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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하준 ③ “진보진영 이념의 틀 벗어나야”

    혹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글을 읽어보신 적이 있는지요. 그 분 주장이 어느 정도까지 맞는지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직접 읽어본 적은 없구요. 자기 의견하고 안 맞는다고 정부에서 절필시키고,그 루머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그게 맞다면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안 맞다.  남들이 이런 얘기를 했다고 간접적으로 본 적은 있는데 정확한 예측은 능력도 없고 관심도 없지만 누가 단편적으로 블로그에서 올린 글 보면 통찰력 있는 글을 많이 한 거 같기는 한데 모르겠습니다, 직접 읽어보질 않아서...정부 국민 반응이 더 의미가 있는 거겠죠. 제가 정부를 어드바이스 한다면 그렇게 하면 미네르마를 더 올려주는 거예요. 남들이 모르는 얘기를 하니 정부에서 새나갈까 해서 하는게 아닌가? 그러니까 사람들이 미네르바의 말을 안 듣게 하려면 반응을 안 하는게 최고죠.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이란 책에 실린 인터뷰에서 노동자들의 단결 정도와 실현 가능성 등을 언급하면서 좌파 진영 일부의 반박에 대해 상당히 높은 톤으로 재반박 했습니다. 배경을 설명해주신다면?  =인터뷰한게 많아서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만.아마 그런 이야기였을 거예요. 흔히 하는 얘기가 스웨덴 같은 데서 대타협 된 게 노조도 강하고 해서 됐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도 않은데 어떻게 하냐? 우리랑 그렇게 다른데 어떻게 배우냐? 말하자면..저는 스웨덴을 모델로 한 건 아닌데, 알기 쉽게 예를 든 건데...  이런 거죠. 어떤 일정 조건이 돼야 특정 정책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얘기는 개념적으론 맞는 거죠. 그런데 이에 대해 두가지 접근이 있는데 이 목표가 좋지만 조건이 안되니 관두자 할 수도..목표가 좋으니 조건을 만들어가자고 할 수도 있어. 정말 내일 사회주의 혁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아니라면 몰라도 그 정도 사회민주주의 하자면 좌파적 입장에서도 많이 이룬 것인데...그 정도라도 할라면 노조 조직률도 늘리고 진보 정치적 운동에 국민들도 끌어들이고 힘을 키워서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현실적으로 이야기해서 스웨덴이 아니라고 하자. 그럼 목표가 뭐냐? 나오는 말이 없거든요. 원론적으로 사회주의 혁명 얘기하는 건데. 스웨덴식 대타협도 못할 노동운동이면 사회주의 혁명 어떻게 합니까? 제 판단이 틀릴 수도 있지만 우리 조건 감안할 때 특히 한창 재벌들이 경영권 불안해서 좌불안석할 때 저는 그때는 조건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지금은 저 자신도 조건이 안 좋다고 생각하는데..재별이 지금은 금산법해서 금융자본 돼볼까 이런 식으로 가는 것 같아서. 재벌들 태도가 이렇게 되면 타협이 힘들어져.그런 조건이 어느 정도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얘기 했던 거고. 아까도 말했다시피 스웨덴도 제일 잘 싸우던 나라인데 타협을 했거든요. 의외로 할 수도 있거든요. 우리 식으로 만들어가야죠. 우리는 노조 조직률 90% 안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사회적 대타협을 끌어낼 건가?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활발한 시민운동이라든가? 아니면 특이한 역사적 유산인데, 박정희 때부터 국민동원체제를 통해서 국민이라는 말하자면 일종의 상상의 집단인데 그걸 이용해 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금모으기 운동도 했잖아요. 그건 다른 나라에 없거든요. 그런 걸 이용할 수 없는가.노조 점수만 보면 스웨덴은 90점이고 우리는 30점인데 턱도 없는데, 시민운동 30점에 국민이라는 특이한 개념 30점 더하면 나머지 좀 더하면 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유연하게 생각해야 되는데 그냥 직선적으로 비교해보고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거 아닌가? 비현실적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항상 현실적으로 가능한 거만 이야기하면 이룰 수 없잖아요? 약간 개인적인 질문입니다. (사촌 형님인) 장하성 교수는 재벌 해체를 주장하고 선생님은 사회적 대타협을 주장했습니다. 두 분의 생각은 어디에서 만나고 어디에서 달라지는지요?  =저는 주주자본주의에 반대하긴 하지만 참여연대의 소액주주운동은 세계사적 의미가 있어요. 원래는 소액주주운동은 펀드매니저들이 하는 건데요.10% 쥐고 있는 놈들이 자꾸 자기를 구박하니 3%있다고 구박하지 말라는 거든요. 참여연대 훌륭한 점은 그걸 사회적 운동으로 승화시킨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역사적 의미를 평가합니다. 장 교수는 사촌 형님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곧은 분이고 굉장히 존경하지만 그 논리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아요. 그런 면에서 길이 갈리는 거죠  그 자체를 문제 삼은 것 자체가 연좌제 아닌가요.같은 집안이라고 해서 생각이 같은게 아닌데(웃음)..장하성 교수는 미국식 금융자본주의 지지하는 분은 아니지만 저랑은 그림은 다르니까. 그런 면에서는 이견이 있는 거고 각자 자기가 생각하는 거 열심히 하면 결과가 얘기해주겠죠. 재벌 해체 반대하시는 거로 봐도 되나요?  그 전에 두 가지를 구분해야 되는데. 어떤 특정 집안이 재벌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데는 반대한다. 필요하면 국유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깐. 다만 기업 다각화는 후발국 경제 발전에는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에 그걸 깨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늘 드는 예가 삼성인데 삼성이 다각화 안됐으면 아직 제일모직에서 양복지 만들고 제일제당에서 설탕 만들고 있을 게 아닌가? 현대도 본업이 건설이니 아직도 우즈베키스탄에서 길 닦고 있을 거 아녜요. 다각화됐기에 거기에서 번 돈으로 신사업에 진출한 것이거든요. 우리나라만 그런게 아녜요. 노키아도 뭐 벌목 전선 피복하던 기업이었거든요.마찬가지로 다각화하는 게 신산업 진출에 도움되니까 그런 구조를 해체해선 안된다고 말한 것이거든요.  서글픈게 재벌은 지금 집안 유지하는게 관심이니까.이씨 집안 어떻게 붙어있을 수 있게 모든 것 다하겠다..제가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반대로 가는 거죠. 이런 의미에서 재벌해체라는 게 뭣을 의미하는건지.그게 만약 다각화 집단 해체라면 저는 반대하는 거고. 그게 아니라 특정 집안 소유라면 뺏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고.  원론적으로 볼 때는 이씨 집안 갖고 한 게 아니라 국민 세금으로.한 거니까 필요하다면 국유화할 수도 있는거죠.  글쎄요.뭐 제가 보기엔 재벌이 특정 집안 것도 아니지만 주주 것도 아니고 결국 국민 것이예요. 옛날에 다 국민들이 키워준거 아녜요.다 보호무역해서 일본에서 더 좋은 차 사올 수 있는데. 미국 텔레비전.그리고 정부에서 직접 준 보조금은 얼마며. 다 희생해서 만들어 놓은 건데. 그런 의미에서 이걸 외국 자본에 뺏기는게 단순히 어느 집안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뺏기는 것이라고 본 거죠.  결국 재벌 보는 시각 3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재벌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거 우리 건데, 우리 할아버지가 만든 것이라는 시각이 있을 수 있고. 제2의 경우는 주주처럼 회사법상 다수 주주 것이라는 입장도 있죠. 제 주장은 둘 다 아니고 우리나라 럼 국민동원체제로 경제발전한 나라에서는 기업이 국민 전체의 소유라는 거죠. 회사가 망하면 채권자 순위가 있듯이 기업도 순위가 있겠죠. 창업자, 주주도 있지만 종업원 하청업체 국민들이 있는 거거든요. 모두 운명을 결정해야하는 것 아니냐. 왜 주주들만 갖고? 전체가 이야기해야 하는 건데 왜 작은 그룹에서 서로 먹겠다고 싸우는 거냐는 거죠? (국민이라는) 더 큰 그룹에다가 물어봐서 결정해야 하는 건데. 재벌의 공적 기능을 강조하시는 건가요?  그럼요 기업이 진짜 커지면 개인 내지는 어떤 주주들만의 소유가 아니다. 아니, 이번에 보세요. 미국이고 영국이고 일 터지니 다 구제금융 들어가잖아요 그냥 놔둘수 없거든요. 결국 그런 일이 벌어지면 온 국민의 책임이 될 건데, 왜 이익은 자기들만 보느냐는 거죠? 이익 볼 때부터 국민도 보고 일 나면 국민이 세금 내 주는 거고, 그렇게 큰 기업이 되면 반 공기업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거죠.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이 앞으로 10년간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할지요? 또 좌파나 진보 진영은 무엇을 준비하고 당장 어떤 일을 해야 할는지요?  =지금 바라는 것은 이번 위기를 계기로 지난 10여년동안 별 생각없이 추종해온 신자유주의 노선을 재고했으면 하는 것입니다. 첫째, 한국 사회가 더 역동성 있는 사회가 되야 하고, 둘째, 더 많은 사람이 잘사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것이라고 요약하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가 10년 동안 역동성이라는 것은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 시장개척 보다는 보수적 경영 기술 개발도 않으려는 관행에 빠져 있고 은행도 기업에 대출안해줄려고 하는데. 90년대 초반 은행대출 90%가 기업.지금은 40% 안팎.그러다 보니 일자리가 안 만들어지고 경제성장도 안되고 국민들은 위축되고 그런 과정에서 불평등이 늘어나고 비정규직 늘어나고 정규직 고용 불안해지고.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행태 자체가 보수화되는데요. 예컨대 우리나라 기현상 가운데 하나가 공부 좀 잘하는 젊은이 의사 변호사가 되려고한다는 겁니다. 물론 의사 변호사가 중요한 직업이지만 2000-3000명 줄세워서 그 사람들의 적성이 다 의사 변호사라는게 말이 안됩니다. 몰리는게 미래가 불안하고 고용안정에 대한 공포감이 심한가 보여주는 것. 이렇게 되면서 젊은이 재능 배분이 잘못되는 거져. 그들 중 많은 수가 과학자 공학도 돼서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데 그런 사람마저 의사 변호사 되려고 한다는 거죠.  우리 경제가 역동성 회복하는 방안은 여러가지가 많이 필요하겠죠. 교육제도 개선도 필요하고 노동시장 개선도 필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금융제도의 개선입니다. 지금 주식시장이 완전 자율화되면서 단기 성과에 대한 압력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고용과정에 기업들이 비정규직 선호하는 거죠. 은행도 보수적으로 기업대출보다는 주택담보 대출 선호한다는거죠.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제도 개선이죠. 이게 어느 면에서는 규제 강화로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국민생활 안정을 위해서 복지국가 만들어야 합니다. 미래를 보장해줘야 사람들이 실직 공포가 줄어들고 직업 선택도 자유롭게 한다는 거죠. 그게 또 경제 역동성을 살리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물론 금융제도 개선이라든가, 복지국가 강화가 좌파적 입장에서 우파적 입장에서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용을 안정한다고 할 경우 일본은 우파적 입장에서 전체 복지제도 개선보다는 특정 대기업의 종신고용으로 고용을 안정시켰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기업에 안 다니거나 비정규직을 희생시켰죠. 그래서 저는 범 복지국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면에서 저를 좌파적 견해라 볼 수 있지만 이걸 디자인할 때 중요한 것은 고정관념에 안 묶여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흔히 좌우파 정책이라고 비판하는걸 다른 나라에서 가면 반대일 수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복지국가를 제일 처음 만든 것은 우파로 유명한 비스마르크라는 정치인이었죠. 또 우리가 흔히 좌파 정책인 재벌에 대한 규제 같은 것도 스웨덴 같은 나라에서는 사회민주당이 재벌과 타협해서 사회민주주의를 만들어냈습니다. 특정한 목표가 있다면 수단은 유연하고 현실주의적으로 해야 합니다.  시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좌파가 뭐냐 규정하는 게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 우리 상황에서 좌파라는 걸 규정하자면 적절한 공공 정책을 통해서 다같이, 최대한 대다수가 평등하게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좌파가 노력해야할 것은 첫째로 복지국가 건설, 둘째 생산적 투자와 일자리 증가, 세번째로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더 큰 변혁을 바라는 분은 그게 무슨 소리냐, 자본주의를 부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제가 보기엔 그건 현실적이거나 바람직한 대안이 아니기에 일단 자본주의 틀을 받아들이는 범위에서 소위 좌파라는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 정도 대안이 필요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vielee@seoul.co.kr 동영상 편집 손진호기자 nastru@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韓-日 편견·피해의식 뿌리찾기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부정적인 상호인식은 어디에서 출발한 것일까. 평생 일본이 저지른 ‘전쟁 범죄’를 고발해온 재일사학자인 금병동(1927~2008) 전 일본 조선대 교수는 ‘조선인의 일본관’과 ‘일본인의 조선관’(논형 펴냄)을 통해 일본이 한국에 대해서 가진 민족적 편견과 감정적인 모멸감, 한국의 일본에 대한 피해의식과 적대감의 뿌리가 언제, 어디에서 시작된 것인지 전한다. ‘조선인의 일본관’은 조선왕조 시대 일본에 파견된 사신들과 근대 이후 조선 정부의 개화정책 시행에 따라 일본에 파견된 수신사의 일본 견문기, 식민통치에 대한 한국인의 저항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일본인의 조선관’은 18세기 말 이래 근대 일본의 정신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 관료, 정치가, 학자, 문인, 언론인, 군인 등 57명의 조선관을 정리했다. 일본인의 침략사상과 멸시관은 8세기에 편찬된 ‘고사기(古事記)’, ‘일본서기(日本書紀)’에 나오는 ‘진구 황후’의 삼한 정벌과 임나지배 기술에서 기원한다. 에도시대의 일본국학자들은 한학자들이 중국이나 조선의 학문을 존중하는 것을 비판하고, ‘고사기’나 ‘일본서기’의 우수성을 강조하여 일본의 조선에 대한 우월한 지위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조선이 일본의 속국이었다.’는 진구 전설은 1592년 임진왜란과 메이지 초기의 정한론, 불평등조약으로 강제 체결된 강화도조약(1876년), 러·일전쟁(1904년) 이후 본격화된 일본의 ‘조선 보호국화’ 정책, 그리고 1910년 이래 35년에 걸친 식민통치로 완성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일본관의 원형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임진왜란과 강제병합에 의한 가혹한 식민통치가 바탕이 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조선이 일본에 파견한 사신들의 기록을 보면 일본 생활상이나 문화(특히 풍속)를 무시하고 경멸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두 사건을 겪으면서 일본에 대한 피해의식과 불신이 강해졌다. 되풀이되는 일본 정치가의 망언이나 교과서의 역사 왜곡 문제는 이런 인식을 더욱 고착화시킨다. 일본 보수정치가의 침략전쟁과 식민지배의 적극적 미화는 일반인들 사이에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분위기를 만든다. 이것은 두 나라가 가까워지기 어려운 대립과 갈등을 만드는 한 요인이 된다. 단순히 현재의 한·일 관계에서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후손들에게 그 짐을 고스란히 물려주게 될 수밖에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 책을 번역하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두 나라의 관계, 갈등의 시작을 파악하지 않으면 상호이해가 막히는 것은 물론 성숙한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 한·일 간 역사인식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 과거의 역사적 원점으로 돌아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두 나라의 관계는 여전히 민감한 사안이 나오면 불편해지기 일쑤인 채 제자리걸음 상태다. 아직도 미해결의 과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야스쿠니신사 문제, 역사교과서 문제, 독도 문제, 망언 문제 등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이 책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각권 1만 6000원. 최혜주 한양대 한국학硏 학술연구교수
  • [염주영 칼럼]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

    [염주영 칼럼]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

    신년 화두는 경제위기의 극복에 모아지고 있다. 올해 경제가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일 것이다. 혹자는 ‘제2의 대공황’이 될 것이라고 하고, 어떤 경제학자는 ‘100년 만에 한번 올까 말까한 위기’라고도 한다. 그러나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우리 앞에 닥친 위기가 경제위기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제위기 못지않게 사회공동체 위기에도 노출되어 있다. 사회공동체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하면 경제가 살아나더라도 사회는 여전히 불안해질 것이다. 계층구조가 악화되고 갈등지수가 높아져 사회안정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경제위기 극복의 절박성에 우리 모두가 공감한다. 하지만 사회공동체 위기는 관심권 밖이다. 그래서 경제위기가 극복된 이후에도 사회공동체 위기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11년 전의 외환위기 때도 그랬다. 당시에 우리나라는 2년 만에 경제성장률을 9.5%까지 끌어올리며 조기에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모범적인 외환위기 극복 국가로 세계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수치로 표시되는 외환위기 극복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르다. 사회공동체 위기는 더 심각해졌다.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자영업체가 문을 닫았다. 이보다 훨씬 많은 수의 직장인들이 실업자 대열에 합류했다. 아예 취업의 기회조차 봉쇄된 청년실업자들은 부지기수로 많았다.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으로 강등됐다. 많은 사람들이 신용불량자가 되었고, 일부는 노숙자가 되기도 했다. 이들에게 한번의 패배는 영원한 패배였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패자부활전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 대신 ‘IMF 낙오자’라는 낙인이 찍혀 신빈곤층을 형성했다. 외환위기는 극복되었지만 그들 대부분이 제자리로 복귀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도(지니계수)는 외환위기 전후 2년간에 0.2830에서 0.3204로 높아졌다. 1996년에는 인구 열 명 중 한 명이 가구당 소득이 평균치의 절반에 못미치는 빈곤층에 속했다. 그러나 빈곤층 인구비율은 외환위기를 거치며 급격히 높아져 2006년에는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불어났다. 외환위기 극복은 ‘그들만의 리그’였으며, IMF 낙오자들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물론 소수의 부자들은 더 많은 부를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중산층이 대거 몰락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계층의 하향이동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이런 변화는 지난 10년을 총체적 갈등의 시대로 만들었다. 빈부갈등·이념갈등·노사갈등·여야갈등 등 모든 분야에서 갈등이 증폭되었다. 지난 20여일 동안 여의도 의사당을 전쟁터로 뒤바꿔 놓은 여야간의 극단적인 대치는 정치권의 당리당략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한편으론 사회내의 증폭된 갈등의 단면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올해 또다시 생존경쟁에서 밀려난 패배자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대량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이번 경제위기가 성공적으로 극복된다 해도 그들 대부분이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이들이 경제위기 극복과 함께 제자리로 원대복귀할 수 있도록 국가가 사다리를 놓아 주어야 한다. 패배의 역경을 딛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갈등을 치유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패배자에 대한 배려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사대우·멀티미디어본부장 yeomjs@seoul.co.kr
  • [신년 여론조사 (상)] “국가위기 심화… 물가안정·실업 해결 시급”

    [신년 여론조사 (상)] “국가위기 심화… 물가안정·실업 해결 시급”

    ■총평 2008년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첫해였다.그러나 이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불운한 일년이었다.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한반도 대운하에 반발한 촛불시위,북핵문제와 남북 관계의 급속한 경색,해외에서 파급된 극심한 경제위기 등이 대표적이다.연말엔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간의 극한 대립까지 겹쳤다. 총체적인 위기 속에서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는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해 2008년 한국 사회를 점검하고,2009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보았다.몇 가지 중요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국민 다수가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보통’이라고 평가했다.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15.7%에 불과했다.새해가 위기를 극복하는 한 해가 되려면 이명박 정부가 갈등적 요소보다 통합적 요소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지역과 빈부·세대·노사·도농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처방이 마련돼야 한다. 둘째,사회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무엇보다 ‘경제 성장’이 꼽혔다. 그 가운데서도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경제 문제는 ‘물가 안정’과 ‘실업’이었다.이는 많은 국민들이 현재의 경제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위기를 단시일에 극복하기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셋째,한국의 정당은 국민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했으며,심지어 분열의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각 정당이 정체성을 확립하고 혁신하는 자세로 국민들의 지지를 회복해야 하는 것이 중차대한 과제로 떠올랐다. 넷째,대다수 국민은 선진국 진입의 최대 장애를 정치 문제라고 인식했다.이는 위기 관리 역할을 부여받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결과다.정치인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아울러 국회는 대화와 타협으로 생산적인 정치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다섯째,이념적으로 중도가 강화되는 가운데 보수진영이 점점 해체되고 있었다. 여섯째,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응답자가 많았다.바람직한 개헌 시기로는 약 3분의1에 해당하는 국민이 2009년이라고 응답했다. 종합하면 많은 국민들이 올해 국가 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예견했다.경제 위기와 국내 정치의 불안정성이 상승 작용을 하면 한국 사회가 겪을 위기는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진단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이남영교수·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경제위기 처리 보고 판단” 40.9% 이명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15.7%)보다 부정적인 평가(36.1%)가 많았다.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40.9%)은 ‘보통’이라고 답변,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2개월 전의 조사에서는 유보적인 답변 비율이 8.2%였다. 최근 유보적인 비율이 대폭 늘어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경제위기 등 난제들을 대통령이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본 뒤 평가하겠다는 대기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10년 전 외환위기를 계기로 DJ 정권이 오히려 각종 정책을 힘차게 추진했듯 이 대통령도 경제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그래서 나온다. 이번 설문에서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지난해 10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왔던 비율(33.2%)보다 절반 이상 낮았다.‘잘못하고 있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한 사람도 같은 기간 49.5%에서 36.1%로 10% 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평가에서는 성향,지지정당 등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렸다.‘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사람들의 성향을 분석한 결과 학력은 대학 재학(39.8%) 이상의 고학력자가 많았다.호남에서는 55.2%가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반면 이 대통령의 출신지인 대구·경북에서는 25%로 가장 낮았다. 이남영교수·주현진기자 jhj@seoul.co.kr ■“부패 척결” 27% “빈부격차 해소” 44% 국민들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정치문제로 ‘부정부패 척결’(27.2%)과 ‘국회 개혁’(26.1%)을 주로 꼽았다.최근 일부 국회의원들이 공천과 선거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재판받는 경우가 나타나면서 후진국형 병폐를 여태껏 떨쳐버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 대치정국으로 ‘식물국회’를 만든 정치권에 대한 국민만족도도 낮게 나타났다.국민들은 개혁의 대상으로 국회를 바라보는 셈이다.국민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대화와 타협보다는 당리당략에 따른 밀어붙이기만 하는 정치권에 불만이 많다는 얘기다.‘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12.7%)과 ‘정치자금의 투명화’(8.8%),‘정당개혁’(6.7%) 등이었다. 또 국민 43.9%는 가장 시급한 사회 분야 과제로 ‘빈부격차 해소’를 꼽았다.이어 ‘교육 안정화’(15.0%),‘지역갈등 해소’(11.2%),‘농어촌 안정’(10.9%),‘사회복지 확대’(9.9%),‘노사화합’(8.1%) 순이었다.응답자들이 압도적으로 빈부격차 해소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은 것은 세계를 강타한 경제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기에는 진보와 보수의 차이가 없었다.자신을 진보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47.6%,보수라고 밝힌 응답자의 43.0%,중도라고 밝힌 응답자의 44.5%가 빈부격차 해소를 시급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양극화에 따른 사회갈등에 대한 위기의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지지정당에 따른 차이도 별로 없었다.한나라당 지지자의 40.1%,민주당 지지자의 46.4%가 ‘빈부격차 해소’를 시급한 사회문제 분야 과제로 꼽았다.자유선진당 지지자들 중 23.1%가 ‘지역갈등 해소’를 시급한 문제라고 응답해 충청권이 이명박 정부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이 비율은 전체 평균(11.2%)의 두 배를 넘는다. 이남영교수·김지훈기자 kjh@seoul.co.kr ■“경제성장” 62% “불평등 해소” 15% 응답자의 절대 다수(62.6%)는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경제성장’을 꼽았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몰고 온 위기 상황 때문으로 여겨진다.이어 사회적 불평등 해소(15.4%),국민통합(14.0%),지속적인 개혁(3.4%),남북문제 해결(2.5%) 등의 순이었다.고용문제나 사회복지도 중요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결국 경제성장이라는 점에 대해 국민 10명 중 6명꼴로 의견이 같았던 셈이다. 경제성장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사회적인 분포를 보면 연령별로는 고용 위기에 민감한 20대(66.2%)에서 가장 높았다.소득과 학력별로는 각각 하위(63.6%)와 중졸 이하(65.7%)에서 가장 높았다.경제위기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직업별로는 주부(71.4%)와 학생(71.1%) 계층에서 많았다.성별로는 생활경제에 민감한 여성(70.1%)이 남성(54.8%)보다 높게 나타났다. 여야는 경제 성장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는 만큼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 제공을 통해 경제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남영교수·주현진기자 jhj@seoul.co.kr ■“남북관계 회복” 39% “한미협력” 28% ‘가장 시급한 외교·통일·안보문제는 무엇인가.’라는 설문에 39%가 ‘남북관계 회복’을 꼽았다.이어 ‘한·미 협력강화’(27.8%),‘북한 핵문제’(17.9%)의 순이었다.‘한·중 협력강화’(4.9%),‘한·일 협력강화’(1.2%)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설문에 대해서는 성향과 지지정당에 따라 답변이 매우 엇갈렸다.‘남북관계 회복’이라고 답한 사람들 가운데는 30대(45.3%)·40대(44.6%)가 상대적으로 높았다.이념별로는 진보계층(47.9%),민주당 지지자(56.2%),민주노동당 지지자(62.6%)에서 비율이 높았다.대북문제가 아직 이념갈등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한·미 협력강화’가 남북관계 회복보다 다소 낮게 나타난 것은 미국의 새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한반도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과의 협력을 기조로 한 대북관계 개선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외교가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나라당 지지자중에는 가장 시급한 외교·통일·안보문제로 ‘남북관계 회복’(28.7%)보다는 ‘한·미 협력강화’(35.8%)를 꼽은 비율이 월등이 높았다. 이남영교수·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중산층을 위한 정당/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열린세상] 중산층을 위한 정당/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미국에 좋은 것은 GM에도 좋고,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습니다.’ 1952년 GM의 회장으로 재직하다가 국방장관으로 발탁된 찰리 윌슨이 미 상원 청문회에서 남긴 유명한 말이다.GM이 곧 미국이라는 것이다.GM의 전성기였던 그때가 아마도 미국의 전성기였으리라. 그런 GM이 파산 직전으로 몰렸으니 미국이 휘청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GM에 나쁜 것은 미국에도 나쁜 것이다.GM의 위기,즉 제조업의 위기가 미국 위기의 본질이다.미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어느 나라나 위기의 확산에는 일정한 흐름이 있다. 먼저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다.그에 따라 서서히 중산층이 붕괴한다.제조업이 기반을 상실함에 따라 자본은 금융 등으로 이동하면서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된다.경제적 양극화는 정치적 대립을 격화시킨다.그 결과 민주주의가 흔들린다.결국 정치는 전쟁이 된다. 이런 논리에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이 의문을 제기했다.그는 ‘미래를 말하다’라는 책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정치적 극단을 만들어냈다기보다는 오히려 정치적 양극화가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켰다고 주장했다.중요한 논지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정치적 제휴를 했을 때는 경제적 불평등이 완화됐고 극단적 대립을 했을 때는 불평등이 심화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한국 정치에 커다란 교훈을 줄 수 있다.한국은 지난 10년간 중산층이 꾸준히 줄어 대략 10%가량이 그 대열에서 낙오했다.최근에 와서는 그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이에 호응해(?) 중산층을 기반으로 하던 정당들이 어느 날부터 부자와 서민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재빠르게 변신했다.그러자 대립은 날로 격화되었다.아무도 챙기지 않는 중산층의 붕괴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이것이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문제는 선거 전략으로도 어리석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경우,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패배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부자당의 이미지다.2007년에는 중산층 정당으로 이미지를 바꾼 덕에 승리했다.수도권 중산층이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그런 한나라당이 다시 옛날의 이미지로 돌아가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중산층과 서민의 당이라고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서민의 당이다.중산층을 위해 싸우지 않는다.그런데 아직도 50%가 넘는 중산층을 포기하고 집권할 수 있을까.더 중요한 이유는 서민들은 중산층을 욕망하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민주노동당의 경우,의석수 5명,한 자릿수의 지지율로 과연 집권할 수 있을까.자신들도 그날이 올 것을 믿고 있을까.만일 의석수를 10명,20명으로 늘리려면 자신들의 주요 지지기반인 20대와 30~40대가 비록 계층으로는 서민이라도 ‘중산층 의식(!)’을 가진 고학력층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시라. 모든 정당들이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 되기 위해 경쟁한다면 우리는 세 가지를 얻을 수 있다.첫째,정치적 대립이 완화된다.둘째,서민들을 중산층으로 만드는 방안이 나올 것이다.셋째,중산층이 확대되어 국가 경쟁력이 강화된다. 한국 정치는 오늘도 살벌한 전쟁 중이다.해머로 문을 부수고 소화기를 뿌려댄다.까짓것 좋다.한두 번도 아니고 세계의 조롱 따위는 참을 수도 있다. 문제는 전쟁의 상대를 잘못 고른 것이다.위기는 밖에서 오고 있는데 안에서 싸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일본과 한국이 미국의 제조업을 붕괴시켰듯이 중국은 우리의 제조업과 중산층을 붕괴시키고 있다. 시간이 없다.이제는 전쟁을 멈출 시간이다.극단에 기대면 공멸한다.지금 당장 부자,서민 프레임을 벗어던지고 중산층을 잡는 경쟁에 뛰어들라! 왜냐하면 2012 대선에서도 중산층의 지지를 받는 정당이 집권할 것이기 때문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 [사회공헌 특집-GS] 2015년까지 1000억 규모 공익사업

    [사회공헌 특집-GS] 2015년까지 1000억 규모 공익사업

    GS그룹은 허창수회장이 2006년 사재를 털어 저소득 소외 계층을 위한 재단을 세운 데서 알 수 있듯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이다. 계열사인 GS칼텍스는 2005년 2월 사회공헌 전담팀을 신설했고,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매년 100억원씩 출연해 총 1000억원 규모의 공익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임직원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웃에게 사랑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공장이 위치한 여수지역을 중심으로 ‘GS칼텍스 사회봉사단’을 발족,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6년부터 올해까지 13년 동안 5159명의 여수지역 중·고·대학생들에게 총 43억원의 장학금도 지원했다.섬 지역 10개 학교,분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학습기자재,특별활동비,급식비도 대주고 있다.도시에 비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섬 지역 학생들의 교육 불평등 문제 해소에 기여하고자 2007년부터 여수지역 섬에 있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23곳(분교 포함)의 학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학교별로 매주 2차례씩 순회 교육을 진행하는 등 도서학교 원어민 영어교실사업도 실시 중이다. GS리테일의 전국 GS나누미 봉사단은 점포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독거노인 및 빈곤,결식아동을 돕고 있다. 재해재난이 난 지역에는 회사 차원에서 필요한 물품과 인력을 긴급 지원하고 있다.본사와 점포에서 운영하고 있는 봉사단 조직만 51개에 이른다.이 봉사단은 전국 각지로 나누어져 매달 고아원이나 양로원 청소,노숙자 배식활동,소년소녀가장 공부도우미 활동,연탄배달활동,김장담그기 활동 등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GS홈쇼핑은 GS홈쇼핑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난치병 아동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호소하는‘따뜻한 세상 만들기’ 생방송을 내보낸다.매달 어려운 환경에 처한 난치병 아동들의 사연을 방영하고 시청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시청자들이 자동응답전화(ARS)를 걸 때마다 한통에 2000원씩 적립되는 성금은 전액 사회복지단체를 통해 난치병 환자 치료비로 쓰인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외국인노동자 옭아맨 ‘고용허가제’

    정부는 지난 200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고용허가제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리를 내국인과 동등하게 해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용허가제는 한국 고용주가 필요한 외국인 인력을 신청하고 정부가 해외에서 취업비자를 받아 입국하는 외국인들을 선별해서 연결해주는 것으로 합법적인 외국인 노동자 고용을 위해 마련된 제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고용허가제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오히려 옭아매고 있다고 지적한다.고용허가제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는가 하면 재계약·재고용 과정에서 사업자에게 지나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자에게 ‘칼’을 쥐어준 고용허가제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의 정정훈 변호사는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노동자를 노동자로서 인정하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지만 세부제도들은 그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고용허가제가 ▲사업장 변경 ▲재계약·재고용 등의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사업체의 휴·폐업,사용자의 정당한 근로계약 해지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허가하도록 돼 있다.국내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사업장을 변경하는 것에 비해 외국인 노동자들은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지적이다.  정 변호사는 이 같은 방침은 “사업자에게 절대적인 권리를 부여하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종속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조건 하락은 물론 인간 존엄성을 실현하는 길을 막아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재계약·재고용시 사업자에게 거의 전권을 부여함으로써 외국인 노동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 변호사는 “현 고용허가제는 마지막 고용자에게 막강한 재계약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그는 “정부는 3년간 일한 뒤 본국으로 귀국했다 다시 들어오면 2년간 보장해준다고 말하지만 사실 이 2년은 사업자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뿐”이라고 덧붙였다.불법체류자가 줄지 않는 것에는 사업자가 재계약을 해주지 않았음에도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남는 외국인들이 한 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변호사는 “사업자에게 칼자루를 쥐도록 한 현 고용허가제는 문제 있다.”며 “차라리 재계약 기간 2년을 없애고 처음 계약할 때 5년을 보장해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최저임금에 숙식비까지 포함시키다니…  정부는 최근 고용허가제에서 한발 더 나가 ‘비전문 외국인력정책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외국인 고용정책 전반의 틀을 새로 짰다.이 방안에는 기업들이 부담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숙박비와 식대를 ‘본인 부담’으로 개정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이 방안대로라면 지금도 최저임금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정훈 변호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대게 근무지 근처 컨테이너 박스에서 집단생활 하는 등 근무·생활환경이 열악하다.”며 “거기에 최저임금 대우를 받는 것도 모자라 임금에서 숙식비를 뺀다면 노동 환경은 더 열악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는 “기숙사건물이나 가건물을 제공해서 별도의 숙박비용이 지출되지 않는 사업장의 경우에도, 숙박비 및 식대를 추가 공제할 여지가 다분하다”며 악용 가능성을 지적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근로조건 문제가 국내 노동자들에게도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정 변호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가 하락하는 것은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하락은 전체 노동자의 연쇄적인 지위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서울광장] 북핵, 뭐 이런 게 다 있어/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북핵, 뭐 이런 게 다 있어/이목희 논설위원

    대학 재학 시절,국제정치학 공부를 하면서 “뭐 이런 게 다 있어.”라고 한탄했던 적이 있다.전략무기제한협상(SALT)과 핵확산금지조약(NPT).가공할 핵무기를 줄이자는 조치들이니 언뜻 좋아 보였다.그러나 거기서 우리의 위상을 따지니 한심했다. 위력이 큰 데다 수천㎞를 날아가 상대를 타격하는 게 전략핵이다.전술핵은 국지전에서의 타격을 목표로 한다.당시 미국과 소련의 주된 관심사는 전략핵을 줄이는 것이었다.강대국 본토를 때리는 핵무기를 줄여봐야 약소국에는 별 효과가 없다.좁은 한반도에선 전술핵으로도 엄청난 피해가 난다.NPT 역시 마찬가지.미국·소련·중국·영국·프랑스 5개국만 핵무기 보유가 용인된다.나머지는 핵을 가지면 응징하겠다니 얼마나 불평등한가. 20년의 세월이 흘러 김영삼 정부 시절 기자로서 청와대를 취재했다.또 한번 “뭐 이런 게 다 있어.”를 느꼈다.동구권의 붕괴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NPT를 탈퇴했다.한국 정부가 허둥지둥하는 사이 미국은 단호했다.북폭 이야기가 나왔다.미국은 북한 핵시설을 공습하면 그만이겠지만 한반도는 어찌 되겠는가.수십,수백만명의 희생이 나올 수 있었다.북폭을 겨우 뜯어말리니 한국을 소외시킨 채 북·미간 경수로 지원합의로 북핵을 미봉했다. 세번째 “뭐 이런 게 다 있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북핵 협상대표와의 대화에서 치밀어 올랐다.비보도를 전제로 그들이 하는 말.“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는 것은 너무 많은 반대급부가 필요해 사실상 어렵다.핵개발이 더 이상 진전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6자회담의 역할”이라고 털어놓았다.그러는 사이 북한은 조잡하게나마 핵실험까지 마쳤다. 한국에 이어 미국에 곧 새 정부가 들어설 예정이다.“뭐 이런 게 다 있어.”의 조짐이 다시 뚜렷해지니 걱정스럽다.공식적으로는 부인하지만 미국 행정부가 북한 핵보유를 용인하는 쪽으로 조금씩 나아감이 감지된다.북핵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지 않으면 괜찮다는 강대국 논리.미국에 당장 꺼야 할 불은 북핵이 다른 위험국가나 테러단체로 이전·확산되는 일이다. NPT 밖에서 핵무기 보유를 용인받은 나라는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 등이다.북한이 거기에 낀다는 것을 상상하기도 싫다.한국은 묶어 놓고 북핵 보유를 인정한다니….일본,타이완 역시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강대국 논리가 득세할 때 풍전등화가 되는 한반도.죽기살기식으로 핵에 매달리는 김정일 정권.동북아의 핵 폭풍을 어떻게 막을 건가.역사의 긴 안목으로 볼 때 이명박 정부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다. 지금 우리 정부에서 북핵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당국자들이 이런 소명의식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양치기 소년’의 외침처럼 대다수 국민들은 북핵에 무감각해지고 있다.외교 당국자들 역시 여론을 따라간다.북핵 협상팀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 가운데 약체가 되고 있다.청와대 눈치를 보면서 “기다리자.”는 분위기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기분으로 북핵 협상대표를 바꿔보자.강대국 논리에 쉽게 빠져드는 미국,불합리의 극치인 북한을 상대하기가 물론 쉽지 않다.그럴수록 목숨을 건다는 자세로 치열하게 덤비는 협상대표가 필요하다.경제위기에 함몰돼 북핵은 뒷전인 청와대를 설득하는 용기까지 겸비해야 한다.북핵이 용인되는 결과를 빚는다면 정권의 다른 어떤 성과도 빛을 잃고 만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굶주림은 다국적 기업·IMF·WTO 탓 자본은 인류에 봉사하라”

    “굶주림은 다국적 기업·IMF·WTO 탓 자본은 인류에 봉사하라”

    브라질 북부 판자촌에 사는 주부들은 저녁이면 냄비에 돌을 넣고 물을 끓이는 것이 습관이 됐다.어머니들은 배가 고파서 보채는 아이들에게 “조금만 기다리면 밥이 될 거다.”라고 말하면서 아이들이 기다리다가 그냥 잠들기를 바라는 것이다.학교에서도 기아 상태의 브라질 아동들이 빈혈을 일으켜 정신을 잃기도 한다.아시아와 아프리카,라틴 아메리카의 빈민촌에는 전 세계 인구의 40%가 밀집해 살고 있고,주부들은 변변치 않은 먹을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쥐들과 전쟁을 벌여야 하는 형편이다. 2000년부터 지난 4월까지 유엔(UN)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일한 장 지글러가 쓴 ‘탐욕의 시대’(갈라파고스 펴냄)에 들어있는 내용이다.지은이는 1934년 스위스에서 태어나 제네바 대학과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사회학 교수로 재직한 뒤 1981년부터 1999년까지는 스위스 연방의회 의원,2008년 5월부터는 유엔 인권위 자문위원으로 일한 인물.이 책은 그가 곳곳을 돌아다니며 목격한 세계에 대한 진술이자 대안찾기다. 지글러는 기아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거 인류가 저지른 ‘유아 살해’는 일찍부터 존재했지만,오늘날 인류가 처한 비참함의 정도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 시대에도 찾아볼 수 없는 만큼 참담하다고 말한다. 5세 미만의 어린 아이 가운데 1000만명 이상이 해마다 영양 결핍이나 전염병,오염된 식수,비위생적 환경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이들의 50%는 지구에서 가장 가난한 6개국에서 발생한다.희생자의 90%가 남반구 국가의 42%에 집중돼 있다.65억명의 지구인 가운데 18억명이 하루에 1달러도 안되는 수입에 의존해 극도의 빈곤 속에서 살고 있지만,가장 부유한 1%는 가난한 사람들 57%의 연간 수입을 모두 합한 것과 같은 액수의 돈을 번다는 것이다.1789년 프랑스 혁명을 촉발했던 경제적 불평등도 현재의 경제적 불평등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지글러는 기아가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전세계의 은행·기업·서비스업 등을 장악한 다국적 자본주의 민간 기업들의 냉혹한 탐욕 때문이라고 고발한다.또한 시장주의와 세계화를 맹신하는 신자유주의적 국제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국제부흥개발은행(IBRD),세계무역기구(WTO) 탓이라고 주장한다.무력화 된 유엔과 국제법도 비판한다.신자유주의는 전세계 나라들을 ‘경제전쟁’ 으로 내몰고,다른 모든 전쟁이 그렇듯 경제전쟁이 지속되는 한 ‘부채의 덫’에 걸린 가난한 나라들의 국민들에게 영원토록 희생을 강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마치 악덕 사채업자에 걸린 신용불량자들의 악순환과 비슷하다.게다가 이 전쟁은 끝없이 계속되도록 프로그래밍돼,가난한 나라 국민들은 부자 나라의 발전을 위해 죽도록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글러는 ‘전 세계적인 테러와의 전쟁’에 들어가는 비용의 극히 일부만 투자해도 버림받은 지구상의 주민들을 절망으로 몰아가는 재해를 뿌리뽑는 데 충분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2000년 기준으로 1년 동안 전세계 군비로 지출하는 금액은 약 7800억달러.그러나 유엔개발계획(UNDP) 2006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850억달러를 10년 동안 투자한다면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은 기초적인 교육과 의료와 위생시스템을 보장받고 적절한 영양,식수,여성의 경우 적절한 산부인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지은이는 이 책의 원제인 ‘수치심의 제국’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인류의 수치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그 수치심은 다른 인간에게 가해진 고통을 바라보면서 그 사람의 고통을 느끼고,그로 인해 연민의 감정이 생겨나며,도와주고 싶은 연대감이 발생하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인데, ‘행동하라’는 부추김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자각이 있다면 인류를 황폐하게 만드는 전세계적인 자본의 냉혹한 행위에 대해 저항해야 한다고 말한다.경제란 자연적 현상이 아니라 한낱 도구에 불과하므로,인류의 행복에 봉사하도록 기능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브라질의 노동자 출신인 룰라 대통령의 부채상환 거부 및 ‘채무국끼리의 연합전선’ 등에 주목하고 있다.영국과 독일에서 후진국 49개국의 부채탕감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 ‘쥐빌레2000’의 경우 IMF로부터 부채경감에 대한 최소한의 양보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전 지구적인 연대와 나눔을 통해 희망을 역설한다.1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한국 온 佛 좌파 철학자 랑시에르

    한국 온 佛 좌파 철학자 랑시에르

    프랑스 철학계의 거장 자크 랑시에르(68) 파리 8대학 명예교수가 지난 2일 한국에서 첫 강연을 했다.서울대 인문학연구원 HK문명연구사업단의 초청으로 열린 강연에는 최근 국내 학계에서 일고 있는 랑시에르 정치철학과 미학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청중이 몰렸다. 랑시에르는 이 자리에서 민주주의는 정치의 한 형태가 아니라 정치 그 자체이며,진정한 정치는 불법 이민자,비정규직 등 주류질서에서 배제된 자들이 스스로 정치주체화하는 것이라는 자신의 독창적인 정치사상을 설파했다.인권에 대해서도,인류를 보고 듣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그룹과 그렇지 못한 그룹으로 구별해 우월적 위치에서 베푸는 인도주의적 관점을 비판하면서 모든 인간은 공통의 능력을 갖고 있다는 민주주의적 관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랑시에르는 강연 직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에서 불화와 불일치는 필연적”이라고 말했다.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과 이해들이 토론과 타협으로 합의를 이뤄내는 것처럼 보이나 실은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들만의 동질적인 세계를 구축하려는 방편으로 대화를 이용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주장은 모든 사람들이 보고,생각하고,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전제에서 비롯된다.즉 진정한 민주주의는,권리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내며 불화를 일으키는 과정에서 경계를 뛰어넘어 실질적인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라는 주장이다.랑시에르는 다만 대의제 민주주의는 모순적인 개념이긴 하나 권력을 직접 갖지 못한 사람들의 운동이 축적된 결과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모든 인간이 지닌 공통의 능력이란 무엇일까.랑시에르는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사실이 아니라 하나의 전제로서 받아들여야 하는 개념”이라고 피력했다.“인간의 능력이 불평등하다면 명령자의 요구를 피명령자들이 알아듣지 못해야 맞는데 그렇지 않다.이는 명령하는 사람이나 명령을 따르는 사람 모두 동일한 능력을 지녔다는 전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랑시에르는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의 ‘벌거벗은 인간’,즉 권리가 박탈된 인간이란 개념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한다.배제된 자를 위한 타자의 정치는 부유한 자들이 가난한 자들에게 먹을 것과 의복을 나눠주는 인도주의 정치에 머물 뿐이라는 것이다.랑시에르는 불법이민자나 비정규직처럼 사회에서 주변화되고 배제됐던 사람들도 얼마든지 새로운 정치주체로 나설 수 있으며,이들의 투쟁에 동참하고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대해선 “인종주의가 남아 있고,복음주의와 신보수주의 경향이 강한 미국 사회에서 흑인 대통령의 탄생은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기적(Miracle)을 기대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지난달 30일 서울에 온 랑시에르는 3일 홍익대에서 ‘감성적 전복’을 주제로 강연했고 4·5일엔 중앙대와 서울대에서 각각 ‘현대 세계의 정치적 주체화의 형태들’,‘테러가 뜻하는 것’ 등에 대해 말한다. 글 사진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자크 랑시에르는 1940년 알제리 출신으로 1965년 알티세르,발리바르 등과 함께 ‘자본읽기’를 공동집필한 대표적인 68세대 좌파 철학가다.1970년대 들어 스승인 알티세르를 엘리트주의로 비판하며 독자적인 사유의 길을 걸었다.이후 ‘불화’,‘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역사의 이름들’,‘감성의 분할’ 등 정치철학,미학,역사학 등 다방면에서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시각을 담은 일련의 저작을 발표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국내에도 지금까지 10여권의 저서가 소개됐다.
  • [열린세상] 한·미 FTA 재협상한다면/이해영 한신대 교수

    [열린세상] 한·미 FTA 재협상한다면/이해영 한신대 교수

    한·미FTA ‘선비준’ 문제가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하다. 물론 정부측에서는 ‘재협상’은 결코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부측의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진정 재협상을 하지 않으려면, 그에 대비하면 될 일이다. 즉 대항 카드를 만들면 된다는 말이다.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오바마 당선자도 수차례 언급한 것처럼 ‘쌀’이 안전한 것은 아니다. 그를 위해서는 한·미 FTA 전분야를 통틀어 가장 실패한 부문 중 하나인 농업의 재협상을 뺄 수는 없다. 미 민주당의 통상정책은 특히 식품안전을 강조한다. 우리로선 광우병 쇠고기가 그러하다. 둘째, 로스쿨에서 헌법학을 가르쳤던 오바마 당선자는 ‘투자자-정부 소송제(ISD)’를 두고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해온 사람이다. 즉 미 연방정부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제소권은 제한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일리가 있다. 차제에 이 말 많은 제도를 손봐야 한다. 셋째,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한다면 역시 자동차가 첫번째다. 자동차가 우리에게 유리한 협상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자동차 관련 조항가운데 ‘스냅백 (한국이 협정위반시 2.5% 자동차수입관세 철폐를 무효화하는 것)’조항은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다. 이 전대미문의 황당한 불평등조항은 당연히 삭제되어야 한다. 넷째, 미 민주당은 페루, 콜롬비아, 파나마와 FTA 재협상을 하면서 이른바 의약품 특허권과 시판허가를 연계하는 허가-특허연계조항을 삭제한 적이 있다. 왜냐하면 그만큼 이 조항은 초국적 제약회사에만 유리하고 해당국 시민뿐만 아니라 심지어 미국인들의 약가부담을 증가시킬 문제조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제외시켰다. 차제에 의약품분야를 통틀어 가장 잘못된 조항인 이 조항을 삭제하자. 다섯째, 한·미FTA는 금융위기의 뇌관 역할을 한 신용부도스와프(CDS) 등과 같은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를 풀어 놓았다. 아울러 일시적 송금제한과 같은 금융 세이프가드도 부실협상했다. 따라서 파생상품, 헤지펀드, 사모펀드, 금융세이프가드 조항 등은 금융위기 이후의 세계적 추세에 맞게 대폭 손질해야 한다. 여섯째, 한·미FTA에는 ‘래칫’메커니즘이라는 것이 있다. 한번 규제를 완화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도록 소위 ‘역진방지’를 위한 시스템이다. 주로 한·미FTA 투자와 서비스 조항에 숨어있다. 이는 우리의 공공정책 선택권을 원천박탈하는 주권침해적 조항이다. 일곱째,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한국영화의 위기는 한·미FTA ‘이후’의 예고편이다. 한·미 FTA를 위해 가장 먼저 잘려나간 스크린쿼터가 한국영화 위기의 유일한 원인은 될 수 없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한·미FTA가 발효되면 지금보다 더한 위기가 와도 스크린쿼터를 단 하루도 늘릴 수 없다. 잘못된 협상의 결과이므로 바로잡아야 한다. 여덟째, 협정문에는 ‘역외가공지역’이라 표기되어 있는 개성공단을 통상관료들은 성공한 협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엉망이다. 미국이 달아놓은 개성공단 관련 각종 단서조항들을 걷어내야 개성공단이 제구실을 할 수 있다. 아홉째, 협상 당시 반드시 가져온다고 통상관료들이 큰소리쳤던 것이 ‘전문직비자쿼터’이다.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 열째, 미 민주당 하에서 미국의 ‘무역구제’관련 규제는 강화될 전망이다. 협상 당시 우리측은 무역구제분야를 협상의 ‘전략적’ 목표 운운한 바 있다. 결과는 완전 실패였다. 보완을 요구해야 한다. 열한번째, 한·미FTA는 저작물의 무단복제, 전송 등을 허용한 인터넷사이트에 대한 ‘폐쇄’조치마저 인정해준 전대미문의 협상이었다. 이와 관련된 부속서한은 삭제되어야 한다. 이렇게 보니 대응 카드는 넘쳐난다. 문제는 의지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
  • [휘청대는 실물경제] 美 빅3 요동땐 日 시장 주도·韓 고전할 듯

    파산설에 시달리던 미국 자동차 업계가 또 다른 복병을 만났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제안한 250억달러 규모 구제금융안이 올해 안에 의회를 통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19일 전망됐다. ●美 빅3가 연착륙하면 현재 미 상원의 과반을 차지하며 구제금융안에 반대하는 미국 공화당은 지난 9월에 이미 승인한 250억달러의 조기집행 가능성에는 비교적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자금은 고연비 자동차 개발에 특화돼 사용해야 하지만, 일단 이 돈을 지급받으면 자동차 회사들의 숨통이 잠시나마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정책이 미국 소비시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면 한국차와 일본차, 독일차 등 외국차 업체의 경영 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자동차 산업이 경착륙하면 오바마 당선인이 취임하고, 미국 상하원이 모두 민주당 다수로 채워질 때까지 구제금융안 의결과 집행이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내에서 자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보호 기조가 서게 된다면 비미국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불평등한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통해 비미국 업체들끼리 연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진출의 첫 걸음을 뗀 현대·기아차로서는 현지화 전략이 적극 요구된다. ●빅3 체제가 허물어진다면 자동차 업계가 급변하면서 빅3 체제가 무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GM과 크라이슬러 합병 가능성은 줄어들고, 두 회사의 파산 여부가 회자되고 있다. 한국차 업계는 반길 만한 일도 아니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는 “미국 시장구조가 재편될 경우 진출 역사가 오래된 일본차 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당분간은 미국 자동차 소비 시장이 안정돼야 한국 업체가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오바마-바이든 플랜] 경제·외교정책 핵심은

    19일 공개된 ‘오바마-바이든 플랜’ 대외경제 정책의 핵심은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의 동거’다. 그러나 상대적인 무게 중심은 후자 쪽에 쏠려 있다. 환경과 노동을 앞세워 미국 경제를 되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북미자유무역협정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천명, 보호주의 정책을 쓸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우선 ‘미국에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즉각적인 행동에 들어간다’는 것을 경제정책의 첫 과제로 삼고 있다. 통상 부분에서는 ‘공정 무역을 사수하겠다.’고 천명했다. 바꿔 말하면 지금까지의 ‘불공정한’ 자유무역의 결과 미국 실물경제가 경쟁력을 잃고 흔들렸고, 이는 자신의 지지기반이었던 미국 노동자와 서민층의 대량 실업으로 연결됐다는 뜻이다. ●한·미 FTA 재협상 요구 불가피 오바마-바이든 플랜이 바라보는 공정무역은 ‘좋은 노동 조건과 생태 환경이 확산된 상태’에서 무역이 이뤄지는 것을 뜻한다. 이는 개발도상국들이 저임금과 낮은 환경 규제 등을 바탕으로 미국 제품보다 낮은 가격에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불공정 무역을 자행했다는 ‘피해의식’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북미의 무역 장벽을 허문 북미자유무역협정을 개정하겠다는 계획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서진교 무역투자정책실장은 “내년 출범할 오바마 정부는 원칙적으로 자유무역 자체를 반대하지 않지만 북미자유무역협정 등 무역자유화로 미국 내 소득 불평등 확대와 저소득층의 실업 문제 악화 등이 야기됐다고 보고 있다.”면서 “공정 무역은 자유무역을 근간으로 하지만 노동이나 환경 등 조건에서 불균형이 발생하면 제재 조치를 강행, 통상 압력을 가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실물 경제의 경쟁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서는 자유무역 역시 희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국수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압박에서는 우리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오바마 당선인이 한·미 FTA 재협상 요구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서 실장은 “노동 환경 분야는 우리가 미국에 뒤질 게 없고, 환경 부문은 우리 역시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힘써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대외경제정책 변화를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면서 “오히려 환경을 미래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그린 IT(정보기술) 분야 등에 투자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간 테러와의 전쟁 완수 강조 오바마 당선인측이 ‘오바마-바이든 플랜’을 통해 ‘강경하고 직접적 외교’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대체로 예상했다는 평가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9일 “오바마 당선인측이 ‘직접 외교’와 함께 ‘강경한 외교’를 언급한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핵문제에 관한 한 타협의 여지가 없음을 분명히 한 만큼 북·미간 고위급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북측을 경우에 따라 단호하게 밀어붙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오바마 당선인측이 북한의 핵확산 차단과 국제적 제재인 핵확산금지조약(NPT) 강화, 북핵 6자회담 유지 등을 밝힌 것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북핵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물론, 마지막 단계인 핵폐기까지 이뤄지도록 한·미간 공조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오바마 당선인측은 성의 있는 문제 해결 노력에도 북한이 협조하지 않고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직접적 처벌’도 피할 수 없을 것임을 밝혔고, 특히 북한 인권문제를 계속 언급해 온 이상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자적 혹은 다자적으로 노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 당선인측이 북핵 문제를 별도로 언급하지 않고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내 탈레반·알 카에다 세력과의 전쟁 완수, 이라크전 종식, 이란 핵문제 등보다 후순위로 거론함에 따라 한반도 및 대북 외교가 얼마나 중시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미경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오바마의 미국] 佛도 ‘Yes, we can’ 열기

    |파리 이종수특파원|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운 ‘예스, 위 캔(Yes,we can)’ 열기가 프랑스에서도 요원의 불길처럼 확산될 전망이다. 일요신문 르 주르날 뒤 디망시는 9일(현지시간) 알제리 출신 재계 인사 야지드 사베그가 “프랑스의 인종차별을 폐지하자.”고 제안한 청원서를 전면 공개했다. 사베그는 ‘실질적 평등을 위한 시위. 위 누 푸봉(Oui,nous pouvons!)’이란 제목의 이 청원서에서 프랑스 사회의 현존하는 인종 차별을 준엄하게 꼬집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의 유세 슬로건이던 ‘그래, 우린 할 수 있어.(Yes,we can)’를 프랑스어로 옮긴 ‘위, 누 푸봉’ 청원 운동에는 이미 적지 않은 정치인들이 참가했다. 특히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뤼니 여사가 공개적으로 적극 지지 의사를 밝혀 열기가 확산될 전망이다. 사베그는 이 청원서에서 “오바마의 당선은 인종차별 문제로 분열된 프랑스 사회의 모자란 부분을 여실히 드러내 주었다.”고 전제한 뒤 “미국은 평등과 다양성에 바탕을 둔 민주주의 사회의 정당성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의 대표적인 다인종 사회인 프랑스는 여전히 소수의 엘리트에 의해 정치·경제·사회 분야가 독점되고 있다.”며 “프랑스도 오바마 시대를 맞아 진정한 시민정신을 발휘해 사회적 불평등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서는 구체적으로 ▲사회적 불평등과의 전쟁 ▲빈민지역 인재 발굴 ▲사회적 다양성을 구현할 도시정책 등을 제안했다.vielee@seoul.co.kr
  • [글로벌 시대]오바마가 보여준 다양성의 힘/ 박현정 크레디트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글로벌 시대]오바마가 보여준 다양성의 힘/ 박현정 크레디트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미국인 여성 스탠리 던햄이 흑인 유학생과 결혼을 감행했던 60년대의 미국은 타 인종과의 결혼이 일부 주에서 불법이던 시대였다.50여 년이 지나 그녀의 아들 버락 오바마는 변화와 희망을 기치로 내걸고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에 당선됐다. 인간의 역사가 위대한 이유는 이렇게 더디나마 진일보하기 때문이다. 그의 당선이 확정된 순간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엔 큼지막한 헤드라인이 떴다.‘유권자들이 변화를 포용하면서 인종의 장벽이 무너지다.’ 뭐니뭐니 해도 이번 미국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국의 치부인 인종문제가 유례 없는 수준으로 공론화됐다는 점이다. 오바마의 당선은 인종문제에서 한 단계 성숙해진 미국인들의 의식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수락 연설에서 오바마는 남녀노소, 부자와 빈자, 민주당 지지자와 공화당 지지자,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그리고 흑인, 백인, 히스패닉, 아시아인, 인디언이 하나가 되는 새로운 미국을 강조했다. 수많은 이들이 오바마가 전파했던 변화의 메시지에 열렬히 호응했던 것처럼 앞으로 다양성의 힘을 긍정하는 시대정서도 힘을 얻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실제 인물만큼 강력한 변화의 동인은 없다. 2년 전 하인즈 워드의 방한이 우리의 뿌리 깊은 순혈주의를 반성하고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특히 기업 세계에서도 다양성의 힘이 새롭게 주목받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서조차 인종, 국적, 성별, 계층, 나이, 종교 등을 이유로 비주류에 대한 보이지 않는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전히 글로벌 기업의 여성 또는 흑인 CEO는 극소수이고 그 존재만으로도 특별한 뉴스 거리가 된다. 인도에는 아직도 카스트 제도의 잔재로 유수의 기업에 취업이 좌절되는 능력있는 젊은이가 존재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다양성을 장려하는 이유는 다양성이 곧 생산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인생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사안을 보는 관점이 입체적일 뿐 아니라 문제해결 방식에서도 놀라운 시너지를 발휘한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도시일수록 번성하고, 다양한 배경의 이사진으로 구성된 이사회일수록 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며, 다양한 문화권의 과학자들이 모일 때 더욱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낸다는 것은 학술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이다.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장점 중 하나는 이런 다양성의 미덕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료들 중엔 외교부 공무원 출신, 국제구호단체 소속으로 아프리카에서 일했던 친구, 옛 클린턴 대통령의 선거참모, 전직 저널리스트 등 다양한 직업적 경험을 가진 이들이 있다. 비록 매일 얼굴을 마주 하진 않지만 이들과 일하며 얻는 자극은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 준다.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풍토에서 꽃피는 다양성은 그 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이기도 하다. 미국인들이 흑인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오바마를 선택했듯이 다인종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는 한국도, 나아가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우리 기업들도 다양성이라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지향할 시점이다. 오바마의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책장에서 꺼내본다. 소외감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한 인간의 영혼을 얼마나 성숙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던 그 감동을 다시 느껴 보고 싶다. 이번 미국 대선에선 모처럼 영감을 주는 정치인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자신의 태생과 성장과정을 위대한 유산으로 탈바꿈시킨 그를 보며 수많은 이들은 담대한 희망의 싹을 키울 것이다. 오바마의 말대로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박현정 크레디트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 [美 첫 흑인대통령시대-세계가 바뀐다 (하)] 오바마의 금융·통상정책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무한경쟁과 시장만능, 규제완화를 기치로 하는 신자유주의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금융위기가 바로 이같은 신자유주의에 기인하고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오바마는 규제를 강화하고 시장개방과 무한경쟁의 와중에서 소외된 계층을 보호하고자 자유무역정책과 국제적 자본이동에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한경쟁을 토대로 한 세계화 과정에서 초래된 계층간·산업간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세계화’에 ‘인간화’의 덧옷을 입히는 보완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그러기 위해 정부의 개입을 확대하고 규제를 강화하는 제한적인 보호무역주의 정책들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시장개입 확대·규제 강화 불가피 내년 1월 출범할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은 현재의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의 시장개입과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가 불가피해보인다. 시장개입은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와 감독기능의 재편으로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생상품과 관련해 오바마는 금융회사의 회계 상태를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감독권한을 강화하고 위험을 사전에 모니터할 수 있도록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금융시장감독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선거 과정에서 공약하기도 했다. 재정지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세금인상이 불가피하고,‘큰 정부’ 시대가 도래할 수 밖에 없다.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 의회는 벌써부터 1000억달러 규모의 2차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세금을 환급, 구매력을 늘리는 데 치중했던 1차 부양책과는 달리 정부가 직접 공공사업을 일으켜 고용을 창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1930년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강력하게 시행했던 뉴딜정책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재정적자가 올해 4548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내년에는 1조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경기부양책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기를 회복시킬 수밖에 없는 오바마 당선인은 신재생에너지와 대체에너지 개발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대체에너지 개발에 1500억달러를 투입할 경우 500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장기적 비전을 제시해왔다. 관건은 통상정책이다. 이른바 ‘오바마노믹스’의 통상정책은 보호무역주의 색채가 강하다. ●교역 상대국 노동·환경기준 준수 압박 오바마 당선인은 선거과정에서 무제한적인 시장개방과 자유무역 정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 자유무역은 다른 나라의 시장개방을 통해 미국 자국 산업의 발달을 가져온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상당수가 경험하고 있는 불평등이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따라서 교역 상대국이 노동·환경 기준을 제대로 준수하도록 감시와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중국의 위안화 환율 조작에 시정을 강력히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강조해왔다. 오바마 행정부의 신통상정책의 첫 시험대는 비준을 앞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는 선거과정에서 양국의 자동차 교역의 불균형을 수없이 지적해왔고, 시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해왔다. 어떤 식으로든 자동차 부문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비관세장벽을 없앨 것을 추가로 요구할 수도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가들은 하지만 오바마가 취임한다고 보호무역주의가 전면적으로 부상할 것으로는 보지는 않는다. 오바마도 보호무역의 폐해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kmkim@seoul.co.kr
  • [오바마의 미국] “변화 향한 마이너리티의 승리”

    [오바마의 미국] “변화 향한 마이너리티의 승리”

    “미국에 와서 보니 오바마 열풍이 대단합니다. 그를 통해 미국 국민들은 ‘아메리칸 드림’의 복원을 꿈꾸는 것 같습니다.” 지난 8월 민주·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미국의 대선 레이스를 현지에서 지켜보고 있는 김헌태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이 꼽은 오바마 승리 요인은 ‘변화를 향한 마이너리티의 열망’이었다. 흑인과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들이 불평등을 심화시킨 부시 정부에 실망했고, 오바마에게 미국을 다시 기회의 나라로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소장은 6일 서울신문과 이메일인터뷰에서 “오바마를 당선시킨 건 부시 대통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나친 감세정책, 정당성 없는 이라크전,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추락 등 부시 정부의 잇단 실정에 국민들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고 진단했다. ●약자외면한 부시에 국민들 실망 부시 행정부의 실정이 상징적으로 드러난 것이 10월 금융위기로 오바마가 승리를 굳힌 것도 바로 이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페일린의 등장으로 정통 보수층의 표가 결집하면서 매케인이 잠깐 앞서기도 했지만,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5~10%의 부동층이 오바마로 움직였다. 이게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김 전 소장은 이 때문에 취임한 뒤 오바마의 행보는 주로 국내 위기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금융위기에 이라크 철군, 대(對)탈레반 대응 등 현안이 산적해있다. 북핵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한반도 문제가 이슈의 초점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미 FTA는 이미 민주당의 기조가 ‘자동차 부문 재협상’으로 어느 정도 굳어져 있는 만큼 이를 거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美, 北포용 가능성… 미리 대비해야 다만 북한 문제의 경우 대북 포용기조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국 정부에서 이런 변화의 흐름을 놓치면 동아시아 내부에서 한국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메일 인터뷰 말미에 김 전 소장은 “우리나라에도 오바마 같은 지도자가 꼭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오바마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인종, 계층, 종교, 성별 등으로 분열된 미국의 ‘공동체’에 대한 문제의식이었다. 오바마가 던진 이 문제의식에 대해 미 대중은 그를 선택함으로써 분열하는 공동체를 추스려가리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밖으로는 경제위기, 안으로는 공동체 위기에 직면한 상황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동일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들은 민생불안과 양극화로 인해 지쳐 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지도자가 필요하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인종 벽을 넘다-美 오바마 시대] 오바마 어떤 정책 펼까?

    백악관의 새 주인이 된 오바마 당선인이 어떤 정책을 펼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경제정책이다.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세계를 강타한 ‘위기국면’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오바마가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뉴딜’을 이어받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2일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 유권자들이 보다 강력한 정부를 원하고 있다.”면서 “오바마 후보의 당선으로 로널드 레이건 이후 28년간 득세했던 보수주의가 막을 내리고 미국 정치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딜은 ‘잊혀진 사람들을 위한 뉴딜(신정책)’이라는 정식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순한 건설사업이 아니라 자유방임에서 국가개입으로 경제시스템을 바꾸고 사회복지를 시작한 신경제정책이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미래를 말하다’에서 “뉴딜은 단순한 경기부양책이 아니다. 경제를 회복시키면서도 미국의 소득불평등을 극적으로 줄인 정책이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소득세 증세를 통해 부자들과 근로자들의 소득 양극화를 해소하고 미국을 중산층 중심 사회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경제정책의 핵심은 ‘증세’와 ‘일자리 창출’로 요약된다. 미국 근로자의 95%에게 세금을 깎아 주는 대신 연 소득 25만달러 이상 고소득층에 대해 세금을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또 국내에 남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기업에는 세금을 깎아 주는 대신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세금 혜택을 중단키로 했다. 아동 의료 보험 강제 가입, 저소득층 무료 의료 수혜 대상자 확대 등을 통해 보건·의료 정책의 혜택을 전 국민으로 확대시키겠다는 공약을 강조해 왔다. 교육 부문에서는 공교육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교육 재원을 연방정부 기준에 못 미치는 학교나 대안학교 등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민 정책 개선에도 적극적이다. 이민자 자녀를 위한 교육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공약으로 내거는 한편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위한 소액창업을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내놓았다. 환경 정책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기존 화석원료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앞으로 10년간 1500억달러를 친환경 에너지원 개발에 투자함으로써 500만개의 친환경 일자리, 이른바 ‘그린 칼라’를 창출할 계획이다. 또 600억달러를 ‘전국 사회간접자본 재투자은행’에 투자할 생각이다. 이 은행은 이 돈을 고속도로 다리, 공항 등 공공시설 건설에 사용함으로써 약 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최근 주택경기 침체로 타격을 받은 건축업계의 회복을 촉진할 계획이다. 금융위기와 관련해서는 구제금융을 통해 금융기관 회생에 주력한 조지 부시 행정부와 달리 주택대출자 보호, 금융기관에 대한 감시·감독과 규제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오바마는 주택차압 억제를 위해 100억달러 규모의 주택차압방지기금을 설치하고,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참가 금융기관에 대한 90일간의 주택압류 금지 조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연금 조기 인출에 대한 위약금 면제, 중소기업 대출 확대 등 600억달러 규모의 대책을 통해 가계 및 기업의 신용경색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오바마는 다자주의와 대화에 입각한 국제분쟁해결과 외교정책에 힘쓸 가능성이 높다.“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직접 만날 용의가 있다.”는 공언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북 직접대화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아시아에서 미군의 역할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라크 문제에 대해서도 “2010년 여름까지 이라크에서 철군하겠다.”고 공약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2008 美國이 바뀐다] 오바마 당선땐 美 230년 黑白문제 ‘최대 진전’

    미국 대통령선거를 목전에 두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2일(현지시간) 이번 선거에서 주목해야 할 ‘4대 관전 포인트’를 제시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미국이 지난 4년 동안 얼마나 변했고, 앞으로 어떤 변화를 원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인종편견 - 美국민 64% “흑·백 공평한 기회 제공”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4일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백인 유권자 득표율은 미국 사회에서 인종에 대한 태도가 얼마가 변했는지를 볼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만일 오바마 후보가 당선된다면 인종 문제에서 그동안의 발전을 능가하는 큰 진전”이라면서 “편견과 불평등이 여전하지만 그동안 흑인 중산층 증가로 일터에서 흑인과 만나는 백인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인종 차별 분위기는 많이 누그러졌다.”고 평가했다. 지난주 뉴욕타임스와 CBS가 벌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4%는 ‘미국에서는 인종에 관계없이 공평한 기회가 제공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7월 조사보다 13% 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흑인 응답자 중 공평한 기회가 제공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7월보다 13% 포인트 높아진 43%로 나타났다. ●지역색 - 오하이오·플로리다 중도 표심이 척도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이번 선거에서 “2004년 선거에서 부시 후보에게 표를 던졌던 중도파 유권자들이 많은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와 플로리다주 탬파베이 지역을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선거에서도 오하이오와 플로리다의 선택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퓨 리서치센터의 앤드루 코헛 소장은 “이번 대선은 중도파의 표심을 누가 잡느냐에 달려 있는 선거”라고 말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졌기 때문에 경합 주에서 4년 전 부시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파의 선택이 아주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정부역할 - 오바마 ‘큰 정부’ vs 매케인 ‘작은 정부’이번 선거는 ‘큰 정부’를 주장하는 오바마 후보와 ‘작은 정부’를 주장하는 매케인의 상반된 공약에 대한 유권자의 선택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분석했다. 오바마 후보는 지난 8월 말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지명 수락 연설에서 ‘큰 정부’를 제시했다. 그는 “작은 정부의 시대는 갔다.”면서 정부가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대체연료 개발을 지원하며, 조기교육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매케인 후보는일주일 뒤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작은 정부’의 청사진을 내놓았다. 세금을 인하하고 정부 지출을 축소하며 자유무역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유권자 성향 - 라틴계 脫공화 뚜렷… 지지율17%P↓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미국 선거구마다 유권자의 구성이 다양해지고 젊어지고 있다.”면서 “이런 변화가 실제 선거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도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올해 캘리포니아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투표한 사람의 30%는 라틴계였다.2000년 7%와 비교하면 엄청난 인구 구성의 변화다. 또 지난 1월 아이오와 민주당 코커스에 참여한 젊은층도 4년 전보다 3배로 늘었다. 특히 갈수록 비중이 높아지는 라틴계 유권자들은 일부 공화당 지도자들이 불법이민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낸 뒤 공화당을 많이 이탈했다.2004년 부시 후보는 라틴계 유권자의 40% 지지를 얻었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매케인 후보는 23%를 얻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도시’는 어디?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도시’는 어디?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도시로 뽑혔다. UN 국제거주위원회(UN-Habitat)의 연례 보고서 ‘State of the World’s cities 2008/2009’에 따르면 베이징은 소득 및 주택 분포와 사회 구성원간의 관계 면에서 가장 평등한 도시로 뽑혔다. ‘State of the World’s cities’는 도시 구성원들의 주택 분포와 소득격차, 사회 조화도 등을 기초로 전 세계 도시의 ‘평등’ 순위를 발표하는 조사다. 베이징의 뒤를 이어 자카르타와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도 높은 점수를 받으며 평등한 도시로 뽑혔다. 반면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도시로는 아프리카의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가 뽑혔다. 특히 아시아에서 가장 불평등한 도시로는 홍콩이 뽑혀 중국은 가장 평등한 도시와 불평등한 도시의 명예와 오명을 모두 안았다. UN 국제거주위원회는 이번 보고서에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도시 사람과 지방 사람들의 소득 격차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다.”며 “지방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몰려들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화합과 평등이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UN 국제거주위원회 대표 안나 티바주카(Anna Tibaijuka)는 런던에서 열린 조사 보고 발표회에서 “최근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평등 지역의 격차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불평등 지역 사람들의 경제생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베이징이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도시로 뽑히자 중국 기관지 런민르바오 인터넷판은 “이는 지난 15년간 중국 정부가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사진=9trip.com.cn(베이징 톈안먼 광장)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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