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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 홈피 해킹… 고객 정보 유출은 없어

    새벽부터 6시간 넘게 발권 불편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가 해킹 공격을 받아 접속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고객들의 개인정보 유출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20일 새벽 해커들의 공격을 받으면서 인터넷 홈페이지와 모바일웹 등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4시 35분부터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는 ‘정의도 평화도 없다’는 문구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에는 유감이지만, 알바니아가 세르비아인들에게 저지른 범죄를 세계가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해커의 메시지가 영문으로 게재됐다. 해커들은 또 “코소보 프리슈티나에 ‘뉴본’이라는 기념비가 있다. 이 기념비는 과거는 잊고 평화와 함께 새로 시작하자는 의미”라는 문장을 비롯해 알바니아를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함께 올렸다. 자신을 ‘Kuroi’SH and Prosox’라고 소개한 해커들은 “세르비아는 잊히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알바니아와 세르비아는 2008년 독립선언을 한 코소보 지역을 두고 분쟁을 겪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오전 11시쯤 홈페이지 복구를 완료했다. 홈페이지가 6시간 넘게 마비되면서 인터넷으로 예약·발권을 하려던 고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회사 홈페이지가 직접 해킹을 당한 것이 아니라 도메인 관리업체가 공격을 받아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고객들의 개인정보 등은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김일수의 樂山樂水] 막바지에 이른 탄핵심판을 보며

    [김일수의 樂山樂水] 막바지에 이른 탄핵심판을 보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접어든 느낌이 든다. 오는 24일 헌재의 변론종결을 앞두고 박 대통령의 헌재 출석과 최후 진술이 이루어질지도 세간의 높은 관심거리다. 지금까지 진행된 검찰 수사, 국회 국정조사, 특검 수사를 접하면서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상당수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마치 탄핵결정이 기정사실이라도 된 양 정치권, 특히 야권에서는 조기 대선 모드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연일 잠룡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비롯한 대권 행보가 언론을 장식하고 있고, 광장과 거리엔 태극기 물결과 촛불의 긴장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시점에서 할 수만 있다면 박 대통령이 헌재에 나가 탄핵소추에 대한 자기소견을 명확히 밝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한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이란 여인에게 개인적으로 심하게 의존함으로써 이런 불행한 사태에까지 이르렀다고 하는 마당에, 스스로 재판정에 나가 자신의 소견을 밝히는 것이 불필요한 의문점들을 해소하고 대통령의 건전한 결정능력을 입증해 보이는 길이 될 터이기 때문이다. 물론 소추 측과 재판관들의 심문에 응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오히려 그것을 박 대통령 자신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방어기회로 선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토요일 서울시청 앞 대한문에서 탄핵반대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일반시민 김경종(67·경기 안산)씨가 “대통령이 여자라고 이렇게 막하는 것 아니냐”라고 한 발언은 적지 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 정권 밑에서 한때 함께 일했던 전직 장관이나 측근 중에도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는 언사를 서슴없이 하거나 거리를 두는 태도를 우리는 목도한다. 의리나 충직보다 진실이나 정의가 중하다고 생각했거나 아니면 각자도생의 길을 찾기에 급급했거나 그 동기는 알 수 없지만, 정말 대통령이 여자라고 저러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씁쓸해질 때가 더러 있었다. 마침 선호도 수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며칠 전 한 집회에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나 역시 어머니가 한 사람의 여성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래서 아빠에게도 육아휴직을 주겠다”고 말했다. 야당 대선후보로 등록하고서도 그는 촛불의 기세가 수그러들면 어쩌나 몹시 불안해하는 증세를 보이고 있다. 헌재를 향해서는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거듭 험한 말을 쏟아 내기도 한다. 여자를 한 수 아래로 깔아뭉개는 시선이 어디 거기뿐이겠는가?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전 영역에 걸쳐 아직 여성의 설 자리가 불안한 건 아닌지 곰곰 생각해 보자. 4년 전 아직 미국도 하지 못한 여성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세웠다던 자긍의 목소리가 실은 속이 빈 허사에 불과했다는 것을 지금 우리는 목도하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를 거쳐 간 숱한 인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사회의 내로라하는 지식인, 지성인 누구도 여성 대통령이 헤쳐 나가야 할 권력의 험로를 평탄케 할 여성적 시각에서의 청와대 생활 매뉴얼을 다듬어 놔야 한다고 제언한 적이 있었던가? 화장은 어찌하며, 머리는 어떻게 하며, 휴식은 어떻게 챙기며와 같은 그 공백을 제도와 시스템으로 메울 매뉴얼이 없다 보니 사적인 인연으로 맺어진 비선들이 쉽게 끼어들게 된 것 아닌가? 더욱이 독신 여성이 대통령일 때 더 세심한 준비와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금 말하는 것은 때늦은 일일까?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선전했던 힐러리 후보는 유리천장을 깨뜨리겠다는 야심 찬 꿈을 접어야 했다. 여성 대통령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은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엄연한 현실로 다시 입증된 셈이다. 오늘의 탄핵정국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새삼 부끄럽게 생각한다. 여성주의자들의 행보도 우릴 더욱 슬프게 한다.
  • [씨줄날줄] 카이스트 총장 선거/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카이스트 총장 선거/박건승 논설위원

    2004년 카이스트 12대 총장에 오른 로버트 로플린 박사는 ‘과학계의 히딩크’로 주목받았다. 1998년 노벨상 물리학상 수상자이자 카이스트 최초의 외국인 총장이었던 까닭이다. 그런 그가 재계약 연장을 못 하고 2년 만에 중도 하차한 이유는 뭐였을까. 노벨상 수상자라는 독선에 빠져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측면이 크다. 그는 한국 최초로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인간형 로봇 ‘휴보’를 두고 “이거 가짜 아니냐”고 공공연히 말했다고 한다. 이런 소리를 듣는 ‘휴보’ 연구 당사자인 카이스트 교수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일본에 가서는 ‘카이스트는 아무것도 아니다’(KAIST is nothing)라고 카이스트를 비하하는 발언을 쏟아내자 교수협의회가 ‘로플린 is nothing’이라고 들고일어나는 해프닝도 있었다.대학 총장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다. 무대가 연주회와 상아탑으로 다를 뿐이다. 지휘자는 오케스트라의 박자를 이끌어 내고 음악의 강약과 빠르고 느림을 조절한다. 그리고 음악의 느낌을 통일한다. 지휘자의 역량은 음악을 얼마나 잘 표현해내고, 얼마나 잘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대학 총장도 이질적인 구성원들 간에 하모니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이 있다. 카이스트가 내일 총장 선거를 앞두고 마치 폭풍전야에 휩싸인 듯하다. 12년여 만에 처음으로 외부 영입 없이 한국 국적자인 내부 후보자 세 명이 이사회에서 일합을 겨룬다. 정부의 낙점을 받은 인사가 아닌 학생과 교수, 교직원 등 카이스트 구성원을 대변할 인물이 차기 총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총학생회는 외부세력 개입을 막기 위해 세 후보를 대상으로 모의투표까지 해 놓은 상황이다. 그런데 결국 또 특정후보 낙점설이 불거진 모양이다. 어느 후보가 총장이 되도록 정부가 이사들에게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어느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과 이런저런 인연이 있어총장으로 유력하다는 설이 나돈다.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현 정부 들어 국립대학 총장 인선을 놓고 잡음이 유난히 많았다. 경북대·해양대·충남대 등 5곳에서 2순위 후보가 총장이 됐고, 다른 4개 대학은 총장을 뽑았지만 청와대의 임명 거부로 길게는 2년 이상 공석인 곳도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국공립대 총장 후보 블랙리스트’ 개입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어느 대학 1위 후보자는 반정부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각서를 쓰라는 요구까지 받았다고 털어놨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8개 국립대 1순위 후보자들이 비선 실세 개입 의혹이 있다며 박영수 특검에 고소장을 내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카이스트 새 총장은 전적으로 이사회의 자율선택에 맡겨야 한다. 카이스트 총장 선거가 ‘경북대 사태’의 재판이 되면 그 대학 구성원과 총장뿐 아니라 국민이 불행해진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 서로가 서로의 빛이 된…

    서로가 서로의 빛이 된…

    타인을 감각하는 게 소설가의 본령이라면, 조해진(41)은 그 본령의 심연에 한발 더 다가갔다. “인간다움을 되새기고 싶었다”는 세 번째 소설집 ‘빛의 호위’(창비)에서다.조해진 소설의 거주자들은 대개 뿌리 뽑힌 존재들이다. 유학생, 이주노동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용역업체 직원, 입양아 등 도시의 구석방에 매몰된 이들이다. 작가는 부초처럼 부유하는 이들이 의도하지 않은 선의나 증여로 서로가 서로를 살게 하는 빛의 순간을 포착한다. 야만의 역사가 개인의 삶에 치명상을 입히고 난 자리를 끈질기게 응시하기도 한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확신한다. “나와 나의 세계를 넘어선 인물들, 그들은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소통했고 유대를 맺었다. 그들은 나보다 큰 사람들이었고 더 인간적이었다. 이제야 나는, 진짜 타인에 대해 쓸 수 있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빛의 호위’에는 이처럼 국경과 시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타인과 나를 겹쳐 보는 9편의 단편이 묶였다. 지난해 이효석문학상 수상작인 ‘산책자의 행복’은 “이 시대에 호응할 수 있는 문학적 상상력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환기한 작품”이라는 심사평대로 ‘살아 있음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린’ 인물의 내면을 치밀하게 증언한다.철학과 강사였던 홍미영은 학과 통폐합으로 일자리를 잃고 어머니의 수술과 입원으로 파산하며 기초생활수급자로 내몰린다. ‘하나의 세계는 끝났다. 그렇게 생각했다. 이를테면 불행이란 진실을 사유하는 데 필요한 관념으로만 존재하던, 혹은 진정한 행복을 완성하는 부속품이라고 여기던 세계는 단단하게 셔터를 내린 것이다. 입과 거주지를 국가에 의탁해야 하는 세계, 수치심은 사치가 되고 무엇이든 표현할 수 있는 인간으로서의 자유는 최후의 보루조차 될 수 없는 세계, 그녀 앞에 새로 펼쳐진 세계는 그런 곳이었다.’(120~121쪽)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잇게 된 그는 “생존은 스스로 해결하되 세상이 인정하고 우대해 주는 직업에 연연하지 말라”던, “속된 세계로의 편입을 선택하지 않는 자유를 지키는 한 어떤 형태의 가난 속에서도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킬 수 있다”던 강사 시절 자신의 말이 ‘배교자의 언어’였음을 차갑게 실감한다.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엔 살아 있다는 감각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던 학생에게 이렇게 되묻고만 싶다. “사는 게 원래 이토록 무서운 거니?” ‘사물과의 작별’, ‘동쪽 伯의 숲’은 이야기꾼으로서 조해진의 깊어진 품을 가늠할 수 있는 작품이다. 각각 1971년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1967년 동백림 사건 등 현대사의 장면을 이야기 안으로 불러온 소설들은 역사의 파고에 ‘유실물’이 되고만 개인이 끝끝내 지키려 했던 존엄을 직시한다. ‘사물과의 작별’은 서경식 도쿄경제대 교수의 형들인 서준식·서승 형제, ‘동쪽 伯의 숲’은 동백림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떠올렸다는 작가는 ‘증언의 욕망’이 글의 동력이었다고 했다. “혼자 알고 잊기에는 불합리한 역사가 개인에게 남긴 상처와 피폐함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이 너무 커서 소설을 통해 증언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어요. 있을 수 없는 일이 무수히 일어나고 해도 안 바뀌는 경험이 일상이 된 시대,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무력감이 오히려 증언에의 욕망을 부추겼죠. 역사의 폭력이 개인에게 남긴 상흔은 장편으로도 계획 중이에요.” 소설집 전체와 작가의 진로는 소설 속 인물의 한마디로 압축된다. “당신의 신념은 나의 것이기도 하다. 개인은 세계에 앞서고, 세계는 우리의 상상을 억압할 수 없다.”(111쪽)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한진해운 파산 선고…안철수 “재벌·정부 무책임이 빚어낸 대참사”

    한진해운 파산 선고…안철수 “재벌·정부 무책임이 빚어낸 대참사”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17일 한진해운 파산 선고에 대해 “재벌의 도덕적 해이와 정부의 무능·무책임이 빚어낸 대참사”라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영에 문외한인 최은영 전 회장이 한진해운의 부실을 심화시켰다.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쳐 오히려 부실을 키운 책임은 정부에 있다”면서 이와 같이 지적했다. 안 전 대표는 “한진해운 파산을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채권단의 팔을 비트는 방식의 구조조정은 더 이상 유효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2015년 기준 대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12.12%에 달한다. 5대 취약업종인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업의 경우 한계기업 비중이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부실기업 처리를 위한 상시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부실 징후 기업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이 가능한 시장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고통받는 근로자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근로자들이 실직에 따른 경제적 곤란을 겪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현실적인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지금, 이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지금, 이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맨체스터 바이 더 씨’(Manchester by the sea)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에식스 카운티의 바다가 있는 작은 마을이다. 영화 ‘갱스 오브 뉴욕’ 등의 각본가로도 유명한 케네스 로너건 감독은 직접 쓴 시나리오를 연출한 신작에 바로 이 지명을 제목으로 붙였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배경이 맨체스터 바이 더 씨라는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조금 더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장소(place)와 공간(space)의 차이다. 그곳에서 느끼는 감각의 유무가 두 가지를 가르는 기준이다.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과 어쩌다 잠깐 들르게 된 생소한 지역이 같은 의미를 가질 수는 없으니까.장소가 감각을 일깨우고 기억을 환기한다면 공간은 그런 것과는 무관하다. 가령 지금은 보스턴에 사는 리(케이시 애플렉)에게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공간이 아니라 장소일 수밖에 없다. 그는 그곳에서 나고 자랐고,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살았으며, 형 조(카일 챈들러)의 가족과 이웃해 지냈다. 그런데 어떤 까닭에서인지 현재 리는 외따로 떨어져 있다. 반지하방에 혼자 살면서 건물 잡역부로 무표정하게 일하는 그는 어쩐지 스스로를 유폐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술집에서 눈이 마주친 남자에게 괜한 시비를 걸어 난동을 부리기도 한다. 뭔지 모를 울분이 리에게 가득 쌓여 있다. 그는 아마 울분의 원인이 된 그 사건으로 인해 고향을 떠났으리라. 리가 몇 년 만에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발걸음을 돌리는 것은 조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다. 형은 아들 패트릭(루커스 헤지스)의 후견인으로 그를 지정하고 세상을 떠났다. 리는 당황스럽다. 조가 살아 있을 때 그는 이에 대해 일언반구 들은 바가 없었다. 갑자기 고등학생 조카의 양육을 떠맡게 된 리. 그는 패트릭을 데리고 보스턴으로 가려고 한다. 그러나 자기 삶의 모든 기반이 이곳에 있는 조카는 삼촌의 생각을 따르려 하지 않는다. 영화는 이런 대치-맨체스터 바이 더 씨라는 장소에서 떠나려는 사람과 남으려는 사람의 갈등을 다룬다. 조의 죽음에 패트릭의 잘못은 없다. 애도 과정을 충실히 거치면서 그는 이곳에 계속 살아도 될 것이다. 반면 리에게 이곳은 자꾸 예전의 추억과 아픔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날은 그의 현실로 느닷없이 밀어닥친다(실제로 감독이 특히 신경쓴 부분이 과거가 현재로 소환되는 장면의 교차편집이다). 리는 고향을 견디지 못한다. 무엇보다 그의 실수로 아이들이 죽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동네 사람들은 리의 불행을 이해하는 척하며 뒤에서 수군댄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겪었다는 사실은 같다. 그렇지만 이처럼 죄책감의 여부에 따라 삼촌과 조카의 이후 선택은 달라진다. 다시 그들은 본인의 자리에서 각자의 장소성을 만들어 갈 것이다. 삶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것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15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홍준표 항소심서 ‘성완종 리스트’ 무죄…“국민 위해 분골쇄신” 대선출마 시사

    홍준표 항소심서 ‘성완종 리스트’ 무죄…“국민 위해 분골쇄신” 대선출마 시사

    홍준표 경남지사가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16일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뒤 여의도 서울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저는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홍 지사는 “대란대치(大亂大治)의 지혜를 발휘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 지사가 무죄를 선고받을 경우 대선전에 바로 뛰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홍 지사의 이날 발언은 대선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이날 홍준표 지사는 영남권 광역단체장과 오찬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대권 도전을 위해 세몰이 정지작업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홍 지사는 이날 “지금 대한민국은 천하대란(天下大亂)의 위기에 처해있다”며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역사가 또다시 되풀이되고, 국론은 ‘촛불’과 ‘태극기’로 나뉘어 분열돼 있는 등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가 위기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러한 총체적인 국가위기를 맞아 이번 일을 계기로 저 자신부터 뼈를 깎는 심정으로 거듭 태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며 “더욱 낮은 자세로 저의 모든 성심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무죄 선고에 대해 “지난 35년 간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즐풍목우(櫛風沐雨, 긴 세월을 이리저리 떠돌며 갖은 고생을 다함)의 자세로 국민과 국가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일해왔다”며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실추된 저의 명예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또 “지난 1년 10개월 간 무거운 등짐을 지고 산길을 걷는다는 심정으로 묵묵히 견뎌왔다”며 “권력이 없는 자의 숙명이고 ‘모래시계 검사’의 업보라고도 생각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서동철 칼럼] 문체부, 위기를 정체성 확립 기회로

    [서동철 칼럼] 문체부, 위기를 정체성 확립 기회로

    2014년 어느 날 아침 신문에 서울대와 관련한 기사가 하나 실렸다. 온갖 잡음을 양산하던 성악과의 학과장에 국악과 교수가 임명됐다는 소식이었다. 언론 매체들은 ‘굴욕’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하지만 잠깐의 실험이었음에도 가야금 명인(名人)인 국악인 학과장의 존재는 분명히 서양 클래식 음악 일변도였을 성악과 학생들의 시야를 넓혀 주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건’이 된 것은 우리 문화와 서양 문화를 가르고, 옛 문화와 요즘 문화를 가르는 고정관념 아니고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굴욕’이라는 표현에는 한국 문화를 가볍게 보는 서양 문화 우월주의의 그늘마저 짙다. 정부 조직부터 편견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으니 국민이 편견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989년 12월 출범 이후 기능의 이합집산이 적지 않았다. 부처의 이름처럼 본분인 문화 정책 기능을 수행하는 것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체육·관광 정책에 국정 홍보, 디지털 콘텐츠 정책 기능까지 들락날락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 조직을 꾸리다 보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작은 정부’를 미덕으로 여기던 시대에는 더욱 불가피했을 것으로 이해한다. 문체부는 진심이든, 아니든 그동안 ‘시너지 효과’를 이야기했다. 문화 정책을 관광 및 체육 정책과 함께 수행하면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아예 문체부와 보건복지부를 합치면 상승 작용은 훨씬 더 크다. 문체부와 교육부는 또 어떤가. 조만간 간판을 내릴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미래창조과학부와의 통합도 이론적으로는 찰떡 궁합일 것이다. 문체부는 지금 창설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조만간 대통령 선거가 있을 것이고, 누가 당선되든 곧바로 정부 조직 개편에 착수할 것이다. 벌써 문체부는 ‘징벌적 개편’ 대상으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기능의 분산이라면 모를까 문화 정책 기능을 수행하는 부처의 폐지는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그렇다면 오히려 혼란스럽던 문체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의 문화’와 ‘현재의 문화’, 그리고 ‘미래의 문화’의 통합이라고 본다. 한마디로 문화재청이 더이상 외청(外廳)으로 독립적인 정책 기능을 수행할 이유가 없다. 일부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체부는 서양에서 비롯된 문화와 미래지향적 문화를 맡고, 문화재청은 한국 문화와 옛 문화를 다루고 있다. 이런 정부 차원의 편 가르기가 ‘성악과 학과장의 국악인 임명’을 어색하게 여기는 분위기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미래지향적 문화를 포용할 수 없는 문화재청의 한계는 명확하다. 예를 들어 불교미술에서 양식(樣式)이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형성된 겉모습을 말하지만, 우리에겐 고구려, 백제, 신라 양식이 있고, 통일신라, 고려, 조선 양식이 있을 뿐 ‘21세기 양식’이란 없다. 요즘도 수많은 절이 지어지고, 법당에는 수많은 불상이 모셔지지만 그저 과거의 모방일 뿐이다. 이 시대 양식이 없다는 것은 미래에 남겨 줄 의미 있는 불교미술이 없다는 뜻이다. 전북 남원 실상사는 철조여래좌상을 모신 약사전에 최근 후불탱(後佛幀)을 새로 조성했다. 부처는 물론 화개장터, 운조루, 서천리 장승, 산천재 같은 주변 모습도 담았다. 그림 한 장으로 새로운 양식을 말할 수는 없지만 돌파구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옛것을 모방하면 지원할 수 있지만 불행하게도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으면 지원할 근거가 없다. 전통문화의 미래지향적 발전이 구조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이유다. 남의 나라 이야기를 해서 송구하지만, 프랑스 문화부의 조직도를 보면 그들이 문화 국가의 지위를 유지하는 이유의 일단을 알 수 있다. 과거, 현재, 미래의 문화 정책 기능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에서는 최근 가장 수준 높은 인재들이 문체부를 대거 지원하고 있다. 우리 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아울러 미래로 이끌고자 하는 포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들의 꿈을 뒷받침하면 당연히 국가 경쟁력이 높아진다.
  • [사설] 10대도 50대도 공직으로 몰리는 웃지 못할 현실

    올해 9급 공무원 시험에 22만 8000여명이 몰렸다. 지난해보다 6500여명이나 늘어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올해 지원자 중 20대(64%)가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30대(29.5%)다. 20~30대 응시생이 94%를 차지한다. 10대(3000여명), 50대(1000여명) 지원자도 있다. 청년 구직자들 사이의 공무원 열풍이 통계로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청년 취업난의 심각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공무원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 해 공시생 45만명 시대다. 그중 절반 가까이가 9급 공채에 몰린다. 공무원 되겠다는 이들을 탓할 수만도 없는 것이 경기 침체로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들로서는 정년이 보장되는 공직은 안정적인 직장임이 틀림없다. ‘흙수저’ 청년들에게는 오로지 시험 성적으로만 합격 여부가 판가름나는 것도 매력적일 것이다. 노후 대책으로도 공무원 연금만 한 게 없다. 하지만 국가 발전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인적 자원이 한쪽으로 몰리는 것은 많은 문제를 낳는다. 다양한 직종에서 인재들이 고루 분포돼 각 분야를 발전시켜야 국가의 경쟁력이 확보된다. 그런데 현실은 패기 있고 똑똑한 젊은 인재들이 너도나도 공무원이 되겠다고 몇 년씩 고시촌에 들어박혀 ‘공시족’, ‘공시폐인’이 되고 있다. 사회적 비용도 막대하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불행한 일이다. 이제는 고교 졸업 후 대학을 포기하고 공무원이 되겠다는 10대들까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2012년에 비해 올해 3배나 증가한 3000여명이 9급 시험에 응시했다고 한다. 고교 졸업 후 부모에 등 떠밀려 대학에 가지 않고 자신의 진로를 찾는 10대들이 늘어난 것은 어찌 보면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이들마저 요리사 등 수많은 직업이 있는데도 공무원이 되겠다고 목을 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도전보다 안정만을 추구하는 ‘늙은 사회’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한다. 이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한 정부, 기업, 기성세대들의 책임이기도 하다. 대선 주자들이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로 공시족들만 양산하는 것은 국가 재정 부담이나 인적자원 배분 면에서도 올바른 방향은 아니다. 먼저 민간 부문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래가 창창한 젊은이들이 공시 열풍에서 벗어나 창업 등 새로운 길을 가도록 도전하는 사회 풍토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첫 전통예술분야 공연 2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첫 전통예술분야 공연 2제

    로미오와 줄리엣 전통악기와 만나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우리의 전통악기인 해금 등으로 재해석한 음악극 ‘해미오와 금이에’가 초연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 창작산실이 선보이는 첫 전통예술분야 공연이다. 오는 18~19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해미오와 금이에’는 그동안 연극, 영화, 뮤지컬, 오페라 등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된 로미오와 줄리엣을 전통 악곡으로 재변주했다. 비극적 사랑의 선율을 해금과 가야금, 아쟁 등 전통 악기로 표현하고, 현대 무용과 셰익스피어 특유의 대사가 버무려진다. 시대적 배경을 현재로 옮겨와 배우의 의상과 대사 모두 현대적으로 전환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90분간 진행되는 음악극은 1막 절화, 2막 다른 이름의 장미, 3막 달빛에 취한 연인들, 4막 하얀 어둠, 5막 불행의 별, 6막 바람 없는 천지, 7막 꽃이 피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해금연주자인 양경숙 서울대 국악과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았고, 국내 해금연주의 디바로 꼽히는 김애라가 음악감독으로 호흡을 맞췄다. 특히 막마다 피아노 등 서양악기와 조화를 이룬 해금연주자 75명의 합주곡과 해금 24중주 등이 백미로 꼽힌다.거문고 명인 허윤정 시공간을 넘나들다 또 다른 창작산실 초연작인 거문고 명인 허윤정의 ‘거문고 스페이스’도 다음달 3~5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수많은 실들이 짜여진 무대 장치 위에 프로젝션 맵핑을 펼쳐 우주적 공간미를 느끼며, 거문고의 자연 음향과 이에 반응하는 미디어아트를 한 무대에서 맛볼 수 있도록 한 실험극이다. 거문고 현(絃)을 무대 위에 형상화해 시공을 넘나드는 듯한 공간감과 원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 허윤정은 유럽 재즈 시장에 진출해 국악 한류를 이끌고 있는 거문고 명인으로, 지난해 10월 유럽 재즈 레이블 액트(ACT)에서 ‘마스크 댄스’ 음반을 발표한 바 있다. 문예위 창작산실 프로젝트 관계자는 “두 작품 모두 전통예술의 현대적 재창작을 모토로, 대중적인 공감과 새로운 경향을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작산실 지원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08년부터 실행해오던 창작팩토리를 문예위가 2014년 이어받아 장르별 우수 창작 레퍼토리를 선정해 창작부터 유통까지 지원하는 사업으로, 전통예술분야는 지난해 신설돼 이번에 처음 무대에 오르게 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신서유기 송민호 머리숱 고백 “사실 형들보다 더 없다”

    신서유기 송민호 머리숱 고백 “사실 형들보다 더 없다”

    ‘신서유기’에서 송민호가 빈약한 머리숱을 고백했다. 송민호는 12일 방송된 tvN ‘신서유기3’에서 자신의 머리숱이 없다며 탈모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 멤버들은 버스를 타고 이동 중 도시락을 걸고 게임을 펼쳤다. 가장 불행한 사람이 가장 좋은 도시락을 먹기로 했다. 이에 이수근은 “아침에 못을 밟았다”고 했고 은지원은 “고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호동이 “나는 당뇨다”고 고백하며 1등을 차지했다. 그러나 불행의 최고봉은 강호동 아닌 송민호였다. 그는 “사실 나는 강호동 형보다 여기 있는 다른 형들 보다 머리숱이 더 없다”고 깜짝 고백했다. 이어 송민호는 “사실 부르마가 됐을때 가발이 머리숱이 많아서 좋았다”며 “팬미팅을 하거나 사인회를 하면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에 강호동은 “아버님은 어떠시냐”고 물었고 송민호는 “아직 조금 붙잡고 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결국 송민호가 1위에 올라 도시락을 차지했다. 사진=tvN ‘신서유기3’ 방송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복권으로 ‘백만장자’ 된 17세 소녀…4년 뒤 모습은?

    지난 2013년 스코틀랜드의 17세 소녀 제인 파크가 무려 100만 파운드(약 14억원) 복권에 당첨돼 화제에 올랐다. 누구나 부러워 할 거액을 손에 쥐고 인생역전의 기회를 맞았던 소녀는 4년이 지난 최근 어떻게 살고 있을까? 최근 영국언론 '선데이피플'은 파크가 복권회사인 유로밀리언을 고소라도 하고 싶다는 뜻밖의 소식을 전했다. 자신에게 일확천금을 안겨준 '은인'을 반대로 고소하게 된 사연 속에는 어린 나이의 그녀가 감당하기 힘들었던 사연이 숨어있다. 4년 전 파크는 시급 8파운드(1만 1000원)를 받는 임시 직원이었다. 당시 파크는 생애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로또와 유사한 유로밀리언을 구입했고 이 복권이 거액에 당첨되면서 새로운 인생의 길이 열렸다. 이후 파크는 집과 자동차를 샀고 성형수술도 하며 돈을 쓰는 재미를 누렸다. 이렇게 남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었지만 정작 당사자인 파크는 불행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파크는 "복권에 당첨됐을 때만 해도 내 인생이 10배는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오히려 인생이 10배는 더 나빠졌다"고 토로했다. 그녀가 복권 당첨 후 불행해진 이유는 다소 철학적이다. 돈으로 명품 쇼핑부터 성형수술까지 많은 것을 해봤지만 반대로 인생은 더 공허해졌다는 것. 또한 돈을 보고 접근하는 여러 남자친구와 만나고 헤어지고 얼마 전에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파크는 "돈이 많아진 만큼 스트레스도 커진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면서 "내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일확천금이 처음부터 생기지 않았다면 내 인생이 더 편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4년 전 인터뷰에서 파크는 "복권 당첨으로 생활이 바뀐 것은 분명하지만 나의 미래의 모습은 지난 17년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당신은 ‘도박 중독자’가 아니라 ‘피해자’입니다

    [메디컬 인사이드] 당신은 ‘도박 중독자’가 아니라 ‘피해자’입니다

    문제성 도박자, 성인의 1.3% ‘49만명’참아도 한계는 90일…의지 부족 아냐복귀 의지 북돋우고 대안 취미 모색을우리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들은 대부분 소액을 걸고 큰 부담 없이 잠깐 동안의 쾌감을 위해 도박을 합니다. 그렇지만 병적 단계에 들어서면 일상생활을 제대로 이어 갈 수 없게 되거나 타인에게도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바로 ‘도박 중독’입니다. 지난해 한국갤럽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의뢰로 작성한 ‘2016년 사행산업 이용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 가운데 5.1%가 도박 중독 유병자로 추정됐습니다. 197만명입니다. 이 가운데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것으로 추정되는 ‘문제성 도박자’는 1.3%, 49만명 정도로 분석됐습니다. 적지 않은 규모입니다. 도박 중독을 치료하기 어려운 이유는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의 오해가 많기 때문입니다. ‘병원 가라’고 압박한다고 환자들이 정말 병원을 찾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계속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12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도박 중독과 치료 과정을 좀더 자세히 알아봤습니다.●도박 중독, 의지의 문제 아냐 도박 중독을 습관이나 의지의 문제로 여기는 분들이 많지만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은 알코올 중독이나 약물 중독과 같은 ‘뇌 기능장애’로 분류합니다. 도박을 하면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빠르게 분비되고, 이 물질이 떨어지면 다시 뇌는 신호를 보냅니다. 손실이 커지면 만회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인 ‘추격 매수’를 하게 되고 내성과 금단증상, 통제력 상실로 이어집니다. 장기간 이어지면 전두엽을 포함한 주요 뇌 조직의 변화로 연결됩니다. 일반적으로 10~15년의 오랜 기간 동안 만성화되는 과정을 거치지만 1~2년 만에 병적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사춘기, 여성은 중년 때부터 단계가 시작됩니다. 뇌공학 박사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이재원 이지브레인 원장은 “뇌기능 이상이 오래 지속되면 뇌 조직이 조금씩 퇴화되고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특히 도박은 전두엽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부위이기 때문에 전두엽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전두엽은 나이가 어릴수록 중독에 더 취약하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지만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이고 엄청난 빚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환자가 병원을 찾는 일은 극히 드뭅니다. 수억원의 빚을 지고도 자신은 중독자는 아니라고 우기기도 하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칩니다. 거짓말은 어느새 생활습관처럼 굳어지기 마련입니다.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굳게 마음먹으면 일정 기간 끊을 수 있지만 불행히도 이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그래서 우리는 도박 중독을 ‘90일병’이라고 부른다. 한계가 오는 데 90일 정도 걸린다는 의미”라고 지적했습니다. 도박 중독자의 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자극을 추구하는 사람이 흔하지만, 현실을 도피하려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자극추구형은 젊은 남성, 현실도피형은 중년 여성이 많습니다. 신 교수는 “딱히 취미도 없고 세상 사는 재미를 잘 모르는 사람인데 우울하고 불안한 기분을 잊기 위해 도박에 몰두하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중독에는 단계가 있다고 합니다. 이 원장에 따르면 1단계는 기쁨과 재미를 느끼는 단계로, 스스로 조절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2단계는 행복하지는 않지만 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단계, 3단계는 스스로 조절 불가능한 수준이며 병원을 직접 찾는 확률이 높아지는 단계입니다. 이 원장은 “가족과의 불화가 커지는 2단계에서 치료를 받으라고 강요하면 환자 취급 받는 것이 싫어서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병을 인정하라고 강요하는 것보다 ‘인생에서 값진 경험을 했으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복귀 의지를 북돋는 것이 훨씬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도박 치료는 ‘가족 교육’과 동시에 진행합니다. 환자의 의지가 약해서, 성격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닌 ‘피해자’라는 개념을 교육합니다. 아울러 도박 중독은 만성질환처럼 관리해야 하는 병이라는 점을 환자와 가족이 모두 깊이 이해하게 합니다.●도박 앞에 무력함을 인정해야 치료는 도박에 대한 갈망을 줄이는 약물치료와 상담, 도박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인지행동치료’가 핵심입니다. 신 교수는 “도박 중독자들은 자신의 능력이나 기술로 도박 확률을 조절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다”며 “돈을 잃으면 운이 나쁘거나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하고, 과거의 승리만을 기억해 발걸음이 늘 도박장으로 향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런 잘못된 생각과 믿음을 인지행동치료로 체계적으로 교정해 충동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생활 속에서의 치료도 중요합니다. ‘나는 도박 앞에 무력함을 시인한다’는 문구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도박을 2년간 끊은 사업주 A씨는 늘 지갑에 1000원만 넣고 다녔습니다. 지인이 차비를 빌려 달라고 하자 부끄러운 내색 없이 빈 지갑을 보여 주곤 “1만원만 있어도 도박장을 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신 교수는 이것을 ‘36계 전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가족이 이것을 도와야 합니다. 신 교수는 “병원에 거부감이 있다면 먼저 단도박 모임(www.dandobak.co.kr)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것도 좋다”고 했습니다. 대안 활동도 필요합니다. 이 원장은 “자꾸 주변에서 도박을 하지 말라고만 하면 유혹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고 했습니다. 패스트푸드 가게가 문을 닫으면 먹고 싶은 갈망이 커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 원장은 “도박을 줄이려고 노력하기보다 재미를 얻을 수 있는 대안 활동을 더 찾아서 늘리는 게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광장] ‘깜깜이 후보’ 더이상 안 된다/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깜깜이 후보’ 더이상 안 된다/최광숙 논설위원

    30여년 전 미국에서 로스쿨을 졸업한 선배의 얘기다. 그는 미국의 한 로펌에 입사 지원서를 내고 하루 종일 면접을 봤다고 한다. 한국에서의 대학 졸업 후 로스쿨 입학 전까지의 경력 단절 기간까지 집중적으로 캐물었다고 한다. 결혼하고 아이 키우느라 구멍 난 몇 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집요하게 묻는 바람에 그는 면접이 끝난 후 밑바닥까지 탈탈 털린 기분이었다고 했다. 그 선배는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18년 은둔생활’을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은 것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시기 박 대통령과 그의 주변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샅샅이 파고들지 못한 우리는 지금 최순실 국정 농단이 쳐 놓은 덫에 갇혀 온 나라가 허우적거리는 크나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의 교훈 중 하나는 더이상 ‘깜깜이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뽑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총리, 장관 등 고위 공직자들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도덕성과 직무수행 능력 등을 검증받는다. 검증이 과해 어떤 감사원장 후보는 며느리의 초·중·고교 생활기록부와 대학교 성적증명서 제출 요구까지 받는 황당한 일까지 당했다. 한 사람의 인생 전체가 도마에 오르니 고위직 제의를 받고도 거절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국가의 명운을 짊어진 대통령 후보에 대해서는 그동안 검증이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인용된다면 ‘벚꽃 대선’이 치러질 것이다. 당내 경선과 본선을 고려하면 검증의 시간이 촉박하다. 지금부터라도 여야 대선 후보들이 진짜 대통령감인지를 검증해야 한다. ‘비선 실세’ 최순실에 데인 국민은 이제 대선 후보뿐 아니라 측근 세력을 포함한 인재풀의 면면도 따져 보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대선 후보들의 행보를 보면 자신이 내세우고 싶은 것만 보여 주고 숨기고 싶은 것은 노출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우선 여러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12일 광주 민주당 토론회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토론회 자체가 무산됐다. 당내 경쟁 상대인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국민과 당원들 앞에서 공평하게 도덕성, 정책 능력 등을 평가받자는 요구를 그는 뿌리쳤다. ‘부자 몸조심’이라는 비판이 당내에서부터 나온다. 선두 주자인 그로서는 굳이 검증의 칼날을 미리 맞아 내상을 입을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는 현재 누가 봐도 대세다. 그렇기에 더더욱 혹독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대선 주자 토론회를 거부하던 박근혜의 길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외려 치열한 검증에 적극적으로 응해 믿음직한 후보, 나라를 맡길 후보임을 증명해야 한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맞붙었을 때 두 사람은 철저한 ‘신상털기’ 과정을 겪었다. 트럼프는 바람둥이 성향과 막말, 힐러리는 기득권 세력의 일원임이 여과 없이 언론에 까발려졌다. 돈, 여자, 가족 문제 등 민감한 부분에도 가차 없는 검증이 진행됐고 덕분에 미국 유권자들은 두 사람의 치부까지 훤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해도 누구도 ‘속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선 기간 내내 트럼프의 독특한 기행 ‘예고편’을 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 대선은 곧 후보 검증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 전 대표는 그동안 “나는 검증이 모두 끝났다. 털어도 먼지 하나 나지 않는다”고 공언했다. 그 정도로 당당하다면 국민과 당원 앞에 자신을 숨길 이유가 없다. 여권의 기대주로 떠오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마찬가지다. 그의 출마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에도 출마의 뜻이 있다면 아리송한 행보로 시간 끌기를 할 것이 아니라 이쯤 되면 거취를 밝혀야 한다. 만약 그가 정식 출마 선언을 할 경우 총리 임명 때와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정밀한 검증을 받을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대선에 도전장을 내민 후보는 여야를 막론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국민 앞에 유리알처럼 공개하고 철저한 검증 과정을 밟아야 한다. 이게 ‘제2의 박근혜 사태’를 막는 길이다. 대선 후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또다시 ‘불행한 국민’, ‘불행한 대통령’을 만들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백신 접종이 될 것이다. bori@seoul.co.kr
  • [서울포토]강남에서 광화문까지 ... 1박2일 시민 촛불행진 출정식

    [서울포토]강남에서 광화문까지 ... 1박2일 시민 촛불행진 출정식

    시민들과 블랙리스트 예술인 등이 강남에서 국회 여의도를 거쳐 광화문 광장까지 15.7km 거리를 1박2일에 걸쳐 행진하는 춧불행진 충정식이 10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 앞에서 열리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시론] 트럼프발 글로벌 위기와 한국 경제/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시론] 트럼프발 글로벌 위기와 한국 경제/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지구촌을 혼란에 빠뜨렸다. 당선 이후 주가, 금리, 달러 상승으로 기대감을 드러냈던 전 세계 금융시장도 반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당선 연설의 안정감과 이후 행보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비쳤던 반면, 취임 이후에는 선거 기간에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미국은 무엇을 지향하는가, 이에 따라 세계 경제는 어떠한 영향을 받을 것인가, 그리고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트럼프의 취임 연설과 이후 일련의 조치를 볼 때, 트럼프 미국의 지향점은 비교적 분명해 보인다. 이른바 미국 최우선이다.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것이다. 이는 교역 상대국들의 ‘불공정한’ 저가 제품 탓에 자국의 산업과 기업이 손해를 입었고 일자리도 줄어들었다는 인식에 기인한다. 트럼프 정부는 불법 이민자들의 유입도 일자리 감소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본다. 불공정한 무역협정 및 상대국의 조치를 바로잡아서 만성적인 무역 적자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글로벌 가치 사슬이 급격히 바뀌고 있고 미국 실업률이 이미 완전 고용 수준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트럼프의 구상이 그대로 실현될지는 매우 회의적이다. 하지만 취임 초기 미국 우선 대외정책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심각성을 넘어 위기의식을 느끼게 한다. 여전히 초강대국인 미국이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헤게모니를 행사하지 않겠다는 데서 오는 불안 때문이다. 헤게모니는 한 국가의 경제·군사적 우월성과 세계를 이끌려는 의지에서 나오는데 미국은 자국 최우선주의로 의지를 버렸고, 중국은 의지는 있지만 아직 능력이 없다. 저명한 정치경제학자인 찰스 킨들버거는 1920년대 말 전 세계 대공황의 원인을 헤게모니의 부재에서 찾았다. 1차 세계대전 이후 각국은 관세를 수단으로 한 극심한 무역전쟁을 치르며 제로섬도 아닌 공멸의 길로 들어섰다. 결국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의 참화에 빠져들었다. 킨들버거에 따르면 당시 영국은 의지는 있었지만 능력이 없었고 미국은 능력은 있었지만 의지가 없었던 헤게모니의 부재 상태였기 때문에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때와 지금의 상황은 너무도 닮았다. 미국과 같은 기축통화 국가의 역설적 상황을 표현한 트리핀 딜레마라는 게 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 GDP의 24% 정도에 그치지만, 달러는 전 세계 외환 거래의 88%, 외환보유고의 64%를 차지한다. 미국 이외의 국가들은 경상·자본 거래를 위한 예비적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실제보다 더 많은 달러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 체제는 미국에서 끊임없이 달러가 공급돼야 유지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미국이 자국 상품보다 외국 상품을 더 많이 소비하는, 즉 경상 적자가 요구된다. 적자가 반가울 리 없는 기축통화 국가로서는 딜레마인 셈이다. 미국이 자국 최우선으로 적자를 해소하겠다고 나서면 현 체제는 유지될 수 없다. 대안이 필요하다. 중국이 아직 미국의 대안이 아니라면, 그 대안은 2009년 중국이 제안했듯이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을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것이다. 또는 제2의 플라자 합의를 통해 달러 가치의 하락을 유도할 수도 있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대안과 그 이행 과정은 G20, G7, 적어도 G2의 긴밀한 협력을 전제로 한다. 현재의 대립과 갈등을 감안할 때 매우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대외의존도가 가장 높은 편이다. 트럼프발 글로벌 위기가 현실화된다면 실물 및 금융 양 측면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해 1월 반도체, 석유화학 제품 등에 힘입어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했지만 추세 반전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회복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수출 제조업은 현지 생산 확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경제적 관점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추진되지 못했던 서비스업 육성을 통해 내수 기반을 확충하려는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 프러포즈…세레나데와 꽃다발, 반지로는 부족해 (영상)

    프러포즈…세레나데와 꽃다발, 반지로는 부족해 (영상)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일은 위험부담이 꽤 크다. 이 불행한 남자는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됐다. 최근 브라질의 푸드코트에서 한 남성이 바이올린 연주자의 세레나데에 맞춰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그러나 그는 기대했던 반응을 얻지 못했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그의 앞을 떠나버렸다. 영상은 구혼자가 큰 꽃다발과 결혼 반지로 보이는 물건을 들고 그녀 앞에 나타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는 한 쪽 무릎을 꿇고 그녀에게 청혼하지만 그녀의 반응은 차갑다.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행위에 전혀 감동받지 않았고, 화를 내며 무언가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친구와 가버린다. 어색하고 민망한 것은 구혼에 실패한 남자 뿐이 아니었다. 바이올린 연주자는 애써 태연한 척 연주를 계속하고, 푸드코드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동정어린 시선으로 박수갈채를 보내며 그의 좌절을 다독인다. 심지어 이를 지켜보던 한 명이 그에게 다가와 위로를 건넨다. 영국 데일리메일에서 8일(현지시간) 이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그가 여자친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둘만의 사적인 이야기를 대중앞에서 공개하는 일은 결혼을 원치 않는 상대에게 잔인하고 스스로도 창피하다”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朴대통령측 “‘세월호 7시간, 법률적 책임 주장은 말도 안돼”

    朴대통령측 “‘세월호 7시간, 법률적 책임 주장은 말도 안돼”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은 ‘세월호 7시간’에 대해 박 대통령에게 법률적 책임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7일 주장했다.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1차 변론을 마친 뒤 가진 브리핑에서 대통령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는 “정치적 책임은 모르겠지만 법률적 책임을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앞서 박 대통령 측은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참사일 행적’ 자료를 보완해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3일 ‘소추사유에 대한 피청구인의 입장’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세월호 참사일 행적에 대해 “기존에 제출한 자료를 참고해달라”는 취지로 기술했다. 이 변호사가 이날 공개한 의견서에는 “박 대통령은 사고 당일 오전 10시께 국가안보실의 보고를 받아 사고 사실을 알고 관련 보고와 조치 등은 이미 제출한 서면으로 갈음한다”고 돼 있다. 참사 당일 ‘20∼30분마다 상황 보고를 받으며 필요한 조치를 충분히 했다’는 기존 태도를 고수한 것으로, 이 변호인의 이날 발언 역시 이와 같은 입장이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세월호 7시간 행적’에 관한 일관된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 변호사는 헌재에 ‘탄핵 답변서’를 제출하며 “불행한 일이지만 대통령의 직접 책임은 아니다.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권을 직접 침해한 사실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5일 탄핵심판 9차 변론 후 열린 기자단 브리핑에서도 “(세월호 관련 탄핵사유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미세먼지와 화학물질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이윤섭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월요 정책마당] 미세먼지와 화학물질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이윤섭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환경부가 지난 한 해 언론에서 보도한 환경 분야 관련 단어를 자체 조사한 바 있다. 결과는 예상대로 ‘미세먼지’(1만 6318건)와 ‘가습기 살균제’(1만 4895건)로 나타났다. 두 단어는 국민이 가장 불안해했던 환경문제를 대변해 준다. 매년 늦가을부터 다음해 봄까지 극성인 미세먼지는 마스크 없이 외출하는 것을 두렵게 만들 정도로 위험한 존재로 부상했다. 수백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사고는 국민을 화학물질 공포감에 떨게 했다. 올해도 새해 첫날부터 일부 지역에서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을 기록하는 등 심상치 않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를 의미하는 ‘노케미족’이 등장할 정도로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가 여전하다. 환경부는 이 같은 환경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올해 ‘미세먼지 줄이기’와 ‘화학물질 안전관리’를 최우선 정책과제로 선정해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미세먼지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기상·대기자료와의 인과관계 등을 분석해 고농도 미세먼지의 예보 정확도를 현재 63%에서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지난해 정부가 마련한 미세먼지 특별대책이 효과를 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에 전 단계로 정확한 예보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이 실생활에서 준비해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2월부터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수도권 공공·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차량 2부제 운행뿐 아니라 공사 중지 명령을 발령하고 학교·어린이집에서는 야외수업 금지, 휴업 권고 등 비상대책도 시행한다. 시범 실시를 통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해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은 허가하지 않고 현재 건설 중인 발전소 9기에 대해서는 배출허용기준을 현재보다 최대 5배까지 강화해 오염물질 배출을 원천적으로 관리한다. 특히 2005년 이전 출시된 노후 경유차 중 종합검사에 불합격하거나 저공해 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차량은 서울 전역에서 차량 운행을 제한받는다. 아울러 노후차량 약 7만 5000대를 대상으로 약 720억원의 예산을 들여 매연 저감장치 부착 비용과 조기 폐차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의 주원인인 중국과 실효성 있는 협력도 강화한다. 4월부터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원인과 특성 등을 공동으로 연구하는 동시에 중국 74개 대도시의 대기 질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신받아 예보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불행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를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한다. 오는 6월까지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생활화학제품 전수조사를 완료하고 문제가 있는 제품은 공개하는 동시에 회수할 방침이다. 근본적인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으면 시장에 화학제품 출시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살생물제관리법’도 연내 제정을 추진한다. 지난해 말까지 접수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신청자 4400여명의 피해조사·판정을 올해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천식·피부염 등 폐 이외의 질환에 대한 피해 판정기준도 단계적으로 마련해 조속한 지원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환경오염 피해가 발생하면 자동차 보험처럼 피해자가 신속하게 보상받을 수 있는 ‘환경오염 피해구제제도’를 올해 완전하게 정착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시행된 피해구제제도에 따라 피해자가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않아도 보상받을 길이 열렸다. 기업이 도산해 보상 능력을 상실하거나 원인이 불분명한 환경 피해에 대해서는 국가가 직접 의료비·요양생활수당·장의비 등의 구제급여도 지급할 계획이다. 기업은 한 번의 환경오염 사고로 도산에까지 이르던 것을 환경책임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위험을 줄이게 돼 지속 가능 경영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식의 변화가 감지된다. 제도 시행 첫해 기업들의 보험 가입률이 98%에 달하고 있다. 올해는 업종별·시설 규모별 보험료율을 차등화하고 단체 계약 상품을 출시하는 등 피해구제제도가 현장에서 무리 없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역점을 둘 방침이다. 환경부는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민생 정책으로 미세먼지 등의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하고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만전을 기할 것이다.
  • 온몸이 돌처럼 변한 8세 소년, “세상의 편견이 더 고통”

    온몸이 돌처럼 변한 8세 소년, “세상의 편견이 더 고통”

    한창 뛰어놀고 싶은 나이에 집 안에서 평생을 지내야 하는 소년이 있다. 희귀한 몸 상태 때문에 겪어야하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8살 아이가 감당하기에 너무 벅차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방글라데시의 한 소년이 돌처럼 변하는 심각한 피부질환으로 인해 세상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나온가온구의 한 마을에서 태어난 메헨디 하산. 그의 얼굴은 정상처럼 보이지만 몸 전체는 두꺼운 비늘 모양의 피부로 덮여 있다. 아주 경미한 마찰에도 피부가 몹시 따끔거려서 걷거나 옷을 입는 일도 힘겹다. 그러나 이보다 더 끔찍한 고통은 자신의 존재를 위협적으로 느끼는 사람들의 시선이다. 하산은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다. 밖으로 나가 놀지도 학교에서 공부하지도 않는다. 엄마는 항상 혼자인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 아파했다. 엄마 자하나라 베굼은 "하산을 학교에 입학시켰는데, 다른 아이들에게 두들겨 맞고 돌아왔다. 선생님께 주의 깊게 봐달라고 부탁했지만 되려 아들의 존재가 다른 아이들을 놀래켜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했다. 심지어 아들에게서 냄새가 난다며 다른 학생들과 함께 음식을 먹거나 어울리지 못하게 했다"고 토로했다. 엄마의 말에 따르면 친할머니까지 손자를 혐오한다고. 불행하게도 하산의 운명은 갓난아기 때부터 정해져 있었다. 3.2kg로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12일이 지나서 몸에 작은 발진이 일어났다. 그의 부모는 단순히 모기에 물린 것이라 생각해 무시했는데, 발진이 곧 발뒤꿈치에서 복부로 퍼졌다. 그리고 3개월이 채 안되서 손가락과 가슴, 배가 딱딱한 살갗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걱정이 된 하산의 아빠 엄마는 아들의 병을 고치겠다는 일념으로 많은 의사들을 만났고, 온갖 약을 써봤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내과의사들은 병명과 원인이 무엇인지, 치료가 가능한지에 대해 무지했다. 아빠는 운전을 해서 모아둔 전 재산을 아들의 치료비에 썼고 현재 수중에 남은 돈이 없어 치료를 멈춘 상태다. 단돈 1만 5000원이 없어 지난 한 해 동안 하산은 단 한 번도 진료를 받지 못했다. 하산의 엄마는 지금 아들의 유년시절을 빼앗아간 병을 진단하고 치료해서 아들을 자유롭게 해달라고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중이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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