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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책세상] ‘원전, 화이트아웃’

    [지구촌 책세상] ‘원전, 화이트아웃’

    ‘원전, 화이트아웃’(고단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하고 있는 원전 재가동의 위험성을 고발한 소설이다. 지난해 9월 출간된 이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 지금까지 19만부 팔렸다. 출판 불황에도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린 것은 저자가 일본 정부의 현역 관료라는 점, 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상당 부분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서 현재진행형의 일을 다루고 있는 점, 일본의 ‘원전 마피아’ 실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의 흥미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소설은 시점을 명시하진 않지만 지난해 7월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일을 암시하면서 시작된다. 원전 마피아의 한 축을 이루는 ‘일본전력연맹’의 상무가 보수당이 압승했다는 출구조사를 보고는 “이제야 질서가 회복됐다”고 혼잣말을 한다. 그가 말하는 질서란 ‘여소야대 해소’라는 정국의 얘기가 아니다. 10개 전력회사에 의한 지역 독점, 원전 추진, 정·관·재계의 관계가 복원되는 것을 의미한다. 후쿠시마 사고로 가동을 중단한 원전이 어떻게 원전 마피아에 의해 재가동의 길을 걷는지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원전 재가동의 열쇠를 쥔 관료, 그 관료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정치인, 그 정치인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관료에게는 퇴직 후 자리를 알선하는 전력업계는 그야말로 권력과 금력으로 얽혀 있는 마피아의 세계와 다름없다. 저자는 소설에서 이런 3각 구도를 ‘몬스터 시스템’이라고 표현한다. 즉 전력회사는 자재 구입이나 공사 때 적정 가격보다 높게 업자와 수의계약을 맺는다. 업자가 이 금액의 일부를 전력업계의 임의단체에 상납하면 이 단체는 현역 정치인에게 합법적으로 헌금하거나 낙선 정치인과 퇴직 관료에게 일자리를 알선하는 구조다. 아베 신조 정권의 일본에서는 원전 재가동 계획이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르면 올여름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재가동 신청을 한 원전에 대해 허가를 내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와카스기 레쓰라는 필명을 쓰고 있는 저자는 프로필에서 ‘도쿄대 법학부 졸업, 국가공무원 1종시험(행정고시에 해당) 합격, 일본 정부 근무’라고만 밝히고 있다. 책이 나오자 일본 정부에선 ‘범인 색출’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저자의 신원이 밝혀졌다는 얘기는 없다. 저자는 지난해 11월 도쿄신문과 가진 복면 인터뷰에서 “(정부는) 국민들로부터 월급을 받고 일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눈을 속이고 재가동을 향해 달리고 있다. 웃긴 정의감일지 모르지만 이런 비겁한 일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 현대상선, 조직 슬림화로 위기 탈출 모색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비용 절감에 나섰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그룹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상선은 기존의 국내조직 3부문, 13개 본부, 2담당, 1지사를 오는 21일부터 7총괄, 2센터로 변경한다고 10일 밝혔다. 별도로 운영하던 4개 해외본부도 영업총괄 산하로 배치했다. 기존의 기획·지원 부문, 컨테이너사업 부문, 벌크사업 부문 등 3개 부문과 본부는 폐지되고 기능 중심의 7개 총괄과 2센터가 신설된다. 7개 총괄에는 혁신·전략 총괄을 신설해 회사 수익 개선 사업에 집중하고 운영총괄을 별도 조직화해 전사적 비용 관리를 강화한다. 이 외에도 총괄에는 트레이드·마케팅 총괄, 영업총괄, 재무총괄, 인사·지원총괄, 벌크사업총괄 등이 있다. 2개 센터는 계약과 비용 심사 등의 업무를 하는 VCC센터와 항로기획센터로 나뉜다. 또 현대상선은 해외조직을 통폐합해 연간 380만 달러의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현대상선 측은 “사장 밑에 부문이 있던 것을 없애고 바로 7개 총괄을 만들어 보고 체계를 3단계에서 2단계로 간소화해 의사결정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직을 대폭 줄였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인력 구조조정은 확인하기 어렵다.”며 “구체적으로 얘기가 나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말 현대증권 매각 등을 통해 3조 3000억원대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내용의 자구계획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현대증권과 현대자산운용·현대저축은행을 일괄 매각하는 것이다. 또 현대상선이 보유한 항만터미널 사업의 일부 지분과 반얀트리 호텔 매각 등 계열사 구조조정을 하기로 했다. 현대증권은 현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매각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LNG 운송사업 부문 매각 진행 등으로 1조 6100억원 규모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극심한 해운업 불황 등으로 현대상선이 대규모 적자를 내 현대그룹이 구조조정에 들어간 만큼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려면 현대상선의 수익성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기업·그룹평가본부 실장은 최근 발표한 ‘현대그룹의 구조조정 성공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계획된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부채비율은 상당히 개선되겠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현대상선 영업 수익력 회복 없이는 정상화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아웃도어 특집] 변덕스러운 봄날씨 아웃도어 패션의 완성은 ‘바람막이 재킷’

    [아웃도어 특집] 변덕스러운 봄날씨 아웃도어 패션의 완성은 ‘바람막이 재킷’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최근 몇 년간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패션업계 불황 속에서 나홀로 승승장구하는 배경에는 기후변화와 경기침체가 있다. 올봄처럼 변덕스러운 날씨에는 바람 잘 막아주고, 땀도 잘 통하며, 웬만한 비에도 견디는 아웃도어 재킷 하나면 끝이다. 언제부턴가 주머니가 점점 가벼워지는 가운데 하나의 재킷으로 야외활동과 도심을 종횡 무진할 수 있으니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이런 까닭에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아웃도어 시장 규모가 지난해 6조 9000억원보다 16% 증가한 8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의 25% 성장보다는 줄어들었지만 올해 전체 패션시장 성장률인 4.4%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국내 전체 패션시장(올해 약 36조 3820억원 추정)의 약 22%에 해당하며,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기에 신규 브랜드 런칭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제품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노스페이스는 아웃도어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한 20~30대 젊은 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무거운 배낭을 메고 험난한 등산을 감행하는 대신 멋지게 차려입고 야트막한 산을 오르면서 2~3시간 재충전 꾀하기를 원한다. 노스페이스가 선보인 ‘다이나믹 하이킹 컬렉션’은 기능은 물론 멋스러운 차림새가 가능한 제품들로 구성돼 있다. 주력 제품인 ‘다이나믹 드라이 재킷’은 방수·방풍·투습 기능이 뛰어난 자체 소재 하이벤트 3D 원단을 사용했다. 안감 표면에 미세한 요철 구조를 적용해 내부의 공기순환 효율을 높였고, 땀에 젖었을 때에도 재킷이 피부에 달라붙거나 끈적이지 않는다. 모자를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으며 휴대용 주머니가 포함돼 있어 재킷을 담아 갖고 다니기 편하다. 남성용, 여성용 모두 21만원. 코오롱스포츠는 도심에서 정장이나 캐주얼 못지않게 멋스러운 연출이 가능하면서 방풍·방수 기능까지 더해 유용한 외투를 대거 출시했다. 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으로 활용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고 있어서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과거 아웃도어 재킷들이 활동성을 중시해 길이가 짧았다면 올해는 패션에 방점을 찍어 길이가 긴 사파리류나 트렌치코트 스타일의 재킷이 많아진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남성 바람막이 재킷 ‘로건’은 후드와 어깨 상단에 방수 소재를 적용해 생활방수 기능을 높였다. 몸판과 소매 하단에는 투습성이 강화된 코오롱스포츠 자체 방풍 소재인 아토텍을 적용해 기능성을 높였다. 또한 마찰이 잦은 어깨와 팔꿈치 부분에 나일론 보강 원단을 사용해 내구성도 강화했다. 19만원. 여성용 ‘팩라이트 트렌치 방수코트’는 더블 브레스트 스타일로 일상복으로 손색이 없다. 고어텍스 팩라이트 소재를 사용, 방수기능이 탁월해 궂은 날씨에 더욱 유용하다. 39만원. 남성 사파리 경량 재킷 ‘테오’는 세련된 색상과 가벼운 소재, 소매 상단에 다이아몬드 퀼팅 스티치가 조화를 이뤄 감각적인 디자인을 보여준다. 가벼운 나일론 소재를 사용해 옷을 입었을 때 편안하며, 소매 상단과 팔꿈치 부분에는 신축성이 뛰어난 소재를 적용해 활동성을 높였다. 일체형으로 된 후드와 허릿단 이면에는 스트링으로 품을 조절할 수 있으며, 소매단은 스냅 단추로 여밀 수 있어 깔끔하다. 18만원 라푸마의 ‘더핏’ 바람막이 재킷은 패션에 민감한 등산 초보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가볍고 신축성이 좋아 트레킹에 적당하다. 밝은 포인트 칼라를 덧대어 화사한 느낌을 준다. 컬러는 남성용이 라임, 그린, 실버, 블루 등 4가지 색깔로 출시됐으며 여성용은 레드, 카키, 오렌지 컬러로 출시됐다. 각각 15만·18만원이다. 몽벨의 ‘우르겔Ⅱ’는 우수한 방풍기능과 통기성을 자랑하는 윈드스토퍼 액티브 쉘 3L 소재를 사용했다. 무게를 더욱 줄였고 인체공학적 패턴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가벼운 스포츠 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두루 활용할 수 있다. 색조가 다른 두 가지 색상을 사용한 감각적인 배색과 지퍼 부분의 컬러가 포인트가 돼 더욱 멋스럽다. 29만 8000원. 블랙야크는 올해 라인을 더욱 세분화했다. 전문성을 강조한 익스트림피크에서부터 트레킹에 적합한 백컨트리를 비롯해 학생이나 젊은층도 캠핑이나 도시, 일상복으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유컴포트 등을 소비자들이 상황에 맞춰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유컴포트 라인 중 ’U리얼재킷’은 재킷 하나만으로 멋스러운 차림새가 완성돼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다. 화려한 밀리터리 무늬와 대칭형의 주머니가 조화를 이룬 디자인이 독특한 느낌을 살려준다. 방풍과 생활방수는 기본이다. 19만 8000원.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현대오일뱅크, 울산항에 28만㎘ 규모 오일 터미널 준공… 동북아 오일허브 중추기지 역할 기대

    현대오일뱅크, 울산항에 28만㎘ 규모 오일 터미널 준공… 동북아 오일허브 중추기지 역할 기대

    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정유업계 최초로 돈을 받고 유류를 저장해 주는 유류저장사업에 뛰어들었다.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불황 타개 및 신성장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9일 울산시 울주군 현대오일터미널에서 권오갑 사장과 박종록 울산항만공사 사장, 정수철 울산항만청장, 박성환 울산시 부시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류저장시설 준공식을 가졌다. 상업용 유류탱크터미널은 총 1000억원을 들여 울산신항 남항부두 앞 매립지 8만 7000㎡에 조성됐다. 5만DWT(재화총화물톤수)급 유조선을 댈 수 있는 부두와 총 28만㎘의 석유제품을 수용할 수 있는 저유탱크 35기를 건설했다. 20㎘ 대형 탱크로리 1만 4000대분을 한꺼번에 채울 수 있는 규모다. 현대오일뱅크가 유류저장사업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수요가 많다는 점이다. 울산은 석유화학단지가 몰려 있어 유류를 저장하려는 수요가 꾸준하다. 더구나 잦은 지진과 노후화된 저유시설, 대형 유조선의 접근이 어려운 얕은 수심 등으로 고민하는 일본 석유업계의 저장창고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일본 내에서 발전 연료유 등을 안전한 곳에 장기 저장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현대오일터미널은 지난해 말 처음으로 일본계 종합상사와 등경유 물량 5만t을 계약했다. 이후 일본은 물론 싱가포르 화주들과의 계약이 잇따라 현재 총저장용량의 90% 이상이 채워진 상태다. 현대오일터미널 관계자는 “석유사업자는 기름을 한 번에 많이 사는 것이 가격이나 운임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면서 “유류탱크터미널이 준공되기 전부터 일본 화주들의 문의가 쇄도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이곳에 유류를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공급하려는 사업자들이다. 돈 되는 사업이라는 판단에 2012년에는 국내 한 사모투자회사가 33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번 상업용 유류탱크터미널은 낮은 영업이익률 때문에 고민 중인 국내 정유업계의 신사업 모델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최근 정규업계에서는 ‘정유에서 손해 본 것을 화학에서 때운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정유업계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몇 년까지 2~3%대를 유지했지만 2012년 이후부터는 1%대로 추락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이를 잘 반영한다. 국내 정유 4사 중 3개 사가 적자로 돌아섰으며 올 1분기엔 적자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유류탱크터미널 사업은 벤젠·톨루엔·자일렌, 윤활기유, 혼합 자일렌 사업 등과 함께 현대오일뱅크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동북아 오일허브 전략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침대 스프링 직접 고안… 8년 만에 신제품”

    “침대 스프링 직접 고안… 8년 만에 신제품”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원가는 올라가고 생산성은 떨어져) 작품(!)이 나왔다고 우리끼리 웃었지요.”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난 침대 전문 기업 에이스침대 안성호 사장은 이날 신제품 매트리스가 나오기까지 겪은 숱한 시행착오를 이렇게 요약했다. 8년 만에 선보인 매트리스 ‘뉴 하이브리드 테크’에는 100억원을 투자해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Z스프링’이 적용됐다. 14개국에서 특허를 획득한 이 스프링의 아이디어는 안 사장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각각의 장점이 있는 독립형과 연결형 스프링을 합친 것으로,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 생각을 현실화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일단 기존 공장에서 스프링을 제작하기가 힘들어 시제품으로 싱글침대용 스프링을 제작하는 데만 20일 걸렸다. 두 개의 스프링을 연결하는 작업을 일일이 손으로 해야 했기 때문이다. 번듯하게 모양새가 갖춰진 뒤에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대중화에 대한 고민을 하느라 6년을 보냈다”고 했다. 평소 청바지와 티셔츠 등 격의 없는 차림을 즐기는 그는 이날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나와 행사장 한편에 선 채로 20분간 시장과 기술에 대해 막힘 없이 이야기를 풀어냈다. 대학 졸업 후 광고회사를 1년여간 다니다 1991년 에이스침대에 몸담은 뒤 침대에 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지난달에도 미국 매트리스 전시회에 다녀왔다. 부친 안유수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고 2002년 대표이사가 된 뒤 회사를 도맡아 준수한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 2년간의 경기 불황과 침대시장 경쟁 심화로 역신장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안 사장은 “1990년대 후반 가구업계는 더 힘들었다”며 “늘 즐겁게 도전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여유를 보였다. 에이스침대의 연 매출은 1600억원이다. 9500억원 규모의 국내 침대시장에서 19.9%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오락가락 옐런 “양적완화 끝나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 유지”

    2주 전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언급해 시장에 충격을 줬던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양적완화 프로그램 종료 뒤에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다시 밝혔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옐런 의장은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지역 재투자 회의에서 “계속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경제와 고용시장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많은 미국인이 아직 경기 회복 정도와 일부 경제 지표가 불황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WSJ는 옐런 의장이 지난달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자신의 발언으로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초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주기 위해 이같이 발언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양적 완화 조치가 끝나고 나서 6개월 뒤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는 시장에서 예상보다 빠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비쳐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이날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뉴욕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34.6포인트(0.8%) 오른 1만 6457.6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전날 대비 14.72포인트(0.8%) 올라 1872.34에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아시아 증시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1일 한국 코스피, 일본 닛케이 지수는 개장 직후 하락세였다가 오전에 발표된 중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전망치를 살짝 상회한 뒤 반등했다. 옐런의 발언보다는 중국의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SKT 직원 1억 1246만원 받아 ‘연봉킹’

    SKT 직원 1억 1246만원 받아 ‘연봉킹’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가장 높은 기업은 SK텔레콤(SKT)인 것으로 나타났다. SKT 직원의 평균 급여는 1억 1246만원으로 삼성전자 직원의 지난해 평균 급여 1억 160만원보다 1000만원이나 더 많았다. 그 뒤로는 현대자동차 9458만원, 기아자동차 9458만원, SK그룹이 9010만원 순이었다. 꼴찌는 3801만원으로 롯데그룹이 차지했다. 지난달 31일 SKT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KT의 연 급여총액은 모두 4714억 3800만원으로 직원 수(4192명)대로 이를 나눈 1인당 평균 급여가 1억 1246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평균 9800만원보다 15% 가까이 올랐다. 삼성그룹에서는 삼성물산(8668만원)과 삼성정밀화학(8380만원), 삼성엔지니어링(8066만원), 제일기획(8316만원) 등 계열사 직원들은 지난해 평균 8000만대 연봉을 받았다. 삼성그룹 가운데 직원 평균 연봉이 상대적으로 적은 곳은 삼성증권이었다. 삼성증권 직원들은 지난해 5153만원을 받았다. 삼성전자 직원 평균 급여의 절반에 불과한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불황인 탓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현대로템(8629만원), 현대모비스(8358만원), 현대제철(8120만원), SK가스(8195만원), LG(8059만원) 등 상장 기업들의 직원 평균 급여도 8000만원대로 집계됐다. SKC솔믹스와 롯데손해보험,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 GS리테일, 삼양통상, 한진칼, 한화타임월드 등의 직원 평균 급여는 3000만원대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계열 회사가 아닌 그룹 전체를 따졌을 때 직원 평균 급여는 한진그룹이 9401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차그룹 9022만원, 삼성그룹 8681만원 등 순이었다. 한진이나 현대차그룹은 사업특성상 고액연봉의 생산직 근로자가 많고, 주말 특근 등 시간 외 수당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SKT의 경쟁사인 KT는 연 급여 총액은 2조 772억 45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6700만원이었다. 2012년 평균 6210만원보다 약 500만원가량 늘었다. LG유플러스는 평균 7100만원이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과로·스트레스’ 질환에 하루 2명꼴 사망

    ‘과로·스트레스’ 질환에 하루 2명꼴 사망

    지난해 하루 평균 2명이 넘는 근로자가 업무 환경과 스트레스, 과로로 인한 질환 등을 앓다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31일 발표한 ‘2013년 산업재해 현황’을 보면 근무 중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1090명으로 2012년보다 44명이 감소했지만 질병 재해로 인한 사망자는 839명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109명이 늘었다. 이 가운데 과로, 스트레스와 연관성이 높은 뇌심질환 사망자는 348명으로 41.5%를 차지했다. 과도한 업무량이 죽음을 부른 셈이다. 진폐사망자는 379명으로 이보다 많았지만 대부분 과거 탄광에서 일하다 병을 얻은 장기요양자로 요양 과정에서 사망한 경우다. 과로를 하거나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압이 높아지고 탈수 현상이 동반돼 혈액이 끈끈해진다.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의 기존 질환이 있거나 음주, 흡연, 고지방·고염식 등의 위험 인자를 안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로 인해 뇌출혈이나 심근경색 같은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2012년 기준 2092시간으로 OECD평균 1705시간에 비해 400시간이 많다. 질병으로 인한 전체 재해자 수는 2012년 7472명, 2013년 7627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사고로 인한 재해자 수는 8만 4197명으로 2012년보다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노량진 수몰 사고, 삼성엔지니어링 물탱크 파열, 방화동 접속 교량 상판 전도 사고의 영향으로 재해자의 상당수가 건설업에 집중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고 사망자의 47.3%(516명)가 건설업에서 발생했다”면서 “건설경기 불황으로 업체들이 근로자 안전 관련 투자를 줄이면서 중대 사고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장년층의 재해 증가가 눈에 띈다. 55세 이상 재해자는 전년보다 2696명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정년 퇴임 이후 노동시장에 재진입한 장년층이 새로운 일을 맡으면서 재해 발생 위험에 크게 노출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포도시철도사업으로 ‘김포풍무푸르지오센트레빌’ 관심증가

    김포도시철도사업으로 ‘김포풍무푸르지오센트레빌’ 관심증가

    김포시와 LH가 추진하는 김포도시철도사업이 지난 26일 착공식을 진행했다.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김포공항역을 연결하는 23.82km의 김포도시철도사업의 정식명칭은 지난해 말 공모에 의해 ‘김포 골드라인’으로 확정됐다. 김포 골드라인이 개통되면 서울 김포 공항역에서 9호선(강남방향), 5호선(여의도 방향), 인천 공항 철도(서울역 방향)를 환승이 가능해진다. 이 김포도시철도가 개통하면 기존 한강신도시에서 김포공항역까지 자동차로 50분 소요되는 것이 28분으로 단축되는 셈이다. 광역 교통 개선대책으로 시행되는 이 사업은 LH와 김포시가 사업비 1조 5155억원(LH부담금 1조2000억, 김포시 3155억)을 들여 정거장 9개소와 차량기지 1개소를 건설하게 된다. 부동산관계자는 “불황일수록 지하철 신설 효과는 집값을 좌우하는 데 있어 막강한 영향력을 끼친다”며 “편리해진 교통으로 인구가 늘어나며, 늘어난 인구를 바탕으로 상권이 발달하게 되면 주거환경 개선과 지역 발전에 대한 프리미엄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 착공식으로 김포시도 지하철 시대를 맞이하게 되면서 일대 부동산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서울과 붙어 있다는 입지적 장점 때문에 역사가 개설될 역세권 주변 부동산을 중심으로 매매가도 상승세를 보이는 분위기다. 김포시가 최대 숙원사업 중 하나인 김포도시철도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수혜단지로 떠오른 아파트들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 수혜단지인 ‘김포풍무푸르지오센트레빌’의 경우, 김포도시철도 ‘풍무역(가칭)’을 도보 거리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프리미엄이 주목되며 수요자들이 몰렸다. 도로여건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단지 인근 올림픽대로을 이용하면 여의도까지 20분대, 강남까지 40분대에 진출입이 가능하다. 김포시 풍무 2지구에 들어선 이 아파트는 풍무역을 통해 두 정거장 만에 김포공항역과 연결된다. 김포공항역은 서울 지하철 5호선, 9호선과 공항철도 환승이 가능해 서울역과 강남까지 1시간 내로 오갈 수 있게 됐다.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이 선보인 김포풍무푸르지오센트레빌은 현재 총 5000여 가구(예정) 중 1차 분양 물량 아파트 23개 동의 전용면적 59~111㎡형 2712가구를 분양하고 있다. 입주자들의 초기 부담을 낮춘 특별혜택으로 중도금 무이자가 시행 중이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900만 원대이며 입주는 2016년 6월 예정돼 있다. 분양문의: 031-996-6627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법원경매투자 실전 노하우를 라이브 동영상 강의로 듣는다

    법원경매투자 실전 노하우를 라이브 동영상 강의로 듣는다

    경제불황에도 불구하고 법원 경매투자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가치 있는 부동산을 낙찰 받은 뒤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재테크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매투자를 제대로 모르고 뛰어들었을 때는 큰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온라인 경매투자 강의가 대중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하지만 기존 경매투자 강의는 법률이론 위주에다 강사의 일방적인 진행 탓에 주입식 교육에만 머문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표방한 ‘경매의 신 저자의 실시간 라이브 경매강좌’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강의는 베스트셀러 ‘경매의 신’ 저자이자 주식회사 우리옥션을 경영하고 있는 이성용 대표가 나서 경매투자 실전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자리다. 이번 경매투자 강의의 특징은 녹화된 영상이 아니라 실시간 라이브 방송이라는 점에 있다. 이성용 대표가 직접 아프리카 TV를 이용해 강의를 진행하고, 수강생들과 채팅으로 실시간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방식이다. 기존 온라인 강의가 주입식 교육으로 이루어졌던 단점을 극복한 것이다. 이성용 대표의 경매투자 강의는 철저한 실무위주로 구성됐다. 왕초보 투자자들이 진짜 고수가 될 수 있도록 실전을 위한 핵심이론을 전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실전투자능력 전반 ▲정확한 예상낙찰가 ▲부동산환금능력 ▲완벽한 경매 명도법 등을 교육한다. 베스트셀러 저자의 직강이지만 수강료가 저렴하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교재비까지 포함된 가격 22만 원으로 경매투자 실전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 총 2개월 동안 진행될 이번 강의는 오는 5월 1일 개강을 앞두고 있다. 매주 화, 목, 토요일 실시간으로 진행되며 강의시간은 화, 목요일의 경우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토요일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다. 우리옥션 측에 따르면 접수가 개시되면서 접수신청이 폭발적으로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빨리 접수해야만 저렴한 비용으로 수강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수강신청은 우리옥션 홈페이지(www.wooriauction.net)에서 가능하며 선착순 500명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도시 확산·교통여건·주거환경·학군 4가지 꼭 따져보고 조망권도 살펴야

    평범한 가정의 가장 큰 재산은 집이다. 내집을 마련, 이를 지렛대로 재산을 늘리기도 하고 삶의 터전을 일구기도 한다. 내집 마련 방법은 기존 주택을 구입하는 것과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는 길이 있다. 이 중 아파트 청약은 평생 한두 번에 그친다. 청약통장은 한 번 사용하면 효력이 끝난다. 입주자로 결정되면 대부분 입주하고 오랫동안 거주한다. 신중히 판단한 뒤 청약해야 하는 이유다.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묻지마 청약은 금물이다. 무엇보다 장래성을 보고 골라야 한다. 입지여건이 빼어나 집값이 꾸준히 오를 수 있는 곳인지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청약 전 고려해야 할 내용은 ▲도시 확산 ▲교통여건 개선 ▲주거환경 ▲학군 등이다.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뭐니뭐니해도 도시확산 축이다. 도시가 뻗어나가고 도시발전 가능성이 큰 곳에 들어서는 아파트인지를 따져야 한다. 도시확산은 정주 인구 증가로 이어지고, 주택수요가 증가해 집값을 끌어올린다. 예를 들어 경기 성남 분당, 용인지역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올랐던 것은 새로운 신도시개발이라는 호재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근 대전 유성구 반석동 일대의 아파트값 강세도 가까운 곳에서 추진되는 행복도시건설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있다. 교통여건 개선도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한다. 새로운 교통수단이 들어서거나 기존 교통망이 확충되면 물리적인 거리는 그대로지만 시간 거리가 단축돼 주택 수요층이 두꺼워진다. 예를 들어 전반적인 주택불황에도 충남 천안지역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고속철도개통의 영향이 컸다. 주거환경도 따져야 한다. 현장을 방문해 주변에 쓰레기매립장·오폐수처리장 등 혐오시설은 없는지, 고가도로나 철길이 지나는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조망권도 고려 요소다. 분양 당시에는 층·동(棟)별 가격 차이가 거의 없지만 입주 뒤 같은 단지라도 산이나 강·바다 조망 여부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난다. 학교 접근도 입주 뒤 집값 형성에 영향을 주는 만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열린세상] 농업 통상분쟁 불씨 다스려야/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농업 통상분쟁 불씨 다스려야/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고려 말, 문익점, 붓두껍, 우리나라 목화(면화) 전래 이야기인데 참 용도가 많은 작물이다. 실, 피륙, 종이, 면화약, 셀룰로이드, 식용유, 마가린, 비누, 사료, 비료, 연료 등의 원료가 된다. 그런 만큼 국제교역이 큰 품목이고 개발도상국의 주요 수출품이다. 이것이 지금 통상분쟁 거리가 돼 미국을 곤혹스럽게 한다. 쌀 관세화 과제에 지친 우리에게도 주는 의미가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면화 국제가격이 침체됐다. 대체 소재 등장, 개도국 생산 확대 등으로 세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것이다. 면화 수출 개도국은 불황에 직면한다. 그런데도 미국의 면화 생산과 수출은 강세를 유지했다. 미국은 직접지불, 목표가격 보장 등의 국내보조와 자국 면화 수입상에게 자금을 융자해 주는 수출장려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다. 면화 수출 개도국은 이런 미국의 면화산업 보호정책이 개도국 면화산업을 위기로 몰고 있다고 지목했다. 그 기류의 중심국 브라질이 2002년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했다. 처음에는 경제통상 대국에 대한 개도국의 경미한 생채기 주기로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선진국 농업 보호 정책이 세계 무역을 왜곡하여 개도국에 부작용을 미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미국은 궁지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미국은 사전 조정보다 패널 판결을 선택했다. 패하지 않을 자신감이 있었거나, 패하더라도 브라질이 취할 보복 조치를 가볍게 생각했을지 모른다. 2005년 WTO는 미국 국내보조와 수출정책이 브라질 면화 산업에 피해를 끼쳤다고 판정을 내린다. 그 후 미국의 항소와 재심의를 거쳐 2009년 최종적으로 미국의 패배 판결과 함께 브라질의 보복조치를 허용했다. 중요한 것은 직접 피해 대상인 면화산업 이외의 다른 분야를 통한 보복이 허용된 것이다. 이른바 ‘교차보복’이다. 작은 면화분쟁이 통상 전면전이 됐다. 교차보복 내용을 보면 자동차, 약품, 의료장비, 곡물 등 다양한 상품수입에 대한 관세인상을 통해 5억 9000만 달러, 종자사용 기술료 지급 중지, 신약특허 보호기간 조기 종료 등 지적재산권 보호 무효화를 통해 2억 4000만 달러, 총 8억 3000만 달러에 이르는 WTO 사상 최대 금액의 보복조치를 허용한 것이다. 이러한 교차보복 허용은 통상 약소국에 광범위한 보복을 가능케 함으로써 통상 강대국에 대한 대항의 실효성을 높여주는 조치다. 상품무역을 통한 직접 보복조치만으로는 무역 약소국에 의한 통상 강대국에 미치는 효과가 단기적이고 미미할 수 있는데 후진국 시장을 지배하는 지적재산권 교차보복은 장기적이며 큰 충격이 될 수 있다. 미국이 놀랐다. 결국 타협안을 제시하는데, 매년 1억 4730만 달러의 브라질 면화산업 발전기금을 제공하며 향후 새로운 농업법을 도입할 때 면화관련 정책을 개혁하겠다는 약속이었다. 2010년 4월 보복조치 발동 하루 전날 브라질은 교차보복을 새로운 농업법 도입 때까지 연기하는 대신 미국의 면화산업 발전기금 제공을 수락한다. 그리고 금년 2월 7일 미국은 새로운 농업법을 발표하면서 수출장려정책 개혁과 더불어 종래 직접지불과 목표가격보장 위주의 면화정책을 보험 위주의 정책으로 전환했다. 보험을 통해 면화 생산자의 가격과 소득위험을 보호하면서 해당 비용의 상당 부분을 정부가 보조해주는 방향으로 개정했다. 다시 브라질이 분노하고 있다. 형태만 바뀌었지 미국 면화산업 보호는 개선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브라질은 우선 WTO에 미국 정책 개혁의 실효성 조사를 요구할 기세다. 전면전으로 치달은 면화 통상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 우리나라 쌀 관세화 논의가 진행 중이다. 금년을 기해 관세화유예가 종료돼 관세화를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과 협상을 통해 지금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 크게 대립 중이다. 통상법의 엄연한 해석을 두고 국론과 농업인을 분열시키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의 잘못된 선택으로 침해를 주장하는 국가의 제소를 통한 쌀 통상분쟁의 전면전은 초래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안철수 의원 1569억으로 단숨에 2위

    안철수 의원 1569억으로 단숨에 2위

    지난해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10명 중 6명은 재산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1억원 이상 불린 경우도 전체 의원의 4분의1가량인 78명에 달했다. 갖고 있던 부동산이나 주식 가치가 올라가면서 ‘손도 안 대고’ 돈을 번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올해는 직계 존·비속에 대한 재산 고지 거부율이 의원 10명 중 4명꼴로 역대 최고에 달해 재산공개제도의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19대 국회의원 295명의 지난해 말 기준 재산 등록 내역에 따르면 전체의 64.4%에 달하는 190명의 재산이 늘었다. 이 중 78명은 1억원 이상이 늘었고 3명은 10억원 이상 늘었다. 증가 폭 1위는 최고 재력가인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었다. 그는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의 주가 상승 등에 힘입어 총 1181억여원의 재산을 늘렸다. 그의 재산 총액은 2조 430억여원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동일고무벨트 최대 주주인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 역시 주가 상승으로 105억 6141만원을 벌었고 같은 당 박덕흠 의원은 본인 소유의 부동산 평가액이 210억 4765만원에서 218억 3702만원으로 7억 8937만원 늘어났다. 박 의원은 서울 송파구, 경기 용인시, 강원 홍천군, 충북 괴산군 등 전국 각지에 부동산을 소유한 ‘땅 부자’다.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은 상속 등으로 5억 5786만원의 재산이 늘었다. 재산 총액 면에서는 지난해 처음 국회에 입성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569억여원으로 정 의원에 이어 단숨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경남기업 회장 출신인 새누리당 성완종 의원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으로 경남기업 주가가 하락하면서 총재산이 78억 5112만원 감소했다. 그 결과 성 의원의 재산은 전체 의원 중 가장 적은 -7억 5460만원으로 집계됐다. 진보 정당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가난하다는 점은 올해도 변함없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평균 재산은 167억 654만원으로 집계된 반면 민주당은 12억 6720만원, 통합진보당은 1억 5896만원, 정의당은 2억 6832만원에 그쳤다. 재산 100억원이 넘는 ‘슈퍼 리치’ 8명 중 안 대표를 제외한 7명은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었다. 여야 지도부에서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지난해보다 2억 839만원 늘어난 24억 5310만원을 신고했다.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45억 2023만원으로 집계됐다. 부인인 탤런트 최명길씨의 수입 증가 등으로 예금만 2억 6000만원가량 늘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45억 8566만원,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12억 2063만원을 신고했다. 올해 재산 공개에서는 전체의 39.6%에 달하는 117명의 의원이 부모나 자식 등 직계 존·비속의 재산 내역을 고지하지 않았다. 직계 존·비속에 대한 재산 고지 거부율은 2012년 31.1%에서 지난해 36.1%를 거쳐 올해 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운 셈이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부모나 자식 등이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타인이 부양할 때는 재산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지자체 계약직 변호사 되기도 ‘바늘구멍’

    지자체 계약직 변호사 되기도 ‘바늘구멍’

    정년 보장이 안 되는 공공기관들의 변호사 공개모집도 하늘의 별 따기가 돼 가고 있다. 로스쿨 등으로 변호사 숫자가 급증하면서 밥그릇 싸움이 치열해지자 변호사들이 자존심을 버리고 눈높이를 낮춘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점점 심해져 경쟁률이 30대1을 넘는 곳도 있다. 27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 법률 상담 변호사 1명 공개모집에 17명이 원서를 냈다. 로스쿨 출신은 물론 사법시험 합격자들도 응시했다.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일했던 경력자도 있었다. 도교육청은 2012년 변호사 선발 때 원서를 낸 8명 가운데 4명만 면접에 응시해 이번에도 상당수가 면접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12명이나 면접장에 나타났다. 지난 26일 A씨가 최종 합격했지만 계약직에 연봉 4100여만원의 ‘열악한’ 조건이었다. 공무원으로 따지면 6급 수준이다. 계약 기간은 내년 12월까지로 2년이 채 안 된다. A씨가 더 근무하려면 1년 단위로 재계약해야 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전국 각지에서 원서를 냈다”며 “변호사 업계가 어렵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많이 응시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지난해 12월 8대1의 경쟁률 속에 4년간 나주에서 활동한 변호사를 채용했다. 대전시도 지난해 8월 전임계약직 나급(6급)으로 1명을 뽑을 때 29명이 몰렸다. 수도권은 더욱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 수원시는 지난해 6월 법률 자문과 민사소송 등을 담당할 변호사 1명을 모집했는데 39명이 몰렸다. 2년 계약에 근무 기간을 최대 5년까지만 연장할 수 있고 연봉은 5000만원 안팎이다. 그해 신규로 변호사를 뽑은 경기 광명시는 36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경기 안양시는 1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시는 변호사들의 눈높이가 낮아지자 7급 조건을 내걸고 변호사를 선발하려다 법조계 반발에 부딪혀 채용 계획을 백지화했다. 이런 현상은 변호사 업계의 불황이 가장 큰 원인이다. 변호사 업계에 따르면 로스쿨로 인해 변호사가 두배 이상 배출되면서 수임료가 30% 가까이 떨어졌다. 이러다 보니 법무법인에 취직하면 한달 급여로 사법시험 출신은 500만원, 로스쿨 출신은 300만원 내외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마저도 경쟁이 치열해 로스쿨 출신 가운데 30대 중반이 넘으면 일자리 구하기조차 어렵다. 지자체들은 변호사들을 영입해 각종 소송에 활용하는 등 큰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조건이 나쁘다 보니 변호사들이 계약 기간을 채우지 않고 떠나는 경우도 있어 지자체 속을 불편하게 한다. 충북도는 2012년 11월 계약직 6급 변호사를 뽑았지만 이달 말 사퇴할 뜻을 밝혀 계획에도 없던 변호사 모집 공고를 조만간 내야 한다. 도 관계자는 “새 변호사가 들어오면 행정업무를 다시 가르쳐야 한다”면서 “변호사들의 이직을 막기 위해 근무 조건을 향상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6급도 좋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투자가 미래다] 불황이라고 가만있을 수 없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업들

    [투자가 미래다] 불황이라고 가만있을 수 없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업들

    올해도 위기 극복이 재계 최대 화두 중 하나다. 지속되는 국내 경기침체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일본의 엔저정책, 신흥국 불안 등으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때일수록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등과 같은 수많은 파고를 넘어온 기업가들의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다. 경기가 나쁠 땐 위험요소가 많을 수밖에 없지만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국내 1위 기업을 이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역시 올 신년사에서 “불황기일수록 기회는 많다.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자”면서 연구개발 및 투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우리 기업들은 투자를 위기 극복의 카드로 꺼내 들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국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우리 기업들의 올해 총 투자규모는 지난해보다 6.1% 증가한 133조원으로 나타났다.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255개)이 축소하겠다고 응답한 기업(145개)보다 약 1.8배 많았다. 또 투자를 확대하려는 이유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선행투자(24.4%)’, ‘신제품 생산 및 기술개발 강화(23.5%)’, ‘신성장산업 등 신규사업 진출(22.5%)’ 등을 꼽았다. 불황기에 위축되기보다 새 먹거리를 찾고, 새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우리 기업에는 상식이 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유통업계는 벌써 한여름

    유통업계는 벌써 한여름

    장기불황과 영업규제에 따른 매출 하락으로 시름에 잠긴 대형마트와 유통업계가 일찌감치 여름 장사에 나섰다. 물놀이용품과 캠핑용품을 매장에 진열하고 더운 날씨로 출하 시기가 빨라진 꽃게와 수박 판매에 돌입했다. 편의점들은 얼음컵 음료와 빙수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 지갑 열기에 나섰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매장을 한여름 분위기로 바꿨다. 물놀이용품 세트를 비롯해 캠핑장비, 파라솔 등 여름철에나 볼 수 있던 상품을 고객들이 주로 다니는 동선에 전면 배치했다. 일반 할인점보다 2~3개월 앞당겨 계절 상품을 팔고 해당 계절이 다가오면 판매를 접는 ‘치고 빠지기’ 전략(얼리 인-얼리 아웃)이다. 대형마트 고객은 주 1~2회 쇼핑을 하지만 대량 묶음상품을 주로 파는 창고형 할인점 고객의 방문 횟수는 월 1~3회로 적은 편이다. 이 때문에 한 계절 앞선 상품을 선보여야 소비가 증가한다는 게 업체 측의 계산이다.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매년 4월에 들여오던 여름 상품을 올해는 3~4주 앞당기고 규모도 90종 60억원어치로 늘려서 배치했다”면서 “비수기 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과 상품 회전율을 빨리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름 대표 과일 수박도 출하시기가 한 달 당겨졌다. 롯데마트는 나들이 수요에 맞춰 평소보다 5배 많은 5만통의 수박을 선보인다. 3~4㎏은 9900원, 4~5㎏은 1만 2500원으로 시세보다 30%가량 싸다. 편의점은 일찍 찾아온 더위에 시원한 음료를 찾는 소비자를 겨냥해 얼음컵 제품을 앞다퉈 꺼내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얼음컵에 담긴 커피인 ‘델라페 아이스 드링크’를 지난해보다 2주 빨리 매장에 진열했다. 캡슐에 담긴 커피원두농축액을 컵 얼음과 컵 생수에 직접 타 마시는 캡슐커피 2종과 과즙음료도 새로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롯데푸드와 공동 개발한 ‘우유빙수 설’을 다음 달 출시한다. 이에 앞서 커피와 밀크티, 과즙음료 등으로 구성된 얼음컵 음료 34종을 내놨는데, 지난해보다 5도가량 높은 날씨 때문에 최근 일주일 매출이 지난해보다 10.7% 증가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남도의 섬진강변으로 매화 꽃 나들이를 다녀왔다. 하루에 다녀오기엔 좀 먼 길이지만 꽃 구경이란 게 때가 있는지라 좀 욕심을 내서 새벽길을 떠났다. 남쪽지방은 온통 꽃 잔치였다. 양지바른 산 언덕은 마치 눈이 온 듯 하얀 매화꽃으로 뒤덮이고, 노란 산수유꽃도 절정을 향하고 있었다. 벚나무의 꽃망울은 곧 터질 듯 부풀어 있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 위로 봄 햇살이 반짝이고, 강가의 나뭇가지 끝에는 푸릇한 생명의 기운이 느껴졌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인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의 ‘토지길’을 걸었다. 2009년 국내 5번째, 세계 111번째로 국제슬로시티에 가입된 마을답게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은 맑은 햇볕과 돌담이 일품이었다. 유난히 돌이 많은 땅을 일궈 담을 쌓고, 돌을 골라낸 땅에는 밤나무와 감나무, 매실나무를 심었다. 따스한 봄볕 아래서 매화꽃 향기를 맡으며 유유자적 걷던 중 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둘레길에서 마주치는 농작물은 농부의 땀과 정성입니다. 여러분들이 함께 지켜주세요.’ 농작물을 건드리려는 마음이 전혀 없었는데도 ‘농부의 땀’ 대목에서는 괜스레 뜨끔했다. 힘겨운 노동의 과실을 너무 쉽게 누리는 것 같아서였다. 꽃 구경을 하다 말고 생각이 꼬리를 문다. 출판을 담당하다 보니 일주일에 100권 가까운 신간을 받는다. 쌓인 책을 볼 때마다 머리가 아프려고 하다가도 봉투에 쓰인 문구를 보면 정신이 번쩍 든다. 언론사로 신간을 배달해 주는 업체가 담당기자 이름 스티커에 써 놓은 “출판사의 ‘땀’입니다. ‘희망’을 선물해 주세요”라는 글이다. 책을 만든 이들의 노고가 그대로 전해지기에 그 어떤 책도 함부로 다룰 수 없게 만든다.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책 판매고는 점점 떨어지고, 다양한 스마트 미디어의 출현으로 책이 점점 외면받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출판업계를 생각하면 책을 대하는 마음은 더욱 비장해진다. 출판업계의 불황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요즘은 더 심각하다고 한다. 출판 관련 종사자들이 만드는 팟캐스트 ‘뫼비우스의 띠지’는 7회차 방송에 ‘출판노예 12년’이라는 메인카피를 달고 업계의 열악한 현실을 토로했다. 얼마 전 한 대형 출판사가 경영난을 이유로 디자이너들에게 일방적 해고통보를 한 것을 계기로 준비된 특집이었다. 몇몇 대형 출판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출판사들은 경영구조가 취약하다 보니 출판계에는 노동에 대한 응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저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을 감수하며 남아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좋은 책을 만들어보겠다는 일념 때문이리라. 그들의 노동은 농부의 그것 못지않게 가치 있고 신성하다. 돌을 골라내고 그 땅에 생명의 씨앗을 뿌리는 농부, 세상을 바꿀 좋은 책 한 권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묵묵히 일하는 출판 종사자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 얼마 전 사진전을 열었던 박노해 시인이 자신의 사진에세이집에 사인을 해주면서 내게 적어준 글이다. 모든 생명체에는 자기만의 리듬이 있고, 각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무언가가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삶의 목적을 잊지 않는 것이다. lotus@seoul.co.kr
  • ‘지하상가 3.0’

    ‘지하상가 3.0’

    장기 불황으로 10여년째 비어 있는 지하상가에 주민 공방이 들어서 지역경제를 이끌게 돼 눈길을 끈다. 노원구는 26일 오후 5시 하계동 장미아파트 상가 주차장에서 ‘수(手) 공방’ 개소식을 연다. 주민 100여명이 모인다. 면적 270㎡(82평)인 공방은 강의실 4개와 수강생의 작품을 전시하는 곳으로 꾸몄다. 강의실당 40㎡다. 의류 제작과 뜨개질, 천연화장품, 토털공예, 도자기, 전통 연 만들기, 바리스타 창업 과정 등 강좌가 마련된다. 인근에 커피 판매점 등이 없는 것을 고려해 장미카페도 문을 열었다. 노원평생교육원 바리스타 과정 수료생들의 창업체험장으로 3개월씩 돌아가며 실습도 한다. 떡방을 운영하는 강승주씨도 “죽었던 상가에 사람들이 모이게 됐으니 아무래도 장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989년 입주를 시작한 장미아파트는 1800여가구의 대단지로 상가 39개 업주에 안정적인 수익을 안겼다. 그러나 대형마트와 할인 매장에 소비자를 뺏기면서 2000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하상가는 텅 비었고 1~2층도 14개 점포만 남았다. 2012년 아파트를 찾은 김성환 구청장에게 주민들이 상가 활성화 방안을 건의하면서 이슈로 떠올랐다. 구는 열악한 입지 조건에 알맞은 사업으로 다양한 수공예 강좌를 통해 취미와 여가 생활, 나아가 창업과 취업도 가능한 공방에 주목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예산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가 소유주인 SH공사와 협의를 벌였다. 일곱 차례 방문 끝에 지난해 3월 2년 기간에 연장도 가능한 무상 임대 계약을 맺고 활성화 방안 마련을 본격화했다. 또 구는 2012년 서울시 주민참여 예산사업에 응모해 3억원을 지원받았다. 사회적 기업과 연대가 가능한 공방을 만들겠다는 기획안이 뽑힌 것이다. 김 구청장은 “공공적인 공간으로 활용하면 여러 가지 효과를 한꺼번에 낼 것”이라면서 “평생교육과 일자리 창출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공동체 개념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열린세상] 대차대조표 불황과 경기회복의 지연/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대차대조표 불황과 경기회복의 지연/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최근 정부가 발표한 경제혁신3개년계획의 구체적 내용이 ‘공공기관정상화’와 ‘규제개혁의 지속적 추진’으로 집약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개혁에 대한 관민합동토론회를 직접 주재하면서 ‘피규제자의 입장과 눈높이’를 감안한 규제개혁의 전방위적 추진을 주문했다고 한다. 정부가 이렇게 뒤늦게나마 규제개혁을 통한 경기활성화에 매달리는 것은 예상보다 경기회복의 속도가 지연되고 있고 강도도 미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2008년의 세계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경기회복은 어떠한 양상을 띠고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를 보면 우리나라의 국내경기는 2009년 2월에 제10순환기 저점을 지난 후 2010년 3분기와 2011년 4분기에 소규모 정점을 맞이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새로운 정점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이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배경에는 해외 요인과 국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해외 요인은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경제의 위축이다. 국제통화기금은 중국경제가 2013년에는 7.8%, 2014년에는 7.5%, 그리고 2015년에는 7.3%의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직도 고도성장이긴 하지만 성장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일본이나 한국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국경제도 노동투입 증대, 자본축적의 증대 순으로 이루어진 요소투입형 생산구조가 전환점을 맞이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중국에서 저임금노동력은 급격히 사라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기술주도형, 즉 총요소생산성증대의 상대적 비중이 높아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총요소생산성의 증대는 단순한 수입기술의 축적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제도의 개선, 규제의 완화와 사회인프라의 개선 등을 필요로 하는데 중국의 공기업부문과 금융산업은 생산성 증대에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야오 양 베이징대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중국경제의 진정한 위협은 실물경제가 아니라 불안한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때문이다. 그림자 금융이란 금융감독의 대상이 되지 않는 제2금융권이나 제1금융권의 금융업무 중에서도 감독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금융을 말한다. 중국의 알리바바나 최대 인터넷기업인 텐센트 등은 연 6~7% 고율의 투자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중소기업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금리는 10%가 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지속 불가능한 고금리는 실물경제에 큰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다른 해외 요인은 미국, 유럽, 일본이 그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수행해 온 양적완화정책을 축소해 나가면서 전반적으로 풀려나간 유동성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국내 경기 사정은 어떠한가. 일부 부실 대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을 제외하고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그림자 금융’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도금융권의 대출금리(4~8%)와 사금융권의 대출금리(20~40%) 간의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일단 제도금융권의 금융혜택에서 벗어나는 한계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중소기업부채,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자리 잡게 된다. 제도금융권과 사금융권 사이에서 제2금융권의 역할을 해야 할 새마을금고, 농협·수협 및 우체국 그리고 저축은행의 역할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출금리 구조가 양극화되고 말았다. 다시 말하면 우리 경제는 취약기업과 자영업자 등 취약층을 중심으로 부채상환 능력이 급속히 저하되면서 내수기반의 붕괴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대차대조표 불황’(balance sheet recession)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간행된 한국금융연구원의 보고서(주간금융브리프, 2014.3.8~3.14, 최공필 상임자문위원)는 과잉부채부문을 민관합동채무구조조정기구로 이전시키고 유동화하는 노력이 조기에 강구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현 국민행복기금을 확충한 일종의 자산운영기금(AMF:Asset Management Fund)을 민관공동기금의 형태로 발족시켜 부실부분을 ‘분리 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막연히 규제완화에 의해 경기가 살아나리라고 기대하는 것보다는 훨씬 적극적인 대차대조표 불황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 대형마트 ‘반값 홍삼정’ 이어 ‘반값 비타민’도 출시…건강기능식품 가격 거품 빠질까

    대형마트 ‘반값 홍삼정’ 이어 ‘반값 비타민’도 출시…건강기능식품 가격 거품 빠질까

    대형마트 업계가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거품 빼기에 나섰다. 지난해 반값 홍삼정으로 인기몰이를 한 것에 이어 이번엔 ‘반값 비타민’을 앞다퉈 내놨다. 브랜드 인지도를 등에 업은 암웨이, GNC 등 고가 제품이 장악한 국내 비타민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24일 자체 상표를 부착한 비타민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유명 제품의 품질에 뒤지지 않으면서도 가격을 확 낮췄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롯데마트는 27일부터 ‘통큰 프리미엄 종합비타민’(360g·180정)을 1만 5000원에 내놓는다. 1g당 가격이 42원으로 GNC ‘솔로트론 멀티비타민 츄어블’(187원)의 약 5분의1 가격이다. 식약처가 정한 한국인 일일 영양소 권장섭취량에 맞춰 12종의 영양소를 담았다. 건강식품을 전문으로 만드는 뉴트리바이오텍과 직거래를 통해 광고비와 영업비용 등을 최대한 줄였다고 마트 측은 설명했다. ‘통큰 프리미엄 오메가3’(216g·180정)는 2만원에 선보인다. 세노비스 ‘오메가3 울트라’의 7분의1 가격이다. 이마트도 이날 ‘이마트 비타민C 1000’(200정)과 비타민C에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D를 추가한 ‘이마트 프리미엄 비타민C 1000’(200정)을 각각 9900원과 1만 5900원에 내놓았다. 이들 제품은 GNC ‘비타민C 500’보다 함량이 두 배 높으면서 가격은 50~70% 저렴하다. 고려은단에 직접 생산을 맡겨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등을 줄이고 자체 마진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덕분이라는 게 마트 측의 설명이다. 대형마트가 건강기능식품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전체 마트 매출이 떨어지는 가운데 비타민 등의 매출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마트는 불황의 영향으로 전체 매출이 3.9% 줄었지만 건강식품은 12.6%, 그중에서도 비타민은 24.9% 매출이 늘었다. 이마트도 1000㎎ 이상 고함량 비타민C의 매출이 지난해 77.3%나 증가했다. 최근 고령화 추세와 소비자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비타민 수요가 늘었지만 유명 제품의 비싼 가격 때문에 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동원F&B가 수입하는 GNC 제품은 미국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 회사의 ‘메가맨 멀티비타민&미네랄’은 2만 8000원이지만 미국 본사의 온라인쇼핑몰에서는 9.99달러(1만 800원)에 팔린다. 국내 가격이 2.6배나 비싸다. 비타민 등 건강식품이 해외 직접구매 1위 품목인 이유다. 신창엽 이마트 건강식품담당 바이어는 “국내 비타민 제품에 대한 가격 거품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자체 상표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여 국내 시장 규모를 키우고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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