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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4예음실내악 축제/속초·강릉서/「슈베르트」주제로 18∼22일까지

    ◎석양음악회/브람스 피아노 3중주곡 매일 연주/속초연주회/베토벤곡등으로 꾸며질 본격실내악/강릉연주회/가곡 「겨울…」·하이든 현악4중주 선봬 94 예음실내악페스티벌」이 18일부터 22일까지 강원도 속초와 강릉 일원에서 열린다. 예음문화재단이 주최하고 문화체육부가 후원하는 이 페스티벌은 지난 86년부터 속초에서 열어오던 「예음설악페스티벌」의 범위를 강릉까지 넓혀 이름을 바꾼 것.그동안 연주회와 매스터클래스등을 통해 실내악에 대한 음악도들의 관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영동지방의 음악발전을 부추기는 효과를 거두어왔다.또 휴양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어 음악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해 왔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예음클럽과 독일의 페터슨현악4중주단을 비롯,재미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와 피아니스트 변화경,그리고 신수정·문용희·김금봉·김영호등이 나선다.또 바이올리니스트 김현미와 첼리스트 박경옥,서울시향의 타악기주자 최경환과 클라리넷주자 김동진,성악가 김관동·석금숙부부등이 강사및 연주자로 참여한다.이밖에 대금주자인 이생강과 판소리명창 안숙선도 출연,색다른 무대를 펼친다.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는 「슈베르트」.숙소인 속초 삼성콘도미니엄에서 열리는 석양음악회와 속초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속초연주회,강릉문화예술관에서 열리는 강릉연주회를 통해 슈베르트의 실내악이 다채롭게 소개된다. 「석양 음악회」는 18일부터 20일까지 해질 무렵인 하오 5시부터 브람스의 피아노3중주 3곡을 매일 한곡씩 연주하는 프로그램.이에비해 18일부터 21일까지 하오7시30분에 속초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속초음악회」는 본격실내악연주회다.슈베르트의 8중주 바장조와 론도 가장조,피아노 3중주 내림마장조,베토벤의 현악4중주 1번과 모차르트 클라리넷5중주등이 연주된다. 올해 처음 마련된 「강릉 연주회」는 19·20일 하오7시30분에 강릉문화예술관에서 열린다.특히 19일은 슈베르트의 작품만으로 꾸며질 예정.김관동이 연가곡「겨울나그네」를 추려 부르는데 이어 피아노5중주곡 「송어」를 들려준다.페터슨콰르텟이 나서는 20일은 하이든의 현악4중주 라장조,모차르트의 현악4중주 바장조,슈베르트의 현악4중주 사장조가 연주된다. 마지막 날인 22일은 「실내악 한마당」으로 하오 2시부터 7시간동안 진행되는 일종의 마라톤콘서트.생상의 「동물의 사육제」가 연주될 「가족 음악회」를 필두로 「국악연주회」와 「한국가곡과 이중주 하이라이트」,「메인콘서트」가 마련되어 있다.문의는 736­3200.
  • 소피 무터/기돈 크레머/세계적 바이올린 기량한껏

    ◎새달 2·14일 예술의전당서 내한 독주회 무터의 아름다움을 「볼」것인가 크레머의 연주를 「들을」 것인가. 음악애호가들이 가을의 문턱에서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바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와 기돈 크레머가 각각 9월 2일과 14일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잇따라 독주회를 갖기 때문이다. 물론 두 연주회에 모두 참석할수 있다면 이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진다.그러나 시간도 시간이려니와 입장권 가격이 최고 6만원(무터)과 5만원(크레머)에 이르러 보통사람은 그럴 엄두를 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그렇다고 둘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것도 간단치만은 않다. 지금은 세상에 없는 거장 카라얀의 마스코트로 여성다운 매력을 한껏 풍기는 독일 출신의 무터(30)는 그녀를 둘러싼 갖가지 화제로 음악성 이상의 명성을 날리는 연주자.이에 비해 라트비아공화국 출신의 크레머(45)는 못생겼지만 고도의 테크닉을 바탕으로 자유로이 지성과 감성의 세계를 넘나드는 세계 최정상급 실력파이다. 이들은 모두 이번이 두번째 내한.무터는 지난 84년,크레머는 86년 서울에서 공연을 가져 음악애호가들을 열광시킨 공통점도 지니고 있다. 레퍼토리는 무터가 커리어의 「시계태엽」과 브람스의 「소나타 1번」 모차르트의 「소나타 K304」 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 2번」,크레머는 한국초연인 아르보 패르트의 「프라트레스(형제)」 모차르트의 「환상곡 K397」과 「소나타 K481」 로크버크의 「기상적 변주곡」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소나타 작품 18」.둘 다 고전과 근대,현대가 조화되어 이 역시 선택에 어려움을 더하게 한다. 무터의 피아노 반주는 지난해 첼리스트 무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의 내한연주 때 동행했던 램버트 오키스.무터는 한때 로스트로포비치와 스캔들을 뿌리기도 해 묘한 인연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셈.크레머는 피아니스트 바딤 사하로프와 함께 무대에 선다. 이 둘 가운데 누구를 선택하든 그것은 각자의 취향 나름일 것이다.그러나 이미 싼 입장권부터 매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누구로 하든 결정은 빨리 내려야 할 것같다.연주문의는 무터 548­4480,크레머 751­5551.
  • 정트리오/세계정상선율 국내팬에 선사/16,17일

    ◎예술의 전당 등 7차례 전국순회 연주회/트리오·듀오콘서트 두 형태로 정트리오가 오는 16·17일 예술의전당 음악당을 비롯,전국에서 모두 7차례 연주회를 갖는다. 정트리오는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명훈(40·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극장 음악감독)과 바이올리니스트 경화(45),첼리스트 명화(49·한국예술종합학교음악원교수)등 3남매로 이루어진 세계 정상급 실내악그룹.해마다 한여름이면 고국을 찾아 정례화 되다시피한 이들의 연주회는 무더위속에 풀죽은 국내 음악계에 활력소가 되어 왔다. 올해 프로그램은 트리오연주회와 경화와 명훈의 듀오콘서트 등 두가지. 16일 열리는 듀오연주회는 명성 그대로 세계 정상의 음악을 접할수 있는 드문 기회.멘델스존의 바단조와 바장조 등 두개의 「바이올린소나타」와 슈만의 「바이올린소나타 1번 가단조」를 연주할 예정이다. 17일에는 정트리오외 소프라노 김영미와 세명의 첼리스트가 나서 다양한 형태의 음악을 선보인다. 명화씨와 함께 배일환(28)과 신빛나리(21),송영훈(20)이 나서 비발디의 「네 대의첼로를 위한 합주협주곡」을 연주한다. 이들을 참여시킨 것은 촉망받는 신예를 국내무대에 좀더 적극적으로 소개해 성장의 기호를 주고 싶다는 명화씨의 뜻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국립음악원의 교수로 취임한 뒤 그의 국내음악계에 대한 애정이 한층 성숙해 졌음을 였보이게하는 대목이다. 김영미는 정명훈의 피아노반주로 푸치니의 오페라 「라 론디네」가운데 「로레타의 꿈」등 3곡을 노래할 예정. 휴식시간에 이어 명화씨와 명훈씨가 쇼팽의 「서주와 화려한 폴로네이즈 다장조」를 연주하면 정트리오가 브람스의 「트리오 2번 다장조」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들은 또 서울연주에 앞서 11일에는 창원 KBS홀에서 듀오,12일과 13일에는 대구시민회관에서 각각 듀오와 트리오,18일 울산 KBS홀에서 트리오,19일 광주문예회관에서 트리오 연주회를 갖는다. 지방연주에서는 「넉대의 첼로를 위한 합주협주곡」 대신 병화씨와 명훈씨의 듀오가 포함된다.연주문의는 517­76 57∼8.
  • 김영준·김의명,바이올린 독주회/25일 예술의전당,30일 호암아트홀

    뛰어난 기량을 지닌 두 사람의 중견 바이올리니스트가 잇따라 독주회를 갖는다. 김영준이 25일 하오 8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연주하는데 이어 김의명이 30일 하오 7시30분 호암아트홀에서 독주회를 여는 것. 서울시향 악장으로 서울신포니에타를 이끌고 있는 김영준의 경우 연주회가 있는 날이 없는 날보다 더 많은 연주자.KBS교향악단의 악장을 지낸 김의명도 활발한 실내악활동 등 국내연주는 물론 현재도 삿포로심포니의 객원악장으로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 등 국내에서 가장 바쁜 바이올린 연주자의 하나다. 김영준이 서울쳄버앙상블의 음악감독인 피아니스트 김준차와 함께 준비한 곡은 코렐리의 「라 폴리아」와 브람스의 「소나타 2번 작품 100」,그리고 포레의 「소나타 1번 작품 13」.김의명은 피아니스트 김금봉과 함께 비발디의 「소나타 2번 작품 2」와 포레의 「소나타 1번 작품 13」,시마노프스키의 「녹턴과 타란텔라 작품 28」,리스트의 「그랜드 듀오 콘체르탄테」를 연주한다.
  • 베를린필 22년만에 불 공연/카라얀후계 아바도에“환상적 지휘”격찬

    세계적인 교향악단인 베를린 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가진 해외연주회가 비평가들과 관객들의 격찬속에 막을 내렸다. 22년만에 이탈리아 로마를 찾은 「베를린필」은 명성에 걸맞는 최고의 소리를 만들어내 몇달째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시민들에게 정신적 해갈을 시켜주었다. 특히 지난 89년 20세기 최고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타계한 이후 수석지휘자로 선출된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즉흥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지휘를 선보여 찬사에 인색한 평론가들로부터 전에없는 격찬을 받았다. 베를린 필은 이번 로마연주회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죽음과 변용」,브람스의 「1번 교향곡」을 연주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숙연한 주제의 제1부와 활기넘치는 2부가 어우러진 「화음의 제전」이었던 것이다. 연주회장의 시설이 베를린 필의 명성에 다소 못미쳤다는 지적이 있긴 했지만 연주회가 끝난뒤 그러한 지적은 1백20명의 연주자들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선율에 묻혀버렸다. 로마를 대표하는 RAI교향악단과 산타 세실리아오케스트라에 20년남짓 익숙해 있던 이탈리아 음악팬들에게는 베를린 필의 모처럼만의 외유가 가뭄끝에 쏟아지는 한줄기 소나기보다 더 반가웠을 것이다. 당분간 「카라얀이후」를 이끌어갈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아바도는 이번 이탈리아연주회를 통해 세계적인 지휘자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구축했다.
  • 건축가 공일곤씨(이세기의 인물탐구:17)

    ◎변화와 결미감있는 건물 설계/실내에까지 소용돌이모양의 곡선시도/60년대말이래 현대주택의 새 방향 제시/89년 중앙대 안성캠퍼스 도서관설계로 특별상 수상 「훌륭한 건축가와 그렇지못한 건축가는 어떻게 구별되어지는가.평범한 건축가는 작은 유혹에도 쉽게 넘어가지만 훌륭한 건축가는 어떤 유혹에도 결코 빠지지않는다」 오스트리아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말이다.「건축가 공일곤은 물론 후자에 속한다」이는 그를 아끼던 건축가 김수근씨의 말이다.그는 또 『공일곤은 건축가보다 예술가로 부르는 편이 그를 표현하는데 적절하다』고 했다.『시나 음락이 건축과 무관하지않은 차원에서라면 그의 건축작업은 시나 음악을 추구하는 과정과 조금도 다를바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공일곤은 어떤 건축에서도 이미 주어진 룰이나 공식에 집착하지 않으려든다. 예를들어 방 둘 또는 방 셋과 부엌 국적불명(?)의 거실 욕실의 수평적 구성은 그에게는 단조롭고 지루하기만 하다.반드시 네모진 공간속에 모든 것이 일정하게 담겨야한다는 타성은 역시 배제돼야한다고 우긴다. 벌집(봉소)과도 같은 6각형의 연속,또는 달팽이같은 나선형의 외부를 내부에까지 끌어들여 음악에서의 변화화음과 쾌미감을 살리고 싶어한다.이른바 평면상에 있어서의 소용돌이모양 나선모양의 곡선시도는 얼마든지 가능하며 현관에 들어서면 둥그렇게 말려올라간 복도.복도끝에 설정된 방,원시동굴을 연상시키는 비밀스런 방속에서 인간은 자기만의 독립된 공간을 얼마든지 누릴 권리가 있다는 논리다. 아무리 기능이 뛰어나다해도 과학적인 해결방법만으로는 건축은 영원히 미완성으로 남을 뿐이다.또 반드시 값비싼 재질이 좋은 건축을 이루는것은 아니라고 말한다.그래서 그는 60년대말이래 국민주택건설안에 참여하면서도 벽돌의 천연성으로 「빚어만드는 건축」 「살고싶은 집」 「삶을 생각하게 하는 공간」을 시도하여 현대주택에서의 새 방향을 제시한바 있다. ○나의집을 짓는 자세로 그리고 그것이 어떤 건물이든 그는 반드시 「나의 집」을 짓는다는 자세로 이에 임하고 있다.그러나 그가 「내집」이라고 생각하는데서 온 착각은 걸핏하면 건축주나 집주인과 트러블을 만들기 십상이었다. 건축주의 개성과 의도하는 바를 받아들인다고 하면서도 그 기능이 위배되지않는한 건축가로서의 시각과 의지를 최대한 반영시키려는 그의 고집과 열정을 지켜본 김수근씨는 어느날 또다시 그에게 물었다. 『자네 유산받은거 있나』라고.어리둥절한채로 『그런것 없다』고 하자 『그렇다면 건축 집어치우게』했다. 처음에는 선배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했다.김수근씨로서는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않고 순수하게 「작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후배의 모습에서 그 옛날 자신이 추구했던 이상과 희구를 되살렸다.그것을 깨닫기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실망과 시행착오와 아픔을 겪었던가.이제 공일곤도 건축주의 간섭을 받다보면 평생을 통해 자신의 작품은 한 작품도 남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자신의 작품을 갖는다는 꿈은 영원한 꿈에 불과하게 될지도 모른다.그는 이로인해 한동안 건축설계에 대한 의욕상실에 빠지는듯 했다. 그러나 한 넝마주이로인해 건축가가 해야할 또하나의 몫이 무엇인가를 그는다시 깨달았다. 20년전 그의 사무실로 찾아온 한 노인이 자신이 평생동안 모은 돈이라면서 15평짜리 집을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시적감수성 배어있어 그는 집 한칸을 갖기위해 그 나이까지 헌종이와 헌 물건들을 주우러다닌 것이다.과연 인간의 꿈은 무엇인가.그는 오랜 꿈속에서 깨어나 이 세상에서 가장 보람있고 의미있는 값진 집을 지을수 있었다. 지나치게 자신의 작품(?)「에 집착한 나머지 인간의 꿈을 이루어주는 건축가로서의 또하나의 역할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지금도 그 집은 장위동에 있다. 그에게선 여전히 숨가쁘게 돌아가는 건축의 현장감,현대라는 현실감,첨단적이면서도 합리적으로 세련된 속도감 같은것은 찾아볼수 없다.다만 지난 89년 중앙대 안성캠퍼스 도서관 건축으로 제1회 건축가협회가 주는 특별상을 수상했을 때 심사위원장이던 서울대 이광로교수는 『그는 자신이 만들려는 건축의 모습과 내용에 몰두하는 동안에도 그가 목표로하는 것을 이루어가는 장인정신을 지니고 있었다.그리고 그의 건축은 인간의 모든 것이 담기는 삶의공간외에도 인간이기때문에 인간이 보다 존중돼야함을 건축의 품위로서 회복시켜주고 있다』고 경의를 표했다. 실제로 그가 설계한 수많은 주택과 아파트와 기업체 건물등을 보면 그것이 아무리 도시의 빌딩군속에 섞여있다해도 그가 광적으로 사랑해마지않는 음악에서의 시적·정적 감수성이 건물전체에 온화하게 배어있음을 쉽사리 발견할수 있다.네모진 것이 있으면 둥근것을 창출하고 둥근 캐노피(천개)와 굽어진 공간,굴곡과 원추 그리고 벽을 굴리거나 꺾기도 한다.이는 네모진 공간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키려는 그의 끈질긴 일면이라 할수 있다. 브람스의 포스터앞에 선 앤서니 파킨스처럼 그는 언제보아도 뭔가 망설이는듯 나서지 않으려는 듯 언제나 소극적인 자세다.단지 음악이야기에서는 두 눈을 반짝거리면서 갑자기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건물 주변경관도 염두 그는 그것이 하이페츠의 연주인지 토스카니니의 지휘인지를 귀신처럼 가려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멘델스존의 할아버지는 유명한 철학자인 모제스 멘델스존,아버지는 은행가,어머니는피아니스트,그의 「핑갈의 동굴」은 바그너가 「일류 풍경화가로 극찬한 명곡」등 음악가와 음악에 얽힌 모든 에피소드를 백과사전처럼 꿰뚫고 있다. 그는 건축가로는 미국의 프랭크 로이드라이트를 존경한다.공간적인 유동성.대지의 수평선에 동화된듯한 피츠버그 폭포의 폴링워터(Fallingwater낙수장)는 그가 가장 좋아하고 부러워하는 작품의 하나다. 공일곤의 건축지망은 너무나 소박한 동기에서 출발된다. 그는 평북 벽동에서 자랐다.강계 바로옆 수풍댐과 가까운 그의 고향은 사방이 녹음으로 우거진 자연풍광으로 인해 어떤 명화에도 비길수없는 목가적 전원풍경을 이루고 있었다.담장도 없이 그대로 드넓은 벌판과 푸른 산자락,푸르고 드높은 하늘은 하나의 완벽하게 조화된 공간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작은 집을 지을때라 그는 그 건축물이 놓일 주변경관을 받드시 염두에 두는 버릇이 생겼다.모처럼 그의 작품성이 잘 표현된 것이 있다면 바로 중앙대 안성캠퍼스의 도서관이라 할 수 있다. 안성캠퍼스의 상징이 될수있는 모뉴먼트의 이미지를 심어달라는 건축주의 요구에따라 가장 원시적인 것이 좀더 강한 느낌을 준다는 점에 착안,사방 어디서 보아도 피라미드 초기의 마스타바(석실분묘)를 연상시키는 신선한 선을 구사해냈다. 그것은 마치 대서양의 거센 파도가 넘나드는 헤브리디스섬의 동굴을 멘델스존이 음악으로 그렸듯이 피라미드의 네모진 평면정점의 둥근 천창을 바라보노라면 그는 이를 건축으로 이룩하고 있음을 한눈에 알게한다. 이상해교수(성균관대)의 말대로 「작품에는 천재이나 세상돌아가는 일에 무신경」한 그는 과연 유행이나 형태의 유희추구에는 도무지 관심을 두지않는다.일상생활에서도 자녀들에게 자상한 아버지가 되지 못한다.20년전의 넥타이를 한결같이 매고있고 맞춤복따위는 절대로 입지않는 고지식한 성격탓에 지금까지 부인 정수자씨(50)가 의상실을 경영하면서 살림을 꾸리고 2남2녀를 공부시켰다.그리고 「나의 작품」의 집념에 매달린 부군을 위해 7년전에 이사해온 사당동집을 팔아 S부인 남편의 꿈을 이루게해줄 계획이다. 『그가 음악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음악을만든 사람의 주관과는 관계없이 그것을 자기방식대로 마음껏 즐길수 있기 때문』임을 부인은 너무도 깊이 이해하기도 한다. ○포기않는 끈질긴 집념 예술중에서 일반대중의 이상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건축이라면 어쩌면 공일곤은 그가 아무리 부인한다해도 그 수많은 건축작업속에서 그 자신의 모습을 다양하게 시도해온 선택된 작가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시골의 촌부로 있으면서 부엉이가 드나드는 집을 지을 꿈이나 꾸면서 살것을 공연히 거대한 기계같은 도시에서 하나의 부속품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스스로가 생각해도 한심하기만 하다』고,이만하면 왜 김수근씨가 일찍이 「공일곤은 건축가보다는 시나 음악에 가까운 예술가로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는지 이해할만하다. 그는 결국 그의 건축이 어떤 미술품이나 음악작품,한편의 명시 못지않게,아니면 그보다 더 높고 찬란한 차원에서 하나의 예술성으로 빛날수 있음을 믿고 이를 추구해가는 바로 그 예술가의 한사람인 것이다. □연보▲1937년1월 평북 벽동출생 공병순씨와 문석진여사(83)의 2남2녀중 차남 ▲6·25때 월남 ▲56연 서울고 졸업 ▲56연 대법원청사 및 공관 현상설계당선 ▲60연 서울대 공대 건축과 졸업 ▲60연 국회의사당 현상설계응모 ▲61∼69연 김수근 건축연구소 근무 ▲63연 자유센터 설계담당 ▲67연 정동 MBC(문화방송) 설계담당(6천5백평) ▲68연 여의도 개발참여 ▲69∼75년 중앙대 건축과 강사 ▲69∼현재 향 건축연구소 운영 ▲71연 천호동 맹인재활센터,남산KBS(국립중앙방송) 증축설계 ▲73연 남산 퍼시픽호텔,건풍제약,범양식품 대구·신탄진 코카콜라 공장,범양식품 포항,범양냉방 안양공장설계 ▲74∼80연 한은 마산·강릉·수원기숙사,모라도본사,중소기업은 부산·청주·마포·목포·영등포지점,신탁은 부산기숙사·체육관 종각지점,중앙대 안성캠퍼스교사·기숙사·학생식당·교수회관,새한전자주식회사 본사 ▲81∼90연 신탁은서울기숙사·체육관,한은 제주공관,제주·대구기숙사,방지거병원,새한미디어,효성그룹연수원,실내체육관,동양나일론,한국기술개발연수원 동양폴리에스터 연구소및 아파트 미리내수녀원,일진다이아몬드,한국카드콤본사,서울대 신소재 공동연구소 ▲91∼ 청암빌딩,덕산금속,동양폴리에스터 구미 사원아파트,새한미디어 충주교육장 등 그외 건물과 주택다수. 제1회 건축가협회 특별상 수상.
  • KBS향/서울시향/부산시향/코리안 심포니/정상의 선율 한자리에

    ◎예술의 전당 전관개관 기념음악회 18∼23일 잇따라/강동석·서혜경 등 유명 「솔로」 대거 협연/지휘자 블라디미르킨 「중앙무대」 첫선/국악·전국 교향악단 초청 연주회도 뒤이어 개막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4개의 교향악단이 한자리에서 실력을 겨룬다.KBS교향악단과 서울시향,부산시향,코리안심포니가 예술의전당 전관개관음악회에 초청되어 18일부터 23일까지 서울음악당에서 잇따라 연주회를 갖는 것이다. 이 연주회에는 바이올린의 강동석과 피아노의 서혜경,첼로의 조영창,바리톤 최현수와 고성현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솔로이스트들이 대거 협연자로 나설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뿐만아니라 지난해 부산시향의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블라디미르 킨이 중앙무대에 첫선을 보이는 자리여서 더욱 관심을 끌고있다. 첫번째 주자로 나선 KBS교향악단은 18일 하오 7시30분에 연주회를 갖는다.금난새가 지휘를 맡을 이 음악회는 오페라 아리아의 밤.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교수로 자리잡은 차이코프스키국제콩쿠르우승자 최현수와 유럽에서 활발한 활동을벌이고있는 고성현,그리고 소프라노 오영주와 신지화가 협연한다.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전주곡에 이어 베르디와 모차르트,도니제티,로시니등의 오페라 아리아가 연주된다. 블라디미르 킨이 지휘하는 부산시향은 19일 연주한다.킨은 레닌그라드음악원출신으로 구소련국립교향악단등에서 활동하다 19 76년 미국으로 망명한 지휘자로 서울에서 갖는 연주회는 이번이 처음이다.협연자는 한국이 낳은 가장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의 한사람인 강동석. 그는 이 연주회에서 막스 부르흐의 「바이올린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이밖에 베버의 「오이뤼안테」서곡과 프로코피예프의 모음곡「로미오와 줄리엣」이 연주된다. 22일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나선다.상임지휘자 박은성의 지휘봉아래 첼리스트 조영창이 슈만의 「첼로협주곡」을 협연한다.서울시향은 예술의전당 전관개관을 기념하기위한 배려인듯 베토벤의 「헌당식」서곡으로 연주회를 시작해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으로 마무리한다. 이들 네 교향악단의 공연은 23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공연으로 막을 내린다.피아니스트 서혜경이 협연자로 나서는 이 연주회의 지휘는 일본인 모미야마 가즈아키가 맡는다.서혜경의 레퍼터리는 대곡인 브람스의 「피아노협주곡 1번」.이밖에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영웅의 생애」가 연주된다. 예술의전당 전관개관음악회는 이 연주회와 함께 20일 하오 5시에 열리는 신춘국악대공연 등 5회의 연주회로 구성되어 있다. 신춘국악대공연에는 임진옥이 지휘하는 국립국악원연주단이 출연한다.연주될 곡은 황의종의 「만선」과 김영동의 「신수제천」,이상규의 「자진한잎」,「김영재의 「방아타령」,김희조의 「가야금독주와 관현악」이다. 한편 예술의전당이 전국의 교향악단을 초청해 여는 교향악축제도 27일 부천시향의 연주회로 막을 연다.
  • 성남 「뉴 서울필」 창단 연주회

    ◎새달 16일 예술의전당서… 이성주 바이올린 협연/경원대교수 주축 구성… 위성도시 중심 활동 성남을 근거지로 한 새로운 교향악단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오는 2월1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창단연주회를 갖는다. 뉴서울필은 성남시로부터 운영비의 일부를 지원받되 운영은 자율적으로 한다는 새로운 형태를 띠고 있다. 이에따라 뉴서울필은 분당신도시를 포함한 성남시민들을 위한 일정한 횟수의 연주회를 갖는 한편 서울에서의 활동에도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뉴서울필은 활동목표를 「직업교향악단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한 국제적 수준의 실력을 갖춘 교향악단」으로 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장기적인 목표와 함께 위성도시와 신도시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활동에 특히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이에따라 공원음악회와 구민회관공연등 무료공연과 산업체근로자 및 청소년을 위한 팝스콘서트,상설 작은음악회등을 통해 대중들이 음악을 가까이 할수있는 생활음악운동을 먼저 펼쳐나간다는 계획. 뉴서울필은 지휘를 맡을 첼리스트 김봉등 성남에있는 경원대 교수들이 중심이 되어 창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현재 악장에는 역시 경원대교수인 김광군을 영입하는등 80여명의 단원을 확보하고 있다.창단 첫해인 올해 이 악단은 모두 34회의 공식연주회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창단연주회에는 엘리자베스콩쿠르와 차이코프스키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를 협연자로 내세우는등 의욕적인 출발을 보이고 있다.이 공연에서는 김봉의 지휘로 베르디의 「운명의 힘」서곡과 브람스의 「교향곡 1번」,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 라장조」가 연주될 예정이다.문의 554­6293.
  • 한겨울 녹일 설원의 음악축제

    ◎속초시·예음문화재단,내일∼17일 설악산 기슭서/“문화관광지 설악”기치 일곱번째 무대/국내외 수준급인사 초청,다양한 행사/현지학생 위한 피아노·바이올린 강좌도 한겨울 얼어붙은 설악산기슭에서 따뜻한 음악축제가 벌어진다.강원도 속초시에서 13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93예음설악페스티벌」이 그 행사다. 속초시와 예음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해 올해로 일곱번째를 맞은 이축제는 설악산지역을 단순한 휴양지가아닌 문화관광지로 발전시키자는 뜻에서 마련한 것이다.이 축제는 또 「현지 학생을 위한 피아노·바이올린 무료공개강좌」 「현지음악교사를 위한 공개강좌」등 참가한 음악도나 관광객이 아닌 속초시민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함으로써 지역문화의 수준을 높이는데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올해는 관광객과 주민을 위한 다양한 연주회와 참가한 음악도를 위한 뮤직아카데미,영상음악감상회등 갖가지 프로그램이 국내외에서 초청된 역량있는 음악가들에 의해 준비되고 있다. 연주회는 「석양음악회」와 「설악음악회」로 나뉘어매일 속초문화회관에서 열린다.「석양음악회」는 저녁식사에 앞서 하오5시30분부터 30분정도의 소나타 한곡을 연주하는 프로그램이다.첼리스트 이정근과 세포 키마넨,바이올리니스트 이택주와 이성주,요시코 이라이가 모두 브람스의 소나타를 연주할 예정이다.피아노는 이귀영과 나정혜,김금봉,김용배,김영호가 맡는다. 「설악음악회」는 하오7시30분에 열리는 본격실내악연주회이다.「석양음악회」출연진과 함께 세계적인 플루트주자인 김창국과 클라리넷의 김동진,바리톤 김관동과 소프라노 석금숙등이 나선다.또 예음현악4중주단과 과르텟 21,핀란드에서 초청된 시벨리우스현악4중주단이 번갈아 출연한다. 시벨리우스현악4중주단의 멤버인 일본인 요시코 아라이는 일본 키타큐슈뮤직페스티벌의 음악감독으로 핀란드의 전통있는 음악제인 쿠모폐스티벌을 이끌고 있다.이번 초청을 계기로 설악페스티벌과 키타큐슈페스티벌,쿠모페스티벌은 앞으로도 연주자 교환등 협조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이밖에 16일 하오2시에는 안숙선명창이 김청만의 북반주로 「춘향가」가운데 「어사출도대목」을 부르는 국악연주회가,17일 같은 시간에는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등이 연주되는 어린이를 위한 가족음악회가 각각 펼쳐진다.16일과 17일에는 참가학생들의 음악회도 열릴 예정. 뮤직아카데미는 상오의 실내악그룹레슨과 하오의 현지학생을 위한 무료공개강좌로 나누어진다.실내악그룹레슨은 우리음악도들에게 부족한 앙상블능력을 키울 좋은 기회. 특히 13일 하오3시30분에 열리는 「현지음악교사를 위한 공개강좌」에는 서울대 김정길교수가 나서 「음악에의 새로운 접근방법」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교사들과 대화도 나누게 된다.김교수는 또 14일과 15일 하오3시부터 속초문화회관별관에서 열리는 무료영상음악감상회의 해설도 맡는다.프로그램은 14일이 아당의 발레음악「지젤」,15일은 「다니 게이와 뉴욕필하모닉」이다. 연주회의 입장료는 「석양음악회가 1천원,「설악음악회」가 3천원이며 국악연주회와 가족음악회는 각각 3천원과 2천원이다.
  • 북경교향악단 첫 내한연주회/새해초 서울·부산 등서 3차례

    ◎중국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으로 권위자랑 북경중앙교향악단이 중국의 교향악단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북경중앙교향악단은 새해 1월9일과 10일 하오7시 세종문화회관대강당에 이어 12일 하오7시에는 부산시민회관에서 공연하는등 모두 3차례 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 19 56년 북경중앙가무단교향악단을 모체로 창단된 이악단은 현재 상해교향악단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으로 군림하고 있다.이악단은 가무단교향악단 시절인 19 51년에 이미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청소년음악제와 드보르자크기념연주회등에서 찬사를 받는등 밀치기 실력을 인정받았다. 문화혁명기에 활동금지를 당해 시련을 겪기도 한 이악단은 19 77년 오자와 세이지가 지휘하는 보스턴심포니와의 합동연주를 통해 다시 서방세계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이악단은 그뒤 아카데미상을 받은 다큐멘터리「모택동에서 모차르트까지」에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과 함께 출연하면서 국제사회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악단은 수준급의 기량과 다양한 레퍼터리외에도 중국악기를 이용한 독특한 연주스타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이번 내한연주에도 비파연주자 장홍얀이 쳉다자오의 「비파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하는등 이전 특징을 선보이게 된다. 이번 내한연주회의 지휘는 이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이자 미국 사바나심포니의 부지휘자·상해교향악단의 객원지휘자인 후용얀이 맡는다.협연자로는 장홍얀과 함께 중국의 피아니스트 콩샹동과 한국 피아니스트 김원미가 나선다. 프로그램은 9일이 리후안지의 「봄의 제전 서곡」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피아노 콩샹동),말러의 「교향곡 5번」,10일은 「봄의 제전 서곡」과 「비파협주곡」,브람스의 「피아노협주곡 2번」(피아노 김원미),엘가의 「수수께끼변주곡」이다.또 12일에는 「비파협주곡」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피아노 콩샹동),「수수께끼변주곡」이 연주된다.연주문의 705 ­41 80.
  • 피아노독주회/쇼팽곡 가장 선호

    ◎「월간 피아노음악」,91∼92년 국내연주 875곡 조사 국내 피아노독주회 프로그램으로 가장 선호되는 작곡가는 쇼팽이며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은 베토벤의 「소나타 30번 작품109」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음악전문지 「월간 피아노음악」이 12월호에 게재한 「91·92 피아노독주회 레퍼토리 현황조사」에서 밝혀졌다.이 조사는 지난해 91회의 독주회에서 연주된 3백80곡과 올해 11월말까지 1백8회의 독주회에서 선보인 4백95곡등 모두 8백75곡을 대상으로 했다.이 숫자는 서울에서 열린 피아노독주회를 거의 망라한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연주된 작품의 작곡가별 분포는 1위인 쇼팽이 1백40곡으로 가장 많아 전체의 16%를 차지했다.이어 베토벤 96곡,모차르트 66곡 순으로 나타났다.그뒤는 7%의 리스트,6.5% 슈만,5.7%의 바흐,5.2%의 프로코피에프,4%의 드뷔시,3.7%의 브람스,3.6%의 라벨이 잇고 있다. 「가장 많이 연주된 곡 베스트 10」에는 베토벤이 1위에 이어 「소나타 작품81의 a」가 6위에 올랐다. 쇼팽은 이부문에서도 「소나타 3번」과 「발라드작품52」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는등 무려 4곡이나 포함됐다.이밖에 프로코피에프의 「소나타 7번」과 슈만의 「카니벌 작품9」및 「환상곡 다장조」,라벨의 「소나티네」가 10위안에 들었다. 그러나 국내 작곡가의 작품은 지난해 겨우 3곡,올해는 11곡이 연주되어 극심한 창작곡연주 회피현상을 나타내고 있다.올해의 경우에도 지난 2월 창작곡으로만 프로그램을 짠 이정재교수(협성신학대)의 독주회를 포함하면 한국창작곡이 연주된 독주회는 8회에 불과한 셈이다.연주된 창작곡은 박준상의 「아리랑변주곡」과 김정길의 「하우스도르프 스파티움」 「고풍」,윤이상의 「피아노를 위한 5개의 소품」 「인터루디움」,정회갑의 「조곡 한국무용」,김기범의 「피아노를 위한 랩소디」등이다. 한편 연주된 곡의 시대별 분포를 보면 흔히 「구색을 갖추기 위한 레퍼토리」로 인식되는 바로크와 근대가 지난해 각각 9.2%와 21.7%에서 올해는 7.4%와 17%로 줄어든 반면 낭만은 34.7%에서 42%로 크게 늘었다. 이는 국내 피아니스트들의 활동이 최근 크게 활발해진 것과 관련,귀국독주회의 경우와 같이 레퍼토리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청중들을 의식해 프로그램은 짠 결과를 분석됐다.
  •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이어령과의 대화”:3

    ◎본능언어가 주는 메시지/문명의 분만실과 생명의 탄생/태아는 모차르트음악을 좋아한다/태중서 들었던 어머니심박음 영향/인간은 분당 50∼90의 템포에 안정감/유교적 가족중심주의 전통에/초음파 촬영같은 정보기술로/숨겨져있는 아이들 메시지를/투시하고 가시화하는 노력이/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열쇠 □황규호문화부장=구체적으로 한국의 21세기는 지금 태어나는 애들이 어른이 되는 사회가 아니겠습니까.오늘은 한국인이 태어나는 그 시점으로부터 어떤 문명의 과제를 안고 있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이어령 전문화부장관=노인들이 과거의 기념비라면 아이들은 미래의 거울이지요.애들의 탄생은 바로 새 문명의 탄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지금 거리를 지나다보면 전광판에 21세기까지 앞으로 며칠 남았는가 카운트다운의 숫자를 볼 수가 있습니다.그러나 21세기는 전광판의 숫자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오늘 신생아들이 태어나고 있는 분만실 속에서 숨쉬고 있는 거지요. □물질,에너지,그리고 정보로 문명의 가치체계를 삼단계로 나누셨는데 아이들의 탄생에도 그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서 안됐습니다마는 금년에 저는 친손자와 친손녀 그리고 외손자 이렇게 세 아이를 한꺼번에 얻었지요.그런데 놀라운 것은 애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그애가 손자인지 손녀인지를 다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캡슐에 들어있는 우주인처럼 태내속에서 유영하고 있는 미래의 내 손주들과 상면까지 했단 말입니다. ○정보이용이 문제 □초음파촬영 말씀이신가요. ■그렇습니다.초음파의 컴퓨터기술로 태아의 성은 말할 것도없고 모든 인체의 정보와 모습을 백일 사진보듯 한눈으로 환히 들여다 볼수가 있었지요.태아에 이상이 있으면 태어나기 전에 간단한 치료로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미국에서 비디오로 찍어 보낸 탄생전 6개월짜리 내 손녀의 모습을 바라 보면서 나는 정보라고는 오로지 태몽밖에 몰랐던 옛날의 우리 어머니들을 생각하였지요.그리고 이애가 다음에 커서 이 비디오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는지도 생각해 보았습니다.인간은 누구나 또 어느시대나 자궁속에서 나와 무덤속으로 들어가지요.영어로는 자궁이 움(WOMB)이고 무덤은 툼(TOMB)이라 그 음까지도 비슷합니다.지금까지 이 시원과 종착의 장소는 신비한 봉인으로 굳게 닫혀져 왔습니다마는 이제는 과학기술로 그 봉인마저도 뜯겨지고 만 것입니다. □출산을 기다리는 긴장같은 것 말하자면 손자인지 손녀인지 하는 궁금증같은 것이 없어져 좀 맥이 풀리셨겠네요.분만전에 태아의 성을 미리 알아내는 자궁내의 정보화를 부정적으로 보십니까.그렇지 않으면. ■정보화 자체보다는 그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고 이용하느냐가 문제일 것입니다.초음파 촬영은 불가시적인 것을 가시적인 것으로 정보화하는 기술이지만 남녀의 성차별이나 그 선호도에 대한 인간의식에 대해서는 변화를 주지 못합니다.그러므로 남자를 선호하는 한국풍토에서는 여자로 판명 될 경우에는 낙태할 확률이 높아집니다.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남자애만 낳게 될테니 엄청난 사회문제가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그러나 이런일 만 아니라면 시각정보를 통한 태아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생명의 영역을 보다 넓혀주는것으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초음파와 같은 기술로 지금까지 우리가 모르고 지낸 태아의 정보를 알게되고 모친과 태아의 대화가 가능해졌다는 말씀이시군요. ■많은 것을 알아냈지요.태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을 느끼고 듣고 심지어 자기주장까지 하는 어엿한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명확한 증거를 통해 알게된 것입니다.초음파의 전자 스캔은 태아의 의학적 정보만이 아니라 심박수나 표정으로 바깥세계의 자극에 대하여 어떤 느낌을 갖고 있는지 그 스크린에 모두 비쳐주지요. □태아가 음악감상을 한다는 것이 거짓말이 아니군요. ■태아가 좋아하는 음악은 비발디나 모차르트이고 반대로 베토벤이나 브람스,또는 록음악을 들려주면 아주 싫어한다는 겁니다.특히 태아가 듣는 것은 어머니의 심장박동소리지요.북소리의 연주를 들으며 자라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리리 박사는 아주 재미난 실험을 했는데 사람들에게 메로트놈을 각자 좋은대로 설치하라고 하면 대부분은 일분동안에 50에서 90의 템포에다 놓는데 이 숫자는 바로 일분간의심박수와 같다는 겁니다.즉 태내에서 들었던 어머니의 북소리음악(심장박동)을 무의식적으로 떠올리고 있는 겁니다.이것은 기본이고 고도의 「자궁대화」가 가능한 것이지요. ○분만전 인격 인정 □정보화시대는 태아의 환경에서부터 시작되는군요.태교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태아는 어머니의 감정과 생각을 낱낱이 읽고 느낀다는 겁니다.출산을 기대하고 있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건강하고 정상적인 발육을 하지만 부부싸움만하고 또 원치않는 아이를 잉태한 어머니에게서는 육체적·정신적 장애자가 태어날 위험이 약 2.5배가량 된다는거지요. □어떻게 해서 어머니의 감정이 태아에게 전달될까요.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서 자궁대화가 일어나는데 모친의 감정 메시지는 내분비물을 매개로하여 태아에게 전달된다는 거지요.인간만이 아닙니다.뉴욕시립대학에서 실험한 것인데 암탉이 부화한 병아리는 기계 병아리보다 훨씬 어미닭을 더 따른다고 합니다.닭과 달걀 사이에도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있다는 겁니다.어린이 놀이터에는 동서를 막론하고 그네가 있지요.아이들이 그네타기를 좋아하는 것은 자궁체험,즉 양수속에서 흔들리며 자라던 그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나는 이방면의 전문가가 아닙니다.이 자리에서 강조하려는 것은 정보사회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입니다. □앞으로의 아이들은 태어나기 일년전부터 우리 삶의 영역속으로 들어오게 된다는 말씀인가요. ■생각해 보십시오.서양사람들은 아이가 태어난 그날부터 나이를 세어가지만 한국인은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나이를 셉니다.어느 소설가가 「나는 한살때 태어났습니다」(웃음)라는 글을 쓴 것처럼 한국인은 태어나자 마자 한살을 먹습니다.초음파기술이 생기기 이전부터 우리는 태내의 생명을 하나의 인격체로 인식해 왔다는 증거입니다.그런데 이상한 것은 오히려 우리가 서양사람보다도 훨씬 거부감없이 애를 잘 지웁니다.중절수술의 숫자로 보면 일년에 1백50만명으로 한국이 단연 세계 1위라고 합니다.초음파로 중절장면을 찍은 것을 보면 수술기계가 자궁내로 들어오면 태아가 공포심을 갖고 구석으로 피하며 절규합니다.뭉크의 그 절규라는 그림과 똑같은 모습이지요.이 어두운 태내에서의 소리없는 절규! 핏덩어리에 불과한 생명속에도 자기 보존의 의지를 뚜렷이 볼수가 있지요.이 광경을 본 사람은 눈으로 보지 못하는 존재라하여 함부로 낙태를 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태아가 자기를 해치려는 것을 알고 몸을 움츠린다니 생각할수록 생명에 대한 외경을 느끼게 됩니다.초음파촬영을 통해서 우리는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태아의 고통이나 부모에게 보내지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게 되었으니 정말 정보기술이라고 하는 것은 다른 과학기술과 달리 인간의 정신문화에도 한편의 시보다도 더 많은 감동과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군요. ■워즈워스는 아이들을 어른의 아버지라는 역설을 남겼지만 정말 애들은 우리가 모르는 생명의 저쪽 먼 세계의 정보를 가르쳐주고 있는 스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애들이 어머니의 태내에서 처음 이 세상으로 태어날 때 백이면 백 그 고사리 같은 주먹을 꼭 움켜 쥐고 나온다는 겁니다.그것도 그냥 주먹이아니라 엄지손가락을 안으로 틀어쥐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 농담이 생겼나봅니다.소매치기 부부가 아이를 낳았는데 애를 받은 산파의 반지가 온데 간데 없이 없어졌다는 거지요.그런데 막태어난 애가 주먹을 꼭 쥐고 있어서 펴보았더니 어느새 산파의 반지를 그 안에 틀어쥐고 있더라구요.(웃음) 그런데 이 경우에는 농담으로 한 소리지만 왜 태아들은 그렇게 주먹을 틀어쥐고 태어나는 것일까요. ■만약 태아가 손가락을 편채로 태어 나온다고 생각해 보십시오.아니지요.주먹을 쥐었다 하더라도 엄지 손을 밖으로 내 놓았다고 가정해 보십시오.어머니의 그 자궁이 어떻게 되겠어요.사방이 찢겨지고 말겠지요.자기를 열달동안 키워준 그 집을,그 환경을 다치지 않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다음에 태어나는 생명을 위해서도 모태를 그대로 보존하려고 하는 거구요.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어떻습니까.눈도 뜨기 전,말이나 생각을 미처 배우기도전의 태아들보다 훨씬 미련한 짓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인류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이 땅을 파헤치고 숲을자르고 공기와 물을 더럽히고 있습니다.문명의 손톱과 탐욕한 엄지손가락으로 지구의 자궁을 갈갈이 찢고 있는 중이지요.두 주먹을 꼭 쥐고 태어나는 아이들을 보면 철없는 어른들을 향해서 보내는 분노의 메시지처럼 느껴지지 않습니까. □결국 우리는 그동안 자식들을 키워가면서도 생명의 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몰라 그들이 보내는 많은 메시지를 읽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과학이 발달하고 인간의 지식이 발달할수록 본능의 언어는 감퇴됩니다.그래서 서구에서 산업주의 문명이 일어나기 시작했을 무렵 자기 자식을 키우는데 있어서 인간은 동물보다도 훨씬 못했지요.가령 18세기의 말 통계를 들여다보면 파리에서 태어나는 애들수가 2만1천명인데 그중 어머니의 품에서 자라나는 아이는 겨우 1천명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니 그러면 다른 애들은 누가 길렀나요. ■부유한 가정에 태어난 나머지 천명의 아이는 유모손에서 자라고 나머지 1만9천명은 양육비를 붙여서 시골로 보내졌거나 죽었다는 겁니다.그리고빈민층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4분의1은 내버려졌다는 겁니다.고아원에 보내져도 식량의 부족과 전염병으로 80%가 죽었지요.도시 문명 그리고 산업문명의 가혹한 발전과정을 한국인들은 잘 모른채 장미빛 꿈만으로 좇아왔다고나 할까요.한마디로 서구사람들이 주도해온 산업문명이란 결국 따뜻한 부모의 정을 모르고 자란 아이들 손에 의해서 만들어진 문명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차가운 문명이지요.한국인들은 가난하게는 살았지만 자녀에 대한 깊은 정은 세계의 어떤 민족보다도 강했다고 할 수 있지요. ○변하지않은 사랑 □급속한 산업문명 속에서도 자녀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만은 변화하지 않은 것 같은데 서구와 비교해 보면 어떤지요. ■그점에 대해서 답하기 위해서는 처음에 제기했던 문제로 다시 돌아가야 되겠군요.물질단계 에너지단계 정보단계의 문명·가치체계로 볼때 부부와 자식간의 관계는 물질과 같은 소유관계로 설명되지요.자식은 일종의 소유물이었지요.믿기지 않겠지만 서양의 역사책을 보면 가난한 집에서 딸을 낳으면 창녀로 팔아버리는 일이 많았지요.또 자식을 에너지의 기능으로 보던 시절도 있었어요.이를 테면 노동력이었지요.그 증거로 서양에서 패밀리어라고 하면 오늘과 같은 뜻이 아니라 가업을 중심으로 모여있는 노동집단을 뜻했다는 사실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21세기의 최대과제는 가족이 물질이나 에너지의 가치체계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보 즉 커뮤니케이션의 가치에 의해서 구성된다는 거지요. ○용돈과 애정 구별 □서양은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와 같은 영화에서도 보듯이 이혼으로 인한 가정관계가 복잡한데 그 점에서 한국은 오히려…. ■그렇게 간단히 속단할 수 없습니다.우리보다 산업사회를 일찍 겪은 서구에서는 자녀를 소유나 에너지의 가치체계에서 벗어나 커뮤니케이티브한 것으로 보는 것이 동양사람 보다 강합니다.한국에서는 그런 통계가 없어서 우리와 가까운 일본의 통계를 놓고 보면 유교문화권의 가족주의 문화의 신화가 붕괴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서독에서는 매주 한번이상 아이들의 공부를 돌봐주고 있다는 아버지는 50%인데 일본의 경우에는 10% 밖에 되지 않습니다.그리고 아버지가 아이와 적극적으로 놀아주는가의 질문에서도 미국은 89%,서독은 63%로 되어 있습니다.그러나 일본은 반도 안되는 47% 입니다.특히 놀라운 것은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보람있다고 생각하느냐에 일본은 겨우 반정도인데 미국은 99%,서독은 85%인 것입니다.일본인과 달리 미국인들은 애들과 지내는 것이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유교의 가족중심주의 전통에 새로운 제삼의 가치관 즉 초음파촬영과 같은 정보기술로 아이들의 숨겨져 있는 모습과 메시지를 투시하고 가시화하는 노력이야말로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열쇠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 알기 쉽게 말해서 아이들에게 용돈을 집어주는 것이 부모의 애정이라고 생각하는 한국 아버지들의 사고를 전환시키는 것.그래서 대화하는 기술과 그 가치를 발판으로 하여 황폐해진 가족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 그것이 우리 21세기 전략 가운데 하나라고 결론지어도 좋을는지요. ■그렇습니다.원래 가족이란처음부터 기능이나 합리성을 따지는 집단이 아니지요.자식이 못났다 하여 버리거나 일을 하지 않는다해서 밥을 굶기는 그런 이해관계로 맺어진 것이 아닙니다.더구나 인간은 다른 짐승과 다른 조건을 갖고 태어납니다.짐승들은 두뇌의 70%가 이미 자란 상태에서 태어나지만 인간은 반대로 30% 밖에 자라지 못한 두뇌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합니다.70%선까지 자라려면 적어도 세살은 되어야만 한다는 거지요. □시간이 다 됐습니다.미흡한대로 여기에서 이야기를 끝내고 다음에 다시 이 문제를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 호 실내악으로 자국홍보/새달 멜버른쳄버 등 5개 실내악단 내한

    ◎“서양음악 「변방」 아닌 「중심지」” 이미지 심기 시도 「오스트레일리아 실내악축전」이 11월 5일부터 13일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호암아트홀에서 나뉘어 열린다. 이 실내악축전은 92년11월을 「한국에 호주를 알리는 달」로 정한 호주정부가 호주를 대표할만한 5개의 실내악 그룹을 보내 벌이는 음악분야의 행사. 이 축제를 통해 호주가 「서양음악의 변방」이 아닌 「서양음악의 새로운 중심지」라는 이미지를 심겠다는 의도에서 마련했다. 이번 축전의 특징은 각기 성격이 완전히 다른 단체만이 참가함으로써 「실내악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맛볼수 있다는 점이다. 내한단체는 먼저 스피로스 란토스가 리드하는 멜버른 쳄버오케스트라(5일 예술의 전당)가 있다.이단체는 20여명의 현악주자로 구성된 전형적인 실내악단으로 이번 내한연주회에서는 엘가와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와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극 K414」등을 연주한다.피아노는 김동진. 캔버라 윈드솔리스트(9일 호암아트홀)는 목관5중주단의 형태.레이차와 프랑수와의 목관5중주와 비발디의 플루트 오보에 바순을 위한 협주곡 그리고 풀랑의 6중주곡을 연주한다.피아노는 신민자. 6명의 뛰어난 성악가로 이루어진 시드니 송컴퍼니(10일 호암아트홀)는 오늘날 청중과 비평가들의 폭넓은 인기를 누리는 호주 최고의 중창단.르네상스 다성음악에서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지니고 있다.내한공연에서는 데프레 라수스 기본스 몰리등 증세음악을 주로 선보인다. 플루트협연은 이승혜. 오스트랄리안 현악4중주단(12일 호암아트홀)은 최근 한국유학생이 늘고있는 아델레이드대학에 소속된 중견 4중주단.리처드 밀스와 베토벤의 현악4중주외에 피아니스트 김양희와 브람스의 「피아노5중주곡 작품34」를 연주하게 된다. 오스트레일리아 앙상블(13일 호암아트홀)은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피아노외에 플루트와 클라리넷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실내악축전」은 부산과 전주에서 3일부터 14일까지 같은 프로그램으로 열린다.
  • 클라리넷 주자 드 페이어 내한/25·26일 KBS교향악단과 협연

    세계 정상의 클라리넷 주자 게르바스 드 페이어가 내한연주회를 갖는다. 25일 KBS홀과 26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KBS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에 협연자로 나서는 것. 드 페이어는 영국출신으로 1951년 유명한 멜로스 앙상블을 창단,관악기를 포함한 다양한 악기편성의 실내악을 보급하는데 크게 공헌했고 56년부터는 런던심포니의 수석주자로 활동하면서 독주자 혹은 협연자로 가장 연주를 많이하는 클라리넷주자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고전에서부터 현대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구사하고 있는 드 페이어는 최근 지휘에도 관심을 가져 런던심포니와 잉글리시챔버오케스트라 등을 지휘,음악가로서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우아하면서도 긴장감있고 촉감있는 소리로 노래하듯 연주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드 페이어는 「클라리넷독주가 들어있는 거의 모든 레퍼토리」를 녹음한 60여종의 음반으로 국내 팬들에도 잘 알려져있다. 드 페이어는 이번 내한연주회에서 KBS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 오트마 마가와 함께 모차르트의 「협주곡 가장조 K622」를연주한다. KBS교향악단은 이밖에 리하르트슈트라우스의 「돈환 작품 20」과 브람스이 「교향곡 3번 작품90」을 연주할 예정.공연문의는 781-1572.
  • KBS향 지휘차 귀국 재미음악가 함신익씨(인터뷰)

    ◎“정명훈씨 같은 명지휘자 될터”/파콩쿠르 2위… 88년 「뉴욕깁스」 창단 『단원들과 리허설을 하며 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일 예술의전당과 21일 KBS홀에서 두차례 열리는 KBS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를 지휘하기 위해 일시 귀국한 재미지휘자 함신익씨(34)는 리허설을 마친 소감을 이렇게 말하고 『건강때문에 이 연주회를 지휘하지 못한 오트마 마가에게는 미안하지만 나에게는 큰 행운』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함씨는 지난해 12월 세계 40여개국에서 2백76명이 참가한 폴란드의 휘텔베르크지휘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하며 국내외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 콩쿠르는 15일이라는 긴 기간에 걸쳐 열리는 것이 특징입니다.각 단계를 거치면서 각 지휘자의 세부적인 자질까지 여지없이 드러나지요.이 콩쿠르가 현재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신진지휘자의 등용무대가 된 것도 이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가 이번에 연주할 곡은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와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1번」그리고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이다. 피아노협연은 구소련출신으로 미국에 망명해 활동하고 있는 옥사나 야브론스카야. 『협주곡에서 오케스트라는 반주가 아닌 독주와의 이중창이에요.명성을 익히 듣고 있던 야브론스카야와 좋은 노래를 불러볼 생각입니다』 이번 프로그램 가운데 시벨리우스와 브람스는 지난해 콩쿠르 당시 연주해 현지언론으로부터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최상의 연주」라는 찬사를 받았었다. 함씨는 국내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라이스음대와 이스트만음대 대학원에서 피아노와 지휘를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함씨는 지난 88년 뉴욕의 로체스터에서 깁스오케스트라를 창단,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이 오케스트라는 창설당시 25명에서 지금은 75명으로 늘어나 1년에 7∼8회 정기 공연을 갖고있다. 『지휘자로서 한국인으로서의 핸디캡은 없습니다.단원들은 말을 잘못하는 외국인이기에 더욱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지요.그러나 말대신 지휘봉으로는 음악을 확실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함씨는 『정명훈선생님같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 청소년위한 2개 음악행사/음악제·실내악출제 16일까지 마련

    청소년의 달을 맞아 청소년을 위한 갖가지 행사의 폭주속에서 돋보이는 2개의 청소년음악제가 이번주에 열린다. 예술의 전당(580­1411)이 주최해 13일부터 16일까지 계속될 「5월 청소년음악제」는 첫날 「브라스밴드의 밤」으로 막을 연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취주악단인 서울윈드앙상블이 출연하는 이 연주회에서는 헨델의 「수상음악」과 주페의 「시인과 농부」서곡,호저스의 「사운드 오브 뮤직」등 친근한 곡들을 들려준다. 「실내악의 밤」으로 꾸며진 14일에는 코리아브라스퀸텟과 코리아윈드앙상블,퀴르텟 포시즌이 나서 슈미트의 「니그로주제 변주곡」과 샤이트의 「전쟁모음곡」,비렐의 「축전곡」을 연주한다. 15일 「합창의 밤」에는 젊은 음악가들로 구성된 직업합창단인 서울모테트합창단이 나서 비발디,헨델,베토벤,멘델스존의 종교음악을 중심으로 연주한다. 이 음악제의 마지막날인 16일은 「오케스트라의 밤」으로 이남수가 지휘하는 서울대교향악단이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전극과 브람스의 교향곡 4번등을 연주한다. 한국페스티벌앙상블(739­ 33 31)이 주최하는 「5월 청소년실내악축제」는 지난 11일부터 시작되어 광화문 페스티벌앙상블홀에서 16일까지 계속된다. 이 축제는 특히 청소년청중들에게 다양한 연주형태의 실내악을 쉽게 접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6회의 연주회에 18개의 신예실내악단이 출연함으로써 실내악을 육성한다는 또하나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편 예술의 전당은 이번 음악제의 회원권가격을 5천원과 3천원 2종류로 책정했으며 페스티벌앙상블도 3천원으로 청소년들의 부담을 줄였다.
  • 서울대 전체수석 차지한 이학호군

    ◎전화국 맞벌이부부 아들 “면학만세”/“114안내원 19년 어머니에 감사”/“상대성이론 감명… 물리학 선택/TV과외로 국·영·수 기초닦아”/25평 전세집엔 할머니등 6식구 단란 서울대 신입생전형에서 전체수석합격의 영광은 맞벌이 전화국직원의 맏아들 이학호군(18·양정고 3년)이 차지했다. 『뜻하지 않은 결과라 좀 얼떨떨하지만 뒷바라지 하시느라 고생하신 부모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군은 수석합격의 소식을 듣는 순간 쑥스러운듯 고개를 숙이며 아버지 이용귀씨(45·서울구로전화국 시흥분국 전자실장)와 어머니 성모단씨(41·서울번호 안내국직원)의 손을 덥석 잡았다. 지난10일 20년 근속상을 받은 아버지 이씨에게는 학호의 수석합격 소식이 「생애최고의 선물」이었다. 이군은 과외나 학원보다는 학교수업에 충실한 지능지수 1백56의 「공부벌레」. 고교1년때부터 국어·영어 등 9개 시험과목별로 참고노트를 만들어 새롭고 어려운 문제등을 적어가며 시험준비를 했다. 이 노트는 이군에게 유일한 「참고서」이며 「개인교사」였다. 날마다 상오6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아버지가 모는 프라이드 승용차로 학교에 가 수업과 자습을 마치고 하오8시30분쯤 집에 와 다음날 상오2시까지 공부하고야 잠자리에 드는 하루4시간 밖에 잠을 못자는 꽤나 힘든 규칙생활을 했다. 공부에 유일하게 도움을 받았다면 TV과외로 특히 국어 영어 수학의 기초를 닦는데 힘이 됐다. 『공부를 하다 지루하거나 틈이 나면 「삼국지」등의 소설을 읽거나 브람스의 교향곡을 들으며 마음의 여유를 가졌다』는 것이 이군의 긴장해소책이었다. 물리학과를 지원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지난87년 신도림 중2학년때 선생님의 물리공식 증명과정을 보며 과학의 깊이에 호기심이 생겨서였다고 했다. 그뒤 쉽게풀어 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물리학기초」「과학의 역사」등 과학도서들을 도서관 등에서 빌려 읽으며 물리학자의 꿈을 키웠다. 아인슈타인등 물리학자가운데에서도 특히 불구의 몸으로 물리학의 대가가된 스티븐 호킹박사를 존경한다고 했다. 지난달 말 지원학과를 정할때는 가까운 친구들이 『왜 배고픈 학문을하려고 고집하느냐』라고 말리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물리학을 한층 높이고자하려는 그의 포부는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앞으로 대학원과 유학등을 통해 깊이있게 물리학을 공부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원자세계를 다룬 「쿼크이론」을 연구하고 싶다』고 했다. 몸무게가 80㎏이 넘어 친구들로부터 「공포의 삼겹살」등으로 불리는 이군은 성격이 쾌활하고 낙천적이어서 친구들도 많다. 『입학하기전까지 테니스와 합기도를 배우면서 체중조절을 해 날씬한 몸매를 가꿀 계획』이라고 가족들을 웃길정도였다. 이군의 아버지는 『부모가 모두 직장생활을 하느라 뒷바라지도 변변히 못했는데 이렇게 기쁜 선물을 안겨주었다』고 대견해했다. 이씨는 『학호덕분에 상오9시의 출근시간이 상오7시30분으로 당겨져 직장에서 제일 일찍 출근하는 직원이 됐다』고 그동안의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어머니 성씨는 지난 72년 남편 이씨가 근무하던 서울 영등포전화국에 들어가 19년째 시민들의 전화번호안내를 해오고 있다.신도림동의 25평짜리 2층전세집에는 이군의 할머니 이양순씨(65),동생 광호군(17·구로고2년)과 연희양(13·신도림여중1년)등 6식구가 함께 살고있다.
  • “니카라과 충격” 쿠바 고립심화/좌익정권 붕괴로 카스트로 곤경에

    ◎소 원조 대폭 줄고 주민ㆍ관리들의 불만 고조/「차모로 승리」계기,국민투표 요구 가능성도 니카라과의 좌익 산디니스타 정권의 선거패배는 이 지역 유일의 공산정권 유지자인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의 중미문제 전문가들은 니카라과 선거의 또 한명의 큰 패자를 카스트로로 간주하고 있다. 『카스트로는 니카라과를 쿠바혁명이 낳은 어린애로 보아왔다』 아메리칸 대학의 행정학 교수 윌리엄 레오그란데는 이렇게 말하면서 『카스트로와 소련 동구간의 관계가 자꾸 멀어지고 있는 시기에 나온 이번 선거결과는 카스트로를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에 대한 어느 마르크시스트 지도자 보다도 강력히 반대해 온 카스트로가 「위험한」 자유선거를 실시할리는 없겠지만 쿠바의 운명이 계속 내리막 길을 걸을 경우 군부에 의해 쫓겨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쿠바의 일부 관리들은 쿠바혁명의 방향,가중되는 외채와 경화 부족,부패등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니카라과에서 국민의 손으로 지도자를 바꾸는 것을 보고 카스트로의 통치 기반이 얼마나 취약하며,또 그의 통치방식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가에 대한 쿠바 국민들의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미주담당차관보를 지낸 엘리오트 아브람스는 『차모로의 승리가 쿠바내의 반대세력을 고무시킬 것』이라고 말하면서 『지난해 칠레에서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통치를 거부했던 것과 유사한 국민투표의 실시 요구가 쿠바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견했다. 그러나 카스트로의 통치에 공개적인 도전이 있더라도 카스트로는 군의 충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하원 외교위의 스티븐 솔라즈 의원은 말했다. 소련은 카스트로에게 주고 있는 연 60억 달러의 원조에 대해 대폭 삭감을 고려중이다. 소련은 이미 쿠바에 대한 잉여 원유의 선적을 중단했다. 그동안 쿠바는 이 원유를 재수출,매년 수억 달러의 수입을 올렸었다. 국내에서 심각한 경제난에 봉착한 소련 공산당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카스트로에게 변화를 조성하도록 압력을 가할지 모른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라틴 아메리카담당 실무자로 일했던 토머스 앤더스는 『소련의 대쿠바 수출품 선적이 갑자기 줄어들었다』고 밝히면서 『고르바초프가 쿠바의 경제를 죄는 쪽으로 가는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쿠바 국민들은 소련의 이같은 선적 감소로 벌써부터 고통을 받고있다. 작년말 소련의 밀이 도착하지 않아 아바나의 빵 값은 30%가 올랐고 지방에선 하루 배급량이 감소됐다. 카스트로는 페레스트로이카의 결과로 이같은 문제가 생겼다면서 소요 파업 생산중단등 때문에 소련의 「배달」은 더 이상 믿을만한게 못된다고 불평하고 있다. 쿠바의 과일은 썩게 내버려두거나 국내 소비에 돌려지고 있다. 과일을 주고 들여왔던 상품의 선적이 동독 폴란드 소련 등에서 끊겼기 때문이다. 카스트로는 지난 1월29일 쿠바 근로인민의회 연설을 통해 공산주의 체제의 고수를 선언하면서 『우리는 꿈에서라도 개혁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국제정치학자 진 커크패트릭 여사는 27일 워싱턴 포스트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카스트로가 지금 악몽을 꾸고 있을것』이라고 꼬집었다.
  • 노대통령 내일 취임2돌… 「청와대의 하루」

    ◎민의청취… 정책결단… 고독과 긴장의 24시/틈틈이 독서… 「페레스트로이카」읽어/결재 밀리면 퇴근뒤 서재로 옮겨 밤새 검토/휴일엔 영부인과 산책,서예ㆍ테니스등 즐겨 오는 25일로 취임2돌을 맞는 노태우대통령.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매일매일 결정을 해나가야하는 대통령의 청와대생활 24시는 어쩌면 고독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대통령의 하루는 각료ㆍ참모들의 보고청취,주요인사접견,회의주재,오찬ㆍ만찬 등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비쳐지지만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청와대 24시 속에는 보통사람 노태우의 면모가 물씬하게 배어나온다. ○…노대통령은 침상맡에 자명종시계나 디지틀 라디오가 없어도 아침 6시만 되면 어김없이 일어난다. 기상을 하면 전날 청와대비서관들이 작성해 둔 그날의 일정과 접견자료,연설자료들을 세밀하게 읽어보면서 추가사항이나 검토사항이 생각나면 그때그때 메모를 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조간신문들을 훑어보면서 7시뉴스를 듣는다. 상오7시15분쯤에는 부인 김옥숙여사와 함께 본관아래쪽으로 약4백m가량 떨어진 체육관까지 심호흡을 하면서 산책을 한다. 체육관에 들어서면 사이클,역기 등 체력단련기구 등을 통해 20여분간 땀을 뺀다. 이어 길이 25m의 수영장을 4차례 왕복해 2백m가량을 수영한다. ○수영으로 체력단련 8시쯤 아침식사를 하지만 주로 잣죽,깨죽,호박죽등 가벼운 음식을 아침에는 즐겨든다. 출근은 9시. 출근이라야 본관 2층의 살림집에서 1층 집무실로 내려오면 된다. 정확히 말해 계단 30개를 밟고 내려오면 출근이 끝나는 셈이다. 출근을 하면 곧바로 경호실장과 의전비서관으로부터 간밤에 일어난 중요사항과 당일의 구체일정을 보고받는다. 상오의 공식일정은 9시30분부터 시작된다. 상오 일정은 대개 두세차례의 공식ㆍ비공식 접견이 있고 중간중간에 정부관계자 및 수석비서관들의 보고가 있다. 이어 낮12시에는 거의 매일 빠지지않고 외부인사들과 공식ㆍ비공식 오찬을 갖는다. 대통령의 오찬자리는 공식ㆍ비공식이 각기 반반씩 되지만 특히 비공식오찬은 정부기관을 통한 여론수집과는 전혀 별개의 민의를 은밀히 듣는 자리로 활용한다. 오찬이끝나면 대충 하오1시30분∼2시가 된다. 이때부터 서재겸 집무실에서 30∼40분간 휴식을 취한다. 대통령은 어릴적부터 음악을 좋아해 지금도 휴식시간에는 우리 가곡에서부터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는다. 특히 좋아하는 노래는 우리 가곡 가운데 「그리운 금강산」,클래식가운데는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이며 서울올림픽 주제가 「손에손잡고」도 애청하고 흥이 날때는 따라 부르기도 한다. 하오 2시30분부터 1시간동안은 적게는 10건,많을때는 30건의 보고서를 읽고 결재서류들을 점검,그때그때 서명,재가를 한다. 하오 공식일정은 일반적으로 3시30분부터 시작돼 공식만찬이 없을때는 6시30분에서 7시까지도 계속된다. 하오 일정은 주로 국무총리등 정례보고자,정부관계자들의 국정현안에 대한 보고가 주를 이루나 이따금 사회단체,협회,공로수상자,그리고 집단방문객들을 위한 다과가 베풀어지기도 한다. 만찬행사도 오찬과 마찬가지로 공식ㆍ비공식만찬이 거의 매일 들어있다. 부인과 2층 살림집에서 된장찌개에 우거지국으로 드는 저녁식사는 기껏해야 1주일에 1∼2차례뿐이다. 만찬행사가 끝나면 하오 8시30분전후가 된다. 2층 거처로 올라가 편안한 차림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고는 저녁9시 TV뉴스를 듣는다. 일정이 많아 각종 보고서나 결재서류가 밀릴 경우 퇴근시에 서류를 무더기로 팔에 끼고 2층 서재로 들어가 밤새 살펴본다. 밀린서류가 없을때는 조용히 독서를 한다. 주로 동서고금의 역사책을 많이 보지만 최근에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와 서상목박사(민자당의원)가 지난해말 쓴 「한국자본주의의 위기,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읽었다. ○…노대통령이 보통사람으로서 즐거워하는 시간은 일요일 아침의 청와대 경내 산책이다. 본관 뒤편 산책로를 따라 약1시간가량 산책한다. 산책때는 꼭 애견을 데리고 간다. 본래 애견은 연희동시절부터 그를 무척 따르던 누런색의 진도견 「진돌이」였으나 「진돌이」가 최근 6개월간 훈련을 가는 바람에 역시 진도견인 흰색의 「올리」(수컷)와 「피스」(암컷)를 데리고 다녔다. 「올리」와 「피스」는 88서울올림픽이후 청와대 식구가 되었는데그 이름은 올림피아에서 따왔다는 것. 일요일 낮에는 부인과 함께 서예를 한다. 작년에만 해도 서예가를 초빙해 지도를 받았지만 지금은 혼자서 연습한다. 한문 한글을 모두 쓰지만 주로 한문을 많이 쓴다. 즐겨쓰는 문구는 「강유득중」(강함과 부드러움의 좋은 점을 살려 중간을 취함이 좋다) 「필사즉생」 등이다. 노대통령이 직접 쓴 글씨를 돌에 새긴 곳은 3군본부 청사입구에 세워져 있는 「계룡대」가 있고 현판으로는 「청소년연구원」현판이 있다. 하오에는 부인과 함께 청와대참모들이나 각료들을 초청,테니스를 즐긴다. 대통령은 3∼4개월에 한번꼴로 골프를 나가기도 하지만 주변을 번거롭게한다고 해서 매우 자제하는 편이다. 골프 핸디캡은 18. ○노모계실땐 꼭 문안 ○…노대통령은 지난해 외손녀를 보아 할아버지가 되었지만 가정적인 단란한 맛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딸 소영씨는 부군과 함께 미국에 유학중이고 아들 재헌군도 수학중이어서 청와대에서는 부부가 외롭게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올해 81세인 노모 김태향여사가 아들을보러 가끔 청와대에 들르는데 평균 한달에 6∼7일씩 머문다. 노대통령은 노모가 계실때는 퇴근후 꼭 노모방에 들러 문안을 드리고 출근 전에도 역시 문안을 드린다. 노대통령은 부인을 매우 사랑한다. 자신도 바쁘고 부인도 소리안나게 퍼스트 레이디로서 사회봉사활동을 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남편으로서 부인에 대한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제대로 표시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부인생일에 중견여류시인 유안진씨가 쓴 시집과 수필집(「영원한 느낌표」「그리운 말한마디」인 것으로 전해짐)을 선물함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대통령은 언젠가 「왜 시집을 선물했느냐」는 질문에 『시는 내가 가까운 사람에게 하고픈 말을 대신해주는 아름다움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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