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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검찰 개혁’ 촛불 민심, 검찰의 깊은 성찰 필요하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 앞에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가 지난 토요일 열렸다. 남녀노소가 반포대로와 서초대로 왕복 8차선을 가득 메웠다. 집회를 주최한 ‘사법적폐청산범국민시민연대’는 참가자가 150만~200만명이라고 추산했다. 이들은 ‘정치검찰 물러나라’, ‘공수처 설치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검찰 개혁을 촉구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키자는 의미의 ‘조국 수호’ 구호도 나왔다. 같은 시각 인근에서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소규모 집회가 열렸으나 다행히 충돌은 없었다. 지난 8월 9일 청와대가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후 두 달 가까이 우리 사회는 극한의 혼란과 분열을 목도하고 있다. 조 장관의 자녀 대학입시 의혹과 사모펀드 논란이 정치권과 언론의 인사검증 차원에서 검찰의 역대급 수사로 국면 전환된 탓이다. 여론은 ‘조국 사퇴’와 ‘검찰 개혁’으로 두 동강이 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하면서 “살아 있는 권력도 엄정히 수사해 달라”고 당부했으니, 검찰은 조 장관 의혹 수사가 대통령의 뜻이라고 하겠으나 수사를 시작한 시기는 대단히 부적절했고, 방법에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야가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에 합의한 시점에 갑자기 압수수색을 하고, 인사청문회 당일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를 조사 없이 전격 기소하는 등 정치 개입으로 볼 만한 일들을 서슴없이 저질렀다. 무엇보다 수사가 지지부진 진행되면서 검찰의 고질적인 병폐가 되풀이된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조 장관의 집을 11시간 압수수색하는 등 과잉수사 논란과 피의사실을 외부에 흘려 피의자를 압박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악습이 재현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검찰에 ‘엄정하되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경고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은 검찰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민들이 주말에 휴식을 마다한 채 검찰청사 앞에서 촛불을 든 의미를 윤 총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들은 깊이 성찰해야 한다. 리얼미터 여론조사(25일)에서 조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과도하다’는 응답이 49.1%로 ‘적절하다’는 응답(42.7%)보다 높았다.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도 검찰 개혁은 꼭 해야 한다고 하는 이유를 검찰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대검찰청은 어제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검찰 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충실히 받들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주길 바란다.
  • 자정에 스타트했지만 도하 여자마라톤 역대 가장 늦은 기록

    자정에 스타트했지만 도하 여자마라톤 역대 가장 늦은 기록

    27일 개막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가장 느린 여자마라톤 기록이 나왔다. 카타르 도하의 무더운 날씨가 걱정돼 현지시간 자정을 1분 앞두고 출발했지만 출전 68명 가운데 28명이 레이스 도중 포기했다. 새벽인데도 수은주는 섭씨 32도, 습도는 70%가 넘었다. 루스 체픈게티(25·케냐)가 이날 오후 11시 59분에 출발해 42.195㎞를 달리는 풀 코스를 2시간32분43초에 완주해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보통 마라톤은 죽 펼쳐진 도로를 따라 달리는데 이번 대회는 7㎞ 코스를 여섯 차례 왕복했다. 케냐는 2013년 모스크바 대회 이후 6년 만에 여자 마라톤 금메달을 배출했다. 하지만 대회 여자 마라톤에서 가장 늦은 우승 기록이었다. 체픈게티에 앞서 2시간30분대 기록으로 세계선수권 여자 마라톤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2007년 오사카 대회의 캐서린 은데레바(케냐, 2시간30분37초), 1993년 슈투트가르트 대회 챔피언 아사리 준코(일본, 2시간30분03초) 둘뿐이다. 체픈게티는 둘보다 2분 넘게 뒤처졌다. 2017년 런던 대회 우승자인 로즈 첼리모(바레인)는 2시간33분46초로 2위에 올랐다. 헬라리아 요하네스(나미비아)는 2시간34분14초로 3위를 차지하며 나미비아 여자 마라톤 최초의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됐다. 북한 선수들도 선전했다. 김지향이 2시간41분24초로 8위에 올랐고, 조은옥은 2시간42분23초로 10위를 차지했다. 에티오피아 대표팀의 하지 아딜로 로바 코치는 도쿄마라톤 우승자 루티 아가 등 세 선수가 선두로 치고 나왔지만 아가가 중간에 포기해 카트에 실려 결승선 근처로 오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그는 “이런 여건이라면 우리 나라에서도 마라톤을 뛰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난 몇 명이나 완주할 수 있을지에만 관심을 가졌다”고 혀를 끌끌 찼다.남자 마라톤도 다음달 5일 같은 시간 출발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리 선수는 출전하지 않는다. 전날 밤 11시 30분(한국시간 다음날 새벽 5시 30분)에는 김현섭(34)과 최병광(28, 이상 삼성전자)이 경보 남자 20㎞에 출전한다. 김현섭은 지난 2011년 대구 대회에서 6위에 머물렀다가 앞선 선수들이 모두 도핑 스캔들에 걸리는 바람에 승격돼 오는 1일 동메달을 8년 만에 목에 건다. 한국 선수로는 대회 첫 메달이다. 앞서 김국영(28·국군체육부대)은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남자 100m 예선 4조 경기에서 10초32로 6위에 그쳐 두 대회 연속 준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2년 전 런던 대회에 17명이 출전했던 한국 육상은 이번 대회 단 넷만 출전하는데 남은 진민섭(27·여수시청)은 28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밤 11시 30분) 장대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다. SBS스포츠가 생중계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인영 “野 내통 ‘정치검사’ 색출해 사법처리하라”

    이인영 “野 내통 ‘정치검사’ 색출해 사법처리하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당시 검사와 통화한 사실이 알려진 것과 관련해 “야당과 내통하는 정치검사가 있다면 즉시 색출해 사법처리하라”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공식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치검사와 정쟁 야당의 검은 내통 가능성이 만천하에 폭로됐다”며 “사실이라면 명백한 공무상비밀누설죄에 해당하는 현행법 위반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만도 이런 오만이 다시 있을 수 없다. 이제 더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한다”며 “일부 정치검사의 검은 짬짜미가 반복된다면 검찰 전체의 명예에도 심각한 먹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윤 총장이 직접 나서서 색출하고 책임을 물으라”고 다시 강조한 뒤 “아니면 아니라고, 그런 일이 없었다고 책임 있게 답하길 바란다. 검찰을 정치에서 분리해 순수한 검찰의 제자리로 돌려놓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합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당과 국민이 나설 수밖에 없다”며 “당은 일부 정치검사의 일탈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윤 총장이 어떤 합당한 조치를 취하는지 먼저 지켜보겠다. 합당한 조치가 없다면 부득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불행한 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분명한 조치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여야 합의 없이 대정부질문 정회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에 대해 “폭거에 대해 합당한 조치를 분명하게 취하겠다”며 “우리 당은 오늘 이후로, 특히 저는 이 의원을 더이상 부의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장단이 이번 사태에 대해 합리적으로 해명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문희상 국회의장을 찾아뵙고 강력히 요청하겠다”며 “이 의원의 명백한 국회법 위반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는 절차도 즉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수사는 수사대로 진행하고 검찰개혁은 검찰개혁대로 임하되 국회는 교육공정성 회복을 위한 제도개혁에 착수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회의원 자녀 입시 상황을 전수조사하고 여기서 제도개혁의 신뢰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영상]고국 잃은 아이들 “국적은 한국이지만 갈 수가 없어요”

    [영상]고국 잃은 아이들 “국적은 한국이지만 갈 수가 없어요”

    홍대준 군, 한국 父-베트남 母 사이에서 태어나엄마와 함께 베트남에 잠시 왔다가 강제 귀환베트남 비자는 만료…현지에서 출생신고도 불가“(한국인) 아빠는 보고 싶지도, 생각나지도 않아요. 이젠 베트남에 친구도 가족도 있는 걸요.” 베트남 허우장시에 사는 한국인 아동 홍대준(12)군에게 한국에 대한 기억을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대준군은 한국으로 결혼 이주를 갔던 베트남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대준군 엄마는 아픈 아버지를 보려고 베트남에 잠시 들어왔다가 강제로 ‘귀환 여성’이 돼 버렸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한 날, 비행기표를 보내주기로 한 남편과 시댁이 모두 연락을 끊었기 때문입니다.베트남에 버려진 대준군은 현지 체류 근거가 없는 ‘미등록 이주아동’입니다. 국적은 한국인이지만 관광비자와 여권은 이미 만료됐고, 현지 출생신고도 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의 동의를 받을 수도, 한국에 가 필요한 서류를 떼 올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불행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엄마는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도심에 나가 일하게 됐고, 대준군은 홀로 외갓집에 맡겨졌습니다. 대준군의 사연은 2014년 8월 베트남 현지 언론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 보도로 귀환여성 자녀의 열악한 생활 실태가 베트남 사회의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당시 보도로부터 꼬박 5년이 지난 올해 8월, 서울신문은 대준군의 거취를 수소문해 찾아갔습니다. 그 사이 대준군에게는 작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학교장의 배려로 수업을 청강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살얼음판 위에 있습니다. 대준군의 체류신분은 불안정하며 모자는 여전히 불안한 신분과 경제적 빈곤 속에서 허덕이고 있었습니다. 이런 결혼 이주의 후유증은 비단 베트남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1980년대부터 한국 사회가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로 시작한 결혼 이주민의 역사는 벌써 30여 년이 쌓였습니다. 그동안 약 38만건의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 간의 성혼이 이뤄졌고, 지금도 우리 사회엔 결혼 이주여성 28만명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주여성에 대해 ‘진정성 없는 혼인자’로 손가락질합니다. 그들 중 상당수는 국내에서 숨죽이며 살아갔고, 일부는 상처만 안은 채 고향으로 떠났습니다. 그렇게 떠나간 여성들과 아이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결혼이주여성이 ‘더 나은 삶’을 위해 한국행을 택하게 된 배경부터 본국으로 돌아간 후의 삶까지. 서울신문은 그 뒷이야기를 세세히 기록했습니다. 결혼 이주를 둘러싼 2019년 오늘날의 현실을 마주 보는 것으로 다문화 사회로 가는 또 한 걸음을 보태고자 합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오는 30일 지면과 온라인 기사를 통해 공개합니다. 글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영상편집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지역 격차 크면 국가 유지 구심력도 흔들… 獨 균형발전 위해 행정기관 분산”

    “지역 격차 크면 국가 유지 구심력도 흔들… 獨 균형발전 위해 행정기관 분산”

    오랫동안 독일에서 교편을 잡았던 송두율(75) 전 독일 뮌스터대 교수는 한국과 독일의 역사적 경험, 중심·변경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재정분권과 균형발전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바람직한 중앙과 지방의 관계에 대해 “변증법적 관계가 되어야 한다”며 원효대사가 말했던 ‘역동역이’(亦同亦異)를 방향으로 제시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역사적 경로가 다르다. “독일은 수백년간 분열 상태였고 프랑스는 중앙집권체제를 갖췄다. 프랑스는 오랫동안 파리가 단일 중심으로 자리잡다 보니 ‘프랑스는 파리 빼고는 모두 풀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독일은 프러시아, 작센, 바바리아 등 다양한 중심이 수백년간 자리잡았다. 통일 이후에도 프로이센이 절대권을 갖진 못했다. 나치 집권기 중앙집권화 경험은 분권과 견제, 균형을 제도화하는 반면교사가 됐다. 그런 것들이 독일이 전체와 부분이 나름대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 토대가 된다.” -독일은 균형발전을 위해 행정기관을 분산시킨 경험도 인상적이다. “독일은 중심을 일부러 분산시켰다. 중앙은행은 프랑크푸르트에 있다. 연방대법원은 남서부 카를스루에, 연방재정법원은 뮌헨, 연방사회법원은 카셀, 연방행정법원과 연방노동법원은 옛 동독지역인 라이프치히와 에르푸르트에 있다. 특히 카를스루에는 인구 30만, 에르푸르트와 카셀은 인구 20만 규모 소도시다. 통일 이후 수도를 베를린으로 옮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독일이라고 논쟁이 없었던 게 아니다. 유럽에서 베를린이 갖는 위상과 상징성뿐 아니라 동독 지역에 대한 국토 균형발전, 그리고 중부유럽도 시야에 넣는 의미도 고려해 정부가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한국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서울 집중이 심하다. “한국은 모든 게 서울로 통한다.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이 괜히 나왔겠느냐. 과거 독재정부는 지방자치도 없었다. 군수까지 다 정부가 임명하니 통제하기 얼마나 좋았겠느냐. 중심이 하나뿐이면 그걸 차지하는 경쟁이 승자독식 구조가 된다. 갈등이 격해질 수밖에 없다. 단일한 중심이 오히려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킨다. 균형 잡힌 다양성을 인정하고 추구해야 한다. 그걸 위한 재정과 권력 등 물질적 기반도 있어야 한다. 남북통일 역시 ‘누가 단일한 중심을 차지하느냐’는 문제가 된다면 서로에게 불행이다. 통일은 다양성을 가진 하나를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역사의 아이러니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는 중앙집권화가 선진국가였는데 이제는 오히려 반대가 됐다. 균형발전이 깨지면 국가를 유지하는 구심력이 약해진다. 카탈루냐는 고유한 언어와 역사를 가진 데다 경제력 격차도 크니까 스페인에서 독립하려고 한다. 유고슬라비아는 경제가 가장 발달했던 슬로베니아가 가장 먼저 분리독립했고 결국 내전까지 이어졌다. 영국 브렉시트도 지역 간 격차 문제가 배경이다. 중앙과 지방 관계는 변증법적인 관계가 되어야 한다. 다르기도 하고 같기도 하다. 금강삼매경에서 원효가 말한 ‘역동역이’가 바로 그것이다.” 글 사진 베를린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밀려오는 ‘지방소멸’… 세입 확대보다 광역화·거점 개발 논의 시급

    밀려오는 ‘지방소멸’… 세입 확대보다 광역화·거점 개발 논의 시급

    지난 5월 22일 서울시와 29개 기초자치단체가 ‘서울·지방 상생을 위한 서울선언문’과 ‘서울시 지역상생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중앙정부도 아닌 지방자치단체에서 2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지역격차 해소에 나서겠다고 자청한 건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시민들 반응은 생각보다 우호적이진 않았다. ‘왜 서울시 예산을 지방에 퍼주느냐’는 비판이 많았다. 서울 등 수도권에 과도하게 인력과 자원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 국민적 통합 혹은 지역 간 연대조차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는 걸 시사한다. 이런 경향이 더 심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영국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급격한 지역격차는 런던 시민들은 여타 지역을 귀찮게 느끼고, 여타 지역은 런던에 박탈감을 느끼게 하며 국가적 통합을 훼손했다. 그 결과는 브렉시트라는, 모두가 불행한 시나리오였다. 재정분권과 균형발전은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해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해법이다. 하지만 두 과제가 상호보완 관계가 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지방소멸’이라는 쓰나미가 밀려오는 것에 비하면 안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방소멸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으로는 전남 고흥군이 꼽힌다. 추세대로라면 고흥군은 노인층 인구 감소가 급격히 진행되다가 2040년이면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이 된다. 이미 2017년 전체 인구 6만 6736명 가운데 65세 이상이 약 36%나 된다. 65세 이상 인구 대비 20~39세 여성인구로 계산하는 ‘소멸위험지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소멸위험지역은 전국 226개 시군구 가운데 89개(39%)를 차지한다. 전국 3463개 읍면동을 기준으로 보면 1503곳(43.3%)이다. 지방소멸을 재정분권에 대입하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지자체, 특히 비수도권 시군은 국세 대비 지방세 비중을 8대2에서 6대4로 늘리겠다는 게 먼 나라 얘기가 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지방세 비중이 늘어나 교부세가 줄어들면 재정부담만 더 커질 뿐이다. 거기다 넓은 지역에 흩어져 사는 농어촌 지자체는 공공서비스 관련 예산 부담 급증으로 예산 효율성이 급감한다. 주민 1인당 지자체 평균 세출액을 비교해 보면 대도시 지역은 약 162만원인 반면 군 지역은 약 737만원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27년에는 약 247만원과 1174만원으로 더 벌어진다. 지역 간 격차 문제 해소와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선 지자체의 덩치를 적절한 수준으로 키워야 한다. 이런 상황은 자연스럽게 행정구역개편과 거점개발 논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지방소멸 문제가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잘게 나눠진 기초지자체에 1/n 식으로 재정규모를 늘려주는 방식은 지자체 생존에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사실 행정구역개편은 역대 정부 모두 추진했던 숙원사업이었다. 김영삼 정부는 도를 폐지하고 5~6개 정도 시군을 묶어 행정구역을 개편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김대중 정부는 기초지자체를 130~160개로 줄이려 했고 노무현 정부 역시 지자체 통합을 검토했다. 이명박 정부는 지방행정체계개편을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지자체 간 이해관계, 주민 간 자존심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보니 실제 성과는 지지부진하다. 1995년 지방선거 전에 탄생시킨 도농복합도시 39곳을 빼면 사실상 2010년 통합 창원시, 2014년 청주시 정도에 그친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재정 전문가 A씨는 “이제는 더 늦출 수 없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이 문제를 등한시하는 게 오히려 문제”라고 지적한다. 조형제 울산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십년에 걸쳐 굳어진 게 있다. 소지역주의도 무시할 수 없다. 헤쳐모여가 쉽지는 않다”면서도 “부산에서 서울 가는 것보다 경남 가는 게 더 힘든 상황에선 자생적인 지역경제권이 불가능하다”며 행정체계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병호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도 “경북 울릉도와 경기 수원의 1인당 세출규모가 1만배나 된다”면서 “기초지자체 단위에선 행정구역 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재정분권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기본 구도로 한다. 이에 대해 정승일 새로운사회를위한연구원 이사는 “수도권 집중화 문제가 심각한 건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을 지방으로 강제 이주시킬 수는 없다”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역할 분담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수도권은 어차피 연구개발(R&D) 집약형 산업이 클 수밖에 없다. 대신 비수도권에는 수도권에 비해 매우 취약한 R&D 인프라를 확충해주는 정책과 함께, 그곳의 훌륭한 제조 및 설계 인프라를 상대적 비교우위로 활용하는 다른 방식으로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수도권은 조선업이나 기계공업 등 R&D만 아니라 설계 및 제조 능력이 중요한 지역 산업 특색을 감안하여 제조업 현장과 연구개발이 가까운 거리에서 상승작용을 낼 수 있는 클러스터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지역 격차 크면 국가 유지 구심력도 흔들… 獨 균형발전 위해 행정기관 분산”

    “지역 격차 크면 국가 유지 구심력도 흔들… 獨 균형발전 위해 행정기관 분산”

    오랫동안 독일에서 교편을 잡았던 송두율(75) 전 독일 뮌스터대 교수는 한국과 독일의 역사적 경험, 중심·변경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재정분권과 균형발전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바람직한 중앙과 지방의 관계에 대해 “변증법적 관계가 되어야 한다”며 원효대사가 말했던 ‘역동역이’(亦同亦異)를 방향으로 제시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역사적 경로가 사뭇 다르다. “독일은 수백년간 분열 상태였고 프랑스는 중앙집권체제를 갖췄다. 프랑스는 오랫동안 파리가 단일 중심으로 자리잡다 보니 ‘프랑스는 파리 빼고는 모두 풀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독일은 프러시아, 작센, 바바리아 등 다양한 중심이 수백년간 자리잡았다. 통일 이후에도 프로이센이 절대권을 갖진 못했다. 나치 집권기 중앙집권화 경험은 분권과 견제, 균형을 제도화하는 반면교사가 됐다. 그런 것들이 독일이 전체와 부분이 나름대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 토대가 된다.” -독일은 균형발전을 위해 행정기관을 분산시킨 경험도 인상적이다. “독일은 중심을 일부러 분산시켰다. 중앙은행은 프랑크푸르트에 있다. 연방대법원은 남서부 카를스루에, 연방재정법원은 뮌헨, 연방사회법원은 카셀, 연방행정법원과 연방노동법원은 옛 동독지역인 라이프치히와 에르푸르트에 있다. 특히 카를스루에는 인구 30만, 에르푸르트와 카셀은 인구 20만 규모 소도시다. 통일 이후 수도를 베를린으로 옮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독일이라고 논쟁이 없었던 게 아니다. 유럽에서 베를린이 갖는 위상과 상징성뿐 아니라 동독 지역에 대한 국토 균형발전, 그리고 중부유럽도 시야에 넣는 의미도 고려해 정부가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한국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서울 집중이 심하다. “서울은 모든 게 서울로 통한다.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이 괜히 나왔겠느냐. 과거 독재정부는 지방자치도 없었다. 군수까지 다 정부가 임명하니 통제하기 얼마나 좋았겠느냐. 중심이 하나뿐이면 그걸 차지하는 경쟁이 승자독식 구조가 된다. 갈등이 격해질 수밖에 없다. 단일한 중심이 오히려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킨다. 균형 잡힌 다양성을 인정하고 추구해야 한다. 그걸 위한 재정과 권력 등 물질적 기반도 있어야 한다. 남북통일 역시 ‘누가 단일한 중심을 차지하느냐’는 문제가 된다면 서로에게 불행이다. 통일은 다양성을 가진 하나를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역사의 아이러니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는 중앙집권화가 선진국가였는데 이제는 오히려 반대가 됐다. 균형발전이 깨지면 국가를 유지하는 구심력이 약해진다. 카탈루냐는 고유한 언어와 역사를 가진 데다 경제력 격차도 크니까 스페인에서 독립하려고 한다. 유고슬라비아는 경제가 가장 발달했던 슬로베니아가 가장 먼저 분리독립했고 결국 내전까지 이어졌다. 영국 브렉시트도 지역 간 격차 문제가 배경이다. 중앙과 지방 관계는 변증법적인 관계가 되어야 한다. 다르기도 하고 같기도 하다. 금강삼매경에서 원효가 말한 ‘역동역이’가 바로 그것이다.” 베를린 글·사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극단적 선택 전 92% 신호 보내… 가족 77%는 몰랐다

    극단적 선택 전 92% 신호 보내… 가족 77%는 몰랐다

    대한민국, OECD 15년 연속 자살률 1위 오명 씻으려면 ‘정신과 치료’ 낙인 없애야관계당국이 자살시도자 정보 공유하는 ‘자살예방법’은 국회 계류중 자살 전 경고 신호를 보낸 361명 중 278명(77%)은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이 이 신호를 ‘자살 경고 신호’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중앙심리부검센터와 전국 19~75세 성인 1500명을 대면 조사하고 전국 38개 응급실을 방문해 자살시도자 1550명, 자살 유족 121명(자살자 103명) 등을 분석한 자살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2003년부터 15년간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최근 5년간 자살은 감소하고 있지만 관련 지표를 종합하면 여전히 자살은 한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2017년 인구 10만 명당 자살사망률은 24.3명으로 OECD 국가 가운데 최고로 높은 수준이다. 2017년 연령별 3대 사망원인 중 자살은 10~39세 연령군에서 1위, 40~59세 연령군에서 2위다. 보고서는 “자살을 단순히 불행한 개인의 죽음으로 봐선 안된다”면서 “사람을 자살로 몰고 가는 사회환경적 원인을 없애기 위해 국가와 사회공동체 차원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살하는 이유를 한 가지로 단정지을 수는 없었다. 2018년 심리부검 면담에 참여한 자살 유족 121명의 면담을 바탕으로 자살사망자 103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자살 사망자가 자살을 결심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위험 요인은 대개 중첩됐다. 12개의 위험 요인이 한 사람에게 겹친 사례도 있었다. 사람 당 평균 위험 요인은 5.05개로 위험 요인이 3개(23.3%)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4개(19.4%), 5개(17.6%) 순이었다. 특히, 자살 시도(36건), 우울장애(32건), 업무부담(30건), 부부관계문제(23건) 등이 고빈도 위험 요인이었다. 처음으로 자살할 마음을 먹고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은 평균 120.89개월이 걸렸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자살로 사망한 391명의 심리 부검 결과, 391명 중 361명(92.3%)이 사망 전 경고 신호를 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경고 신호를 보인 361명 중 278명(77.0%)은 주변에서 이를 사망 전 경고 신호임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관계 단절’이 공통된 특징으로 발견되는 만큼 주변 사람들이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이 자살을 막을 수 있는 결정적 단초가 될 수 있다. 사망 전 경고 신호는 감정상태 변화(180명)가 가장 많았다. 수면상태 변화(164명), 식사상태 변화(133명), 무기력, 대인기피, 흥미상실(131명), 자살이나 살인, 죽음에 대한 말을 자주 함(130명) 등이 뒤따랐다. 이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자살사망자의 심리부검결과를 종합한 결과다. 자살 시도를 한 사람 중에서 전문가 상담을 받은 적 있는 사람은 2013년 11.2%에서 2018년 4.8%로 오히려 줄었다. 2018년 조사에서 전문가 상담을 받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 같아서’가 40.3%를 차지했으며, ‘상담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서’는 2013년 20.5%에서 2018년 30.3%로 거의 10% 포인트가량 올랐다. ‘추후 상담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32.8%로 2013년의 39.0%에 비해 줄었다. 최초 실태 조사를 한 2013년부터 2018년까지의 통계를 보면 자살 사고는 줄어들고 있다. 또, 2013년에 비해 국민들이 주변에 상담 전문가나 상담 기관에 대한 정보를 더 잘 알고 있음에도 정신과 치료로 찍힐 낙인때문에 상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 장영진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우리 사회의 자살에 대한 인식은 2013년에 비해 오히려 악화됐다”면서 “자살고위험군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서 경찰·소방이 자살시도자에 대한 정보를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 동의 없이 제공하는 자살예방법 개정안이 계류중이다. 만약 법안이 통과되면 관계당국의 초동대처가 훨씬 더 빨라진다. 한편 심리부검(Psychological Autopsy)은 자살 유족의 진술과 사망자가 생전 기록 등을 검토해 자살사망자의 심리 양상과 변화를 확인하고 자살의 구체적인 원인을 검증하는 조사 방법이다. 국가가 자살고위험군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적극적으로 자살률을 줄이는 정책의 근거로 심리부검 자료를 활용할 수 있어 유의미하다. 심리부검 면담은 경찰서나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진행한다. 유족이 홈페이지나 전화로 직접 면담을 신청해도 가능하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기는 중국] 뇌성마비로 8년간 청강생 생활...‘눈물의 학위증’ 받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8년 동안 대학 강의를 청강한 20대 청년에게 ‘명예’ 학위증이 수여됐다. 최근 중국 란저우 대학교(兰州大学) 측은 지난 2011년부터 8년 동안 청강생으로 대학 수업에 참여한 시에탄팅 씨에게 명예 학·석사 학위 졸업증을 수여했다고 21일 밝혔다. 더욱이 시에탄팅 씨는 올 9월 같은 대학 박사 학위 과정에 입학에 성공, 현재 란저우대 수학통계학과 박사 과정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공개된 시에탄팅 씨의 사연에 따르면, 그는 지난 1993년 출생한 직후 불과 11개월 차에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다. 그는 이후 초·중·고교 과정을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홈스쿨링’으로 수료했다. 이후 지난 2011년 무렵 시에탄팅 씨는 일명 ‘사회청년제도’로 불리는 대학 입학 제도를 통해 ‘까오카오(高考)’를 응시했던 바 있다. 까오카오는 중국판 수학능력시험이다. 당시 시에탄팅 씨는 란저우 지역에서 실시된 이공계열 까오카오 시험에서 수리 영역 262점의 고득점을 취득했다. 수리 영역 만점은 280점이다. 하지만 당시 시에탄팅 씨는 이 같은 고득점 취득에도 불구, 그가 지원했던 대학에서 모두 낙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 시에탄팅 씨의 가족들은 그가 대학에 낙방한 것은 장애를 가진 신체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때문에 대학 낙방 후 시에탄팅 씨의 학업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오직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는 열망을 이루기 위해 인근에 소재한 란저우대 수업 청강생으로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총 8년 동안 학·석사 학위 전 과정에 참여해왔던 것. 해당 대학 측은 인근 지역 거주민을 대상으로 학사, 석·박사 전 과정을 무료로 공개해오고 있다. 청강을 원하는 이라면 누구나 대학에서 진행하는 모든 수업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시에탄팅의 경우 그가 앓고 있는 뇌성마비 장애 탓에 손으로 필기를 할 수 없었고, 이 때문에 모든 수업 내용을 귀로만 듣고 기억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이와 관련, 슈수쥔 란저우대 수학통계학과 교수는 “수업 시간마다 학적부에 등록되지 않은 낯선 얼굴의 학생이 강의실 맨 뒷 자석에 앉는 것을 눈여겨봤다”면서 “처음에는 불편한 몸 탓에 어색하게 웃음을 짓는 것이 낯설기도 했지만 그의 눈빛만큼은 칠판에서 한 번도 떠나지 않았다. 처음 본 그날부터 시에탄팅 군의 눈빛은 매우 진지했다”고 회상했다. 급기야 지난 2011년부터 2015년 6월까지 학사 학위 전 과정에 참여한 시에탄팅 씨는 학교 측의 배려로 학사 학위증을 수여 받았다. 당시 시에탄팅 씨는 총 30개의 전공과목 이수를 통해 150학점의 졸업 학점을 취득한 것이 인정된 셈이다. 학교 측은 시에탄팅 씨의 학업에 대한 열정을 높게 사고 그에게 학위 전 과정에 대한 참여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시에탄팅 씨는 학사 학위 과정에 만족하지 않고, 대학원 진학에 성공했다. 이후 석사 전 과정 수업을 마친 그는 지난해 6월 무렵 석사 학위 졸업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졸업 논문을 통과하며 석사 학위증을 수여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졸업 논문 심사에 참여했던 슈수쥔 교수는 “그의 졸업 논문 수준은 함께 입학한 동기 대학원생들 중 최고 수준이었다”면서 “이번에는 학교 측에서 시에탄팅 군에게 오히려 박사 과정을 연계해 진학할 것을 먼저 추천했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의 학업에 대한 열정이 큰 주목을 받자 이와 관련해 시에탄팅 씨는 “어릴 적에 앓았던 뇌성마비 진단은 분명히 극복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불행한 것만은 아니었다”면서 “학업에 대한 열정을 알아봐 주는 부모님과 가족들, 그리고 항상 사회에서 유용한 사람이 되라고 응원해주시는 교수님과 동기들이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함박도 NLL 이남’이라고 했다가 번복 해프닝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함박도 NLL 이남’이라고 했다가 번복 해프닝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20일 “함박도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에 위치했다”고 했다가 ‘NLL 이북’이라고 번복했다. 미국의소리(VOA)는 이날 브룩스 전 사령관이 인터뷰에서 “함박도는 서해 NLL 이남에 위치했다는 것이 맞는 지적”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다만 NLL은 휴전협정에 따라 그어진 게 아니다. 당시 유엔사령관이 예기치 않은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선”이라며 “북한이 주장하는 해상경계선은 함박도 보다 더 남쪽에 위치한다”고 했다. 이어 “따라서 현재 함박도는 NLL과 서해 해상경계선 사이에 낀 상태가 돼 입장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VOA는 전했다. 보도가 나가자 국방부 관계자는 “유엔사로부터 ‘함박도는 NLL 북쪽에 있다’라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전해 받았다”며 “브룩스 전 사령관의 발언은 확인 중”이라고 했다. 이후 브룩스 전 사령관은 VOA에 “함박도의 위치는 제가 잘못 답변했다”며 수정을 요청했고 VOA는 브룩스 전 사령관의 발언을 “함박도는 서해 NLL 이남에 위치했다는 것이 맞는 지적”이라고 수정했다. 인천 강화군 석모도에서 서쪽으로 약 20km 떨어져 있는 함박도는 국방부가 서해 NLL 이북에 위치했다고 밝혔지만, 등기부등본상 소유권이 한국 산림청으로 적시 돼 있는 등 정부 기록은 관할권이 한국에 속해있다고 나와 논란이 된 바 있다. 아울러 함박도에 북한군이 감시초소와 장비를 설치해 군인을 배치한 사실이 드러나고 신형 방사포 등 무기를 들여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만약 북한군이 함박도를 무장화한다면 안보에 큰 문제가 된다“며 “포병 무기체계뿐 아니라 대함 무기를 배치할 경우도 큰 문제가 된다”고 했다. 다만 “북한은 함박도를 무장시키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솔직히 함박도에 감시 초소를 배치하는 정도는 큰 손해는 아니다. 9·19 남북 군사합의의 정신에도 큰 문제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앞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지난 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형 방사포나 이런 것들을 함박도에 들여온다고 하는 건 현재까지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브룩스 전 사령관은 9·19 군사합의에 대해 “양자 간 합의이기는 하지만 논의 조치들이 휴전 합의와 일관되도록 한다는 점에서 유엔사는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핵심 역할을 했다”며 “특히 이행 부문에서 비무장지대(DMZ)와 공동경비구역(JSA) 감시 초소 철수, 평화 공원 조성 계획 등은 모두 유엔사와의 조정에 따라 이뤄졌다”고 했다. 이어 “남북한과 유엔사 3자가 모두 신의를 갖고 접근했지만, 불행히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모든 대화를 멈췄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답보 상태에 놓여 있으나 아직 합의 사안 이전으로 돌아갈 만한 행위는 없었으며, 북미 대화 등이 재개된다면 이행 영역에서도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남북한이 군사합의를 한 것은 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보수층에서는 한국이 더 손해를 봤다고 하는데 사실인 면도 있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은 이러한 지적이 맞지 않다고 평가한다”며 “북한의 기습 공격 등에 대처하는 우리의 방어 능력을 크게 떨어뜨리지 않고, 공격 작전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9·19 군사합의로 남북이 각각 DMZ 내 감시초소(GP) 10개를 철수한 데 대해서는 “일각에서 감시 초소 철수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이는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전자 감지체계와 기타 수단이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미국 육군 출신으로 2006년 4월 한미연합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 유엔군사령관으로 부임했으며, 2018년 11월 이임한 뒤 그 해 12월 전역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사설] 국내외 경제 침체 신호, 비상대책 점검·보완하라

    나라 안팎으로 경제 침체를 알리는 지표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외부 감사 대상 법인기업의 2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이 2.4% 감소로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2분기 연속 감소세다. 역성장에 수익성도 악화됐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2%로 1년 전(7.7%)보다 2.5% 포인트 떨어졌다. 1분기(5.3%)와 비교해서도 낮다. 세계의 공장이자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부진한 경제 탓이 크다. 그제 발표된 중국의 8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02년 2월(2.7%) 이후 17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시장의 예상(5.2%)을 한참 밑돈다. 리커창 총리는 이날 공개된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6% 이상의 중고속 성장을 유지하기는 매우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올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6.2%까지 떨어졌다. 환율전쟁으로 확전된 미중 무역분쟁에 사우디아라비아 유전에 대한 무인기(드론) 테러로 국제유가마저 들썩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중국이 원유 순수입 규모가 경상흑자의 3배가 넘는 국가로 국제유가 상승에 매우 민감하다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가 살얼음판이라 작은 부정적 사건에도 그 파장이 매우 커질 수 있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2일 시중은행이 ECB에 자금을 예치할 때 적용하는 금리를 -0.4%에서 -0.5%로 3년 반 만에 내리고 양적완화(QE)를 11월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중국 은행들은 인민은행 계획에 따라 그제부터 지급준비율을 0.5% 포인트 내렸다. 한국은행도 이주열 총재 지시로 비상대책을 점검, 보완하고 있다. 정부도 비상대책을 점검하고 변화된 상황에 맞춰 가다듬어야 한다. 석유 수급 실태, 외환안전망 등을 면밀히 검토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을 정비해야 한다. 사회안전망도 철저히 점검해 ‘탈북 모자 아사’와 ‘대전 일가족 자살´과 같은 불행을 막길 바란다.
  • [열린세상] 대한민국 헌법과 일본국 아베/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한민국 헌법과 일본국 아베/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아베 신조 일본국 총리가 극우 보수성향의 측근들을 내각 등에 전면 배치했다. 한국에 대한 경제 도발을 주도하고 일본의 역사적 만행을 부정하는 인사들이 중용됐다. 한국인을 위안부로 불법 동원하거나 강제 징용한 사실을 부정한 인사, 야스쿠니 신사를 반복적으로 참배해 온 사람, 한국인을 혐오한 자들이 대거 내각에 참여했다. 평화헌법을 뜯어고치려는 자들 역시 자민당 요직에 자리를 잡았다. 아베가 단행한 내각 개편은 한국에 대한 경제적 침략을 정당화하고 이를 강화하려는 조치로 읽힌다. 나아가 한국과 아시아 나라들을 군사적으로 침략할 수 있는 헌법 조문을 만들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일본국 헌법은 전문에서 ‘정부 행위에 의해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일어나는 일이 없도록 결의하고 이에 반하는 일체의 헌법을 배제한다’고 명시했다. 아베의 행위는 주권재민과 기본적 인권의 향유를 선언한 일본국 헌법에 반한다. 아베 총리는 스스로 반헌법주의자라는 사실을 공연히 드러낸 셈이다. 지구상의 모든 나라는 무릇 민주주의를 표방한 헌법을 갖고 있다. 자유주의 국가의 헌법은 대부분 입법과 행정과 사법 3권이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권력 구조를 취하고 있다. 사법부가 행정 권력을 능멸하거나 행정부가 사법권을 농단하는 행위는 자유주의 국가가 추구하는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에 어긋난다. 대한민국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을 깔아뭉개라고 요구하는 일본국 아베는 자유민주주의자가 아니다. 한국을 경제적으로 침략하고 향후 군사적으로 침탈하려고 예비하는 전쟁주의자로 볼 일이다. 영구히 전쟁을 포기하고 군비와 교전권을 부인한다고 규정한 일본국 헌법 제9조에 비출 때 아베의 행보는 일본 국민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1948년 대한민국 제헌헌법을 만들 때 권력체제 논쟁이 치열했다. 핵심은 권력분립 형태였다. 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삼권분립제를, 인민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삼권귀일제를 주장했다. 입법과 사법, 행정 3권을 인민위원회가 통제하는 것이 삼권귀일제였다. 결국 견제와 분립을 토대로 하는 삼권제가 관철됐다. 권력의 분립은 자유민주주의를 구현하려는 대한민국 헌법의 정수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헌법에 명토 박은 것을 이어받았다. 1919년 4월 제정된 대한민국 임시헌장은 민주공화제를 표방했다. 같은 해 9월 임시헌장을 개정하면서 입법은 의정원, 행정은 국무원, 사법은 법원이 분담하는 3권의 분립을 제5조로 정했다. 이러한 헌법 조문은 프랑스의 인권선언과 미국의 권리장전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백년 후 대한민국 사법부의 재판 역량은 독자적인 법 운영과 법해석의 경지에 올랐다. 대한민국 대법원은 일제의 한국인 강제 징용을 불법이라고 단죄하고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한민국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과 환송 항소심, 다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와 내용은 일본국 하급심이나 최고재판소 판결의 내용과 법리에 비할 바 없이 우수하다. 일본 사법부의 조야하고 안일한 법 해석에 ‘경고’를 날린 판결이다. 일본의 법조는 “한국의 법조에서 배워야 할 때”가 됐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튼튼한 재판연구관 시스템을 감안할 때 더욱 그러하다. 상황이 이와 같음에도 일본국 총리 아베는 대한민국 정부로 하여금 대법원의 판결을 번복하는 대응을 하라고 요구했다. 그의 요구는 100년에 걸친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를, 짧게 잡아도 70년 헌법 제정사를 포기하라는 망령이다. 아무리 살펴봐도 아베 내각의 행위는 자국의 헌법정신을 훼손하고 이웃 나라의 지엄한 헌법까지 짓밟으려는 처사다. 작금의 불매운동은 단순한 반일이 아니다. 감정적인 대응은 더더욱 아니다. 국민의 자발적 일본 불매는 3권의 분립에 터전을 둔 대한민국의 헌법을 지키려는 처절한 방어권 행위다. 민주공화를 천명한 나라의 주권자 주인으로서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일본 불매의 주력은 젊은 세대다. 헌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언론은 일본 불매 운동의 헌법적 의미를 적확하게 포착하고 대응하는 보도를 해야 한다. 그것이 1919년 제정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헌법 제4조, 현행 대한민국 헌법 제21조가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보장한 취지에 응답하는 길이다.
  • [아하! 우주] 아인슈타인의 중력 렌즈가 보여줄 ‘우주팽창의 종말’

    [아하! 우주] 아인슈타인의 중력 렌즈가 보여줄 ‘우주팽창의 종말’

    -'아인슈타인의 십자가'로 우주 거리를 측정하는 기법 발견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원리에 따르면, 시공간 구조의 왜곡에 의해 빛은 중력장 속에서 휘어져 렌즈의 역할을 하는데, 이를 중력 렌즈라 한다. 이 같은 중력 렌즈가 우주의 팽창 속도에 대한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이 보도했다. 새 연구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우주의 미스터리인 팽창 우주의 종말에 대한 해답을 알려줄 보다 정확한 우주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연구원들은 말했다. 우주는 138억 년 전에 태어난 이래 지금까지 계속 팽창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허블 상수(Hubble constant)로 알려진 현재의 우주 팽창률을 측정함으로써, 과학자들은 우주가 영원히 확장될 것인지, 아니면 자체 붕괴되거나 대파열(big rip)로 끝날 것인지, 우주의 운명에 대해 아직까지 확실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허블 상수를 측정하는 데는 현재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초신성 폭발과 세페이드 변광성으로 알려진 맥동성을 관측하여 거리를 추정하는 방법, 그리고 다른 하나는 빅뱅이 남긴 우주 배경 복사, 곧 빅뱅의 마이크로파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조사하는 방법이다. 만약 이 두 방법으로 측정한 허블 상수 값이 딱 일치한다면 천문학자들에게 이보다 행복한 일이 없을 테지만, 불행하게도 두 값은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우주 배경 마이크로파의 데이터에 따르면, 우주는 메가 파섹(326만 광년)당 초당 약 67.5km의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초신성과 세페이드의 데이터는 메가 파섹 당 초당 약 74km의 값을 생성한 것이다.이러한 불일치는 과학자들이 만든 현재의 표준 우주 모델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허블 상수 전쟁' 알려진 이 오랜 논쟁을 해결하면 우주의 종말이 어떠할 것인지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새 연구에서 국제 연구팀은 허블 상수를 측정하는 다른 방법을 모색했다. 이 방법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른 중력의 정의에 달려 있는데, 이는 질량이 시공간을 왜곡한 결과 중력이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물체의 질량이 클수록 물체 주위의 시공간이 더욱 왜곡되어 중력이 더 강해진다. 우리가 중력을 느끼는 것은 이 휘어진 시공간의 기하학적인 효과라고 본다. 미국의 물리학자 존 휠러는 아인슈타인의 시공간 개념을 “물질은 공간의 곡률을 결정하고, 공간은 물질의 운동을 결정한다”라는 말로 표현했다. ​ 이 휘어진 시공간의 강력한 중력장은 빛을 구부려 거대한 우주 렌즈를 만들며, 이를 통해 배후의 물체를 확대되어 보이게 한다. 중력 렌즈는 한 세기 전에 발견되었으며, 오늘날 천문학자들은 종종 이 렌즈를 사용하여 최대 망원경도 닿지 못하는 심우주를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새 연구는 중력 렌즈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지구와의 거리를 추정하며, 이 자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주가 팽창한 속도를 추정할 수 있게 해준다. 중력 렌즈로 거리 측정를 하는 데는 중력 렌즈의 기묘한 특징이 하나의 열쇠가 된다. 렌즈 배후의 물체가 렌즈를 통해 확대되면서 렌즈 주위에 십자가형의 복수의 이미지를 생성하는데, 이를 '아인슈타인 십자가'라 한다. ​이러한 이미지를 만드는 빛은 렌즈 주위에서 다른 경로를 취하기 때문에 렌즈를 통해 보이는 물체의 밝기 변화는 다른 이미지와 시간차를 보이게 된다. 렌즈의 질량이 클수록 빛의 휘어짐이 커지므로 이미지들의 밝기 변화에 있어 시간 차이가 커지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세부 사항을 사용하여 렌즈의 중력장 강도와 질량을 추정할 수 있으며, 거리 추정에 활용할 수 있다. 지구에서 중력 렌즈로 보이는 은하까지의 거리를 추정하는 또 다른 열쇠는 렌즈 내 별의 위치와 속도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부 사항들이 해당 은하의 중력장 강도와 결합될 때 과학자들은 그 은하의 실제 지름을 추정할 수 있다. 그런 다음 지구에서 보았을 때 중력 렌즈 속 은하의 실제 지름과 겉보기 지름을 비교하고, 이 값들의 차이는 연구자들로 하여금 그 은하까지의 거리를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원들이 이 기법을 두 중력 렌즈 시스템에 적용한 결과, 메가 파섹 당 초당 약 82.4km의 허블 상수 값을 얻었다. 이 값은 앞서 확립된 두 값보다 높지만, 이에 대해 막스 플랑크 연구소 출신의 천체물리학자 인 지(Inh Jee) 대표저자는 "이 기법이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지만,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수록 확립된 두 값 중 하나에 접근하거나 실제로 다른 세 번째 값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저널 최신호(13일자)에 발표됐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법서라] 법무부 장관 수사하는 검찰…‘고래 싸움 새우 등 터진다’는 법무부 검사들

    [법서라] 법무부 장관 수사하는 검찰…‘고래 싸움 새우 등 터진다’는 법무부 검사들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법무부 장관을 수사하는 검찰. 검찰의 수사를 받는 법무부 장관.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검찰이 늘 뉴스의 중심에 서있는 한국 사회라지만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법무부와 검찰 모두에 불행한 일”이라며 한탄했습니다. 급기야 법무부가 검찰에 조 장관 가족의 수사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 등 대검을 배제하는 방안의 특별수사단 구성’을 제안하며 법무부와 검찰간 갈등의 골은 깊어졌습니다. 법무부는 “조 장관과 무관한 아이디어 차원의 이야기”라고 수습했지만, 뒤끝은 씁쓸합니다. 조 장관 말처럼 정말 수사 내용을 보고도 받지 않고 지휘도 하지 않는 법무부와 검찰의 관계는 가능한걸까요. 이 상황에서 가장 괴로워하는 건 법무부에 파견된 검사들입니다. 한 검사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격”이라며 “하루 빨리 법무부를 벗어나고 싶은데 방법이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습니다.  법무부는 원래 주요 보직을 검사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검사 누구나 법무부에서 일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이른바 ‘엘리트’로 불리는 검사들은 법무부를 거치는 것이 필수 코스입니다. 4년 단위로 수도권과 지방을 번갈아 근무하는 대다수 검사들과 다르게 재경지검, 대검찰청, 법무부를 오가는 검사들을 ‘귀족 검사’라고도 하죠. 심지어 법무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세곳은 ‘골든 트라이앵글’이라고 불립니다. 법무부에서도 핵심인 검찰국은 동기중에서도 선두를 유지하는 검사들만 올 수 있는, 최고 선호 보직입니다.  법무부에는 장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장관정책보좌관, 대변인뿐만 아니라 기획조정실장, 검찰국장 등 주요 보직을 검사들이 맡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박상기 전임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의 탈검찰화‘ 정책을 펼치면서 많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법무부는 법무실장, 범죄예방정책국장, 출입외국인정책본부장 등을 비검사에게 개방했습니다. 원래는 모두 검사들이 맡던 보직입니다. 통상 부장검사들이 맡는 과장, 평검사들 자리도 많습니다. 문재인 정부 전만 해도 30여개에 달하던 과장급 이상 검사 직책은 20여개로 줄었습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2년 차 검찰 보고서 발간하며 “법무부 직제 중 검사가 장악한 주요보직에 대한 복수직제화 개정이 이뤄졌지만 실제 이행 현황은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주요 보직에 대해 검사가 아닌 사람도 보임할 수 있는 복수직제화 개정이 이뤄졌지만, 검찰국장은 복수직제화가 개정되지 않고 여전히 검사만 보임할 수 있게 돼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7월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할 때부터 당시 조국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오는 것은 기정사실이었습니다. 검찰개혁을 주장하고 수사권 조정을 이끌어온 조 수석이 검찰을 관장하는 법무부 장관으로 오는 것은 검사들에게 아무래도 부담이었습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조 장관과 윤 총장,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도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죠. 그래서 윤 총장 취임 직후 인사에서 법무부로 발령이 난 검사들은 예년처럼 축하를 많이 받지 못했습니다.  지난 7월 인사 발령이 난 후 법무부로 가게 된 검사들은 대놓고 싫은티는 못냈지만, 지방으로 발령이 난 검사들보다 표정이 어두웠습니다.  “이제 나는 큰일났다. 도대체 누가 나를 법무부로 보낸 건지 모르겠다. 차라리 저 멀리 지방으로 가는 게 낫겠다. 기자들도 알다시피 검사들은 기본적으로 이번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찬성하기 어렵다. 그런데 법무부로 가게 되면 수사권 조정, 검찰개혁 업무를 해야 한다. 결국 내 신념을 배신하든 장관을 배신하든 둘 중의 하나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 (A검사)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서 어깨가 무겁다. 축하한다는 사람도 있는데 아무래도 시기가 미묘하다 보니까…신경이 쓰인다. 그냥 가서 할 일 하면 되겠지만 대검과 분위기가 다를 것 같아 걱정이 많다. 검찰과 부딪힐 일이 많지 않은 보직이라 그나마 다행이다.” (B검사)   검사들 예상보다 더 거센 파도가 밀려왔습니다. 검찰이 조국 당시 장관 후보자를 상대로 강제 수사에 나선 겁니다. 조 장관과 가족에 대한 고발장이 10건 넘게 쌓인 상황이었습니다. 검찰은 형사부에 배당하는 ‘속임수 전략’으로 전광석화같이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수사 압박 강도가 세지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법무부 파견 검사’가 자주 대화에 오르내렸습니다. 이젠 ‘골든 트라이앵글’이 아닌 ‘험지‘가 됐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통상 검찰에서는 서울과 멀수록, 고속철도가 닿지 않는 등 교통이 불편할 수록 험지로 칩니다. 법무부는 영향력이나 상징성뿐만 아니라 경기도 과천에 있어 검사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강남구, 서초구 일대와 가까워 당연히 선호할 수 밖에 없는 곳이죠. 그런데 이제 ‘험지’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곳으로 전락한 겁니다.  조 장관이 취임하고, 법무부와 검찰이 본격적으로 갈등을 빚기 시작하면서 법무부에 있는 검사들은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법무부가 검찰에 수사 개입을 의심케 하는 제안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한 법무부 검사들은 괴로움을 토로했습니다.  “단순히 수사권 조정만 문제일줄 알았더니 최악의 상황이다. 솔직히 법무부에 있는 검사들 대부분 조 장관이 임명되지 않길 바랐을 거다. 임명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이미 임명됐으니 어쩌겠나. 친정(검찰)을 나몰라라 할 수도 없고.” (C검사)  “조 장관 임기는 그래봤자 1~2년이다. 검찰 조직은 계속 간다. 그런 걸 고려하면 법무부에 있는 검사들은 장관, 장관이 내세우는 정책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검찰로 돌아와야하는데 나중에 욕 먹을 것을 감수하겠나. 그런데 문제는 검사들이 또 일을 열심히 한다. 그러니까 그게 딜레마다. 일을 안 할 수도 없고 할 수도 없는 딜레마 상황에 놓인 거다.” (법무부 근무 경험이 있는 검사 출신 변호사)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은 얼마나 더 최악으로 갈까요. 노무현 대통령 시절 비 검사 출신 강금실 장관과 천정배 장관이 오면서 법무부와 검찰간 갈등이 최고조였던 그 상태까지 갈까요. 아니면 더한 상황이 올까요.  확실한 건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는 조 장관의 법무부와, 조 장관 수사에 열중하는 윤 총장의 검찰은 부딪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속에서 검사들은 때로는 법무부, 때로는 검찰 눈치를 보며 어서 이 싸움이 끝나기만을 기다릴 겁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성폭행 증거 수집 ‘미투 키트’ 논란

    성폭행 증거 수집 ‘미투 키트’ 논란

    ‘당신의 몸은 범죄 현장이다. 성폭행 몇시간 뒤 병원에 가면 간호사는 ‘그가 사정을 했나요’ ‘키스했나요’ ‘당신은 샤워를 했나요’ 등 매우 자세한 질문을 할 것이다. 당신은 몸에 남은 모든 증거 파편을 수집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 용지 위에서 옷을 완전히 벗은 뒤 몸을 흔들어야 한다. 그리고는 3~5시간 동안 간호사가 면봉으로 당신의 입, 가슴, 목에 난 깨문 자국, 손톱 밑 등을 훑을 것이다. 체모를 채취하고 검사 도구를 몸 안에 넣어 파란 염료를 사용해 찢어진 상처를 확인할 것이다. 머리칼을 자르고 모든 부상 부위를 다양한 시점에서 촬영할 것이다. 모든 검사가 끝나면 증거들은 신발상자만한 박스에 담기는데 이게 당신의 ‘성폭행 키트’다. 이것이 당신이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경찰은 당신의 성폭행 키트를 쓰레기처럼 다룰지도 모른다.’ (CNN 동영상 ‘성폭행 피해자는 정의를 얻기 위해 외과적 검사를 견뎌낸다’의 내용.) 성폭행 피해 입증과정 또다른 수치심혼자 증거수집 보존 위한 키트도 출시법의학, 법조계는 “법원 증거인정 못해”신체·정신적 치료, 경제적 지원 문제도 성폭행 피해자는 사건 수사 과정에서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또다시 수치심과 두려움을 감내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집에서 혼자 증거를 수집·보존할 수 있는 도구들을 담은, 이른바 ‘미투 키트(MeToo Kit)’가 나왔는데, 이 제품이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증거 능력이 충분치 않은 데다 오히려 정의 구현을 더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아마존에서는 ‘프리저브키트(PRESERVEkit, 보존키트)’라는 이름으로 29달러 95센트(약 3만 5700원)짜리 도구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제품 광고는 “성폭행을 당한 뒤 경찰이나 의료시설에 가지 않고도 증거를 적절히 수집하기 위한 모든 도구와 단계별 지시사항을 포함한다”고 말한다. 이 제품 제조사 대표는 은퇴한 연방수사국(FBI) 요원 제인 메이슨이다.뉴욕의 한 스타트업도 ‘미투키트’라는 제품을 공개했는데 이 제품은 아직 발매되지 않았고 구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지만 가격도 공개되지 않았다. 성폭행 피해자들이나 그런 불행을 우려하는 여성들이 이런 제품에 주목하는 이유는 사건 직후 법적 대응을 하기 위해 의료시설이나 경찰에서 하는 역학조사로 2차 피해에 버금가는 수치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CNN에 따르면 검찰이나 피해자 변호인 중 이런 도구 세트를 사용하는 게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비전문적으로 수집된 증거는 법정에서 쓸모가 없고, 피해자가 의학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폭력 피해자나 그 가족 등 변호를 전문으로 하는 법무법인 ‘피어버그 법률 그룹’의 변호사 모니카 벡은 이런 도구 세트로 수집한 증거들이 법원에서 증거능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벡 변호사는 피해자 혼자 수집한 증거는 ‘관리연속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법정에서는 증거를 제출할 때 수집 방법과 생성 시점부터 제출까지 거쳐간 사람 등 모든 과정을 적은 관리연속성 입증 문서를 함께 제출해야 하는데, 이를 통해 증거가 오염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한다. 벡은 “훈련된 직원들이 수집한 성폭행 증거조차 용의자들의 변호사에게 공격받는 게 일상”이라면서 “피고 측 변호사들이 집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뭐라고 할지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의료계와 법의학 전문가들은 이런 키트들이 피해자들에게는 중요한 성폭행 검사의 다른 측면들을 간과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줄리 밸런타인 브리검영대 법의학 조교수는 “우리는 피해자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검사한다”면서 “대부분 피해자들은 신체적 부상을 입었고 검사에선 이런 부상에 대한 평가, 문서화, 치료가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성폭행 검사에서 성병 감염이나 임신 예방, 심리적 평가, 정신 건강 등 진단과 지원이 이뤄지는데 키트로 자가 검사를 하면 이런 의학적 조치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밸런타인은 “집에서 혼자서도 증거를 수집할 수 있다고 믿는 피해자들은 인정받지 못할 증거를 수집하게 될 뿐 아니라 건강 관리나 피해자 지원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 제품은 피해자들의 상처나 ‘미 투’ 운동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미네소타주 성폭력 방지 협회의 주드 포스터 법의학 정책조정관은 “주 법령에 따라 피해자들은 무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면서 “성폭행 검사도 무료로 받을 수 있는데 누군가 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것이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법에 따르면 주정부가 피해자 지원 대상자 보조금을 국가로부터 받으려면, 피해자에게 먼저 무료 검사를 제공해야 한다. 메디슨 캠벨 미 투 키트 스타트업 창업자는 CNN의 이메일 질문에 답변하며 “회사가 충분한 자금을 모으면, 키트를 무료로 나눠주고 싶다”면서 “제품 가격은 병원까지 우버를 타고 가는 비용보다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 역시 성폭행 피해자였다면서 “우리의 임무는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경찰이나 병원에 갈 능력이 없거나, 기꺼이 갈 마음이 있는 피해자 모두를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나 네셀 미시간주 검찰총장은 지난달 이 회사가 미시간주에서 이 키트를 팔 수 없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보냈다. 미시간주는 프리저브키트 제조사에도 비슷한 통고를 할 예정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여야 대선주자 명암... 與는 속속 증발, 野는 반사이익

    여야 대선주자 명암... 與는 속속 증발, 野는 반사이익

    최근 여권 성향의 대선주자급 인사들의 크고 작은 고난으로 인해 여야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보수 야권에 비해 풍부한 대선주자 자원을 보유하고 있던 여당은 최근 몇몇 불행이 겹쳐지며 가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전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상고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받았다. 이 지사가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으면 지사직을 내려놓게 된다. 김경수 경남지사 역시 일명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조국 법무부 장관도 검증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어, 당분간 회복이 불가능해 보인다. 여기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도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 교수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를 한 것을 두고 안팎에서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여권에서 내상 없이 출발선에 서 있는 대선주자급 인사들은 이낙연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 정도다. 반면 보수 야당의 대선주자들은 큰 과오 없이 때를 기다리며 절치부심하는 모양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당 밖에서는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원희룡 제주지사가 대기하고 있고, 현재 독일에서 체류하고 있는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까지 넓히면 여당 보다 상대적으로 풍성하다. 문제는 불운이 야당만 비켜가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데 있다. 최근 여당에서 발생했던 일들이 언제든 야당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언제 어디서 복병이 나타날지 모르는 게 정치권”이라며 “대선주자들은 돌다리도 두드리고 다닐 정도로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소연 국가기록원장 “대통령기록은 개인의 것 아닌 국민의 것”

    이소연 국가기록원장 “대통령기록은 개인의 것 아닌 국민의 것”

    국가기록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시작으로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일부 언론에서 ‘나랏돈’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예산 낭비라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가 하면 시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대통령기록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고 국가의 것”이라면서 공공물인 대통령기록물의 안정적·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라도 개별 대통령기록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원장은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 대통령기록물법(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 통과된 이후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법의 영향을 받아 대통령기록물을 이전보다 열심히 생산했고, 이 때 생산된 대통령기록물들을 (청와대로부터) 이관받아 저희(국가기록원)가 관리하고 있다”면서 “그 전에 15명의 대통령 때는 대통령기록물이 국민과 국가의 것이라는 인식이 사실상 없었기 때문에 퇴임 후에 많이 태우기도 하고, 아무래도 불안한 내용들이 담겨 있을 수 있으니까 많이 가져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행한 건, 요즘도 온라인 경매사이트에서 대통령기록물들이 올라오고 있다”면서 “대통령기록물이라고 해서 대통령이 혼자서 생산하는 기록물이라고 볼 수 없고 대통령비서실, 청와대 경호실, 대통령 보좌기관·자문기관들의 기록물이 다 포함돼 있어서 대통령기록물 생산자는 굉장히 많다. 이게 (외부에) 흘러흘러 관리가 안 될 정도”라고 전했다. 이 원장은 “대통령기록물법이 제정된 때가 2007년 4월(시행은 2007년 7월)이었는데, (이 법 시행 이후 이 법에 따라) 대통령기록물을 첫 번째로 이관해야 되는 시점은 2008년 2월이었다. 8개월 정도밖에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당시는 통합 대통령기록관이든 개별 대통령기록관이든 별도의 대통령기록관을 짓는 것조차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아서 당시 국가기록원 서고에 임시로 공간을 만들어 (대통령기록물을) 일단 이관하고, 이후 통합 대통령기록관을 설립하다보니 2015년에야 개관을 했다”면서 과거에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설립하지 못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2007년 4월 제정된 대통령기록물법은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장(국가기록원장을 가리킴)은 특정 대통령의 기록물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개별 대통령기록관 설치 근거는 오래 전에 마련됐지만 그동안 설립이 추진되지 않았다가 국가기록원이 문 대통령 기록관을 시작으로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 원장은 “국가기록원이 지난 10여년 동안 믿음직하게 대통령기록물, 특히 지정기록(대통령지적기록물)을 보호하지 못했다”면서 “제가 취임하고 나서는 국민들께 최대한 (대통령기록물 보호에 있어) 안심을 드리려고 했지만 이전에 열리면 안 되는 대통령기록물들이 너무 많이 열렸다”고 밝혔다. 사회자가 ‘NLL 대화록 파문’을 언급하자 이 원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군사·외교·통일에 관한 비밀기록물, 대내외 경제정책 또는 무역거래, 재정에 관한 기록물, 대통령의 정치적 견해나 입장을 표현한 기록물 등에 대해 열람·사본제작 등을 허용하지 않거나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 있는 기간(보호기간)을 따로 정한 대통령기록물이 ‘대통령지정기록물’(지정기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정문헌 당시 새누리당 의원과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2007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 사건을 조사한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는 2009년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 지시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중 일부 내용을 추려 만든 ‘NLL 대화록’ 발췌본이 청와대에 보고됐고, 대선을 앞둔 2012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누군가가 대화록을 외부에 유출했다는 조사 결과를 2017년 11월 발표했다. 자유한국당은 전날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들의 기록물을 관리하는 현 대통령기록관과는 별개로 자신만의 기념관을 따로 짓겠다며 내년 예산에 32억이 넘는 돈을 편성했다”면서 예산 낭비라는 식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이 원장은 “대통령기록물은 공공의 것인데 민간에서 관리하라고 관리권을 넘겨주는 일은 생각하기 어렵다”면서 “흔히들 ‘역사의 평가에 맡기겠다’랄지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이런 표현을 많이 쓰는데, 공과 과를 단순히 당사자들의 주장이 아니라 당시에 업무를 하면서 만들었던 기록에 근거해서 평가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만 가능한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여러 대통령기록물이 한 곳에 있는 것이 갈등과 불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지금 법(대통령기록물법)에 이미 제정 당시 있었던 조항이 뭐냐하면, 대통령기록관의 관장은 전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었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지정기록을 포함해서 맡기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그 원칙은 1년 만에 무너져서 지금은 사실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정기록은 최장 15년까지 보호되지만, 15년까지는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퇴임직후에 가장 취약해져 있는 상태에서의 기록은 책임지고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사람에게 열쇠를 맡기는 취지라고 생각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날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대통령기록물 증가 추세가 예상을 뛰어넘어 보존 공간이 부족해졌다. 통합 대통령기록관 증축 비용보다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짓는 것이 훨씬 예산이 적게 든다”면서 “전임 대통령도 요청한다면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연애의 참견2’ 곽정은 “인류는 모두 연결돼있다” 의미심장 발언

    ‘연애의 참견2’ 곽정은 “인류는 모두 연결돼있다” 의미심장 발언

    주우재와 곽정은의 불꽃 튀는 참견 대격돌이 펼쳐진다. 오늘(10일) 방송될 KBS Joy 로맨스파괴 토크쇼 ‘연애의 참견 시즌2’ 56회에서는 친구의 연인과 사랑에 빠져버린 한 남자의 사연이 공개, 참견러들의 팽팽한 대립을 불러일으켰다고 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절친의 여자친구에게 품어선 안 될 감정을 품고 절절한 외사랑을 이어가던 사연 속 주인공은 두 사람의 이별 후 자신에게 먼저 연락해 온 그녀와의 만남에 고민을 해 참견러들이 다양한 공감의견을 제시한다고. 특히 주우재는 사연남에 공감하며 “심장이 여기까지 튀어나올 것”이라며 설레어 한 고민남의 마음에 이입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자신이라면 “못 나갈 것”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다고. 이에 곽정은은 앞선 의견에 반기를 들며 “사실 인류는 모두 연결 되어있다고 생각해요”라며 사연남의 사랑을 응원하는 모습으로 참견러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행복한 순간도 잠시 애써 부정해왔던 불행이 들이닥치게 되면서 고민남의 사랑이 흔들리게 된다. 결국 그의 반전 연애담에 참견러들은 다채로운 의견을 내놓으며 참견 열기를 높인다.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몰입도와 흥미진진함을 선사할 KBS Joy 로맨스 파괴 토크쇼 ‘연애의 참견 시즌2’는 오늘(10일) 화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美 오페라노조, 플라시도 도밍고 성추행 의혹 자체 조사

    美 오페라노조, 플라시도 도밍고 성추행 의혹 자체 조사

    미국 오페라노조(AGMA)가 성추문에 휩싸인 세계 성악계 거장 플라시도 도밍고(78)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고 8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AP는 AGMA가 조합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도밍고를 고용한 오페라단체들에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지만, 오페라단들이 조사 범위나 시기에 대해 확답을 줄 수 없다고 밝혔다”고 자체 조사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방검사를 역임한 브루스 마페오 변호사가 노조 자체 조사를 담당하기로 했다. 도밍고는 테너에서 바리톤으로 음역을 내리는 등 전성기가 지났지만, 세계 오페라 무대에선 여전한 티켓 파`워를 자랑하고 있는 성악계 슈퍼스타다. 이 같은 인기 때문인지 오페라단체들은 이번 사태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밍고가 2003년부터 총감독을 맡은 로스앤젤레스(LA) 오페라는 자신들의 단체에서 성추행이 있었다는 피해 여성들의 증언을 토대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그 과정이나 조사 결과 공표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지난 4일에는 1999~2000 시즌 워싱턴 국립오페라에서 마스네 오페라 ‘르 시드’ 무대에 오른 성악가 안젤라 터너 윌슨이 당시 함께 공연한 도밍고가 무대 대기실에서 성추행을 저질렀다며 추가로 피해를 증언하기도 했다. 윌슨의 증언은 실명으로 도밍고의 과거 추행을 폭로한 첫 사례였다. 워싱턴오페라 역시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매우 불행하고 실망스러운 일”이라는 성명을 냈지만, 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한국·바른미래 “총력투쟁” 反조국 동맹… 홍준표, 탄핵도 거론

    한국·바른미래 “총력투쟁” 反조국 동맹… 홍준표, 탄핵도 거론

    洪 “새달 광화문서 ‘문재인 아웃’ 외치자” 하태경 “朴정권 말기 드라마 재방송같아”평화당 “산으로 가” 대안정치 “정국 우려” 곽상도 “딸 출생신고자는 조국… 위증”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야권은 문 대통령의 탄핵까지 언급하며 강력 반발했다. 조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 국정조사 및 특검 추진, 장외 집회 등 전방위적인 대정권 투쟁도 예고했다. 추석 연휴 이후 정국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가 됐다.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조 장관 임명과 관련해 투쟁 방안을 논의한 뒤 국립현충원에서 참배하며 대정부 투쟁 의지를 다졌다. 이후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의원 30여명은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으로 자리를 옮겨 ‘국민명령 임명철회’ 피켓을 들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황 대표는 “조 장관 임명은 국민 뜻을 거스른 폭거로 이땅의 민주주의는 종언을 고하게 됐다”며 “국민과 함께 반드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되찾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결국 이 정권은 공정과 정의를 내팽개치는 결정을 했고 이는 대한민국 역사와 헌정사에 가장 불행한 사태로 기록될 것”이라며 “국회를 버리지 않고 원내외를 병행하며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겠다”고 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젠 재야가 힘을 합쳐 국민 탄핵으로 갈 수밖에”라며 “10월 3일 광화문에서 모이자. 우리도 100만이 모여서 ‘문재인 아웃’을 외쳐 보자”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당론으로 법무부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국정조사·특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국민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데도 조 장관을 택한 건 문재인 정권의 도덕성 파탄 선언이자 검찰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조국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며 “조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표결을 즉각 추진하고 국정조사를 통해 조국 일가의 진상을 규명하겠다. 만약 문 대통령이 검찰 수사 방해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특검으로 맞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권 말기 때 펼쳐졌던 드라마가 주인공만 바뀌고 재방송되고 있다. 우병우 자리에 조국이 있고 최순실 자리에 정경심이 있고 정유라 자리에 조국의 딸이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승자 독식의 싸움질 정치에 특화된 구태 정치인들과 극렬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문재인호가 산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안정치연대 장정숙 수석대변인도 “향후 정국 운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여야 간 기존 합의에 따라 추석이 끝난 뒤 교섭단체 대표연설,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이 잇달아 진행될 예정이지만 조 장관 임명 강행에 ‘도미도 파행’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야당이 정기국회 보이콧이라는 최악의 수단을 선택하지 않아도 모든 상임위원회 안건이 정기국회 내내 ‘조국 블랙홀’에 빨려들어 갈 수 있다. 선거제 개편과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도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 장관의 딸 출생신고는 아버지인 조 장관이 직접 한 것으로 나타났다. 딸이 2011년 KIST에 인턴십 허가를 신청하면서 낸 기본증명서에 신고인은 ‘부’(父)로 기재돼 있다. 곽 의원은 조 장관이 인사청문회 당시 딸 출생신고를 자신의 부친이 했다는 발언이 거짓이었다며 위증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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