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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권 ‘찍퇴 공포’] “비전 없다” 떠나는 30대 vs “갈 곳 없다” 버티는 50대 ‘온도차’

    [금융권 ‘찍퇴 공포’] “비전 없다” 떠나는 30대 vs “갈 곳 없다” 버티는 50대 ‘온도차’

    A보험사에 다니는 한대호(48·가명)씨는 한 달 전쯤 회사로부터 희망퇴직 대상에 올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면담만 다섯 차례. 회사를 떠나려고도 했지만 부인으로부터 “세상 물정 모르는 답답한 사람”이라는 핀잔을 듣고 대판 부부 싸움만 했다. 주택담보대출에, 막내딸 대학등록금까지 당장 무너진 자존심보다는 현실적인 이유들이 한씨의 발목을 잡았다. 사표를 내지 않은 한씨는 회사로부터 “(희망퇴직을 수용하지 않은 만큼)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앞서 회사를 나갔던 선배들 대다수는 자영업을 하다 망하거나 사기를 당했다”면서 “희망퇴직 대상자에 함께 올랐던 입사 동기와 ‘회사벽에 X칠할 때까지 참고 버텨 보자’며 서로 위로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반면 B증권사 입사 7년차 대리인 박기영(34·가명)씨는 최근 실시된 희망퇴직에서 사표를 던졌다. ‘보험계리사’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서다. 외벌이에 결혼 3년차. 가장으로서 고민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가 지급하는 퇴직금과 위로금으로 2년 정도는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 섰다. 그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도 있지만 더 늦기 전에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금융권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매섭다. 저금리·저수익 기조가 고착화하면서 금융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감원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올 들어 은행·보험·증권 등 13개 금융사에서만 4000~5000명의 직원이 회사를 이미 떠났거나 곧 떠난다. 올 하반기에도 금융사들은 추가로 감원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을 뒤흔들고 있는 희망퇴직 바람에는 세대 간 온도차가 있다. 두둑하게 퇴직금을 챙겨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겠다는 30대는 희망퇴직에 몰리고 있다. 반면 퇴사 후 재취업이 어려운 50대는 사상 최악의 자영업 경기 침체 속에 몸을 한껏 사리며 ‘끝까지 버티자’는 전략을 구사해 대조를 이룬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한국씨티은행은 당초 회사의 목표치였던 700명가량이 사표를 냈다. 전체 인력(4240명)의 17%에 달한다. 30대 대리급 직원들도 상당수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사측이 기본퇴직금 이외에 특별퇴직금으로 5년치 연봉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걸자 5~10년차 ‘허리’에서도 희망퇴직 신청자가 대거 쏟아졌다. 지난달 초 3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마무리한 삼성증권 역시 30대 대리급 직원들 일부가 희망퇴직을 신청해 애를 먹었다. 일주일가량 사측이 나서서 설득에 설득을 거듭해 대다수는 마음을 돌렸다. 항아리형 인력 구조가 심한 증권업계에서 30대 직원의 이탈은 인사적체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퇴직 비용만 발생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불황이 길어지면서 고용불안을 목격한 30대 금융맨 중에는 안정적인 공무원이나 평생 돈벌이가 가능한 회계사·계리사 등 전문직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금융권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입사 15년차 과장급 이상’에서는 희망퇴직 대상에 올라도 끝까지 버티자는 분위기가 대세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금융계에서는 희망퇴직 대상자가 되면 미련 없이 옷을 벗었다. 금융권 업황이 꺾이기 전이었던 당시에는 수억원의 퇴직 위로금을 ‘보너스’ 개념으로 챙기며 경쟁사나 동일 업권 내로 이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2011년 희망퇴직을 실시한 SC제일은행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500명 감원 계획을 세웠던 회사의 예상을 뛰어넘는 850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 중 은행 내 핵심 인력으로 분류되는 프라이빗 뱅커(PB) 40여명도 우량 고객 다수를 끌고 경쟁사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금융맨들이 “퇴사를 해도 정작 갈 곳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다. 은행·보험·증권·저축은행 등 금융업권 전방위에서 구조조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잇따른 금융권의 인력 구조조정으로 ‘하림의 주가만 오른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이 또한 옛말이다. 자영업도 사상 최악의 침체를 겪으며 “퇴직금으로 치킨집이나 카페를 차리겠다”는 퇴직자들도 찾아보기 어렵다. 실제 국내 골목상권은 이미 포화 상태다. 월급쟁이 대비 자영업자 비율은 지난해 22.5%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지만, 미국(6.5%)·일본(8.8%) 등에 비해선 여전히 지나치게 높다. 신승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연구팀장은 “미국은 음식점 하나가 200명을 커버한다면 우리나라는 70명밖에 커버가 안 된다”면서 “선진국보다 동일 영업권 내에 자영업체 수가 2.8배나 더 밀집해 있다”고 말했다. 경쟁이 심하다 보니 도·소매업, 음식업 등의 절반 이상이 3년 안에 장사가 안돼 문을 닫았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2년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83만 3195명으로 절반 이상이 3년도 채 버티지 못했다. 임상훈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고령층 금융업 종사자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퇴직하면 신빈곤층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면서 “중고령층 금융맨들의 전문성을 사장시키지 않고, 최소한의 안전망 차원에서 금융사들이 임금피크제 외에 직무개발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기본을 지키자] “금융감독당국, 산업정책에서 손 떼야”

    [기본을 지키자] “금융감독당국, 산업정책에서 손 떼야”

    “부실 금융기관이 생길 조짐이 보이면 서둘러 정리해야 하는데 산업 측면에서 살릴 수 있을 때까지 버티다가 시기를 놓치는 데다 관(官), 산(産)만 의사소통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정홍주 금융소비자학회 초대 회장(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은 6일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금융 사고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정 교수는 “금융감독이 금융산업, 특히 경제 부양 정책에서 독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4년 카드 사태는 불황 극복을 위해 정부가 국민들의 소비를 부추기면서 발생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의 감독당국 구조는 산업 발전과 건전성 감독을 한 기관에서 맡고 있는데 이는 정책의 목표가 다소 상반되는 데다 우리나라 특성상 쏠림 현상이 심해 감독보다는 산업 발전에 무게 중심이 놓여져 왔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소비자원을 분리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금융위의 산업 정책도 기획재정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법안 심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 교수는 금융산업 전반에서 소비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기제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사들의 이익 단체인 각종 협회 회장은 대부분 정부 출신이다. 산업과 정부가 활발히 의사소통을 하면서 소비자에 대한 배려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상황이다. 결국 감독기관→금융회사→소비자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구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금융사나 협회에 소속된 연구소는 편향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을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정부 산하에 중립적인 연구기관을 만들고 공무원 출신들이 이곳에서 연구하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금융소비자학회는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금융뿐만 아니라 소비자, 법률 등의 문제도 다뤄 보자는 취지로 2010년 출범했다. 올 연말 해외 학자들을 초청해 금융소비자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국제 콘퍼런스를 열 계획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한국 경제 공공부채율 높은 日 모방 말아야”

    “한국 경제 공공부채율 높은 日 모방 말아야”

    “한국 경제를 위해 해 주고 싶은 말은 일본을 모방하지 말라는 겁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로버트 배로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한은이 주관한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7년 만에 한국을 찾은 배로 교수는 “최근 한국 성장률이 3~4%로 과거에 비해 높지는 않지만 세계경제를 놓고 보면 높은 편인 만큼 추가 경기 부양책은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다만,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높은 공공부채 비율이나 대규모 공공사업 등에서 일본을 모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일본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경고로 들린다. 원래 물리학을 전공했으나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어려울 것 같아 경제학으로 진로를 바꾼 것으로 알려진 그는 시장 기능을 중시하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노벨경제학상 유력 후보이기도 하다. 그가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는 ‘드문 거시적 재난’이다. 이는 GDP와 소비가 경기 고점에서 저점까지 10% 이상 감소하는 경우를 말한다. 주로 전쟁이나 금융위기 때 발생한다. 배로 교수는 “최근 세계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이런 재난이 또 터질 가능성은 높아지는 양상”이라고 경고했다. 미래 지출, 조세 부담, 출구전략(돈줄 죄기) 등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배로 교수는 “한국의 세월호 참사는 가슴 아픈 비극이지만 경제 성장을 크게 떨어뜨리는 ‘드문 거시적 재난’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일시적으로 소비에는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정부 개입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한국의 경상흑자가 수출보다 수입이 줄어 생긴 ‘불황형 흑자’로 보이지는 않으며 최근의 원화가치 상승은 바람직하다는 진단도 곁들였다. 미국의 돈풀기(양적완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금리 인하와 달리 효과가 제한적이고 적절한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시행하기도 어렵다며 부정적 견해를 내놓았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좌초하는 한국경제 돌파구 없나(하)] “정부 신뢰회복·양질의 일자리 만들어 내수 활성화해야”

    [좌초하는 한국경제 돌파구 없나(하)] “정부 신뢰회복·양질의 일자리 만들어 내수 활성화해야”

    연초의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세월호 참사 이후 다시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는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재정조기집행, 온누리상품권 할인 판매, 공무원 복지포인트 조기 사용 권고 등 각종 미니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소비 둔화는 세월호 사고로 최근 두드러지게 보일 뿐 중장기 불황의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정부가 일시적인 세월호 소비 둔화에 매달리기보다 근본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 한 각종 부양 대책 역시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으로 봤다. 1일 경제전문가들은 최근의 내수 침체를 중장기 불황의 전조로 해석했다. 이정희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가 잊히면 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보지 않으며, 소비가 단기적으로 늘어날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불황이 우려된다”면서 “급여가 많이 오르지도 않고, 자영업자는 장사도 잘 안되는 데다가 장기간 저금리로 인해 금리메리트(금리가 낮아지면서 빚이 줄어드는 현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계부채도 늘고 있어 정부가 찔끔찔끔 주는 복지 혜택으로는 서민들이 구매력을 높일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일본도 국민의 지갑을 열기 위해 바우처까지 주었지만, 이것마저 할인해 팔아 저축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5월 이후 100(2005년 수치)을 넘어섰지만 지난달까지 11개월간 101에는 도달하지 못하는 미약한 개선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국민들이 경기회복세를 느낄 수 없다는 뜻”이라면서 “기업의 설비 투자 등 총투자도 1990년대 전에는 증가율이 10%를 넘었지만 지금은 1%대를 10년간 지속하고 있으니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 둔화에 대한 정부의 전통적인 대책은 예산 조기 집행 등 정부 지출을 늘리는 방식인데 이번에도 하고 있지만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면서 “기준금리를 내리자는 얘기도 나오지만 세계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추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교수는 “구조적인 문제에 세월호 사고까지 겹치면서 지금은 그런대로 견디는 것 같지만 3~4분기에는 경기 침체의 모습들이 실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면서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 문제로 인한 불안한 미래에 대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당장은 소비캠페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철환 아주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소비가 줄어든 것은 세월호 사고 때문이 아니라 정부의 불안한 사태 수습 과정이 만들어낸 불신 때문”이라면서 “사람들은 불안한 미래에 대한 자구책을 찾기 위해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내수 회복 여부는 양질의 일자리를 얼마나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지금은 안전 수요가 생겼으니 이곳에 청년들을 투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인위적인 소비진작책은 결국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내수 자체를 일으키기 힘든 상황에서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여 내수활성화로 성과가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1억 9400만원 vs 2200만원…증권사 등기이사·직원 임금 격차 심화

    1억 9400만원 vs 2200만원…증권사 등기이사·직원 임금 격차 심화

    증권업계에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등기이사와 직원 간 임금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20대 증권사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등기이사가 받은 평균 보수는 직원 평균 급여의 8.92배로 집계됐다. 2012년 12월 기준으로 양측의 급여 격차 비율은 6.24배, 지난해 12월은 8.58배였음을 고려하면 등기이사와 직원 간 임금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불황 극복을 위한 증권사 구조조정에 경영에 직접 책임이 있는 등기이사보다 직원들이 더 희생했다는 의미다. 1분기 등기이사의 평균 보수는 1억 9400만원이었던 반면 직원의 급여 평균은 2200만원이었다. 지난해 말보다 1분기에 등기이사와 직원 간 임금 격차가 커진 곳은 대신증권(8.5→22.2배), 메리츠종합금융증권(9.5→24.7배), 하나대투증권(6.3→12.6배), 미래에셋증권(6.7→12.1배) 순이었다. 대신증권은 이어룡 회장이 상여금과 성과급을 포함해 8억 1000만원을 받았고, 메리츠종합금융증권도 최희문·김용범 대표에게 각각 8억 5000만원과 6억 9000만원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반대로 격차가 줄어든 곳은 HMC투자증권(19.4→4.1배), 경영 위기를 겪은 동양증권(15.3→4.6배), 삼성증권(17.7→11.2배) 등으로 조사됐다. 임금 양극화가 덜한 곳은 KB투자증권(2.2배)과 신한금융투자(2.8배), NH농협증권(3.0배), KDB대우증권(3.8배) 등으로 나타났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쓸 돈 없는데… “돈써라” 읍소하는 정부

    쓸 돈 없는데… “돈써라” 읍소하는 정부

    정부가 민간 소비를 늘리기 위해 연일 ‘읍소’를 하고 있다. 내수와 수출의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경기 회복세의 불씨가 아예 꺼질까 우려해서다. 하지만 정작 국민들은 쓸 돈이 없다. 가계수지 흑자는 분명 늘고 있지만 불안한 노후와 비싼 사교육비 탓에 ‘불황형 흑자’에 갇혀 허덕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로 인한 내수 둔화까지 겹치면서 더블딥(경기가 회복하다 다시 침체되는 현상)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는 지난 2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소비 등 일상적인 경제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소비 정상화를 부탁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양파 등 가격이 폭락한 채소류에 대해 소비 촉진 대책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역시 다시 매매가 둔화되는 부동산 시장에 더 이상 특별한 대책을 내놓는 대신 국민들이 매매에 나서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가계 소비 증가율(4.4%)은 소득 증가율(5.0%)을 따라가지 못했다. 불안한 노후 준비 자금,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역(逆)자산 효과, 사교육비 증가 등이 소비를 크게 늘리지 못하는 이유다. 사실 지난 1분기 가계수지 흑자율(쓸 수 있는 돈 중에 흑자액의 비율)은 25.5%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1분기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가계부채는 1024조 8000억원으로 1년 만에 61조 7000억원이 급증했다. 서민들이 ‘불황형 흑자’에 갇혀 있는 셈이다. 이런 구조적인 이유에 세월호 사고까지 겹치면서 내수는 위기다. 서울 방산시장에서 쇼핑백을 파는 심우석(33)씨는 “5월은 가정의 달에 스승의날, 회사 야유회까지 겹쳐 성수기이지만 세월호 사고 이후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다”며 “2012년부터 안 좋아진 경기가 세월호 사고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도 설비투자에 나서지 않으면서 지난 1분기에는 경기 회복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2012년 3분기 이후 증가하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1.1%(전기 대비)까지 올랐다가 지난 1분기엔 0.9%로 하락했다. 환율 하락에 따른 산업 피해도 우려된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20.6원으로 5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6000억대 ‘물 전쟁’ 굳히기 vs 뒤집기

    6000억대 ‘물 전쟁’ 굳히기 vs 뒤집기

    6000억원 규모의 생수 시장을 두고 ‘물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부동의 1위 광동제약의 ‘삼다수’에 하이트진로음료의 ‘석수’,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가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동원F&B 등 식음료 업체뿐 아니라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도 잇달아 신제품을 내놓고 먹는 샘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후발주자들의 출현에 기존 업체들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고삐를 죄고 있다. 먹는 물 시장이 들끓는 이유는 간단하다. 불황에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한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에서 올 1~4월 생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3% 증가해 음료 시장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며 “특히 500㎖들이 소용량 생수 매출이 88.2% 급증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다수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05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7억원 대비 28.7% 성장했다. 아이시스 매출은 182억원에서 221억원으로 21.4% 늘었고, 석수도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짭짤한 매출 증가를 확인한 식음료 업체와 대형마트는 공격적으로 생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소용량 생수의 인기가 높아지자 5000병 한정판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 ‘브리즈에이’를 출시한 동원 F&B가 눈에 띈다. 480㎖ 한 병에 1500원으로, 시판 생수 중 가장 비싸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높여 일반 생수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자사 생수 브랜드 ‘미네마인’의 매출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브리즈에이는 자사 인터넷몰인 동원몰에서만 판매했지만 2주 만에 4000여병이 팔렸고, 회사는 생산공장을 정비한 뒤 올겨울 본격 출시를 결정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를 비롯해 CU와 세븐일레븐, GS리테일 등 편의점 업체들은 가격을 낮춘 자체 브랜드(PB)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마트의 ‘샘물블루’와 ‘봉평샘물’, 롯데마트의 ‘초이스’ 등 PB 생수의 소비자 가격은 삼다수나 아이시스 등보다 20~30% 정도 저렴하다. 기존 업체들도 시장 수성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석수 공장 설비를 재단장했으며, 2012년 말 삼다수를 놓친 농심은 ‘백산수’로 뒤집기를 모색 중이다. 광동제약은 삼다수의 국내 1위 점유율 굳히기에 이어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먼저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 4월 석수 리뉴얼 제품을 발표하고 200억원을 들여 충북 청원공장의 제품 생산라인을 전부 교체했다. 품질 관리를 한층 더 강화해 제품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이다. 삼다수는 취수량 증량 허가(지난해 6만 3000t→11만 1000t)를 통해 매년 겪던 성수기 물량 부족에 대비하고 중국 등 해외 수출 1만t을 목표로 판로를 적극 개척 중이다. 2012년 지난한 법정공방 끝에 삼다수를 놓친 농심도 백산수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성수기에 접어드는 6월부터 대형마트 시음행사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라면서 “특히 신규 TV 광고가 예정돼 있고 미국 프로야구 중계 가상광고, 잠실과 목동 야구장 백보드 광고 등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한 가지 생수 브랜드를 미는 타사와 달리 지역 생수 브랜드와 롯데마트 PB 제품을 통해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회사는 지난 15일 지역 생수 브랜드 ‘평화공원 산림수’, ‘지리산 산청수’ 등 신제품을 내놨고, 기존 ‘아이시스(블루)’와 ‘디엠지 청정수’를 통합하는 등 지역 명수(名水) 이미지 강화에 나서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돈되는 윤활유 사업 경쟁

    돈되는 윤활유 사업 경쟁

    정제마진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정유사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인 윤활유 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에쓰오일은 27일 고급 윤활유 브랜드 에쓰오일 세븐(S-OIL 7)을 출시했다. 가파른 수입차 증가세에 반사이익을 취하고 있는 수입산 윤활유를 겨냥했다. 신제품 6종으로 구성된 에쓰오일 세븐은 가솔린·디젤·LPG 엔진의 특성과 승용·승합차 등 차량의 주행 특성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신제품은 차량 엔진기술 발전에 따라 연비, 친환경성, 운전 편의성, 엔진 보호, 불순물 제거 등 5가지 기능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1989년 드래곤(Dragon)이란 브랜드로 윤활유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에쓰오일은 2008년 프랑스 토탈사와 합작해 윤활유 전문업체 에쓰오일 토탈윤활유를 설립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윤활유 생산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9월 윤활유 엑스티어를 출시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미국의 쉘과 함께 윤활기유(윤활유의 원재료) 생산에 나선다. 현대오일뱅크는 그동안 원재료인 윤활기유를 생산하지 못해 재료를 수입, 첨가제를 섞는 방식으로 윤활유를 만들어 판매해 왔다. 이처럼 정유사가 윤활유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사업성 때문이다. 올 1분기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부문에서만 매출액 7471억원, 영업이익 663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미미하지만, 영업이익으로 따지면 29%에 달한다. GS칼텍스도 같은 기간 윤활유 사업에서 54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체 영업이익 814억원의 67%에 달한다. 에쓰오일 역시 올 1분기 윤활기유 사업부문에서 52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정유부문에서의 손실(522억원)을 메웠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지나친 쏠림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상가 투자 성공을 부르는 상권은?

    상가 투자 성공을 부르는 상권은?

    상가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임대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몰리는 곳을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상가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등 타 수익형 상품에 비해 초기 투자자금이 많이 든다. 이에 따라 투자 위험성도 높은데 유동인구가 풍부하고 사람이 몰리는 곳은 고객 유입률이 높고 결과적으로 매출도 증가해 투자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업무와 주거, 여가시설이 모두 갖춰진 이른바 ‘혼재상권’이 눈 여겨 볼 만한데 이 곳은 주• 야간,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인구이동이 일정해 불황에도 강한 모습을 보이며 투자자들에게 있어 주요 투자처로 주목 받고 있다. 최근,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 중인 ‘센트럴파크 Ⅱ 상업시설(이하 센투몰)’이 혼재상권에 입지한 대표적인 상가로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물량을 소진 중에 있어 화제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국내외 업체들의 입주가 속속 이뤄지면서 점차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곳으로 지난 2010년 포스코건설이 송도사옥에 둥지를 튼 데 이어 코오롱 글로벌, 코오롱 워터앤에너지 등이 입주하며 60여 개의 국내외 글로벌 대기업이 입주해 있다. 지난 3월에는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이 1200명이 근무하고 있는 본사를 이전했으며 국내 최대 무역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 역시 올해 동북아무역타워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다.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본부와 세계은행그룹(WBG) 한국사무소도 송도에 둥지를 틀었다. 특히, 센투몰은 이들 기업이 입주한 동북아무역타워, G타워, IBS 타워, 포스코건설 사옥 등 오피스 시설의 중심에 입지해 있어 그에 따른 배후수요를 풍부하게 확보하고 있다. 또한, 올해 9월 입주 예정인 ‘송도 더샵 그린워크 1,2차’ 1400여 세대를 포함 공동주택 입주가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으로 향후 약 1만여 세대의 배후 주거수요도 형성될 전망이다. 이들 주거단지는 단지 내 상가 비중이 낮다는 점에서 센투몰의 경쟁력은 매우 높다는 평이다. 상가 바로 맞은편에는 42만㎡ 규모의 센트럴파크가 있어 이를 찾는 대규모 유동인구도 흡수 할 수 있다. 이처럼 센투몰은 업무와 주거, 여가시설 등으로 이루어진 혼재상권의 중심지로 안정적인 임대수익 확보는 물론 향후 시세차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선임대 방식, 임대수익 지원 등 파격적 혜택 제공 센투몰은 선임대 상가로 상가활성화 기반이 마련돼 있어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하다. 현재 버거킹, 스타벅스, 카페 네스카페, 띵크커피, 투썸플레이스 등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는 물론 뷰티 살롱 라뷰티코아, 컨벤션 뷔페 등이 입점해 성업 중에 있다. 납입조건은 계약금 10%, 잔금 90%(계약 후 12개월)이며, 선납할 경우에는 최대 7.5%의 할인혜택을 적용 받을 수 있다. 또 2년 동안 총 10%의 임대 수익을 지원하며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연 6~10%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센투몰은 연면적 3만6920㎡(1만1169평), 지상 1~3층, 3개 동, 총 200개 점포로 구성된다. 분양가는 1층 기준 3.3㎡당 평균 2,000만원 내외며 분양 홍보관은 센투몰 내에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은 제2의 내수시장”… 삼성생명, 글로벌 마켓 공략 박차

    “中은 제2의 내수시장”… 삼성생명, 글로벌 마켓 공략 박차

    삼성생명은 올 1분기에 순이익 4094억원을 냈다. 최악의 업황 속에서도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3249억원)보다 26.0% 늘었다. 하지만 실적 내용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우려할 만한 징후가 적지 않다. 영업 척도인 수입보험료가 보험료에 대한 소득공제 축소를 포함한 세제 개편 등의 기저 효과를 감안해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2.9%나 떨어졌다. 순이익 급증에는 삼성전자 등 보유 주식의 배당금 증가가 한몫했다. 장사를 잘해 돈을 번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문제는 앞으로도 국내 영업 환경이 그다지 개선될 조짐이 없다는 데 있다. 올해 국내 생명보험업계는 역마진(자산운용수익이 지급이자보다 낮아 생기는 손실)에 이어 경기 불황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전망이다. 삼성생명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레드오션’인 국내 시장에서 생로(生路)를 찾기보다 힘이 들더라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 보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생명은 현재 유럽과 미국, 동남아 등 8개국 16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미국와 영국 등 선진국에는 투자법인과 주재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4개국에도 주재사무소를 설치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합작법인이 설립된 중국과 태국 빼고는 걸음마 수준이다. 그래서 ‘제2의 내수시장’으로 여기는 중국 공략은 삼성생명의 첫 번째 승부처로 꼽힌다. 중국 성공이 ‘글로벌 15대 기업’으로 나아가느냐, ‘안방 기업’으로 주저앉느냐를 결정짓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2020년 자산 500조원, 매출 100조원을 달성해 세계 생명보험업계 15위(자산 기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18일 “중국은 세계 최대의 생명보험시장으로 급성장하고 있다”면서 “삼성생명이 가진 강점을 활용해 중국에서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중국 생명보험시장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24%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2년 수입 보험료 기준으로 세계 5위의 생명보험 시장으로 성장했고, 2020년에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시장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내 금융사들의 중국 시장 진출은 2000년대 들어 하나의 유행처럼 확산됐지만, 성공은 열에 하나를 꼽기도 어렵다. ‘블랙홀’처럼 투자금만 쏙 빨리곤 했다. 그만큼 중국 시장이 만만찮다는 방증이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삼성생명은 최근 중국 시장에 착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5년 중국항공과 손잡고 설립한 중국 합작법인 ‘중항삼성인수’가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09년 465억원에서 지난해 1513억원으로 급증했다. 4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영업 거점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05년 베이징에 이어 2009년 톈진, 2010년 칭다오, 2012년 쓰촨, 지난해는 광동에 다섯 번째 지사가 설립됐다. 이제는 인지도 향상과 점유율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은 중국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 판매) 시장에 진출해 진검 승부를 노리고 있다. 중국에서 방카슈랑스는 생명보험업계의 수입 보험료 41%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방카슈랑스에 진출하지 않으면 시장의 절반을 잃고 시작한다는 의미다. 삼성생명은 전 세계 은행 중 9위인 중국은행의 손해보험 자회사인 중은보험이 중항삼성인수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중국은행과 손을 잡았다. 중국은행은 대륙의 방카슈랑스 최강자로 꼽힌다. 2012년 자산 2282조원, 순이익 26조원, 직원 수가 28만여명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100년 전통을 가진 중국은행과 중국의 거대 항공사인 중항그룹, 삼성생명의 강점이 결합되면 상생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특히 중국은행의 전국 1만여개 점포망을 활용해 마케팅을 펼친다면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보험상품 개발과 리스크 관리, 전속 설계사 조직을 통해 중국의 부유층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중국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다면 앞으로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도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증시 전망대] ‘미운 오리’ 증권주, 바닥 찍었나… 반등 기지개

    [증시 전망대] ‘미운 오리’ 증권주, 바닥 찍었나… 반등 기지개

    투자자의 눈 밖에 났던 증권주가 서서히 반등을 시도해 주목된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몸집 줄이기가 마무리되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특히 올 1분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선도 만만찮다. 제 살을 깎아 만든 ‘불황형 흑자’인 데다 코스피는 여전히 박스권에 둘러싸여 증권주가 탄력받을 호재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으로 돈이 몰리지 않아 대세 상승 국면으로 전환되기엔 동력이 약하다는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 내 증권지수는 16일 전날 대비 5.52포인트 오른 1560.74를 기록했다. 지난 13일부터 나흘째 상승했다. 코스피와 비교해도 오름 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코스피는 지난달 1일(1991.98) 대비 1.08% 상승했지만, 증권지수는 3.54% 올랐다. 증권주 상승 배경엔 아무래도 ‘실적의 힘’이 꼽힌다. KDB대우증권의 올 1분기 순이익은 461억원, 삼성증권 449억원, 한국투자증권 449억원, 미래에셋증권 336억원, 우리투자증권 113억원, 현대증권은 48억원을 기록했다. 대형 증권사들은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증권업계(61곳)로 확대하면 전체 순이익은 3551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2828억원 순손실)보다 6379억원 늘어났다.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도 눈에 띈다. 이날 대우증권 주가는 전일 대비 0.81%(70원) 오른 86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증권(1.85%)과 미래에셋증권(1.15%), 우리투자증권(1.27%) 등도 소폭 상승했다. 대형 증권주를 중심으로 목표 주가를 상향하는 움직임도 나왔다. 현대증권과 교보증권은 대우증권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목표가를 올렸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6%가량 웃돈 것”이라면서 “타사 대비 구조조정이 2년 빨랐던 덕분에 유리한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권주의 귀환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실적 내용을 들여다보면 매출액은 줄고, 이익은 늘어나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이며, 증시 여건도 증권주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엔 무리라는 진단도 나온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권업계의) 실적 회복이 예상되지만 올라와도 자기자본이익률(ROE)의 3%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시론] 일자리 창출과 확대, 中企 역할 중요하다/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시론] 일자리 창출과 확대, 中企 역할 중요하다/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정부는 지난 9일 대통령 주재 긴급민생대책회의를 개최해 재정 집행을 확대하고 서두를 것을 포함한 내수 침체에 따른 보완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경기 침체의 와중에 세월호 사고에 따른 소비 침체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하락 등이 겹치면서 더블딥(회복되던 경기가 다시 침체되는 현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사안의 중대성과 위급함을 보인 것이라 하겠다. 1970년대 이후 한국 경제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70~80년대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이 90년대에 들어오면서 한 자릿수로 하락했고 2000년대에는 4%대로, 그리고 지난 5년간은 연평균 3%를 겨우 넘는 수준으로 하락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성장률의 변화 추이는 주요 선진국들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난 20년간 비슷하게 나타났다. 미국이나 일본 역시 하락세를 나타냈고, 특히 일본의 경우는 지난 20년간 1%가 채 안 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그것도 하락세를 보인 지난 5년간은 거의 0%로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경제의 저성장 기조는 여러 요인에 의한 것이겠지만, 인구성장 정체, 인구 고령화, 국민 평균수명 연장 등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과 소비위축, 그리고 소득 정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내수 침체가 장기화된 것이라 하겠다. 그런데 이런 일본의 장기 불황 요인들을 살펴보면, 한국도 일본의 뒤를 따라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앞으로 한국 경제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직면할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가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얼마나 조화롭게 이뤄나가느냐일 것이다. 성장을 하더라도 고용 없는 성장이라면, 소득 불균형이 커지고 사회적 불안정으로 선순환 경제체제의 구축은 힘들어질 것이다. 이런 선순환 경제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 분담과 협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기업은 기술개발과 혁신성을 통해 신성장 동력산업을 만들어가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협력사 역할과 함께 자주적인 혁신성으로 무장해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일자리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발표한 ‘2014 중소기업 위상지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335만 1000개로 전체 사업체의 99.9%를 구성하고 있다. 중소기업 종사자 수는 1305만 9000명으로 전체 고용의 87.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경제에서 대기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체 수에서나 종사자 수에서는 중소기업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2012년 전 산업 기업규모별 종사자 수 비중 구성을 살펴보면 소상공인이 38.1%, 소기업 24.3%, 중기업 25.3%, 그리고 대기업이 12.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사자 수에서는 중소기업 전체에서 소상공인의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한국 경제의 성장을 대기업이 이끌어 왔다고도 할 수 있지만, 심각해지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답을 대기업에만 의존해서는 찾기가 어려울 것이고, 오히려 중소기업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제조업의 예를 보면, 생산액에서는 2007년 대기업 비중이 51.3%에서 2011년 53.4%로 2.1% 포인트 증가했으나 종사자 수에서는 2007년 23.1%에서 2011년 23.3%로 0.2% 포인트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대비 고용기여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육성과 소상공인이 일자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성장과 일자리를 함께 이뤄나가는 것이 앞으로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 디저트 시장 열풍, 창업시장을 녹이다

    디저트 시장 열풍, 창업시장을 녹이다

    디저트는 프랑스어로 ‘식사를 끝마치다’ 또는 ‘식탁 위를 치우다’라는 의미로 케이크, 아이스크림, 과일 등의 후식을 말한다. 과거 디저트는 단순히 식사 뒤에 나오는 입가심용이었지만, 이제는 ‘보고 먹고 즐기는’ 하나의 문화상품이 됐다. 때문에 디저트 시장 또한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요즘은 여름에만 호황을 누리던 아이스크림이 사계절 내내 사랑을 받으면서 불황이 없는 디저트로 각광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에는 벌꿀 아이스크림이 많은 관심을 끌면서 벌꿀 아이스크림 매장 창업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대표적인 벌꿀 아이스크림 업체로 비허니(Bee Honey)가 있다. 비허니 관계자는 “건강을 생각하는 유기농 재료와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만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과 건강을 모두 충족시켜 주기 때문에 사랑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전했다. 벌꿀 아이스크림은 하얀 우윳빛 아이스크림 아래 바삭거리는 시리얼, 황금빛 벌꿀로 덮여 있다. 맛집의 메카, 건대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비허니 매장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비허니는 다른 아이스크림 매장과는 다르게 독특한 토핑메뉴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는 초콜릿, 벌꿀은 물론이고 차별화된 토핑인 마시멜로, 망고, 피스타치오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셰이크 위에 아이스크림과 토핑을 올린 일석이조 메뉴인 ‘아이쉐이크’도 비허니만이 가진 메뉴 중 하나다. 또한 프리미엄 유기농 우유를 사용할 뿐 아니라 국내산으로 독점계약된 벌꿀을 올리고 있어, 건강까지도 함께 챙길 수 있다. 특히 귀여운 꿀벌 이미지의 인테리어는 여성 고객의 눈까지 즐겁게 한다. 비허니 관계자는 “벌꿀 아이스크림은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고, 소자본 및 소점포로 시작할 수 있어 요즘 뜨는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이스크림뿐만 아니라 쉐이크 등 새로운 메뉴를 계속 개발해 여름철 시장을 핫하게 달굴 예정이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아름다운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제주도에서 바게트와 커피로 프랑스식 아침식사를 즐기는 커플이 있다. 프랑스인 남편 마티유 듀랑과 신수영씨이다.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하던 수영씨와 마티유는 태국 여행 도중 만나 서로에게 이끌려 평생의 동반자가 됐고, 마티유의 제안으로 한국에 오게 됐다. 만삭 임신부 수영씨와 남편 듀랑의 행복한 일상을 따라가 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태아 때 태동이 유달리 적었던 아기 재호는 생후 3개월 만에 근육은 물론 장기까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척수성근위축증이라는 희귀질환 판정을 받았다. 40대 중반에 국제결혼으로 재호를 얻은 아빠는 운영하던 가게마저 불황으로 문을 닫으면서 눈앞이 캄캄해진다. 눈물 속에 치러지는 침상 위 돌잔치에서 재호는 환한 미소로 가족들에게 희망을 일깨운다. ■사랑은 마법처럼(씨네프 밤 12시) 나이, 직업, 재력 무엇 하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파리오페라발레단 단장 헬렌과 교외의 거울가게 직원 조아킴. 단 한 번의 충동적인 키스는 두 사람을 설명할 수 없는 묘한 상황에 빠뜨린다. 마치 마법에 걸린 듯 서로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하며 한시도 떨어질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게 두 사람은 점차 모든 것을 공유하며 커플이 돼 간다.
  • 불황 영향 백화점 명품 ‘시즌오프’ 빨라진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시즌 오프’로 불리는 백화점의 해외 수입 브랜드 할인 행사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매출 부진 탓에 규모도 해마다 사상 최대를 경신하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통상 5월 말 시작하는 해외 수입 브랜드 시즌 오프 행사를 예년보다 앞당겨 최대 보름가량 일찍 진행하기로 했다. 시즌 오프는 매년 상·하반기에 한 번씩 시즌 신상품 소진을 위해 진행하는 가격 인하 행사로 주로 5월 말과 11월 말에 열린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멀버리, 오일릴리 등 3개 브랜드가 이미 지난 9일 할인 판매에 돌입했고 12~16일 35개 브랜드와 롯데가 직접 운영하는 직수입 편집숍 ‘엘리든’이 순차적으로 시즌 오프에 들어갈 예정이다. 통칭 ‘명품’으로 불리는 해외 수입 브랜드는 경기와 상관없이 꾸준히 두 자릿수 신장률을 이어 왔지만 최근 몇 년 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기준 2012년 매출 증가율이 12.0%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7.8%로 떨어져 다소 주춤한 게 사실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올 들어 소폭 신장하는가 싶더니 4월 들어 매출이 꺾였다”며 “이에 따라 브랜드들이 시즌 오프 행사를 예년보다 1~2주 앞당겨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체 참여 브랜드도 지난해보다 10개 늘어난 150개, 물량도 예년보다 30% 이상 늘어났다. 롯데백화점은 이와 별도로 자체 기획 행사인 ‘해외 유명 브랜드 대전’을 오는 16일부터 사흘간 서울 잠실점에서 열기로 했다. 20개 브랜드가 참여해 최대 80%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지난 9일부터 주요 해외 브랜드가 봄 신상품을 30% 할인하는 시즌 오프에 돌입했다. 이 또한 지난해보다 1∼2주가량 시기가 빨라졌고 물량도 20% 가까이 늘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中 새 파워집단 IT제왕들 억만금으로 天下를 쥘까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中 새 파워집단 IT제왕들 억만금으로 天下를 쥘까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인 마윈(馬雲) 이사장과 차이충신(蔡崇信) 부회장이 무려 30억 달러(약 3조 675억원) 규모의 공익 기금을 쾌척했다. 지난해 미국 최고 기부왕에 오른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기부액(9억 9220억 달러)보다 3배 이상 많은 거액이다. 마 이사장과 차이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중국 환경오염 퇴치와 보건의료, 교육문화 부문을 개선하는 데 쓰도록 알리바바 주식의 2%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을 내놓았다고 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가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알리바바의 기업 가치가 최소한 1500억 달러(약 153조원)로 추정되는 만큼 기금 규모는 30억 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 이사장은 2012년에도 공익기금회를 설립, 5000만 위안(약 82억원)을 직접 출연하는 등 환경보호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6일 뉴욕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가들이 새로운 권력 집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이 IT산업 ‘하청국’에서 ‘대국’으로 발돋움하면서 이들은 막대한 재력을 바탕으로 국내 정치에 영향력을 미칠 뿐 아니라 세계 무대를 향해 무한 질주를 하고 있다는 게 영국 가디언 등 서방 언론들의 분석이다. 대표적인 인물은 인터넷 및 게임 서비스업체 텅쉰(騰訊·Tencent)지주의 마화텅(馬化騰) 회장과 검색엔진 바이두(百度)의 리옌훙(李彦宏) 회장, 마윈 이사장, 포털 왕이(網易·Netease) 공사의 딩레이(丁磊) 최고경영자(CEO), 스마트폰업체 샤오미(小米)의 레이쥔(雷軍) 회장, 포털 시나닷컴의 차오궈웨이(曹國偉) 회장 등이다. ●알리바바 마윈 30억 달러 공익 기금 쾌척 마화텅 회장은 미 포천이 최근 선정한 ‘중국 산업계의 영향력 있는 기업인 50명’ 중 1위에 올랐다. 포천은 텅쉰이 지난해 시가총액 1000억 달러를 돌파해 구글과 아마존에 이어 세계 3위 인터넷기업으로 부상한 점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微信·Wechat)의 세계화와 춘제(春節·설) 연휴 기간 웨이신 ‘훙바오’(紅包·세뱃돈) 상품 대성공 등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1998년 광둥(廣東)성 선전(深?)대 컴퓨터학과 동문인 장즈둥(張志東)과 함께 텅쉰을 창업한 그는 중국 네티즌의 97%가 사용한다는 PC 채팅 서비스 ‘QQ메신저’ 덕분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미 포브스는 마 회장의 재산이 134억 달러(13조 7015억원)로 중국 본토 부자 2위에 올랐다고 지난 3월 보도했다. ‘하이구이(海歸·해외 귀국)파’인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1991년 미 유학길에 올라 뉴욕주립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원 졸업 후 WSJ의 금융정보시스템을 설계하고 인터넷기업인 인포시크에서 일하는 등 일찌감치 검색엔진 분야에서 우수한 엔지니어로 두각을 나타냈다. 1999년 말 바이두를 창업해 세계적인 IT기업으로 일궈 냈다. 바이두는 2005년 미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중국 검색 사이트 점유율 80%를 넘어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英 가디언 “재력 바탕 세계 무대 질주” 모든 것을 파는 곳을 뜻하는 ‘에브리싱 스토어’는 미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저스 CEO가 구상했지만 알리바바의 마윈 이사장이 먼저 구축했다. 알리바바의 판매자는 중국인이 대부분이지만 온라인 교역량이 많아지면서 전 세계 수출업자들의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 측은 중국의 전자상거래가 2016년 미국과 유럽연합(EU)을 합친 것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해 알리바바의 영업이익은 31억 달러로 같은 기간 아마존 영업이익(6400만 달러)의 5배 가까이나 된다. 이 때문에 지난해 차등 의결권 문제로 알리바바의 홍콩 증시 상장 협상이 결렬되자 미 뉴욕 증시와 나스닥, 영국 런던 증시 등 세계 주요 증시들이 알리바바를 상장시키기 위해 ‘007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한 유치전을 펼쳤다. 딩레이 CEO는 철밥통 공무원에 안주하지 못하고 두 번의 이직 끝에 1997년 왕이닷컴을 창업했다. 회사는 무료 이메일로 단번에 성공을 거뒀다. 곧이어 중국의 첫 포털사이트를 개설하면서 일약 IT업계의 황제 반열에 뛰어오른다. 2000년 미 나스닥에 상장하며 승승장구했지만 IT업계의 불황으로 넷이즈(Netease)의 주가는 한때 1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등 최악의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2002년 흑자로 반전돼 주가 역시 회복세로 돌아서며 나스닥 최고의 우량주로 부상했다. 왕이닷컴은 이후 게임사업, 모바일 등 인터넷의 변화와 더불어 변신을 거듭하며 사업을 키워 왔다. ●알리바바 환경문제 등 사회 현안 개입 ‘좁쌀’이라는 뜻을 가진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은 2010년 갤럭시와 아이폰이 장악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샤오미의 성장 속도는 엄청나게 빠르다. 지난해 스마트폰 1870만대를 팔았다. 2012년보다 무려 16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3분기에는 중국에서 510만대를 팔아 380만대에 그친 애플을 2개 분기 연속 앞섰다. 레이 회장은 연초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을 4000만대로 두배 늘릴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설립된 지 4년 된 샤오미의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약 10조 2120억원)로 평가되는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알리바바 등과 같이 5억명이 넘는 엄청난 규모의 고객이나 회원을 거느린 인터넷업체가 환경문제 등 사회적 현안에 개입함으로써 점차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는 것처럼 IT 주요 기업가들이 새로운 권력 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시나웨이보의 영향력은) 중국의 점진적 민주화에 주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데서도 읽힌다. khkim@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中 새 파워집단 IT제왕들, 억만금으로 天下를 쥘까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中 새 파워집단 IT제왕들, 억만금으로 天下를 쥘까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인 마윈(馬雲) 이사장과 차이충신(蔡崇信) 부회장이 무려 30억 달러(약 3조 675억원) 규모의 공익 기금을 쾌척했다. 지난해 미국 최고 기부왕에 오른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기부액(9억 9220억 달러)보다 3배 이상 많은 거액이다. 마 이사장과 차이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중국 환경오염 퇴치와 보건의료, 교육문화 부문을 개선하는 데 쓰도록 알리바바 주식의 2%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을 내놓았다고 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가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알리바바의 기업 가치가 최소한 1500억 달러(약 153조원)로 추정되는 만큼 기금 규모는 30억 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 이사장은 2012년에도 공익기금회를 설립, 5000만 위안(약 82억원)을 직접 출연하는 등 환경보호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6일 뉴욕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가들이 새로운 권력 집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이 IT산업 ‘하청국’에서 ‘대국’으로 발돋움하면서 이들은 막대한 재력을 바탕으로 국내 정치에 영향력을 미칠 뿐 아니라 세계 무대를 향해 무한 질주를 하고 있다는 게 영국 가디언 등 서방 언론들의 분석이다. 대표적인 인물은 인터넷 및 게임 서비스업체 텅쉰(騰訊·Tencent)지주의 마화텅(馬化騰) 회장과 검색엔진 바이두(百度)의 리옌훙(李彦宏) 회장, 마윈 이사장, 포털 왕이(網易·Netease) 공사의 딩레이(丁磊) 최고경영자(CEO), 스마트폰업체 샤오미(小米)의 레이쥔(雷軍) 회장, 포털 시나닷컴의 차오궈웨이(曹國偉) 회장 등이다. ●알리바바 마윈 30억 달러 공익 기금 쾌척 마화텅 회장은 미 포천이 최근 선정한 ‘중국 산업계의 영향력 있는 기업인 50명’ 중 1위에 올랐다. 포천은 텅쉰이 지난해 시가총액 1000억 달러를 돌파해 구글과 아마존에 이어 세계 3위 인터넷기업으로 부상한 점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微信·Wechat)의 세계화와 춘제(春節·설) 연휴 기간 웨이신 ‘훙바오’(紅包·세뱃돈) 상품 대성공 등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1998년 광둥(廣東)성 선전대 컴퓨터학과 동문인 장즈둥(張志東)과 함께 텅쉰을 창업한 그는 중국 네티즌의 97%가 사용한다는 PC 채팅 서비스 ‘QQ메신저’ 덕분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미 포브스는 마 회장의 재산이 134억 달러(13조 7015억원)로 중국 본토 부자 2위에 올랐다고 지난 3월 보도했다. ‘하이구이(海歸·해외 귀국)파’인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1991년 미 유학길에 올라 뉴욕주립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원 졸업 후 WSJ의 금융정보시스템을 설계하고 인터넷기업인 인포시크에서 일하는 등 일찌감치 검색엔진 분야에서 우수한 엔지니어로 두각을 나타냈다. 1999년 말 바이두를 창업해 세계적인 IT기업으로 일궈 냈다. 바이두는 2005년 미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중국 검색 사이트 점유율 80%를 넘어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英 가디언 “재력 바탕 세계 무대 질주” 모든 것을 파는 곳을 뜻하는 ‘에브리싱 스토어’는 미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저스 CEO가 구상했지만 알리바바의 마윈 이사장이 먼저 구축했다. 알리바바의 판매자는 중국인이 대부분이지만 온라인 교역량이 많아지면서 전 세계 수출업자들의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 측은 중국의 전자상거래가 2016년 미국과 유럽연합(EU)을 합친 것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해 알리바바의 영업이익은 31억 달러로 같은 기간 아마존 영업이익(6400만 달러)의 5배 가까이나 된다. 이 때문에 지난해 차등 의결권 문제로 알리바바의 홍콩 증시 상장 협상이 결렬되자 미 뉴욕 증시와 나스닥, 영국 런던 증시 등 세계 주요 증시들이 알리바바를 상장시키기 위해 ‘007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한 유치전을 펼쳤다. 딩레이 CEO는 철밥통 공무원에 안주하지 못하고 두 번의 이직 끝에 1997년 왕이닷컴을 창업했다. 회사는 무료 이메일로 단번에 성공을 거뒀다. 곧이어 중국의 첫 포털사이트를 개설하면서 일약 IT업계의 황제 반열에 뛰어오른다. 2000년 미 나스닥에 상장하며 승승장구했지만 IT업계의 불황으로 넷이즈(Netease)의 주가는 한때 1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등 최악의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2002년 흑자로 반전돼 주가 역시 회복세로 돌아서며 나스닥 최고의 우량주로 부상했다. 왕이닷컴은 이후 게임사업, 모바일 등 인터넷의 변화와 더불어 변신을 거듭하며 사업을 키워 왔다. ●알리바바 환경문제 등 사회 현안 개입 ‘좁쌀’이라는 뜻을 가진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은 2010년 갤럭시와 아이폰이 장악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샤오미의 성장 속도는 엄청나게 빠르다. 지난해 스마트폰 1870만대를 팔았다. 2012년보다 무려 16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3분기에는 중국에서 510만대를 팔아 380만대에 그친 애플을 2개 분기 연속 앞섰다. 레이 회장은 연초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을 4000만대로 두배 늘릴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설립된 지 4년 된 샤오미의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약 10조 2120억원)로 평가되는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알리바바 등과 같이 5억명이 넘는 엄청난 규모의 고객이나 회원을 거느린 인터넷업체가 환경문제 등 사회적 현안에 개입함으로써 점차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는 것처럼 IT 주요 기업가들이 새로운 권력 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시나웨이보의 영향력은) 중국의 점진적 민주화에 주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데서도 읽힌다. khkim@seoul.co.kr
  • 예쁘고 싶은 男 ‘그루밍족’의 진화

    예쁘고 싶은 男 ‘그루밍족’의 진화

    “오늘 화장하고 왔어요?” 2년 전 화장품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의 신입사원 채용 면접장. 당시 지원자 현두리(30)씨가 받은 첫 번째 질문이다. 일찌감치 ‘화장하는 남자’로 어딜 가나 눈길을 받았던 터라 현씨는 당황하지 않고 “네, 오늘 면접을 위해 더 꼼꼼하게 화장했습니다”라고 답했다. 딱딱했던 면접관들의 얼굴이 확 펴졌다. 이내 그에게 ‘언제부터 화장을 시작했느냐, 왜 하느냐’ 등의 폭풍 질문이 쏟아졌다. 면접관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던 그는 지금 더페이스샵의 브랜드 매니저(BM), 어엿한 3년차 직장인이다. 입사 비결로 “화장빨”을 꼽는 그는 “화장하는 게 좋아 화장품 전문가가 되고 싶었고 그래서 화장품 회사를 택했다. 화장품 회사 직원이라면 당연히 화장도 잘할 줄 알아야 한다”며 활짝 웃었다. ●남성용 화장품 기초부터 메이크업까지 다양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LG광화문빌딩에서 현씨를 만났다. 남자치곤 뽀얀 피부에 갈색 머리카락색에 맞춰 다듬은 정갈한 눈썹에 시선이 꽂혔다. 자세히 보니 이 남자, 검은색 아이라이너로 눈에 힘을 주고, 살굿빛 블러셔로 양볼을 화사하게 마무리했다. “오늘은 제가 개발 중인 신제품 테스트를 하느라 아이라이너를 길게 빼서 그렸어요. 양쪽 각각 다른 제품인데 왼쪽에 그린 게 살짝 번지네요. 이 제품은 출시하기 어렵겠어요.” “부모님도 친구들도 민낯을 보면 ‘누구세요’? 할 정도”라는 현씨는 2006년 대학생 시절 그루밍족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분칠’을 하고 다채로운 화장품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여자들이 화장해서 자신감을 얻는 것처럼 남자도 똑같습니다.” 회사 내에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포인트메이크업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현씨는 요즘 번짐이 덜하고 색도 다양한 아이라이너 개발에 열심이다. 그가 이렇게 직접 발라보고 연구 개발한 제품들은 대히트를 쳤다. 그 중엔 기자도 쓰는 아이브로 마스카라도 있다. 머리카락색과 눈썹 색을 자연스럽게 맞출 수 있는 제품인데 저렴하지만 색이 다양하고 뭉침이 적어 몇 통째 애용하는 제품이다. 여성의 ‘니즈’를 이토록 잘 꿰뚫다니, 그가 쓰는 화장품이 궁금했다. 현씨는 “기초 화장품은 5~6종류, 색조화장품은 15~20개 정도 쓰는데 10년차 그루밍족(!)이다 보니 요즘은 제형이 독특하거나 특이한 기능, 리미티드 에디션(한정판) 제품 등을 주로 구입한다”고 말했다. 그가 애용하는 제품은 애사심 넘치게도 더페이스샵의 ‘핑거글로스’. “틴트와 글로스가 합쳐진 제품인데요, 베이지 색상 제품을 늘 들고 다니면서 입술과 볼에 살짝 찍어 바르면 생기 있어 보여요.” 그는 “화장을 시작했던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꾸미는 데 관심 있는 남성들은 정말 많아졌는데 정작 어떻게 꾸며야 하는지 서투른 남자들이 아직 많다”면서 “실제 시장조사를 나가보면 잘 꾸미고 싶어하는 남성들의 욕구가 굉장하다”고 전했다. 그의 말처럼 남성들 사이에서 ‘어떻게 잘 꾸밀까’는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인터넷으로 주변 사람 몰래(?) 화장품을 주문하던 데서 벗어나 이제 그루밍족들은 직접 화장품 매장을 찾아 당당히 상담을 받는다. 화장품의 질감이나 색감을 따질 정도로 취향도 깐깐해졌다. 얼굴만 꾸미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일명 어깨뽕, 힙업 팬티, 몸매 보정 러닝셔츠 등 여성들만 쓸 줄 알았던 아이템들도 남성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남성들의 욕구에 발맞춰 업계도 남성용 제품 다변화에 한창이다. 과거 화장품을 귀찮아하는 남성들을 위해 스킨-에센스-로션을 한 번에 해결하는 올인원(all-in-one) 제품만 내놓던 업체들은 이제 미백, 보습, 모공관리 등 단계별, 기능별 세분화된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메이크업 제품도 피부색이나 타입별로 다채로워지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남성화장품 시장은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점점 까다로워지는 남성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제형 등을 다양화해 지난해 6월 출시한 프리미엄 브랜드 ‘까쉐’는 그해 10월 이후 지금까지 매월 약 15%씩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까쉐 제품은 남성용이지만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날 정도로 인기다. 남성용 오일 제품인 ‘까쉐 드라이 스킨 솔루션 케이’는 세안 직후 보습을 위해 사용하는 ‘욕실용 3초 보습 화장품’으로 남녀 모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여성 소비자가 남성용 화장품을 찾을 정도로 남성 화장품의 질적 성장이 두드러졌다는 방증이다. ‘진화한’ 그루밍족을 정조준한 이색 제품과 도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필립스는 올해 초 남성 전용 진동클렌저 ‘비자퓨어 맨’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했다. 진동클렌저는 손을 쓰지 않고 기계에 달린 모로 세안하는 제품인데 그동안에는 주로 여성용 미용기기로 분류돼왔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연달아 선보인 퍼프형 파운데이션 제품은 여성은 물론 남성층까지 수요자의 범위를 넓혔다. ●손·발톱 관리 제품 구매 男이 女 앞지르기도 여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손, 발톱 관리를 받는 남성도 늘고 있다. 회사원 김평규(32)씨는 3년 전부터 손톱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여자친구 따라서 네일숍에서 손톱 관리를 한 번 받았었는데 정말 신세계인 거예요. 그 후부터 한 달에 2~3번 네일숍을 다니다가 이제는 아예 집에서 제가 관리해요.” 김씨는 그전에는 손톱 관리에 돈을 쓰는 여성들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했다. 김씨는 “손톱에 색을 칠하기보다는 주로 큐티클(손톱 주변에 생기는 각질) 관리 후 광택 없고 투명한 베이스코트를 바르는 편”이라면서 “주말 등 가끔 검은색 매니큐어를 바르고 스톤(손톱에 올리는 장식)을 올리거나 십자가를 그려넣기도 한다”고 말했다. ‘남자가 남세스럽게 매니큐어를 바른다’며 눈썹을 치켜뜨거나 혀를 끌끌 차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아이돌밴드 FT아일랜드 보컬 이홍기씨는 스톤을 활용한 남성용 네일책을 펴내 히트를 쳤고, 최근 온라인쇼핑몰을 중심으로 손·발톱 관리 제품 구매에서 남성이 여성을 앞지르고 있다는 통계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실제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손·발톱관리 상품 판매 고객을 분석한 결과 남성이 57%로 구매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135% 늘어난 수치다. 옥션 관계자는 “아직 네일숍에 가는 것을 민망해하는 남성들이 셀프 관리 상품을 대거 구입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는 30~40대 남성을 중심으로 화장품은 물론 손발, 종아리 등을 관리하는 자가 관리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눈썹관리를 받거나 제모를 하는 남성도 증가 추세다. 대학생 김규식(27)씨는 미국 화장품 업체 베네피트가 한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브라우바’에서 6주에 한번 눈썹 정리를 하고 온라인에서 왁싱 제품을 구입해 스스로 다리 제모를 한다. 김씨는 “들쑥날쑥하던 눈썹을 정리하면서 인상이 180도 바뀌는 경험을 했다”면서 “여름에 반바지를 많이 입는 편인데 제모를 하고 나니 깔끔한 느낌이 들어 1년 전부터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브라질리언 왁싱(성기나 항문 등의 털을 제거하는 시술)에 도전해볼 것”이라며 웃었다. 베네피트 관계자는 “2008년 매장 오픈 시 1%에 불과했던 남성 고객이 꾸준히 늘어 현재 전체 고객의 15%에 이른다”면서 “최근에는 헤어라인 왁싱을 받으러 오는 남성 고객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보정속옷 매출 폭발… 중년 남성 알짜 고객으로 중년 남성들도 단점을 가려주는 보정 제품들을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있다. 좁은 어깨를 보정해 넓은 어깨 선을 만들어 주는 ‘어깨 뽕’, 작거나 납작한 엉덩이 라인을 살려주는 ‘힙업 팬티’, 3~7㎝ 키를 키워주는 ‘키높이 깔창’, 태핑 처리된 패턴이 가슴과 뱃살을 당겨 탄탄한 몸을 연출해주는 ‘보정 러닝셔츠’ 등이 30~40대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남성 보정속옷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2100% 상승했다”면서 “중년 남성고객들이 외모에 신경 쓰면서 유통업계 알짜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너도나도 ‘이 정도 관리는 해야지’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꾸미는 남자를 향한 비딱한 시선은 많이 줄었다. 현씨는 “10년 전엔 화장한 제 얼굴을 곱지 않게 쳐다보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비비크림 정도는 바르는 게 기본처럼 여겨진다”며 “특히 20~30대 남성들에게 그루밍은 이제 일상”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아모레퍼시픽 “불황은 없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불황 속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제품 경쟁력, 유통 채널 확대, 해외 사업의 성장이 실적 호조의 배경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9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분기 영업 이익이 21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1%, 매출은 9318억원으로 16%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화장품 사업 매출은 12.3% 성장한 6076억원, 해외 화장품은 중국과 아세안 지역 등에서 사업을 확대하면서 49.7% 성장한 1923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주력 시장에서는 라네즈 BB쿠션과 슬리핑팩, 설화수 윤조에센스 등 히트상품의 판매 확대로 기존점 매출이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홍대 옛 기찻길, 독서문화가 달린다

    홍대 옛 기찻길, 독서문화가 달린다

    “옛 기찻길이 있었다는 역사적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독립문화, 대안문화의 상징인 홍대 앞에 전국 최대 규모의 출판·문화 인프라를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8일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홍대 책거리 조성 사업’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시작했다. 사업의 출발점은 홍대 앞 출판사들의 다양한 생태계다. 서교동에는 창비 등 기존의 대형 출판사 외에도 미술, 디자인 관련 책을 내는 소규모 출판사들, 탄탄한 마니아층을 가진 독립출판사가 즐비하다. 젊은이들의 문화가 발달하다 보니 출판사들은 홍대 앞에 다양한 종류의 북카페를 만들기도 했다. 작가나 번역가 중 더러는 이들 북카페에서 일한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자 경기 파주로 갔던 출판사들이 홍대 앞으로 복귀하고 싶어 기웃댄다는 말도 나돌았다. 평소 다음 세대를 위한 도서관 사업에 관심이 많던 박 구청장은 이를 한데 묶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심했다. 그 결과가 이번 사업이다. “홍대 앞에는 출판, 인쇄 일을 하는 회사만도 4120여개가 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좋은 책 가운데 상당수가 사장되기 십상이죠. 그럴 바에야 차라리 홍대 앞에 좋은 책 골목을 만들어 팔게 하면 불황도 걷어 내고 문화적 명소로 떠오를 수 있지 않겠나 싶었어요. 그러면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는 자연스레 따라오겠죠.” 마침 경의선 홍대입구역 복합 역사 개발 사업이 있어 여기에 묶었다. 경의선 홍대입구역이 관광호텔과 판매시설을 갖춘 복합 역사로 재탄생하는데 경의선 숲길 공원을 끼고 있으니 책을 주제로 한 공원도 함께 만들자고 한 것이다. 복합 역사에서부터 쭉 늘어설 도서 판매대 150여개, 어린이들을 위해 동화 속 캐릭터들을 테마로 조성한 동화마당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의선 부지에 세워진다는 역사성을 감안해 폐기된 객차 두칸을 활용해 북카페, 책꽂이, 야외 독서 의자, 나무 그늘 도서관 등이 어우러진 멋진 야외 도서관도 선보인다. 시 바깥의 거대 와인 창고를 개조해 도시재생사업의 모범으로 꼽히는 프랑스 파리의 베르시 지구처럼 옛 철길을 따라 판매와 전시시설의 팔각지붕이 끝없이 이어지도록 하는 스트리트 월도 만든다. 6월 첫 삽을 떠 2016년 3월 사업을 마무리한다. 복합 역사가 들어서는 만큼 디자인지원센터, 보육센터 등 지역에 필요한 공익시설을 무상으로 쓸 수 있도록 조치도 미리 마쳤다. “영국에는 폐광촌을 헌책방 마을로 만든 헤이 온 와이가 있습니다. 일본 도쿄엔 고서점이 밀집한 진보초가 있고, 부산에도 보수동 책거리가 있죠. 앞으로는 홍대 앞 책거리가 그 이름을 이어받을 겁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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