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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 불가피? 그건 착각!… 견제·균형으로 평화를

    전쟁, 불가피? 그건 착각!… 견제·균형으로 평화를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돈바스 지역 러시아 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 음악 축제를 포격했다.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에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지속적으로 위협했다는 걸 공격 배경으로 꼽는다. 가자지구 안에서 하마스 지지율이 추락하는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도였다는 분석도 있다. 지금도 지구촌 어디에선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쟁을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능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역사학자 르네 지라르가 대표적이다. 그는 “인간에게는 경쟁과 질투와 다툼에 기울어지는 선천적인 성향이 있고 그런 성향이 전쟁과 불화 등 유혈사태로 몰아간다”고 주장했다. 오랜 기간 폭력과 분쟁을 연구한 저자는 글로벌 갈등학을 가르치면서 다른 결론에 다다랐다. “인간이 선천적으로 평화주의자는 아니”지만 “공감하고 협상하며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거래하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 책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전쟁을 분석하고 ‘전략적인 평화’를 유지하는 길을 제시한다. 큰 대가를 치르면서도 전쟁을 선택하는 요인을 저자는 다섯 가지로 압축했다. 우선은 ‘견제되지 않는 이익’이다. 전쟁에는 큰 희생과 비용이 따르지만 지도자가 막강한 권력을 가진 데다 사적 이익의 필요가 커지면 물리적 싸움이 시작된다. 역사적으로는 영국과 프랑스가 한 세기를 넘어 대립한 백년전쟁이나 소련(현 러시아)과 미국이 주도한 냉전 시기가 그렇다. 미국과 소련은 세계라는 파이에서 더 많은 조각을 갖기 위해 대리국을 통해 싸웠다. 그 분쟁으로 많은 국가가 피해를 입었지만 미소 양국에 책임을 묻지 않았고 통제도 되지 않았다. 상대의 의도와 군사력 같은 힘에 관한 ‘불확실성’이나 이해당사자 간 신뢰를 기반으로 한 ‘이행 문제’도 전쟁 요인이 된다. 한쪽이 평화를 약속했더라도 다른 쪽이 무기를 여전히 쥐고 있다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선제공격을 선택하게 될 수도 있다. 앞의 세 가지가 전략적인 것이라면 ‘무형의 동기’와 ‘잘못된 인식’은 심리적인 원인이다. 전쟁이 야기할 위험을 상쇄시킬 명분, 영광과 지위 같은 것들이다. 무형의 동기가 극단적으로 발현된 사례로 저자는 아돌프 히틀러를 꼽았다. 게르만을 찬양한 히틀러는 자신이 혐오한 종족들이 독일을 오염시키고 지배하게 될 거라고 판단하며 주변국을 점령해 나갔다. 민족주의적 이상과 종교적 혜택, 오해 등 잘못된 인식은 적으로 간주한 사람들에게 더 나쁜 의도를 적용하고 자기 행동에는 고귀한 동기를 부여한다. 전쟁은 여러 요인이 작동하기 때문에 막을 수는 없다. 저자는 “내 연구 전략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책의 절반을 어떻게 평화를 유지할지 풀어내는 데 썼다. 그가 제시한 전략은 ‘견제와 균형’이다. 군사력, 동원력, 물질력으로 권력을 분할하면서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다. 민중 의식과 광장 집회 같은 ‘관리들을 응징하며 곤경에 빠뜨리는 능력’으로 동원력을 설명한 부분이 특히 흥미롭다. 전쟁의 원인과 평화의 길을 ‘비교적’ 간결하게 설명해 세계 정치와 분쟁사를 이해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
  • 아내에 흉기 휘두른 60대 남성 구속…“가정 불화 때문”

    아내에 흉기 휘두른 60대 남성 구속…“가정 불화 때문”

    아내에게 흉기를 휘두른 6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14일 경북 포항북부경찰서는 자신의 아내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특수상해 등)로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2일 오전 1시 30분쯤 포항 북구 한 아파트에서 50대 아내에게 흉기를 휘둘러 팔에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30대 아들에게 흉기를 휘두르겠다고 협박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정불화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3일 A씨를 구속했고, 추가 조사를 거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 “글과 그림은 하나의 덩어리… 저는 수많은 ‘몸’으로 이뤄졌죠”

    “글과 그림은 하나의 덩어리… 저는 수많은 ‘몸’으로 이뤄졌죠”

    “저에게 글과 그림은 하나의 덩어리예요. 그림을 그린 뒤에는 그림에 미처 담지 못한 잔여물이 글로 남아요. 마치 혜성의 꼬리처럼요.” 몸과 세계 사이의 강렬한 불화(不和)를 시각화해 온 현대미술 작가 이피(44·본명 이휘재)가 첫 책 ‘이피세(世)’(난다)를 펴냈다. 책은 작가의 예술관과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솔직하게 적은 예술 에세이. 이피는 올해 초 미국 현대예술재단(FCA)이 수여하는 ‘도로시아 태닝상’을 받으며 국제적 명성을 쌓았다. 시인 김혜순과 극작가 이강백의 딸이기도 하다. 그가 책 출간을 계기로 13일 서울 종로구 갤러리 아트스페이스3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유학 중에 저를 감싸고 있는 껍질인 피부에 관해 깊이 생각하게 됐어요. 심각한 인종차별을 당했거든요. 영어를 잘 못했었는데,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하면서 껍질 안에 더 갇혀 있던 것 같아요. 껍질을 ‘뒤집는’ 작업을 한 이유예요. 왜 나는 몸 하나로 태어나는가. 왜 나의 껍질은 하나인가.” 미국 시카고미술대학에서 학·석사 과정을 마쳤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서양의 한가운데인 미국에서 활동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작가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 책에는 이피의 작품 도판 113점이 실렸다. 몸과 세계 사이의 구분을 뒤집으며 경계를 치열하게 탐구한 그의 작품은 그로테스크하면서도 동양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품 중에는 불화(佛畫)를 연상케 하는 것이 있다. 실제로 고려시대 불화 기법을 배워 작품에 녹여 냈다고 한다. 이피의 글과 그림은 모친이 구축한 세계와 닮은 구석이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문학상을 여럿 받으며 국제적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집에서는 그저 평범한 어머니와 다를 게 없다고. 그래도 이피에게 강력한 영향을 끼친 것이 분명하다. 특히 ‘몸’을 사유하는 이피의 방식은 어머니를 빼닮았다. “제 안에는 수많은 몸이 있습니다. 제가 만나는 이미지들이 제 안으로 들어오면서 뭉쳐지고 그것이 저를 이루죠. 저는 하나의 몸이지만 동시에 수많은 몸이 있습니다.”
  • 그날의 태극기…기억을 펼치다

    그날의 태극기…기억을 펼치다

    짓밟힌 존엄을 다시 일으켜 세웠던 역사를 기억하고 마음을 모으게 하는 항일 문화유산에 깃든 정신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전국을 물들인다. 특히 최근 배지로 만들어져 주목받은 ‘서울 진관사 태극기’부터 125년 전 제작돼 이역만리에서 나부꼈을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 소장 태극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데니 태극기’까지 다양한 태극기가 다채로운 전시로 찾아온다. ●덕수궁 돈덕전서 만나는 진관사 태극기 먼저 국가유산청은 12일부터 10월 12일까지 서울 덕수궁 돈덕전에서 근대기 항일 독립유산을 통해 광복의 의미를 조명하는 특별전 ‘빛을 담은 항일유산’을 통해 우리나라 사찰에서 최초로 발견된 일제강점기의 태극기인 진관사 태극기를 선보인다. 2009년 5월 26일 진관사 부속 건물인 칠성각을 해체하던 중 발견된 태극기로 일장기 위에 먹을 덧칠해 만들어졌다. 진관사 태극기는 불교계 등 다양한 계층에서 주도한 독립운동의 양상과 강한 항일의지를 보여 주는 보물이다. 진관사 태극기와 더불어 특별전에는 지난해 7월 일본에서 환수한 의병장들의 결사 항전 기록인 ‘한말 의병 관련 문서’, 지난 4월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딸인 구혜정씨가 경매를 통해 환수해 온 안중근 의사의 유묵 ‘녹죽’(綠竹), 대한제국 주미공사 이범진의 외교 일기로, 당시의 외교 활동과 영어 사용 용례 및 표기, 서양에 대한 인식 수준 등 다양한 역사적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미사일록’, 대한민국임시정부가 국제연맹에 우리 민족의 독립을 요구하기 위해 편찬한 역사서로, 임시정부의 체계적 외교 전략을 보여 주는 ‘한일관계사료집’ 등이 최초 공개된다. ●역사박물관, 佛 소장 태극기 첫 공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태극기, 함께해 온 나날들’ 전시를 통해 태극기와 관련한 자료 200여점을 오는 11월 16일까지 선보인다. 전시품 가운데 기메동양박물관의 태극기는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 선봬 눈길을 끈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출품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 태극기는 자주 국가로서 대한제국의 의지를 보여 준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군함인 광제호에 승선했던 함장 신순성(1878~1944)이 1910년 국권피탈을 하루 앞두고 몰래 숨겨 뒀던 ‘광제호 태극기’, 1996년 전남 장성 백양사 괘불(대형불화) 보관함에서 발견된 ‘백양사 태극기’, 독립운동가들이 중국 상하이에 세운 임시정부의 의회에 걸었던 ‘임시의정원 태극기’ 등이 전시됐다. ●국립중앙박물관 ‘데니 태극기’ 영상도 국립중앙박물관은 10월 1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대한제국실에서 열리는 전시 ‘광복 80주년, 다시 찾은 얼굴들’을 통해 데니 태극기의 실물을 공개한다. 데니 태극기는 고종이 미국인 외교관 오언 데니(1838~ 1900)에게 하사한 태극기로 2021년 보물로 지정됐다. 현재 남아 있는 옛 태극기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크며, 초창기 태극기의 형태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 실감 전광판에서는 전시 기간에 맞춰 콘텐츠 ‘데니 태극기’를 상영한다. 서울 중구 신세계스퀘어에서는 오는 15일까지 10분 간격으로 상영되며, 8월 15일 광복절에는 하루 종일 데니 태극기 게양 영상이 상영될 예정이다.
  • 팥빙수 한입에 찌릿… 이 시릴 때 양치는 위아래로, 탄산은 멀리

    팥빙수 한입에 찌릿… 이 시릴 때 양치는 위아래로, 탄산은 멀리

    더운 여름 차가운 음료를 마시다 ‘찌릿’하고 후벼 파는 듯한 치통을 느껴 본 적 있을 것이다. 흔히 ‘시린 이’라 부르는 ‘치아 지각 과민’은 전 세계 성인의 8~57%가 겪는 증상이다. 특히 얼음이 가득 들어간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는 여름에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치과 질환 외래 환자 수 4위는 치아 지각 과민이 포함된 ‘치아 경조직의 기타 질환’이었다. 흔하지만 겉으로 손상이 잘 드러나지 않아 방치하기 쉽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치아 손상이나 치주염(잇몸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시린 이는 치아의 가장 바깥층인 법랑질이 손상돼 그 아래 상아질이 노출되면서 발생한다. 상아질에는 미세한 관(상아세관)이 촘촘히 나 있다. 온도 변화나 바람, 단맛·신맛 등 자극이 관을 통해 치수(신경)까지 전달되면 날카로운 통증이 일어난다. 송곳니와 작은 어금니에서 많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원인은 치아 마모와 침식이다. 치아와 잇몸 경계인 치경부는 법랑질이 얇아 옆으로 강하게 칫솔질하거나 이갈이 또는 꽉 무는 습관이 있을 때 쉽게 닳는다. 탄산음료나 산도가 높은 과일은 법랑질을 화학적으로 부식시킨다. 백진 서울아산병원 치과 교수는 “구토 증상이 잦은 역류성 위염이나 거식증 환자에게서도 치아 침식이 잘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잇몸이 내려가 치아 뿌리가 드러난 경우, 치아가 깨지거나 금이 간 경우, 심한 충치·풍치 등도 원인이 된다. 박정원 강남세브란스치과병원 치과보존과 교수는 “시린 이는 원인이 매우 다양하지만 느끼는 증상은 비슷해 진단이 까다롭다”며 “숨은 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처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증상이 가벼우면 먼저 시린 이 전용 치약을 써 보는 편이 좋다. 불화나트륨·질산칼륨·염화스트론튬 등 유효성분이 제품마다 달라 2~4주간 사용해 보고 효과가 없으면 다른 제품으로 바꿔 본다. 호전이 없으면 치과에서 고농도 불소 도포, 지각 과민 억제제, 레이저 치료 등을 받을 수 있다. 치경부가 쐐기 모양으로 깊게 팬 경우에는 치아 색과 유사한 레진(치과용 플라스틱 재료) 등으로 메워 주는 수복 치료가 필요하다. 한지영 한양대병원 치과 교수는 “치경부 손상이 심하면 치아 신경을 제거하는 근관치료와 치관 수복(크라운) 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잇몸이 심하게 내려갔다면 잇몸 이식술을 시행한다. 예방의 핵심은 올바른 양치 습관이다. 가벼운 힘(150~200g)으로 부드러운 칫솔모를 사용해 위쪽 치아는 아래로, 아래쪽 치아는 위로 쓸어내리듯 닦는다. 옆으로 문지르는 방식은 치경부 마모를 악화시킬 수 있다. 양치 후 치간 칫솔·치실로 치아 사이를 깨끗하게 닦아 주는 것이 좋다. 이쑤시개는 치아를 마모시킬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김신영 서울성모치과병원 보존과 교수는 “감귤류, 피클, 탄산음료 등 산성 식품을 섭취할 때는 빨대를 사용하는 등 치아와 직접 접촉을 최소화하고 섭취 후 즉시 물로 입을 헹궈 산성도를 중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성 음료를 마신 뒤 바로 양치하면 법랑질 부식을 가속할 수 있다. 최소 30분 후에 하는 게 좋다. 이갈이나 악무는 습관이 있다면 마우스가드를 쓰거나 턱관절 치료를 고려해 봐야 한다. 윤지영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교수는 “시린 이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충치, 치아 균열, 마모, 잇몸 질환 등 다양한 문제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며 “원인을 조기에 파악해 관리하면 간단한 처치만으로 증상이 완화된다. 가급적 빨리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 보길 권한다”고 강조했다.
  • “난 심판자”200명 살인이 목표…‘악마의 일기’ 쓴 등산객 살해범[듣는 그날의 사건현장-전국부 사건창고]

    “난 심판자”200명 살인이 목표…‘악마의 일기’ 쓴 등산객 살해범[듣는 그날의 사건현장-전국부 사건창고]

    등산객 차량서 잠든 사이 ‘묻지마 살해’…흉기 49차례 휘두른 20대의 악마적 범행2020년 7월 11일, 설악산 등산로 인근에서 차량 안에 잠들어 있던 5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는 인근 마을에 거주하던 20대 남성으로, 피해자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묻지마 범죄’였다. 강원 인제군 북면 설악산 입구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쉬고 있던 피해자 한모(여.당시 56세)씨는 열매 떨어지는 소리에 잠에서 깼고, 이씨(당시 22세)의 무차별적인 흉기 공격을 받았다. 목격자도 없던 범행은 피해자 일행이 산에서 내려와 숨진 한씨를 발견하며 드러났다. 경찰은 차량 주변 탐문과 감식을 통해 인근 마을 거주자인 이씨를 용의자로 특정했고, 같은 날 밤 자택에서 검거했다. 이씨는 살인을 자백했으며, 피해자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이씨는 범행 당일 차량으로 거주지 주변을 배회하며 ‘살인 대상을 물색’했고, 강 건너 공터에 주차된 쏘렌토 차량을 발견해 접근했다. 차량이 잠기지 않은 상태였고, 안에 혼자 있던 한씨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 시신에는 흉기에 찔린 상처가 무려 49곳에 달했다. “죽이고 싶다” 반복된 살인충동…일기장 속 ‘악마의 목소리’경찰은 이씨의 자택과 차량에서 범행 도구뿐 아니라, 이른바 ‘악마의 일기’를 발견했다. 파란색, 하늘색, 줄무늬 노트와 메모장에는 “나는 깨끗한 백(白)이므로 사람을 죽일 권리가 있다”, “장대호가 롤모델”, “죽이고 싶다. 기본 100~200명 목표” 등의 섬뜩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는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범인 장대호를 동경하며, 계획적 살인을 꿈꿔온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살인 직후에도 일기에 “흥분도 재미도 없다”, “이미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지”라며 냉혹한 태도를 보였고, CCTV 감시 때문에 연쇄살인은 어렵지만 연속살인을 하려 했다는 구체적 계획도 있었다. “초등생 때부터 살인 구상”…정신감정은 ‘정상’, 대법원 무기징역 확정경찰과 검찰은 이씨의 범행 수법과 일기 내용을 토대로 정신감정을 의뢰했으나 ‘정상’ 진단이 나왔다. 문장완성 검사에선 “내 능력은 사람을 죽이는 것”, “촉법소년 시절로 돌아가면 법망 피하겠다” 등 사이코패스적 경향이 드러났다. 검찰은 1·2심에서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무기징역과 전자발찌 20년 부착을 선고했고, 2021년 7월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정불화와 부모에 대한 적개심으로 살인을 상상해왔고, 고등학생 때는 대검을 구매했다. 이후 군 제대 후 살인 방법, 살인 장비, 이동 경로를 일기장에 세밀하게 계획했다. 그는 흉기와 톱, 진압봉, 지역 지도까지 준비해 범행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천열 . 김정호 기자
  • “여기저기서 비명이…” 16년만에 열린 오아시스 공연서 추락사

    “여기저기서 비명이…” 16년만에 열린 오아시스 공연서 추락사

    영국의 록 밴드 ‘오아시스’가 16년 만에 선보인 재결한 콘서트에서 40대 남성이 관객석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영국 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밤 10시 19분쯤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아시스 콘서트 도중 40대 남성이 위쪽 관객석에서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구급대원과 경찰 등이 출동했다. 이 남성은 추락에 따른 부상을 입은 상태로 발견됐으며, 현장에서 즉시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오아시스는 사고 다음 날인 3일 성명을 내고 “어젯밤 공연에서 팬 한 분이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고인의 가족과 친구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한 목격자는 “끔찍했다. 그 남성이 발코니에서 떨어졌고, 여기저기서 비명이 들렸다”며 “추락한 높이가 꽤 높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데일리메일에 말했다. 공연장 가장 위층에 앉아 있었다는 한 관객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연장) 바닥은 쏟아진 음료로 매우 젖어 있었다”고 했으며, 또 다른 관객은 남성의 사망 시점이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던 때와 겹친다며 당시 어수선했던 내부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당시 9만석의 관객석이 모두 꽉 차는 등 몹시 혼잡한 상황이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수많은 관중들이 사고 장면을 목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현장에서 사고 순간을 담은 영상도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관련 제보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8월 재결합을 선언한 뒤 지난달부터 영국 라이브 투어를 시작으로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었다. 사고 다음 날 예정됐던 런던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1991년 결성해 전 세계 9000만장이 넘는 음반을 판매한 전설적 그룹 오아시스는 리암·노엘 갤러거 형제간 불화 끝에 2009년 해체했다가 재결합을 선언했다. 오는 10월 한국을 찾아 공연한다.
  • “전쟁, 2034년까지 갈 수도”…우크라 잠룡의 암울 전망

    “전쟁, 2034년까지 갈 수도”…우크라 잠룡의 암울 전망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최대 경쟁자로 총사령관을 역임한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대사가 전쟁 관련 암울 전망을 내놨다. 잘루즈니 대사는 최근 우크라이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방어선을 구축하지 않고 휴전을 시도한다면 전쟁을 훨씬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2014년 시작된 전쟁은 2034년이나 돼야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4년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계가 극적으로 악화하는 등 분수령이 된 해다.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지정학적 반작용이 정면 충돌하면서 양국 간 분쟁은 무력 충돌로 이어졌다. 당시 불거진 유로마이단 시위와 크림반도 합병,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 전쟁은 오늘날 러·우 전쟁의 시작점으로 여겨진다. 잘루즈니 대사는 러시아의 전술이 변화했다고 설명하면서 “전쟁은 2024년 근본적으로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라고 짚었다. 특히 “러시아는 직접 공격을 포기하고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소모전으로 전환했다”라고 그는 분석했다. 잘루즈니 대사는 “현재 전선은 주로 살상 목적으로 존재한다. 2022년엔 탱크가 앞장서고 병력이 뒤따랐지만 지금은 탱크와 병력의 위치가 바뀌었다”라고 지적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인구 구성과 경제적 취약성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국방 전략과 (병력) 동원 방식을 재정비해야 한다”라고 잘루즈니 대사는 제언했다. 잘루즈니 대사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당시부터 2년여간 총사령관으로 있으면서 전쟁을 진두지휘,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의 약 절반을 탈환하며 영웅으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 국민은 여전히 그를 ‘부서지지 않는 철의 장군’이라 부른다. 지금 당장 대선이 치러질 경우 잘루즈니 대사를 대통령으로 뽑겠다는 응답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위협할 정도다. 그는 보직 해임된 지난해 2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94%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대권 잠룡으로 부상한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불화설이 불거진 뒤 해임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그가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고 미국 및 서방 당국자들과 종전 논의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그가 공개적으로 분열로 비칠 만한 다른 목소리를 낸 적은 없다. 오히려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종전 협상과 대선 실시를 압박했을 땐 “미국이 세계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7월부터 영국 대사를 맡고 있다.
  • 대한민국에도 총기가 허락된다면? 그 파멸적 시나리오의 끝은 어디일까

    대한민국에도 총기가 허락된다면? 그 파멸적 시나리오의 끝은 어디일까

    2025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Trigger)는 총기 청정국 대한민국에 출처 불명의 불법 총기가 유통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연출과 극본을 맡은 권오승 감독은 ‘우리 손에 총이 쥐어진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섬뜩한 질문을 던지며 사회 부조리와 인간 내면의 분노를 자극하는 트리거(방아쇠)를 잔혹하게 연결시킨다. 드라마가 현실이 된 비극: 송도 아들 살해 사건드라마 공개 시점, 현실에서는 더욱 충격적인 총기 사건이 발생해 ‘트리거’의 질문이 결코 허구가 아님을 증명했다. 지난달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 A씨가 사제 총기로 30대 아들 B씨를 살해하는 참극이 벌어진 것이다. A씨는 자신의 생일 파티에 참석한 아들을 향해 3발을 발사, 2발이 B씨에게 명중했다. 당시 현장에는 B씨의 아내 C씨와 어린 자녀 2명이 함께 있었으며, C씨는 아이들과 함께 방으로 피신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총에 맞은 B씨는 끝내 숨을 거두었고 현장에서 도주한 A씨는 약 3시간의 추격전 끝에 서울 서초구에서 검거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가족 불화를 범행 동기로 진술했고, 사제 폭탄까지 제조한 사실이 확인돼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은 불법 총기가 개인의 분노와 결합될 때 얼마나 끔찍한 비극이 초래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대한민국 최악의 총기 참사: ‘우순경 총기난사 사건’ 대한민국은 총기 사고에서 비교적 안전한 국가였지만 예외적인 비극은 존재했다. 1982년 4월 경상남도 의령에서 발생한 ‘우순경 총기난사 참사’는 그 충격적 실상을 보여준다. 현직 경찰이던 우범곤은 동거녀와의 사소한 언쟁에 격분해 무기고에서 소총과 실탄 180발, 수류탄을 탈취했다. 그는 가장 먼저 우체국으로 향해 직원들을 살해하고 전화선을 절단해 외부와의 통신을 차단했다. 이후 마을을 돌며 눈에 띄는 주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했다. 심지어 이웃 마을까지 넘나들며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터뜨렸으며 어린이와 갓난아이까지 무차별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갓난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자 다시 되돌아가 총을 쏘았다는 증언은 당시의 광기와 잔혹함을 짐작게 한다. 우범곤이 광란의 학살을 벌이는 동안 한 택시 기사가 위험을 알리며 주민들을 구하려 애썼으나 결국 우범곤에게 살해당한 채 발견됐다. 우범곤은 다음 날 새벽 한 주택에서 인질들과 함께 수류탄을 터뜨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장장 8시간에 걸친 그의 끔찍한 살인 행각으로 주민 56명이 목숨을 잃고 34명이 부상당했다. 살아남은 이들은 지금까지도 끔찍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이 사건은 ‘총’이라는 도구가 한 개인의 통제 불능한 분노와 결합될 때 어떤 파국을 초래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다. 美 최악의 총기 난사: 2017년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참사’ 총기 소유가 합법화된 미국에서는 대규모의 참사가 반복된다. 2017년 10월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의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벌어진 ‘스티븐 패덕 총기 난사 사건’은 그 정점이었다. 스티븐 패덕은 32층 객실 창문을 통해 호텔 건너편 컨트리 음악 축제 ‘루트91 하베스트 페스티벌’에 모인 약 2만 명을 향해 무차별 총기를 난사했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필사적으로 총알을 피하려 했지만, 높은 곳에서 쏟아지는 총알을 피할 방법은 없었다. 이 총기 사건으로 60명이 사망하고 9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부상당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단일 총기 사건으로는 최악의 인명 피해로 기록됐다. 스티븐 패덕은 특수기동대(SWAT)에 의해 사살되었으며, 그의 객실에서는 20정이 넘는 총기가 발견되었다. 충격적인 사실은 그가 범죄 경력이나 전과가 전혀 없는 평범한 회계사였다는 점이다. 수사 당국조차 그의 범행 동기를 밝히지 못했다. 이는 합법적 총기 소유가 개인의 예측 불가능한 광기와 결합될 때 언제든 대규모 학살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총기 소유의 딜레마: 美 수정헌법 제2조와 그 그늘미국 건국 초기, 무장한 민병대가 독립 전쟁의 주역이었던 배경을 바탕으로 1791년 ‘수정헌법 제2조’가 제정됐다. 이 조항은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하는 국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고 명시하며 총기 소유의 권리를 보장했다. 시간이 흘러 민병대의 역할은 축소되었지만, 서부 개척 시대에는 자기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지키고자 총기를 소유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그러나 1920년대와 1930년대 금주법 시대에 마피아들 간의 총격전이 빈번해지면서 총기 규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1934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총기를 국가에 의무적으로 등록하게 하는 ‘국가총기법’을 제정했다. 이후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1963), 마르틴 루터 킹 목사 암살 사건(1968), 그리고 로널드 레이건 암살 시도 사건(1981) 등이 발생하면서 총기 규제 여론은 더욱 높아졌다. 이에 따라 총기 구매 시 신원 조회를 의무화하는 ‘권총 폭력 예방법’도 제정됐다. 그럼에도 미국에서 총기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연방 국가인 미국의 각 주마다 총기 규제법이 상이하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동부 및 서부 해안 주는 규제가 엄격한 편이지만 텍사스, 플로리다 등 중부 및 남부 주는 규제가 느슨해 총기 유통을 막기 어렵다. 다음으로 ‘전미총기협회’(NRA)의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 때문이다. NRA는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치인들을 후원하며 입법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NRA의 강력한 지지자이며, NRA로부터 엄청난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총기 소유의 권리를 옹호하는 강력한 로비와 정치적 세력은 비극을 낳는 악순환을 끊기 어렵게 만든다. ‘트리거’가 던지는 질문, 그리고 섬뜩한 미래다시 드라마 ‘트리거’로 돌아가 보자. TV 토론에 나온 한 전문가는 “모두가 총을 가지고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면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총기 소지를 허용하는 법안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발언을 한다. 만약 정말로 그런 상황이 온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넷플릭스 ‘트리거’는 우리 사회에 ‘과연 우리는 총기라는 방아쇠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너무나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 대한민국에도 총기가 허락된다면…그 파멸적 시나리오의 끝은? [한ZOOM]

    대한민국에도 총기가 허락된다면…그 파멸적 시나리오의 끝은? [한ZOOM]

    2025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Trigger)는 총기 청정국 대한민국에 출처 불명의 불법 총기가 유통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연출과 극본을 맡은 권오승 감독은 ‘우리 손에 총이 쥐어진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섬뜩한 질문을 던지며 사회 부조리와 인간 내면의 분노를 자극하는 트리거(방아쇠)를 잔혹하게 연결시킨다. 드라마가 현실이 된 비극: 송도 아들 살해 사건드라마 공개 시점, 현실에서는 더욱 충격적인 총기 사건이 발생해 ‘트리거’의 질문이 결코 허구가 아님을 증명했다. 지난달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 A씨가 사제 총기로 30대 아들 B씨를 살해하는 참극이 벌어진 것이다. A씨는 자신의 생일 파티에 참석한 아들을 향해 3발을 발사, 2발이 B씨에게 명중했다. 당시 현장에는 B씨의 아내 C씨와 어린 자녀 2명이 함께 있었으며, C씨는 아이들과 함께 방으로 피신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총에 맞은 B씨는 끝내 숨을 거두었고 현장에서 도주한 A씨는 약 3시간의 추격전 끝에 서울 서초구에서 검거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가족 불화를 범행 동기로 진술했고, 사제 폭탄까지 제조한 사실이 확인돼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은 불법 총기가 개인의 분노와 결합될 때 얼마나 끔찍한 비극이 초래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대한민국 최악의 총기 참사: ‘우순경 총기난사 사건’ 대한민국은 총기 사고에서 비교적 안전한 국가였지만 예외적인 비극은 존재했다. 1982년 4월 경상남도 의령에서 발생한 ‘우순경 총기난사 참사’는 그 충격적 실상을 보여준다. 현직 경찰이던 우범곤은 동거녀와의 사소한 언쟁에 격분해 무기고에서 소총과 실탄 180발, 수류탄을 탈취했다. 그는 가장 먼저 우체국으로 향해 직원들을 살해하고 전화선을 절단해 외부와의 통신을 차단했다. 이후 마을을 돌며 눈에 띄는 주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했다. 심지어 이웃 마을까지 넘나들며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터뜨렸으며 어린이와 갓난아이까지 무차별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갓난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자 다시 되돌아가 총을 쏘았다는 증언은 당시의 광기와 잔혹함을 짐작게 한다. 우범곤이 광란의 학살을 벌이는 동안 한 택시 기사가 위험을 알리며 주민들을 구하려 애썼으나 결국 우범곤에게 살해당한 채 발견됐다. 우범곤은 다음 날 새벽 한 주택에서 인질들과 함께 수류탄을 터뜨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장장 8시간에 걸친 그의 끔찍한 살인 행각으로 주민 56명이 목숨을 잃고 34명이 부상당했다. 살아남은 이들은 지금까지도 끔찍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이 사건은 ‘총’이라는 도구가 한 개인의 통제 불능한 분노와 결합될 때 어떤 파국을 초래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다. 美 최악의 총기 난사: 2017년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참사’ 총기 소유가 합법화된 미국에서는 대규모의 참사가 반복된다. 2017년 10월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의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벌어진 ‘스티븐 패덕 총기 난사 사건’은 그 정점이었다. 스티븐 패덕은 32층 객실 창문을 통해 호텔 건너편 컨트리 음악 축제 ‘루트91 하베스트 페스티벌’에 모인 약 2만 명을 향해 무차별 총기를 난사했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필사적으로 총알을 피하려 했지만, 높은 곳에서 쏟아지는 총알을 피할 방법은 없었다. 이 총기 사건으로 60명이 사망하고 9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부상당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단일 총기 사건으로는 최악의 인명 피해로 기록됐다. 스티븐 패덕은 특수기동대(SWAT)에 의해 사살되었으며, 그의 객실에서는 20정이 넘는 총기가 발견되었다. 충격적인 사실은 그가 범죄 경력이나 전과가 전혀 없는 평범한 회계사였다는 점이다. 수사 당국조차 그의 범행 동기를 밝히지 못했다. 이는 합법적 총기 소유가 개인의 예측 불가능한 광기와 결합될 때 언제든 대규모 학살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총기 소유의 딜레마: 美 수정헌법 제2조와 그 그늘미국 건국 초기, 무장한 민병대가 독립 전쟁의 주역이었던 배경을 바탕으로 1791년 ‘수정헌법 제2조’가 제정됐다. 이 조항은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하는 국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고 명시하며 총기 소유의 권리를 보장했다. 시간이 흘러 민병대의 역할은 축소되었지만, 서부 개척 시대에는 자기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지키고자 총기를 소유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그러나 1920년대와 1930년대 금주법 시대에 마피아들 간의 총격전이 빈번해지면서 총기 규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1934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총기를 국가에 의무적으로 등록하게 하는 ‘국가총기법’을 제정했다. 이후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1963), 마르틴 루터 킹 목사 암살 사건(1968), 그리고 로널드 레이건 암살 시도 사건(1981) 등이 발생하면서 총기 규제 여론은 더욱 높아졌다. 이에 따라 총기 구매 시 신원 조회를 의무화하는 ‘권총 폭력 예방법’도 제정됐다. 그럼에도 미국에서 총기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연방 국가인 미국의 각 주마다 총기 규제법이 상이하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동부 및 서부 해안 주는 규제가 엄격한 편이지만 텍사스, 플로리다 등 중부 및 남부 주는 규제가 느슨해 총기 유통을 막기 어렵다. 다음으로 ‘전미총기협회’(NRA)의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 때문이다. NRA는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치인들을 후원하며 입법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NRA의 강력한 지지자이며, NRA로부터 엄청난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총기 소유의 권리를 옹호하는 강력한 로비와 정치적 세력은 비극을 낳는 악순환을 끊기 어렵게 만든다. ‘트리거’가 던지는 질문, 그리고 섬뜩한 미래다시 드라마 ‘트리거’로 돌아가 보자. TV 토론에 나온 한 전문가는 “모두가 총을 가지고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면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총기 소지를 허용하는 법안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발언을 한다. 만약 정말로 그런 상황이 온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넷플릭스 ‘트리거’는 우리 사회에 ‘과연 우리는 총기라는 방아쇠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너무나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 “총기 살해범, 가족에게 소외됐다는 망상… 작년 8월부터 준비”

    “총기 살해범, 가족에게 소외됐다는 망상… 작년 8월부터 준비”

    생일파티를 열어 준 아들을 사제총기로 살해한 조모(63·구속)씨를 수사한 경찰이 조씨가 ‘가족에게 소외됐다’는 착각과 망상에 빠져 범행한 것으로 결론냈다. 또 조씨가 며느리와 손자 2명 등 가족들을 모두 살해하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경찰청은 조씨가 ‘망상 범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며 살인과 살인미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현주건조물방화예비 등 혐의를 적용해 송치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언론 백브리핑에서 “(조씨가) 2015년 이후 전처 등과 따로 살게 된 뒤 전처와 아들이 짜고 본인을 함정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면서 “아들을 살해한 것도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다른 가족이 짜고 나를 셋업 한 거지(함정에 빠트린 거지)”라는 취지로 주장했다고 한다. 경찰은 “피해자 측은 (조씨를) 그래도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잘해줬지만 조씨는 모든 책임을 가족들에게 전가했다”고 말했다. 조씨가 앞서 프로파일러 조사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했으나 이 부분이 범행 동기는 아니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정불화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이헌 인천 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은 “외견상 특별한 불화나 갈등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고 가족들이 조씨 생활비와 대학원 등록금, 통신비, 국민연금, 생일축하금, 아파트 공과금, 수리비 등을 계속 지원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조씨가 10년 넘게 외톨이 생활을 하다 고립감에 사로잡혔고 가장으로서 자존감을 상실한 채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며 “복합 요인들이 맞물리며 결국 망상에 빠져 지난해 8월부터 이번 범행을 계획하고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씨가 처음에는 아들만 살해하려 했으나, 아파트에서 함께 자신의 생일잔치를 해주던 손자의 외국인 가정교사가 도주하자 사제 총을 발사하고, 방 안으로 피신한 며느리와 손자에게도 사제 총을 재장전해 살인미수 혐의도 적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씨가 서울 도봉구 집에 사제폭발물을 설치한 것과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에 따라 폭발물사용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 생일상 차려준 아들 살해 아버지 ‘착각·망상 범죄’…“반성 전혀 안해”

    생일상 차려준 아들 살해 아버지 ‘착각·망상 범죄’…“반성 전혀 안해”

    생일파티를 열어 준 아들을 사제총기로 살해한 조모(63·구속)씨를 수사한 경찰이 조씨가 ‘가족에게 소외됐다’는 착각과 망상에 빠져 범행한 것으로 결론냈다. 또 조씨가 며느리와 손자 2명 등 가족들을 모두 살해하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경찰청은 조씨가 ‘망상 범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며 살인과 살인미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현주건조물방화예비 등 혐의를 적용해 송치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언론 백브리핑에서 “(조씨가) 2015년 이후 전처 등과 따로 살게 된 뒤 전처와 아들이 짜고 본인을 함정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면서 “아들을 살해한 것도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다른 가족이 짜고 나를 셋업 한 거지(함정에 빠트린 거지)”라는 취지로 주장했다고 한다. 경찰은 “피해자 측은 (조씨를) 그래도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잘해줬지만 조씨는 모든 책임을 가족들에게 전가했다”고 말했다. 조씨가 앞서 프로파일러 조사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했으나 이 부분이 범행 동기는 아니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정불화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이헌 인천 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은 “외견상 특별한 불화나 갈등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고 가족들이 조씨 생활비와 대학원 등록금, 통신비, 국민연금, 생일축하금, 아파트 공과금, 수리비 등을 계속 지원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조씨가 10년 넘게 외톨이 생활을 하다 고립감에 사로잡혔고 가장으로서 자존감을 상실한 채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며 “복합 요인들이 맞물리며 결국 망상에 빠져 지난해 8월부터 이번 범행을 계획하고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씨가 처음에는 아들만 살해하려 했으나, 아파트에서 함께 자신의 생일잔치를 해주던 손자의 외국인 가정교사가 도주하자 사제 총을 발사하고, 방 안으로 피신한 며느리와 손자에게도 사제 총을 재장전해 살인미수 혐의도 적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씨가 서울 도봉구 집에 사제폭발물을 설치한 것과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에 따라 폭발물사용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 “가족이 날 함정으로” 사제총 쏴 아들 살해한 父 ‘망상 범죄’ 결론

    “가족이 날 함정으로” 사제총 쏴 아들 살해한 父 ‘망상 범죄’ 결론

    자신의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이 가족이 자신을 따돌린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했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29일 ‘인천 총기 사고’ 수사결과 백브리핑에서 “피해자 측은 피의자 A(62)씨를 같은 가족이라 생각하고 잘해줬으나 A씨는 모든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했다”며 “(수사 결과) 다른 가족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 아내는 ‘아이 아빠니까’라며, 아들은 ‘내 아빠니까’ 하면서 예의를 지켜왔는데도 불구하고 A씨는 다른 가족이 (자신을) 따돌리고 소외시킨다는 망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998년 다른 범죄로 구속 수감됐을 당시 전처와 협의 이혼했으나 동거하다가 아들 결혼 이후 따로 살았다. A씨는 범행 동기로 가정불화를 언급하기도 했지만 가족은 지속적으로 A씨와 연락을 주고받고 생일과 명절 등 특별한 날에는 가족이 함께 모이는 등 교류를 이어오며 특별한 가정불화나 갈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또 프로파일러 조사에서 경제적 어려움 등을 진술했으나, 가족은 그에게 생활비와 대학원 등록금 등 각종 지원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과정에서 A씨도 최종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범행 동기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견상 특별한 불화나 갈등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고 생활비, 대학원 등록금, 통신비, 국민연금, 생일축하금, 아파트 공과금, 수리비 등이 계속 지원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했다. 2015년쯤 아들이 결혼한 뒤 전처가 집을 떠나자 A씨는 가족이 자신을 따돌린다는 현실과 다른 인식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실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다른 가족이 짜고 나를 ‘셋업’ 한 거지(함정에 빠트린 거지)”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스스로 점차 외톨이라는 고립감에 사로잡혔고 가장으로서의 자존감을 상실한 채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결국 망상에 빠져 지난해 8월부터 이번 범행을 계획하고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살인과 살인미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로 A씨를 30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범행 당시 아들 B(33·사망)씨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며느리, 손주 2명, 며느리의 지인(외국인 가정교사) 등 다른 4명도 모두 살해하려 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A씨는 총열 4개와 총알 15발을 가지고 들어갔고 도망간 며느리 지인을 추적하면서 총을 쏘려고 했다”며 “집 안에 있는 다른 가족들에게도 총을 겨누면서 ‘이리 와’라고 말했던 것으로 봤을 때 신고를 못하게 할 목적으로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쯤 인천 연수구 송도동 모 아파트 꼭대기 층인 33층 집에서 사제 총기로 산탄을 발사해 아들 B씨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됐다. 범행 당일은 A씨의 생일로 아들이 잔치를 열었고 며느리와 손주 2명, 며느리의 지인(외국인 가정교사) 등이 함께 있었다. A씨의 서울 도봉구 집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가 발견됐고 살인 범행 이튿날인 21일 정오에 발화 타이머 설정이 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 인천 사제 총기 살해범 “아들만 죽이려 했다”…살인미수 혐의 부인

    인천 사제 총기 살해범 “아들만 죽이려 했다”…살인미수 혐의 부인

    30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이 추가로 적용된 살인 미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 연수경찰서는 이날 살인 등 혐의로 구속된 A(62)씨를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A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추가 살인 시도가 있었는지 등을 추궁했다. A씨는 “아들만 살인하려고 했다”며 살인 미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앞서 살인,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로 구속한 A씨에게 살인 미수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당시 아들 B(33·사망)씨뿐 아니라 현장에 있던 며느리, 손주 2명, 며느리의 지인 등 4명도 모두 살해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A씨는 수사 초기 가정불화를 범행 이유로 들었으나 추가로 진행된 프로파일러 조사에서 “가족 회사에 직원으로 이름을 올려 월 300만원가량의 급여를 받았으나 지난해 어느 시점부터 지급이 끊겼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이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A씨는 전 아내로부터도 생활비를 받았고, 아들도 지원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5일 A씨와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금융계좌를 들여다보고 있다. 또 함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포털사이트 검색 기록, 진료 기록, 통화 내용 등을 토대로 A씨의 구체적인 범행 계획 시점과 범행 동기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모 아파트 33층 집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서울 도봉구 집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 장치가 발견됐다. 살인 범행 이튿날인 21일 정오에 발화 타이머 설정이 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 “아들 총격, 가정불화 없다고 단언못해”…범죄학자가 본 ‘범행 동기’ 인식 차이(영상)

    “아들 총격, 가정불화 없다고 단언못해”…범죄학자가 본 ‘범행 동기’ 인식 차이(영상)

    ‘인천 총격 사건’ 범행 동기 ‘미궁’피의자와 유가족의 인식 간극 커“성범죄 전력·사업실패로 열등감”‘베테랑 범죄학자’ 오윤성 인터뷰 60대 남성이 생일잔치를 열어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해 세간을 충격에 빠뜨린 ‘인천 송도 총격 사건’과 관련해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정불화가 없다고 단언하는 건 무리”라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똑같은 일에 대해서 (가족 간에) 상반된 인식을 하고 있다”며 “유가족은 자주 왕래하고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지만, 피의자는 과거 성범죄 전력과 사업실패, 경제적 주도권 상실 등으로 열등감과 자격지심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아들을 살해한 피의자의 ‘범행 동기’를 두고 피의자와 피해자 유가족 측의 진술과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피의자는 경찰에 ‘가정불화’라고 진술했지만, 유족은 ‘이혼으로 인한 가정불화’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 교수는 “가정불화는 가족 구성원 간의 ‘심리적 불협화음’을 의미한다”며 “생활비 지원이 끊긴 것을 비롯해, 아버지와 전남편으로서 대우에 대한 불만들이 일종의 가정불화”라고 말했다. “전처는 피의자가 ‘열등감 없다’고 했지만…”피의자의 전처는 23일 입장문을 통해 “피의자는 열등감과 자격지심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했던 사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관해 오 교수는 “열등감은 내면의 문제”라면서 “전처의 입장에선 그렇게 볼 수 있지만, 피의자의 입장에선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오히려 외형적인 오버를 했을 수 있다”고 봤다. 또한 “이번 사건이 가족 구성원 간에 있어서의 솔직한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임은 사실”이라면서 “유족 측은 피의자와 ‘자주 왕래했다’고 얘기하지만 ‘자주 왕래’는 굉장히 주관적인 판단이고, (그 이유로) 가정불화가 없다고 얘기할 수 없다”고 짚었다. 피의자가 1999년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에 관해서도 “(피의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열등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적어도 전처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는데, 당당하게 행동할 수 없었을 것이다”란 해석을 내놨다. 전처 소유로 확인된 70평대 아파트에서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 교수는 “고가로 알려진 전처 소유 아파트에서 차량이 없는 사람은 피의자밖에 없었다”며 “전처와 아들이 타는 차량과 비교도 했을 것이고, 여러 요소가 피의자의 열등감을 촉진하는 환경이었다”고 주장했다. 연수경찰서는 25일 오전 이번 사건 관련해 “(피의자가) 지난해 8월부터 총열인 파이프 등 각종 물품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도구들은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것으로 파악되고, 렌터카를 빌리는 등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있다”고도 전했다. 오 교수는 “피의자가 사제 총기와 폭발물을 오랜 기간 동안 제작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맨정신에, 약물이나 정신질환 없이, 며느리와 손자 앞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 자체가 일반적인 범죄 양상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상황을 살펴봤을 때 우발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구석은 한 군데도 없다”며 “철저하게 계획적”이라 평가했다. 피의자가 아들을 먼저 겨냥한 이유에 대해서도 오 교수는 “피의자는 아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는 상황을 본인 스스로가 만들었고, 제1목표가 아들이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오 교수는 모방 범죄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잠재적인 보복심리를 가진 사람들은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해 살펴볼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며 “국가 기관에서 예방하기 위한 끊임없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 “아들이 생활비 끊어서?” ‘총기 살해’ 쏟아지는 ‘카더라’에 경찰 설명은

    “아들이 생활비 끊어서?” ‘총기 살해’ 쏟아지는 ‘카더라’에 경찰 설명은

    사제 총기로 자신의 아들을 살해하고 자신의 주거지에 사제 폭발물을 설치한 60대 남성의 범행 동기에 대해 온갖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피해자인 아들이 피의자에게 주던 생활비를 끊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보도까지 나온 가운데,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24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서울경찰청, 인천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피의자 A(62)씨를 조사했다. 프로파일링 담당 부서는 분석 보고서를 작성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연수경찰서에 전달할 예정이다. 통상 프로파일러의 결과 보고서는 2~3일 안에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정 불화’를 언급한 바 있지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A씨의 가족관계 등을 근거로 이혼을 둘러싼 갈등, 피의자의 열등감 등 각종 추측이 전문가의 발언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확산하고 있다. A씨가 입을 굳게 다문 가운데 A씨의 가족관계 등을 근거로 각종 추측이 전문가의 발언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타고 확산하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전문가들은 “사회·경제적으로 성공한 전처에게 의존하는 A씨가 열등감을 느꼈을 것”, “전처에 대한 복수심을 아들을 살해하는 방식으로 표출한 것” 등의 추측을 내놨다. 피해자 유족 “가정불화·열등감 아냐”그러나 피해자 B씨의 유족들은 이를 정면 반박했다. A씨의 며느리이자 B씨의 아내는 “‘이혼에 의한 가정불화’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근거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면서 “피의자에게는 참작될 만한 그 어떤 범행 동기도 있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 A씨의 전처는 “피의자는 열등감과 자격지심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며, 피해자는 피의자의 생일을 직접 챙기고 평소 연락도 자주 했다”며 “더 이상의 추측성 보도는 하지 말아달라. 손자와 손녀가 읽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A씨의 범행 동기에 경제적 문제가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SBS는 전날 A씨가 “그동안 생활비를 아들이 지원해줬는데 지난해 지원이 끊겼다”면서 “아들 사업이 잘 되고 있는데도 지원을 해주지 않아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경찰은 B씨가 A씨에게 생활비를 지원하다 끊은 사실 자체가 없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A씨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는 진술도 했지만, 경찰은 이같은 진술이 범행 동기로 나아갈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조사 결과도 현재로서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들이 생활비 끊어” 보도에 “사실 무근”앞서 연수경찰서는 지난 22일 살인,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20일 인천 송도동 모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와 며느리, 손주 2명, 지인 등이 모여 자신의 생일잔치를 열어준 상황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직후 도주했으나 약 3시간 뒤 서울 서초구 모처에서 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신의 주거지에 사제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진술했으며, 경찰은 A씨의 주거지에서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우유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를 발견해 제거했다.
  • [데스크 시각] 미국의 홀로서기와 동맹의 재구성

    [데스크 시각] 미국의 홀로서기와 동맹의 재구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 들어 한층 더 짙어진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미국의 전통적인 고립주의 노선과도 맞닿아 있다. 지정학적 이유로 19세기부터 비동맹을 내세웠던 미국은 상당 기간 고립주의를 고수했다. 제1차 세계대전에 뒤늦게 참전했을 때조차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미국을 유럽의 ‘동맹국’이 아닌 ‘연합국’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옛 소련과의 냉전, 중국 공산주의와 직면하게 된 미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평시 방위동맹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한다. 미국 외교 노선이 고립 노선에서 내 편을 중시하는 동맹으로 돌아선 계기다. 80여년이 지나 안보·경제 양면에서 광활한 글로벌 전쟁을 치르는 지금, 가장 강력한 국가일지라도 ‘내 편’은 한층 절실해졌다. 비교 우위 국제무역, 공급망 확보, 자원 전쟁 모든 면에서 상호 의존성은 한층 심화한 모양새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기치로 경제·안보 분야 ‘동맹의 재구성’에 시동을 걸었다. 근현대사에서 주요 강대국들이 기존 동맹국과 불화하거나 새 동맹국을 모색한 사례는 많았지만, 기존 동맹국을 무심하게 저버린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국제관계 전문가인 마거릿 맥밀런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진단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증유 시도에 전 세계가 시선을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동맹의 재구성’ 시도는 있었다. 대중국 강경 봉쇄 정책을 내걸고 특히 한일과의 동맹 강화를 앞세웠다. 바이든 행정부의 유일한 국무장관이었던 토니 블링컨은 취임 연설에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환율 조작까지 언급하며 “미국은 약화된 동맹 재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 대응을 위해 동맹국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동맹의 재구성’은 미국 홀로서기를 위한 측면이 훨씬 강하다. ‘대중 위협 공동 대처’는 전임 행정부와 동일하나, ‘상호이익이 되는 방식의 동맹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동맹·파트너국의 부담 강화를 밀어붙이는 형국이다. 유일 강대국 지위를 위협하는 중국을 향해선 일렬횡대로 미국에 동참하라고 요구하면서, 미국 무역적자를 좌시하지 않고, 미국의 핵우산으로 더이상 안보 보장을 해 주지 않겠다며 불확실성을 키웠다. 나토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동맹국에도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의 방위비 인상을 요구했고 상호관세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다음달 25%의 상호관세가 예고된 한국은 철강·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를 어떻게든 낮춰야 한다. 일본이 대미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15%로 10% 포인트나 낮춘 성과는 한국에도 협상의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북한이 아닌 중국 대응에 초점을 맞춘 주한 미군 역할 조정·감축 요구에도 대비가 필요하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이익·안보가 동맹국의 이익과도 긴밀히 연계돼 있음을 설득해야 한다. 공급망 협력, AI 반도체 칩과 선박 제조, 핵심 광물 확보 등이 모두 포함된다. 농산물, 액화천연가스(LNG), 원전 협력, 비관세 장벽까지 전방위로 압박을 받겠으나, 워싱턴 요구에 적극 응하는 전략적 태도가 향후 협상 결렬로 인한 비용 증가보다 낮은 비용을 치를 수 있다. 미국 싱크탱크들의 조언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컬런 헨드릭스 선임위원은 “안보 파트너들에겐 관세를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자유무역을 장려하는 게 더 나은 접근”이라고 했다. 동맹국이 낮은 관세로 얻은 경제적 이익을 군사 역량 강화로 돌리는 쪽이 미국과 동맹 전체에 득이 된다는 논리다. 냉정하기 짝이 없는 힘에 의한 외교 현장에서도 새 정부가 변덕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현명한 협상의 전범(典範)을 만들어 주길 기대해 본다. 이재연 국제부 차장
  • 약손명가, 인천 총기 사건에 “피의자와 회사 무관… 억측 멈춰 달라”

    약손명가, 인천 총기 사건에 “피의자와 회사 무관… 억측 멈춰 달라”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조모(63)씨가 범행 동기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며 각종 유언비어가 나도는 가운데 조씨의 전 배우자가 대표로 있는 피부관리 업체 ‘약손명가’가 23일 “회사와 무관한 사고”라며 억측을 멈춰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가족 측도 “가정불화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약손명가는 “피의자는 당사의 주주나 임직원이 아닌데 사고 관련 문의로 업무에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며 “더이상 사회적 소란이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건 이후 온라인 등에선 ‘(조씨는) 중국인이고, 약손명가 대표인 전처와 갈등을 겪었다’, ‘숨진 피해자는 의붓아들’과 같은 거짓 정보가 퍼졌다. 유가족도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아들)는 부친인 피의자를 위해 부모의 이혼 사실을 알고 있다는 내색조차 하지 않았다. ‘이혼 책임 추궁’ 등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피의자는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살인을 계획했다가 미수에 그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만 살해하려고 했다”, “가정불화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조씨의 진술을 이끌어 내고자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하고 조씨의 계좌 전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등 금전 관계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전 배우자 명의로 된 서울 도봉구 조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사제 총기 제작에 쓰인 도구와 인화성 물질도 확보했다. 압수한 증거물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조씨에 대해선 살인예비·살인미수 등 추가 혐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추측을 자제해 달라는 유족들의 호소에도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타인의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내 허상만 중요한 체면 지상주의가 초래한 범죄”라고 조씨의 범행 동기를 규정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박 위원장은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모르는 ‘선천적 댕큐(땡큐)결핍증’이 사라지지 않는 한 사회는 더 미궁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 아들 총기 살해범에 전처 “열등감·자격지심 없는 사람…이혼 후에도 지원”

    아들 총기 살해범에 전처 “열등감·자격지심 없는 사람…이혼 후에도 지원”

    인천 송도에서 아버지가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유족 측이 입장문을 내고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23일 피의자 A(62)씨의 전처인 B(60대)씨는 입장문을 통해 “피의자와 과거에 함께 살아본 경험으로 말씀드리면 피의자는 열등감과 자격지심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했던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피의자를 위해 몇 번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가게를 열어주는 등 지원했다. 번번이 실패했으나 이에 대해 어떤 책임을 추궁한 적도 없다. 대학원에 가고 싶다고 해서 대학원 비용도 지원했다”면서 “이처럼 피의자와 이혼 후에도 피의자에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는 저희 자식들의 아버지이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들인 피해자 C(33)씨에 대해선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부모가 되고 싶다면서 스스로 부모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버지인 피의자 생일도 직접 챙겨주고 평소 연락도 자주하며 아버지를 챙겼다. 사업적으로도 매일 늦은 시간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면서 “가정과 사회에서 최선을 다하던 피해자를 왜 살해한 것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경찰에 모두 진술할 예정”이라며 “더 이상의 추측성 보도는 하지 말아달라. 손자와 손녀가 읽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유족 “며느리·손주에도 범행 시도…총기 문제로 미수”전날에도 유족 측은 입장문을 내고 “피의자가 ‘이혼에 의한 가정불화’로 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유족 측은 “피의자는 피해자와 함께 그 자리에 있던 며느리와 손주들을 모두 살해하려고 했다. 피해자를 향해 총을 두 발 발사한 뒤 피해자의 지인에게도 두 차례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됐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을 피신시키고 숨어 있던 며느리가 잠시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방 밖으로 나왔을 때 A씨는 총기를 재정비하며 며느리를 추격했다”며 “며느리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방문을 잠그자 수차례 개문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유족 측은 이런 정황을 이유로 들어 “A씨는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살인을 계획하고 이를 실행했으나 총기의 문제로 미수에 그친 것으로 판단된다”며 “A씨가 주도면밀하게 계획해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를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 30분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한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며느리와 손주들 앞에서 자신의 생일잔치를 열어준 아들에게 쇠구슬 여러 개가 들어있는 산탄을 연달아 발사했다. A씨 차량에는 총신 9정, 자택에는 금속 파이프 5~6개가 남아 있었다. 서울에 있는 숙소에는 점화장치와 타이머가 부착된 폭발물 15개도 발견됐다. 일부는 21일 정오에 폭발하도록 설정돼 있었다. 범죄 심리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 입을 열지 않는 A씨에 대해 전처가 가장 아끼는 대상인 아들에게 열등감에 의한 분노가 표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22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등 혐의로 구속된 A씨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한 경찰의 추궁에 “알려고 하지 말라”며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도 별다른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 법원은 “주거지 폭발 시도 등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 ‘아들 총기 살해’ 피의자 신상공개 안될 듯…“유족 입장 최대한 반영”

    ‘아들 총기 살해’ 피의자 신상공개 안될 듯…“유족 입장 최대한 반영”

    사제 총기로 자신의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의 신상 정보가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족이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신상 공개를 반대하고 있어서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인천경찰청 강력계는 23일 피의자 A(62)씨의 신상 공개 여부에 대해 “피해자 유족 입장을 최대한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피해자인 아들 B(32)씨의 유족 측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피의자의 신상 공개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유족 측은 “피의자의 신상 정보가 공개되면 피해자 유족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잔혹한 범행을 직접 목격한 피해자의 어린 자녀들에게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은 살인 등 중대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에 대해 경찰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동의를 거쳐 피의자의 얼굴과 성명, 나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범행의 중대성 외에도 피해자 보호 필요성과 피해자 및 유족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 입장을 고려하면 이번 사안은 신상공개심의위원회 개최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인천 연수경찰서는 전날 살인,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20일 인천 송도동 모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와 며느리, 손주 2명, 지인 등이 모여 자신의 생일잔치를 열어준 상황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직후 도주했으나 약 3시간 뒤 서울 서초구 모처에서 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신의 주거지에 사제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진술했으며, 경찰은 A씨의 주거지에서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우유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를 발견해 제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가정 불화’를 언급할 뿐 구체적인 진술은 거부하고 있다. 이에 유족은 전날 언론에 입장문을 배포하고 “이 사건은 아버지인 피의자가 주도면밀하게 계획하고 아무런 잘못이 없는 아들을 가족이 보는 앞에서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다. 피의자에게는 참작될 만한 그 어떤 범행 동기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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