장 남호경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회장은 축산농에 우리 농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현 축산농가의 실태는. -축산업은 쌀농사와 달리 완전 개방됐다. 미국산 쇠고기는 질병 차원의 문제다. 축산농가가 상대적으로 부유하게 느껴지지만 이는 개방 이후 경쟁력을 키우고 정예화한 결과다. 정부는 과거처럼 쌀값 유지를 위해 무작정 돈을 보태기보다 경쟁력 있는 부문을 가려 제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축산농가가 바라는 지원 방안은. -식량자급에는 쌀뿐 아니라 쇠고기와 돼지·닭고기 등도 포함된다. 따라서 축산은 농업의 일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쌀 위주로만 생각한다. 외국은 육류 자급화에 적극 노력한다. 축산농가가 농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쌀 개방으로 농지가 남는다면 공장이 아니라 축사를 지어 고기와 계란·우유 등을 생산토록 해야 한다. 농지에 축사를 짓자는 얘기인가. -농지를 축산농에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분뇨문제로 환경단체 등이 반대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농지에 축사를 짓자는 게 아니다. 또한 친환경적 시설을 갖춘 축산농가에만 허용하자는 얘기다. 허용 면적은 일단 1만㏊ 정도면 된다. 정말 열심히 일하는 축농 후계자에게는 농지를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식당에 육류의 원산지 표시를 하자고 주장해 왔는데. -주로 쇠고기의 문제다. 젖소나 수입 쇠고기를 한우로 둔갑시켜 소비자를 속이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 물론 하루아침에 모든 식당이 원산지를 표시할 수는 없다. 일단 100평 이상 등 규모가 큰 식당부터 표시하고 점차 확대하자. 소비자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도 시급한 문제다. 일각에선 원산지 표시를 허용하면 가격이 크게 오른다고 하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질병 문제는. -축산농의 승패를 가리는 결정적 요인이다. 국민건강과도 밀접하다. 우리나라의 검역수준이 뛰어나지만 중국 등에서 수입된 가축에 질병균이 들어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축의 밀수를 감안해 검역당국뿐 아니라 세관이나 해양경찰청 등과의 공동대처가 절실하다. 생산자 단체인 농협에 바란다면. -농협은 앉아서 장사한다. 농민조합이 아닌 자기 직원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농민들의 생산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육류를 포함한 모든 생산물을 제값에 팔 수 있는 저렴한 유통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선진 축산국에선 선진국들은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데 높은 진입장벽을 세우기보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이용 등 사후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농지를 전체적인 토지이용계획에 포함시켜 관리한다. 이 때문에 농지를 작물 재배나 축사 시설 등으로 구분해 활용하지 않는다. 다만 축산 선진국들은 가축에서 나오는 분뇨와 폐기물로 인한 토양과 수질 등의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축산농장의 토지 면적에 따라 가축사육 수를 제한하고 있다. 국토 면적이 우리나라의 절반에 불과하고 식수의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하는 덴마크의 경우 토지 1㏊당 소는 1.7마리, 돼지는 1.4마리 이하로 사육토록 하고 있다. 분뇨 저장시설 등의 설치도 의무화했다. 네덜란드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가축에 대한 사육 수 총량을 정한 ‘쿼터제’를 운영하고 있다. 축산농가가 쿼터 할당을 초과해 사육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이웃 농가 등으로부터 할당량을 사들여야만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처럼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농지를 5종류로 세분화해 농업생산량이 적은 농지는 축산 등으로의 전용을 유도한다. 별도의 농지법이 없이 토지법으로 농지를 관리하는 타이완은 지난 2000년 농지 이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농지 소유를 농업인과 농업법인으로 제한하던 제도를 폐지했다. 대신 부동산투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농지전용시 개발이익을 환수, 농촌발전기금으로 조성·운용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특히 축산물 유통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이력 추적시스템’ 구축에도 노력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생산에서 유통에 걸친 모든 단계마다 해당 축산물의 생산자와 생산지, 유통경로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전자인식체계’(RFID)를 갖췄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폴린느와 폴레트(EBS 오후 11시45분) 리벤 디브로어 감독이 정신병원에서 인터뷰했던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영화다. 동화 같고, 때론 슬프지만 따뜻한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영화.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자매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주인공 폴린느(도라 반 데어 그로엔)는 읽고 쓰거나, 말조차 정확하게 못하는 66살 할머니지만, 소녀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 부모가 죽은 뒤 폴린느를 돌보던 맏언니 마르타(줄리엔 데 브루인)는 어느 날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다. 남겨진 유언장에는 폴레트(안 페터슨)와 세실(로즈마리 버그만) 가운데 폴린느를 잘 보살피는 사람에게 전 재산을 주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마을에서 옷가게를 하고 있는 폴레트와 브뤼셀에 사는 세실은 돈에만 관심이 있고, 사실 폴린느에게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폴린느는 옷가게 일을 도우며 폴레트와 함께 살게 되는데…. 1997년 단편 ‘레오니’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아 주목받았던 디브로어 감독의 2000년 첫 장편 데뷔작. 점차 사라져가는 벨기에 플랑드르 지방의 독특한 생활 방식을 경쾌하게 그려낸 두 번째 장편 ‘스위트 잼’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폴린느 역을 맡은 그로엔은 마를렌 고리스 감독의 ‘안토니아스 라인’(1995)으로 국내에 얼굴을 알린 바 있다.88분. ●위험한 사돈(SBS 오후 11시55분) 신랑 신부 말고도 결혼을 통해 만나는 두 집안 사이에서 일어나는 소동은 코미디 영화의 훌륭한 소재다. 최근 후속편까지 나온 ‘미트 페어런츠’(2000) 등은 좋은 예다. 1979년에 나왔던 동명 영화를 2003년에 리메이크했다. 연기파 마이클 더글러스와 앨버트 브룩스가 폭소 콤비로 나온다. 그러나 원작에서 사돈으로 나오는 형사 콜롬보의 피터 포크와 앨런 아킨보다는 호흡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특별히 뛰어난 영화는 아니지만, 시간 때우기에는 좋다. 스티브 토비어스(마이클 더글러스)는 신분을 철저하게 위장한 채 이중 생활을 하고 있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당연히 가정 생활에 소홀했다. 특히 아들 마크(라이언 레이놀즈)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수사중이던 사건이 아들 결혼식 날짜와 겹쳐 버리고 만다. 마크의 신부가 될 멜리사(린제이 슬론)의 아버지 제리 페이저(앨버트 브룩스)는 소심한 성격의 발 의사. 제리는 스티브를 매춘 알선업자로 오해하고 결혼을 취소하려 하지만, 오히려 예비 사돈이 조사하고 있는 사건에 휘말린다. 스티브의 작전으로 무기상 ‘굵은 코브라’가 된 제리는 모진 고생을 하게 된다.98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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