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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남→여 성전환 육상선수, 올림픽 출전 무산

    미국 남→여 성전환 육상선수, 올림픽 출전 무산

    대학 때 390위→성전환 뒤 우승 경력남성호르몬 수치 입증 자료 제출 못해 미국에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가 남성 호르몬 수치를 입증하지 않아 올림픽 여자 육상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지 못했다고 AFP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육상연맹(USATF)은 24일 성명을 통해 성전환 여성인 시시 텔퍼가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세계육상연맹 기준에 맞는지 증명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텔퍼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25일 열린 미 400m 허들 여자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자메이카 출신인 텔퍼는 대학 시절 남자 육상 선수로 뛰다가 성전환 후 2019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여자 종목에 출전했다. 남자 선수 시절 성적은 2017년 NCAA 경기에서 390위였으나 성전환 이후 여자 종목으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육상연맹은 국제대회에서 여자로 뛰려는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400m 허들 등의 종목에서 5n㏖/L(리터당 나노몰) 이하로 낮추도록 규정했다.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일반적으로 0.12∼1.79n㏖/L, 남성은 7.7∼29.4n㏖/L이다. USATF는 선발전에 앞서 텔퍼에게 테스토스테론 기준을 미리 알렸지만 이를 입증하는 자료를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USATF는 “텔퍼가 앞으로 성전환 선수 출전 조건을 충족한다면, 우리는 그의 국제대회 출전을 진심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남자에서 여자로 성을 전환한 뒤 출전에 도전하는 선수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뉴질랜드에서는 지난 21일 성전환 역도 선수인 로렐 허버드(43)가 여자 국가대표로 최종 선발되면서 올림픽 사상 첫 성전환 선수로 기록될 예정이다. 일각에선 그의 출전을 두고 ‘남성의 이점을 여전히 가지고 있어 불공정하다’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뉴질랜드는 정부 차원에서 허버드의 출전을 강하게 지지했다.
  • “소먹이 사료용으로 싹뚝”… 김포 시암리습지 국내 최대 모새달 군락 사라져간다

    “소먹이 사료용으로 싹뚝”… 김포 시암리습지 국내 최대 모새달 군락 사라져간다

    경기 김포시 하성면 시암리습지는 2.5㎢(75만평) 중 전체의 90%가 모새달 군락지로 국내 최대 규모다. 경관생태 측면에서도 습지 상태가 신성리갈대밭이나 순천만·시화호·고천암호 등 국내 4대 갈대밭과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곳에는 멸종위기종 1급인 저어새와 흰꼬리수리·황새·매가 찾아온다. 또 멸종위기종2급인 재두루미와 개리·큰기러기·노랑부리저어새·알락개구리매·잿빛개구리매도 서식하고 있다. ●75만평 시암리습지는 국내최대 규모의 ‘모새달’ 군락지 한강하구는 남한에서 유일한 하구둑이 없는 자연하구로 바닷물이 들어오고 강물이 바다로 나가고 있다. 밀물과 썰물의 영향을 받고, 사리냐 조금이냐에 따라 수위가 달라지며 이러한 변화무쌍이 다양한 환경을 만든다. 밀려들어 오는 바닷물과 내려가려는 강물 힘의 평형이 이뤄지는 곳에 유사가 쌓여 습지가 형성된다. 시암리습지는 고양의 장항습지, 고양과 파주 경계에 있는 산남습지와 더불어 ‘한강하구의 3대습지’다. 2006년 환경부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김포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모니터링을 시작한 2014년 시암리습지는 90% 이상이 모새달군락으로 덮여 있었다. 모새달은 강 하구에서 자라는 하구역을 대표하는 습생식물이다.산림청에 희귀식물 194호로 지정돼 있고, 갈대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키가 갈대보다 작으며 초여름에 이삭이 갈대보다 먼저 피는 특징이 있다. 대나무처럼 속이 빈 줄기를 가지고 있는 갈대와 달리 줄기 속이 차 있어 물질생산성이 갈대보다 높아 기후위기 시대 탄소 흡수원으로 가치도 높다. ●군부대 관할 유휴지내 모새달 대형콤바인으로 매년 소먹이 사료용으로 베어내 이 지역은 습지보호구역이지만 2013년 10월 경기도와 김포시 해병2사단·한우협회김포시지부가 ‘군부대 관할 유휴지 풀사료 이용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했다. 이듬해인 2014년부터 해마다 초여름에 대형콤바인들이 습지에 들어가 소먹이풀로 사용하기 위해 모새달을 베어오고 있다. 대형콤바인이 들어가 풀베기 작업을 하면서 땅이 다져지고, 콤바인이 이동하기 위해 물골을 메우게 되면 습지 물의 흐름이 바뀌게 된다. 이 때문에 습지의 육화가 가속화되고 모새달 등 기수성 식물 군락이 쇠퇴해 식물다양성이 줄어들고 있다. 90% 면적을 차지하던 모새달은 그새 30%가량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습지보호지역인데도 주무 한강유역환경청에 사전 의견 한마디 없이 진행 베어진 자리에는 외래종인 붉은서나물과 육화된 식물들이 들어섰다. 습지보호지역인데도 당시 주무청인 한강유역환경청에 의견 한마디 구하지 않았다고 한다. 수년 전 한강유역환경청은 김포시와 해병2사단에 공문을 보내 습지보호구역내 소먹이용 풀베기 작업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송재진 환경분과위원장은 “김포시 환경과는 습지의 육화와 물골훼손에 대해 파악하고 훼손된 물골을 복원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지난해 물골복원을 하려고 습지에 들어가려 했지만 군부대에서 지뢰위험을 이유로 출입을 불허해 물골훼손 상태가 제대로 파악조차 안 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암리 습지 중앙은 25㏊ 규모로 폭 100m, 길이 2.5㎞에서 풀사료용 하예작업이 대형콤바인으로 진행되고 있어 시암리습지의 육화와 육상생태계로 천이를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또 “모새달이 베어진 라인을 따라 주로 들판에서 자라는 붉은서나물이 빠른속도로 분포면적을 넓히고 있어 시암리습지의 생태환경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붉은서나물 군락은 습지 전 지역 중 풀베기 작업이 진행 중인 곳에서만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업회사 지로폭발 우려해 올해 모새달 베기사업 중단 통지 이에 대해 김포시 관계자는 “해마다 5월부터 6월까지 모새달을 한달간 베어왔는데 조사료용 유통판매 목적으로 설립된 농업회사법인에서 얼마 전 장항습지 지뢰폭발로 안전사고 때문에 올해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공문을 지난 23일 보내왔다”고 말했다. 김포시는 해병2사단에 농업법인의 사업포기 공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김포시의 협조공문이 필요하기 때문에 군부대에서도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모새달 베기사업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1억원가량 김포시 지원사업으로 매년 1~2차례 진행돼 왔다. 이와 관련해 해병2사단 관계자는 “농업회사에서 올해 모새달 베기사업을 중단한다는 내용을 방금 취재기자로부터 처음 들었다”면서 “김포시 공문을 받아본 뒤 풀베기 사업을 계속할지 중단할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4대 빅테크 기업 ‘타노스’ vs 의회·정부·백악관 ‘어벤저스’

    4대 빅테크 기업 ‘타노스’ vs 의회·정부·백악관 ‘어벤저스’

    혁신 상징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이젠 시장 독점·불공정 기업처럼 인식美의회, 빅테크 반독점법 초당적 추진백악관·행정부 ‘반독점 어벤저스’ 동참빅테크 기업들은 로비스트 늘리며 반격2~3년 걸릴 ‘엔드게임’ 결과 예측불허“반독점법은 미국에서 성공한 기업을 처벌하는 법입니다. 그리고 혁신을 방해할 것입니다. 아이폰에서 구동하는 서비스를 못하게 해서 결국 소비자에게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미 하원 낸시 펠로시(민주당) 의장 등 주요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 하원이 내놓은 ‘반독점법’의 부당함을 직접 알린 것. 쿡 CEO가 통상 회사 측 로비스트나 변호사가 아닌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회사 현안을 설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다급했고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판단했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한 미 민주, 공화당에서 초당적으로 추진 중인 ‘반독점법 패키지’에 대한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등 실리콘밸리 4대 빅테크 기업의 반응이었다. 쿡 CEO는 이번 반독점법이 여러 면에서 부당하다고 생각, 직접 전화기를 든 것이다. 하지만 이 전화가 효과적이었는지는 미지수다. 백악관과 미 의회의 빅테크 기업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반독점 ‘엔드게임’이 벌어진 것이다. 그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지만 디지털 시대의 독점이 재해석되고 있다.●빅테크 기업, 비즈니스 삼키는 블랙홀 8년 전 오바마 정부 때만 하더라도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은 미국이 자랑하는 ‘기업 활동을 통한 혁신’의 상징이었고, 미국의 새로운 얼굴이었다. 과거 맥도날드, 코카콜라, 월마트, 디즈니 등은 제국주의 미국의 아이콘이었다면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은 혁신적 제품으로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새로운 미국을 상징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들 기업이 시장을 독점(아마존·구글)하고 공정하지 않으며(애플) 개인 정보를 맘대로 활용(페이스북)하는 기업처럼 인식됐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빅테크 기업의 시가총액(마이크로소프트 포함)이 크게 늘어 2019년 말 49억 달러에서 2020년 말에는 75억 달러가 됐다. 빅테크 기업은 ‘디지털’ 사업을 넘어 일상을 지배하고 모든 비즈니스를 삼키는 블랙홀이 됐다. 이들에 대한 견제는 유럽에서 먼저 시작됐다.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EU) 국가에서 광고시장 독점과 정보보호를 허술하게 한 점을 들어 막대한 벌금을 부과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고향’인 미국에서도 견제가 본격화됐다. 미 의회가 ‘아마존 저격수’로 널리 알려진 리나 칸(32) 전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를 반독점 규제 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인준안을 통과시키고 이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즉각 임명한 것은 상징적이다. 미 백악관과 행정부(법무부·FTC) 그리고 의회, 각급 시민단체까지 반독점 어벤저스를 결성해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라는 ‘절대반지’를 낀 타노스를 무너뜨리기 위해 나선 형국인 셈이다. 실제 칸 위원장이 FTC 위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실행한 첫 미션이 아마존의 할리우드 스튜디오 MGM 인수 건이었다. 인수가 무산되거나 인수가 되더라도 상당한 진통을 겪어야 할 것임이 예상된다. ●디지털시대에 맞게 ‘독점’ 재정의 미 하원에서 발의된 일명 빅테크 반독점법(5개의 규제법안 패키지)을 보면 워싱턴DC의 의회, 행정부, 백악관이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을 보는 시각을 알 수 있다. 이 법은 빅테크 기업이 데이터를 쉽게 이전할 수 있도록 하고, 인수합병(M&A)은 최대한 막고 회사의 자산 매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기업을 인수할 때 이 결정이 시장 경쟁 상황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5개 중 빅테크 기업을 압박하는 법은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종료 법안’(Ending Platform Monopolies Act)이다. 이 법은 특정 온라인 플랫폼이 판매를 위해 각 플랫폼이나 자체 브랜드를 갖는 것을 금지한다. 플랫폼은 콘텐츠와 정보 유통 장소로만 존재하라는 것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아마존은 마켓 장터만 열 수 있고 자신들이 만든 물건을 아마존닷컴에서 팔 수 없게 된다. 애플은 애플 뮤직, 구글은 여행이나 지역 비즈니스 정보, 쇼핑 등의 사업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빅테크 기업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기에 이런 법이 발의된 것일까. 독점 기업이 아니었는데 정부가 바뀌었다고 갑자기 독점이 된 것일까.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빅테크 기업의 시가총액이 크게 늘어나고 힘이 강해졌다고 보고 무엇보다 ‘독점’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해석해야 한다고 봤다. 즉 독점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점이란 시장에서 공급자 또는 수요자가 적어서 상품을 쥐락펴락하며 시장가격을 좌우할 수 있는 시장형 태를 말한다. 기업이 특정 시장에서 독점 상태가 돼 시장 가격을 좌지우지하면서 이익을 스스로 결정할 상황이 되면 독점이 되고 가격이 상승,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입게 된다. 이처럼 기존 반독점법은 시장 가격 결정과 소비자 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아마존, 애플, 구글, 패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4대 빅테크 기업은 거꾸로 움직였다. 사실상 독점(또는 과점) 상태에 이르기까지 점유율을 높였음에도 가격을 낮춘 것이다. 아마존이 대표적이었다. 아마존은 미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함에도 디지털의 속성에 힘입어 시장 가격을 높이지 않고 낮게 유지했다. 분명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그로 인해 소비자 복지를 훼손했다고 보기 어려웠기 때문에 ‘반독점법’ 규제를 피해 갈 수 있었다. 이를 간파한 것이 칸 위원장이었다. 칸 위원장은 2017년 예일대 로스쿨 재학 중 ‘아마존의 반독점 패러독스’(Amazon’s Antitrust Paradox)라는 유명한 논문을 써서 수십 년 동안 변하지 않던 미국의 독점법을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칸 위원장은 이 논문에서 아마존을 집중 연구했다. 아마존을 ‘새로운 형태의 독점기업’으로 규정하고 소비자 복지에 초점을 맞춘 지금의 반독점 프레임워크를 경쟁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칸 위원장은 이 논문에서 ▲기업 구조가 반경쟁적으로 구성돼 있는지 여부 ▲서로 다른 사업부문에 걸쳐 시장 이점을 교차로 활용하고 있는지 여부 ▲온라인 플랫폼 시장 경제가 약탈적 가격 책정을 장려하고 자본 시장이 이를 허용하는지 여부 등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경제 전반을 지배하는 것은 경쟁 약화를 낳게 되고 비록 소비자가 얻는 혜택이 크더라도 경쟁이 없으면 그 피해가 소비자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는 것을 감안, 칸 위원장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됐으며 결국 바이든 대통령이 급진적 학자를 FTC 위원장에 임명했다. 이는 시장 전체에 주는 ‘신호’로 인식되기에 충분했다. ●엔드게임 승자는 소비자가 돼야 반독점 규제 엔드게임은 앞으로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반독점 소송도 3년이 걸렸다. 법원이 그동안 반독점 행위에 대해 신중히 판단한 데다 미 하원에서 발의된 ‘5대 반독점법 패키지’에 동의하지 않는 공화당 의원들도 많다. 빅테크 기업들도 워싱턴DC에 ‘로비스트’를 집중 배치, 역공에 나섰다. 비영리단체 퍼블릭시티즌에 따르면 4개 빅테크 회사의 로비스트는 지난 2018년 293명에서 2020년엔 333명으로 늘었다. 아마존은 2018~2020년 로비 자금을 30% 늘렸다. 아마존과 페이스북은 빅오일 기업인 엑손모빌과 담배 회사인 필립모리스를 넘어 미국에서 가장 많이 로비 자금을 지출하는 기업이 됐다. 아마존과 페이스북은 지난해 엑손모빌, 필립모리스에 비해 2배 많은 비용을 로비 자금으로 썼다.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이유다. 미 의회가 발의한 5개의 반독점 규제 패키지나 칸 위원장의 직접 규제를 통해 아마존이 해체되고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과 분사될 수도 있지만, 이는 법원 판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점은 이제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은 과거처럼 M&A를 자유롭게 할 수 없으며 신사업 진출에도 제한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이번 소송전을 통해 ‘엔드게임’의 승자는 어벤저스나 타노스가 아닌 소비자가 돼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독점’을 재해석해야 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과점’하고 있는 한국의 디지털 시장에도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필수 서비스’처럼 됐고 시가총액을 크게 늘렸으며 문어발식 투자와 M&A를 단행했다. K빅테크 기업도 미국처럼 독점 여부를 재점검받아야 할 때다. 더밀크 대표
  • 축구경기장 물들인 무지갯빛…헝가리 ‘동성애 차별’ 법안 항의

    축구경기장 물들인 무지갯빛…헝가리 ‘동성애 차별’ 법안 항의

    23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 2020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조별리그 F조 3차전 독일과 헝가리의 경기에 앞서 무지개 깃발을 든 한 남성이 국민의례 중인 헝가리팀 앞으로 달려 나왔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독일 팬들도 무지개 깃발을 흔들었고, 베를린과 쾰른 등 다른 도시에서는 무지갯빛 조명이 건물과 경기장 등을 장식했다. 이날 무지갯빛 아래서 열린 경기는 성소수자의 권리를 제한하고 차별한 헝가리에 대한 항의의 뜻이었다. 헝가리에서는 지난 15일 학교 성교육이나 18세 이하 미성년자 대상의 영화와 광고 등에서 동성애 묘사를 금지한 법안이 집권당의 주도로 의회를 통과했다. 소아성애 퇴치를 목표로 하겠다는 취지지만, 인권단체들은 이 법이 실질적으로는 성소수자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며 시위를 벌이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인권단체뿐 아니라 많은 유럽 국가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헝가리의 법안은 “수치”라면서 담당 집행위원들에게 해당 법안이 발효되기 전에 “우리의 법적 우려를 표현하는 서한을 보낼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법안은 명백히 성적 지향에 근거해 사람들을 차별한다”며 “이는 인간의 존엄성, 평등, 인권 존중이라는 EU의 근본적 가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아일랜드, 네덜란드, 스웨덴 등 10여 개 EU 회원국도 공동 성명을 통해 해당 법안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축구 경기가 열린 뮌헨시는 성 소수자에 대한 연대 표시로 이날 시청에 무지개기를 내걸었고,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 바로 옆 올림피아탑을 무지갯빛으로 물들였다. 원래는 경기장을 무지갯빛 조명으로 비추겠다고 했지만, 유로2020 주최 측인 유럽축구연맹(UEFA)이 “헝가리 의회의 결정을 겨냥한 메시지”라며 정치적 맥락에서 이를 불허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EU국들의 이같은 비난에 대해 “최근 채택된 헝가리의 법안은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고 부모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18세 이상인 사람들의 성적 지향에 관한 권리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아무런 차별적 요소를 담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남자 여론·기성 정치권 조율이 이준석 과제”

    “이남자 여론·기성 정치권 조율이 이준석 과제”

    ‘K를 생각한다(90년대생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저자 임명묵(28) 작가는 2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20대 남성의 온라인 여론과 기성 정치권을 조율하는 과정이 그에게 큰 과제로 남았다”고 분석했다. 임 작가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강사로 나서 “시대교체가 갖는 의미는 리스키(위험)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20대 남성들이 열광한 ‘이준석 현상’에 대해 “이 대표는 (20대에 의해) 어느 정도 끌려나온 사람”이라면서 “20대 남성이라는 고도의 조직화된 여론을 원하는 대로 정치인이 통제할 수 있을까보다는 이 집단이 하고 싶은 말을 대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20대 남성의 지지가 주요 정치 자산이 된 만큼 이 대표가 그들의 여론을 충실히 반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임 작가는 정치권에서 주목하는 MZ세대의 특성과 관련, 부모 세대 계층에 따른 계급화를 강조했다. 그는 “90년대생에게 있어 세상이란 완전히 계급화됐다”면서 “한국경제의 이원화 체계에서 참여하는 방식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자본에 의해 좌우된다”고 봤다. 또 “90년대생이 가장 원하는 것은 상향의 경험”이라면서 차기 대권주자들이 이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임 작가는 한국사회 비평서 ‘K를 생각한다’에서 MZ세대 시선으로 한국의 정치, 교육, 사회, 문화 등을 치밀하게 분석해 주목받았다.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시절이던 2018년부터 서울신문 오피니언 필진으로 활약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도쿄올림픽 경기장 내 주류 판매 및 음주 금지키로…함성응원도 자제

    도쿄올림픽 경기장 내 주류 판매 및 음주 금지키로…함성응원도 자제

    당초 후원기업 배려해 음주 검토했다가 철회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논란이 됐던 경기장 내 주류 판매와 음주를 결국 불허하기로 했다. 또 관람 중 항상 마스크를 써야 하며, 함성 응원을 하지 않도록 했다. 하시모토 세이코 대회 조직위 회장은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관중을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19 방역 대책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대회 조직위는 당초 후원기업인 아사히맥주 등을 배려해 경기장 내에서의 주류 판매와 음주를 제한적으로 용인할 방침을 내비쳤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 상황 속에서 대회 개최를 강행하고 제한적으로나마 관중을 받기로 해 비판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주류 판매 및 음주 허용을 둘러싸고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결국 이를 포기했다. 가이드라인에는 경기장에서 주류 판매를 하지 않으며,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를 반입하거나 경기장 내에서 마시는 것을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하시모토 회장은 전문가 조언에 따라 감염 예방을 철저히 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라운지와 음식 서비스가 포함된 입장권 구매자에게도 주류가 제공되지 않는다. 가이드라인은 또 경기장에 들어갈 때 2차례의 체온 측정에서 37.5℃ 이상이면 입장을 불허한다고 명기했다. 경기장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을 자제하고, 관람객이 자택과 경기장만을 오가는 ‘직행직귀’를 준수하도록 요청하는 내용을 담았다. 관람객용 티켓 및 관련 데이터 정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밀접 접촉자 파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소한 14일간 보관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또 경기 관람 중에는 상시 마스크를 쓰고, 함성 응원을 하지 않는다는 준수사항도 포함됐다. 조직위는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관람객에는 입장을 거부하거나 퇴장 조처를 하기로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부친 임종한다고 미국서 달려왔는데 “14일 뒤에“ 보라고 했다가

    부친 임종한다고 미국서 달려왔는데 “14일 뒤에“ 보라고 했다가

     호주 퀸즐랜드주 보건 당국이 췌장암과 투병 끝에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를 임종하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달려온 아들 부부에게 14일의 격리 면제를 불허했다가 밤새 번복했다고 뉴스 닷컴 오스트레일리아가 2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이제 남은 걸림돌은 지난 15일 시드니에 도착해 29일까지 호텔에서 2주 동안 격리해야 했던 부부가 골드코스트의 한 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게 뉴사우스웨일스(NSW)주가 허용하는 일만 남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연방정부와 NSW주 보건부는 진즉에 마크 킬리안과 아내 아넬리 게리케가 입국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관련 국경 봉쇄조치의 예외를 인정해줬다. 두 사람 모두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쳤고 서너 차례 음성 판정을 받고 증빙까지 마쳤다.  그런데 막상 호주행 여객기에 몸을 싣고 활주로를 계류하며 이륙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퀸즐랜드주 보건부 관리가 전화를 걸어와 “미안하지만 당신이 희망한 대로 격리 면제를 허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은 호주에 입국한 뒤에도 시드니의 한 호텔에서 지내며 발만 동동 굴렀다. 킬리안의 격리 면제 요청은 네 차례 모두 거부됐다.  퀸즐랜드주 보건부 대변인은 “지역사회의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 우리의 자가격리 정책은 우리 지역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성공적으로 기여했다”고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킬리안 부부는 지난해 9월 췌장암 진단을 받은 아버지가 이달 초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곧바로 “다음 비행기를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병세가 위중하다고 했다. 그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을 지키려는 아들 내외의 뜻에 제발 동정심을 가져달라고 하소연했다.  킬리안 부부는 호텔 객실에서 인터넷을 연결해 화상으로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아버지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며 이 일 때문에 병세가 악화될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또 개인보호장구(PPE)를 철저히 챙겨 입고 면회를 하면 퀸즐랜드주 사람들에게 어떤 감염 위험도 초래하지 않을 것인데 너무하다고 개탄했다. “관료주의의 재앙”이며 “북한도 이렇게 냉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23일 날이 밝으며 상황이 달라졌다.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가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설득하기 시작했고, 아나스타샤 팔라쉐이 퀸즐랜드주 총리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돌아섰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삼성전자 따돌리기 위해 ‘폭주’하는 대만 TSMC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삼성전자 따돌리기 위해 ‘폭주’하는 대만 TSMC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지티뎬루(臺灣積體電路)공사(TSMC)가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일본으로 영토를 확장하며 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 3위 대만 롄화뎬쯔(聯華電子·UMC)와의 격차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앞서가는 모양새다. TSMC는 일본 정부 요청에 따라 구마모토현에 16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또는 28㎚급 공정의 대규모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지난 11일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을 연결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동맹 구상에 적극 참여하려고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TSMC 관계자는 “(현재) 코멘트 할 수는 없지만 결정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TSMC가 검토 중인 16㎚나 28㎚급 반도체 공장은 5㎚급 최첨단 미세공정은 아니지만 수급이 불안정한 차량용 반도체나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대량 생산에는 맞춤하다. 일본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라인이 있지만 공급 부족 사태에 도요타마저 지난달 일본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 바 있고,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구마모토현에는 소니의 이미지센서 공장도 있다. 소니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 부문에서 삼성전자(2위)에 앞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TSMC의 이번 생산시설 건설은 이달 초 발표한 TSMC와 일본 업체들의 연구·개발(R&D)센터 건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본은 지난 1일 TSMC와 일본 내 R&D 거점을 구축하는 데 370억 엔(약 379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R&D센터를 짓고 이 거점을 활용해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R&D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R&D 거점 건설에 드는 사업비는 TSMC와 일본 정부가 절반씩 각각 부담한다. 이 R&D센터에는 패키징 기술력을 가진 이비덴과 미세배선 재료업체 아사히카세이, 장비업체 시바우라 메카트로닉스 등 일본 업체 20곳 이상이 참여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TSMC의 일본 신설 회사는 반도체의 ‘후공정’이라고 불리는 패키징 작업과 관련한 기술 개발을 주로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 단위인 회로의 선폭(線幅)이 좁을수록 저전력·고효율 칩을 만들 수 있다. 반도체 회로 선폭을 줄이는 미세공정 R&D가 기술적 한계에 도달한 만큼 반도체 회선을 뽑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반도체를 연결해 성능을 높이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TSMC는 120억 달러(약 13조 4000억원)가 투입되는 미국 애리조나 파운드리 팹(공장)의 착공했다. TSMC는 애리조나주에 짓고 있는 5㎚급 팹에 이어 3㎚급 공장을 5개 더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TSMC는 앞으로 4년간 1000억 달러 규모의 시설 투자 계획을 밝혔는데, 올해에만 300억 달러를 쓴다. TSMC는 초미세공정인 2㎚급 칩 시범 생산라인을 올해 안에 대만에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내놨다. 웨이저자(魏哲家) TSMC 최고경영자(CEO)는 2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회사 기술설명회에서 “올해 말까지 본사가 있는 대만 신주(新竹)과학단지에 2㎚급 테스트 생산 시설을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급 테스트 생산 시설은 반도체 양산 전에 안정적인 수율(생산품 가운데 양품의 비율)을 이루기 위한 기술 개발 설비다. 양산 직전 마지막 R&D 단계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높은 수율을 확보하면 양산에 들어가게 된다. TSMC는 3㎚급 제품도 내년 하반기에 본격 양산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당초 예상보다 3~4개월 빨라진 것으로 2㎚급 칩 상용화에 필요한 생산 기술을 서둘러 확보해 2024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TSMC는 4㎚급 반도체 생산 일정도 앞당겨 당장 다음 달부터 시험 생산을 시작해 내년에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투자 규모를 171조원으로 늘린다는 계획 외에는 파운드리 분야의 구체적인 개발 일정과 투자 계획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5·7㎚급 공정 상용화에서 삼성전자를 앞섰던 TSMC가 5㎚급 이하 반도체 양산 일정을 단축하고 막대한 설비 투자로 격차 벌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 단위 미세공정 경쟁에서 TSMC가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삼성전자의 추격이 더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닛케이는 “현재 완벽한 수율과 품질로 5㎚급 첨단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는 곳은 TSMC뿐”이라며 “미국 인텔도 최근에야 7㎚급 제품 양산이 가능해졌는데 이번에 TSMC가 발표한 2㎚급 개발 상황은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TSMC의 이러한 행보는 최대 라이벌 삼성전자를 비롯해 급부상 중인 중국 기업들을 견제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지난해 4분기보다 1%포인트 늘리며 55%를 기록해 1위를 굳혔다.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1% 줄어든 17%로 TSMC와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UMC가 7%로 3위를 차지했고 미국의 글로벌 파운드리(GF)와 중국 중신궈지(中芯國際·SMIC)가 5%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상황이 이런 데도 삼성전자는 2·3㎚급 칩 투자 계획은 불투명하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3㎚급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2㎚급 칩 기술 개발도 마친 상태지만 관련 설비 투자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17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3㎚급 공정을 적용할 것이 유력하지만 공정 증설 계획은 여전히 후보지를 두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TSMC가 후발 주자와의 격차를 벌이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라며 “반면 삼성은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엔 기술 개발 실적이나 리더십에서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이런 가운데 중국이 미국 등 서방 국가의 제재에 직접 보복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반(反)외국제재법이 시행함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이 선택의 기로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외국제재법은 다른 나라 정부의 대중국 제재에 가담한 개인과 조직에 반격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은 지난 10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 반외국제재법을 표결 처리한 직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서명을 거쳐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이 법은 외국 정부의 대중 제재를 제정하거나 시행하는데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개인과 조직은 반격 대상에 넣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격 조치는 비자 발급 거부와 취소, 입국 불허, 중국 내 자산 동결, 중국 국적 개인·조직과 거래 금지 등을 포함한다. 외국의 제재 때문에 경제적 피해를 본 중국 국적 개인과 조직은 자국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와 H&M 등이나 TSMC가 표적이 될 수 있다. TSMC는 미 정부의 제재 이행 차원에서 화웨이(華爲)에 첨단 반도체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법 제정 논의에 직접 관여한 텐페이룽 베이징대 법대 교수는 “화웨이가 경제적 손실을 물어내라고 TSMC에 소송을 낼 수 있으며 중국 법원은 TSMC에 대해 손해배상 판결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상하이 소재 법률회사 중룬의 파트너 변호사인 팡젠웨이는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등의 행위에 가담하지 않는다면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은 이 법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수출·내수 동반 성장에… 위안화 초강세 처방 미루는 中

    수출·내수 동반 성장에… 위안화 초강세 처방 미루는 中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 위안화 가치가 3년여 만에 달러화 대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선 것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1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0116위안 떨어진 6.3856위안으로 고시했다. 2018년 5월 말 이후 3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위안화 환율이 하락하면 가치는 그만큼 상승한다는 뜻이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4월 이후에만 2.7% 이상 올랐다. 7.13위안대 턱밑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위안화 가치는 10% 이상 급등했다. 위안화의 강세 현상은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세 덕분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을 딛고 지난해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8% 이상의 고성장을 이룰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8.6%로 예측했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은 8.1%로 예상했다. 달러화 약세 기조 속에 미중 간 금리차가 커지며 해외 자금이 중국에 밀려든다는 점도 위안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 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31일 89.8로 떨어지며 뚜렷한 달러 약세 기조를 보였다. 이에 따라 상하이종합지수가 2%가량 오른 지난달 25일 홍콩과 중국 본토의 증시 교차거래 시스템을 통해 217억 위안(약 3조 8000억원)의 외부 자금이 유입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에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이 동시에 존재하는 ‘양날의 칼’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오름세 속에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수입 제품 가격을 떨어뜨리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반면 위안화 강세는 수출 가격이 비싸지는 탓에 국제경쟁력이 떨어져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된다. 위안화 강세를 노리고 유입되는 해외 자금이 버블을 부채질할 위험도 상존한다. 이런 만큼 중국 정부의 경제 및 통화 정책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켄 정 미즈호은행 아시아 외환담당 수석전략가는 “해외 자본 유입 급증은 자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인민은행의 레버리지(차입) 안정화 노력을 허사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늪에 빠진 모양새다.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 내에서는 미중 무역 갈등과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무역 감소 탓에 중국이 경제성장의 축을 수출에서 내수로 이동하는 ‘쌍순환’(雙循環) 전략을 채택하면서 구매력 향상을 위해 위안화 강세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온다. 뤼진중(呂進中) 인민은행 상하이총부 조사연구부 주임은 “중국이 시장 흐름에 맡겨 위안화 평가절상을 추가로 용인해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충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 특히 위안화 강세는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중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정치권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위안화 환율을 조작해 자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미국 기업에 피해를 줬다고 맹비난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걸핏하면 중국이 자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고 환율을 조작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고, 실제로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수출 역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5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9% 증가하는 등 올 들어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쾌속 순항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중국 금융 당국은 위안화 강세를 비교적 담담한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다. 중국 당국이 지난달 31일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지준율) 인상(5%→7%) 카드를 통해 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달러를 사들이고 위안화를 내다 파는 직접적인 시장 개입에 비해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해 보인다. 외화 지준율을 높이면 금융기관이 인민은행에 더 많은 액수의 외화를 예치금으로 맡겨야 하는 만큼 위안화 강세 압력을 완화하는 효과를 낸다. 4월 말 기준 중국 금융기관에 예치된 외화예금 잔고는 1조 달러(약 1108조원)로 지준율이 2% 포인트 상승하면 200억 달러의 자금이 회수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위안화 환율 변동이 극심하다고 판단되면 즉각 시장 개입에 나선다. 2018년 11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 내 경기둔화 우려 속에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자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대거 투입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당시 “인민은행이 지난 10월 외환시장에서 320억 달러 규모의 시장 개입에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최근 2년 사이 가장 큰 규모의 시장 개입”이라고 전했다. 인민은행이 지난달 27일 류궈창(劉國强) 부행장 주재로 은행 등 30개 외환시장 참여 기관이 참여한 ‘전국자율규제업무회의’를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참석자들은 “향후 환율에 영향을 끼치는 시장·정책 요인이 매우 많아 위안화 가치는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다”며 “누구도 정확히 환율의 향배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은 인위적 조절의 도구가 아니다”라며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을 지원할 수도, 평가절상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상쇄하는 것도 안 된다”고 원론을 밝혔다. 명목상 ‘자율규제’ 차원에서 열린 것이지만 실제로는 인민은행 주도로 열린 외환시장 관계 기관 대책 회의로 대책을 내기보다 지켜보자는 모습이다. 장위(張瑜) 화창(華創)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앙은행이 환율 관리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더 많은 거래가 시장에서 이뤄지게 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시장의 탄력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시장의 관성이 과도할 때만 적절한 유도 작용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하는 관제(官製)의 목소리가 나온다. 위안화 강세가 오래 가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시장 개입 등 직접 대응할 필요가 있느냐는 뜻으로 해석된다. 인민은행을 대변하는 금융시보(金融時報)는 지난달 31일 1면에 ‘향후 위안화 약세를 초래할 수 있는 4대 요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논평을 싣고 위안화가 강세를 나타내지만 반대 흐름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여러 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요인은 미국의 경제회복에 따른 통화긴축 가능성이다.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통화긴축 정책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며, 이럴 경우 자금이 대거 미국으로 돌아가고 위안화는 약세 압력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빠른 백신 보급 속 달러인덱스 상승 전망 ▲세계의 점진적 코로나19 극복에 따른 각국의 공급능력 회복 전망 ▲미국 자산 버블 붕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도 증가 가능성 등을 나머지 요인으로 꼽았다. 그렇다고 위안화 강세가 중국 수출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까닭에 무작정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이 ‘쌍순환 전략’을 채택하고 있지만 실제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을 이끈 것은 강한 수출이기 때문이다. 저우하오(周浩)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강세는 수출에 타격을 주기 때문에 이런 흐름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금융 당국은 미세 조정 등을 통해 위안화 가치의 급등을 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6.4위안 아래로 떨어졌을 때 국유은행이 달러화를 대거 사들이면서 위안화 강세 흐름을 조정하려고 했다”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이스라엘 새 정권, 가자지구 첫 공습… “폭탄풍선 대응”

    이스라엘 새 정권, 가자지구 첫 공습… “폭탄풍선 대응”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가자시티와 칸유니스의 하마스 군 시설 등을 공습했다고 16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에 새 정권이 들어선 지 나흘 만의 첫 공습으로 지난달 21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휴전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재개된 공격이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폭발물을 단 풍선이 날아온 일에 대응해 공습했다고 밝혔다. BBC는 공습에 무인기가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군은 성명에서 “가자지구로부터 테러행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투 재개를 비롯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했다”고 밝혔다. 요르단강 서안(웨스트 뱅크)에서는 한 팔레스타인 20대 여성이 이스라엘 군인들을 향해 차량으로 돌진한 뒤 사살되는 일도 벌어졌다. 여성은 차로 들이받고 칼을 휘두르려 했지만, 군이 총을 쏴 숨지게 했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발생했다. 전날 동예루살렘에서는 5000여명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국기를 흔들며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깃발 행진’을 벌였다. 깃발 행진은 1967년 3차 중동전쟁(6일 전쟁) 승리로 요르단 영토였던 동예루살렘을 장악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로, ‘예루살렘의 날’인 지난달 10일에 열릴 예정이었다. 당시 이스라엘 당국은 근처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 등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주민 시위 등을 고려해 행사를 불허했다. 행사는 취소됐지만, 이슬람 라마단 기간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에서 시위대와 이스라엘 경찰 간 충돌이 격화되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11일 전쟁으로 이어졌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각각 13명, 260명이 숨졌다. 예정보다 한 달가량 늦게 열린 행사는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승인했고, 새롭게 출범한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도 반대하지 않았다. 하마스는 깃발 행진이 열리는 이날을 ‘분노의 날’로 정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깃발 시위에 저항할 것을 촉구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내주 가동 탄소중립 민관협의체, 구성부터 ‘산 넘어 산’

    내주 가동 탄소중립 민관협의체, 구성부터 ‘산 넘어 산’

    목재 수확(벌채)과 목재 생산시기(벌기령), 수종별 탄소 흡수량 등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는 산림부문 탄소중립 전략을 논의할 ‘민관 협의체’가 난항 끝에 윤곽을 드러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협의체 구성부터 이견이 불거져 출발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산림청은 지난 3일 협의체를 구성해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6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다음주 가동 예정인 민관협의체는 갈등관리 전문가인 위원장을 포함해 민간위원 13명과 정부위원 3명, 전문가 4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됐다. 민간위원 12명은 5개 시민·환경단체와 학계 관계자, 5개 임업 관련 단체와 연구원이 참여했다. 정부위원에는 산림청과 환경부·농림축산식품부가 참여한다. 정부위원과 전문가그룹은 전체회의만 참여하고, 민간위원 12명이 벌채 방식과 벌기령 등을 검토할 산림순환경제분과와 바이오매스 문제 등을 다룰 산림에너지분과에서 8월까지 활동한다. 수종별 탄소흡수량 등은 과학의 영역이라는 점을 고려해 별도로 논의하기로 했다. 산림청은 그동안 제기된 쟁점별로 개선 과제를 제시한다는 계획이나 사안별 이견이 워낙 커 합의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산림청 등에 따르면 당장 협의체 구성부터 순탄치 않았다. 산림청은 당초 총괄 기구로 국가산림포럼을 구성하고 쟁점별 분과위를 둬 이원화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시민·환경단체들이 반발하자 단일 협의체로 계획을 변경했다. 더욱이 환경운동연합은 산림부문 탄소중립 전략 철회를 협의체 구성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향후 논의 과정에서 심각한 갈등을 예고했다. 한 관계자는 “탄소중립 전략을 계기로 산림정책 전반에 대한 검증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첫 회의부터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은 분과위에서 쟁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협의체에 상정해 결정한다는 계획이나 전원 또는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할지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현안인 모두베기 방식을 놓고도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안 없이 모두베기를 불허할 경우 임업인들의 반발이 우려된다. 목재 생산 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 방안과 관련해 산림청은 생산(수확)에 반영한 전례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며 사전·사후 관리 강화 방침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연합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포함된 산림부문 전략의 전면 재조정을 주장하고 나섰다. 환경연합은 “산림청의 2050년 탄소중립 기여는 불가침한 것이 아니다”라며 “생태계 파괴로 확보한 수치는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산림청의 탄소중립 전략은 올해부터 2050년까지 30년간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탄소 3400만t을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유일한 탄소흡수원인 산림의 흡수량이 축소되면 배출 부문에서 감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자칫 국가 탄소중립 전략 전체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윤석열 측 “탈진보 품고 압도적 정권 교체” 反文 빅텐트 꺼냈다

    윤석열 측 “탈진보 품고 압도적 정권 교체” 反文 빅텐트 꺼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16일 “국민의힘에서 (대선을) 이기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 “보수, 중도, 진보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탈진보 세대까지 아우르겠다”고 밝혔다. 이달 말쯤 공식 대권 도전을 하겠다고 시간표를 밝힌 데 이어 정권 교체를 위한 ‘윤석열표 정치’의 청사진을 내보인 것이다. 사실상 반문(반문재인) 세력의 빅텐트를 구상하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입당 관련 질문에 “입당을 하든지 원샷 국민경선을 하든지 보수 진영에서 어떻게든 중심을 잡고 중도·진보 진영을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상식, 공정이라는 가치에 동의한 사람들과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그 모든 걸 포괄해서 정치 참여 선언 이후에 (입당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단순히 ‘기호 2번’으로 당선돼서는 본인이 구상한 정치 비전을 실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권교체에 성공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이 여전히 막강한 의회권력을 쥐고 있기에, 이를 뛰어넘는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하면 임기 초를 성과 없이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변인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이 찾아뵐 기회가 있으면 찾아뵐 것”이라며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할 것”이라고도 했다. ‘압도적 정권교체’라는 표현도 민주당의 의회권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변인은 ‘국민의힘 입당이냐, 제3지대 텐트를 치는 것이냐’에 대한 질문에는 “국민의힘을 플랫폼으로 쓰라고 생각이 되면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의미가 열려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을 보수·중도·진보를 아우르는 ‘반문 빅텐트’의 거점으로도 삼을 수 있다는 뜻으로, 사실상 입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여기에는 현실적으로 제3지대 신당 창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입당을 하더라도 어떻게 ‘중도 확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강사로 나와 “이준석 대표의 새 정치와 누군가의 큰 정치가 결합해야 정권교체가 될 것”이라면서 “중도 민심까지 아우르는 정치적 스펙트럼을 대표할 큰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시 윤 전 총장의 중도 확장력을 강조한 것이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은 빠른 입당을 촉구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 측은 “빨리할 수 있다면 입장을 빨리 밝히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너무 숨어서 간 보기를 한다”고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에서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모호하고 너무 자신감이 없는 것 같다”고 도발했다. 입당과 관련해선 “큰 쟁점이 아닌 것 같다. 8월 전에 입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산림부문 탄소중립 전략 운명은…난항 끝 협의체 윤곽

    산림부문 탄소중립 전략 운명은…난항 끝 협의체 윤곽

    목재 수확(벌채)과 목재 생산시기(벌기령), 수종별 탄소 흡수량 등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는 산림부문 탄소중립 전략을 논의할 ‘민관 협의체’가 난항 끝에 윤곽을 드러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협의체 구성부터 이견이 불거져 출발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산림청은 지난 3일 협의체를 구성해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16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다음주 가동 예정인 민관협의체는 갈등관리 전문가인 위원장을 포함해 민간위원 13명과 정부위원 3명, 전문가 4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됐다. 민간위원 12명은 5개 시민·환경단체와 학계 관계자, 5개 임업 관련 단체와 연구원이 참여했다. 정부위원에는 산림청과 환경부·농림축산식품부가 참여한다. 정부위원과 전문가그룹은 전체회의만 참여하고, 민간위원 12명이 벌채 방식과 벌기령 등을 검토할 산림순환경제분과와 바이오매스 문제 등을 다룰 산림에너지분과에서 8월까지 활동한다. 수종별 탄소흡수량 등은 과학의 영역이라는 점을 고려해 별도로 논의하기로 했다. 산림청은 그동안 제기된 쟁점별로 개선 과제를 제시한다는 계획이나 사안별 이견이 워낙 커 합의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산림청 등에 따르면 당장 협의체 구성부터 순탄치 않았다. 산림청은 당초 총괄 기구로 국가산림포럼을 구성하고 쟁점별 분과위를 둬 이원화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시민·환경단체들이 반발하자 단일 협의체로 계획을 변경했다. 더욱이 환경운동연합은 산림부문 탄소중립 전략 철회를 협의체 구성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향후 논의 과정에서 심각한 갈등을 예고했다. 한 관계자는 “탄소중립 전략을 계기로 산림정책 전반에 대한 검증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첫 회의부터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은 분과위에서 쟁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협의체에 상정해 결정한다는 계획이나 전원 또는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할지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현안인 모두베기 방식을 놓고도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안 없이 모두베기를 불허할 경우 임업인들의 반발이 우려된다. 목재 생산 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 방안과 관련해 산림청은 생산(수확)에 반영한 전례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며 사전·사후 관리 강화 방침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연합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포함된 산림부문 전략의 전면 재조정을 주장하고 나섰다. 환경연합은 “산림청의 2050년 탄소중립 기여는 불가침한 것이 아니다”라며 “생태계 파괴로 확보한 수치는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산림청의 탄소중립 전략은 올해부터 2050년까지 30년간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탄소 3400만t을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유일한 탄소흡수원인 산림의 흡수량이 축소되면 배출 부문에서 감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자칫 국가 탄소중립 전략 전체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국민의힘 플랫폼 활용 가능” 입당으로 기우는 尹

    “국민의힘 플랫폼 활용 가능” 입당으로 기우는 尹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16일 “국민의힘에서 (대선을) 이기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 “보수, 중도, 진보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탈진보 세대까지 아우르겠다”고 밝혔다. 이달 말쯤 공식 대권 도전을 하겠다고 시간표를 밝힌 데 이어 정권 교체를 위한 ‘윤석열표 정치’ 청사진을 내보인 것이다. 사실상 반문(반문재인) 세력의 빅텐트를 구상하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입당 관련 질문에 “입당을 하든지 원샷 국민경선을 하든지 보수 진영에서 어떻게든 중심을 잡고 중도·진보 진영을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상식, 공정이라는 가치에 동의한 사람들과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그 모든 걸 포괄해서 정치 참여 선언 이후에 (입당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단순히 ‘기호 2번’으로 당선돼서는 본인이 구상한 정치 비전을 실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권교체에 성공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이 여전히 막강한 의회권력을 쥐고 있기에, 이를 뛰어넘는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하면 임기 초를 성과 없이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변인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이 찾아뵐 기회가 있으면 찾아뵐 것”이라며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할 것”이라고도 했다. ‘압도적 정권교체’라는 표현도 민주당의 의회권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변인은 ‘국민의힘 입당이냐, 제3지대 텐트를 치는 것이냐’에 대한 질문에는 “국민의힘을 플랫폼으로 쓰라고 생각이 되면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의미가 열려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을 보수·중도·진보를 아우르는 ‘반문 빅텐트’의 거점으로도 삼을 수 있다는 뜻으로, 사실상 입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여기에는 현실적으로 제3지대 신당 창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입당을 하더라도 어떻게 ‘중도 확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강사로 나와 “이준석 대표의 새 정치와 누군가의 큰 정치가 결합해야 정권교체가 될 것”이라면서 “중도 민심까지 아우르는 정치적 스펙트럼을 대표할 큰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시 윤 전 총장의 중도 확장력을 강조한 것이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은 빠른 입당을 촉구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 측은 “빨리할 수 있다면 입장을 빨리 밝히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너무 숨어서 간 보기를 한다”고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에서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모호하고 너무 자신감이 없는 것 같다”고 도발했다. 입당과 관련해선 “큰 쟁점이 아닌 것 같다. 8월 전에 입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찍소리라도 내면 ‘ㅉ’소리도 못하는 공포 ‘쉿’

    찍소리라도 내면 ‘ㅉ’소리도 못하는 공포 ‘쉿’

    ‘소리 내면 괴물이 공격한다’는 설정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해 인기를 끌었던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3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다. 16일 개봉하는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전편에 비해 배경을 좀더 확장하고 액션에 집중했다. ●아빠 잃은 한 가족… 삶 향한 분투기 영화는 아빠 리(존 크래신스키 분)의 희생 이후의 이야기다. 괴생명체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엄마 에블린(에밀리 블런트 분)과 딸 레건(밀리센트 시먼즈 분), 아들 마커스(노아 주프 분)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가족은 갓 태어난 막내를 데리고 집을 떠나 새로운 은신처를 찾아 나선다.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괴물의 정체를 아예 처음부터 보여 준다. 평화로운 마을에 아이들의 야구 경기가 한창인데 거대한 운석이 갑자기 지구를 향해 날아온다. 곧바로 정체불명의 괴물이 나타나 인간을 공격한다. 총알도 튕겨 내는 딱딱한 외피의 괴물은 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습격한다. 오프닝 신에서 괴물의 특징을 보여 주면서, 전편을 보지 않았던 관객도 영화의 고유한 설정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독특한 요소 덕분에 ‘영화 보는 내내 팝콘을 녹여 먹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예측불허 줄거리 속에 시각과 청각 효과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오감을 자극했던 영화의 특징은 속편에서도 그대로 유지했다. 집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전편과 달리 거리를 비롯해 거대하고 낙후된 공업지대, 버려진 기차와 선착장까지 장소를 확대하면서 답답한 느낌을 줄였다. ●고립된 세상… 팬데믹 상황과 닿아 자동차쯤은 마치 종잇장처럼 찢어 버리는 괴물의 공격은 더 생생해졌다. “괴생명체가 점점 똑똑해지는 점에 중점을 뒀다”는 크래신스키 감독의 설명처럼, 마구 뛰어다니며 소리를 내는 모든 것을 공격하던 괴물은 인간만을 탐지하고 조용하고 은밀하게 움직인다. 더 영리해진 괴물에 성장한 아이들이 전격적으로 맞서는 모습도 부각했다. 속도감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괴물과 사투 장면이 여느 할리우드 액션영화 못잖다. 다만 청각 장애가 있는 레건이 괴물을 공격하는 장면이라든가 리의 죽음에 얽힌 사연 등은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에겐 다소 의문스러울 수 있다. 갓난아이가 울 때의 대처법이나 전구색을 이용해 위험을 알리는 방법 등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를 엿보는 재미가 속편에서는 다소 줄었다. 그럼에도 영화 자체의 독특한 설정은 여전히 긴장감 넘친다. 영화의 완성도 역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괴물이 휩쓸고 폐허가 된 세상에서 고립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왠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묘하게 맞물린다. 전편을 보지 않았든, 혹은 숨죽이며 전편을 봤든, 기꺼이 즐길 수 있을 법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단독] ‘고압 감사’ 논란 불식 진일보… 감사 활동 위축 우려도

    [단독] ‘고압 감사’ 논란 불식 진일보… 감사 활동 위축 우려도

    감사원이 다음달부터 감사 과정에서 문답서를 작성할 때 변호사 입회를 허용하기로 한 사실이 14일 알려지자 피조사인 공무원에 대한 기본권 보호라는 측면에서 진일보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무원도 방어권 행사를 위해 변호사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그동안 일각에서 제기된 ‘고압 감사’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변호인 조력을 활용해 정상적인 감사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감사 과정에서 감사관의 질문에 대한 공무원들의 답변을 담은 문답서는 향후 관련자 고발이나 징계 등을 내릴 때 중요한 판단 근거 및 증거가 되기 때문에 문답서 작성 시 감사관과 피조사자 간에 팽팽한 긴장이 흐른다. 감사를 받는 공무원들도 검찰 수사 때처럼 변호사를 대동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은 박근혜 정부의 황찬현 전 감사원장 시절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감사 등 행정절차는 수사·재판 등을 받는 형사절차와 성격이 다른 데다 감사로 피조사자가 바로 체포·구금 등 신변 위협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었다. ‘위압적 감사’ 논란도 감사관의 태도가 문제라면 교육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월성 원전 감사 과정에서 백운규 전 산업자원부 장관 등이 “참고인의 말을 끊거나 관련 참고 서류도 보지 못하도록 했다”며 감사관들의 고압적인 태도를 문제 삼으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론화되기도 했다. 지난 1월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 교사 채용 관련 감사 시 변호인 입회 요청을 감사원이 불허하자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이찬희 변협 회장은 최재형 감사원장을 만나 시정 조치를 촉구했다. 변협은 “감사원 조사는 사실상 수사기관 조사와 다를 바 없는데 변호사 입회를 금지하는 것은 변호사 조력권과 피조사자 방어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라는 입장이다. 결국 조 교육감은 지난 4월 감사원 감사 결과 ‘2018년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자신을 도운 전교조 출신 해직 교사 5명을 부당하게 특별채용’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이후 감사원은 내부 검토를 거쳐 지난달 ‘문답서를 작성할 때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참여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감사원 사무처리 규칙을 개정했다. 다음달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감사원은 변호인 입회를 허용하면서도 정당한 감사 활동이 방해받지 않을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마련했다. 우선 비공개 정보인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와 같은 국가의 중대 이익, 사생활의 비밀·자유 침해, 특정한 사람·단체에 이익·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변호인 입회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또 문답 진행을 지연·방해하거나 관계자 등의 증거 인멸·도주 우려가 있는 경우도 예외로 하기로 했다. 특히 변호인이 감사자의 승인 없이 관계자 등을 대신해 진술하거나 특정 답변·부당한 진술 번복을 유도하는 경우에는 문답서 작성 중이라도 변호인 참여를 중단하고 변호인 없이 문답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단독] 공무원 감사받을 때 변호인 입회 허용

    [단독] 공무원 감사받을 때 변호인 입회 허용

    다음달 1일부터 각 부처 공무원이 감사원 감사를 받을 때 변호인을 대동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변호사가 입회하는 것은 감사원 역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공직사회에서 제기됐던 ‘고압 감사’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다른 한편으로 ‘감사 활동 위축’ 우려도 있다. 감사원은 공무원 등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이 같은 내용으로 ‘감사원 규칙 341호’를 개정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감사원은 사무처리규칙 제10조의2에 ‘출석 답변하는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문답서를 작성할 때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참여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문답서는 감사관의 질문에 대한 공무원 답변을 정리한 것으로, 향후 관련자 고발·징계 등을 내릴 때 중요한 판단 근거 및 증거가 된다. 감사원은 변호인 참석을 허용하지 않는 예외 조항도 두기로 했다. 국가안전보장·국방·외교 등 국가 중대 이익, 사생활 비밀·자유 침해 등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다. 또 문답 진행을 지연·방해하거나 관계자 등의 증거 인멸·도주 우려가 있는 경우도 예외로 했다. 앞서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지난 1월 최재형 감사원장을 만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교사 채용 관련 감사 시 변호인 입회 요청을 감사원이 불허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엽(변호사)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 등 형사절차가 아닌 감사 등 행정절차에서 변호사 조력을 받을 권리를 공무원까지 확대한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하지만 정상적인 감사 활동을 저해할 수도 있어 국가나 국민 이익에 반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단독] 감사원 감사시 변호사 입회 허용 배경은

    [단독] 감사원 감사시 변호사 입회 허용 배경은

    감사원이 다음달부터 감사 과정에서 문답서를 작성할 때 변호사 입회를 허용하기로 한 사실이 14일 알려지자 피조사인 공무원에 대한 기본권 보호라는 측면에서 진일보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무원도 방어권 행사를 위해 변호사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그동안 일각에서 제기된 ‘고압 감사’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변호인 조력을 활용해 정상적인 감사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감사 과정에서 감사관의 질문에 대한 공무원들의 답변을 담은 문답서는 향후 관련자 고발이나 징계 등을 내릴 때 중요한 판단 근거 및 증거가 되기 때문에 문답서 작성 시 감사관과 피조사자 간에 팽팽한 긴장이 흐른다. 감사를 받는 공무원들도 검찰 수사 때처럼 변호사를 대동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은 박근혜 정부의 황찬현 전 감사원장 시절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감사 등 행정절차는 수사·재판 등을 받는 형사절차와 성격이 다른 데다 감사로 피조사자가 바로 체포·구금 등 신변 위협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었다. ‘위압적 감사’ 논란도 감사관의 태도가 문제라면 교육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월성 원전 감사 과정에서 백운규 전 산업자원부 장관 등이 “참고인의 말을 끊거나 관련 참고 서류도 보지 못하도록 했다”며 감사관들의 고압적인 태도를 문제 삼으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론화되기도 했다. 지난 1월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 교사 채용 관련 감사 시 변호인 입회 요청을 감사원이 불허하자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이찬희 변협 회장은 최재형 감사원장을 만나 시정 조치를 촉구했다. 변협은 “감사원 조사는 사실상 수사기관 조사와 다를 바 없는데 변호사 입회를 금지하는 것은 변호사 조력권과 피조사자 방어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라는 입장이다. 결국 조 교육감은 지난 4월 감사원 감사 결과 ‘2018년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자신을 도운 전교조 출신 해직 교사 5명을 부당하게 특별채용’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이후 감사원은 내부 검토를 거쳐 지난달 ‘문답서를 작성할 때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참여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감사원 사무처리 규칙을 개정했다. 다음달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감사원은 변호인 입회를 허용하면서도 정당한 감사 활동이 방해받지 않을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마련했다. 우선 비공개 정보인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와 같은 국가의 중대 이익, 사생활의 비밀·자유 침해, 특정한 사람·단체에 이익·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변호인 입회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또 문답 진행을 지연·방해하거나 관계자 등의 증거 인멸·도주 우려가 있는 경우도 예외로 하기로 했다. 특히 변호인이 감사자의 승인 없이 관계자 등을 대신해 진술하거나 특정 답변·부당한 진술 번복을 유도하는 경우에는 문답서 작성 중이라도 변호인 참여를 중단하고 변호인 없이 문답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단독] 7월부터 감사원 감사 받을 때 변호인 입회 가능

    [단독] 7월부터 감사원 감사 받을 때 변호인 입회 가능

    다음달 1일부터 각 부처 공무원이 감사원 감사를 받을 때 변호인을 대동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변호사가 입회하는 것은 감사원 역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공직사회에서 제기됐던 ‘고압 감사’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다른 한편으로 ‘감사 활동 위축’ 우려도 있다. 감사원은 공무원 등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이 같은 내용으로 ‘감사원 규칙 341호’를 개정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감사원은 사무처리규칙 제10조에 ‘출석 답변하는 관계자 등이 문답서를 작성할 때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참여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문답서는 감사관의 질문에 대한 공무원 답변을 정리한 것으로, 향후 관련자 고발·징계 등을 내릴 때 중요한 판단 근거 및 증거가 된다. 감사원은 변호인 참석을 허용하지 않는 예외 조항도 두기로 했다. 국가안전보장·국방·외교 등 국가 중대 이익, 사생활 비밀·자유 침해 등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다. 또 문답 진행을 지연·방해하거나 관계자 등의 증거 인멸·도주 우려가 있는 경우도 예외로 했다. 앞서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지난 1월 최재형 감사원장을 만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교사 채용 관련 감사 시 변호인 입회 요청을 감사원이 불허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엽(변호사)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 등 형사절차가 아닌 감사 등 행정절차에서 변호사 조력을 받을 권리를 공무원까지 확대한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하지만 정상적인 감사 활동을 저해할 수도 있어 국가나 국민 이익에 반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영화프리뷰]스케일 키우고, 액션도 키웠다…‘콰이어트 플레이스2’

    [영화프리뷰]스케일 키우고, 액션도 키웠다…‘콰이어트 플레이스2’

    ‘소리 내면 괴물이 공격한다’는 설정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해 인기를 끌었던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3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다. 16일 개봉하는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전편에 비해 배경을 좀더 확장하고 액션에 집중했다. 영화는 아빠 리(존 크래신스키 분)의 희생 이후의 이야기다. 괴생명체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엄마 에블린(에밀리 블런트 분)과 딸 레건(밀리센트 시먼즈 분), 아들 마커스(노아 주프 분)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가족은 갓 태어난 막내를 데리고 집을 떠나 새로운 은신처를 찾아 나선다.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괴물의 정체를 아예 처음부터 보여 준다. 평화로운 마을에 아이들의 야구 경기가 한창인데 거대한 운석이 갑자기 지구를 향해 날아온다. 곧바로 정체불명의 괴물이 나타나 인간을 공격한다. 총알도 튕겨 내는 딱딱한 외피의 괴물은 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습격한다. 오프닝 신에서 괴물의 특징을 보여 주면서, 전편을 보지 않았던 관객도 영화의 고유한 설정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독특한 요소 덕분에 ‘영화 보는 내내 팝콘을 녹여 먹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예측불허 줄거리 속에 시각과 청각 효과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오감을 자극했던 영화의 특징은 속편에서도 그대로 유지했다. 집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전편과 달리 거리를 비롯해 거대하고 낙후된 공업지대, 버려진 기차와 선착장까지 장소를 확대하면서 답답한 느낌을 줄였다.자동차쯤은 마치 종잇장처럼 찢어 버리는 괴물의 공격은 더 생생해졌다. “괴생명체가 점점 똑똑해지는 점에 중점을 뒀다”는 크래신스키 감독의 설명처럼, 마구 뛰어다니며 소리를 내는 모든 것을 공격하던 괴물은 인간만을 탐지하고 조용하고 은밀하게 움직인다. 더 영리해진 괴물에 성장한 아이들이 전격적으로 맞서는 모습도 부각했다. 속도감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괴물과 사투 장면이 여느 할리우드 액션영화 못잖다. 다만 청각 장애가 있는 레건이 괴물을 공격하는 장면이라든가 리의 죽음에 얽힌 사연 등은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에겐 다소 의문스러울 수 있다. 갓난아이가 울 때의 대처법이나 집 밖에 내건 전구를 이용해 위험을 알리는 방법 등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를 엿보는 재미가 속편에서는 다소 줄었다. 그럼에도 영화 자체의 독특한 설정에 여전히 긴장감이 넘친다. 영화의 완성도 역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괴물이 휩쓸고 폐허가 된 세상에서 고립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왠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묘하게 맞물린다. 전편을 보지 않았든, 혹은 숨죽이며 전편을 봤든, 기꺼이 즐길 수 있을 법 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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