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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휴대전화/황성기 논설위원

    퇴근길 전철 안. 가방을 선반에 올리고 책이라도 읽을 참으로 서있는데 앞에 앉은 젊은 여성, 자꾸 거슬린다. 휴대전화 자판을 연방 두드린다. 게임을 하는지 콩볶는 소리처럼 크다. 사람은 밀려들어 만원이 되어 가는데 꼰 다리를 펼 생각도 않는다. 몇 개 역을 지나자 수신벨이 귀를 찢듯 울린다.“지금 공덕이라고!!”전화를 건 상대가 지금 어디냐 물었나 보다. 위치를 서로 확인하는데 불과한 대화를 나누더니 다시 게임. 자리를 옮기려 해도 승객으로 가득차 이미 늦었다. 껌을 꺼내더니 잘근잘근 씹어가며 다시 자판을 두드린다. 영등포시장쯤 왔을 때 다시 휴대전화가 울린다.“몇 번 출구라고?”상대방의 목소리까지 또렷이 들린다. 핸드백에서 콤팩트를 꺼낸다. 곧 내리는지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친다.25분간의 속수무책 승차는 다행히 여기서 끝났다. 누가 그랬다. 전철 안 휴대전화 사용이 거슬리면 이렇게 하라고.“죄송한데요, 심장박동기를 달아서요…”라고. 그랬더니 전원까지 꺼버리더라고. 박동기의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통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마저 불통이거늘.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印尼 근해 진도 7.3 강진

    인도네시아 북동부 근해에서 21일 저녁(현지시간) 리히터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 인근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진 발생 당시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으며, 북부 술라웨시의 주도 마나도에서 교회가 무너지면서 3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을 뿐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날 지진은 북부 말루쿠주의 주도인 테르나테로부터 130㎞ 떨어진 해저에서 발생했다고 미국지질연구소(USGS)가 발표했다. 태평양 쓰나미 경보센터 관계자는 AP와 인터뷰에서 “지진 규모로 볼 때 인도네시아 해안에 국지적인 쓰나미가 발생할지 몰라도 태평양 연안 전체에 쓰나미를 일으킬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쓰나미 악몽’을 기억하는 주민들은 겁에 질려 긴급 대피하는 등 혼란을 빚었다. 인도네시아 엘신타 라디오 방송은 “마나도 일대에 전력 공급이 차단됐고, 전화도 불통 상태”라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04년 12월26일에는 규모 9.0의 강진과 함께 쓰나미가 발생,13만 1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AP·AFP 연합뉴스
  • [13일 TV 하이라이트]

    ●라이프 n 조이(YTN 오전 11시35분) 우리나라 최대의 대나무 산지인 전남 담양을 찾아간다. 고즈넉한 대나무 숲을 찾아 한겨울의 이색적인 망중한을 즐겨본다. 예쁜 이름을 가진 여덟 개의 산책로가 있는 죽녹원을 거닐며 사색하는 기회도 갖는다. 또 실내에 있는 대나무 정원과 각종 대나무 분재를 둘러보고 다양한 체험학습도 해본다.   ●책 읽어주는 여자, 밑줄 긋는 남자(EBS 오후 9시30분) 시대를 넘어서 인간의 실존의식과 구원의 꿈에 대한 내밀한 탐구를 효과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아르헨티나의 유명한 화가 루이스 스카파티에 의해 시각적으로 재해석되면서 다시 한 차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불후의 고전 ‘변신’을 살펴본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15분) 완전범죄는 없다는 말을 비웃기나 하듯 미제사건의 범인들은 철저하게 준비한 범행으로 자신을 숨기고 있다. 그들과의 숨바꼭질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동안 해결되지 않은 사건을 되짚어 봄으로써 아직까지 미제로 남겨진 이유를 알아보고, 미제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 본다.   ●누나(MBC 오후 7시55분) 승주아버지는 기억이 되살아나지만 승주를 알아보지 못한다. 병원에서 수아의 이상한 행동을 본 건우는 핑크에게 수아가 노할아버지에게 어떻게 했냐고 물어본다. 핑크는 수아가 한 행동 그대로 노할아버지 팔목을 비틀어 잡으며 야단친 걸 흉내낸다. 초조한 수아엄마는 사채업자에게 전화를 하지만 계속 불통이다.   ●행복한 여자(KBS2 오후 7시55분) 준호는 황금박쥐 모임에서 고교시절 첫사랑 하영을 만난다. 하영은 준호의 와이프가 보고 싶다면서 함께 스키장에 놀러가자고 제안한다. 준호는 지연에게 함께 스키장에 가자고 하지만, 지연은 회사일 때문에 못 가니까 준호도 가지 말라고 한다. 한편, 대길은 빚 때문에 불려나가 호되게 얻어맞는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KBS1 오전 10시) 북섬과 남섬의 두 개 섬인 본토와 주변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뉴질랜드는 이국적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아름다운 바다와 화산, 그리고 거대한 모래언덕까지 다양한 자연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찾는다. 자연과 문명이 어우러져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곳. 공존의 섬, 모험의 나라, 뉴질랜드로 떠나본다.
  • [노대통령 개헌 기자간담회 여야반응] 민주, 탈당·중립내각 촉구 민노·국민 “민생 전념을”

    11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 등 군소3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개헌 추진은 정치적 중립성의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즉시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고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서 개헌을 추진해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은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일장훈시, 고집불통, 야당자극, 논쟁유발’의 16자로 정리가 된다.”고 힐난한 뒤 “개헌 논란으로 정국불안을 조성하기보다 민생문제 해결에 전념하고 개헌발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중심당 이규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개헌을 반대하는 야당의 태도가 정략적이라고 했지만 대통령이 정치권을 흔들고 국론을 분열하는 것이 더 정략적”이라고 비판한 뒤 “개헌논의를 당장 중단하고 국정과제에 전념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1000원의 몸살’

    ‘1000원의 행복,1000원의 불행?’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들이 울상을 지었다. 수준 높은 공연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천원의 행복’에 시민들의 불만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원인은 지난 5일에 진행된 공연 예매였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예매를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표가 동이 났다.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전화가 불통되고, 인터넷 서버는 한순간 다운되기도 했다.표를 예매하지 못한 사람들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게시판에 “천원의 행복을 맛보려다 불행해졌다.”,“아는 사람들에게만 판 것 아니냐.”는 등 불만을 터뜨렸다. 세종문화회관측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좋은 취지로 시작한 것인데 오해를 받은 것 같아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공연을 하는 대강당의 좌석은 모두 3000석. 이중 서울시의 요청으로 제공한 표는 시민평가단인 ‘상상누리단’, 수훈 소방공무원 등을 위한 300장뿐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문화회관측은 “2700장은 모두 시민에게 돌아갔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다음 3월 공연 예매에서는 보다 안정된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표를 샀지만 공연관람이 어렵게 됐다면 꼭 보고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반드시 취소 신청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수시로 취소된 표에 대해 예매를 하고 있다. ‘천원의 행복’은 1000원으로 좋은 공연을 볼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 보통 2월을 제외한 매달 1회씩 휴관일인 월요일에 마련된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中 1500만명 MSN메신저 불통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타이완 지진으로 인한 아시아 지역의 통신대란이 28일부터 서서히 복구되고 있다. 중국과 호주는 이날 대부분 지역에서 전화망이 복구되고 있으며, 인터넷 접속도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각국 통신업체들은 해저 광케이블 회선 복구에 2∼3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인터넷 통신장애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피해가 가장 큰 홍콩에서는 통신업체들이 수백만달러의 작업비를 투입, 홍콩과 타이완 사이의 손상된 해저 광케이블 회선을 긴급 복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홍콩 전신관리국 찬저이 국장은 이번 사태가 홍콩의 대외 통신 역사상 `최악의 재난´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까지 이메일, 메신저, 온라인 쇼핑, 주식거래, 게임 등의 모든 인터넷 서비스가 사실상 차단되면서 홍콩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중국 본토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중국의 은행들은 서버를 중국 내륙에 두고 있기 때문에 카드업무, 교역, 전신환 등에 문제가 없었다.”면서 “HSBC나 씨티은행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은행들이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외환은행도 베이징, 상하이, 톈진, 다롄 지점 등이 이날까지 아직 업무가 완전히 정상화되지 못했다. 외환은행 베이징 지점은 “수출입쪽 업무는 은행간 전용 통신망인 ‘스위프트’를 통해 자금을 결제하고 있으나 개별 송금 등은 아직 제속도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언론들은 “MSN이 불통돼 큰 문제를 야기했다.”는 점을 특히 부각시켰다.MSN 가입자 가운데 적어도 1500만명 이상이 통신 장애로 27일 하루 메신저 사용에 곤란을 겪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이날까지 비슷한 현상이 지속됐다.jj@seoul.co.kr
  • 타이완에 강진 휴~ 比 한때 쓰나미 공포

    동남아시아 해안을 강타,24만명의 사망자를 낸 쓰나미 재해 2주년인 26일 또다시 타이완 남부 해안에서 강력한 지진으로 쓰나미가 발생했다 소멸돼 인접국 주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타이완 중앙통신은 26일 저녁 8시26분(이하 현지시간) 타이완 섬 남쪽끝 핑둥(屛東)현 헝춘(恒春)시에서 남서쪽으로 23㎞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지진에 이어 8분만인 8시34분에는 규모 6.4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타이완 중앙기상국 지진관측센터가 전했다. 미국 지진관측소는 첫번째 지진의 규모를 7.1, 두번째 지진은 7.0으로 각각 발표했다. 일본 기상청은 당초 이 지진으로 높이 1m의 쓰나미가 발생, 필리핀 북동부해안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으나 확인 결과 소멸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일본 기상청 관계자는 “예상됐던 쓰나미는 현실화되지 않았다.”며 “위험은 지나갔다.”고 밝혔다.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측도 “현지 방송에선 어떤 쓰나미 발생 소식도 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지진은 타이완 전역에서 감지됐으며 남부 전자 및 정유 공장을 중심으로 일부 인명 및 재산피해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타이완 현지방송은 지진강도가 가장 컸던 헝춘시에서 두채의 가옥이 붕괴돼 주민 6명이 매몰된 현장의 장면을 보여줬으며 일부 지역에서 도로단절과 화재, 가스누출, 통신두절 사태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일대에선 가구와 담이 무너지면서 주민 8명이 매몰됐으나 저녁 11시 현재 모두 어린이 2명을 포함한 4명이 구출된 상태다. 가오슝(高雄)시에서도 중여우(中油)공사 정유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전화가 불통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북부 타이베이에서도 건물이 흔들리는 등 진동이 감지됐다. 가오슝항 항무국은 “지진 발생시 항만 수역에 다소 비정상적으로 높은 파도가 일기는 했으나 선박이나 컨테이너 설비 등은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지진은 홍콩에서도 미세하게 진동이 감지됐다. 홍콩 연합뉴스
  • [HAPPY KOREA] 경남·울산 마을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경남·울산 마을 주민활동 탐방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격언이 빈말이 아닌 것 같다. 지역개발사업에서는 흔히 협력보다는 갈등이 번지는 사례를 볼 수 있다. 주민들은 행정기관이나 외부단체와 협력을 우려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행정기관과 외부단체는 주민들의 우려를 ‘고집불통’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협력으로 상생의 원리를 배워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경남 밀양시 부북면 가산리 밀양연극촌, 울산 울주군 서생면 화산리 맑은내배꽃마을, 경남 진주시 이반성면 사이버타운 등을 찾아 협력의 중요성을 되짚어봤다. 1. 밀양 연극촌 경쟁력 ‘쑥쑥’ 밀양 연극촌은 연극을 테마로 한 ‘국내 유일’의 마을이다. 월산초교가 폐교된 직후인 1999년 밀양시는 연극단체인 연희단거리패에 5000평의 학교 부지와 건물을 무상임대했다. 연희단거리패는 여기에 공연장과 연습실 등을 꾸미고,2000년부터 매주 토요일 ‘주말극장’을 열어 연극 마니아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이듬해부터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를 여는 등 외연을 넓혀나가고 있다. 밀양연극촌은 손숙 전 환경부 장관이 이사장을, 이윤택 전 국립극단 예술총감독이 예술감독을, 밀양백중놀이 기능보유자로 중요 무형문화재 제68호인 하용부씨가 촌장을 맡는 등 내로라하는 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또 50여명의 연극인이 상주하며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주말극장을 찾는 관람객만 평균 200여명 수준으로, 웬만한 도시 한복판에 위치한 극장이 부럽지 않다. 연간 방문객은 5만∼6만명에 이른다. 하 촌장은 “방문객이 늘었지만, 아직은 적자를 면치 못해 외부공연 등으로 운영비를 충당한다.”면서 “하지만 연극인으로서 마음껏 재능을 뽐내고, 일반인들에게 문화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장소로는 서서히 자리매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밀양연극촌은 행정기관과 민간단체가 협력으로 일궈낸 성공사례다. 다만 지역주민들과 연계한 프로그램은 빈약하다. 하 촌장은 “지역주민들과 협력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연극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포장을 할 줄 모른다.”면서 “그런 사람이 와서 도와줬으면 좋겠는데….”라며 아쉬워했다. 2. 맑은내배꽃마을 역할분담 행정기관과 민간단체가 손을 잡고, 주민들까지 끌어들여 꿈을 키워나가는 곳도 있다. 70가구 220명의 아담한 시골동네인 울주 맑은내배꽃마을에는 올초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울주군은 이곳을 농촌체험마을로 꾸미기 위해 ㈜코엑스포라는 기획업체와 협약을 맺었다. 코엑스포는 마을 이름을 화산마을에서 현재 이름으로 바꾸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으로 도시민을 상대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광복 마을 운영본부장은 “소득 분배의 투명화로 갈등요인을 차단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문을 열자 한달만에 1만2000명이 다녀갔다. 참가비와 생산품 판매로 1억원의 수익도 올렸다. 농산품 판로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마을 주산품인 배의 절반 이상을 체험객들이 구입했다. 올해 말까지는 모두 2만명이 예약되어 있다. 체험마을 안내요원 등으로 13명을 채용해 고용 창출효과도 내고 있다. 이같은 초기 성공은 부산·울산지역의 유일한 체험마을이라는 지리적 이점도 한몫했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주민들은 생산·판매, 외부단체는 프로그램 마련, 행정기관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 분담’이다. 여기에 울주군은 마을과 500m 가량 떨어진 명산초교를 울산지역 유일의 영어학교로 지정하는 한편, 이웃 외고산옹기마을이나 간절곶 등과 연계한 개발계획도 추진한다. 이 본부장은 “지금은 구멍가게, 민박집 하나 없지만 귀농을 유도해 인구가 유입될 것”이라면서 “다만 농촌 문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를 한데 묶어줄 인적·조직적 네트워크는 없는 만큼 정부 차원의 보완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3. 진주 사이버타운 특화 집중 밀양연극촌이나 맑은내배꽃마을처럼 모든 동네가 ‘홀로서기’가 가능할 만큼 자체 경쟁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지닌 것’보다는 여전히 ‘없고 불편한 것’이 많다. 때문에 경남 진주시 이반성면 일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반성면을 비롯, 일반성면, 진성면, 사봉면, 지수면 등 5개 면에서는 1999년부터 정보화 기반 지역개발사업인 ‘사이버타운 프로젝트’가 추진됐다.2001년부터 조성된 정부 주도의 정보화마을에 앞서 행정기관의 도움 없이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역단체인 진주농촌정보문화연구회의 주도로 진행된 민간 차원의 농촌정보화운동이다. 이제는 정보화 관련 영농조합까지 운영할 정도로 기반을 다졌다. 황인철 진주농촌정보문화연구회장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냈다고 하기에는 아직 미흡하며, 주민들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각각의 마을이나 동네가 갖고 있는 장점을 한데 묶어 특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사봉면은 지방공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라 일자리 창출에 유리하고, 진성면은 과학고와 체육고 등이 자리잡고 있어 교육을 특화할 필요가 있다. 또 연간 7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경남수목원과 정수예인촌이 조성된 이반성면과 오일장이 열리는 일반성면은 외지인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투입요소는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확대재생산돼야 한다.”면서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가 자칫 구체적인 성과는 없이 지역간 위화감만 조장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 밀양·울주·진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남해 가천다랭이마을 성공사례 경남 남해군 남면 홍현리 가천다랭이마을은 농촌체험마을로 ‘대박’을 터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험마을을 시작한 2002년에 방문객은 200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는 벌써 17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60가구 150명의 주민이 벌어들이는 한해 수입은 모두 합쳐 1억 5000만원이 고작이었으나, 지금은 5억원가량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마을 이웃에 펜션 등을 지으려는 사람들까지 몰리면서 땅값은 50∼100배나 올랐다. 성공 비결은 마을 고유의 다랭이논을 특화한 데서 찾을 수 있다. 다랭이논은 비탈지를 계단 형태로 깎아 만든 논(다랑이논)을 일컫는 사투리로, 다락논으로도 불린다. 이곳은 다랑이논의 원형이 고스란히 보존된 거의 유일한 해안가 마을인데다, 다랭이에 대한 상표권까지 확보해놨다. 또 방문객들이 먹고 자기 위해 쓰는 돈 말고도, 방문객들이 현장에서 사갈 수 있는 마늘 등 맞춤형 농작물을 재배해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가천다랭이마을은 이제 살기 좋은 지역이 됐을까. 오히려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람냄새 나는 마을이 상혼만 판치는 관광지로 둔갑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싹트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주민들은 열악한 생활환경에 대한 문제점도 쏟아냈다. 마을을 들어서면 온통 콘크리트로 덕지덕지 바른 길과 시멘트 담장뿐이다. 담쟁이덩굴이 우거진 정취가 느껴지던 돌담길은 온데간데 없다. 마을터가 경사지에 위치하다 보니 가파른 마을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느라 주민의 상당수는 관절염 환자라고 한다. 현행 기준대로라면 주택의 90% 이상이 불법 건축물일 정도로 주거환경도 열악하다. 또 마을 앞 바다는 해삼·전복·미역·갈치 등 어족자원이 풍부하지만, 배를 댈 방파제와 선착장이 없어 생선은 시장에서 사먹어야 한다. 이웃마을의 선착장을 이용하려 해도 만만치가 않다. 주민들은 ‘달빛에도 논이 마른다.’고 말할 정도로 주민들의 주업인 농사가 잘 될 리도 만무하다. 김주성(50) 이장은 “도시민들이 살고 싶다는 문의전화를 많이 하지만, 텃밭만 가꿔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방문객이 늘기만 기다린다면 마을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공감대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져있다. 김학봉(61)씨는 “마을을 가꿔나가려면 상인이 아닌 주민, 그것도 젊은이들이 들어와야 한다.”면서 “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동 생산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구획정리로 주변환경과 어울리는 주택을 짓는 것은 물론 폐교도 대안학교로 조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대세(70)씨도 “처음에는 소득을 높이는 데만 신경을 썼지만, 이제는 우수한 자연자원이 훼손되지 않도록 상업화를 경계해야 할 시기”라면서 “마을 뒷산인 설흘산과 응봉산 등을 찾는 등산객도 많지만, 등산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심각해지고 있는 환경 훼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해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美 첫 ‘사회주의자 상원’ 나오나

    좌파정당의 불모지 미국에서 60대 사회주의자의 ‘1인 혁명’이 결실을 맺고 있다. 미국 역사상 첫번째 ‘사회주의자 상원의원’을 노리는 버니 샌더스(65) 버몬트주 하원의원이 주인공이다. 그는 중간선거를 나흘 앞둔 현재 라이벌인 공화당의 백만장자 기업인 후보를 여유있게 앞서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 현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만 없다면 샌더스와 상원의 ‘운명적 조우’는 무난할 것”이라면서 “그의 성공은 미국정치에 대한 전통적 학설들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200년이 넘는 미국의 정당정치사에서 사회주의 정당과 정치인들은 견고한 제도권의 벽 앞에서 번번이 좌절해야 했다. 상원의 보수성은 특히 심각해 역대 선거에서 사회주의 후보 가운데 가장 선전한 경우가 1930년 6%를 득표한 에밀 세이덜일 정도다. 특이한 점은 샌더스의 `정치기술´에 대한 평가가 지지자들이든 반대자들이든 한결같이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어디서나 자신이 사회주의자란 사실을 자랑할 만큼 ‘뻔뻔’스러우며, 고집불통에 툭하면 장광설을 늘어놓는 등 사교감각이 ‘제로’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버몬트대 정치학과의 개리슨 넬슨 교수는 “‘자유주의자’라는 말조차 모욕으로 받아들여지는 미국 사회에서 돈도 없고 소속 정당도 없는 데다 특별한 신체적 매력도 없는 그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학문적 연구대상”이라고 말했다. 물론 샌더스는 하원에서 이미 8선을 기록 중인 관록의 정치인이기도 하다.1980년대 벌링턴 시장을 지낼 당시 시정부를 개혁하고 침체된 도시경제를 활성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우정본부 ‘가족多사랑 적금’ 출시

    우정사업본부는 31일부터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가족多사랑 적금’을 우체국에서 판매한다. 출산, 결혼, 부모봉양 가정에 우대 이율을 적용한다. 계약기간은 6개월∼2년이다. 월 불입액은 1만∼500만원이다. 가입기간에 자녀를 출산하면 자녀수에 따라 연 0.1∼0.3%포인트, 본인 결혼시 연 0.2%포인트, 부모봉양시 연 0.1%포인트 우대한다. 월 불입액이 50만원 이상이고 우체국 요구불통장에서 자동 이체하면 각각 연 0.1%포인트가 추가 우대된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공포에 떤 ‘허니문’

    23년 만의 강진이 세계적 휴양지 하와이섬을 뒤흔들었다. 미국 하와이섬에서 15일(현지시간) 리히터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해 산사태가 일어나고 건물이 부서지는 피해가 잇따랐다. 또 곳곳에서 전기와 통신, 도로가 끊기고 병원과 호텔 투숙객 수천명이 대피했다. 지진은 이날 오전 7시7분 하와이주 하와이섬 서쪽 연안 카일루아 코나에서 북북서로 16㎞ 떨어진 해역에서 일어났으며 곧이어 최대 5.8 등 10여차례의 여진이 이어졌다고 미 지질조사국이 밝혔다. 여진은 앞으로 몇 주간 계속될 수 있다. 아직 사상자는 공식 보고되지 않았으나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환자들이 주요 병원에 즐비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통신 장애로 피해가 늦게 보고될 수 있다며 린다 링글 주지사는 하와이주 전역을 재해지역으로 선포했다.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 쓰나미 경보센터는 “쓰나미(지진해일)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지만 하와이 주변 바다의 풍랑이 거세질 수는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진에 따른 산사태로 주요 고속도로가 불통돼 불편을 겪고 있다. 피신 행렬도 이어져 하와이섬의 3개 호텔에서만 3000명이 대피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하와이섬에서 가장 큰 하마쿠마 병원은 소방시설의 파손으로 환자와 직원들을 대피시켰고 코나커뮤니티 병원도 지붕이 내려앉으면서 전기가 끊겨 환자들을 대피시켰다. 주도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섬에서는 95%가량 전력 공급이 차단돼 시민들이 승강기 안에 갇히기도 했다. 진앙지와 가까운 코나의 휴양지들은 발이 묶인 상태고 선박들은 다른 기항지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관광객들은 물과 식료품을 구하느라 길게 줄을 섰으며 배수관이 터져 폭포수를 연출한 호텔도 눈에 띄었다. 호놀롤루와 마우이 공항은 한때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으나 비상 전력이 복구되면서 운영이 재개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호놀룰루를 떠나 인천공항으로 온 대한항공 일부 여객기도 보안검색과 출입국 수속이 늦어지면서 2시간가량 지연 도착했다고 16일 서울지방항공청이 밝혔다. 하와이섬 동부의 앤 라바세는 “몸이 몹시 흔들려 구르게 됐다.”면서 “마치 킹콩이 집을 이리저리 흔드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 신혼부부는 와이키키 해변에서 “참으로 특이한 허니문 이야기”라고 토로했다. 하와이에 집이 있는 미 프로골퍼 위성미도 투어 중에 소식을 듣고 “하와이에 살면서 한번도 지진을 겪어 보지 못했다.”며 “말로만 듣던 지진이 나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 그녀는 18일 하와이로 돌아가 학교에 복귀할 예정이다. 한국을 방문 중이던 무피 하네만 호놀룰루 시장은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한·미 경제협력 합동회의’ 사절단 일원으로 17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날 계획이었다.하와이에선 보통 리히터 3,4의 지진이 대부분이었다. 가장 컸던 지진은 1868년 4월 지진과 해일로 80여명의 인명 피해를 낸 것이다. 최근의 강진으로는 1983년 11월의 리히터 6.7의 지진이 꼽힌다. 한편 KT는 하와이에 국제전화를 거는 가입자에게 25일까지 3분 무료통화를 제공한다고 밝혔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儒林(710)-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56)

    儒林(710)-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56)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56) 특히 퇴계의 유학은 일본으로 건너가 ‘제2의 왕인(王仁)’이라고 불릴 만큼 일본 정신사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일본 근세유학의 개조였던 후지와라 세이카(藤原惺窩)는 임진왜란 때 포로로 잡혀 왔던 강항(姜沆)을 스승으로, 친구로 삼아 처음으로 유학을 일으킨 사람인데, 그가 가장 열독하였던 책은 퇴계가 발문을 붙여서 간행한 ‘연평답문’이며, 문인이었던 하야시 라잔(林羅山) 역시 퇴계가 지은 ‘천명도설’을 읽고 ‘퇴계는 이씨들 중에서 우뚝 솟아올라 두드러지시니, 그 나라 유학자의 이름을 온 세상이 다 기리고 있다.’는 내용의 찬사를 조선의 사신을 통해 보내오고 있을 정도인 것이다. 또한 퇴계의 영향으로 일본의 근세유학을 열었던 야마사키 안사이(山崎暗齋)는 퇴계를 ‘주자의 직제자(直弟子)’라고 평가하고 ‘조선의 제일’이라고까지 추앙하고 있었던 것이다. 퇴계가 이처럼 유교의 종주국이었던 중국에서까지 유학의 완성자인 이부자(李夫子)로 칭송받고 퇴계의 사상이 일본으로 건너가 고금절무(古今絶無)의 ‘참된 유학자(眞儒)’라고까지 평가받는 데에는 이와 같이 거친 성정을 지닌 고집불통의 고봉과 같은 제자와 아홉 번이나 장원급제를 할 만큼 천재였던 율곡과 같은 빼어난 후학들과의 충돌과 도전에서 다듬어질 수 있었으니, 바로 고봉의 이러한 점이 임금 선조와의 독대에서 ‘학문을 착실히 한 사람을 천거해 달라.’는 부탁을 받자 퇴계는 몇 번을 고사하다가 ‘굳이 말씀드린다면 기대승 같은 사람은 글을 많이 읽었고 성리학을 깊이 연구해서 그 견해가 감히 유학에 정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추천의 말과 함께 고봉을 천거한 이유였던 것이다. 퇴계와 고봉의 사이에 오고간 편지에는 4년여에 걸친 ‘사칠논변’에 관한 편지 말고도 13년 동안 100여 통의 편지로 계속 이어지고 있었으나 경오년(1570년) 11월15일 ‘후학 대승이 절을 하며 올리는 편지’야말로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마지막 편지였던 것이다. 이 무렵 퇴계는 고황(膏)에 깊은 병이 들었다. 평생 동안 병약하여 항상 아프고 질병으로 고통스러워하였지만 이번의 병은 골수에까지 스며들어 회복할 가망이 없는 불치의 병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퇴계는 고봉의 마지막 편지를 받은 뒤 불과 20여일 뒤인 12월8일에 숨을 거두었는데, 퇴계 역시 자신의 여생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음을 예감하고 있었던 듯 보인다. 퇴계가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퇴계의 제자인 김성일의 ‘학봉문집(鶴峯文集)’에 나와 있는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 드러나고 있다. “11월 9일. 가묘(家廟)에서 시사(時祀)를 지내기 위해서 온계로 가서 재숙(齋宿)하다가 감기에 걸리셨다. 제사를 지낼 때 독()을 받들고 제물을 올리는 일을 손수 맡아하여 몸이 더욱 불편하셨다. 자제들이 기후가 편치 않으니 제사에 참여하지 말 것을 고하자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는 늙어도 제사를 지낼 날이 많지 않으므로 불가불 참여할 수밖에 없다.(余今老矣行祭之日不多 不可不參)’”
  • 儒林(708)-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54)

    儒林(708)-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54)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54) 고봉의 반론은 다음과 같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 처지거나 들리어 기울어질 염려가 없어서 마침내 험한 재를 넘고 먼 곳에 다다라 함께 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논쟁도 이와 비슷하니 삼가 바라건대, 이런 뜻으로 생각하시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고봉의 ‘사람과 말’에 대한 비유 역시 절묘하다. 즉 스승 퇴계와 자신이 벌이고 있는 논쟁은 한 마리의 말(理氣論)을 위해 두 사람이 두개의 짐을 올려놓고 각자 자신의 짐만을 위해 각자 밑에서 떠받쳐 올리는 어리석은 행위와도 같으니, 이러한 행위는 끝내 평형을 이루지도 못하고 말을 쓰러지게 할 뿐으로 이제는 서로 마음과 힘을 합쳐 동시에 떠받쳐 올리거나 짐을 적당히 옮겨 싣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고집불통의 고봉은 스승 퇴계의 제3의 명제에 대해서 물러서지 않고 다음과 같은 절충안을 내놓는다. “스승께서 말씀하신 ‘사단은 이가 드러나자 기가 그것을 따르는 것이고, 칠정은 기가 드러나자 이가 그 위에 올라탄 것이다.(四端理發而氣隨之 七情氣發而理乘之)’란 두 구절은 또한 매우 정밀합니다. 그러나 저의 못난 생각으로는 이 두 가지 뜻은 칠정에는 이와 기가 다 있지만 사단에는 오직 ‘이발(理發)’의 측면만 강조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므로 대승(大升:고봉의 이름)은 이것을 다음과 같이 개정하였으면 합니다. ‘정(情)이 발할 때에는 이(理)가 동하매 기가 함께 하고, 혹은 기가 감(感)함에 이가 탄다.(情之發也 或理動而氣俱 或氣感而理乘)’” 그러나 고봉의 이러한 절충안은 퇴계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퇴계 역시 이 치열한 논쟁에 대해서 이제 그만 끝을 보고 싶은 염증을 느낀 것처럼 보인다. 고봉의 표현처럼 4년에 걸친 소모전이 한 마리의 말위에 자신의 짐을 더 많이 실으려는 어리석은 싸움처럼 느껴진 것이었다. 그리하여 퇴계는 고봉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쓴다. “먼저 번에 부쳐 주신 ‘사칠양설(四七兩說)’에 대해 반복하여 깊이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옛사람들이 말하였던 이른바 ‘시작할 때는 엇갈리며 다르게 시작하였다가 마침내 난만(爛漫)하게 되면서 같은 점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참으로 헛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퇴계의 이 말은 두 사람의 논쟁이 시작될 때에는 비록 엇갈리며 다르게 시작하였지만 서로 의견을 내뿜어 꽃처럼 뚜렷하게 피어날 때에는 결국 두개의 다른 의견도 하나의 같은 점으로 돌아가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나서 퇴계는 이제 그만 논쟁을 끝내자는 표시로 그 유명한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쓴다. “지난 번에 주고받았던 사단칠정 논쟁이 저에게 이르러서 그쳤으나 이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문제이고, 그 가운데는 또한 저의 소견을 마무리하고 싶은 부분이 한두 군데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다시 생각해 보니 의리를 분석하여 밝히는 일은 본래 더없이 정밀하고 해박해야만 하는데도 제가 논술한 내용을 돌아볼 때 조리가 번잡하고 문장이 방만하여 의견을 펼친 것이 넓지 못하고 조예가 미치지 못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 [북핵실험-전문가진단] “北, 핵보유국돼야 對美협상 유리 판단”

    [북핵실험-전문가진단] “北, 핵보유국돼야 對美협상 유리 판단”

    북한이 9일 ‘핵실험 성공’을 발표한 것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한반도 주변의 심각한 안보 불안을 우려했다. 북한이 공식 핵보유국이 됨으로써 향후 국제사회의 질서 재편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보다 강력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설 경우, 우리 정부도 기존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정부가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외교적인 해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문도 내놓았다. ●왜 했나…북한의 득실은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김영수 교수는 “국제적인 비난이 큰데도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대내적인 이유 때문”이라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의 교통사고 보도에 음모설이 대두되는 것만 봐도 북한 권력층이 불안하다는 얘기이며, 동시에 인민의 사기를 진작하고 김정일 위원장의 위신을 과시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김연철 연구교수는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내부 역량을 동원하는 국내 정치적 필요성이 있었고, 두번째로는 북한이 핵실험 계획을 발표한 이후에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살폈지만 금융 제재 해제에 대한 대답이 없고 미국이 오히려 강력한 제재를 알리는 상황에서 ‘핵 보유국’으로 협상에 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대 북한학과 남성욱 교수는 “(우발적이 아니라)이미 핵 실험 날짜를 잡아놓고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의 ‘마이웨이’,‘자기 일정’을 우리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평가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정부는 정책 실패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국제사회의 대응은 외교안보연구원 최강 교수는 “국제사회 분위기가 강경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과 일본의 입장에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이상 가는 대북 결의안을 유엔에 상정해 대북 제재를 본격화하고,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같은 군사적 봉쇄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 교수는 “북한이 핵을 가진 상황을 인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협상의 여지는 열어두겠지만 북한의 핵위협에 양보하는 모양새는 절대로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연구원 전성훈 연구위원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지난번 결의안을 위배했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제재 결의안이 다음에 채택될 것”이라고 지적했고, 남성욱 교수도 “미국은 일단 북한의 핵이 가공할 만한 것인지, 초보적인 수준인지 파악하는 등 기술적인 부분을 분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미국은 이후 유엔 안보리에 북핵 문제로 군사적 조치까지 단행하도록 할 것이며,PSI에 따라 해상 봉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영수 교수는 “앞으로 한·미·일 3국의 공조, 유엔 제재는 국제공조의 형식을 취하겠지만 실천은 (각국의)각자 입장이 달라 군사제재까지 택하긴 어렵다.”면서 “(군사제재는)한반도의 긴장을 야기하는데 이는 우리도, 중국도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세종연구소 백학순 남북관계연구실장도 “대화와 협상밖에 방법이 없다.”면서 “미국은 겉으로는 물리적 제재로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지만 동시에 현실적으로 북한을 핵국가로 인정하고 지역의 군비경쟁으로 흐르지 않도록 협상하려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백 실장은 이어 “미국이 대북 정책조정관을 임명해서 대북 정책을 주도하도록 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북한은 앞으로… 전문가들은 미국 등 국제사회가 협상 국면을 마련하지 않으면 북한이 추가 핵위협에 나설 수 있다는 데는 대체적으로 동의했으나, 핵 탑재 미사일 시험 발사 등 초강경 시나리오의 실현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백학순 연구실장은 “북한은 일단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고 기다린다는 입장을 보일 것”이라면서 “북한은 이미 (미국과 핵 대립에서)이긴 게임이라고 생각할 것이며, 미국이 핵 국가를 공격할 수 없는 상태에서 군사적 최소 안보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김연철 연구교수는 “북한은 일단 핵보유국의 지위를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반응을 살필 것”이라면서 “만약 협상 국면이 나타나지 않으면 추가적인 위협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성훈 연구위원도 “북한의 다음 카드는 핵 기술 추출이나 핵 탑재 미사일 발사 시험 등이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핵 능력을 보여줬고, 앞으로는 개발한 핵을 쓰는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김영수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이 예상하지 못한 것은 추가 군비부담”이라면서 “상식적으로 핵을 가지면 재래식 군사력은 없어도 된다고 보지만 현실적으로는 오히려 더 증강해야 한다. 북한의 군사력 증강은 국가 붕괴로 갈 것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핵실험이라는 마지막 강력 카드를 썼는데 이는 오래가지 못할 카드”라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전문가들은 대북 정책 기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성훈 연구위원은 “그동안 ‘핵이 없는 북한’이나 ‘핵 개발을 막을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설정됐던 남한의 대북정책에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대화는 계속해야겠지만 앞으로의 대북정책은 국제사회의 규범에 철저하게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중국도 북한의 손을 못 들어주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남한까지 오해를 사게 된다.”면서 “국내에서 ‘우리도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결코 그런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되며, 이런 때일수록 비핵(非核) 정책을 견지, 안보에 대한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강 교수는 “대북정책 방향을 전환할 수밖에 없는데 그동안 해왔던 개입정책보다는 안보 태세에 주안점이 맞춰져야 한다.”면서 “우리 정부가 더 이상 북한의 입장을 (편)들어줄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협상을 통한 해결의 여지는 남겨야 하기 때문에 ‘잠정 중단’이나 ‘유예’라는 단어는 쓰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연철 교수는 “대북 제재는 중장기적으로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남한의 경제, 외교에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는 북한이 금지선을 넘은 데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외교적인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핵 문제가 국내 정치권으로 불통이 튈 가능성도 거론됐다. 김영수 교수는 “참여정부는 ‘북핵불용’ 원칙을 고수했는데 결국 북한 핵을 허용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정부 인사들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고,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는 결국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나 김승규 국정원장이 아닌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수 세력의)공격이 갈 것이고 대통령의 힘은 더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논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남성욱 교수는 “전작권 환수 논의와 한반도 비핵화 논리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강 교수는 “우리 정부로서는 한·미 동맹 조정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생겼고, 미국의 입장에서도 한반도 방위 조약을 확고히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미 미국이 전작권과 핵실험은 별개의 문제라고 천명한 만큼 우리 정부로서는 전작권 환수 시기를 2012년쪽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 김수정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편견은 이제 버려”…코믹·퇴폐 발레가 온다

    “편견은 이제 버려”…코믹·퇴폐 발레가 온다

    발레가 귀부인처럼 우아하고, 고상하다고? 모르시는 말씀. 발레도 때로는 이웃집 아가씨처럼 장난기 넘치고, 선술집 요부처럼 퇴폐적일 수 있다. 못 믿겠다면 새달 잇따라 무대에 오를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10월14·15일 성남아트센터)와 스웨덴 출신 마츠 에크가 안무한 국립발레단의 ‘카르멘’(10월24∼28일 예술의전당)을 놓치지 마시길. 짝을 찾는 선남선녀의 좌충우돌 코믹극, 유혹과 질투로 점철된 처절한 난투극이 발레에 대한 고정관념을 통쾌하게 날려버릴 것이다. 둘다 국내 초연작으로, 발레의 다양한 얼굴을 만나는 흔치않은 기회다. ●이보다 더 코믹할 순 없다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소문으로만 알려진 발레리나 강수진의 코믹 연기를 마침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애절한 표정과 몸짓으로 관객의 심금을 울렸던 강수진은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야생마처럼 뛰어다니며 남자를 골탕 먹이는 고집불통 아가씨로 분한다. 섬세하고 절제된 표현력으로 드라마틱 발레의 주역을 독차지해온 강수진은 1997년 이 작품으로 처음 희극에 도전했다. 당시 레이드 앤더슨 예술감독에 의해 강제로 카트리나역을 떠맡았던 강수진은 자신도 미처 몰랐던 내면의 숨은 끼를 발산하면서 발레리나로서 폭넓은 연기력을 과시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1960년대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을 최정상에 올려놓은 안무가 존 크랑코의 작품.‘로미오와 줄리엣’‘오네긴’‘카르멘’등 고전문학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즐겼던 그는 말괄량이 아가씨가 온순한 아내로 길들여지는 과정을 그린 셰익스피어의 원작에 뛰어난 안무력을 가미해 재치넘치는 희극 발레를 만들어냈다. 2002년 ‘카멜리아 레이디’,2004년 ‘오네긴’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고국을 찾은 강수진의 변신이 기대를 모은다.5만∼18만원.(031)783-8022. ●이보다 더 치명적일 순 없다 토슈즈를 벗어던진 무용수, 허공에 자욱한 담배 연기, 대담한 성적 유희와 격투가 난무하는 무대…. 국립발레단의 ‘카르멘’은 파격의 연속이다.1992년 이 작품을 초연한 마츠 에크는 대머리 백조가 등장하는 ‘백조의 호수’로 국내에도 이미 소개된 적 있는 안무가. 유머가 깃든 독창적 안무로 유럽의 모던발레 선구자라는 찬사를 얻고 있는 그는 비제의 걸작 ‘카르멘’을 50분 분량으로 압축해 자신만의 기발하고, 독특한 시각으로 재창조해냈다. 마츠 에크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진행중인 이번 공연에는 초연 당시 카르멘을 연기했던 안나 라구나와 스위스 바젤발레단 주역 무용수 출신의 허용순, 독일 뒤셀도르프발레단 주역 무용수 유룩 시몬이 조안무자로 참여해 단원들을 지도하고 있다. 아시아 초연인 만큼 무대 세트와 의상 등에도 해외 스태프가 참여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치명적인 유혹과 질투가 번득이는 무대를 장악해야 하는 건 역시 무용수들.‘팜프 파탈’카르멘으로는 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주원과 노보연, 영화 ‘셸 위 댄스’의 여주인공 구사카리 다미요가 번갈아 출연하고, 호세로는 장운규와 이원철이 더블 캐스팅됐다.‘카르멘’에 이어 비제의 음악에 조지 발란신이 춤을 입힌 ‘심포니 인 C’가 함께 공연된다.2만∼10만원.(02)587-6181.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No.1 꿈꾸는 당구계 보아 19세 차유람

    No.1 꿈꾸는 당구계 보아 19세 차유람

    “차유람이 대체 누구야?” 지난 13일 ‘트릭샷 매직 챌린지’와 14일 엠프레스컵 포켓볼대회에서 ‘검은 독거미’ 재닛 리(35·미국)와 맞대결을 펼쳐 석패한 차유람(19)의 인기가 상종가다. 첫날 경기 직후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검색 순위 1위에는 그의 이름이 사라질 줄 몰랐고, 그의 미니홈피는 내내 ‘불통’이었다. 사실 그의 이름은 묘기 당구인 ‘트릭샷’이라는 경기 이름만큼이나 일반인들에겐 낯설다. 섹시한 복장의 재닛 리에 견줘 평범하고 차분한 차림 때문에 그를 진행 요원으로 여긴 팬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유명인이다.‘당구계의 보아’라고까지 부르는 새내기 팬들까지 생겼다. 왜소한 체구에다 앳된 얼굴,‘열정’ 하나로 학업까지 포기한 점까지 비슷하다. 세계 정상까지 꿈꾸는 점도 같다. 전남 완도 출신인 그는 당초 테니스에 전념했지만 초등학교 6년 때 큐를 잡았다. 테니스를 먼저 시작한 2살 위의 언니에게 아빠, 엄마가 더 관심을 기울였다는 게 라켓을 놓은 이유다. 당구에 푹 빠진 차유람은 중학 진학을 포기했지만 이후 두 차례의 검정고시 통과로 대학 진학까지 계획하고 있다. 지난 2003년 한국포켓볼(9볼) 랭킹 1위에 오른 차유람은 이듬해 풀사랑9볼오픈 우승에 이어 지난해와 올해 한국당구연맹 9볼 랭킹전에서 거푸 2위를 차지,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대회 전부터 그는 선수촌 태백분촌에서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최종 목표는 세계 챔피언. “키는 작지만 신체적인 불리함 때문에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포기는 전염된다.’는 타이거 우즈 아버지의 말을 새기며 산다.”고 했다. 차유람은 14일 재닛 리와의 재대결을 마친 뒤 “비록 또 졌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다음에 미국 무대에서 만날 기회가 있으면 재닛 리와 잊지 못할 승부를 펼쳐보고 싶다.”면서 “실력보다 다른 것으로 유명해졌는데 앞으로는 진짜 실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盧대통령과 차별화 않을 경우 대선승산 없다는 생각은 오산”

    “盧대통령과 차별화 않을 경우 대선승산 없다는 생각은 오산”

    열린우리당 염동연 의원은 30일(현지시간) “차기 주자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너무 낮아 차별화하지 않을 경우 승산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경고했다. 여권 내 호남실세로 꼽히는 염 의원은 이날 워싱턴 특파원 기자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 지지세력의 지원을 받지 않고는 여권 후보가 승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에 대해 “다음 선거에서 어떤 경우든 여야 후보간 득표차가 100만표 이상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노 대통령이 아무리 인기가 없어도 이 정도의 지지세력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염 의원은 이어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정계 대개편이 있어야 한다.”며 “제3의 지대에서 새집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제3지대론’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우리당이 민주당 보고 자기 밑으로 들어오라 하거나, 민주당이 우리당 보고 들어오라 하면 들어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희망연대’를 발족시킨 고건 전 총리에 대해서는 “그쪽은 아직 큰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분을 여러 사람들 중 하나로 영입하는 것은 몰라도 여권이 옹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근 노 대통령에게 직언(直言)을 한 일도 소개했다. 지난 6일 노 대통령과의 부부초청 만찬에서 “대통령을 욕하지 않으면 욕 먹는 세상이 됐다. 대통령이 독선과 오만, 고집불통으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대통령이 추구하는 대원칙에 관한 것이 아니라면 여야 모두의 의견을 경청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건의했다고 한다.“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튀는 발언들’을 구체적 사례로 거론했더니 노 대통령은 웃으시더라.”는 말도 곁들였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과거 민주당 분당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 이 내용은 오는 10월쯤 책으로 나올 나의 비망록에 자세히 소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바다이야기’ 연루설에 대해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집은 흔적없고 엄마는 수마에…

    “여섯 시간 산길을 헤쳐 집으로 갔는데 엄마는 이미….” 18일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진부고등학교 2학년1반 교실. 정태(가명·18)는 교복을 입은 딴 아이들과 달리 마을회관에서 준 옷을 입고 침울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옆에는 쉬는 시간을 맞아 진부중에서 오빠를 찾아온 지수(가명·14)가 오빠의 손을 꼭 잡고 울음을 참고 있었다. 진부면 상월오개리에 사는 남매는 지난 15일 오전 7시15분쯤 엄마 은모(49·여)씨가 지어준 아침밥을 챙겨먹고 학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게 엄마와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오전 수업을 하고 있는데 쏟아지는 빗줄기에 곳곳에서 산이 무너지고 있다는 소리가 들렸다. 마을로 가는 길이 끊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태는 불안한 마음에 집으로 전화를 했지만 불통 신호음만 울렸다. 학교쪽으로도 흙탕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해 서로를 챙길 새도 없이 정태는 친구집, 지수는 마을회관으로 몸을 피했다. 16일 낮 12시. 정태는 엄마를 찾아 집으로 향했다. 길이 끊겨 마을은 고립됐지만 어린 시절부터 이 진부면에 살아온 정태만이 아는 산길로 무작정 올라갔다. 우거진 나무와 풀숲을 헤치고 들어가다 날카로운 가지에 살이 찢겨 피가 흘렀지만 걸음을 멈출 수는 없었다. 평소 도로를 이용하면 한 시간이면 될 거리를 꼬박 여섯 시간이나 걸려 마을에 들어섰다. 하지만 정든 집은 흔적조차 없었다. 정태는 근처 친척 집을 찾아 “우리 엄마 어디 있어요. 대체 뭣들 하고 있었어요.”라며 울부짖었다. 친척과 이웃들은 “갑자기 들이닥쳐 우리도 어쩔 수 없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17일 아침 집을 뒤져 보겠다는 이웃들의 다짐을 받고 정태는 다시 저자로 나섰다. 엄마 실종 신고를 하고 동생 지수를 찾기 위해서였다. 이곳저곳을 수소문해 오후에야 마을회관에서 떨고 있는 지수를 만날 수 있었다. 잠시 후 엄마가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실낱 같은 희망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3년 전 농사를 짓던 아빠(53)가 병으로 돌아가신 뒤 혼자서 힘겹게 4남매를 키워오신 엄마가…. 18일 아침 학교를 통해 경기도 이천에서 직장에 다니는 누나(24)가 곧 결혼할 자형과 함께 진부로 오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군에 간 형(21)도 휴가를 받아 오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눈물도 안 나와요. 어떡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남매 앞에서 몇몇 이재민들이 자기들 역시 큰 재앙을 당했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연신 눈물을 찍어냈다.평창 특별취재팀
  • 강원도 도로 불통사태 절개지 부실공사 논란

    “20년전 빨리 값싸게 건설된 도로공사가 참사를 불렀다.” 폭우속에 강원도 산골의 도로망 곳곳이 낙석과 산사태, 토사유출로 불통사태를 겪고 있는 것은 안전을 무시한 졸속공사가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 18일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이번 강원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제와 평창, 양양, 양구, 정선 등을 중심으로 주요 국도 80곳에서 도로가 단절됐다. 이 가운데 낙석과 산사태로 인한 도로통제와 일방통행이 40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도로유실 20곳, 도로침수 15곳, 토사유출 5곳 등이다. 특히 도로 경사면과 절개지 공사부실로 인한 낙석과 산사태, 토사유출이 45건을 차지해 국도 통행 두절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시공업체들은 감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당국이 이번 피해의 책임을 시공업체에 대부분 돌리려는 처사가 아니냐며 반발, 책임소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국도 31호선 평창군 봉평면 지역의 경우 지난 15일 발생한 산사태 등으로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는 것을 비롯해 12개 노선 14개 구간에서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더구나 국도 44호선 한계령구간인 인제∼양양과 31호선 인제∼현리,59호선 진부∼정선, 영월∼북면구간 등은 상황이 심각해 피해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80년대 후반까지 통행자들의 안전보다는 경제적으로 공사비가 적게 들어가는 공사를 추진해온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원주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당시에는 군부대 보급로 정도로 도로를 뚫거나 안전하게 공법을 지킨다는 것보다 예산을 적게 들여 우선 길부터 만들고 보자는 식의 도로가 지금에 와서 위험도로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또 험준한 산악지역에 건설된 도로 절개지가 문제로 나타난 것은 우선 강원도 토질이 물을 많이 머금고 붕괴가 잘되는 토질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계곡이 많다 보니 도로변 절개지 위쪽 토질에서부터 물을 머금은 흙이 죽처럼 흘러내려 사고를 더 키웠다는 진단이다.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신문 102년] 通했느냐?

    [’서울신문 102년] 通했느냐?

    물리적 성장과 의식의 진보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꽉 막힌 ‘대화 부재’,‘이해 불용’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여’와 ‘야’,‘노(勞)’와 ‘사(使)’,‘부(富)’와 ‘빈(貧)’,‘남’과 ‘여’,‘좌’와 ‘우’,‘남’과 ‘북’ 등 적대와 대결의 코드가 넘친다. 모두 자신의 생각과 이념 안에서만 작동하는 폐쇄적 혈관을 가진 결과이다. 소통이 단절된 곳에서 부조화와 충돌은 피할 수 없다. 어디에서든 ‘소통’은 이해를 낳고, 이해는 합의와 진전의 밑거름이 된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선수들끼리 부를 때 ‘형’ 등의 존칭을 생략하고 이름만 부르도록 했다. 숙소 배정도 ‘끼리끼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런 소통의 배려는 ‘월드컵 4강 신화’로 나타났다.‘막히면 고이고, 고이면 썩는다.’는 명제 역시 곱씹어 보면 소통 부재의 현실에 대한 역설의 논리일 뿐이다. 우리 사회의 화약고로 지목되는 ‘양극화’도 들여다보면 한 사회 안에 양 극단이 서로 말할 통로를 가지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심각한 병증이 되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통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이익의 양보와 관용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제도화, 장기적으로는 의식운동과 문화·교육적 접근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확실히 이 ‘불통(不通)’의 병증은 서로의 생각과 인식을 퍼나를 ‘소통의 혈관’ 말고는 따로 치유책이 없다. 문제는 방법이다. 우리 사회를 가득 채우고 있는 수많은 대립과 적대의 개체들 사이에 누가, 어떻게 시원한 소통의 혈관을 뚫을 것인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갈등의 코드를 이야기할 때 부모와 자녀 사이의 대립은 빠지지 않는 소재가 됐다. 가장 가까워야 할 한 핏줄의 가족들이 서로 말이 안 통한다며 돌아눕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평범한 어머니와 아들, 딸들에게 좌담 형식을 빌려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좌담에는 차성희(61·전주대 교수), 오현진(39·주부), 권혁률(21·한양대 영어영문 2년)씨가 참여했다. #차 교수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던 딸이 결혼적령기가 되자 소통이 잘 안되더라. 결혼은 연애가 아니니 생활력을 보라고 했더니 딸이 부모의 기준이 너무 세속적이라고 하며 싫어했다. 결국은 딸이 이겼다. 이렇게 부모와 소통이 안 된 적이 있나? #권씨 부모님이 보수적인 성향이라 재수하는 것을 굉장히 반대했다. 재수생은 소수이고 모험을 하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나쁜 짓도 아니고 공부를 1년 더 하겠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까지 반대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오씨 남편이 아홉살 난 작은딸을 귀엽다고 끌어안는데 딸은 그걸 괴롭히는 것처럼 생각한다. 또 아빠가 집에 와도 ‘다녀오셨어요.’라는 형식적인 인사도 안한다. 한번은 남편이 이 문제로 아이를 심하게 야단쳤고, 딸이 인사를 하겠다고 하면서 ‘아빠도 날 괴롭히지 말라.’고 둘이 조약을 맺더라. 시간을 두고 기다렸으면 자연스럽게 해결됐을 문제란 생각에 아쉽더라. #차 교수 386세대가 어느새 ‘낀 세대’가 됐다. 부모가 된 입장에서 보니 예전에 부모와의 관계는 어땠나? #오씨 부모님은 과거부터 내려오는 고정관념이 불변의 진리라고 생각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그래서 대화를 해도 연예인, 스포츠 등 가벼운 주제만 이야기하게 됐다. 부모와 대화하지 못했으니 자녀와는 적극적으로 하려 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 등 부모가 아니라도 대화할 상대가 너무 많다. 문자메시지 보내는 법을 애써 배워 장문을 보내도 답은 간단하고 성의없이 돌아와 좌절하는 부모도 많다. 우리 세대를 받들 수 있는 마지막 세대, 받듦을 받을 수 없는 첫 세대라고 하지 않나. 자식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생각하며 사는 마지막 세대이고, 자식들에게 버림받을 것이라는 공포를 갖고 사는 첫세대인 것이다. #차 교수 요즘에는 고령화가 되면서 노후문제와 결부돼 아이들한테 다 주지 말라고들 한다. 시어른을 모시고 살아서 자제하고 참다 보니 자녀들이 ‘엄마는 굴비도 싫어하고, 갈비도 싫어한다.’는 식의 편견을 갖더라. 그래서 딸에게는 맛있는 거 있으면 외손녀와 나눠서 똑같이 먹고 엄마도 좋아한다고 말해 주라고 한다. #차 교수 남편이 의사인데 아들을 의대에 보내려 무진 애를 썼다. 재수 끝에 결국 포기했는데, 알고 보니 아들은 해골만 봐도 토할 것 같다고 하더라. 아버지가 자신이 갈망하는 것을 아들이 해주기를 너무 요구한 것 같다. #오씨 우리 세대가 그 역효과를 알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오히려 용기가 없는지 이도 저도 아닌 비현실적인 입장을 보이곤 한다. #권씨 부모의 역할은 방향을 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진로를 정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 주는 정도인 것 같다. 더 많이 살아온 선배로서 그게 왜 중요한지 일러 주고, 기회를 갖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차 교수 아이들이 성년이 되고 출가까지 하고 나니 가끔은 나 자신 속에 있는 불만과 어려움을 화를 내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부모도 이렇게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자녀들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자녀 입장에선 어떤가? #권씨 대화를 할 때에는 부모님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야 아들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 주셨으면 한다. 부모님은 자식의 이야기만 궁금하고 본인 이야기는 잘 안하려고 하신다. 마냥 애라고 생각하시지만, 나도 이만큼 컸으니 함께 대화하고 싶다. #오씨 나이드신 분들은 본인의 삶의 테두리 안에서만 살다 보니 자녀를 마음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식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세상에 이래야 한다는 것은 없다. 두 딸은 아직 어려서 뭘 원하는 게 이르다고 생각한다. 다만 딸들이 어떤 경우에도 부모가 자기 편에 설 수 있는 백그라운드라는 사실을 알아 줬으면 좋겠다. 정리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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