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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 네팔인 람 찬드라의 ‘자린고비 가계부’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 네팔인 람 찬드라의 ‘자린고비 가계부’

    한국에 온 지 1년 10개월 된 네팔인 람 찬드라(29·가명)가 지금까지 고국에 있는 부인에게 보낸 돈은 100만 루피다. 네팔 화폐단위로 1루피가 우리나라 돈 15원쯤 되니, 2년이 채 안 돼 1500만원을 모은 셈이다. 한 달에 얼마를 벌고 얼마를 썼을까. 그의 ‘눈물겨운 가계부’를 촘촘히 들여다봤다. ●쥐꼬리 월급에 건보료 13만원 떼 찬드라는 인천의 한 기계공장에서 일한다. 근무시간은 오전 8시30분~오후 5시30분. 월급은 92만 8000원이다. 점심은 회사에서 주지만, 아침과 저녁이 문제다. 공장에서 먹으면 한 끼에 5000원, 한 달에 30만원을 월급에서 제한다. 찬드라는 고민 끝에 아침과 저녁도 회사에서 먹기로 했다. 집에 취사도구가 없기도 하지만 회사밥이 오히려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월급은 62만 8000원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실제 손에 쥐는 월급은 이보다 적다. 건강보험비 명목으로 13만원 정도 떼기 때문에 50만원 정도가 월급인 셈이다. ‘외국인근로자고용법’이 2004년 시행되면서 합법적으로 고용된 외국인은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보통 외국인 근로자는 한 달에 6만~7만원을 보험료로 내고 있으나, 찬드라의 경우 이 보다 2배 정도 많은 액수의 돈을 뗀다. 외국인 근로자 사정에 밝은 한 전문가는 “회사가 사측 부담분까지 찬드라에게 떠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화폐 가치가 높다고 하지만, 고작 50만원 벌어서는 ‘코리안 드림’을 이룰 수 없다. 방법은 단 하나. 시간 외 근무를 해서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 찬드라는 평일에는 2~3시간, 토요일과 일요일은 각각 5~8시간 시간 외 근무를 한다. 한 달에 60만원 정도를 더 받을 수 있고, 실제 수입은 110만원이 된다. ●아침·저녁 네팔산 차 한잔 ‘행복’ “쓰는 것을 최대한 줄이려 해요. 그래야 가족에게 돈을 더 보내죠. 하지만 한국 물가 만만치 않네요.” 찬드라는 회사가 무료로 제공해 준 방에서 동료 2명과 살기 때문에 집세는 따로 들지 않는다. 그러나 보통 6만~8만원쯤 나오는 가스·수도·전기세는 나눠서 부담해야 한다. 겨울에는 부담이 크다. 난방 때문에 20만원이 넘는 경우가 많다. 난방비도 아끼고 싶지만, 따뜻한 나라에서 살던 그라 영하의 추위에는 어쩔 수 없다. 찬드라는 생필품비로 한 달에 약 25만원을 지출한다. 2ℓ들이 물 8병, 20롤짜리 화장지 1팩, 작은 비누 6개, 주스 4병…. 찬드라의 한 달 가계부 지출 목록을 차지하는 생필품들이다. 찬드라에게도 사치품이 있다. 바로 차(茶)와 삼겹살이다. 어렸을 때부터 차를 마시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그는 아침·저녁으로 네팔산 차를 1잔씩 즐긴다. 25티백에 5000원가량 든다.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동료들과 삼겹살을 구워 먹는다. 네팔에 있을 때부터 돼지고기를 즐겼고, 가끔은 고기를 먹어야 힘든 공장 일을 할 수 있다. 주말에도 조금 지출을 한다. 일요일에는 일이 일찍 끝나기 때문에 서울에서 친구들을 만나며 고독을 달랜다. 술은 마시지 않고 주로 빵집을 가는데, 교통비까지 포함하면 3만원쯤 든다. 이렇게 해서 찬드라가 모을 수 있는 돈은 월 60만~70만원. 그는 이 돈을 고스란히 고국의 아내에게 보낸다. 아내는 4살과 2살 난 두 딸과 함께 그가 돈을 보내기만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한쿡사람 욕하면 마음 아파요” “돈 보낼 때 은행으로 안 보내요. 비싸요.” 은행을 이용하면 송금수수료가 많이 나온다는 뜻이다. 브로커를 통하면 은행보다 절반쯤 싼 수수료로 가족들에게 돈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브로커도 수수료를 떼는 건 마찬가지기 때문에, 몇 달씩 돈을 모았다가 한꺼번에 보낸다. 찬드라가 아내와 연락하는 방법은 주로 온라인 채팅이다. 국제전화는 요금이 비싸기 때문에 엄두를 못 낸다. 아내 목소리가 너무 그리울 때, 두 달에 한 번 정도만 통화한다. 잠자리에 들 때는 어린 딸들의 모습이 눈에 밟히기 일쑤다. 찬드라가 힘든 타국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네팔에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간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지만 네팔에 마땅한 병원이 없어 인도로 갔다. 인도에서도 2년 5개월을 일하고 한국에 왔다. 인도 생활은 월급이 적긴 했지만, 살기는 좋았다고 했다. “한쿡 사람…좋아요. 말…만 좀 더 친절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욕하면… 마음 아파요.” 아직 한국말이 서툰 그였지만 이 말만은 최대한 잘 전달되게 하려고 떠듬떠듬 여러 번 반복했다. “안… 좋은 말 하면 안 힘…든 일도 힘들어요.” 찬드라는 내년이면 고용허가 기간이 만료돼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간다. 그리고 한국에 대해 말할 것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중국요리 中자도 모르는 왕서방 잡혔다

    ‘관광식당’으로 지정된 중식당의 면적을 부풀려 중국인 종업원을 불법 고용한 업주와 서류를 위조해준 브로커가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관광식당으로 만들어준다고 꾀어 해외 인력을 불법 취업시키고 돈을 챙기는 ‘국제 불법인력 알선’ 브로커들이 활개친다는 서울신문의 지적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결과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일 영업장 면적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종업원을 허위초청한 중국집 업주 정모(56)씨 등 7명을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브로커 진모(52)씨에 대해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씨 등은 2007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진씨를 통해 중식당의 면적을 실제 면적보다 부풀린 영업신고증을 만들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제출, 중국인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업주들은 관광식당의 경우 영업장 면적 66㎡(20평)당 임금이 저렴한 외국인 종업원 1명을 추가 고용할 수 있는 점을 악용했다. 이들은 공문서 위조 브로커와 짜고 영업신고증에 면적 부분을 위조해 중국인을 허위 초청했다. 브로커는 서류를 위조해주는 대가로 중국 푸젠성, 산둥성 출신의 중국인을 1인당 약 540만원의 소개비를 받고 식당에 취업시켰다. 경찰은 “업주들은 서울시관광협회로부터 관광식당으로 지정받아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임금이 싼 중국인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경찰은 관광식당으로 지정된 음식점들 가운데 영업신고증을 위조해 외국인을 불법고용한 곳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바른 자치행정, 이렇게 하자](3)인사가 만사다

    “인사청탁을 하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주겠다.” 창원·마산·진해 3개시의 통합 창원시 인사를 앞둔 지난달 말 박완수 창원시장은 간부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인사청탁 가능성에 대해 공개 경고를 했다. 수백명에 이르는 통합시 인사와 관련해 곳곳에서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 인사청탁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경고였다. ‘인사는 만사’라고 일컫는다. 특히 공직사회에서 인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온갖 행태의 승진로비와 비리 등이 불거진다. 승진로비의 대표 수단은 돈이다. 지방공무원 승진과 관련해 ‘사삼서오’ 라는 말이 있다. 사무관이 되려면 3000만원, 서기관은 5000만원을 상납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사례는 이 말이 빈 말이 아님을 보여준다. 전주언 광주서구청장은 지난 1월 승진인사를 앞두고 지난해 4~5월 국장급 간부를 통해 사무관 승진 대상자 2명으로부터 각각 3000만원과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6·2선거 당선 1주일여만에 구속 기소됐다. 한용택 전 충북 옥천군수도 2007년 4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사무관 승진과 청원경찰 채용 대가로 3명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4월 구속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엄창섭 전 울산시 울주군수는 군수로 있던 2006년 직원들로부터 사무관 승진 청탁과 함께 1억 3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군수직을 잃었다. ●단체장 패밀리도 개입 로비 대상에는 단체장뿐만 아니라 그 가족도 포함된다. 이정섭 전 전남 담양군수는 2006년 형이 사돈으로부터 승진 및 채용 대가로 받은 2500만원을 아들을 통해 건네받은 혐의가 드러나 2008년 구속된 뒤 지난해 9월 징역 1년 형이 확정돼 군수직을 잃었다. 박희현 전 해남군수도 2006년 1~11월 부인과 함께 자택에서 군청 공무원 6명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1억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뒤 2008년 6월 징역 4년의 형이 확정됐다. 박 전 군수의 부인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철규 전 전북 임실군수는 2001~2003년 직원 3명으로부터 사무관 승진대가로 9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2004년 군수직을 사퇴했다. 그의 부인도 승진후보 공무원 부인 등으로부터 1억 1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유력인사 줄대기도 효과 단체장과 가까운 사람들도 로비 대상이다. 감사원은 지난 4월 경기 군포시장이 지난해 3월 지역 사찰 주지로부터 승진심사위원회에서 탈락한 6급 공무원을 승진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인사위를 다시 열어 내정된 승진 예정자를 탈락시키고 청탁받은 공무원을 승진시킨 사실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박연수 전 전남 진도군수는 2006~2008년 브로커 박모씨를 통해 공무원 3명으로부터 4700만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지난해 4월 구속됐으며 같은해 11월 군수직을 사퇴했다. 검찰조사결과 박씨는 종친회장으로 있으면서 박 전 군수와 친분을 쌓아 3명의 공무원으로부터 6~5급 승진 등의 인사청탁과 함께 7200만원을 받아 2500만원은 자신이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관악구에서는 2007년 카센터를 운영하던 임모씨가 구청장과 친하다며 한 사무관 승진 대상 공무원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 ●부정한 로비 피해자는 국민들 인사비리는 단체장의 막대한 권한에 비해 적절한 견제수단이 없어서 생긴다는 지적이다. 단체장은 지방공무원 인사권과 예산권을 갖고 있다. 의회가 제대로 견제하지 않을 경우 단체장은 지역내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막대한 자금이 동원되는 잘못된 선거풍토도 매관매직이 근절되지 않는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영기 경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현 지방행정 제도에서는 단체장 인사 비리를 완벽하게 막거나 통제할 수 있는 제도나 장치가 없고 내부 견제장치를 더 만들어 철저하게 견제를 해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객관적인 승진인사를 위해 시행중인 다면평가제도도 본래 취지와 달리 인기투표식으로 변질돼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면서 “선거철 공무원 줄서기도 관행으로 넘기지 말고 엄벌해야 하며 공무원 노조나 의회 등도 단체장 견제 역할을 충실히 해야 지방자치제가 정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병역의혹 MC몽측, “치아 미달로 정당한 병역면제”

    병역의혹 MC몽측, “치아 미달로 정당한 병역면제”

    고의로 병역을 회피 했다는 의혹을 받고있는 가수 MC몽 소속사 아이에스엔터미디어그룹 법무 팀은 30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억울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소속사 측은 “MC몽과 의사 사이의 불법적인 병역면제를 받기 위해 의사의 치료행위나 병역면제처분과정에 불법이 개입되어 있지 않으며, 정당한 사유로 병역 면제가 됐다. 위와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경찰조사과정에서 병역처분 과정에 불법이 없었다는 점을 밝힐 것이며 수사기관의 의혹에 대해 해명할 자신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치아 발치 과정에서 MC몽을 치료한 의사는 현재 조사 중인 의사 외에도 다수의 의사들이 존재, 이를 보더라도 MC몽의 치아와 관련된 일련의 행위는 정상적인 치료행위였음을 반증하는 또 다른 정황이다.”고 설명했다. 또 “MC몽은 추후 수사기관의 조사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절차를 통해서도 본 건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해명할 것이며 실추된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정확한 사실을 밝힐 것이다.”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7년 전 치아 기능 미달 판정으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아 병역 기피 의혹을 받고있는 MC몽을 곧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MC몽은 신검을 앞두고 일부러 뽑지 않아도 되는 치아를 뽑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MC몽의 치아 X-레이 사진과 진료기록을 확보해 치과 전문의에게 조회한 결과 치료 목적으로 이를 뽑지는 않아 보인다는 소견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MC몽의 치아를 뽑은 서울의 모 치과병원 원장을 소환 조사해 원장이 발치 사실은 인정했지만 정상적인 치료 과정이었고 당시 병역 면제 기준도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MC몽측은 조사받는 사실 자체를 부인했으며 경찰은 병역 브로커에게 입수한 파일에서 다른 톱스타들이 다수 포함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MC몽, 치아 미달 판정으로 ‘병역기피 의혹’

    MC몽, 치아 미달 판정으로 ‘병역기피 의혹’

    가수 엠씨몽이 병역을 회피한 의혹을 받아 7월 1일 경찰에 소환될 예정이다. 30일 OBS TV ‘뉴스 755’의 보도에 따르면 7년 전 치아 기능 미달 판정으로 병역 면제 처분을 받은 MC몽에게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병역를 고의로 회피한 의혹으로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MC몽은 신검을 앞두고 일부러 뽑지 않아도 되는 치아를 뽑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MC몽의 치아 X-레이 사진과 진료기록을 확보해 치과 전문의에게 조회한 결과 치료 목적으로 이를 뽑지는 않아 보인다는 소견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MC몽의 치아를 뽑은 서울의 모 치과병원 원장을 소환 조사해 원장이 발치 사실은 인정했지만 정상적인 치료 과정이었고 당시 병역 면제 기준도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MC몽측은 조사받는 사실 자체를 부인했으며 경찰은 병역 브로커에게 입수한 파일에서 다른 톱스타들이 다수 포함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이효정 인턴기자 hyojung@seoulntn.com
  •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 “내 이름은 야 인마… 툭하면 맞아도 꿈☆ 포기 못해”

    [당신들과 우리들의 대한민국] “내 이름은 야 인마… 툭하면 맞아도 꿈☆ 포기 못해”

    미얀마에서 온 마웅저(41)가 한국에서 얻은 첫 직장은 인천의 한 도색 공장. 하루 12시간 일하고 한 달에 50만원을 받았다. 한국인의 반밖에 되지 않았다. “야 인마.” 이게 공장에서 마웅저를 부르는 호칭이었다. 결코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다. 함께 일했던 미얀마 친구는 걸핏하면 사장에게 얻어맞았다. 7개월을 일했는데, 월급은 5개월치밖에 못 받았다. 이듬해 경기 부천의 구두 형틀 만드는 공장으로 옮겼지만 사정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한번은 TV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동료가 채널을 돌렸다. “너 같은 건 우리나라 여자 쳐다볼 자격이 없어.” ●힘겨운 난민의 삶 2000년에는 정식으로 난민 신청을 했다. 법무부로부터 신문과 비슷한 인터뷰를 받았지만, 돌아온 것은 ‘불허한다’는 통지. 그것도 신청한 지 5년이 지나서였다. 법원은 다행히 마웅저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법무부는 계속 상소를 하며 ‘발목’을 잡았다. 결국 2008년 대법원에서 승소하면서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하늘의 별을 땄다.” 난민으로 인정된 직후 어떤 기분이 들었느냐고 묻자 마웅저는 이렇게 말했다. 방글라데시 소수민족 ‘줌머족’ 로넨(42)의 삶도 ‘코리안 드림’과는 거리가 멀었다. 택시를 탔다. 외국인인 걸 눈치챈 기사. “어디 가냐?” “5000원이다. 내놔.” 서른을 훌쩍 넘긴 로넨이었지만, 초등학생 대하듯 했다. 난민 인정에 인색한 정부 탓에 처음 몇 년간은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공장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나이지리아 선교사 빅토르(가명·46)는 우리나라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다. 입국과 동시에 난민신청을 했지만 불허됐고, 1심 재판에서도 졌기 때문이다. 위협을 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찰이나 무슬림으로 추정되지만 입증할 방법이 없다. 8월 2심 재판이 열리지만, 결과가 바뀐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내 이름은 (나이지리아) TV에도 많이 나왔기 때문에 돌아가면 바로 들킨다. 한국 정부는 내가 죽기를 바라는 것일까요.” 미얀마 출신 코와인(42)은 원래 변호사였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공장 행을 면할 수 없었다. 사실 그는 일을 해서는 안 됐다. 난민 신청 기간 중에는 취업이 금지돼 있기 때문. 하지만 난민 신청을 한 지 4년이 지나도록 결과를 받지 못했다. “I need too much money for living expenses, so should I work.(생활비 때문에 일을 안 할 수가 없었어요.)” 코와인이 눈물을 흘리며 털어놓은 하소연이었다. ●‘꿈’을 안고 대한민국으로 왔지만 1988년 8월8일. 세계사에 ‘8888 버마민중항쟁’으로 기록된 날이다. 수도 양곤의 고등학생이었던 마웅저. ‘군부 독재 정권 물러나라’라는 피켓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갔다. 대학생 형, 스님들과 어깨동무를 한 채 목 터져라 “민주주의”를 외쳤다. 항쟁은 서슬 퍼런 군부의 총부리에 밀려 실패했지만, 마웅저의 투쟁은 계속됐다. ‘버마전국학생연합(ABSFU)’에 가입해 ‘지하운동’을 했다. 탄압이 시작됐다. 생사를 함께하기로 결의했던 동료들은 하나 둘 경찰에 잡혀갔다. 이름을 바꾼 채 공사판을 전전해야 했다. 어머니와 다름없던 누나가 마웅저를 부른 것은 1992년. “망명해라.” “여권도 비자도 없는데….” “브로커를 쓰자. 돈은 내가 댈게.” 누나는 푼푼이 모았던 21만차트(Kyat·미얀마 화폐단위)를 내놓았다. 우리나라 돈으로 하면 350만원쯤 된다. 큰돈이다. 마웅저는 대한민국을 골랐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이 8888항쟁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마음이 끌렸다. 2년 뒤 마웅저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이 미얀마 민주화를 도울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줌머족’ 로넨은 ‘인종 청소’를 하는 정부에 맞서 무장단체에서 활동했다. 산악지대인 치타공에서 종족의 생존을 걸고 싸우다 체포됐다. 3년간 옥살이를 하고 마을로 돌아왔지만, 탄압은 더 심해졌다. 마을에는 1㎞마다 하나씩 검문소가 들어섰다. 대원들은 지나가던 사람들을 ‘심심하면’ 때렸다. 1999년에는 대규모 약탈과 방화가 있었고, 여성들이 집단으로 성폭행당하기도 했다. 로넨은 이듬해 고향을 떠났다. 한 살배기 아들을 품에 안은 채 한국으로 왔다. 한국인이 같은 몽골계고, 불교신자가 많다는 점에 끌렸다. 경제·사회적으로 발전한 중견국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전사(戰士)’가 아닌 ‘시민(市民)’으로 살 수 있다는 꿈이 가슴을 매웠다. 빅토르는 나이지리아 ‘오순절협회(PEN)라는 곳에서 선교활동을 했다. 강연에 나가 나이지리아의 부패한 경찰을 강하게 비난했다. 낯선 남자의 전화가 걸려왔다. “하고 있는 일 그만둬라.” “누구냐?”고 물으면 끊었다. 험악한 인상을 한 사람들이 집으로 찾아와 가족을 위협했다. 운전기사가 괴한에게 폭행당하고 차를 빼앗기기도 했다. 그는 2005년 한국에 왔다. 처음에는 미국을 생각했지만, 총이 없는 한국을 선택했다. 기독교도가 많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난민으로 인정받으면 가족들도 불러 ‘제2의 삶’을 꾸릴 계획이었다. ●여전히 꿈 키우는 난민들 그러나 난민들은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먹고살려는 게 아닌 신념과 양심, 존엄을 지키기 위해 온 것인 만큼, 다양한 활동을 하며 꿈을 키워가고 있다. 마웅저는 1998년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끌고 있는 ‘버마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를 만들었다. 미얀마 대사관 앞으로 가 시위를 하고, 틈 날 때마다 길거리로 나가 우리나라 사람에게 미얀마의 실상을 알리고 있다. 2004년부터는 우리나라 시민단체에서 활동했고, 다음달에는 자신이 직접 단체를 만들 예정이다. 단체명은 ‘버마민주화를 돕는 단체’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한국인 동료 100여명이 함께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코와인은 2003년 인천에 작은 미얀마 불교 사찰을 세웠고, NLD 회원들과 민주화운동에 쓸 자금을 모으고 있다. 국내 이주노동자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주 화요일에는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한다. ‘주한미얀마 소수민족 연합회’ 회장이기도 하다. 한때 대사관이 그를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다는 트집을 잡아 검찰에 고발했지만, 투쟁은 멈추지 않는다. 카카나(27·여)는 얼마 전부터 일요일에는 출근하지 않는다. 공장에서 나오라고 해도 “절대 안 된다.”며 버틴다. 일요일만큼은 ‘재한줌머인연대’ 사무실에 나가 한국어를 배우기로 결심했다. 말을 어느 정도 익히면 미용기술을 배울 계획이다. 빅토르는 한남동의 한 교회에서 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 강제 송환을 당하더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할 것이다. 동생이 정치 운동을 하는 바람에 연좌제에 걸려 2005년 한국에 온 쇼네(가명·40·토고)는 8월 둘째를 낳는다. 병원비가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최근 난민에게도 의료 혜택을 확대하는 정책을 발표해 시름을 놓았다. 새로 태어날 아이는 한국을 보고 느끼며 자랄 것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중국요리 ‘中’자도 모르는 왕서방

    서울 중구의 한 중국음식점. 타이완, 중국에서 온 여행객들이 본국의 요리를 맛보기 위해 즐겨 찾는 관광식당이다. 중국에서 10년간 경력을 쌓은 주방장이 요리하는 곳으로 소문 나 있다. 하지만 맛이 이상하다는 관광객들의 불평이 끊이질 않았고 소문은 수사기관에 들어갔다. 수사 결과, 이 주방장은 요리경험이 전혀 없을뿐더러 브로커를 통해 불법 취업한 상태였다. 관광식당 지정도 불법으로 이뤄졌다. 일반식당을 관광식당으로 만들어주는 것을 미끼로 해외 인력을 불법 취업시키고 돈을 챙기는 ‘국제 불법 인력 알선’ 브로커들이 활개치고 있다. 경찰은 지난 달 타이완 출신 화교 브로커 왕모(63)씨를 사문서 위조 및 직업안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또 이들한테서 건네받은 위조 조리사자격증으로 관광식당을 지정받은 서울과 경기 지역 식당 주인 7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달아난 모집책 송모(45)·이모(45)씨 등 2명은 검거에 나섰다. 이들은 관광식당에 관심을 가진 식당 주인들에게 관광식당 지정에 필요한 현지 조리사 자격증 등을 위조해 주고 관광식당 허가에 필요한 서류 작성과 수수료 납부 등을 도맡아 처리해 줬다. 대신 한국에서 취업을 원하는 중국인 등에게 1500만~2000만원을 받고 식당에 취직시켰다. 중국집 주인들은 본토의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고, 월 100만원 안팎의 싼 인건비로 관광식당 허가 조건에 맞는 ‘현지 주방장’ 딱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관광식당으로 지정받으려면 현지에서 조리사 자격을 취득하고 경력 3년 이상이거나 현지에서 6개월 이상 조리교육을 받은 요리사 중 한 명을 고용해야 한다. 경찰은 전국 1786곳(서울 781, 경기 277, 부산 122)의 관광식당 중 일부는 불법 관광식당일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펴고 있다. 하지만 해당 정부 부처는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관광협회에 위탁을 해 놓은 상태라 고용현황 등은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고, 관광협회 관계자는 “점검 절차 등을 강화했지만 허술하게 발급되는 자격증 확인은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올 지방선거는 e선거

    올 지방선거는 e선거

    이번 6·2 지방선거는 처음으로 문자메시지를 통한 선거운동이 가능해지고 트위터 등을 이용한 새로운 인터넷 선거운동이 등장하는 등 ‘e선거’로 불릴 정도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원치 않는 선거문자 홍수에 시달렸고, 인터넷 선거운동은 빠르게 변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선거법과 충돌하기도 했다. 1일 이동통신사 등에 따르면 공식선거운동 기간에 한 이통사의 경우 하루 3600만건이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가 3920만건으로 320만건(7.8%)이 늘었다. 다른 이동통신사도 같은 기간 SMS 발송량이 1%가량 늘었다. 공식선거 기간 전까지 확대하면 선거 SMS는 더욱 늘어난다. 선거운동 기간 이전에도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SMS를 최대 5차례까지 보낼 수 있기 때문. 특히 이번 선거는 유권자 한명이 8명을 뽑는 사상 최대 선거로, 후보자 수도 역대 어느 선거보다 많은 점을 감안하면 유권자들은 ‘선거 SMS 폭탄’을 맞은 셈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는 과도한 SMS로 인한 항의글이 이어져 홍역을 앓았다. 원치 않는 선거 SMS 폭탄은 개인정보 수집 문제로도 이어졌다. 지역주민들과 자주 접촉하는 화장품 방문판매원, 보험설계사 등이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면서 고객 정보를 활용하거나 개인정보를 파는 브로커까지 등장했다. 공직선거법은 이메일과 SMS 전송 횟수 등을 제한하지만 정작 이를 보내기 위한 메일 계정이나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된 규정이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김효섭 김양진기자 newworld@seoul.co.kr
  • 北보위사령부 지령 받고 마약밀매

    북한이 외화벌이로 마약거래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진한)는 25일 북한 여성 공작원에 포섭돼 북한산 마약을 유통하고 탈북자를 납치하려 한 혐의로 김모(55)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0년 2월 중국 옌지에서 북한 보위사령부(보위사) 소속 여성 공작원 김모(49)씨로부터 “좋은 히로뽕을 대량으로 구해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마약 판매망을 구축하는 등 북한 보위사의 지령을 수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2000년 3~6월 북한 인민무력부 소속 외화벌이사무소에서 샘플용 히로뽕 2㎏을 넘겨받아 남한에 넘기고 판매 대금의 30%를 당에 납부, 나머지는 공작금 용도로 챙기기로 보위사와 약정했다. 그는 2000년 4월 실제로 중국 옌지의 폭력조직이나 마약거래를 하는 한국인 나모(35·복역중)씨 등을 상대로 히로뽕 50㎏의 대량 밀거래를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쳤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씨는 또 여성 공작원 김씨와 동거하면서 평양을 몰래 방문해 중국에서 활동 중인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신원 파악, 탈북 지원 브로커에 관한 정보 수집 등을 7회에 걸쳐 지시받았다. 이에 김씨는 2000년 4월 중국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주선하던 중국동포 이모(33)씨를 북한으로 유인해 공작기관에 넘겼다. 그러나 탈북자 납치나 국정원 직원 정보 수집은 실패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재정신청 절반 구형포기… 감찰부 4년째 추진중

    W건설사 정모(50) 대표는 지난해 4월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법 항소심 법정에 섰다. 정씨는 1심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는데, 정씨와 검찰 모두 정씨에 대한 공소제기가 무효라며 항소해 공판이 열렸다. 정씨에 대한 재판은 검찰의 기소가 아닌 법원의 공소제기 결정(재정신청 인용)으로 이뤄졌다. 정씨는 2006년 증자한 회사 주식을 인수했는데, 인수 자금으로 연 3%의 금리를 적용받고 회사 돈을 대출했다. 이사회 의결은 거치지 않았다. 이에 W건설사의 주주 박모씨가 정씨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그러나 주주에 불과한 박씨는 업무상배임죄의 적법한 고소권자가 아닌 만큼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결국 박씨가 고등법원에 제기한 재정신청(裁定申請)이 일부 인용되면서 재판이 열렸다. 검찰은 1심과 항소심 모두 이 사건이 공소제기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법원의 재정신청 인용에 따라 공소가 제기된 형사사건에서 검찰이 공소제기 결정에 위법이 있다며 다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검찰을 개혁하기 위한 방안은 그동안 여러 가지가 제시됐다. 2007년부터는 검찰의 기소독점을 완화하기 위해 고소인이 재정신청을 할 수 있는 사건의 범위가 확대됐다. 고등검찰청 감찰부 설치, 법무부 및 대검찰청 감찰관에 외부인사 임용, 검찰의 청와대 파견 근무를 막기 위한 제도 등도 각각 마련됐다. 하지만 이 같은 개혁안은 대부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은 사건이다. 뉴타운 허위 공표와 관련해 검찰은 처벌할 필요가 없다며 무혐의 결정을 내렸지만 재정신청을 받은 서울고법이 공소제기로 이를 뒤집었고, 결국 정 의원은 벌금 8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재정신청 확대라는 개혁안을 ‘불성실’로 무력화하고 있다. 검사가 무죄를 구형하거나 ‘알아서 판단’해 달라며 아예 구형도 하지 않는 것이다. 공소제기를 놓고 법원과 법리적 다툼을 벌이는 데 몰두한 경우도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자료집에 따르면 2008년 1월~2009년 6월 재정결정 사건 중 판결이 선고된 61건 가운데 42건이 유죄였다. 그런데도 검찰은 28건에서 무죄를 구형하거나 구형을 포기했고, 법원은 그중에서도 46.4%인 13건을 유죄로 판단했다. 검찰이 잘못 구형했다는 사실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검찰 개혁안이 ‘유명무실’해진 것은 재정신청뿐만이 아니다. 2006년 ‘법조 브로커 김흥수 사건’이 터졌을 때 대검찰청은 서울고검부터 감찰부를 신설하고 장기적으로 전 고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4년이 지난 현재 서울고검조차 감찰부가 설치되지 않았다. 2008년 법무부와 함께 검찰청법을 개정하고, 법무부 감찰관과 대검 감찰부장을 외부인사가 들어올 수 있는 개방직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감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법 개정 이후 이 자리에 임명된 사람은 곽상욱 검사와 이창세 검사였다. 다음에는 이경재 검사와 이번 ‘스폰서 검찰’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승철 검사가 임명됐다. ‘개혁안’과 달리 아직껏 외부 인사가 임명된 적이 없다. 1996년에는 검사와 정치권력의 ‘유착’을 막기 위해 청와대 파견근무가 공식 폐지됐다. 하지만 검사가 검찰에 사표를 내고 청와대로 옮겼다가 1∼2년 뒤 복직하는 편법으로 법을 피해 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각각 8명과 4명의 검사가 사직, 청와대에서 근무한 뒤 검찰로 다시 돌아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황희석 변호사는 “검찰은 지금껏 여러 개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대부분 보여 주기 식이거나 효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검찰에 정말 개혁의지가 있느냐는 문제제기는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행정플러스] 다문화생활체험 수기 공모

    행정안전부는 20일 세계인의 날을 맞아 정부중앙청사에서 ‘전국 다문화 생활체험 수기 공모전’에 출품한 외국인 유학생과 근로자 13명을 시상한다.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생활상을 파악하고 소통하기 위해 법무부, 새마을운동중앙회 등과 함께 마련했다. 최우수상은 유학 브로커에 사기당하는 등 우여곡절을 딛고 10년 만에 한국에 유학 온 중국동포 이선애(35·여)씨의 ‘나는 누구인가’가 선정됐다. 우수상은 한국으로 유학 와 장애인 봉사활동을 벌이는 중국인 장메이링(23·여)씨의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와 중국어학원 강사로 근무하는 중국인 유비(32·여)씨의 ‘눈물 끝에 웃음’ 등 2편이 받았다.
  • 서민금융정책 ‘중구난방’

    서민금융정책 ‘중구난방’

    #사례 1. 인천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A(43)씨는 결제자금이 부족해 대출을 수소문하다 브로커를 만나게 됐다. 브로커는 “고금리로 사채 쓰지 말고 정부가 싼 이자로 빌려주는 서민금융 대출을 받으라.”면서 “중복 대출도 가능하다.”고 했다. A씨는 일부 자격요건이 맞지 않아 대출을 받지는 못했다. #사례 2. 7살짜리 딸을 키우는 싱글맘 B(35)씨는 얼마 전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면서 생계가 막막했다. 인터넷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서민금융을 찾아봤지만 종류가 너무 많은 데다 자격 요건도 제각각이라 정작 B씨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금융위기 이후 가계·기업대출 연체율과 실업률이 늘어나면서 저소득·저신용계층이 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부와 지자체에서 서민금융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체계적이지 않아 효율성과 형평성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한국금융연구원 김동환·정찬우·이재연 선임연구원이 낸 ‘서민금융체계 선진화를 위한 정책금융의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서민금융 사업은 총 23개로 지원 규모는 약 10조 5000억원이다. 보건복지가족부나 미소금융중앙재단, 국민주택기금 등 10개 기관에서 대부분 창업·자영업 지원·주거 지원을 위해 시행하는 것이다. 문제는 사업 주체가 곳곳에 흩어져 있고 서로 대출 정보 등을 제대로 공유하지 못해 지원이 중복되거나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비슷한 사업에 지원이 집중되거나 꼭 필요한 사업이 지원받지 못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면서 “지원 자격이나 요건이 제각각이어서 일관성과 형평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는 각종 서민금융 지원책이 발표될 때마다 불거졌던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에 대한 우려다. 역선택은 각 기관이 대출을 결정할 때 필요한 정보가 충분치 않을 경우 기관이 불리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 문제는 수요 측면에서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대출자가 값싼 금리 혜택을 받으려고 거짓말을 하고, 공급 측면에서 공적 보증에 기대 제대로 된 대출 평가나 감시를 소홀히 하기 쉽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보증기관의 부실로 이어져 세금을 낭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당·정이 앞으로 2조원을 조달해 최대 저소득층 25만 가구에 10조원을 대출해주겠다는 방안을 발표하자 대출을 보증하는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장기적으로는 정책금융공사(KoFC),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분산돼있는 서민금융 관련 정책금융 조직을 합쳐 정책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 원스톱 지원체계를 수립하는 등 서민금융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스타크 승부조작 사실로 드러나

    e스포츠계에서 소문으로 나돌던 ‘스타크래프트’ 프로 게이머들의 승부조작설이 사실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위재천)는 스타크래프트 프로 게이머를 매수해 승부를 조작하고,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5000만원의 배당금을 챙긴 혐의로 게이머 양성학원 운영자 박모(25)씨를 구속기소하는 등 16명을 적발, 14명을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또 K3리그 축구선수 출신 정모(28)씨와 이들에게 게이머를 소개해준 브로커 원모(23)씨와 마모(23)씨 등 현직 프로게이머 2명 등 7명을 불구속기소했다. 돈을 받고 일부러 경기에서 패한 게이머 7명 가운데 6명은 벌금 200만~500만원에 약식기소하고 군팀에 소속된 1명을 군검찰로 넘겼다. 1명은 수배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학원 운영자 박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조직폭력배 김모씨(지명수배)와 함께 불법 e스포츠 도박사이트에 베팅하면서 신인 게이머들에게 건당 200만~650만원을 주고 고의로 지도록 부추긴 혐의를 받고있다. 이들은 11차례에 걸쳐 9200만원을 도박해 1억 4000여만원을 챙겼다. 전직 축구선수인 정씨도 지난해 12월 게이머에게 300만원을 건네 승부를 조작하고 1200만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게이머는 경기 전에 전술을 상대방에게 알려주거나, 경기 마지막에 방어를 허술하게 해 패하는 수법으로 승부를 조작했다. 공인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한 정상급 프로게이머인 마씨는 승부조작할 게이머를 소개하고 200만원을 중간에서 빼돌렸다. 위 부장검사는 “소문이 무성하던 e스포츠 승부조작이 최초로 확인됐다.”면서 “출전 선수가 직접 가담한 것이 다른 승부조작과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레이싱 모델 구지성 “섹시 몸매 비결은…” (인터뷰)

    레이싱 모델 구지성 “섹시 몸매 비결은…” (인터뷰)

    레이싱 모델이라는 직업을 단순히 자동차 옆에서 포즈를 취하는 8등신 미녀로만 알고 있는 이들에게도 구지성이란 이름 세 글자는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하다. 구지성은 레이싱 모델 중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레이싱 계 톱스타다. 다람쥐를 닮은 깜찍한 외모와 섹시한 몸매가 인기에 한 몫을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구지성이란 이름값을 높이는 건 도전에 대한 거침없는 용기다. 모터쇼와 레이싱 경기장을 종횡무진 했던 그녀는 어느새 방송에 진출, 진행자로 자리 잡았고 올 상반기 모델학과 교수로 변신했다. 얼마 전에는 평소 친분을 쌓은 데프콘의 앨범 피처링에 참여해 가요 무대를 누비는 객원 가수로 옷을 갈아입었다. 모델에서 방송인, 또 교수에서 가수로 도전한 구지성에게서 도전 영역 간 장벽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어떤 도전을 하든지 레이싱 모델이란 이름은 꼭 간직하고 싶다는 구지성의 당당한 도전기를 2시간에 걸쳐 들어봤다. ▶ 지금은 레이싱 모델 계에서 한가닥 한다는 소리를 듣지만 한 때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이었을 테다. 레이싱 모델을 처음 접한 건 언제였나. “항공과를 졸업한 뒤 호텔에서 일을 하다가 잠깐 쉴 때였어요. 레이싱 모델이었던 친구가 서울 모터쇼에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다고 소개해 줬죠. 처음에는 짧은 치마와 배가 보이는 티셔츠를 입는 게 어색했고 사람들 앞에 서는 자체가 부담스러웠어요.” ▶ 10cm 넘는 하이힐에 노출 있는 의상까지. 게다가 모르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상황은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다. 그런데도 레이싱 모델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제가 승부욕이 있어서 다른 모델들 보다 더 예뻐 보이고 싶은 욕심이 났어요. 표정 연습도 하고 포즈도 연구했죠. 그러다 보니 점점 자신감을 얻었고 사람들이 나를 카메라에 담는 상황도 즐기게 됐어요. 대신 부산에 계시는 부모님 반대가 있긴 했죠.” ▶ 레이싱 모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구지성은 알더라. 그만큼 레이싱 모델 계에서는 톱스타라는 것일 텐데. 어느 분야든 몇 년 동안 1인자 자리를 유지하는 건 대단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있을 것 같다.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더니)솔직히 스트레스가 없다면 거짓말이에요. 하지만 그래서 더 재밌기도 해요. 어리고 예쁘고 날씬한 후배들이 매일 매일 치고 올라오는 긴장감을 즐긴다고 해야 할까요. 훌륭한 후배들이 등장하니 좋은 자극제가 돼요.” ▶ 훌륭한 후배를 바라보는 건 뿌듯하지만 분명 경쟁심이 생길 것 같다. 어떤 노력을 하나. “다이어트와 운동은 계속 하고요. 어떻게 하면 더 어려 보일지 표정과 포즈를 연구해요. 후배 모델들이 속으로 욕할 수 있겠죠?(웃음) 저만의 노하우는 행사 당일 날은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거예요.” ▶ 요즘 인기의 척도는 안티팬 규모라는데 안티 팬은 좀 있나? “인터넷을 즐겨 하는 편이라서 안티 팬들이 쓰는 글은 거의 다 찾아봐요. 예전에는 글 하나하나에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요즘은 웬만한 내용은 웃으면서 넘길 수 있어요.“ ▶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구지성 씨에 대해서 검색을 했는데 성형에 대한 의혹이 많았다. 우스갯소리겠지만 ‘7단 변신’이라면서 과거 사진을 7단계로 비교해놓기도 했던데 혹시 알고 있나. “당연히 알고 있죠. 저는 솔직한 편이라서 성형수술에 대해서도 속이고 싶지 않아요. 네. 성형수술은 했는데요, 7단 변신은 절대 아니에요. 눈매 교정하고 볼 살이 너무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 많아서 보톡스를 맞았어요. 인터넷에 떠도는 전신 성형설 절대 사실이 아니에요.” ▶ 성형에 대한 솔직하고 시원한 해명이 인상 깊다. 대중이 레이싱 모델들에 갖는 또 하나의 오해는 스폰서에 대한 것이다. 얼마 전 한 레이싱 모델이 스폰서에 대해 방송에서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폰서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실제로 한번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은 있어요. 몇 년 전 한 모터쇼에 나이 지긋한 남성이 다가와 ‘구지성씨 맞냐.’고 말을 걸었어요. 친절하게 답해줬는데 알고 보니 레이싱 모델들에게 접근하는 전문 스폰서 브로커였더라고요. 이런 일이 제 앞에서도 일어났다는 것에 많이 놀랐죠.” ▶ 게임 프로그램 진행자, 라디오 방송 DJ를 거쳐 최근에는 대학 강단에 서고 있다. “이번 학기부터 서울 예술전문학교 방송연예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일주일에 4시간 이미지 메이킹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죠. 오늘 중간고사를 봤어요.” ▶ 어떤 수업을 주로 하나. “이론과 실습을 동시에 하고 있어요. 표정, 자세, 말투, 자신감 등 수업에서 제가 모델 경험으로 얻은 다양한 내용을 실전 위주로 가르치고 있어요.”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 않으니까 저를 편하게 대해요. 오늘도 ‘교수님 힌트 좀 주세요.’라고 넉살좋게 물어봤어요.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저 역시도 많은 걸 배우고 있죠.” ▶ 최근에는 래퍼 데프콘의 객원 싱어로도 활약하고 있더라. “버라이어티 쇼 ‘엠티왕’에 함께 출연해 친해진 데프콘 오빠의 녹음실을 찾았다가 즉흥적으로 도전하게 됐어요. 오빠가 다듬어지지 않은 아마추어의 목소리를 찾고 있었는데 제가 그랬나 봐요. 아무런 연습 과정 없이 노래를 하다 보니 사실 많이 부끄럽죠.” ▶ 첫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노래와 함께 섹시한 웨이브 댄스도 선보이던데. “사실 저도 노래방에서는 제법 노래 좀 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첫 무대에서는 너무 떨려서 실수 만발이었어요. 귀에 인이어도 꼽지 않고 무대에 올랐고 시선은 카메라를 계속 따라갔죠. 첫 방송 보면서 후회 많이 했어요.” ▶ 본격적으로 가수로 데뷔하라는 제안도 많이 들었을 것 같다. “저는 무언가에 도전하면 ‘반드시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요. 노래는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닌 거 같아요. 저보다 훨씬 더 대단한 분들이 많잖아요. 지금 당장 그런 제안이 오더라도 거절할 것 같네요.” ▶ 레이싱 모델에서 방송인, 교수에서 가수까지 도전했는데 그 다음 도전 과제는 무엇인가. “요즘 연기에 도전하려고 트레이닝을 받고 있어요.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분명히 좋은 작품과 배역이 다가올 거라고 믿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그 길을 향해서 노력하는 중이에요.” ▶ 연기자까지 도전하면 이젠 레이싱 모델은 하지 않는 것인가. “그렇진 않아요. 머리가 하얘지는 할머니가 될 때까지 불러만 준다면 모터쇼에 서고 싶어요. 제가 레이싱 모델로 데뷔했으니까 전 어떤 도전을 하든 레이싱 모델이란 직업을 계속 갖고 싶어요.” ▶ 레이싱 모델에 대한 대단한 애착이 느껴진다. 레이싱 모델을 꿈꾸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연예인이 되기 위해서 레이싱 모델을 선택하려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그러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레이싱 모델은 고정된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탈피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네요. 그리고 한국 레이싱 모델계가 발전하려면 일부 악덕 모델 에이전시에서 행하는 불투명한 거래가 근절 돼야 할 것 같네요. 신인들이 임금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투명한 거래와 임금 지급 등이 선행돼야 할 것 같습니다. 글=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동영상=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상인VJ bowwow@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진급로비’ 현역 준장 구속

    육군본부 검찰단은 3일 지난해 9월 부동산업체인 K투자개발 전 대표 이모(48·불구속 기소)씨에게 “청와대에 장군 진급 로비를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전달한 혐의 등으로 신모 준장을 지난달 30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단은 또 신 준장에게 공무상 비밀누설죄와 뇌물수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군에 따르면 신 준장은 자신의 장군 진급을 위해 직접 이씨에게 2000만원을 전달했으며 1000만원은 이씨가 고용한 브로커 이모(52·구속기소)씨를 만나 전달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황장엽 암살조 6년간 철저한 남파훈련”

    “황장엽 암살조 6년간 철저한 남파훈련”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암살하려다 구속된 김모(36)·동모(36)씨는 6년간 고강도 공작원 교육을 받고 남파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국정원의 탈북자 심사과정에서 황 전 비서의 친척이라고 속이다 적발돼 범행을 자백했다고 검찰과 국정원은 밝혔다. 21일 검찰 등에 따르면 김씨와 동씨는 10대 때 인민군에 입대해 1992년 9월 나란히 인민무력부 정찰국(현 정찰총국)원으로 선발됐다. 이때부터 요인암살·폭파 등 군사훈련을 받았고 1997년 조선노동당에 입당했다. 이들은 중국 내 정찰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능력을 인정받아 2004년 대남 공작원으로 임명됐다. 한국의 교재로 영어회화 학습을 받았고 다른 사람의 신상명세를 외우며 신분을 위장했다. 이들이 ‘황장엽을 암살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은 지난해 11월. 지령은 정찰총국의 총국장인 김영철(인민군 상장)이 직접 내렸다. 김영철은 평양의 만경대초대소에 방문해 이들을 불러 “남조선에 침투해 황장엽을 없애라. 황장엽의 친척으로 위장해도 좋다.”고 지령을 내렸다고 검찰이 전했다. 남파하기 직전에는 만찬을 열고 고급 위스키를 따라 주며 “황장엽 주거지와 다니는 병원 등 활동사항을 대북 보고한 뒤 황장엽을 처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등은 지난해 11월21일 만경대초대소를 출발해 원산과 함흥, 청진을 거쳐 회령에 도착해 같은 달 24일 밤 탈북자로 위장, 몰래 두만강을 건넜다. 이들은 중국 지린성 옌지로 이동해 민예관에서 요원을 만나 연락방법 등을 전달받았다. 그리고 40대 탈북 브로커와 접촉해 다른 탈북자와 섞여 태국 방콕으로 갔고, 태국에서 경찰에 검거돼 강제출국 형식으로 지난 1월29일과 2월4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탈북자 심사과정에서 덜미가 잡혔다고 수사당국은 전했다. 동씨가 “황장엽씨의 친척이라는 이유로 승진하지 못해 남조선을 택했다.”고 말했지만 학력과 경력, 탈북 경위 등이 국정원이 축적한 대북 정보와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씨는 황 전 비서관의 친척으로 신분 위장을 하려 했지만, 그 친척의 군대 경력이 외우기 어렵고 또 그의 근무지에 군사비밀이 많아 성만 황씨로 바꿔 친척으로 행사하려 했다고 털어놨다. ●경찰, 황씨 경호 최고수준 강화 한편 경찰청은 황 전 비서관에 대한 경호를 최고 수준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국무총리보다 더 높은 수준의 경호를 하고 있다.”면서 “경호 인원을 보강하고 자택 주변에 폐쇄회로(CC)TV를 확충하는 등 경호 장비도 한층 보강했다”고 말했다. 정은주 김효섭기자 ejung@seoul.co.kr
  • 스폰서의 세가지 공통점

    스폰서의 세가지 공통점

    25년간 검사 ‘스폰서’(후원자)를 했다고 주장하는 정모(51)씨 사건을 계기로 검사를 유혹하는 스폰서의 존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씨 말고도 앞서 드러난 대표적 스폰서들로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건설업체 대주주인 또 다른 정모씨 등이 있다. 이들은 ▲지방의 잘나가던 중견 기업가로 ▲검사와 수십년간 호형호제했으며 ▲형사처벌을 받은 경력이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법조비리 사건 후 촌지 대신 접대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1999년 법조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변호사들이 검사들에게 주는 촌지가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부장검사들은 팀원들 밥값, 술값을 다 부담해야 한다.”며 “이런 점 때문에 기업인들과 호형호제하며 후원을 받는 검사들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정씨는 1980년대 초반부터 경남 진주와 사천에서 N건설업체를 운영해 왔다. N건설은 지역에서 토목분야 도급순위 1위로 오를 정도로 탄탄한 기업이었다. 그는 1991년 민자당 소속으로 사천군에서 도의원으로 당선됐다. 민유태 전 검사장에게 1억원을 준 박 전 회장은 경남 김해의 대표적인 사업가였다. 김민재 전 부산고검 검사에게 법인카드를 건네 9700여만원을 후원했던 또 다른 정씨는 건설사와 골프장, 언론사를 두루 경영하며 회사 돈 수백억원을 횡령했다.  ●후원 목적은 ‘보험’  이들이 검사를 후원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잘봐 달라는 일종의 ‘보험’이며, 검찰 인맥을 토대로 나중에 ‘브로커’로 활동하기 위해서다. 1984년 창원지검 진주지청 갱생보호위원으로 지내며 검사들과 연을 맺은 정씨는 1993년 회사가 부도 나자 검찰 인맥을 활용했다. 2005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단속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업체 관계자 등으로부터 9700만원 받는 법조브로커로 활동했다. 1990년 연예인과 마약을 복용하다 잡혔던 박 전 회장은 세금 포탈, 뇌물공여, 항공기 난동 등으로 여러 차례 법정에 섰다. 또다른 정씨도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받았다. 이들은 형사처벌을 받은 경험에서 검찰의 파워를 실감, 그 힘을 내것으로 만들려고 스폰서를 선택한 것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PD수첩 “전·현직 검사 57명 향응 받아”

    MBC ‘PD수첩’이 전·현직 검사 57명에게 25년간에 걸쳐 향응을 제공해 왔다는 한 건설사 사장의 폭로를 방영하겠다고 19일 밝혔다. ‘광우병 재판’ 때문에 PD수첩과 검찰이 극한 대립을 빚고 있는 상황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PD수첩은 전·현직 검사 57명에게 1984년 3월부터 2009년 4월까지 향응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적힌 문건을 입수, ‘법의 날’인 20일 ‘검사와 스폰서’라는 제목으로 방영할 예정이다. 문건에는 구체적인 접대 날짜와 참석자들 이름이 실명으로 적혀 있다. 검사장급 인사 P씨와 H씨를 포함, 법무부 고위인사와 부장검사급 인사 등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는 데다, 일부에게는 성(性) 접대를 했다는 사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을 작성한 이는 경남 지역 대형 건설사 사장인 홍두식(가명)씨로 25년 동안 경남 지역 검사들의 스폰서로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 사장은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그날 만나는 검사들에게 술을 사고, 숙박을 책임지고, 성 접대하는 것이 내 임무였다.”고 주장했다. 의혹 대상자로 지목된 당사자는 강하게 부인했다. P씨는 “홍 사장을 사기 사건으로 수사하던 중 추가로 나온 혐의까지 원칙대로 처리하자 허황된 사실을 제보한 것 같다.”면서 “수사 때부터 검사들과의 일을 폭로하겠다는 식으로 협박했다.”고 반박했다. 검찰도 격앙된 분위기다. 검찰 관계자는 “홍 사장은 수사를 피하기 위해 검사를 협박한 사람”이라면서 “사기 전과가 있는 브로커 한 사람의 일방적 주장만 듣고 실명 보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광우병 보도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인 와중에 이런 보도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부산지검은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된 데다 추가 혐의가 추가되자 원한을 품고 방송국에 제보한 것 같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보도 재검토를 MBC에 공식 요청했다. 최승호 PD수첩 PD는 “방송을 통해 문건의 진위 여부를 입증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광우병 방송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미 재판 중인데 검찰을 압박한다고 검찰이 기소를 중단할 리도 없고, 재판받고 있다는 이유로 언론사가 언론행위를 하지 않을 수도 없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이은주 김지훈기자 erin@seoul.co.kr
  • 2700억대 3자명의 CD발행 66명 적발

    다른 사람의 돈으로 ‘제3자 명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발행해 장부를 조작한 기업 경영자와 브로커 등 66명이 한꺼번에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제3자 명의 CD는 실제 자금주와 CD 발행인이 다른 무기명 양도성예금증서로 액면가의 금액이 은행에 예치돼 있는 것처럼 위장할 수 있다. 자금 상황을 부풀리거나 범죄 행위를 감추는 데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전현준)는 19일 제3자 명의로 2716억원대의 CD 발행을 알선해 주고 돈을 챙긴 브로커 신모(57)씨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브로커 채모(56)씨 등 12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또 나머지 48명은 약식기소하는 한편 1명은 기소중지했다. 검찰 조사 결과 적발된 경영자 35명은 회사 자본금을 부풀려 건설협회로부터 실제보다 높게 시공능력을 평가받거나 회사돈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CD 발행을 부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이사람] 김희문 조달청 전자조달국장

    [이사람] 김희문 조달청 전자조달국장

    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가 진일보하고 있다. 4월1일부터 조달청이 발주하는 시설공사 입찰이 지문인식 전자입찰로 진행되고 있다. 전자입찰에 지문인식 기술을 적용한 것은 처음이다. 오는 7월1일부터는 나라장터에서 이뤄지는 모든 입찰로 확대된다. 지문인식 전자입찰은 사전에 지문을 등록한 입찰 대리인에 한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문인식 전자입찰 도입을 주도한 김희문(57) 조달청 전자조달국장은 “나라장터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조달청의 얼굴이자 조달행정의 자존심”이라며 “지문인식은 불법 입찰을 원천 차단할 수 있어 입찰질서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장터로 탄소절감 연 70만t 2002년 9월 개통한 나라장터는 공공조달의 선진화를 주도하고 조달행정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나라장터를 통한 연간 거래량이 전체 정부 조달사업(약 101조원)의 85%에 달할 정도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나라장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확대로 기관 방문 등이 줄면서 연간 탄소절감량도 70만t에 달했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5006만그루를 심은 효과다. 그러나 전자입찰은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인증서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누구나 입찰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 대리 입찰을 통해 낙찰시 성공 보수를 받는 브로커가 2005년 첫 적발됐다. 김 국장은 “나라장터가 전자정부 수출의 효시였는데 불법적인 입찰이 용인된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면서 “동일 PC에서 동일 입찰에 한 번만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술·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지만 근절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2007년 바이오(Bio) 기술을 이용한 입찰자 신원확인제가 제안됐고 3년간의 연구와 시범실시 등을 거쳐 올해 본격 실시됐다. 지난해는 2129개 국가기관에 대한 무선인식기술(RFID) 기반 물품관리시스템 구축 사업도 마무리했다. 국가기관 보유물품(1172만점·9조 370억원) 관리가 수기식에서 전자체계로 전환된 것이다. 수작업 진행 시 기관당 평균 15일 이상 걸리던 재물조사가 1~2일이면 가능해졌다. 정확한 물품관리로 중복 구입 등을 막을 수 있어 연간 752억원의 예산 절감이 기대되고 있다. 조달청은 2003년 935명이던 정원이 현재 917명으로 줄었지만 계약건수 등 업무는 3배 이상 증가했다. 인력 충원이 어렵기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성공적인 ‘롤 모델’을 만들어냈다. ●RFID 물품관리 연752억 절감 그는 “정부물품의 전자관리는 세계 첫 사례”라며 “국가예산 절감 및 투명하고 효율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김 국장은 조달청 고위공무원 중 유일하게 비고시 출신이다. 만 30년을 조달청에서 근무하며 시설·구매 등 조달 전 분야를 경험한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구매총괄과장 재직 시 글로벌 경제위기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중소기업에 대해 조달청이 발주기관을 대신해 지급하는 대지급과 선금 지급 등을 확대한 것은 전문가의 탁월한 식견에서 비롯됐다. 김 국장은 “조달청은 녹색성장과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지원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스마트폰으로 나라장터 서비스를 제공해 조달정보를 쉽게 접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약력 << ▲1953년 충남 연기 ▲고려대 행정대학원 ▲구매총괄과장, 충북지방조달청장, 대변인, 인천지방청장, 전자조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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