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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가진 자들의 사회적 겸손/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가진 자들의 사회적 겸손/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월가의 탐욕과 부패,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는 미국인들의 시위가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조직화하고 있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미국사회의 정치, 사회, 경제적 불평등 문제가 극심한 불황 국면을 맞이하면서 서민 생활의 고통스러운 체험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위자들은 텔레비전에 나와 대학을 나오고 열심히 일해도 집세도 제대로 못 낼 지경이라고 호소하기도 한다. 취업을 못했거나 실직자의 경우는 말할 나위도 없다. 결국 장기 실직이나 만성적인 저소득 문제가 따지고 보니 가진 자들, 있는 자들이 끼리끼리 작당하여 부당하게 더 가져가기 때문이라는 시민적 자각이 대규모 시위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시위는 미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 문제를 더욱 구체적으로 노출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960년대 시민인권운동처럼 사회개혁운동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에서도 미국 사례에 자극을 받은 시위가 조직되고 있다고 한다. 모방 시위가 얼마나 실익을 거둘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경제사회적 불평등 문제는 더 이상 방치·지연할 경우 사회적 폭발로 이어져 엄청난 국가적 비용을 물 수 있다. 특히 돈과 권력, 명예를 거머쥔 우리 사회 파워엘리트들의 이기주의 그리고 경제·사회적 불평등에 관한 무감각과 도덕적 해이가 우려를 넘어 언제 사회적 분노를 자아낼지 모른다. 구체적인 통계치가 없어도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는 자못 심각하다. 살던 집을 팔고 전셋집을 줄여가면서도 빚은 빚대로 남아 있는 가정이 부쩍 늘고 있고, 허드렛일을 하면서 최저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그나마 일감이 없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급속히 늘어난 가정 해체로 인한 소년소녀가장과 밥 굶는 아이들도 정부와 사회단체에서 약간의 보조금을 받는다 해도 여전히 방치상태나 다름없다. 대학에 있어 보면 청년 실업문제가 너무 심각하여 비싼 등록금을 내고 졸업하고서 아르바이트 일거리를 전전하는 졸업생을 안쓰럽고 미안해서 못 볼 지경이다. 사회적 소외계층의 비참한 생활은 가진 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우리 사회의 가진 자들도 나름대로 바쁘고 긴장 속에 산다. 대기업과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치열해지는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정부나 공적 조직, 언론, 대학 등에서 일하는 엘리트들은 권력과 명예, 돈을 놓고 이전보다 더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또 각자 소속된 집단을 위해 다른 엘리트 집단과 이해 다툼을 벌이고 때로는 끼리끼리 부와 권력을 나눠 갖기도 한다. 특히 지금 파워 엘리트 집단이 된 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도 개인 출세주의와 가족 이기주의를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1980년대 이후 경제 성장기에 엘리트 집단에 편입되고 경쟁적인 출세 가도를 달렸던 탓일 것이다. 보수와 진보 가릴 것 없이 적지 않은 지도층 인사들이 인사청문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위장 취업, 부동산 투기, 탈세, 표절 등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청렴한 공직자, 윤리적인 경영인이 인간 문화재처럼 보이는 세상을 살고 있다. 자기 이해관계에 충실한 가진 자들은 진실로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자를 배려할 여유를 갖지 못한다. 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복지예산을 늘린다고 하지만 흉내내기 수준이고, 언제나 대기업들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통한 국가 경제 살리기가 우선일 수밖에 없다. 환율을 올려 기업의 수출실적이 좋아지고 경제성장은 높아지지만 실익은 기업이 가져가고 그 영역에서 소외된 서민들의 상대적인 불평등과 소외감은 깊어만 간다. 한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 더 가지게 되고, 더 있게 되는 것은 온전히 개인의 노력의 결과일 수만 없다. 일정 부분 타인의 노력, 나아가 사회가 베풀어 준 은혜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진 자, 있는 자는 사회에 대해 감사와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집안이 잘되고 화목하려면 더 많이 교육받고 사회적으로 출세한 사람이 더 어려운 가족을 챙겨야 한다. 대한민국 공동체의 양극화 위기는 가진 자들의 집단 이기주의에서 비롯되고 있다. 소외된 시민들의 항거가 있기 전에 가진 자들의 나눔 운동이 선행되기를 기대한다.
  • 포스코·삼성·LG “무난” vs 정유·시멘트업계 “불만”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강제 할당에 산업계가 대책을 마련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10일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내년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라며 세부 목표치를 할당했다. 배출량이 많은 주요 업종의 대기업들은 세계적인 경제불황에 환경 부담까지 안게 되자 볼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터라 기류에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내년 전체 감축 목표의 20.6%인 96만 3000t을 할당받은 포스코는 정부의 발표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폐열회수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등 에너지 절약과 효율 강화로 내년 감축치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녹색성장에 대해 많은 연구와 노력을 했기에 내년도 감축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09~2013년 탄소 간접배출량 8400만t 저감을 목표로 하고 다양한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LG디스플레이도 “공정 온실가스 감축설비,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절감 설비 등 온실가스 및 에너지 절감 분야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할 예정”이라면서 “사내 녹색생활 실천 및 캠페인 등을 활성화해 최대한 온실가스 및 에너지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오일은 그동안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큰 그림은 있었지만 업계별·업체별 기준이 없었다면서 구체적인 안이 나온 만큼 목표치 달성을 위한 세부 계획을 세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업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너무 높다.”면서 “선진국도 아직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데 우리만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토로했다. 제조 공정상 이산화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시멘트 업체들은 정부 방침에 따르겠다면서도 배출량을 줄일 만한 마땅한 방법이 없어 고민 중이다. 시멘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료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오는 이른바 ‘공정배출’ 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면서 “유연탄보다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폐합성수지 등의 폐기물을 대체 연료로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산업부종합 hihi@seoul.co.kr
  • 금융권 사회공헌 늘린다

    10일 금융업계가 사회공헌활동사업 지출을 확대하고 고졸 인력 채용을 늘리기로 했다. 이날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간부회의에서 금융권이 ‘리셰스 오블리주’(Richess Oblige·부의 사회적 책임)를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반자본 시위와 관련해 경제 불황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국내 금융업계의 자구책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대내외 경제 불안을 감안, 은행권이 2011년도 사회공헌활동 사업에 전년보다 15% 증가한 약 6800억원을 지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회공헌활동사업 지출액의 증액률을 전년의 10%보다 5% 포인트 높였다. 업권별 지출액은 은행권 5923억원, 생명보험업계 888억원, 손해보험업계 363억원, 여신금융업계 347억원, 금융투자업계 332억원, 저축은행업계 32억원 등이다. 한편 은행장들은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사회를 열어 내달 열리는 공동 사회공헌활동인 은행사랑 네트워크에 대한 지원액을 10억원으로 종전보다 5억원 늘리기로 결의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김석동 “금융권 리세스 오블리주 필요”...금융업계 사회공헌활동 확대

     10일 금융업계가 사회공헌활동사업 지출을 확대하고 고졸 인력 채용을 늘리기로 했다. 이날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간부회의에서 금융권이 ‘리셰스 오블리주’(Richess Oblige·부의 사회적 책임)를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반자본 시위와 관련해 경제 불황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국내 금융업계의 자구책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대내외 경제 불안을 감안, 은행권이 2011년도 사회공헌활동 사업에 전년보다 15% 증가한 약 6800억원을 지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회공헌활동사업 지출액의 증액률을 전년의 10%보다 5% 포인트 높였다.  업권별 지출액은 은행권 5923억원, 생명보험업계 888억원, 손해보험업계 363억원, 여신금융업계 347억원, 금융투자업계 332억원, 저축은행업계 32억원 등이다.  보험업계는 저소득층 대학생의 고금리 학자금 대출상환과 교통사고 유자녀 생활안정 등을 위해 400억원을 지원한다. 은행권과 보험업계 등 금융업계는 고졸 직원의 야간대학, 사이버대학 진학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와 양해각서(MOU) 교환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업계는 학력 인플레와 고졸인력 실업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고졸인력 약 83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는 총 채용 예정인원 5만 1000명의 16% 수준이다.  한편 은행장들은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사회를 열어 내달 열리는 공동 사회공헌활동인 은행사랑 네트워크에 대한 지원액을 10억원으로 종전보다 5억원 늘리기로 결의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금융권, 어려운 때일수록 기업 지원을”

    “금융권, 어려운 때일수록 기업 지원을”

    이명박 대통령은 6일 세계 재정 위기와 관련해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이 수출과 기업 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우리가 세계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는 수출 경쟁력이 있으니 수출 보전 등 금융권에서 어떻게 지원할지 전략적으로 검토해 달라.”며 이같이 당부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회의는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지난달 26일 비상경제대책회의로 전환한 뒤 청와대에서 처음 갖는 것으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계 인사 19명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포함한 정부 인사 11명 등 모두 30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 속에서 금융산업의 차별화된 역할을 생각해 달라.”면서 “그러면 우리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우리는 위기에 철저히 대처하면서도 활력을 찾아야 한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으로 가자.”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금융기관이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 불황이 다시 왔다고 대출을 줄이거나 회수에 나설 경우 기업 활동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비 올 때 우산을 빼앗아가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또 “위기일수록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어려운 사람들이 더욱 어려워진다.”면서 “중소기업, 서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배려, 그리고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모두가 이렇게 어려울 때에는 약자층에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가 의무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주자는 의지를 한번 다져보자.”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이번 위기가 지난 2008년 금융 위기보다 충격이 오래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 참석자는 그러나 “해외 차입 여건이 나빠지기는 했지만 그동안 미리 자금 조달 노력을 강화했기 때문에 위기가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은행 등 금융기관의 외화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Dr. 코퍼의 경고

    Dr. 코퍼의 경고

    글로벌 경제의 나침반 역할을 해 왔던 금이나 원유 등 기존의 선행지표들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구리가격’의 변동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원유나 금보다 지정학적, 정치적 영향을 덜 받는 데다가 자동차, 건설, 해운 등 제조업 전반에 재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실물경제의 선행지표로 안성맞춤이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구리는 금융 시장에서 ‘닥터 코퍼’(Dr. copper)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구리 시세는 세계경제가 요동치기 시작한 지난 7월부터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리 가격이 세계 경기 침체를 경고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6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 4일 구리 선물 가격은 t당 6805달러로 2010년 7월 20일(6641달러) 이후 14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7월 1일의 9445달러와 비교하면 2개월여 만에 28%가 하락했다. 구리에 대한 수요는 전세계 주요국의 실물경제 수준을 그대로 반영한다. 실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중국이 사들인 구리는 전체 구매량의 38%다. 2, 3위을 기록한 미국과 독일의 구매량을 합친 것(17%)보다 2배 이상이나 많다. 각국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으로 사들이면서 값이 변동하는 금이나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원유에 비해 구리가 실물경제를 제대로 반영하는 이유다. 이런 맥락에서 구리 가격 하락이 시작된 지난 7월부터 세계경제가 침체 기미를 보인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금은 대다수 전문가들이 미국·유럽이 경기둔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이들 지역이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국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은 별로 없었다. 서지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간 중국이 전략적으로 구리를 비축하면서 가격이 올랐지만 미국과 유럽의 경제불안에 중국이 긴축정책을 펼치면서 7월부터 구리 가격이 하락한 것”이라면서 “구리 가격은 세계성장동력인 중국의 성장둔화를 반영하면서 7월에 이미 세계적 경기 둔화를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구리 가격의 하락세가 지난 9월 하순부터 더욱 가팔라졌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가 심해지고, ‘해결사’ 역할을 했던 중국마저 어려움에 처하면서 아시아 국가들까지 경기 침체에 전이될 수 있다고 해석한다. 재정부는 6일 펴낸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와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 가능성, 미국 경제 전망 악화, 중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미 미국 경기순환연구소(ECRI)는 미국경제가 새로운 불황에 진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철희 동양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행, 중국개발은행, 중국 수출입 은행들의 CDS 프리미엄도 크게 오른 데다가 지방정부의 부실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8~11%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위안화는 늘 가치가 상승해 선물 환율이 현물 환율보다 낮았지만 최근 들어 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등 중국 경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그리스·美 성난 노동자들… 대규모 시위 각계 확산

    ■ 그리스 - 긴축 반대… 공공부문 총파업 그리스 정부의 긴축 조치에 분노한 시민 수만명이 5일(현지시간) 대규모 시위를 벌이면서 그리스 전역이 마비됐다. 그리스 공공 부문은 정부가 공공 부문 근로자 3만명을 향후 1년 안에 해고하기로 결정한 데 항의해 이날 24시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총파업은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수도 아테네 신타그마 광장 의회 밖에서 열린 집회에는 2만명의 시민이, 북부 도시 테살로니키 시위에는 최소 1만명이 참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시위는 대부분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무정부주의 성향의 시위대 300여명이 진압 경찰에게 돌 등을 던지자 경찰이 최루가스로 대응하면서 적어도 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1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공공 부문 최대 근로자단체인 공공노동조합연맹(ADEDY)과 노동조합연맹(GSEE)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국내선·국제선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취소됐으며 정부 청사 건물과 주요 관광지, 법원, 학교 등이 폐쇄됐다. 이 단체들은 19일에도 대규모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시위대는 긴축 조치가 더 큰 불황과 빚을 초래할 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코스타스 치크리카스 ADEDY 의장은 “모든 노동자가 힘을 합쳐 권리와 수입을 침해하는 이번 조치에 맞서야 한다.”면서 “저항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의회에서는 정부의 긴축 조치를 국민투표에 맡기자는 제안도 나왔다. 하리스 카스타니디스 내무장관은 부채 위기에 대한 정부의 결정을 투표에 부쳐 국민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국민투표가 “쉽지 않지만 중요한 질문이 될 것”이라면서도 언제 투표를 실시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엘리아스 모시알로스 정부 대변인은 국민투표 계획을 부인했다. 그리스 국고는 다음 달 공공 부문 근로자 임금과 연금이 지급되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리스 정부는 지난 2일 66억 유로(약 10조 4500억원) 규모의 긴축안을 포함한 2012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주요 긴축 조치로 공무원 3만명을 예비 인력으로 전환해 이들에게 기존 급여의 60%를 지급하고 1년 안에 다른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해고한다는 방침이 결정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미국 - ‘99%’의 분노 노조도 가세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가 시작된 지 3주째로 접어든 5일(현지시간) 각계 직능단체 노조원 수천명이 가세한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대형 금융회사 직원들의 급여를 낮추라고 압박해 주목된다. 연준은 이날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25개 대형 은행의 금융위기 이후 임금과 보너스 지급체계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금융회사들은 금융위기를 가중시켰던 보상체계를 더 개혁하지 않으면 회사가 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면서 “급여를 통제할 수 있는 추가 조치를 마련하라.”고 경고했다. 이날도 오후 5시부터 맨해튼 남부 폴리 스퀘어에 최소 5000명의 시위대가 모여 월가 행진을 벌였다. 시위대에는 미 최대 노동조합인 산업노조총연맹(AFL-CIO)과 뉴욕시 교원노조, 자동차 제조업 노조, 운수노조 등 주요 직능단체 노조원들이 대거 참여해 월가 점령 시위가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를 이뤘다. 뉴욕 시립대 교직원단체 대표와 전국간호사연맹(NNU) 대표도 참가했다. 시위대는 북을 치면서 “미국을 구하라” “평등, 민주주의, 혁명” 등의 구호를 외쳤다. “우리는 (소득 대부분을 차지하는 1%를 제외한 나머지) 99%다.”라고 소리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경찰은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이 밀집한 주변 거리의 차량을 통제할 뿐 시위를 막지는 않았다. 기존에 소규모로 젊은이들이 주도하던 월가 점령 시위에 대규모 인원의 노조가 가세함에 따라 월가 시위가 다른 양상으로 발전할지 주목된다. 직능단체 노조들은 조직적인 시위 경험이 많아 기존에 산만한 경향을 보이던 시위대의 구호가 어느 한 방향으로 정리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교통노조 대표인 찰스 젠킨스는 시위장에 임시로 마련된 연단에서 “미국은 뭔가 잘못돼 가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왔는데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6일에는 수도인 워싱턴 DC의 백악관 옆 프리덤광장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다. 시위대는 프리덤광장 시위에서 부자와 기업에 대한 과세 강화, 전쟁 중단 및 국방 지출 삭감, 사회 안전망 보호, 청정에너지 경제 지원, 노동자 권익 보호, 정치자금 억제 등을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불황·유로존 4단계 위기에 신흥국 환율·증시 ‘휘청’

    美불황·유로존 4단계 위기에 신흥국 환율·증시 ‘휘청’

    4일 국내외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진 것은 유럽발 금융 위기와 미국의 이중침체(더블딥) 우려가 동시에 불거졌기 때문이다. 유로존 위기는 미국과 신흥국의 은행에 전이되는 심각한 4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역시 경기 회복세라는 기존의 해석과 달리 새로운 불황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다. 해결사로 기대되던 중국의 대형 은행들도 금융 위기 여파에 시달리고 있으며, 지방정부의 부실은 점점 더 확대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유로존의 위기는 그리스,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의 재정 문제로 시작됐지만 지난 7월 유로존 경제의 3, 4위 규모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전이되면서 2단계 위험으로 발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8월에는 그리스 등 재정 문제 국가의 채권을 많이 보유한 프랑스와 독일 은행으로 위기가 번지면서 3단계 위험으로 확대됐고, 지난달부터 미국 및 신흥국으로 전파되면서 가장 심각한 4단계 위험으로 발전했다. 실제 유럽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모건스탠리는 뉴욕 증시에서 지난달 30일 10% 이상 폭락한 데 이어 지난 3일(현지시간) 7.7% 추가 급락하며 12.4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08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모건스탠리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전거래일 대비 95bp가 오른 583bp로 치솟으며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제2의 리먼브러더스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미국의 더블딥 우려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미국의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1.3%로 시장 기대보다 높았지만 개인소득지표는 2009년 10월 이후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 미국 경기순환연구소(ECRI)는 미국경제가 새로운 불황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의 악재로 인해 신흥국의 피해가 상당하다. 달러 대비 신흥국 통화 환율은 크게 올랐고 신흥국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JP모건 EMBI+ 스프레드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9월과 유사한 수준이다. 특히 유럽 은행의 신흥국 대출금은 3조 4000억 달러로 미국(2990억 달러)이나 일본(7270억 달러)보다 월등히 많다. 급격한 자금 회수로 인한 피해도 우려되는 셈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시장점유율 사상 최고… 삼성, 제 갈 길 가겠다”

    “시장점유율 사상 최고… 삼성, 제 갈 길 가겠다”

    “삼성전자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밖에서 뭐라고 하든 삼성은 제 갈 길을 가겠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글로벌 경제가 본격적으로 불황에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하며 ‘뚝심의 삼성’을 강조했다. ●2011 동반성장 워크숍 개최 최 부회장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2011 삼성전자·협성회(삼성전자 협력사 모임) 동반성장 워크숍’에서 “세계 경기가 이중침체(더블딥)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안 좋은 상황이 지속될 것 같다.”며 “소비자 주머니가 안 열리고 수요도 안 따라 주는 등 아주 어두운 환경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부회장은 지난달 덴마크, 스위스, 독일, 러시아 등 유럽과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미주 지역을 방문해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삼성전자 TV가 30~4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3차원(3D) TV, 스마트TV 등 고가 제품의 경우 50~60%의 점유율에 이르고 있다.”며 “무선 제품도 유럽 전 나라에서 30~40%의 점유율로 1등을 하는 등 사상 최고를 달리고 있는 만큼 협력사와 힘을 합쳐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위기를 헤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협력사 지원 아끼지 않을 것” 최 부회장은 “이같이 세계 경제가 어렵고 경기가 안 좋아도 열심히 힘을 합쳐 노력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동반성장의 좋은 사례가 아닌가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브랜드를 각인시키면 (향후) 경기가 좋아질 경우 자동으로 판매량이 올라가고 경영 여건도 좋아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는 “밖에서 뭐라고 하든 삼성은 제 갈 길을 간다. 파트너인 협성회와 성과를 만들고 있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협력사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는 삼성전자 협력사 모임인 협성회 소속 기업인 180여명과 삼성전자 경영진 50여명이 참석했다. 협력사 대표들은 중국 업체들과의 납품 단가 경쟁 등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국 원화는 공포지수 통화”

    “한국 원화는 공포지수 통화”

    ‘원화는 VIX(공포지수) 통화나 다름없다.’ 지난 1일 우리나라 통화(원)에 대해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가 내린 평가다. 환율의 진폭이 큰 원화가 현재 세계경제의 변동성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의미다. VIX(Volatility Index)는 원래 변동성지수로 공포지수로도 불린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 상장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옵션이 앞으로 30일간 어떻게 변동할 것인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보여준다. 즉 공포지수가 크면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는 뜻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공포지수처럼 시장의 불안심리를 반영하는 까닭은 한국이 수출주도형 경제국이라 세계경제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호황기에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투기 자본이 모이지만 불황기에는 투기 자본들이 다른 곳에서 잃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자금을 회수하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10%가량 하락, 재정위기의 한 축인 유로화(7.8%)보다 가치가 더 하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외환시장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도 적용된다. 지난달 후반 코스피지수는 거래일 3일(22·23·26일) 연속 하락, 이 기간 동안 10.9%가 폭락하기도 했다. 금융시장이 세계 경제에 휘둘리다 보니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한달 동안 90bp(1bp=0.01%)가 올랐다. 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뉴욕시장에서 한국 정부 발행 외화채권에 대한 5년 만기 CDS프리미엄은 전날보다 24bp오른 219bp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5월 1일 246bp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8월 말 CDS프리미엄 128bp에서 한달 만에 91bp가 폭등한 것이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 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 주는 금융파생상품이다. CDS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국가 신용도가 나빠져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의미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실물은 불황·지표는 호황… 체감 패러독스

    실물은 불황·지표는 호황… 체감 패러독스

    경제 위기 상황을 맞았지만 어음부도율은 점점 낮아지고,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은 증가세다. 신용카드 사용액도 높아지고 있다. 불황에는 육아비 걱정에 아기를 덜 낳는다는 통념을 깨고 출생아 수도 늘고 있다. 금융위기가 실물 경제로 전이되면서 투자할 곳은 없고, 고물가에 실질 임금이 줄면서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과는 반대 현상이다. 하지만 호황에서 나타나는 체감지표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금융위기의 패러독스’인 셈이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어음부도율은 0.01%로 지난 1월(0.01%)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백화점 매출액은 지난해 8월에 비해 8.3% 증가했고 마트도 2% 늘었다. 기획재정부의 ‘그린북’(국내외 경기흐름을 분석한 경제동향보고서)에 따르면 8월 신용카드 승인액은 전년 동월보다 19.8% 증가했다. 출생아 수는 지난 7월까지 17개월간 증가세(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 통계들을 분석해 보면 호황의 지표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어음이 부도가 나는 확률은 낮은 수준이지만 실제 부도 업체는 증가세다. 부도업체(법인+개인사업자)는 7월 96개에서 8월에 103개로 6.8% 늘었고 신설법인수는 같은 기간 5639개에서 5126개로 9.1% 감소했다. 경기 침체가 예상돼 자영업을 시작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8월 백화점 매출도 이른 추석으로 인해 식품 등의 소비 증가(15.6%)가 큰 영향을 미친 결과다. 경기에 가장 민감한 여성 의류 매출은 1.8% 감소했다. 명품 구입은 지난해 8월보다 14% 늘었지만 증가폭은 점점 줄고 있다. 8월 대형마트 매출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 증가했지만 경기 둔화 우려에 따라 의류(-1.4%)와 잡화(-2.4%) 등의 매출은 줄었다. 신용카드 승인 실적은 왜 증가했을까. 업계에서는 물가가 오르면서 현금 대신 무이자 할부와 할인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 사용이 늘있고, 연말 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자는 “1만원 이하의 구매 시에도 카드를 쓰는 비율이 늘어난 것도 실적 증가에 기여했을 것”이라면서 “실제 2010년의 경우 2009년에 비해 1만원 이하 카드 소비가 22%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출생아 수 증가는 베이비붐 세대 자녀인 ‘베이비붐 에코세대’(1979~83년 출생) 연령층이 결혼해 아이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연령별 인구는 70만~80만명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최근의 출생아 수 증가가 경기 향상에 따른 추세적인 것보다 인구학적인 일시적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국세청만큼 행복한 기관도 드물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말이면 연초에 목표했던 세수보다 무려 5조원이 더 걷힐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사실 지표의 모순 속에서 서민들이 고통을 받는 상황이 가려질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도 지표들을 해석할 때 총체적인 숫자만 가지고 판단하지 않는다.”면서 “소득의 양극화로 인해 전체 소비는 늘지만 서민이 고통받는 경우가 많아 이 점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개인소득 22개월만에 ↓… 엔고 日, 해외투자 나서고

    미국 버지니아에 사는 마이크 햄턴은 요즘 고민이 많다.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일대에 콘도와 상가를 10여채 갖고 있는 그는 2008년 금융위기를 맞기 전까지만 해도 임대수입으로 한달에 4만 달러 정도를 벌었다. 하지만 요즘은 경기불황으로 그가 소유한 상당수의 부동산이 임대되지 않고 있다. 그는 “과거 경기가 좋았을 때 벌어놓았던 돈을 지금 다 까먹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 지난 6월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가 실시한 ‘플러싱 한인상권 공실률 실태 조사’ 결과, 유니언 스트리트와 노던블러바드, 먹자골목으로 불리는 머레이힐 상권 등 3개 지역의 상점 공실률이 평균 11.6%에 달했다. 공실률이 5% 미만에 불과했던 3~4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부동산이 잘 안 팔리고 임대가 잘 안 되자 주인들이 손실을 보전하려 그나마 임대가 잘되는 지역의 임대료를 올리면서 서민들의 임차료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소비자들의 8월 개인소득은 전월보다 0.1% 줄어 1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일본에서는 올해 1월 3일 1만 228.92포인트를 기록한 닛케이지수가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30일 8700.29포인트를 나타냈다. 주가 하락은 그나마 주식시장을 지키던 개인 투자자들의 발길을 해외로 돌리게 했다. 주오 미쓰이 자산운용의 다라오카 나오테루 매니저는 “해외 경제의 전망이 어둡고 엔화까지 강세를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시장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경상흑자 확 줄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가 4억 달러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기업의 하계휴가 때문에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어난 결과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4분기에 글로벌 경기둔화가 심해질 것이어서 흑자를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율 시장 역시 간신히 흑자를 기록한 경상수지 지표가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8일보다 2.3원 오른 1173.5원을 기록했다. 8월 경상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8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 갔으나 흑자 규모는 지난 1월 1억 6000만 달러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7월보다는 흑자 규모가 33억 7000만 달러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기업의 하계휴가로 인한 상품수지 감소를 주요한 이유로 보고 있다. 상품수지는 전월보다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면서 흑자규모가 47억 3000만 달러에서 4억 8000만 달러로 크게 줄었다. 수출은 457억 9000만 달러로 지난 2월 372억 3000만 달러 이후 가장 적었다. 반면 수입은 453억 1000만 달러로 지난 5월 455억 2000만 달러 이후 가장 많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이 7월에 미리 수출신고를 해 놓고 휴가를 떠나기 때문에 7월과 8월은 떼어놓고 생각해선 안 된다.”면서 “7월과 8월의 흑자액을 합한 41억 달러를 둘로 나눈 약 20억 달러가 8월의 평균 흑자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8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8월(19억 8000만 달러)보다 크게 적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라 경상수지가 4분기에 적자로 돌아설 수 있으며 그렇지 않다면 수입도 크게 줄면서 불황형 흑자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世銀 “개도국으로 위기 확산”

    22일(현지시간) 중국 및 유로존 경제지표 부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회의적인 경제전망, 미국·유럽 은행들의 잇따른 신용등급 강등이 맞물리면서 23일까지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자 더블딥 공포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치권의 첨예한 분열과 유럽의 정치적 마비 상태가 더블딥 우려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22일 지적했다. 조지 소로스 전 소로스펀드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미국 경제는 더블딥에 빠져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이달 월스트리트저널의 전문가 설문에 따르면 미국이 1년 내에 불황에 빠질 가능성은 3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를 하루 앞두고 양 기관의 수장들도 잇따라 경기 하강 위험을 경고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글로벌 경제가 위험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면서 “일부 국가는 적자를 감축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부족한데, 각국 정부는 빚 통제와 관련해 신뢰할 만한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선진국이 더블딥에 처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지만 매일 자신감이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선진국발 위기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성장 후퇴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선진국의 경제위기가 개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 유럽과 일본, 미국은 다른 나라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자국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세계 경제를 불황에서 건져 낼 신흥국들의 경기 전망은 암울하다. 특히 세계 경제의 엔진인 중국의 9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49.4로 전달 49.9보다 하락했으며, 3개월 연속 기준치 50 이하를 밑돌고 있다. 기준치 50 이하는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뜻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금융시장 트리플 약세에 떤다

    22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785.69로 밀렸다가 연기금 매수에 힘입어 1800.55로 간신히 1800선을 턱걸이했다. 원·달러 환율은 29.9원 오른 1179.8원으로 1180원 코앞에서 급등세를 멈췄다. 환율이 1200원선을 위협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달 들어 증가폭이 너무 가파르다. ●외환당국 별다른 대응방안 없어 지난 2일 1062.15원이던 환율은 꼭 3주일 만에 115.65원 올랐다. 110원 이상 상승은 물가가 0.7% 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율 급등이 구조적인 현상이고 외환 당국의 대응방안이 별로 없다는 데 전문가들의 인식이 일치한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아침 신제윤 재정부 1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국제금융시장을 면밀히 주시하라고 지시했을 뿐이다. 외환 당국은 “정부는 어떤 방향이든 시장의 과도한 쏠림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시장 개입성 발언을 했으나 환율 급등에 속수무책이었다. 그리스의 부도와 스페인·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 같은 악재가 터지면 자금 유출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의 재정위기에 따른 달러화 강세, 미국 경제 불황 등이 겹쳐 있는 상황이라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佛 신용강등땐 자금유출 심화 한편 국가 부도 위험 수준을 나타내는 한국 CDS 프리미엄이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국내 은행들의 CDS 프리미엄도 급등했으며 국내 외화자금 사정을 나타내는 통화스와프(CRS) 금리도 악화됐다. 한국 정부 발행 외화 채권에 대한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21일 뉴욕시장 종가 기준으로 전날보다 14bp 폭등한 173bp(1bp=0.01%)로 2009년 7월 17일 178bp 이후 가장 높았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1일 101bp에서 미국 신용등급 강등 직후 121bp로 급등했다. 이후 불과 한달 반 만에 50bp나 치솟았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 등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 주는 금융파생상품이다. 임주형·오달란기자 hermes@seoul.co.kr
  • 끝내 위기 국면으로… 금융대란, 실물경제로 전이중

    끝내 위기 국면으로… 금융대란, 실물경제로 전이중

    미국은 초저금리 정책과 양적완화 대책 등을 내놓고도 이중침체(더블딥)의 앞에 서 있고 유로존 역시 재정 위기와 신용경색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시장은 선진국 정부의 대책에 기대하고 실망하기를 반복하면서 지쳐 가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금융위기는 실물위기로 전이되고 있다. 22일부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가 열리지만 전문가들은 국제 공조를 해도 더 이상 내놓을 방안이 없다고 했다. 그나마 내년에 구원투수 ‘중국’이 나서 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22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전남 여수 디오션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포럼에 참석해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세계 4대 경제의 부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 부진은 2~3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역시 정책 수단이 제한적인 데다 대지진 여파 때문에 경기침체 장기화를 예상했다. 특히 유럽 경제의 경우 세 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한 흐름이 지속된다. 만일 그리스가 유로존의 용인하에 디폴트될 경우 금융시장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그리스를 제외한 국가들에는 단기적 영향에 그친다. 하지만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고 이탈리아·스페인에 전이될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대규모 충격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구원투수로 기대하는 중국도 높은 물가 상승률과 성장세 둔화가 문제다. 정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물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글로벌 정책 공조에 나서기는 어렵다.”면서 “특히 중국은행이 유럽계 은행에 대한 장기선물환 거래를 중지한 점을 볼 때 아직 글로벌 정책공조를 진정으로 나설 시기가 안 됐다.”고 평가했다. 각종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는 급속도로 실물위기로 옮아가고 있다. 그간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았던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의 그리스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이나 8월 5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도 크게 움직이지 않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들어 급격히 치솟았다. 이는 곧바로 실물경기 침체 우려로 이어지면서 경기 전망을 어둡게 했다. 이날 LG경제연구원은 국내 경제성장률이 올해 3.8%, 내년 3.4%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강세는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제불황이 겹쳐 있는 상황이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서 “중국이 지금은 글로벌 정책공조에 나설 상황이 못 되지만 내년에는 정체된 세계 경제에 돌파구를 만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시진핑으로 정권이 교체되고 새 정부가 출범하면 성장 관련 정책이 쏟아져 나오면서 긴축 기조가 풀릴 것이라는 얘기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세계 경제, 더블딥으로 가나

     22일(현지시간) 중국 및 유로존 경제지표 부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회의적인 경제전망, 미국·유럽 은행들의 잇따른 신용등급 강등이 맞물리면서 23일까지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자 더블딥 공포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치권의 첨예한 분열과 유럽의 정치적 마비 상태가 더블딥 우려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23일 지적했다. 조지 소로스 전 소로스펀드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미국 경제는 더블딥에 빠져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이달 월스트리트저널의 전문가 설문에 따르면 미국이 1년 내에 불황에 빠질 가능성은 3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례 총회를 하루 앞두고 양 기관의 수장들도 잇따라 경기 하강 위험을 경고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글로벌 경제가 위험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면서 “일부 국가는 적자를 감축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부족한데, 각국 정부는 빚 통제와 관련해 신뢰할 만한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선진국이 더블딥에 처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지만 매일 자신감이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선진국발 위기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성장 후퇴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선진국의 경제위기가 개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 유럽과 일본, 미국은 다른 나라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자국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세계 경제를 불황에서 건져 낼 신흥국들의 경기 전망은 암울하다. 특히 세계 경제의 엔진인 중국의 9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49.4로 전달 49.9보다 하락했으며, 3개월 연속 기준치 50 이하를 밑돌고 있다. 기준치 50 이하는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20일 IMF의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0.3%에서 올해 9.5%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도도 지난해 10.4%에서 올해 7.8%로 경제성장 전망치가 대폭 깎였다.  이번 금융시장의 대혼란으로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현을 떠올리고 있다. 길레르모 오르티즈 전 멕시코 중앙은행장은 “2008년 우리가 목격했던 많은 현상들이 오늘날 유럽에서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는 역사상 가장 긴 금융위기에 직면했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현정은 회장 제4이통으로 ‘돌파구’

    현정은 회장 제4이통으로 ‘돌파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해운업 불황과 남북관계 경색의 이중고를 털어내기 위한 ‘출구전략’으로 이동통신 사업을 낙점했다. 지난해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적극적인 유상증자로 쌓아 놓은 자금은 든든한 실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의 이번 선택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 현대전자를 통해휴대전화 제조사업을 하다가 철수한 뒤 통신사업에 재도전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20일 재계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현 회장은 중소기업중앙회 주도로 준비 중인 제4 이동통신 IST(인터넷스페이스타임) 컨소시엄 참여를 적극 검토 중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제4 이동통신 컨소시엄에 투자하겠다는 뜻을 전달해 실무협상을 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투자액 등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컨소시엄에 2000억~2300억원을 출자해 2대 주주로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금주 내에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양승택 IST 컨소시엄 대표와 만나 컨소시엄 구성과 운영 등에 대해 최종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측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 회장에게 이동통신 참여는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카드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이 중기중앙회와 함께 이동통신 시장에 참여한다면 SK·KT·LG 등 국내 10대 그룹이 주도하는 국내 통신시장에서 본격적인 요금인하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동통신 사업이 과거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김회재 대신증권 통신서비스 연구위원은 “이동통신사업 추가 참여에 대해선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지만 정부가 와이브로 사업을 정치적으로 밀어주는 게 변수”라고 전망했다. 만약 현 회장이 성공한다면 현대그룹은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주력사업인 해운업(현대상선)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으나 이동통신 참여로 추후 해운시황 호황 때까지 시간을 벌고, 동시에 그룹 경영권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또 현대건설 인수 실패와 대북사업 재개 좌절로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포석도 지닌다. 그룹의 재무사정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 현 회장은 지난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계열사에 적극적인 유상증자를 주문했고, 이 과정에서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현대그룹은 올해부터 재무구조약정 체결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2009년 말 277%이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199%로 크게 낮아졌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유럽 홈리스 급증… 불황이 낳은 ‘新사회층’

    “우리 모두는 잠재적인 홈리스다.”(그리스의 홈리스 페트로 파파도풀로스) 유럽 전역을 휩쓸고 있는 긴축 재정과 고실업의 여파로 영국과 프랑스, 그리스 등지에서 홈리스가 급증하고 있다. 외신들이 이들을 두고 심각한 부채 위기와 사회적 혜택의 삭감에 희생된 ‘뉴제너레이션’(새로운 세대)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 사는 페트로 파파도풀로스(40). 그는 아테네의 한 레스토랑에서 18년간 양고기와 무사카를 요리하다 지난해 실직했다. 이후 결혼을 위해 장만한 아파트도 융자금을 감당하지 못해 잃어버리고 거리로 내몰렸다. 그는 “인생이 180도 바뀌어 버렸다. 모든 걸 잃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홈리스 보호소에 의탁한 그는 폐허가 된 거리의 빌딩에서 잠자리를 찾으려고 떠돌던 일을 떠올리며, “내가 겪고 있는 일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현재 그는 보호소에서 홈리스 50인분의 점심 식사를 준비하는 일을 맡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그리스의 홈리스 숫자가 최근 2년 사이 20~25% 늘어 최대 2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성인이 돼서도 부모와 함께 살거나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이 연금으로 살아가는 사례가 많은 그리스에서는 충격적인 수치”라고 보도했다. 그리스의 사례는 불경기와 긴축에 허덕이는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낯선 모습이 아니다. 통신은 “실업률 증가와 주택 부족, 공공 보조금의 삭감 등이 많은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고, 비교적 안전지대에 있다고 믿어 온 사람들의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에서 빈곤층을 지원하고 있는 가톨릭 계열의 카리타스 자선단체는 2009년과 2010년 사이에 그들의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 수가 25% 늘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수년간 최고의 증가세다. 카리타스 대변인 레나토 몰리나로는 “경제위기로 더 많은 부부가 갈라서고 있고, 실질 수입은 줄고 있으며, 실직률과 주택 사정은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업률이 21%로 유럽연합(EU)에서 가장 높은 스페인에서는 홈리스 보호소에 몸을 맡긴 사람이 2008~2010년 사이 15.7% 증가했다. 유로존에 속하지 않는 영국에서도 홈리스 가족의 숫자가 지난 1년 동안 10% 4만 4160 가구 늘었다. 프랑스에서는 2008년 10만명 안팎이던 홈리스가 올 초 13만~15만명까지 치솟았다. 프랑스 적십자사는 가출 청소년과 구매력이 감소한 연금 수령자, 망명 신청자들로 인해 홈리스가 충격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들은 “긴급 자금은 대개 먹고 잠잘 곳이 있는 사람을 돕는 데 쓰이고, 대신 홈리스의 사회 재진입을 돕는 장기적인 계획은 지출 삭감이라는 명분으로 폐기되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영화프리뷰] ‘코쿠리코의 언덕에서’

    [영화프리뷰] ‘코쿠리코의 언덕에서’

     1963년 일본 요코하마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하숙집 코쿠리코. 이곳 살림은 열여섯 여고생 우미의 몫이다. 우미는 선원으로 일하다가 실종된 아버지를 그리며 매일 아침 안전을 기원하는 깃발을 올린다.  때는 도쿄올림픽이 열리기 딱 1년 전. 낡은 것을 모조리 새롭게 바꾸려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우미가 다니는 고등학교 고위층도 낡은 동아리 건물을 철거하려 한다. 우미는 학생신문 편집장 슌과 함께 역사와 추억이 깃든 동아리 건물 보존 운동에 나선다.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슌은 우연히 우미의 돌아가신 아버지 사진을 보고 자신의 친아버지라고 확신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상징 지브리의 신작 ‘코쿠리코의 언덕에서’(사진)가 오는 29일 개봉한다. 지브리 팬이라면 불안할 수도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아들 고로가 메가폰을 잡았기 때문.  2006년 ‘게드전기-어스시의 전설’은 고로와 지브리 스튜디오 모두에게 악몽이었다. 하야오 감독이 시사회 도중 문을 박차고 나갔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지브리의 독재자 하야오는 또 한번 아들에게 기회를 줬다. 완벽주의자인 그가 단지 후계자를 찾지 못해서, 혹은 아들이기 때문에 연출을 맡겼을 리는 없을 터.  ‘코쿠리코의 언덕에서’는 지브리인 동시에 지브리가 아니다. 지브리 작품으로는 드물게 사람만 나오는 영화의 프러덕션 디자인과 그림은 일본 가정식처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지브리의 최대 강점인 인물 표정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늘 지브리 영화의 중심에 서 있는 소녀 캐릭터는 물론 동아리 건물을 가득 메운 학생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장면에서는 장인의 섬세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기대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환경, 생명, 자연과의 공존 등 시공간을 뛰어넘는 거대 담론을 판타지 형식으로 풀어내는 ‘지브리스러움’에 익숙했던 한국 팬에게 영화의 주제의식은 당황스럽다. 굴곡진 1940~50년대를 관통했던 부모 세대의 이야기를 전하며 우미와 슌으로 대표되는 일본 베이비붐 세대에게 희망을 품고 새롭게 출발하라고 격려한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집단 일본은 1964년 도쿄올림픽을 통해 화려하게 세계무대에 컴백했다. 일본의 중장년층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시절일 터. 40여년의 시간이 흐른 뒤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자신감을 잃어버린 오늘날 일본 젊은이들에게 지브리가 던지는 메시지일지도 모르겠다.  우미와 슌 사이에 얽힌 ‘출생의 비밀’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너무 착한, 혹은 계몽적인 드라마에 ‘힘’을 주고 싶었던 것인지는 모르지만 지브리답지 않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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