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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 정책마당] 성평등으로 나라다운 나라를/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

    [월요 정책마당] 성평등으로 나라다운 나라를/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

    매년 7월 첫째 주는 우리 사회 여성의 지위와 성별 격차를 생각해 보는 ‘양성평등주간’이다. 올해는 어느 해보다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차별과 불평등 없는 나라를 염원하는 여성, 가족 그리고 시민들의 촛불 민심으로 탄생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재인 정부다.새 정부는 성평등이 인권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으로 어느 정부보다 확고한 성평등 실현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올해 행사는 ‘성평등 대한민국’ 구현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새 정부가 지향하는 ‘기회가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가 정의로운 대한민국’은 일하고 싶은 여성 누구나 일할 수 있고 유리천장 없이 성장할 수 있으며 성별 임금 격차가 없는 나라다. 일, 가족 그리고 생활의 균형 속에서 여성의 경제활동은 활성화되고, 고용·복지·성장의 선순환이 가능하다. 희망의 미래에 대한 확신은 더 많은 아이들이 태어나게 할 것이다. 새 정부는 국민 모두가 체감하는 실질적인 성평등 사회를 이루기 위해 우선적으로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모든 정부 정책에 성평등 관점을 반영하고, 성평등 목표를 제시하며 이를 실현토록 하는 것이 ‘성평등위원회’다. 과거 정부에서도 국무총리 산하 ‘양성평등위원회’가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 직속 위원회는 최고지도자의 의지가 반영돼 강력한 위상과 권한을 지닌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성평등위원회는 정부 주요 정책과 제도가 성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평가해 격차를 줄이는 일에 매진하고, 여성가족부는 여전히 산적한 젠더 문제를 정책화하고 실현하는 집행기관 역할에 집중한다. 또한 젠더 폭력에 대한 인식 및 정책 방향 전환을 추진한다. 성차별적 기반의 각종 폭력을 방지하고 피해자 권리 관점에서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현행 법령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관련 법률로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새롭게 급증하는 온라인 성폭력이나 스토킹, 데이트 폭력 같은 복합적이고 다양한 유형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에 젠더 폭력 방지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법제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아울러 여성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여성의 몸과 재생산에 대한 권리적 접근을 담은 ‘여성건강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예정이다. 성평등은 정책과 제도인 동시에 문화와 실천의 문제다. ‘독박육아’와 같이 여성이 짊어지는 이중, 삼중고에는 성차별적 고정관념과 문화의 역할도 크다. 미디어가 만들어 내는 성차별은 제도화된 교육을 통해 쉽게 바뀌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다. 성평등을 제대로 인식하고 문화를 바꿔 가기 위해서는 민관 구분 없이 다양한 사회 주체들이 함께하는 ‘젠더 거버넌스’가 작동돼야 한다. 이번 ‘양성평등주간’을 계기로 성평등 문화를 가정, 일터, 그리고 사회 전반으로 넓히기 위한 실천운동이 본격화된다. 가족 안에서 맞벌이처럼 ‘맞살림’과 ‘맞돌봄’이 일상이 되고, 일터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 속에 남녀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와 평가가 주어진다. 사회에서 배려와 존중을 함께하자는 ‘성평등 실천약속’이 많은 국민의 동참을 기다린다. 사회 각 분야 남성 40여명으로 구성된 선도 그룹 ‘성평등 보이스’도 남성이 함께하는 성평등 사회에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여성가족부는 미디어에 나타난 성차별적 요소를 발굴해 개선하고, 좋은 프로그램은 응원하며 성평등 콘텐츠를 확산시키는 데도 주력할 것이다. 교육 과정에서는 유아·청소년기부터 성평등 교육을 하고 청소년지도자, 사회복지사 등 사회서비스 기관 종사자, 예비 법조인, 공직자 등 공적 서비스 전달자에 대한 성인지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여성, 가족 그리고 커뮤니티의 참여로 실생활의 성평등 문화 정착을 이뤄 갈 때 깊은 뿌리를 지닌 불평등한 성별 지위와 성 역할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될 수 있다.
  • [In&Out] 소득 주도 성장 전략과 한국 경제/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In&Out] 소득 주도 성장 전략과 한국 경제/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우리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저성장과 소득 불평등 심화다. 이는 그동안 우리 경제가 여러 면에서 불공정하게 운용돼 온 가운데 경제질서도 정의보다는 효율을 중시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물론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1980년대 이후 대부분의 자본주의 경제가 겪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자본주의 경제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경제 활동의 궁극적 목표인 ‘보편적 풍요’의 달성은커녕 사회적 갈등과 경제 불안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 세계 곳곳의 계층 간 갈등은 바로 이러한 상황이 빚어낸 현상이다.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과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축소 등의 정책 수단을 내용으로 하는 ‘소득 주도 성장’ 전략을 경제운용 기조로 삼은 것은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들이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고 소비 진작을 통해 투자와 성장을 자극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 경제는 정상적인 성장과 형평성을 누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소득 주도 성장 전략이 적절한 정책 방향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와 이해 당사자들의 타협이 전제돼야 한다. 소득 주도 성장론은 기술 발전이나 시장경쟁 질서를 강조하고 친자본 정책을 중시하는 기존의 ‘주류 이론’과는 다른 내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 주도 성장론은 폴란드의 경제학자 칼레츠키의 주장에 기초한다. 임금 몫의 증가가 소비를 증가시키고, 이것이 기업의 가동률과 투자는 물론 경제 전체의 성장을 가속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는 이러한 소득 주도 성장의 메커니즘이 작동하기에는 구조가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이해 당사자들의 이해와 타협도 쉽지 않아 보인다. 경제 구조를 보면 저임금에 의존하는 자영업자가 너무 많고, 중소기업도 임금을 인상하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업체가 많다. 최저임금 인상이 효과를 낳으려면 자영업 비중이 축소되고, 중소기업의 낮은 납품 단가와 열악한 수익 구조가 개선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또 현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 사이의 임금 격차도 너무 크다. 이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축소시키더라도 취업 형태별 임금 격차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임금 몫 상승의 소비 증가 효과는 감소한다. 또한 과도한 가계부채가 임금 몫 증가를 상환과 저축에 사용함으로써 소비 증가 효과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한 이해 당사자들의 타협도 어려운 과제다. 기업들은 임금 몫 증가가 당장 비용 인상을 초래하고 이윤 몫을 줄인다고 생각한다. 고용 증가가 노동규율을 약화시킨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소득 주도 성장이 성공하려면 우리 경제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 속에서 정교한 정책 수단들을 마련해야 한다. 영세 자영업자와 저수익 중소기업의 구조 개편이나 수익 구조 개선책의 마련 위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추진돼야 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임금 격차를 축소시킨 후 임금 소득 몫의 증가를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소득 주도 성장이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이윤율 유지와 안정 성장을 가져다주며, 사회 갈등 없이 ‘보편적 풍요’를 가능하게 하는 성장 전략이라는 점을 이해 당사자들이 수용하고 타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970년대 경기 침체 속에서 스웨덴의 ‘사회연대 고용증진’ 정책은 성공한 반면 영국이나 프랑스의 고용증대, 임금상승 정책이 실패로 끝났던 것은 사회적 합의의 중요성을 잘 보여 준다.
  •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전세계 50여개 도시 시장, 10월 19일 서울서 포용적 성장 논의

    오는 10월 19일 서울의 경제민주화를 비롯해 전 세계 도시들의 ‘포용적 성장’을 위한 세계 주요 도시 시장들의 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제3차 포용성장 회의다. 뉴욕과 파리 등 50개가 넘는 세계 주요 도시 시장들이 참석한다. 이 회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미국 포드재단 공동 주최로 열린다. 서동록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실행 가능하고 신속한 정책 개발을 위해 주요 대도시 시장들이 자리를 함께하는 것”이라면서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이 박원순 시장의 포용적 성장 파급 노력을 보고 서울 개최를 제안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는 2016년 2월, 지방정부로는 처음으로 ‘경제민주화 도시 서울’을 선언했다. 지방정부가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많지만, 중앙정부보다 현장 접근성이 유리한 강점을 활용했다. 6차례에 걸친 프랜차이즈와 대리점 실태조사를 통해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는 등 경제적 약자의 권익 보호 정책을 시행 중이다.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지난해 10월 2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1회 서울경제민주화포럼의 기조연설에서 “한국은 성장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 생산성 증가율은 낮아지고 빈곤율과 노령화, 소득 불평등 등 사회적 문제의 해결이 시급해지고 있다”면서 “한국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성장의 혜택이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똑같은 기회·공정한 분배, 포용적 성장 전제조건”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똑같은 기회·공정한 분배, 포용적 성장 전제조건”

    아무리 노력해도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없다. 기회는 불평등하다. 빈곤은 유전된다. 지독한 패배 의식이 사회 전반에 암세포처럼 자라나고 있다. 가뜩이나 휘청대는 경제는 ‘노오력’ 할 의지를 잃고 성장동력을 잃어 가고 있다. 소득 불평등 완화와 공정한 기회보장을 통해 끊어진 계층 상승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노동, 경제, 사회, 금융 전문가들을 통해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진정한 ‘포용적 성장’의 길을 들어 본다.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장 기회 평등 보장하는 고용개선 조치 시급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던 개발경제 시대의 논리는 더는 통하지 않는다. 계층 상승의 희망이 무너진 나라에서는 발전의 동력을 찾기 어렵다. 우리가 선진국의 문턱을 넘으려면 포용적 성장은 필수적이다. 그러려면 모든 계층과 분야에서 결과적 평등뿐만 아니라 기회의 평등이 실현돼야 한다. 특히 사회적 약자에 대해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는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Affirmative Action)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눔, 배려, 통합의 가치가 필요하다. 첫째 일자리 나눔을 통해 모두가 노동 시장에 참여하고 능력껏 일해 기여한 만큼 가져갈 수 있는 분배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 둘째로 근로자와 회사가 서로 배려하는 노사관계, 강자가 약자를 배려하는 상호 존중 사회를 열어 가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통합된 사회를 이루려면 형평의 가치가 필요하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도덕적 해이·과도한 탐욕은 저성장 불러포용적 성장 경제는 우리가 모두 꿈꾸는 유토피아다. 경제학적으로 표현하면 복지, 성장, 고용이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형태의 경제라고 정의할 수 있다. 즉 견고한 사회안전망 기반 위에 우리 모두 기본적인 의식주에 대한 걱정 없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며 경제성장을 이루고, 이것이 다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이다. 문제는 ‘어떻게’(how)다. 포용적 성장 정책은 자칫 잘못하면 경제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와 과도한 탐욕 가능성으로 인해 경제를 배타적(exclusive)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들게 할 수 있다. 포용적 성장 정책은 계곡 건너 보이는 유토피아로 인도할 수 있는 외줄과도 같다. 냉철한 이성을 가진 전문가 집단에 의한 정책 수립 및 실행, 그리고 모니터링에 기초한 지속적 정책 조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불공정거래 바로잡아 中企 자생력 키워야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특히 노동시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중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많은 일자리가 중소기업을 통해 생성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임금 격차, 복지 격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새 정부의 최우선 국정 과제인 일자리 창출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금 격차 해소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사업주의 몫이지만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중소기업들이 겪는 불공정한 거래, 불합리한 제도를 바로잡아 중소기업의 지급 여력과 자생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기업 제품과 기술에 대한 제값 받기가 가능하도록 대기업은 물론 정부와 공공기관이 변해야 할 것이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장능력에 따른 생산활동 참여기회 부여를포용적 성장이 되려면 우선 생산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능력에 따라 합리적으로 부여해야 한다. 그 기초로 교육기회의 균등이 전제돼야 한다. 그다음 공정한 분배를 위해 선택적이고 생산적인 복지가 이뤄져야 한다. 보편적 복지는 개인의 창의 구현 과 자발적 노력을 끊게 해 경제와 사회가 퇴보할 수밖에 없다. 교육기회의 균등과 함께 산업과 연결되는 산학협동체계 구축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특히 경제취약계층의 젊은이들에게 신분 상승의 기회를 폭넓게 제공해야 한다. 산업공단을 일하면서 배우고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재창조해 고등학교만 나와도 사회에서 학사 이상의 학위를 시도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자녀가 있는 근로자들을 위해 보육 시스템을 확충하고, 고령층을 위한 재교육, 직업훈련, 유급자원봉사의 기회도 더욱 늘려야 한다. 백웅기 KDI 수석이코노미스트조세 개혁·저소득층 소득지원정책 필수조세 개혁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조세제도를 설계할 때 고소득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물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때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저소득층은 불황이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더 큰 경제적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잘 설계된 소득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갈수록 증가하는 노인인구 비중을 고려하면 연금제도의 개선은 필수적이다. 퇴직자들이 노후 소득원을 일시금 형태로 수령하지 않도록 퇴직연금 제도를 정비하고서 이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핵심은 일자리 자체보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데 있다. 공정 경쟁과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해 중소기업들이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양질의 일자리 만들어야 소득불평등 완화첫째 중소·중견기업, 서비스 산업, 벤처기업 육성을 통해 청년·여성·노인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면 고용을 통한 소득 불평등 완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둘째 GDP에서 자본보다 노동의 배분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분배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분배구조는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커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분배구조의 개선은 기술,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한 포용적 교육 강화와 최저임금 단계적 인상,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통한 사전적 분배구조 개선과 조세 및 재정 정책을 통한 사후적 분배구조 개선을 통해 가능하다. 셋째 시장 경제하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취약계층과 낙오자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과 구제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성장과실 공정 분배하면 지속 성장 가능성장과 공정한 분배가 균형을 잡고 수레의 두 바퀴로 작동할 때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포용적 성장을 이루려면 가장 먼저 공정한 기회의 평등이 강조돼야 한다. 본인의 능력과 노력보다 주어진 조건이 결과를 결정하게 되는 사회는 기회의 평등이 부정된 사회다. 계층 상승의 사다리가 부러져 계층 이동이 어려운 사회는 중간층이 얇은 양극화된 사회이며 희망이 없는 사회다. 포용적 성장 사회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회의 평등을 보장함으로써 계층 이동성을 증가시켜 중산층이 두터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참여할 기회를 넓히고 그 과실이 공정하게 분배되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포용적 성장을 통해 우리 사회의 ‘금수저-흙수저’ 논쟁을 불식시켜야 한다. 더는 미룰 일이 아니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공정 성장정책에 국민 합의 뒷받침 돼야포용적 성장의 핵심 조건은 ‘공존을 향한 국민적 가치관 형성’에 있다. 승자독식,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는 사회다. 성장 과실이 불공정한 소득 분배로 이어진다. 대기업 등 힘을 가진 집단이 양극화적인 발전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를 넘어서려면 훌륭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훌륭한 성장 정책과 합의가 필요하다. 과실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복지체계가 필요하다. 대기업 등이 중소기업에 상생의 길을 열어주고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높여주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몫도 열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 단순한 정책만이 아닌 국민적 합의가 뒷받침돼야 한다. 합의는 미래 청사진과 국민적 토론이 전제돼야 한다. 진정한 노사정 타협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소수 정치가가 정책으로 밀어붙이면 부작용만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저녁있는 삶 보장해야 경기 불안요소 해소1750~1830년대 영국에서 기계 도입 등 공장제 강화와 함께 산업혁명이 진행됐다. 괄목할 만한 생산성 향상과 국민소득이 증가했다. 그러나 노동자의 지위 약화와 산업재해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 결국 청소년·여성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노동시간 제한 공장법처럼 취약계층 보호 정책들이 추진됐다. 1850~60년대 이러한 조처들이 체계화되면서 제1차 산업혁명이 완성됐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왜 이러한 논의와 변화가 필요했을까.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은 산업화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일자리 없는 저소득층은 사회적 불만의 원천이며, 소비 여력과 시간이 없는 노동자계층은 수요 부족에 따른 경기 불안의 원인이다. 안정된 소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돌아와 저녁에 가족과 식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이야말로 포용적 성장의 출발이며 행복한 대한민국의 길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개별 노동자·중소기업 생산성 향상 필요대부분 사람은 행복하지 않다. 그럼 행복해지려면? 현재 빵을 나누고, 앞으로 더 많은 빵을 만들어내야 한다. 나누지 않으면 당장 불행을 해결할 방법이 없고, 앞으로 더 많은 빵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이런 궁상을 근본적으로 끝낼 방법이 없다. 두 번째는 경제성장이 중요하다. 다만 과거처럼 물적 자본 그 자체만을 늘리려고 매달리는 것은 요령부득이다. 노동과 자본이 동시에 늘어나야 빵이 더 많아진다. 노동을 억압한 채 자본만 늘리려고 한들 자본이 잘 늘어나지도, 빵이 많아지지도 않는다. 노동을 늘리는 것이 곧 노동자의 머릿수를 늘린다는 뜻은 아니다. 그건 노령화 사회에서 불가능하다. 개별 노동자의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경제 민주화도 노동자와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늘린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1만원 vs 6625원… 최저임금 협상 올해도 법정시한 넘겨

    PC방·편의점 등 차등 적용 논의…고용부 8월 5일까지 고시해야 내년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놓고 노사 간 협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법정 심의 기한 마지막 날인 29일 노동계와 경영계는 각각 ‘1만원’과 ‘6625원’을 내놓기만 하고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날 열린 최저임금위원회는 전날 5차 회의에 이어 노사 간 공방을 되풀이했다. 그러다 이날 막판 노동계가 올해 수준 대비 54.5% 인상한 ‘1만원’을, 경영계측은 이에 맞서 2.4% 오른 ‘6625원’을 제시했다. 업종별로 차등 적용에 대한 내부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금안을 제시하지 않았던 경영계는 PC방, 편의점, 슈퍼마켓, 주유소, 이미용업, 음식점, 택시, 경비 등 8개 업종에 대해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노동계는 반대를 굽히지 않았다. 결국 노사는 8개 업종에 대한 차등 여부를 차기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뜻을 보았다. 민주노총은 앞서 이날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업종별 차등 적용과 영세 자영업자 부담을 강조하며 해묵은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1만원은 사회적 흐름이자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최소한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법정 심의 기한인 이날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안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조만간 다시 회의를 열고 노사 간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날짜 조율에 들어갔다. 내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법정 심의기한은 29일이며, 고용노동부는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다만 이의 제기 등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시 전 20일로 정하고 있어 7월 16일까지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효력이 발생한다. 지난해에도 기한을 넘긴 7월 17일에 2017년 최저임금이 6470원으로 결정됐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재명 성남시장 “4차 산업혁명시대 사회안전망은 기본소득”

    이재명 성남시장 “4차 산업혁명시대 사회안전망은 기본소득”

    이재명 성남시장은 28일 중국 랴오닝(遼寧) 성 다롄(大連)에서 열린 제11차 하계 세계경제포럼(WWF·다보스포럼·27~29일) ‘사회안전망 4.0’ 토론회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회안전망을 보장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본소득 정책의 도입”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기본소득 정책은 일자리 부족과 자원의 독점에 따른 불평등을 해소하고 1인 1표의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금액을 늘려가기가 용이하며 나눌 수 있는 파이와 재원을 키우는 정책“ 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성남시의 청년배당 정책과 기본소득 효과 사례도 소개했다. 이 시장은 또 “4차산업혁명시대에 성장 위주 정책만 고민하는데 치중하고 일자리 감소와 대량실업 문제 등 인간 소외에 대한 대책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고리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이는 기본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보장함으로써 사회안전망 강화 등 사회·경제·복지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홍콩 경제 칼럼리스트인 리사 주카(Lisa Jucca)의 사회로 진행된 ‘사회안전망 4.0’ 세션 포럼에는 톰 미첼(Tom Mitchell)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교수, 하오 징팡(Hao Jingfang) 중국개발연구재단 거시경제연구원 등이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번 하계 다보스 포럼에서 이재명 시장이 4차산업혁 시대의 기본소득을 대안으로 제시함으로써 앞으로 성남시의 청년배당 정책 사례가 세계 각국의 관심과 연구의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내일 세계여성경제학회 개최

    내일 세계여성경제학회 개최

    한국여성경제학회(회장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성신관에서 세계여성경제학회(IAFFE)와 공동으로 ‘다극화 시대의 성 불평등’을 주제로 제26차 세계여성경제학회를 개최한다. 29일 개회총회에서는 IAFFE 회장인 조이스 야콥슨 미국 웨슬리언대 교수의 사회로 ‘인구 동태와 성 불평등의 상호작용’에 관한 토론이 열린다. 3일 동안 7개 세션이 진행되며 한국여성경제학회는 일본 여성경제학회 및 고려대 일본연구센터와 함께 한국 및 일본 지역의 젠더 이슈에 초점을 맞추는 ‘동아시아세션’을 연다.
  • ‘反中 감정’ 격한데… 시진핑 첫 홍콩 방문

    ‘反中 감정’ 격한데… 시진핑 첫 홍콩 방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시찰에 나서 주권반환 20주년 대회와 홍콩특별행정구 제5기 내각 취임식을 관장한다.”시 주석이 홍콩 반환 20주년을 맞아 오는 29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홍콩을 방문한다는 사실이 25일 신화통신을 통해 공식 발표됐다. 2013년 주석 취임 이후 첫 홍콩 방문을 공식화하면서 중국 정부는 ‘방문’이 아닌 ‘시찰’이라는 표현을 썼다. 최근 젊은층을 주축으로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홍콩도, 결국 중국의 한 지역일 뿐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홍콩 반환 20주년을 앞두고 중국 정부와 홍콩 사이의 긴장이 날로 팽팽해져 가고 있음을 드러내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전임자들과 달리 가정집을 방문해 홍콩 시민을 만나는 일정도 잡지 않았다. 대신 시 주석이 다녀간 뒤에는 중국 굴기를 힘으로 상징하고 있는 첫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홍콩을 방문해 일반에 개방된다. 시 주석은 29일 홍콩에 도착해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 주최 만찬에 참석하고 30일 중국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 부대를 시찰한다. 주권반환일인 7월 1일에는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 당선인과 내각의 취임선서를 주관한다. 홍콩 정부는 경찰력의 3분의1이 넘는 1만명을 동원해 24시간 경비 태세에 들어갔다. 28일부터는 ‘비호’(飛虎)로 불리는 경찰 특별임무중대의 잠수부를 동원해 행사장인 컨벤션전시센터 인근 바다에서 수중 검사를 한다. 홍콩 당국은 민주화 세력이 매년 빅토리아공원에서 열어 왔던 민주화 요구 집회를 불허하는 대신 친중파 단체가 공원을 선점하도록 유도했다. 중국의 통제 강화에 비례해 홍콩인들의 불만도 커져 가고 있다. 중국이 1997년 홍콩을 반환받을 때 50년간 홍콩의 체제를 인정하고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홍콩인들은 자치권이 후퇴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특히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혁명’이 당국의 강제 진압으로 실패한 이후 열패감은 커지고 있다. 심각한 양극화도 반중 감정을 고조시키고 있다. 홍콩의 국내총생산(GDP)은 1997년 1조 3650억 홍콩달러에서 2016년 2조 4913억 홍콩달러로 2배 가까이 성장했지만 홍콩 시민들은 성장의 과실을 친중국 재벌들이 독점했다고 보고 있다. 소득분배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1996년 0.477에서 올해 0.539로 ‘폭동이 일어날 수 있는 수준’이라는 0.5를 훌쩍 넘겼다. 중국 부호들이 홍콩 주택 사재기에 나서면서 홍콩의 주택 가격은 지난 10년간 3배 급등했다. 반면 신입직원 초봉은 10여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홍콩의 GDP는 이미 2009년에 중국 상하이에 역전당했고, 중화권 294개 도시 중 최고 경쟁력 있는 도시라는 명성도 2015년부터는 선전에 내주었다. 홍콩 중문대의 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중국인’으로 받아들이는 홍콩 시민은 18%에 불과하다. 홍콩의 범민주파 시민단체들은 다음달 1일 민주화 요구 거리행진을 강행할 계획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기업 살리니 금융도 살았다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기업 살리니 금융도 살았다

    이승엽 배트 ‘제로본 홈런’ 뒤엔 신한은행 숨은 지원 ‘이승엽 배트’로 유명한 ‘제로본스포츠’는 야구용품 사업을 하다 2012년 처음으로 배트 시장에 진출했다. 이듬해인 2013년 ‘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 선수는 부진을 겪고 있었다. 8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2012년 시즌 국내에 복귀한 후였다. 당시 이 선수는 이를 갈고 있었다.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습 강도를 높이고 익숙한 기존의 타격 폼을 더 간결하게 바꿨다. 구본선 제로본 대표는 그런 이 선수를 찾아가 “우리 배트를 한번 써 보고 연락해 달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당시 이 선수는 2009년부터 8년간 일본의 유명 스포츠업체 M사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당사 야구용품을 쓰기로 후원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그 후 2014년 1월 구 대표에게 “배트를 쓰겠다”는 이 선수 측 연락이 왔다. 배트를 바꾼 후 이 선수는 기사회생했다. 2할5푼3리, 13홈런 69타점에 머물던 타격은 3년 연속 3할대로 다시 복귀했고 타점과 홈런 역시 모두 전성기 못지않은 숫자를 기록했다.●이승엽 ‘본 배트’ 로 거짓말처럼 부활 입소문은 무서웠다. 박병호와 김현수 등 당시 2014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타자 15명 중 11명이 제로본의 ‘본’ 배트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후 제로본 배트는 ‘야구배트계 국가대표’로 유명해졌다. 구 대표는 “국제대회 90%가 일본 장비를 사용하던 상태라 국산 배트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며 “다들 우리가 무상 후원하는 줄 알았지만, 실상은 모두 돈을 받고 팔았다”고 회상했다. 물론 ‘꽃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2014년 인천 부평 단지에서 1157㎡가량의 공장을 임대해 썼던 하던 제로본은 낙후된 시설과 건물 탓에 해외 바이어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고 판단해 은행 문을 두드렸다. 배트 제조 기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더 넓은 공간이 필요했고 새 건물을 지어 임대료도 아끼고 싶었다. 그러나 주거래은행은 20억원이 넘는 돈을 내주는 것은 무리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때 신한은행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개인사업자라 자료도 부족했지만 제품에 대한 비전과 해외 진출 가능성을 크게 평가한 것이다. 이후 건물이 예정대로 지어지고 사업도 순조롭게 운영됐다. 아시안게임을 눈여겨본 일본 스포츠 종합용품 브랜드 업체에서도 연락이 왔다. 원자재를 납품받고 싶다는 제안이었다. 구 대표는 “미국은 배트를 14g 단위로 제작해 주는데 우리는 2g 단위로 조절할 수 있다”면서 “그만큼 기술력과 품질은 자신이 있었지만 해외 진출을 하려고 보니 정보가 없어 막막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구 대표는 신한 측에 자문했다. 신한은행 기업금융부 기업컨설팅팀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난달 인천에 있는 제로본 본사에 한 달간 상주했다.●신한, 제로본 美시장 진출 도우며 同幸 신한은행 기업컨설팅팀장은 미국의 후보 지역부터 물색했다. 기후, 노동력, 인종, 문화 분석부터 들어갔다. 맨땅에 공장을 설립할 것인지, 인수할 것인지부터 해당 지역에 어떤 업체들이 있는지도 조사했다. 비자 발급과 은행 신고 사항, 미국 현지 허가 사항, 교통 및 입지조건, 생활조건을 분석해 구 대표에게 건넸다. 지난 22일 찾아간 인천 서구 가좌동 제로본 본사에서도 미국 투자진출 사전조사 컨설팅이 한창이었다. 정영준 신한은행 기업컨설팅팀 차장은 “야구 선수에게 배트를 소개할 수 있는 ‘MLB트레이드쇼’라고 하는 장비 전시 박람회가 있다. 여기에 참여해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프레젠테이션을 이어 갔다. 또 항공요금, 주요 공과세, 제조경비, 인구 현황 등을 비교한 결과 진출 후보 지역으로 ‘텍사스’를 1순위로 추천했다. 구 대표는 “사설 컨설팅은 금액도 억 단위인 데다 과연 진짜 도움이 될까 싶었는데 금융사가 부동산 가격부터 미국 야구시장 현황, 임금, 향후 추진 절차까지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공해 준 데 대해 깊은 감동을 받았다”면서 “보여 주기식이 아니라 작은 중소기업과도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는 동반성장의 그림을 금융사가 제시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우리은행, 핀테크 스타트업 선발 협업 금융권에서도 불평등을 완화하고 약자를 보듬어 함께 가야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 물결이 일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8월 서울 영등포에 ‘위비핀테크랩(Lab)’을 연다. 아직 한국에서 익숙하지 않은 핀테크 분야를 개척하는 스타트업을 선발해 최대 1년간 사무공간을 비롯해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우리은행의 핀테크 협업 프로그램이다. 사무공간 및 부대시설, 금융·정보기술(IT) 교육, 특허·법률상담 및 컨설팅, IT 시스템, 투자자 연계 등을 돕는다. 중소기업청, 창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창업지원센터로 지정받아 입주 기업에 정책 지원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졸업 이후에도 체계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한다. 가장 큰 특징은 창업 전 단계까지 돌봐 준다는 점이다. 당장 은행에 큰 이득이 없어도 기업이 커야 금융도 큰다는 가치 아래 함께 걸어간다는 의미다. 고영수 위비핀테크랩 센터장은 “핀테크 생태계가 활성화되려면 이 분야 창업 희망자가 많아져야 한다고 판단해 아이디어 구체성과 열정을 가진 창업 예정자를 선발해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 기업은 최소한의 운영자금으로 사업에 전념할 수 있게 은행이 사무공간 및 사업화 활동 지원뿐만 아니라 사무 기자재까지 제공한다. 또 사업모델 홍보(IR) 영상 제작부터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맞춤 특허 컨설팅까지 특허출원 비용 일체를 대 준다. 핀테크 전문 변호사도 부서 내에 배정해 법률적인 자문을 맡게 할 예정이다. ●기업은행, 신보와 손잡고 인재 채용 IBK기업은행은 신용보증기금과 손잡고 우수 창업기업과 일자리 확대에 힘을 모은다. 신보는 보증비율을 최대 100%까지 우대하고 5년간 보증료율을 0.3% 포인트 차감할 예정이다. 또 신보는 기업은행과 함께 중소기업이 우수 인재를 더 쉽게 채용할 수 있도록 ‘잡매칭’ 서비스도 제공한다. ‘잡매칭’ 서비스는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정보를 구직자에게 제공해 우수 중소기업과 인력이 연계되도록 지원하는 신보의 일자리 매칭 서비스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고 고용 창출 효과가 뛰어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활성화하겠다”며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선도적 역할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文대통령 訪美 전 국정위 보고받는다

    활동기간 열흘 연장 검토할 듯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오는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 전에 ‘국정 운영 5개년 계획’과 ‘국정 100대 과제’를 보고하고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25일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떠나기 전에 1차 보고를 하겠다는 목표로 시간을 조율하고 있다”면서 “보고는 비공개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보고 후 이견이 있으면 일부 정책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국정기획위는 4대 복합·혁신과제로 불평등 완화와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일자리 경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혁신창업국가, 교육·노동·복지 체계 혁신으로 인구절벽 해소, 국가의 고른 발전을 위한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확정했다. 이를 위한 세부 추진 방안으로 어린이집 누리과정 전액 국고 지원,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설치 방안 등을 발표했다. 노인 기초연금 단계적 인상 방안과 통신비 인하 방안 등도 내놨다. 추가로 ‘부자증세’ 방안을 담은 세제 개편안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포함하는 검찰개혁안 등도 국정과제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국정기획위 내 인사검증 기준 개선 및 청문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가 논란이 된 문 대통령의 ‘인사 배제 5대 원칙’에 대해 어떤 개선안을 내놓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TF팀장인 홍익표 의원은 이날 “김진표 위원장에게 고위 공직자 인사검증 기준 개선안을 최종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번 개선안에는 ‘인선 배제 5대 원칙’인 위장 전입, 논문 표절, 탈세,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적용 기준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위장 전입은 장관 인사청문회가 도입되기 이전인 2005년에는 별다른 죄의식 없이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논문 표절 역시 2008년 교육부 가이드라인이 정비되기 전에는 관대한 면이 있었다. 2008년 이전과 이후를 구별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위장전입은 2005년 이후, 논문 표절은 2008년 이후를 기준점으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정기획위는 다음달 5일까지였던 공식 활동 기간을 열흘 정도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과 다음달 초에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이 줄줄이 잡혀 있어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7월 중순 이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국민보고대회를 연 후 활동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랑에 왜 찬반이 필요하죠?”…동성애 향한 시선의 폭력

    “사랑에 왜 찬반이 필요하죠?”…동성애 향한 시선의 폭력

    “남자친구 있어요?”, “괜찮은 여자 소개해줄까?” 사람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 이 일상적 대화가 어떤 이들에겐 이질감을 느끼게 만든다. 성 소수자들,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렌스젠더)의 이야기다. 그들에게 연인은 단순히 남자와 여자로 구분되지 않는다. 같은 남자, 같은 여자 혹은 남자와 여자 모두 연인이 될 수 있다. 애인을 지칭하는 단어에 성별이 당연하듯 붙는 이유는 이성애자가 다수여서 그렇다. 다수의 가치관에 따라 법과 질서를 만드는 사회다. 그 속에서 소수자의 목소리는 배제되어왔다. 결혼제도가 대표적인 예다. 한국 동성애자들은 법적으로 혼인할 수 없다. 김조광수-김승환 부부는 2013년 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매년 혼인신고를 시도했지만, 좌절됐다. 해당 구청은 혼인신고 접수를 거부하고 있다. “혼인이 기본적으로 남녀의 결합 관계라는 점에 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 지금까지 혼인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정의해 온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종합해 현행법의 통상적인 해석으로는 동성인 신청인들 사이의 이 사건 합의를 혼인의 합의라고 할 수 없다” 김조광수-김승환 부부가 2016년 서울 서대문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을 기각한 법원의 판단 근거다. 동성혼에 대한 한국 주류사회의 인식을 보여준다.지난 5월 대만은 아시아국가 중 처음으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대만은 한국보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이다. 그럼에도 합법화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86년 대만의 인권운동가 치자웨이(59)가 기자회견을 열어 동성애자임을 고백하는 동시에 성 소수자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앞서 2015년엔 미국이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미연방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그간 성 소수자들의 삶이 어떠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의 소망은 문명의 가장 오래된 제도 중 하나로부터 배제되어 고독함 속에 남겨지지 않는 것이다” ● 가렸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저항 네덜란드는 2001년 세계 최초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이어 금기시된 것들을 앞장서 깨뜨렸다. 성매매와 안락사를 합법화했으며, 대마초도 지정된 장소에서 피울 수 있다. 모두 시민의 토론과 합의를 통해 이루어진 결과다. 이처럼 네덜란드가 사회 갈등요소를 드러내 공론화하는 이유는 ‘다원주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는 다름을 ‘틀림’으로 보지 않는다. 차이를 받아들이고 공존하는 법을 모색한다.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시몬느 소스는 타인과의 차이를 부정하는 것을 ‘시선의 폭력’이라고 규정했다. 한국은 어떨까. 지난 19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선 동성애가 주요 이슈였다. “동성애를 찬성하냐”는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 질문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토론 말미에선 “동성애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동성혼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건 대학가 성 소수자들이다. 대자보가 연이어 붙기 시작했다. 대부분 자신이 동성애자란 사실을 고백하는 글이었다. 가렸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저항한 셈이다.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붙은 ‘좋아해 마지않는 너에게’란 제목의 대자보는 페이스북에서 1000회 이상 공유됐다.● 세대 간 교육과 가치관의 차이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의장 심기용씨는 “동성애에 대한 인식 차이는 세대 갈등의 양상”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지난 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동성혼, 동성애에 대한 여론조사’를 보면 세대 간 견해 차이가 뚜렷하다. 동성혼 법제화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 19~29세 응답자 66%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면 60대 이상 응답자 중 찬성은 16%에 불과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을 “세대 간 교육과 가치관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사회가 불평등을 야기하는 구조적 조건을 해체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데 기성세대들은 아직 소수자에 대한 관용이 부족하다”면서 “차이가 차별이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차별을 반대하는 측에서도 엇갈리는 지점이 있다. 동성애와 동성혼에 대한 인식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적 지향성으로 차별한다면 이는 왼손잡이란 이유로 차별하는 것과 같다”면서 타고난 성 정체성을 부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동성혼 법제화는 “사회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성혼을 포함해 모든 형태의 결혼을 인정할 경우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금 의원은 “간통죄가 인식이 변하면서 위헌이 된 것처럼 동성혼도 법제화에 앞서 토론과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현재 한국사회에도 동성 부부들이 실재하고 있다. 이들이 법적 인정을 받지 못해서 생기는 불이익이 있다는 게 문제다. 당장 복지 사각지대가 생긴다. 동성 부부들은 배우자가 응급수술을 받을 때 보호자 동의란에 사인할 수 없다. 자녀를 입양해 기를 권한도 없다. 주택을 마련하는 데도 신혼부부 혜택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 김조광수씨는 “그런 제약을 차치하고서라도 평등의 문제를 얘기하고 싶다”면서 “평등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인데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사회 차별금지법은 2007년 처음 발의됐다. 합리적 이유가 없는 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물론 성별, 장애, 인종, 국적을 빌미로 행해지는 포괄적 차별에 대한 법안이다. 하지만 발의될 때마다 좌초되고 있다. 프랑스는 1999년 ‘시민연대협약(PACS)’을 도입했다. 전통적 결혼제도가 아닌 동거를 택한 부부에게도 법적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서다. 한국도 2014년 유사한 형태의 ‘생활동반자법’이 발의된 적 있다. 동거가족들도 기존 가족 관계와 같은 법적 보호를 받게 하는 법안이다. 이 역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잔인하지 않은 사람들의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잔인한 사회를 가능케 한다” 폴란드 출신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말이다. 사람들은 나의 일이 아니라서, 다수가 겪는 문제가 아니라서 어떤 이들이 겪는 고통을 모른 척 넘긴다. 황인찬 시인은 “소수자란 이유로 차별받는 현실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흑인 성 소수자의 삶을 다룬 영화 ‘문라이트’에 헌시를 바치기도 했다.대한민국은 아직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데 찬반을 물어야 한다.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사회 속에서 그들은 끝없이 배제된 채 살아가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서울시의회 권미경의원 “성평등, 예산 수립~집행 전 과정서 반영돼야”

    서울시의회 권미경의원 “성평등, 예산 수립~집행 전 과정서 반영돼야”

    서울시의회 권미경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지난 21일 서울시청에서 2017년 성평등 주간을 기념하여 열린 「지방자치, 성평등으로 날아오르다」포럼에 토론자로 참석하여 지방정부 성평등 제도의 실행력 강화를 위한 방안 모색에 대하여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강원도, 충청도 등 각 지방자치단체 여성정책 담당 공무원과 여성계 인사, 서울시의회, 여성단체들이 모여 지방정부의 성평등 정책 성과를 진단하고, 중앙정부와 차별화 될 수 있는 지방정부의 성평등 정책의 발전과 향후 성평등 정책의 발굴 및 이슈화를 위한 발제와 토론이 이루어졌다. 1부 토론은 지방분권시대의 성평등정책과 젠더거버넌스, 중앙정부의 성평등 정책 방향과 비전, 지방정부 성·지역 인지적 정책 추진과 성과 과제, 성평등 정책 서울시의 실험과 도전 등의 발제로 진행됐다. 권미경 의원은 2부 토론자로 나서 “서울시 성평등 제도는 「성평등 기본조례」의 조례 개정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으나 일부 제도가 실행력있게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성평등 정책이 실행력을 갖기 위해서는 예산 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집행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성인지 관점이 반영되야 한다. 또한 현행 제도에서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부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 의원은 “특히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이 보여줬듯 여성폭력·혐오의 문제는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된다. 여성에 대한 물리적인 폭력을 넘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폭력까지 포괄하여 대응 할 수 있는 관련 제도를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성평등 사업 예산의 양적인 증가, 성인지 예산의 내실있는 운영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한다. 또한 성평등 정책이 향후 여성의 생애적 특성과 다양성을 살린 젠더 정책으로 좀 더 견고히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성불평등 구조 완화를 위한 성평등 정책의 대상이 남성에게까지 확대되어야 한다. 특히 이러한 정책들이 지역공동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면 지역주민 스스로 성평등 문화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어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자리정책 쓴소리 했던 경총, 이번엔 “쌍수 환영”

    일자리정책 쓴소리 했던 경총, 이번엔 “쌍수 환영”

    일자리위원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만났다.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해 불협화음을 냈던 경총은 이날은 일자리위원회 정책에 적극 동조하는 입장을 취했다. 다만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논란의 본질은 정규직·비정규직 문제가 아니라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라고 지난달 소신을 밝혀 논란이 됐던 김영배 경총 상임 부회장은 불참했다. 김 부회장은 미국 인사관리협회 연례 콘퍼런스 참석차 지난주 출국했으며, 이 일정은 몇 달 전부터 이미 잡혀 있었던 것으로 일부러 불참한 건 아니라고 경총 측은 설명했다.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어떤 정책에도 부작용은 있지만, 일자리 창출의 긍정적 효과가 부작용보다 크다면 좋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경총과 언론이 조그만 부작용을 부각하면 정책이 성공하기 어려운 만큼 경총도 (새 정부) 일자리 정책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부회장이 새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이의를 제기한 것에 대한 첫 공식 반응인 셈이다. 이 부위원장은 “불평등, 불공정, 불균형 등 ‘3불’(不) 타파를 통한 국민 통합이 시대정신이고 그 해법은 일자리 창출”이라면서 “시대정신이 질적 성장임에도 신자유주의 정책만 고집하면 발전할 수 없고 국민으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라며 거듭 재계를 압박했다. 박병원 경총 회장은 “2001년 6월부터 고용을 경제 운용의 핵심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해 온 사람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를 손수 챙기는 데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며 공감의 뜻을 밝혔다. 그는 2003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시절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재벌 특혜시비’ 등 오해의 소지를 안고도 “일자리가 창출되는 사업이니 어떻게든 되게 하라”며 경기 파주에 LG필립스 첨단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관련 규제 완화를 지시했다면서 정부의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이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사업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아낌없이 지원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노동시장 개혁의 초점은 미취업 청년, 실업자에 맞춰져야 하고 단 한 명이라도 더 일자리를 갖게 하느냐가 노동 개혁의 잣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득권층의 양보가 필요하다”며 현재 기존 정규직 노조의 변화 필요성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일자리위원회와 경총은 이후 1시간 반 가까이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 부위원장은 회의 직후 “일자리 문제에 데해 경총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노사 대타협이 상대적으로 많이 가진 쪽이 양보, 배려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총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단독] 근로시간 같은데…원청 560만원 하청 236만원

    [단독] 근로시간 같은데…원청 560만원 하청 236만원

    단가 인하·결제 지연 등 불공정이 만든 ‘월급差’ 다단계 하청 구조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3차 협력업체 근로자는 원청기업 근로자와 같은 시간을 일하고도 임금은 42%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배를 통한 성장을 이루려면 동일 직장의 비정규직, 정규직 불평등뿐만 아니라 뿌리 깊은 원·하청 격차 완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19일 양동훈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가 한국노동연구원에 제출한 ‘원·하청 및 지역 간 임금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원청기업 3만 8945곳의 시간당 임금을 분석한 결과 평균 2만 1330원이었다. 반면 1차 협력업체 2만 9036곳의 시간당 임금은 평균 1만 5147원, 2차 협력업체 4686곳 1만 4710원, 3차 협력업체 1143곳 1만 2468원으로 하청 단계가 늘어날수록 시급이 급격하게 낮아졌다. 각각 원청기업의 71%, 69%, 58% 수준이다. 초과급여와 상여금을 합산해 월 임금을 분석해 보니 격차는 더 벌어졌다. 1차 협력업체는 원청기업의 54%, 2차는 51%, 3차는 42%에 불과했다. 원·하청기업의 근로시간은 평균 178시간, 176시간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결국 같은 시간을 일하고도 원청기업 근로자가 월 559만 7000원을 받아갈 때 3차 협력업체 근로자는 236만원만 받는다는 것이다. 원청기업 상여금 지급률은 97.2%였지만, 협력업체는 30~40%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률은 3차 협력업체가 특히 낮은 수준이었다. 양 교수는 “원·하청의 임금격차가 확대되는 이유는 계속되는 단가 인하 압력, 불공정한 단가 인하, 대금결제 지연 등 결제 방식의 불공정 때문”이라며 “근본적으로 협력 중소기업들이 자체적인 경쟁력을 얻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한편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를 규제하고 나아가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을 촉진하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임금 격차도 뚜렷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2009년 ‘산업·직업별 고용구조 조사’를 바탕으로 권역별 임금 수준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 근로자 평균 임금은 223만원, 영남권 186만 7000원, 충청권 182만원, 호남권 178만 6000원이었다. 수도권 대기업 근로자가 월 327만 7000원을 받을 때 비수도권 대기업은 301만 2000원, 수도권 소기업은 197만 3000원, 비수도권 소기업은 158만 4000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박근혜 정부 4년 소득 8.5% 느는 동안 아파트값 22% 뛰었다

    박근혜 정부 4년 소득 8.5% 느는 동안 아파트값 22% 뛰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4년 동안 가계소득은 8% 남짓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각각 22%와 52%가 뛴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평균소득(경상 기준)은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인 2012년 4722만원에서 지난해 5124만원으로 4년 동안 8.5%, 연평균 2.1% 증가했다.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억 6077만원에서 3억1801만원으로 22.0%, 전세가격은 1억 5526만원에서 2억 3592만원으로 52.0% 상승했다. 연평균으로는 각각 5.5%와 13.0%로, 소득 증가율의 2.6배와 6.2배에 이르는 것이다. 매매가 상승률은 2013년에는 0.3%로 거의 변화가 없었으나 2014년 3.0%로 상승폭이 커진 뒤 2015년 7.3%, 2016년 10.0%로 급속히 확대됐다.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14년 7월 취임하고 한 달 만인 8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각각 70%와 60%로 완화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전국 광역 시·도(제주·세종 제외) 중에서는 최근 4년간 광주의 매매가 상승률이 68.3%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61.3%), 경북(40.8%), 울산(40.1%), 강원(39.6%), 부산(37.4%) 순이었다. 전세가는 2013년 10.2%, 2014년 8.5%, 2015년 15.0%, 2016년 10.5%가 각각 올랐다. 광역 시·도별로 인천이 4년간 가장 높은 83.1% 상승했고 광주(67.9%), 대구(64.4%), 강원(61.6%), 경기(61.0%), 서울(55.5%)이 뒤를 이었다. 소득보다 부동산 자산의 상승률이 월등히 높다 보니 주택 보유 여부에 따른 빈부 격차가 소득 빈부 격차보다 더 벌어졌다. 2016년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04였지만 순자산 기준 지니계수는 0.585으로 그 두 배 수준이었다. 지니계수는 ‘0’이면 완전평등, ‘1’이면 완전불평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수치가 클수록 불평등도가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기회는 고르게·이익은 공평 분배가 포용적 성장의 핵심”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기회는 고르게·이익은 공평 분배가 포용적 성장의 핵심”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오는 10월 서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전 세계 40여개 도시 시장들과 만난다.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포용적 성장 회의’에서는 주요 도시들의 포용적 성장 실행력을 담은 ‘서울협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노동시장에서의 불평등과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초점을 맞출 작정이다. 다음은 구리아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포용적 성장’의 개념이 어렵다. ‘경제민주화’와는 어떻게 다른가.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익의 결과를 사회 전체에 공평하게 분배하자는 게 포용적 성장이다. 중소기업과 취약 계층을 어떻게 노동시장에 참여시킬 것인지가 핵심 요소라는 점에서는 경제민주화 전략과도 비슷하다. 그러나 포용적 성장의 접근 방식은 경제적 안녕을 넘어서 번영의 비전을 담고 있다. 기후와 건강, 양질의 일자리 등 다른 중요한 측면들을 들여다봄으로써 포용성과 성장이 상호보완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고 본다. →OECD뿐 아니라 포용적 성장에 관심 갖는 나라들이 급격히 늘었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세계화의 혜택이 소수에게만 돌아갔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OECD 각료 회의에서는 ‘제대로 된 세계화’라는 주제로 글로벌 경제 및 사회경제적 이익 간의 간극과 심화되는 불평등 해소에 대한 정책을 다룰 것이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중앙정부뿐 아니라 각 지방정부가 포용적 성장 의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올해 서울 협약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나. -앞서 열린 1차 뉴욕 회의에서는 ‘포용적 성장을 위한 뉴욕 제안’을 만들어 서명했다. ▲교육 시스템 ▲노동시장 ▲주택시장 및 도시환경 ▲인프라와 공공서비스 등 4가지 중점 노력 분야도 정했다. 2차 파리 회의 때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포용적 성장을 위한 파리 액션 플랜’)을 만들었다. 이번 3차 서울 회의 때는 좀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담을 작정이다. 하나는 도시에서의 기후 변화와 포용적 성장 의제를 연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소기업들에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OECD는 양질의 교육과 기타 공공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둔다. 포용적 성장에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나라마다 특성이 다를 수 있는 것 아닌가. -물론이다. 예컨대 한국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의 주택을 건설하는 게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여성이 자유롭고 완전하게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양질의 저렴한 보육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도 꼭 필요한 정책이다. →포용적 성장 하면 성장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렇지 않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볼 때에도 강력한 혁신 정책과 유연한 규제 정책은 시장의 생산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성장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매길 필요가 있을까. -세금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불평등에 영향을 미친다. 효율성 측면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OECD 국가에서는 누진세를 확대해 더 큰 소득 재분배 효과를 꾀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고소득자에게 소득세를 대폭 물리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 소득이 많을수록 유리해지는 재정 지출을 줄인다거나 ‘소득’이 아닌 ‘재산’에 세금을 무겁게 매김으로써 누진적 효과를 유도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아울러 취약계층을 위해 공공 지출을 어떻게 할당할 것인지도 심도 깊게 고려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포용적 성장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같은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화는 높은 임금 불평등과 상대적 빈곤율을 초래했다. OECD 국가 가운데 여덟 번째로 높다. 하는 일이 같은데 계약 형태나 성별이 다르다고 임금이 달라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중소기업은 대부분의 OECD 국가들에서 중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장벽들이 너무 많다. 정부 차원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도 포용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女·청소년·노인 비정규직 내몰려…韓, 포용정책 펴야 성장동력 회복”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女·청소년·노인 비정규직 내몰려…韓, 포용정책 펴야 성장동력 회복”

    “한국은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 문제를 생각하면 한국의 노동시장은 더욱 포용적이고 유연해져야 합니다.”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18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격차가 커지면서 불평등과 상대적 빈곤이 심화됐다”면서 “한국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성장의 혜택이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이 지켜지도록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한국은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의 3분의1가량을 차지하는데 임금은 정규직보다 훨씬 적고 사회보험과 직업 안정성도 매우 열악하다”면서 “특히 여성, 청소년, 노인들이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확률이 무척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들의 취업 절벽을 없애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구리아 사무총장은 강조했다. 예컨대 출산과 육아 휴직을 과감하게 늘리고, 양질의 보육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는 동시에 성별 임금 격차를 획기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OECD는 지난해 3월 미국 뉴욕에서 전 세계 주요 도시 시장들과 함께 ‘포용적 성장’ 창립 총회를 갖고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도시 차원에서 교육과 노동시장, 공공 인프라 등을 개선함으로써 빈부 격차와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경제 성장의 동력을 찾겠다는 노력의 일환이다. 오는 10월 서울에서는 ‘제3차 포용적 성장 회의’가 열린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 보건, 주택, 인프라, 기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면서 “올해 서울 회의가 아시아 주요 도시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괴물’ 트럼프 조종하는 ‘코크토퍼스’의 검은 돈

    ‘괴물’ 트럼프 조종하는 ‘코크토퍼스’의 검은 돈

    다크 머니/제인 메이어 지음/우진하 옮김/700쪽/2만 8000원혼돈의 트럼프 시대를 연 자들은 누구인가. 이 물음에 정교하게 답하는 책이 나왔다. “트럼프는 미국의 과두 체제를 이끄는 대부호들이 만들어낸,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실패한 괴물”이라면서 말이다. 그 과두 체제의 정점에 두 인물이 있다. 미국의 에너지 기업 코크인더스트리의 최고경영자(CEO)와 부사장인 찰스, 데이비드 코크 형제다. 우리에겐 낯선 이름이지만 이들은 급진 우파의 출현, 경제적 불평등의 가속화, 기후 변화에 대한 외면 등 가진 자에게만 유리하게 돌아가는 판을 만든 주인공들이다.올해 포브스의 세계 억만장자 자산 집계에 따르면 두 형제의 자산은 966억 달러(각각 483억 달러)로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의 자산(860억 달러)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형제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지난 40여년간 미국 정치 지도를 바꿔 왔다. 문어발 장악력으로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까지 쥐락펴락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사회 구조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대이변이었던 트럼프의 대선 성공 역시 이들의 작품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대선 당시 트럼프는 경쟁 후보들이 비밀리에 정치 자금을 대는 큰손, 기업 로비스트, 단체들의 ‘꼭두각시’라고 조롱하며 자신과 선을 그었다. 트럼프가 대선 당시 내세운 해시태그 ‘워싱턴 오물 빼기’(DrainTheSwamp)는 유권자들에게 기존 정치에 대한 분노와 거부감을 심어 준 효과적인 전략이었다. 하지만 트럼프가 그들에게 자유로울 거란 생각은 오산이다.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 행정부 인사 명단만 봐도 ‘코크토퍼스’(코크 가문과 문어 옥토퍼스의 합성어)의 장악력이 이미 새 정권을 단단히 휘어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코크 형제의 사람들’로 장막처럼 둘러싸였기 때문이다. 인수위원회를 이끈 부통령 마이클 펜스는 찰스 코크로부터 2012년 대권 후보로 지지를 받으며 대규모의 정치자금을 수혈받은 인물이다. 펜스는 기후 변화의 실체를 거부하고 사회보장제도의 민영화를 주장해 온 코크 형제의 주장을 공유해 왔다.미국 중앙정보국장 자리를 꿰찬 마이크 포피오는 하원의원 가운데 코크 형제의 지원을 가장 많이 받은 인물로 별명이 아예 ‘코크 가문의 하원의원’이다. 인수위에서 환경보호청 업무를 맡았던 마이런 에벨은 기후 변화에 회의적이었던 주요 인물로 코크 가문이 역시 그의 돈줄이었다. 때문에 최근 미국의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는 이미 예견된 참사라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저자는 말한다. “코크 형제는 트럼프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르지만 트럼프야말로 본질적으로 그들의 후계자인 동시에 그들이 1970년대 이후 계속해서 매진해 온 광범위한 정치 활동의 결과물”이라고. 코크 형제, 그리고 이들과 뜻을 같이하는 미국의 억만장자들은 지방자치단체부터 연방 정부에까지 자신들의 이익에 부역할 정치인들을 무대에 세우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사상, 이념을 대중이 모르는 사이 뿌리 깊게 퍼뜨릴 싱크탱크,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언론, 대학, 법조계까지 깊이 파고든다. 이들이 표적으로 삼는 대상 가운데 하나는 아이비리그 대학과 학생이다. 미래의 권력을 쥘 이들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진 자에게 복속하는 역사는 공고히 되풀이된다. 이들에게 정치인들은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배우들일 뿐이다. 무대를 지휘하고 대본에 들어갈 대사를 꾸미는 극작가, 연출가는 바로 코크 가문이다. 형제는 이렇게 현대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자리했다. ‘뉴요커’ 탐사전문기자인 제인 메이어는 “30년 전부터 미국 정치가 개인의 재력에 의해 변해가는 모습을 목도했다”며 이 섬뜩한 진실을 최대한 세밀하게 밝혀냈다. 책은 저자가 5년간 코크 가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물 수백명을 인터뷰한 결과다. ‘코크토퍼스’가 미국만의 문제라고 모른 척할 수 있을까. 어느 나라에나 국가의 정상적 작동, 민주주의의 가치, 개인의 삶을 난자하는 ‘코크토퍼스’가 횡행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번역가 우진하씨는 “이런 자들이 버젓이 돈과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면 인류의 문명이 진화하고 발전해 온 의미가 없다”며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켄 로치 감독의 물음을 상기시킨다. “(이래도) 분노하지 않는 당신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기고] 추경은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윤성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재정지출센터장

    [기고] 추경은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윤성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재정지출센터장

    정부가 지난 7일 국회에 제출한 11조 2000억원 규모의 2017년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 및 민생지원 정책이 담겨 있다. 정부는 일자리 정책을 확대·강화함으로써 경기침체 또는 대량 실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궁극적으로는 저소득층 중심의 가계소득 확대와 소득분배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추경은 하락 추세에 있는 잠재성장률과 출산율 회복을 위해 중요하다. 추경안에 포함된 모든 사업은 일자리와 관련이 있다. 일자리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풀어 나가려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확대를 통해 가계소득과 총수요가 증가하고, 고용과 국내총생산의 증가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기대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일자리는 기업이 창출한다. 기업이 혁신을 통해 새로운 수요와 고용을 창출하고, 정부는 연구개발(R&D)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의 혁신을 촉진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에 직면해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기업 혁신과 총수요 증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는 한계가 있다. 이럴 때 정부는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창출·지원하는 사업을 통해 총수요와 총생산을 증대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만일 정부가 적절한 시점에 이를 수행하지 않으면 경제는 장기간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개연성이 높다. 그 과정에서 국민, 특히 저소득층은 큰 고통을 겪게 된다. 추경안에는 청년층에 대한 여러 일자리 지원 사업이 담겨 있다. 청년층 실업은 경기가 나쁜 경우 장기실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실제 우리나라 청년실업률과 장기실업자 수는 증가 추세다. 젊은 시절 일하며 배울 수 있는 경험을 상실하는 것은 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중년 이후의 안정적인 소득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 결과 노년에는 정부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개인의 고통뿐 아니라 정부의 미래 재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머잖아 우리 사회가 직면하게 될 인구구조 변화를 염두에 둘 때, 청년층의 생산성 제고는 우리나라의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중요한 부분이기에 이들에 대한 지원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추경안에는 치매안심센터 및 병원을 확대, 확충하는 내용이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로 보고되고 있으며 고령인구 증가 추세에 따라 치매 환자가 있는 가구의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치매 환자가 있는 경우, 특히 저소득 가구의 경우에는 가족들의 정상적인 소득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소득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노동참여율이 하락해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치매 환자가 있는 가구의 구성원들이 정상적으로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속히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이번 추경은 추가 국채발행 부담 없이 이뤄진다. 하지만 추경안의 계속사업의 경우에는 지속 가능성을 위해 장기적 재원조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국회는 이제 추경안을 놓고 치열한 논의를 벌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고려는 배제되고, 오직 국민과 국가 경제만을 염두에 두기를 바란다.
  • 이용섭 “고용문제는 페널티 아닌 인센티브로 풀어야”

    이용섭 “고용문제는 페널티 아닌 인센티브로 풀어야”

    이용섭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15일 “연구개발(R&D)과 투자 등에 대한 세제 혜택이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기업에 집중될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신문 광화문 라운지’ 포럼 초청강연에서 “고용 문제는 페널티(벌칙)가 아니라 인센티브(혜택)로 풀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고용을 하지 않는다고 정부가 페널티를 주는 것은 일자리를 양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정부 각 부처가 줄 수 있는 인센티브를 모두 활용해 일자리의 양을 늘리고,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신성장 산업과 관련해서는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자율적이면서 최소한의 ‘네거티브 시스템’(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허용하는 것)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이 부위원장이 특별히 R&D 조세감면 지원 제도를 예로 든 것은 최근 10년간 그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됐다는 판단에서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연구인력개발설비 투자 세액공제, 기술이전 및 기술취득 등에 대한 과세특례, 연구개발특구 첨단기술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등 4가지 조세감면 지원 제도를 통해 대기업이 세액공제 받은 규모는 14조 484억원으로 전체의 64.4%를 차지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7조 7794억원으로 35.6%에 그쳤다. 총 세액공제의 3분의2를 소수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위원장은 또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확대에 대해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1.3%는 아니더라도 임기 중에 절반 수준인 12%까지는 늘려 보자는 것으로 결코 무리한 계획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만든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을 ‘불공정, 불평등, 불균형으로 인한 중산층과 서민의 울분을 해소하고 사회를 정의롭게 통합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그는 “국민소득이 1만 5000달러 이하일 때는 ‘배고픔’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소득이 늘어나면 ‘배아픔’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명박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지난 9년 동안은 성장 일변도의 신자유주의 시장경제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어떤 정책도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지만, 현 시기에는 성장보다는 불평등 해소에 초점을 맞춘 정책의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했다. 이 부위원장은 우리 경제를 ‘병(病)주머니 차고 사는 환자’라고 정의했다. 60년 전 극빈국이었던 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2012년에는 세계 7번째로 ‘20-50클럽’(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명)에 가입하는 등 세계 경제사에 유례없는 성공 스토리를 써 왔지만 실질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1970년대에 우리는 10% 넘는 성장을 거듭했지만 최근 2%대로 떨어졌고, 국민소득 2만 달러에 진입한 뒤 11년째 3만 달러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영국은 연평균 성장률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낮은 1.8%에 불과하지만 연간 일자리 200만개를 만들어 내고 재정 적자를 절반으로 줄였다”고 소개했다. 일자리를 늘려 중산층과 서민의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성장이라야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 부위원장은 “전체 근로자의 90%가 중소기업에서 일하는데 이들의 임금수준은 대기업의 60%밖에 안 되며, 특히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임금은 대기업 정규직의 37%밖에 안 된다”면서 “모든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양극화 해결 없이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부위원장은 그 근거로 상위 20%(소득 5분위)의 소득이 1% 포인트 증가하면 5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이 연평균 0.08%씩 감소하게 되고, 반대로 하위 20%(1분위)의 소득이 1% 포인트 증가하면 5년 동안 GDP가 연평균 0.38%씩 증가했다는 내용을 담은 국제통화기금(IMF)의 2015년 보고서를 소개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소득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위원장은 양극화가 심각해진 원인으로 ‘정부 재정의 소득 재분배 기능 약화’를 지목했다. 그는 “나라가 세금을 걷고 돈을 쓰는 것을 의미하는 재정은 사회적 정의 실현의 유일한 수단”이라면서 “정부가 적정한 세금을 걷어서 어렵고 힘든 분들에게 써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재정 재분배 기능이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19.6%였던 조세부담률이 원래대로라면 21%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데,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 때문에 다시 17.9%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조세부담률이 약간 올랐지만, 이는 부자감세를 되돌린 것이 아니라 담뱃세 인상 등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부위원장은 “공평한 과세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GDP 대비 예산 규모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편”이라며 “국방비가 많이 들어가는 분단된 나라에서 복지 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인데, 조세부담률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가는 것은 정부가 일을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금이 많은 것도 문제지만 적은 것도 문제”라면서 “적정 수준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J노믹스’를 “일자리 양은 늘리고, 질은 높이고, 격차는 줄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경제·사회 시스템을 일자리 중심 구조로 개편하고 일자리 창출의 기반을 강화해 이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그 시작이 이번 일자리 추경”이라고 이 위원장은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일자리가 OECD 평균에 못 미치는 부분은 주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 즉 치안과 안전, 소방 등의 분야”라면서 “추경을 통해 늘리는 공무원도 주로 이 분야에 집중돼 있다”고 했다. 또 “지금까지 시장에 맡겼는데 민간이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니까 시장의 실패를 정부가 보완해야 한다”면서 “경제가 어려울 때 국가는 최후의 고용주로 나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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