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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루탄, 사실상 살상무기”… 국내선 15년째 시위현장서 사용안해

    “최루탄, 사실상 살상무기”… 국내선 15년째 시위현장서 사용안해

    2010년 말부터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뒤덮은 ‘아랍의 봄’(아랍권 국가들의 반정부·민주화 시위)에 이어 올해 터키와 바레인 국민의 민주화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한국산 진압용 최루탄이 다량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최루탄의 해외 수출을 둘러싼 논쟁이 불붙고 있다. 국내 기업이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에 방위사업청의 허가를 받고 수출한 진압용 최루탄은 올해만 모두 77만개 이상이다. 또 바레인 등에는 허가 없이 지난 2년간 150만개 이상의 한국산 최루탄이 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정부는 최루가스(CS가스)의 위험성과 시위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1999년부터 시위 현장에서 ‘무(無)최루탄 원칙’을 지키고 있지만 해외 수출길은 열어뒀다. 국내외 인권단체들은 “최루탄이 사실상 살상 무기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수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는 “최루탄 수출이 현행 국내법과 국제법상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5일 국내 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2011년부터 민주화 시위가 그치지 않는 바레인과 지난 5월부터 반정부 시위가 불붙은 터키 등의 인권단체들이 최근 앰네스티인터내셔널(AI) 등 국제 인권단체에 “한국산 최루탄 수출을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바레인에서는 15세 소년 사예드 하시엠 사에드가 2011년 12월 31일 정부 진압군이 쏜 한국산 최루탄에 얼굴을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위대의 분노를 샀다. 지금껏 바레인에서는 민주화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소 93명이 최루탄 등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올해 터키 수도 앙카라의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도 한국산 최루탄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국내 업체명이 뚜렷이 적힌 이 최루탄 사진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퍼졌다. AI 한국지부와 민주노총 등 인권·노동단체들은 “한국산 최루탄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는 시위 현장에서 계속 쓰이면 국제적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즉각 수출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AI 한국지부 관계자는 “바레인 등에서는 최루탄이 시위대 해산을 유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의 얼굴과 몸을 향해 발포됐고 심지어 민간인 주거 지역에도 투척됐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수출된 국산 최루탄이 인권 탄압에 악용되는데 우리 정부가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현행 방위사업법상 방사청장은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 등에 필요하다면 중요 방산물자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 반면 방사청 등 정부부처는 최루탄 수출을 금지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방사청 관계자는 “유엔이 지정한 인권 탄압국 등에는 현재 최루탄 수출을 허가하지 않고 지정국이 아니라도 최루탄이 인권 탄압에 악용된다고 판단하면 허가를 잠정 유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레인 등에 대해 최루탄 수출을 불허할 것인지는 외교부와 국방부, 국가정보원 등과 협의해 결정할 문제로 현재는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매콤·시원 국물에 몸은 火火… 쫄깃·탱탱 면발에 입도 好好

    매콤·시원 국물에 몸은 火火… 쫄깃·탱탱 면발에 입도 好好

    겨울,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느닷없이 찾아온 추위에 차가워진 몸을 달래고 싶다면 짬뽕이 좋은 대안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매콤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 생각만으로도 입에 침이 괸다. 전국 곳곳에 짬뽕으로 ‘일가를 이룬’ 맛집들이 제법 많다. ‘자동차 주말여행 코스북’의 공동 저자인 전계욱·온석원씨와 축제경영연구소의 정신 소장 등 전국의 맛집을 제집처럼 찾아다니는 이들에게 물었다. 어느 집 짬뽕이 그중 맛있냐고. 단 조건이 있었다. 제각기 추천하지 말고 셋 모두가 수긍하는 집을 알려달라 했다. 경기 평택의 영빈루는 이른 시각부터 짬뽕을 먹기 위해 식객들이 줄을 서는 집이다. 특히 옛 짬뽕 맛을 기억하는 어른들이 많이 찾는다. 짬뽕 맛을 좌우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웍’이다. 무쇠로 만든 볶음용 주방도구다. 웍을 제대로 써야 짬뽕 면에 국물 맛이 잘 배고, 고명과 육수에서 ‘불 맛’이 난다. 영빈루 짬뽕의 매력은 이처럼 얼큰하고 깊은 국물 맛과 불 맛이 살아 있는 재료, 그리고 푸짐한 돼지고기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면발’도 살아 있다. 식도락가들은 직접 뽑은 면에서 밀가루 향이 나며 끈기가 느껴진다고 입을 모은다.전계욱씨는 “수저로 국물을 떠서 입으로 넣는 순간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며 “칼칼한 국물과 면발이 적당한 조화를 이루는 것은 물론, 제법 잘한다는 짬뽕집에서 느낄 수 없는 깊고 독특한 맛이 오롯이 살아 있다”고 평가했다. 가격 면에서도 흡족한 편. 보통 4000원, 곱빼기는 4500원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오후 9시다. (031)666-2258. 충남 공주의 동해원은 신관동의 야트막한 언덕 위에 터를 잡았다. 겉모습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이 허름하지만, 맛으로는 짬뽕 명가 중의 명가로 꼽힌다. 문을 여는 오전 11시쯤이면 소문을 듣고 찾아온 식도락가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동해원 짬뽕은 맛이 아주 강하다. 고추기름이 듬뿍 들어간 빨간 국물이 맵고 짜고 진하다. 바로 이게 이 집의 매력이다. 흔히 쓰이는 돼지고기, 오징어, 호박, 당근 등 외에 특별히 더 들어가는 재료도 없지만 맛은 아주 특별하다. 국물이 ‘끝내주는’ 것에 견줘 면발은 다소 평범한 편. 수타면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땀을 흘리며 면을 먹었다고 끝이 아니다. 맛깔스러운 국물에 공기밥을 말아 싹싹 비워야 이 집의 진수를 모두 맛보는 셈이다. 동해원의 영업시간은 오후 3시까지다. 하루에 달랑 4시간만 문을 연다. 신관동 신관파출소 바로 뒤편의 언덕에 있다. 짬봉값은 7000원이다. (041)852-3642. 강원 강릉의 교동반점은 ‘강릉짬뽕의 전설’로 통하는 짬뽕 전문 중식당이다. 제법 큰 도로변에 있지만 주차장은 없고, 테이블도 겨우 26석밖에 안 되는 작은 음식점이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유명세에 견줘 규모가 턱없이 작은 것에 먼저 놀란다. 제대로 찾아왔는지 의아할 정도다. 규모가 작다 보니 식사 때가 한참 지났는데도 빈자리가 잘 나지 않는다. 그래서 낯선 사람들과의 합석이 당연시된다. 교동반점 짬뽕은 한 젓가락을 맛보면 단박에 범접하기 힘든 ‘내공’이 느껴진다. 매운 고춧가루로 우려낸 아찔하고 깊은 국물과 푸짐한 해물, 차지고 쫄깃한 면 덕에 매콤하면서도 시원하고, 구수하면서도 감칠맛이 난다.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면서도 짬뽕 한 그릇은 기본이고, 오래 여운이 남는 칼칼한 국물에 반해 자신도 모르게 “공깃밥 추가요”를 외치게 된다. 짬뽕 외 유일한 메뉴인 군만두 역시 일품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30분이다. 월요일은 쉰다. 6000원. (033)646-3833. 강원 고성의 수성반점은 ‘해물 짬뽕 명가’로 꼽힌다. ‘고성사람 중에 수성반점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인근 속초 등은 물론 멀리 수도권에서도 일부러 찾을 만큼 전국구 명소가 됐다. 짬뽕 맛을 내는 것은 오징어, 홍합 등 싱싱하고 푸짐한 해물이다. 돼지고기와 해물을 함께 볶아내는 게 비법이라면 비법. 여기에 양송이, 당근, 부추 등 채소를 듬뿍 넣는다. 그렇게 만들어낸 국물은 칼칼하면서도 시원해 혀에 착착 감긴다. 게다가 면발까지 쫄깃하니 짬뽕으로서는 참 ‘아름다운’ 조합이다. 평일에도 사람들이 많아 점심 시간에는 짬뽕, 짜장면, 짬뽕밥 등 5가지만 주문을 받는다. 주말에는 예약을 받지 않아 십중팔구 줄을 서야 한다. 돼지고기와 계란, 당면이 들어간 짬뽕밥도 별미다. 죽왕면 공현진리 해안가에 있다. 짬뽕 6500원, 짬뽕밥 7000원. 영업시간은 오전 11시~오후 8시다. (033)632-7375. 강원 정선의 번개반점은 고추짬뽕으로 이름났다. 정선에서 맛집을 검색하면 늘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다. 한데 이 집의 성가를 드높인 고추짬뽕은 정작 메뉴판에 없다. 콕 찍어 주문해야 만들어 준다. 고추짬뽕은 일반 짬뽕에 견줘 해물이 좀 더 많은 편. 여기에 붉고 큰 마른 고추가 몇 개 들어가는데, 이게 맵고 시원한 맛을 낸다.고한읍 고한시장 안에 있다. 주변 공간이 협소해 차는 주변 주차장에 세워두고 걸어서 가야 한다. 5000원. (033)591-5592. 충남 보령의 황해원 짬뽕도 인근에선 명물로 꼽힌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오징어와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옛날식 짬뽕을 맛볼 수 있다. 황해원은 웍을 사용해 짬뽕 국물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돼지 살코기만 넣고 국을 끓이듯 진득하게 국물을 우려낸다는 것. 이후 채소를 넣고 조리하는 방식이다. 한국식 짬뽕의 원형인 셈이다. 그 덕에 짬뽕은 물론 짜장면도 맛이 깔끔하고 단정하다. 다만 점심 시간에만 먹을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오후 1시 30분에 닫는다. 메뉴는 짬뽕과 짜장면이 전부다. 각각 5000원, 4500원이다. 성주면 성주리에 있다. (041)933-5051. 강원 횡성의 고향반점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맛집이다. 짬뽕 국물이 진하고 붉어 맵고 짜게 느껴지지만, 되레 은근하고 시원한 편이다. 강한 맛을 즐기는 짬뽕 마니아들에겐 맹숭맹숭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면은 손으로 뽑는다. 당연히 수타면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잘 살아 있다. 근동에선 진작부터 명성이 높았지만, 외지에는 덜 알려져 한결 여유 있게 맛을 즐길 수 있다. 갑천면에 있다. (033)342-9210.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朴대통령 ‘예산안·민생’ 18일 시정연설 항의행동 예측불허… 여야 긴장 최고조

    朴대통령 ‘예산안·민생’ 18일 시정연설 항의행동 예측불허… 여야 긴장 최고조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18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민생·경제살리기 입법 과제에 대한 여야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한다. 야당은 17일에도 대통령에게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수용을 요구한 가운데, 시정연설에서 원하는 수준의 답이 없으면 전방위 공세로 나설 것으로 관측되면서 여야 간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에게 일단 예우를 갖추기로 했지만, 개인적인 항의까지는 막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현장 분위기에도 여야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의 정당해산심판 청구에 항의하며 단식 농성 중인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돌발 행동을 할지도 관심사다. 우상호, 김기식, 김용익, 은수미 의원 등 민주당 소속 13명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은 ‘특검을 도입하고 국정원 개혁특위를 구성하며 책임자를 처벌해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말씀을 기다린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긴급원내대책회의를 열어 “국회를 방문하는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로 했다. 내일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온 국민이 주목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요구해 온 특검, 국정원 개혁특위 구성, 민생 공약 이행 등 3가지 요구사항은 국민의 요구이자 정국의 핵심 현안이다. 이에 대한 대통령의 분명한 언급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요구했다고 이언주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시정연설 직전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행동지침을 통보할 계획이다. 당내에서는 대통령 입·퇴장 때 자리에서 일어나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되 연설에 박수를 치지 않는 선에서 절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돈다. 민주당이 거칠게 항의할 경우 거센 여론의 역풍이 예상되며, 대정부 질문과 예산심의를 앞두고 여야가 또다시 첨예하게 격돌할 가능성도 커진다. 2008년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 민주당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긴 했으나 박수는 없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 창립식 축사에서 “시정연설이 오만과 불통의 국정운영, 반목과 갈등의 정치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기대대로 박 대통령의 언급이 있게 되면 정국은 극적인 해빙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오병윤 진보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정연설에는 참석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묵묵부답할 수는 없고, 예의를 지키면서도 저희의 단호함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김미희 의원도 “시정연설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이들의 항의행동 수위가 주목된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시정연설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취지를 설명한다는 취지대로 소란 없이 끝나길 기대하면서 “박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편성 방향과 국정운영 철학을 얘기하고, 예산처리에 대해 여야 협조를 부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치정국의 분수령이 될 시정연설 이후의 정국 향배는 여전히 불투명성이 높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北 이통사 대주주 “더 이상 대북 투자 없다”

    北 이통사 대주주 “더 이상 대북 투자 없다”

    북한 이동통신사 ‘고려링크’의 대주주인 이집트 통신업체 오라스콤텔레콤의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이 더 이상의 대북 투자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위리스 회장은 “배당금이 회수될 때까지 그 일당 지배 국가에 더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최대의 민영 기업 가운데 하나인 오라스콤은 북한의 유일한 이동통신사인 고려링크의 지분 중 75%를 가지고 있다. 지난달 캐나다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오라스콤의 자국 내 광섬유망 회사 인수를 불허했다. 캐나다 정부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오라스콤과 북한의 관계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위리스 회장은 이와 관련해 “기독교인이고 친서방, 친미적인 나 같은 사람에게 무슨 안보상의 우려란 말인가”라고 항변했다. 그는 이어 어려운 이집트 경제를 위해 내년에 농업, 금융, 통신, 인터넷 등의 분야에 10억 달러(약 1조 635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사위리스 회장은 “이 나라는 지금 붕괴 직전에 있다”며 “우리가 빨리 돕지 않는다면 경제를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좌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숭례문 부실 복구·반구대 보존안 靑과 마찰 등 說 說 說… ‘정책대립’ 8개월만에 낙마

    변영섭(62) 문화재청장이 ‘국보 1호’인 숭례문 부실 복구의 책임을 지고 취임 8개월 만에 전격 경질됐다. 15일 문화재청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홍원 국무총리는 숭례문 부실 복구 등 문화재 보수사업 관리 부실의 책임을 물어 변 청장을 경질하기로 하고 이날 오전 본인에게 통보했다. 경질 통보를 받은 변 청장은 곧바로 대전 문화재청에 들러 사직서를 제출한 뒤 별도의 퇴임식 없이 떠났다. 역대 첫 여성 문화재청장으로 주목받아 온 변 청장은 울산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 보호 등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으나, 숭례문 부실 관리 등이 집중 부각되면서 낙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유럽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일 숭례문 부실 복구를 포함해 문화재 행정 전반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 소재를 묻도록 지시한 바 있다. 이번 경질은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은 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갑작스러운 경질이 숭례문 부실 복구 문제에 따른 것만이 아니라는 관측도 잇따른다. 변 청장의 한 측근은 “최근 변 청장이 반구대 암각화 앞에 설치키로 한 카이네틱 댐(가변형 투명 물막이)의 설계 변경을 놓고 청와대 쪽과 갈등을 빚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번번이 ‘윗선’과 빚어온 갈등이 전격 경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지난 6월 국무총리실이 댐 설치를 반대하는 문화재청을 설득하는 과정에서도 변 청장과 큰 갈등이 빚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변 청장은 “사퇴하겠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으나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설득으로 뜻을 굽혔다. 변 청장은 또 지난 7월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국보 83호)의 미국 대여 전시에 대해 ‘불허’를 통보했다가 2주일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이 과정에서 반출 허용을 주장하는 정부 인사들과 이견을 빚었다.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문화재 정책을 놓고 외부와의 마찰이 잇따르면서 변 청장에 대한 평가는 문화재청 안에서도 극심하게 엇갈려 왔다”고 말했다. 변 청장의 사퇴는 지난 8월 말 서미경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이 경질되면서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다. 박 대통령에게 변 청장을 천거했던 이가 서 전 비서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래저래 구설에 자주 올랐던 변 청장으로서는 완충작용을 해 줄 버팀목을 잃었다”는 관측이 많았다. 청와대로서도 문체부, 국무총리실 등 정부 부처들과 자주 대립각을 세우는 변 청장 체제로는 산적한 문화재 현안을 풀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변 청장은 전문 미술사학자 출신으로 1991년 고려대 교수로 임용된 뒤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역대 문화재청장 7명 중 재임 7개월 만에 문체부 장관으로 영전한 최광식 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짧은 재임기간을 기록했다. 한편 변 청장의 경질로 후임 청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문화재청 안팎에서는 숭례문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전문 관료 출신이 낙점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역사저널 그날(KBS1 토요일 밤 9시 40분) 1882년 6월. 신식 군대인 별기군과의 차별이 심해지자 구식 군대는 난을 일으킨다. 군제개혁을 주도한 명성황후와 민씨 정권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왕비를 살해하고자 경복궁을 습격한 군병들. 하지만 왕비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사태 수습을 빌미로 다시 정권을 쥐게 된 흥선대원군은 기다렸다는 듯이 왕비의 죽음을 선포한다. ■꼬마기차 추추(KBS2 토요일 오전 7시 50분) 롤러코스터를 탄 친구들이 신나서 소리를 지른다. 곰곰이는 신이 나고, 로봉이는 눈을 꽉 감은 채 고개를 흔들어댄다. 그런데 여섯 바퀴가 지나도 멈추지 않는 롤러코스터에 당황하는 친구들. 걱정스럽게 지켜보던 추추가 과연 롤러코스터를 멈추게 할 수 있을까. ■2013 코이카의 꿈(MBC 토요일 밤 12시 35분) 더러운 위생환경으로 인해 건강에 적신호가 오고, 약조차 쉽게 먹을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의료봉사단이 함께했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치과진료를 받아본 적 없는 테즈가온 아이들을 위한 공포의 치과진료 시간, 일손을 돕기 위해 일일 약사로 변신한 아역배우 서신애의 눈부신 활약이 공개된다. ■영상앨범 산(KBS2 일요일 오전 7시 40분) 오색 빛깔로 곱게 물들며 깊어가는 가을. 산자락을 수놓으며 타오르는 단풍과 함께 만추(晩秋)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하는 또 하나가 바로 억새다. 외과 교수 권성준, 이종인씨가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억새 산행지로 손꼽히는 화왕산을 오른다. ■진짜 사나이(MBC 일요일 오후 6시 25분) 동해의 거친 파도 따윈 두렵지 않다.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헬기이착함 훈련과 사나이들에게 전달된 해상 보급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상상이상의 해군 함상 족구부터 난리법석 우아한 선상파티까지. 바다의 수호자 해군의 이야기를 담아본다. ■생활의 달인(SBS 일요일 오전 10시 45분) 기계보다 정확하게 반주를 만드는 ‘노래방 음악 제작의 달인’과 라면에 죽고 라면에 사는 ‘라면의 달인’을 소개한다. 경력 19년의 강호용 달인은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신곡을 반주로 만든다. 일단 노래를 들으면 악기의 수와 종류를 알아맞히는 것은 물론이고 바로 연주까지 가능한데…. ■명불허전(OBS 일요일 밤 9시 15분) 전 배구선수 조혜정이 출연한다. 화려한 이력으로 국내를 장악하고 이탈리아까지 진출해 1970년대 최고의 배구 스타로 활동했던 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현재 다소 침체된 여자배구에 대한 생각과 제2의 도약에 대한 포부도 밝힌다.
  • [월드 톡톡] “영웅 격 떨어진다” 몽골, 술·담배에 ‘칭기즈칸’ 명칭 불허

    앞으로 몽골에서는 술이나 담배 등에 ‘칭기즈칸’이라는 명칭을 쓰지 못하게 될 것 같다. 11일 현지 매체 ‘몽골인메데’에 따르면 몽골 최대 주류·음료 생산업체 아포(APU)는 최근 ‘칭기즈칸’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맥주의 상표명을 바꾸기로 했다. 이는 몽골 공정거래소비자보호원이 술 이름으로 ‘칭기즈칸’을 쓰지 못하게 해 달라는 소비자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해당 맥주의 상표명을 변경할 것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몽골 국회는 ‘칭기즈칸’이라는 이름과 이미지를 술과 담배 등의 제품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법안의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나라 최고 영웅을 상업용 제품들과 연결지으면 ‘격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몽골에서 ‘칭기즈 맥주’는 비교적 고급 브랜드로 인식된다. 주로 술집 등에서 생맥주 형태로 유통된다. 현재 아포 사는 맥주뿐만 아니라 보드카에도 칭기즈칸의 이름을 붙여 생산한다. 맥주보다는 보드카로 더 잘 알려져 있어 아포 사는 법이 제정될 경우 보드카 이름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몽골 역사 전체를 대표하는 인물인 칭기즈칸(1162~1227)은 오늘날 수많은 제품의 브랜드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실제로 몽골에 가면 주류 제품은 물론이고 식당과 공항, 호텔, 광장, 사업체 등에서도 광범위하게 그 이름이 사용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올드보이 뭉쳤다!… ‘국민동행’ 17일 출범

    올드보이 뭉쳤다!… ‘국민동행’ 17일 출범

    권노갑·김덕룡·정대철 전 의원 등 동교동·상도동계 출신 정치인들과 시민사회 인사로 구성된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국민동행)은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들의 참여를 제안했다. 제안에는 권·김·정 전 의원과 인명진 목사 등 33명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동행은 오는 17일 공식 출범한다. 현재 야권에서는 민주당과 정의당, 무소속 안철수 의원 그리고 시민사회세력의 신야권연대 태동이 꿈틀거리고 있어 국민동행이 국가기관 대선개입 등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는 신야권연대와 결합하게 될지 주목된다. 국민동행은 이날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 등을 비판하며 민주주의 회복과 한반도 평화 등을 강조해 신야권연대 중심세력의 요구와 궤를 같이했다. 국민동행의 향후 움직임과 관련, 제안자 대표인 김덕룡 전 한나라당 의원은 “정파로부터는 독립적, 중립적인 국민운동을 할 것”이라며 신야권연대와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은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이 제대로 가고 언젠가는 함께 더불어 가도록 만들어 준다는 것이 저희들이 역할”이라고 말해 향후 야권구도 재편에 영향을 미치려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민동행에는 민주당 출신은 물론 새누리당에 뿌리가 이어진 김덕룡·김영춘 전 의원과 인명진 목사 등도 있어 지향점이 복합적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민주당은 물론 새누리당 의원 상당수도 공감하는 독점적 권력구조 개편, 즉 분권형 개헌운동을 전개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정국 전개 상황에 따라 선택의 폭을 넓혀 놓고 있어 국민동행의 영향력은 예측불허 형국이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로이터 기자 中비자 거부당해… “공산당 비판에 보복”

    중국에서 18년간 주재 기자로 일해 온 영국 로이터 통신의 아시아 지역 담당 베테랑 기자가 중국 당국의 비자 발급 거부로 특파원 발령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뉴욕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공산당 핵심 지도부에 대한 외신의 잇따른 보도에 불만을 품은 중국 정부가 개별 기자에 대한 입국 거부권으로 보복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의 폴 무니 기자는 이날 뉴욕타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8일 오후 중국 외교부가 회사로 전화를 걸어 와 내 비자를 발급해 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면서 “비자 발급 불허 이유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니 기자는 지난해까지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서 일하다 중국 비자가 만료돼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으며 올 3월 로이터의 베이징 특파원에 다시 임명돼 비자를 기다리고 있다. 신문은 이번 비자 발급 거부 사태가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로 외국 언론과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나온 점을 주목했다. 지난해 10월 뉴욕타임스 베이징 주재 기자인 크리스 버클리가 당시 ‘서민적 이미지’로 유명한 원자바오 총리 일가의 재산이 3조원이라는 특종 보도를 한 후 중국에서 자사 홈페이지가 1년째 차단되고 있다. 이 사건으로 뉴욕타임스뿐만 아니라 로이터 등 다른 외신 기자들의 중국 비자 발급도 늦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무니 기자는 “지난 30년간 아시아에 관한 기사를 다뤄 왔으며 이 중 대부분인 18년을 중국 베이징에서 지냈다”면서 “내가 쌓아 온 경력이 이런(비자 불허라는) 일로 중단될 줄 몰랐기 때문에 너무 실망스럽고 한편으로 슬프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언론감시기구인 국경없는 기자회는 지난 5월 ‘세계 언론 약탈자’로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름을 새로 발표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지금 세종청사에선] 보안도 좋지만 울타리에 통제식 회전문은 좀…

    [지금 세종청사에선] 보안도 좋지만 울타리에 통제식 회전문은 좀…

    “드나들 때마다 감옥이나 동물원을 연상하게 됩니다. 꼭 이런 방법으로 통제할 필요가 있을까요?” 정부세종청사 외곽 울타리에 ‘통제식 회전문’이 설치돼 본격 운용에 들어간 5일, 곳곳에서 공무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세종청사관리소는 취약한 청사 방호·보안과 보행자들의 청사출입 불편을 해소한다는 취지로 각 동 외곽 울타리 10곳에 통제식 회전문을 설치했다. 지금까지 세종청사 부처를 출입하려면 동마다 설치된 정문을 통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며, 울타리 중간에 쪽문을 내서 이용하도록 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돼 왔다. 청사관리소는 보안을 이유로 불허해 오다가 각 동 중간에 쪽문을 내고 보안 무인 시스템을 설치했다. 이곳을 통해 들어오려면 회전문 우측에 부착된 카드 확인기기에 출입증을 댄 뒤 통과음이 울리면 화살표 방향으로 봉을 밀고 통과해야 한다. 시범운용 기간인 8월 19일부터 11월 4일까지는 방호원도 배치되고 옆에 개방된 문도 이용했지만, 본격적으로 무인 시스템으로 전환한 첫날 회전문 앞에는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출근길에 만난 경제부처 한 간부는 “통근버스가 회전문 앞에서 정차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사람들이 몰려 한 사람씩 무인시스템을 통과하다 보니 짜증이 났다”면서 “이왕 만들 거 좀 여러 개 만들면 좋을 텐데 소꿉놀이하는 것처럼 올망졸망 시설을 설치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체격이 큰 또 다른 공무원 역시 “가방을 메고, 물건을 든 채 통과하려다 보니 몸이 틈새에 끼여 통과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안전이나 이용자의 편리성은 뒷전인 것 같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잘 먹고 잘 사는 법(SBS 토요일 오전 8시 45분) 드라마에서 근엄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만을 연기해 온 탤런트 김동현이 여자 못지않은 주부 9단의 모습을 보여준다. 김동현은 능숙하게 국의 간을 맞추고 마늘을 찧는 등 요리 고수다운 모습을 선보인다. 반면에 결혼 24년차 주부 혜은이는 호박 하나 써는 데도 진땀을 빼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고향극장(KBS1 토요일 밤 7시 10분) 전남 진도에서도 뱃길로 3시간을 더 달려야 도착하는 서거차도 섬마을에는 소문난 효자 정해석씨가 살고 있다. 5년 전 편찮으신 어머니를 위해 오랜 가수의 꿈까지 저버리고 섬마을로 돌아온 해석씨. 언뜻 보면 완벽해 보이는 그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나이 마흔여섯 되도록 장가를 못 간 것이다. ■2013 코이카의 꿈(MBC 토요일 밤 12시 35분) 이천희·전혜진 부부가 인도네시아에 떴다. 그 이유는 반짱마을 유일의 외국인 선생님 코이카 남병희 단원을 만나기 위해서다. 그녀로부터 듣게 된 반짱마을 리나의 이야기. 가난한 형편 탓에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던 12살 소녀 리나를 위해 두 팔 걷고 나선다. ■나눔 0700(EBS 토요일 오후 3시 50분) 올해 쉰여섯 살의 임영식씨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 병재군만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저리다. 어렸을 때부터 앓았던 간질 발작으로 학교생활은 물론, 일상생활도 힘들었던 병재씨. 지금은 마을에서 1시간가량을 걸어가야 하는 인적 드문 곳에 흙집을 짓고 살고 있다. ■생활의 달인(SBS 일요일 오전 10시 45분) ‘명품 고추장의 달인’과 ‘감기·비염의 달인’을 소개한다. 전남 강진에서 수십년이 넘도록 명품 고추장을 만들어 내는 60년 경력의 한성초 달인과 그의 며느리 최향심 달인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60년 전통을 고이 간직한 명품 고추장이 만들어지는 현장을 찾는다. ■명불허전(OBS 일요일 밤 9시 15분) 국내가정의학과 1호 전문의 윤방부 박사가 출연한다. 물, 불, 길이 없어 3무(無)의 시대라고 불리던 1970년대. 빈민촌에서 힘든 이들을 돌보던 그가 돌연 유학을 떠난 사연과 교수 신분을 버리고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 ‘미스터 스투피드(바보)’라고 불린 스토리를 털어놓는다. ■주말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MBC 일요일 밤 8시 45분) 모든 것을 알게 된 윤철(조연우)의 아내는 유라(한고은)와 대면하고, ‘이혼은 해 줄 수 없다’며 만나더라도 들키지 말라고 경고한다. 아버지 현수(박근형)에 대한 상처를 가진 유진(유호정)은 윤철을 이해할 수 없는데….
  • 30일 첫 ‘개성 국감’

    북한이 30일 국정감사 활동 차원에서 개성공단을 시찰하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북측 책임자와의 ‘돌발 면담’이 현장에서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근혜 정부 들어 국회 차원의 개성공단 방문은 처음으로, 북한이 의원들에게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을 제기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이번 기회를 통해 남측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려 할 것”이라며 “개성공단 발전을 위한 화해·협력적 정책, 금강산 관광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개성공단을 첨단기술개발공단으로 키우려는 생각을 분명히 갖고 있다”면서 “이를 위한 남한 내 우호적인 정치 환경 조성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대북정책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의 방북인 만큼 리금철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장 등 북한 고위급 책임자가 직접 시찰에 동행할 가능성도 높다. 방북단 규모는 총 47명이며 안홍준 위원장을 비롯해 외통위 위원 21명과 김남식 통일부 차관 등 통일부 관계자, 취재진이 포함됐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재·보선 일정으로, 탈북자 출신인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은 북측이 불허해 방북단에서 빠졌다. 방북단은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장으로부터 공단 현황 브리핑을 듣고 입주 기업 4곳과 정·배수장, 변전소 등 주요 시설을 돌아본 뒤 귀환할 예정이다. 한편 방북 이틀째인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 일행은 이날 판문점과 개성 공민왕릉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 친필비, 판문각 등을 둘러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지방시대] 기부문화와 유림공원/서정욱 배재대 심리철학과 교수

    [지방시대] 기부문화와 유림공원/서정욱 배재대 심리철학과 교수

    여러 가지 이유로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불안을 느낀다.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 하이데거는 저서 ‘존재와 시간’에서 사람이 불안해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불안과 근심의 신 ‘쿠라’는 우연히 진흙을 발견하고 그 진흙으로 사람을 빚었다. 쿠라는 그 사람을 데리고 ‘유피테르’를 찾아가서 영혼을 불어넣어 달라고 부탁했다. 유피테르는 흙으로 빚어진 사람에게 정성껏 영혼을 불어넣어 주었는데, 이렇게 태어난 사람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유피테르는 쿠라에게 자신이 영혼을 불어넣었으니 자신에게 사람의 소유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쿠라도 자신이 빚은 사람에게 영혼까지 들어갔으니 탐이 나기는 마찬가지였다. 쿠라와 유피테르가 옥신각신 다투는 것을 보고 땅의 신인 ‘텔루스’도 인간에 대한 욕심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두 신에게 텔루스는 자신의 일부인 흙으로 사람을 만들었으니 자기에게도 소유권이 있다고 우겼다. 이들은 결국 시간의 신인 ‘사투른’을 찾아갔다. 셋의 얘기를 들은 사투른은 나름대로 공정한 판정을 내렸다. 즉 사람이 죽으면 사람의 재료인 흙은 텔루스가 갖고, 사람의 영혼은 유피테르가 그때 다시 찾아가면 된다. 그러나 살아 있는 동안만은 사람을 만든 쿠라와 함께 사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이데거는 현명한지 아니면 현명하지 못한지 모를 이 같은 사투른의 판단에 따라 사람은 살아 있는 동안 불안과 근심의 신인 쿠라와 살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그래서 사람은 늘 불안한 존재라는 것이 하이데거가 내린 결론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불안한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 무엇을 할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우리가 느끼기에 기부만 한 것도 없을 것이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참 다양한 기부를 한다. 돈에서 재능까지, 각자 자신이 갖고 있는 것들을 기꺼이 내놓는다. 대전에는 이런 기부문화로 생긴 유림공원이 있다. 2007년 갑천 하천국유지를 국토해양부로부터 무상 양도받아 대전의 대표적 건설회사 대표가 무려 100억을 기부하여 조성한 공원이다. 약 4만㎡ 규모로 조성된 유림공원에는 수목, 초화류, 그리고 갖가지 식물을 다양하게 심어 우리나라 4계절의 모습을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고안하였다. 유림공원에는 무엇보다 우리나라 반 지도 모양의 인공호수가 있어 휴식은 물론 축제와 공연이 가능해 다목적 생태공원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가을을 상징하는 꽃은 참 많다. 그중에서도 국화만 한 것이 없을 것이다. 바로 이 유림공원에서 요즘 국화전시회가 이루어지고 있다. 무려 삼천만 송이란다. 가을이면 전국 방방곡곡에서 국화전시회가 여럿 열리지만 그 규모나 꽃의 수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올가을은 예전 가을에 비해 날씨가 범상치 않다. 이번 주말 유림공원의 삼천만 송이 국화를 감상하면서 불안과 근심을 기부문화로 승화시키는 방법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 北, 탈북 조명철의원 개성공단 방문 불허

    북한이 30일로 예정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 기간 개성공단 방문과 관련, 북한이탈주민(탈북자) 출신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의 방북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26일 통보했다. 정부는 앞서 북측이 지난 24일 외통위원들의 개성공단 방문에 동의한다는 원칙을 밝혀옴에 따라 25일 조 의원을 포함한 총 50명의 명단과 방북 일정을 북측에 통보했다. 북한이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인 조 의원의 개성공단 방문을 허가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돼 왔다. 북한은 지난해 탈북자 출신을 앞세운 기자회견을 통해 ‘처단 대상’ 가운데 한 명으로 조 의원을 거명한 바 있다. 조 의원은 “북측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아쉬움은 없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주말 하이라이트

    무도의 유쾌한 도전 ‘자유로 가요제’ ■무한도전(MBC 토요일 오후 6시 20분) 공연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7팀의 멤버들. ‘더블 플레이’팀 멤버인 김C의 특별한 계획부터 R&B 조상님을 모셔온 ‘하우두유둘’팀의 풍성해진 알앤비 솔, ‘거머리’팀 명수의 힙합 도전기와 댄스 연습에 집중하는 길팀과 형돈팀. 그리고 ‘장미하관’팀과 ‘세븐티핑거스’팀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들의 신나는 자유로 가요제가 펼쳐진다. ■두리둥실 뭉게공항 2(KBS1 토요일 오후 2시 30분) 비구름을 피해 우연히 날개 학교에 착륙하게 된 윙키는 그곳에서 라이벌 썬더와 그의 친구들을 처음 만나게 된다. 윙키는 썬더를 통해 날개 학교가 비행 영웅 ‘스카이 윙’의 모교란 걸 알게 되고 이곳에 입학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로키 선생님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싶은 썬더는 윙키를 쫓아내려 한다. ■슈퍼독(KBS2 토요일 오후 5시) 애견인 1000만명 시대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한 애견 시장. 그리고 새롭게 떠오르는 애견 문화를 올바로 정착시키기 위한 취지로 만든 신개념 오디션이 펼쳐진다. 당신의 개가 주인공이 되는 꿈의 무대. 인간과 강아지가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애견계의 아이돌을 뽑는 독(DOG)한 서바이벌이 시작된다. ■사랑해서 남주나(MBC 일요일 밤 8시 45분) 순애를 찾아간 연희는 호섭과의 관계를 추궁한다. 난데없는 상황에 순애는 당황하지만, 호섭에게 단호하게 대한다. 모든 상황을 알게 된 성훈은 윤철을 만나 유라와의 관계를 정리할 것을 경고하고, 유진은 유라를 집으로 데려온다. ■런닝맨(SBS 일요일 오후 6시 10분) 어느 날 갑자기, 그들에게 씌워진 족쇄. 깨질 듯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열쇠를 찾아야 한다. 자유를 향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점점 괴물로 변해 가는 사람들. 도망치고 싶지만 피할 곳이 없다. 조여 오는 고통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를 되찾기 위한 질주와 악연이 된 만남으로 한편의 가장 난폭한 드라마가 시작된다. ■명불허전(OBS 일요일 밤 9시 15분) 도자 부문 유일의 무형문화재인 사기장 김정옥이 출연한다. 그는 17세에 가업을 이어 흙을 만지게 된 사연부터 9년이라는 긴 자격 심사 끝에 도자 부문 최초이자 유일한 중요무형문화재가 되기까지 흙과 함께 살아온 55년 세월을 털어놓는다. 또한 그의 작품들을 직접 감상하는 시간도 마련한다. ■대한민국 힐링 프로젝트 화풀이(EBS 일요일 밤 8시 20분) 43세의 평범한 한 남자가 있다. 이 남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운전대만 잡으면 헐크로 변해 ‘분노의 질주’를 하는 운전자다. 운전하면서 싸운 경력 때문에 법원을 수시로 드나들고, 벌금도 1000만원을 넘나든다.
  • 北, 국감 차 개성공단 방문 명단서 탈북자 출신 조명철 의원 방북 불허

    北, 국감 차 개성공단 방문 명단서 탈북자 출신 조명철 의원 방북 불허

    국감기간 북한 개성공단 현장 방문에서 북한이탈주민(탈북자) 출신인 조명철 새누리당의 방북이 불허됐다. 북한은 30일로 예정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개성공단 방문과 관련해 탈북자 출신인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의 방북을 불허한다고 26일 우리 측에 통보했다. 통일부는 이날 “북측은 오늘 개성공단 공동위 사무처를 통해 국회 외통위원들의 개성공단 현장 방문과 관련해 방북 인원과 일정에 동의해 왔다”며 “단, 조명철 의원은 들어올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24일 국회 외통위원들의 개성공단 방문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정부는 25일 조명철 의원을 포함한 외통위원 24명 등 총 50명의 명단과 방북 일정을 통보했다. 조명철 의원은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이 학교 경제학부 교원으로 재직하다 1994년 남쪽으로 넘어왔으며 이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 통일부 통일교육원장을 거쳐 19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북한이 조명철 의원의 개성공단 방문에 상당히 껄끄러워할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제기돼 왔다. 북한은 지난해 재입북한 탈북자 출신의 전영철씨를 내세워 평양에서 한 기자회견을 통해 전씨가 남측의 공작에 의해 납치됐었다고 주장하면서 “납치행위에 가담한 범죄자들에 대한 처단을 비롯한 상응한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면서 ‘처단 대상자’ 가운데 한 명으로 조명철 의원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명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구촌 책세상] 당신의 바다는 쪽빛, 그들의 바다는 핏빛

    [지구촌 책세상] 당신의 바다는 쪽빛, 그들의 바다는 핏빛

    모든 것의 90퍼센트 보통사람들에게 보통명사로서 ‘바다’가 주는 느낌은 낭만, 아득함, 설렘 등이 아닐까. 타이타닉호가 침몰해도, 쓰나미에 두들겨 맞아도 인간들은 한사코 바다를 짝사랑하지 못해 안달이다. 바다와 싸우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조차 인간은 낭만을 느낀다. 그러니 바다는 추상명사라고 해야 마땅한 것도 같다. 하지만 바다를 실크로드 삼아 대양(大洋)을 오가는 상선(商船)의 선원들에게는 추상명사일 수 없다. 그들에게 바다는 생존을 위해 부대껴야 하는 또 다른 이름의 육지일 것이다. 몇 십일씩 고립된 채 바다를 오가는 선원들의 심경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런 궁금증을 못 견뎌서 몸소 컨테이너선에 올라탄 용감한 여성이 영국의 저널리스트 로즈 조지(44)다. 조지의 책 ‘모든 것의 90퍼센트’(Ninety Percent of Everything·메트로폴리탄북스)는 영국 남부의 펠릭스토위에서 싱가포르까지 가는 상선(컨테이너선)을 그녀가 실제 타본 체험담이다. 5주간의 항해에 대해 그녀는 “수감생활이나 다름없었다”고 했다. 인터넷이 없고 휴대전화도 작동되지 않았다. 술은 규정상 불허됐고 음식은 끔찍했다. 선원들은 자신들이 싣고 가는 컨테이너 안에 무슨 화물이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하급 선원들은 전부 필리핀 사람들이었다. 영어를 잘하면서도 임금은 싸기 때문이다. 그 큰 상선 안의 선원은 20명에 불과했다. 여자는 요리사 한 명뿐이었다. 로즈는 거의 매일 죽는 꿈을 꿨는데, 선원들은 “그런 꿈은 다반사”라고 했다. 바다는 무법천지다. 타이어 자국 같은 증거가 바다에서는 남지 않는다. 바다에서는 매년 2000여명의 선원이 죽고 매주 두 척 이상 배가 실종된다. 하지만 뉴스거리가 안 된다. 형을 바다에서 잃었다는 한 선원은 “만약 비행기 사고였다면 큰 뉴스였을 것”이라고 했다. 바다 위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물산의 이동이 이뤄진다. 스코틀랜드에서 잡힌 대구가 배에 실려 1만 6093㎞ 떨어진 중국으로 건너간다. 중국 노동자들이 대구의 뼈를 다 발라내면 그것은 다시 스코틀랜드로 돌아와 식당이나 가정에서 소비된다. 엄청나게 저렴한 해상운송 비용이 이런 ‘기적’을 가능케 한다. 그런데 책 제목의 ‘90%’는 무슨 의미일까. 스마트폰에서부터 커피까지 우리가 소비하는 거의 모든 게 바다로 운송된다는 뜻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아침에 시리얼을 먹을 때 폭풍우를 뚫고 그것을 운송한 선원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우리의 무관심을 질타한다. 그런 선원들이 오랜만에 집에 돌아왔을 때 그 가족들이 따뜻한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데스크 시각] 대선의 유령/박홍환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대선의 유령/박홍환 정치부장

    지난해 대통령 선거는 진정 뜨거웠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 사실상 양자대결이었던데다 이념 논쟁 등 화끈한 이슈들로 선거전은 어느 때보다 과열됐다. 대선 막판에 터진 국가정보원 직원의 댓글 의혹 사건으로 인해 승부가 끝까지 예측불허로 치달아 ‘관중’들을 긴장시켰다. 축구의 ‘인저리 타임’, 야구의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 스리볼’ 상황처럼 손에 땀을 쥐며 승부를 지켜봤다. 그렇게 뜨거웠던 선거전은 어김없이 막을 내렸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100여만표 차로 승리했다.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란 예측이 빗나가자 문재인 민주당 후보도 깨끗이 결과에 승복했다. 그렇게 대선이 끝난 지 10개월이 지났다. 그런데도 ‘시계’는 지난해 12월, 그 뜨거웠던 순간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듯하다. 24일자 거의 모든 신문 1면을 봐도 그렇다. 헤드라인에는 ‘대선’이라는 단어가 선명하다. ‘지난해 대선은 불공정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그 수혜자’라는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작심발언’에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격앙된 목소리로 “국정을 이리 흔들어도 되느냐”며 ‘본심’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부정선거를 부정선거로 말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여권의 반응을 ‘유신시대 논리’에 비유했다. ‘대선불복’ 대 ‘부정선거’의 논리 싸움이다. 양측 모두 “밀릴 수 없다”는 사생결단의 자세다. 정치권은 이처럼 뜨거운데 정작 박 대통령은 ‘오불관언’이라는 듯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24일 “대선 때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은 적 없다”며 대선 후 처음으로 국정원 사건을 언급한 뒤 넉 달간 이 문제에 관한 한 공식석상에서는 침묵 모드다. 정치권의 ‘진흙탕 싸움’에 발을 담그지 않겠다는 뜻이겠지만 이젠 무슨 얘기라도 내놓아야 할 때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경쟁상대였던 문 의원이 박 대통령을 ‘불공정 대선의 수혜자’로 지목했다. 문 의원은 “(박 대통령이) 미리 알았든 몰랐든”이라며 ‘원죄론’ ‘결과론’까지 꺼내들어 국정원 사건에 대한 답을 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억울한 일일 수도 있다. 전임 정부 권력기관에서 벌어진 일로 자신을 다그치는 게 못마땅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의 ‘육성’은 아니지만 여권 관계자들이 내놓고 있는 “그깟 댓글로 선거 결과가 바뀌었겠느냐”는 항변도 이해못할 바 아니다. 하지만 ‘취임 1년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국정원 사건을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 대선 때 약속했던 각종 민생 관련 정책은 정쟁으로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표류하고 있다. 한때 개선되는 듯했던 남북관계는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국내 상황이 혼란스럽다 보니 해외 세일즈 외교에 치중하고 있지만 이는 곧바로 성과가 나타나기 어렵다. 벌써부터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일을 ‘가래’로도 못막을 정도로 키운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얘기했듯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은 적 없다면 지금이라도 국정원 사건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히고 ‘대선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대선의 유령’에 사로잡혀 곤욕을 치를 것인가. 이 혼돈은 박 대통령만이 바로잡을 수 있다. stinger@seoul.co.kr
  • 朴대통령 정통성 건드린 文, 차기 재도전 ‘장애물 제거’ 나섰나

    朴대통령 정통성 건드린 文, 차기 재도전 ‘장애물 제거’ 나섰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3일 “대선이 불공정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대선의 당사자였던 문 의원이 상대인 박 대통령의 정통성을 건드린 작심발언으로 엄청난 파문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이 “대선 불복 본색을 드러냈다”며 강력히 반발했듯이 향후 후폭풍은 예측불허다. 문 의원이나 민주당에도 강한 역풍이 몰아칠 수 있다. 왜 이런 부담을 무릅썼을까. 문 의원은 대선 불복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 “선거를 다시 하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결단 내용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이 할 문제”라며 언급을 피했지만 요구 수준은 임계점에 이르렀다. 민주당 중진들이 대선 불복성 발언을 쏟아내는 상황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그가 이날 성명을 낸 배경은 우선 최근 국정원을 비롯한 국군 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경찰 등 국가 권력기관의 대선 개입 정황과 의혹이 국회 국정감사와 검찰 수사로 속속 드러나면서 대선 공정성이 심각히 의심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 이상 정권 차원에서 은폐나 외압을 넣지 못하게 쐐기를 박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박 대통령 압박 효과도 노린 것 같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야당이 사과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자 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국정원 도움을 받은 일이 없다”고 말하는 데 대한 반박의 의미도 있어 보인다. 문 의원이 “미리 알았든 몰랐든 박 대통령은 그 수혜자”라고 주장한 것은 전임 정권에서 대선 개입이 이뤄졌지만 현 정권 탄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부각시키려는 의도 같다. 그가 아울러 대선이 끝나고도 경찰과 검찰 수사가 방해받고 있다면서 현 정권에서도 부정한 일이 일어나는 등 대선 전후 과정이 불공정하다고 언급한 것은 박 대통령과 여권 전체에 상처를 입히려는 의도가 강하게 엿보인다. 쐐기를 박지 않을 경우 차기 대선도 권력기관의 직간접 개입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 자신의 재도전 장애물을 미리 제거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위협받고 있는 점도 초강수를 택한 요인 같다. 문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일자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하자고 요구, 회의록 미이관에 따른 사초폐기 논란과 함께 “자신이 살기 위해 주군을 위험에 내몰았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윤석열 “지검장에 보고…수사초기부터 외압” 조영곤 “한밤 사적대화중 보고서…결론 안내”

    윤석열 “지검장에 보고…수사초기부터 외압” 조영곤 “한밤 사적대화중 보고서…결론 안내”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53)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 “국정원에 대한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남재준(69) 국정원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국정원 직원들에게 진술을 거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정원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 간부가 ‘외압’에 대해 직접 증언하면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윤 지청장은 21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외압으로 수사와 기소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는 판단은) 수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계속돼 온 것”이라며 “황교안(56) 법무부 장관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 윤 지청장은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압수수색 영장 청구 및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 법원 제출 경위 등에 대해 조영곤(55) 서울중앙지검장과 상반된 주장을 하며 정면충돌했다. 윤 지청장은 “지난 15일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와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고서에 적시하고, 향후 수사계획까지 적어 조 검사장 댁에 들고가 다 보고했다”고 말했다. 윤 지청장이 상부에 보고하지 않아 직무에서 배제했다는 검찰 발표와 배치된다. 이에 대해 조 지검장은 “15일 밤 12시 넘어서까지 화기애애한 얘기를 나누다 갑자기 보고서를 내놔 그 자리에서 결정할 내용이 되지 않았다”며 “두 장짜리 보고서 갖고 와서 말로 설명해서 될 일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윤 지청장은 그러나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조 검사장이 격노했다. ‘정치적으로 야당이 이걸 얼마나 이용하겠나. 그러면 내가 사표 내겠다. 국정원 사건 수사에서 얼마나 의심을 받겠느냐’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또 체포·압수수색 영장은 승인받지 못했지만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는 조 지검장이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윤 지청장은 “박형철 공공형사부장에게 ‘조 검사장에게 (국정원 직원 석방 등을) 수용할 테니 공소장 변경 신청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요청해 달라’고 했더니 박 부장이 두 번에 걸쳐 검사장 승인을 받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조 지검장은 “공소장 변경 부분도 못 봤고 승인하지 않았다”고 맞받았다. 윤 지청장은 “남 원장이 체포된 국정원 직원들에게 진술을 거부할 것을 명령했다”면서 “국정원 직원들의 검찰 조사과정에서 국정원 측 변호사들이 입회해 남 원장의 진술 불허 지시를 반복해서 주입시켰다”고 밝혔다. 한편 윤 지청장은 이날 밤 국감이 끝난 뒤 국감장을 나서며 “싸울 만큼 싸웠고, 할 만큼 했다. 하고 싶은 말은 다했다”며 직무배제 조치에 대해 별도 대응에 나서지 않을 뜻임을 밝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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