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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학사정관제 도입 무엇이 문제인가] (상) 문제점과 보완책

    [입학사정관제 도입 무엇이 문제인가] (상) 문제점과 보완책

    올해 1만여명을 뽑는 입학사정관제의 전형이 짧은 기간과 턱없이 부족한 입학사정관으로 자칫 부실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5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에 따르면 2010학년도 대입에서 입학사정관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서 선발하는 인원은 전체 모집인원 37만 8000여명 가운데 1만명선이 될 전망이다. 인원으로만 보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기존의 점수 위주의 도식적 선발 흐름을 깨뜨릴 혁명적 대입전형이란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대학들이 제대로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너도나도 입학사정관 전형인원을 늘려 객관성, 공정성 시비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걱정스러운 대목은 짧은 전형기간이다. 2010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은 오는 9월9일부터 12월8일까지 91일이다. 이 기간 동안에 입학사정관들이 수많은 지원자의 서류를 검토하고 학생 인터뷰 및 학교 방문 등을 하려면 ‘무늬만 사정관제’ 전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올해 150명의 일반고생을 입학사정관을 활용해 뽑겠다고 밝힌 카이스트(KAIST)의 경우, 입학사정관 전형안 확정에서부터 최종 선발까지 4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월에 입학사정관전형안을 확정하고 5~6월에는 전국 일반고교로부터 추천을 받는다. 이어 7월부터는 입학사정관이 학교 현장을 방문해 학생, 담임교사, 학교장을 면담하고 심층면접을 거쳐 8월에 최종 합격자 150명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대학들의 경우, 구체적 입학사정관제 전형안을 확정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카이스트처럼 미리 준비하지 않을 경우, 심사가 부실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대학 관계자들은 “제대로 평가를 하려면 기존 정량평가 중심의 대입전형시점을 현재보다 더 앞당겨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의 숫자 부족도 문제다. 교과부가 지난해 12월 현재 파악한 입학사정관은 모두 173명. 정규직 17명에 비정규직이 156명이다. 추가 채용 예정인 사정관 45명을 합해도 218명이 된다. 대교협은 입학사정관 1명이 담당할 수 있는 지원자 수는 300명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올해 각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해 선발하려는 신입생 정원이 1만명선인 점을 감안하면, 10배수가 지원할 경우 사정관들이 검토해야 할 지원자 서류만 해도 10만장이 된다. 비정규직 입학사정관과 채용예정분까지 합쳐 218명이 모두 심사하더라도 최대 심사가능 인원은 6만 5400명이다. 지난해보다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이같은 숫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해의 경우, 입학사정관 전형 경쟁률이 최소 5.5대1(부산대)에서 최대 73.7대1(건국대)이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3개월짜리 입학사정관 전문연수 과정을 이달 중으로 신청받아 기관을 확정해 4~6월 중으로 이 과정을 마친 사람을 각 대학에서 7월에 선발하게 되면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전·현대표 갈등이 자살로 내몰았나 입학사정관제…218명이 학생 10만명 면접 고시생 헝그리vs럭셔리,외제차 몰고 촌각 아껴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 차별법? 양도세 중과폭탄 제거에 부동산 시장 살까 에이즈 공포에 떠는 제천 르포…검사문의 폭주 불황 직격탄 의왕 컨테이너 기지 “지옥이 따로없다”
  • [대한민국 극&극] 자린고비 고시생 - 폼생폼사 고시생

    [대한민국 극&극] 자린고비 고시생 - 폼생폼사 고시생

    서울 신림동에서 고시 합격의 꿈을 키우는 수험생은 줄잡아 3만명. “고시생은 모두 폐인, ‘찌질이’”라는 우스갯소리는 이제 옛말이다. 얼굴 생김새가 서로 다르듯 그들의 모습과 삶도 제각각이다. 어떤 고시생은 옛 선배들의 ‘관습’을 그대로 따라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짠돌이’ 생활을 한다. 반면 어떤 고시생은 시험이 끝나면 외국여행을 즐기고, 수십만원짜리 만년필을 쓴다. 외제차를 몰고 통학하는 고시생의 모습을 보는 것도 이제는 유별난 풍경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머릿속을 항상 맴도는 단어는 모두 똑같다. ‘합격(合格)’. 다만 주어진 환경이 달라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모습도 차이가 나는 것뿐이다. 전자는 ‘헝그리’정신으로 무장해 ‘고시 패스’라는 고지를 정복하려 하고, 후자는 여유있는 경제력을 ‘합격’의 디딤돌로 삼는 것이다. 고시촌은 ‘헝그리’라 해서 인정받고, ‘럭셔리’라고 손가락질 받는 곳이 아니다. 잔인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합격’한 고시생이 박수받는다. 때문에 ‘럭셔리’와 ‘헝그리’ 고시생들은 위화감을 갖기보다는 한데 어울리는 모습을 곧잘 보인다. 쪽방에 살며 근검절약의 화신처럼 생활하는 ‘헝그리’ 고시생과, 겉보기에 여유로워 보이지만 항상 무거운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는 ‘럭셔리’ 고시생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 헝그리? 희망으로 채워요! 고시생들에 따르면 신림동에서 가장 저렴한 고시원의 월세는 보증금 없이 11만원이다. 2평 남짓한 곳에 간신히 누울 수 있는 수준. 그래서 고시생들 사이에선 ‘잠만 자는 곳’으로 불린다. 주로 신림9동의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그래도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헝그리’ 고시생들에겐 소중한 안식처다. 신림동은 값싸고 맛있는 식당이 많다. 그래도 ‘헝그리’ 고시생들은 고시식당을 이용한다. 식당에서는 아무리 싸도 3000~4000원이 드는 반면, 고시식당에서는 1끼를 2400원에 해결할 수 있다. 고시식당에서는 식권을 낱개로 살 때는 3500원을 받지만, 100장을 한꺼번에 구입하면 24만원으로 할인해준다. 고시식당 음식이 지겨워 분식집을 찾는 ‘헝그리’ 고시생도 있다. 지난해부터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오모(23)씨는 1년 내내 고시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다, 최근 ‘분식파’에 합류했다. 오씨는 “분식집은 고시식당보다 크게 비싸지 않은데다, 메뉴를 직접 고를 수 있어 고시생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고기가 그리울 때 ‘헝그리’ 고시생이 찾는 식당은 1인분에 3000원 하는 삼겹살집이다. 자주 갈 순 없고, 1주일에 한 번만 간다. 고기 질은 떨어지지만 다른 고시생들과 어울릴 때는 제법 기분을 낼 수 있다고 한다. 고시생들이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독서실은 한 달에 8만원짜리가 제일 싼 것으로 알려졌다. 책상 폭은 1.2m 남짓. 책을 여러 권 펼쳐 놓고 공부하기엔 비좁다. 한 독서실의 경우 회원은 200명인데, 동영상 강의를 볼 수 있는 PC는 3대밖에 없어 치열한 쟁탈전이 펼쳐진다. ‘헝그리’ 고시생들은 학원 수강료를 아낄 수 있는 비법도 안다. 학원과 연계된 몇몇 독서실 회원이 되면 수강료를 15% 깎아 준다. 또 5명이 한꺼번에 학원에 등록하면 5%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림동의 헬스장은 3개월에 15만원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하다. 그래도 ‘헝그리’ 고시생이 이용하기에는 여전히 벅차다. ‘헝그리’ 고시생이 체력단련의 장소로 삼는 곳은 고시촌 내에 있는 신성초등학교 운동장. 매일 밤이 되면 수십명의 고시생이 조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시생들에게 가장 소중한 게 ‘시간’이다. 하지만 ‘헝그리’ 고시생들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행정고시를 준비 중인 김모(28)씨는 지난해부터 1달에 40만원을 받고 고등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김씨는 “보통 2차 시험이 끝난 여름이 되면 과외를 몇 탕해 돈을 모은 뒤, 다음해 학원비에 보태는 고시생이 많다.”고 말했다. 나이가 많은 ‘장수생’들은 고시학원에서 서무 일을 보거나 심지어는 식당에서 일하는 경우도 있다고 고시생들은 전했다. ‘헝그리’ 고시생의 삶은 고달파 보이지만, 이들이 기죽는 일은 결코 없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인재가 되겠다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고시생 김명진(28)씨는 “합격한 뒤 지금을 되돌아보면 오히려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다.”며 웃음지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럭셔리? 또다른 투자예요! ‘럭셔리’ 고시생이 주로 사는 곳은 개인생활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고급원룸이다. 신림동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가장 비싼 원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5만원(관리비 포함)이다. 이곳은 고시학원과 5분 거리인데다, 냉장고·싱크대·드럼세탁기 등이 ‘풀옵션’으로 갖춰져 있다. 하지만 값비싼 원룸에는 의외로 침대가 없다. 부동산 관계자는 “‘럭셔리’ 고시생들은 원룸에서 제공하는 조악한 침대보다는 자신의 푹신한 침대를 직접 가져오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예 고시촌 인근의 아파트를 전세로 얻어 생활하는 고시생도 있다. 신림동에는 고시학원에서 20분 거리에 30평대의 아파트가 있는데, 전세가는 1억 2000만~1억 4000만원이다. ‘럭셔리’ 고시생이 주로 찾는 독서실은 한 달에 18만원짜리 최고급이다. 화장실에 비데 설치는 기본이다. 책상마다 동영상 강의를 볼 수 있도록 최신 LCD모니터를 장착한 컴퓨터가 설치돼 있다. 최근에는 비회원의 출입을 막기 위해 현관에 지문인식기를 도입한 독서실도 등장했다. 신림동에서는 1차나 2차 시험이 끝나면 외국여행을 가는 고시생을 종종 볼 수 있다. ‘헝그리’ 고시생이 보기에는 사치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외무고시를 준비하는 양모(26·여)씨는 이달 말 영국여행을 할 계획이다. 지난달 1차 시험이 끝나 여유가 있는 만큼 평소 보고 싶었던 서유럽의 부활절 풍습을 견학하기 위해서다. 양씨는 지난해에도 이집트를 갔다 왔다. 유능한 외교관이 되려면 공부도 중요하지만 견문을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는 게 양씨의 생각이다. 집이 잠실인 김모(29)씨는 외제차를 몰고 신림동 고시촌으로 통학한다. 주차는 독서실에 하고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다. 김씨가 차를 모는 이유는 촌각을 아껴 공부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책상 앞에서 법전을 놓고 씨름하다 보면 지하철이 끊기는 시간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아 차가 필요하다. 합격생들에게 개인과외를 받는 고시생도 있다. 보통 서술형인 2차 시험 문제를 풀고 답안을 첨삭받는다. 한번 교습받는데 4만~5만원이 통상적인 가격. 고시생 윤모(27·여)씨는 “학원에 비하면 비싸지만 합격기도 들을 수 있고 꼼꼼한 첨삭 지도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체력 관리 역시 ‘럭셔리’ 고시생은 남다르다. 헬스와 수영으로 몸을 다지는 것은 물론이고, 한 제 당 50만원이 넘는 보약을 지어 먹기도 한다. 최근에는 원기회복에 좋다는 물개즙이 인기다. 한 끼에 9000~1만원 하는 뽕잎 칼국수와 초밥을 즐겨먹고, 2만원짜리 스테이크를 찾을 때도 있다. ‘럭셔리’ 고시생의 삶은 일면 화려해 보이지만, 그들은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집에서 지원을 많이 받는 대신 ‘꼭 합격해야 한다.’는 부담이 더 심하다. 3년 전에는 한 고시생이 자신의 외제차를 몰고 한강에 투신해 고시촌을 술렁이게 했다. 고시생 강모(28·여)씨는 “‘럭셔리’와 ‘헝그리’ 고시생은 서로 환경이 달라 생활에 차이가 나기는 해도, 모두 똑같은 꿈을 품고 있기 때문에 유대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전·현대표 갈등이 자살로 내몰았나 입학사정관제…218명이 학생 10만명 면접 고시생 헝그리vs럭셔리,외제차 몰고 촌각 아껴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 차별법? 양도세 중과폭탄 제거에 부동산 시장 살까 에이즈 공포에 떠는 제천 르포…검사문의 폭주 불황 직격탄 의왕 컨테이너 기지 “지옥이 따로없다”
  • 부산항 컨테이너 20%↓… ‘깡통배’ 급증

    우리나라 땅·바다·하늘의 물류 흐름이 뚝 끊겼다. ‘글로벌 경기 불황→수요 감소→운송 및 무역량 급감’이라는 악순환의 고리 탓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품과 곡물·철광석 등 원자재를 그득 싣고 바쁘게 오가던 선박 트럭 항공기들은 텅 빈 채 다니거나 아예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15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우리나라 항만을 통해 들어오고 나간 물동량은 크게 줄었다. 지난 1∼2월 전체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은 223만 4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부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줄어든 양이다.전체 항만 물동량의 75%를 차지하는 부산항의 경우 지난 1∼2월 컨테이너 처리량이 167만TEU에 그쳐 20.5% 급감했다. 광양만도 같은 기간 15.7% 감소했다.물동량 감소는 물류를 실어나르는 컨테이너선 등 선박의 운항 감소로 이어진다. 지난 1∼2월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고 나간 선박은 3800여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나 급감했다.운항을 멈추고 국내 항구나 연안에 정박해 있는 컨테이너선의 수가 전체 선박의 10∼20%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러하자 우리 정부는 엔진을 끈 채 떠다니는 배들을 위해 거제도 인근에 ‘항계 밖 정박지’를 설치해 주기로 했다.정박료 등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해 배를 금융기관에 저당잡힌 ‘깡통배’도 급증하고 있다.‘놀고 있는’ 배는 세계적으로도 골칫거리다. 지난달 전 세계에서 운항을 멈춘 컨테이너 선박은 전체의 11%에 이르는 392척(110만TEU)이다.역대 최고 기록이다.하늘길도 물류량 감소에 신음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항공기 화물 수출입량은 15만 8131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나 줄었다.1월 물류 감소폭은 무려 28%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항공기 운항도 줄었다. 지난 1월 전국 공항의 항공기 운항 편수는 1만 6993편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1만 8486편) 이후 감소 추세에 있다.지갑이 얇아지고 환율까지 뛰면서 승객 수도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항공기 여행객 수는 229만 283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14% 줄었다. 1월과 비교해도 7% 감소했다.육상 물류 운송도 악화일로다. 수도권 물류의 전초기지인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의 지난달 트럭 및 철도 물류 반출입 규모는 10만 4000TEU를 기록했다. 1월 9만 7000TEU보다는 다소 늘었지만 지난해 7월(18만 3000TEU)에 비해서는 무려 43%나 추락했다. 의왕ICD의 화물 반출입 실적은 지난해 7월 이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최근 “항만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항만 임대료와 시설 사용료의 대폭 감면, 환적화물 특별유치 등 이 골자다.이영표 윤설영기자 tomcat@seoul.co.kr
  • 에코 램프 켜지면 연비도 초록불

    에코 램프 켜지면 연비도 초록불

    경기 불황에 기름값까지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의 시선은 ‘기름 덜 먹고 더 멀리 가는’ 자동차로 쏠리고 있다. 이제 ‘연비 1등급’ 표시가 없는 차량은 고객 앞에 명함을 내밀기 힘들 정도다. 완성차 업체들도 경소형차뿐 아니라 중형급 이상에서도 고연비 차량 개발 및 출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등급 연비를 구현하라 연비 1등급은 가솔린·디젤 등 연료 1ℓ를 넣고 15㎞ 이상을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는 연비 1등급 차종은 모두 65종이다. 같은 1등급이라도 하이브리드카 차량이 월등한 효율을 자랑한다. 일본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1400㏄ 모델은 연비가 ℓ당 23.2㎞로 1위다. 국산 차로는 ‘베르나 1.4 하이브리드’와 ‘프라이드 1.4HEV’가 각각 ℓ당 19.8㎞로 최고다. 현대차가 올 7월 출시하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도 1등급 연비가 예상된다. 일반 차량으로는 수동변속기 기준으로 현대차 아반테 1.6디젤(21.0㎞), GM대우 마티즈 0.8S (20.9㎞), i30·i30cw(20.5㎞) 등이 높다. 자동변속기 차량 중에는 ‘베르나 1.5 디젤’이 ℓ당 17.4㎞로 가장 좋다. 중형 승용차 가운데는 쏘나타 2.0 디젤이 ℓ당 17.1㎞로 유일한 1등급이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일부터 1등급 연비를 실현한 2009년형 쏘울을 판매하고 있다. 쏘울 가솔린 1.6 모델의 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기존 ℓ당 13.8㎞에서 8.7% 향상된 15.0㎞다. 포르테도 연비를 ℓ당 15.2㎞로 기존보다 10%가량 향상시켰다. 현대자동차도 지난 1월 1등급 연비의 아반떼와 i30, i30cw 등 준중형차 3종을 잇따라 내놓았다. GM대우는 최근 수동변속기 기준으로 ℓ당 19㎞를 달리는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 모델을 출시했다. 수입차도 고연비 경쟁에 뛰어들었다. 도요타는 오는 10월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1800㏄)를 국내로 들여온다. 1ℓ로 21.2㎞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BMW코리아는 올 상반기 연비가 ℓ당 22㎞에 달하는 ‘1시리즈 디젤 쿠페’를 내놓는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에는 기름 절약 운전을 유도하는 장치들이 속속 장착되고 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에코드라이빙 시스템’. 가장 경제적인 연비로 주행 가능한 운전영역을 ‘램프(ECO) 점등’이나 그래프 표시 등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국산 차로는 기아차 로체 이노베이션에 처음 적용됐다. 포르테와 쏘울, 현대차 그랜저에도 달려있다. 경제적으로 주행할 때는 녹색불이 켜지고, 급가속이나 급정지 등 연비가 나쁜 주행 상태에서는 빨간불이 켜진다. ●고(高)연비 운전을 유도하라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기어 단수·댐퍼 클러치 상태·연료 분사량·차량속도·브레이크 작동 여부·미션오일의 온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적의 연비로 운전이 가능하도록 해준다.”고 설명했다. 국내 판매 수입차로는 혼다 신형 어코드 3.5 모델에 처음 장착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속적으로 연비가 ℓ당 9.0㎞ 이상으로 연료 효율이 가장 높은 주행을 할 때 ‘에코 램프’가 점등된다. 이 밖에 GM대우 라세티 프리미어, 윈스톰 MAXX, 베리타스 등은 ‘순간 연비표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디지털 트립 컴퓨터 시스템이 평균 주행속도, 순간 연비를 표시해 운전자가 의식적으로 경제적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르노삼성의 QM5시티에도 현재 연비를 계기판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장착돼 있다. 전문가들은 연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급출발·급제동·급가속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정속 주행은 15%의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60∼80㎞의 경제속도로 주행할 것과 교통신호로 정차할 때는 주행모드(D)를 중립모드(N)로 바꾸는 것이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된다. 가속페달을 너무 자주 밟거나 불필요한 공회전도 피해야 한다. 연료를 넣을 때도 가득 채우지 말고 나눠 넣고 트렁크의 짐도 비워 차량 무게를 줄이는 것이 연료를 아낄 수 있는 좋은 습관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글로벌 시대] 리더의 고독한 결정/정희섭 마크로젠 해외게놈사업본부 이사

    [글로벌 시대] 리더의 고독한 결정/정희섭 마크로젠 해외게놈사업본부 이사

    한 회사에서 20년 이상을 근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연봉을 많이 주는 회사로 이직할 수도 있고, 요즈음 같은 경제 불황기에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회사를 떠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20년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대단한 것을 넘어 존경스러운 것이라는 사실을 쉬 알 수 있다. 하물며 이름만으로도 마음을 설레게 하는 스포츠 군웅이 할거하는 유럽 축구계에서 20년 이상을 한 구단에서만 활동한다는 것은 가히 신화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맨유’라는 약칭으로 우리에게 더 친근한 영국의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986년 영입된 이래 지금까지 팀을 이끌고 있는 감독 알렉스 퍼거슨. 그는 금세기 최고의 감독이자 팀의 혁신을 이룩한 리더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리더십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오죽했으면 영국왕실은 1999년 그에게 기사작위를 수여했겠는가. 그래서 사람들은 이미 그를 가리켜 퍼거슨 경이라고 부른다. 퍼거슨 감독의 부임 이후에 달라진 것은 비단 중위권에 머물러 있던 맨유가 수많은 리그 우승이나 유럽 챔피언스 리그를 제패한 것만이 아니라, 매년 수천억원의 흑자를 내는 글로벌 구단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맨유는 이제 영국의 한 지방 도시의 팀이 아닌 전 세계 축구팬을 열광시키는 마력을 가진 ‘브랜드 구단’이 되었다. 한 나라의 자그마한 스포츠클럽에서 수천억원의 이익까지 창출하는 부자구단이 되기까지 퍼거슨 감독의 역할은 대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은 한국 사람에게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 그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사람도 많고, 나아가 그를 선수기용을 멋대로 하는 다분히 감정적인 사람으로 매도하는 사람도 있다. 세계 최고의 감독을 이렇게 비난까지 하는 이유는 박지성 선수 때문이 아닐 수 없다. 박지성, 그는 누구인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에 대한민국 팀을 4강까지 올린 산소탱크이며 모든 축구선수의 꿈을 이룩한 프리미어 리거이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영웅이고 우상이다. 그런 박지성을 퍼거슨 감독은 두 번이나 유럽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선발에서 제외시켰다. 우리로서는 너무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고, 비난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이었다. 얼마 전 퍼거슨 감독은 인터뷰에서 어렵게 말했다. “박지성을 결승전에서 제외한 이유는 골 결정력 부족 탓이다.” 우리의 우상인 박지성을 그는 감독의 입장에서 냉철하게 골 결정력이 부족한 선수라고 묘사했다.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진솔하고 솔직한 대답이 어쩌면 박지성 선수의 분발을 기대하고 격려하는 소리로 이해가 되어 그리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뒤집어 생각하면, 맨유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골잡이로서의 맡은 바 임무를 다하지 못하면 어림도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의 냉철한 성격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조직의 리더를 막론하고 리더는 결정을 해야 한다. 리더의 임무는 매순간마다 결정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최적의 결정을 내리는 것, 공정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야말로 리더의 책임이며 의무이다.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를 물리치고,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이 리더의 책무이기 때문에 리더는 고독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리더가 내리는 냉철한 결정도 주변의 입김이 배제된 ‘고독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퍼거슨 감독은 작년 유럽 챔피언스 리그 우승 직후 박지성의 결장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 박지성을 선발 선수 명단에서 뺀 건 가장 힘든 결정이었다.”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 있는 리더들도 이제부터는 논공행상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힘든 결정, 고독한 결정을 해야 할 때다. 정희섭 마크로젠 해외게놈사업본부 이사
  • 어려운 경제, 온라인 쇼핑업계도 현실로 다가와

    어려운 경제, 온라인 쇼핑업계도 현실로 다가와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취업난과 실업률 상승으로 인해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운 청·장년층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등에 업고 온라인창업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진입이 쉽고 비교적 소자본으로 창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인기의 이유이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자들은 늘어나고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쇼핑몰의 경쟁은 치열해져만 가고 온라인 판매자들은 절실히 원가절감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 등 대형 오픈마켓이 아닌 개인쇼핑몰 운영자들은 운영비용에 있어 상세페이지 제작이 사실상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디자이너 고용비 또는 외주제작 비용으로만 한 달에 적지 않은 비용이 지출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알뜰 판매자들이 찾아낸 서비스가 바로 “쉬운 상품상세페이지 자동제작서비스-이미지플레이”(www.imageplay.co.kr)이다. 이미지플레이는 퀄리티 높은 디자인 샘플을 제공하여 사용자가 제품이미지와 설명텍스트만 교체하면 손쉽고 빠르게 자신만의 상세페이지를 만들수 있도록 상세페이지 자동제작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용 또한 한 페이지 제작비가 1,6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구성되어 원가 절감을 꾀하는 판매자들에게는 너무나도 반가운 서비스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오픈마켓에서 3년째 판매를 하고 있는 여모씨(36)는 이미지플레이를 이용해 인건비, 호스팅비용, 수정비용 등을 포함 월 450만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발생되는 이익을 가격경쟁 및 대고객서비스에 사용하여 오픈마켓 판매 1위의 자리까지 올랐다고. 또한 해외 구매대행, 유기농화장품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알케이인터네셔널의 노해영 대표 역시 경제위기 속에서 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디자이너 감축의 고민을 이미지플레이를 통해 해결했다. 월 평균 50~100 페이지의 제품 상세페이지 제작을 위해 고용한 디자이너 4명을 1명으로 과감히 줄이고 이미지플레이를 통해 1명의 디자이너로 페이지 제작이 충분히 가능하게 되었기 때문. 노대표는 이미지플레이를 통해 기존대비 30% 가량의 비용만을 지출해 엄청난 비용절감효과를 보았다. 이미지플레이의 이경진 대표는 “기존판매자는 물론 초보창업자들도 이러한 효율적인 비용관리로 최대한 리스크에 대한 걱정은 줄이고, 더 좋은 서비스를 이끌어 낸다면 성공적인 창업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이미지플레이 고객센터 1566-9177)
  • 물동량 반토막… “임대료라도 동결을”

    물동량 반토막… “임대료라도 동결을”

    “평소 땐 서너번씩 왕복했는데 요즘엔 한번 갔다 오기도 힘드네요. 주말에라도 일감이 있으면 나오려고 했는데 역시 없군요. ”(트럭운전기사 김모씨) 지난 13일 오후 3시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 기지. 조용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움마저 느껴졌다. ●야적장엔 빈 컨테이너만 수북이 주차장에는 빈 트럭들이 쉬고 있다. 텅빈 컨테이너가 수북이 쌓인 야적장은 황량하기까지 하다. 평소 이 시간대면 컨테이너를 싣고 드나드는 대형트럭으로 정신없이 번잡한 곳이다. 하지만 움직이고 있는 트럭은 거의 찾아 보기 어려웠다. 의왕ICD(Inland Container Depot)는 부산, 광양 등 주요 항구에서 컨테이너를 실은 기차가 들어오는 곳이다. 이곳에 도착한 물건들은 수도권 공장으로 옮겨진다. 거꾸로 공장에서 생산된 수출품들도 기차에 실려 주요 항구로 간다. 수도권을 드나드는 주요 수출, 수입 물동량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의왕ICD는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육로 수송과 철도 수송을 합쳐 월 18만 3000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를 처리할 만큼 활발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올 1월 물동량이 절반인 9만 7000TEU로 뚝 떨어졌다. 세계 경기의 동반 침체로 인해 수출량과 수입량 모두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경인ICD 정동권 영업지원팀 차장은 “물동량이 이렇게 급격히 떨어진 것은 처음 겪는 일”이라고 말했다. ●화물 운임도 최대 30%까지 ‘뚝’ 부산과 광양의 철도수송량은 지난해보다 65% 이상 줄었다. 화물이 크게 줄다 보니 운송업체들은 화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운송료를 낮추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정해 놓은 표준 요율이 있지만 최대 30%까지 운임료가 내려간 상태다. 운송업체 사무실에서 만난 트럭운전기사 변모(56)씨는 아침 일찍부터 나와 일감을 기다렸지만 한 건밖에 일감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외환위기 때는 수출물량이라도 있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기름값은 3배 오르고 일감은 3분의1 수준이니 한마디로 더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했다. 일부 운송업체는 원가절감 차원에서 월급의 일부를 반납하기 시작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폭풍전야’라고 말했다. ●운송사들 “지옥이 따로 없어요” 이 관계자는 “지난해 6~7월은 고유가로 화물연대가 파업을 했는데, 몇개월 만에 유가는 떨어졌지만 화물이 없는 정반대의 상황을 맞이했다. 1년새에 지옥을 두번이나 경험하고 있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의왕ICD에 입주해 있는 15개 운송업체는 올해만이라도 임대료를 동결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글 사진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고가일수록 인기 휴대전화의 역설

    불황에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크게 줄이고 있지만 고가 휴대전화는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30만원대의 저가 단말기 5종이 출시됐지만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15일 KTF에 따르면 지난해 1월 한 달 동안 60만원(출고가 기준) 이상의 고가폰 판매비중은 2.94%였다. 하지만 올 1월에는 15.39%로 5배 이상 높아졌다. 반면 40만원 이하 저가폰 판매비중은 70.47%에서 36.17%로 낮아졌다. LG텔레콤도 같은 기간에 60만원 이상 단말기는 2.0%에서 5.8%로 높아졌고, 40만원 이하 단말기는 87.5%에서 58.2%로 비중이 낮아졌다.가장 비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T옴니아’는 가격이 100만원인데도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5만 3000대 넘게 팔렸다. 80만원짜리 풀터치스크린인 ‘햅틱2’도 누적판매량이 45만대를 돌파했다. 고가제품에 힘입어 휴대전화 내수시장은 지난해 12월 110만대로 바닥을 찍은 이후 1월 150만대, 2월 168만대로 오히려 성장세다.고가폰이 잘 팔리는 이유는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할부지원) 제도를 바탕으로 번호이동 고객에게 휴대전화 가격을 절반 가까이 깎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조금 경쟁은 한정된 가입자를 서로 뺏고 빼앗기는 ‘제로섬’ 게임이어서 결국에는 요금이 오르고 기술개발 투자가 저하돼 전체 소비자에게는 마이너스 효과가 발생한다. 멀티미디어, 모바일웹 등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서 젊은 층이 경쟁적으로 최신식 휴대전화를 구입하는 것도 고가폰에 날개를 달아 주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부품 수입가가 크게 올라 제조사들이 수익률이 좋은 고가폰 위주로 생산하는 것도 고가폰이 잘 나가는 이유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만원 한장으로 타보는 나무자전거

    만원 한장으로 타보는 나무자전거

    ‘만원의 행복’. 경제가 힘들다. 대중음악계도 힘들다. 라이브 공연을 즐기고자 하는 음악팬들의 주머니 사정도 힘들다. 해외 뮤지션 공연은 좌석에 따라 10만원을 훌쩍 넘기고 20만원 대로 치솟는 경우도 있다. 국내 뮤지션들의 공연은 소극장 공연이라고 해도 웬만해서 5만원 안팎이다. 만원 한장으로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있다면? 최근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깔린 ‘원 모어 타임’으로 사랑받고 있는 2인조 포크 밴드 나무자전거가 대학로 스타시티에서 오는 27일부터 열흘 동안 소극장 공연을 갖는다. 입장료는 1만원이다. 5만원짜리도 있다. 5만원짜리는 그동안 나무자전거가 내놓았던 정규앨범과 싱글 CD 5장이 함께 주어진다. 이 밴드는 지난 2006년에도 만원짜리 콘서트를 열어 ‘만원’ 사례를 기록한 바 있다. 나무자전거는 작은별 가족의 막내 강인봉(리드기타·보컬)과 여행스케치 출신의 김형섭(리드보컬·기타)으로 구성된 밴드다. 원래 세발 자전거로 뭉쳐 활동하다 풍경의 송봉주(하모니카)까지 합쳐 자전거 탄 풍경으로 밴드를 확대해 2001년 앨범을 내며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크게 히트시켰다. 나중에 송봉주가 나가며 나무자전거로 이름을 바꿨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강인봉이 작은별 가족 시절 불렀던 ‘나의 작은 꿈’, 김형섭의 여행스케치 시절 노래, 각자 솔로나 프로듀서 시절 노래, 그리고 세발자전거, 자전거 탄 풍경을 거쳐 오늘날 나무자전거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음악이 세미 뮤지컬 형식으로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 라이브와 어쿠스틱을 고집하는 밴드답게 업라이트 피아노와 통기타, 어쿠스틱 베이스, 타악기 등으로 전자음을 철저히 배제한 채 2시간 여 동안 편안한 휴식 시간을 제공한다. 어떻게 만원짜리 공연이 가능하게 됐을까. 나무자전거의 소속사 대표인 정승일씨는 “객석과 무대가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하나가 되자는 취지에 공감해 모든 스태프와 뮤지션들이 공동 제작 형식으로 참여한다.”면서 “같은 취지의 전국 순회공연도 추진하고 있다. 공연계의 장기적인 불황을 이겨 나갈 대안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CEO 칼럼] 어깨동무 경영의 힘/김언식 삼호건설 회장

    [CEO 칼럼] 어깨동무 경영의 힘/김언식 삼호건설 회장

    ‘그대 없이는 못 살아~~.’ 따라 부르기 쉬운 경쾌한 멜로디에 인기 가수 패티 김이 히트시키면서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즐겨 부르는 러브송이다. 이 노래를 따라 만든 기업 홍보 TV광고 한편이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골목길의 사나운 개를 막아서주는 친구 없이는 못 산다는 초등학생, 단골 없으면 못 산다는 장사하는 할머니, 애인 없으면 안 된다는 연인의 사랑 얘기가 정겹게 다가온다. 불황으로 주눅들어 있는 사람들에게 꿈을 실어주고, 어려움에 처한 기업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광고다. 아름다운 기업이 되기 위한 기업의 실천 과제를 담고 있는 이 광고는 일상생활 속의 ‘상생’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광고를 보면 외환위기 때 어려움에 처한 두 기업이 서로 의지하고 도와가며 위기를 극복한 사례가 떠오른다. 잘나가던 대그룹이 무너지자 계열 건설사도 돈줄이 끊기면서 쓰러졌다. 건설사는 일감을 충분히 확보하고도 한번 땅에 떨어진 신용을 되찾지 못해 따놓은 공사도 추진하기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최근의 상황과 너무나 흡사했다. 이 회사에 시공을 맡긴 부동산개발업체에도 덩달아 위기가 찾아왔다. 시공사 브랜드를 믿고 분양받은 입주 예정자들이 중도금 납부를 거부하고 급기야 무더기 해약 요구로 이어진 탓이다. 사업 자체가 날아가기 일보직전에 이르렀다. 하지만 개발업체와 시공사는 ‘어깨동무’를 하는 것만이 사업을 이끌고 나갈 수 있다고 판단, 입주예정자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분양 대금은 건축비로만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자금 집행 과정에 입주자 대표를 끌어들여 한푼의 돈도 새나가지 않도록 자금 집행의 투명성도 보여줬다. 개발업체는 약속대로 공사 진척에 따라 또박또박 공사비를 지급했다. 그 결과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무사히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시공사 역시 제때 공사비를 받아 재기에 큰 보탬이 됐다. 공사를 주고받는 갑을관계가 아닌 진정한 ‘상생의 동반자’로서 손을 잡은 것이 두 회사가 위기에서 탈출하는 원동력이 됐던 것이다. 두 동반자는 그후 10년 넘도록 어깨동무 경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필자도 부동산 개발사업을 펼치면서 한번 맺은 시공사와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0년 넘게 주택 개발사업 공사를 한 회사에 맡겼다. 시공사로서는 경쟁을 거치지 않고 일감을 따낸 것이다. 오랫동안 신뢰를 쌓다 보니 상대방이 뭘 원하는지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 상대방을 재거나 의심하지 않고 사업 방향만 결정되면 바로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필자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경기도 일산에서 펼쳐 놓은 대규모 주택사업이 금융권의 돈줄죄기와 경기침체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다. 하지만 대규모 미분양 사태에서 벗어나는 데 시공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시공사는 물론 그룹계열사가 적극 나서 미분양 아파트를 사주는 바람에 금융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어깨동무 경영은 두 기업이 발전하는 상생의 경영이다. 어깨동무는 동등의 지위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도와주거나 매달리는 것이 아니다. 최악의 경제위기라고 한다. 이럴 때일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어깨동무 경영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대 없이는 못 산다는 노래가 연인관계 러브송을 넘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경영 현장에서 널리 불렸으면 한다. 김언식 삼호건설 회장
  • “획일적 웨딩주얼리시장 바꾸는게 꿈”

    “획일적 웨딩주얼리시장 바꾸는게 꿈”

    미국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한 젊은 보석 디자이너 앨리슨 정(한국명 정지현·31)의 국내 첫 단독 전시회가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청담동 코이누르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회는 한 달 동안 계속된다. 지미 기·신민아·이효리·송혜교·김혜수 등 유명인들이 썼던 작품을 비롯해 80여개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정씨는 특유의 망치로 두드리는 기법(해머링)으로 만든 작품을 선보였다. 불황의 여파로 은과 도금 제품 활용도를 높여 가격을 20만~50만원대로 낮췄다. ‘세계를 누비는 보석 디자이너’를 꿈꾸던 정씨는 지금의 꿈으로 ‘획일화된 웨딩 주얼리 시장을 바꾸는 것’을 꼽았다. 결혼 예물도 회사에서 지정하는 곳에서 획일적으로 맞추는 풍토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굿모닝 닥터] 남성도 요실금?

    불황 속 구조조정 바람이 몰아치면서 직장인 K씨는 종일 좌불안석이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요즘은 화장실을 찾는 횟수도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상사 눈치보랴, 화장실 가랴 불편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화장실로 부리나케 뛰어가지만 속옷에 소변을 보는 창피한 일까지 겪었다. 남자에게도 요실금이 생긴 것일까? K씨의 말 못할 고민은 바로 전형적인 ‘과민성방광증후군’ 때문이다. 과민성 방광은 방광의 기능이 너무 예민해져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방광근육이 수축해 급하게 요의(尿意)를 느끼고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질환이다. 심하면 자신도 몰래 소변을 지리기도 한다. 40대 이상 성인 남녀 10명 중 3명 이상이 겪는 흔한 질병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증상을 ‘오줌 소태’ 정도로 인식해 병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여성 질환이라는 생각 탓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과민성 방광은 남성에게도 전립선염이나 전립선비대증 등의 영향으로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남성만 가진 전립선이 비대해지면서 방광과 요도를 압박, 소변을 못 참거나 새는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환자의 50~75%가 과민성 방광을 함께 경험한다. 증상은 하루에 8회 이상 화장실을 찾는 ‘빈뇨’, 소변을 못 참는 ‘절박뇨’,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 등이다. 전립성비대증 외에 뇌졸중, 뇌종양, 파킨슨씨병 등 신경에 이상이 있는 환자에게도 생긴다. 젊은 환자는 식습관과 환경의 변화,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다. 전립선비대증이 원인이면 ‘요역동학검사’를 통해 막힌 방광 출구의 문제를 해결한다. 전립선비대증이 동반되지 않았다면 하부 요로의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 술, 커피, 초콜릿 등 카페인 함유 제품이나 매운 음식, 인공 감미료 등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은 해롭다. 이런 음식들은 소변의 양을 늘리거나 예민한 방광 근육을 직접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형래 교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반대”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반대”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들은 14일(현지시간) 세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재정지출 확대와 보호무역주의 배격에 적극 나서기로 합의했다. ●재정지출 확대등 8개항 성명서 합의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날 오후 영국 런던에서 이틀간 계속된 재무장관 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 배격과 재정 확대, 국제금융시스템 강화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한 8개 항의 성명서에 합의했다.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성명서 1항을 통해 “경제 성장이 회복될 때까지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를 배격하고 개방된 무역과 투자를 유지할 것”이라며 일부 국가에서 일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을 강력히 비판했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특히 가격 안정을 유지하는 선에서 모든 비상 수단을 동원,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통화 확장정책을 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제결제은행(BI S) 자기자본비율을 개정, 호황기 때에는 비율을 높이고 불황기 때는 낮춰 은행의 대출 여력을 확보하자는 데에도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 헤지펀드는 반드시 등록하는 등 금융규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들은 특히 세계 경제 위기에 따른 피해가 큰 개발도상국 및 경제신흥국들에 대한 지원 확대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원을 늘리기로 하고, 양자차입과 신규차입협정(NAB) 확대, 국가별 쿼터 재조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안정화포럼(FSF) 회원국을 한국을 비롯한 G20 전체 회원국으로 확대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한국 정부 “회의결과 일단 긍정평가”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1월 워싱턴 G20 금융정상회의 때부터 우리 정부가 강조한 보호무역주의 저지와 각국의 재정정책 공조, 신흥국 무역금융 지원, 금융시스템 관리 강화 등이 모두 성명에 반영됐다.”며 회의 결과를 긍정 평가했다. 이번 회의는 다음달 2일 런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앞서 의제 등을 사전에 조율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한국에서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했다. ●구체적 행동계획은 다소 미흡 G20 재무장관 성명서는 그러나 이같은 합의를 어떻게 실천해 나갈지에 대한 구체적 행동계획과 관련해서는 다소 내용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은 경기부양을 위해 세계 각국이 공적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독일,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은 금융시장 감독 강화가 급선무라고 맞서면서 구체적 실천 방안을 성명서에 담지 못하는 등 경제 위기 해법을 둘러싼 각국간 시각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오후 7시10분) 경기불황의 한파가 세계를 휘감고 있는 지금, 선진국들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그들은 막강한 자본을 투자해 원천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며 기초과학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기초과학이 원천기술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막강한 자본력을 가지고 있는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8시) 예술인을 꿈꾸는 청춘들의 집합소 한국예술종합학교. 나이, 학력, 전공불문하고 예술을 향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무언가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 청춘의 한가운데를 살고 있는 이들에게 ‘꿈’이란 무엇이고 ‘젊음’이란 무엇일까? ●내사랑 금지옥엽(KBS2 오후 7시55분) 가족들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보리는 난처해지고, 동호는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무럭이 모습에 속상해한다. 일남은 인호에게 신호도 힘들게 됐는데 너만은 제대로 된 결혼을 해달라고 설득하고, 인호는 그런 아빠의 모습에 죄스럽기만 하다. 한편, 신호는 보리 부모님을 찾아뵙기 위해 보리를 찾아오는데…. ●토마토<여성의 건강 지표> (YTN 오전 8시25분) 생명이 시작되는 공간인 자궁과 난소는 여성 건강의 지표다. 이 안에 생긴 작은 혹 하나가 불임은 물론 심지어 암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미혼 여성부터 어린 여학생까지 결코 안심할 수 없고, 적극적인 관심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여성 질환으로부터 자궁과 난소를 지키는 방법을 공개한다. ●잘했군 잘했어(MBC 오후 7시55분) 승현의 어머니인 수희와 베테랑 사진 작가 상훈은 중년의 로맨스를 즐긴다. 한편 가슴이 따듯한 해외파 정신과 의사 호남은 명품녀 미라의 귀국에 맞춰 공항에 마중가려 했으나 급한 환자 때문에 약속을 어기게 된다. 미라는 너무 섭섭해 따지지만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호남에게 서운함을 느낀다. ●잘먹고 잘사는 법(SBS 오전 9시50분) 90년대 하이틴스타 탤런트 이경심. 프로골퍼와 결혼한 뒤 4년 만에 처음으로 러브하우스를 공개한다. 모던스타일로 꾸민 인테리어 노하우, 내조의 여왕 이경심이 말하는 명품 내조법과 행복한 부부로 사는 법, 야무진 손맛으로 만들어 낸 영양만점 건강요리 등을 공개한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5시10분) 김후분 할머니 인생에서 불행의 시작은 아들이었다. 소아마비로 절뚝대는 아들의 인생을 지켜봐야 했던 할머니의 삶. 날마다 속 아파가며 부대꼈지만 가정까지 꾸린 아들을 보며 행복했다. 그런데 아들이 마흔 넷에 뇌출혈로 쓰러지고, 이어 남편까지 병상에 눕게 되었는데….
  • 장애인 목소리 대신 내주는 ‘통신중계서비스’

    장애인 목소리 대신 내주는 ‘통신중계서비스’

     “안녕하세요 저는 말 못하는 장애인입니다.저희 아버님께 노래를 불러드리고 싶어서 전화를 했는데요….”  청각·언어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마음을 전화 통화로 이어주는 ‘통신중계서비스’ 중계사 이정아(여)씨는 2007년 5월 어버이날을 쉽게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30여명의 중계사들이 365일 일하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한국정보문화진흥원 통신중계 서비스센터를 지난 12일 오후 찾았다.  이씨는 한번도 자신의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불러드리지 못했던 노래를 대신 불러달라는 그녀의 부탁에 가슴이 먹먹해졌지만 애써 목소리를 가다듬었고 “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로 노래를 시작했다.상황에 맞춰 마무리 대목은 “아버님의 사랑은 그지 없어라.”로 바꿨고 아버지는 한동안 수화기 건너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한참 뒤 어렵사리 연 입에선 연신 “고맙다.장하다.”는 말이 나왔고 아버지의 그런 마음은 중계사 이씨의 수화를 통해 딸에게 다시 건네졌다.   ●청각·언어장애인의 목소리를 대신 내 주는 ‘통신중계서비스’  검정색 카디건과 흰색 셔츠를 유니폼으로 착용한 중계사들이 하루 평균 50~60건의 서비스를 제공한다.유니폼을 입는 이유는 수화로 통화 내용을 전달할 때 이용자가 동일한 서비스를 받는다는 느낌을 심어줘 안정감과 신뢰감을 높이기 위한 것이란다.장애인이 채팅을 통한 문자 혹은 웹캠을 통한 수화로 중계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면,중계사는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어 육성으로 그 내용을 전달해준다.상대가 들려주고 싶은 내용은 중계사가 다시 장애인에게 수화나 문자로 전달한다.네이트온 메신저를 통한 중계 요청도 가능하다.  서비스센터 홈페이지(www.relaycall.or.kr)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쉽게 이용할 수 있다.3G 휴대전화 영상통화를 이용한 서비스도 4월 중 본격적으로 시행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을 일이 적어진다.또 조만간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전화를 거는 서비스도 중계할 예정이다.   ●식사도 주문하고 사랑도 고백하고  중계사는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소지한 이들로 한명당 하루 평균 40~50건의 민원을 받는다.내용은 전혀 거창할 게 없다.식사 때가 되면 음식 주문을 해달라는 메시지가 몰리고,홈쇼핑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중계를 신청하는 이도 있다.일이 늦게 끝나니 먼저 밥 먹으라고 배우자에게 전해 달라는 사람도 많다.학교에 간 자녀의 준비물을 깜빡했다는 어머니의 메시지도 전달되고,괜히 화내서 미안하다며 애정을 확인하는 남녀들의 사연도 중계된다.이런 식의 얘기들이 지난해에만 19만건 전달됐고,올해에는 25만건을 목표로 잡고 있다.  중계사는 연기자 역할도 한다.때로는 화난 감정을 싣기도 하고,‘ㅋㅋ’등 채팅 용어,‘^^’등 이모티콘을 문맥과 상황에 맞춰 웃음 소리로 전달하기도 한다.  당연히 사랑을 확인하는 남녀의 통화 때는 중계사들의 목소리도 한결 달콤해진다.중계사 서영씨는 조금 닭살스러운 경험을 했다.한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을 전달해달라고 해 어쩔 수 없이 남성인 자신의 목소리로 그 남성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는 것.중계사 박필선씨는 “영상으로 중계를 하던 도중 내게 고백해 오는 사람도 있었다.”며 수줍게 털어놨다.  ●비장애인이 많이 알았으면…  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 중간에서 중계사들이 곤란한 경우도 더러 있다.서로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해야 할지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또 상대가 통화를 원치 않는데 장애인이 연결을 계속 원할 때에도 어찌해야 좋을지 도무지 판단이 안 될 경우가 적지 않다.  장애인이 중계사를 통해 잔액조회 등 금융기관의 전화서비스 등을 이용하려 해도 본인 확인 절차 때문에 안 되는 경우가 많다.중계사들은 법이 인정한 ‘공식 대리인’이 아니기 때문이다.이같이 제한되는 부분에 대해 진흥원측은 중계사의 법적 지위 등과 관련한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직도 비장애인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아 비장애인이 혹시 사기 아닌가 여기는 일도 적지 않다.중계사 신애경씨는 “통화하신 비장애인 중 ‘스팸 전화나 보이스피싱이 아니냐.’고 되묻는 경우가 있다.”며 아직까지 “이 서비스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진흥원측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비장애인의 인식 제고를 꼽았다.”안녕하십니까.청각장애인 ○○○씨의 요청으로 대신 전화드렸습니다.저는 통신중계서비스센터 중계사 □□□입니다.”란 통화 첫 대목만 듣고 바로 끊어버리는 비장애인도 많다.어느 날 이런 내용의 전화를 받는다면 당황하지 말고 부담없이 중계사를 통해 장애인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면 된다. ●심야와 새벽에 이용하고 싶으면…  현재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오전 9시~오후 10시까지이므로 이밖의 시간에는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상담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어느 휴대전화로든 02-120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24시간 원활한 상담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다산콜센터는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해 화상전화를 통한 수화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총 4명의 수화 상담원이 근무하는데 영상전화기를 구입한 뒤 이용 가능하다.혹은 네이트온 메신저를 통한 채팅(http://120.seoul.go.kr/HTML/Notice21.html 참조)으로 상담할 수 있다.영상전화 및 네이트온 상담 모두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지난해 6월에 서비스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5000여건의 상담이 이뤄질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글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사진·동영상 인터넷서울신문 김상인vj bowwow@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장애인을 위한 이동목욕서비스 불황에 후원 끊긴 난치병 어린이들 청각장애 이동엽씨 허둥지둥 대학생활
  • 오너家의 귀환

    오너家의 귀환

    111개 대기업 주주총회가 열린 13일, 주총장의 화두는 글로벌 경제 위기를 의식한 듯 단연 ‘생존’이었다. 예년과 달리 비교적 조용히 지나갔다. 20여분만에 속전속결로 끝나는 등 주주들과 기업간 마찰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최고 경영자들은 올해 경영화두로 ‘살아남기’를 특히 강조했다. 불황을 타개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신사업진출을 선언한 곳도 많았다. 안정적인 경영을 꾀하기 위해 ‘오너경영’을 대폭 강화한 것도 눈에 띈다. ●화두는 ‘살아남기’와 신사업진출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은 “업체간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는 등 어느 때보다 큰 시련이 예상된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유연성과 성장잠재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도 “‘위기에서의 생존’이라는 경영 전략을 기반으로 삼아 ‘글로벌 판매확대를 통한 수익 확보’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SK에너지 신헌철 부회장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생존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일부 주주들이 저조한 경영실적을 질책했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전반적인 국제경제 불황 분위기에 얹혀 넘어갔다. 무배당 또는 낮은 배당도 주주들은 관대하게 넘어갔다. 침체된 경제를 살리고 기업 실적을 올려 주가 회복을 당부하는 등 경영진에 힘을 보탰다. 신사업진출을 꾀하는 곳도 늘고 있다. 녹색성장산업 투자를 늘리는 기업이 많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주총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지금까지 연구개발에 치중했던 태양광전지사업에 본격진출하겠고 공식 선언했다. LG전자 남용 부회장도 “솔라 셀 태양전지발광다이오드(LED) 등 신성장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K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E&S 부회장 겸 SK가스 대표이사는 이날 주총에서 SK㈜와 SK텔레콤의 사내이사로 동시에 선임됐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이 ‘형제경영’을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은 지배구조를 더 투명하게 하면서 책임경영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도 오너가(家)가 대거 복귀한다. 오는 27일 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 주총에서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3년 만에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도 이사로 추천됐다. 임기가 만료돼 재추천된 박정원 두산건설 부회장과 기존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까지 포함하면 오너가 5명이 이사진에 포함됐다. 한화 김승연 한화 회장도 오는 20일 한화석유화학 주총에서 7년 만에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된다. ●임원 보수한도 증액논란 이날 오전 9시부터 1시간10분 동안 서초동 신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주총에는 224명이 참석해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했다. 사내 이사를 승인하는 문제 등 주요안건은 반발없이 박수로 통과됐다. 다만 등기이사 9명(사내 4명·사외 5명)의 보수 최고 한도액을 지난해의 350억원에서 올해 550억원으로 올리는 안건에는 반대의견도 나왔다. 한 주주는 “ 영업이익도 줄었는데 임원 보수한도를 올리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사측이 “지난해 물러난 5명의 등기이사 퇴직예상금 300억원이 포함된 것으로 실제 임원 보수한도는 250억원”이라고 설명하면서 쉽게 넘어갔다. LG전자도 이날 주총에서 임원보수 한도를 35억원에서 45억원으로 올렸다. 2006년 수준(45억원)으로 맞췄다는 설명이다. 김성수 이창구 김경두기자 sskim@seoul.co.kr
  • 영화 속 장면처럼 욕실 꾸며보세요

    영화 속 장면처럼 욕실 꾸며보세요

    욕실 브랜드들이 고객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주택 시공사와의 기업간(B2B) 거래 비중을 줄이고 가정집을 직접 찾아가는 유통 전면에 나섰다. 침체된 건설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욕실 인테리어 등에서 차별화를 시도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도 작용했다. 아메리칸스탠다드 마케팅팀 박소영 과장은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변하면서 전체 욕실 시장에서 소비자 시장의 비중이 2006년 22%에서 지난해 26.7%로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욕실 제품도 가구나 주방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디자인·기능·가격을 소비자가 꼼꼼하게 따져 선택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시장·백화점 매장 등 고객 찾아나서 욕실업체들은 먼저 자신들을 적극 노출하기 시작했다. 2004년부터 삼성동에 660㎡의 욕실용품 전문 전시장 ‘바스하우스’를 운영해 온 아메리칸스탠다드는 지난달 백화점에 진출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 1층 리빙관에서 양변기·세면대·월풀 욕조 등을 진열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하루 평균 20여명이 매장을 찾아 욕실 시공 상담을 벌일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11월 서울 청담동에 전시장을 냈다. 단순히 제품을 전시하는 수준을 넘어 일부 제품은 시연해 볼 수 있도록 꾸몄다. 로얄&컴퍼니와 새턴바스 등도 서울 논현동에 전문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친숙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브랜드명과 통합이미지(CI)를 바꾸는 일도 유행이다. 대림요업은 지난해 회사 이름을 대림비앤코(B&Co)로 바꾸고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곰 모델을 활용해 새로운 CI를 발표했다. 위생도기와 타일을 생산해온 동서산업도 일신건설산업과 합치면서 아이에스동서로 사명을 바꿨다. 일본 욕실브랜드 토토와 합작했었던 로얄토토는 지난 1월 로얄&컴퍼니로 개명했다. ●원 포인트 리모델링 제품도 선보여 아무래도 브랜드보다 더 중요한 게 제품이다. 업체들마다 프리미엄 라인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아메리칸스탠다드는 산업디자인 상인 레드닷 어워즈 수상 경력이 있는 아킴 폴과 토마스 피에글이 디자인한 라인인 IDS를 선보였다. 새턴바스는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한 욕조와 세면대를 내놓았다. 원·구·물방울 모양에서 영감을 얻어 다양한 색채로 표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카림 라시드는 현대카드 더 블랙과 LG생활건강의 이자녹스 셀리언스를 디자인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어왔다. 욕조나 양변기 등 소품을 교체해 욕실 전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도록 한 제품들도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비데 일체형 양변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아이에스 동서 C1000은 센서를 통해 사용자 움직임을 감지하고 자동 물내림 기능을 제공한다. 야간 조명 기능이나 원적외선 건조 기능도 달려 있다. 아메리칸스탠다드의 유로젠도 비데 일체형으로, 언뜻 보아서는 양변기와 같은 외양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비데를 따로 장착할 때보다 높이가 낮아져 아이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하다.”고 귀띔했다. 최근 웅진코웨이는 MP3 기능이 탑재된 제품을 출시해 주목받았다. 세면대와 욕조 역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새턴바스는 어린아이들을 위해 발 받침대가 달려 있는 세면대 일체형 욕실가구를 내놓았다. 서랍처럼 여닫을 수 있는 슬라이딩형의 발 받침대를 갖춰 키가 작은 아이들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로얄&컴퍼니는 노인을 위한 욕실용 보조 손잡이를 선보였다. 기존 손잡이보다 더 가늘게 제작하고, 금속봉 대신 온기가 있는 무독성 플라스틱 재질을 쓴 게 특징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울산, 노사분규 도시서 노사화합 도시로

    울산이 ‘노사분규의 도시’에서 ‘노사화합의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 등의 연례적인 파업으로 분규의 도시라는 오명을 쓴 울산지역 생산현장에서 노사가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손을 맞잡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역사회는 이같은 상생의 노사관계가 그동안 악성 분규로 짙게 드리워졌던 ‘파업 도시’ 울산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환영하는 모습이다. 대한유화공업 노사는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노사화합 선언문’을 채택했다고 13일 밝혔다.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요구안 회사위임과 전 임직원 임금 일부 자진반납, 연차휴가 자발적 사용, 불법 쟁의행위 및 불합리한 요구 중단 등을 선언했다. 대한유화공업에 앞서 울산지역에는 현대중공업과 SK에너지, 삼성SDI, 삼성석유화학, 삼창기업, NCC 등 모두 굵직한 12개 기업체 노사가 임금동결, 위임, 반납 등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했다. 또 상당수 업체 노사도 현재 고통분담 방안을 놓고 내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울산지역의 올 춘투(春鬪)의 강도와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지역 사회도 이번 위기를 기회로 상생의 노사관계를 정착시키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민 최재훈(43·중구 복산동)씨는 “노사가 세계적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손을 맞잡은 것은 울산의 새로운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라고 반겼다. 김재인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 정책실장도 “노사의 고통분담 필요성은 있지만, 사용자나 정부가 노동자만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할 경우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잘못된 낙관론이 한국경제 장기침체 초래”

    지금의 세계 경제를 사람에 비교한다면 어떤 상황일까. 스스로는 걷지도 못하는 초고도 비만인 사람이 당뇨, 급성 심장마비, 동맥경화, 신장 이상 등으로 피를 토하고 쓰러진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떤 처방을 해야 할까. 응급실에서 긴급 심장 소생술을 하며 각종 약물을 주입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 세계 경제는 이같은 상황이라고 김광수 경제연구소장은 말한다. 이것은 세계 시장경제의 실패이자 각국의 금융·경제정책의 실패를 시사하는 것이다. ‘버블붕괴와 장기침체’(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 휴먼앤드 북스 펴냄)는 이같은 세계 경제의 붕괴 원인을 진단하고, 이 위기가 자칫 장기적인 경제침체로 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광수 소장은 전 세계가 누적된 정책실패에 따른 결과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위기상황이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100년 만에 맞는 위기에서 특히 한국 경제도 마찬가지라고. 즉 한국정부가 특정한 집단, 기업, 세력의 부를 보호하기 위해 ‘경제위기 조기 회복론’과 같은 잘못된 낙관론을 생산하고 유통시킨다면 자칫 장기 침체의 가능성을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민주주의를 형식적 틀로 악용하거나 언론을 나팔수로 써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위기의 상황에서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재임 중 대공황을 맞은 미국의 후버 대통령(1929~1933)의 예를 들었다. 후버 대통령은 “어느 가정의 냄비에도 날마다 닭 1마리를, 어느 가정 차고에도 자가용 2대를” 이란 선거 캠페인을 내걸고 선거에서 압승했다. 취임 직후 대공황이 발생했고, ‘경제 대통령’이었던 후버는 대공황을 절대 인정하지 않고 “불황은 일시적이며 다시 경기는 회복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후버의 선거 슬로건이 “연간 7% 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임기 중 국가순위 7위”를 공언한 이명박 대통령 정부를 연상시킨다고 말한다. 문제는 2008년부터 경제 위기가 심화되고 계속 경고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이들 위기를 부정하며 특권층 구제를 위한 규제완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올 3월, 한국경제위기설이 나돌 때마다 괜찮다고 주장하지만, 세계적인 기준에는 잘 맞지 않는 기준을 내세우고 있다고 외국계 언론들이 비웃고 있다. 김 소장은 위기에 처하면 도박하는 심정이 되는 것은 일반 국민은 물론 기업이나 국가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특히 정치후진국일수록 도박적이고 한탕주의적인 정책을 남발해 위기가 심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김 소장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으로 동시대 국민 전체뿐만 아니라 미래의 자식세대에게도 이익이 극대화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기 위해 현재 시장의 실패에 따른 소득재분배의 실패를 만회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고도비만경제체제에서, 전체 국민의 5%가 95%의 부를 차지하는 식으로 극단화됐기 때문이다. 책은 1부에서 세계금융위기의 원인과 한국경제의 위기를 진단하고, 2부에서 미국경제의 위기진행과정을, 3부에서 세계경제질서의 변화와 새로운 모색을 살펴봤다. 1만 3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산행 열풍에 관련 용품업계 “불황 몰라요”

     산행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등산용품 판매도 덩달아 지속적으로 성장,업계는 활짝 웃고 있다.특히 봄철을 맞아 등산용품을 미리 준비하려는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꾸준히 늘어나는 등산용품 판매량  업계 1~3위인 노스페이스,코오롱FnC,K2는 지난해 각각 3900억원,3200억원,2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이는 2007년보다 300억~700억원 늘어난 것이다.코오롱FnC 관계자는 “지난해 의류업계 전체가 침체됐는데도 등산용품 시장은 20% 가량 성장했다.”면서 “올해도 10%대 매출 신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K2 관계자는 “올해 시장규모는 지난해 1조 8000억원에서 약 2000억원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정용재 브랜드마케팅팀 차장은 “3월 매출액은 2월 매출액의 2배에 이른다.”고 했다.온라인쇼핑몰인 오케이아웃도어닷컴측도 “2월은 업계로선 불경기이지만 3월 이후 매출이 는다.”고 말했다.이정우 상품개발팀 대리는 “3월 중순 이후 단체 산행이 많아지며 등산용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전문점들은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등산용품 판매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서울 남대문시장의 한 전문점 주인은 “시장 안에서도 최악의 불경기란 말이 나오는데 비하면 우리는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계절 바뀌는 3월,윈드스토퍼가 인기  판매점들에 따르면 지금은 계절이 바뀌는 시기이기 때문에 의류와 모자 등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한 판매업자는 “배낭이나 등산화 등 소품류는 한번 구입하면 자주 바꾸지 않지만 의류는 계절마다 갈아 입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 사계절 내내 꼭 챙겨야 하는 방수점퍼는 늘 인기상품”이라고 덧붙였다.  판매업자들은 최근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으로 등산용 스틱을 꼽았다.산행이 보편적인 레포츠가 되면서 일부 등산객들만 찾던 등산용 스틱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산을 오르내리면서 손상되기 쉬운 무릎관절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너도나도 찾는 이유 중의 하나.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3월 초부터는 가벼우면서도 방풍·보온 기능을 갖춘 ‘윈드 스토퍼(바람막이 점퍼)’ 판매가 서서히 늘어나고 화사하고 밝은 색상의 제품이 많이 팔린다.  ●불황속 관련상품도 덩달아 판매 증가  ’등산 열풍’은 막걸리 판매에도 일조하고 있다.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술이 막걸리이기 때문이다.최근 GS25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등산로 인근 편의점 등에서 막걸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6% 더 팔렸다.경기도 성남 남한산성 하산로 근처 상인들은 “지난해부터 부쩍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막걸리 판매량이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매출을 잡기 힘들지만 카메라(캠코더)와 건전지는 물론,족발과 김밥,토마토 등 산행 도중 요깃거리인 행동식 판매도 비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황사가 자주 찾아오는 봄철에는 산에 오르기 전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을 찾는 이도 많이 눈에 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 맹수열기자 tai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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