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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쁜 누나’ 손예진♥정해인, 이별 후 재회..가슴 아픈 사랑의 결말은?

    ‘예쁜 누나’ 손예진♥정해인, 이별 후 재회..가슴 아픈 사랑의 결말은?

    ‘예쁜 누나’ 손예진과 정해인이 결국 가슴 아픈 이별을 선택했고, 우연히 재회했다. 시청률은 전국 5.9%, 수도권 6.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나타냈다. 지난 18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에서 윤진아(손예진 분)와 서준희(정해인 분)는 어긋난 선택으로 결별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윤승호(위하준 분)의 결혼식에서 재회했다. 모든 것이 달라진 상황에서 마음의 준비도 없이 마주쳐버린 진아와 준희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준희가 출장을 떠나기 전, 집 계약에 대해 말하려던 진아. 하지만 “회사 그만두는 거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 있어? 미국지사 근무 신청 했어”라는 말에 말문이 막혔다. 지금 이대로도 좋은 진아와 달리 준희의 결심은 단호했다. “난 아니라니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버티고 있는 거 더 못 보겠어”라고. 다시 비밀을 만들게 된 진아는 서경선(장소연 분)을 찾아가 준희의 상황과 자신의 진솔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못이기는 척 준희와 떠나는 것이 편하다는 걸 알지만 차마 그럴 순 없었고, “나 아직 하고 싶은 일 많거든. 다 버리고 준희한테 올인 안 해. 지금처럼 연애하면서 해야 될 일, 하고 싶은 일 계속 할 거야”라는 선택에 대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출장에서 돌아온 준희는 결국 진아의 이사를 알게 됐다. 준희는 자신의 집을 정리해서 진아를 돕고 싶었고, 진아는 경선을 더 이상 실망시킬 수 없었다. “꼭 뭘 해줘야 돼? 그냥 서로 마음만 있음 되는 거 아냐?”라며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지금처럼 지내도 괜찮다는 진아와 “난 계속 이런 식으론 못 지내. 제 풀에 나가떨어지겠지, 기대하는 눈들 더 이상 못 봐주겠어”라는 준희는 계속 어긋났다. 한편, 조경식(김종태 분) 대표 주도 하에 성희롱 관련 증거를 모조리 조작한 남호균(박혁권 분) 이사. 회사는 변호사까지 대동해 명예훼손 고소로 협박하며 피해자인 진아를 오히려 가해자로 몰았다. 진아는 꿋꿋하게 맞서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정상적으로 진급을 했지만, 진아만 파주 물류센터 과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진급으로 위장한 징계를 받게 된 것. 준희의 미국 지사 신청이 예정보다 빨리 확정된 가운데, 진아는 생일에도 엄마 김미연(길해연 분)과 싸우고 말았다. 준희는 진아의 생일 선물로 자신이 스케치한 도안대로 만든 목걸이를 선물했다. 행복한 시간이어야했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여전히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감돌았다. 회사 일까지 꼬여버린 진아에게 “미국 가게 됐어. 같이 가”라고 다시 제안한 준희. 이에 진아는 “예전의 나였다면 당장 가자고 해도 따라나섰을 거야. 근데 지금의 난 너무 커버렸어. 서준희가 날 어른으로 만들어 놨거든”이라며 지금의 상황을 딛고 일어서 노력하기 위해 다시 거절했다. 어긋난 선택에 눈물의 이별을 맞이한 진아와 준희는 시간이 흘러 승호의 결혼식장에서 재회했다. 자신보다 사업을 더 중요시 생각하는 차가운 남자친구와 불행한 연애를 하고 있었던 진아는 준희와 눈이 마주치자 당황했지만 두 사람은 서로 스쳐지나갔다. 예상치 못한 재회를 한 진아와 준희의 사랑은 어떤 엔딩을 맞게 될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한편, JTBC ‘예쁜 누나’는 19일 오후 11시 마지막회가 방송된다. 사진제공= ‘예쁜 누나’ 방송 화면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강태안의 미식여행] 어머니의 전복죽

    [강태안의 미식여행] 어머니의 전복죽

    가정의 달 5월을 보내고 있다. 어버이날을 제외하고라도 어머니의 생신 날,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일이 모두 5월에 있어 개인적으로도 1년 중 부모님과 관련된 생각과 추억이 가장 많은 달이다. 올해부터 새언니의 제안으로 어머니가 생일상을 직접 준비하셨다. 냉채부터 회, 조림, 탕까지 갖가지 해산물을 중심으로 어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해 주셨다. 제주도가 고향인 부모님 덕분에 어려서부터 나는 다양하고 실한 생선과 해산물을 풍요롭게 즐기며 자랐다. 특히 미역국은 우리 집의 대표 국물로 미역국 안에 정말 다양한 해산물을 넣어 즐긴다. 식구들이 몸이 아프거나 기운이 달리면 우리 집은 ‘전복’이 보약임을 몸소 실천하고 살고 있다. 전복을 큼직하게 썰어 끓인 ‘전복죽’은 나로서는 원기 충전의 음식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전복 양식이 활발해서 가격이 전보다 많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과거 그렇지 않은 시절에도 전복은 가끔 우리 집에서 자주 구경할 수 있었던 식재료였다. 몇 해 전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직전 어머니는 외할머니에게 직접 전복죽을 끓여 드리고 오셨다고 했다. 어린 시절 외할머니와 함께 살 수 없었던 어머니는 평생 외할머니에 대한 깊은 상처를 전복죽을 통해 외할머니와의 작별 인사로 이유하셨다. 그리고 몇 년 전 내가 암 환자가 되어 병상에 누워 있을 때도 어머니는 전복죽을 매일 배달하며 나를 일으켜 세우셨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는 참 건강하신 분이다. 우리 가족 중 아마 가장 건강하신 것 같다. 여든 가까이 살아오시며 큰 병치레 없으셨고 간혹 아프시더라도 어머니는 약도 잘 안 드시고 기운 나는 음식을 손수 해 드시며 원기를 회복하셨다. 각종 해산물을 넣은 죽이나 생선구이, 혹은 생선 뼈를 고아 낸 탕, 이런 음식은 어머니가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머니가 평생 즐겨 드시던 음식이다. 육식은 평생 하지 않으셨고 해산물과 채소 등 자연식 위주로 드셨다. 때마다 장을 담그시고 김장도 했고 청국장도 집에서 띄우고, 어릴 적 나는 이 냄새가 너무 싫어 늘 시골스럽다며 어머니를 타박했다. 1975년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오게 된 이후에도 한동안 어머니는 김장 김칫독 묻는 것을 포기 못하시고 관리소 아저씨를 설득해 아파트 1층 베란다 밑에 김칫독을 묻어 겨우내 맛있는 김치를 즐길 정도였다. 이런 어머니도 아파트 생활이 길어지고 김치냉장고가 생겨나며, 그리고 나이가 드시며 그나마 몇 년 전까지 몇 개 가지고 있던 장독을 정리하게 됐고 더는 장과 김장 만들기는 하지 않게 되셨다. 요즘 어머니를 뵈면 많이 늙으셨음을 느끼게 된다. 올해 처음으로 어머니 부재의 심각성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난 어머니의 음식을 이제 사랑하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어머니가 앞으로 함께 계실 동안 내가 그 모든 어머니의 손맛을 물려받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한 그 음식들, 하지만 건강한 그 음식들이 지금의 나를 바로 세워 왔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불행하게도 이 모든 어머니의 훌륭한 음식 유산의 많은 부분을 물려받지 못했다. 아주 오래전 내 가족이 완전체로 있던 그 행복했던 일요일의 멸치로 국물을 낸 손칼국수와 명절마다 만들었던 다양한 음식들, 칼칼한 갈치조림과 여름에 시원한 물회, 고사리 많이 넣어 끓여 낸 육개장과 김장 날의 즐거움을 이제라도 주의 깊게 배워 익혀 내 삶과 함께하길 기원해 본다. 내가 만든 어머니의 음식들은 후에 나와 내 가족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함께할 것이기에.
  • 세계적 사랑 축제 ‘남원 춘향제’ 개막

    세계적인 사랑축제인 제88회 남원 춘향제가 18일 전북 남원시 광한루원에서 개막했다. 올해 춘향제는 ‘재·감·통 춘향제’를 주제로 닷새 동안 전통문화, 공연 예술, 놀이 체험, 부대 행사 등 4개 분야, 24개 프로그램으로 치러진다. 재·감·통은 ‘재미와 감동이 있는 전통 예술축제’를 줄인 말이다. 전통문화 부문에서는 사랑 등불행렬, 춘향국악대전, 춘향제향이 관객을 찾아간다. 공연 예술 부문에서는 ‘더(THE) 광한루’, 세기의 사랑 공연예술, 창극 춘향전, 명인명창 국악대향연, 해외 초청공연 등이 선보인다. ‘더 광한루’는 명창의 소리, 명인의 연주, 명고의 장단이 어우러지는 춘향제 최고의 명품 공연이다. 놀이 체험 부문에서는 춘향 길놀이, 교복 페스티벌, 사랑의 춤판, ‘지금은 춘향시대’가 진행되며 부대 행사로는 민속씨름대회, 춘향 사진촬영대회, 전국남녀궁도대회 등이 펼쳐진다. 특히, 올해는 원일 평창동계올림픽 음악감독을 예술감독으로 영입해 예술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수준 높은 공연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에는 춘향제의 하이라이트인 춘향선발대회가 열려 흥을 돋웠다. 국내외에서 430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는 김진아(20·경기도·동아방송예술대)씨가 우리나라 최고의 전통미인인 ‘미스춘향 진’의 영예를 차지했다. 춘향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역대표공연예술제 지원사업에서 작년까지 2년 연속 전통분야 전국 1위에 오른 대한민국 최고의 전통예술축제다. 안숙선 춘향제전위원장은 “국악의 원형을 소중히 여기며 전통의 근본을 잃지 않는 축제로 만들겠다”며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박창진 “노조 제명, 노-노 갈등으로 초점 흐려져선 안돼”

    박창진 “노조 제명, 노-노 갈등으로 초점 흐려져선 안돼”

    최근 대한항공 노조가 박창진 사무장을 노조에서 제명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박창진 사무장이 “노-노 갈등으로 번져 현 경영진 개선 요구라는 초점이 흐려져선 안 된다”는 뜻을 밝혔다.박창진 사무장은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진행자가 최근 대한항공 노조가 박창진 사무장을 제명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묻자 “상당히 안타깝다. 직원들이 단결해서 현 경영진에 대해 개선 요구가 이뤄져야 하는데 왜 제가 제명 대상이 됐는지 의문스럽다”면서 “현 사태에서 (노-노 갈등으로) 초점이 흐려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온라인 메신저 단체채팅방에서 제보하는 수준을 넘어 연대를 확대할 뜻을 전했다. 박창진 사무장은 “차후에 연대의 방식을 단톡방 수준이 아닌 조직을 형성해 나갈 생각”이라면서 “조만간 조직이 구성되면 어느 정도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박창진 사무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총수 일가를 비판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에 모였던 대한항공 직원들의 촛불집회에 사측 직원들이 채증을 목적으로 위장 참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창진 사무장이 사회를 봤던 이 집회에서 대한항공 직원들 대부분 가면을 쓰고 참여했다. 박창진 사무장은 한 언론사 기자로부터 들은 이야기라면서 “예전에 대한항공을 담당했던 기자가 집회 현장을 취재하러 갔다가 옆에서 가면을 쓰고 있던 분이 인사를 하길래 ‘누구시냐’ 했더니 ‘대한항공 홍보팀에 있던 ○○입니다, △△입니다’ 했다고 한다”면서 “‘집회 참여하러 오셨냐’고 물었더니 ‘제가 시위하러 왔겠습니까’라고 얘기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즉 회사 측에서 사측 직원을 집회에 보내 집회에 참가한 이들이 누군지, 집회가 어떤 분위기인지 알아보려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진행자가 ‘요즘 승객들이 많이 알아보지 않냐’고 묻자 박창진 사무장은 “많이들 알아보신다”면서 “많은 응원과 감사의 표시 같은 것을 받을 때도 있지만, ‘박창진 사무장, 땅콩 하나 가져와봐’라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물론 그런 사람들이 많지는 않고 ‘1만명 중에 1명’ 정도라고는 했지만 박창진 사무장은 “대한항공 사태가 가십거리로 회자되다보니 본질을 벗어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박창진 사무장은 “모두가 불의한 일들에 견제 세력이 되고 개입을 한다면 차후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 개선의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불행한 상황에 더 용기낼 수 있고, 그 용기가 서로에게 칭송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29세 최고령 할머니 “장수는 축복이 아닌 형벌”

    129세 최고령 할머니 “장수는 축복이 아닌 형벌”

    장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바람일 수 있지만 모든 이가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29번째 생일이 ‘자신에게 내려진 형벌’이라고 주장하는 한 할머니의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체첸 공화국 출신의 코쿠 이스탐블로바 할머니는 서류상의 생년월일이 1889년 6월 1일로, 다음달이면 129세가 된다. 할머니는 나이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겪었다. 러시아 혁명이 니콜라스 2세 황제를 무너뜨렸을 때 27세, 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는 55세, 구 소련이 붕괴 됐을 때는 102세였다. 할머니는 “볼셰비키 혁명 이후 러시아 내란과 제2차 세계대전, 1944년 두 차례의 체첸전이 일어났음에도 살아남았다. 평생 단 하루도 행복한 날이 없었으며, 이토록 오래 살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시베리아나 카자흐스탄에서 망명 생활을 할때 가장 힘들었다. 항상 열심히 일하고 정원을 가꾸며 불행한 생각을 떨쳐냈다"면서 "긴 생명은 신이 내게 주신 선물이 아닌 형벌이다. 난 그것을 바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스탐블로바 할머니는 불과 6살에 숨진 아들을 포함해 모든 자식을 자신보다 일찍 보냈다. 유일하게 생존했던 딸 타마라는 5년 전 104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기를 피하고 발효유를 즐기는 이스탐블로바 할머니는 시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 외에는 말을 하고 먹거나 거동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러시아 정부는 아직 국내에 110세 이상인 노인이 37명 있으며, 대부분 러시아 남부 코카서스에 거주한다고 주장하지만 믿을 수 있는 출생기록이 부족해 증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문화마당] 저마다의 이야기/김소연 시인

    [문화마당] 저마다의 이야기/김소연 시인

    걷다가 발목을 접질려 난생처음 깁스를 하고 지낸다. 만나는 사람들은 자신이 깁스를 했거나 사고를 당했던 경험담을 나에게 들려준다. 그 사람에게 그렇게 힘든 시간이 있었는지 나는 전혀 알지 못했거나 이야기를 듣다가 비로소 기억이 나서 ‘아 맞다’ 하고 맞장구를 치게 된다. 어쨌든 깁스를 한 적이 있었던 사람이 그래 본 적 없는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친절하다.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이미 말짱하게 다 나았기에 무슨 무용담처럼 지난 이야기를 명랑하게 하고 있는 그이지만, 그때 그가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나는 뒤늦게 제대로 실감한다. 그 시간을 조용히 버텼다는 것만으로도 그에게 존경심이 생긴다.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사람들을 길에서 마주친다면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태도로 그들을 대할 것 같다. 누군가의 오래된 불행과 뒤늦게 조우하여 뒤늦은 교감을 하는 데에는 당연히 나의 사소한 불행이 큰 몫을 한다. 이 이해의 시간. 전혀 예상해 본 적 없는 소중한 경험의 시간이다. 얼마 전 일본 오키나와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옆자리에 앉은 두 사람 덕분에 특별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맑은 하늘과 맑은 바다가 창 바깥으로 내다뵈는 민박집에서 고즈넉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나는 그곳에 가는 중이었고, 그들은 성지를 찾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그들이 말하는 성지는 게임 속 캐릭터가 태어난 장소였다. 가방 속에 밀짚모자를 쓴 귀여운 캐릭터 인형을 꺼내어 창문 위에 세워 두고 구름 위를 날아가는 장면을 사진에 담았다. 두 사람의 휴대전화 앨범에는 그 캐릭터와 관련된 이미지들이 가득했다. 사진을 하나하나 보여 주며 그 캐릭터에 대해 호기심을 표하는 낯선 나에게 조목조목 상황을 알려주었다. 그 이후로, 현실계의 인물과 게임 속 인물의 경계를 지워가며 좋아하는 대상을 좋아하는 방식에 대하여 자주 생각하고는 한다. 그들에겐 뜻깊은 교감을 누리게 해주는 현실계 바깥에 대하여 상상하고는 한다. 그들의 여행 목적과 그들의 기쁨에 대해서도 상상한다. 완전히 다른 목적으로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사람. 그들이 심취해 있는 그 게임에 대해서도 당연히 관심이 생겼고, 그 세계를 나도 알게 되었다. 남북 정상회담이 끝나고 나자, 만나는 사람들 저마다 북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정지용이나 백석 같은 월북작가들 이야기는 물론이고, 예전에 금강산이나 평양을 다녀왔던 경험담들도 당연하고, 하다못해 냉면 같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까지. 20세기 대학시절로 회귀한 듯한 느낌이었다. 늘 알고 지냈을 뿐만 아니라 경험했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꽤나 시시콜콜하게 나누던 사이였는데도, 평양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는 건 그에게 처음 들어본 이야기였다. 이북이 고향인 어머니도 십여 년 만에 고향 이야기를 꺼내셨다. 예전에 들어본 적 있던 엄마의 고향은 돌아갈 수 없는 곳에 대한 회한의 장소였는데, 이번에 듣게 된 고향 이야기는 실재하는 장소였고 훨씬 가까운 거리로 체감되는 장소였다. 저마다의 이야기에는 기대감 같은 게 잔뜩 묻어나왔다. 언젠가부터 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던 까닭은 무엇일까. 무관심 때문이었을까. 집단적으로 무관심했기 때문에 유독 관심이 있더라도 대화로 꺼내 말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 하나의 경험을 새로이 공유한다는 것. 그것은 최소한 새로운 대화를 하게 되는 것이었다. 새로운 대화는 기대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삶을 자연스럽게 기대하는 것이었다.
  • 전여옥 “남경필·이재명 더티게임 가능성…크게 다친다”

    전여옥 “남경필·이재명 더티게임 가능성…크게 다친다”

    전여옥 작가가 경기도지사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전 양상을 두고 “더티게임이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전여옥 작가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남경필 후보에 대해 “약간 실망했다”고 하면서 “그동안 이재명 지사도 아웃복싱을 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이번에 남경필 지사가 드디어 수건을 던진 것이 아니라 그냥 달려든 거죠”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재명 지사가 ‘이거는 불행한 가정사다’라고 얘기를 하고 여기에 대해서 ‘앞으로 남경필 후보가 지니고 있는 아들의 성추행, 마약 그 다음에 여성 유인 등 이런 거 우리 얘기하지 않는 거 아니냐’라고 말한 것은 이 문제를 앞으로도 들고 나오겠다는 점에서 굉장히 더티 게임이 될 수도 있겠다”면서 “한편에서는 눈길을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라고 짚었다. 두 사람의 대결구도에서 남경필 후보가 선거 후에도 이미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여옥 작가는 “정치도 유도처럼 낙법이 중요해요. 떨어질 때 떨어지더라도 안전하게 떨어져야죠. 지금 남경필 지사는 마구잡이 유도를 하면서 머리부터 떨어지고 있는 격이다. 크게 다친다”라며 우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영세중립 평화통일로 한반도 평화 제도화하자”

    [인터뷰 플러스] “영세중립 평화통일로 한반도 평화 제도화하자”

    “5000년 역사의 새로운 운명의 길에 꽃이 피려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한반도는 세계 평화의 중심 국가입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와야 동북아 평화가 있고, 세계 평화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남북은 이 기회를 잘 살려 평화를 먼저 제도화시키면서 경제협력을 하고 통일로 나가야 합니다. 제도화란 영세중립입니다.” 강종일 한반도중립화연구소 소장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제도적 방안으로 영세중립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걱정하는 통일비용에 대해 “걱정할 이유가 없다”면서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인력과 자원이 만나고, 여기에 미·일의 자본이 덧붙여지면 되레 남한은 국민소득 4만 달러 북한은 2만 달러를 10년에서 15년이면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의 글로벌 금융회사인 골드만삭스가 예측한 ‘통일 한반도 세계 2등 국가 된다’는 예측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또 “남북경협은 개성공단과 같은 특구를 10개에서 15개 정도 건설해 북한 사람들의 경제생활 수준을 먼저 올려 줘야 한다”면서 “이때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기업들이 북한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종일 소장은 1937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1962년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고려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 수료(1964),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1992)를 거쳐 1997년 미국 하와이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강 소장은 1964년 대한일보 기자를 거쳐 주미얀마 대사관 1등 서기관, 원광대학교 외래교수, 인하대학교 외래교수, 선문대학교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1999년부터 한반도중립화연구소 소장을 21년째 맡아 한반도의 평화정책을 위한 제도방안으로 영세중립을 주창해 오고 있다. 저서로는 고종의 대미외교(2006), 한반도 중립화로 가는 길(2007), 한반도 생존전략 중립화(2014·오른쪽 사진), 고종의 영세중립 정책(2015)이 있다. 편집자 주→4·27 남북정상회담의 성공개최를 계기로 한반도가 새로운 평화시대의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북미정상회담도 앞두고 있습니다. -4·27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판문점 선언은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의 대전환입니다. 그런데 평화란 제도적 장치로 뒷받침돼야 지킬 수 있습니다. 남북이나 북미나 평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어요. 이런 점에서 남북 간 1단계는 4·27 정상회담의 성공개최로 끝났고, 이제 2단계로서 북미정상회담이 있습니다. 북미정상 회담 결과에 따라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는 새로운 질서가 나오게 될 겁니다. 동북아 역사는 상당히 바뀔 것으로 봅니다. →한반도 평화가 동북아질서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씀이시네요. -지구상에 평화가 오려면 반드시 한반도에 평화가 먼저 와야 한다는 것은 전제조건입니다. 그 이유는 세계 1·2·3·4등 국가들의 이해가 한반도에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가 세계평화의 중심국가인 거죠. 아직도 한반도는 세계평화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강국들의 싸움터로 남아 있어요. 그래서 저는 한반도가 영세중립을 함으로써 완전히 4개국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겁니다. 이제 남북정상회담으로 발동이 하나 걸렸어요. 북·미, 남·북·미, 남·북과 미·중으로 이어지는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히 결판을 내야 합니다. 어찌 됐든 한반도 입장에선 5000년 역사 운명의 길이 꽃을 피우려 하고 있잖습니까. 우리가 먼저 평화를 해 놓고, 제도화시키면서 경제협력을 하고, 통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선은 평화입니다. 그다음 북미회담 후에 개성공단 열고, 금강산도 열면 남북경제공동체 논의가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북한에 개성공단 같은 것을 최소한 10개에서 15개 정도 개발할 수 있게 도움을 줘야 합니다. →남한의 투자로 북한의 경제특구를 열자는 말씀인가요. -네, 그래요. 다만 북한에 제1차로 들어갈 기업은 남한의 기업체여야 합니다. 이때는 국내에 있는 기업체가 아니라,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체가 들어가야 합니다. 한국에 있는 기업체는 한국을 먹여 살리고,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 나가 있는 기업체들이 북한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다시 말해 남한의 자본과 기술이 북한의 노동력과 지하자원 등 4가지 생산요소가 결합되도록 해야겠죠. 그렇게 10년을 가면 한반도는 세계에서 1등 국가가 됩니다. 우리는 4만 달러 이상 올라가고, 북한도 2만 달러로 올라가면 코리아가 세계 1~2등 국가가 된다는 골드만삭스의 예언대로 되는 겁니다. →평화와 함께 남북경협이 당면과제란 말씀인가요. -남북과 북미정상회담이 판을 크게 흔들고 있어요. 이때 우린 바로 경제협력으로 들어가서 남북경제공동체로 가야죠. 북한 사람들의 경제생활 수준을 올려 줘야 해요. 그래야 통일 비용도 안 들어가요. 북한은 북일수교를 조건으로 북한이 일본에 요구한 200억 달러 청구권 자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 미국이 가만히 있겠어요. 미국도 북한에 그 대가를 내놔야 될 겁니다. →평화가 정착단계에서 비전이 좀 필요한데요. 그 제도적 장치가 영세중립화란 말씀이죠. 평화는 제도적으로 지켜내지 않으면 또 무너집니다. 제도적 정착이란 중립화가 됨으로써 가능합니다. 만일 중국의 시진핑이 중국몽을 이뤄가지고 영구집권을 하면 우리가 영세중립화하기가 어려워요. 미국은 이제 평화를 외치는 국가로 재탄생하면, 제국주의 미국은 가고 중국이 제국주의로 올라서서 군사력과 국력 면에서 미국을 능가했을 때는 또 제1국이 되어가지고 세계를 좌지우지합니다. 그러기 전에 영세중립 평화통일을 향해 나가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중립화 통일 운동의 저변확대였습니다. 다음은 정책화를 거쳐 제도화로 나가야죠. 우리가 통일을 했다 하면 인구가 8000만에 가까워요. 세계 10위 권에 들어 있어요. 유럽의 독일, 프랑스 레벨에 들어갑니다. 우리는 4대 강국 속에 끼어 있어요. 이것은 소위 지정학적 문제로 숙명인데요. 숙명은 바꿀 수 없어요. 그러나 운명은 우리의 노력에 따라서 바꿀 수 있습니다. →제도적 장치로서 보통 ‘자립· 동맹·중립’의 세 가지를 말하는데요. -지구상에 192개의 독립국가가 있다고 하지만 이 3가지를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자립을 하는 것, 그러나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어렵습니다. 자립을 못 하면 그다음은 동맹인데요. 우리가 미국과 동맹하고, 북한은 중국하고 동맹하는 체제가 굳어지면, 동맹은 강자와 약자가 하는데 약자는 서러움이 있어요. 그래서 동맹도 그렇고, 3가지 중에 하나밖에 없어요. 영세중립이에요. 그래서 안보를 영세중립으로 하면 국방비로 쓰던 돈을 복지로 돌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국민들 잘 살아요. 북한은 연방제로 체제유지를 원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연합제나 북한의 연방제가 시스템 면에서 거의 동일하므로 남과 북이 통일을 위해 이제는 양편의 안을 모두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이 덩샤오핑식의 개혁개방으로 간다는 말씀이신가요. -중국이 개방을 하면서 사회주의 이념과 정치를 꽉 쥐고 있으니까 발달은 발달대로 되고 있잖습니까. 북한이 덩샤오핑의 모델을 도입하면 평화가 돼서 우리는 물론 일본, 미국이 또 투자하지 않겠습니까. 평양의 대동강변 트럼프타워 가능성이 있지요. 만약 평양에 트럼프타워가 건설되면 세계평화의 상징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러시아는 또 가만히 있겠습니까. →앞서 제도화를 말씀하셨는데요. 국내적으로 영세중립법 제정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직은 정책화가 안 돼 시기적으로 좀 이릅니다. 정부가 우리 영세중립에 대해서 검토할 때가 정책화입니다. 정부의 안이 국회에서 입법화되었을 때 제도화가 된 겁니다. →그렇다면 중립화 방향, 방법은 무엇입니까. -현재 중립화에는 4가지 사례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방법은 외국의 승인을 받아서 하는 스위스 모델입니다. 스위스 모델은 1515년에 우리는 영세중립을 하겠다고 국회가 선언을 했습니다. 그래가지고 300년 후인 1815년에 스위스가 영세중립국이 됩니다. 그때 8개국이 보증을 했습니다. 두 번째는 오스트리아 모델입니다. 1945년에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이 오스트리아를 4등분 했어요. 그래서 4개국 군대가 주둔을 했습니다. 오스트리아 국민들이 1945년에는 우리가 패전국이니까 좋다 했는데, 46년 되니까 숨을 못 쉬겠어요. 4개국 주둔비 줘야 되죠. 46년부터 ‘자, 우리는 영세중립으로 나가겠습니다’ 하고 세월이 흘러 1954년이 되었어요. 거의 9년 만인데 10년째가 되니까 소련이 ‘프라하의 봄’으로 그 병력을 다른 데로 돌려야 했어요. 그래서 1955년에 영세중립에 관한 모스크바 협정을 맺었습니다. 이를 미국, 영국, 프랑스가 추인으로 찬성해 영세중립국가가 되었습니다. 세 번째 모델은 코스타리카 모델이에요. 그 나라는 2차 대전 이후에 과거에 군대들이 태국처럼 계속 혁명을 해요. 미국하고 손잡고 혁명을 하고, 그러면 미국은 무기 팔고… 국민들은 가난하게 됐죠. 그러자 소위 애국지사들이 중심이 된 국회가 영세중립을 한다고 선언을 함과 동시에 군대 해산 명령을 내려 버렸습니다. 스스로 원한 영세중립 선포예요. 과거 우리 고종이 그렇게 했잖아요. 고종 1904년 1월 20일 조선은 영세중립국이라 선포했지만 러일전쟁이 일어나는 바람에 실패합니다. 네 번째는 유엔에 요구한 방법입니다. 1995년 9월에 투르크메니스탄 모델로서 유엔이 승인한 경우입니다. 이상과 같은 모델이 있으니까 우리가 미·중·러의 동의를 못 받아도 남북만 합의해 버리면 어떤 모델로 하든 상관이 없어요. 유엔에서 코리아 영세중립국이다고 승인하면 되는 거죠. 물론 미국이나 중국이 비토하면 어렵습니다만 한반도를 영세중립하지 않으면 미국은 한반도를 중국에 빼앗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은 발도 못 붙여요. 한반도가 완전히 중국으로 들어가 버릴 수 있어요. 미국이 1953년 남한의 영세중립국을 거론한 이유이기도 합니다.→영세중립국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과 동기는 무엇인가요. -미국에서 공부할 때 한국 근대사를 연구했는데, 고종의 영세중립 정책을 알고부터입니다. 고종의 대미정책은 초기에 갈등이 있었어요. 우리는 신미양요라고 하는 한미전쟁이 있었잖아요. 그때 우리가 전쟁에서 이겼지요. 당시 미국은 조선을 개방하려고 들어왔다가 전쟁하고 그냥 나간다, 그래서 미국이 실패했다고 했죠. 그래서 고종은 기대를 했어요. 1882년 5월 22일 한미수호통상조약을 맺으면서 미국이 수호해 줄 거로 알았죠. 미국이란 든든한 배경이 생겼으니 일본도 이제 우리를 못 먹는다고 기대를 했어요. 그런데 이후에 미국이 우리를 배반한 거죠. 그것이 1905년 7월 29일의 카쓰라 태프트 밀약 아닙니까. 그다음 2주 후인 8월 12일 일본은 제2차 영일동맹을 맺고, 9월 5일 일본이 루스벨트 미 대통령을 친일파로 만든 후에 러일전쟁을 종식하는 평화협정을 맺었습니다. 루스벨트는 이것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아요. 그리고 11월 17일이 옵니다. 을사늑약이죠. 그리고 나자 미국은 11월 30일 철수해 가버립니다. 우리가 비참한 식민지로 전락하는 역사적 과정의 책임입니다. →영세중립에 대해 현실에서 국민적 관심, 학계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은데요. 그래도 연구를 꾸준히 해 오셨습니다. -두 가지를 지적할 수 있어요. 왜 우리나라가 역사적으로 그렇게 되었는지는 우리 국민들에게 첫째 내가 만든 용어입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외세지향성입니다. 5000년 역사에서 자주독립보다는 어떤 큰 나라하고 동맹이냐 보호냐 이런 데 기대고 살려는 우리나라 국민성입니다. 처음에는 안보를 위해서 강한 국가에 붙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권력을 잡기 위해서 개인의 욕심이 나와 버려요. 그래서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좋은 모델 하나가 있죠. 우리나라가 망한 거죠. 두 번째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지정학은 강대국 4개에 좌지우지 당하는 이 숙명을 운명학적으로 바꾸고 싶어요. 지정학적 숙명은 못 바꿉니다만 지정학적 운명으로 하면 바꿀 수 있습니다. 외세 지향적 국민성을 바꿔 보겠다는 거죠. 지금도 우리 국민의 외세 지향성의 뿌리는 생생하게 살아 있어요. 누가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제가 중립화 통일 운동을 21년째 하는 이유입니다. 한반도에 씨 뿌리는 사람도 필요하잖아요. 지정학적 숙명을 바꾸려면 씨 뿌리는 자가 있어야겠죠. 나는 씨 뿌리는 자예요. →마지막으로 중화(中和)를 마음의 중심에 두고 한반도의 영세중립화로 지정학적 숙명을 운명으로 바꾸기 위한 길을 걸어오셨는데요. 박사님에게 중화란 무엇인가요. -중화를 연구해 보니까, 우주 만물에 연관되어 있어요. 중화에서 주역이 나옵니다. 주역이라는 것은 4500년 전에 나오는 이론으로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주역이, 그 다음에 중용이 나옵니다. 공자가 완성을 했죠. 주역은 공자가 완성을 했고, 중용은 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완성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어차피 거의 연결이 됩니다. 중용에서 다시 중립이 나옵니다. 중립에서 이제 영세 중립화가 나와요. 중화란 한반도의 영원한 평화를 위한 뿌리입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은빛자서전 프로젝트] “부귀영화와 담쌓고 살았지만 세상 부러울 것 하나도 없소”

    [은빛자서전 프로젝트] “부귀영화와 담쌓고 살았지만 세상 부러울 것 하나도 없소”

    정지환 감사경영연구소장은 충북 옥천신문과 손잡고 ‘은빛자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 사람의 일생은 그 자체가 역사이고 작은 박물관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80세 이상 주민의 구술(口述)을 풀어내 자서전으로 정리하는 프로젝트다(서울신문 3월 16일자 ‘인터뷰 플러스’ 참조).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한 평범한 민초 부부의 인생사를 소개한다.충북 옥천군 옥천읍 대천리 ‘꼭대기 집’에 사는 김인홍(90) 김연우(85) 부부. 마을회관에 찾아가 “이 동네 주민 중에서 가장 고생 많이 하신 사람이 누구냐”라고 물어서 즉석 섭외한 주인공이다. 부부는 이 ‘꼭대기 집’에서 꼬박 63년을 살아왔다. 충북 옥천과 경북 상주에서 5년 터울로 태어난 김인홍, 김연우 씨는 1955년 중매로 부부가 되었다. ‘모든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됐다. 옥천읍 대천리 가장 위쪽에 위치한, 쓰러져 간다고 표현해야 어울릴 정도로 초라한, 작은 초가집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양가 모두 부모가 없이 성장해 가진 논밭이 하나도 없다 보니 남의 논밭에 가서 일하며 품삯으로 살아야 했다. 봄에는 논 갈기, 모내기, 여름에는 김매기, 가을에는 벼 베기 등 쉬지 않고 일했다.●세 아들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 ‘왈칵’ 밑천이 없다 보니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부부는 재산을 불릴 수 없었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 같아 서서히 지쳐갈 때쯤이었다. 아이들이 하나둘 태어나면서 부부는 다시 이 세상을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를 찾았다. 1960년, 1963년, 1974년 용철, 인철, 완철 삼형제가 차례로 태어났다. 삼형제를 키우며 가슴 아픈 사연이 많았다. 맏아들이 네 살이 되었을 때의 일이었다. 아내 김연우 씨는 아이를 들쳐 업고 남의 밭에 일하러 갔다. 밭고랑 풀숲 그늘에 아이를 누이고 김을 맸는데, 젖을 주려고 와보니 아이가 흙을 손으로 퍼서 입에 넣고 있었다. 한나절 동안 굶기고 일하는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때 일만 생각하면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둘째 아들이 태어날 당시 김연우 씨는 살림 밑천을 마련해보려고 인삼 장사를 했다. 이웃 고장인 금산에서 인삼을 떼어다가 타지를 돌면서 팔았다. 충북, 충남은 물론이고 강원도까지 팔러 다녔는데, 갓난애였던 둘째 아들을 등에다 들쳐 업고 다녔다.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땅거미가 지면 장사하던 동네의 인심 좋은 민가에서 숙박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이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아이 입에 온통 하얀 홍역 꽃이 피어 있었다. 이러다 아이를 잃겠다는 위기감이 들어서 무겁게 가져간 인삼을 하나도 팔지 못하고 귀가했다. 하지만 아이가 건강을 되찾은 다음에는 또다시 인삼을 머리에 이고 팔러 다녀야 했다. 막내아들은 동네에서 품팔이하면서 기를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맏아들이 닭똥 같은 눈물 흘린 이유 1998년 초라한 초가집을 허물고 그 자리에 번듯한 양옥집을 지었다. 새 집을 짓는 데는 꼬박 석 달이 걸렸다. 온 식구가 나서서 경운기와 리어카로 모래, 자갈, 벽돌을 날랐다. 부부를 필두로 둘째아들과 막내아들 그리고 맏며느리까지 이 일에 매달렸다. 최전방 부대에서 군복무 중이던 맏아들도 틈틈이 휴가를 내고 나와서 일손을 도왔다. 건축비는 농협 융자를 받아 충당했다. 둘째아들이 이라크에 가서 피땀 흘려 벌어온 돈까지 내놓았다. 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시멘트 벽돌을 쌓고 미장하는 작업만 기술자에게 맡기고 모든 노동을 식구가 감당했다. 양옥집이 완성되던 날, 동네 사람을 불러 모아 잔치를 벌였다. 잔치라고 해봤자 국수를 삶아 함께 먹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지지리 궁상으로 살았던 이 가족에게는 국경일만큼이나 자랑스러운 날이었다. 완공 이후 휴가를 나온 맏아들은 번듯한 양옥집을 보더니 감격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평생 잊지 못할 참 고마운 사람들 부부에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고마웠던 사람을 꼽아 달라”고 했다. 눈빛을 교환하며 기억을 떠올리던 부부의 입에서 잠시 후에 ‘진 선생님’과 ‘천 대령님’이 나왔다. 양가 모두 동기간(同氣間) 없는 신세가 외롭고 힘겨웠다. 그래도 주변에서 도움을 주신 고마운 분들 덕분에 어려운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다. 공부를 잘했던 맏아들은 가족의 희망이자 기둥이었다. 열심히 공부해 충남대에 진학해 유성구에서 자취를 했는데 집에서 보내준 쌀이 부족해 콩나물죽을 끓여 먹으며 공부했다. 옥천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닐 때 아들이 학교에 납부해야 하는 돈이 필요할 때마다 온 식구가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그럴 때마다 부부가 달려가 도움을 요청한 사람이 있었다. 당시 부부가 ‘진 선생님’이라고 불렀던 초등학교 교사와 그의 아내였다. 대천리에 살고 있던 진 선생과 부인은 급전을 요청할 때마다 아무 말 없이 빌려줬다. 부부가 ‘천 대령님’이라고 불렀던 예비역 대령의 은혜도 잊을 수 없다. 천 대령은 군에서 제대하고 대천리에 거주했는데, 쌀이 떨어질 때마다 찾아가 쌀 한 말만 빌려 달라고 하면 아무 말 없이 빌려줬다. 여름날 꽁보리나마 물에 말아 먹고살 수만 있어도 감사한 시절이었다. 당시에 양식을 나눠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동기간 하나 없던 그들에겐 그 두 사람이 동기간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때 사람이 살아가면서 기댈 언덕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절감했다. 당시 부부는 두 사람의 은혜를 절대 잊지 말자고 맹세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다 보니 실명을 잊어버려 안타깝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죽기 전에 은혜를 갚아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정반대 성격 불구 부부싸움 안 해 두 사람은 지금까지 살아오며 부부싸움을 해본 적이 없다. 사실 두 사람의 성격은 정반대였다. 남편은 마음이 급한 편이었다. 가끔 성질을 부리고 고함을 치기도 했지만 뒤끝은 없었다. 반면 아내는 성격이 다소 느긋한 편이었다. 그렇게 정반대 성격인 데도 싸우지 않았다. 서로 참아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부부는 가난하게 살아온 것을 원망하지 않는다. 물론 잘 사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불행한 인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옛날에 살던 때와 비교하면 감사할 따름이다. 옛날에는 부자만 먹던 쌀밥을 지금은 실컷 먹을 수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생각해 보니 아이들이 잘 크고, 밥 굶지 않고 살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기적처럼 고마운 일이었다. 아내 김연우 씨는 5년 전에 갑상선암에 걸려 대전에 있는 병원을 다녀야 했다. 남편 김인홍 씨도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큰며느리가 항상 승용차로 태워다주었다. 그러고 보니 맏며느리를 비롯해 세 며느리를 잘 얻은 것도 참으로 고마운 일이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만난 두 사람으로 시작한 가족이 현재는 14명으로 늘어났다. 맏아들은 1남 1녀, 둘째 아들도 1남 1녀, 막내아들은 2남을 낳았다. 손주들이 명문대를 나와서 대기업에 취직했다. 자식들도, 손주들도 아주 풍족하진 않지만 모두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지난 설 명절 때도 이틀 동안 시골집에 모두 모여서 시끌벅적하게 놀다가 갔다. 부귀영화와는 담쌓고 살았지만 지금 부부는 세상에 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검찰수장 ‘수사 외압’ 논란에 내부 격론... 지나치다 vs 일정부분 책임

    검찰수장 ‘수사 외압’ 논란에 내부 격론... 지나치다 vs 일정부분 책임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수사를 놓고 15일 검찰 내에서 문무일 총장이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검찰 구성원들은 당혹스러운 반응 속에서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문무일 총장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고 폭로했다. 뒤이어 이날 오후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수사단도 보도자료를 내고 문 총장이 애초 공언한 내용과 달리 수사과정에 관여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불과 서너 시간 사이 조직 수장을 겨눈 의혹 제기가 잇따르자 검찰 안팎에서도 파장이 커졌다. 서울북부지검 임은정 부부장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 글에 단 댓글에서 신승남 전 검찰총장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수사를 받은 사례를 거론하며 “참 불행한 시대다”라고 말했다.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안 검사의 주장에 힘을 싣는 댓글로 받아들여졌다.국민의 정부 시절 검찰총장을 지낸 신 전 총장은 대검 차장 시절 한 뇌물 사건과 관련해 수사팀에 내사 종결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임 검사는 “(강원랜드 의혹 관련 수사 과정에서) 대검 반부패부가 압수수색에 반발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참 황당했다. 책임과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이 검찰에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이 이어지자 검찰 수뇌부는 크게 당혹해 하면서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일선의 항명이나 조직의 내분으로 사안이 확대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신중한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반면 검찰 일각에서는 안 검사와 수사단의 발표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는 공개 발언도 나왔다. 한 지방 검찰청의 정모 부장검사는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총장이 이견을 갖고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것을 들어 외압이라고 하는 것은 총장의 존재와 권한을 몰각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정 부장검사는 문 총장이 애초 약속한 바와 달리 수사단에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공언한 바를 지키지 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책임 있는 총장이라면 공언에 집착하지 않고 공정한 수사를 위해 지휘권을 행사하는 게 타당하다”라고 말했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안 검사 등의 돌출적인 기자회견은 부적절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정규 수사라인을 두고 각 지방검찰청에 별도 조사단을 구성한 문 총장의 책임도 일정 부분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재경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수사단과 대검 수뇌부 사이에 잠재했던 갈등이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신병 처리를 놓고 폭발한 것 같다”며 “이는 (수사단과 같은) 임시 수사조직의 불안정성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외부에 이처럼 자세히 공개하는 방식은 과격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말레이기 실종 미스터리’ 기장의 자살비행?…“고향 보려고 기수 꺾어”

    ‘말레이기 실종 미스터리’ 기장의 자살비행?…“고향 보려고 기수 꺾어”

    4년 전 인도양 상공에서 갑자기 사라져 잔해조차 발견되지 않고 있는 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사건과 관련, 조종사가 고의로 추락한 것이라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특히 당시 비행기 기수가 갑자기 꺾인 행적에 대해 기장이 죽음 직전 자신의 고향 쪽을 바라보기 위해서라는 추정이 나왔다. 호주 방송 채널9의 탐사프로그램 ‘60분’은 13일(현지시간) 항공 전문가들의 견해를 토대로 여객기가 기장 자하리 아흐마드 샤의 ‘자살비행’으로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 3월 말레이시아항공(MAS) 소속 여객기 MH370편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출발,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중 갑자기 인도양으로 기수를 돌린 뒤 통신이 두절됐다. 당시 이 여객기에는 승객 227명과 승무원 12명 등 239명이 타고 있었다. 실종 이후 말레이시아와 호주, 중국이 대대적으로 수색대를 꾸려 비행기의 흔적을 찾아 나섰지만 제대로 된 잔해조차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말레이기 실종 사건’은 항공 역사상 최악의 미스터리로 남았다. 전문가들은 먼저 샤 기장이 기내 압력을 급격히 낮춰 승객들을 무의식 상태에 빠지게 한 것으로 추정했다. MH370편이 항로에서 갑자기 벗어났는데도 기내에서 전혀 소란이 발생하지 않았던 점, 조난 신호나 비상 연락을 시도한 정황이 없었던 점, 승객들이 휴대전화 등으로 가족에게 연락을 시도한 흔적이 없었던 점 등이 이같은 추론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MH370편이 비행 중 왼쪽으로 두 차례나 방향을 튼 것과 관련해, 샤 기장이 자살 직전 마지막으로 고향인 페낭을 내려다 보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조종사이자 교관인 사이먼 하디는 “주의해서 보면 기체를 왼쪽으로 한번 꺾었다가 오른쪽으로 길게 다시 한번 꺾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체는 잠시 뒤 또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면서 “이렇게 한 기술적인 이유가 무엇이었을지 오랫동안 고민한 결과 ‘누군가 창 바깥 풍경을 바라보기 위해서’라는 답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즉 샤 기장이 죽음 직전 고향을 향해 보내는 ‘작별인사’였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레이더와 위성 등 각종 첨단 기술로 웬만하면 추적이 가능한 대형 여객기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었던 것은 샤 기장이 그렇게 의도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하디는 사고 당시 레이더에 포착됐던 MH370편의 비행 노선에도 주목했다. 당시 MH370편은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경계를 따라 비행했다. 탐지를 피하려고 각국의 영공을 넘나들며 비행했기 때문에 군이 다가가거나 무전을 수신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샤 기장이 애초 예정된 항로보다 115마일(약 185㎞)을 더 비행했으며, 이는 이후 진행된 수색구역에서 더 멀리 떨어지도록 하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캐나다의 항공사고 조사관 래리 밴스는 이 방송에서 “샤 기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면서 “불행하게도 탑승한 모든 사람을 죽였고, 이는 고의적인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MH370편의 실종 초기에도 샤 기장과 부기장 압둘 하미드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바 있다. 당시 샤 기장의 결혼 생활이 파경에 이르렀고, 신병을 비관해 고의로 여객기를 추락시켰다는 설부터 당시 말레이시아 야권 지도자였던 안와르 이브라힘의 투억에 반발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설 등 온갖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그의 동료들과 지인들은 그가 범죄를 저지를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고, 말레이시아 조사 당국 역시 샤 기장에게서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다만 전문가들의 이번 분석이 가설에 불과하며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라고 신중하게 끝을 맺었다. 현재 MH370편의 잔해 수색은 민간 기업들의 투자로 계속 진행 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기름진 멜로’ 정려원, 설렘 세포 깨운 고백 “좋은 남자”

    ‘기름진 멜로’ 정려원, 설렘 세포 깨운 고백 “좋은 남자”

    ‘기름진 멜로’ 정려원이 멜로퀸 활약에 시동을 걸었다. SBS 새 월화드라마 ‘기름진 멜로’(극본 서숙향, 감독 박선호) 단새우 역할을 맡아 활약 중인 정려원은 재벌 2세에서 하루아침에 온갖 불행을 떠안은 파산녀로 몰락한 단새우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동시에 이준호, 장혁을 “좋은 남자”라 칭하며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안긴 것. 지난 14일 방송된 5, 6회에서는 단새우가 서풍(이준호 분), 두칠성(장혁 분)과 본격적으로 연결 고리를 만들어 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단새우는 죽을 결심을 하고 간 다리 위에서 서풍과 만나 포춘쿠키를 나눠 먹게 된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또한, 단새우는 빚을 내러 간 사채 사무실에서 두칠성에게 자신의 빛이 되어 달라고 부탁하는 등 심상치 않은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가는 곳마다 마주치는 두칠성과의 반복적인 우연적 만남은 단새우를 신경 쓰게 만들었다. 이어 구속된 아빠(이기영 분)의 면회를 간 단새우는 자신을 걱정하는 아빠에게 걱정하지 말라며 서풍과 두칠성 두 사람의 도움을 떠올렸다. 포춘쿠키로 점을 봐 준 서풍과 돈을 빌려준 두칠성에 대해 “좋은 남자”라 이야기 하며 미소를 띠었다. 이처럼 단새우와 서풍, 단새우와 두칠성 이들의 각각의 관계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리며 앞으로 펼쳐질 전개에 대해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다. 정려원은 극 중 위기의 상황 속 계속되는 인연에 호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단새우의 감정을 섬세한 연기로 소화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담담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디테일한 표정부터 행동, 말투 하나하나에 단새우 캐릭터의 순수하면서도 엉뚱한 사랑스러움을 담아냈다. 이처럼 정려원은 극 중 단새우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그리며 매 순간 단새우의 면면을 오롯이 표현하고 있다. 아버지의 구속, 파산, 신랑의 도망, 애마의 말기 암 판정 등 애처로운 단새우지만 그럼에도 정려원이 그리는 단새우의 사랑스러움과 씩씩함이 보는 이를 미소 짓게 만들어 단새우를 응원하게 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단새우와 좋은 두 남자 서풍, 두칠성이 그려갈 케미에도 기대감이 고조된다. 한편, 정려원, 이준호, 장혁이 본격적으로 함께 할 모습에 기대감을 더하고 있는 SBS 새 월화드라마 ‘기름진 멜로’ 7,8회는 오늘 밤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CVID는 정치적인 허튼소리”…갈루치, 北 완전 비핵화에 비관론

    “CVID는 정치적인 허튼소리”…갈루치, 北 완전 비핵화에 비관론

    북핵 프로그램 영구 폐기는 불가능…비관론 제기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원칙인 이른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에 대해 “정치적인 허튼소리”라며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14일(현지시간)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원이 주최한 북핵 관련 토론회에서 CVID 가운데 ‘돌이킬 수 없는’(irreversible) 비핵화 원칙에 대해 “돌이킬 수 없는 이라는 말은 영원함(permanence)을 담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불행하게도 오해 소지가 있다”며 “돌이키지 못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북한의 잠재적인 핵무기 제조 능력을 결코 빼앗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폐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으로 완벽한 비핵화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의 핵 과학자와 기술자를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 심지어 오는 23~25일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될 예정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조차 만약 북한 정권이 추후 핵실험을 계속하고자 더 많은 갱도를 굴착하기로 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앞서 그는 지난달 30일 VOA(미국의 소리 방송)와 인터뷰에서도 비핵화를 위해 철저히 검증해야 하지만, 모든 사안을 검증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선언에 대해 “핵실험장에 있는 갱도들은 다시 굴착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즉, 불가역적인 것이 아니다”면서 “북한의 이런 행동이 기쁘긴 하지만 너무 안도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그래서 나는 CVID를 ‘정치적인 허튼소리 더미’(political pile of crap)로 본다”면서 “궁극적으로 북한에서 무엇을 갖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미 국민과 의회, 국제사회를 속여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의 아저씨’ 사람 연기로 인생 캐릭터 쓴 이선균-이지은 그리고..

    ‘나의 아저씨’ 사람 연기로 인생 캐릭터 쓴 이선균-이지은 그리고..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놓은 ‘나의 아저씨’ 배우들이 저마다 그려낸 사람 내음 가득한 연기가 빛나는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울림을 전하며 마지막까지 기대를 높이고 있다.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소통하고 위로받으며 세상을 견뎌내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초록뱀미디어)에는 캐릭터들을 리얼하게 살아 움직이게 만든 배우들이 있다. 각자의 이유로 힘겨운 삶을 버텨낸 사람들, 아무것이든 아무것도 아니든,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을 연기한 이선균, 이지은(아이유), 박호산, 송새벽, 그리고 고두심, 이지아, 정영주, 오나라 등이다. 이선균과 이지은은 세대와 성별 등 사회가 규정하는 프레임을 떠나 인간 대 인간으로 오롯이 마주 선 성실한 무기징역수 동훈과 경직된 인간 지안의 변화를 완벽히 연기했다. 세상의 기준에서 그럭저럭 성공한 중년 남성과 오늘 하루를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벅찬 사회초년생이라는 접점 없는 인물이 서로를 통해 위로받는 순간, 시청자들은 손녀가장 지안의 진짜 얼굴을 알아본 동훈의 “착하다”는 말에 울었고, 무너져가는 동훈에게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라 말해준 지안에 위로받았다. 연기파 배우 박호산과 송새벽은 삼형제의 귀여운 맏형 상훈과 까칠하지만 의리 있는 막내 기훈을 맛깔나게 연기해 역시 ‘믿고 보는 배우’임을 증명했다. 마흔을 훌쩍 넘기고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노모의 집에 얹혀사는 망가진 사람들이지만, 결코 불행하지 않은 중년 아저씨들을 사실적이지만 따뜻한 온도를 머금은 연기로 그려내며 상훈과 기훈이라는 캐릭터가 마치 우리 주변에 살아 숨 쉬는 친근한 이웃처럼 다가가게 했다. 또한, 후계동의 곳곳을 채워준 멋진 여배우들이 있었다. 먼저 아저씨 삼형제의 노모 요순을 연기한 고두심은 등장하는 매 순간마다 짧지만, 무게감 있는 연기로 국민 어머니라는 찬사를 받았다. 누구보다 후계동의 중심에 있는 인물인 동훈과 결혼을 했지만 오랜 시간 후계동의 경계에서 외로워했던 여자 윤희로 분한 이지아. 남편을 사랑하지만 결속이 강한 가족 공동체의 울타리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했던 여자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남은 2회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기대를 모으는 이유이기도 하다. 윤희와 달리 후계동에서 나고 자란 정영주와 오나라는 특유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먼저 삼형제의 맏형 상훈의 아내 애련을 연기한 정영주는 중년의 나이에 능력 없고, 돈도 없는데 마음만 좋은 남편과 별거까지 했지만, 청소 일을 하는 남편이 안쓰럽고, 시어머니와 가족에게는 여전한 애정을 숨기지 못하는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그리고 후계동의 따뜻한 쉼터 ‘정희네’의 안주인 정희를 연기한 오나라는 화려하고 독특한 겉모습 안에 숨겨졌던 안타까운 사연을 오랜 시간 천천히 내리는 가랑비처럼 시청자들의 가슴을 적시며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이처럼 어느 하나를 손에 꼽기보다는 모두가 각각 한 명의 ‘사람’이 되어 따뜻한 동네 후계동을 마치 내 이웃처럼 그려낸 ‘나의 아저씨’ 배우들. 이들이 만들어낸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는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나의 아저씨’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치유해가는 이야기. 매주 수, 목 밤 9시 30분 방송되며, 국내 방영 24시간 후 매주 목, 금 밤 9시 45분 tvN 아시아를 통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도 방영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길섶에서] 장수(長壽)/이순녀 논설위원

    1970~80년대 인기 TV 프로그램 가운데 ‘장수 만세’가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노래를 하고 아들 손자며느리도 함께 불러요”라는 주제가도 유행했다. 매주 일요일 아침, 3대가 모여 입담과 장기자랑을 펼치는 화목한 모습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당시 신문 기사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최장수 노인은 124세 할머니였다고 한다.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의 도래가 멀지 않은 요즘이다. 미래학자 안네 리세 키예르는 2030년, DNA 생체 시계를 발견한 스티브 호배스는 2050년에 120세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빌 마리스 전 구글벤처스 대표는 심지어 “인간 수명을 500세까지 늘릴 수 있다”고 장담했다. 얼마 전 안락사가 허용된 스위스에서 생을 마감한 104세 호주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의 선택은 ‘무병장수’라는 오랜 욕망의 실현을 목전에 둔 인류에게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그는 “병은 없지만 건강이 나빠지면 지금보다 더 불행해질 것 같다”며 안락사를 원했다고 한다. 얼마나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새삼 되새긴다. coral@seoul.co.kr
  • 카니예 웨스트와 협업한 브랜드, 신규 출점 45분만에 문 닫아

    카니예 웨스트와 협업한 브랜드, 신규 출점 45분만에 문 닫아

    카니예 웨스트(40)와의 협업 제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스포츠웨어 브랜드 투타임즈유(2XU)가 호주 시드니 출점식을 한지 단 45분 만에 문을 닫았다. 11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최대 언론매체 페어팩스 미디어는 지난 5일 시드니 옥스퍼드 거리에 새롭게 들어선 투타임즈유 매장에 고객들이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아 신규 출점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투타임즈유는 미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와 협업한 제품인 네오프렌 소재의 레깅스(약 59만원)와 바이크용 반바지(약 53만원)를 구입하려는 고객들로 가게가 장사진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카니예의 아내 킴 카다시안은 인스타그램에서 남편이 콜라보한 제품을 인스타그램에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개점식에 고객들이 나타나지 않자 경영진은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 행사를 접었다. 투타임즈유 대변인은 “고객의 부족으로 가게 문을 닫은 것이 아니라 회사 본사로부터 운영상의 방향 전환이 있었다. 그래서 불행히도 행사가 취소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해당 스포츠웨어는 이제 투타임즈유의 온라인 상점에서만 구매가능하며, 정확한 출시일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현지언론은 실망스러운 출점식이 일어난 배경에 대해 최근 카니예가 소셜 미디어에서 물의를 일으키는 공개적인 발언들로 논란이 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카니예는 지난 1일 미국 TMZ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흑인이 노예제를 선택했다"는 주장을 했다가 대중의 큰 반발을 샀다. 지난 달에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 야구모자 사진을 올리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해 진보성향의 사람들이 많은 할리우드에서 빈축을 샀다. 사진=페어팩스 미디어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연장전을 5차까지, 골리는 95개의 슈팅 가운데 하나만 실점

    연장전을 5차까지, 골리는 95개의 슈팅 가운데 하나만 실점

    경기가 끝난 시간은 10일 오전 1시 9분(이하 현지시간). 전날 저녁 7시에 경기가 시작한 지 6시간이 지나서였다. 세 피리어드 정규시간까지 1-1 상태에서 20분씩 연장을 다섯 차례 치른 끝이었다. 내셔널하키리그(NHL)의 하위 리그인 아메리칸하키리그(AHL) 리하이 밸리 팬텀스-샬럿 체커스의 칼더컵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벌어진 일이다. 각각 NHL 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와 캐롤라이나 허리케인스의 제휴 팀이다. 물론 82년 역사를 자랑하는 리그 최다 연장 승부였다. 리하이의 골리 알렉스 리옹(25)이 95개의 슈팅 가운데 94개를 막아내 2-1 승리에 주춧돌을 깔았고, 5차 연장 6분48초에 알렉스 크루셸니스키가 결승 골을 터뜨렸다고 미국 ESPN이 10일 전했다.리옹의 세이브 기록도 리그 역사에 두 번째로 많은 것이었다. 플라이어스의 올 시즌 7경기에 선발로도 출전했던 그는 119분 56초 동안 무실점 기록을 지켜오다 79번째 슈팅을 막지 못했다. 반면 체커스의 골리 알렉스 네델코비치는 53개의 슈팅 가운데 두 골을 먹었다. 두 팀의 슈팅 수 95-53 가운데 연장 54-29가 포함됐다. 6시간 9분의 경기 시간은 AHL의 종전 기록인 2008년 필라델피아 팬텀스-올바니 리버랫츠의 1라운드 경기를 앞지른 것이었고, NHL에서도 이보다 오래 경기를 한 것은 세 차례에 불과했다. 두 팀에게 불행 중 다행인 것은 5차전이 12일 샬럿에서 열려 그나마 회복할 시간이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리하이가 3승1패로 앞서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문화마당] 아무나 이겨라/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아무나 이겨라/강의모 방송작가

    매달 두 개의 독서 모임이 있다. 사회복지에 관심을 둔 지인들과 꽤 오래해 온 독서회. 또 하나는 우연한 만남으로 서먹하게 끼어든 모임. 둘 다 밥 먹고 안부 나누는 게 우선이지만, 책을 골라 읽고 짧게나마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재미가 각별하다. 성별, 직업, 나이, 경험 등에 따라 색다른 관점을 갖는 건 더욱 흥미롭다. 두 번째 모임에서 서효인의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를 읽었다. 나를 뺀 모두가 야구 마니아라 책은 뒷전에 놓고 자신들의 야구 이야기에 빠졌다. 10대에도 20대에도 덕질, 팬질은 물론 취미도, 특기도 심지어 연애도 뜨겁게 해 본 기억이 없으니 팬심을 불태우는 그들을 부러워하며 조용히 그들의 열정을 관전했다. 매사에 심드렁한 내 자신이 새삼 한심했다. 이참에 나도 꼭 하나의 팀을 골라 마음을 쏟아 보리라 다짐했다. 며칠 전 드디어 회원 둘과 잠실야구장에서 만났다. 마침 스트레스로 머리가 지끈거리던 참이었다. 북적이고 술렁이는 사람들의 활기가 무엇보다 좋았다. 어느 팀이 이기든 지든 상관없었다. 던지고 치고 달리고 잡는 순간들이 다 신기했다. 동행은 응원팀이 안타와 홈런을 팡팡 터뜨릴 때마다 환호했지만, 나는 그 팀의 모든 타자가 출루하며 대승을 하는 와중에 헛스윙 연발로 끝내 교체당한 9번 타자가 더 눈에 밟혔다. 역시 누군가에게, 어떤 편에게 마음을 쏟는다는 건 참 피곤한 일이다. 결국 마음을 고쳐먹었다. 불꽃 튀는 야구 이야기 속에서 홀로 서먹할지라도 ‘아무나 이겨라’의 자유와 평안을 계속 유지하는 쪽으로. 최근 롤프 도벨리의 ‘불행 피하기 기술’이란 책을 머리맡에 두고 읽었다. 쉰두 개의 기술 중 ‘모든 것에 뚜렷할 필요는 없다’는 항목에 이런 글이 있다. ‘모든 것에 대해 의견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해방감을 선사해 준다. 의견이 없다고 지적(知的)으로 떨어지는 사람은 아니다. 의견이 없다는 사실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말라. 의견이 없다는 것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자유이자 권리다. 오늘날 진짜 문제는 정보의 과부하가 아니라 의견의 과부하다. 세상은 당신의 코멘트 없이도 잘 돌아갈 것이다.’ 야구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지하철 출입문 앞에 섰는데, 뒤편의 소음에 자꾸 신경이 쓰였다. 40대 중반쯤 됐을까, 고향 친구인 듯 같은 사투리를 쓰는 남자 둘의 설전이었다. 그들은 노동정책이 어떻다는 둥, 거시경제가 어떻다는 둥 마구잡이 뜬구름 토론을 벌였다. 하필 내리는 역도 같아서 뒤를 따라 걸었다. 그들은 끝내 삿대질을 하며 “야, 이 궤변쟁이야!” “아이구, 이 무식쟁이야!” 소리를 질러댔다. 순간 뒤통수를 한 대씩 후려치고 싶었다. “적당히 싸우고 아무나 좀 져라!” 어쨌든 그날의 야구장 체험은 매우 행복했다. 하나가 아니라 모든 팀을 응원하는 팬으로 자주 찾아가서 즐기고 싶어졌다. 시원한 맥주와 엄청난 먹을거리들을 두루 맛보면서 목이 쉴 때까지 고래고래 소리도 지르면 좋겠다. 야구 영화 ‘머니볼’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야구를 보며 낭만적이지 않기는 참 어렵다. 이 야구란 것이, 팬들에겐 그저 즐거움이고, 티켓을 팔고 핫도그를 파는 일이다.’ 하루키는 야구 경기를 보다가 소설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는데, 야구장이 내게도 뒤늦은 변신을 선물할지 알게 무언가. 어제는 지고 오늘은 이기고, 오늘의 눈물이 내일의 웃음으로 바뀌는 게 야구며 인생인 것이니. 부디 아무나 이겨라. 나는 그저 낭만적으로 즐기련다.
  • 한·중·일, 비핵화 3각공조 구축… 文 ‘방법론 조율’ 중재자로

    한·중·일, 비핵화 3각공조 구축… 文 ‘방법론 조율’ 중재자로

    아베 ‘CVID 표현’ 주장했지만 文대통령 반대로 포함 안 돼 文 “3국 진정한 동반자 될 것” 리커창 “한반도서 건설적 역할” 미세먼지·ICT 등 협력 추진한·중·일 3국이 ‘3인4각’ 비핵화 레이스의 첫발을 뗐다.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고 ‘남북 정상회담 관련 특별성명’을 채택했다. 비핵화 셈법이 다른 3국이 공조체계 구축에 합의하면서 비핵화 방법론의 간극을 좁히는 일에도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중국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해법을, 일본은 단시간 내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끌어낼 수 있는 일괄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중국은 북한 체제 보장을 비롯해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정치·경제적 보상, 일본은 한국의 독자적 대북 제재 해제 가능성을 경계하며 제재에 무게를 싣는 등 온도차를 보였다. ‘3국 간 비핵화 공조 합의’를 디딤돌 삼아 이견을 좁히고 교집합을 넓혀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중재자’ 문 대통령에게 부여됐다. 비핵화 핵심 사안인 CVID는 성명에 명기되지 않았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관방 부장관은 한·중·일 정상회의 후 총리관저에서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을 CVID 식으로 폐기하기 위해 안보리 결의에 따라 3국이 협력할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국은 완전한 비핵화에 충분히 의미를 부여했고, 아베 총리는 CVID를 말했다”며 “완전한 비핵화와 CVID가 같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별성명은 남북 정상회담 성과에 초점을 맞췄다. 3국 정상은 성명에서 남북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것을 환영했다. 또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중·일 과거사 관련, ‘역사직시’란 표현을 넣는 문제를 놓고 중국과 일본이 팽팽히 맞서는 등 성명 채택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의 직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3국이 힘과 뜻을 모으면 한반도와 동북아에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음을 확신한다”며 “이제 3국은 세계사적 대전환을 끌어내는 진정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북한의 비핵화 방향을 환영하고 이번 기회를 잘 포착해 대화를 회복하고 정치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면서 “중국은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발휘하겠다”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납치, 핵·미사일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북한이 올바른 길을 걸어 나간다면 북·일 평양선언에 의거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를 지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3국은 정상회의 정례화에도 합의했다. 차기 개최국은 중국이다. 또 인적 교류를 2020년까지 3000만명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액화천연가스(LNG)·정보통신기술(ICT) 협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월드피플+] 비행기 연착 덕에…영상통화로 딸 출산 지켜본 군인 사연

    [월드피플+] 비행기 연착 덕에…영상통화로 딸 출산 지켜본 군인 사연

    한 군인이 집으로 가는 비행기가 연착된 덕분에 영상통화로 출산 중인 아내 곁을 지킬 수 있었다. 미국 CNN, USA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텍사스 주 달라스 공항에 도착해 경유를 기다리던 브룩스 린지는 스마트폰으로 미시시피 주에서 아내 헤일리가 딸을 낳는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봤다. 사연은 이렇다. 아내 헤일리는 지난 3일 정기 진료 도중 의사에게서 “아기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유도분만을 해야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다급해진 그녀는 남편 브룩스에게 출산이 앞당겨졌음을 알리는 전화를 걸었다. 이에 텍사스 주 엘파소 포트블리스 기지에서 근무 중이던 브룩스는 부대의 허락을 받아 달라스 공항을 경유해 고향인 미시시피 주 잭슨으로 가는 여객기 편에 올랐다. 그러나 배 속 아기는 아빠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여객기 이륙 3시간 전에 아내의 양수가 터진 것이었다. 브룩스는 떨리는 마음으로 경유지인 달라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아직은 출산 전이었다. 당초 고향으로 떠나는 여객기는 오후 3시 55분 발. 그러나 여객기가 2시간 가량 지연되면서 브룩스는 오후 5시 23분 아내의 출산장면을 영상통화를 통해 응원하며 지켜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만약 예정대로 여객기가 출발했다면 브룩스는 하늘에서 출산 상황도 모른 채 발을 동동 굴러야 했던 셈이다. 아내 헤일리는 "영상통화를 통해 남편의 목소리를 들으니 힘이 났다"면서 "남편이 공항에서 지체된 건 정말 불행중 다행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공항에 쪼그리고 앉아 울고 웃는 브룩스의 모습을 지켜 본 승객들은 여객기 지연으로 인한 짜증도 잊은 채 모두 박수와 환호성을 질렀다. 이 영상을 촬영한 여성 탑승객 트레이시 도버는 "육군 병사는 영상통화로 딸의 탄생을 지켜봤다. 그가 초조하게 심호흡을 하며 눈물을 흘리자 우리 마음도 아팠다"면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자 승객 모두 환호하며 그에게 다가가 아빠가 됐음을 축하했다”며 웃었다. 승객 도버가 페이스북에 올린 이 영상은 입소문을 타고 12만 건이 넘게 공유됐으며 브룩스는 수 백개의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뒤늦게 병실에 도착한 브룩스는 가족들의 축복 속에 2주 일찍, 3.3kg으로 태어난 건강한 딸 밀리를 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사진=페이스북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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