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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3호 태풍 ‘링링’ 북상…외출 자제·지하 침수 예방

    제13호 태풍 ‘링링’ 북상…외출 자제·지하 침수 예방

    많은 비와 강풍을 몰고 올 제13호 태풍 ‘링링’이 4일 오후 3시 대만 동쪽에서 느린 속도로 북상 중이다. 기상청은 ‘링링’의 이동 속도가 점차 빨라져 7일 아침 전남 앞바다를 거쳐 같은 날 저녁이나 밤 경기 북부나 황해남도를 통해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정부는 강력한 태풍이 우리나라를 강타할 때 행동요령을 국민재난안전포털(safekorea.go.kr)에서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먼저 TV, 스마트폰, 라디오 등으로 최신 태풍 정보를 확인하고 자신이 사는 지역에 미칠 영향을 파악해야 한다. 저지대나 상습 침수지역, 산사태 위험지역, 붕괴 우려가 있는 노후 주택·건물 등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는 지붕이나 간판 등은 미리 묶고, 창문은 테이프 등으로 창틀에 단단하게 고정해야 한다. 침수가 예상되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지하 공간 등은 모래주머니나 물막이 판 등을 이용해 침수를 예방하는 게 좋다. 농업 시설물은 버팀목이나 비닐 끈 등을 이용해 단단히 묶고, 농경지 배수로를 정비하고, 선박이나 어망·어구 등은 미리 결박해야 한다. 상수도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에 대비해 욕조 등에 물을 받아놓는 것도 필요하다. 가급적 약속을 취소하거나 시간을 조정해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 집에서는 강풍으로 창문이 깨질 경우에 대비해 제일 안쪽에 있는 것이 안전하다. 태풍이 지나간 뒤에는 2차 피해 발생도 조심해야 한다. 피해를 본 주택 등은 가스가 샐 수 있으므로 창문을 열어 충분히 환기하고, 침수된 논과 밭에서 물을 뺄 때는 작물에 묻은 흙과 오물 등을 씻어내고 병해충 방제를 해야 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2025년 ‘스마트시티’ 구로 미리 만난다

    서울 구로구가 오는 24일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 1번 출구 지하광장에 ‘스마트 구로 홍보관’을 개관한다. 민선 7기 지식복지 사업의 하나다. 3일 구로구에 따르면 스마트 구로 홍보관은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 도시의 모습을 주민들이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가상체험시설이다. 전체 면적 330㎡ 규모의 공간에 교통, 환경, 안전관리 등 다양한 도시 정보를 통합해 하나의 화면에 표시한 ‘스마트도시 상황실’, 2025년 미래의 모습을 3차원(D)프린팅과 증강현실(AR)로 구현해 낸 ‘체험 2025’, 주변 관광정보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사이니지’, 드론을 직접 조종해 볼 수 있는 ‘드론 체험장’ 등을 갖췄다. 인근 G밸리 기업의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소개하는 ‘G밸리 기업 홍보관’, 주민들을 위한 각종 교육, 회의, 활동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콘퍼런스 홀’도 들어선다. 홍보관을 돌아다니며 이용 방법을 안내하는 자율주행 로봇도 선보인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해 체험할 수 있다. 구로구는 ‘스마트시티’를 지역 미래 정체성으로 선정하고, 이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4일부터 6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9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에 참가해 취약계층 안심케어서비스, 스마트 토이로봇, 위험시설물 붕괴 사전 감지 예·경보 시스템, 실시간 스마트 주차정보, 산업용 드론 활용 시범서비스 등 구의 생활밀착형 스마트 행정서비스를 소개하는 홍보 부스를 운영한다. 또 아시아 8개국 11개 도시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는 ‘아세안 스마트시티 네트워크 협력 포럼’에서 구로구의 스마트시티 추진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국가균형발전·거점도시 역할·기능 못하고 ‘블랙홀’ 된 세종시

    국가균형발전·거점도시 역할·기능 못하고 ‘블랙홀’ 된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에 국회 회의장이 있다. 세종시가 유치에 열을 올리는 국회 분원의 초보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13년 10월 개관 이후 6년 동안 단 35일(회)만 쓰였다. 국회가 5억 4600만원을 들여 236㎡짜리 회의장과 소회의실(85㎡), 보좌관실(87㎡), 위원실(124㎡), 위원장실(72㎡) 등 모두 820㎡ 규모로 만들었지만 2013년 국감 2일, 2014년 국감·현안보고에 2일만 이용했다. 지난해에도 국감과 예산협의 등 고작 3일만 사용했다.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시설이다.국회사무처가 20일 전에 발표한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 연구용역 결과 5개 방안 중에도 국회 분원 회의실만 설치하거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사무처 일부만 이전하는 대안이 포함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의 미온적 태도를 바꿀 정치적 합의, 국회법 개정, 헌법 시비 등 ‘산 넘어 산’을 거쳐 추진돼도 둘 중 하나가 선택되면 현재 세종청사 국회 회의장 처지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중앙부처 공무원이 서울 국회 등을 오가며 날리는 연간 128억원을 45억여원으로 줄여 비용 절감 효과가 가장 크다는 10개 상임위원회와 입법조사처 등의 세종시 이전안이 선택돼도 호들갑을 떨 정도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이 경우 국회 인력 2693명이 세종시로 이전한다는데 지금까지 43개 중앙행정기관, 15개 국책연구기관과 함께 2만명 안팎이 세종시로 옮겨 왔어도 수도권에서 들어온 인구는 전체 유입 인구의 20~30%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이 방안이 최적이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는 이미 노무현 정부가 목표로 했던 수도권 인구 분산 등 국가균형발전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대전과 충남북 등 주변 지역과 상생하기는커녕 툭하면 갈등을 유발해 수도권 지역과 경쟁할 수 있는 국가거점도시로 성장도 못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DC 자치권 제약하고 정부가 관할 3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가 출범한 2012년 한 해 다른 시도에서 유입된 인구 2만 8080명 중 수도권인 서울·경기·인천에서 이전한 사람은 32%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전체 유입 인구 5만 7983명 중 1만 4125명(24.3%)으로 6년 새 8% 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서울에서 이전한 사람은 2012년(10.7%)이나 지난해(10.1%) 모두 10% 초반에 불과했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인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중앙부처 이전이 모두 끝나면 수도권 인구 유입이 확 쪼그라들 것”이라며 “2015년 이후로 56만여명이 서울을 떠났는데 대부분 경기, 인천 등 주변 도시로 갔다. 세종시는 건설 목표인 수도권 인구 분산 역할에 실패했다”고 잘라 말했다. 육 교수는 “국가 주도로 시를 운영했다면 수도권 곳곳에 신도시를 만들기 전에 세종시로 서울 사람이 옮겨 가도록 고민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워싱턴DC, 브라질 브라질리아 등 외국의 행정수도(도시)는 자치권을 제약하고 정부가 관할한다”며 “세종시가 국가균형발전 기능을 못 하고 기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도심 조치원 “이제 틀렸다” 분통 터뜨려 국가균형발전은 고사하고 불균형이 더 심한 곳은 세종시 신도시·구도심이다. 지난달 22일 오후 5시쯤 찾은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재래시장은 저녁거리를 준비할 시간인데도 한산했다. 40대 채소 가게 아주머니는 “세종시가 생기기 전만 해도 손님들로 북적댔다”며 “시가 신도시에 로컬푸드점을 여럿 만들면서 수입이 지난해보다 3분의1 줄었다. 자주 찾던 신도시 단골이 한 명도 안 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시장과 명동초 사이 옹기·가구 골목은 삭막하기까지 했다. 많은 가게 문이 닫혔고, 빛바랜 간판만 내걸린 가게가 수두룩했다. 찢어진 천막을 쳐 놓은 가게, 깨진 옹기를 수북이 쌓아 놓은 가게에서 옛 영화의 무상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30년간 가구점을 운영했다는 윤장근(78)씨는 “연기군 때는 이 골목까지 사람이 꽉 찼는데 지금은 오일장이 서도 평일과 마찬가지”라고 혀를 찼다. 김석훈 전국상인연합회 세종지회장은 “이 시장이 2014년 선거 때 ‘인구 10만 조치원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는데 그 절반도 안 된다”며 “조치원은 이제 틀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연기군의 중심지였던 조치원은 1931년 대전과 함께 읍이 됐지만 인근 청주, 천안에도 뒤지다 세종시 출범 후엔 신도시에 주도권을 내줬다. 지난 7월 세종시민 33만 5826명 중 71.6%인 24만여명이 신도시에 산다. 2012년 7월 출범 시 92%에 달했던 구도심 인구 비중은 7년 사이 28.4%로 추락했다. 조치원읍도 42.4%에서 13.4%(4만 5141명)로 고꾸라졌다. 김 지회장은 “조치원 경제 중심인 재래시장의 주차장 운영권을 세종시설관리공단이 빼앗아 주차료를 물리면서 손님이 급감했다. 부강·전의재래시장은 더 죽었다”며 “이 시장이 타향 사람이라 애향심이 없고 표가 많은 신도시에만 신경을 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변 지역과 갈등, 거점도시로 몸집 못 키워 주변 도시와 사사건건 갈등도 빚는다. 충북은 호남고속철도 `KTX 세종역’ 설치를 거세게 반대한다. 오송역이 `간이역’으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오송역은 세종시민의 주 이동통로로, 2017년 658만 4381명이 이용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이 상황에서 세종시가 지난 6월 `세종역 설치 사전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내년 2월쯤 결과가 나오면 반발과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과 충남은 이 시장이 세종시 산업화 의도를 드러내자 불편해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양승조 충남도지사 모두 “그러면 대전, 충남, 충북이 더 힘들어진다. 세종은 행정도시”라고 경계했다. 충북은 부강면, 충남은 연기군 전체와 공주시 일부를 세종시에 빼앗겼다. 출범 후에도 세종시는 수도권이 아니라 인접한 충청권 인구를 ‘빨대’처럼 빨아들여 대전은 지난해 인구 150만명이 붕괴됐다. 민간도 마찬가지다. 대전 택시업계는 유성 등 주민이 세종역을 이용하면 수입이 줄어든다고 반발한다. 돌아올 때 세종시에 머물면서 손님을 태울 수 없는 탓이다. 대전 택시는 얼마 전까지 차에 ‘세종시=행정수도 개헌 반대’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다녔다. 2014년 세종시에 ‘대전 택시 타는 곳’, 대전에 ‘세종 택시 타는 곳’이란 표지판을 세웠는데 2016년 세종 표지판에서 ‘대전’을 지우자 보복(?)한 것이다. 세종은 인구 1000명당 택시 1대, 대전은 171명당 1대다. 대전은 영업구역 통합을 요구하고, 세종은 거부 중이다. 충청권 자치단체와 주민들은 이명박 정부의 수정론 등으로 흔들릴 때마다 머리띠를 매고 지켜 줬는데 세종시가 은혜는 까맣게 잊고 지역 이기주의에 빠져 상생을 저버린다고 주장한다. 육 교수는 “정부가 국가균형보다 자치분권에 중점을 둬 세종시가 특정 정치인과 정치 논리에 휘둘리며 지역 이기주의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주변 도시와 상생하지 않아 도시 파워를 키우지 못하면 국가거점도시 역할을 할 수 없다. 결국 ‘노무현의 실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덕중 세종시 정책기획관은 “노무현 정부가 애초 계획한 ‘행정수도’로 건설돼 청와대와 국회도 함께 내려왔으면 이런 상황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주변 지역과 많은 상생 사업을 하고 있고, 세종시 구도심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글 사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美는 무조건 일본편… 남북 합심해 과거사·독도 문제 대응해야”

    “美는 무조건 일본편… 남북 합심해 과거사·독도 문제 대응해야”

    “남북한이 한목소리로 일본의 위안부·징용 등 과거사 문제와 독도 문제 등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 그러면 일본이 지금과 같은 경제 도발을 생각지도 못할 것이고, 국제사회에서 남북의 위상이 커지고 대의명분도 설 것이다.” 미국의 국제정치학자이자 최고 북한 전문가로 꼽히는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2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박 교수는 북한의 완전한 체제 안전보장 없이는 북미 대화가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려면 김정은 정권의 완전한 체제 안전보장, 즉 상호불가침조약뿐 아니라 북미 평화협정, 나아가 주한미군 주둔의 목적 변경 등까지 이뤄져야 한다”면서 “지금 미국의 경제 압박으로는 절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박 교수는 또 미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재의 압박 일변도에서 벗어나 진일보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솔직히 나는 일본 전문가는 아니다. 그렇지만 이번 지소미아 종료는 잘못 끼운 단추를 제대로 채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로 국방 주권이 없는 나라다. 우리가 그런 나라와 군사정보를 나눠야 할 이유가 없다. 박근혜 전 정권에서 근시안적으로 지소미아를 체결한 것이 문제였다.” -미국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를 이례적으로 압박하고 있는데. “일본은 원자폭탄 한 방으로 망한 나라다. 그래서 북한의 군사력을 과소평가할 수 없고 엄청난 위험으로 인식하고 있다. 일본은 지소미아 등 안보 부문에서 미국을 움직여 한국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미국의 반발은 자신의 ‘동북아 전략 차질’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일본의 강력한 물밑 로비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미국이 한국보다 일본 편을 들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가. “당연하다. 미국은 무조건 일본 편이라고 봐야 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일본의 재무장에 긍정적이다. 오로지 ‘돈’밖에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재무장하면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일본을 상대로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챙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의 재무장이라는 측면에서도 지소미아는 필수다. 이래저래 미국은 한국 정부의 편을 들기 어려운 구조다.” -한일 갈등에 해법이 있다면. “사실 그 부분에 아이디어가 많지 않다. 하지만 남과 북이 일본 위안부와 강제노역, 독도 문제 등에 공동 대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만약 서울과 평양이 손잡고 일본의 과거사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일본도 꼼짝하지 못할 것이고,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이 커지고 대의명분도 설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잘 설득한다면 북한도 분명히 역사·민족 문제에서는 의견을 같이할 것이다. 빨리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북한 이야기를 해 보자. 북한이 계속 미사일 시험을 하고 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의미가 크다. 북한은 지난 6월 30일 북미 정상 간 판문점 깜짝 회동 이후 미국의 태도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북한의 국익을 위한 행동으로 볼 수도 있다. 자신들의 미사일 능력을 국제사회에 과시하려는 것이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시험으로 200~300㎞ 내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줬다.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을 아프리카 등 다른 국가에 수출하려고 할 것이다. 트럼프 정부도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서는 크게 규제를 안 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의도는 미국에 대한 경고이자 수출을 염두에 두고 국제사회에 자신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전략적 행동으로 해석된다.”-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계가 좋은데 북한이 통미봉남 기조인 이유는. “북한은 미국을 움직이면 한국도 따라온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보다 미국과 협상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한국과 먼저 협상하면 다시 미국이 딴죽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북한이 통미봉남을 넘어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018년 9월 18~20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이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아무 원고 없이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을 다녀왔다. 북한에서 이런 파격적 대우를 받은 국가 원수는 없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민족공동체를 강조했다. 그래서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겠구나’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보면 문 대통령의 통일 정책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통일 의지에 실망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 -그렇다면 꼬인 남북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통일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나 미국은 독일식 통일을 꿈꾸는 것 같다. 서울과 평양이 교류하다 보면 북한 독재정권이 붕괴하고 자연스럽게 남북통일이 이뤄진다는 것이 역대 한국 정부가 가진 시각이다. 햇볕정책도 그것의 연장선이다. 이는 결국 북한을 지원해서 망하게 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동·서독 관계와 남북 상황은 판이하다. 교류나 상호 이해 등 여러 분야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한반도에서 일방이 일방을 흡수하는 관계는 절대 불가능하다. 이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독일식 통일 가능성은 전혀 없고 체제 전복도 불가능하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이 흔들려야 붕괴 가능성이 생긴다. 북한 같은 체제의 국가가 경제난으로 망한 곳은 없다.” -어떤 식의 남북통일을 추구해야 하는가.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6·15 남북 공동성명을 보면 된다. 남북은 서로 체제를 인정하고 발전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을 도와 망하게 하겠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북한을 ‘정상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 미국도 북한을 압박해서 항복하게 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한다. 경제 압박을 한다고 두 손을 들 북한이 아니다.” -북한이 개방된다면 체제 전복이 일어날 수 있는 것 아닌가. “가능성은 있지만 크지 않다는 게 나의 판단이다. 북한을 다녀온 언론인 대부분이 북한에 스마트폰이 유행하고 있다는 등 자본주의 물결이 곳곳에 침투해 조만간 김정은 체제가 붕괴할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이에 북한은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조만간 한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언론인들에 대한 방북 절차가 아주 복잡하고 까다로워질 것이다. 심지어 북한 강경파들은 국제 언론인들의 출입을 막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남북, 북미 관계를 전망한다면. “사실 남북, 북미 관계 전망은 무의미할 수 있다. 너무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주권국가로서 자주국방을 위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건 분명하다.” -만약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북미 관계는 악화될 것 아닌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뜬구름 잡는 듯한 ‘장밋빛 경제 청사진’으로는 어림없다. 북한은 지금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완화는 물론이고 상호불가침조약과 북미 평화협정, 더 나아가 주한미군의 주둔 목적 변경 등을 요구할 것이고 이것이 모두 수용되지 않는다면 절대 핵을 포기할 수도 없고,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결국 북한은 핵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자신의 체제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상황과 환경이 만들어져야 핵을 포기할 것이다.” 글 사진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박한식 명예교수는 누구 카터·김일성 만남 중재한 북한통 1971년부터 국제관계학 가르쳐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아메리칸대에서 석사, 미네소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71년부터 조지아대에서 국제관계학을 가르쳤다. 조지아 주지사였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통해 중국 덩샤오핑을 만났고, 그의 도움 등으로 북한을 50여 차례나 방문했다. 이후 카터 전 대통령과 북한 김일성 주석의 만남을 중재했고, 미 여기자 2명이 억류됐을 때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방북을 주선해 석방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올해 팔순인 박 교수는 지금도 BBC와 CNN, 알자지라방송 등에서 찾는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이자 국제정치학자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 그린란드 빙하, 50년간 얼마나 녹았나…NASA 비교 사진 공개

    그린란드 빙하, 50년간 얼마나 녹았나…NASA 비교 사진 공개

    한때 눈과 얼음으로 뒤덮였던 그린란드 남동부의 빙하가 최근 들어 급격하게 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그린란드 남동부 세르밀리크 피오르에 분포한 빙하가 거의 50년 만에 얼마나 녹았는지를 보여주는 비교 사진을 공개했다. 랜드샛 위성이 촬영한 이 사진은 빙하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녹으면서 곳곳에는 지면이 드러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메릴랜드대학의 빙하학자 크리스토퍼 슈먼 박사는 “얼음으로 뒤덮여 있던 곳은 이제 훨씬 더 많은 노면을 드러낸다. 헬헤임과 펜리스 그리고 미트가르트 같이 큰 빙하들뿐만 아니라 더 작은 빙하들까지 모든 곳이 붕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린란드에서 가장 큰 빙하 중 하나인 헬헤임 빙하는 흑백사진으로 기록된 1972년 당시 모습보다 지난달 12일 위성에 찍혔을 때 무려 7.5㎞가량 후퇴했다. 헬헤임 빙하는 지난 47년 동안 녹으면서 빙하 속 지면을 더 많이 드러냈다. 또한 가운데 펜리스 빙하를 두고 오른쪽에 있는 미트가르트 빙하는 오랜 시간 약 16㎞나 후퇴했다.이뿐만 아니라 3일 뒤 헬헤임 빙하에서 찍은 사진은 빙하 꼭대기 표면에 꽤 많은 물이 녹아서 고여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NASA의 ‘OMG’(Oceans Melting Greenland) 프로젝트팀이 항공기를 사용해 빙하 위를 비행하다가 얼음 전선(빙하 말단부) 부근에서 빙하가 녹은 물인 융빙수의 온도를 측정하기 위해 투하한 탐사선으로 촬영한 것이다. 이에 대해 NASA는 이런 현상은 최근 이례적인 기온 상승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설빙데이터센터(NSIDC)에 따르면, 올해 여름 그린란드 빙상 표면의 약 90%는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4일간 녹았다. 그 사이 그린란드의 얼음 약 550억 t이 바다에 쏟아졌다. 이는 그린란드에서 불과 하루 만에 약 137억 t이 넘는 빙하가 소실된 것으로, 이런 유실량은 과학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린란드 빙하의 소실은 기후변화의 가시적인 징후 중 하나로 해수면 상승에 관여해 많은 해안지역을 위험에 빠뜨린다. 전문가들은 그린란드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해수면이 6m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조국 82학번 동기’ 이진경 교수 “희룡아, 그렇게 살지마라”

    ‘조국 82학번 동기’ 이진경 교수 “희룡아, 그렇게 살지마라”

    최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조국아, 이제 그만하자”라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한 것과 관련해 같은 서울대 동문인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반박글을 남겨 화제다. 이 교수는 조 후보자, 원 지사와 서울대 82학번 동기다. 이 교수는 조 후보자, 진중권 교수 등과 ‘서울사회과학연구소’를 결성해 활동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희룡아, 내 친구로서 욕 먹을 각오하고 한마디 하겠는데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노동운동 접어치우고 고시봐서 검사가 된 것은 사회주의 붕괴 탓이려니, 또 나름 생각이 있어서려니 했다”며 “그러다 정치 좀 해보겠다고 하필이면 한국당 전신에 들어간 것도 뭔가 사정이 있으려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라면 생각이나 행동이 달라도 뭔가 이유가 있으려니 믿고 기다려줘야 한다고 나는 지금도 믿고 있다”며 “그런데 법을 전공했다는 사람이 확인된 거라곤 하나도 없는 기사와 그걸 따라가며 만들어진 여론에 편승해 친구란 이름으로 친구를 비난하는 건 정말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우정의 이름으로 친구를 궁지로 모는데 눈치보다 기어이 숟가락 얹는 꼴처럼 우정에 반하는 추태는 없는 거 같다”며 “더구나 네가 한 말은 너 아니어도 지겨울 정도로 너무 많이들 말하고 있는 말이니 특별히 새로울 것도 없고 친구의 충직한 충언이라 할 것도 없는 말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치도 좋고 계산도 좋지만 그래도 그렇게까지 해야 되나”라며 “그런 사람이 나서서 하겠다는 정치만큼 잔혹한 게 없었음을 누차 보았기에 네가 참 무서운 사람이란 생각이 새삼 든다”고 지적했다. 지난 27일 원 지사는 자신의 개인 유튜브 방송인 ‘원더풀TV’를 통해 “대통령이 강행해서 문재인의 조국이 될지 모르겠지만, 국민의 조국으로서는 이미 국민이 심판했다”며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조국을 민심의 이반에도 밀어붙이면 형식적인 장관이야 되겠지만 그것이야말로 정권의 종말을 앞당기는 역풍”이라며 “민심 이반이 어마어마한 감당이 안 되는 수준으로 밀려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잠원동 붕괴 사고’ 피의자 오늘 밤 중 구속 여부 판가름

    ‘잠원동 붕괴 사고’ 피의자 오늘 밤 중 구속 여부 판가름

    검찰, 잠원동 건물 붕괴 사고 관계자 구속영장 청구서초구청 관계자 3명과 건축주, 감리인 등 포함영장실질심사 마쳐 오늘 밤 사이 구속 여부 나올 듯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가 숨지고 3명이 다친 서울 서초구 ‘잠원동 건물 붕괴 사고’의 피의자 3명에 대해 검찰이 2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30일 법원에선 이들에 대한 영장 실질 심사가 진행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건물 철거업체 대표, 굴착기 기사, 감리 보조자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 단계에서 반려된 감리자 정모(87)씨를 제외한 3명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이날 오전부터 열렸다. 고령 등 사유가 참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밤 결정될 것으로 전망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사고가 나기 이전부터 건물 붕괴 조짐이 감지됐는데도 필요한 안전 조치를 하지 않고 철거 계획대로 작업을 진행하지 않은 등 혐의를 받는다. 해당 붕괴 사고는 지난달 4일 오후 2시20분쯤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지하1층 지상5층짜리 건물이 철거 도중 붕괴돼 인접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3대를 덮치며 발생했다. 이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경찰은 수사 전담팀을 꾸리고 서초구청 관계자 3명과 건축주, 감리인, 철거업체 관계자 등 관계자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치상 등의 혐의로 지난달 입건했다. 경찰은 건물 철거 과정에서 이들의 과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이탈리아 새 연정 수반에 콘테 총리 재추대 발표

    이탈리아 새 연정 수반에 콘테 총리 재추대 발표

    오성운동·민주당 연정 출범 초일기...‘극우’ 살바니 부총리 위기 자초새로운 연립정부 구성을 협의 중인 이탈리아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중도좌파 민주당이 주세페 콘테 현 총리에게 차기 내각을 맡기기로 합의했다. BBC 등은 28일(현지시간)은 오성운동과 민주당이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 두 정당은 연정 구성 시한 막판까지 합의에 난항을 겪다가 콘테 총리를 재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는 이날 대통령 집무실이 위치한 퀴리날레 궁에서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연정 관련 협의를 한 뒤 취재진에 이같은 합의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극우정당 ‘동맹’과 오성운동 간 연정을 14개월간 이끌었던 콘테 총리는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가 연정 붕괴를 선언함에 따라 지난 20일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사의를 표명한 이후 연정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기존 내각을 이끌어달라는 마타렐라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직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전날까지 오성운동과 민주당은 콘테 총리 유임 여부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오성운동을 이끄는 디 마이오 대표가 현재의 부총리 직위를 유지하겠다고 하면서 양당의 갈등이 더욱 커지기도 했다. 민주당이 일단 오성운동과 가까운 성향인 콘테 총리를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양당의 연정 협상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이르게 됐다. 콘테 총리는 향후 오성운동과 민주당이 협의한 내각 명단과 정책안을 마련해 대통령 승인을 받게 된다. 이후 상·하원에서 새 연정 신임 표결을 진행해 가결되면 다시 새 연정을 이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양당이 갈등할 경우 이탈리아 정계가 또다시 표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앞서 연정 붕괴를 선언하며 이탈리아 정계를 요동치게 한 살바니 부총리는 오성운동과 민주당이 손을 잡으며 정치적 위기를 자초하게 됐다. 반(反)난민 정책으로 인기를 끌며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연정을 출범시켰던 그는 부총리까지 맡아 승승장구했다. 연정 파기라는 승부수를 띄운 그와 동맹은 새로운 연정 출범으로 다시 야당이 될 처지가 됐다. BBC는 “살비니는 자신의 정적들이 손을 잡을 가능성을 간과했다”고 분석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광주 클럽 붕괴 사망사고, 공동대표 2명 구속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기간인 지난달 27일 27명의 사상자가 난 광주 상무지구 클럽 코요테 어글리 붕괴 사고와 관련해 클럽 공동대표 3명 중 2명이 구속됐다. 다른 1명은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9일 이 클럽 공동대표 A(51)씨 등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의 동업자인 B(46)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A씨 등 공동대표 3명은 지난달 27일 오전 2시39분쯤 클럽 복층 구조물을 불법 증축하고 안전 관리 소홀히 해 2명을 숨지게 하고 25명을 다치게 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클럽 복층구조물에 대한 2차례에 걸친 불법 증·개축 공사 시공에 직접 참여 또는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2015년 6월부터 8월 사이 진행된 1차 복층 구조물 증·개축하는 공사에 무자격 시공업자로 참여, 공사대금 명목으로 지분 일부를 넘겨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 공동대표 3명은 1차 증·개축을 통해 설치된 좌·우 복층 구조물에 철골·목재 상판 구조물을 추가로 덧붙이는 2차 확장공사를 2016년 11월 불법으로 진행했다. 2차 증축공사 역시 A씨의 가족이자 무자격 용접공인 1명 만이 도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1차 불법증·개축 당시 업주·무자격 시공업자·소방감리대행업체 직원 등 8명에 대해서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증축과 소홀한 이용객 안전관리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이어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편 클럽 2층 구조물 붕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광주세계수영대회에 참가한 미국 선수 등 25명이 부상을 입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상도유치원 붕괴 잊었나… 건설현장 안전불감 여전

    허가·시공·감독 모두 관리 제대로 안돼 업자 252명 고발·공무원 147명 문책 지난해 서울 상도유치원 붕괴사고를 계기로 관련 제도가 개선됐지만 현장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했다. 정부가 전국에 있는 건축공사장 안전 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공사 전 과정에서 보강된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17개 시도 안전감찰조직과 함께 지난 5개월간(3~7월) 전국에 있는 건축공사장 384곳을 점검한 결과 총 797건의 위법·부실 사항이 적발됐다고 28일 밝혔다. 공사장 한 곳당 평균 2건꼴로 지적사항이 나왔다. 공사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단계에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공사를 시작하기 전 단계인 허가·승인·신고 등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부실하게 처리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한 지자체는 굴착공사를 진행할 때 ‘지하안전영향평가서’를 관할 지방국토관리청과 협의해서 처리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또 다른 지자체는 건축 설계에 화재안전시설이 빠져 있었음에도 건축 허가를 내주는 등 전반적인 업무가 부실하게 진행됐다. 굴착공사를 할 지역에 지반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시공 전 과정을 관리·감독할 토목감리원이 배치되지 않았지만 착공 신고를 수리해준 공무원도 있었다. 공사 과정에서도 문제가 많았다. 흙막이 가시설을 설치할 때 굴착을 단계적으로 하지 않는 바람에 붕괴 사고로 이어질 뻔한 사례도 나왔다. 행안부는 이런 우려가 있었던 3곳 현장에 대해 즉시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건설현장에서 추락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난간이나 덮개, 낙하물방지망 등 산업재해 방지를 위한 기본적인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행안부는 이번 감찰로 드러난 안전기준 위반 등 시공업자 252명을 해당 지자체에서 형사 고발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부실하게 처리하는 등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공무원 147명도 문책하기로 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세계 유일 ‘출산율 0명대’… 아기 울음소리 멈춘 한국

    세계 유일 ‘출산율 0명대’… 아기 울음소리 멈춘 한국

    “비혼 출생아 지원 등 근본적 노력 필요”올 상반기 출생아 수가 16만명을 밑돌며 사상 최소치를 기록했다. 출생아 수 40만명 선이 깨진지 불과 2년 만에 30만명 선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출생아 수는 15만 8524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7만 1800명)보다 1만 3276명(7.7%) 줄어든 것으로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다. 1분기 출생아 수는 8만 3077명으로 전년보다 7.4%, 2분기는 7만 5448명으로 8.0% 각각 감소했다. 가임 여성(15~49세)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도 2분기 기준 0.91명을 기록했다. 올 1분기(1.01명)보다는 0.1명이, 지난해 2분기(0.98명) 보다는 0.07명이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혼인 건수와 가임 여성의 수가 줄면서 출생아 수도 같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출생아 수가 16만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올해 태어나는 아이 수가 사상 처음으로 30만명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2014년 43만 5345명이었던 출생아 수는 2015년 43만 8420명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2016년 40만 6243명, 2017년 35만 7771명, 지난해 32만 6822명을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상 연말로 갈수록 술생아 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출생아 30만명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혼인 건수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혼인 신고 건수는 12만 121건으로 지난해보다 9.3% 줄었다. 상반기 사망 건수는 12만 665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통계청은 이날 발표한 ‘2018년 출생 통계’에서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 사상 처음 1명 밑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은 중국의 행정자치도시인 마카오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나라가 됐다. 일반적으로 인구 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을 2.1명으로 본다. 우리와 함께 저출산 국가로 꼽히는 대만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06명, 싱가포르는 1.14명, 일본은 1.42명이다. 정재욱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980년대 산아 제한 정책으로 이 시기 여성과 인구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게 현재 저출산의 한 원인이기 때문에 1990년대생이 출산을 많이 하는 시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는 반등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출산율을 개선하기 위해선 프랑스를 비롯한 선진국에서 운영하는 비혼 출생아를 위한 지원 제도 등을 도입해야 시점”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씨줄날줄] 사모펀드와 공모펀드/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사모펀드와 공모펀드/전경하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생애 첫 펀드에 가입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필승코리아증권투자신탁’으로 부품·소재·장비 기업과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운용보수의 50%는 공익기금에 투자하는 ‘애국펀드’다.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펀드는 1차적으로 1000억원 정도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그후 1조∼2조원 규모로 커져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공모펀드 열풍을 떠올리면 참으로 소박한 목표다. 공모펀드는 돈만 있다면 누구나 투자할 수 있다. 총투자금액과 수익률은 물론 수수료율을 공시한다. 펀드 가입자에게는 3개월마다 자산운용보고서가 배달된다. 물론 가입자들은 수익률에만 관심을 갖는다. 공모펀드는 1999년 3월 현대증권이 출시한 ‘바이코리아펀드’로 대중화됐다. 간접투자상품인 펀드가 생소하던 시절 ‘우리 기업의 주식을 사자’는 애국 마케팅에 출시 4개월 만에 10조원이 몰렸다. 호황도 잠시, 2000년 닷컴버블 붕괴와 현대전자 주가 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바이코리아펀드는 이듬해부터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환매가 잇따랐다. 공모펀드의 제2전성기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적립식 펀드가 가져왔다. 1998년 국내 뮤추얼펀드 1호인 ‘박현주펀드’의 대박에 힘입어 유명해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4년 ‘3억 만들기’, 2007년 ‘인사이트’로 펀드 열풍을 일으켰다. 매달 일정액을 넣는 적립식이 인기를 끌면서 인사이트펀드는 출시 한 달 만에 4조원을 모았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투자 원금이 반 토막 나자 열풍은 사그러들었다. 지금은 사모펀드가 펀드시장의 주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펀드 설정액 551조원 가운데 사모펀드가 60.5%다. 투자자가 50인 이상이면 공모펀드로 전환돼 규제를 받기 때문에 금융사들은 사모펀드 투자자를 49인 이하로, 가급적이면 관리가 쉬운 20~30명으로 맞춘다. 보통 1인당 몇 억원씩 투자한다. 보고는 투자자들이 원할 때, 금융사들이 보고할 필요성을 느낄 때 한다. 총 투자금액과 수익률, 운용 현황 등은 공시 대상이 아니다. 금융사들은 ‘큰손’이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사모펀드의 주된 투자자는 금융사이지만, 개인도 지난해 말 기준 23조원을 투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모펀드도 여기 포함된다. 돈이 돈을 버는 사모펀드가 잘못은 아니다. 얼마나 공정하게 합법적으로 운영됐는지는 그들만 안다. 그래서 이해상충의 문제가 나올 수 있는 고위공직자의 사모펀드 투자를 제한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lark3@seoul.co.kr
  • 日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D-1…정부, 시나리오별 점검

    日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D-1…정부, 시나리오별 점검

    일본이 28일부터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개별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가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시행을 하루 앞둔 27일 여러 상황을 염두에 둔 시나리오별 대책을 짜놓고 점검에 들어갔다. 특히 일본이 어떤 품목을 규제할지 모니터링하면서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한 자금을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에 신속히 지원하는 등 국내 산업의 타격이 크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전략물자 1194개를 비롯해 군사용으로 전용할 수 있는 품목의 경우 한국으로 수출 시 일본 정부의 개별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전략물자 중 상대적으로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159개를 집중관리 품목으로 지정했다. 업종별로는 화학 40여개, 반도체와 기계 각 20여개, 금속 10여개 등이 포함됐다. 민관 소재부품 수급 대응 지원센터는 백색국가 제외 시행에 대비해 해당 품목을 수입하는 국내 기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또 일본의 조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일대일 밀착지원을 할 방침이다. 28일에는 백색국가 제외 발효에 따른 당정청 회의를 열어 관계부처 합동 대책을 재점검하고, 소재·부품 연구개발(R&D) 투자전략 등 대책 추진상황을 논의한다.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을 지정해 규제했던 지난달과 달리 백색국가 제외에 따른 영향은 그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 일본 내에서도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한 데 맞서 추가 보복을 감행할 수 있다는 의견과 일본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산업연구원은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품목은 전체 대 일본 수입액의 약 8%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일본) 기업의 신뢰성 상실로 거래처 다변화가 이뤄지고, 일본 기업의 독과점 체제가 붕괴하면 오히려 수출규제가 자국(일본) 산업의 기반을 약화하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일본의 수출 규제를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혁신형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주며 인수·합병(M&A) 자금 지원, 수입 다변화 전략 등 가능한 대응 카드를 모두 동원하고, 총 45조원에 이르는 예산·금융을 투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일본을 한국의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다음 달 2일까지 의견수렴을 하고, 다음 달 중순쯤 시행할 예정이다. 또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행 시점은 여러 정황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선택할 예정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인간도 한 수 배우는 ‘청소의 달인’ 아즈테카 개미

    [핵잼 사이언스] 인간도 한 수 배우는 ‘청소의 달인’ 아즈테카 개미

    개미는 부지런함의 상징처럼 생각되는 곤충이다.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먹이를 구하거나 모래를 치우는 개미의 모습을 보면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가 그럴듯하게 여겨진다. 비록 개미굴에서는 상당수의 개미가 휴식을 취하면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비상사태에 대비하지만, 이들이 필요할 때 열심히 일한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개미의 부지런함은 개미굴 밖에서는 물론 안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만약 끊임없이 청소하는 일개미가 없다면 개미 군집은 전염병으로 곧 붕괴하게 될 것이다. 개미굴은 수많은 개미가 수시로 안과 밖을 오가는 데다, 습도와 온도가 높고 개미의 노폐물이나 오래된 식량 등이 많아 각종 미생물과 균류가 자라기 쉬운 환경이다. 실제로 개미를 노리는 병원균도 드물지 않다. 따라서 개미 역시 여기에 맞춰 개미굴을 항상 청결하게 관리하고 환경을 조절해 감염병을 예방한다. 개미가 특별히 신경 쓰는 장소는 애벌레가 있는 공간이다. 사람으로 치면 아기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람과 마찬가지로 아직 면역력이 약한 애벌레를 보호하려는 것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롭 던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아즈테카 개미'(Azteca ants)에 대해서 연구하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 개미는 트럼펫 나무(Trumpet trees)의 줄기 안쪽의 공간에 둥지를 짓는데, 용도에 따라 공간을 나눠 사용한다. 예를 들어 식량을 저장하거나 개미가 대기하거나 혹은 애벌레를 키우는 방을 분리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각 방에서 샘플을 채취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의 차이를 조사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 한두 종을 동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군 전체를 유전자를 통해 파악하는 것으로 장내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이 대표적이지만, 최근에는 우리가 사는 환경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연구 결과 흥미롭게도 애벌레를 키우는 방의 마이크로바이옴에 해로운 미생물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즈테카 개미가 애벌레의 배설물을 비롯한 오염 물질을 끊임없이 제거하고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할 뿐 아니라 방의 구조 역시 환기를 돕고 청결을 유지하는데 유리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즈테카 개미는 나무 속에 둥지를 튼 작은 개미지만 아기방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정성만큼은 사람 못지않다. 그리고 연구팀에 의하면 미생물을 통제하는 능력은 사실 사람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다. 이 개미는 단순히 청결하게 방을 유지할 뿐 아니라 해로운 미생물의 증식까지 억제하기 때문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도 한 수 배우고 갈 개미의 청소 능력인 셈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이이제이’ 대장균으로 대장암, 장내염증 잡는다

    ‘이이제이’ 대장균으로 대장암, 장내염증 잡는다

    사람의 대장에 서식하는 세균 중 하나로 가장 먼저 발견된 장내 세균인 ‘대장균’을 이용해 대장암이나 장내 염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부산대 의과학과, 한국과학영재학교 공동연구팀은 염증성 장질환이나 대장암에서 나타나는 염증을 대장균을 이용해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임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인베스티게이션·인사이트’ 최신호(22일자)에 실렸다. 염증성 장질환에서는 장 속 염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장의 보호벽이 붕괴돼 마이크로바이오타라는 세균총이 침투하기 쉬워지면서 염증이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장 속 염증 치료를 위해 소염제나 항생제를 이용할 경우는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오래 사용할 경우 내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생물학적 치료제를 이용하려는 시도도 있지만 복용했을 때 장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분해되기 쉽고 장기간 투여시 종양을 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연구팀은 표피성장인자(EGF)를 만드는 유전자를 대장균에 삽입해 유전자 재조합함으로써 대장균이 표피성장인자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분비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대장균으로 궤양부위까지 안정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해 장관으로 이동하는 동안 분해되는 위험을 줄였다. EGF는 상피세포 성장을 돕는 단백질로 인체 여러 세포와 조직에서 만들어져 분비되는 물질로 피부 궤양 치료를 위한 연고, 화장품은 물론 위궤양 치료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장 속에서 흔한 대장균을 활용해 표피성장인자를 염증부위에 주입해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과 대장암으로 인한 장벽 손상을 복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생쥐 장내 점막에 유전자 재조합 대장균을 삽입한 결과 표피성장인자를 1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분비해 장내 점막의 줄기세포 성장을 촉진시켜 염증성 자극과 조직손상을 완화시킨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문유석 부산대 의과학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물학적 치료제의 안정성 문제와 화학적 약물 치료의 부작용을 극복함으로써 장내 염증성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평남 서울시의원, 지하흙막이 자동계측 시스템 도입 필요성 제기

    김평남 서울시의원, 지하흙막이 자동계측 시스템 도입 필요성 제기

    김평남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강남2)은 23일(금) 도시안전건설위원회와 사단법인 도시인프라정책연구원이 공동주관하는 「지하흙막이 공사장 안전 확보방안 모색 정책토론회」좌장을 맡아 지하흙막이공사장 안전 확보를 위한 각계 전문가들과 열띤 토론을 펼쳤다. 토론회를 기획하고 좌장을 맡은 김 의원은 “이제 우리 사회는 4차 산업 혁명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지하흙막이 공사장 안전 확보를 위한 수동계측시스템을 자동계측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를 맞이했다”라고 설명하면서, “도심지내 지하흙막이 공사현장은 늘 붕괴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지금의 수동계측으로는 서서히 진행되는 붕괴 징후는 잡아낼 수 있지만 갑작스러운 붕괴 징후는 찾아내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동계측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각 공사단계별 안전관리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① 심의·허가단계에서의 안전영향평가와 굴토심의 강화 ② 착공단계에서의 계측관리계획 제출 ③ 공사단계에서의 체계적 관리 ④ 세부적 계측관리기준 제정 ⑤ 굴토전문위원회 심의 매뉴얼의 자동계측 적용 ⑥ 계측관리비용의 건설기술진흥법 안전관리비 계상 ⑦ 스마트 자동계측 관리시스템과 경보시스템의 구축” 등 토론회에서 나온 지하흙막이 공사장 안전 확보를 위한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면서 “이를 위해 의회가 앞장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발제자로 나선 ▲ 우종태 경복대학교 교수의 ‘지하흙막이 공사장 계측 현황 및 문제점’ 주제 발표를 시작으로 ▲ 전재열 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의 ‘지하흙막이 공사에 따른 인접건물의 영향 및 안전대책’ ▲ 여용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터널건설과장의 ‘지하흙막이 공사장의 계측관리 현황 및 개선방안’ ▲ 이용주 과기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의 ‘지하흙막이 공사장 안전 확보방안 모색’ ▲ 강감창 (사)도시인프라정책연구원 이사장의 ‘스마트계측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한 재진단과 개선방안’ ▲ 송훈 수성엔지니어링 부사장의 ‘지하흙막이 공사장 안전 확보방안 모색’ 발표 후, 토론진행을 맡은 김평남 도시안전건설위원을 비롯한 각계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열띤 토론으로 진행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 관계자들 “지소미아 파기로 실질적 곤란 겪는 건 한국일 것”

    日 관계자들 “지소미아 파기로 실질적 곤란 겪는 건 한국일 것”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 및 방위 당국자 일부가 안보에 있어 한국이 더 어려운 입장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일 양국이 직접 주고 받은 군사 정보와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영향을 당장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양국 정부는 각각 자국 안보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23일 고다 요지 전 해상자위대 자위함대사령관은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실질적으로 곤란한 것은 일본보다 한국 측”이라고 요미우리신문 측에 의견을 전했다. 또 다른 외무성 관계자는 “지소미아가 없어도 미국을 통해 정보가 들어온다”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일본도 영향은 있겠지만 미국과의 공조로 공백을 줄일 수 있고 결국 한국이 더 곤란을 겪는다는 게 일본 정부의 판단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의 취재에 응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2016~2017년 북한이 동해를 향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반복했을 때 한국군이 미사일을 날아간 거리를 추정해 발표했다 추후 수정한 사례가 있었다”면서 “일본이 제공한 정보로 바꿔 넣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사히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순간 맨 처음 이를 파악하는 것은 미국의 조기 경계 위성이며 자위대는 지상 레이더나 해상에 있는 이지스함의 레이더가 조기 경계 위성의 정보를 토대로 미사일의 방향이나 각도를 압축해 추적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군 레이더는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 상승하고 있는 단계에서 단시간 추적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방위성 간부는 “속마음을 말하자면 일본 측에는 실질적인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 한일 지소미아 이전부터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운용했기 때문에 결정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요미우리는 한일 지소미아 종료되면 주한 미군이 한국군과 수집한 정보를 일본에 제공하려면 한국으로부터 하나하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한미일 협력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마찬가지로 주일미군이 자위대와 함께 수집한 정보를 한국에 공유할 때도 일본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으로부터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에는 일본 측의 지상레이더로 미사일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없으며, 동해에서 일본에 근접한 수역이나 태평양에 미사일이 떨어질 때는 한국의 레이더로 완전히 포착되지 않는다는 방위성 간부의 견해를 소개했다. 즉 미사일 등이 발사됐을 때 이를 완전하게 파악하려면 한국과 일본 양측의 정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2016년 협정을 체결, 29차례에 걸쳐 정보를 교환했다는 것이다. 지소미아 종료로 어느 쪽이 더 곤란을 겪을지와는 별개로 미사일 대응 측면에서는 후퇴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방위상을 지낸 나카타니 겐 자민당 중의원은 “미사일이 발사되면 한미일 각 부분이 발사 상황이나 예측 낙하점의 정보를 합쳐 판단하고 요격태세를 취한다”면서 “(지소미아가 없으면) 시스템이 기능하지 않게 된다”고 마이니치를 통해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가난한 사람을 더 크게 할퀴는 천재지변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가난한 사람을 더 크게 할퀴는 천재지변

    재난 불평등/존 C 머터 지음/장상미 옮김/동녘/330쪽/1만 6800원 어머니 칠순 잔치 도중 맞닥뜨린 유독가스 테러 상황을 극복하는 영화 ‘엑시트’가 극장가에서 선전 중이다. 800만 관객을 이미 모았고, 천만 영화에도 등극할 것이란 이야기가 많다. 관객몰이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주변에 재난이 많이 일어난다는 방증이다. 시시때때로 들려오는 건물 혹은 공사장 붕괴 사고와 각종 화재,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등이 우리 곁을 맴돈다. 포항은 여전히 지진 후유증을 앓고 있다. 존 C 머터 컬럼비아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저서 ‘재난 불평등’에서 “재난을 사회적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의 유무에 따라 일상화된 재난 충격 강도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지진학자인 저자는 자연과학자의 시선으로만 재난을 연구했는데, 재난 전후 비교 연구를 시작하면서 ‘사회현상으로 재난’과 ‘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 저자에 따르면 유사하거나 같은 규모의 재난이 언제 일어나느냐에 따라 그 피해는 달라진다. 같은 수준의 피해를 보아도 어떤 사회는 1년 안에, 어떤 사회는 재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저자는 아이티 지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뉴올리언스 허리케인, 미얀마 사이클론 등을 자연과학 관점에서 연구하고, 이를 사회과학의 관점으로 비교 분석해 “자연재해가 자연현상을 넘어선 사회문제이자 정치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2010년 아이티 지진은 진도 7의 ‘21세기 최악의 자연재해’였다. 무려 22만명이 넘는 사망자수를 기록했다. 반면 ‘20세기 최악의 자연재해’ 중 하나인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은 진도 7.8로 아이티 지진보다 규모가 컸지만 사망자수는 아이티 지진의 10%도 못 미쳤고, 복구에도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저자는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가난한 나라에는 재난 대비나 피해 경감을 돕는 기관이 없거나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사람들 대다수가 부실한 건물에서 산다. 그런 기관들은 대체로 부의 산물이며, 재난으로부터 부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홍수가 나거나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서 신음하는 이는 대개 가난한 사람들이다. 우린 영화 ‘기생충’에서도 그 장면을 여실히 목격했다. 재난 피해는 국가뿐 아니라 한 사회의 불평등한 현실을 보여 주는 척도라 할 수 있다.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는 책 추천사에서 “재난마저 돈벌이 기회로 악용하는 권력과 자본의 힘에, 자연현상인 자연재해는 불평등이라는 사회현상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일갈한다. 아픈 우리 현실이 이 한 문장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재난은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 [서울광장] ‘키신저 질서 붕괴’와 한일 경제전쟁/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키신저 질서 붕괴’와 한일 경제전쟁/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최근 들어 한반도를 둘러싸고 변화무쌍한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군사·안보 영역으로 확대됐고, 중국과 러시아 공군은 한반도 지역에서 사상 처음으로 공동훈련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대만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은 갈수록 증폭되고, 이 와중에 미중이 홍콩 사태를 놓고 격돌하는 형국이다. 이런 일련의 사태는 동아시아에서 가까스로 유지됐던 하나의 전략적 질서(strategic order)가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징조로 볼 수 있다. 지난 40년간 이 지역에서 복잡한 갈등과 이해관계를 아슬아슬한 균형으로 잡아 갔던 그 질서를 전문가들은 ‘키신저 질서’(Kissinger order)라고 부른다. 1971년 7월 헨리 키신저 당시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한다. 키신저는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철천지원수로 지냈던 양국의 극적인 화해와 1972년 2월 닉슨 대통령의 역사적 중국 방문, 그리고 1978년 미중 수교의 토대가 됐다. 미국은 중소 분쟁의 틈을 노려 중국과 손을 잡고 일거에 힘의 균형을 역전시켰다. 소련 붕괴과 냉전체제의 종식은 키신저 외교(세력균형론)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동아시아에서 40년간 유지됐던 키신저 질서의 핵심은 미중 간 협력체제였다. 미국이 주도하는 동아시아 자본주의 분업체제의 틀 속에서 중국은 경제개발에 나섰고, 중국은 그 대가로 이 지역에서 미국의 지배적ㆍ군사적 우위를 인정했다. 개혁개방의 설계자 덩샤오핑의 도광양회 전략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중국의 국제분업 체제 편입의 최종 선포식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중국의 급격한 부상과 패권 도전, 이에 대응한 미국의 전방위 공세는 구질서 붕괴를 초읽기로 몰아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미중 관계(키신저 질서)가 미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트럼프가 경제전쟁의 총구를 겨누며 미중 협력 시대의 종언을 선언한 것이다. 프랭크 로즈 전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난 40년간 대화를 통해 중국을 자유국제질서에 편입시키려 했던 키신저 모델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문제는 키신저 질서를 대체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현실화되면서 동아시아 전역이 혼돈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패권은 포기하지 않으면서 패권 유지 비용은 고스란이 동맹국에 전가하는 트럼프 정책 때문에 동맹국들의 비명은 더욱 커지는 형국이다.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냈던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조차도 “동맹 내 공조를 무시하는 트럼프 정권의 외교적 접근이 동맹 균열을 초래한다”며 날 선 비판을 토해 낼 지경이다. 최근의 한일 관계 역시 직간접으로 키신저 질서 붕괴와 연관이 있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기초한 한일 관계의 핵심은 미국 주도의 국제분업 체제에서 미국은 군사안보, 일본은 경제적 측면에서 한국을 후견하는 체제였다. 전후 냉전 질서를 규정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연장선상이었다. 식민지 지배를 포함한 과거사 청산에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동북아 냉전의 전진기지로서 한국을 활용하겠다는 미국의 구상과 일본의 지지, 그리고 경제자금이 시급한 박정희 정권의 조급함이 빚은 결과다. 그동안 정경 분리 원칙 속에서 그럭저럭 한일 관계가 유지됐지만 최근 아베 정권은 과거사 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놓고 일본의 전략적 이해가 관철되지 않자 급기야 수출 규제라는 최악의 강수를 던진 것이다. 한일 간 경제분업 체제 속에서 부품·소재를 장악한 일본이 급성장한 한국의 경제 부상을 막겠다는 얄팍한 계산도 숨어 있다. ‘65년 체제’ 극복은 새롭게 전개되는 동아시아 정세 속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아시아 맹주를 꿈꾸는 아베 정권의 극우 성향에 비춰 참으로 어려운 길이지만 일본 식민지배의 불법성에 대한 인정을 전제로 새로운 한일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정부가 어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종료 선언은 올바른 양국 관계 재정립의 시금석이 될 수있다.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현재의 안보 문제로 전이시킨 상황에서 양국의 안보협력을 지속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양국은 미래를 위해 손을 잡아야 할 운명이지만, 지금 현재는 전쟁을 도발한 아베 정권의 무도함에 대한 대한민국의 결기와 의지를 보여 줘야 하는 시점이다. oilman@seoul.co.kr
  • [서울광장] ‘키신저 질서‘ 붕괴와 한일 경제전쟁/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키신저 질서‘ 붕괴와 한일 경제전쟁/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최근 들어 한반도를 둘러싸고 변화무쌍한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군사·안보 영역으로 확대됐고, 중국과 러시아 공군은 한반도 지역에서 사상 처음으로 공동훈련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대만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은 갈수록 증폭되고, 이 와중에 미중이 홍콩 사태를 놓고 격돌하는 형국이다. 이런 일련의 사태는 동아시아에서 가까스로 유지됐던 하나의 전략적 질서(strategic order)가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징조로 볼 수 있다. 지난 40년간 이 지역에서 복잡한 갈등과 이해관계를 아슬아슬한 균형으로 잡아 갔던 그 질서를 전문가들은 ‘키신저 질서’(Kissinger order)라고 부른다. 1971년 7월 헨리 키신저 당시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한다. 키신저는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철천지원수로 지냈던 양국의 극적인 화해와 1972년 2월 닉슨 대통령의 역사적 중국 방문, 그리고 1978년 미중 수교의 토대가 됐다. 미국은 중소 분쟁의 틈을 노려 중국과 손을 잡고 일거에 힘의 균형을 역전시켰다. 소련 붕괴과 냉전체제의 종식은 키신저 외교(세력균형론)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동아시아에서 40년간 유지됐던 키신저 질서의 핵심은 미중 간 협력체제였다. 미국이 주도하는 동아시아 자본주의 분업체제의 틀 속에서 중국은 경제개발에 나섰고, 중국은 그 대가로 이 지역에서 미국의 지배적ㆍ군사적 우위를 인정했다. 개혁개방의 설계자 덩샤오핑의 도광양회 전략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중국의 국제분업 체제 편입의 최종 선포식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중국의 급격한 부상과 패권 도전, 이에 대응한 미국의 전방위 공세는 구질서 붕괴를 초읽기로 몰아갔다. 트럼프는 기존의 미중 관계(키신저 질서)가 미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전쟁의 총구를 겨누며 미중 협력 시대의 종언을 선언한 것이다. 프랭크 로즈 전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난 40년간 대화를 통해 중국을 자유국제질서에 편입시키려 했던 키신저 모델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문제는 키신저 질서를 대체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현실화되면서 동아시아 전역이 혼돈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패권은 포기하지 않으면서 패권 유지 비용은 고스란이 동맹국에 전가하는 트럼프 정책 때문에 동맹국들의 비명은 더욱 커지는 형국이다.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냈던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조차도 “동맹 내 공조를 무시하는 트럼프 정권의 외교적 접근이 동맹 균열을 초래한다”며 날 선 비판을 토해 낼 지경이다. 이제 동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새로운 전략에 따라 저마다 국가의 생존을 위해 각자도생의 길을 택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1965년 한일 협정 이후 최악의 상황에 돌입한 한일 관계 역시 직간접으로 키신저 질서 붕괴와 연관이 있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기초한 한일 관계의 핵심은 미국 주도의 국제분업 체제에서 미국은 군사안보, 일본은 경제적 측면에서 한국을 후견하는 체제였다. 전후 냉전 질서를 규정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연장선상이었다. 전승국 지위를 얻지 못해 식민지 지배를 포함한 과거사 청산에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동북아 냉전의 전진기지로서 한국을 활용하겠다는 미국의 구상과 일본의 지지, 그리고 경제자금이 시급한 박정희 정권의 조급함이 빚은 결과인 것이다. 정경 분리 원칙 속에서 그럭저럭 한일 관계가 유지됐지만 최근 아베 정권은 과거사 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놓고 일본의 전략적 이해가 관철되지 않자 급기야 수출 규제라는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한일 간 경제분업 체제 속에서 부품·소재를 장악한 일본이 급성장한 한국의 경제 부상을 막겠다는 얄팍한 손익계산도 숨어 있다. ‘65년 체제’ 극복은 새롭게 전개되는 동아시아 정세 속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아시아 맹주를 꿈꾸는 아베 정권의 극우 성향에 비춰 어려운 길이지만 일본 식민지배의 불법성에 대한 인정을 전제로 협력의 미래로 나가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 일본의 식민지배를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 1998년 김대중ㆍ오부치 선언 등 과거사 극복을 위한 노력들을 토대로 새로운 한일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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