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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직원이 경비실서 아내 살해

    국정원 직원이 직장 안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교통사고로위장한 사실이 5일 만에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일 “국정원 광주지부 윤모씨(37·기능직 7급)가 지난 3월28일 자정쯤 서구 화정동 광주지부 경비실에서 자신의 아내 이모씨(37)를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숨진 것처럼 위장한 혐의로 수사를 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가 아내 이씨를 살해한 직후 곧바로광주 50가 1029호 자신의 엑센트 승용차에 태워 서구 치평동 상무지구 교차로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것처럼 위장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씨는 상무지구 교차로에서 운전 미숙으로 신호기를 들이받고 사망한 것으로 사고 처리됐었다. 경찰은 이런 사실이 국정원 자체 감찰조사 결과 드러났으며2일 오후 현재 윤씨는 국정원 광주지부에서 조사를 받고있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경비실 안은 피범벅이 되어 있었고 살해장면을목격한 동료직원의 신고로 국정원측은 자체 감찰에 착수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윤씨는 아내 이씨와 이혼한 뒤최근 다시 만나 동거하던 중아내의 의부증으로 불화를 겪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김국진, 게임주인공 된다

    인기개그맨 김국진씨가 어린이용 게임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아동용 게임 전문개발업체 ㈜시리아소프트(www.siria.co. kr)는 자사가 개발 중인 PC게임 ‘공룡대탐험’(가제)의주인공으로 김국진씨를 선택,그를 캐릭터로 형상화한 ‘국찐이’가 게임내에서 종횡무진 활동하게 된다고 29일 밝혔다.개그맨이 게임 캐릭터로 등장하기는 처음이다. 공룡대탐험은 석기시대에 태어난 국찐이가 불화산의 공룡에게 납치된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친구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내용의 2인용 PC게임. 공룡대탐험은 초등학교의 여름방학을 겨냥해 오는 7월 중순에 출시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KIST 고석근 박사팀,종이처럼 얇은 스피커 세계 첫 개발

    종이처럼 얇은 스피커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막기술연구센터 고석근(高錫勤)박사팀은 27일 벤처기업 (주)이온테크노와 공동으로 KIST 원천특허인 표면개질(表面改質)기술로 특수처리한 압전(壓電)플라스틱을 이용,필름 형태의 스피커를 개발했다고밝혔다. 기존의 스피커와 전혀 다른 개념의 이 필름형 스피커는종이처럼 얇고 가벼우며 마음대로 오리거나 접을 수 있어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다.둘둘 말아 가지고 다니다가 필요한 곳에서 펼쳐 쓸 수 있고 설치 장소나 위치에 제한없이 벽에 종이를 붙이듯이 사용할 수 있다. 압전성이란 전기신호를 압력으로,혹은 압력을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성질.고 박사팀이 압전 플라스틱을 제작하는데사용한 표면개질기술은 플라즈마(원자나 분자가 음극과 양극으로 분리된 채 혼재된 상태)를 이용해 재료의 표면 성질을 바꿔 새로운 성질을 갖는 소재로 만드는 기술이다.고 박사팀은 이 기술을 적용,금속 등 전도성 물질이 붙지 않아 활용이 제한적이었던 합성수지 필름인이소불화비닐(PVDF)이 압전성질을 갖도록 했다. 표면개질된 압전 플라스틱은 상온에서 PVDF 필름의 표면에 전극을 만들어 전기신호를 곧바로 압력으로 전환,스피커로 작동한다. 고 박사는 “필름형 스피커는 압전 플라스틱을 응용하는한가지 예에 불과하다”면서 “기존의 세라믹 압전소재를대체하는 것은 물론 가속도 센서,촉각 센서,음파 탐지기,인공 피부 등에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함혜리기자 lotus@
  • 대한매일을 읽고/ ‘출신 논란 이제 그만’ 사설 공감

    ‘출신 논란 이제 그만’ 제하의 대한매일 3월17일자 5면사설을 읽고 공감하는 바가 크다.그동안 우리 사회는 학연·지연·혈연 우선주의라는 3대 고질병에 시달려왔고 한세기가 바뀐 지금까지도 이 구습적인 관행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같은 지역 출신이나 학교후배를 개인적으로격려하고 도움을 주는 것은 좋지만,특히 공정성이 요구되는 공직사회의 인사나 업무평가에서 이러한 행태를 보이는것은 옳지 못하다. 타지역 출신 인사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게 될 우려가 있고같은 지역 출신들끼리만 협조하는 이기주의로 인해 행정의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부처간의 불화를 일으켜 결국 공직사회의 발전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공직사회부터 출신지에 대한 인식을 버리고 능력우선주의의 인사정책을 정착시켜야 한다. 아울러 새로운 개각 발표 때마다 해당 인사들의 출신지와출신학교를 앞다투어 보도해왔던 언론도 반성해 출신 편중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임선미 [서울 광진구 자양동]
  • 한국의 채색화 살아 숨쉬듯…이숙자씨 7년만에 전시회

    “모든 소리가 정지된 초록안개 같은 보리밭에 서면 울고싶어집니다.너무 아름다워서일까요 보리밭이 주는 슬픔의정서 때문일까요.지금도 열살 때 처음 본 보리밭의 환상을잊을 수가 없습니다.” 한국화가 지향(芝鄕) 이숙자(60·고려대 미술학부 교수).지난 30여년간 채색화의 외길을 걸어온 그가 7년만에전시를 연다. 21일부터 4월 3일까지 서울 선화랑과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동시에 열리는 11번째 개인전에서 그는 40여점의 엄선된 작품을 보여준다. 원로화가 천경자(77)로부터 그림을 배운 이숙자는 무엇보다 한국 채색화의 전통을 이어온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채색화에 관한 한 그의 소신은 신앙에 가깝다.“채색화는 조선시대에는 ‘천민그림’으로,해방후에는 일본화의 영향을받았다고 무시당했습니다.그러나 채색화야말로 삼국시대 고분벽화와 고려 불화,조선시대 민화의 맥을 잇는 정통화라고생각합니다.” 그는 “장우성·김기창·안동숙·이유태 등선전(鮮展)시대 채색화로 이름을 날린 이들이 해방 이후 모두 친일화가로 오해(?)받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작가에 따르면 한국의 채색화는 일본 채색화와는 여러 점에서 다르다. 일본의 채색화는 호분을 많이 섞어 전체적으로 화사하고 몽롱한 파스텔조를 띠며 끝마무리가 철저하다. 반면 한국 채색화는 색채가 맑고 투명하며 끝손질이 대범해 ‘무기교’의 맛을 준다는 것. 그렇게 볼 때 이숙자의 그림은 ‘한국적인’ 채색화다.하지만 그의 마무리 붓질은 더없이 세심하다.보리그림을 보면 보리 알갱이 하나하나에 명암이 들어가 있어 살아 숨쉬는 듯하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자신의 상표처럼 돼 있는 ‘보리밭’과 ‘이브’ 연작을 내놓는다.이른바 보리밭 에로티시즘을보여주는 작품들이다.그러나 그의 그림을 접할 때야말로 ‘에로스 바로보기’가 필요하다.우리의 근대문학작품이나 속담들은 보리밭에 대한 은밀한 성적 연상을 부추긴다.“비단속곳 입고 보리밭 매러간다”거나 “보리밭 머리만 지키면일년농사가 거뜬하다”는 등.하지만 그의 그림을 보리밭 로맨스의 잣대로만 보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 작가는 “보리밭이 삶의 근성을 상징하듯 여체의 흐르는 곡선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을 일깨우는 삶의 흔적이 배어있다”고 강조한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의 보리밭 그림을 변용한 ‘훈민정음과 황맥’‘청맥과 석보상절’과 함께 백두산의 정기를 형상화한 ‘백두산’이란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어서관심을 모은다.종이 바탕에 순금분과 석채로 그린 ‘백두산’은 가로 14m 54cm,세로 2m27cm의 대작.북한령 백두산을직접 답사해 스케치한 뒤 그린 것이다.“북한의 강서고분채색벽화를 보고 놀란 가슴을 진정할 수 없었다”는 작가는 “백두산의 신비를 영원토록 남기기 위해 값비싼 순금분과석채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순금분은 2g에5만원, 석채는 50g(테이블스푼 한 숟가락 분량)에 최고 18만원이 들 만큼 비싸지만 세월이 지나도 색채가 거의 변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백두산 천지의 물에는 무려 1,500g의석채가 사용됐다.작가는 지난 2년간 일산의 화실을 지키며이 작품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이번 전시에서는 강렬한 탐구욕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견고하게 다져가고 있는 작가의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 H.O.T소속사 20억 손배소“모 스포츠紙 왜곡보도로 피해”

    SM엔터테인먼트사는 15일 “일간스포츠가 남성 5인조 그룹H.O.T.의 재계약 문제와 관련,왜곡된 기사를 보도해 손해를봤다”며 한국일보사 등을 상대로 2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SM사는 소장에서 “일간스포츠가 ‘20만명의 팬클럽을 거느린 H.O.T. 멤버가 앨범 1장당 받는 인세는 20원’,‘기획사에서 멤버들을 차별대우해 불화가 증폭되고 있다’는 등의기사를 게재,주식투자자들의 불안으로 코스닥시장에 등록된주가가 하락하는 등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SM사는 그러나 H.O.T.의 인세는 나중에 증거로 제출하겠다며 공개하지않았다. 일간스포츠는 지난달 23일 ‘앨범인세 단돈 20원’이라는제하의 기사에서 재계약 문제로 H·O·T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는 내용을 1면에 내보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온건파 파월 ‘강경발언’ 배경 뭘까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8일 상원 외교위 발언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 예상 이상으로 강성으로 나갈 것임을 예고케 한다.그의 발언 기조가 한·미 정상회담 시작 전에 비해 이렇게 강성으로 치달은 배경에 대해서도 백악관 외교안보팀과의 노선 갈등설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파월 장관 발언의 핵심은 큰틀에서 한국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을 지지하되 북한 정권과 김정일 개인에 대해서는예상보다 훨씬 더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한 것으로 모아진다. 특히 북한정권의 성격에 대해 ‘개혁을 하든 않든 필히 망할수밖에 없는 정권’이라고 규정,우리 정부의 대북 인식과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드러냈다. 파월 장관의 이같은 강경선회 배경 또한 큰 관심사다.파월장관은 지난 6일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과 이룩한 일들 중에는 ‘믿음직한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지난 1월 의회인사청문회에서 클린턴의 대북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한 지 한달여 만이었다.이같은 발언에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클린턴 정부가멈춘 곳에서시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이 대북정책이 혼선을 빚는 것 아니냐고 묻자 국무부 관계자는 “우리는 클린턴 정부 말기에 북한 방문을 시도한 사실을 기억할 것”이라며 “거기서부터 대북 정책을 시작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해명했다. 파월은 부시 대통령이 7일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북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내자 “미국에 위협이 되는 나라와는 협상 재개를 서두르지 않겠다”며 후퇴했다.이어 이날 밤 하원청문회에 나가 북한에 대해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혀 자신의 온건성발언을 완전히 철회했다. 이를 두고 CNN은 “대북정책이 갈피를 못잡고 있다”고 지적했다.USA투데이도 “북한에 대한 혼란스러운 신호는 내각내의 불화를 시사한다”고 보도했으며 뉴욕 타임스도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과 파월이 싸우는 듯 보였다”고 묘사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NYT “부시는 기회를 잃었다”

    미국 언론들은 대부분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유보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뉴욕타임스는 9일자 사설에서 두 정상이 대북정책에 대해 일부 이견을 나타낸 부분을 들어,“북한의 진정한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고 지적했다.워싱턴포스트도 이날 “북한을 포용하려는 노력에 미국이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뉴욕타임스] ‘한반도에서 상실되고 있는 기회’란 제하의사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당분간 북한과 미사일 협상을 재개하지 않기로 함으로써 북한의 진정한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고 지적했다.이로 인해 북한과의 대치국면에서 벗어나 외교적 관계를 이끌어 내려는 한국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복잡한 상황에 직면하도록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또 “클린턴 행정부 때 북한은 경제적 지원을 대가로 장거리 미사일의 개발 및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제의한 바 있다”면서 “이러한 기조로 협상이 타결된다면 미국을 사거리로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제거되고,미국으로서도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 구축에 대한 중압감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미국은 지난 몇년간 북한이 한국과 서방세계와관계를 개선하는데 진지한 자세를 보이는 등 고무적인 조짐을 고려,미해결 상태인 미사일 문제를 신중히 검토해 올해안에 북한과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 ‘중단된 한반도 정책’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지만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개방의 길로 나서도록 하는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부시는 한국과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난 2년동안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에서 돌파구를 찾았고,최근에는 남북이 평화선언을 할 만큼 토대를 다졌다”고 밝혀 한국의 대북 햇볕정책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지난 7일 김 대통령에게 클린턴의 대북정책을 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북한과의 협상이 조만간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국측이 희망해온 것과 상반되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특히 “북한이 지금까지 체결한 협상을 위반하지는 않았지만 북한군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고,원조한 식량이 주민들에게 돌아가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 “그러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최근 개방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중국처럼개방을 통해 체제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콜린 파월국무장관이 북한에 관해 상반되는 신호를 보낸 것은 부시 내각의 불화를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8일 보도했다. 투데이는 부시 대통령이 전날 한미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대북 강경노선을 주장,김 대통령을 실망시키고 파월 국무장관조차도 ‘열외’(off-guard)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파월 장관은 정상회담 하루 전만해도 부시 행정부가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남겨놓은 곳에서부터 (대북협상을)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해 더 유화적인 입장을 취했다.그러나7일 정상회담 도중 회담장에서 나와 기자들에게 전날과는 다른 말을 했다. 파월은 당시 미국이 여전히 ‘위협’으로 간주하고 북한과의 협상 재개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다른 행정부 관리들은 파월의 앞서 발언이 잘못 해석됐다고 해명했으나 분석가들은 파월과 더 강경한 관리들 사이에 균열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2001 남북한 주변4강] 러시아는 지금(6.끝)

    * 피욘트콥스키 국제전략硏소장 인터뷰. 안드레이 피욘트콥스키 러시아 국제전략연구소장은 27일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남북한의 교류는 러시아 경제발전에 유익하다”며 3국간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피욘트콥스키소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가진 인터뷰에서 한·러 관계와 러시아의 개혁진행 상황등에 관해 소상히 이야기했다.다음은 일문일답. ■푸틴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남북한 철도의 연계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러시아는 한반도에 강력한 통일국가의 등장을 바란다.바이칼호에서 태평양에 이르는 광활한 시베리아 지역에는 거주민이 500만명밖에 안된다.국경을 맞댄 중국은 러시아뿐 아니라한반도 등 주변국에게 위협적 존재다. 경원선 연결사업은 이같은 위험을 완화할 대안으로서 유익하다.아울러 이 계획은아시아자본의 본격적인 러시아 진출 계기마련등 러시아경제재건에 큰 활력소가 될 것이다. ■러시아의 정치·경제 개혁에 대한 평가는. 옛 제도로 결코 돌아갈 수는 없으나 진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가 정착됐는지는 의문이다.옐친 시절은 돈과 정권이 유착된 ‘범죄(깡패) 자본주의’였다.현재 성공한 올리가르흐(과두재벌)들은 소련 해체 과정에서 권력과 밀착해 돈을 번세력이다.올리가르흐를 한국의 재벌과도 비교하지만 한국은근대화 당시 농업국가에서 산업국가로 바뀌는 과정에 있었음을 명심해야 한다. 옐친에 대한 희망이 어긋나면서 국민들은 반사적으로 푸틴에게 기대했다.그러나 옐친이 푸틴을 후계자로 지명한 것은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라는 면이 있었다.프리마코프 전 총리 등이 집권할까 봐 두려워 푸틴을 보호막으로 삼았다.올리가르흐들에 대한 견제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그게 안되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없다. ■푸틴 대통령이 ‘강한 러시아’를 표방해 왔는데. 푸틴의 측근들은 ‘통제하는 민주주의’를 강조한다. 이는경제개혁과 독재의 혼합체다.마피아가 활개치고 극심한 관료사회의 부정부패 등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이것이 언론탄압 등의 구실로 이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현재 일부 언론 사주들이 석연치않은 부패혐의로 체포되거나 처벌을 피해 해외도피 중이다. ‘통제하는 민주주의’는 산업태동 초기 단계에서나 가능하다.최소한의 통제에 그쳐야한다. ■지금의 개혁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뜻인가. 개인 중심의 정권이 강화되고 KGB(국가보안위원회) 출신들이 대거 기용되고 있다는 느낌이다.지금 하원은 대통령 권한에 대한 견제세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강한러시아를 건설한다는 대명제는 좋으나 그 과정에서 대통령개인에게 권한이 너무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는 좋아지고 있지 않은가. 지난해 경제가 7.4% 성장한 것은 괄목할 만한 일이다.국제유가의 상승과 루불화의 평가절하로 인한 국내산업의 성장,저렴한 전력요금에 따른 기업비용의 감소 때문이다.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도 270억달러 가까이 늘고 물가 안정 등 거시경제 지표는 좋다.그러나 국내외 투자는 거의 없다.오히려 1년 사이에 250억달러의 자본이 해외로 유출됐다.경제성장률이 높아도 투자가 없다는것은 러시아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낮다는 뜻이다. ■미국이 국가미사일방어망(NMD)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3∼4년간 미국은 똑같은 얘기를 했다.미국이 추진하고있는 NMD가 러시아에 크게 위협적이지 않은데도 러시아는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핵과 관련 ‘저지 잠재력’이란 개념이 있다.미국이 러시아에 미사일을 쐈을 경우 러시아도 1,000기의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다.미국이 NMD를구축하는데 10∼15년 걸리고 50기 정도의 탄도미사일만 방어할 수 있다면 나머지 950기는 효력이 있는 것이다.클린턴행정부가 탄도 미사일을 50기로만 유지하자고 탄도미사일협정(ABM) 개정을 제안했을 때 러시아가 이를 거절한 것은 외교상의 실수다. ■러시아의 NMD 대응전략은. 러시아는 두 가지 신화를 깨야 한다.그 신화는 첫째,핵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면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국제관계에서영향력을 미치고 대외세력으로부터 러시아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둘째,미국이 핵 능력을 강화하면 유럽·인도·중국 등이 우려하기 때문에 러시아가 적절히대처할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현실에 맞지 않다. 미국과 러시아는 더 이상이데올로기의 경쟁상대가 아니며 군사적으로 위험하지도 않다.미국이 ABM조약을 파기하면 러시아는 국제 영향력을 잃게된다. 미국에 대처할 역량이 있다는 것은 환상이다. 유럽과미국의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도 잘못이다. 모스크바 백문일 기자 mip@
  • 초등생 ‘등교거부증’ 원인·치료

    오는 3월초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K군의 어머니 P씨(34)는지난해 봄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썼을 때 어쩔줄을 몰라 곤혹스러웠던 심경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여러 차례 교실까지 억지로 데려다 주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집에 가겠다고 우는 바람에 무척 애를 먹었다. 역시 2학년에 올라가는 Y양의 어머니 L씨(33)도 지난해 딸아이가 학교 갈 시간만 되면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바람에 진땀을 흘렸다. 해마다 3월이 되면 초등학교에 갓 들어간 아이들 가운데 일부가 학교에 가기를 거부하는 바람에 학부모들이 골머리를앓는다. 노경선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교수(소아청소년정신과)는 “일부 조사결과 초등학교 입학생중 3∼4%가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겁내거나 새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가기를 거부하는 등 등교거부증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어린이병원 조수철 교수(소아정신과)는 “어린이들이 엄마와 떨어질 때 불안해하며 엄마 곁을 떠나지 않으려는 것은 흔히 보이는 정상 행동”이라면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첫 등교시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두려워 학교에 가지않겠다고 떼를 쓰기도 하는데 이는 대개 일시적 현상이며 차차 좋아진다”고 밝혔다. 조교수는 “아이가 계속 심각하게 불안해하며 학교에 간뒤조퇴를 하고 집에 오거나 항상 엄마에게 매달리는 행동을 보인다면 분리불안 장애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병원의 신민섭 교수는 “분리불안 장애가 있는 아동들은 잠잘 때도 엄마가 꼭 곁에 있어야 하고 ‘엄마가 멀리 떠나거나 죽는 등’ 엄마와 영영 이별하는 악몽을 꾸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분리불안 장애로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을등교거부증이라고 한다”면서 “이런 아동들은 학교에 가기싫다는 것을 말로 표현하기 보다는 두통,복통,설사,어지러움 등 신체증상으로 내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증상은 보통 아침에 시작되며 등교하지 않고 집에 있거나 등교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원인=등교 거부 증세를 보이는 아동들의 가정 분위기는 대체로 아동을 과보호한 경우가 많다.따라서 아동은 의존적이고 융통성이 없으며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또 부부간 불화가 심하고 부부싸움이 잦은 경우,동생이 태어나 엄마의 사랑을 뺏길까봐 아이가 두려워 하는 경우,이사나 이민 등 환경적 변화후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며 등교를 거부할 수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보다 부모가 더 불안한 모습을 보여도 분리불안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아이도 새 환경에 잔뜩 긴장하고 있는데 부모가 불안해 하면서 걱정스러워하는질문과 행동을 지속할 경우 아이에게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친다. 노교수는 “지능지수 70∼84의 경계지능을 가진 어린이는친구와 사귀며 새 환경에 적응하는데는 별 문제를 느끼지 못하지만 학습능력 장애가 원인인 ‘공부 불안증’과 주변의따돌림으로 등교거부증을 보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입학후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며 우는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도 대개 1,2주일 뒤에는 적응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기간이 지나도 학교가기를 거부하면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입학후 학교에가기를 거부하는 아이들에게 엄마들이 먼저해야 할 것은 ‘학교는 반드시 가야 하는 곳’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일이다. 또 아이가 수업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엄마가 최소 한달간은 꼭 집에 있어야 한다.아이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학교생활은 재미있는지,친구와는 어떻게 지냈는지,선생님은 어떤 분이고 무슨 얘기를 하셨는지 등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해도 학교에 가기를 거부하는 아이에 대해서는 놀이치료,가족치료 등 전문적 치료가 필요하다. 놀이치료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병·의원을 찾아 아이에게놀이를 시키면서 문제점을 파악해 원인을 치료하는 방법이다.가족치료는 의사가 부모와 다면적인 상담을 통해 불안해하는 원인을 파악,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외에 부모들이 집에서 할 수있는 방법은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다.아이가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거나 새행동을 할 때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칭찬과 격려를통해 용기를 북돋아줘야 한다. 또 아이가 일정시간 엄마와 떨어져 지냈을 경우 칭찬을 해주거나 과자 등을 사주는 것도 괜찮다. 이와 함께 선생님에게 부탁,휴식시간중 아이가 엄마와 직접 통화하면서 엄마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아이의 불안한 심리를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방법들을 다 써도 나아지지 않으면 입원 치료해야 한다. 한편 지능이 낮은 것으로 여겨지는 어린이의 경우에는 지능검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검사결과 경계지능이나 그 이하인 것으로 밝혀지면 개별교육을 해줘야 한다. 유상덕기자 youni@
  • ‘치과의사 모녀 살해사건’무죄판결 의미

    6년을 끌며 유무죄 판결이 엇갈렸던 ‘치과의사 모녀 살해사건’의 피고인 이모씨에게 서울고법이 다시 무죄를 선고한것은 증거를 중요시하는 형사법상 대원칙을 따른 것이다. 법원은 ▲사망시간이 피고인이 출근하기 전으로 추정되고▲이씨가 살해 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불을 지르며 천천히타도록 했으며 ▲가정 불화가 있었고 ▲이씨 진술이 엇갈린부분이 많다는 등의 검찰이 제시한 증거는 모두 확실한 증거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사망시간 논란 검찰은 사망시간을 법의학자들의 감정을 토대로 이씨가 출근한 오전 7시 이전으로 봤다.이씨의 출근 시간은 확인됐기 때문에 사망 시간은 이씨의 혐의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가 된다.법의학자들은 시반(시체에 나타나는 붉은반점)과 시강(시체의 굳은 정도)을 검사해 사망시간을 7시전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자들이 목졸려 숨진 만큼 근육 긴장 정도가 심했고 더운 물 속에 있었으며 초여름이어서 사체 강직이 빨라질 수 있다고 봤다.또 초동 수사로 시체와 현장이 훼손된 상태에서 실시된 법의학자들의 감정만으로 사망시간을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발화시간 지연 문제 이씨 집에 불이 난 것이 목격된 시각은 오전 8시20분.이씨가 출근한 뒤이므로 이씨가 불을 내지않았다는 간접증거가 된다.검찰은 이에 대해 출근 전에 살해하고 불을 지르며 천천히 타도록 하기 위해 장롱 속의 옷에불을 질렀다는 논리를 폈다.검찰은 불을 지른 뒤 연기가 발견되기까지 1시간30분이 걸릴 수 있다는 컴퓨터시뮬레이션결과를 제출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도 배척했다.변호인측은 장롱 속에불을 붙이더라도 30여분만에 연기가 치솟는다는 사실을 컨테이너실험으로 입증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가정불화와 엇갈린 진술 살해된 부인 최모씨의 외도 등 가정불화와 엇갈리는 이씨의 진술 등에 대해서도 법원은 “의심은 가지만 유죄로 인정할 충분한 증거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고로 판단은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대법원은 98년 11월 유죄 취지로 원심을 파기했기 때문에 이 사건은 상고심과 항소심을 오가는 ‘핑퐁 재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상록 조태성기자myzodan@
  • 독자의 소리/ 택시에 두고내린 지갑 경찰관 노력으로 찾아

    며칠전 가정불화 때문에 술 한잔 먹고 택시 타고 귀가하다가 125만원과 현금카드 등이 든 지갑을 두고 내렸다.아차 싶어 뒤쫓았을 때는 택시는 이미 어디론가 가버렸고 나는 그자리에 주저앉아 울었다. 마침 순찰하던 경찰관 두 분이 달려와 묻기에 사정을 말했더니 곧바로 순찰차에 태워 파출소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는 112신고센터·택시콜기동단·분실물신고센터 등지에 연락하는 등 자기 일처럼 온갖 노력을 다해 주었다.두분덕에 분실한 돈과 소지품을 무사히 찾을 수 있었다. 고마운 마음에 사례를 하려고 했으나,겸손하게 맡은 바 임무를 했을 뿐이라며 수줍어하는 두분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연산8파출소에 근무하는 최성재경사와 성호석경장에게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백온자[부산 연제구 연산8동]
  • [대한광장] ‘기메박물관’ 재단장의 교훈

    유럽 최대 규모의 아시아예술박물관인 ‘기메박물관’이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5년동안의 보수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다.한국을 비롯해 캄보디아 인도 중국 일본 등 14개국의 수준 높은 옛 문화가 다시 파리 센강변에 그 자취를 뽐낼 수 있게 된 셈이다. 우리를 뿌듯하게 하는 것은 한국 전시관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는점이다.한국관이 1곳에서 3곳으로 늘었고 전시공간도 이전보다 5배나확장된 108평이나 된다.박물관이 갖고 있는 1,000점의 한국 문화유산중 346점을 우선 전시하고 나머지 작품도 교대로 선보인다고 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박물관에 들어서면 양쪽에 17세기 조선시대의 ‘묘지기 석상’이 관람객들을 맞는다는 사실이다.마치 박물관의수호신인양 늠름하게 자리잡고 있다.약간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 석상하나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아직 공간이 좁은 한국의 이미지를 강렬하게 심어주기에 충분하다는 느낌을 준다.보수 이전에는 그 자리에크메르의 석불상들이 서 있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우리문화의 입지가 갈수록 커지고 있음이살갗에 와 닿는다.가볍게 보고 스쳐갈 수있는 석상 하나가 ‘문화 대사관’노릇을 톡톡히 한다고 생각하니 새삼 문화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이런 눈부신 변화는 한국 하면 중국의 아류거나 일본의 식민지 정도로 인식하는 기존의 편견을 불식하기에 충분할 것이다.특히 고려청자는 이웃에 있는 중국관의 송나라 자기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신비로운 비색과 독특한 제조기법,섬세한 선의 곡선 등으로 관람객의 발길을 잡아끈다.여기에는 물론 문화전파 경로를 배려한 박물관 측의전시관 배치도 한몫했다. 전시관 화살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중국 문물이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사실을 되새기게끔 해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고려시대 회화의 특징인 불교 회화 부문에서 최고 경지에 도달한 작품이 두점이나 걸린 것을 보고 6년전 서울 호암갤러리고려불화전시회에서 느낀 벅찬 감동을 파리에서 다시 맛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금불상, 신라 토기,조선시대 김홍도의 풍속화와 8폭 병풍에담긴 ‘평안 감사 행차도’, 조선시대 왕족 이청의 ‘죽도(竹圖)’등이 곳곳에 배치되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이번 한국관 확장은 우리문화의 독창성과 특수성을 프랑스 혹은 유럽,나아가 세계 만방에 알리는 첨병 구실을 할 것임에 틀림없다.한국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을 때 이런 문화적 자긍심이 정서적으로 따뜻한 위로를 가져 줄 것이다.아울러 해외 교민들도 자부심을 갖고 떠나온 조국에 대한 사랑을 새록새록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큰 변화의 이면에는 프랑스 최초의 주한외교관인 플랑시,1960년대 한국대사를 지낸 상바르 등 소장품을 기증한 프랑스인들의 노력도 숨어 있다.그리고 부족한 인원과 재정 등 열악한 조건에서도 묵묵히 한국문화를 알리려고 노력해 온 한국문화원의 ‘20년 땀’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1등 공신이라면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재정적인뒷받침과 지속적인 관심이다.지난해 10월 대영박물관의 한국실 개설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인 기메박물관 사례는 한국의 문화정책 방향에 관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문화분야는 그 효과를 길게 내다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기메박물관 재단장에서 확인하게되는 것이다.“박물관은 미래를 향한 기억이다”라는 말이 있듯 기메박물관에 대한 지혜로운 투자가 앞으로 거둘 효과는 아무리 강조해도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올해 문화부 예산이 전체 예산의 1%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 문화예산은 적은 편이 아니다. 다만 그동안의 문제는 그 혜택이 소수에게 돌아가거나 당장 돈이 될것 같은 분야에 치중해온 데 있다고 할 것이다.이제부터라도 정책 방향을 박물관이나 도서관 등 인프라 구축에 비중을 늘려서 국민 대부분이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그것이 문화민주화를 앞당기는 길이 아닐까. 이병주 파리7대학 한국학과 교수
  • 맨델슨 북아일랜드장관 사임

    [런던 AFP AP 연합]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측근인 피터 맨델슨 북아일랜드 장관이 인도출신 사업가의 여권취득에 관여해 물의를 빚은데 책임을 지고 24일 사임했다.맨델슨 장관은 총리관저에서블레어 총리와 회담한 뒤 문제가 된 인도인 스리찬드 힌두자의 여권취득 신청과 관련해 부적절했던 일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맨델슨 장관은그러나 “정치에 입문한 이후 나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불화와 반목의수많은 이야기와 논란으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한다”며 사임의사를 밝혔다. 앞서 총리실은 맨델슨 장관이 힌두자의 여권 신청과 관련해 이민업무 담당 관리들과 접촉을 가졌음을 시인한 바 있다.힌두자와 그의 형제들은 인도 육군의 무기구매를 둘러싼 불법 커미션 수수혐의로 인도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맨델슨 장관은 그의 여권 취득과 관련해 내무부 관리들과 접촉을 가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야당의 사임압력을 받아왔다.
  • ‘호적세탁’ 늘고 있다

    이혼이나 입양 등 밝히기 싫은 호적상의 기록을 없애는 이른바 ‘호적세탁’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특히 IMF 이후 경제난이나 가정불화등으로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호적세탁도 늘어나고 있다. 호적세탁은 본적을 옮기는 ‘전적(轉籍)’이나 새로 분가하는 ‘일가(一家)창립’을 통해 만든 호적에는 과거 기록을 기재하지 않는 호적법의 규정을 이용하는 것이다. 재혼을 준비하고 있는 김모씨(39·서울)는 본적을 최근 전주로 옮겼다.지난해 이혼한 이모씨(34·여)도 호적을 친가인 익산으로 옮기지않고 일가창립을 통해 최근 호주가 됐다.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이들은 지난날의 결혼 경력 등 알리기 싫은 과거가 고스란히 지워졌다. 이처럼 호적세탁이 늘어나면서 일선 행정기관에는 호적 관련 업무처리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전주시 완산구의 경우 전적 처리 건수는 97년 284건에 불과했으나 98년 451건,99년 781건,지난해 917건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일가창립 건수도 지난해 524건으로 99년 343건에 비해 2배 가량 많아졌다.친가복적은 99년 165건에서 지난해 201건으로 약간 늘었다.이혼한여성들이 친가복적보다는 이혼 경력을 숨길 수 있는 일가창립을 선호해서다. 전주시 완산구 관계자는 “최근 경제난의 여파로 이혼부부가 늘어나면서 전적이나 일가창립 등 호적관련 업무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보인다”고 말했다. 전주 조승진기자 redtrain@
  • [여성 선언] 설에 생각해보는 가족문제

    설날을 이틀 앞두고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었다.다시 불어닥친 국가경제 한파로 가계마다 쪼들리는 주머니 사정과 심리적 불안감은 높아만 가는데 이번 설에도 어김없이 귀성행렬이 줄을 잇는다.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이건,가까이 모여 산 식구건 간에 모두 한자리에 모이고자 하는,귀소본능에 가까운 우리의 설 풍경이다. 어렵고 힘들수록 더 찾게 되는 가족.‘가족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지친 몸과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라는 보편적 믿음이 우리마음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음을 본다. 하지만 그 믿음만큼 현재 우리사회의 가족들이 정말 편안한 안식처인가 자문해 보면 그 답은 아닌 경우가 오히려 많다.부부와 부모-자녀간에,그리고 형제자매간에 소외와 불신이 생기고 심지어는 학대와유기현상도 자주 일어난다.평범한 가족일지라도 원활한 대화소통이이루어지지 않고 서로의 관계와 역할에서 갈등이 존재해온 지 이미오래다. 특히 경제적 위기로 대량 실업사태가 벌어지면서 이제까지 안으로만 곪던 가족의 문제도 본격적으로 표면화하기 시작했다.실직자 5명 가운데 1명꼴로 이혼·별거중이거나 이를 고려하고 있으며,매일 994쌍이 결혼하고 323쌍은 이혼한다는 1999년 인구동태 통계 결과나,청소년의 상당수가 가출을 생각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듯이 가정해체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급속한 사회변화에 따라 가족구조도 바뀌고 가족관계도 변화해 왔지만,달라진 가족 구조와 기능에 맞는 적절한 역할과 관계를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그래서 가족 내에 문제가 생겨도 스스로 치유할 능력이 없으므로 생기는 현상이다. 진짜 가족의 위기는 단순한 이혼율의 증가에 있지 않고,사회는 이미엄청나게 변해가는데 권장하는 가족윤리와 가치관은 예전 전통시대의것에서 별반 다르지 않다는 데에 있다.그러니 버림받는 노인 아닌 부모가 없고,패륜아·이기주의자가 아닌 자식이 없는 상황이다. 사회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이같은 ‘가족지체’의 예가 바로 설을비롯한 명절 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명절증후군’.가족 모두가 즐겁게 보내자고 모이는 명절에 병명까지 생겨났다. 명절이나 제사때 대부분의 여성은 성차별을 가장 심하게 느끼고 스트레스도 크게 받는다.하루종일 부엌에서 음식 장만하느라,상차리느라 바쁘지만 정작 차례에는 참여하지 못하기도 하고,남자들은 집안일인데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놀고 먹기만 하는 모습.성별이나가족간 서열에 따라 분명히 위계질서가 잡히는 가부장적 명절문화부터 바뀌지 않는 한 명절에 가족불화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다. 명절뿐만이 아니라 일상사에서 중장년층 여성들은 이미 가족이 더이상 남편이나 자식만을 위한 안식처가 아님을 알고 있고 효부·열부상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사이버공간을 자유자재로 유영하는 신세대에게 가부장적 서열과 인고의 논리는 가족내에서도 더 이상 통할 수가 없다.우리사회의 가족은 현재 전쟁중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상처투성이인 우리 가족의 건강성을 회복하려면 내 가족은 어떻게변화해야 하는지 이제 진지하게 살펴보고 같이 의논하고 노력해야 한다.가족 구성원끼리 사랑 존중 평등 책임과 민주적 의사결정으로 가족관계를 형성하고 다른 가족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식을 키워야 한다는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구체적인 실천방법이 중요하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지난해부터 펼치는 건강가족을 위한 열가지약속운동을 소개하겠다.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자.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갖자.같이하는취미활동을 만들자.집안일을 나누어 하자.집안의 중요한 일은 함께결정하자.함께 지킬 규칙을 서로 상의하여 만들자.각자의 자기계발을격려하자. 사회봉사 활동에 함께 참여하자.우리가족의 전통을 이해하고 새롭게 만들어가자.우리가족의 날을 정하자”새해에는 가정마다 이 약속들을 실천하기를 바란다. △권수현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
  • 강원도민 40%가 명절때 가정불화

    강원도민 10명 중 4명 가량이 설 등 명절에 가족들과 기억에 남을정도로 다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공단 춘천지도원이 도내 기혼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를 벌여 18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명절때 음식준비와 세뱃돈 문제 등으로 42% 가량이 가족들과 싸운 적이있다. 이 가운데 부부가 다툰 명절로는 추석이 전체 조사 대상자의 38.3%로 가장 많았으며 설 33%,추석과 설 모두 12.3% 순이다. 부부싸움 이유로는 음식준비 27%,시댁과 친정 방문 24.3%,시댁과 친정 용돈 15.4%,선물 7.7%,세뱃돈 5% 등으로 집계됐다.특히 아내와 남편이 많이 시달릴 때로는 명절이 17%,결혼기념일 11.7%,제사 9.1%,생일 6.1% 순으로 나타났다. 싸움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비법으로는 ▲부부가 사전에 의견을조율할 것▲시댁과 친정을 똑같이 대할 것 ▲10을 주고 5를 받겠다는양보의 미덕을 보일 것▲부부 일심동체가 아니라 이심이체라는 사실을 깨닫고 예의를 갖출 것▲싸운 뒤 반드시 풀 것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춘천지도원은 아내의 말을 다그치지 말고 자상하게 들어주며 다른여성이 지닌 매력을 아내와 비교하지 말 것 등 ‘남편 10계명’과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바가지를 긁지 말고 남편이 보기에 아름답도록 외모를 꾸밀 것 등 ‘아내 8계명’을 부부생활을 행복으로 이끌기 위한수칙으로 제시했다. 춘천 조한종기자bell21@
  • [대한포럼] 국민통합이 통일의 선행조건

    21세기 원년,2001년은 한반도 평화와 민족화해·협력이 폭넓게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마련된6·15공동선언이 폭넓게 이행되면서 남북관계는 커다란 변화의 물결을 타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더욱이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남한 방문이 실현될 경우 성숙된 남북관계 진전으로 이어질 것이틀림없다. 인도적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비롯,경제협력의 확대 그리고 군사부문의 협력강화를 통한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의 획기적 성과도 기대할 수있다. 북한이 올 한해 정책방향을 담은 신년사에서 6·15공동선언의철저한 이행을 강조한 것은 실질적 남북관계 진전을 예고한 의미로해석된다.경제재건을 통한 김정일체제 강화가 당면 목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속적 남북관계 진전은 북한의 필연적 선택으로 인식된다.이같은 상황들을 고려할 때 올해 남북관계는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고협력을 공고히 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우리의 통일환경이 과거에 비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7,000만민족이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장애요인이 남아 있고 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특히 남북화해분위기속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북(對北)인식에 대한 냉전적 사고와우리 내부의 이념적 갈등구조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후속조치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하고 남남갈등으로 비화된 일부의 부정적 반향은 냉전적 대북인식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발상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다시 말해,민족분단 반세기 동안‘정형화’된 이념의 프리즘을 통해 북한을 보는 냉전적 발상의 고정관념에 묶여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통일시대를 착실히 준비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통합기반조성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우리 내부의 국민적 통합은 통일의 선행조건이기 때문이다.통일은 두개로 나누어져 이질화된 민족사회를 하나의 공동체로 회복·발전시키는 것으로 시작된다는 점에서보면 우리가 통일에 대비해서 자체적인 체제역량을 구축하고 국민적통합을 이루는 것은 역사적 필연이며 의무라고 생각된다.남한에서심화되고 있는 지역주의와 분파현상은 통일의 저해요인이며 심각한문제가 아닐 수 없다.지역간의 불화와 갈등은 국민적 일체감을 와해시킬 뿐만 아니라 국력의 약화는 물론 통일역량을 스스로 훼손시키기때문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올해 5대 국정지표 가운데 ‘국민 대화합의 실현’을 강조한 것도 국민통합 없이는 국가경쟁력도 남북 화해도 기대할 수 없다는 데 근거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 각자가 책임을 다하고 고통분담에 함께 동참하는 새로운 결의가 있어야 하겠으며,지나간과거의 세월속에 침잠된 불행했던 앙금들을 하루속히 씻어버려야 한다.그리고 국민적 대통합을 결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도층이 솔선수범하여 신뢰를 조성해야 한다.어느 국가사회를 막론하고 정치집단과 지배계층이 부도덕하고 타락하면 민심이 흩어지고 공동체가 무너진다는 것은 역사의 진리다.정치가 늘 새로워야 하고 깨끗해야 하며 정직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또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해결해야만 국민계층간의 위화감과 의식의 괴리를 치유하고 땀흘려노력하는 사람이 행복을 누리는 선진 사회를 만들 수 있다.우리가 추구하는 국민 대통합의 궁극적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위대한 민족통일의 역사를 창조하고 있다.우리에게 부여된 민족통일의 비전은 예정된 필연이 아니다.우리의 의지와 노력으로 도전해야 할 창조적 목표다.이 점을 인식하여 격변하는 내외정세의 풍랑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간다면 우리는틀림없이 통일대업을 이룩해서 민족웅비의 가슴벅찬 시대를 열어 갈것으로 믿는다. ■장 청 수 객원논설위원csj@
  • 화재 인명피해 급증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가 지난해 1∼11월 화재발생에 따른 인명피해실태를 분석,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총 6,391건의 화재가 발생해 사망 94명,부상 299명 등 모두 393명의 인명피해를 낸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에 발생한 화재건수 6,324보다 67건이 많은 것이며인명피해도 사망 51명,부상 48명이 각각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크게 늘어난 것은 가정불화 및 신병을 비관한 방화와 전기취급 부주의에 따른 누전 및 합선에 의한 화재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 99년 발생한 화재 인명피해중 방화에 의한 것은 36건이었으나지난해는 77건으로 41건이 증가했다.불장난에 의한 인명피해도 크게늘어 99년 2건에서 지난해 12건으로 5배이상 늘어났다. 문창동기자 moon@
  • 지구촌 3대축 새해 조망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의 장기간 혼란으로 세계 최강국 정치 시스템의 허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가운데 국제사회에서 미국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됐다.일부 국가들은 미국 대선을 조롱거리로 비하시켰고,미국의 정치적 영향력이 컸던 나라들은 ‘미국 지상주의’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경제적으도 미국 경제의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아시아 통화위기이후 지속됐던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 확장 패턴이 다원화할 조짐을보이고 있다. 특히 아시아는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3차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을 통해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유럽과 새로운 협력 관계를 정립,세계 정치·경제 속에서 독자적 역할 구축을 가속화하고있다. 유럽도 ‘하나의 유럽’을 표방하며 동구권을 유럽연합(EU)에 포함시켜 세계는 정치·경제적으로 미국,유럽,아시아의 3개 축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3대 축을 중심으로 펼쳐질 2001년 세계의 변화를살펴 본다. *미국. ‘미국도 별 수 없네’ 36일간 지루하게 계속된 미국 대통령 선거를 바라본 세계의 반응은‘어떻게 미국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가’하는 것이었다.삼권분립,양당제도 등이 원칙적으로 지켜지는 가장 이상적인 민주주의 나라에서 수작업 검표,부정선거 논란,당리당략,법정공방 등 후진국에서나있을 법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민주화된 나라답게 미국은 ‘법’이라는 방식으로 이번 사태를 가까스로 마무리 짓긴 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세계인들은미국을 다시 보게 됐다.가장 강력하고 완벽하게 보였던 미국이란 국가도 내부 깊숙이 문제점들이 잠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외관상 미국은 인구 2억7,500여만명,면적 962㎢,140여만 병력과 최첨단 과학기술을 자랑하는 수퍼 강국이다.백인,흑인,아시아인 등 이민에 의한 다인종 국가가 모인 ‘멜팅팟(melting pot)’으로 이러한다양성은 미국 발전의 원천이자 걸림돌이기도 하다. 경제적으로도 세계 국민총생산(GNP)의 25%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경제 종주국으로 미국의 경제는 예외없이 세계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풍부한 천연자원과 다양한 인적자원은 미국 경제를더욱 팽창시켜 오는 2010년 미국이 세계 GNP의 약 30%를 차지하게 될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치적으로 미국은 합중국(The United States)이다.50개의 주와 특별구인 워싱턴 DC가 합쳐져 만들어진 나라다.연방정부는 주 단위에서다루기 힘든 최소한의 역할만 담당하고, 50개의 주에 최대한의 자치권을 보장하고 있다.어찌보면 각각 다른 법과 제도를 가진 ‘나라’들이 모인 미국은 지금까지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경영돼 왔다.하지만 이번 대선 혼란은 ‘완벽한 사회’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미국의 정치학자들과 언론은 혼란의 원인으로 국민들의 정치 무관심을 꼽고 있다.이번 선거에 참여한 유권자는 2억6,000만명 중 1억명정도로 전체적으로 50%의 투표율을 기록했다.30대 이하의 젊은 세대의 투표율은 더욱 낮아 3분의 1만이 투표에 참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 참여율이 낮은 까닭도 알고보면 미국의 양당 정치가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공화당과 민주당은 이념이나 당 운용체제의 차이점이 거의 없다.당과 당의 대표자들 자체가 무당파적 성격을 띠게 됐을 뿐 아니라 이러한 정당에 일체감을 느끼지 못하는 국민들 역시 ‘누구라도 상관없다’는 무당파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커다란 고민은 10년 간의 경제 호황 속에 나타난 빈익빈부익부 현상이다.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지난 90년 2만2,979달러에서 98년 3만1,492달러로크게 늘어났지만 모든 국민이 혜택을 받은 것은 아니다. 미 여론조사국에 따르면 월소득 5만∼10만달러의 고학력자나 상류층의 소득증가율은 20%를 기록한 반면 1만달러 이하의 저소득층은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여 순 재산이 95년 4,800달러에서 98년 3,600달러로 떨어졌다. 단순한 흑백 갈등을 넘어 히스패닉,아시아인 등이 복잡하게 얽힌 인종문제도 미국의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다.미국의 최대 주인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 7월 백인 대 유색인종 인구비율이 1년 안에 역전될 전망이라고 밝혔다.캘리포니아 주민 3,400여만명 중 비(非)히스패닉계 백인이 1,740만명으로 아직은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내년 7월 이전에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미국 사회에서 인종집단 간의 조화와 국민적인 일체감 형성이시급함을 나타낸다.미국 역사상 주요 정치·사회적 갈등과 혼란에는항상 흑백의 인종문제가 개입됐으며,흑인들의 집단적인 분노 폭발 가능성과 소수 인종 우대정책에 대한 백인의 증오범죄(hate crime)도언제 불거져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치·경제·사회 제반에 걸친 문제에도 불구하고 21세기도미국의 세기가 될 것인가? 미국 예일대 역사학과 폴 케네디 교수는 “앞으로 10년 후 핵전쟁이일어나거나 환경재앙이 없는 한 세계 최강국으로서 미국의 독자적인지위가 달라질 것 같지 않다”고 예견한다. 그러나 정치 무관심과 민의수렴 실패,빈부 양극화, 인종간 갈등 등사회에 내재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미국은 또 다시 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진아기자 jlee@. *유럽. ‘대서양에서 우랄까지’의 통합은 이제 꿈이아닌 현실이다.대륙의지정학적 지형이 본격적으로 바뀌게 되는 것을 비롯, ‘거대한 단일공동체’를 향한 유럽연합의 힘찬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은 지난해 12월11일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정상회담에서 EU 확대 준비를 위한 주요 개혁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현재 15개 회원국인 유럽연합은 중부 및 동유럽의 옛 공산주의 국가들의 가입으로 2005년까지 27개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가입 후보국으로 남아있는 터키까지 합치면 유럽연합은 28개국이 된다. 여기에다 2002년 7월1일이면 유럽 각국의 화폐는 유로화로 통일된다.유럽연합의 본질적인 목적은 단일화폐를 토대로 경제통합을 이루는동시에 정치적 통합을 향해 나아가는 것. 99년 1월1일 출범한 유로화를 통해 유럽이 세계 최대의 단일 통화권이 되면 유럽의 국민총생산은 5%,1인당 실질 소득은 1,000달러 이상씩 늘 전망이다. 니스 정상회담에서는 6만명 규모의 신속대응군 창설 문제도 합의를이루었다.미국을 주축으로 한 입김을 덜 받는 자신들만의 안보 보호막을 만든 것이다. 향후 유럽합중국 헌법의 기초도 마련됐다.니스 정상회담에서 만들어진 ‘EU기본권현장’은 유럽연합 시민 3억7,500만명의 시민권과 정치권,경제권,사회권 등 기본권리를 규정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유럽이 이처럼 ‘하나’되기를 추구하는 것은 유럽사가 세계사의 대명사였던 ‘영광의 시대’를 되찾으려는 의지의 표현이다.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으로 유럽은 피폐했고,세계사의 주도권을 잃게 됐다.이러한 진통 속에서 유럽은 통합의 역사를 찾아 나선 것이다. 유럽통합의 시발점은 프랑스 외무성이 1950년 발표한 슈망플랜.독일과 프랑스의 철광 생산을 관리하는 공동관리청을 두자는 것이었다.이후 유럽통합의 이상은 1951년 유럽석탄철강공동체의 설립을 밑바탕으로 수많은 시련과 장애를 헤치며 현실화 과정을 밟아왔다. 오랫동안 유럽공동체의 목적은 본질적으로 경제적인 것이었다.공동시장의 창설,농업·운송·기술개발 영역에 대한 공동정책 등을 들 수있다. 92년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에서 체결된 조약은 기존의 공동체들을 하나의 유럽연합으로 묶었다.격변기인 89년에서 90년 사이에 일어난 동·서독 통일과 동구 공산권의 붕괴로 유럽에는 새로운 상황이전개됐고 93년 11월에는 마침내 ‘EU’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그러나 최근 유로화의 폭락으로 ‘하나의 유럽’은 난관을 맞고 있다.단일통화가 탄생하면 정치적 통합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유로화 폭락으로 정치적 단일체는 커녕 방대한 자유무역지대로 전락할위험에 봉착했다.유럽 전체의 번영과 안녕보다는 ‘개별국가 이기주의’의 표출도 걸림돌이다. 니스 회담에서는 회원국 확대와 관련,각국이 국익과 국가적 자존심을 걸고각료회의의 투표권을 재조정했다.강국인 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는 소국들의 투표권이 늘어남으로써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어렵게 될 것을 원치 않았다.투표권이 적은 약소국들은 강국에 끌려다니게 될 것을 우려했다. 유럽통합의 주도권을 놓고 ‘독일,프랑스,영국의 삼국지’도 한창이다.두 차례 세계대전의 장본인이자 동·서독 분단의 희생자로서 그동안 제 목소리를 변변히 내지 못했던 독일은 통일을 계기로 유럽연합의 정치적 통합을 주도하며 국제사회 리더로서의 복귀를 꿈꾸고 있다.반면 통합에 소외됐다는 불만을 표출해 온 영국은 통합의 시련을 은근히 부추기고 있다.프랑스와 독일의 불화도 끊이지 않는다. 이처럼 회원국간 이해관계가 다르고 역내 빈부격차가 심해 유럽통합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유럽통합의 추진이 21세기 세계 역사에 큰획을 긋는 전기를 이룰 것임엔 분명하다. 이동미기자 eyes@. *아시아. “신사(辛巳)년에는 태세신(太歲神)인 뱀이 동남방에 자리잡아 아시아는 평화와 상업의 기회가 많은 행운의 해가 될 것이다….” 대만의한 유명한 역술가는 지난 연말 아시아의 2001년 한 해 운세를 이렇게점쳤다. 역술가들이 해마다 음력설에 앞서 관례적으로 내놓은 점괘겠지만 실제로도 아시아지역은 올해 세계무대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많이 갖고 있고,그러한 움직임을 보다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적으로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계기로 미국 중심에서 탈피,유럽 각국과의 관계 재정립을 통해 ‘21세기의 주인공’으로 나설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경제적으로도 한국·중국·싱가포르·일본 등을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분야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e-비즈니스 시대를 맞아 미국,유럽 중심의 세계경제에 아시아를 명실상부한 또 다른 한 축으로 발돋움시킬전망이다. 아시아지역에는 아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분쟁,인도와 파키스탄의 핵개발 경쟁,필리핀·대만의 정치지도자 부패 및 스캔들,인도네시아·스리랑카의 민족·종교적 분쟁,북한·미얀마의 인권문제와기아 등 도처에 정치·사회적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세계 금융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많은 정치·경제 전문가들은 2001년의 아시아는 지역연합체의 역동적 기능을 바탕으로 그 잠재력을 다시 확인하고,세계의 중심으로 힘차게 발돋움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데 크게 이의를 달지 않는다. ■미국·유럽과 대등관계 정립 아시아가 세계의 한 축으로의 위치를확인한 것은 두 말할 것 없이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3차 ASEM이다.이 회의에서 아시아·유럽 정상들은 향후 ASEM의 기본헌장이 될‘아시아·유럽협력체제2000’을 채택, 양 대륙간 공동 번영을 위한중장기적 협력의 틀을 짰다.아시아 각국은 유럽과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통해 미국 중심의 정치·경제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했다.이는 아시아와 태평양 연안국가들을 잇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이어 유럽과의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미국·유럽 두 지역과 수평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세계적으로 제3의 축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뜻한다. 지난해 ASEM에서는 세계적 관심사인 동티모르 문제와 코소보사태,중동분쟁이 중요 의제로 거론됐다.범세계적 차원의 군비통제와 군축,대량 파괴무기 비확산,국제마약거래,인종차별 등에 이르기까지 국경을초월한 광범위한 현안들도 논의됐다.아시아지역 국가들이 직·간접으로 얽힌 세계적 현안에 대해 미국·유럽 못지않게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그 위상이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반증이다. ■세계에 희망심는 한반도 평화 세계유일의 분단국가인 남한과 북한의 역사적 정상회담 성공과 이후의 남북 경협 및 교류확대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나아가 인류 평화에 대한 새로운 모델과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북한은 지난해 6월 남북한 정상회담 성공에 이어 7월엔 아시아·태평양 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포럼(ARF)에 가입했다.또 적극적인 대(對) 미국 외교와 유럽 국가들과의 잇딴 수교 등 빠른 걸음으로 국제무대에 오르고 있다.평화와 경제협력을 전제로한 북한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국제무대 등장으로 아시아지역 국가들을 포함,미국·유럽국가들과 긴밀한 협조체제에서 북한도 아시아의 일원,세계의일원으로써 당당하게 도움을 주고 받아야 할 입장이 되어가고 있다. ■넘어야 할 경제위기 지난해 하반기 대만과 일본 정국의 불안,이어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필리핀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탄핵 등 일련의정치불안으로 불거진 제2의 아시아 금융위기설은 올해 내내 아시아각국을 긴장시킬 것으로 보인다.아시아 경제의 우등생인 대만조차 위기설에 휩싸여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있다.IMF를 비롯해 아시아개발은행(ADB),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경제기구들은 아시아 경제가 ‘제2의 외환위기’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낙관하고 있다.그러나 경제에 관한한 미국과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 아시아로서는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가숙제로 남아있다. ■아시아 경제의 핵,중국 중국은 제2 금융위기설에서 한발짝 비켜 서있는 듯하다.중국의 새로운 용트림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놀라게할 것이 분명하다.인터넷 붐을 몰고온 정보통신 혁명에다 꿈에 부푼서부개발이 코앞에 닥쳐왔고,연간 8%의 고성장을 바탕으로 한 위안화(元)의 위력도 세계적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한국과 일본 등 역내 주변국들은 자국내의 경제 침체 탈피를 중국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역력하다.세계 각국도 WTO 가입 이후 개방이 가속화될 중국 시장에 대해전 산업분야에 걸쳐 제1의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다. 중국은 이제 아시아 경제의 꿈이자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새 도약의 조짐은 정보통신 분야에서 두드러진다.중국의 통신정책을이끄는 신식(정보)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 이동전화가입자가 8,500만명을 넘었다.올해 상반기에는 1억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중국 통신단말기 시장을 에릭슨·노키아·지멘스 등 유럽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지만 새해에는 한국,일본,싱가포르 등 아시아의선진 정보통신 국가들의 진출도 보다 활기를 띨 전망이다. 육철수기자 y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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