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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래방 ‘심야 청소년 전용실’ 위법”

    법제처는 최근 법령심의해석위원회에서 노래방에 청소년 전용실을 설치한 뒤 무제한 출입을 허용하고 청소년을 고용하는 것은 현행대로 청소년보호법 위반이라는 법령 해석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청소년보호법은 노래연습장을 청소년의 출입과 고용을 금지하는 유해업소로 취급하고 있는 반면 음악산업법은 밤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만 청소년 출입을 금지함으로써 법령이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청소년을 유해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노래방의 출입·고용은 전면 금지하되 ‘청소년 전용실이 있다면 심야 시간대에만 청소년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해석이다. 경기불황 탓에 전용실 푯말을 내걸고 무제한 영업을 하려는 노래방, PC방, 찜질방 등이 늘고 있으나 심야에 청소년을 출입시키면 벌금 등을 물게 된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김동수 민생프리즘] 담대한 정책 이끌 강력한 리더십이 아쉽다

    [김동수 민생프리즘] 담대한 정책 이끌 강력한 리더십이 아쉽다

    한마디로 한국 경제는 지금 위기에 봉착해 있다. 조금만 발을 잘못 디디면 천길 아래 낭떠러지가 기다리고 있는 절벽 위에 서 있다고나 할까. 과거 오랫동안 경제정책의 최일선에 서서 수많은 위기를 겪어 본 필자지만, 고백건대 지금과 같은 수준의 위기의식을 느껴 본 적이 없다. 비유하자면 환자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의사의 처지와 비슷하다. 이대로 가면 가계와 기업 부문의 활력이 되살아나기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미 1100조원이라는 위험 수준에 다다른 가계부채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는 필연적으로 가계의 장단기 소비 여력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엔화 약세와 더불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우리 주력 상품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해 주던 수출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다 보니 앞으로 한국 경제가 잃어버린 20년으로 상징되는 과거 일본식의 장기 복합불황의 늪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를 일말의 가능성도 없는 시나리오로 치부하기에는 우리 경제를 둘러싼 객관적인 여건이 그다지 녹록지 않다. 엎친 데 덮친다고 메르스 사태라는 경제 외적인 돌발변수까지 발생하면서 올해 3% 성장률 달성도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 그리스의 디폴트(국가채무 불이행) 선언 등으로 인해 대외적인 불확실성과 불안정성마저 임계치로 향해 가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처럼 내우외환에 처한 한국 경제를 구할 묘책은 없는가. 오랜 기간 경제정책을 담당했던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현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처방은 경제주체들의 비관적인 심리를 되돌리는 일이다. 지금처럼 닥터 둠(경제비관론자)들이 득세하는 현실에서 가계와 기업들에 무작정 소비와 투자를 늘리라고 권한들 이는 쇠귀에 경 읽기와 같은 일일 것이다. 가처분 소득이 오를 것이라는 희망, 지금의 직장이 안정된 일자리라는 믿음이 있어야 비로소 가계는 소비를 늘릴 것이다. 마찬가지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확신이 서야 기업들 역시 이윤을 내부 유보로만 쌓아 두지 않고 고용, 투자를 늘리는 데 활용할 것이다. 경제주체들의 비관적인 심리를 되돌리려면 무엇보다도 정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정부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지금의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그래서 경제주체들에게 경제가 회복되리라는 확신을 심어 줄 수 있는 담대한 방책들을 펼쳐 나가야 한다. 동시에 정부가 경제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경제주체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워야 한다.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을 보면서 그보다 더 큰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경제 불안심리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해법과 대응이 다소 한가로워 보인다면 필자의 지나친 기우일까. 미국이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QE(quantitive easing)로 대표되는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 덕분이었다. 마찬가지로 최근 들어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세 개의 화살(재정확대, 통화완화, 경제구조개혁)로 상징되는 아베노믹스가 있기에 가능했다. 필자는 지금이야말로 우리 정부 역시 경제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이런 담대한 정책들을 추진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를 지체하면 할수록 비관이라는 심리의 물줄기를 되돌리는 일은 더욱더 지난하고 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요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다만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정부가 마련한 해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는 없는 일이다.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촘촘히 얽혀 있는 수많은 이해 당사자를 설득하고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 그 역시 정부의 러더십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하면 너무 비관적인가.
  • [일어나라 한국경제] LG전자, 초고해상도·올레드 TV 앞세워 시장 확대

    [일어나라 한국경제] LG전자, 초고해상도·올레드 TV 앞세워 시장 확대

    LG전자는 올해 하반기 마케팅을 강화해 불황을 극복하고 ‘시장 선도’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강점인 TV 부문에서 프리미엄급인 초고해상도(UHD) TV의 대중화를 통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 UHD TV ‘UF7400 모델’ 40인치 120만원, 43인치 140만원, 49인치 180만원 제품을 내놨다. 40~49인치 제품이 100만원대에 나오는 것이다. 작년만 해도 고가인 UHD TV는 40인치와 43인치 모델은 아예 없었고, 49인치가 215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LG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최상위 프리미엄 TV인 ‘올레드 TV’의 경우 시장확대에 따른 수익성 강화가 예상된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레드 TV 개척자인 LG는 1분기 3만 1200대를 판매해 이 시장 점유율 89%라는 지배력을 과시했다. 올레드 TV 판매는 올해 40만대에 이어 2019년에는 700만대로 커질 전망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올해 하반기 프리미엄급인 G시리즈는 물론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도 다양화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태블릿, 웨어러블 제품도 업그레이드해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동시에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시장 선도’ 제품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전기차 건전지 등 차량용 핵심 부품과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LG전자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올해 1분기 7%를 돌파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일어나라 한국경제] GS그룹, 바이오 연료로 장수기업 초석 다진다

    [일어나라 한국경제] GS그룹, 바이오 연료로 장수기업 초석 다진다

    GS그룹은 지난 3월 말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재계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경기 불황으로 에너지와 건설 분야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다. 그러나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에너지 유통 건설 등 주요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100년 장수기업’의 초석을 다진다는 복안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발전(發電)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집중 육성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차세대 바이오 연료인 바이오 부탄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3대 바이오 에너지 중 하나인 바이오 부탄올은 바이오 에탄올에 비해 효율이 높다. 기존 연료 수송·저장 시설을 개조하지 않고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GS에너지는 신재생·대체에너지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구미·반월에서 열병합발전소를 운영 중인 GS E&R은 강원도 동해시에 1190㎿급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내년부터 발전을 본격화하면 GS그룹은 5000㎿ 수준의 용량을 갖춰 민간 발전 분야를 선도하게 된다. 국내 최초의 민간 발전회사인 GS EPS는 충남 당진에서 1503㎿급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와 2.4㎿ 연료전지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105㎿급 바이오매스 발전소 가동을 시작한다. GS그룹은 해외 발전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GS건설의 플랜트 설계·조달·시공 경험과 GS EPS와 GS파워의 발전소 운영 역량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일어나라 한국경제] 현대오일뱅크, 카본블랙 등 신사업으로 불황 탈출

    [일어나라 한국경제] 현대오일뱅크, 카본블랙 등 신사업으로 불황 탈출

    올해로 창립 51주년을 맞는 현대오일뱅크는 비정유부문 사업 확대를 통해 불황을 극복하고 2020년 매출 5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표적인 신사업으로는 원유정제 설비에서 생산되는 부산물을 화학적으로 합성해 만드는 프로필렌 유도체가 있다. 프로필렌 유도체는 각종 플라스틱과 자동차 내장재, 단열재 등 우리 실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이기도 하다. 카본블랙 역시 주목하는 사업이다. 자동차 타이어와 페인트, 잉크 등의 주재료가 되는 미세한 탄소분말로 고도화 공정에서 나오는 잔사유와 제철회사의 콜타르를 불완전 연소시켜 만든다. 해외 투자도 적극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성장 잠재력이 큰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현지 정유 및 석유화학 공장 신규 건설과 투자 방안을 검토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50년 넘게 회사 수익의 효자 노릇을 해 온 원유정제 사업 중심의 사업 구조를 탈피하겠다는 각오는 남다르다. 현재 90%가 넘는 석유정제 사업 비중을 60%까지 낮춰 국내 정유사 중 가장 다각화된 회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10년 현대중공업 인수 이후 셸과 합작해 윤활기유 사업에 진출했고, 울산 신항에 탱크터미널을 완공해 유류저장사업에도 진출했다. 롯데케미칼과 1조원 규모의 합작 프로젝트 역시 큰 기대를 거는 사업 중 하나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비산먼지 규제 강화땐 조업중단 15조 손실”

    “비산먼지 규제 강화땐 조업중단 15조 손실”

    “원료 야드를 대체할 밀폐 시설을 설치하는 게 마땅하지만 당장은 제철소 안에 유휴 부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상당 기간 조업 중단이 불가피합니다.”(포스코 직원) “주민 건강을 위해 비산먼지 발생을 억제하는 시설의 설치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하지만 지역경제 여건과 세계 철강업계의 불황 등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환경 개선을 유도하는 게 바람직합니다.”(포항시 공무원) 대통령 소속 규제개혁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15일 경북 포항시 남구의 포항제철소를 방문했다. 규제개혁위 관계자들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규제 심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공장 내 곳곳에 쌓여 있는 ‘원료 야드’의 덮개를 들춰 보며 상황을 확인했다. 원료 야드란 제철에 필요한 철광석이나 석탄이 항만을 통해 입고되는 대로 쌓아 둔 것을 말한다. 워낙 양이 많은 데다 생산작업 효율성을 위해 대형 덮개와 방풍 설비 등만 갖췄다. 포항제철소에는 연간 수입되는 4000만t 이상 원료가 200여곳에 나뉘어 있다. 그러나 환경부가 지난 5월 규제가 필요한 비산먼지 발생 사업장에 시멘트 제조업 등 5개 업종 외에 제철·제강업을 포함하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강화를 추진하면서 포항제철소 등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제철소 관계자는 “법안이 통과되면 밀폐화 설비 투자에 2조 8000억원, 조업 중단에 따른 손실 비용이 15조 6000억원 등 18조 4000원의 비용이 든다”면서 “비산먼지 억제를 위해 원료 야드에 살수, 표면경화제 살포, 복포 등 가능한 모든 기법을 동원하고 있는 만큼 비산먼지에 대한 엄격한 기준은 신규 시설에만 적용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간의 환경·대기오염을 단속하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도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지만 법으로 규제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거들었다. 강영철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규제 심사를 할 때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심의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규제개혁위는 16일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소를 찾았고, 대기업만이 아니라 협력업체 목소리도 확인했다. 2차 심사는 오는 9월 열린다. 아울러 정부는 국내 1만 5000여 외국인 투자기업을 위해 규제 입법이 도입되는 단계에서부터 사전에 의견을 수렴하는 영문 규제정보 포털사이트인 ‘I-옴부즈만 포털’(i-ombudsman.or.kr)을 오는 27일 개통한다. 신설되거나 강화되는 규제 법안을 조회한 뒤 사이트의 신문고에 의견을 올리면 14일 이내에 답변을 받을 수 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사설] 악재 털어낸 경제, 이젠 달려야 한다

    국내외 악재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겨우 살아나던 소비의 발목을 잡았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더 번지지 않고 거의 퇴치돼 가는 상황이다. 국외로는 우리 금융시장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됐던 그리스의 국가 부도 위기가 채권단과의 협상 타결로 한 고비를 넘겼다. 국내 증시에도 여파를 미쳤던 중국 증시의 폭락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자칫 우리 경제를 수렁에 빠뜨릴 뻔했던 악재들이 다행스럽게도 예상보다 일찍 종식된 것이다. 이제는 다시 달리는 일만 남았다. 때마침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둘러싼 당·청 간의 갈등도 일단락돼 정치권도 정돈돼 가는 모양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당직과 원내대표단의 진용을 새로 갖추어 청와대와의 관계 복원과 정치 현안 해결에 나설 발판을 마련했다. 여당은 물론 계파 싸움에 빠져 나라 살림은 뒷전이었던 야당도 이제 정신을 차려야 한다. 경제 난국에 정치권까지 혼돈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다간 우리의 앞날은 점점 어두워질 뿐이다. 당·정이 과단성 있게 처리해야 할 경제·사회적 과제는 산적해 있다. 노동·금융·공공·교육의 4대 구조개혁이 말잔치로 끝나선 안 된다. 구조개혁은 저성장 기조에 빠져든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 반드시 이뤄 내야 할 현 정부의 숙제다. 분야별로 진행 과정을 점검하면서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내어 개혁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정부가 민생경제 회복의 핵심으로 꼽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관광진흥법을 포함한 법안이 통과되려면 여당은 더 적극적으로 야당과 협상에 나서야 한다. 소비가 되살아나는 기미가 보여 다행스럽기 그지없다. 메르스가 휴가철 경기까지 망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지만 공포 분위기에서는 벗어난 듯하다. 리조트 객실과 항공기 예약도 거의 끝났다고 한다. 야구장과 극장에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관객이 몰리고 있다. 소비가 진작되지 않고는 경제 회생을 바랄 수 없다. 경제 회복은 정부의 힘만으로는 이뤄 내기 어렵다. 소비자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특히 경제적 여력이 있는 계층의 국민들은 과감히 지갑을 열어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국내 대표 기업의 업황도 좋지 않다. 중국에서의 자동차 판매량은 30%나 줄었고 최신 스마트폰에 대한 반응도 신통찮다. 국내 매출은 물론이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나쁜 주변 여건만 탓할 겨를이 없다. 투자는 불황기일수록 늘려야 한다. 추가경정예산 집행에 발맞추어 기업도 곳간에 쌓아 둔 돈을 풀어 힘을 보태기 바란다. 내일은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한 지 1년이 된다.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는 좋지 못하다. 잘잘못을 따져 보고 지난 1년의 경험을 살려 경제 회복에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국면에 우리 경제는 설상가상으로 메르스와 가뭄이 겹쳐 2%대 성장 전망까지 나올 정도로 비관적인 분위기에 빠져 있다. 움츠러든 경제를 되살리려면 정부와 기업, 국민이 혼연일체가 돼 달리는 길밖에 없다.
  • [글로벌 경제] 유로화 새옹지마… 유로존 ‘울고’ 파운드화 고집한 英 ‘웃고’

    [글로벌 경제] 유로화 새옹지마… 유로존 ‘울고’ 파운드화 고집한 英 ‘웃고’

    “단일통화는 변동환율제의 순기능을 포기하는 실수다. 국가나 지역 간 경제 불균형을 해소할 장치를 잃고 만다.” 자유방임형 시장경제를 고집해 온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1912~2006)은 유로화 통합에 매우 비관적이었다. “유로화는 위기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란 악담을 서슴지 않았다. 유럽의 정치인들은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역내 재정 불균형과 위기의 전염 효과가 극대화하면서 프리드먼의 예언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유럽의 경제학자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당연히 이런 일을 예상했고 ‘마스트리흐트 조약’이란 유로화 통합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물가, 금리, 재정에 걸쳐 광범위한 규약을 마련해 30년 넘게 준비한 대역사가 유럽 부흥의 촉매가 되도록 했다. 그런데 남유럽 위기가 불거진 2010년 이후 유로존 내에서 이 규약을 지키는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 그리스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상대국의 재정 적자와 정부 부채를 규제할 방법은 구제금융을 전제로 한 긴축 외에는 찾아볼 수 없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이 유로존 유지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된 셈이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국가들은 이런 치명적 약점을 알고도 ‘독배’를 마셨던 것일까. ●유로화 지폐에 인물이 없는 이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 13일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안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유로존의 재정 건전성을 강조한 강경론자였지만 “유로화의 실패는 유럽의 실패”라며 유로존 유지에 집착해 온 덕분이다. 유로화 통합은 미국의 달러화에 대한 반감의 표현이자 독일 통일로 커진 유럽의 안보 위기를 해소하려던 노력의 산물이다. 독일 통일이 없었다면 유로화 탄생은 훨씬 뒤로 미뤄졌을지 모른다. 프랑스는 비스마르크의 프로이센 이후 두 번째 등장한 통일 독일에 긴장했다. 통일을 용인하는 대가로 독일이 마르크화를 포기하고 유로존에 들어와 감시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1992년 여론조사 당시 독일 국민의 70%는 자국 화폐가 손해를 본다며 유로화 도입에 반대했다. ‘전쟁 없는 유럽을 만들겠다’는 정치적 결단이 이를 되돌렸다. 유로존은 1999년 1월 1일 출범해 2002년부터 실제 화폐가 유통되며 자리잡았다. 지난해 리투아니아가 19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이제 유럽연합(EU)의 주요 국가들 중 유로화를 쓰지 않는 나라는 영국과 스위스,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정도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전쟁과 갈등을 반복해 온 유럽이 하나의 통화를 쓴다는 건 의외다. 이로 인해 5~500유로까지 7종류의 형형색색 지폐는 특정 국가의 위인 초상이 아닌 역사적 건물의 모습들로 채워졌다. 반면 1센트에서 2유로까지 8종류의 동전은 유로존 국가마다 특색을 지녔다. 예컨대 스페인은 카를로스 국왕과 작가 세르반테스의 얼굴을 새겼다. ●최초의 기축통화는 그리스 드라크마 유럽 화폐 통합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기원전 5세기 그리스 은화인 드라크마가 기축통화의 역할을 한 뒤 로마의 아우레우스, 이탈리아의 두카토, 스페인의 실버에잇, 네덜란드의 길더 등이 뒤를 이었다. 대영제국 등장 뒤에는 파운드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통합 화폐에 대한 최초의 주장은 15세기 보헤미아에서 비롯됐다. 유럽을 대신해 투르크와 전쟁을 벌이던 보헤미아는 전쟁 비용 마련을 위해 화폐 통합을 주장했다. 유럽 정복에 나섰던 나폴레옹도 비슷한 제안을 했다. 19세기부터 1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금본위제 화폐를 썼던 유럽은 잠시 단일화폐를 사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맛보기도 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이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1944년 등장한 ‘브레턴우즈 체제’와 1971년 미국이 베트남전쟁의 후유증으로 달러화의 금태환과 고정환율제 약속을 저버린 ‘닉슨 쇼크’는 유로화 등장을 부채질했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 금 1온스당 35달러로 언제든지 바꿔 주겠다며 금본위 달러를 기축통화로 등극시킨 브레턴우즈 체제가 무너지면서 유럽에선 달러에 대항할 새로운 기축통화가 요구됐다. 1970년대 유럽은 ‘스네이크 체제’라는 준고정환율제 통화동맹을 출범시켰다. 브레턴우즈 협정 때 영국 측 대표였던 경제학자 케인스는 당시 중앙은행 격인 ‘세계청산동맹제도’의 설립과 통합 화폐인 ‘방코르’ 사용을 제안했고 반세기 뒤 유로존 출범으로 결실을 맺었다. ●영국이 유로화를 쓰지 않는 이유 유럽의 맹주였던 영국은 파운드화를 고집한다. 파운드에 대한 자존심 못지않게 1992년 조지 소로스란 헤지펀드와 벌인 화폐 전쟁의 상처가 작용했다. 1990년 독일 통일과 함께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독일 중앙은행의 고금리 정책이 단초가 됐다. 전 세계의 돈이 독일 은행에 몰리자 마르크화 가치가 올라갔고 영국 등 주변국 화폐가치는 절하됐다. 이때 존 메이저 영국 총리는 파운드화의 가치를 지키겠다며 시중 마르크화를 팔고 파운드화를 사들이는 정책을 구사했다. 반면 헤지펀드를 이끌던 조지 소로스는 “파운드화 가치가 곧 폭락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파운드화 투매를 부추겼다. 다른 펀드들까지 동참하면서 무려 1조 달러 이상이 파운드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데 동원됐다. 영국 중앙은행은 불과 한 달 만에 두 손을 들었다. 파운드화 가치는 폭락했고, 소로스는 60% 넘는 수익을 챙겼다. 영국은 즉각 유로존의 전신인 유럽환율메커니즘(ERM) 탈퇴를 선언했다. 고정환율제의 폐해를 예견한 영국 정부의 조치는 높은 경제성장률 유지로 오히려 보약이 됐다는 평가를 듣는다. ●유로화의 장단점 유로존 출범은 역내 국가들 사이에 골치 아픈 환율 문제를 단박에 해결했다. 2008년 외환위기 때의 한국처럼 환율 안정을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부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또 환전 비용이 사라졌다. 이는 개별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유로존 통합으로 각국은 환전 비용을 국내총생산(GDP)의 0.1~1%까지 아끼고 있다. 여기에 역내 무역 활성화란 효과도 가져왔다. 유로화는 2008년 1유로당 1.6달러까지 가치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통합의 대가는 일부 국가에는 감내하기 힘든 것이었다. 생산요소 이동성, 자본시장 통합도, 경제 개방도, 재정 통합도 등이 각기 달랐던 유로존 국가들의 다수는 재정 적자 확대라는 무시무시한 통합 비용을 치르고 있다. 예컨대 환율 조절 기능이 없어지면서 수출이 많은 독일은 늘 흑자이고, 수입이 많은 그리스는 늘 적자 상태가 됐다. 적자로 자국 화폐의 가치가 낮아지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져 이를 만회할 수 있지만 고정된 환율의 공동 화폐 경제에선 불가능한 얘기다. 결국 독일 상품은 상대적으로 늘 싸지고, 그리스 상품은 늘 비싸지고 만다. 그리스 국민들은 질 좋은 독일산 상품을 값싸게 쓸 수 있어 당장은 좋지만 국가 부채가 늘게 된다. 독일 은행에서 돈을 꿔다가 다시 독일 상품을 산 꼴이다. 재정 기능과 통화 기능의 분리로 경기 침체기에 재정과 통화 확장 정책을 동시에 쓸 수 없는 것도 문제다. 통화정책을 유럽중앙은행(ECB)에 의존하는 대다수 유로존 국가는 불황기에 재정 확장에만 매달려 적자 폭을 키웠다. 1994~1998년 유로 통합 전까지 GDP 대비 평균 2.3% 적자였던 그리스는 통합 이후 적자 폭이 14%를 넘나드는 반면, 0.8% 적자로 균형을 맞추던 독일은 6% 넘는 흑자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유로존 가입이야말로 경제 발전의 보증수표라며 서둘렀던 유럽의 변방국들은 잇따라 가입을 미루고 있다. EU와 관세동맹만 맺은 터키가 “유로존에 가입하지 못한 건 행운”이라고 말할 정도다. ●유로화의 미래는… 3가지 시나리오 유로화 등장 직후 가장 후한 대접을 받은 건 독일의 마르크화였다. 불과 1.955마르크를 내면 1유로를 받을 수 있었다. 반면 그리스인들은 무려 340.75드라크마를 내고 1유로를 받았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소비가 늘었다. 반면 그리스 기업들은 수출하기 힘들어졌고 실업률이 치솟았다. 상황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유로화의 미래는 여전히 안갯속에 빠져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크게 3가지의 미래를 점치고 있다. 첫째는 그리스와 같은 낙제생들을 잠시 유로존에서 탈퇴하게 해 경쟁력을 강화시킨 뒤 재가입시키는 것이다. 독일 재무부가 제안했던 그리스의 한시적 그렉시트(유로존 탈퇴)안과 비슷하다. 그리스 경제 규모는 유럽 전체 GDP의 2%에 불과해 유로존이 입는 피해는 미미하다. 반면 그리스는 70%가량을 외국인이 보유한 국채의 가격이 화폐가치 급락으로 폭등해 국가 부도를 피할 수 없다. 반대로 우등생인 독일 등을 유로존에서 몰아내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이는 독일에만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 남은 프랑스가 주축이 돼 유로존을 이끌지도 의문시된다. 현실적 대안은 수십년에 걸쳐 다시 유로존을 해체하는 것이다. 유로존이 극적 반전을 꾀할 수 없다면 지난한 작업이 될 유로존 해체야말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심히 일한 2030, 휴가 땐 떠나라?… 50% “격렬히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열심히 일한 2030, 휴가 땐 떠나라?… 50% “격렬히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2030 직장인 사이에서 어느 카드사의 광고 문구처럼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는” 여름휴가 바람이 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심리적 불황’과 피로가 넘치는 ‘과로사회’의 풍조가 반영된 세태로 풀이된다. 직장 생활 3년차 회사원 김모(31)씨는 이달 말 예정된 여름휴가 행선지로 ‘집콕’(집에 콕 박혀 있는 것)을 선택했다. 해마다 가던 해외 여행을 올해는 접었다. 김씨는 “올 들어 회사 업무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졌다”며 “여행을 준비하는 것조차도 귀찮아 집에서 맘 편히 쉬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휴가 기간 동안 밀린 ‘미드’(미국 드라마)나 시청하며 소일할 생각이다. 대기업 직장인 조모(27·서울)씨는 올여름 부산의 부모님 댁을 방문한 것으로 휴가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조씨는 “전세자금 대출의 원리금 상환 부담도 큰 데다 고향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다”고 말했다. ●여행 갈 돈도 힘도 없어… 맘 편히 쉬는 게 휴식 젊은 직장인들의 ‘조용한 휴가’ 선호 경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여론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지난달 25~30일 전국의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여름휴가 때 여행을 가지 않아도 좋다’는 의견이 20~30대에서 절반(20대 40.0%, 30대 50.8%)에 달했다. 집에서 조용히 휴가를 보내려는 2030의 이 같은 풍조를 가리켜 ‘스테이케이션’(‘머무르다’라는 뜻의 ‘스테이’(stay)와 휴가를 뜻하는 ‘베이케이션’(vacation)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경기 침체 따른 심리적 불황·과로사회 반영 전문가들은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휴식’이라는 인식이 커진 것으로 진단한다. ‘과로사회’의 저자 김영선씨는 1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20~30대는 사회 초년병이라 상대적으로 금전적 부담을 많이 느끼는 세대이지만 경제적 이유만으로 ‘스테이케이션’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근사한 곳으로 멀리 떠나야 한다는 과시적인 자기기만보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위 자체가 합리적인 선택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라며 “멍 때리는 것을 시간 낭비, 게으름으로 보던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구자엽 LS전선 회장 “선언 대신 성과를”

    “회사 비전이 공허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행과 성과로 연결되도록 노력하겠다.” 12일 LS전선에 따르면 구자엽 LS전선 회장은 지난 10일 안양 LS타워에서 진행된 ‘LS전선 웨이(Way) 페스티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구 회장은 “LS전선 웨이가 업무 수행의 기준이 되고, 말과 행동에 내재화된다면 우리 회사만의 자랑스런 문화와 가치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LS전선 웨이란 회사가 비전 실현을 이루기 위해 내세운 일종의 방법론으로 ▲고객 최우선 ▲전체를 위한 존중과 협력 ▲원칙과 기본 준수 ▲전문성 등으로 이뤄져 있다. LS전선은 세계 경기 불황에도 올 1분기 매출 9746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을 기록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시, 中企 해외 진출 지원 수출 상담회 참가 기업 모집

    서울시는 우수한 중소기업의 외국 시장진출과 수출 활성화를 돕기 위한 ‘2015 종합 수출상담회’를 다음달부터 10월까지 용산구 서울파트너스하우스에서 열기로 하고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 3개월에 걸쳐 총 6차례 열리는 상담회에는 중국과 중동, 독립국가연합(CIS) 등 바이어 60여명이 초청된다. 참여기업은 일대일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의 참가비와 통역 등 행사 개최와 관련된 공통비용은 서울시가 지원한다. 참가를 원하는 서울 소재 중소기업은 24일 오후 5시까지 서울산업진흥원 홈페이지(www.sba.seoul.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서울산업진흥원 관계자는 12일 “국내외 바이어들을 만날 수 있는 개별 수출상담회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수출을 통해 서울 소재 중소기업들의 불황 극복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커버스토리] 유커 잡아 불황 탈출…10조 ‘황금 알’ 시장

    [커버스토리] 유커 잡아 불황 탈출…10조 ‘황금 알’ 시장

    “내수 침체에다 수출 하락에 모든 업종이 불황인데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면세점이니 누구라도 관심이 있지 않겠습니까?”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 경쟁이 과열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이같이 반문했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서울 등 주요 도시에 시내 면세점을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 면세점과 직접 관련이 있는 유통·관광업계는 물론 연관성이 없는 건설업계까지 나서 시내 면세점 사업 진출 준비를 암암리에 진행했다.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지난달 1일 입찰 마감 후 이달 10일 발표까지 한 달여 동안 하루가 멀다 하고 홍보자료를 쏟아내며 여론전을 펼치기까지 했다. 이른바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표현되는 면세점 사업에 대한 산업계의 관심은 이처럼 뜨겁다. 왜 그럴까.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기존의 대형 유통채널의 성장세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 면세점 사업을 주목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장기화된 불황으로 인한 내수 침체로 내국인들이 지갑을 여는 것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보여주듯 백화점업계 1위 롯데백화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0.3% 늘어났을 뿐이다. 경기가 좋아진다 하더라도 저출산 등으로 인구 감소가 예상되면서 소비 주체가 줄어들 전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유통학회 명예회장)는 “인구통계를 보면 2016~17년 35~44세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데 이는 곧 소비 주력 인구의 감소를 뜻하며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기존 유통채널의 매출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고 분석했다. 내국인의 소비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면세점의 주요 고객층인 외국인 관광객, 특히 중국인 관광객(유커)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612만 6865명으로 2013년 432만 6869명에 비해 41.6%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들이 국내에서 쓴 돈도 14조원가량이나 된다. 유커의 수가 늘다보니 면세점 시장도 자연스럽게 커졌다. 관세청 등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업계 매출은 2010년 4조 5000억원, 2011년 5조 3000억원, 2012년 6조 3000억원, 2013년 6조 8000억원 등으로 매년 수천억원 이상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업계 매출은 전년 대비 22%가량 늘어난 8조 3000억원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4조원대의 영국보다 두 배나 높은 시장 규모다. 앞으로 면세점 시장 규모는 10조원대로 전망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 증가율이 1%대 안팎에 머무르는 것과 비교하면 면세점 사업의 성장세는 눈에 띈다. 면세점은 크게 시내 면세점과 공항 면세점으로 구분되는데 이 가운데 시내 면세점의 사업성이 더욱 주목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만 20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 방문을 선택하게 된 요인으로 ‘쇼핑’(72.3%·중복응답)을 압도적으로 꼽았다. 특히 쇼핑하는 장소로 ‘명동’(42.4%)을 가장 많이 답했지만 ‘시내 면세점’(41.4%)이 근소한 차이로 명동의 뒤를 이었다. 공항 면세점 이용은 18.9%의 응답률을 보였다. 서 교수는 “2010년쯤부터 유커를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의 수는 증가 추세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면세점 사업을 노다지로 보고 있는 것”이라면서 “더욱 더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만한 시내 면세점이 지금보다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내 면세점의 수요 중심에 있는 유커의 수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면세점 사업이 돈이 되는 사업임을 증명한다는 얘기다. 권태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을 찾는 유커의 80%는 쇼핑을 하러 오고 이 가운데 40%는 시내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기 때문에 시내 면세점에 사업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현재 중국인 중 1억명 정도가 해외여행을 하는데 대부분 홍콩과 마카오로 가고 그 다음으로 한국으로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3년여간 약 40~50%의 급격한 증가율로 한국을 찾은 것처럼 앞으로 그런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진 않겠지만 중국에서 자국인의 해외여행이 지금보다 3~5배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한국을 찾는 유커의 숫자는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쿡방’ 웰빙·다이어트에 지쳐 ‘진짜’ 행복 찾고 싶었다

    ‘쿡방’ 웰빙·다이어트에 지쳐 ‘진짜’ 행복 찾고 싶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쿡방’(요리 방송)의 매력에 푹 빠졌다. TV 예능에서 쿡방은 대세가 됐고 드라마는 물론 영화, CF까지 점령했다. 아울러 쿡방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셰프테이너’들은 각종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쿡방에 대한 대중의 열광은 각종 지표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CJ E&M과 닐슨코리아가 콘텐츠파워지수(CPI)를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상반기 방송된 125개 프로그램 가운데 비드라마 부문에서 tvN ‘삼시세끼’ 어촌편과 정선편이 각각 3, 4위를 차지했고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쿡방이 나오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tvN ‘집밥 백선생’이 각각 9위, 14위를 차지했다. 예능 대표 프로그램 KBS ‘개그콘서트’(15위)보다 순위가 높았다. ●tvN ‘집밥 백선생’ 4주간 매회 최고 시청률 경신 매주 화요일 밤 10시대에 방송되는 tvN ‘집밥 백선생’은 지난 4주간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주중 미니시리즈를 흔들 정도의 위력을 보였다. 백종원이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는 올리브TV의 ‘한식대첩3’는 지난 9일 방송에서 역대 최고 시청률인 5.1%를 기록했다. SBS는 백종원이 진행하는 ‘스타킹 특별 기획 4대 천왕-명가의 비밀’의 주말 프라임타임 편성을 검토 중이다. 대중이 이토록 쿡방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까지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문화적 키워드는 웰빙이었다. 다이어트와 유기농 음식, 1일 1식 바람이 불었고 몸매 관리에 실패하면 자기 관리에 실패한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일쑤였다. 지금 일고 있는 쿡방 열풍에는 그동안 웰빙과 다이어트에 지친 현대인들이 ‘진짜’ 행복을 찾고자 하는 심리가 숨어 있다. 현재 쿡방은 우리가 아는 웰빙과는 거리가 있다. 백종원은 음식에 다이어트 금기 음식인 설탕을 듬뿍 넣어 ‘슈가보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소금이나 버터도 아낌없이 쓴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김풍은 라면 수프로 맛을 내기도 한다. 지난 8일 ‘집밥 백선생’ 세트장에서 만난 백종원에게 단맛, 짠맛을 강조하는 것은 웰빙에 역행하는 일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시청자들이 ‘저러면 죽을 텐데’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지금은 (웰빙 열풍에 대한) 통쾌함을 느끼고 재밌어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음식에 간을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려운데 아예 금을 밟아 스스로 조절하는 자신감을 쌓게 하도록 하는 것이고 순기능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CJ E&M 방송부문 김지영 팀장은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쿡방은 일종의 정신적인 해방구”라고 말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경쟁 논리와 물질만능주의에 지친 한국인에게 웰빙이나 힐링 등의 서구적인 명제는 또 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왔고 현재 쿡방의 인기는 허울이나 형식을 떠나 소박하고 편안함 속에 인간의 기본적인 ‘먹는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면서 진짜 행복을 추구하려는 심리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쿡방의 지속적인 인기는 경제 불황의 방증이라는 분석도 있다. 경제 불황일 때는 불안감으로 인해 의식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경제적으로 끼니도 해결하고 색다른 취미 활동의 하나로 요리를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냉장고를 부탁해’나 ‘집밥 백선생’의 경우 냉장고 속 남은 음식이나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요리를 한다. ‘집밥 백선생’을 연출하고 있는 tvN 고민구 PD는 “삶이 팍팍해지고 사는 게 어려워지면서 취직해서 돈 모아 집을 사는 거시적인 목표에 매달리기보다 작은 데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면서 “보여주기식 쿡방이 아니라 실제 조리 시간과 동일하게 속도를 맞춰 시청자들이 쉽게 따라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대표적인 이탈리아요리 연구가인 박찬일 셰프는 “현대인을 위로해 줄 만한 도구가 별로 없는데 음식은 크게 비용을 들이지 않고 만족을 줄 수 있다”면서 “‘푸드 포르노’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방송에서 음식을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도구로 활용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음식에 대한 관심이 진지해졌다”고 말했다. 오히려 ‘먹고살 만해져서’ 쿡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반론도 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은 “일본에서 어마어마한 쿡방 열풍이 분 것은 음식을 하나의 분야로 인정하는 의식 수준의 향상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이 요리와 음식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고 풀이했다. ●‘요리하는남자’ ‘요섹남’ 등 핵심 키워드로 쿡방은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늘어나면서 가부장적인 남성상이 점차 힘을 받지 못하는 사회적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15년 쿡방 열풍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남성 셰프의 전면적인 등장이다.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서 요리는 여성의 전유물이었지만 쿡방은 남녀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 놓고 있다. 한 지상파 예능국 PD는 “요리 잘하는 여자, 요리 못하는 남자는 재미없지만 그 반대가 되면 신선함과 의외성 때문에 예능이나 드라마 소재로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요리 잘하는 미남 셰프의 등장에 연령에 상관없이 여성 시청자들은 환호했고, 양성평등에 개방적인 사고를 가진 젊은 남성들에게 셰프는 따라하고 싶은 롤모델로 자리잡았다. 맞벌이를 하는 한 30대 직장인은 “아내가 늦게 귀가하는 날 스스로 요리를 한다. 주위의 주말부부나 혼자 사는 독신남들도 한끼 요리를 직접 하는 것에 대해 전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전했다. 곽 교수는 “쿡방은 ‘솥뚜껑 운전’이라고 폄하됐던 요리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고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변화시켰다. 여성들의 사회적인 지위가 올라가면서 요리하는 남성에 대한 판타지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이라는 용어가 인기를 끌 정도로 요리하는 남자는 대중문화의 핵심 키워드가 됐고, 인기 드라마에서도 남자 주인공 역으로 셰프가 자주 등장한다. tvN ‘오 나의 귀신님’, MBC ‘맨도롱… ’, 웹드라마 ‘당신을 주문합니다’에서 남자 주인공을 맡은 조정석, 유연석, 유노윤호의 극 중 직업은 모두 셰프다. ●1인 가구 증가·디지털 발달…요리로 소통 추구 트렌드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광고계에서 ‘요리하는 남자’들의 주가는 하늘을 찌른다. ‘삼시세끼’에서 요리 실력을 뽐낸 차승원과 이서진은 이 프로그램 이후 10개 안팎의 CF를 더 따냈다. 광고기획사 제일기획의 캐스팅 디렉터 송문규씨는 “셰프테이너는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고 남성이 요리를 한다는 의외성 때문에 광고 모델로 선호된다”면서 “이들은 식음료뿐만 아니라 카메라, 화장품 광고 등 성별을 불문하고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광고 모델로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1인 가구가 늘고 디지털이 발달하면서 외로워진 현대인들이 요리하고 함께 음식을 나눠 먹는 과정을 통해 소통을 추구한다는 분석도 있다. 영화 ‘심야식당’이 국내에서 관객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끈 것은 음식을 통해 위로받고 새로운 인연을 이어 가는 소시민의 삶을 소탈하게 그렸기 때문이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하루 세끼 음식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 소재”라면서 “음식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함께 요리하는 과정을 통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문화 속 쿡방의 인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공간 한계 넘어 생명력 입은 무대

    공간 한계 넘어 생명력 입은 무대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 위에서 펄펄 끓어오르는 불구덩이, 무대 벽면에서 꽃잎이 흩날리는 빈센트 반 고흐의 ‘꽃피는 아몬드 나무’…. 최근 뮤지컬 무대에서 영상이 만들어낸 놀라운 광경이다. 무대에서는 불가능할 법한 공간을 영상으로 구현하거나, 첨단 기술을 입은 영상으로 초현실적인 세계를 만들어내는 시도가 이어져 주목받고 있다. 서울예술단의 ‘신과 함께’(오는 12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는 동명 웹툰의 방대한 세계관을 무대에서 풀어내기 위해 영상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도산지옥과 화탕지옥, 한빙지옥 등 한국 민속신앙 속 저승은 무대 벽면 전체에 쏘아 올린 프로젝션 영상과 무대 바닥의 수평 LED 스크린에서 뿜어져 나오는 영상으로 구현됐다. 뜨거운 화염과 우글거리는 독사, 팽팽 도는 톱니바퀴 칼날 등이 추상화를 보듯 강렬한 미장센을 통해 섬뜩하게 펼쳐진다. 국내 뮤지컬에서 LED 스크린이 무대 바닥에 활용된 건 전례 없는 일이다. 정재진 영상디자이너는 “프로젝션 영상이 배우의 그림자나 조명에 의해 왜곡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떠올린 게 LED 스크린”이라고 말했다. LED 스크린은 저승차사들이 칼을 휘두를 때 마치 장풍 같은 조명을 뿜어내는 등 특수효과까지 톡톡히 해냈다. 이는 배우의 움직임에 맞춰 실시간으로 영상을 제어하는 ‘리얼타임 인터액션’ 기술이 활용된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8월 2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는 3차원(3D) 영상으로 되살린 반 고흐의 명화들을 통해 그의 생애와 예술혼을 되짚는다. 무대의 흰 벽면과 바닥을 캔버스 삼아 고흐의 그림을 활용해 새롭게 엮어낸 영상들로 그가 살던 집과 거닐던 거리, 그의 무의식까지 펼쳐 보인다. 특히 영상이 무대 세트와 소품, 배우의 움직임과 절묘하게 맞물린다는 점이 다른 차원의 볼거리를 만들어낸다. 가령 반 고흐의 집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1888년 작 ‘고흐의 침실’이 투사되면서 무대 벽면에 새겨진 문과 침대와 그림 속의 그것이 정확히 포개진다. 이는 ‘3D 매핑 프로젝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덕이다. 고주원 영상디자이너는 “평면 스크린에 단순히 투사된 영상이 아니라 입체적인 공간에 맞춰 정밀하게 설계된 영상”이라면서 “무대의 벽면과 소품 등으로 인해 생기는 빛의 왜곡을 계산하고 이에 맞게 영상을 만드는 데 독자적인 기술력이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감자 먹는 사람들’(1885년 작) 속 사람들이 감자를 먹거나 밀밭 위의 인물들이 걸어 다니는 등 그림이 움직이기도 한다. 고 디자이너는 “2차원(2D)의 그림에서 일부 이미지를 추출해 3D로 만들고, 다시 그림에 삽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뮤지컬에서 영상은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일부 장면에서 배경을 표현하는 정도에 머무는 게 현실이다. 정 디자이너는 “영상은 많은 제작비가 투입돼야 하는 작업”이라면서 “공연계가 불황일수록 영상은 뒤로 밀려나기 쉽다”고 말했다. 대본과 음악, 연기, 안무 등이 총제적으로 맞물리는 예술이다 보니 오로지 영상기술을 위한 ‘판’을 벌일 기회도 많지 않다. 이 같은 여건 속에서도 영상을 무대의 주역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11일 막을 올리는 뮤지컬 ‘아리랑’은 LEC 스크린을 활용해 원작의 방대한 스케일을 펼쳐 보일 예정이다. LEC 스크린은 LED 스크린에 비해 입자가 성기고 해상도가 낮은 것이 특징으로, 뮤지컬 ‘고스트’에서 활용된 바 있다. ‘반 고흐’에 이어 ‘아리랑’의 영상 작업을 맡은 고 디자이너는 “LEC 스크린은 영상을 뿜어내지 않을 때는 반투명한 벽면이 돼 영상과 전체 공연 사이의 단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나도 질러볼까, 전질

    나도 질러볼까, 전질

    출판계가 7~8월 여름 휴가철 독서 시장 대목을 맞아 방대한 분량의 전질을 잇달아 출간하고 있어 불황 타개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여름 한철 반짝 특수를 노리고 새로운 작품 발굴보다는 작품성과 대중성이 검증된 작가의 작품들만 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출간된 전질들은 청소년과 직장인이 즐겨 읽는 문학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강희대제’(전 12권·더봄), ‘인간시장’(전 10권·해냄), ‘동주 열국지’(전 5권·글항아리), 청소년판 ‘아리랑’(전 12권·해냄) 등이다. ‘강희대제’는 중국 작가 얼웨허(二月河)의 대하소설로, 15년 만에 다시 번역·출간됐다. ‘제왕삼부곡’(강희·옹정·건륭황제) 중 가장 먼저 선보인 작품으로, 중국 청나라 4대 황제 강희제의 일생과 업적을 담았다. 김덕문 더봄 대표는 “15년 전 첫 출간 때 번역이 어설퍼 늘 후회로 남았다. 2년간 중국 관련 서적 200~300권을 읽고 재번역을 추진했다”며 “200년 전 100만 만주족으로 1억 5000 한족을 지배한 강희·옹정·건륭의 리더십과 통치 철학을 알아야 오늘의 중국을 깊이 있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옹정황제’(전10권), 건륭황제(전18권)도 순차적으로 나온다. 소설가 김홍신(68)의 대표작 ‘인간시장’도 30년 만에 개정판이 나왔다. 작가는 1981년 초 이 작품을 ‘스물두 살의 자서전’이라는 제목으로 ‘주간한국’에 연재하기 시작해 그해 9월 처음 단행본으로 묶었다. 이후 5년 동안 모두 10권, 91개 장으로 구성된 대작을 완성했다. 출간 2년 만에 판매 100만부를 돌파해 한국 출판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가 됐다. 중국 명나라 말기 소설가 풍몽룡(1574~1646)의 ‘동주 열국기’도 51년 만에 새로운 완역판으로 나왔다. ‘동주 열국기’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550년의 역사를 다룬 작품으로 중국 고전 백미로 꼽힌다. 풍몽룡판의 국내 첫 완역본은 1964년 김구용판이지만 현재 절판된 상태다. 청소년판 ‘아리랑’은 1995년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완간 20년 만에 나왔다. 원작의 이야기 구조를 충실히 각색하면서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장면과 인물 묘사, 대화, 사건 전개 등을 다듬었다. 전태일문학상과 라가치상을 수상한 청소년 소설 작가 조호상이 3년에 걸쳐 개작하고 백남원 화백이 그림을 그렸다. 만화 전질도 가세했다. 만화가 오세영·박명운의 ‘만화 토지’(전 17권·마로니에북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전 20권·휴머니스트), 만화가 이두호의 ‘만화 객주’(전 10권·바다출판사) 등이 대표적이다. ‘만화 토지’는 2012년 오류를 바로잡아 펴낸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 결정본 전집을 토대로 오세영 화백이 1∼7권, 박명운 화백이 8∼17권을 맡았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개정판이다. 2013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250만부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다. 독자들이 지적한 오류와 새롭게 확인된 사실을 반영해 본문의 글과 그림에서 220건 이상을 수정했다. ‘만화 객주’도 13년 만에 재출간됐다. 소설가 김주영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1988~1993년 5년 동안 ‘매주만화’에 연재된 이 만화가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것은 1992년, 2002년에 이어 세 번째다. 복수의 출판사 관계자들은 “여름철은 독서 시장의 대목”이라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들과 학생들의 휴가와 방학이 몰린 여름 휴가철 전후로 책이 가장 많이 팔린다. 청소년은 교양·철학류나 문학서적류, 직장인들은 문학서적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여름휴가철에 나오는 전집들은 기존 출간된 작품들을 재출간하는 게 많다. 출판 시장이 불황이라 새롭게 뭔가를 발굴해 출판 시장을 개척하기보다는 마니아층이 두터운 작품들로 최소한의 이익을 확보하려 한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신간을 내는 위험 요소를 줄이면서 기존에 상품성이 입증되고 콘텐츠가 탄탄한 작품으로 시장의 활로를 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독자들이 신뢰할 만한 콘텐츠가 새롭게 정비돼 나왔다”고 했다. “‘인간시장’이 다룬 80년대 초반이나 지금이나 나아진 게 없다.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엘리트 부패가 더 심각해졌다. 중국이 최대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 중국은 다른 무엇보다 그 나라 역사를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 무한경쟁 시대인 춘추전국시대에 살아남는 전략을 담은 역사소설이나 중국에서도 1억부가 팔린 강희·옹정·건륭황제는 현 시류를 반영할뿐더러 시의성도 떨어지지 않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뉴스 분석] “더 잃을 게 없다”… 그리스의 도박

    2010년 4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청했던 그리스가 5년 2개월 만에 채권단이 제시한 긴축안에 반기를 들었다. 5일(현지시간) 추가 긴축안 수용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그리스 유권자의 61.33%가 ‘반대’를 택했다. 투표 결과는 국가 부도(디폴트)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그렉시트)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는 1997년 12월 IMF 구제금융을 받은 뒤 고강도 구조조정 끝에 3년 8개월 만에 상환한 한국과는 상반되는 행보다. 그리스를 둘러싼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튿날인 6일 그리스의 협상 총책임자인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이 전격 사퇴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재협상 기간에 한해 최소 7~10일간 그리스에 긴급유동성지원(ELA)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7일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선 그리스가 새로운 개혁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국민투표에서 그리스인들은 왜 ‘빅 노’라고 했을까. ●“폭주 열차라면 뛰어내리자” 외신들은 압도적 반대 표심의 원인을 ‘비루한 현실’에서 찾았다. 2010년부터 두 차례 긴축안을 수용했지만 경제는 더 처참하게 위축됐다. CNN은 6년 동안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이 25% 줄고, 실업률은 10%대에서 25% 안팎 수준으로 폭증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청년 실업률은 50%였다. “그렉시트는 경제적 재앙이 될 것”이라던 ECB의 경고에 아테네 신타그마에 모인 청년들은 “더이상 잃을 게 없다”고 맞받아쳤다. 채권단이 그렉시트 이후 미지의 불황상을 제시했다면, 그리스인은 추가 긴축을 했을 때 청년 실업이 2명에 1명꼴에서 3명에 2명꼴로 늘 수 있다는 디스토피아적 미래상을 구체적으로 그려 냈다. ●“상대에게도 명분이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긴축재정·작은 정부를 주창한 우파 경제학자들이 위축된 반면 폴 크루그먼,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진보적인 노벨상 수상 학자들은 “긴축 대신 부채 탕감이 필요하다”며 그리스에 힘을 실어 줬다. 반면 싱크탱크 그룹을 확보하지 못한 채권단 진영의 스텝은 꼬였다. ECB가 지난달 10일 “긴축재정이 장기적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지만, IMF는 지난 2일 그리스 부채 삭감 필요성을 시사하는 엇박자 보고서를 내놨다. ●“맞고 살지언정 전남편과는 못 산다” 정치적 성향이 반대 표심을 규합했다는 분석도 있다. 투표에서 ‘찬성’이 우세하면 지난 1월 교체된 시리자 정권이 물러나고 이른바 협상파 정권이 들어선다. 협상파는 2차대전 당시 나치에 부역한 오점과 재정 위기를 야기한 세력이라는 정치적 한계를 갖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역대 최장 39개월째 경상흑자… 반갑지 않은 ‘불황형’

    역대 최장 39개월째 경상흑자… 반갑지 않은 ‘불황형’

    경상수지가 39개월째 흑자를 기록했다. 역대 최장(最長) 기록이다.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서 생긴 ‘불황형 흑자’라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5월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경상흑자는 86억 5000만 달러다. 2012년 3월부터 39개월째 흑자다. 이로써 1986년 6월부터 38개월간 이어졌던 종전 최장 흑자 기록을 넘어섰다. 올 들어 1~5월 경상흑자는 402억 4000만 달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14억 7000만 달러)보다 27.9%(87억 7000만 달러) 늘어난 것이다. 한은은 올해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경상흑자가 사상 최대인 96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경상흑자 892억 2000만 달러도 사상 최대였다. 국내총생산(2014년 1조 4100억 달러)의 6.3%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적정한 경상흑자 규모라고 지적한 GDP 대비 3~4%를 훌쩍 넘는다. 최근의 경상 흑자는 수출과 수입의 동반 감소 속에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다. 경상흑자로 달러가 국내에 쌓이면서 원화 가치가 올라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정부가 달러를 해외로 퍼내는 대책(해외투자 활성화 정책)을 최근 발표했지만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점심 한 끼나마 메르스 불황에 도움 되길”

    “점심 한 끼나마 메르스 불황에 도움 되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힘든 음식점에 큰 도움은 못 돼도 마음이라도 나누고 싶어 찾았습니다.” 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산등성길의 한 음식점을 찾은 강남구청 기획경제국 홍종남(46)씨는 “구청에서 거리는 꽤 되지만 메르스 때문에 무너진 상권을 생각하면 당연히 와야 한다”면서 “겨우 밥 한 그릇 먹는 것이지만 작은 힘이라도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구 직원들은 지난달 24일부터 일원동 및 선릉역 맛의 거리, 아파트종합상가, 전통시장 등에 있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는 ‘런치 투어’를 하고 있다. 많게는 고객이 절반으로 줄어든 음식점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날은 복지문화국, 지역경제국, 대치4동주민센터에서 일하는 공무원 100여명이 산등성길 일대의 식당을 찾았다. 한 식당은 평소 줄을 서는 곳이지만 공무원을 제외하면 30%밖에 자리가 차지 않았다. 주인 류모(54)씨는 “공무원들이 찾아와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미안해하는데, 정성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을 중심으로 다수의 확진자와 자가 격리자가 발생하며 서울시에서 최대 피해를 입은 자치구라는 점에서 지역 경기활성화는 꼭 필요한 상황이다. 구 관계자는 “신사동 가로수길은 이용자의 40%, 영동전통시장은 50%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피해를 입은 중소 병·의원에 2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종합소득세 신고 납부 기한을 연장해 주는 등 정부가 내놓은 대책 외에 구 역시 1부서 1상권, 1사(社) 1상권 살리기 자매결연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 용역, 물품 구매 등 예산도 이달까지 집행할 예정이다. 부서 주관 행사는 연기하지 않도록 하고 이달까지 직원들의 복지 서비스도 집중 사용하도록 했다. 메르스 피해자의 경우 자동차세, 주민세, 지방소득세 등의 납부 기한을 최대 1년까지 연장해 주고 빌딩은 임대료를 적정하게 유도한다. 신연희 구청장은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메르스가 조금 진정세로 돌아섬에 따라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향후 더 다양한 지원책을 고민하고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KBS 다큐1 제2편(KBS1 밤 10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취임 후 첫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부활을 선언했다. 현재 닛케이 주가는 2만선을 돌파하였고, 대졸자 취업률도 96.7%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아베 총리 집권 3년 만에 아베노믹스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일본을 구할 수 있을까. 장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아베 총리의 아베노믹스 정책과 일본 기업들의 노력을 살펴본다. ■언더 더 돔 3(AXN 밤 9시 55분) 동굴을 다시 찾은 줄리아는 같이 왔던 주니어는 물론 바비와 마을 사람들이 모두 고치 안에 갇혀 있는 것을 발견한다. 칼로 고치를 가르고 바비를 구해 주려는 순간 멜라니가 그녀를 부른다. 멜라니는 줄리아에게 알이 있어야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며 바비의 아버지에게 알을 가져오게 하자고 말한다. 한편 바비는 벤이 남긴 휴대전화 속 영상의 확인에 나선다. ■막이래 쇼: 무작정 여행단(투니버스 밤 8시) 어린이 스타들이 1박 2일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 열 번째 여행지 강원도 평창에서는 아주 특별한 체험이 멤버들을 기다리고 있다. 바로 동물들과 함께하는 ‘서바이벌 미션’이다. 멤버들은 염소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맨손으로 송어를 잡아야 한다. 과연 계속되는 돌발상황에 가장 잘 대처하는 멤버는 누가 될까.
  • 삼성, 300억 풀어 메르스 불황 잡는다

    삼성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침체된 내수시장을 살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삼성그룹은 2일 300억원어치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매한다고 밝혔다. 상품권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계열사 사업장에 근무 중인 협력회사와 용역회사 직원들에게 지급해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게 할 계획이다. 삼성은 또 농산물 직거래장터도 개설한다. 극심한 가뭄 속에 메르스까지 확대되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어민들을 돕기 위해 이달 중 삼성전자서초사옥 등 전국 21개 사업장에 직거래 장터를 개설하고 농산물과 지역상품을 구입해 농어촌 경제 활성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억원 규모의 농산물과 지역 상품도 구매한다.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관광객을 적극 유치할 방침이다. 삼성은 동남아 현지 거래선과 고객을 한국으로 초청하고 현지 우수 사원에게 국내관광 포상휴가를 제공하는 등 1000명 이상의 관광객을 한국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는 시점에 맞추어 이달 말 이후 추진할 예정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입국 중국인 단체관광객 숫자는 지난달 26만 526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6% 감소했다.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임직원의 국내 여행도 권장하기로 했다. 기존 7월 말과 8월 초에 집중되어 있는 임직원들의 여름휴가를 1~2주 앞당겨 실시하도록 하고 ‘전국 휴양지 사진 콘테스트’ 등 국내 여행 권장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삼성 계열사들은 ‘1사 1촌 자매마을’을 비롯한 전국 200개 마을에서 농수로 정비 같은 시설 보수, 일손 돕기 등 봉사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농촌 봉사활동에는 계열사 임직원 1만여명이 참여한다. 한편 LG디스플레이도 이날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협력사의 재정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4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를 통해 업체당 최대 10억원까지 무이자로 자금을 빌려 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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