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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시 정보] 새달 2일 경찰시험 불합격 피하는 5가지 키포인트

    [공시 정보] 새달 2일 경찰시험 불합격 피하는 5가지 키포인트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공약에 따라 올해 하반기 2차 경찰공무원 채용인원은 2589명으로 확정됐다. 지난달 국회에서 ‘일자리 추경’이 통과되면서 1104명이 늘어난 결과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2일 치러지는 필기시험에 사활을 거는 수험생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1437명에서 채용인원이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남에 따라 경쟁률도 그만큼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오랜 기간 공부해 온 수험생들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필승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번에 이어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경찰공무원 준비생들을 위한 공부법을 소개한다. 경찰공무원 시험 전문학원인 경단기의 도움을 받아 다섯 가지 포인트로 정리했다.1 공통과목 안정화… 수험기간 줄여라 2014년 순경 공채 시험부터 선택과목 조정점수 제도가 도입되면서 공통과목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조정점수란 시험과목을 달리 선택한 수험생들의 선택과목 점수를 같은 척도에서 비교할 수 있도록 변환한 점수를 말한다. 이 제도가 생기면서 공통과목 비중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원 점수보다 조정된 점수의 변동 폭이 더 작아져 공통과목에서 점수 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순경 2차 공채시험에서 영어 85점, 한국사 90점, 형법 65점, 형소법 90점, 경찰학 60점을 맞은 A 수험생(원점수 평균 78점)은 조정점수 337.77점으로 합격했지만 영어 60점, 한국사 70점, 형법 95점, 형소법 100점, 경찰학 100점을 맞은 B 수험생(원점수 평균 85점)은 조정점수 328.27점으로 떨어졌다. 한국사와 형법, 형소법의 점수 격차가 줄어들면 공통과목에서 벌어진 점수 차이가 당락에 더 큰 영향을 줬다. 합격자들의 영어 점수가 3년 전보다 15점 이상 오른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경쟁자들의 영어 실력이 그만큼 향상됐다는 의미다. 2015~2016년 경찰 공무원시험 합격자 가운데 4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수험기간이 1년 이하였던 합격자(단기 합격자)들의 영어점수 평균은 72점, 일반 합격자의 영어점수 평균은 58.1점이었다. 공단기 관계자는 “공통과목을 수험 초기에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중반부터 선택과목의 학습 비중을 늘려가는 게 좋다”며 “영어 성적이 상위권이라면 약 2.2시간씩 주간 3.7회 공부하고 하위권이라면 약 3.2시간씩 주간 4.6회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합격한 수험생들의 공통과목 점수는 남자는 160점, 여자는 175점이다.2 체력 35~40점 목표 꾸준히 준비하라 “필기 합격 후에 체력시험을 준비하면 늦습니다. 매일 앉아서 8~12시간씩 공부하는 학생들이 갑자기 운동하면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부분의 근육과 힘줄) 부상이나 어깨 부상 등 각종 부상을 당할 위험이 큽니다. 평소에 준비하는 게 중요합니다.” 수험생활 3년 끝에 올 초 1차 경찰 공무원시험에서 합격한 박모씨의 말이다. 실제로 체력시험(25점) 비중은 필기시험(50점) 다음으로 높다. 게다가 필기점수 만점이 100점이고 체력점수 만점이 50점임을 고려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필기에서 6점 차이가 나면 적용점수(50점)는 3점 차이에 불과하지만, 체력에서 7점 차이 나면 적용점수(25점)에선 3.5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합격자 평균 체력점수를 보면 31~35점이 72%, 36~40점이 14%, 41~45점 11%, 46~50점이 3%였다. 31~35점대에 몰려 있는 만큼 안정적으로 합격하려면 35~40점 이상을 목표로 훈련하는 게 좋다. 3 자격증 가산점 5점 확보하라 가산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자격증 가산점은 최대 5점인데 필기 합격자들은 평균 4.7점을 보유하고 있었다. 합격에 가까워지려면 가산점 5점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한국실용글쓰기검정 750점 이상 ▲한국어능력시험 770점 이상 ▲한국어능력인증시험 162점 이상 ▲토익 900점 이상 ▲텝스 850점 이상 ▲중국어 HSK 9급 이상이면 가산점 5점을 받을 수 있다. 실용 글쓰기는 경찰공무원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취득하는 자격증으로 1년에 6회 진행된다. 평균 공부기간은 일주일가량이다. 1년 2개월 만에 합격한 최모씨는 “가산점이 문자 그대로 가산점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1점이라도 채우지 못하면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이라며 “의외로 5점을 채우지 못하는 수험생들이 많은데, 1점 때문에 눈물 흘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 기출문제 3번 이상 반복 학습하라 다양한 문제를 푸는 것보단 기출문제를 반복해 푸는 게 좋다. 기출문제를 두 번째 볼 때부터 이해 안 됐던 부분이 보이기 때문이다. 또 문제집을 두 번째 풀어볼 때는 기출문제와 기본서를 동시에 보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게 합격자들의 설명이다. 2015~2016년 최종합격자 설문조사를 보면 수험기간 1년 이하였던 합격자들은 시작과 동시에 기출문제를 학습한 이들이 27%였던 반면 수험기간이 1년 이상이었던 수험생 가운데 시작과 동시에 기출문제를 풀었던 이들은 19%에 그쳤다. 합격자의 과목별 기출문제 학습 반복횟수를 보면 영어가 2.1회, 한국사 3회, 형법 3.4회, 형소법 3회, 경찰학 3회였다. 아울러 단기 합격자들은 기본서 한 권만 보는 것을 추천했다. 6개월 만에 합격한 김모씨는 “기출문제를 분석하면 70~80%는 기본서에 반드시 있는 문제거나 계속 반복적으로 출제된 문제였다”며 “우선 이 문제들을 먼저 암기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기본서의 자투리 부분에 정리해 기본서 한 권만을 다 회독하기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5 긍정 마인드로 계획 철저히 지켜라 당연하지만, 계획을 세우고 이를 지켰던 수험생들이 결과도 좋았다. 2015~2016년 최종합격자 설문조사를 보면 단기 합격자 75%는 ‘계획을 거의 어기지 않았다’고 답했지만 일반 합격자는 61%만이 계획을 거의 어기지 않았다고 답했다. 계획 준수 여부에 따라 수험기간이 달라지는 셈이다. 물론 강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수험기간을 줄인 요소가 무엇인지 단기 합격자에게 물었더니 50%가 ‘마음가짐’이라 답했고 26%가 ‘전략적 학습계획 수립’, 13%가 ‘수험모드’, 7%가 ‘초반 공부실력’이라고 말했다. 합격자 최모씨는 “수험기간이 2년 3년이 지나면서 포기할까도 여러 번 생각했지만, 그때마다 ‘날 밝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을 항상 되새겼다”며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결과 결국 최종합격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면접 떨어진 취업준비생이 안아달라고 한다면?

    면접 떨어진 취업준비생이 안아달라고 한다면?

    “한 번만 안아주시면 안 될까요?” 면접에 떨어졌다는 한 여성이 시민들에게 위로받고 싶어 했다. 그러자 시민들은 흔쾌히 어깨를 내주며 울먹이는 여성을 토닥여줬다. 지난 26일 딩고 유튜브 채널에는 ‘면접에 떨어진 취업준비생이 안아달라고 한다면?’이라는 제목의 실험 영상 한 편이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실험 여성이 시민들을 찾아가 자신이 면접에 떨어졌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한 시민은 그녀를 꼭 안아주며 “울지 말라”고 달랜다. 또 “오늘 면접을 봤는데, 매번 떨어지니까 너무 답답하다. 어디 말할 데도 없다”고 하자 시민은 “떨어진 건, 본인 회사가 아닐 수 있다”고 위로한다. 직장생활 중인 한 시민은 자신의 힘들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한동안 친구들을 안 만났던 것 같다. 애들은 취업하는 데 나는 취업 못 하고 있으니까…”라며 “(취업한 친구들을 보면) 진심으로 축하가 안 나오더라. (그런 내가) 너무 싫었다”며 자신의 아픈 시기를 말해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지금 물론 너무 힘들겠지만, 잘 이겨내라”는 말과 함께 따뜻하게 안아준다. 영상을 접한 한 유튜브 이용자는 “오늘 면접 불합격 발표 듣고 세상 우울해져 있었는데, 영상 보니 참았던 눈물이 나오네요. 그 흔한 격려가 정말이지 너무 듣고 싶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모든 취업 준비생들을 응원한다”는 글을 남겼다. 사진 영상=딩고/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배기가스 조작 의혹’ 벤츠, 새달 수시·결함 검사

    수시검사서 불합격 땐 판매·출고 정지… 獨본사 “한국도 유럽처럼 자발적 리콜” 환경부는 21일 배기가스 조작 의혹이 제기된 벤츠 차량에 대해 다음달부터 수시검사와 결함확인검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은 OM642 엔진, OM651 엔진이 탑재된 차량이다. 해당 엔진을 장착, 국내에 판매된 벤츠 차량은 47개 차종 11만 349대로 OM642가 13개 차종 2만 3232대, OM651은 34개 차종 8만 7117대로 파악됐다. 수시검사는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 분석 등을 통해 배기허용기준 준수, 임의 설정 적용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검사다. 수시검사에서 불합격하면 같은 조건에서 생산된 차종 전체에 대해 판매 또는 출고가 정지된다. 이미 판매된 차량은 결함 부품을 개선하는 결함시정(리콜)을 시행해야 한다. 특히 임의 설정 등을 통해 배기가스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면 인증 취소와 과징금 처분, 고발 등의 조치가 뒤따른다. 결함확인검사는 소비자가 구매해 운행 중인, 보증 기간이 남아 있는 자동차에 대해 실시하는 배기가스 검사다. 환경부가 차량 소유주를 접촉, 섭외해 예비검사(5대)와 본검사(10대)를 인증시험과 같은 방법으로 실시한 후 ‘적합’ 여부를 판정한다. 예비검사에서 불합격하면 자동차 제작·수입사는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거나 본검사를 요청할 수 있다. 본검사 불합격 시는 의무적으로 결함을 시정해야 한다. 한편 독일 다임러 그룹은 전날 유럽에서 판매한 메르세데스벤츠 디젤 차량 300만대를 자발적 리콜하기로 한 데 이어 한국에서도 같은 리콜 조치를 하기로 했다. 환경부의 추가 검증 결과 단순한 기술적 결함으로 드러나면 벤츠코리아는 통상적 리콜 절차만 밟으면 된다. 그러나 조작장치 탑재 사실이 확인되면 법령 위반으로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과징금 액수는 2015년 ‘디젤 게이트’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부과받은 과징금보다 훨씬 커질 전망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박광온, ‘블라인드 채용’ 법안 발의…학력·출신지·신체조건 못 쓴다

    박광온, ‘블라인드 채용’ 법안 발의…학력·출신지·신체조건 못 쓴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블라인드 채용’ 등 국정과제 입법화를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고 16일 밝혔다.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채용절차법·국가공무원법 등 개정안은 공공기관이 채용 과정에서 학력과 출신지, 신체조건 등이 적힌 서류를 제출받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와 공공기관 인사기록카드에 학력 기재를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 의원은 일정 규모의 기업이 채용대상자를 확정할 경우 불합격자에게는 7일 이내에 결과를 통보하고, 면접비 지급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난 5일 관계부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방침에 따라 블라인드 채용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전국 332개 공공기관에 적용될 가이드라인을 배포한 뒤 전면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은 또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이화여대 입시에서 서류평가 하위권을 기록했음에도 면접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아 합격한 것과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정유라 방지법(고등교육법 개정안)’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학들은 면접·구술고사 과정을 속기 또는 녹음해야 하며, 성적 기록도 보관해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민 78% “학종은 깜깜이 전형”… 수능 절대평가 땐 공정성이 숙제

    국민 78% “학종은 깜깜이 전형”… 수능 절대평가 땐 공정성이 숙제

    절대평가 땐 ‘변별력’ 약화… 학종 비율 더 높아질 수 있어국내 대학의 주요 입시 전형으로 자리잡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해 국민 10명 중 7~8명이 ‘깜깜이 전형’, ‘금수저 전형’ 등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의 ‘수능 절대평가 전환’ 방침이 현실화하면 수능 변별력이 약해져 학종 전형 비율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전형의 공정·투명성 확보가 교육당국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은 13일 이러한 내용 등이 담긴 ‘대입제도 관련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달 19~21일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벌였다. ●42% “수능 위주 정시 가장 공정” 학종에 대한 인식을 묻는 설문 항목에 응답자의 77.6%가 ‘학종은 학생과 학부모가 합격, 불합격 기준과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전형’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상류계층에 더 유리한 전형’이라는 응답도 75.1%에 달했다. 반면, 학종에 대해 ‘학생의 노력과 능력에 근거한 공정한 전형’이라고 긍정 평가한 응답은 45.1%였고 ‘사교육비 경감에 기여한다’고 한 응답 비율도 35.3%뿐이었다. 대입전형 유형 중 가장 공정한 전형은 무엇인지 묻는 항목에는 ▲수능성적 위주 정시 42.1% ▲학종 33.8% ▲내신 성적 중심 학생부교과전형 13.8% 순으로 높게 응답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안선회 중부대 교수는 “학종에 대한 국민 다수는 공정성과 신뢰성이 떨어지고, 사교육비를 유발하는 전형이라고 인식했다”면서 “학종 확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교육 적폐”라고 주장했다. ●“교사 학생부 수정권 제한해야” 안 교수는 이어 “수능 위주의 정시전형을 50% 이상으로 늘려 공정성을 확보하고, 학종 선발 비율은 학교별 20% 이내로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고른기회입학전형·지역인재전형 등을 중심으로 학종 전형을 적용할 것을 권했다. 또 학종의 평가자료인 학생부가 고교 현장에서 조작되는 사례가 있다는 불신을 없애기 위해 담임·교과 교사가 학생부를 수정할 수 있는 사유 등을 분명한 매뉴얼로 만들어 수정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깜깜이 전형’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는 가점 부여 기준 등 학종 상세 평가 기준을 세워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내년도 대입 전형에서 각 대학의 학종 선발 비율은 전체 정원의 23.6%로 전년(20.3%)보다 3.3% 포인트 높아졌다. 대학들은 “학종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대체로 학교생활에 만족하고 적극적”이라고 평가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성장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미스터 갑질, 미스 빽이 통하는데… 우린 은행 빚 갚다 끝나야 합니까

    [성장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미스터 갑질, 미스 빽이 통하는데… 우린 은행 빚 갚다 끝나야 합니까

    한국은 세계 11대 경제대국이다. ‘한강의 기적’으로 칭송받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일궜다. 하지만 국민은 ‘헬(Hell) 조선’이라며 좌절감에 빠져 있다.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하고 구성원의 행복 증진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헤븐 코리아’(Heaven Korea)가 되는 데 필요한 건 무엇일까. 서울신문은 리서치 기업 엠브레인과 함께 모바일로 전국 성인남녀 1000명에게 물어봤다. 이들의 바람이 하나둘 이뤄지고 쌓일 때 비로소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재벌이 산업발전에 이바지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자본을 독점하고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해 권력과 결탁하는 등 비리를 저질렀습니다. 공(功)보다 과실(過失)이 많은 거죠. 우리 사회가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선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를 해체해야 합니다.”(부산 58세 남성 ‘보리수’) 설문조사 결과 재벌과 대기업 개혁을 바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 90.9%가 빈부 격차와 사회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답했고, 그중 50.2%가 ‘대기업에 편중된 사회구조’를 양극화의 이유로 손꼽았다. 복수응답(최대 3개)으로 물었을 때는 73.7%까지 높아졌다. 대기업의 ‘갑질’에 대한 성토도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닉네임 ‘지옥을 보았다’(서울·22)는 “중소·벤처기업은 대기업과 하청관계를 유지하며 생존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악용한 대기업이 청년들의 괜찮은 아이디어를 빼앗아 특허까지 취득했다”고 억울해했다. ‘옥포예비맘’(대구·30·여)은 “대기업이 하청업체에 비용 절감을 강요하면서 (회사) 임금과 복지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너무 교묘해 법으로도 막을 수 없다. 아이를 어떻게 낳고 키울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라쿠스’(경기·48)는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거의 원가로 물건을 넘겨야 한다”며 “꼭 근절돼야 할 관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벌과 대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제대로 다하지 못해 반감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땅’(세종·31)은 “우리나라의 실제 빈부 격차는 체감보다는 낮을 것”이라며 “그러나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 부재로 상대적 박탈감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외관상 얼핏 보이는 한국의 양극화 정도는 그리 심하지 않다. 지난해 지니계수는 0.3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316(2015년)에 비해 약간 낮다.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 1에 근접할수록 불평등을 뜻한다. 그러나 이는 가계동향 조사 때 집계된 가처분소득을 기반으로 산출한 것이라 통계 착시라는 지적이다. 고소득층의 금융소득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통계청은 오는 12월 국세청 소득자료를 반영한 신(新)지니계수를 발표한다. 신지니계수는 0.4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양극화의 원인을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패’에서 찾는 답변(23.2%)도 많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빠백곰’(세종·33)은 “정직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잘살 수 있는 상식적인 사회가 됐으면 한다. 부정을 저지른 사람이 법을 교묘히 이용해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행복하자’(제주·27·여)는 “회사 내에서도 부패와 낡은 관습이 정말 많아 놀랐다. 부당한 채용이 스스럼없이 진행되고 같은 일을 하면서도 ‘빽’이 있는 사람보다 적은 월급을 받는다”고 한숨지었다. 4명 중 3명은 ‘포용적 성장’에 ‘헤븐 코리아’의 길이 있다고 생각했다. 포용적 성장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문제로는 ‘고용’(43.7%)을 지목했다. 취업난은 물론 임금 격차와 비정규직 차별 등 고질적인 병폐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말린당근’(인천·37)은 “같은 사무실에서 얼굴을 맞대고 일하지만 서로 다른 회사 소속, 큰 임금 격차…이게 대한민국 현실”이라고 전했다. ‘은또’(경북·28)는 “비정규직 철폐로 안정된 직장에 다닐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 대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mijin’(강원·36·여)은 “지역 소재 회사는 월급이 적고 근무시간은 길고, 삶의 질이 떨어진다. 누가 지역에 살려고 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휘아민’(전남·25·여)은 “다들 공무원 시험만 준비한다. 고용에 불안을 가지고 있어 안정된 직장을 갖고 싶은 것이다. 다양한 일자리 창출과 함께 비정규직보다 정규직이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안정된 소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돌아와 저녁에 가족과 식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이야말로 포용적 성장의 출발이며 행복한 대한민국의 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포용적 성장의 전제조건을 묻는 서울신문의 질문<7월 3일자 16면>에 이렇게 말했다. 많은 국민이 ‘저녁이 있는 삶’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OECD가 조사한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2113시간(2015년)으로 멕시코(2248시간), 코스타리카(2157시간)에 이어 3위다. OECD 34개국 평균 1766시간보다 무려 347시간 많다. 주말·공휴일·휴가를 제외한 연간 근무일이 230일 정도인 걸 감안하면 하루 평균 1시간 30분가량 더 일한다. ‘남편바라기’(대전·32·여)는 “오후 11시에 퇴근한다. 집은 잠만 자는 곳이다. 신혼부부인데 아기 얼굴 보는 건 고사하고 남편과도 함께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한탄했다. ‘민트쟁이’(25·서울·여)는 “가정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해질 수 있다. 근로시간을 줄이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정부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Myheaven80’(37·전북·여)은 “근로시간이 너무 길고 탄력적인 조정도 불가능하다. (사회적) 능력이 있는데도 아이가 클 때까지는 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사회적 약자를 좀더 따뜻하게 보듬기를 희망했다. 장애인 딸을 키우는 ‘새봄’(인천·52·여)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장애를 인식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모든 국민이 자신의 꿈을 꾸며 사는 세상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좀더 나은 교육을 받기를 원했다. ‘채민대디’(경북·34)는 “합격과 불합격, 성적 순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제도는 이제 그만 사라졌으면 한다. 아이를 순위별로 줄 세워 창의력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어져야 살기 좋은 세상이 온다”고 했다. 교육 분야에서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과제로는 ‘공교육 정상화’(32.9%)가 가장 많이 꼽혔다. ‘지역·계층 간 교육 격차 완화’(25.7%), ‘대학 서열화 폐지’(18.8%), ‘입시제도 개선’(18.3%) 등이 뒤를 이었다. ‘하루종일’(충남·50·여)은 “아이 키우는 데 너무 많은 돈이 들어 젊은 사람들은 겁부터 먹는다. 선진국처럼 양육과 교육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면 나도 내 자녀들에게 아이 많이 낳기를 권하겠다”고 했다. ‘바보보배’(서울·31·여)는 “평생 내 집 한 채 갖지 못하고 은행 빚 갚다 죽는 사회다. 주거 문제가 해결될 때 결혼, 육아 나아가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고 했다. ‘강물처럼’(대구·50·남)은 “출생지나 부모의 능력이 신분이 되지 않고, 내가 낸 세금이 올바르게 돌아오는 나라”를 희망했다. 소수지만 포용적 성장이 ‘포퓰리즘’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응답자 5.8%가 포용적 성장에 반대했다. 이들은 ‘우리 사회가 아직 포용적 성장을 추구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48.3%)고 생각하거나 ‘노력한 자에게 결실을 주는 자본주의 원칙에 어긋난다’(43.1%)고 우려했다. ‘와니’(서울·45·여)는 “복지 포퓰리즘은 필요한 게 아니다. 각각의 경제 수준에 맞게 맞춤형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피’(경남·여·54)는 “이분법적으로 고소득자를 무조건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복지는 생색내기가 아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살기 좋은 한국이 되기 위해선 ‘세대 간 이해’가 선행돼야 합니다. 청년들이 ‘헬 조선’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만큼 힘든 세대라는 걸 윗세대는 인정합시다. 반대로 청년세대도 윗세대가 경제 부흥을 일군 걸 존중하고 ‘꼰대’가 아닌 대화의 상대로 대합시다. 서로 이해를 통해 갈등이 해소된다면 사회 양극화를 해결하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세종 36세 남성 ‘지민아빠’)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여자라서 외무고시 합격을 취소당했다/윤창수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여자라서 외무고시 합격을 취소당했다/윤창수 정책뉴스부 차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19일 취임식에서 “일하면서 세 아이를 키운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라고 말할 때 외교부 여직원들의 얼굴에는 기뻐 어쩔 줄 모르는 웃음이 피어올랐다. 비외무고시 출신으로 외교부 70년의 유리천장을 깬 주인공인 강 장관에 대해 33년 전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외무고시 3차 면접에서 탈락해야 했던 한 여성은 이날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총무처(현재 인사혁신처) 고시출제과에서 근무했던 정남준 전 행정안전부 차관은 1984년 제18회 외무고시 2차에서 여성 2명이 합격했음에도 외교부 대사였던 3차 면접시험위원이 여성 두 명 합격은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합격권 내에 있던 한 명을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20명을 모집했던 18회 외무고시에는 24명이 2차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현재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인 백지아씨는 필기시험에서 6등, 또 다른 여성은 13등을 기록했다. 여성 외무고시 1호는 1978년 제12회 시험에 합격한 김경임 전 튀니지 대사이며 백 소장은 두 번째 여성 합격자다. 여성 외무고시 3호는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3차 면접을 통과하지 못했다. 백씨와 여자라서 외무고시 합격을 취소당했던 이는 고시 공부를 함께하던 학교 선후배 사이이기도 했다. 정 전 차관은 “13등을 한 여성 대신 필기시험 22등이었던 남성이 임용되고 나서 경제기획원으로 옮겼는데 사무실 야유회를 떠난 길에 위도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를 만나 사망하고 말았다”며 신의 장난과도 같은 잔인한 인생의 갈림길을 떠올렸다. 고시 선배로서 외무고시에 억울하게 떨어진 여성에게 인생 조언을 건넸던 정 전 차관은 이 여성이 교사로 일하다 미국의 한인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라며 “외교관으로 펼치지 못한 꿈을 교사로 이룬 듯하다”고 말했다. 정 전 차관은 여러 차례 이 여성을 구제할 방법을 찾았지만, 자격시험인 사법고시와 달리 임용시험인 외무고시는 한 번 정해진 불합격을 되돌리기 어려웠다. 2007년 법무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사법고시 불합격 처분 취소조치 권고를 받아들여 학생운동 경력 때문에 3차 면접에서 떨어진 6명의 합격을 인정한 바 있다. 이 가운데 한 명인 황인구 전 SK가스 자원개발본부장은 58세의 나이로 현재 사법연수원에 입소해 30살 가까이 나이 차가 나는 동기들과 함께 연수를 받고 있다.강 장관은 외교부가 시차, 명절, 퇴근시간, 주말이 없는 ‘4무(無)조직’이라고 했다. 여성의 입부 비율이 가장 높은 정부 부처가 외교부로 지난해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합격자의 70.7%는 여성이었다. 41명의 합격자 가운데 남성은 12명에 불과했는데 이 가운데 3명은 양성평등 채용목표제의 수혜자였다. 한 성의 합격 비율을 70%로 제한한 탓에 남성 3명이 선발시험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여성 외교부 장관의 탄생이 더는 금석지감의 대상은 아니다. 우리는 성공하지 못한 여성 대통령의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첫 여성 총리도 영어의 몸이며, 첫 여성 법무부 장관이었던 강금실 전 장관도 검찰 개혁을 완성하지 못했다. 강 장관이 수많은 여성의 희생과 기대를 딛고 첫 여성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됐다는 사실을 새기고 있다는 걸 취임사를 통해 알 수 있어 반가웠다. 클린턴을 비롯한 미국의 여러 여성 국무부 장관처럼 강 장관이 성공적인 여성 리더십을 펼치길 바란다. geo@seoul.co.kr
  • ‘그렌펠 타워 화재’ 이후 영국 아파트 긴급 안전 점검…모두 불합격

    ‘그렌펠 타워 화재’ 이후 영국 아파트 긴급 안전 점검…모두 불합격

    영국 정부에서 실시한 고층아파트 긴급 안전 점검에서 모든 대상 아파트가 불합격 판정을 받아 화재 참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F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정부는 현재까지 런던을 포함한 17개 도시의 34개 고층 아파트를 점검한 결과 모두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지역사회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밤낮으로 조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고층 아파트가 있는 지역 도시들은 이번 조사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촉구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14일 영국 런던 ‘그렌펠 타워’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 조사 결과 이 아파트에 가연성 외장재(cladding)가 사용된 것을 확인하고 비슷한 외장재를 사용한 영국 전역의 모든 고층 아파트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벌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불합격 판정을 받은 아파트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조사 대상 지역은 런던뿐 아니라 맨체스터, 플리머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대상 아파트가 100% 불합격 판정을 받음에 따라 대규모 주민 대피 조치가 영국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런던의 캠던 구청은 23일 그렌펠 타워와 비슷한 외장재가 쓰인 런던 북부의 챌코츠 타워 아파트 4곳 총 650여 가구 주민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애초 캠던 구청은 아파트 5곳 총 800가구를 대상으로 대피령을 내렸다가 이후 아파트 1곳은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정정, 해당 아파트 주민들이 대피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캠던 구와 런던 소방서는 주민들이 집을 떠난 사이에 아파트 외장재를 제거하는 등 긴급 개보수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따라 노인, 유아를 비롯한 일가족 등 수천 명의 아파트 주민이 한꺼번에 빠져나오면서 일대 큰 혼란이 빚어졌다. 주민들은 급히 수트 케이스와 비닐봉지에 옷과 생필품 등을 챙겨 넣은 채 아파트를 빠져나왔다. 구청 직원들은 대피한 주민들을 인근 체육관, 호텔 등 임시 거처로 안내했다. 하지만 충분한 정보도 없이 갑작스럽게 내려진 조치에 상당수 주민이 분노와 저항을 표출했고, 대피를 거부한 주민들도 있었다. 주민 무르타자 타하(27)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청 관계자들이 갑자기 저녁 8시 30분에 와서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유도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지금 임시 거처에 피신 중인 사람들이 모두 공포에 질려 울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주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조지아 굴드 캠던 구청장은 BBC방송에서 “주민들에겐 공포스러운 시간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아직 83명의 주민이 대피령을 거부한 채 남아 있는데, 만약 끝까지 거부하면 법적인 여러 대응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역사 속으로 들어간 사법시험...55년간 2만여명 배출

    역사 속으로 들어간 사법시험...55년간 2만여명 배출

    이른바 ‘개천에서 용 난다’는 등용문이자 ‘흙수저 희망 사다리’ 역할의 대명사로 통한 사법시험(사시). 한국 사회에서 숱한 ‘성공 신화’ 가운데 한 통로 역할을 했던 사법시험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들어간다.21일 법무부에 따르면 제59회 사법시험 제2차 시험이 이날부터 24일까지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에서 치러진다. 사시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에 따라 올해는 1차 시험이 치러지지 않았고, 법조인 양성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로 완전히 대체됨에 따라 사시는 이번이 마지막 무대가 된다. 사시의 시초는 1947∼49년 3년간 시행된 조선변호사시험이다.이후 고등고시(고시) 사법과로 명칭이 바뀌었다가 1963년부터 ‘사법시험령’ 제정과 함께 현재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1967년 합격자가 5명에 불과할 만큼 문이 좁았으나, 1970년 합격 정원제가 도입된 이후 매년 60∼80명으로 합격자가 늘어났고 1980년에는 300명에 이르렀다. 이렇게 55년간 사법시험을 통해 양성된 법조인만 2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부터 전국 로스쿨이 문을 열면서 사시 선발 인원은 단계적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마지막 2∼3차 시험은 지난해 1차 시험 합격자 중 2차 시험에 불합격한 이들만 대상으로 치러지며,최종 선발 인원은 50여명이다. 문재인(사법연수원 12기) 현 대통령, 고(故) 노무현(7기) 전 대통령 등이 사시를 거쳐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 정부의 수반 자리까지 올라간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 사회에서 대표적인 ‘희망의 사다리’ 역할을 했지만, 사시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고시촌을 전전하며 청춘을 흘려보내는 ‘고시 낭인’을 쏟아낸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이에 미국식의 로스쿨 제도가 도입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필기 1등’ 탈락 시킬 공직가치…대한민국에 있습니까

    [관가 인사이드] ‘필기 1등’ 탈락 시킬 공직가치…대한민국에 있습니까

    ‘공무원에게 어떻게 영혼을 불어넣을까.’ 지난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행정연구원에서 열린 ‘공직 가치에 대한 이해와 대응’ 토론회에서는 새 정부 출범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이 논의됐다. 막스 베버가 ‘관료제의 합리성이 개인을 영혼이 없는 철창에 가두어 버릴 수 있다’고 통찰한 이래 ‘공무원의 영혼’은 공직사회의 오랜 화두였다. 김동극 인사혁신처장은 “공직 가치는 새로운 환경에서 공무원들에게 등대나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한다”며 “승진 심사에서 공직 가치 검증절차를 마련하고, 신임 관리자 교육을 통해 미래지향적이며 보편타당한 공직 가치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윤수 한국행정연구원장은 “지난해 한국행정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5%에 이르는 만큼 공직 가치 발전을 통해 전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40~50대는 20~30대보다 공직 가치 중요시” 김상묵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국가공무원 648명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공직 가치를 분석한 내용을 소개했다. ‘공공부문 종사자의 직무 인식조사’에 따르면 연령별로 공직 가치에 대한 인식 차이가 드러났다. 40~50대는 20~30대보다 공직 가치 중요도에 대한 인식이 확실히 높았으며, 5급 이상은 6급 이하보다 혁신적 가치, 민주적 가치, 전문직업적 가치 등의 공직 가치를 중요하게 여겼다. 또 재직기간이 길수록 공직 가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재직기간이 길고, 연령과 직급이 높을수록 공직가치를 중요하게 여겼다. 김 교수는 공직 가치를 높이려면 공직 가치가 투철한 인재를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서양에서는 공직 가치가 투철한 인재가 공무원으로 일을 하지만 공무원시험이 엄청난 경쟁률을 보이는 우리나라에서는 공직 가치가 높은 응시자일수록 공무원시험에 합격할 확률이 낮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필기시험으로 공직 가치 수준 평가 힘들어”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줄을 세우는 필기시험을 치르다 보니 봉사를 많이 하고, 사회문제를 고민하는 응시자보다는 노량진에서 시험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이 공무원시험에 합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교수는 “개인적 경험으로 필기시험 성적이 좋은 응시자를 불합격시키는 데는 큰 용기가 따른다”고 고백했다. ‘공공기관 종사자의 공직 가치 특성과 현실’을 연구한 이창길 세종대 교수는 1년 전 공직 가치에 대한 연구 제안을 받았을 때 ‘또 국가관이냐’란 거부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직 가치는 분명히 공직사회의 등대인데 지금까지 가치를 교육하려 들던 정부의 의지가 문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종사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직무 인식조사에서 공직 가치의 인식 수준은 65.0점으로 중앙부처 공무원의 평균 68.8점보다 낮게 나타났다. 공무원은 정치적 충성심, 정권의 품위, 정치적 중립성, 국가안보, 조직과 국가에 대한 충성 등의 가치를 공공기관 종사자보다 중요하게 여겼다. 반면 공공기관 직원은 도전정신, 독립성, 시민참여, 고객지향 등의 가치가 공무원보다 훨씬 내재화돼 있었다. 이 교수는 조사 결과를 통해 조직의 윤리적 가치가 강할수록 정부의 목표 달성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분석했다. #“소극행정은 공직 가치 향상으로 개선 가능” 심동철 고려대 교수는 500명을 설문조사해 지방공무원의 공직 가치를 조사했는데 국가직 공무원과 큰 차이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공직 가치에 따라 지방공무원을 ‘전통 행정가’, ‘윤리적 민주주의자’, ‘소극적 공공혁신가’, ‘복지부동형’ 등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유형별로 전통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전통 행정가가 34%로 가장 많았고, 공직 가치에 대한 값이 모두 낮은 복지부동형이 30%, 변화와 창의성을 중시하는 소극적 공공혁신가가 25%, 윤리적 가치와 민주적 가치를 중시하는 윤리적 민주주의자는 12%로 가장 적었다. 김근세 성균관대 교수는 대통령의 인사나 청문회가 공직 가치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정만석 인사혁신처 윤리복무국장은 “공무원의 소극 행정 개선은 모든 정권의 화두인데 공직 가치로 공무원들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민간 경력 5·7급 226명 뽑습니다

    올해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 원서 접수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인사혁신처는 다음달 19~26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 홈페이지(gosi.kr)에서 민간경력채용 5급·7급 원서접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양한 경력을 지닌 인재를 영입해 공직사회의 전문성·다양성 등을 높인다는 취지로 2011년 도입된 민간경력채용 시험의 올해 선발 규모는 226명이다. 5급은 26개 기관에서 104명을, 7급은 24개 기관에서 122명을 선발한다. 공채와 달리 민경채는 ‘경력·학위·자격증’ 가운데 1개 이상을 갖추면 응시할 수 있다. 1차 필기 시험인 공직적격성평가(PSAT)는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3과목 각 25문항씩 60분 동안 치러진다. 문제 유형은 사이버국가고시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직무분야 등 선발 단위별 최종 선발 예정 인원의 10배수 범위에서 고득점자 순으로 합격을 결정하며, 만점의 40% 미만 득점한 과목이 있는 경우 불합격이다. 필기시험 장소는 오는 7월 14일 공고될 예정이며, 시험은 같은 달 29일 실시된다. 2차는 서류, 3차는 면접 시험이다. 7급의 경우 면접 시험일은 11월 13~15일이다. 면접은 평정표 3장, 자기기술서 3장을 바탕으로 응시자의 과거 경험을 묻는 3개 내외 문항으로 구성된다. 개인발표 15분, 개별면접 25분으로 1인당 40분 내외로 이뤄진다. 최종 합격자는 12월 15일 확정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제35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해커스잡 풀서비스’로 정답·합격 여부 실시간 확인

    제35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해커스잡 풀서비스’로 정답·합격 여부 실시간 확인

    해커스잡이 5월 27일 제35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직후 정답과 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풀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커스잡 실시간 풀서비스’에는 시험 종료 즉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정답과 해설이 올라올 예정이다. 채점 후 본인의 점수를 입력하면 시험 합격 여부까지 알 수 있어, 발표날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오는 30일에는 해커스 한국사 김승범 강사의 무료 해설강의 동영상도 공개돼, 수험생의 이해를 돕는다. ‘문자 알리미 서비스’를 신청하면 해설과 해설강의가 올라오자마자 문자로 알 수 있어 더욱 빠른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본인의 합격 여부를 알 수 있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합격판정 서비스’ 이용자 중 합격판정을 받은 수험생은 ‘해커스잡 취업인강 30% 할인쿠폰’을, 불합격 판정을 받은 수험생은 ‘해커스잡 한국사인강 50% 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해커스잡은 ‘한국사 시험 후기 작성 이벤트’를 오픈해 다양한 상품을 증정한다. 내달 2일까지 생생한 시험 후기를 작성하면, 자소서 인강을 100원으로 수강할 수 있는 ‘자소서 인강 100원 쿠폰’을 전원에게 제공한다. 우수 후기 작성자(5명)에게는 ‘공기업 0원반 인강 프리패스(7일)’를 제공할 예정이다. 업체 관계자는 “해당 서비스는 신속한 정답확인과 정확한 합격 판정으로 매 시험 평균 2만 명이 넘는 방문자를 기록해왔다”며 “이번 시험에도 많은 응시자들이 ‘해커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풀서비스’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안전 무시’ 승강기 불법운행 무더기 적발

    ‘안전 무시’ 승강기 불법운행 무더기 적발

    불합격 받고 운행 등 43곳 고발… 훼손 방치 등 28곳 과태료 부과정부가 탑승자의 생명과 직결된 승강기 불법 운행을 뿌리뽑기 위해 옷소매를 걷어붙였다. 국민안전처는 전국 225개 시·군·구 승강기 1만 5981대를 점검한 결과 불법운행 사례 43건(0.26%)을 적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28대에도 과태료를 부과했다. 안전처는 지난 3월 말부터 지자체·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합동으로 운행정지 승강기 불법 운행 여부 등 안전관리 실태에 대해 일제점검에 나섰다. 대상은 안전검사에 불합격한 승강기와 검사를 받지 않은 승강기, 검사를 연기한 승강기 등이다. 점검 결과 검사를 받지 않고 운행한 승강기가 31대로 가장 많았고 검사에 불합격한 승강기를 재검도 받지 않고 운행한 경우가 8건, 검사를 연기한 승강기를 몰래 운행한 경우가 4건이었다. 검사에 불합격한 승강기를 운행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 검사를 받지 않은 승강기를 운행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6건으로 가장 많이 적발됐다. 건물 종별로는 근린생활시설(주택가 상가 건물)이 21건을 차지했다. 근린생활시설은 대부분 5층 미만 소규모 건축물이다 보니 관리주체(건물주)가 경제적 부담 때문에 안전검사를 받지 않는 등 유지·관리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점검반은 적발된 불법운행 승강기를 모두 운행정지시켰고 관리 주체도 고발조치했다. 여기에 불법 운행은 하지 않았지만 운행정지 표지를 불이지 않거나 훼손된 채로 방치한 28건도 추가로 확인해 과태료 부과 등 행정조치를 취했다고 안전처는 덧붙였다. 운행정지 표지를 붙이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매겨진다. 안전처는 위반사항이 적발된 승강기에 대해 안전검사를 받도록 지도하고 관리주체가 이를 성실히 이행하는지 추적 관리할 계획이다. 또 승강기 안전관리 실태점검 주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재검사 기한 초과 시 과태료를 내게 하는 내용의 법령(승강기시설 안전관리법) 개정도 추진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해변의 비키니 미녀?’최강 동안 할머니’의 스위트 라이프

    해변의 비키니 미녀?’최강 동안 할머니’의 스위트 라이프

    주황색 비키니를 입은 미녀가 호주 해변에서 사뿐사뿐 뛰어 다닌다. 몸매 뿐 아니라 얼굴 또한 사람들의 눈길을 끌 만큼 충분히 아름답다. 짓궂은 청년들이 휘파람을 불며 추근덕대기도 한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따로 있었다. 바로 그의 나이다. 오는 7월 만 70세가 된다. 나이를 듣고 다시 봐도 믿기지 않는 외모다. 호주뉴스닷컴은 지난 19일(현지시간) 4명의 손주를 둔 퍼스 출신의 할머니 캐롤린 하츠의 남다른 인생 및 건강비결을 소개했다. 하츠는 "지금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가 가장 중요하고, 두 번째는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건강 비결을 밝혔다. 그는 '무설탕 빵 만들기'라는 책을 쓴 저자이기도 하다. 30년 전인 40세 때 당뇨병 우려 진단을 받은 뒤 늘 즐기던 치즈케이크와 비스킷 등을 과감히 끊었다. 1년 뒤 혈압, 당뇨 등을 점검한 뒤 정상 판정이 나오자 그는 생각을 바꿨다. 빵, 과자를 아예 끊느니 좀더 건강하게 즐기자고 생각한 뒤 스스로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빵과 과자를 마음껏 즐겼다. 하츠는 내친 김에 55세 때 설탕 대신 자일리톨을 공급하는 '스위트라이프'라는 회사를 설립해 기업가로 변신하기도 했다. 책은 스스로 노력한 결과물을 정리한 것이다. 단순히 먹는 것 뿐이 아니다. 운동을 빼먹을 수 없다. 과거에 배우다 잠시 접어뒀던 테니스를 다시 시작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나이 30세 때 "지금 테니스를 배우는 것은 너무 늦다"면서 불합격 점수를 줬던 코치에게 다시 배운다는 사실이다. 물론 당시 그는 악착같이 노력해서 35세 때 그로부터 합격 판정을 받았다. 코치 또한 이미 은퇴해서 80세가 넘었지만 서로 당시 얘기를 하면서 기쁘게 운동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최근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에 발표된 논문 내용에 따르면 테니스를 한 사람은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47% 이상 낮아진다고 한다. 이는 에어로빅을 하는 사람의 사망률이 27% 낮은 것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그는 성형수술을 했음도 쿨하게 인정한다. 하츠는 "성형수술은 결코 건강한 삶의 해법이 될 수 없다"면서 "(성형수술, 격렬한 운동보다는)40년 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남편과 함께 명상 수련을 해온 점도 하츠 건강 유지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또한 하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바로 삶을 대하는 태도다. "저는 항상 3명의 아이들에게 인생은 내가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족한 것이죠. 저는 그것을 '반 쯤 찬 물컵'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역경이나 실패를 겪으면 거기에서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이지요. 한 쪽 문이 닫혀 있으면 어딘가에 있는 또다른 문은 열려 있는 법이니까요." 긍정적이면서도 적극적인 그의 마음가짐이 '70세 해변의 미녀'로 지내게 만든 최고의 비결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공시 정보] 식사후 1시간씩 4시간 ‘식터디’… 司試·법원行試 둘 다 붙었다

    [공시 정보] 식사후 1시간씩 4시간 ‘식터디’… 司試·법원行試 둘 다 붙었다

    1963년부터 54년간 시행된 사법시험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폐지된다. 올 제59회 사법시험은 1차 시험이 실시되지 않았다. 지난해 1차 시험 합격자 222명 가운데 첫번째 2차 시험에서 탈락한 응시생 200명을 대상으로 다음달 21~24일 2차 시험을 진행한다. 지난해 22명만이 최종 합격했다. 올해 최종 선발 예정 인원은 50명이다. 합격자는 10월 12일 발표되며 최종 관문인 3차 면접 시험은 11월 1~2일 이틀 동안 진행된다. 최종 합격자는 같은 달 10일 확정·발표된다. 서울신문은 한 달 정도 남은 마지막 사법시험 2차를 앞두고 지난 3월 사법연수원에 입소한 지난해 합격자 2명으로부터 합격비결, 수험생활 등을 들어봤다.# 지방대생들이여, 나를 보고 용기 가져라 “‘지방대생이니까 난 안 될 것이다’며 지레 짐작하는 후배들의 생각이 저를 보며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6년이 넘는 수험기간 끝에 고시 2관왕을 이룬 권병철(31)씨는 14일 이렇게 밝혔다. 영남대 법학부를 졸업한 권씨는 지난해 치른 사법고시와 법원행정고시에 최종 합격하는 영예를 안았다.그는 군대를 졸업한 2010년 5월, 학교 고시반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했다. 권씨는 “중·고등학교 때 반에서 늘 20등 정도를 하다가 지방 대학에 진학했다”며 “공직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엔 9급 검찰직 공무원시험을 칠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런 권씨의 목표가 바뀐 데에는 20년지기 친구의 영향이 컸다. 그는 “당시 서울대 경제학과에 다니던 친구가 ‘처음부터 목표를 너무 낮게 잡은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해 고민하다가 고시에 도전하게 됐다”며 “친구는 2년 전 재경직 사무관으로 입직했는데 앞으로 함께 공직의 길을 걷게 돼 기쁘다”고 했다. ” 권씨는 지난 6년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2차 시험 재시를 낙방한 2014년 여름을 꼽았다. 그는 “시험을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2차 준비를 하던 서울에서 방을 빼 대구 집으로 내려갔는데, 부모님에게 암이 발병한 사실을 알게 돼 힘들었다”고 했다. 금전적인 상황도 여의치 않았다. 그는 “함께 사는 고모와 누나의 지원 덕분에 버텼다”며 “4년 만에 그만두기엔 아쉬워 2015년 1월부터 다시 1차를 준비해 시험을 쳤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를 받았고, 이듬해 2차에서 합격했다”고 했다. 법원행정고시도 2015년까지 연달아 불합격의 고배를 마셨으나, 2016년 응시 직렬을 사무직에서 등기직으로 바꾸면서 합격했다. 권씨는 “사무직 커트라인이 워낙 높은 터라, 해마다 아까운 점수 차로 떨어졌는데 직렬을 바꾸자 2개월 간격으로 치러진 1, 2차 시험에 붙었다. 권씨에게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은 헌법·행정법이다. 그는 “암기가 필요 없는 법 과목은 없지만, 그중에서도 이 두 과목은 매일 스터디에서 암기장을 만들어 외운 것이 주효했다”며 “전략으로 내세울 만한 과목은 하루도 빠짐없이 봐야 한다”고 했다. 민법·상법은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을 덜 쏟은 과목이다. 권씨는 “다른 수험생들도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이기 때문에 ‘방어만 하자’는 생각이 강했다”며 “최대한 하루에 7개 과목 모두 조금씩이라도 공부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자신만의 합격 비결이 일명 ‘식터디’(식사 후 스터디)라고 답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난 직후나 밥을 먹은 후 등 혼자서 집중하기 어려운 시간대에 1시간씩 총 하루 4시간 스터디를 하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썼다”며 “또 2015년부터는 하루 20~30분씩 관악청소년회관에서 달리는 운동을 했더니 집중력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시험 관련 팁으로 권씨는 “변호사 시험, 검찰 승진 시험이나 각종 고시의 행정법·형사소송법 기출문제에 나온 특이 판례가 사법시험에 변형 출제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봐 두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법원행정고시의 경우 학설보다는 개수형 판례 조문을 묻는 문제가 출제된다”고 귀띔했다. 권씨는 2년간의 사법연수 기간을 마치면 2019년 법원공무원교육원에 입소하게 된다. 법관·변호사와 법원공무원의 길 사이에 놓인 그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실무수습(시보)을 하면서 적성을 더 알아보고 결정할 계획”이라며 “어느 길을 선택하게 되든지 전문성을 키워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아버지(고 제정구 의원) 뜻처럼 사회에 쓸모있게 올해 3월 사법연수원 입소생의 평균 나이는 33세다.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추세이다. 사법시험 합격 연령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인데, 지난해 합격자인 제아름(40·여)씨는 다른 연수원생에 비해 조금 더 특별한 사연을 지녔다. “‘우리 사회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라’는 아버지의 말씀이 평생 제 가슴 속에 남았습니다.” 제씨는 15일 사법연수원 인근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서른네살에 사법시험 준비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빈민 운동가 출신으로 제14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 제정구(1944~1999)씨다. 제씨는 “이화여대 법학부 재학 시절 아버지가 암 선고를 받고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며 “마음속 깊이 의지하고 있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막막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평소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았던 그는 학교를 관두고 미술 공부를 하러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지만 공부를 마치지 못한 채 방황했다. 국회 비서관, 게스트하우스 사업 등 다양한 일을 거치면서 사법시험을 보겠다고 결심하게 된 시기는 2011년 34살 때였다. 제씨는 “처음엔 도서관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들어 버티려는 연습을 했다”며 “초반에 흥미를 느낀 민법은 갈수록 어렵게 느껴진 반면, 무슨 말인 지 이해조차 되지 않던 형법은 틀이 잡혀갈수록 점수가 높게 나온 과목”이라고 말했다. 늦깎이 공부의 장점도 있었다. 제씨는 “아무래도 무슨 내용이든 이해가 좀더 잘되고, 공부하면서 단 한번도 ‘놀고 싶다’, ‘쉬고 싶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며 “오히려 이전에는 뭘 해야 할 지 목표가 뚜렷하지 않아 힘들었는데, 수험기간엔 ‘합격해야 한다’는 단 하나의 절실한 목표가 있어 좋았다”고 했다. 물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2014년 처음 1차 시험에 합격했는데 같은 해와 이듬해 2차 시험에 모두 떨어졌을 땐 놔버리고 싶단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당시는 물론 자신감이 떨어질 때마다 제씨는 어머니의 말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제씨는 “2016년 1차 시험 합격 후 2차 시험을 준비한 기간이 짧아 시험 당일 속이 메스꺼울 정도로 부담을 느꼈는데, ‘괜찮다. 떨어져도 된다. 넌 다른 것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는 어머니 말씀에 부담감을 털고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자신만의 공부 전략으로 제씨는 “주간에는 민사소송법·형사소송법·행정법·상법을 혼자 공부하면서 동시에 1차 시험 과목과 겹치는 기본 3법은 매일 저녁 2시간씩 스터디를 했다”며 “기본 3법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본 게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2차 시험을 한 달여 앞둔 지난해 이맘때쯤에는 기본 3법 스터디 때 2시간씩 실제로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했고, 이전에는 과목별 사례집을 봤다”고 덧붙였다. 특히 형사소송법은 목차 구성을 익힌 게 주효했다는 것이 제씨의 조언이다. 제씨는 또 “중요 최신 판례에 대해 법대 교수, 일선 검사들이 쓴 판례 평석을 찾아본 것 또한 도움이 됐다”며 “자기 전 시간에 읽어 뒀다가 다음날 아침밥을 먹으면서 다시 읽고, 독서실에 가 표시를 해 놓는 방식으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제씨는 대형 로펌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했다. “프랑스에서 이방인으로 살 때 적지 않은 차별을 경험하면서 국내 이주노동자, 국제 결혼 이민 여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습니다. 집이 시흥이라 자주 접하면서도 거리감이 있었는데, 법을 통해 이런 분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흙수저들의 마지막 탈출구 공무원…“최소한의 삶 살고 싶어요”

    흙수저들의 마지막 탈출구 공무원…“최소한의 삶 살고 싶어요”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왔기에/ 길-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김광균, ‘와사등’ 중에서) “노량진 거리를 걸으면 ‘와사등’이란 시가 생각나요” 강석진씨는 말했다. 이제 스무 살, 만으로는 열아홉이다. 그는 노량진 인근 편의점에서 컵라면이 익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몇 분을 흘려보내는 것조차 아까워 책을 펼친다. 공무원 수험서다. 그는 원래 뮤지션을 꿈꿨다. 아직 세상에 내보내지 못한 자작곡이 여럿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 참가한 적도 있다. 그러나 집안 사정 탓에 가수의 꿈은 일찍이 접었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공시생 대열에 합류한 까닭이다. 가능한 한 빨리 합격해서 경제적으로 자립해야만 한다. ● 노량진의 스톱워치는 쉬는 법이 없다 김유진(25·가명)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노량진으로 왔다. 전공을 살려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했다. 1년쯤 되니 회의감이 들었다. 몸을 많이 쓰는 일이라 힘에 부쳤다. 무엇보다 “40~50대가 되어도 계속할 자신이 없어 그만뒀다”고 말했다. 보건행정직을 지망하면 관련 자격증이 있는 김씨는 가산점이 붙는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지만, 다른 직렬인 교육행정을 준비 중이다. 학교는 퇴근 시간이 일정하고, 방학도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언젠가 누릴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오늘을 희생한다. 문제집 옆에 놓인 스톱워치가 쉼 없이 돌아갔다.1.8%의 성공률.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가 대학내일20대연구소, 청년유니온과 조사한 결과, 공무원 시험 합격률은 1.8%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 중 1~2명꼴이다. 지원자 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데 비해 임용 인원은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합격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는 것이다. 2016년 7·9급 국가공무원 지원자 수는 약 29만 명이었다. 같은 해 신규 대졸자 수 51만여 명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이 중 합격자 수는 5000여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28만여 명은 시험을 포기하거나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극소수만이 살아남는 구조다. ● “나라가 망할 일은 없잖아요” 청년들은 왜 이토록 어려운 시험에 매달리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고용 안정성’ 때문이다.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자기계발을 하거나 취미를 즐길 시간적 여유가 있다. 3년 차 일반행정직 공무원 이미현씨(32)는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일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온라인마케팅회사에서 4년간 경력을 쌓았다. 일이 제법 익숙해지자 주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업계 수명은 너무도 짧았다. 선배들은 마흔을 못 넘기고 치킨집을 열었다. 그것은 곧 이씨의 미래였다. 그날이 오기 전에 사표를 내고 노량진으로 발길을 돌렸다.“나라가 망할 일은 없잖아요” 공시생들끼리 하는 우스갯소리다. 기업의 존립도, 개인의 생존도 불안한 사회에서 공무원만큼은 나랏밥 먹으니 안전할 거란 뜻이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공무원 시험 열풍에 대해 “사회 전반적인 일자리의 질이 낮아져서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도 어렵거니와 대기업에 들어간다고 해도 40대 중반이면 은퇴하는 게 현실이다. 그에 비해 공직사회는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이 교수는 “난민들이 복지제도가 잘 구축된 유럽으로 떠나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나 원하는 사회로 모두가 진입할 수는 없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그만큼 값을 치러야 한다. 이주연(30·가명)씨와 김선욱(27·가명)씨는 연애를 포기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사랑보다 멀고 우정보다 가까운 사이”라고 소개했다.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공부에는 방해가 된다는 것에 둘 다 동의했다. 같은 공무원 학원에 다니고, 쉬는 시간엔 도시락도 함께 먹지만 딱 거기까지 선을 긋는다. 시험이 끝나면 다시 만날지도 미지수라고 했다. 한 사람만 합격하거나 둘 다 불합격할 경우엔 관계가 불편해진다. 인간적인 삶의 모든 조건은 합격 이후로 미뤘다.노량진역 3번 출구 맥도날드는 이른바 공시생들의 ‘성지’다.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공부하거나 스터디모임을 가진다. 노량진은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찾기 힘들다. 주머니 가벼운 수험생에겐 커피 한잔도 사치인 셈이다. 그래서 1000원이면 충분한 패스트푸드점을 찾는다. 고정민(27)씨는 3월에 치렀던 경찰공무원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남은 면접을 대비하기 위해 스터디그룹을 만들었다. 한상준(25)씨와 김근영(27)씨가 모집 글을 보고 맥도날드를 찾았다. “경찰공무원은 대규모 채용이라 그나마 사정이 낫죠” 한고비 넘긴 그들의 얼굴엔 안도감이 돌았다. 그 옆엔 뷔페식 고시식당이 하나 있다. 공시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식당이다. 한 끼 식사에 4500원이다. 다량의 식권을 구매하면 할인된다. 사장 이상규(48)씨는 단골이 합격해서 막걸리 한 병 사 올 때 가장 기쁘다고 한다. 하지만 머지않아 장사를 접어야 할 것 같다고 고백했다. 공시생 자체는 늘어도 노량진을 찾는 이들은 점점 줄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준비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고시원비가 평균 월 40만~50만원이다. 과목당 15만~20만원씩 하는 학원비도 부담이다. 요즘은 자구책으로 저렴한 인터넷 강의를 많이 듣는 추세다.● 공정한 경쟁의 마지막 탈출구 청년들은 이 모든 정신적, 경제적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공무원이 되고자 한다. 흙수저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마지막 ‘탈출구’이기 때문이다. 사회학자 오찬호씨는 “불공정한 사회 안에서 다른 대안이 없으므로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것”이라며 “이에 시민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분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점차 ‘안정추구형’으로 변해간다”면서 “과거에는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시대이기에 안정적인 직업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시생들에게 원래 공무원이 꿈이었냐고 물으면 대부분 아니라고 답한다. 한때는 저마다의 꿈이 있었다. 다만 꿈꾸는 대로 이룰 수 없기에 세상과 타협할 뿐이다. 오찬호씨는 “공무원 시험만이 희망인 현 세태가 10년 뒤엔 과거 속 추억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택광 교수는 “기업문화가 ‘인간 중심’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안정된 일자리에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면 지금의 기현상은 사그라질 것이라고 봤다. 대안을 좇는 청년들을 탓하기보다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먼저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흙수저들의 마지막 탈출구 공무원… “최소한의 삶 살고 싶어요”

    흙수저들의 마지막 탈출구 공무원… “최소한의 삶 살고 싶어요”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왔기에/ 길-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김광균, ‘와사등’ 중에서) “노량진 거리를 걸으면 ‘와사등’이란 시가 생각나요” 강석진씨는 말했다. 이제 스무 살, 만으로는 열아홉이다. 그는 노량진 인근 편의점에서 컵라면이 익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몇 분을 흘려보내는 것조차 아까워 책을 펼친다. 공무원 수험서다. 그는 원래 뮤지션을 꿈꿨다. 아직 세상에 내보내지 못한 자작곡이 여럿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 참가한 적도 있다. 그러나 집안 사정 탓에 가수의 꿈은 일찍이 접었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공시생 대열에 합류한 까닭이다. 가능한 한 빨리 합격해서 경제적으로 자립해야만 한다. ● 노량진의 스톱워치는 쉬는 법이 없다 김유진(25·가명)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노량진으로 왔다. 전공을 살려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했다. 1년쯤 되니 회의감이 들었다. 몸을 많이 쓰는 일이라 힘에 부쳤다. 무엇보다 “40~50대가 되어도 계속할 자신이 없어 그만뒀다”고 말했다. 보건행정직을 지망하면 관련 자격증이 있는 김씨는 가산점이 붙는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지만, 다른 직렬인 교육행정을 준비 중이다. 학교는 퇴근 시간이 일정하고, 방학도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언젠가 누릴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오늘을 희생한다. 문제집 옆에 놓인 스톱워치가 쉼 없이 돌아갔다.1.8%의 성공률.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가 대학내일20대연구소, 청년유니온과 조사한 결과, 공무원 시험 합격률은 1.8%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 중 1~2명꼴이다. 지원자 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데 비해 임용 인원은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합격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는 것이다. 2016년 7·9급 국가공무원 지원자 수는 약 29만 명이었다. 같은 해 신규 대졸자 수 51만여 명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이 중 합격자 수는 5천여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28만여 명은 시험을 포기하거나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극소수만이 살아남는 구조다. ● “나라가 망할 일은 없잖아요” 청년들은 왜 이토록 어려운 시험에 매달리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고용 안정성’ 때문이다.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자기계발을 하거나 취미를 즐길 시간적 여유가 있다. 3년 차 일반행정직 공무원 이미현씨(32)는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일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온라인마케팅회사에서 4년간 경력을 쌓았다. 일이 제법 익숙해지자 주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업계 수명은 너무도 짧았다. 선배들은 마흔을 못 넘기고 치킨집을 열었다. 그것은 곧 이씨의 미래였다. 그날이 오기 전에 사표를 내고 노량진으로 발길을 돌렸다.“나라가 망할 일은 없잖아요” 공시생들끼리 하는 우스갯소리다. 기업의 존립도, 개인의 생존도 불안한 사회에서 공무원만큼은 나랏밥 먹으니 안전할 거란 뜻이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공무원 시험 열풍에 대해 “사회 전반적인 일자리의 질이 낮아져서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도 어렵거니와 대기업에 들어간다고 해도 40대 중반이면 은퇴하는 게 현실이다. 그에 비해 공직사회는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이 교수는 “난민들이 복지제도가 잘 구축된 유럽으로 떠나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나 원하는 사회로 모두가 진입할 수는 없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그만큼 값을 치러야 한다. 이주연(30·여·가명)씨와 김선욱(27·가명)씨는 연애를 포기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사랑보다 멀고 우정보다는 가까운 사이”라고 소개했다.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공부에는 방해가 된다는 것에 둘 다 동의했다. 같은 공무원 학원에 다니고, 쉬는 시간엔 도시락도 함께 먹지만 딱 거기까지 선을 긋는다. 시험이 끝나면 다시 만날지도 미지수라고 했다. 한 사람만 합격하거나 둘 다 불합격할 경우엔 관계가 불편해진다. 인간적인 삶의 모든 조건은 합격 이후로 미뤘다.노량진역 3번 출구 맥도날드는 이른바 공시생들의 ‘성지’다.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공부하거나 스터디모임을 가진다. 노량진은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찾기 힘들다. 주머니 가벼운 수험생에겐 커피 한잔도 사치인 셈이다. 그래서 1000원이면 충분한 패스트푸드점을 찾는다. 고정민(27)씨는 3월에 치렀던 경찰공무원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남은 면접을 대비하기 위해 스터디그룹을 만들었다. 한상준(25)씨와 김근영(27)씨가 모집 글을 보고 맥도날드를 찾았다. “경찰공무원은 대규모 채용이라 그나마 사정이 낫죠” 한고비 넘긴 그들의 얼굴엔 안도감이 돌았다. 그 옆엔 뷔페식 고시식당이 하나 있다. 공시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식당이다. 한 끼 식사에 4500원이다. 다량의 식권을 구매하면 할인된다. 사장 이상규(48)씨는 단골이 합격해서 막걸리 한 병 사 올 때 가장 기쁘다고 한다. 하지만 머지않아 장사를 접어야 할 것 같다고 고백했다. 공시생 자체는 늘어도 노량진을 찾는 이들은 점점 줄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준비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고시원비가 평균 월 40만~50만 원이다. 과목당 15만~20만 원씩 하는 학원비도 부담이다. 요즘은 자구책으로 저렴한 인터넷 강의를 많이 듣는 추세다.● 공정한 경쟁의 마지막 탈출구 청년들은 이 모든 정신적, 경제적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공무원이 되고자 한다. 흙수저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마지막 ‘탈출구’이기 때문이다. 사회학자 오찬호씨는 “불공정한 사회 안에서 다른 대안이 없으므로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것”이라며 “이에 시민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분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점차 ‘안정추구형’으로 변해간다”면서 “과거에는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시대이기에 안정적인 직업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시생들에게 원래 공무원이 꿈이었냐고 물으면 대부분 아니라고 답한다. 한때는 저마다의 꿈이 있었다. 다만 꿈꾸는 대로 이룰 수 없기에 세상과 타협할 뿐이다. 오찬호씨는 “공무원 시험만이 희망인 현 세태가 10년 뒤엔 과거 속 추억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택광 교수는 “기업문화가 ‘인간 중심’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안정된 일자리에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면 지금의 기현상은 사그라질 것이라고 봤다. 대안을 좇는 청년들을 탓하기보다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먼저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공시 정보] 나만의 경력 어필하라… 12대1 이상 경쟁률도 뚫을 수 있다

    [공시 정보] 나만의 경력 어필하라… 12대1 이상 경쟁률도 뚫을 수 있다

    주 20시간 내외·하루 평균 4시간씩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국가공무원 경력경쟁채용 시험 공고가 다음달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전일제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신분과 정년(60세)이 보장되면서 개인 사정에 따라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시간선택제 공무원은 육아 등 가사와 일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시험의 최종 합격자는 461명으로 전년 대비 108명이 늘었다. 합격자 평균연령은 36.1세였으며, 1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간선택제 공무원이 되려면 직무 관련 경력·학위(석사 이상)·(모집 단위에서 요구하는)자격증 3가지 요건 가운데 1가지 이상을 갖춰야 한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합격자의 65.9%가 경력, 3.9%가 학위, 나머지는 자격증을 인정받아 합격했다. 서울신문은 16일 시간선택제 국가공무원에 도전할 수험생들을 위해 2015년에 이어 지난해 재응시해 경찰청 일반행정 9급으로 합격한 정모(39·여)씨의 시험 준비 과정을 들어 봤다.지난 2년간 동일한 경력 사항을 내세워 시간선택제 공무원에 도전했지만 불합격과 합격이라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습니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직무 관련성입니다. 저는 2002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한 대기업에서 웹디자이너와 기획자로 근무했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8개월 동안 휴학을 하고 국내 한 유통사에서 고객민원 상담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려고 시간선택제 공무원에 처음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2015년에는 금융위원회 홍보 담당 자리에 지원한 터라 제가 오랜 기간 민간에서 쌓아 온 경력과 정확히 부합하진 않았습니다. 두 번째는 자기소개서, 직무수행계획서 등 각종 제출 서류에도 저만의 경력을 살려 지원하고자 하는 업무를 어떻게 잘 해낼 수 있는지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습니다. #내 입장 아닌 상대방 입장서 업무를 바라보라 지난해 제가 지원한 분야는 고객민원 업무입니다. 개인적으로 웹디자이너나 기획자로서 경력을 쌓은 기간이 더 길지만 대학생 시절 고객민원 상담 업무를 하며 느꼈던 점을 상기시켜 서류에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콘텐츠 제작과 고객민원 상담이라는 두 업무 모두 자신의 관점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해야 한다는 유사성을 끄집어내 강조했습니다. 선발 절차는 5월 시험 공고, 7월 서류 제출, 11월 서류합격자 발표, 12월 면접 순서대로 진행됐습니다. 서류전형에 합격하고 난 후에는 2주 정도 인터넷 동영상 면접 강의를 수강한 후 직접 스터디 멤버를 구해 실제 면접을 보듯 연습했습니다. 민간기업 면접을 본 적은 있지만 공직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나름 철저히 준비하려고 했습니다. 대기업에서 높은 연봉을 받고 일했지만, 공직에 발을 들인다면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소양을 갖췄다는 점을 어필했습니다. 저와 다른 국가공무원 선발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만나 한 번에 4시간씩 두 차례 면접 대비를 했는데, 서로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고쳐 가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전일제와 달리 겸직도 가능하다 그동안의 경력이 아깝지 않느냐는 질문도 받습니다. 대학 때부터 지금까지 단 1년도 쉰 적 없이 일했지만, 막상 자녀가 태어나 학령기가 되니 엄마라는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 중에 2015년 난생처음 육아휴직에 들어갔고, 단시간 근무하면서도 안정적인 직장을 찾던 중 시간선택제 공무원을 알게 됐습니다. 임용되는 기관의 장이 허가하는 경우 전일제 공무원과 달리 시간선택제 공무원은 겸직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전공을 살려 프리랜서로도 일할 계획입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공시 정보] 시·도 사회복지직 시험과 겹쳐… 시험장소 헷갈리면 낭패

    [공시 정보] 시·도 사회복지직 시험과 겹쳐… 시험장소 헷갈리면 낭패

    역대 최다 공시생이 응시하는 올 국가직 9급 공무원 공개경쟁채용 필기 시험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1~6일 원서 접수를 진행한 올 국가직 9급 시험에는 22만 8368명이 몰렸다. 서울신문은 26일 국가공무원 채용을 총괄하는 인사혁신처 손무조(45) 채용관리과 과장에게서 다음달 8일 국가직 9급 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이 유의해야 할 사항을 들어봤다. 같은 날 지방 16개 시·도에서 실시되는 사회복지직 시험에는 2만 2730명이 응시한다.“올해에는 이례적으로 25만명이 넘는 공시생이 같은 날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시험 장소를 혼돈해 잘못 찾아온 경우 시험을 치를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시험 장소를 반드시 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작년 결시율 26%… 노쇼는 행정력 낭비 다음달 9일 치러지는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손 과장은 이렇게 당부했다. 지난해 10월 5일자로 채용관리과 과장으로 임용된 그는 올해 5급 공채 1차 필기시험인 공직적격성평가(PSAT)를 시작으로 요즘엔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 필기 시험이 차질 없이 치러지도록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수험생이 늘었기 때문에 시험장도 더 많이 확보하고, 차출되는 감독관 수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10명 중 2명 이상은 실제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는 ‘노쇼’ 공시생입니다.” 인사처에 따르면 지난해 결시율은 26.0%다. 2012년 27.1%였던 결시율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감소 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손 과장은 “저출산으로 학교와 학급 숫자가 계속 줄어드는 탓에 시험장을 확보하기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이라며 “‘노쇼’ 현상으로 합격이 절실한 수험생들이 접근성 떨어지는 시험장에 배치되는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오래된 컴퓨터용 사인펜 NO… 모자는 YES 예년과 달리 올해 국가직 9급 시험 날 16개 시도에서는 사회복지직 시험을 치른다. 손 과장은 “사회복지직의 경우 자격증이 있어야 응시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직 9급과 시험 일정이 같아졌다고 해서 응시 인원이 지난해에 비해 줄거나 늘진 않았다”며 “국가직 9급 시험을 응시하는 수험생은 오는 31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http://gosi.kr)에서 응시번호별 시험장을 정확히 확인해 지방 사회복지직 시험장으로 가는 착오가 없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험 당일 오전 7시 30분부터 9시 20분까지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다. 손 과장은 “휴대전화 등 전자·통신 기기는 단순 소지만으로도 부정행위로 처리된다”고 말했다. 반면 시험 도중 귀마개나 모자를 착용하는 것은 허용된다. 손 과장은 “감독관이 부정행위와 관련된 사항이 없는지 확인 후엔 착용할 수 있지만 시험 도중 본인 확인을 위해 모자를 벗도록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답안지 선택과목 체크, 응시표 순서대로 마킹을 원서 접수 기간 이후 개명한 수험생은 개명 후의 신분증과 주민등록 초본을 지참하고 시험 시작 전에 감독관에게 제시하면 문제 없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시험장에서 적지 않게 발생하는 실수 사례도 있다. 오래된 컴퓨터용 사인펜을 사용하는 바람에 답안지 마킹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합격하는 경우다. 손 과장은 “오래되면 묽어지거나 마르기 때문에 반드시 새 컴퓨터용 사인펜을 준비해야 한다”며 “또 답안지에 선택과목을 체크할 때 수험생 자신의 응시표에 나와 있는 순서대로 제4과목, 제5과목을 마킹해야 채점 결과가 이상 없이 나온다”고 말했다. 시험을 볼 때 시간 관리를 하려면 블루투스·통신 기능이 없는 시계를 이용해야 한다. 스마트워치 등은 사용이 금지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해커스, ‘금융상품 분석사 스펙 완성반’ 오픈

    해커스, ‘금융상품 분석사 스펙 완성반’ 오픈

    해커스 금융이 ‘금융상품 분석사(AFIE) 스펙 완성반’을 오픈 했다고 밝혔다. 해당 강의는 스타강사진인 백영·구자경·송현남·민영기 강사의 진행으로, 한번에 합격할 수 있도록 도와줄 예정이다. 더불어 해커스 금융 연구원들이 출제한 적중 예상문제를 통해 실전 감각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수강생 전원에게는 ▲AFIE 적중 예상문제 ▲모바일 무제한 수강 ▲정규 교재 ▲금융연구원의 1:1 질의응답 서비스 ▲불합격시 다음 시험까지 ‘수강연장 혜택’을 제공한다. 한국 FPSB 협회가 주관하는 금융상품분석사(AFIE) 자격증은 한국FPSB 교육 협력기관에서 6개의 AFIE 교육 과목 중 5과목 이상을 수료해야 응시가 가능하다. 시험은 여섯 과목 모두 응시해야 하며, 합격 기준은 시험 과목별 100분의 40 이상, 전체 평균 100분의 60 이상을 받아야 한다. 올해 시험은 4월과 10월에 시행될 예정이다. AFIE 자격증 취득자는 금융 시장 상황을 파악해, 고객 니즈에 맞는 금융 상품 및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안할 수 있다. 한편 해커스 금융은 AFIE와 같은 주관처에서 실시하는 AFPK/CFP에서도 공식합격률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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