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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 뺏긴 미국의 이민 노숙자

    꿈 뺏긴 미국의 이민 노숙자

    세계 경제위기의 그늘이 짙다.지난 26일 하루 동안에만 미국에서 6만명이 감원돼 전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불황의 직격탄은 저소득층이나 이주민 노동자 같은 사회 취약계층에 집중적으로 쏟아진다. 사회 안전망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경우 이들이 노숙자로 전락하는 건 시간문제다. 최소한의 인권과 존엄성도 지키기 어려운 무방비 상태에 속절없이 노출되는 것이다. 산울림소극장이 기획한 ‘연극연출가 대행진’의 마지막 작품으로 새달 5일 막 올리는 이성열(극단 백수광부 대표) 연출가의 ‘뉴욕 안티고네’는 신자유주의의 붕괴, 세계화의 위기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이 시점에 다층적인 의미를 던지는 연극이다. 폴란드 대표 작가 야누시 그오바츠키의 1992년작인 ‘뉴욕 안티고네’는 뉴욕의 한 공원에 사는 다국적 노숙자 세 명의 이야기다. 러시아에서 온 알코올 중독자 사샤(김동완),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여성 아니타(정은경), 폴란드에서 온 간질병 환자 벼룩(박완규)은 각기 다른 이유로 미국에 흘러들어와 불법체류자로 거리에서 생활한다. 어느 날 아니타는 자신이 좋아하는 존이 간밤에 얼어죽어 시체안치소에 버려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샤와 벼룩에게 시신을 찾아서 묻어달라고 부탁한다. 돈을 주겠다는 말에 솔깃한 사샤와 벼룩은 몰래 시신을 빼내오지만 뒤늦게 존이 아니란 사실을 알고 언쟁을 벌이다 벼룩이 돈을 들고 도망친다. 사샤는 아니타에게 진실을 말하려 하나 아니타는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둘은 존의 장례를 치르며 서로의 마음을 이해한다. 그러나 노숙자 대책으로 일명 ‘공원정화’ 작업에 나선 뉴욕 경찰(정만식)은 공원 주위에 철제 울타리를 세우고, 공원으로 돌아가려던 아니타는 정문에 목을 매 숨진다. 연극은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거대 제국의 최하위층으로 흘러들어간 동유럽과 제3세계 이민자들의 삶을 냉철하고, 예리한 시선으로 짚어낸다. 화가였던 사샤는 전시회를 열려고 뉴욕에 왔다가 공사장 인부로 주저앉았다. 아니타는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봉제 공장에서 일했지만 결국 직장에서 쫓겨나 노숙자 신세가 됐다. 17년 전 뉴욕이 배경이지만 지금 서울을 비롯한 세계 어느 도시에서나 일어날 법한 이야기다. 이성열 연출가는 “희랍극 ‘안티고네’가 크레온의 국가권력에 대항해 개인의 자유와 정의를 요구한 안티고네의 싸움이라면, ‘뉴욕 안티고네’는 미국이라는 세계의 중심에서 살 권리를 주장하는 주변부 밀입국자들의 생존 투쟁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종차별과 종교차별도 서슴지 않으며, 서로에게 으르렁거리던 주인공들이 공권력에 맞서 대항하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회복해가는 대목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81년 폴란드의 계엄령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그오바츠키는 ‘바퀴벌레 사냥’ 등 이민자들의 삶을 다룬 연극을 주로 발표했다.‘뉴욕 안티고네’는 2002년 전용환 연출로 ‘서울 안티고네’로 번안돼 국내에 처음 소개됐고, 2005년 극단 백수광부가 워크숍으로 무대에 올린 적이 있다. 3월1일까지.(02)764-7462.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정준양의 포스코’ 앞날은… 불황 파고 넘고 외풍 차단 과제

    ‘정준양의 포스코’ 앞날은… 불황 파고 넘고 외풍 차단 과제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이 차기 포스코 회장 후보로 확정됐다. 포스코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최고경영자(CEO) 후보 추천위원회는 29일 정 사장과 윤석만 포스코 사장을 상대로 차기 회장 후보로서 향후 경영 계획과 비전, 경제 위기 극복방안 등에 대해 면접을 실시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위기 타개 적임자 추천위는 “이사 다수가 제철소 현장 경험과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갖춘 정 사장이 현재 포스코의 위기를 타개할 적임자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사외이사는 “일부 사외 이사가 최근 투서 등을 통해 불거진 주식거래 차익 및 친인척 납품 특혜 등 정 사장 관련 비리 의혹을 문제삼으면서 격론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정 사장은 면접에서 관련 의혹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며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고, 추천위는 논의 끝에 문제가 없다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추천위는 이구택 회장의 모두 발언으로 시작됐으며 면접에 앞서 이 회장은 정 사장이 후보로 적격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윤 사장은 마케팅 및 홍보 전문가로서 대외협력 능력에서 후한 점수를 얻었으나 현장 실무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작용했다. 정 사장은 큰 이변이 없는 한 다음달 6일 정기 이사회 추천을 거쳐 같은 달 27일 주주총회 직후 이사회에서 회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이 회장은 주주총회 당일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원가절감·판매확대 방안 시급 치열한 경쟁을 거쳐 최종 회장 후보로 낙점받았지만 차기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위기에 봉착한 포스코의 생존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포스코는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 및 원자재값 인상으로 지난 4·4분기 이후 경영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최악의 경우 올 하반기까지는 대규모 감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조강생산 목표도 지난해보다 12%까지 낮춰 잡았다. 때문에 차기 회장은 원가 절감 및 판매확대 등 방안을 두루 마련하면서 포스코의 기초체력을 키워야 하는 막중한 짐을 지게 됐다. 또 각국의 보호무역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신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올해 예정된 최대 7조 5000억원의 투자도 최대의 효과를 내도록 경영 능력을 십분 발휘해야 한다. 이번 차기 회장 후보 추대 과정에서 경쟁후보간 불거졌던 내부 갈등을 후유증 없이 봉합하는 지혜도 요구된다. ●내년 ‘낙하산 인사’ 재연 우려 특히 정치 외풍에 휘둘리는 이미지를 불식시켜 대외신인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스코는 정부 직접 보유 주식이 단 한 주도 없음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옷을 벗는 구태를 반복해 왔다. 문제는 외풍이 내년에 더 세게 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정 사장이 내년 연임에 실패하면서 전임 회장의 잔여 임기를 메우는 ‘1년짜리’회장에 그치는 전례가 되풀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9명 사외이사 중 4명이 교체되는데, 정부나 정치권 입김이 미치는 사람들이 선출될 경우 ‘낙하산 인사’가 재연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향후 ‘CEO 승계 프로그램’ 등 보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데스크 시각] 삼성·소니 불황타개 정반대 해법/김성수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삼성·소니 불황타개 정반대 해법/김성수 산업부 차장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출장을 다녀왔다. 해마다 이맘 때 열리는 전미가전쇼(CES)를 취재하기 위해서다. 2 002년에도 가봤으니 정확하게 7년 만에 같은 전시장을 찾은 셈이다. CES에는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가전업체들이 모두 참여한다. 각 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그해의 가전업계 트렌드와 시장의 방향을 제시한다. 그런 만큼 취재열기도 뜨겁다. 2002 CES에서는 삼성전자 진대제 전 사장이 기조연설을 했다. 동양인이 기조연설을 한 건 처음이었다. 이데이 노부유키 당시 소니 회장을 제치고 삼성전자의 사장이 연설을 하게 된 것도 화제가 됐던 것으로 기억난다. 진 전 사장은 ‘닥터 디지털’이라고 불리며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반면 삼성전자는 기대한 것만큼 주목받지는 못했다. 당시는 소니 등 일본 가전업체가 시장을 주도하던 시절이었다. 올해 CES에서는 소니의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이 기조연설을 했다. 세계 최소형 노트북 PC를 소개하며 관심을 끌었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소니의 캠코더와 카메라 등 일부 신제품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올해는 소니보다는 삼성전자가 더 주인공에 가까웠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의 디지털TV를 선보였다. 기술력에서 한 발 앞서 있음을 입증했다. 삼성전자와 소니 양 사는 여러 면에서 비교가 된다. 수치를 보면 삼성전자가 소니를 앞서고 있다. 2008년 기준 브랜드 가치를 보면 삼성전자는 177억달러, 소니는 136억달러다. 특허출원도 삼성전자(3515건)가 소니(1485건)보다 많다. 컬러TV,액정표시장치(LCD) TV는 삼성이 1위, 소니가 2위다. 휴대전화는 수량기준으로 삼성전자가 2위, 소니는 3위다. 최근에는 나란히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4분기 1조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냈다. 분기별 적자를 낸 것은 2000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우리나라의 수출 15%를 책임지는 간판기업이 예상보다 더 나쁜 성적을 내자 주식시장까지 출렁거렸다. 소니는 더 심각하다. 2008 회계연도 영업손실이 2600억엔에 달한다. 우리 돈으로 4조원에 육박한다. TV와 카메라 등 주력제품이 부진한 데다, 엔고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불황 속에 경쟁은 더 심해지면서 판매단가가 계속 떨어진 것도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소니는 불황타개를 위해 과감한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미국과 프랑스 공장의 폐쇄를 결정한 데 이어 2000명의 감원을 최근 발표했다. 구조조정을 위기돌파의 해법으로 삼은 셈이다. 삼성전자도 소니보다는 낫지만 글로벌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지난해 매출(본사기준)은 72조 9500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4조 1300억원에 그쳤다. 해마다 매출은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2000년 매출(34조 2800억원)은 지난해의 절반도 안 됐지만, 영업이익(7조 44 00억원)은 2008년보다 3조원 이상 많았다. 종업원 수(국내 기준)도 2000년 4만 4000명 수준에서 지난해는 두 배 가까운 8만 7000명으로 늘었다. 생산성이 그만큼 떨어지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위기감 속에 삼성전자도 조직을 대폭 줄이고 현장을 강화하는 쪽으로 메스를 댔다. 젊은 인재를 전진배치해 ‘발로 뛰는 경영’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임원진 물갈이는 있었지만 소니와 달리 일반직원들에 대한 감원은 피해 갔다.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조직과 분위기 쇄신만으로도 위기를 기회로 돌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 ‘불황타개’라는 같은 목적을 놓고 서로 다른 해법을 찾은 두 기업이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김성수 산업부 차장 sskim@seoul.co.kr
  • 초콜릿·햄버거 판매 불티… “우리는 불황 몰라”

    주머니를 꼭꼭 여미는 경기불황에도 초콜릿과 햄버거는 끄떡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심각한 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음에도 초콜릿이나 햄버거 업체들의 매출액은 오히려 늘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적 초콜릿 제조업체인 허시의 지난해 4·4분기 순이익은 822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5430만 달러보다 51% 증가했다.매출액도 13억 8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3% 늘어났다. 스위스의 대표적 초콜릿업체 린트 앤드 스프링글리도 지난해 매출이 5.8% 증가했다. 불황에도 소비자들은 초콜릿만큼은 가격을 크게 따지지 않았다. 고급 초콜릿 업체인 고디바 초콜릿은 지난 연말에 가장 잘 팔린 제품의 하나가 130 달러(약 17만 8000원) 짜리 초콜릿 과자였다고 밝혔다. 경기불황에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세계적 불매운동의 한파를 겪어야 했던 맥도널드 햄버거는 경제위기에 빛을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5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3.3% 감소했으나 신생 점포를 제외한 13개월 이상의 점포 매출은 미국 내에서는 5%, 전세계적으로는 7.2% 각각 증가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중동, 아프리카에서도 동일점포의 매출이 10%나 급증했으며, 유럽에서도 7.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불황에 청소년 성매매도 급증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성매매를 하다 단속되는 청소년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가족부 청소년보호중앙점검단은 지난해 하반기 성매매 행위를 적발해 구호조치한 청소년은 모두 69명으로 상반기 36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정이 해체됐거나 위기 가정에서 자발적으로 가출한 청소년들이 생활비와 유흥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성매매를 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점검단이 지난 한해 성매매를 하다가 단속된 청소년 103명의 유형을 분석한 ‘2008 청소년 성매매 단속 사례집’에 따르면 82.6%가 생계비 또는 유흥비 마련을 위해 성매매를 했다. 청소년 가출도 상반기 35건에서 하반기 90건으로 급증했고 성매매 청소년 가운데 가출한 청소년의 비율은 80.8%, 학교를 중퇴한 비율은 51.7%나 됐다. 또 유해업소를 출입한 청소년들을 단속한 건수도 상반기 16건에서 하반기 103건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조사 대상 성매매 청소년의 95.4%가 성인들과 접촉하는 수단으로 ‘인터넷’을 사용했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4.6%만이 아는 사람의 소개를 받았다는 등의 소수 답변을 내놓았다. 이들은 성매매의 대가로 대부분 돈을 받았으며, 액수는 10만원 이상이 75.4%, 5만원 미만이 12.3%, 5만~10만원이 10.8%를 각각 차지했다. 한편 점검단은 하반기 점검에서 성매매 청소년을 포함해 모두 262명의 청소년을 구호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조선업계, 선박 인도연기 ‘비상’

    조선업계, 선박 인도연기 ‘비상’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최근 유럽의 거대 선사들로부터 대규모 선박 인도 연기 요청을 받고 비상이 걸렸다. 선박 건조 대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향후 사업 및 투자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29일 조선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독일의 최대 선사인 독일 오펜(Offen)사의 회장 및 경영진은 이번 주말을 전후해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오펜사는 세계적 해사전문지 로이즈리스트(Lloyd’s List)를 통해 “‘선박 명명식’을 위한 자리이지만, 이미 발주 계약을 맺은 1만 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해 인도 시기를 당초 올해에서 2011년으로 2년 늦춰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박 가격 재검토 등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케미컬선(화학제품 운반선) 4척은 이미 6개월가량의 인도 시기 연기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오펜사와 18척의 대규모 발주계약을 맺고 있다. 오펜사는 “(대우조선해양 등이) 컨테이너선 인도 시기를 연기하지 않으면 업체 역시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세계 컨테이너 선박량이 50만 TEU가량 공급 과잉 상태이기 때문에 2012년 이후 수년간 신규 발주 선박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4·4분기 세계 컨테이너 선박 신규 발주는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실적 ‘0’를 기록했다. 앞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STX 조선 등도 프랑스 CMA-CGM, 스위스 MSC, 이스라엘 ZIM 등 선사로부터 마찬가지의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별로 5∼10척 규모로 추정된다. STX조선 관계자는 “당초 발주한 컨테이너선 대신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탱커(유조선)로 바꿔 달라는 요청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외국 선사들의 잇따른 선박 인도시기 연기 등 요청은 그 만큼 글로벌 경기 불황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통상 선사들은 선박 대금의 70~80%를 금융권을 통해 마련하는데 신용경색으로 돈 줄이 막히고 있다. 특히 4~5차례 나눠 내는 선박 대금 중 마지막 인도시 대금 결제 비중이 50%에 이르는 것도 큰 부담이다. 게다가 자동차,전기·전자업계 등의 생산량 감소로 주력 화물의 이동 또한 크게 줄고 운임도 하락하면서 컨테이너선 선박 수요도 급감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선박 인도 지연 등으로 대금 회수에 차질이 생길 경우 국내 업체들이 짜 놓은 재무 설계에 구멍이 생겨 신규 사업 진출 등 투자 여력이 줄면서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광역단체장 업무추진비 ‘펑펑’

    광역단체장 업무추진비 ‘펑펑’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광역자치단체가 올해 단체장 업무추진비를 대폭 증액한 것으로 드러났다. ●5곳은 작년엔 동결… 올해 증액 29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0곳이 기관장 업무추진비를 증액했다. 특히 서울, 부산, 경기, 경남, 전남 등 5곳은 지난해 업무추진비는 동결했으면서 극심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올해는 증액해 의문을 자아냈다. 이중 경남도는 지난해 업무추진비 2억 7200만원 가운데 1억 3442만원을 써 집행률이 49.4%에 불과한데도 올해 업무추진비를 2억 8700만원으로 증액했다. 이에 따라 2007년 약 48억 9340만원, 2008년 49억 2840만원이었던 전국 단체장 업무추진비 총액은 올해 들어 49억 8638만원에 달해 50억원에 육박했다. 강원도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16개 광역단체 중 3년 연속 가장 많은 단체장 업무추진비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편성된 도지사 업무추진비는 5억 200만원으로 서울시장 업무추진비 4억 5720만원보다도 많았다. 게다가 강원도는 업무추진비 집행률이 2007년 52.7%, 2008년 55.5%에 불과한데도 해마다 똑같은 업무추진비를 책정했다. ‘연례적 집행부진’에도 불구하고 관행적으로 과다한 업무추진비를 책정, ‘합리성을 결여한 예산 편성’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업무추진비 집행률이 가장 높은 곳은 2007년에는 경기도, 지난해에는 인천이었다. 경기도는 2007년에 도지사 업무추진비로 4억 300만원을 책정해 예산순위로는 5위였지만 이 가운데 4억 271만 6000원을 집행해 99.9%의 집행률을 보였다. 인천시는 지난해 시장의 업무추진비로 4억 4680만원을 책정해 예산순위가 2위였고 이 가운데 4억 4324만 1000원을 집행해 집행률이 99.2%에 이르렀다. 반면 울산은 2007년 시장 업무추진비로 1억 5200만원, 2008년 1억 3680만원을 책정, 16개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가장 적었다. 집행액도 2007년 1억 1119만 3000원, 2008년 8192만 3000원으로 집행률이 각각 73.2%와 60%에 그쳤다. ●“업무추진비 구조조정 필요” 정보공개센터 전진한 사무국장은 “불황일수록 서민들의 고통을 나눌 줄 아는 행정이 중요하다.”면서 “방만하게 편성·집행되고 있는 업무추진비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불황때 결혼은 미친 짓?

    불황때 결혼은 미친 짓?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결혼이 감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결혼 적령기의 젊은이들이 목돈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결혼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이혼 전 3개월의 숙려 기간을 갖는 이혼숙려제 시행으로 급감했던 이혼 건수는 점차 예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월간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혼인 건수는 2만 7000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600건(-19.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혼인 건수 증감률은 7월 5.2%, 8월 -8.8%, 9월 10.3%, 10월 -6.5%를 기록하다가 11월 들어 크게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은 2004년 이후 역대 11월 중 혼인 건수가 가장 적었다. 종전 최저치는 2004년 11월의 3만 400건이었다. 지난해 1~11월 누적 혼인 건수도 29만 1000건으로 2007년 같은 기간에 비해 1만 4700건(-4.8%)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 침체 때문에 본격적으로 결혼을 미루는지는 2~3개월 더 지켜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이혼 건수는 9200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00건(-16.4%) 줄었다. 통계청은 이혼숙려제 시행 직후인 지난해 8월(-43.4%)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약발이 떨어지면서 예년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비정규직 해법 고용안정에 맞춰라

    정부와 한나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비정규직보호법 개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2007년 7월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행된 이 법의 비정규직 사용기한이 6월 말 만료되면서 대량 해고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권은 이에 따라 비정규직 사용기한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파견 대상 업무 확대, 정규직 전환 및 비정규직 차별시정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등으로 비정규직보호법을 손질할 모양이다. 민주당과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사용기한을 연장하면 비정규직을 도리어 양산하는 등 법 제정 취지와 상반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비정규직보호법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시정과 고용안정,고용 유연성 확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목표로 도입됐다. 하지만 법 시행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문제에 논란이 집중되면서 이 법이 비정규직을 일자리에서 내모는 부작용을 낳았다. 오는 7월1일 사용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사업장의 75%가 정규직 전환 대신 해고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이를 방증한다. 사상 유례 없는 불황을 맞아 추가 부담을 감수하느니 비정규직 감축 또는 교체로 법망을 피해가겠다는 뜻이다.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은 시정돼야 하고, 여건이 허락하는 한 정규직으로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고용 빙하기를 맞아 임금과 복지 혜택을 줄여가며 일자리를 지키자는 분위기가 전 세계적으로도 공감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비정규직 해법도 일자리 지키기에 맞춰야 한다. 법으로 시한을 정해 정규직 전환을 강요할 게 아니라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하면 사용시한 적용에 있어 예외로 인정해 줘야 한다. 특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사업장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임금차액을 보전해 주는 등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 [사설] 부녀자 납치 실종이 이렇게 많아서야

    경기도 군포 여대생 납치 피살 사건의 범인이 한달여 만에 검거돼 긴장을 푼 것도 잠시. 범인 주변을 둘러싼 범죄 의혹을 보면 부녀자 납치 실종 사망 사건이 이렇게 많고 허술하게 다뤄져서야 어떻게 안심하고 살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대전의 50대 여성 실종사건, 경기도 안산 40대 주부 실종사건, 경기 서남부 부녀자 4명 연쇄 실종사건 등 부녀자 납치 실종 사건 상당수가 해결되지 않은 실정이다. 민생치안 체감수준이 하루하루 악화되고 있는 것은 민생치안이 시국치안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경기 불황과 구조조정에 따른 시위가 격화되면 경찰력이 시국치안에 더 매달리게 되고 민생치안은 한층 허술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민생치안이 소홀히 다뤄지지 않도록 경찰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 특히 납치 실종 사건을 대하는 경찰의 태도는 일신돼야 한다. 지난해 3월 경기도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 당시 사나흘 미온적 태도로 뭉기적대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일산경찰서를 찾아가 질책하자 6시간 만에 범인을 검거한 적이 있다. 경찰이 태만할 때와 의지를 갖고 수사할 때의 차이는 크다. 부녀자 납치 피살 사건이 경기·충남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이곳은 농촌의 도시화로 치안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경찰력 확충은 이에 못미치고 있다. 경찰은 이들 지역의 치안 수요에 맞춘 근무체제 변화와 인력 재배치를 서둘러야 한다. 민생치안 체감지수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장단기 계획을 세워 신속하게 실행해 나갈 것을 주문한다.
  • 20代 덜 먹고 30代 덜 놀고 40代 덜 입고

    경기침체로 가계부채가 늘면서 전체가구의 77%가 소비를 줄였다. 20대는 외식비를, 30대는 문화비를, 40대는 의복비용을 주로 줄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8일 수도권 520여가구를 설문조사한 결과, 77.2%가 1년 전에 비해 소비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소 줄었다(39.7%), 대폭 줄었다(37.5%)는 대답이 많았다. 소비가 늘었다는 응답은 1.7%에 불과했다.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인 부분은 의복구입비(20.5%), 문화·레저비(17.2%), 외식비(16.5%) 등이었다. 하지만 자녀과외비(2.3%)와 경조사비(0.9%)는 크게 줄이지 않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외식비를 줄인 반면 문화·레저비는 줄이지 않았다. 30대는 문화·레저비를 줄인 반면 경조사비는 그대로였다. 40대는 의복구입비를 우선 줄였다. 소비를 줄인 원인으로는 가계부채 증가(42.5%) 및 근로소득 감소(28.3%)와 경기 불안(23.3%)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인해 국민들의 소비규모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면서 “고용창출 및 소득세율 인하 등 좀 더 과감한 세제지원을 통해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대학생에 시장 위험 덤터기” 논란

    “대학생에 시장 위험 덤터기” 논란

    “기준금리(국고채금리)는 내려갔는데 학자금 대출 금리는 요지부동이네요.” 은행문을 나서던 대학원생 허모(28)씨는 고개를 갸웃했다. 지난해 1학기부터 학자금 대출을 받아온 허씨는 “올해 1학기에는 대출금리가 크게 낮아질 줄 알았다.”고 했다. 학자금 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만기 국고채금리가 지난해 2학기 5.87%에서 올해 1학기 4.1%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는 “국고채금리가 너무 높아 학자금 대출 금리도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담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국고채 금리는 1.77% 포인트 떨어졌지만 학자금 대출 금리는 0.5% 포인트 내렸을 뿐이었다. 지난해 2학기 7.8%이던 학자금 대출 금리는 올해 1학기 7.3%로, 여전히 7%대 벽을 깨지 못하고 있다. 허씨는 “지난해엔 기준금리가 올라서 어쩔 수 없이 학자금 대출 금리를 올렸다고 했는데 기준금리가 내려가도 대출금리가 비슷한 이유는 뭐냐.”고 물었다. 이유는 가산금리(대출자의 신용도에 따라 부가하는 금리) 때문이었다. 28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2학기 0.83%이던 가산금리는 올해 1학기 2.05%로 크게 올랐다. 직전 7개 학기 가산금리 평균인 0.49%보다 4.2배나 오른 수치다. 학자금 대출 금리는 국고채 금리에 가산금리와 금융비용을 더해 결정한다. 기준인 국고채금리가 내려가도 가산금리가 올라가면 학자금 대출 금리는 떨어질 수 없다. 교과부 관계자는 “주택금융공사가 금융권을 대상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대출 재원을 마련하다 보니 금융기관이 리스크를 높게 판단해 가산금리를 올리겠다고 하면 거기에 맞춰 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악화된 금융시장 사정을 반영한 결과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금융기관이 ‘노’라고 하면 대안이 없다.”면서 “그래도 소득 없는 대학생에게 직장인들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해 주고 있는 게 어디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 얘기는 달랐다. 경희대 경영학과 권영준 교수는 “학자금 대출은 일반 대출과 달리 공공적 성격이 강한데 일반 자금시장처럼 리스크 관리 비용을 일방적으로 학생들에게 돌린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유종일 교수도 “단지 시장 위험 때문에 가산금리를 크게 올린다는 건 결국 수익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일정한 금리를 유지해 시장 이익을 보호하는 데는 유리한 제도일지 모르지만 결코 학생 등록금 부담을 줄일 수 없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오는 5월 한국장학재단이 출범해 재단채권을 발행하게 되면 2학기부터는 금리를 1% 포인트 정도 내릴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스스로 불 속에 들어갔다?…용산참사 미스터리 남자를 10분 안에 파악하는 20가지 질문 불황때 결혼은 미친 짓? 김정남 “中서 날 선호, 사실 아니다” 제시카 알바 ‘역사 공부 좀 하삼’
  • 2009 대기업 임원인사 트렌드 살펴보니

    2009 대기업 임원인사 트렌드 살펴보니

    철저한 성과주의, 조직 슬림화, 글로벌 인재·연구개발 인력 전진 배치…. 주요 대기업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 특징이다. 올해 삼성 등 주요 대기업 임원 인사에는 예외없이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이 깔려 있다. 일약 최고경영자(CEO)로 승진한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은 ‘보르도 TV신화’의 주역으로 3년 연속 디지털TV 세계 1위를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 2년 만에 CEO로 승진했다. ●실적 좋은 임원 CEO로 전격 발탁 구자영 SK에너지 P&T 사장은 신설된 SK에너지 총괄사장에 발탁됐다. 재계에선 “전혀 예상치 못한 인사”라며 놀랐다. SK에 영입된 지 1년도 채 안돼 국내 최대의 정유회사를 이끄는 ‘선장’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 사장이 신재생에너지 분야 전문가로서 차세대 성장동력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모든 계열사 CEO를 유임시키며 ‘안정’을 택한 LG도 디스플레이 사업을 흑자로 돌린 전자의 강신익 부사장과 휴대전화 사업의 수익률을 크게 높인 안승권 부사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임원 재임기간, 입사 기수 등은 이제 더 이상 최고경영자 승진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 성과가 가장 중요한 승진 잣대가 되고 있다. 글로벌 인재와 젊은 세대, 연구·개발 전문인력을 우대한 것도 공통된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임원인사 승진폭을 지난해 117명에서 올해는 91명으로 크게 줄였지만, 불황 속에도 연구·개발분야는 승진한 사람이 27명으로 지난해(24명)보다 오히려 늘어났다. LG도 신규 임원 87명 가운데 20%(17명)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인력으로 선임했다. 불황이지만 연구·개발쪽을 강화하는 것은 선두그룹을 유지하는 한편 후발업체와의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해외영업전문가 등 글로벌 인재를 우대하는 것도 경기회복기를 대비한 장기전략이다. 삼성의 경우 사장단 인사에서 1948년 12월 이전 출생자는 부회장 승진자를 제외하고는 예외없이 옷을 벗었다. 10% 이상의 임원이 퇴출되고 임원 평균 나이도 48세로 전보다 한 살 젊어졌다. 사장·부사장이 맡던 지역별·사업별 책임자 자리가 부사장·전무, 심지어 상무급으로 넘어가면서 조직은 자연스럽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대기업 임원 인사를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한다. 장상수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삼성전자만 해도 지난해 4·4분기 1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적자를 냈기 때문에 일단은 살아남아야 한다는 게 중요했을 것”이라면서 “회복기 이후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핵심 역량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영권 승계 사전 포석도 ‘재벌 3세’들의 경영권승계를 위한 사전포석도 감지된다. 현대 기아차그룹이 최재국·서병기 부회장을 갑작스럽게 퇴진시킨 것 역시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려는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경영 환경의 투명성 문제 등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좋은기업지배구조 연구소 김선웅(변호사) 소장은 삼성 인사와 관련,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기획조정실(옛 구조본) 출신들이 주요 계열사 CEO나 최고재무관리자(CFO)로 배치됐다는 것”이라면서 “지배구조 측면에서 앞으로 더 투명하게, 그룹 경영보다 독립적인 기업경영을 해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GS 등 일부 그룹에서 오너 그룹이 부상한 것과 관련해서는 “오너 그룹이 정신력을 강화해 준다는 정도의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임직원들을 책임진다든가 해야 충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체 규모 줄고 현장인력은 늘고 임원 감축과 동시에 조직을 대폭 슬림화하고 고객우선·현장중심으로 바꾼 것도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본사직원 1400명 중 1200명을 현장에 전진배치했다. 조직은 크게 완제품·부품 양날개로 단순화했다. 의사결정과정을 줄이고 ‘발로 뛰는 조직’을 정착화시켜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SK브로드밴드도 118개의 대팀제로 운영되던 것을 85개 팀으로 줄였다. 부서간 중복업무를 피하기 위한 시도다. 시장의 목소리에 즉각 부응하기 위해 현장을 강화하고 마케팅전문가를 대거 발탁했다는 것이다. 임원혁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원은 “삼성만 해도 지금껏 일본식으로 연구·개발을 강조해 엔지니어 출신들이 주도하던 느낌이 강했다면, 이제는 애플이나 아이팟처럼 수요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기 위해 마케팅과 종합하는 능력을 갖춘 전문가들을 전면에 배치한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김성수 홍희경기자 sskim@seoul.co.kr
  • 2009 봄·여름 미리 보는 패션

    2009 봄·여름 미리 보는 패션

    패션은 언제나 경기순환 곡선을 앞질러 갔다. 불황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움직였으나 이번엔 달랐다. 지난해 9월 중순 리먼브러더스가 꼬꾸라질 때 런던 패션 위크가 한창이었지만, 밀라노컬렉션과 파리컬렉션은 열리기 전이었다. 우울한 경제 뉴스에 디자이너들이 다시 생각을 고쳐 먹을 시간은 충분했다는 의미다. 2009봄·여름 컬렉션은 불황의 그늘 속에서 빛이 바랬지만 오히려 다행이었다. 디자이너들이 빡빡한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스타일을 내놓고 있으니 말이다. 다음 주면 어느덧 봄의 문턱에 들어서는 입춘(立春). 먹고사는 문제만큼 뭘 걸치느냐도 중요한 이들을 위해 올 봄·여름에 유행할 스타일 몇 가지를 채널동아 컬렉션북 CAT의 최은선 편집장과 짚어 봤다. ① 올해의 색은 노랑 ‘블랙 재클린 케네디’로 불리는 미국 퍼스트 레이디 미셸 오바마. 남편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 그녀가 금빛이 도는 연노랑 원피스를 입고 나타났을 때 패션계 사람들은 “역시” 하며 무릎을 쳤을 것이다. 한 해 동안 유행할 색상을 전망하는 컬러 전문기업 팬톤(Pantone)은 일찌감치 올해의 컬러로 개나리색인 ‘미모사’를 선정했고,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도 컬렉션에서 옐로 계열의 의상들로 런웨이를 채웠다. 노란색은 따뜻함과 희망, 안정감을 주는 색. 노란색의 부상은 경기 불황과 정치적 혼돈이 예상되지만 어떤 순간에도 낙천적이고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다. 한 외신에 따르면 이번 봄·여름 컬렉션은 온통 ‘기분 좋은 요소(feel-good factor)’로 가득했다. 네온 핑크, 잉크 블루 등 눈 시리도록 밝은 색상과 선명한 프린트, 반짝이는 옷감들이 제 세상을 맞았다. 디자이너들이 마치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불황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라! 여전히 꿈꾸게 하라! 이것이 패션의 임무다!’ ② 80년대의 향수 패션계는 최근 80년대를 추억해 왔다. 지나간 세월은 다 아름답지만 80년대의 향수는 좀더 의미심장하다. 의류 산업뿐 아니라 경기 전반이 호황이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80년대 아이템들은 심심찮게 등장해 왔는데 올해는 재킷에 눈이 쏠린다. 흔히 ‘뽕’이라고 부르는 어깨 패드가 들어간 품이 넉넉한 재킷은 이번 시즌 핫아이템 가운데 하나.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라더니 미련 때문에 치우지 못했던 옷장 속의 재킷이 빛을 볼 때가 왔다. 중년층들에겐 희소식일 터. 가뜩이나 경제도 안 좋은데 새 옷 사느라 돈 들일 필요 없이 가지고 있던 의류를 활용하라는 것이다. 불황 코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해외 컬렉션들이 제안하는 알뜰 스타일링인 셈이다. ③ 기하학적인 실루엣 80년대 재킷들은 어찌 보면 심심하다. 밋밋함을 덜기 위한 방편은 안에 받쳐 입는 옷에 포인트를 주는 것이다. 강렬한 패턴을 지녔거나 색상이 대담한 원피스, 프린트 티셔츠 등을 겹쳐 입어 스타일에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 좋다. 건축에서 영감을 받아 기하학적인 실루엣의 원피스나 상의가 많이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각지고 딱딱한 절개를 통해 독특한 멋을 뽐내는 이러한 의류들은 옷차림에 방점을 찍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④ 개성 만점 플레이 슈트 옷 입기에서 재미를 주려는 디자이너들이 심심찮게 선보인 의상 중 눈에 띄는 것은 ‘뽀빠이 바지’라고 부르는 플레이 슈트 또는 점프 슈트다. 위아래가 한 벌로 붙어 보통 일할 때 입는 작업복 같은 스타일에서 실크 등 소재의 고급화로 외출복으로 손색이 없는 스타일이 많아졌다. 얼마 전 열린 ‘구호’ 컬렉션에서도 이같은 의상이 대거 등장했다. 톱숍이나 자라 등 해외 중저가 브랜드들도 앞다퉈 플레이슈트를 쏟아낼 태세다. ⑤ 넉넉해진 바지 딱 달라붙는 스키니에 대한 반작용으로 서서히 고개를 들어 온 배기 팬츠. 올해는 전성기를 좀 누리겠다. 심한 경우 가랑이가 무릎까지 내려 와 ‘똥싼바지’라는 오명을 듣고 살았으나 ‘세상은 빡빡하지만 옷만은 헐렁하고 편안하게 입고 살자.’는 다수의 바람을 타고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제공 채널동아 컬렉션북 CAT
  • 설연휴 시청률 경쟁 SBS 한판승

    올해 설연휴 안방극장은 예년에 비해 단촐했다. 경기 불황의 여파로 광고가 축소되면서 설특집극 등은 자취를 감췄다. 특집다운 특집이 없었던 탓인지 기존의 주말 연속극, 월·화 드라마들이 설특집 프로그램에 비해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SBS가 설특집 프로그램 시청률 경쟁에서 독주했다.28일 시청률 조사회사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24~27일 설연휴 기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은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으로 전국 평균 가구시청률 26.0%를 보였다. 2위는 KBS 2TV 주말연속극 ‘내사랑 금지옥엽’(23.0%), 3위는 MBC 특별기획드라마 ‘에덴의 동쪽’(21.4%)순이었다. 시청률 상위 10위 안에 설 특집 프로그램은 한 개도 들지 못했다.총 31편이 선보인 설 특선영화 가운데는 24일 SBS가 ‘그것이 알고싶다’ 700회 특집으로 편성한 ‘그놈 목소리’가 14.1%의 시청률로 1위를 기록했고, 2위와 3위도 SBS에서 전파를 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식객’ 등이 차지했다. 상위 10편 중 ‘본얼티메이텀’을 제외한 10편이 한국영화였으며, 방송사별로는 SBS가 6개, KBS 2TV와 MBC가 각각 2개로 나타났다.설 특집 TV 오락프로그램 시청률 1위는 26일 방송된 SBS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16.6%)이 차지했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와 스타의 자녀가 함께 출연해 ‘어린이들이 바라본 어른들의 세상’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놓고 문제를 푸는 퀴즈 토크쇼 형식으로 꾸며졌다. 2위는 KBS2 ‘아주 특별한 개그콘서트’(14.2%), 3위는 KBS2 ‘가요계 톱스타 총집합 쉘위댄스’(14.0%)가 차지했다. 방송사별로는 시청률 상위 10위에 SBS 5개, KBS 2TV 3개, MBC 2개 프로그램이 포함됐다.한편 설연휴 기간에도 월·화드라마의 접전은 계속됐다. 또다른 시청률 조사회사인 TNS미디어코리아는 KBS 2TV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지난 몇 달간 월화극 최강자로 군림해온 MBC ‘에덴의 동쪽’을 추월했다고 밝혔다. 27일 방영된 ‘꽃보다 남자’는 시청률 25.9%를 차지하며 21.8%를 기록한 ‘에덴의 동쪽’을 4%포인트가량 앞섰다. ‘꽃보다 남자’는 26일에도 19.5%의 시청률로 17.5%에 그친 ‘에덴의 동쪽’을 제쳤다. 그러나 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으로는 ‘꽃보다 남자’가 아직까지 ‘에덴의 동쪽’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꽃보다 남자’의 26일 시청률은 18.1%로 ‘에덴의 동쪽’의 18.6%에 근소하게 못 미쳤고, 27일에도 22.6%의 시청률을 기록해 ‘에덴의 동쪽’의 24.2%를 따라잡지 못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비싼 옷에 힘 주지 마세요” 점점 대담해지는 인조 보석

    “비싼 옷에 힘 주지 마세요” 점점 대담해지는 인조 보석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합리적 경제행위를 일컫는 이 원칙은 이제 패션의 원칙으로도 자리 잡았다. 불황을 타지 않는 품목으로 주로 화장품이 손꼽히는데, 인조 보석도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불황의 그림자가 커지면서 의류업계의 매출은 고개를 숙이지만 인조 보석 시장은 기분 좋은 성장세를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크리스털로 유명한 스와로브스키다. 이 회사의 정상희 차장은 “스와로브스키가 국내에서 2년 전부터 130%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전 세계 주얼리 시장이 불황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조 보석 시장의 몸집이 커지는 이유는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극적인 스타일의 변화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 맵시를 뽐내기 위해 비싼 옷으로 힘 주지 말고 당신의 목, 손목, 손가락에 힘을 주는 것이 가계에도 옷차림에도 도움이 된다. 목 부러질 만큼의 덩치를 자랑하는 노랑, 오렌지, 터키색의 목걸이를 걸면 흰색 면티, 청바지 차림도 어디 가서 빠지지 않을 수 있다. 해외 컬렉션은 이런 스타일링의 교과서다. 이번 시즌 유독 밝고 화려한 색감을 입고 큼지막한 크기를 뽐내는 목걸이, 팔찌(뱅글) 등이 의상을 받쳐 주는 주조연으로 떠올랐다. 이번 시즌 주얼리는 눈부신 색감을 자랑하고 자연을 추구한다. 그린, 오렌지, 울트라 블루 등 시선을 압도하는 색상들이 많다. 꽃, 잎 등 자연 친화적인 모티브들도 많아져 경기 한파로 꽁꽁 언 사람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려는 시도도 보인다. 그동안 옷차림을 완성하는 소품으로 큰 가방(빅백) 또는 독특한 하이힐이 대접을 받았다. 덕분에 빅백과 뒷굽 화려한 하이힐은 사람들의 가처분 소득과 상관 없이 해마다 몸값을 높여 온 것이 사실. 지갑이 얇아진 멋쟁이들은 서서히 인조 보석으로 시선을 돌렸고, 때마침 디자이너들은 유색 보석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들을 쏟아내며 인조 보석의 위상 변화를 가져왔다. 색상도 크기도 점점 대담해지는 주얼리들은 적은 돈을 쓰면서 눈에 확 띄게 옷을 입고 싶은 강력한 바람을 반영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서울 신도中 등 3곳 개교연기 검토

    경기침체로 서울시내 학교 건립 공사가 지연되면서 개교 시기도 늦어질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건립을 위한 BTL(Build-transfer-lease·임대형 민자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어 2010년 3월 개교가 목표였던 신도초, 신도중, 미사리중 등 3개 학교의 개교 시기를 1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BTL에는 건설·시공을 담당하는 건설사와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관, 건물 운영을 담당하는 운영업체가 참여하는데 불황 탓에 금융기관들이 수익성이 높지 않은 BTL을 외면하면서 학교 건립 공사가 시작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현실 외면한 정부대책 에너지 빈곤층 29%↑

    현실 외면한 정부대책 에너지 빈곤층 29%↑

    김복선(가명·72) 할머니는 오후가 되면 물을 마시지 않는다. 입이 마르고 기침이 터져도 꾹 참는다. “추워서….밤에 화장실 가려면 너무 추워서.” 1.5평(5㎡) 방안 공기는 한데처럼 매서웠다. 할머니 집은 서울 관악구 한 시장 뒷골목에 있다. 다 무너져 가는 단독주택에 딸린 사글세방이다. 바람 부는 날이면 비닐 바른 창문이 날아갈 듯 위태롭다. 할머니는 이불 아래에 깔린 전기장판 하나로 겨울을 난다. 보일러를 켜고 싶지만 그럴 형편이 안 된다. 막내아들(39)과 함께 사는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다. 일할 수 있는 아들이 있으니 국가는 할머니를 돌보지 않는다. 노령연금 8만 4000원이 전부다. 아들은 일거리를 못 구해 몇 달째 수입이 없다. 경제 불황으로 에너지 빈곤층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광열비 부담은 늘어나는데 소득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빈곤층은 가구 소득의 10% 이상을 에너지 구입에 지출하는 가구를 말한다. 2007년 정부는 “오는 2016년까지 에너지 빈곤층을 모두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2011년까지 난방비 3조 739억원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2007년 1·4분기 104만가구였던 에너지 빈곤층은 지난해 147만 가구로 크게 늘어났다. 29.3% 증가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 사정이 악화된 게 가장 큰 원인이지만 정부의 비효율적인 에너지 지원정책도 이같은 현상을 부추겼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정부는 에너지 지원비의 3분의 1이상인 1조 4792억원을 연탄 가격 보조에만 집중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월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료는 연탄(3.7%)이 아닌 등유(30.11%)다. 등유에 대한 지원은 전혀 없다. 저소득 가구가 두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난방은 도시가스(23.8%)이지만 역시 변변한 지원책이 없다. 에너지재단 최재원 홍보실장은 “가장 어려운 사람부터 순차적으로 도우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발생한 현상으로 보인다.”면서 “당장 필요한 연료를 현물로 지원하는 긴급 지원대책이 있긴 하지만 아직 예산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박창규 조은지기자 nada@seoul.co.kr
  • 용적률 완화·제2 롯데월드 호재… 강남 꿈틀

    용적률 완화·제2 롯데월드 호재… 강남 꿈틀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연초만 해도 내림세가 대세였으나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겨울방학 수요 등으로 하락세가 둔화됐다. 건설사 구조조정 등으로 투자 분위기가 가라앉고 실물경기도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관망세였던 연초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특히 강남 재건축 아파트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 강남 투기지역 해제 움직임, 재건축 용적률 완화 등으로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2롯데월드 건설 등의 호재가 등장하면서 송파구 일대를 중심으로 일반 아파트값 움직임도 감지됐다. 반면 지난해 뉴타운 개발 호재 등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던 노원·도봉·강북 등 강북권 3구 아파트 시장은 잠잠하다. 연초와 비교해 아파트값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고가에서 10~30% 내린 급매물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거래는 없으며, 강남 재건축 아파트와 달리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전세시장은 경기불황에 따른 이동감소 등으로 3~4달째 연속 하락했으나, 1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하락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시장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거래가 끊기고 가격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역전세 현상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金테크… 올해도 금빛 찬란할까

    金테크… 올해도 금빛 찬란할까

    재테크 시장에 깔린 짙은 안개로 시중의 돈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 특히 저금리 시대를 맞아 예금마저 대안이 못 되다 보니 투자처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이런 저런 투자종목의 수익률을 거듭 들춰본다. 이런 배경으로 주목받는 것이 지난해 4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금이다. 그렇다면, 금은 대안일까. ●금 관련상품 투자자 꾸준히 몰려 직장인 류모(38)씨는 요즘 주위에서 ‘재테크의 달인’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PB(프라이빗 뱅커)를 낀 큰손과 재테크 고수들도 반토막이 나버린 펀드와 주식에 한숨만 내쉰 지난해 류씨는 현금성 자산만 33% 이상 늘렸다. 금에 투자해 벌어들인 수익만 840여만원. 직장인으로는 짭짤한 소득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류씨의 재테크 성공은 ‘소 뒷걸음에 쥐 잡은 격’이다. 술자리에서 친구의 권유에 여유자금 2500여만원을 모두 금에 털어넣은 것이 대박이 났다. 류씨는 “안전과 수익성을 겸비했다고 해 예금에서 금으로 갈아탄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났을 뿐”이면서 “다들 펀드만 바라볼 때 다른 방법을 찾았는데 결과적으로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류씨는 올해도 여전히 금을 살 계획이다. 과연 류씨의 올해 재테크는 성공할까. 지난해 금은 찬란히 빛났다. 계좌를 통해 금을 거래하는 신한은행 ‘골드리슈금적립’상품은 무려 42.68%의 수익률을 올렸다. 수수료 등을 고려해도 40% 정도는 챙길 수 있었다는 계산인데, 반토막에 세 토막까지 난 주식과 펀드를 생각하면 효자 중 효자다. 2007년 말 매매 기준으로 g당 2만 5145원하던 금값은 지난해 말 3만 5878원까지 올랐다. 높은 수익률에 돈은 계속 몰리고 있다. 신한은행의 금 관련 상품의 잔액은 지난해 10월 말 1762억 5000만원에서 11월 말 1923억 1000만원, 12월 말 2226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올해도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 22일 현재 잔액이 2315억원으로 지난 연말보다 89억원 증가했다. 지난 22일까지 한 달 동안 7.1% 늘어난 것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무려 85%를 넘는 수익률이 예상되는 셈이다. ●하루10%까지 변동, 안전자산 아니다 사실 금은 요즘 같은 불황기에 장점이 많은 투자처다. 역사상 불황기마다 금값은 상승곡선을 타왔고, 환차익을 챙길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여기에다 매매차익이 비과세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등 세(稅)테크에서도 유감없이 강점을 발휘한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되면 “결국 믿을 건 금뿐이다.”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2009년에도 금빛이 찬란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의 전망부터 엇갈린다. 지난해 안전자산으로 급부상한 만큼 선호도가 높아져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반면 전반적인 원자재가격 하락 추세로 금값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환율과 연동할 수밖에 없는 특성상 금값도 환율을 따라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견해는 조금씩 다르지만 현 시점에서는 더 이상 금을 안전자산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이관석 신한은행 본점 PB고객부 재테크팀장은 “전통적인 관점에서 금은 투자매력이 있는 자산임에 틀림없다.”면서도 “하지만 지난해 금값 추이를 살펴보면 금은 변동성이 심한 자산일 뿐 안전자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금은 하루 동안 가격이 5~10%나 변할 정도로 가격 변동성이 컸다. 국민은행 목동남 PB센터 김형철 팀장도 “앞으로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을 염두에 둔다면 금이 매력적인 자산이지만 과거 펀드처럼 몰아서 투자하는 것은 결코 좋은 판단이 아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금 투자에 전체 여윳돈의 10% 이상은 붓지 말라고 말한다. 전체적인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하는 입장이 아니라면 투자에 극히 신중하라는 이야기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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