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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더위 보다 더 무서운 여름과의 전쟁

    무더위 보다 더 무서운 여름과의 전쟁

    ■성추행탓에… 전철이 무서워 지난 31일 오전 8시쯤 서울 신도림역 2호선 승강장. 문광식(41) 지하철 수사2대 팀장의 시선이 바쁘게 움직였다. 승강장에 15분 정도 머물던 문 팀장은 주변에 있던 동료 최병철(41) 형사에게 눈짓을 보낸 뒤 지하철에 올라탔다. 한산한 열차가 들어와도 타지 않던 흰 셔츠차림의 30대 남성이 미니스커트 차림의 20대 여성을 발견하고 곧바로 승차했기 때문이다. 최 형사는 “대림역 방향에서 온 열차에서 내려 같은 역으로 돌아가는 열차를 타는가 하면 불안한 듯 주변을 살피는 걸로 봐서 성추행범일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귀띔했다. 베테랑 형사들의 직감은 적중했다. 지하철을 탄 남자는 여성에게 밀착해 손을 아래로 뻗어 추행을 시도했다. 그러나 여성이 몸을 흔들며 자리를 피하자 머쓱해하며 열차에서 내렸다. 문 팀장은 “소리를 질러 불쾌함을 알리거나 자리를 피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름철 지하철안은 성추행 범죄로 몸살을 앓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올 1~7월 지하철 성추행 사범 345명을 검거, 9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273명)과 비교해 26.4% 늘었다. 올해 1~2월 검거된 성추행 사범은 각각 24명, 36명이지만 4월 78명으로 폭증한 뒤 5~7월 월평균 50명 넘게 붙잡혔다. 특히 출퇴근시간 지하철 2호선에서 성추행 범행이 집중됐다. 올 7월까지 검거된 지하철 성추행범 중 221명(64.1%)이 출근시간(오전 7~9시)에 잡혔다. 이 중 2호선에서 213명(61.7%)이 검거됐다. 경찰은 “추행을 당했을 때 112로 연락하면 지하철 수사대로 연결된다.”며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사교육비에… 방학이 괴로워 서울 중계동 학부모 이수연(38)씨는 아이의 방학이 두렵다. 이씨의 딸은 초등학교 5학년, 서울 국제중 입학을 원하고 있다. 아이는 “올해부터 서류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자기소개서를 채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2010학년도 국제중 입시는 사실상의 입학사정관제로 진행된다. 아이는 “해외 합숙 과정에 보내달라.”고 했다. 애초 방학 때 단과학원 한 군데 정도 더 보내려 했던 이씨는 당황했다. 비용은 600만원선. 이런저런 부가비를 더하면 1000만원 가까운 돈이 필요하다. 학원측은 “영어 인증시험 점수는 물론 리더십·봉사 프로그램, 수학·과학 영재 과정도 더해 종합적으로 서류작성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결국 이씨는 정기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 했다. 학부모들의 여름나기가 고달프다. “방학은 1년 가운데 사교육비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기간”이 된 지 오래지만 올여름은 유난히 더 힘들다. 국제중, 자율고에 입학사정관제 바람까지 불면서 방학 동안 준비해야 할 것들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중2 아이를 둔 학부모 박모(서울 방이동)씨도 적금을 깼다. 과학고 입학을 원하는 아이의 입학사정관제 대비 컨설팅을 위해서다. 학원은 아이의 적성과 관심을 고려해 연구과제 등을 함께 고민하고 조언한다고 했다. 고1 엄마 진모(서울 목동)씨도 방학들어 수학경시대회 준비 학원비로 150만원을 지출했다. 역시 입학사정관제 서류에 올리기 위해서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학부모들은 속만 시커멓게 타들어간다. 인쇄업을 하는 강태중(서울 숭인동)씨는 “중1짜리 아이의 보습학원비 20만원도 내기 버거워 아이에게 미안할 따름”이라고 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빈집털이에… 휴가가 두려워 본격적인 휴가철로 접어들면서 텅빈 도심에 ‘빈집털이’ 비상령이 떨어졌다. 올해는 경기불황 여파로 예년보다 생계형 빈집털이가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선 경찰들은 순찰을 강화하고 잠복근무 등으로 범죄 예방에 나서고 있고 각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 등에서도 방범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청은 2일 생활안전국과 수사국을 중심으로 7~8월 두 달을 하절기 범죄예방 특별기간으로 정하고 빈집털이와 휴양지 절도사건 예방에 들어갔다. 형사과 관계자는 “휴가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이번 주에 주택가를 대상으로 집중 순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하절기 월평균 절도 건수는 1만 8619건으로 1~6월간 월평균 1만 6826건에 비해 10.6%가량 많았다. 경찰은 “집중단속 체제가 가동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하절기에 30% 이상 늘어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선 경찰서에서는 평소와 다른 경로로 순찰을 돌거나 절도사건이 빈발하는 지역에 잠복근무를 하는 등 범죄예방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파트 단지도 자구책 준비에 한창이다. 최근 서울 강남의 아파트 단지에서는 디지털 문잠금을 철제 도구로 파손시키는 절도가 급증하자 부녀회 차원에서 단체로 파손방지용 현관문 보호장치를 공동구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강남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지난해 아파트 외부 가스관 가림막을 1층까지만 설치했는데 올해는 3층까지 추가 설치했다.”면서 “빈집털이가 자꾸 발생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H아파트 관리사무소측은 “주민들의 휴가일정을 미리 파악해 경비원들이 새벽마다 신문과 우유 등을 수거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LP음반의 부활

    LP음반의 부활

    전세계적으로 음악 산업이 불황이다. 그런데 미국이나 유럽에선 다시 LP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예전 LP를 리마스터링해 다시 찍어내거나 글로벌 오디오 제작 업체들이 턴테이블을 새로 내놓는 경우도 잦다고 한다. 1억원이 넘는 것도 있다고 하니 눈이 휘둥그레진다. LP 바람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CD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LP가 1~2년 전부터 수북한 먼지를 털어내고 흑진주 같은 자태를 다시 뽐내고 있다. LP에 얽힌 추억이 가득한 중장년층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CD나 MP3에 익숙한 요즘 젊은 층도 LP를 찾는 일이 부쩍 늘고 있다. 예전에는 서울 회현동 지하상가와 황학동 등에서 LP를 구할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온라인 매장도 생겼다. 또 용산 전자랜드가 새로운 메카로 떠올랐다. 이곳 2층은 원래 오디오 숍을 비롯해 일제 영상 장비를 다루는 가게가 대부분이었으나 경기 침체로 빈 가게가 생기며 대신 중고 LP 판매점이 들어서게 됐다. 최첨단 디지털을 웅변하는 장소에 아날로그를 상징하는 LP 판매점이 들어섰다는 점이 묘한 감흥을 일으킨다. 지난달 31일 찾아간 전자랜드 2층 한쪽 편에 ‘오디오 클럽’, ‘33RPM’, ‘45RPM’, ‘카페 드 아르떼’ 등 LP 판매점 4~5곳 정도가 모여 있었다. 특히 오디오 클럽은 240평 정도 되는 매장에 클래식부터 가요, 팝, 재즈에 이르기까지 7만장 가량을 갖춘 대형 매장이다. 양경호 오디오 클럽 사장은 “주말에는 100명 정도 손님이 찾아온다.”면서 “20, 30대 젊은 층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귀띔했다. CD를 듣다가 LP를 접하고는 그 매력에 빠지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게다가 LP를 취급하는 가게가 늘어나며 가격도 저렴해져 손님이 부쩍 늘고 있다는 설명. 일년에 2~3차례 정도 LP를 구하기 위해 해외에 나간다는 양 사장은 “외국 음반 딜러들도 한국을 가장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휴가 중 짬을 냈다는 김형철(38)씨. 영화 OST와 클래식 음반을 살펴보고 있던 그는 “음질을 따지기보다 음악 자체가 좋아서 LP를 찾는다.”면서 “CD로는 구할 수 없는 앨범들이 LP로는 많아서 좋다. 나올 때마다 한아름씩 구입한다.”고 말했다. 최은아(28·여)씨는 최근 관심을 갖게 된 경우. “우연한 기회에 LP에 담긴 클래식을 듣게 됐는데 음이 부드럽고 현을 누르는 소리까지 생생하게 들렸다. 이전에는 알지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엿본 기분”이라고 했다. 수 천 장에 달하는 LP를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500장 정도로 정리했다는 박은수(39)씨는 오디오 마니아. 그는 “CD나 MP3로 음악을 들으면 금방 피곤해져 30분 이상을 듣지 못한다.”면서 “LP는 피곤하지 않고, 잡음이 있더라도 듣는 재미가 있다.”고 예찬론을 늘어놨다. 평론가들에게 한정적으로 뿌리는 클래식이나 재즈의 LP 초판본 같은 경우는 100만원이 넘어선다고. 국내 가요 중에서 신중현이나 김추자 앨범처럼 희귀본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가격이 착하다. 최저 2000원에서 최고 2만원 정도 사이. 음악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약간의 스크래치가 있는 경우, 말만 잘하면 깎아준다. 한참 판을 고르던 한 고객이 18장을 한꺼번에 계산대에 올려놓는다. 값은 4만 5000원. 흐뭇한 표정으로 매장을 빠져나갔다. LP가 들려주는 아날로그 음의 매력은 무엇일까. 귀를 자극하지 않아서 좋고, 풍성하고 편안하고 자연스럽다는 것. 금강전자 고태환 사장은 “CD에서 나는 소리가 가는 철사줄 같다면 LP 소리는 비단실처럼 부드럽다.”고 표현한다. 26년째 오디오 숍을 운영하고 있는 용산의 터줏대감인 고 사장은 요즘 LP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까닭에 대해 “사람에 대한 정이 메말라가는 시대이다 보니 추억을 찾고,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을 찾고자 하는 분위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아날로그 오디오 기기를 취급하기 시작한 고고오디오 김정희 사장은 “CD나 MP3는 정성스럽게 먼지를 제거하고 세팅하고 고이 앉아서 음악을 감상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줬지만 음악에 대한 진지한 자세도 줄여버렸다.”면서 “그러한 수고로움도 기꺼이 즐기는 음악 팬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 같아 흐뭇하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7월도 51억弗 불황형 흑자… 교역 총액은 600억弗 돌파

    51억달러를 웃도는 ‘불황형 무역흑자’가 7월에도 계속됐다. 수·출입을 합한 교역 총액이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만에 600억달러를 돌파했다. 2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7월 수입은 275억 9000만달러, 수출은 327억 3000만달러로 51억 40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입 감소율은 35.8%로, 수출 감소율(20.1%)을 크게 웃도는 불황형 흑자구조를 이어갔다. 7월까지 무역흑자 누계액은 262억 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불황 모르는 ‘For me’족 잡아라

    불황 모르는 ‘For me’족 잡아라

    식음료 업계에서 불황 속에서도 자신을 위한 소비에 인색하지 않은 ‘포미(For Me)족’을 겨냥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여름 휴가철에 인기가 높아지는 음료와 껌 제품군에서 경쟁이 두드러진다. 코카콜라가 지난달 국내에 선보인 ‘글라소 비타민워터’(위)가 인기몰이를 한 데에도 포미족의 공이 컸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출시 1개월도 안 돼서 6개월치 수입 물량을 모두 판매했다.”고 2일 전했다. 선명한 색깔의 음료에 비타민·미네랄·칼슘 등 영양 성분을 함유시키고, 나트륨·합성 착색료·보존료·인공 감미료는 빼 건강과 스타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층에서 호응이 높다는 설명이다. 커피 전문점 브랜드를 내세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살린 캔과 컵 형태의 용기 커피가 잇따라 출시되는 것도 ‘작은 사치’를 추구하는 포미족을 겨냥한 움직임으로 꼽힌다. 스타벅스·엔제리너스 등의 브랜드로 용기 커피가 나온 데 이어 최근에는 이탈리아 일리사가 참여한 ‘일리 이씨모’가 출시됐다. 자일리톨 함유 껌이 나온 뒤 성장하다가 최근 정체기에 접어든 껌 시장도 휴가철을 맞아 변신하고 있다. 롯데제과가 선보인 ‘I.D’는 ‘I´m Different’를 줄인 이름에서부터 스타일을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자바섬 천연 강황에서 추출한 항균 효능을 지닌 잔소리졸 성분을 넣어 치아와 잇몸에 좋은 해태제과의 ‘아이스쿨’(아래)도 반응이 좋다. 해태제과 마케팅부 김수 부장은 “월 평균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피서 절정 2제] 제주 3만 2506명

    피서가 절정을 맞으면서 제주도를 찾은 하루 관광객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지난 31일 모두 3만 2506명이 도를 찾았다고 2일 밝혔다. 이날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특별기 25편 등 항공기 174편 2만 5909명, 여객선 등 선박 9척 6597명에 이른다. 이는 1일 입도객 최다 기록인 2004년 8월1일의 3만 1005명을 깬 것이다. 관광협회는 경기침체와 환율 상승,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피서객들이 해외에서 국내로 발길을 돌리고 있고, 동해안 피서지의 저온현상 등으로 제주에 관광객이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피서철 제주노선 항공 좌석이 지난해보다 8%가량 늘어났고, ‘올레 걷기’와 오름 탐사 등 녹색관광이 인기를 끄는 것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해외여행은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 줄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여행객 수는 447만 1800명으로 지난해 동기(657만 403명)보다 31.9%나 줄었다. 국제선도 대한항공이 1일 미주 노선만 99%를 기록했을 뿐 일본, 중국, 동남아 노선은 80~82% 수준에 그쳤다. 반면 국내 여행은 지난해보다 20~25% 늘어나 8월에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백편의 부정기 제주노선을 편성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 내 관광호텔 등 숙박업소와 렌터카, 항공편은 95∼100%의 매우 높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서울광장] 한국개발연구원의 용기 있는 반란/박정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국개발연구원의 용기 있는 반란/박정현 논설위원

    헷갈린다. 출구전략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는 주장과 “출구전략을 검토할 시점”이라는 주장이 엇갈린다. 미국과 중국은 전략경제대화에서 출구전략에 유보적인 입장을 확인했지만, 유럽에서는 “출구전략을 명확히 해야 할 때”(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라는 발언이 나온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출구전략은 자칫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트릴 수 있다는 경고가 한편에서는 나온다. 다른 쪽에서는 오히려 출구전략의 때를 놓치면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1988년 경기 회복 이후 일본 중앙은행이 낮은 금리를 정상화하지 못하는 정책 실패에 빠진 탓에 부동산 버블이 초래됐다는 것이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혼란스럽다. 경제위기를 극복하려고 뿌려놓은 돈줄을 조이는 출구전략의 핵심은 금리인상이다. 엇갈리는 주장에 가계들은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국내에서 출구전략 주장을 편 곳으로는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유일하다. 낙관적인 경기진단을 하는 곳이 KDI뿐일까. 기획재정부는 얼마 전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출구전략’ 관련 보고서를 내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출구전략을 검토해야 할 때’라는 보고서를 준비하던 민간경제연구소는 곧장 보고서를 폐기처분한 것으로 알려진다. 출구전략이라는 단어는 금기가 됐다. 며칠 뒤 KDI는 ‘경제환경 변화와 정책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이런 금기를 깨고 말았다. KDI는 보고서에서 ‘출구전략’이라는 단어 하나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사실상 출구전략을 공론화했다. KDI 연구위원은 “응급실에서 환자에게 부착했던 산소호흡기를 이제는 뗄 상황이 됐다는 얘기”라고 말한다. KDI는 현재 2.0%의 금리는 충분히 낮은 수준이고 부분적인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 해도 긴축기조로의 전환이라기보다는 부양 강도의 조정 정도로 이해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리정책 변화의 시기에 대해서는 “당장 금리정책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며 자산시장의 위험 증대를 들어 하반기쯤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다. 엄밀하게 말해 시장에서 미세적인 출구전략은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한국은행은 경제위기 이후 시중에 공급한 27조원의 유동성 가운데 17조원을 이미 회수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출구전략을 검토한다는 선언이 살아나는 경기의 불씨를 꺼트릴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현재는 출구전략보다 확장기조를 이어갈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쓸 돈은 이미 바닥났다. 정부의 히든 카드는 2차 추경이지만 늘어난 국가 채무를 감안하면 2차 추경도 쉽지 않은 일이다. 재정확장정책은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688조원이나 되는 부채를 끌어안고 있는 가계들은 금리가 인상되면 파탄날 수 있다. 빚 내서 아파트 사고 주식에 뛰어든 이들은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할지 모른다. 우리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지, 출구전략 시기를 앞당길 정도로 빠른 속도로 회복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하지만 KDI는 현 시점에서 출구전략에 무게를 두고 대비하라는 메시지를 경제주체들에 보내고 있다. KDI가 금기를 깨면서 보낸 경고음을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전자업체 2분기 실적 日 ‘먹구름’ 한국 ‘쾌청’

    전자업체 2분기 실적 日 ‘먹구름’ 한국 ‘쾌청’

    일본 업체는 ‘기고’, 한국 기업은 ‘날고’ 일본 전자업체와 국내 전자업체의 2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2조 5000억원과 1조 1000억원을 돌파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고속성장’한 반면 일본 기업들은 적자구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이른바 ‘9대 전자업체’ 중 소니·도시바·샤프·후지쓰·산요·히타치·NEC는 줄줄이 영업적자를 냈다. 디지털카메라의 ‘세계 최강자’인 캐논만 영업이익을 냈다. 파나소닉은 3일 실적을 발표한다. 소니는 1분기(일본회계기준·4~6월) 실적발표를 통해 257억엔(약 331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많은 영업이익(734억엔·약 9476억원)을 냈던 것과 비교해 추락했다. 샤프(261억엔)·도시바(376억엔)·히타치(506억엔)도 적자를 냈다. 일본 전자업체들이 죽을 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경기불황 속에 엔고현상이 지속되면서 가격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극적인 감원에 나서면서 구조개혁 비용이 수월치 않게 들어간데다, 장기불황을 탈출하면서 적극적 투자에 나선 것이 설비과잉을 초래한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장(상무)은 “삼성·LG 등이 생산한 TV·휴대전화 등이 글로벌 톱 대열에 오르면서 글로벌 소비자에게 강하게 어필한 것도 일본 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한 원인”이라면서 “하반기에는 엔화강세가 지속되느냐 여부에 따라 일본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31일 “국내(일본) 전자 대기업 실적이 최악의 수준에서는 벗어나고 있지만 구조 개혁에 시간이 걸린다면 해외 업체와의 수익 격차는 한층 더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북미에서 에너지 절약형 평면TV 판매를 늘리고, 판매 단가를 올리는 한편 수요 탄력성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전략이 성공을 거뒀다.”고 소개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경기 좋아진다는데 나만 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경상수지 흑자와 6개월 연속 상승 중인 산업생산 등 장밋빛 경제지표가 이어지고 있다. 서민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들리는 뉴스대로라면 뭔가 생활이 나아져야 하는데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별로 달라진 게 없어서다. 이런 온도차는 왜 나올까. 서울 남대문시장과 명동 등에서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31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입구에 있는 안경가게 주인 정모(48·여)씨는 “경기가 좀 좋아졌느냐.”는 질문에 버럭 화부터 냈다. “진짜 서민경기가 어떤지 시장에 나와 보면 금방 아는데 정부도 언론도 숫자놀음만 한다.”며 역정을 냈다. 정씨는 “시장상인들은 야간에 벌어 먹고 사는데 요즘은 밤을 새워도 손님 그림자를 못 볼 때가 많다.”며 “새벽까지 개시도 못하는 가게가 부지기수”라고 털어놓았다. 주위에서 연방 맞장구가 터졌다. 전기요금이라도 아끼려고 에어컨을 끄고 가게 앞으로 나온 이웃상인들이다. 골목 안엔 의자를 내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주인만 즐비하다. 여성복 매장 최모(56·여) 사장은 “가게 문을 연 지 10시간이 넘었지만 나나 앞집이나 옷 한 벌 못 팔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달에 100만원만 벌었으면….” 나지막하게 이어진 혼잣말이다. 비슷한 시간 동대문구 평화시장. 시장 전체가 휑하기는 마찬가지다. 점포 임대료도 뚝 떨어졌다. 차경남(52) 평화시장 총무차장은 “한때 월 60만원을 웃돌던 점포 임대료가 20만원까지 떨어졌는데도 월세를 못내 가게를 내놓는 상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지난 6월 국내 자영업자수는 580만 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 줄었다. 2002년 8월(630만 9000명)과 비교하면 50만명 이상 급감했다. 불황에 상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새마을금고도 돈줄이 말라간다. 그나마 명동과 이태원 등은 활기를 조금씩 되찾는 모습이다. 하지만 내국인들의 소비가 살아나서라기보다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어난 덕이다. 체감경기가 지표경기와 이렇듯 크게 차이나는 것은 왜일까. 전문가들은 우선 ‘불황형 경상흑자’를 지적한다. 씀씀이(수입)를 줄여 생긴 흑자이다 보니 고용을 창출하지도, 체감경기를 높이지도 못한다는 설명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사정이 여전히 좋지 않고 소비도 안 좋다 보니 서민들이 지표 호전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황의 직격탄을 맞는 계층이 서민이란 점도 한 이유로 꼽힌다. 올 1·4분기(1~3월) 전체 가구 평균소득은 월 347만 617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늘었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이 대거 포함돼 있는 ‘서비스·판매에 종사하는 근로자 외 가구’의 소득은 311만 674원으로 오히려 1.7% 줄었다. 전체 평균과의 격차(36만 5504원)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5년 1분기 이후 가장 크다.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정성 효과(Negativity Effect)를 원인으로 꼽는 시각도 있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은 “각종 지표를 봤을 때 경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지표 호전이 실제 경기에 반영되기까지는 부정성 효과 등으로 인해 시차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유영규 최재헌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9호선 타고 강남고교 갈까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분수 이름 잘못됐다? ”날씬하려면 뚱뚱한 친구 멀리” 금과 다이아몬드로 치장한 ‘럭셔리 아이폰’ 딸과 이메일·친구에 영상詩…通하는 ‘웹버족’
  • 美 “경기회복 진전”

    미국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를 기록해 경기침체 속도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 상무부는 1분기 실질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6.4%로 당초 집계된 -5.5%보다 부진했다고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러나 2분기 성장률은 -1.0%로 대폭 둔화돼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5%보다 완화됐다. 이 때문에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기대감이 짙어졌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상무부 발표 직후 “불황의 늪에 빠져 있던 경제가 회복의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높은 실업률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미국내 실업률은 지난 6월 9.5%로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작년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1947년 이후 62년 만에 처음이다.부문별로 보면 GDP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2분기 중 1.2% 감소, 예상보다 부진했다. 그러나 정부부문의 지출은 10.9% 증가,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GDP 하락폭을 낮추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씨줄날줄] 해양플랜트/함혜리 논설위원

    2003년 이후 장기 호황을 누리던 조선산업은 지난해부터 발주량이 40% 이상 급감하는 등 불황국면에 진입했다. 세계 경기 침체로 글로벌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해운경기가 급락하고 선박 교체수요도 대부분 마무리된 탓이다. 그렇다고 낙담할 일은 결코 아니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지 않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해양플랜트가 있기 때문이다. 해저에 매장된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의 시추와 생산에 필요한 해양플랜트 설비는 그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해양플랜트가 조선산업의 장기호황을 이끌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육상의 유전이 대부분 시추가 완료된 상황에서 해상의 유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데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그동안 채산성이 맞지 않아 주목받지 못했던 한계유전 및 가스전의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까닭이다. 해양플랜트는 기능에 따라 자원의 매장유무를 탐사하는 시추설비, 탐사를 마친 유전과 가스전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해양설비, 시추와 생산기능이 복합된 고정식 해양플랫폼으로 구분된다. 한국 조선업체들은 주로 부유식 대형 시추설비인 드릴십과 생산설비인 FPSO에 주력하는데 경쟁력은 단연 세계 최강이다. 이런 경쟁력의 원천은 막강한 기술인력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틈새시장을 끊임없이 개척해 왔다. 삼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LNG-FPSO가 대표적이다. 천연가스의 생산, 액화, 저장, 하역 기능을 복합적으로 갖춘 신개념 해양플랜트다. 기존의 해저 천연가스 생산방식에 비해 훨씬 경제적이고 1억t이하의 중소형 가스전 개발을 가능하게 해준 획기적인 발상에 세계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삼성중공업이 세계적 오일메이저인 로열더치셸로부터 15년간 최대 10척, 500억달러(약 60조원) 규모의 LNG-FPSO를 수주할 수 있는 독점적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조선·해양 역사상 최대규모 수주액이다. 해양플랜트가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청신호로 받아들여 진다. 과연 바다는 넓고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새것 같은 ‘재생 자전거’ 싸게 구입하세요

    ‘자전거 싸게 구입하세요.’ 새것이나 다름 없는 재활용 자전거를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 있다. 대구시 중구 덕산동 대구YMCA 건물에 있는 희망자전거 제작소가 그 곳이다. 아파트 단지나 학교 등에서 못쓰게 된 자전거를 수거해 깔끔한 자전거로 변신시킨다. 2007년 11월 문을 연 이후 2300여대가 팔려나갔다. 이 중 60% 정도는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개인이고, 나머지 40%는 관공서 등에서 사갔다. 최근 친환경 녹생성장 바람과 경기불황이 겹치면서 희망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희망자전거제작소 홈페이지(www.bikeart.co.kr/)에는 서울·경남·전북 등 전국에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또 강원새농촌건설촉진단 50대, 안산YMCA 30대, 대구도시공사 200대 등 관공서와 단체의 주문이 부쩍 늘었다. 대당 가격은 도장하지 않은 제품이 4만 5000원, 도장한 것은 6만원이다. 시중의 새 자전거가 20만원 안팎인 것에 비하면 3분의1에 불과하다. 품질도 새 자전거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프레임·포크·핸들·기어 등은 그대로 사용하지만 타이어·안장 등 전체 부품의 70% 이상은 새것으로 교체한다. 최근 이곳에서 자전거를 구입한 김모(35·달서구)씨는 “자전거가 깨끗하고 성능이 아주 좋은데도 가격은 무척 싸다.”고 밝혔다. 희망자전거 제작소의 직원은 20명. 정부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의 하나로 지정돼 인건비(1인당 83만 7000원)를 3년간 지원받는다. 직원 김성국(64·달서구 상인동)씨는 “재활용 자전거를 만든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며 “늘그막에 자전거 수리 기술로 일자리를 얻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박우권 희망자전거제작소 공장장은 “각 아파트 등에 공문을 보내 일정액을 주고 자전거를 수거한다.”며 “전국적으로 재생 자전거 를 제작해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구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구매 전화가 많이 온다.”고 밝혔다. (053)257-6686.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삼성重 500억弗 해양플랜트 수주

    삼성重 500억弗 해양플랜트 수주

    삼성중공업이 사상 최대인 60조원 규모의 해양 플랜트를 수주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삼성중공업은 29일 유럽 최대의 석유업체인 네덜란드 로열더치셸이 앞으로 15년간 발주할 최대 500억달러(약 60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 부유식원유생산저장설비(LNG-FPSO)’를 프랑스 테크닙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중 삼성중공업 지분은 절반 정도이다. 삼성중공업은 선박 건조를, 테크닙사는 설계 및 자금조달을 맡을 계획이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과 마티아스 비셸 로열더치셸 사장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LNG-FPSO 가격 및 납기 등은 두 회사가 앞으로 협상키로 했으며, 다음달 초 기본설계를 시작해 내년 초에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세계 조선해양 역사상 최대의 발주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LNG-FPSO가 최대 10척(500억달러)까지 발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에 수주한 LNG-FPSO는 길이 456m, 폭 74m, 높이 100m로 자체 중량만 20만t에 이른다. LNG 저장능력은 국내 3일치 소비를 충당할 수 있다. 1척 수주액이 초대형 유조선 35척 수주액과 맞먹을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다.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로 삼성중공업은 LNG-FPSO에 관한 독보적인 지위를 재확인했다. 올 하반기에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는 해양플랜트 시장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삼성중공업이 불황극복의 ‘블루오션’인 LNG-FPSO, 드릴십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신기술 전략에 매진한 결과라는 평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LNG-FPSO를 개발했으며, 올해 초까지 발주된 5척을 싹쓸이했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선박 가운데 고부가가치선 비중은 80%에 이른다. 김 부회장은 “드릴십 등 시추선 분야에서 축적된 세계 1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LNG-FPSO 등 에너지 생산설비 시장을 선점하게 됐다.”면서 “하반기에 발주될 브라질 페트로브라스, 호주 고르곤 프로젝트 등에서도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외국 수학여행단 유치로 불황 돌파

    외국 수학여행단 유치로 불황 돌파

    지난 28일 서울 명동의 문화교류·관광정보센터. 강의실에선 아오모리·아키타·니가타·후쿠시마 등 일본 동북지역에서 건너온 8개 학교 14명의 교직원들이 안내원의 유창한 일본어에 귀를 기울였다. 안내원은 운영시간과 주변 관광지, 편의시설 등을 세세하게 일러줬다. 이 센터는 일본학생들이 서울을 방문할 때 ‘자주학습(自主學習·현장학습)’을 위한 본부로 쓰인다. 아키타현 유자와 고등학교의 시바타 미치코(45) 부장교사는 “올가을 당장 졸업반 학생 8명을 인솔해 방문하기로 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세계적 불황과 신종플루로 국내 지역경제가 침체에 빠져든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해외 청소년 수학여행단 유치에 뛰어들고 있다. 청소년여행 세계시장은 한해 1360억달러(약 168조 3272억원) 규모로 국제 여행객의 20%를 차지하는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2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수학여행단은 2만 6000여명으로 서울시가 8000여명을 유치했다. 일본 고교 수학여행단의 경우 3박4일 일정에 1인당 평균 105만~157만의 항공비와 체재비, 59만원의 쇼핑비를 지출해 경제파급 효과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서울시 산하 서울관광마케팅의 임우진 대리는 “지난 23일 일본 미야자키를 방문해 진행한 현지설명회가 성황을 이뤘다.”면서 “27일부터는 서울에서 3박4일 일정으로 일본 동북 8개 지역 학교 교직원 대상의 팸투어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팸투어에선 서울여행의 강점인 무비자 입국과 근접성, 문화·정보기술·공연·영어마을 체험 등이 강조됐다. 또 민속촌과 한옥마을, 경복궁 등 문화시설 외에 인사동, 코리안하우스, 뮤지컬 ‘점프’가 소개됐다. 임 대리는 “일본에선 고교 1학년 때 수학여행지를 결정한 뒤 비용을 저축하고 고교 2학년 가을에 여행을 한다.”면서 “이들이 한국의 영어마을 체험과 학생간 인적 교류에 관심을 보여 최근 맞춤프로그램을 내놨다.”고 밝혔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2007년 1604명에 불과했던 서울시 유치 수학여행단은 지난해 8023명, 올 6월까지 벌써 6213명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수학여행’ 문화를 지닌 일본과 싱가포르·중국 등 중화권 학생들로, 일본 학생이 80~90%다. 일본 야마가타현 조호쿠 고교의 경우 지난달 500여명의 학생들이 전세기 3대에 나눠타고 서울을 찾았다. 팸투어에 참가한 아오모리현 산본기농고의 사토 아키오(49) 부장교사는 “한국을 쇼핑과 식사 등을 즐기는 관광지로만 알았는데 청소년을 위한 체험학습장이 많이 숨어 있었다.”며 놀라워했다. 그는 “신종플루 확산은 간사이와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 한정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남도는 지난 22일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중·일 수학여행단 유치협의회를 발족했다. 외부전문가를 영입해 매뉴얼과 마케팅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경북도는 최근 영주 선비촌에 싱가포르 수학여행단 4000여명, 서라벌 한·중 청소년교류캠프에 중국 학생과 교사 200여명을 각각 유치했다고 밝혔다. 강원 춘천시의 경우 올 상반기 해외 수학여행단 유치인원이 1974명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방문인원은 지난해보다 5배 이상 많은 400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다음달 세계도시축전이 열리는 인천도 축전 기간에 1000여명 규모의 태국 수학 여행단을 받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태국 교육부와 교환했다. 전국종합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서울광장]모르핀 함정에 빠져드는 한국경제/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모르핀 함정에 빠져드는 한국경제/오일만 논설위원

    너무나 닮아간다. 무서울 정도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공황의 진행 과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공황은 1929년 10월24일 ‘검은 목요일’로 불리는 주가 대폭락에서 시작됐다. 증시가 붕괴되면서 거의 일년 이상 주가폭락이 지속되다가 반짝 바닥을 치는 시기가 있었다. 당시 재무장관인 앤드루 멜론은 “우리 경제가 곧 활력을 되찾고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 굴지의 증권회사인 메릴린치는 “지금이야말로 가장 싸게 주식을 사들일 때”라며 투자자를 선동했다. 혹시나 했던 투자자들이 빈털터리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대공황은 피 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지속됐다. 금융위기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우리 사회가 또 장밋빛으로 물들고 있다. 2·4분기 경제성장률이 2.3%를 기록하고 증권·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버블 조짐마저 보인다. 코스피 지수가 1500선을 돌파하자 증권사들은 1600선마저 넘어설 것이라고 유혹한다. 일부에선 ‘V자 회복(급속한 회복)’의 기대도 감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김영호 유한대 총장은 ‘번지점프 이론’을 제시한다. 추락과 반등을 되풀이하는 경기 현상을 말한다. 더블딥(경기회복 후 침체)과 비슷한 개념이다. 우리 경제는 800조원의 단기 유동자산이 지탱시키는 상황이다. 지속적인 재정확장은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을 부른다. 고용과 투자,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다시 추락할 운명이다. 경제학자들은 대공황 당시 더블딥이 4차례나 일어났다고 지적한다. 당시 미국도 재정지출을 줄였다가 불황에 빠져든 경험이 있다. 윤증현 경제팀은 최근 확장정책 기조의 유지를 결정했다. 경기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확장정책을 유지하려는 이면에는 고도의 심리전이 숨어 있는 듯하다. 어떤 정부든지 공황보다 버블의 상태를 선호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불황이 공황으로 이어지는 순간 정권 유지는 불가능하다. 버블의 후유증은 슬그머니 다음 정권으로 미루면 된다. 미 하버드대 그레고리 메큐 교수처럼 노골적으로 미국의 물가 상승률을 6%대로 유지하는 버블정책을 권하는 학자도 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이 돼 저축보다 소비가 늘게 된다. 현 경제팀의 정책은 어찌 보면 같은 맥락인지도 모른다.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를 확산시켜야 소비자들은 서둘러 물건을 사게 된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버블도 때로는 필요하다. 이것이 내수경기를 살려 기업이 살고 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다. 현 정부가 저금리 정책과 유동성 확대를 포기할 수 없는 진짜 이유다. 출구 전략(유동성 환수)에 착수할 수 없는 아픔이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은 이렇다. 고통을 호소하는 경제에 일시적으로 유동성 확대라는 모르핀을 투여해 아픔을 멈추게 했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 퍼부을 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상반기에 재정지출의 65%를 소진했다. 더 강력한 모르핀을 투여할 여력이 없다. 3분기 경제성장이 0%대에 머물 것이란 분석도 이 때문이다. ‘모르핀 경제’의 후유증은 상상하기도 싫다. 거대한 해일로 변한 인플레이션의 파도가 우리 경제를 초토화시킬 수도 있다. 경제를 살리는 길엔 왕도가 없다. 조금 빨리 지름길로 가려다 미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조금 더디더라도 실물경제의 바닥을 다지면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편의점·노래방 웃고 외식업체·모텔 울고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내수침체로 소비자들이 외식이나 건강식품비, 인테리어비 등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나 제과부문 등은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 불황 속 업종별 희비가 엇갈렸다. 29일 국민은행연구소가 280만 개인사업자들의 카드매출을 분석해 발표한 ‘2009년 소호(SOHO·자영업)업종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0~10% 미만의 증가율을 기록했던 음식점, 의류, 모텔 등 숙박업, 연탄·유류·가스, 스포츠·레저용품 업종의 올해 1분기 매출은 감소세로 전환했다. 작년 10% 이상 성장한 학원과 약국·한약방, 주유소·충전소 등은 증가율이 0~10% 미만으로 둔화했다. 지난해 매출이 감소했던 문구·완구·악기, 가전·전기제품, 컴퓨터, 이·미용, 피부관리, 안경, 인삼·건강식품, 옷감·침구 등도 매출 감소폭이 확대됐다. 반면 편의점과 커피, 제과, 아이스크림, 노래방, 동물병원 등은 작년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연 10%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의원·한의원·치과, 농·수·축산물, 슈퍼마켓, 일반잡화점도 작년에 이어 0~1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연말쯤 ‘불황형’ 탈출할 듯

    연말쯤 ‘불황형’ 탈출할 듯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의 흑자를 냈다. 달러를 대거 벌어들였다는 얘기다. 달러 공급이 늘었으니 달러 가치가 떨어져야 하는데도 원·달러 환율은 좀체 내려가지 않고 있다. 실속이 별로 없는 흑자임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6월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54억 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 3월(66억 5000만달러) 이후 두번째로 큰 규모이다. 5개월 연속 흑자행진이다. 전달보다 흑자 폭이 줄어들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6월 경상흑자가 증가세를 이어간 것은 상품수지 덕분이다. 상품수지가 5월에 비해 17억 3000만달러나 많은 66억 1000만달러의 흑자를 내면서 전체 흑자 규모를 끌어올렸다. 중국 정부의 내수 진작책으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철강 등의 중국 수출이 회복된 덕분이다. 이로써 올 상반기 누적 경상흑자는 217억 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자본수지도 상반기 통틀어 82억 3000만달러의 흑자(유입 초과)를 냈다. ●수출기업 반기 결산효과도 작용 7월에도 40억달러 안팎의 경상흑자가 날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7월에는 여름휴가나 방학 등 계절적 요인으로 여행수지 적자 폭이 확대되고 경상이전수지 적자도 지속되겠지만, 상품 수지가 비교적 큰 폭 흑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40억달러가량 흑자가 점쳐진다.”고 내다봤다. 다만 흑자 폭은 축소돼 하반기 흑자 규모는 약 8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연간 약 300억달러 경상흑자가 예상돼 한은의 당초 전망치(200억달러 안팎)를 크게 웃돈다. 그러나 속을 좀 더 들여다보면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이기 때문이다. 불황형 흑자는 수출이 늘어서가 아닌,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 생기는 흑자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5%, 수입은 같은 기간 33.0% 각각 감소했다. 5월보다는 수출이 36억 8000만달러 늘었지만 이 역시 반기 결산을 의식한 밀어내기 수출 성격이 짙다. 이성권 굿모닝신한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대 이상의 6월 흑자규모는 반기 말 효과에 기댄 일시적 현상”이라며 “큰 폭의 경상흑자 추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불황형 흑자 탈출은 연말께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수출입이 11월쯤 플러스로 반전하면서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국 개입 경계감에 환율 1230원 좀체 안 뚫려 사상 최대 흑자 소식에도 이날 원·달러 환율이 오히려 오른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3.4원 오른 1239.9원을 기록했다. 올해 저점(6월3일 1233.2원)이 쉽게 깨지지 않고 있다. 장중 한때 1229원까지 내려가기도 했으나 이내 상승, 1230~1250원 사이에서 지루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김두현 외환은행 딜러는 “외환당국의 저지선이 1230원으로 여겨지고 있어 하향 돌파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는 환율 효과도 크기 때문에 당국이 환율 하락을 용인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불황형 흑자라고는 해도 일단 흑자가 나고 있고, 증시 랠리도 상당히 강해 1230원선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월드이슈] 값싼 일자리 남발한 노동유연성의 덫

    “노동 유연성은 경제가 정상적일 때는 훌륭한 자산이지만 불황기에는 심각한 독이 됩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노동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는 최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노동시장의 유연성 문제를 언급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경제전문지로서는 이례적으로 노동시장 유연성을 미 실업문제의 주 원인으로 지적했다. 고용주의 자의로 해고된 이들이 호황기와 달리 구직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각종 경기 지표에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이 실업 문제만큼은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경제 위기와 노동 유연성이 맞물린 지금의 상황은 몇 년 전만 해도 실업문제에 관한 한 모범국이었던 미국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값싼 노동력의 덫에 걸린 대표적인 유럽 국가는 스페인이다. 유럽에서 실업률이 가장 높은 스페인은 3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일 만큼 유럽에서도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다. 한때 스페인은 노동인구의 8%가 이민자일 만큼 유연한 노동시장 아래 유럽 국가 중에서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001~2005년 유로존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1.4%에 불과했지만 같은 기간 스페인의 성장률은 2% 이상이었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는 모든 것을 바꿨다. 비정규직은 해고 1순위가 됐고 대부분은 젊은층이다. ‘1000유로 세대’(Milleuristi)라는 서글픈 유행어가 생긴 배경도 이 때문이다. 또 채용이 줄어들다 보니 직업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 독일노조연맹의 보고서를 인용, 경제 위기로 중장년층 근로자는 물론 청년층을 위한 직업 훈련장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규 학교 교육을 마친 젊은이들로서는 입사지원서를 낼 곳도, 자질을 향상시킬 곳도 없는 셈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월드이슈] 심상찮은 日자살 증가세

    [월드이슈] 심상찮은 日자살 증가세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자살 증가 속도가 심상찮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상반기의 자살이 1만 7076명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인 768명이 늘었다. 경찰청은 이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연간 자살이 최악을 기록했던 지난 2003년의 3만 4427명에 육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28일 밝혔다. 1978년부터 자살 통계를 내온 일본은 1997년까지 2만명대를 유지했지만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째 3만명을 넘었다. 또 자살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지난해부터 월별 통계를 잡고 있다. 경찰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발생한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내 경기가 침체된 탓에 직장을 잃는 등 생활고를 겪은 사람들의 자살이 늘고 있다. 지난해의 자살자 3만 2249명 가운데 주된 원인은 우울증이 20.1%인 6490명, 병이 15.9%인 5218명, 채무가 5.4%인 1733명의 순이었다. 올 상반기 남성의 자살은 전체의 71.6%인 1만 2222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712명이나 늘었다. 월평균도 지난해보다 웃돈 2846명인 까닭에 단순 계산하면 연간 3만 4152명이 된다. 지난 2003년에 가까운 수치다. 지역별로는 도쿄도가 1569명으로 가장 많다. 오사카부가 1057명, 사이타마현이 971명, 가나가와현 938명 등의 순이다. 증가율이 높은 곳은 오키나와현 51.3%, 야마구치현 30.2%, 사이타마현 16.7%이다. 시민단체인 자살대책지원센터 ‘라이프 링크’는 이와 관련, “30∼40대 한창 일할 연령층에서 경제적인 요인으로 자살에 이르는 사례가 많아졌다.”면서 “기업의 연도말 결산기 등에 자살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황의 영향인 만큼 정부나 기업 차원에서 고용이나 경제 지원 등의 긴급 대책이 자살 방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kpark@seoul.co.kr
  • 여름 ‘공포’ 아닌 ‘웃음’ 찾는 관객 “일상도 힘든데…”

    여름 ‘공포’ 아닌 ‘웃음’ 찾는 관객 “일상도 힘든데…”

    올 여름 관객들은 ‘공포’로부터 고개를 돌렸다. 경기 불황 등의 여파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인 관객의 심리가 영화계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공포영화 ‘여고괴담5: 동반자살’은 64만 3000여 명을 동원하며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을 거뒀다. 여름 영화 시장의 공식이나 다름없던 공포영화를 버리고 국내 관객들은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공략하는 휴먼드라마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런 영화의 대표적인 예로 지난 22일 개봉한 ‘해운대’를 들 수 있다. ‘해운대’는 개봉 5일 만에 150만 관객을 쉽게 돌파했다. ‘해운대’의 저력을 든든히 받친 것은 쓰나미 CG의 현실감보다도 관객의 공감을 끌어낸 ‘사람 냄새’다. ‘한국형 재난영화’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낸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은 할리우드식의 재난영화를 넘어 가족과 사랑, 그리고 유머의 코드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관객을 웃기고 울리는 코미디와 감동이야 말로 ‘해운대’의 폭발적인 ‘흥행 쓰나미’를 몰고 온 장본인이다. 30일 개봉 예정인 영화 ‘국가대표’도 유머와 눈물을 제대로 버무리고 있다. 한국 스키점프 선수들의 실화를 다룬 ‘국가대표’는 부족함을 딛고 당당히 일어서는 줄거리부터 감동을 듬뿍 싣고 있다. 곳곳에 심어진 코믹함이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열쇠다. 오직 ‘국가대표 코치’라는 직함에 이끌린 방 코치(성동일 분)와 하나씩 나사가 풀린 듯 부족한 다섯 청년들의 ‘좌충우돌’ 훈련 속 웃음은 영화 후반의 감동과 자연스레 연결된다. ‘제2의 우생순’으로 불리며 관심을 모은 영화 ‘킹콩을 들다’ 역시 감동과 웃음이라는 공식에 충실했다. ‘국가대표’처럼 실화를 모티브로 여자 역도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킹콩을 들다’는 꾸준한 관객몰이로 27일 현재 박스오피스 4위에 올라 있다. 특히 시골학교로 부임한 역도 선생 이지봉으로 분한 배우 이범수는 특유의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주는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공략하는 한국영화들의 득세는 현실 속의 불안을 영화를 통해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려는 심리의 일부로 보인다. 공포심과 불안감을 유발하는 공포 영화보다는 따스한 감동이 녹아있는 영화가 삭막한 현실을 어루만지는 ‘약손’이 되어주는 것이다. 사진제공 = JK필름, KM컬쳐, RG엔터웍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커피숍·빵집서도 음악 CD 팝니다

    커피 전문점 등이 음반 불황의 시대에 새로운 노래 유통 경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할리스 커피 등이 매장에서 음악 CD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추세는 지난 4월 식품위생법 시행 규칙이 개정되며 커피 전문점을 포함한 식음료 매장에서 음반 판매가 허용됨에 따른 것이다. 해외와는 달리 그동안 국내에서는 식음료 매장에서 음반 판매가 금지됐었다. 스타벅스는 유니버설 뮤직과 손잡고 재즈, 팝, 월드 뮤직 등을 특화한 음반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팝 업 스토어’를 매장 내에 꾸렸다. 21일부터 서울 주요 34개점에서 본격 오픈했고, 9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강남대로점에 인기 재즈가수의 음반과 청음기를 설치하며 시범 판매한 결과 사흘 동안 100여장을 판매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할리스 커피는 필뮤직과 손잡고 컴필레이션 앨범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프레시 커피 로맨틱 스페이스’다.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운 매장 음반이 출시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 일렉트로닉, 라운지, 보사노바 등 젊고 감각적인 다양한 장르 15곡을 담고 있다. 할리스 매장은 물론 음악 전문 매장에서 동시에 판매되고 있다. 한편, 국내의 한 유명 베이커리 전문 체인도 유명 음반사와 손잡고 음판 판매 서비스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언젠가부터 CD숍들이 많이 없어지는 등 오프라인에서 유통구조가 열악해졌지만 CD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음반 업계에서는 소비자 접근성이 용이한 새로운 유통 경로와 음악 추천 채널을 개척해 장기적으로 음반 시장의 확대와 다양성을 확보하는 셈이고, 커피 전문점 등으로서는 종합 문화 공간으로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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