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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102년-中·유럽의 미래 성장전략] 중국

    |베이징 이지운특파원|2050년까지 중국의 국가적 목표는 ‘중등’ 발전국가를 실현하는 것이다.2000∼2010 국내총생산(GDP)을 이전의 두배로 늘리고 2020년까지 다시 또 두배로 늘린 뒤,2050년까지 부유하고 민주적이며 문명화된 사회주의 국가건설을 위해 계속 발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중국의 미래 생존전략 측면에서 볼 때, 지난 3월 열린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4차회의는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록된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정부 공작보고’에 포함된 ‘국민경제사회발전 제11차 5개년규획(11·5)’은 ‘성장’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간의 ‘고도 성장’이 안팎으로 많은 불화와 마찰을 야기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50년까지 ‘중등´ 국가발전 실현 당장 내부적으로는 성장의 그늘인 빈부격차가 사회의 균열을 조장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존폐 위기에 몰린다면 그 원인은 이 사회 균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의 위험성을 내포한 것이다. 외부적으로는 그간 보여준 무서운 성장 속도가 ‘중국 위협론’을 확산시키며 서방세계의 견제를 부추겨 왔다. 무역 수지 불균형에 따른 미국 등의 끊임없는 불만과 불평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자원과 에너지의 블랙홀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도 성장의 속도가 주는 위협감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평화적으로 일어서겠다.(和平 起)’는 데에도 주변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이에 중국은 11·5를 통해 지난 20여년 유지해온 경제 기조를 바꾸었다. 한계에 부딪힌 양적 성장 일변도의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내수를 진작하고 농촌을 비롯한 낙후지역을 일으키는 정책들이 포함됐다. ●서방세계 ‘中위협론´ 불식시킬 코드로 국가발전계획위의 마카이(馬凱) 주임은 ‘11·5의 목표와 임무분석’에서 “세계 정치·경제의 변화와 중국 국내 발전 요구에 적응하기 위한 윈윈(상생)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표면상으로는 새 경제 기조를 확정한 것이지만 이면(裏面)에는 이처럼 정치·외교까지 아우르는 고려가 담겨 있다. 그러지 않고서는 지역 강대국에서 진정한 세계 강대국으로의 부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중국은 세계 강대국으로의 발전을 위해 경제·군사·과학기술력에 더해 정치·외교·문화력 등 ‘소프트 파워’를 강화해 나가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옛 소련이 세계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잃은 것은 막강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소프트 파워가 약화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상실했기 때문으로 보기 때문이다. 나아가 소프트 파워는 대외적인 측면에서뿐 아니라 국내 발전 전략 차원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영역에서의 제도 개혁을 통해서만 지역불균형, 환경파괴, 에너지 부족, 도농(都農)격차 등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톈진(天津) 난카이(南開)대학의 팡중잉(龐中英) 교수는 “세계 강대국으로 도약하려면 소프트 파워가 필요하며, 이는 양호한 국내 통치체제에 기초한다.”고 주장했다.‘2005년 중국국제지위보고’는 공산당의 통치능력 강화, 법제 사회 건설 등 국내 제도개선을 연성권력 강화의 사례로 들었다. 결국 소프트 파워론은 중국의 현재를 아우르고 미래를 관통할 수 있는 핵심 용어 가운데 하나다. 우선 공산당으로서는 내부 제도 개혁을 통한 사회적 안정으로 정권의 지속성을 강화해 나가야 하는 측면이 있다. 중국 위협론을 불식시키며 굴기에 성공해야 하는 점도 있다. ●최소 연 7~8% 경제성장률은 유지해야 비록 주변국의 반감과 견제로 현재 ‘화평굴기’가 ‘화평발전’으로 대체돼 쓰이고는 있으나,‘굴기’에 대한 중국의 의지는 소프트 파워에 대한 지향 노력에서도 충분히 읽힌다. 문화와 인터넷·방송 등을 통해 중국의 사회주의를 ‘약화’시키려는 미국의 ‘평화적 체제전복’ 시도에도 대처해야 한다. 동시에 중국은 지난 10여년간 매년 두자릿수의 군사비 지출 증가세를 보이는 등 국방·과학기술·자원·경제력 등 하드 파워 측면에서도 실력 향상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 2003년 ‘전국과학기술공작회의’에서는 ‘과월(跨越·뛰어넘기)’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그간에는 ‘근종(近踪·추격하기)을 목표로 삼던 과학기술 분야다. 경제력 관점에서 보더라도 중국이 성장을 소홀히 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실업문제 등 사회적 압력을 버텨내려면 최소 연간 7∼8% 경제성장률은 유지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jj@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20분) 요즘은 김치를 저장할 때, 김치냉장고를 사용하지만 예전에는 옹기에 담아 땅에 묻었다. 옹기에는 숨구멍 역할을 하는 원형조직이 공기 중에서 유산균이나 대장균을 억제시키는 기공을 끌어들여 김치를 오래 저장할 수 있도록 한다. 옹기 속에 숨어있는 과학 작품에 대해서 알아본다.   ●거대한 부처(EBS 밤 12시15분)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얀계곡에 1500년 넘게 서 있던 거대한 불상이 무너졌다. 이 드라마틱한 사건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던 프레이 감독은 어릴 적 기억과 아버지의 흔적을 더듬어 바미얀 석불을 찾는 한 여인과, 수세기전 이곳에 왔던 중국 고승의 여정을 영화적 문법으로 재현한다.   ●나도야 간다(SBS 오후 8시55분) 민정은 다슬이 자신의 딸이라며 파혼을 얘기하는 현수에게 자신도 다슬이를 받아들이겠다며 파혼은 있을 수 없다고 한다. 보람이 일로 재필에게 질려버린 정완은 행숙을 찾아 도움을 청하고, 경숙은 보람이 짐을 챙겨 정완의 집으로 데려온다. 효숙은 광수와 어색해하면서도 싫지 않은 만남을 갖는다.   ●꼭 한번 만나고 싶다(MBC 오후 7시20분) 어린 시절 부모님의 불화로 어머니와 헤어졌던 창호씨. 매일같이 술을 드시던 아버지를 대신해 어린 나이에 돈까지 벌어야 했다. 얼마 전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시고, 이제 정말 곁에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창호씨는 다시 어머니를 만나, 가장 찬란했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전 남편과 성격차이로 이혼하고 받은 위자료로 작은 가게를 하던 주리는 헬스클럽에서 몸짱에다 일곱 살이나 어린 무혁을 만나면서 또 한 번의 연애를 시작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연애이건만 뜻하지 않게 아기가 생기고, 의외로 무혁이 책임지겠다고 나서면서 결혼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국화는 밤늦게까지 쓰레기 집하장을 뒤지다가 결국 목걸이를 찾아 윤후에게 건네며 옛사랑에 대한 미련은 버리고 신형을 아끼라고 말한다. 홍영감과 풍구는 혜숙을 사이에 두고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자는 데 합의한다. 옥금에게서 선을 보라는 말을 들은 국화는 하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서운한 맘이 든다.
  • [스포츠 라운지] 11년 현대맨 임도헌 프로배구 삼성화재 코치로

    [스포츠 라운지] 11년 현대맨 임도헌 프로배구 삼성화재 코치로

    실업배구 마지막 시즌이던 지난 2004년 2월.OB올스타전이 열린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 코트에 그가 1년 만에 나타났다. 맨 마지막으로 이름이 불려졌지만 올드팬들의 박수를 누구보다 뜨겁게 받은 그는 보란 듯이 육중한 스파이크를 뿌려댔다. 그로부터 2년 5개월 뒤 그는 지도자로 변신했다.‘영원한 현대맨’일 줄만 알았던 그다. 그러나 ‘11년 앙숙’ 삼성의 코칭스태프가 된 건 아이러니다. ●전성기의 마지막 스타 ‘임꺽정’ 임도헌(34)은 한국 배구 전성기의 맨 끝자락을 휘감았던 스타였다. 일본의 배구팬이 기억하는 일본남자배구 최후의 스타는 나카가이치 유이치(사카이 블레이저스 감독)다. 한국의 경우 임도헌이 나카가이치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라면 과장일까. 시대를 잘못 만난 영웅이 소리 소문없이 사라진 건 어쩌면 당연한 일.2002년 가을 슈퍼리그 개막을 코앞에 두고 터져 나온 임도헌의 은퇴 발표는 적잖은 충격파를 던졌다. 세대교체를 서두른 새 감독과의 불화,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부상. 임도헌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옷을 벗고 무작정 캐나다 밴쿠버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립대로 연수를 떠난 것. ●될 성 부르지 않던 떡잎 ‘될 성 부른 떡잎’이란 말이 있지만 그에겐 전혀 맞지 않았다. 경북 경산의 하양초교 4년때 배구를 시작한 그는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도 키는 154㎝에 불과했다. 호리호리한 몸 생김새만 봐도 배구로 대성할 인물은 아니었다. 공부로 돌아서기 위해 일반고등학교에 진학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한꺼번에 33㎝가 자란 고교 1년때 그는 경북체고로 전학, 다시 배구공을 잡았다. 코트로 돌아오는 데 4년이란 시간이 걸렸지만 별 무리없이 적응할 수 있었다. 이는 초등학교 시절 강봉한 감독이 자신에게 익혀준 탄탄한 기본기 덕분이었다. 대학에 진학한 그는 문병택 김성채 신현섭 진창욱 등 동기들과 한국 배구의 자존심을 지켜내며 실업의 마지막 세대로 이름을 남겼다. ●임꺽정이 삼성으로 간 까닭은 “실업자 신세를 면하기 위해서”라고 말은 하지만 정작 ‘현대맨’ 임도헌이 삼성의 멤버가 된 건 신치용 감독과의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경북체고 시절 동료 세터 진창욱을 보러 온 김남성 성균관대 감독에게 “진주가 있다.”고 귀띔한 사람은 한전 코치였던 신 감독이었다. 시청팀 입단 직전 ‘흙속의 진주’를 자신의 대학 후배로 만든 신 감독은 청소년·성인대표팀에서 코치로 임도헌과의 인연을 이어갔고, 그가 안면마비로 고생할 때 백방으로 수소문해 약을 지어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신 감독은 “삼성 창단이 2년만 빨랐어도 임도헌은 내 차지였다.”며 아쉬워한다. 놓았던 백구를 지도자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잡은 임도헌의 데뷔무대는 9월 예정된 프로배구 여름리그다. ●임도헌 프로필 -생년월일 1972년 6월9일 -출생지 경북 경산 -학교 경산 하양초-무학중-무학고-경북체고-성균관대 -체격 194㎝,96㎏ -경력 현대자동차서비스(1993∼99)·현대자동차(99∼2001)·현대캐피탈(2001∼03)·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립대학 코치(2003∼04)·삼성화재 코치(2006.7∼) -수상 아시아선수권 MVP(1993)·슈퍼리그 MVP(1995)·슈퍼리그 베스트6(1993∼97) 글 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石頭 김일(金一), 박치기 1만번 돌파!

    石頭 김일(金一), 박치기 1만번 돌파!

    서울에서 「프로·레슬링」의 「아시아·타이틀」 방어전을 가질 김일(金一)이 1천5백경기 돌파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안고 돌아왔다고 「프로·레슬링」계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그의 특기인 박치기를 한 경기에 7회씩 했다면 1만회를 돌파한 셈. 「프로」나 「아마추어」를 가릴 것 없이 또 단체경기나 개인경기를 따질 것 없이 1천5백 경기를 치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얼마전 「프로·복싱」의 김현(金炫)이 1백경기를 치렀다고 「프로·복싱」계의 화제를 휩쓸었던 일을 생각하면 김일(金一)의 1천5백경기 돌파는 15배나 비중이 무거운 화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프로·복싱」과 「쇼」적 색채가 짙은 「프로·레슬링」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김일(金一)이 역도산(力道山)을 찾아 일본으로 건너가 「프로·레슬링」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1959년. 따라서 김일(金一)의 「프로·레슬러」경력은 올해로 만 10년을 넘는다. 만 10년 동안에 1천5백경기라면 평균 1년에 1백50경기를 치른 꼴이며 한달에 12번 내지 13번을 「매트」위에 올라간 셈이다. 『있는 힘을 다해서 싸우는 진지한 결기라면 어떻게 일주일에 서너 차례나 경기를 가질 수 있는가?』 라고 잦은 경기 회수를 들어 「프로·레슬링」이 「쇼」적 색채를 지니고 있음을 밝히려는 주장도 있다. 또 「프로·레슬링」에 공식기록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프로·복서」만해도 그가 활약하는 실적에 따라 은퇴할 때까지는 O승 O패 O무승부라는 기록이 늘 따라다니게 마련이다. 그러나 미국처럼 4천명을 넘는 「레슬러」들이 그 넓은 지역을 돌면서 일주일에도 몇차례 경기를 치르는데다 통할 단체만해도 여러개가 존재하고있는 실정이라 공식기록이란 있을 수도 없고 또 설사 그런 기록이 있다해도 「쇼」적 요소를 지닌 「프로·레슬링」의 본질을 이해하고 즐기는 미국의 「팬」들은 그런 기록보다는 하나 하나의 「게임」내용에 보다 흥미를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단 하나의 예외를 구태여 쳐든다면 그래도 실력 위주의 정통파(正統派) 「레슬러」의 마지막 기수(旗手)로 꼽혔던 철인(鐵人) 「루·테즈」가 49년 11월부터 55년 5월까지 NWA(미국 「레슬링」협회) 「챔피언」으로 군림하면서 세운 9백 36전 연속무패의 기록이 의심받지 않고 받아들여질 정도다. 이 기록도 「루·테즈」가 하도 뛰어난 「레슬러」였던 데다가 「챔피언」의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한번도 지지않은 놀라운 기록이 뻗어났기 때문에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야할 것이다. 공식기록이 없고 잦은 경기 회수를 치러 「쇼」적 요소를 지녔다해도 거의 한시간동안 무거운 「레슬러」를 상대로 「다이내믹」하게 움직인다는 것은 결코 피땀나는 「트레이닝」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이런 움직임을 일주일에 서너차례, 많을 경우에는네댓차례씩 되풀이 한다는 것은 역시 그 「레슬러」의 체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감당해 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김일(金一)의 1천5백 경기 돌파가 사실이라면 그 기록자체보다도 오히려 10년동안 그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을만큼 체력이 뛰어난 국제적인 「레슬러」였다는 점에서 그 뜻을 찾아야 될 것이다. 11월 9일 장충체육관에서 김일(金一)이 일곱 번째로 방어한다는 「아시아·타이틀」은 14년 전 역도산(力道山)이 제정한 것으로 63년 역도산(力道山)이 사망한 뒤 비어 있었으나 김일(金一)의 간청으로 일본 「프로·레슬링」협회도 부활에 동의, 작년 11월 서울에서 「타이틀」 부활전을 치러 김일(金一)이 미국의 「오스틴」을 물리치고 「타이틀」을 차지한 뒤 오늘에 이른 것. 이번 김일(金一)의 「타이틀」에 도전하는 「레슬러」는 미국의 「미스터·아토믹」이라는 복면 「레슬러」로 10년 전 역도산(力道山)과는 마주친 일이 있는 「베테랑」. 「멕시코」가 원산지라는 복면「레슬러」는 제각기 모두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복면을 쓰고있다. 그 이유란 대략 크게 나누어 4가지. 첫째 나이든 「레슬러」가 자기 나이를 감추기 위해서 쓴다. 육체의 노쇠는 적당한 운동으로 어느정도 감출 수있으나 벗겨지는 이마, 얼굴의 깊은 주름살 등은 어쩔 도리가 없어 복면을 쓰게되는 것이다. 둘째 과거에 신통치 않았던 「레슬러」가 새출발을 할 경우 지난날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서도 쓴다. 그대로 「매트」위에 올라갔다가는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고, 생명이라고도 할 인기가 떨어질까봐 두려워서 복면을 쓴다는 것. 셋째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만들기위해서도 쓴다. 몸은 좋으나 얼굴자체가 우습게 생겼거나 너무 순해보일 때 이를 감추기 위해서 쓴다. 네째 정체가 탄로나면 곤란할 경우에도 쓴다. 좀 오래된 이야기지만 미국의 대학생 「아마추어·레슬러」가 돈을 벌기위해 복면을 쓰고 「프로·레슬러」로 활약했다가 정체가 탄로되어 「아마추어」 자격을 박탈당한 사건이 있다. 다른 사람 아닌 복면 「레슬러」의 우상적 존재였던 「제브라·키드」의 젊었을 시절 이야기다. 따라서 복면 「레슬러」들은 복면이 벗겨지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몇해 전 우리나라에 찾아왔던 「타잔·조로」라는 복면「레슬러」의 「마스크」를 김일(金一)이 벗겨버린 일이 있다. 막상 「마스크」를 벗기고 보니 나타난 얼굴은 이마가 많이벗겨진 독일계 「레슬러」인 「한스·모티어」였다. 이 「한스·모티어」는 「프랑스」영화배우 「브리지도·바르도」의 경호원 노릇도 했으며 그 여자의 구애를 물리쳤다고 선전하면서 다니는 사나이다. 그러나 이번 김일(金一)과 마주칠 「한스·모티어」의 정체는 이미 미국에서는 밝혀져 있다. 본명은 「프라이드·스티븐스」로 금속회사의 기사로 있으면서 부업삼아 「프로·레슬러」로 활약하기로 결심했단다. 장영철(張永哲)과의 불화가 해소되지 않아 국내흥행을 가질 「무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이 김일(金一)이 이번 「타이틀」방어전을 서울에서 갖는 까닭은 적어도 1년에 한 두 차례의 국제경기를 치르면서 또다시 지난날의 황금시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두현(高斗炫)기자 [선데이서울 69년 11/9 제2권 45호 통권 제 59호]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불화/황학주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불화/황학주

    오랜만에 집에서 간 맞는 국을 마신 뒤 내 간담이 빠져드는 피할 수 없는 얼굴에 붙은 저 쪼글쪼글한 눈빛 옆구리에 굵은 솔 같은 슬픔을 끼고 수도 없는 새해 아침을 돌아온 저 퍼지고 퍼진 어머니 가슴에 낙담을 첨벙 담가둔 굴러 떨어진 어머니 개인이 있고 입을 닦고 일어나는 나 개인이 추물스럽고, 내가 낯선 자식이 되다니 나의 상처는 결국 이것이 될 것인지
  • 자살 年1만명… 경제손실 3조

    우리나라에서 자살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손실이 연간 3조 856억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 서울병원과 이화여대는 7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대한사회정신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 자살의 사회·경제적 비용 부담에 관한 공동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 결과, 자살에 따른 자살자의 수입 상실 등 간접 비용이 3조 702억 4000만원으로 전체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기에다 응급실 진료비, 장례 및 수사비 등 직접 비용 95억 4000만원, 가족의 의료·교통비 등 외부적 직접 비용 47억 6000만원, 가족의 기회 노동력 손실 등 외부적 간접비용 10억원 등이었다. 또 자살자 가족들은 자살 이전에 비해 정신과적 질환은 4.6배, 일반 질환은 4배 이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동기는 남성의 경우 원인 불명이 29.9%로 동기가 명확하지 않은 자살이 많았고, 이어 육체적 질환 23.5%, 경제적 이유 19%였고, 여성은 육체적 질환 30.7%, 원인 불명 23.9%, 정신과적 질환 22.1%, 경제적 이유 9.2%, 가정불화 8.2% 등이었다.우리나라의 2004년 자살자 수는 1만 1523명이다. 인구 10만명당 24명꼴이다. 10대의 경우 자살이 전체 사망 원인의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다. 현재 전국의 우울증 환자는 남성 18만 8545명, 여성 75만 8457명 등 모두 94만 7002명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김근태의장 “성장·복지 아우르는 ‘제3의길’ 걸어야 난관 극복”

    김근태의장 “성장·복지 아우르는 ‘제3의길’ 걸어야 난관 극복”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소상하게 밝혔다. 특히 당·청 관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결정해도 가지 않을 수 있고, 당이 결정해도 대통령은 따로 갈 수 있다.”고 수평적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따로 놀면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이다. ▶5·31 지방선거 참패 원인은. -충격 그 자체였다. 지금도 그 충격으로부터 떨어지지 못하고 지지율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 상처에 소금이 뿌려진 것 같다. 기대에 한참 못미친다는 실망이 컸고 그것을 커버하고자 하는 말과 태도가 거슬렸다. 반감이 쌓이는 계기가 됐다. 서민경제가 안 좋은 것이 겹쳐져 최악이었다. ▶참패 원인이 개혁 프로그램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점과 국민이 원하는 방향과는 다른 쪽에 너무 신경쓴 측면, 그리고 이른바 ‘싸가지 없는 말’ 때문에 감점됐다는 지적이 있다. -‘싸가지 없다.’는 말은 더 안 썼으면 좋겠다. 여론조사 결과, 혼선과 혼돈, 당·정·청 불화로 정책의 신뢰가 떨어진다는 것이 50%,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는 것이 30%, 개혁 피로가 17%쯤 됐다. 그게 맞다고 본다. ▶취임 일성으로 성장과 복지, 모두 다 신경쓰겠다고 했다. 김근태식 패러다임이 뭔가. -‘제3의 길’이다. 지금보다 (GDP)1% 정도는 추가 성장해야 난관과 과제를 극복할 수 있다. 정경유착적이고 발전주의적 국가모델을 사용해서 IMF(국제통화기금) 위기가 왔다.IMF 10년 해보니,‘(미국이 내세우는 시장경제원칙인)워싱턴 컨센서스’에 의해 요구되는 것이 ‘시장이 모든 걸 해결해준다.’는 것이다. 미국은 슈퍼파워니까 그렇게 얘기할 수 있다. 우리는 그렇지 않다. 치명적인 것은 시장자유주의, 신자유주의의 저성장이다. 추가적 성장을 통해야 희망을 제시할 수 있다. 쏟아붓는 복지를 할 수는 없다. ●“한·미FTA 외교안보 논리로 접근해선 안돼” ▶한·미FTA와 관련, 추진 속도에서 청와대와 시각을 달리하는데, 계급장 떼고서라도 논쟁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계급장 떼고 하자.’는 것은 분양원가 공개를 둘러싼 논쟁이었다.‘계급장 떼고’라는 말, 이제 잊어달라. 한·미FTA가 그에 버금가는 것임은 틀림없다. 다자라운드의 합의·발전되는 쪽으로 가야 한다. 문제는 미국은 전세계 슈퍼파워라는 것이다. 그만큼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미국이 왜 한·미FTA를 우리와 먼저 하고자 하는지 그 이유를 국민에 보고해야 하고 공감대를 얻고 가지 않으면 안된다. ▶다음 정권으로 넘기자는 것인가. -미국이 정한 신속협상 기한이 내년 6월까지다. 기간을 정해서 하면 밀리는 것이다.‘의회로 가면 보호주의자의 발언권이 세진다는 것’은 참고 수준으로 둬야 한다. 둘째, 경제 논리로 접근해야지 외교안보 논리로 접근해선 안된다. 끝으로 일본과는 추진하다 중단되지 않았나. 유념해야 한다. ▶얼마전 ‘한나라당 계열은 두번의 대선에서 심판받았고 민주화 세력은 집권으로 보상받았다.’고 했다. -국민은 빚을 다 갚았다고 생각한다.‘민주화운동 했으니까 다시 선택해달라.’고 하면 선택도 안 해주고 경쟁력을 높일 수도 없다. 자부심을 없애자는 것은 아니다. 훈장처럼 내놓고 하는 것은 안 된다.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의사소통을 원활히 해서 지지받고 선택받아야 한다. ▶다음 대선에서 지금 이 당으로 대선 치를 수 있나. 신장개업해야 하나. -국민이 명령하는 대로 가겠다. 출발로서 두가지를 하겠다. 하나는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 함께 하겠다. 두번째는 당과 대통령, 정부가 따로 놀면 안된다. 그런데 개발독재시대, 그후 한나라당(계열) 집권 때는 ‘대통령이 결정하면 나머지는 간다.’였다. 지금은 수평적 관계다. 또 대통령이 단임제여서 선거에 아무래도 관심을 덜 쓸 수밖에 없다. 헌정적인 결함도 문제가 있다. ▶차기 대선 전에 개헌할 생각은. -대통령 임기 4년으로 줄이고 중임으로 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현재 구도에서 다음 대선이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다음 대선에서 후보들이 공약으로 걸고 하자.’고 한다. 우리는 내년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대북정책이 국민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는데. -국민이 북한에 대해 다소 거리감을 느끼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호소한다. 부탁한다. 경의선 연결시 보수 언론들이 ‘북한 탱크 내려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했다. 저는 못사는 북한주민 수백·수천명 내려오면 어찌하나 걱정했다. 우리가 먹여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걱정한다. 지금 우리가 부담하는 것은 초기 선행투자다. 선행투자가 있어야 발전과 도약도 가능하지 않나. ▶내년 대선에서 제시할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통합적 경제다. 추가 성장을 통한 복지의 선순환이다.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협력과 공동번영을 어떻게 이뤄낼 것인지 비전을 내는 것이다. ●“개각, 청문회에서 의견 제시할 수 있다” ▶당청 관계와 관련,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육부총리 내정으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개각과 관련돼 의원들 분위기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소속 의원들이 의견 개진하는 것은 이해된다. 그러나 (인사가)행정부를 움직이는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것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결정하기 전까지는 의사를 전달하지만 그 이후에는 따라야 한다. 다만 청문회 과정에서 합리적으로 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지금으로선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켜주길 바란다. ▶대선 레이스 완주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다. -대선은 먼 훗날 얘기다. 지방선거에서 무서운 심판을 받았고 그에 응답해야 한다.7·8월에 당 조직을 정비하고 의원들을 뒷받침해서 9월 정기국회 준비해야 한다. 지금 (대선 얘기하고)그러면 당도 망하고 저도 망한다. 사람이라는게 잘하면 칭찬받고 못하면 심판받는다. 아직 시간은 넉넉하다. ●“호남표만으로 미래 없다” ▶지방선거에서 현실적인 문제가 호남표 분산이었다. 민주당과 통합이든 연대든 필요한 것이 아닌지. -지역주의 극복하려다가 영남지역에서는 10% 내외 지지율이 나왔지만 호남에서 무너졌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지역표 계산만으론 미래가 없다고 본다. 하나의 고려사항은 될 수 있겠지만 주된 고려사항으로 하면 창당 취지를 버리는 것이다. 미래로 가는 연합이 돼야 한다. 구체적 방안은 골치가 아파 정기국회 뒤로 미루는 것이다. 대담 구본영 정치부장 정리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계급장 떼자는 말 이젠 잊어달라” 서울 영등포 당사 2층에 있는 김근태 의장의 집무실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취임한 지 몇 개월만에 짐 싸기 바빴던 근래의 집권여당 의장실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았다. 김 의장은 건강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인터뷰에 앞서 측근들에게 주말 동네축구단(파랑새 축구단) 게임에서 두 골을 넣었다며 자랑했다고 한다. 김 의장은 인터뷰 내내 주요 현안에 대해 자신감있게 임했다.‘김진지’라는 별명이 말하듯 논리적인 화법도 여전했다.6·10항쟁 19주년 기념식에서 언급했던 “민주화운동의 훈장을 떼겠다.”는 말은 “가슴속의 자부심까지 버리자는 건 아니다.”고 부연설명했다. 특히 경제관련 질문에는 전문가급의 식견을 과시했다. 지론인 ‘따뜻한 시장경제’를 설명하는 부분이나 “제3의 길이 김근태식의 경제 패러다임”이라며 성장과 복지의 이분법적인 시각을 부정했다. 그러나 ‘호남표 공략’ 등 민감한 질문을 던지자 “매우 어려운 지적”이라며 얼마간 곤혹스러워했다. 이따금 전례없이 단호한 어투를 구사했다. 지방선거 참패 원인을 묻는 질문 도중 ‘싸가지 없는’(여당 의원들의 태도)이라는 대목에서는 “이제 싸가지 없다는 말은 안 썼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근태의 상징이 된 “계급장 떼고 토론하자.”는 어록이 거론될 때는 “계급장 떼자는 말은 이제 잊어달라. 부동산 정책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식으로, 본질이 뒤바뀐 채 파문이 인 점을 우려하는 듯했다. 여당의장으로서 투쟁성보다 안정감을 중시하는, 스스로에 대한 채찍으로 들렸다. 김 의장은 힘들 때 가끔씩 집 근처에 있는 포스트모던한 카페를 찾는다고 했다. 라이브 음악과 함께 맥주 한두 병을 마시며 손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는 것이다.6·10항쟁 주역이었던 함세웅 신부와 김상근 목사, 지선 스님을 멘토(조언자)로 찾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했다. 김 의장 측은 유약하다는 평가와 함께 운동권 출신의 강성 이미지가 이중적으로 덧씌워져 있음을 의식하는 듯했다. 한 측근은 “힘있는 부드러움 아닐까. 절망과 좌절보다 희망과 용기가 더 넓고 크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고 김 의장을 ‘변호’했다. 인터뷰를 마친 후 문 밖까지 따라나오는 그의 얼굴 위로 ‘희망의 근거’,‘희망은 힘이 세다.’ 등 유독 ‘희망’을 강조했던 그의 책 표지가 겹쳐졌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도난문화재가 박물관으로 간 까닭은?

    한국불교미술박물관(서울 종로구 원서동·관장 권대성)에 전시 중인 불화 ‘아미타회상도’가 지난 1994년 전남 장성 백양사에서 도난당한 후불탱화로 밝혀짐에 따라 원소장처인 백양사와 현 소장측인 불교미술박물관이 반환을 둘러싸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조선 영조연간인 1775년에 제작된 ‘아미타회상도’는 백양사 극락보전에 걸려 있었으나 1994년 도난당한 뒤 그 이듬해 한국불교미술박물관이 인사동 고미술상에서 구입해 수장고에 보관하다가 2003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전시해오고 있다. 지난 4월 이 불화를 한국불교미술박물관에서 발견한 백양사측은 “도난당했을 때 즉시 문화재청에 신고했고 1999년 발간된 조계종 ‘불교문화재 도난백서’에도 실려 있어 박물관측이 도난문화재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3년부터 전시를 시작한 것은 공소시효를 피하려 한 것인 만큼 성보(聖寶)를 즉각 반환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상 구입한 시점으로부터 7년이 지나고 구입할 때의 ‘선의 취득’이 인정되면 도난문화재라 하더라도 소장자가 처벌받지 않도록 되어 있다. 이에 대해 박물관측은 “불화를 구입하면서 문화재청(당시 문화재관리국) 단속반을 통해 도난신고 여부를 확인했으며 구입할 당시만 하더라도 불교문화재 도난백서가 나오지 않아 백양사 성보임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백양사측은 한국불교미술박물관에 문제의 백양사 후불탱화 말고도 ‘대흥사 사천왕도’(1978년 도난),‘불회사 동종’(1992년 도난),‘관룡사 영산회상도’(1992년 도난) 등 3건의 도난 문화재들이 소장되어 있음을 확인, 이 박물관을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한편 조계종 총무원과 원 소장 사찰들이 연대한 반환운동을 벌여 나가기로 했다.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박물관은 또 다른 학교

    박물관은 또 다른 학교

    현장학습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박물관이 또 다른 학교로 부각되고 있다. 낡은 유물이나 어려운 설명들로만 가득 찬 지루한 박물관은 이미 옛말이다. 열쇠나 부엉이, 책, 떡 등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만 가지고서도 우리나라와 세계의 문화와 역사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박물관들이 많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서울에 있는 다양한 박물관들을 둘러봤다. ●‘손대지 마시오’ No! 맘껏 만지고 느끼며 체험하세요∼ 송파구 신천동의 ‘삼성 어린이 박물관’은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어린이를 위한 체험식 박물관이다. 건축 현장속의 일꾼이 되어 집을 짓는 건축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보는 ‘우리집은 공사중’, 성장과 노화를 주제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는 ‘나는 나는 자라요’ 등 흥미로운 전시관들로 구성되어 있다.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 있는 ‘별난 물건 박물관’은 말 그대로 전 세계의 상식을 깨는 재미있고 특이한 물건들을 보고, 손으로 만지면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은 전 세계에서 모은 300여 가지의 전시물들이 소리, 빛, 과학, 움직임, 생활 등 다섯 가지 테마로 전시되고 있으며, 다른 박물관과 달리 매달 전시물이 새로 바뀐다. 손가락 두 마디보다 작지만 정규방송이 흘러나오는 초미니 컬러 텔레비전, 거울의 반사각을 이용해 반듯이 누워서도 텔레비전을 볼 수 있게 만든 ‘귀차니스트 안경’ 등 기발한 물건들을 접할 수 있다. 별난 물건 박물관 김덕연 관장은 “상식과 고정관념을 깨는 엉뚱한 물건들을 통해 과학적 원리를 체험할 수 있어 어린 자녀들의 창의력 키우기는 데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이색적인 것을 함께 체험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떡, 농기구 등 통해 소박한 서민문화 엿봐 종로구 와룡동에 위치한 사단법인 한국 전통음식 연구소 2,3층에는 사라져가는 옛 부엌살림과 유물들을 모은 ‘떡·부엌살림 박물관’이 있다. 이 곳에는 연구소 윤숙자 소장이 20여 년에 걸쳐 수집해 온 사라져 가는 우리의 옛 부엌살림과 떡 관련 소장품 2000여 점이 주제별, 재료별, 용도별로 전시돼 어제와 오늘의 음식문화와 부엌살림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오는 8월7일부터는 2주일 동안 ‘여름방학 기획-어린이와 함께하는 떡과 차 이야기’ 특별기획 전시 및 체험학습 행사가 마련된다. 떡살과 다식판 등 떡을 만들 때 사용하던 전통 조리기구 전시는 물론 떡과 차를 먹을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중구 충정로에 있는 ‘농업박물관’은 선사시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농업의 발달과정과 전통 농기구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몄다. 농업관련 유물과 전통장터 등 옛 생활상을 볼 수 있으며, 우리 쌀과 출산물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관도 마련되어 있다. ●박물관이야, 카페야? 쉬며, 구경하며 즐기는 박물관 종로구 삼청동의 ‘부엉이 박물관’에 가면 부엉이를 주제로 한 미술품과 공예품 200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고풍스런 분위기로 꾸며진 카페 스타일의 이색박물관으로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차를 마시면서 전시품을 즐길 수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부엉이를 주제로 한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어린이 손님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인기만점이다. 2002년 문을 연 북촌 ‘가회 박물관’은 인간의 삶과 염원이 담겨있는 부적과 민화를 전시하고 있다. 한국 고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전통 한옥 전시실에는 옛 사람들의 진솔한 감정이 담겨 있는 민화와 주술적 신앙이 반영되어 있는 벽사그림, 통일신라시대의 인면와(人面瓦), 귀면와(鬼面瓦)와 각종 부적들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한 켠에는 관람객이 직접 부적을 찍고, 귀면와를 탁본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가회 박물관은 도심 속의 숨어있는 휴식공간이기도 하다. 전남 나주 동원사에서 직접 가져온 녹차가 무료로 제공돼 박물관 마당에 있는 통나무 의자에 앉아 민화를 감상하면서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인사동을 거슬러 견지동 쪽으로 오르는 골목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목인 박물관’은 전통 인물 및 각종 동물의 모습을 조각한 목조각상 3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목조각상 전문박물관이다. 전시품은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했던 장승, 무덤에 부장용으로 쓰였던 목용(木俑), 불상이나 동자상 같은 종교적 의미의 목조각상, 망자를 저승세계로 모시는 역할을 했던 상여 장식용 조각, 귀신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용도로 각종 신당에 쓰였던 신상(神像) 등이다. 목인 박물관은 담쟁이 넝쿨로 둘러싸인 운치있는 벽돌집으로 옥상정원과 지하 라운지가 마련되어 있다. 이 곳에서는 모든 관람객에게 제공되는 녹차와 음료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역사와 민속, 미술 분야와 관련된 간단한 도서도 열람할 수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종로구 9개 사립박물관 여름방학 연합전시회 종로구에 있는 9개 사립 박물관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연합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자녀의 손을 잡고 멀지 않은 도심에서 열리는 각양각색의 멋과 지혜의 향연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연합전시회에 참가하는 박물관들을 미리 가봤다. 전시회는 7월30일부터 8월16일까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과 방송통신대 담 사이 골목길에 자리잡고 있는 ‘쇳대박물관’에서 열린다. 쇳대박물관은 말 그대로 열쇠와 자물쇠를 모아놓은 곳으로 통일 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에 사용되었던 우리 자물쇠의 아름다움과 과학적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건립됐다. 아프리카와 유럽 등의 옛 자물쇠도 전시하고 있다. 북촌의 ‘세계 장신구 박물관’에서는 아시아와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의 유서 깊은 장신구를 볼 수 있다. 전시관 중 ‘엘도라도 방’에 있는 10∼16세기 남미 인디오 원주민들의 추장 임명의식을 형상화한 황금으로 만든 뗏목 장식은 전 세계에 5개밖에 존재하지 않는 귀중한 소장품이다. 지난 2004년 쓰나미 발생 이후 발견된 ‘재난 속의 보물’인 인도네시아의 악어 이빨과 멧돼지 송곳니로 된 남성용 목걸이도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장신구 박물관 맞은편 길을 따라 정독도서관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신비한 분위기의 ‘티베트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곳에서는 척박한 고원에 불교왕국을 일군 티베트인들의 미의식을 보여주는 다양한 공예품과 복식 등을 접할 수 있다. 사원에서 축제 때 썼던 가면과 정신적 지도자로 섬기던 승려를 본떠 불상처럼 만든 ‘조사상’도 인상적이다. 관련 전문서적도 구입할 수 있으며, 직원이 전시물에 대해 간단한 안내도 해준다. 혜화동 로터리에 있는 ‘짚풀 생활사 박물관’은 말 그대로 지푸라기 하나하나를 엮어 만들어낸 살림살이를 통해 우리 민족 특유의 정신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짚풀 관련 자료만 3500여 점이 모여 있으며, 볏짚과 보릿짚으로 여치집이나 달걀꾸러미 등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짚풀을 연구해 세운 세계 유일의 박물관이다. 종로구 원서동과 창신동에 각각 본관과 별관을 두고 있는 ‘한국불교미술박물관’은 불화, 나한상 등 격조 높은 불교미술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별관인 ‘안양암(安養庵)’은 오래된 절 자체가 박물관이 돼 조선 말기 사찰 건축을 감상할 수 있는 보너스도 있다. 남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초전섬유-퀼트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섬유예술박물관이다. 사라져 가는 한국 전통 조각보 기법을 전승하고 한국섬유예술을 세계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박물관은 세계의 전통섬유 직물전 등 퀼트와 텍스타일 분야를 넘나드는 다양한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구기동에 있는 ‘삼성출판 박물관’은 여러 점의 국보급 전적을 비롯해 희귀 양장본에 이르기까지 10만여 점 이상의 전적과 관계자료를 소장, 전시하고 있다. 개관 16돌을 맞은 터줏대감으로 우리나라 출판 인쇄문화 1300년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효과적인 박물관 관람법 박물관에 가면 방대한 전시물을 다 둘러보지도 못하거나 노트에 전시품에 대한 설명만 빽빽이 베껴 가지고 나오기 일쑤다. 하지만 박물관 감상에도 나이별, 주제별로 요령이 있는 법이다. 영유아들에게는 지식 학습보다는 박물관이 즐거운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오감을 이용해 느낄 수 있도록 체험이 가능하거나 부모들이 함께 활동할 수 있는 박물관이 좋다.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에 자주 등장하는 과거와 현재의 동·식물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자연사 박물관도 좋다. 하지만 아이가 방대한 양에 지겨워하지 않도록 궁금해하는 것 위주로 몇 가지만 아쉬운 듯 둘러보고 나오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는 상설전을 아이들의 시각에 맞게 재구성해 체험 위주의 전시를 하고 있는 국공립 박물관의 어린이박물관을 이용해 보자.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궁궐과 유적은 조선시대의 정치사와 문화사를 이해할 수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 찾는 것이 좋다. 독립기념관, 전쟁기념관 등의 역사인물기념관이나 백범기념관, 유관순기념관 등의 인물박물관은 근현대사의 배움터로 활용할 수 있다. 과학관은 보다 폭넓은 지식을 접할 수 있도록 교과서 단원에 맞춰 방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박물관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행사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거나 책과 언론보도 등의 자료를 미리 읽어보고 가는 것도 효과적인 감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박물관 관람 뒤 견학보고서를 쓸 때는 획일화된 형식을 벗어나도록 많은 가능성을 제시해 보자. 그림으로 표현하기, 당시 시대상황 상상하기 등 자율적이고 다양한 형식의 보고서는 아이들 스스로 의문을 던지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지식을 습득하는 연결고리가 되어줄 수 있다. ■ 도움말 ‘내 아이의 즐거운 박물관(프리미엄북스)’ 저자 오명숙 ‘새롭게 보는 박물관학교’ 대표
  • 가족과 떠나는 템플스테이

    가족과 떠나는 템플스테이

    산사(山寺)에 가면 특별함이 있다. 정갈하게 빗질된 산사의 앞마당을 보노라면 아등바등 살아가는 속세의 때가 문득 느껴진다. 여유도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루하루 일상에 쫓겨 사는 중생의 한계라고나 할까. 그래서 한번쯤 복잡한 도심을 떠나 숲이 우거진 산사에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마음을 찾아가는 여행, 속세와 잠시 인연을 끊고 마음의 휴식과 사색·명상 등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시간, 즉 ‘산사 체험’이 우리들에게 편안하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혼자도 좋고, 가족과 함께라도 좋다. 근처 산사를 찾아 하룻밤을 지내며 몸과 마음에 진정한 휴식을 맛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올 한해도 벌써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앞뒤 돌아볼 겨를도 없이 숨가쁘게 달려 왔다면 이제는 ‘중간점검’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번 주는 충남 서산 도비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부석사를 찾았다. 녹음이 우거진 6월의 산사에는 짙푸른 나무들이 주는 편안함뿐 아니라 고즈넉한 절집, 깨끗한 물과 공기, 바람따라 춤을 추며 맑은 소리를 내는 풍경, 듣고만 있어도 마음을 씻어주는 불경 소리에 세상 시름을 잠시 놓게 하기에 충분하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름 모를 야생화와 나무들도 돌아보고 천수만의 철새를 보며 생명의 존귀함까지 느끼게 하는 알찬 체험이 가득하다. #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 충남 서산에서 어렵게 부석사를 찾아 차를 세웠다. 눈을 들어 쳐다봐도 절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아름드리 나무들이 만든 터널 아래 잘 정돈된 돌계단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부석사의 일주문인 사자문. 양쪽에 사자가 버티고 서 있다.‘입차문래 막존지혜.’(이 문안에 들어오는 사람은 지혜를 갖지 마라.)라는 글귀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래 이제 일주문을 지났으니 세속의 모든 인연과 지식을 벗어버리고 나를 한번 찾아보리라는 ‘결의’를 다지며 계단을 걸었다. # 새소리가 그리우면 부석사로 가라 “휘리∼릭” 휘파람을 불자 새 한 마리가 스님 손에 앉아 무엇인가를 물고 다시 날아간다.“신기하지요.”라며 저두(합장하며 목례를 건네는 것)를 한다. 이어 스님은 “제가 여기 주지인 주경이라 합니다. 우리 부석사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임을 느끼게 하는 곳입니다.”고 하더니 “우리가 살면서 항상 자신에게만 집중했다면 여기서는 다른 생명들도 생각하고. 또 늘 보기는 했지만 보지 못했던 세계를 느끼고 가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라고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햇살이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자 갖가지 새들이 끊이지 않고 날아들고 또다시 산으로 날아간다. 아니 무슨 새들이 절 주변에 이렇게 많다니 정말 신기하네…. 새들이 모여드는 것은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부석사의 정신 때문이다. 겨울철에 새들의 먹이통을 매달아주고, 툇마루에도 새들의 먹이를 항상 놓아둔다. 그것도 모자라 스님과 보살들 주머니에는 항상 새 먹이를 가지고 다닌다. 보은에 화답하듯 새들도 아름다운 노래로 스님들에게 즐거움을 전해준다.‘삐리릭’,‘지찌릿 찍’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새들만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 나무 향이 가득한 산사 산사에 가면 항상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좋은 공기와 나무에서 뿜어내는 각종 발산물질인 피톤치드가 있기 때문. 도비산 중턱에 자리잡은 부석사 주변에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아침 안개가 걷힐 무렵 스님과 함께 떠나는 산책은 말 그대로 ‘보약 세첩’이다. 도비산 정상까지 빠른 걸음으로 30분. 우거진 나무들을 친구 삼아, 그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지저귀는 새소리에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이렇게 자연으로 둘러싸인 부석사에서의 아침은 도심에서 맛볼 수 없는 싱그러움이 느껴진다. # 108배, 그리고 철새야 놀자 때마침 주말을 이용해 30여명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했다. 주경 스님은 저녁 공양 후 이들과 녹차를 마시며 차담을 나누고 기본적인 참선 수행 방법을 가르쳐준다. 가부좌를 튼 상태에서 눈을 반쯤 뜨고 숨을 내쉬었다 들이쉬며 1에서 20, 다시 20에서 1로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면서 호흡을 한다. 호흡하며 수를 세는 동안 잡념과 망상에 빠지지 않도록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탁 탁 탁’하고 경쾌한 죽비소리에 따라 호흡을 가다듬다보면 상사와 불화, 집안 걱정,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덧 가슴속에서 사라진다. 다음날 새벽 4시 맑은 목탁 소리에 산사는 잠에서 깨어난다. 아침예불(참가는 자유)을 마치고 올리는 108배.‘어떻게 절을 하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처럼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면 108번째 절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새벽 미명이 세상을 밝힐 때쯤 모두 모여 아침 참선을 했다. 이어지는 ‘울력’은 커다란 빗자루를 들고 절 마당을 쓸기도 하고 호미로 주변의 잡초를 캐는 시간. 처음 빗질을 하는 아이들에겐 마냥 신나는 시간. 문득 자신의 마음을 닦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아침 공양 후 천수만 간월호와 그곳으로 흐르는 해미천 철새 탐조 시간. 이는 부석사만이 간직한 특별종목이다. 출발 전에 절 마당에서 스코프(망원경) 사용법과 철새 보는 법 등의 교육을 받고 떠난다. 천수만 습지 연구센터 생태학교장 한종현(서산 서일고 교사)씨가 강사로 나선다. 천수만 일대 서산 간척지는 각종 철새들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길다란 빨간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다니는 장다리물떼새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또한 모내기를 막 끝낸 논에서 하얀 날갯짓을 하는 새백로와 중백로. 회색의 깃털이 아름다운 왜가리의 움직임에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까지 탄성을 자아낸다. “여러 가지 곤충과 새 등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는 김진선(21·한서대)씨,“도심에서 전혀 느껴보지 못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공영실(30·부산)씨. 다들 푸른 숲속에서 몸과 마음을 잠시 놓아두고 스스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 뿐 아니라 평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새로운 생명에 대해 배우고 공부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피력한다. ■ 산사체험 여기가 좋아요 충남 서산 부석사(041-662-3824,www.busoksa.com)의 산사 체험은 말 그대로 자연과 함께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참선과 발우공양, 그리고 각종 철새에 대한 공부, 탐조 등을 할 수 있는 국내에서 유일한 곳이다. 부석사는 단체뿐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머물 수 있는 조그만 황토방 10개를 갖추고 있다.충남 공주 마곡사(041-841-6221)는 마음 바로보기, 감사명상, 편지쓰기 등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욕심을 버리고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며 마음을 비우는 자비명상 체험을 진행하고, 전남 보성 대원사(061-852-1755)는 직접 관에 누워보는 저승체험 등을 통해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경북 경주 골굴사(054-744-1689)는 전통 무예와 불교의 참선을 결합한 선무도 수련체험으로 외국인에게 인기.충남 공주 갑사(041-857-8981)는 선체조와 호신술인 불무도를 체험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조계종 산하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템플스테이 사업팀(02-732-9925),www.templestay.com을 참조하면 된다.www.pusoksa.org
  • 호림박물관 소장 국보전

    호림박물관 소장 국보전

    사립박물관은 국립박물관에 비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특별전 등을 자주 여는 것도 아니고, 소장 유물을 잘 공개하지 않는 곳도 있다. 이런 점에서 국내 3대 사립박물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이 23일 개막하는 특별전 ‘호림박물관 소장 국보전’은 눈여겨볼 만하다. 박물관이 수십년간 모은 명품 130여점을 엄선해 선보인다. 전시되는 소장품 중에는 국보 8건 16점과 보물 44건 49점, 서울시유형문화재 6건 6점 등이 들어 있다. 박물관이 소장한 1만여점 가운데 분야별로 손꼽히는 유물이다. 전시는 두 주제로 구성된다.1주제 ‘현재의 국보’에서는 국보·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 65점을,2주제 ‘미래의 국보’는 서울시유형문화재 지정품 등 국가지정 문화재에 준하는 명품을 볼 수 있다. ‘닭모양 토기’(鷄形土器) 등 초기철기시대와 삼국시대에 제작된 토기류와 함께 청자·백자·분청사기로 나뉘는 도자기류, 불상·불화 등 불교미술, 초조대장경 등 전적류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청자류로는 순청자로서 비색과 곡선미가 일품인 ‘청자음각연화문팔각장경병’(보물 1454호) 등이 주목된다. 철화청자인 ‘청자철채각기퇴화연당초문장고’는 현존하는 유일한 실물로,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와 함께 상감청자인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등도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불교미술에서는 고려시대 작품인 ‘금동탄생불’(보물 808호)과 ‘금동대세지보살좌상’(보물 1047호)이 손꼽힌다. 고려시대 불화인 ‘지장시왕도’(보물 1048호)는 화사한 색감과 섬세한 묘사가 돋보인다. 사경 코너에는 한 질이 온전하게 남은 보기 드문 실물인 ‘백지묵서묘법연화경’ 권1∼7(국보 211호)과, 가장 화려한 것으로 평가받는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 권34(보물 752호) 등이 선보인다. 실물이 드문 조선시대 사경인 ‘감지금니묘법연화경’ 권1∼7도 처음 공개된다. 출품되는 전적류 또한 화려하다. 초조대장경은 국내에 200여축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대부분 호림박물관 소장품이다.‘초조대방광불화엄경’ 권2와 75(국보 266호),‘초조본아비달마식신족론’ 권12(국보 267호) 등이 그것이다. 전시는 8월31일까지.(02)858-2500,3874.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프랑스 도메네크 감독과 지단 불화설 ‘모락모락’

    프랑스 대표팀이 오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두번째 경기 한국전을 앞두고 불화설에 시달리고 있다. 불화설의 주인공은 프랑스 대표팀 레몽 도메네크 감독(54)과 주장인 지네딘 지단(34). 도메네크 감독의 리더쉽과 카리스마가 프랑스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팀내에서 지단의 목소리가 감독 못지 않게 크다는 것이 불화설의 배경이다. 특히 프랑스가 지난 14일 스위스와의 독일월드컵 G조 첫 경기에서 0-0 무승부에 그치면서 부진함의 한 원인으로까지 언급되고 있다. 16일 독일 하멜른에 마련된 프랑스축구협회(FFF) 미디어센터에 모인 기자들의 화두도 단연 도메네크 감독과 지단이었다. 특히 전날 에어첸 스타디움에서 가진 회복훈련을 시작하기에 앞서 도메네크 감독이 지단을 불러 약 10분간 독대를 하면서 갖가지 추측이 흘러나왔다. 더욱이 과거 대표팀 감독들과 그라운드에서 친근함을 과시했던 지단이 유래없이 도메네크 감독에게만 존칭을 사용, 정중하게 대하면서 둘 사이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한 스위스전 종료 후 라커룸에서 누구의 목소리인지 확인되지 않은, 큰 목소리가 오갔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지단과 도메네크 감독의 불화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러나 도메네크 감독은 이날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하멜른 FFF 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프랑스팀에는 그 어떤 문제도 없음을 강조했다. ”전날 훈련장에서 지단과 무슨 얘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도메네크 감독은 “우리 팀이 더 좋은 플레이를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함께 얘기를 나눴다”며 지단과의 친밀함을 과시했다. 또 “라커룸에서 큰 목소리가 났다는데 무슨 일이었나”라고 묻자 “어느 팀에서나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넘어갔다. 그러나 기자들이 프랑스 대표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집요한 질문들을 해대자 “팀 플레이에 대한 얘기만 하겠다. 지적 사항들에 대해서는 코멘트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카리스마의 부재로 인해 ‘스타군단’ 프랑스 선수들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 속에 있는 도메네크 감독이 과연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성장과정 너무 다른 아내와 갈등 결혼 11년만에 헤어지자고 해요

    Q결혼생활 11년째로 아들 둘을 둔 30대 남자입니다. 저는 3남 중 장남, 아내는 3녀 중 막내로 서로 성장과정이 달라서 그런지 서로에 대해 이해를 못하고 살았습니다. 장남으로서 부모님 뵐 면목이 없습니다. 시골 부모님 댁에도 못간 지도 벌써 2년째 입니다. 아내는 전업주부로 있다가 아르바이트 식으로 가끔 일해오면서 저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줘 그냥 집에 있으라고 하니 이제는 더 이상 함께 못살겠다고 합니다. 요즘은 애들도 팽개치고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와 정말 헤어져야 할지 혼란스럽고 답답한 마음을 상담받고 싶습니다. - 김창환(가명·38세) A성장과정이 다른 두 사람이 11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 사사건건 부딪치며 힘들게 살아 왔다는 사연이 안타깝습니다. 장남으로서 부모님 뵐 면목이 없을 정도로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이혼까지 요구당하고 있는 상황은 참고 버티기엔 한계가 있다고 느껴지네요. 성장과정 속에서 누적된 과거의 응어리진 감정들은 새로운 결혼생활이나 가족구성원에게도 연결될 수 있지요. 일반 사회생활을 하는 데는 전혀 문제되지 않았던 행동이나 태도가 가정에서 서로의 역할분담이나 기대감이 현실감과 차이가 많을 때 갈등은 심화될 수 있습니다. 서로의 차이점에서 비롯된 반감, 원망감, 거부감을 줄일 수 있는 마음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먼저 깨닫고 아내와 마주앉아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나누셔야 합니다. 현재 이혼을 요구할 정도로 아내가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들을 함께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긴박하고도 특별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아내와 대화를 나누면서 다음의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동안 남편에게 이해받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와 원망감이 크게 줄어들기 전에는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대책들도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지요. 첫째 아내가 막내딸로서 맏며느리 역할하기가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요즘은 자녀들이 장남이고 막내가 될 수 있지만, 과거 성장과정에서는 장남이나 막내의 역할은 많은 차이가 났지요. 또한 남자형제만 있는 경우와 여자만 있는 가족분위기도 많이 다릅니다. 더구나 딸 없이 두 아들과 함께 살면서 여자의 마음이나 아내의 속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했다면 아내가 느끼는 서운함은 말할 수 없이 컸을 겁니다.2년 동안이나 시골 부모님댁 방문을 거부한 이유도 남편과 시댁 분위기에 대한 압박감과 불만이 작용했을 테지요. 맏며느리 역할에 대한 기대만 하지 말고, 아내의 수고와 노력에 대한 위로와 지지를 먼저 해주어야 합니다. 둘째 성장과정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를 뿐입니다. 서로 다를 뿐인데 틀렸다고 인식하거나 자기표현이 적절하지 못할 때 대화가 아니라 싸움이 됩니다. 특히 어려서부터 자기존중감에 상처를 받았거나 가정불화 등 특수한 체험을 하면서 성장한 경우 더 예민할 수 있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지 못하고 자기 느낌, 생각, 기준만으로 상대방을 판단하거나, 비난하면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될 수밖에 없지요. 부부간에는 잘잘못이나 옳고 그름보다도 서로 다른 입장에서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먼저 이해하세요. 셋째 임신과 출산 과정을 포함한 자녀 양육에 관한 사항입니다. 임신 후 출산까지 아이가 엄마의 몸속에 있는 동안 순간 순간 감정을 위로 받지 못하면 남편에 대한 원망감이 그때부터 싹트기 시작합니다. 양육과정에서도 아빠의 역할이 소중한데 ‘자녀양육은 아내 몫’이라고 당연시하거나 무관심하다는 것을 느끼면 아무리 전업주부도 남편에 대한 원망감이 커집니다. 자녀양육에 적극 동참하고 집안일만 하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아내가 일을 원한다면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끝으로 이혼이라는 문제에 대한 인식과 해결 방법에 관한 것입니다. 이혼은 문제해결이 아니라 또 다른 문제의 시작일 수 있으니 ‘신중하게 결정하자.’고 하며 시간을 번 뒤 작은 것이라도 서로가 진정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을 우선 찾아 실천해 보세요.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 한·중·일 아이들이 만든 자랑스런 우리문화재

    한·중·일 아이들이 만든 자랑스런 우리문화재

    ‘한·중·일 동심(童心)을 만난다.’ 한국과 중국, 일본 어린이들이 불상·불화 등 각국의 문화재를 대상으로 창작한 미술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김성구)이 7일부터 25일까지 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개최하는 ‘한·중·일 동심의 세계’특별전에서다. 이번 전시는 지난달 22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제22회 ‘내가 표현하는 우리 문화재’대회에서 뽑힌 그리기·만들기 부문의 우수작들을 비롯, 경주시의 자매결연 도시인 중국 시안 시와 일본 나라 시 어린이들의 그림을 한자리에 모은 것이다. 이같은 합동전시는 2004년 이후 올해로 3회째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어린이들이 문화재를 감상하고 재창조해 보는 과정을 통해 창의성과 자신감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1984년부터 해마다 어린이 문화재 그리기·만들기 대회를 실시해오고 있다. 올해에는 경주·포항·울산의 초등학생 500여명이 참가했다. 모두 332점의 우수작품이 가려졌으며, 경주초교 6학년 이유나양의 만들기 부문작 ‘장창골 석조미륵삼존불상’이 으뜸상으로 선정돼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받게 됐다. 전시에서는 보람상 이상을 수상하는 작품 80여점과 일본·중국 어린이의 작품 60여점 등 총 140여점을 선보인다. 또 7일 경주박물관 강당에서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다. 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이웃하는 세 나라 어린이들이 표현한 동심의 세계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박물관의 어린이 교육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동심의 세계 속에서 세 나라의 우호 증진과 화합을 도모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도 최근 제31회 ‘어린이 문화재 그리기대회’ 수상자 120명을 선정했다. 수상작들은 10월 중 어린이박물관 로비에서 전시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국 환경質 23개중 20개 ‘빨간불’

    공기와 물, 토양 등 국내 환경질(質)이 대부분 악화하고 있다는 시민단체 보고서가 나왔다. 녹색연합 부설 녹색사회연구소는 ‘환경의 날(6월5일)’을 맞아 ‘환경신호등 2005년 보고서’를 4일 펴내고 “평가대상 23개 항목 가운데 20개에서 ‘빨간불’이 켜진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해 조사에선 22개 항목중 15개가 빨간불로 평가됐었다. 연구소가 꼽은 빨간불 부문은 ▲경유차 증가 등에 따른 대기질 악화 ▲에너지 소비량 지속 증가 ▲비료·농약 사용량 증가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폐기물 바다 투기량 증가 등이다. 이밖에 지하수·하천수질 악화, 수입농산물의 농약오염, 천식으로 인한 높은 사망자 수 등도 포함됐다. 온실가스인 ‘염화불화탄소(CFC) 감소’는 23개 항목 중 유일하게 ‘초록등’으로 긍정 평가를 받았다. 녹색사회연구소는 1993년부터 국내 환경질을 ‘빨강’ ‘초록’ ‘노랑’으로 구분해서 평가하는 보고서를 발간해 왔다.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Book Review] 도둑맞은 베르메르…/구치키 유리코 지음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술품 도난사건을 꼽으라면 단연 1911년 루브르 미술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모나리자’ 사건을 들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작품을 되찾은 이 사건은 애국심이 발로된 하나의 ‘낭만적’ 사건이었다. 명화를 훔치는 것은 정치적 목적이나 자기 나라 작품을 되찾겠다는 애국심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 유명 미술품 도난사건에는 으레 거대 범죄조직이 끼어 있다. 그들에게서 범행의 사회의식 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도난당한 명화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1985년 파리 마르모탕 미술관에서는 모네의 ‘인상­해돋이’를 도난당했으며,1990년에는 보스턴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에서 렘브란트의 ‘갈릴리 바다의 폭풍우’와 베르메르의 ‘세 사람의 연주회’를 도둑맞았다. 또 1994년에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동계올림픽 개막식날 뭉크의 ‘절규’를 도난당했고,2003년 영국 드럼랜리그 성(城)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마돈나’가 관광객으로 위장한 절도범에 의해 도난당하기도 했다. 이라크 전쟁이 일어났을 때 바그다드 미술관에서 행해진 미술품 약탈 만행은 실로 충격적인 것이었다. 미술품 도난사건은 비단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3년 운보 김기창 화백의 그림이 대량으로 도난당했고,2002년 국립공주박물관에서는 국보 247호 ‘금동보살입상’을 도둑맞았다가 다시 찾은 일도 있다. 최근엔 1980년대 초 선암사에서 도난당한 불화가 경매에 나오는 등 미술품 도난의 역사는 숙명처럼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 ‘도둑맞은 베르메르-누가 명화를 훔치는가’(구치키 유리코 지음, 장민주 옮김, 눌와 펴냄)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베르메르의 대표작을 잃어버린 보스턴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의 도난사건을 중심으로 미술품 절도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도난의 대상이 된 명화들을 낱낱이 제시하며 범행 동기와 수법, 도둑맞은 그림의 행방과 되찾은 사연, 미술품 컬렉터들의 열정 등을 살핀다. 수많은 미술품 도난사건 가운데 왜 베르메르를 택했을까. 베르메르의 작품은 왜 끊임없이 도난의 표적이 되는 것일까.‘베르메르’를 훔치는 것은 종종 소설의 모티프가 되기도 한다. 캐서린 웨버의 소설 ‘뮤직 레슨’에는 아일랜드계 여성이 아일랜드해방군(IRA)에 속한 한 남자의 꼬임에 의해 영국 왕실 소장의 베르메르 작품을 훔치는 계획에 동참하는 장면이 나온다. 토머스 해리스의 범죄소설 ‘한니발’에도 ‘베르베르 순례’ 이야기가 등장한다. 베일에 싸인 네덜란드 미술의 거장 베르메르(1632∼1675).17세기, 네덜란드는 그야말로 황금시대를 구가하고 있었다. 세계 해상권 제패와 식민지 개척으로 엄청난 부(富)가 네덜란드로 밀려들었다. 이같은 물질적 풍요를 바탕으로 예술 또한 화려하게 꽃폈다. 그 중심에 바로 베르메르가 있었다. 작품의 희소성과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가려진 삶, 사후 200년이 지나서야 명성을 얻게 된 신비의 화가…. 이런 점들은 분명 베르메르의 명성을 더욱 확고한 것으로 만드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베르메르는 그 생애가 감춰져 있었던 데다 작품 제작연도도 모호해 끝없는 위작논란과 도난의 대상이 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 베르메르의 작품은 1971년 ‘연애편지’가 도난당한 것을 시작으로 1970년대 이후 다섯 차례나 도둑의 표적이 됐다. 저자가 베르메르에 초점을 맞춰 ‘미술품 도난사’를 전개해가는 것은 그런 점에서 적잖이 상징성이 있다. 책은 중간중간에 미술품 도난보험 이야기도 곁들여 관심을 모은다. 모든 미술관이 도난이나 화재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도난보험에 가입한 상설 컬렉션은 전체 미술관 가운데 70∼80%에 불과하다. 네덜란드처럼 공영미술관이 도난보험에 전혀 가입돼 있지 않은 나라도 있다. 네덜란드는 이런 사실을 공개하고 있지만, 보험 가입 자체가 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만큼 보험 가입 여부를 비밀에 부치는 미술관들이 많다.‘아트 테러리즘’‘아트 테러리스트’‘아트 내핑’. 저자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행하는 테러리스트들의 미술품 절도를 설명하기 위해 이같은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미술품을 인질로 삼아 요구를 관철시키는 수법은 테러와 같으며, 나아가 인간 유괴사건과 흡사하다는 것. 저자는 ‘지하세계에서는 그림이 일종의 화폐로 통용된다.’는 말을 들려주며 세계적인 미술품에 대한 허술한 보안과 명화를 노리는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1만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베른의 기적(SBS 밤 1시)축구를 소재로 한 영화는 예상외로 많다. 데이비드 베컴을 동경하는 여자 축구 선수 이야기와 인도계 영국 가정 문화를 버무린 ‘슈팅 라이크 베컴’(2002년)이나 축구가 희망인 가난한 소년이 프로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골’(2005년)이 우선 떠오른다. 지난해에는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했던 북한 축구 영웅들의 어제와 오늘을 그린 다큐멘터리 ‘천리마 축구단’(2002년)이 뒤늦게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프로구단 레알 마드리드를 소재로 한 ‘레알’(2005년)도 있었고, 축구 이야기에 아랍권 남녀 차별을 곁들인 ‘오프사이드’(2005년)가 월드컵을 앞두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베른의 기적’은 독일(당시 서독) 축구대표팀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을 어린아이 시선에서 감동적으로 그려내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독일 탄광촌에 살고 있는 소년 마티아스(루이스 클람로스)의 아버지(피터 로메이어)는 11년 전 러시아에 포로로 끌려간 이후 소식이 끊겼다. 이런 마티아스에게 이웃에 사는 축구 선수 란(사샤 고펠)은 우상이자 친구이다. 어느 날 아버지가 마침내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만 평범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불화가 생긴다. 한편 란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 독일 대표팀에 발탁되고, 독일팀은 접전 끝에 결승전에 진출하며 독일 국민에게 희망을 던진다.‘무적’ 헝가리와의 결승전이 열리던 날, 마티아스의 아버지는 아들을 깨워 경기가 열리는 베른으로 향하는데….2003년작.117분. ●군인의 생과 사(EBS 오후 1시50분)군대가 삶의 이유였던 한 영국 군인의 삶을 그리고 있다. 전쟁 중에 만들어졌으나 애국심을 고취하는 내용이 아닌 탓에 과도하게 가위질 당하는 등 개봉이 순탄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7개 부문을 휩쓸었다.‘지상에서 영원으로’(1953년),‘왕과 나’(1956년) 등으로 유명한 데보라 카의 20대 초반 시절을 감상할 수 있다. 영국 청년 장교 클라이브 캔디(로저 리브시)는 영국 사람에 대한 헛소문이 퍼져 있는 독일 베를린으로 향한다. 영국인 가정교사 이디스(데보라 카)의 이야기를 듣고 헛소문을 퍼뜨리고 다니는 일당을 찾아간 클라이브는 결투를 벌이다 다치게 된다. 병원에 입원한 클라이브는 결투 상대였던 독일 장교 테오(안톤 월브룩)를 만나 오랜 세월 우정을 쌓게 되는데….1943년작.163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데스크시각] 여당은 국민과 불화 해소해야/구본영 정치부장

    5·31지방선거 며칠전의 출근길. 한 지하철역 출구 앞에서 펼쳐지는 꼭짓점 댄스를 발걸음 멈추고 지켜봤다. 어느 여당 후보의 선거 이벤트였다. 역대 선거에서 보지 못했던 이채로운 풍경이었지만, 기자는 정작 이 ‘군무(群舞)’를 소가 닭 보듯이 쳐다보며 지나가는 시민들의 모습에 오히려 놀랐다. 이른 아침에 춤사위로 시선을 끌려는 젊은 남녀들이 외려 측은하게 보였다. 꼭짓점 댄스 등 온갖 신종 유세기법을 선보였음에도 이번에도 투표율은 여전히 낮았다. 더욱이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사상 최악의 패배를 기록했다. 한나라당이 단체장·지방의원을 ‘싹쓸이’하다시피 하면서다. 물론 꼭짓점 댄스로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려던 그 후보도 낙선했다. 문제는 여당이 선거전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아 참패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굳이 꼭짓점 댄스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여권은 선거전에 최선을 다했다. 현직 장관급 5명을 줄줄이 출마시키는 총동원령을 내리지 않았던가.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의 막판 72시간 불면(不眠) 유세도 눈물겨웠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한때 과반수 의석을 가졌던 여당이 이번엔 광역단체장을 단 1곳밖에 얻지 못했다. 탄핵파동 때 오만해 보여 자멸했던 야권보다 이번에 여당이 더 철저히 침몰했다.“백성은 물로, 배(군주나 지도자)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는 치세의 고전 ‘정관정요’의 경구 그대로였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이같은 경보음이 울리자 여당 지도부는 대체로 여당이 개혁여당으로서 정체성을 상실, 정책추진의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해석했다. 그래서 “개혁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읍소작전을 폈지만, 별무효과였다. 이는 여권이 국민의 마음을 사지 못하는 진짜 이유가 다른데 있음을 웅변한다. 요컨대 개혁의 방향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거나, 개혁 프로그램 자체가 부실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3년반동안 갖가지 개혁 프로그램을 쏟아부었지만, 표심은 싸늘하지 않았는가. 한마디로 그런 융단폭격식 개혁이 선의로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오폭’(誤爆)이었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권을 지지했던 사람들까지 등을 돌린 이번 선거 결과를 설명할 길이 없다. “세금폭탄 아직 멀었다.”며 양극화 해소를 외쳤지만, 현정부 들어 상위층 일부가 중산층으로, 중산층 일부가 빈곤층으로 내려앉았다는 통계를 보라. 중산층·서민이라는 지지기반을 스스로 걷어찬 오폭 사례가 아닐까 싶다. 오폭은 영어로 ‘friendly fire’라는 재미있는 표현으로 번역된다. 적이 아닌 친구를 쏜다는 얘기다. 생업에 묵묵히 종사해 온 사람들까지 화나게 만든 일부 여권인사들의 ‘말 폭탄’도 오폭 사례가 아닐까 싶다.“미국사람보다 더 친미적인”,“비리의 온상인 사학재단 손봐야”등의 언사가 그런 범주다. 한·미동맹을 중시하지만, 딱히 권위주의 정권에서 득 본 것도 없는 사람들, 사재를 털어 건전사학을 육성해 온 이들마저 도매금으로 반개혁의 낙인을 찍어 마음을 상하게 했다는 차원에서다. 미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도 일종의 오폭의 결과일 것이다. 수많은 이라크인을 사지로 내몰았던 후세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들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이라크인 다수의 마음을 사는데는 실패했다는 뜻이다. 미국이 스마트폭탄으로 후세인만 제거하는 일은 애당초 무리수였는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여당이 다시 일어서는 길은 개혁의 우선순위를 새로 짜는 데서 출발해야만 할 것이다. 국민과의 불화에 대한 철저한 원인규명 없이 정계개편론 등 국면전환 카드부터 빼든다면 또 다른 자충수가 되기 십상이다. 야당일 때는 말 풍선으로 희망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유권자의 마음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국정의 무한 책임을 진 여당은 일자리 창출, 소득 향상, 장애인 취업률 제고 등 구체적 실적으로 말해야 한다. 그러려면 총론이 아닌 각론에 강한 여당이 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 [행복한 집은 안이 다르다] “남편, 식물 길러봐”

    독자사연:서울 마포에 사는 결혼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31살 동갑내기 부부예요. 오는 8월에 저희의 첫 아이가 태어나는데요,28평 아파트를 어떻게 꾸며야 할지 궁금합니다.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에 방 하나는 침실로, 맞은편 방은 서재로 쓰고 있어요. 거실은 서쪽을 향하고 있어서 저녁 즈음에는 햇빛이 많이 들어오고, 정면 부엌은 어둡죠. 둘 다 복잡한 것을 싫어해서 집안에 군더더기 없이 꼭 필요한 것만 두고 있는 편이에요. 둘 다 일을 하고 있어서 모두 일을 잘 할 수 있고, 또 가정이 편안해지는 인테리어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신랑은 75년 7월4일 사시생, 저는 75년 12월6일 오시생입니다. 인테리어 조언:부부가 맞벌이를 해 낮에 집을 비우는 경우에는 환기를 시키지 못해 집 안 기운이 활기를 잃고 침체된다. 따라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문을 열어 새로운 기운이 들어오게 하고 생기를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 집안에 식복이 넘치고 재물이 쌓이게 하려면 주방에서 요리를 자주 하는 게 좋다. 가스 레인지 불을 자주 켜고 밥을 맛있게 먹어야 한다. 부엌이 어둡다면 조금 더 밝은 조명을 사용한다. 노란색이 식욕을 자극하므로 식탁에는 백열등을 켜도록 한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거실이라면 소파에 앉았을 때 왼쪽에 한강이 보이도록 설계가 된 라인이 유리하다. 혹 반대의 경우이면서 강물이 거실을 향해 흘러들어오는 듯한 느낌이라면 거울, 바람개비, 모빌, 풍경 등을 베란다에 설치해야 불화나 고민거리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남편의 사주상 푸른색, 아내의 사주상 흰색이 재물운을 부른다. 통장이나 귀중품 등을 넣어두는 곳을 각자 따로 마련하는 것이 낫다. 부부가 서로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궁합이므로 아침에 꼭 웃는 얼굴로 서로를 격려하면서 출근해보자. 거실의 동남쪽 경계 부분에는 잎이 무성한 식물을 두는 것이 좋다. 남편이 식물을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다. 거실이나 침실에 가족 사진을 두자. 되도록 화장실 문이나 현관문을 마주보는 곳을 피해서 북쪽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면 가족간 사랑이 더욱 커질 것이다. ■ 도움말:드림젠(www.ffile.com) 혜원(慧原)
  • 아시아 예술과 눈 맞춰보세요

    방대한 티베트 미술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화정박물관이 서울 평창동 분관 자리에 새롭게 자리를 잡고 30일부터 재개관 기념 특별전을 갖는다. 1999년 이태원에서 문을 열었던 화정박물관은 평창동 부지에서 2년여의 공사끝에 평창동 분관 자리에 최신시설을 갖춘 전시관과, 연구실, 학예전문인력을 갖춘 동양미술 전문박물관으로 거듭났다. ‘아시아를 조응하는 눈’이란 주제로 8월3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에서 1층 전시실엔 티베트 불화 ‘탕카’가,2층엔 한국 고미술품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의 미술품이 전시된다. 탕카 전시실은 티베트 불화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천에 화려한 광물성 안료나 금니(金泥)를 사용해 정교하게 만다라(曼茶羅), 여래(如來), 보살(菩薩), 조사(祖師) 등을 표현한 그림을 불상, 경전 등과 함께 선보인다.2층에선 대영박물관 한국실의 대표 유물인 ‘달항아리’, 강세황의 ‘지락와도’ 등 한국미술품과 중국 청대의 회화, 도자, 칠기 작품들, 일본 예술품들, 유럽 약항아리 등이 공개된다. 화정박물관은 기업인인 한광호(83) 한빛문화재단 명예이사장이 설립했으며, 그가 40여년간 모은 티베트 미술품 2500여점을 비롯해 한국 및 중국 미술품 등 총 1만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관람은 무료.(02)2287-2994.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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