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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美총기난사 사건을 보고

    총기의 나라 미국에서 전세계를 경악케 하는 총기난사사건이 또 발생했다. 미국 대도시에서 총기난사는 하루에도 서너건씩 발생하므로 총기난사는 특별한 뉴스거리가 아니다.그러나 이번 덴버시 컬럼바인고교 사건은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자청했을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다. 왜 충격적인가.다음 몇가지 이유에서이다.이번 사건은 10대 후반의 앳된 고등학교 중퇴생이 범인이고 이들은 15명을 살해하고 20명을 부상시킨 대량 참살극을 연출했다.또한 범인 두명은 온몸에 폭탄을 두르고 자살을 감행했다. 청소년이 폭력범으로 둔갑하는 코스는 꼭 정해져 있다.학교 폭력조직에 가입하고 폭력게임을 즐기며 학교에서 말썽을 일으켜 중도 퇴학당하고 마지막으로 큰 사건을 저지른다. 퇴학생들이 극단적 범죄자로 변모하는 원인은 자기들이 가정·학교·사회에서 배척을 받은 희망이 없는 존재라고 자책하기 때문이다.희망이 없는 청소년이 택하는 길은 단 하나뿐이다.자기를 ‘왕따’시킨 가해자에게 복수하고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도 파괴하는 것이다.일반적으로 학교는 교내 폭력조직을 처벌 위주로 퇴교 조처하는데 이것은 시한폭탄을 학교 앞에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청소년이 폭력범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가정도 한 몫을 한다.부부가 서로 반목하고 불화하며 자녀 면전에서 육탄전을 벌이면 그들의 자녀도 성장해서 인간관계문제를 대화가 아닌 폭력으로 해결하려 한다. 부모의 무조건적 사랑이나 방임적 자녀 훈육도 같은 역할을 한다.무조건적사랑이란 부모가 사랑만 베풀고 통제는 행사하지 않는 자녀 사랑법이다.이런 부모하에서 자란 자녀는 자연히 사회 규범과 도덕에 역행하며 제멋대로 행동한다. 사회도 청소년 비행에 큰 몫을 한다.특히 사회에서 범람하는 폭력 미디어가 청소년의 폭력 충동을 자극한다.많은 영화,비디오게임,음악에서 폭력은 주제가 되어 있고 이러한 미디어 폭력은 날이 갈수록 그 폭력성의 강도가 증폭된다. 컬럼바인고교 총기사건은 우리에게 있어서 강 건너 불인가.단연코 아니다. 그렇게 강변하는 근거는 우리 가정·학교 그리고 사회가 점차 폭력을 조장하는 미국 사회를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그 구체적 증거를 들어보자.먼저 우리 부모의 이혼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서 중·고교 한 학급의 약 20%가이혼가정의 자녀들이다. 또 우리 가정의 부모들이 자녀 훈육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못 배운, 그리고 자신의 문제가 많은 부모는 자녀를 방임적으로 훈육하고 있고 고등교육을 받았다는 부모도 무조건적인 사랑을 하고 있다.그래서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 자녀가 부모를 폭행하고 학생이 교사를 구타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속출하고 있다.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의 학교교육은 튼튼했다.선생님은 엄했고 학생들은 잘못하면 선생님으로부터 매를 맞는 것을 당연시했다.그러나 지금은 어떤가.주객이 전도되어 학생들이 큰소리치고 교사는 학생들의 훈육을 포기한 지가 오래 되었다.그리고 불량학생이 발생하면 그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서 그들을 서둘러 퇴학시키고 있다. 결론적으로 컬럼바인고교사건은 영원히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고 조만간우리 주변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학원폭력은 학원에서부터 조기에 해결해야한다.교사가 불량학생을 책임지고 교도할 수 있도록 학교에 많은 힘을 실어주고 아울러 교사의 권위를 높여 주어야 한다. 교사도 학원폭력은 바로 자신의 책무라고 생각하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학원이 학원폭력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우리 가정·사회 모두가 자성하고 학교폭력문제 해결에 거국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 ‘한길아트‘ 시리즈 1호 ‘한국미술의 자생성’ 발간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한국미술의 자생성과 정체성을 탐구한 ‘한국미술의 자생성’이 한길아트에서 나왔다.‘한길아트 뮤지엄’ 시리즈 첫번째 작품인 이 책은 한국미의 정체성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독창적 미의식의 명작을 만들어낸 근원적 힘이었던 자생력과 한국미술의 원형을 찾아간다. 한길아트 뮤지엄 시리즈는 미술·건축·영화·연극 등 예술분야의 많은 책을 펴내고 있는 한길아트가 보다 깊이 있는 예술분야의 탐구를 위해 기획한것이다.김언호 한길아트 대표는 “기초이론에서 전문적 세계에 이르기까지국내외 예술을 탐구,학문적 체계를 세우고 예술과 문화를 한 차원 높이는데도움이 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한국근대미술사 연구’와 ‘한국의풍속화’가 시리즈의 다음 작품으로 올 상반기중에 나온다. ‘한국미술의 자생성’은 최몽룡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등 22명의 전문학자들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미술·조각·건축·공예및 미의식과 정체성 등을 통사적으로 다룬 역작이다.이 책은 독창적 미의식의 세계를 창조했던 한국미술 특유의 자생력을 회복하고 서구 모더니즘의 언저리에서 표류했던 우리 현대미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탐구여행을 시작하며 ‘자생성’이라는 화두를 이끌어내고 있다. 현대미술은 아직도 서구미술의 새로운 형식을 좇아가고 있지만 서구미술 변방에 머물고 있다.현대미술의 이러한 슬픈 자화상을 지우고 새로운 자화상을 그리기 위해서는 우리 미술의 정체성을 되찾고 자생력을 회복해야 한다. 선사시대부터 이 땅에는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예술을 만들어온 자생력이 있었다.자생력 있는 미술은 모든 외부적 요소를 흡수하여 자기 작품 속에 새롭게 창조해 낸다.그 대표적인 예 중의 하나가 고구려 고분벽화다.“고구려 고분벽화는 외래문화를 수용·소화하여 재창조했다.고구려는 중국 등의 회화양식을 받아들여 고구려 고분벽화 특유의 세계로 재창조했다”고 전호태 울산대사학과 교수는 말한다. “조선 전기의 불화도 중국 송·원대 불화의 영향에서 벗어나 조선 특유의불화를 창조했으며 그것이 한국불화의 자생성을 이루는 바탕이 됐다”고 김정희 원광대 고고미술사학과 조교수는 밝혔다.조선후기에는 가장 한국적이고 민족적인 화풍이 시대를 풍미했다. 그러나 근대 서양문명의 도입과 식민사관,해방후 근대화과정에서 나타난 변형된 민족주의,포스트모더니즘 등으로 한국미술의 정체성은 혼란에 빠졌다. 지나치게 서구지향적이라는 반성으로부터 90년대 들어 정체성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최태만 서울산업대 교수는 “한국미술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조선후기 실학이 추구했던 법고창신(法古創新) 정신에 바탕한 민족주의를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한다.“법고창신은 무조건적으로 과거를 숭배하거나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생적인 전통과 문화에 기초하되 바람직한 규범과 실현가능을 담보한 민족주의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최 교수는 말한다. 윤범모 경원대 교수도 한국미술계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민족의식이라고강조한다.“민족의식은 정체성 문제와 직결된다.정체성 수립없이는 한국미술의 미래는 참담할 수밖에 없다.그러나 민족의식과 정체성은 국제적 보편성과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이창순기자 cslee@
  • 재계 “갈길은 멀고 시간은 없고…”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재계가 부심하고 있다. 재계는 나름대로 노력했음에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섭섭해하고있다.그러면서도 정부의 세(勢)몰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반도체 빅딜이나 부채비율 축소 등 정부와의 약속은 지켜야 하지만 그렇게쉽게 매듭지어질 사안들이 아니어서 더 답답해하고 있다. 재계는 대통령이 빅딜 등 가시적인 재벌개혁을 촉구하며 22일로 예정됐던정·재계간담회를 무기 연기한 데 이어 강봉균(康奉均) 경제수석의 ‘문제의 2개 그룹’발언,공정위의 현대·대우에 대한 부당내부거래조사 방침,금융당국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이행 촉구 등 일련의 공세에 긴장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최근 정부쪽의 강경기류는 반도체 빅딜 지연이 가장 큰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주요 그룹 관계자도 당장 가시적 성과를 낼 수있는 것이 반도체 빅딜뿐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이 때문에 17일로예정된 정몽헌(鄭夢憲) 현대회장과 구본무(具本茂) LG회장의 담판회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한편으론 정부의 공세수위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구조개혁 의지를 재천명한다는 구상이다.총수회동 이후 답보상태에 빠진 삼성자동차의인수협상을 촉진시키기 위해 삼성과 대우가 삼성자동차 평가금액에 대한 제3자 중재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나,현대가 하반기까지 10여개 계열사와 사업부문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의 2개 그룹’으로 지목되고 있는 현대와 대우는 “구조조정을 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와의 불화설을 일축하고 있다. 대우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계열사 매각과 외자유치,부채비율 축소 등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추진 중이며 1·4분기 실적점검에 문제가 없는데도 악성 루머가 끊이지 않아 곤혹스럽다”며 “2·4분기부터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해명했다.정몽헌 회장도 이날 현대의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해 주채권은행에 낸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박선화 김환용기자 psh@
  • 徐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원인

    지난 7일 국회에서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국회의원들의 소아적인 동료의식,무감각한 법의식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인강력한 국회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고 국민은 요구하고 있다. 대한매일의 11일 여론조사 결과 체포동의안 부결의 원인이 ‘동료의원을 봐주려는 국회의원들의 이기주의 때문’이라는 의견이 41.8%로 가장 많았다.또 ‘국세청을 동원해 대선자금을 모집한 행위조차도 불법으로 생각하지 않는정치인들의 의식’을 지적한 의견도 29.3%였다. 이에 따라 국민의 33.8%가 ‘부패 정치인에 대한 사정(司正)’을 국회의원및 국회운영 개혁의 우선순위로 꼽았다.또 29.2%는 국회의원들의 집단이기주의를 개혁의 주안점으로 지목했다. 부패정치인 사정 의견은 50∼60대의 고연령층(42.0%)과 블루칼라(39.8%),대구·경북 지역(46.9%)에서 높게 나타났다.또 지지정당이 없는 응답자들(38.0%)도 상대적으로 부패정치인 사정을 요청했다. 정치인의 불투명한 정치자금(21.7%)과 방탄국회 반복 방지 등 국회운영 방식 개선(12.7%)도개혁 과제로 꼽혔다. 정치권에서 논의하는 국회의원 숫자 감소에 대해서는 0.4%만이 거론했다. 徐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이 국민회의와 자민련 소속 의원간의 불화 때문에부결됐다는 의견도 15.8%였다.
  • 불교문화 千年의 유산 한자리에

    불교문화의 전모를 보여줄 ‘99 한국불교예술대전’이 15일부터 6월 3일까지 경주 문화엑스포 행사장에서 열린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경주 문화엑스포행사의 하나로 마련하는 이 행사는 1,600여년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한국불교가 그동안 이룩해온 문화예술적 성취를 한데 모으는 자리.20세기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불교문화의 지난날을 총정리함으로써 ‘문화의 시대’인 21세기에 이를 발전적으로 계승시킨다는 뜻에서 마련하는 것이다. 불교예술대전은 크게 전시와 영상,공연 의식 학술 등 행사로 나뉘어 열린다.우리나라에 불교가 들어온 이후 중요사실을 보여주는 한국불교역사전과 영산재 바라춤 승무 등을 불교의식을 카메라에 담은 불교의식사진전,팔만대장경과 불당의 탁본과 모형을 전시하는 불교유물전시전,보물 및 유물전 등이마련된다. 또 불교미술협회,문화재보전수리기능인협회,전통문화재조각회 소속작가들의 작품전,스님들의 의상 및 각종 불구(佛具)전시와 함께 ‘산사의 하루’등불교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며 승무·바라춤공연과 손오공캐릭터 쇼도 펼친다.이밖에 참가자들이 참선이나 다도,연꽃 만들기,불화 그리기,팔만대장경 판각,불상조각,달마도그리기,선무도(禪武道)등을 직접 해볼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종단협의회의 김석오과장은 “항상 우리주위에 있지만 잘 모르고 지내온 불교예술의 우수성을 다시 일깨워주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며 “불교예술대전의 성과를 발판으로 내년에는 세계불교 엑스포를 개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朴燦 parkchan@
  • 창립 10돌…거듭나는 자유총연맹

    4월1일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한국자유총연맹이 ‘열린 마음 열린 사회’민주시민공동체 건설의 향도가 될 것을 다짐했다. 자유총연맹은 또 동과 서,보수와 진보,세대와 계층으로 나누어 반목과 대립,갈등을 빚고 있는 우리 사회의 병폐 청산보다 시급한 과제는 없다고 진단,국민대화합의 장을 앞장서 열어 나가기로 했다. 자유총연맹이 ‘열린 마음 열린 사회’를 새 천년의 화두로 내세운 것은 우리 사회발전 에너지의 열효율을 떨어뜨리고 있는 원인이 닫힌 마음에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지금 우리 시회를 황폐케 하고 있는 지역·보혁·계층·노사·세대 갈등은 모두 우리 사회구성원들이 마음을 열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들이다.이런 갈등들은 그것이 역동적인 민주시민 사회발전을 가로 막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통일역량을 감퇴시켜 남북 통합까지를 저해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자유총연맹이 지난달 31일 개최한 ‘국민대화합 한마음대회’를 계기로 우리 사회 갈등 혁파의 선봉에 서기로 한 것은 이해와 관점을 달리함으로써 분화된 마음들을 화합의 매듭으로 묶고 희망찬 내일로 달려가기 위해서다.지금 세계는 무한경쟁의 급류를 타고 있다.또한 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과거와는 다른 패러다임이 전개되고 있다.그러나 우리는 세계와 겨루어 이길 수 있는 실력 배양은 외면한 채 망국적인 지역·계층간의 적대와 불화로 엄청난 국력을 소모하고 있다. ‘열린 사회’는 ‘열린 마음’으로부터 출발한다.열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우리들에게 분열을 강요하고 있는 온갖 대립적 요소들을 화합과 관용으로 용해시켜 새로운 국민적 에너지로 변환해야 한다.불과 8개월 뒤에는 새 천년을 맞이 하게 된다.21세기는 닫힌 마음과 편협한 가슴으로는 맞을 수 없는 격동의 시대다.또한 ‘우리는 하나’라는 정신과 ‘우리는 함께’라는 에너지가 사회 전체에 공급되지 않으면 도약할 수 없는 도전의 세기다.우리가 세계적 무한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대립과 상쟁의 낡은 틀을 깨고 타협과 관용,그리고 상호 존중의 정신을 불어넣어야 한다. 우리가 신봉하는 자유민주주의는 사회구성원 저마다가 투철한 민주시민으로 개혁될 때 발전에 가속도가 붙는다.또한 우리 모두의 민주시민 의식이 튼튼히 뿌리 내릴 때 국가안보는 더불어 강화되고 분단 극복,통일도 앞당겨질 수 있는 것이다.자유총연맹이 대결적 반공·안보지상주의에서 탈피,민주시민교육에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金大中대통령은 ‘국민대화합 한마음대회’ 치사를 통해 자유총연맹이 국민대화합과 개혁의 후원자가 돼 줄 것을 당부했다.金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23만 자유총연맹 조직원들이 한덩어리가 되어 국민화합에 총력을 경주할 때우리 사회는 닫힌 사회에서 열린 사회로 나갈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되고 국민의 힘이 하나로 뭉쳐져 통일의 원동력으로 승화될 것으로 믿는다.자유총연맹이 선도하는 ‘열린 마음 열린 사회’ 민주시민공동체 건설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대한 응답이다. 우리의 소원이 통일임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그러나 평화적인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한 내부 결속이선행돼야 한다.우리에겐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지금은 동서와 남북이 함께 손잡고 통일의 진운을 개척해 나가야 할 때다. 자유총연맹은 앞으로 기존의 소극적인 반공,안보 위주의 활동에서 한 차원을 높여 자유시민 육성사업에 역점을 둔 포괄적 안보활동에 주력할 것이다. 아울러 민주시민 교육의 주체로,국민화합의 견인차로,그리고 남북화해의 메신저로서의 새 지평을 열어 나가고자 한다.많은 성원과 격려를 기대한다.
  • 시교육청 기획국장 인선에 교육부-광주시교육청 불화

    광주시교육청 기획관리국장 인선을 둘러싸고 교육부와 시교육청간에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교육부와 시교육청의 명분싸움에 시교육위원회까지 가세해행정자치부의 최종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 기획관리국장에 李昇然 현 시교위 의사국장을 내정하고 지난달 19일자로 교육부에 임용을 제청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국가직 서기관 임명은 교육부 파견자를 원칙으로 한다는지난해 4월 차관 이름으로 보낸 공문을 근거로 현재 교육부에 파견근무중인徐光洙서기관을 차기 기획관리국장으로 내정해 행정자치부에 통보했다. 시교육청은 교육감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며 행정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광주시교육위원회도 30일 교육위원 7명 전원 명의로 교육부의 내정철회를 요구하고 나서 논쟁이 ‘중앙 대 지방’으로 비화되고 있다. 광주 金守煥
  • [사설] 재보선 과열 우려된다

    3·30 재보선 선거전이 14일부터 공식화됐다.서울 구로을 및 경기 시흥의국회의원 선거전과 안양의 시장 선거전이 그것이다.각 후보들은 오는 29일자정까지 정당연설회와 거리유세 등으로 득표활동을 펼친다.그런데 초반부터 선거전은 과열로 치닫는다.과열은 탈선을 빚어내기 쉽다.선거가 끝난 다음에는 온갖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게 만든다.준법과 냉정을 촉구하지 않을 수없다. 사실인즉 이번 선거는 과열이 예고됐던 것이나 마찬가지다.여야가 사력을다해 맞붙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이번 선거는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로 치부되고 있다.그것이 선거전을 뜨겁게 만드는 첫번째 이유다.뿐만 아니라 정국주도권의 향방을 결정하는 선거로 인식되고 있다.이것 역시 선거판을 뜨겁게 달구는 또다른 이유다. 이런 시각을 반증해주고 있는 건가.선거전은 벌써 선거운동이 공식화되기전부터 험악해지기 시작했다.말부터가 거칠어졌다.정치권은 지금 독설 파문으로 술렁거린다.한나라당 李富榮총무가 뱉은 독설 때문이다.말이 거칠면 선거판이 거칠어질 것은 당연하다.이런 식으로 간다면 재보선 선거운동의 전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선거판에서 품위를 찾는 건 불가능한 일일지 모르겠다.아무 말이나 마구 퍼부어대면 선거판은 난장판이 된다.선거판이 난장판이 되면 정치가 난장판이 된다.품위 없는 정치의 피해자는 언제나 애꿎은 국민이었다.제발 말부터 좀 조신(操身)해 주어야겠다.말을 조신한다면 선거판이 꼭 품위가 없으란 법도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체제의 선거가 얼마간 시끄러운 건 감수해야 할 일이다.그렇지만정책 대결로 시끄러워야 한다.상호 비방이나 불법,타락으로 시끄러워서는 안된다.정책 대결은 유권자의 선택을 돕지만 그렇지 않을 땐 유권자를 혼란시킨다.따라서 선거는 준법과 민주주의적 질서 안에서 치러져야 한다.이번 재보선도 그렇게 돼야 함을 유권자들은 엄숙히 요구하고 있다.또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유권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각종 선거행사의 집행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는 말할 것 없고 시민단체들도 적극 나서야 한다. 과열선거가 낳을 후유증은 여러가지이다.그 중에서 자칫 치유할 수 없는 지역주민간의 불화와 반목이 조성될 수 있다.수도권 선거구는 경향 각지에 연(緣)을 둔 주민들로 구성돼 있다.따라서 선거운동이 과열될 때 반목과 갈등은 유발되기 쉽다.그런 선거는 안치름만도 못하다.어쨌든 이것만으로도 선거과열을 막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과열은 식혀야 한다.
  • 티베트 불교회화 소개‘탕카의 예술’ 제2권

    티베트의 불교회화인 탕카(thangka)의 세계를 소개한 도록 ‘탕카의 예술’ 제2권이 나왔다.한빛문화재단(이사장 한광호)이 펴낸 이 책에는 만다라,여래도,보살도,불모도(佛母圖),분노존도(忿怒尊圖),본(Bon)교 회화 등 100여점의 불화가 실렸다.특히 이번 도록에서는 티베트 밀교의 의례에 따른 여러가지 만다라를 모아놓은 ‘만다라집 두루마리’,석가모니의 생애를 묘사한 ‘석가여래와 자타카말라(Jatakamala)’,티베트 밀교의 민간신앙적 요소를 살필 수 있는 ‘호부도(護符圖)’등 사료적 가치가 큰 작품들이 실려 있어 주목된다.값 10만원.(02)2287-2991
  • [외언내언] 영국여왕의 방한

    지난 92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즉위 40년을 맞았을 때 홍수처럼 쏟아져 나온 기념문서들은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오랫동안 왕위를 지킨 군주로서 그는 1,000년 역사를 지닌 영국 왕의 자리에 활력소를 불어넣었고 대영제국을 영연방으로 순탄하게 변화시키는 외교적 역할을 발휘했다’고 찬양하기를 멈추지 않았다.유럽의 다른 나라 왕실들이 공산주의의 물결에 밀려 붕괴한 데 비하면 엘리자베스 여왕은 그의 왕위와 위엄을 굳건하게 지켜오는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그는 연합왕국의 왕인 동시에 자치령 각국의 왕이며 다시 구(舊)제국에 속해있던 독립국 결합체인 코먼웰스의 수장으로서 ‘군림은 하되 통치하지는 않는다’는 전통을 지켜 실제의 정치에는 관여하지않고 있다. 그러나 1년에 두 번으로 제한된 국빈 방문으로 국제 친선에 기여하고 있다.지난 86년,베이징(北京) 방문 때는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여왕으로서 중국인들의 자존심을 회복시켜주는 계기를 만들었고 94년에는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빈간의 잇단 불화와 추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를 방문하여 꿋꿋한 왕실의 체모를 과시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한·영 국교 재수립 50주년 기념으로 4월 19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우리나라에 온다.엘리자베스 여왕의 해외방문엔 영국뿐 아니라 유럽 전 언론의 열띤 취재보도가 따를 것이다.이번 여왕의 한국 방문에는 영국 왕실출입기자 50여명과 세계 각국의 기자 100여명이 동행할 예정이어서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는 TV화면을 통해 전세계로 퍼져나가게 될 것이다.방한 스케줄은 이른바 작은 문화답사의 형태로 국립묘지 참배와 金大中대통령 면담후 서울 미동초등학교에 가서 태권도 시범을 관람하고 이화여대와 인사동 거리,남대문시장을 돌아보게 된다고 한다.국악원과 한국예술종합학교에도 찾아가 ‘서양음악사가 짧은 한국에서 어떻게 가르치기에 그처럼뛰어난 음악가가 많이 나오는지’도 확인하고 싶어한다.그리고 사흘째인 21일에는 73세 생일을 맞아 경북 안동시 하회마을 담연재(澹然齋)에서 전통한식으로 차려진 생일상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한국의 양반 마을에서 신사의나라에서 온 영국 여왕의 생일맞이는 동양과 유럽의 조화를 새삼 실감시킬지도 모른다. 물론 영국 여왕의 한국 방문은 한국으로선 전세계에 한국을 알릴 수 있는좋은 기회이긴 하지만 과연 인사동과 남대문시장,안동의 하회마을에서 동양적 정취를 흠뻑 맛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우리에겐 보여줄 것이 적다는 게문제인 것 같다. 이세기 논설실장
  • [제2공화국과 張勉](4)경제개발 5개년 계획(中)/아이젠하워

    張勉정부는 집권 직후인 1960년 9월 제1차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곧바로 미국에 재정지원을 요청하는 외교문서를 보낸다. 그것이 ‘한국의 경제개혁 비망록’(Aide Memoire on Economic Reform Measures in Korea)이다. 25쪽 분량인 이 문서는 구성상 통상적인 외교문서와는 큰 차이가 있다.張勉정부는 단순히 원조를 요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사회의 실정과 이에 따른 경제개발 필요성,5개년계획의 윤곽,그리고 張勉정부의 개혁의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예컨대 한국은 지금 ▒노동가능 인구 940만명 가운데 130만명이 실업자이고 ▒농촌인구의 65%는 가난과 저생산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3년간(1957∼1959년) 무역적자는 연평균 3억4,800만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장기적인 경제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미국이 원조를 해준다면장면정부도 국군 5만명 감축,일본과의 국교정상화,환율 정상화 등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말하자면 ‘우리가 이러저러하게 개혁을 해나갈 터이니 대신경제 지원을 해달라’는 식이었다. 실무자로서 비망록을 작성한 李起鴻(당시 부흥부 기획국장)은 “외교문서에 공무원 봉급을 현실화해 공직사회 부패를 없애겠다는 다짐까지 했으니 자주독립 정부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버린 문서였다”고 회고했다.그는 張총리에게 결재받으러 갔더니 힘없이 그러나 인자한 표정으로 몇마디 묻고는 사인하더라면서 “張총리가 그 내용에 공감했다기보다는 金永善재무장관을 믿고 결재하는 듯했다”고 기억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굴욕적이기까지 한 ‘경제개혁 비망록’이 꼭 필요했을까.그 무렵은 국가재정의 절반 가까이를 미국원조에 의존하는 상태였고 게다가 李承晩정권의 실정(失政)으로 국고는 텅 비어 있었다.60년 8월6일 許政과도정부가 발표한 李정권의 ‘외화 낭비’규모를 보면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낭비액’은 미화 3억3,000만달러,영국돈 286만4,000파운드,일화 1억4,600만엔 등이었다. 이 비망록은 당시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필요악이었을 것이다. 金永善장관과 車均禧부흥부 사무차관은 미국을 방문,10월4일 비망록을 허터 국무장관에게 수교한다.이 문서는 국제사회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유력한 경제지인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의 윌슨 편집국장이 직접 한국에와 金永善장관과 李起鴻국장·李漢彬재무부 예산국장 등을 인터뷰해 그 내용을 10월27일자 커버스토리로 싣는다. ‘도약을 위한 한국의 탄원’이란 이 기사에서 윌슨은 “일단의 젊은 관료들이 체면불구하고 미국에 매달려 경제적 도약을 하겠다고 공개 탄원했다”고 보도했다.아울러 한국의 사회상이 한심스럽지만 희망을 가지고 경제발전을 지켜볼 만하다고 기대를 걸었다. 나라의 체면마저 저버린,그래서 도리어 張勉정부의 경제개발 의지를 더욱분명하게 보여주는 이 비망록은 1983년 11월에야 외교문서로 정부에 정식등록된다.부흥부에서 작성해 총리의 결재를 받고 재무장관이 미국에 전달할 때까지 외무부의 손을 전혀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만큼 파격적인 외교문서였다고 할 수 있다. 경제지원에 관한 張勉정부와 미 행정부간의 협의는 순조롭게,그리고 바삐돌아간다.60년 10월13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경제회담에서 한국은 4억2,100만달러를 61∼65년에 걸쳐 원조해 달라고 미국에 정식 요청한다.이 액수는‘경제개혁 비망록’에서 한국이 밝힌 5개년계획의 미국측 지원규모 그대로다. 이 회담에서는 또 환과 미국의 달러화 환율을 61년부터 1,000대1로 끌어올리기로 합의한다.11월26일에는 매카나기 주한 미국대사가 張총리를 방문,비망록에서 밝힌 요청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는 허터 미 국무장관의 공한을 전달한다. 미국의 적극적인 지지는 친한파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관심에도 크게 힘입었다는 사실이 최근 발굴된 미국 외교문서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별도기사 참조] 張勉정부는 미국의 경제지원을 얻느라 부단히 애쓰는 한편 국내에서도 기업인과 국민에게 장기 경제개발의 당위성을 알리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대표적인 예가 60년 12월5일부터 닷새 동안 열린 ‘종합경제회의’다. 정부가 경제정책에 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자 마련한 이 회의에는 경제·기술·언론·학계 인사들과 각 지방 독농가까지,당대의 오피니언리더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의에서 張총리는 “4월혁명의 진정한 과업은 민생안정을 바탕으로 한줄기찬 경제발전 없이 실효를 거둘 수 없다”고 강조하고 “새해부터는 실업과 민생문제에 적극 대응해 나갈테니 온국민이 자조자립의 정신으로 동참할수 있게끔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나온 金永善장관의 발언은 사회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金장관은 한국이 경제면에서 북한보다 3∼5년 뒤져 있음을 산업별 수치를들어 솔직히 밝히고 “북한과의 경제전쟁에서 뒤떨어진 현실을 극복하려면땀과 피,희생과 인내,그리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불과 몇달 전까지 ‘반공’을 국시로 내건 李承晩정권 하에서 언제라도 ‘북진통일’이 가능하다고 믿던 국민에게는 이보다 더한 충격이 없었을 것이다.이와 함께 ‘金永善 발언’은 ‘국민에게 사실을 알리고 대화를 통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張勉정부의 기본방침을 명확하게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종합경제회의에서 간사로 일한 金立三(77·전경련 고문)은 지금도 “張勉정부는 경제발전에 관한 뚜렷한 청사진을 가지고 있었다”고 회고하면서 “그점에서는 張勉정부가 자유당정권은 물론 5·16 군사정부보다도 월등히 앞섰다”고 평가했다. 1961년으로 해가 바뀌면 민간 경제계도 한국경제협의회를발족하는 등 경제개발에 동참할 채비를 갖춘다.아울러 산업개발위원회가 준비하는 제1차경제개발 5개년계획 안이 완성 단계에 이른다. 李容遠 ywyi@ - 아이젠하워 한국경제 큰 관심… 개발 적극 독려 1960년 9월은 張勉정부가 경제개발계획을 공표하고 ‘경제개혁 비망록’을준비하는 등 숨가쁘게 돌아가던 때다.이 무렵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은 일시 귀국한 매카나기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한국문제,특히 경제개발에 관해깊이 상의한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 정부문서간행처(USGPO)가 발행한 FRUS 18권 691쪽에 수록된 자료 ‘아이젠하워 대통령과의 회의록’(A)에서 확인할 수 있다.아이젠하워는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인 1952년 12월과 두번째 임기중인 60년 6월 등 두 차례 방한한 친한(親韓)인사다. 9월14일오전 9시 아이젠하워를 만난 매카나기는 “한국에서 많은 진전이있었고,張勉정부는 잘 해나가고 있다”고 보고한다.또 “파벌싸움이 있기는하지만 이는 동양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이어 본인이 이번 방문에서 확실하게 추가원조를 얻어올 것이라고 한국인들이 기대한다고도 보고한다. 이에 대해 아이젠하워는 자신이 한국인들에게 얼마나 탄복하고 있는가를 설명하면서 “그들 스스로 경제 단계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아이젠하워는 한국인들이 듣기 싫어하겠지만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않는 한 주권국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한국의경제발전이 시급함을 재차 강조했다. 그 무렵 한국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1960년 8월12일 파슨스 국무부 극동담당차관보가 매카나기에게 보낸 편지(B)에 잘 나타나 있다. 파슨스는 “한국사회와 경제를 자유롭고 안정되게 유지한다는 미국의 기본입장은 적어도 공산주의자들이 줄 수 있는 것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며,크게는 한국에서 사회정의와 경제발전을 실현함으로써 아시아에 자유세계의 이념이 구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전시장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밝힌다. 따라서 미국은 한국사회에 늘 존재하는 불화와 반목,광범위한 혁명적잔재의 위협을 극복하고 미국 경제학자 로스토가 제시한 ‘도약단계’로 전환하도록 지도와 격려,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만일 그렇지 않을 경우“우리의 공산주의 경쟁자들에게 그들의 방식을 시도할 기회를 주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파슨스의 관점에서도 엿보이듯 미국의 대한(對韓)정책 기조는 냉전논리에서 비롯된 것이다.그러나 張勉정부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까닭은 ‘李承晩독재’를 무너뜨리고 들어선 張勉정부야말로 미국이 자유세계의 모범생으로서 키울 만한 가치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전상숙(梨大강사·정치학박사)
  • [경제프리즘] ‘社內정치’가 회사 망친다

    며칠 전 한 은행장이 연수원 구내식당에서 주방장 옷을 입고 직원들에게 밥을 퍼주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다른 은행을 합병한 후의 조직 융화를 위한은행장의 제스처이다.최근 공공기관,금융기관과 기업에서 합병붐이 일고 있는 점에서 옛 조직 구성원간 갈등 해소대책은 간단히 볼게 아니다. 90년 일본의 미쓰이 은행과 타이요 고베 은행이 합병,사쿠라 은행으로 출범했지만 옛 은행원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했다.미국의 아메리칸은행 관계자는 자신이 겪은 사쿠라 은행내 파벌간 대립을 이렇게 털어놨다.“옛 미쓰이와 고베 은행 관계자들과는 같은 내용으로 별도의 회의를 가져야 했다.그들은 같은 방에 앉는 것조차 꺼렸다.그리고 내가(아메리칸은행 관계자)양측의중재자로 나서야 할 정도였다.” 국내에서도 과거 서울신탁은행(서울은행의 전신)이 부실화된 데는 합병된두 은행 조직원의 불화가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외국에서는 조직간 파벌이 벌이는 싸움과 갈등을 ‘오피스 폴리틱스(Office Politics)’로부른다.우리말로 풀자면 ‘사무실 정치’또는 ‘사내(社內)정치’라고 할 수 있다.사내 정치의 폐해는 경영진이 자기 편이 아닌 다른 쪽의 의견을 ‘다른 쪽’이라는 이유로 묵살하는 데서 비롯된다. 수년전 영국의 베어링즈 은행을 붕괴시킨 원인은 사내 파벌과 막힌 언로때문이라는 조사결과를 싱가포르국제통화거래소가 발표했다.싱가포르 소재 베어링즈의 간부가 자기 부하인 닉 리슨이란 젊은 직원이 위험한 거래를 벌인다고 본사에 알렸다.런던 본사의 경영진은 총애하는 리슨을 감싸면서 이 간부의 의견을 의도적으로 무시,결국 회사 붕괴로 이어졌다. 합병을 추진하는 조직의 경영진들은 겉치레의 조직융화보다 사내정치가‘망하는 길’이라는 인식으로 해결책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李商一
  • 金龍煥부총재 잠행에‘說’난무

    金鍾泌총리는 18일 자민련 고위당직자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車秀明정책위의장 朴俊炳사무총장 具天書원내총무 등 3역이 참석했다.부총재단도 초청됐다.그러나 복심(腹心)인 金龍煥수석부총재는 빠졌다.서울에 없었기 때문이다. 金수석부총재는 잠행(潛行)중이다.지난 3일 이후 계속되고 있다.지난 11일하루만 잠시 당사에 나갔다.18일에도 중앙당사에 출근하지 않았다.강원도 한 휴양지에서 가족들과 쉬고 있다. 金수석부총재는 자민련으로 보면 내각제로 연결된다.그가 없다보니 자민련에서 내각제 얘기가 잘 나오지 않는다.본인도 잘 알고 있다.출근하지 않는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내각제 문제로 시끄럽게 하지 않겠다는 뜻이 엿보인다.지금은 ‘DJP’에게 맡길 때라는 말만 거듭하고 있다. 그는 ‘조기담판론’을 당론으로 채택케 했다.그때까지는 함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하지만 잠행을 놓고 말들이 많다.朴총재와의 갈등설이먼저 나온다.金수석부총재는 지난달 의원 연찬회에서 내각제 결의문 채택을주도하려고 했다. 또 朴총재를 조기담판론으로 압박했다.두번 다 좌절됐다.金총리와의 불화설마저 겹쳤다.이런 불화설은 다음주 출근을 재개할 그가 먼저 넘어야 할 관건들이다. 朴大出
  • 외언내언-코리안 마마

    한 한국여인의 인종을 초월한 인간애가 진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미국 LA에 살던 한국교포 홍정복 여인의 얘기가 그것이다.대개 존경받는 삶이 그렇듯이 그의 얘기도 사후에 널리 평가받고 있다.그는 52세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그렇지만 사람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 같다.그는 사랑이라는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생활에서 실천한 사람이다. 그의 휴먼스토리는 마치 전설처럼 느껴진다.자신의 식료품 가게에서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흑인소년에게 ‘넘어질라’ 하고 걱정했다는 홍여인이다.불량배처럼 보이는 청소년에게도 따뜻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보통사람들이 그러기 쉽지만 그는 그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 일이 없다.돈이 없어 아이에게 먹일 우유와 기저귀를 못 사 망설이는 흑인여인에게 물건을 슬쩍 얹어주기도 했다.그러면서 ‘돈은 나중에 갚으라’고 말한단다.그런 홍여인을 흑인사회에서는 ‘코리안 마마’라고 불렀다.다정한 이웃이면서 때로는 아주머니,엄마,누나처럼 느껴졌었던 것 같다.왜 안 그랬겠는가.한국교포와 흑인간의 갈등은유명한 얘기다.지난 92년 흑인폭동때 대부분의 피해가 한인들에게 집중됐었다.그럼에도 홍여인의 가게만은 흑인들이 번갈아가며 지켜주었을정도였다고 한다.인간애에 갈등과 불화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있을 리 없다. 홍여인의 얘기가 이를 실증해주는 것만 같다. 이런 홍여인이 비명에 갔다는 소식은 우리를 너무 안타깝고 답답하게 한다. 그는 피부와 인종에 편견이 없었다.그런 사람이 소수 인종 히스패닉 노상강도 2인조의 총격에 세상을 떠나야 했다.범죄란 맹목성을 갖는다.성경구절대로 범인들은 필시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를 것이다.그들은 실로천사를 쏘았다.그의 죽음에 흑인들은 깊은 분노와 슬픔에 빠졌다고 한다.복수를 다짐하기도 한다는 것이다.흑인들 뿐이겠는가.그의 얘기를 알게된 사람은 누구나 비슷한 심사를 가누기 어려울 듯하다. 어쨌든 홍여인의 죽음은 슬프지만 그가 남기고 간 삶의 스토리는 자랑스럽다.우리 핏줄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홍여인의 삶은 우리가 이웃을 사랑할만한 휴머니즘을 충분히 간직하고 있는 민족임을 새삼 입증하고 있다.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우리네 생활이 각박하다.홍여인이 이국에서 보여준 사랑의 실천을 우리가 국내에서 승화시킬 수 있었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인류에 대한 보편적 사랑은 같은 핏줄끼리의 사랑에서부터 출발하는 것 아닌가.
  • 외언내언-아버지도 학교에…

    아버지들에게 “자녀 학교에 한번이라도 가본 분 있으면 손들어 보세요”했을 때 손을 들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아마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李海瓚교육부장관이 기업체를 방문해 이같은 질문을 하며 아버지들의 학교교육 참여를 촉구하는 강연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李장관은 “아버지들의 참여가 학교교육을 살린다”는 전제 아래 ‘아버지학교 방문의 날’을 만들고 현재 평일에 열리는 학교운영위원회를 방과 후나 토요일 오후에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또 자원봉사자,명예교사,방과 후 교육활동 등의 강사로 아버지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지 않는 아버지는 없겠지만 그에 필요한 관심을 우리 아버지들은 거의 표현하지 않는다.아이문제는 적당히 아내에게 맡기고 자신은 직장일과 사회생활에만 몰두해 돈버는 기계로 전락하다시피 한 것이 일반적인 우리 가정의 남편 모습이다.‘바쁘다’는 핑계로 ‘아버지의 자리’를포기하고 만 것이다.그러다가 자녀가 대학입시에라도 실패하면 그책임을 모조리 아내에게 묻고 가정불화를 일으키는 무책임한 남편들도 있다.그렇게 자녀교육을 ‘나 몰라라’했던 아버지들이 나중 아이들과 가정에 눈을 돌릴 무렵엔 이미 집안에서 불필요한 존재가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아버지의 학교교육 참여활성화는 자녀교육에서 아버지의 책임을 일깨우고 교육현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아버지들이 학교에 드나들기 시작하면 ‘치맛바람’ 대신 ‘바지바람’이 불게 될까 걱정할 수도 있겠지만 아버지의 학교 방문은 많을수록 좋다.아버지들이 지닌 사회 경험과 전문성이 어머니들의 맹목적인 자식 사랑에 객관성을갖게 하고 학교운영에 조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아버지 자신들이 ‘아버지의 자리’를 되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버지가 자녀의 학교를 자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한편 아버지의 학교 방문이 쑥스럽고 예외적인 일로 취급되는 우리 사회의분위기도 바꾸어야 한다.미국의 경우 방과 후 온가족이 참여해함께 즐기는행사가 학교에서 마을잔치처럼 열리곤 한다.자녀 학교 방문을 위해 직장에서 자리를 비우는 것도 거의 부담이 없다.‘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은 예비군훈련이나 민방위훈련을 자녀 학교 방문으로 대체하는 방안을내놓고 있다.당분간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 막바지 경제청문회 ‘환란5賊’압축

    ‘환란 5적(賊)’은 누구인가. 막바지로 접어든 경제청문회는 환란의 종합적 책임규명에 착수했다.‘한국경제호(號)’가 침몰을 했지만 어느 누구도 ‘난파’의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에서 핵심 책임자를 가려내는 작업이다. 특위는 지난달 25일부터 100여명에 가까운 증인·참고인을 상대로 ‘매머드 신문’을 계속했다.“최선을 다했다”는 증인들의 ‘방어망’을 뚫고 환란의 최고 책임자들을 압축했다. 한국경제호의 선장격인 金泳三전대통령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일급 책임자다.국민회의 李允洙의원은 “환란 전과정에서 국정 최고책임자인대통령의 역할이 전혀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97년 5월 아들 賢哲씨가구속되자 국정에서 손을 떼다시피 무정부 상태로 몰아갔다”며 무책임을 추궁했다. ‘일등 항해사’격인 姜慶植전부총리에게는 ‘운영책임’이 돌아갔다.특위는 각 채널에서 올라온 경고음을 묵살,조기대응 실패를 자초했다는 평을 내렸다.특정기업에 유리한 발언으로 기아사태 처리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와 대외신인도 하락에 결정적인역할을 했다는 추궁도 잊지 않았다.무차별적인 단기외채를 들여온 종금사들의 관리 감독 실패와 이로 인한 금융대란 초래도姜전부총리의 주요 책임이라는 지적이다. ‘갑판장’격인 金仁浩전경제수석에게는 ‘조정실패’라는 준엄한 질책이쏟아졌다.경제부처의 조정자 역할을 포기한 상태에서 일방적인 ‘姜慶植 편들기’에 나서 당시 재경원과 한국은행의 불화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특히대통령에게 환란위기의 실상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조기대응 실패라는 결정적 실책을 유도했다는 지적이다. 李經植 전 한은총재는 ‘외환운영’ 실패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듯하다.원화의 고평가 정책을 무리하게 고수하면서 유동성 부족을 초래했다는 평이다. 李錫采전경제수석과 金賢哲씨도 ‘공동 5적’ 반열에 올랐다.특위는 “李전수석의 경우 문민정부 내내 권력 주변에서 시녀의 역할을 했고 PCS 부당 특혜에 앞장서면서 환란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규정했다.賢哲씨는 정권 내내 ‘소통령(小統領)’으로서 각종 인사와 이권에 개입해국정을 농단,정경유착의 대명사가 됐다는 준엄한 평을 내렸다.吳一萬 oilman@
  • ‘밀레니엄 신드롬’ 확산

    새로운 천년,2000년대를 앞두고 ‘밀레니엄’신드롬이 확산되고 있다. 밀레니엄에 편승한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사행심을 조장하는 밀레니엄복권이나 사이비 종교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 들어 ‘밀레니엄’ 등과 관련해 출원된 상표는 80여건에 이른다.구두·화장품·과자·자동차·서적 등 밀레니엄 상표를 단 제품이 헤아릴 수 없이많다. 삼성물산이 의류와 문구류에 쓸 ‘밀레니엄’이란 상표를 출원했고 롯데제과,한불화장품 등도 같은 상표를 출원했다.2000년 0시에 컴퓨터 세계대전이벌어진다는 내용의 소설 ‘밀레니엄 전쟁’과 ‘굿모닝 밀레니엄’ ‘밀레니엄 맨’ 등 서적 출판도 활발하다. 명동의 한 구두상점에서는 굽 높이가 21㎝나 되는 ‘밀레니엄 구두’를 팔고 있다.대우자동차는 이달 말까지 승용차를 구입하면 2000년 1월까지 할부금 납입을 유예하는 밀레니엄할부제를 선보였다. 관광·레저·이벤트업계에도 밀레니엄신드롬이 번지고 있다. 신라호텔은 지난 1일부터 투숙한 사람 가운데 1,999번째 투숙객에게 고급스위트룸 무료투숙권을준다.서울랜드는 2000년 1월1일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밀레니엄 티켓’을 판매중이다.에버랜드는 ‘밀레니엄 베이비축제’를마련,오는 13일부터 2000년 2월13일까지 출생하는 아기들에게 선물을 준다. 결혼정보회사인 ‘선우’는 미혼남녀 199쌍을 모집,99년 12월31일에 결혼식을 올리는 이벤트를 마련했다.2000년 1월1일 출산할 수 있게 임신시기를 조절하려는 신세대 부부들도 있다. 종말론을 내세워 사람들에게 겁을 준 뒤 액땜비용으로 돈을 뜯는 사건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사이비 종교인들은 통행이 많은 도심이나 지하철에서 “우환을 털어내야 한다”면서 300만∼1,000만원이 드는 제사나 굿을 하라고 꾀어 돈을 빼앗는다.지난달 13일에는 “99년 말 지구 종말이 오는데 정성을 들이면 천국으로 간다”고 속여 신도로부터 1,500여만원을 뜯어낸 목사가 구속되기도 했다. 인터넷에는 ‘밀레니엄 복권’이 등장했다.‘밀리온스 2000’이라는 이 복권은 미화 10달러짜리로 2000년 1월1일 추첨을 해 2,000명에게 100만달러(12억원)의 상금을 준다며 네티즌들을유혹하고 있다.
  • 불안한 都心 연쇄화재

    서울 도심에서 12건의 연쇄화재가 발생했다.6일 밤부터 7일 새벽까지 신당동·숭인동·신설동·제기동·창신동등 청계천을 중심으로 반경 2㎞ 일대에서 잇따라 불이 난 것이다.이 불로 청량리 시장 잡화상가 점포 13채가 소실되는등 1억3,00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차 292대와 연인원 1,230여명의 소방관이 동원돼 주변도로가 큰 혼잡을 빚은 것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더욱 큰 문제는 고의적인 방화에 의한 화재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물론 겨울가뭄이 심해서 지난해 말부터 건조주의보가 발효됐고 이번 겨울엔 예년에 비해 4배 이상 많은 산불이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화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또 1∼2월은 1년중 화재발생건수가 가장 많은 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서울 도심의 화재는 그냥 건조한 날씨 때문만으로 보기는 어렵다.불이 일어난 장소가 서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으면서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소방관계자는 불길이 밖에서 안으로 번진 흔적이 뚜렷해 방화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몰아닥친 후 홧김에 불을 지르거나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행정자치부가 지난해 7월 밝힌 바 있다.지난해 6월말까지 방화성 화재가 1,685건 발생해 전년도 같은 기간에비해 7.8% 증가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서울에서만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30여건이나 발생했다.그러나 경찰은 화재 원인을 방화보다 누전으로 보려고 하는 경향이다.따라서범인은 물론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해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방화로단정했을때는 경찰에 그 책임이 가기 때문이겠지만 안이한 대처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을수 없게 만들수 있다. 이번 서울 도심의 연쇄화재가 방화건 누전이건 그 원인을 철저히 가려내어화재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시민생활을 더욱 어렵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다행히 방화가 아니라 할지라도 앞으로 그 가능성에 대비하는지혜가 필요하다.방화는 매우 위험한 사회병리 현상으로 사회불안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경기침체로 인한 실업자 증가와 가정불화,보험금을 노린 범죄등이 IMF 이후 방화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는 만큼 관계당국은 물론시민 모두 방화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재경부-韓銀 ‘어깨동무 山行’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4년여 만에 ‘어깨동무’를 한다. 최근 외환은행 출자문제와 통화량 확대,경기진단 등 여러 현안마다 충돌하면서 쌓인 불화(不和)의 앙금을 털자는 차원이다.두 기관이 마련한 ‘화합프로그램’은 동반 산행(山行).다음달 6일 관악산을 오른 뒤 함께 저녁을 들기로 일정을 잡았다. 재경부에선 鄭德龜차관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준비기획단장으로 부임예정인 鄭健溶전금융정책국장 등 1급 3명과 주요 부서 국·과장 등 모두 13명이 참석한다.한은에서도 沈勳부총재와 朴哲부총재보 등 집행간부 3명을비롯,13명으로 머릿수를 맞췄다.李揆成재경부장관과 全哲煥한은총재는 일정이 빠듯해 합류하지 않기로 했다. 두 기관의 ‘사석’ 모임은 지난 95년 이후 처음.金明浩한은총재 시절까지만 해도 자주 가졌다고 한다.그러나 무슨 연유에선지 李經植총재가 부임한이후부터 중단돼 화기애애한 교류의 기회를 갖지 못해 왔다. 4년여만의 ‘랑데부’는 鄭차관과 沈부총재의 의기투합이 계기가 됐다.이달 중순 만난 자리에서 鄭차관이 점심값을대자 沈부총재가 “한번 사겠다”고 제안,동반산행으로 의견이 모아졌다.언뜻 보기엔 우연성이 짙지만 두 쪽 다 필요성을 느껴온 것도 사실이다.李揆成 재경부장관은 최근 두 기관의 대립국면이 계속되자 “한은과 다투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또 외환은행 처리문제와 올초 경기논쟁때 청와대가 두번씩이나 ‘긴급 조정’에 나선 것도 보이지 않는 ‘압박’으로 작용한 듯하다. 두 기관은 이번 산행을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부정기적으로 열 예정이라고 한다.하지만 이를 계기로 오랜 불화를 씻고 동반자 관계가 정립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같다.朴恩鎬 unopark@
  • 생활속의 박물관·미술관(16회)-여주 목아불교박물관

    여주에는 신륵사가 있고,목아불교박물관이 있다.신륵사 구경은 못했어도 그 명성은 알듯,한국 최초의 불교전문박물관인 목아불교박물관도 여주의 새 명물로 꼽힌다. 목아박물관을 ‘제대로’아는 사람은 드물다.‘불교전문’이란 말이 불교신자에겐 귀하지만 오히려 특정종교라 낯설게 느껴져 선뜻 관람객으로 줄을 서기 망설여지기 때문이다.그러나 선입견을 살짝 넘어서면 불교는 물론 우리문화를 만날 수 있다. 경기도 여주는 임금님께 진상하던 쌀이 재배되던 기름진 땅.그 중에서도 남한강을 앞자락에 펼쳐놓은 강천면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80년대 말,이호리 야산을 병풍삼아 이국풍의 멋진 건축물이 들어섰다.신작로에서 봐도 눈길을 끌어 자연스럽게 찾아든 사람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박물관의 터가 닦이기도 전,관람객이 먼저 찾아든 이 곳은 당초엔 공방(工房)이었다. 일본인들이 아침마다 조아리는 불상의 조각가로 진작 목조각분야에선 유명인사가 된 박찬수(朴贊守).그를 만나러 오는 외국인들은 작업과정을 꼭 보고 싶어했다.그래서 현대식 공방을짓게됐다. 불교유물을 비롯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컸던 박씨는 불교유물과 각종 유물들을 수집했다.소장품이 몇 개의 창고를 그득 채우자 조금씩 꺼내 전시하기 시작했고 이렇게 목아박물관은 태동했다.그리고 93년 개관하면서 다른 예술가들의 조각품까지 다양하게 전시하는 박물관이 됐다. 목아불교박물관에 들어서면 2,000평 야외조각공원 중앙에 큼직한 대리석 조각이 한 눈에 들어온다.불교박물관이니 부처님이 당연하겠지만 현대적인 건축물이라 순간 호기심이 이는 이 조각품이 바로 3년만에 완성된 ‘미륵삼존대불’이다.미륵과 관세음,지장보살을 현대작품으로 형상화했는데 불교예술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고 있다.혹시 해질녘,스러져가는 태양빛을 등에 걸머진 미륵삼존대불의 모습이라도 볼 수 있다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지경이다.또 한 켠의 마리아상같은 마야부인도 불교예술품에 대한 고정관념을 간단하게 깨뜨려버릴 정도로 현대적인 조각미를 보여준다. “불교를 화두로 앞세운 것은 제 작품의 모태가 불교이기도 하지만 불교전래 후,우리 문화는 불교없이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불교는 인도의 종교가 아니라 우리 것으로 녹아들었음을 부인할 수 없지 않습니까?”박관장의 설명은 본관 전시관을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케한다. 박물관에는 박관장의 작품이 시대별로 전시돼 있다.그중 89년 전승공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법상(法床)은 스님이 대중설법 때 사용하는 것으로,고려시대 기록으로만 남아 있는 것을 재현하는데 성공했다.느티나무로 만든법상의 섬세한 조각이 볼만하다. 남해 용문사에 단 하나 남아 있는 움직이는 서가 윤장대(輪藏臺)를 실측,4분의 1로 축소 재현하기도 했다.500 나한전(羅漢殿)과 불감(佛龕)도 목아불교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유물.불감은 송광사의 국보 제42호 이동용불상을 재현한 것이다.원통형의 내부에 부처를 정밀하게 조각,절이 아닌 곳에서 모시는 불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목아불교박물관에서 꼭 봐야할 것은 ‘부처가 되고 싶은나무’이다.나무의 결을 보기만 해도 이 나무가 부처가 되고 싶은지 아니면나한이 되고 싶은지 단번에 알아낸다는 박관장의 투박한 작품은 보기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는 독특한 조각이다.몇 번의 칼이 스쳐갔을 뿐인 이 거친 조각은 유럽인들에게 최고의 감동을 준 작품이다.또 천진난만한 동자(童子)상앞에선 지친 세상사를 잊고 웃을 수 있다. 이 박물관에는 박관장의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무려 6,000여점의 불교유물과 1만여점의 일반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순환전시로 좁은 전시관을 활용하고 있다.첫손에 꼽히는 보물은 고려와 조선시대에 간행된 불교경전들이다.‘예념미타도량참법’‘묘법연화경’‘정원본대방광불화엄경’들은 각각 보물 1144호,1145호,1146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외 석가모니의 진신사리와 부처의 일생을 담은 팔상성도,인도석탑들과 나한상,사천왕상과 청동제좌불상,화재로 소실되고 거의 남지않은 고려 나무불상 등 불교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그래서 불교신자들은 박물관을 돌아 나올 때까지 합장한 손을 풀지 않는다. 목아불교박물관은 미완성 박물관이다.1만평의 부지에 연이어 전시관이 세워질 계획으로 고려시대관,조선시대관 등 시대별로 유물들을 전시할 계획이고토종박물관도 설 것이다.토종박물관에는 민화와 가마,연,상여,옹기,뒤주,솟대와 장승 등 지방마다 다른 개다리 소반과 문짝까지 지난 시절이 그대로 재현될 계획이다.목아불교박물관은 늘 성장하는 박물관이다.許南周 yukyung@金允燦 yun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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