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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레 강진] 한밤 2분간 요동… “도시전체가 젤리처럼 출렁거렸다”

    [칠레 강진] 한밤 2분간 요동… “도시전체가 젤리처럼 출렁거렸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오달란기자│지난 27일 새벽(현지시간) 규모 8.8의 지진이 강타한 칠레는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칠레 정부가 잦은 지진에 대비한 재난대책 시스템을 비교적 잘 갖추고 있어 피해 규모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AP·AFP통신에 따르면 28일 오전 진앙에서 75㎞ 떨어진 탈카에서 규모 1차 지진 6.1의 여진이 발생하는 등 5.0 규모 이상의 여진이 90차례나 이어지고 있어 주민들은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다. 진앙에서 325㎞ 떨어진 수도 산티아고의 시민들은 새벽 3시34분부터 2분여간 땅이 흔들리자 잠옷 차림을 한 채 거리로 뛰쳐나왔다. AFP통신은 “도시 전체가 젤리처럼 출렁거렸다.”며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유엔 직원인 미국인 마렌 히메네즈는 “정말 무서웠다. 천장에서 석회가루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애완견도 공포에 질렸다.”고 말했다. 진앙에서 115㎞ 떨어진 2대 도시 콘셉시온의 피해가 가장 컸다. 최소 1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50채의 가옥이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 당국은 무너진 15층짜리 신축 건물의 잔해에 100명 이상이 깔려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소방 당국이 열 감지기를 이용해 생존자를 찾고 있지만 여진의 우려 때문에 구조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방송은 생존자들이 상점을 약탈하는 장면도 내보내고 있다. 도로의 차들은 처참하게 구겨졌고 콘셉시온대학의 생화학연구실을 비롯해 도심에 화재가 잇따랐다. 항구도시 탈카후아노는 쓰나미가 덮쳐 어선 한 척이 도시 한가운데로 밀려 나왔다. 쿠리코, 탈카, 테무코 등 해안 주변 도시의 오래된 벽돌집 등도 힘없이 주저앉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번 지진으로 산티아고 국제공항이 최소 24시간 이상 폐쇄됐다. 주요 항구와 칠레 북부와 남부를 연결하는 대교, 도로들도 여진에 대비해 잠정 폐쇄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와 가스, 수도 공급이 끊겼으며 휴대전화와 인터넷 서비스가 지연되거나 불통되고 있다. 콘셉시온 동북쪽 외곽도시 치얀에서는 지진으로 교도소 건물이 파괴되면서 200여명의 죄수가 탈출했다. 당국은 이중 3명이 지진 뒤 폭동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졌다고 밝혔다. 칠레 정부는 빠르고 침착하게 지진 피해를 수습하고 있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27일 밤 ‘대재난 사태’를 선포한 뒤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지진이 최근 50년간 가장 큰 비극”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부가(피해 복구를 위해) 제대로 움직이고 있다. 국민들은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아네테 베가 공중보건부 차관은 피해가 가장 큰 콘셉시온에 군부대가 동원돼 4개의 야전병원을 세우고 중증 환자들을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비상식량과 휘발유를 확보하기 위해 슈퍼마켓과 주유소에서 긴 줄을 섰던 산티아고 주민들은 정부의 신속한 대응에 이날 오후부터 안정을 되찾은 분위기다. 국제사회는 칠레 지원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7일 성명에서 “유엔은 칠레 정부와 주민을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쓰나미 위험 등 사태 전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칠레 지진 발생 후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칠레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피해 구조와 구호활동을 지원할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은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에게 보낸 조문에서 “중국은 지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칠레를 돕기 위해 긴급 구호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1차로 칠레에 300만유로를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필요에 따라 지원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dallan@seoul.co.kr ■용어클릭 ●쓰나미(Tsunami) 지진이나 산사태, 화산폭발 등 해저에서 발생한 급격한 지각변동의 여파로 바닷물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다 해안까지 밀려드는 지진해일을 말한다. 대개 얕은 진원(깊이 80㎞ 이하)을 가진 진도 6.3 이상의 지진과 함께 일어난다. 일본어로 항구(津)를 뜻하는 ‘쓰’와 파도(波)를 가리키는 ‘나미’가 합쳐진 말에서 유래했다.
  • SKT 휴대전화료 새달 초단위 부과

    SK텔레콤이 다음달부터 국내 처음으로 통화료를 초 단위로 부과한다. SK텔레콤 휴대전화 가입자들은 1초 기준으로 요금을 내게 되면서 한해 8000원 정도의 요금 인하 혜택을 보게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오는 3월1일부터 10초당 18원이 아닌 1초당 1.8원의 요금이 부과되는 초단위 요금체계를 적용한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동전화를 11초 사용했을 때 10초 단위 과금체계에서는 20초를 사용한 것으로 계산돼 36원을 내야 했지만, 초당 과금제를 적용하면 19.8원(1.8원×11)만 내면 된다. SK텔레콤은 초당 과금제 도입에 따른 가입자들의 요금절감 효과가 월 평균 168억원,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 1680억원, 2011년 20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통화연결요금 등이 없는 순수한 초당 과금제는 전 세계적으로 프랑스와 아일랜드,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4개국만 채택하고 있다. 음성통화는 물론 영상통화와 선불통화, 유무선대체(FMS) 서비스인 ‘T존’, 무료통화 제공형 요금제 등에도 일괄 적용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SK텔레콤, 이통사 최초 ‘초단위’ 요금체계 적용

    SK텔레콤, 이통사 최초 ‘초단위’ 요금체계 적용

    앞으로 SK텔레콤 사용자들은 이동전화 사용시 10초당 18원이 아닌 1초당 1.8원의 요금을 부과하는 초단위 요금체계를 적용받게 됐다. SK텔레콤은 오는 3월 1일부터 국내 통신사 중 최초로 초단위 요금체계를 적용한다고 24일 밝혔다. 초당 과금제란 이동전화 요금부과 방식을 기존의 10초기준에서 1초 단위로 바꾸는 것으로, 현재 이동전화 고객은 음성통화 시 10초당 18원을 내야했지만 초 단위로 바뀌면 1초당 1.8원만 부담하면 된다. SK텔레콤의 초당 과금제 채택은 지난 1984년 차량전화 방식의 이동전화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26년 만으로 이후 KT, LG 텔레콤의 요금체계 변화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일부 소비자단체들은 이통사들이 11초의 통화에도 20초 기준의 요금을 받으면서 이통사들이 낙전 수입으로 한 해 수천억원의 부당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개선책을 요구해 왔다. SK텔레콤은 이번 초당 과금제 도입으로 인한 고객들의 요금절감 효과는 월평균 168억원으로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 1천680억원, 2011년 2천1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텔레콤의 초당 과금제는 음성통화는 물론 영상통화와 선불통화, 유무선대체(FMS) 서비스인 ‘T존’ 등에도 일괄 적용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초단위 요금체계의 도입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동안 시스템 및 전산 개발 과정을 거쳤으며 2천500만 전체 고객에 대한 과금 검증과정을 통해 과금시스템의 안정성과 정확성에 만전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사진=SK텔레콤 서울신문NTN 차정석 기자 cjs@seoulntn.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인천대교 휴대전화 자주 끊겨요”

    국내에서 가장 긴 교량인 인천대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어렵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에서 택시운전을 하는 차모(53)씨는 “인천대교의 중간지점인 주탑 사이를 지날 때마다 휴대전화가 끊어진다.”면서 “최첨단을 자랑하는 다리에서 휴대전화가 불통된다는 게 이해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인천대교 운영 주체인 인천대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KT 등 3대 이동통신사가 지난해 말 두 달에 걸쳐 인천대교 위 12곳에 이동통신 중계기를 설치했고, 전파기지국 전문업체가 매월 한차례 중계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점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대교 측은 휴대전화 통신장애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휴대전화에 문제가 있거나 중계기 장비 등에서 일시적인 장애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세종시 수정안 이후] 민주당, 안으론 ‘진통’ 밖으론 ‘불통’

    ‘세종시 정국’에서 민주당이 고립되고 있다. 내부 갈등은 커져만 가고, 외부 환경은 제1야당을 철저히 소외시키는 쪽으로 흐른다. 민주당은 연일 세종시 원안 사수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여권 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간 싸움이 워낙 커 좀처럼 관심을 끌지 못한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뒤를 쫓는 형국이다. 민주당 일각에선 “세종시 수정안이 파기되더라도, 그 공은 모두 박 전 대표의 몫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 전 대표가 충청권 표심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친이계가 수도권에서 인정받으면 민주당은 호남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당내 갈등이다. 지도부를 비판하지 않는 의원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구심점이 약화됐다. 지난해 초 입법 전쟁 당시만 해도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뭉쳤으나, 연말 예산 국회를 거치면서 지도부의 전략 전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당 관계자는 14일 “비판의 흐름이 워낙 다양하고, 비판의 속마음이 제각각이어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뜨거운 감자는 여전히 무소속 정동영 의원의 복당이다. 복당 신청서는 제출됐으나, 친노(친노무현)·386그룹은 “탈당 과정의 해당 행위에 대해 진정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복당을 결정하는 최고위원회의와 당무회의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는데, 친노·비노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비판은 감수하겠지만 빨리 당으로 돌아가 통합의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창구 유지혜기자 window2@seoul.co.kr
  • 전국 민원전산망 3시간 불통

    지방자치단체의 민원 전산망이 12일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다운되는 사고가 발생, 전국 지자체의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업무가 중단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1991년부터 가동된 행정기관 민원 전산망은 주민등록등·초본과 인감증명서 등을 발급해왔으며 전국 단위로 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사고는 주민등록전산정보 시스템이 깔린 민원 컴퓨터가 안철수 연구소의 V3백신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충돌 현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산망을 통합 관리하는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5시30분까지 전국 지자체에 임시파일을 공급, 업무를 처리토록 지시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이 사고로 민원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PC로 하는 주민등록 등·초본의 발급업무가 3시간 넘게 완전 마비됐다. 행안부와 각 지자체에는 문의 및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서울 성동구 주민 권모(48)씨는 “부동산 매매계약건으로 주민등록 등본을 떼려왔지만 1시간 넘게 기다린 보람도 없이 되돌아 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행안부 관계자는 “네크워크 상의 문제라기보다 업무담당자 PC의 백신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작동 백신프로그램은 안철수연구소에서 수정해 V3 정상버전을 업데이트시키도록 했고 연구소측에 문제 원인을 밝혀 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데스크 시각] 또 다른 절망이 나를 기다릴지라도…/박찬구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또 다른 절망이 나를 기다릴지라도…/박찬구 정치부 차장

    부고(訃告)의 한 해가 간다. 아무도 미워할 수 없는 자들의 죽음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시간이 흐른다. 한 해는 가지만, 부고는 좀처럼 갈무리되지 않는다. 두 전직 대통령은 가슴과 역사에 묻는다지만, 용산참사 희생자는 만 1년이 되도록 안식을 찾기조차 힘들어 보인다. 남은 자들의 분노와 회한, 일상과 비겁이 점점(點點)으로 흩어지는 연말이다. 시민에게 국가와 공권력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한 해였다. 국가와 법치를 앞세운 공권력 앞에서 개인의 신념과 견해, 정당한 비평,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종속변수로 전락한다. 공권력과 국가는 때로 시민에게 유·무형의 폭력으로 와닿는다. 과잉 진압, 피의사실 흘리기, 혐의 내용과 무관한 여론 재판, 반대파와 비판자 탄압…. 온·오프 라인에서 시민의 기본권은 위축된다. 항변은 소외된다. 검찰 수사와 여론 재판 사이에서 개인의 일상과 양심은 밑바닥까지 까발려진다. 합법적 폭력에 노출된 시민은 초라하고, 비루해진다. 강요된 질서는 강제된 굴종, 침묵과 다름없다. 제도화된 폭력에 개인으로서의 시민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자문(自問)하는 한 해였다. 한 해와 함께, 광장이 간다. 지금, 광장은 없다. 논쟁 속에 미로의 출구를 찾는, 사통팔달의 개방된 광장은 사라졌다. 서울광장, 광화문광장은 이미 광장의 속성을 상실했다. 보여주는 대로 관람하고, 화살표대로 움직이는 건 광장이 아니다. 홍보전시장, 이벤트장일 뿐이다. 열린 토론과 사유의 분출, 자유정신과 이상의 지향이 넘실대는 광장이 잊히면서, 시민 사회는 무기력증에 빠져든다. 광장의 동력이 없는 사회에서 어떻게 민주를 논하고, 가치를 얘기할 수 있는지, 답답한 한 해가 저문다. ‘서민’의 남발에 혼란스러운, 한 해였다. 언제부터인가, ‘서민’이란 용어는 통치와 정치의 수단, 중도의 레토릭이 됐다. ‘서민’은 사회 변혁의 의지나 주체성을 상실한 채, 일방적인 시혜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묘사된다. 감세 정책의 기조는 변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서민’을 쫓아가는 여당의 몸짓은 어색하다 못해 기만적이다. 효율과 시장, 부자 정책을 희석하는 개념으로 쓰이는 ‘서민’의 실체가 낯설고 생경하다. 불통(不通)의 한 해가 간다. 소통 부재가 남긴 골은 깊다. 언어가 같아도 말이 통하지 않고, 말이 오가도 교감과 절충에 인색하다. 진정성이 막힌다. 일방의 속도전만 난무한다. 국회도, 정치도, 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약자와 패자, 빈자(貧者)는 퇴출되고, 또 배제된다. 패자부활전은 없다. 착각이고 미망(迷妄)이다. 불신과 단절이 틈입한다. 공동체의 가치가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 되묻는 한 해였다. 4대강을 타고 한 해가 온다. ‘산은 그 자리에, 강은 그곳에, 그대로 흐르게 하라.’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성당 앞에서 마주치는 경구다. 강산(江山)을 개발과 수익의 대상으로 여기는 천박한 자본주의와 토건주의를 꾸짖는다. 인위(人爲)와 성형에 국토가 움찔한다. 물길은 이미 촛불에서 막히고, 틀어졌다. 역류(逆流)의 시간이 반복된다. 세밑, 눈 덮인 도심 위로 구름이 아침 해를 가린다. 눈길에도, 서대문 할머니는 키를 넘는 폐지 더미를 고물상에 실어나르고, 홍은동 어머니는 아들이 탄 휠체어를 민다. 지하철역 출구 옆 수레에서는 주름 팬 아저씨가 오늘도 숨쉴 새 없이 토스트를 익힌다. 절망의 심연에서 희망을 본다. 방관과 침묵에서 깨어나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가장 강한 힘은 바닥까지 추락했을 때 나온다는, 해묵은 교훈을 되새긴다. 그렇게 한 해를 맞는다. 또 다른 절망이 나를 기다릴지라도…. ckpark@seoul.co.kr
  • [서울광장] 역지사지법이 해법/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 역지사지법이 해법/박대출 논설위원

    17대 국회 원 구성 협상 때다. 여소야대에서 여대야소로 바뀌었다. 원내수석 부대표들이 실무 절충을 맡았다. 열린우리당은 이종걸 부대표를 내보냈다. 남경필 부대표는 한나라당의 카운터파트였다. 상임위원장 배분이 쟁점이 됐다. 이 부대표가 선제 공격을 시도했다. “과거 여당에서 상임위원장을 다 차지했다.” “과거 관행을 참고하겠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도 걸고 넘어졌다.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다 맡아야 한다.”는 언급이었다. 실랑이는 나눠먹기로 마무리됐다. 4년 뒤 18대 국회가 출범했고, 또 1년 반이 지났다. 여야가 바뀌었다. 여대야소는 그대로다. 여당 원내대표는 한발 더 나갔다. 국회 상임위원장 독식법을 제출하겠단다. ‘불량 위원장 방지법’인 셈이다. 그는 이종걸·추미애를 불량위원장으로 지목했다. 상임위원장 독식 운운하던 이는 불량 상임위원장으로 찍혔다. 법사위원장으로 의사봉을 들고 도망다니던 이는 독식법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치의 세계는 늘 악순환이다. 여당 때 추진하던 법안을 야당이 되면 반대한다. 민주당은 ‘통신비밀보호법’ ‘국정원법’ ‘복면방지법’을 MB악법이라고 주장했다. 자신들이 추진하던 법안들이라고 한다. 홍준표 전 원내대표의 지적이다. 여야가 바뀌면 말도 바뀐다. 상임위원장 분배 관행은 13대 국회부터다. 순기능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대화와 타협의 상징이다. 여야가 공존하는 토대가 됐다. 독재 권력 시대엔 소수의 저항은 빛을 내기도 했다. 때로는 다수당의 전횡을 막는 견제장치로 유용했다. 그러나 18대 국회는 불명예 신기록을 양산하고 있다. 폭력이 난무하고, 회의장 점거는 반복이다. 국회수장이 강조해도 신뢰는 불통이다. 여야는 쉴새없이 충돌하고 있다. 대치는 국회 파행을 낳고, 국정 표류로 이어지기 일쑤다. 피해는 그들의 주인인 국민의 몫이다. 여야가 끝까지 대립하면 달리 길이 없다. 다수의 책임정치가 우선이다. 다수는 더 많은 주권자로부터 권한을 넘겨받았다. 다수결 원칙이자, 의회주의의 기본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제안이 녹록지 않다. 야당 땐 나눠준 떡을 얻어먹다가, 여당이 되자 혼자 차지하겠다는 심산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해법은 있다. 여야 합의를 거쳐 국민적 공감대를 얻으면 된다. 관건은 공정성 확보다. 경과 규정이 핵심이다. 법안을 지금 처리하되, 19대 총선 후에 시행토록 부칙에 명시하는 게 요체다. 이대로 하면 어느 한쪽에 불리하지도, 유리하지도 않게 된다. 19대 국회 때 여당은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여야를 독려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충족시키는 법안이 제1 해법이다. 이종걸 의원이 언급한 원조는 최병렬 전 대표다. 최 전 대표는 ‘총선 후’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국회 가동에 필요한 나머지 법들도 마찬가지다. 국회폭력방지법이든, 단상점거 금지법이든, 폭력의원 강제퇴장 명령법이든, 의사 토론 종결법이든, 국회의장 권한 강화법이든 내용으로 검토해볼 만하다. 폭력 의원을 공개 망신 주고, 교육시키는 방안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야당의 반론권은 보장돼야 한다.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법 도입은 그래서 필수다. 이들 법안에 이름 붙이기는 제2 해법이다. 대표발의 의원명을 부제로 달면 된다. ‘오세훈법’이 사실상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들었다. 법안이 잘되면 명예가, 잘못되면 불명예가 남는다. dcpark@seoul.co.kr
  • 경기 북부등산로 ‘전화 불통’

    북한산과 소요산 등 경기 북부지역에 있는 유명산의 등산로 열 곳 중 두 곳에서 휴대전화 통화가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21일 경기도 제2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경기북부 50개 산의 등산로 755개 지점 가운데 169곳(22.3%)에서 통화가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조사는 지난 1월부터 11월 말까지 경기 북부지역의 각 소방서가 산악구조 등을 목적으로 출동했을 때 등산로 각 지점에서 휴대전화 통화를 시도한 결과를 집계한 것이다.조사 결과 북한산(해발 836m)은 평균 통화율이 80% 정도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송추폭포∼오봉능선(4-3)의 통화율은 30%, 행궁지 표지판 앞(55-01)은 18%에 그쳤다. 대남문∼보국문 방향 500m 지점과 태고사∼행궁지 방향 300m 지점 역시 통화율이 40%에 그쳤다.동두천 소요산(536m)의 경우 나한대∼의상대는 통화율이 100%, 의상대∼상백운대∼선녀탕 및 금룡사∼정상은 80%, 선녀탕 갈림길∼나한대 20%, 구절터∼공주봉 50% 등으로 지점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경기소방2본부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산악, 수난사고 발생 때 신고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휴대전화 불통지역에 이동통신 중계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경기소방2본부 관계자는 “휴대전화 불통지역이 여러 군데 있는 만큼 겨울철 산행에서는 각종 안전 장비와 여유 물품을 잘 갖춰 사고에 유의하고, 반드시 어두워지기 전에 하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월드 뉴스라인] 타이완 올들어 최고 규모 6.8 강진

    19일 타이완에 올해 들어 가장 강력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 최소 10명이 부상했으며 고속철도·지하철·인터넷·휴대전화가 일시 불통됐다. 이날 밤 9시2분 동부 화롄(花蓮) 동남쪽 25.5㎞, 해저 45.9㎞ 지점에서 일어난 이 지진은 타이베이(臺北) 등 타이완 전역에서 뚜렷하게 감지됐으며 호텔, 아파트, 상가 등이 크게 흔들려 사람들이 놀라 서둘러 빠져나오는 모습이 건물 내 CCTV에 생생하게 포착됐다.
  • [특파원 칼럼] 중국의 2009년은/박홍환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국의 2009년은/박홍환 베이징특파원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지금 일본을 거쳐 한국, 캄보디아, 미얀마를 돌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기후변화 정상회의가 열린 코펜하겐으로 달려갔다. 앞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중국의 신장(新疆)지역 외곽까지 장장 1800㎞가 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개통식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2009년 드디어 G2(주요 2개국) 반열에 오른 중국 최고지도부의 세모 행보가 숨가쁘다. 올 들어 중국 최고지도부 9명은 역할을 나눠 모두 24차례 해외로 달려나갔다. 후 주석과 원 총리가 각각 7차례로 가장 많고, 시 부주석이 3차례, 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2차례이다. 자칭린(賈慶林) 정협 주석과 리창춘(李長春) 상무위원, 리커창(李克强) 부총리, 허궈창(賀國强)·저우융캉(周永康) 상무위원은 각각 한차례 해외순방길에 나섰다. 미국, 아시아,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전세계가 이들의 외교무대였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중국이 국제체제를 개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세대 지도자이자 개혁개방 총설계사인 덩샤오핑(鄧小平) 이래 추구해온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추고 힘을 기른다) 외교노선과는 사뭇 다른 어조다. 양 부장은 “도광양회의 겸허한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지만 듣는 입장에서 방점은 오히려 유소작위(有所作爲·할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뜻을 이룬다)에 찍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2009년 중국 외교의 특징은 다분히 공세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금융위기의 와중에 선진 주요국들이 크게 위축된 반면 상대적으로 중국의 위상은 급부상한 탓일 게다. 그래서일까, 올 중국 최고지도부의 외유 일정에 주요국 가운데 프랑스와 캐나다가 배제된 것이 유독 눈에 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에 대한 이들 국가의 환대와 무관치 않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판단이다. 결국 캐나다의 하버 총리는 연말에 백기를 들고 중국으로 달려와 씁쓸한 표정으로 만리장성을 둘러볼 수밖에 없었다. 중국 외교당국은 통쾌함을 느꼈을 법도 하다. 비록 유력한 차기 지도자이긴 하지만 ‘B급 총리’로 분류되는 시 부주석에 대한 방문국들의 극진한 환대도 중국 외교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전세계가 중국과의 관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오히려 시 부주석은 1개월 전 면담신청이라는 관례를 깨고 일왕까지 면담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분신으로 강제철거에 항의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소득불평등 지표인 지니계수는 웬만한 천민자본주의 국가를 능가한다. 베이징 등 대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우리의 1960년대 농촌 풍경과 흡사한 모습이 펼쳐진다. 오죽하면 공산당기관지인 인민일보까지 분배정책의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을까. 지난 7월5일 200명 가까운 생명이 희생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는 5개월이 넘은 지금까지도 인터넷과 국제전화가 불통이다. 경찰서 유치장이나 구치소에서 의혹의 죽음을 맞는 범죄혐의자들에 대한 뉴스가 잊혀질 만하면 나오고, 매년 4000~5000명의 광부가 부실한 안전관리 속에 지하 수백m 갱 속에서 고단한 생을 마감한다. 원 총리는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G2라는 표현은 합당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거대한 인구를 가진 중국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이라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2009년 중국의 모습은 마치 가분수를 연상시킨다. 비대해진 상체를 왜소한 하체가 떠받치고 있는 형국이다. 화려한 외교적 성과의 이면에는 복잡한 내부 모순이 남아 있다. 중국 최고 지도부도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박홍환 베이징특파원 stinger@seoul.co.kr
  • ‘공부의 신’ 유승호, 거친 반항아로 변신

    ‘공부의 신’ 유승호, 거친 반항아로 변신

    국민 남동생에서 저돌적인 반항아로 변신한 유승호의 모습이 처음 공개됐다. 유승호는 최근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의 타이틀 촬영 현장에 검은색 비니를 쓰고 양 쪽 귀에 귀걸이를 한 채 등장했다. 이는 유승호가 ‘공부의 신’에서 강인한 남성미를 풍기는 터프한 남자 황백현 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황백현은 어려서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할머니 손에 자란, 공부와 담 쌓은 채 미래에 대한 목표도 없이 살아가는 고집불통 문제아다. 그동안 꽃미소와 상큼한 매력을 발산해왔던 유승호는 반항아의 거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전체적인 스타일 변신이 필요했다. 고심 끝에 유승호는 한쪽 머리는 바짝 자르고 다른 한쪽으로 머리를 쏠리게 한 일명 솔리드 헤어를 통해 남성다운 이미지를 연출했다. 제작사에 따르면 유승호는 4~5번 걸쳐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번거로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유승호 소속사 관계자는 “나이보다 어려보이고 발랄해 보이는 이미지를 벗고 거칠면서도 남자다운 이미지를 선보이기 위해 외모적인 변화를 많이 고심하고 있다.”며 “극중 의상 또한 모두 빈티지 풍으로 자체 제작한 것들”이라고 남다른 노력을 전했다. 한편 일본 미타 노리후사의 만화 ‘드래곤 사쿠라’를 원작으로 한 ‘공부의 신’은 삼류 고등학교 학생들이 최고 명문대 특별반에 들어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담을 예정이다. 유승호는 오합지졸이 모인 천하대 입학 특별반 5인방의 중심축을 담당하게 된다. 파산 직전의 학교를 구하기 위해 카리스마 교육법을 펼치게 될 변호사 강석호 역은 처음으로 안방극장에 도전하는 김수로가, 정의파 영어교사 한수정 역은 배두나가 맡았다. 여기에 변희봉, 이병준, 심형탁과 개그맨 박휘순 그리고 아나운서 출신 연기자 임성민 등 명품조연이 가세한 ‘공부의 신’은 ‘천하무적 이평강’ 후속으로 내년 1월 4일 첫 방송된다. 사진 = 3HW COM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정부예산 대해부 결산] (상) ‘3대 不通’에 예산 줄줄

    [정부예산 대해부 결산] (상) ‘3대 不通’에 예산 줄줄

    우리 사회는 쓸 예산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쓴 예산에 대한 관심은 적다. 정치권이나 행정부, 지방자치단체 모두 예산 확보에는 눈에 불을 켜지만 정작 예산이 어떻게 쓰였는지에는 무관심하다. 하지만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에 대한 평가와 여기서 나온 개선안이 예산 편성과 정책에 반영되어야 보다 나은 나라살림이 될 수 있다. 서울신문은 10월과 11월 2010년 예산을 분야별로 분석·보도한 데 이어 올해 쓴 예산을 중심으로 문제점을 2회에 걸쳐 중점 점검한다. 올해 초 보도블록 교체와 나무심기까지 마친 신분당선 인근 화훼센터. 공사가 마무리될 즈음 전기선 매설이 필요해 다시 보도블록을 파헤쳤다. 기획재정부 산하 예산낭비 신고센터는 이 과정에서 1억 1000만원가량 낭비됐다고 추산했다. 재정부는 해당 구청과 신분당선㈜ 간에 업무협조가 안 돼 생긴 일이라며 관계기관에 주의를 촉구했다. ● 툭하면 파헤치는 보도블록 2006년부터 가동된 예산낭비 신고센터에 접수된 사례 중에는 보도블록 또는 도로의 반복적 파헤치기에 대한 신고 사례가 많았다. 서울신문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 한해 동안(9월 말 기준) 예산낭비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 가운데 타당하다고 판단돼 조치가 끝난 것은 모두 16건이다. 이 중 7건이 보도블록 또는 도로 관련 사항이었다. 2008년에는 신고·조치된 31건 중 10건이 도로 및 보도블록 문제였다. 2007년 개정된 ‘보도설치 및 관리지침’은 10년 이내에는 원칙적으로 보도포장을 금지하고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도로관리심의회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한 지자체에는 설치된 지 6년쯤 돼 일부 구간만 보수하면 될 보도를 전면 보수해 지난해 1억 7500만원을 낭비했다. 도로관리심의회는 물론 현지조사와 주민 의견수렴 과정조차 거치지 않았다. 소통의 부재 탓이다. 해당 지자체나 정부 부처 안에서 관련 사업에 대한 업무 협조가 미흡하다(내부불통). 지자체 간이나 정부 부처간의 의사 소통은 더욱 어렵다(외부기관 간 불통). 정부와 국회 역시 소통이 매끄럽지는 않다. 외교통상부의 해외봉사단과 행정안전부의 해외인터넷청년봉사단의 주 업무는 개발도상국 학생 등에 대한 컴퓨터 활용 및 기초 교육 지원으로 유사하다. 소통 부재의 대표적인 사례. 결국 뒤늦게 올해 출범한 국가브랜드위원회는 두 단체의 사업뿐만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의 개도국 과학기술지원단 등을 합해 ‘World Friends Korea’로 출범시켰다. 예산결산이 소홀하게 다뤄지는 데에는 국회 책임도 적지 않다. 예산을 따기 위해서는 여야를 떠나 ‘나눠먹기’를 한다는 비판까지 감수할 정도로 열심이지만 결산은 ‘주마간산’ 격이다. ● 국회도 사후검증 나몰라라 국회법에서는 2003년부터 예산결산은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기 전인 8월 말까지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가 이를 제대로 지킨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나마 국회에서 지적한 내용도 행정부가 무시하기 일쑤다. 지난해 11월 국회는 위법·부당하거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669건에 대해 정부에 시정을 요구했지만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 개선, 문화재 보수정비 사업 실적부진 등 64건은 시정되지 않았다. 전경하 강국진기자 lark3@seoul.co.kr
  • 나이도 직업도 묻지마! 야구의 꿈 찾을 테니까

    나이도 직업도 묻지마! 야구의 꿈 찾을 테니까

    마운드에 섰던 마지막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다. 조명탑 불빛이 눈부셨다. 관중들 함성에 귀가 먹먹했다. 3일째 이어지는 연투. 어깨가 찢어질 듯했다. 다리를 들어올리기조차 힘들었다. 그래도 던져야 한다. “이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으니까…” 열아홉살 까까머리 투수는 이를 악물었다. 상대는 서울 대광고였다. 지난 대회 16강팀. 만만찮은 상대였다. 8회초까지 2-2 동점이었다. 기회는 8회말에 왔다. 투수 권점용은 이날 네 번째 타석에 올랐다. 초구 스트라이크. 윽박지르는 상대 투수 공은 매서웠다. 2구째. 공이 밋밋하게 흘렀다. “이거다!” 순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관중 함성도 아득했다. 역전 2점 홈런. “뛰어라. 뛰어.” 권점용은 주변 외침에 그제서야 루를 돌았다. 그리고 마지막회. 권점용은 한구 한구 신중했다. 하나…둘…세 타자를 잡은 뒤 마운드에 주저앉았다. 팀 동료들이 마운드로 뛰어들었다. 1976년 봉황대기 3회전 광주상고 대 대광고의 경기 모습이었다. ●권점용씨 33년만에 다시 운동장에 창호기술자 권점용씨. 53세다. 30여년 전 기억을 아직 안고 산다. 주머니에는 그날 경기를 기록한 옛날 신문 조각이 들어 있다. 죽도록 야구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형편이 안 됐다. “그때는 먹고 살기도 빠듯했으니까…” 권씨가 말을 흐렸다. 고교 졸업 뒤 바로 군대에 갔다. 그러곤 평생 창호기술자로 살았다. 그러나 야구를 못 잊어 제1기 한국야구심판학교에 입학했다. “기회 있으면 심판으로라도 다시 운동장에 서고 싶어서요.” 50 넘은 기술자의 마지막 바람이다. ●쌍둥이엄마 김영순씨 “아이들 때문에” 쌍둥이 엄마 김영순(31)씨. 두 아들은 곧 초등학교 3학년이 된다. 일찍 결혼했다. 대학생이던 21세때 덜컥 임신했다. 먹고 살기가 막막해 시댁에 들어가 살았다. 가족들은 남세스럽다며 결혼식도 못하게 했다. 아이 낳고 1년이 지나서야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잘 자랐다. 던지고 부수고 구르던 아이들은 지난 5월 갑자기 “야구가 하고 싶다.”고 했다. 옆동네 야구부 아이들 유니폼이 멋져 보여서다. 돈이 많이 들 것 같았다. 그래도 아이들은 고집불통이었다. 학교를 전학하고 야구부에 가입했다. 엄마는 이때부터 야구를 좋아하게 됐다.그래서 심판학교에 지원서를 냈다. 이제 목표는 야구 관련 직업을 얻는 일. “꼭 심판이 아니더라도 여성기록원 같은 일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제1기 한국야구심판학교는 한국야구위원회(KBO), 대한야구협회, 국민생활체육야구연합회, 명지전문대가 함께 열었다. 일반인 과정과 전문 과정이 있다. 매주 금·토·일 16시간씩 10주 동안 수업한다. 일반과정 수료자 가운데 성적 우수자는 프로야구나 아마추어 심판으로 활동할 기회가 열린다. 처음 열린 심판학교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가장 어린 수강생은 18세. 최고령자는 64세이다. 지하철 기관사, 회계사, 세무사, 경찰, 주부, 대학생 등 직업도 갖가지다. 심판학교장 김광철 전 프로야구 심판위원장은 “인간 군상은 다양해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모두 야구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란 점이죠.” 김 교장이 웃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산너머 남촌에는(KBS1 오후 7시30분) 대흥리에 알뜰장터가 열리면서, 종갓집을 주축으로 메주 만들기 체험행사가 개최된다. 길선을 대신해 명희가 전면에서 행사준비를 진행하고, 방송에도 영곤과 명희가 얼굴을 비추자, 마을 사람들은 영곤과 명희가 된장 사업을 일으킬 거라며 치켜세운다. 한편 정미는 자꾸만 뒤로 밀려나는 재곤이 안쓰러운데…. ●한밤의 문화산책(KBS2 밤 12시45분) 커피의 역사부터 커피에 관련된 문화 이야기까지 커피의 모든 것. 소설가 김탁환, 가수 윤건, 일러스트레이션 박상희와 함께 커피 여행을 떠나본다. 세 예술가들의 상상력에 불을 지피고, 창작의 밑거름이 되는 커피. 커피의 매력에 푹 빠진 세 예술가들의 재미난 이야기를 만나본다. ●지붕뚫고 하이킥(MBC 오후 7시45분) 어린 ‘로키’로 변신한 해리. 대체 무엇이 해리를 만능 열혈 체육 어린이로 돌변하게 만들었을까. 보다 빠르게, 보다 힘차게, 보다 날쌔게 해리는 오늘도 달린다. 한편 집세 인상을 앞두고 자옥은 한없이 관대하기만 하다. 그러나 두 얼굴의 자옥은 기막힌 계략을 세우는 중인데…. ●괜찮아U(SBS 오후 6시25분) 먹기 위해서라면 어디든 간다. 식객단이 먼 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전라남도 완도군. 힘들게 도착한 멤버들, 다시 배를 타고 ‘이것’이 많이 난다는 노화도로 가라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이들이 힘들게 찾아 헤맨 것은 예로부터 진시황제가 불로장생을 위해 즐겨 찾았다는 ‘전복’. 전복을 찾아 나선다. ●리얼리티쇼 유아독존(EBS 오후 8시) 외아들딸이 대세인 요즘 아이들의 생활 습관은 어떠할까. 혼자서는 잘 씻지도 않고 먹지도 않는 의존형. 하루 종일 TV, 게임기와 사투를 벌이는 놀자형. 원하는 거라면 고집부터 부리는 고집불통형. 이런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생활개선 프로젝트. 아이들이 가진 문제점을 그대로 재연해 본다. ●리얼메디컬 다큐 병원(OBS 오후 11시)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병원. 현석용 환자는 6개월 전부터 복부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복부대동맥류였다. 심장과 연결된 가장 큰 동맥이 풍선처럼 커지는 질환이다. 현씨의 배는 이미 정상 크기의 3배. 수술하지 않으면 조만간 터질 가능성이 큰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혈관 외과 의료진들이 나선다.
  • USIM 때문에… 쉬워진 휴대전화 감청

    USIM 때문에… 쉬워진 휴대전화 감청

    회사원 윤모(45)씨는 최근 아내의 귀가가 늦고 문자메시지를 지나치게 많이 보낸다고 의심하던 차에 올해 8월 술집에서 만난 한 40대 남성으로부터 귀가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그는 아내가 그동안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가 모두 저장된 이동통신사 홈페이지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구해주겠다며 200만원을 요구했다. 아내의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를 건네준 윤씨는 이후 한달간 아내의 문자메시지를 모두 볼 수 있었다. 내연녀의 남자관계를 의심해온 건축업자 고모(57)씨는 전자상가에서 도청장비를 찾던 중 3월 50만원을 주고 이통사 홈페이지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얻었다. 고씨는 반년 동안 내연녀의 문자메시지를 감시했다. 피해자들의 휴대전화는 이동통신사가 그동안 ‘불법 복제와 감청이 불가능하다.’고 자신해온 3세대(G) 휴대전화였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5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의 수신·발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이동통신사 홈페이지의 ‘문자매니저’ 서비스에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가입한 뒤 사생활 뒷조사 전문 브로커에 넘긴 혐의로 총책 이모(43·유흥주점 업주)씨와 기술담당 김모(35·휴대전화 판매업)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브로커인 양모(31·유흥주점 사장)씨와 의뢰인 윤씨와 고씨 등 9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력 이동통신사인 S사 대리점 직원은 평소 알고 지내던 김씨 등으로부터 뒷조사 대상의 전화번호와 주민등록번호 등을 건네받은 뒤 해당 이통사 전산망에 들어가 뒷조사 대상의 유심(USIM·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 정보를 김씨 등의 유심칩으로 옮겼다. 이들은 이어 이 유심을 공(空)단말기에 꽂아 사실상 복제폰을 만든 뒤 인증번호를 받아 S사 문자매니저 서비스에 가입했고, 이후 유심 정보를 뒷조사 대상의 휴대전화로 도로 옮겨놓았다. 이 과정에서 뒷조사 대상들의 휴대전화는 불통이 됐지만 유심 전환 ‘작업’을 하는 데 5~10분가량 걸렸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단순한 통신장애로 여겼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심은 가입자의 신원과 전화번호 등 정보를 기록하고 있는 칩으로 3G 휴대전화는 단순히 기계 역할만 할 뿐 유심을 꽂아야 정상적인 통화와 문자 수신·발신이 가능하다. 특히 이번 사건은 유심 복제가 불가능하다는 이통사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통사 관계자만 끼면 언제든지 이통사 전산망에 침투해 개인정보를 빼낼 수 있다는 것이 처음 확인된 것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심이 기술적으로 복제가 불가능하지만 개인정보를 모두 갖고 있는 이통사 전산망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면서 “8월 중순 이후 이통사가 유심 정보가 옮겨지면 이를 통보하는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꼬리가 잡혔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無說說/김종면 논설위원

    불가에 삼처전심(三處傳心)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석가가 세 곳에서 수제자 가섭존자에게 마음을 전했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불교 선종의 근본 종지(宗旨)가 삼처전심 곧 다자탑전분반좌(多子塔前分半座), 영산회상거염화(靈山會上擧拈花), 사라쌍수곽시쌍부(沙雙樹槨示雙趺)에 담겼다. 다자탑전분반좌는 석가가 중인도 비사리성 다자탑 앞에서 설법할 때 누더기를 걸치고 뒤늦게 온 가섭을 사람들이 얕보았지만 석가는 오히려 자기 자리를 반으로 나눠 앉게 했다는 이야기다. 석가가 영취산에서 설법할 때 연꽃을 들어 보이자 가섭만이 그 참뜻을 알고 미소 지었다는 염화미소는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사자성어가 됐다. 선종에서 교외별전(敎外別傳)의 근거로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게 사라쌍수곽시쌍부. 사라쌍수 아래서 열반에 든 석가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가섭이 통곡하며 관 주위를 세 번 돌고 세 번 절하자 석가가 관 밖으로 두 발을 내밀어 보였다는 것이다. 마음과 마음이 통해 깨달음을 얻게 되는 이심전심의 최고 경지, 그것이 바로 삼처전심이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엊그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무설설(無說說)이라는 말씀을 받았다. 말이 없는 가운데 말이 있다는 것이니 이심전심으로 통한다는 뜻이다. 지관 스님은 또 “말이 많다고 의사소통되는 것이 아니니 서로 입장 바꿔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상생의 정치, 역지사지의 정치를 펼치라는 것이다. 소통은 고사하고 벌거벗은 격투기 정치가 판치고 해머국회라고 외국 언론이 조롱하는 판국이니 국회가 ‘혐오시설’이라는 비아냥까지 듣는 것 아닌가. 미국 의원들은 상대 당 의원들을 ‘복도 건너편 신사’라고 부르며 최소한의 존경을 표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의회 연설에 “거짓말”이라며 무례한 언동을 한 의원에게 소속 정당을 떠나 한목소리로 사과를 요구했다는 외신도 들린다. 그런 이심전심의 애국 코드가 있기에 미국이 선진국이라 불리는 것 아닐까. 이제 불통의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 무설설의 화두를 붙잡고 ‘말 없는 가운데 말 있음’의 진정한 소통 정치문화를 가꿔나가야 한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남북 서해 군통신선 일부 정상화…玄통일 “北 조치는 전술적 변화”

    남북 서해 군통신선 일부 정상화…玄통일 “北 조치는 전술적 변화”

    남북 서해지구 군 통신망이 2일 일부 정상화됐다. 지난달 남북간 판문점 직통전화가 복원된 데 이은 군 통신망 정상화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남북한 군사 당국이 1일 시험 통화를 거쳐 오늘부터 서해지구 군사실무 책임자 간의 통신을 정상 가동하게 됐다.”고 밝혔다. 남북은 동·서해지구 남북관리구역을 연결하는 총 9회선의 군 통신선을 개설해 놓고 있다. 동해지구 통신선(전화·팩시밀리)은 모두 3회선이다. 서해지구 통신선은 모두 6회선으로 이날 정상화된 것은 남북관리 구역 통행 문제를 협의하는 3회선이다. 서해상 우발 충돌 방지를 위한 3회선은 너무 낡아 지난해 5월5일 이후 불통 상태다. 정부는 서해지구 군통신선 현대화를 위해 지난해 11월13일 서해지구 통신선을 광케이블로 교체하기로 하고, 관련 자재와 장비 제공 문제를 협의하자고 북측에 제의했으나 북측은 응하지 않았다. 한편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 모임 ‘국민통합포럼’ 주최 토론회에 참석, 최근 북한의 대남 유화 조치에 대해 “특별히 매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전술적 변화에 불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 장관이 북한의 최근 행보와 대응 전략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현 장관은 남북관계 대응 원칙과 관련, “북핵 문제는 가장 중요한 만큼 앞으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남북문제는 국민합의를 바탕으로 해야 하고, 국민합의가 없는 대북정책은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印尼 규모7.4 강진 150여명 사상

    印尼 규모7.4 강진 150여명 사상

    인도네시아 자바섬 인근에서 2일 오후 2시55분(현지시간) 리히터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해 32명이 숨지고 110여명이 부상하는 등 1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이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남쪽으로 200㎞ 떨어진 곳의 해저 63㎞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지질 당국은 강진 발생 후 진앙 인근 해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으나 실제 쓰나미는 일어나지 않았으며 지진 발생 45분여 만에 경보를 해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지금까지 3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으며 피해 조사가 이뤄지면 사상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25명이 실종되고 112명 이상이 부상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진앙에서 가까운 자바섬 서부의 타시크말라야 지역 등에서는 100여채 이상의 가옥과 이슬람교 사원 1곳이 붕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카르타 지역에서는 지진 발생 후 10분 이상 전화선이 불통됐다가 정상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타시크말라야 지역에 의료팀을 급파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KT 불통… 소비자는 분통

    A씨는 지난 8월1일 KT로 휴대전화 번호이동을 했다. 당시 KT는 “8월3일까지 전산망 교체 작업으로 개통이 지연될 수 있다.”며 4일에는 꼭 개통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4일이 지나도 휴대전화는 개통되지 않았다. KT는 KTF와 합병하면서 생긴 전산오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역시 8월 초 KT로 번호이동을 하면서 기존 이동통신회사에 저장됐던 전화번호까지 옮긴 B씨는 KT의 전산장애로 모든 전화번호가 삭제됐다. 자영업자인 B씨는 거래처와 연락이 끊어져 사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 A씨와 B씨는 시민단체인 소비자시민모임에 상담을 접수했다.8월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KT의 전산망 장애로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자 소비자시민모임이 31일부터 피해 접수를 받기에 이르렀다. 소시모는 “지난 3일 KT의 차세대 이동전화 영업전산시스템 개통 이후 다른 통신사에서 KT로 번호이동하는 과정에서 전산시스템 문제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 상담이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면서 “KT측이 소비자들에게 무조건 기다리라고만 하고 있어 공식 상담 창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소시모는 피해신고를 접수해 보상을 요청할 예정이다. 피해 접수는 전화(02-720-9898, 02-739-5441)나 홈페이지(www.cacpk.org)를 통해 진행된다.한 달 가까이 전산망 정상화에 애를 먹던 KT는 31일 오후 사과와 보상대책을 내놓았다. KT는 전산망 장애로 피해를 본 사람에게 무료통화권 및 요금감면 등 보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보상 방안 마련 때문에 사과가 다소 늦어졌다.”고 해명했다.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전산망을 교체할 때 잠깐 일부 기능에 장애가 발생한 적은 있었지만 한 달 가까이 다운되는 일은 드물다.”면서 “기존 전산망을 그대로 두고 새 전산망을 동시에 작동시켜 테스트한 뒤 적용하는데 KT는 이 같은 절차를 소홀히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객들은 요금 청구서를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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