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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친구 전화 불통… 구겨진 車 보니 소름”

    일본 대지진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에 가족과 친지를 둔 가족들은 하루종일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일 유학생 커뮤니티사이트는 “자다가 머리 위로 전신 거울이 쓰러져 피가 줄줄 흐르는데도 동네병원에 사람이 몰려 치료받기도 어렵다.”는 등 현지 피해소식을 국내에도 속속 알렸다. 2008년 한국인과 결혼해 서울에서 살고 있는 모치즈키 후사코(36)씨는 “친정이 사이타마현에 있는데 그나마 바다쪽이 아니라서 안심이지만, 그래도 8.8의 강진이면 너무 심한 것 같다. 지금 당장 부모님께 전화해 봐야겠다.”며 곧장 일본에 사는 가족에게 전화를 했다. 통화를 마친 후사코씨는 “가족들이 지금 당장은 아무런 피해가 없는데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서 피난 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토]최악의 대지진…일본열도 아비규환의 현장 한국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일본인 마쓰오카(40)도 일본에 지진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근심에 잠겼다. 가족은 한국에 있지만 친척들과 친구들 모두 일본에서 살고 있어서다. 마쓰오카는 “지진 소식을 듣자마자 친척들한테 전화를 했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큰 지진은 난생 처음”이라면서 “친척들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들어도 안심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인 고객을 상대로 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일하는 송지은(25·여)씨는 “2년 전 일본 유학시절 만났던 아야카(27·여), 시미즈(31·여) 언니의 소식이 정말 궁금하다.”고 했다. 스마트폰으로 일본 강진 소식을 접한 대학생 홍성은(23·여)씨는 한국에 여행 온 동갑내기 친구인 아이(여)씨에게 곧장 전화했다. 홍씨는 일본 나고야 출신인 아이씨가 “피해 지역에 아는 사람이 있을까 봐 공포스럽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씨는 “친구 아이와 걱정을 함께 나누기 위해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은경(24·여)씨는 2008년 대학교를 휴학하고 요리를 배우러 일본 도쿄로 떠난 친구가 걱정이다. 놀라서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가 되지 않고 있어서다. 김씨는 “자정까지만 해도 인터넷 미니홈페이지 다이어리에 잘 지낸다며 글을 남겼는데…”라며 전화를 계속 시도했다. 하지만 전화는 되지 않았다. 이영준·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센다이 일대 교민 1만1500명… MB “피해복구·지원 최선”

    센다이 일대 교민 1만1500명… MB “피해복구·지원 최선”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일본 대지진과 관련, “이웃나라로서 최선을 다해 피해 복구나, 필요하면 구조 활동을 지원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서 일본 지진 사태 관련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일본의 사태는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홍상표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일본의 피해가 최소화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번 일본 지진 사태가 향후 세계 경제와 우리나라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 “각 부처가 이를 점검해서 대책을 세우도록 하라.”고 말했다. ☞[포토]최악의 대지진…일본열도 아비규환의 현장관련기사 [日 강진·쓰나미] 속보도호쿠해안 교민 60여명 연락두절日원전사고, 체르노빌과 무엇이 다른가러, 對日 원전 대체에너지源 공급 확대日 원전서 노심용해 첫 발생…세슘 검출대지진 피해 눈덩이…“사망 1000명, 행방…[日 강진·쓰나미] 피해규모1만명 실종…지옥의 미나미산리쿠천문학적 보험금…구체적 산정 ‘不可’“日 대지진으로 지구 자전축 이동”최악의 방사능 누출 사고로 이어지나세계 지진사 7번째 강진… 日 역대 최대[日 강진·쓰나미] 강진여파 계속· ‘힘내라 일본’ 누리꾼 격려 봇물· 美항모 등 국제 구호팀 속속 도착· 후쿠시마 원전 주변 21만명 대피· 트위터에 여야 정치인 위로 쇄도· 구글, 가족 등 안전확인 사이트 개설· [日 강진·쓰나미] 경제영향· 日대지진에 수입 수산물 공급도 비상· 전세계 원전 건설붐에 ‘찬물’· 日지진 영향으로 국제유가 하락· 부품 수·출입 中企 타격… 대기업 일부 반사익· 고유가속 ‘설상가상’… 엔低땐 수출 악영향앞서 이 대통령은 지진 발생 소식을 접한 뒤 권철현 주일 대사와 김정수 주센다이 총영사와 전화통화를 하고 우리 교민과 여행객들의 안전 및 현지 피해 상황 등을 보고 받았다. 조석준 기상청장과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은 “이번 일본 강진으로 인한 지진 해일이 우리나라에는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그렇다고 해도 철저하게 체크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데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간 나오토 일본 총리에게 위로전을 보내 “귀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과 해일로 인해 귀중한 인명 피해와 손실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희생자 분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며 피해를 본 일본 국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리 교민의 피해 상황 파악 및 복구 지원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이번 지진 규모를 감안할 때 교민들의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비상대책반을 구성, 피해 상황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외교부는 본부와 주일 대사관, 주센다이 총영사관에 비상대책반을 설치하고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관계자는 “휴대전화가 불통돼 주센다이 총영사관에서 유선전화를 통해 교민단체 등과 통화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며 “해일로 인해 인근 지역이 계속 잠기게 되면 유선전화도 끊어질 수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12일 위성전화를 소지한 신속대응팀을 파견, 지원할 예정이다. 일본에는 우리 교민 91만여명이 체류하고 있으며 지진이 발생한 센다이 주변 지역에 1만 1500명 정도가 있다. 미야기현 4400여명, 후쿠시마현 2000여명, 야마가타현 2000여명, 이와테현 1100여명 등 영주권자가 9000명 정도이며 여행객 1000여명, 유학생 500여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교민들이 몰려 있는 이와테현 지역에 해일이 갑작스럽게 덮쳐 상당수와 연락이 끊긴 상태”라며 “미야기현 센다이시 유학생 등 10여명은 총영사관으로 피신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부는 이번 피해가 조속히 복구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119구조대 파견 등 가능한 한 모든 협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중앙 119구조단 70여명, 의료팀 40명 등 120여명 규모의 긴급구조대를 대기시켜 일본 정부의 요청이 올 경우 출동시킬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도 30명 규모의 의료지원단을 보낼 계획이며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성금 모금도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성수·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첫 지진 1시간 뒤 ‘쓰나미 공포’ 해안가 덮쳤다

    첫 지진 1시간 뒤 ‘쓰나미 공포’ 해안가 덮쳤다

    11일 오후 2시 46분쯤 일본 도호쿠 지방 인근 해저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나서 1시간 10분가량이 지난 3시 55분쯤 미야기현 연안에 첫 쓰나미가 밀어닥쳤다. 센다이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하천인 나코리가와를 따라 역류한 바닷물은 정박해 있던 선박과 도로에 있던 자동차는 물론이고 불에 타는 집까지 덮치며 주변 평야를 집어삼켰다. 미처 피하지 못한 차량이 그대로 바닷물로 휩쓸려 들어가는 모습이 NHK를 통해 생중계됐다. 센다이시 도심 빌딩 곳곳에선 화재가 잇따랐고 센다이공항은 활주로까지 침수됐다. 쓰나미는 이어 미야기현 북쪽에 위치한 이와테현 오후나토항으로 들이쳤다. 미야기현 남쪽에 있는 후쿠시마현에도 높이 7m나 되는 파도가 덮쳤다. 도쿄에 인접한 사이타마현 에도가와 제방이 50m가량 무너진 탓에 역류한 바닷물이 주변을 휩쓸었다. 도호쿠 지역 4개 현에서 53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했고, 정전과 통신·교통 불통으로 지진 지역의 정확한 피해 상황이 집계되지 않고 있다. 정전 가구는 도후쿠에서만 440만 가구에 이른다. ☞[포토]최악의 대지진…일본열도 아비규환의 현장 쓰나미가 연안 지역을 휩쓰는 동안 지진은 열도를 따라 이동하며 일본의 심장부인 도쿄와 주변지역을 포괄하는 간토 지방을 강타했다. 도쿄 북동쪽 연안에 위치한 이바라키현 연안에도 10m가 넘는 쓰나미가 발생했다. 간토 지방에서는 405만 가구가 정전됐다. 도쿄와 도호쿠를 연결하는 신칸센 등 철도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수도권(도쿄도, 사이타마현, 지바현, 가나가와현)에서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완전히 멈추면서 퇴근길 직장인의 발이 묶였다. 도쿄 인근 나리타 공항과 하네다 공항이 한때 폐쇄됐다가 일부 운항 재개했다. 원자력발전소 등 산업시설도 피해를 당했다. 오나가와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1·2호기, 도카이 원자력발전소가 지진 직후 자동으로 가동을 멈췄다. 특히 오나가와 원전에선 화재가 발생해 방사능 유출 우려를 낳기도 했다. 미야기현에 공장을 둔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도요타는 공장과 전화연결이 되지 않아 피해 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실정이다. 소니도 도호쿠 지방에 위치한 6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도쿄 인근 지바현에 있는 코스모스 정유공장에서도 가스누출로 폭발이 일어나면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번지고 있다. 도쿄 시내에선 도쿄타워 송신탑이 휘어진 것을 비롯해 회관 건물 천장이 무너지면서 졸업식을 거행하던 학생 600명을 덮쳐 다수의 부상자가 생기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3분간 격렬한 진동… 어지럼증·멀미 느껴”

    “3분간 격렬한 진동… 어지럼증·멀미 느껴”

    기자도 지진의 무서움을 경험했다. 1년 전 도쿄에 부임한 이후로 그동안 책상이 움직이거나 책장에서 책이 떨어지는 등의 가벼운 지진은 다섯 차례 겪었지만 이번처럼 대형 지진은 처음이었다. 지진이 발생한 11일 오후 2시 46분쯤 도쿄 지요다구 우치사이와이초에 있는 도쿄신문 건물 5층의 특파원 사무실에서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데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뒤에 확인했지만 진앙지인 도호쿠에서 지진이 발생한 시간과 거의 같은 시간이었다. 지진이 일본 열도를 동시에 강타한 것이다. 처음에는 그동안의 지진처럼 “잠깐 흔들리다 말겠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진동은 무려 3분 동안이나 이어졌다. 몸을 가누기가 힘들 정도로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다. 기자는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 엎드렸다. 선반에 놓인 집기들이 바닥에 쏟아졌다. 장식대 위에 놓인 이동식 TV도 좌우로 흔들리며 떨어지려 해 급히 잡았다. ☞[포토]최악의 대지진…일본열도 아비규환의 현장 기차가 심한 커브를 돌 때 열차 객실을 걸어 이동하는 순간 느끼는 어지러움증이 엄습했다.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느껴졌다. 욕지기가 나면서 속이 거북했다. 차멀미를 느끼는 기분이었다. 요동이 멈춘 뒤 더는 기사를 쓸 수 없었다. 회사에 보고하려 했으나 전화가 불통이었다. 간신히 책상에 자리잡고 메신저를 통해 회사에 상황을 보고한 뒤 일단 사무실 밖으로 대피했다. 사무실 밖으로 나오니 이 방 저 방에서 나온 사람들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웅성거리고 있었다. 대피 방송이 나오지 않았지만 지진이 이어질 것을 우려해 건물 밖으로 나가려 했다. 이미 엘리베이터는 운행을 중단해 계단을 통해 걸어서 1층으로 내려갔다. 층마다 건물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계단을 가득 메웠다. 일본 정부의 청사 건물과 국회가 위치한 가스미가세키에 있는 건물을 나오자 사람들이 잔뜩 겁먹은 얼굴로 모여 있었다. 이 근처에 있는 히비야 공원으로 모두 이동했다. 1㎞ 정도 떨어진 신바시 역 광장에도 사람들이 가득했다. 사무실 건물에 입주한 샐러리맨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일본에서는 지진이 발생하면 건물 붕괴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사람들을 공원이나 넓은 광장으로 대피시킨다. 도쿄에서는 이날 여진이 10여차례 계속됐다. 기자 또한 5층 사무실로 올라가 기사를 전송하고 다시 건물 바깥으로 대피하기를 몇 차례 반복했다. 이날 밤 이 기사를 작성하는 중에도 세 차례나 여진이 발생, 건물을 나갔다가 들어와야 했다.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사라진 덩… 휴대전화도 불통

    사라진 덩… 휴대전화도 불통

    한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스캔들의 주인공 덩신밍은 일단 상하이 현지에서 완전히 모습을 숨겼다. 그녀가 갖고 있던 3대의 휴대전화 가운데 2대는 전원이 꺼진 상태였고, 나머지 한 대는 ‘빈 번호’라는 메시지만 흘러나왔다. 덩이 상하이 총영사관에 여권 발급 대행업체 자격취득을 신청하면서 적어낸 주소지인 총영사관 부근의 고급빌라 밍두청(名都城)에서 9일 오후 만난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영사들과 관련된 좋지 않은 소문이 돌기 시작한 이후부터 얼굴을 보지 못했다.”면서 “워낙 부자들만 사는 지역이어서 일부러 주민들과 얼굴을 마주치지 않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면적이 한 채당 500㎡에 이르는 고급빌라 25채가 녹지 안에 띄엄띄엄 들어서 있고, 동서남북 출입구에는 보안들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어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드나드는지조차 식별하기 어려웠다. 또 다른 거주지인 푸둥신구의 고급아파트 역시 보안들이 철통같이 지키며 출입자들을 일일이 체크하고 있었으며 보안들은 “입주자에 대한 정보는 알려줄 수 없다.”며 덩의 거주 여부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덩의 집에 한번 들어가 본 적이 있다는 한 교민은 “사건이 이렇게 커졌는데 중국 공안이 그대로 놓아 두겠느냐.”며 이미 중국 공안에서 덩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영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총영사관 부근 궈지화위안(國際花園)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해 말 아파트 알림판 곳곳에 영사들의 부적절한 사생활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잠깐 동안 붙었다가 사라진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건이 이처럼 확대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한 듯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글 사진 상하이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정부부처 ‘SNS 소통’ 바람

    정부부처 ‘SNS 소통’ 바람

    #1.“수도꼭지를 틀었더니 돼지 핏물이 나왔다.” 지난 21일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메시지가 급속히 번져 나갔다. 이를 포착한 경기 김포시는 부시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 확인한 결과 얼었던 수도꼭지가 녹으면서 나온 녹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행정안전부는 트위터를 통해 “핏물이 아닌 녹물이었다. 지금은 깨끗한 물이 나온다.”고 알렸고, 최초 작성자는 트위터 메시지를 삭제했다. #2.“@mofatkr 리비아에 혼자 있는데, 휴대전화도 불통이고 대사관으로 연락도 안 됩니다. 도와주세요.” 리비아 반정부 민주화 시위사태가 극에 달했던 지난 22일 외교통상부 트위터에 다급한 멘션(특정인에게 글 보내기)이 도착했다. 서울 외교부 본부는 즉각 주리비아 대사관으로 이를 알려 교민을 피신시켰다. 주뉴질랜드 대사관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강진으로 인한 추가 행방불명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부처 40곳중 39곳 트위터 이용 정부 부처들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의 활용이 활발해지고 있다. 24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정부 부처 40곳 가운데 39곳이 트위터를 이용하고 있으며, 페이스북·미투데이를 활용하는 부처도 늘고 있다. 23곳은 온라인 대변인제를 도입해 SNS 등 뉴미디어를 전담하는 인력도 배치했다. 정부에서는 문화부가 앞장서서 지난해 12월 홍보지원국 온라인홍보협력과를 만들어 각 부처의 뉴미디어 홍보를 지원하고 있다. 정부가 SNS를 장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비해 짧고 간단한 메시지로 더 자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여기에 2009년 촛불사태 이후 정부의 소통방법이 일방향이었다는 것에 대한 반성도 자리하고 있다. 이종수 문화부 홍보콘텐츠기획관은 “블로그만 해도 ‘볼 테면 봐라’라는 식이었지만 SNS는 곧바로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면서 “잘못된 점을 고치거나 현안에 대한 정보를 가장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를 가욋일로 생각하거나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별도 예산 없어 현장선 “부담” 대전청사의 한 홍보 담당자는 “외청은 물론 중앙부처도 전문가 채용이나 별도 예산을 지원하는 곳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홈페이지나 이메일 서비스를 맡았던 온라인 홍보분야에서 궁여지책으로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홈페이지나 이메일이 일상화됐듯이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활용 비중도 점차 SNS로 옮겨 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수만 NHN 미투데이센터장은 “젊은 세대들이 전화나 이메일보다 단문의 SNS를 편하게 여기고 있고 민원 대응의 패턴도 바뀔 것”이라면서 “급박한 핫이슈에 대응하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평소에도 정책이나 현안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순기능을 통해 위기상황을 막을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에서 25일 오후 7시30분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를 통해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 [리비아 내전 사태] 인터넷·전화 불통…국내건설사 연락두절

    리비아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면서 한국 건설업체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주민이 건설업체를 습격하고 있지만 인터넷과 팩스에 이어 전화마저 끊어지면서 정확한 현지 상황을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2일 코트라에 따르면 21일 오전 11시 20분(이하 현지시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30㎞ 떨어진 도시 자위야의 국내 H건설업체 현장에 주민 50여명이 난입, 차량 1대를 약탈했다. 앞서 20일 오후 11시에는 D업체의 2개 캠프가 현지인들의 습격을 받아 캠프가 부서지고 차량 5대와 휴대전화, 노트북 등을 빼앗겼다고 코트라는 전했다. 코트라는 이집트 시위 확산 등에 따른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달 초부터 ‘중동-북아프리카 비상상황반’을 가동하고 있다. 또 리비아 수도인 트리폴리와는 현지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의 센터장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인터넷은 19일 오전부터 끊어졌고, 유무선 전화는 21일 저녁부터 불통이 된 상태다. 코트라 관계자는 “현재 주재원으로부터 일일 상황보고를 받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KBC센터에서 우리 기업들에게 대피하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현지에서 통신 상황이 여의치 않아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KBC센터에서 철수할지에 대한 결정을 현지에서 해야 하지만 연락이 안 돼 답답하다.”면서 “센터와 기업들에게 전화 통화를 계속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요동치는 중동] “벤 알리·무바라크 이어 하메네이 떠날 차례다”

    [요동치는 중동] “벤 알리·무바라크 이어 하메네이 떠날 차례다”

    “벤 알리, 무바라크에 이어 이제는 사이드 알리(최고지도자)가 떠날 차례다.” 14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는 2009년 대선 직후 전국적으로 일어났던 대규모 시위와는 달랐다. 당시 시위대는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비난했고 재선거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1989년 이후 지금까지 최고 종교지도자로서 이란 최고의 권력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타깃이 됐다. 선출직인 대통령이 아닌, 신성 체제의 최고 권력자에 대한 도전이다. 수만명이 참가한 시위대는 2년 전 시위의 주요 무대였던 아자디 광장에 집결, 도심에 자리한 이맘후세인 광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유튜브에 공개된 한 동영상에는 시위대가 하메네이 사진을 불태우는 장면도 담겨 있다. ●이맘후세인광장 ‘완전봉쇄’ 시위는 당초 이집트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려는 목적에서 계획됐다. 하지만 정부는 이슬람혁명일에 정부가 주관하는 공식 집회를 빼고는 모든 시위를 불허했다. 정부는 불법 시위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공언했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실제로 경찰은 시위대의 최종 목적지인 이맘후세인 광장 인근에서 최소 100곳 이상을 봉쇄했고 최루가스와 곤봉을 동원했다. 일부 경찰이 총을 사용해 결국 두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또 50명가량의 경찰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눈에 띄는 시위대에 곤봉을 휘둘렀다. 친정부 민병대인 바시즈도 등장해 구호를 외치는 반정부 시위대를 가차 없이 진압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일부 시위대는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시위를 진압하려는 경찰에게 돌을 던지며 저항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공식 통계는 확인되지 않지만 수십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들은 이날 테헤란 전역에 수천명의 시위 진압 인력이 배치됐다고 추정했다. 결국 저녁쯤 테헤란의 대다수 거리에서 시위대는 사라졌다. 하지만 오는 18일 또다시 대규모 시위를 가질 예정이어서 대규모 유혈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야권인사·기자 체포… 검색어 차단 이란 정부의 반정부 시위 차단 노력은 치밀했다. 정부에 집회 신청을 했던 야당 지도자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대선 후보와 메디 카루비가 가택 연금되고, 시위 전까지 최소 20명의 야권 인사와 기자가 체포됐다. 야당 단체들이 웹사이트 이름으로 사용하는, 11월을 의미하는 단어 ‘바흐만’은 검색이 차단됐고 시위 당일 광장 인근에서는 휴대전화가 불통이었다. 외신 기자들에게는 비자가 발급되지 않았다. 시위 당일 인터넷 속도가 급격히 느려지기도 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우리는 거리의 야당과 용감한 사람들이 이집트 국민들과 같은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이란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KTX 탈선] 터널 진입 순간 “쿵”… 탄내 나며 20도 기울어 ‘위기일발’

    [KTX 탈선] 터널 진입 순간 “쿵”… 탄내 나며 20도 기울어 ‘위기일발’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11일 오후 1시 5분쯤 부산발 서울행 제224호 KTX 열차가 광명역을 800여m 앞두고 시멘트 구조물로 된 터널에 진입하는 순간 열차 후미 부분이 갑자기 덜컹거리며 휘청거렸다. 날카로운 쇳소리와 함께 열차는 급정거했으나 전체 10량 가운데 6량(5~10번)은 이미 선로를 벗어난 상태였다. 승객 조모(35·여)씨는 “쿵쿵거리며 멈춰 선 열차에서는 탄내가 심하게 났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시속 300㎞의 바람 같은 속도로 서울과 부산을 2시간대에 주파하며 ‘꿈의 열차’로 각광받고 있는 KTX가 ‘재앙’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상징이었다. 149명의 승객들은 영화 같은 상황에 가슴을 쓸어내렸고 사고 객차에 탄 승객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승객 가운데 박모(63·여)씨가 사고 여파로 허리 통증을 호소해 인근 광명성애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나머지 승객들은 역무원의 안내로 어두컴컴한 터널을 따라 광명역까지 걸어 대피했다. 20도쯤 옆으로 기울어진 객차는 위기일발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모(47)씨는 “탈 때마다 사고가 나면 어쩌나 하고 마음을 졸였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면서 “초특급 열차의 바퀴가 빠져 나가는 이런 일이 도대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냐.”며 분노했다. 당시 제224호 KTX 열차는 광명역을 눈앞에 두고 시속 10㎞ 정도로 서행하고 있었다. 사고가 나자 코레일과 소방당국은 구급차와 구조차량 20여대와 구조인력 100여명을 현장에 급파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상·하행선이 불통되기도 했던 KTX역은 회의나 모임, 귀가를 제때 못해 항의하는 이용객들로 몸살을 앓았다. 주말 오후 열차를 이용하려는 시민들로 대혼잡을 빚은 역사마다 지연운행에 따른 환불소동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역에서는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자 하행선 승객 수십명이 지연운행 이유에 대한 코레일의 설명과 환불을 요구하며 선로를 일시 점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양운학 부산역장은 “도착 40분 지연시 50%, 1시간 지연시 전액 환불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일부 부산 KTX 승객들은 항공편을 이용하기 위해 김해공항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김진헌(57)씨는 “거래처에서 오후 8시쯤 서울역 인근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와 KTX 열차편으로 상경할 계획이었는데 광명역에서 열차가 탈선했다는 소식을 듣고 항공편을 이용하기로 했다.”며 김해공항으로 발길을 돌렸다. 경전선 구간 KTX 창원중앙역은 탈선 사고로 상행선 KTX 운행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오후 4시 56분 서울행 KTX 예매 고객에게 환불을 실시했다. 사고 소식은 트위터 등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전파됐다. ‘KTX 탈선으로 대전→서울 고속버스로 이동. 얼마나 걸리는지 확인하겠음. 철도공사 문의해도 씹고 전화폭주로 강제통화 종료하고, 잘들 하고 있다. 언제 서비스 제대로 할래?’, ‘지금 부산역은 장난 아닙니다. 직원분들은 자동발매기를 폐쇄 중이고 시민들 불만이 이곳저곳서 터져나오고 있습니다.’라는 등 코레일을 질타하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수사에 나선 경기 광명경찰서는 사고 현장을 전면 통제하고, 사고 열차의 블랙박스를 수거해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광명서 한승수 강력1팀장은 “기관사 등을 불러 탈선 원인 등에 대해 확인 중”이라며 “조만간 사람의 잘못인지 기계 결함인지는 대략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테러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으며, 신호 오작동을 사고 원인 가운데 하나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블랙박스를 분석하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경찰 단독으로 수사하지만 코레일과의 공조수사도 염두에 두고 있다. 사고 현장은 70~80% 복구됐으나 완전복구는 12일 오후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후 7시 55분쯤 서울역에서 출발해 동대구역으로 향하던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가 서울 지하철 1·5호선 신길역 인근에서 고장으로 40여분 동안 멈춰 서 승객들의 환불소동이 빚어졌다. 오후 5시 55분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2324호 전동차가 차량 고장으로 24분간 멈추는 등 열차 고장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광명 윤샘이나·부산 김정한 창원 강원식기자 sam@seoul.co.kr
  • 李대통령, 정병국·최중경 임명장 수여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지 못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야당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최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두 장관 모두 전문성이 있고 경험도 있기 때문에 업무 성과를 크게 내 달라.”고 당부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에게는 “한국이 선진국이 되는 데는 문화국가가 되는 게 중요하다. 이런 큰 줄기를 보고 일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 장관에게는 “해외 원자력 수주건, 해외 자원확보건 등 현안 진행이 차질 없도록 적극적으로 하라.”면서 “외교관을 했던 경험도 충분히 잘 살려서 앞서 말한 해외 원자력·자원 확보건을 잘 살려 달라.”고 말했다. 임명장을 수여한 뒤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신임 정병국·최중경 장관 부부와 30여분간 다과회를 하며 환담을 나눴다. 두 장관은 각각 지난 17일과 18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쳤으며, 정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는 19일 채택됐으나, 최 장관의 경우 민주당의 반대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최 장관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24일)이 넘어가자 25일 경과보고서를 재송부해 달라는 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으며 재송부가 이뤄지지 않자 임명권을 행사했다. 야당은 최장관의 임명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민의 70%가 반대하고 야 4당, 시민단체, 심지어 한나라당 의원들도 부적격자로 선정한 최 후보자의 임명은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나 국민의 뜻을 어기는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영환 위원장은 “최중경 후보자의 임명 강행은 국민 여론과 인사청문회의 취지를 무시한 결정이며 유감스럽다.”면서 “지경위는 최 임명자의 세 번째 정책 실패를 막기 위해 철저하게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은 “민의를 거스르는 장관 임명 강행은 오기, 불통, 국민무시 정치”라면서 “민심을 거스른 부적격인사들의 장관임명 강행은 이명박 정권의 레임덕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며 철저한 감시와 견제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 “이명박 정부는 경제난파선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진보신당도 “수많은 투기와 불법 행위 의혹으로 청문보고서 채택까지 무산됐는데 임명을 강행한 것은 이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결’을 선포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수·강주리기자 sskim@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작가 이문열…연평도를 바라보며

    [김문이 만난사람] 작가 이문열…연평도를 바라보며

    한해가 저물어간다. 연평도의 영혼을 달래는 갈매기들은 더욱 애잔하게 울어댄다. 잠시 노래말을 생각해본다. ~황천 간 그 얼굴 언제 다시 만나보리/~수평선 바라보며 그 이름 그리면/갈매기도 우는구나 눈물의 연평도. 1959년 9월 사라호 태풍 때 연평도 어장으로 조기잡이를 나갔던 많은 어부들이 뭍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당시 목숨을 잃은 어부들을 그리며 불린 노래, ‘눈물의 연평도’다. 태풍만이 아니다. 서해 최북단의 섬 연평도는 1999년 6월과 2002년 6월 두 차례 연평해전을 겪었다. 최근에는 북한의 포격 도발로 새로운 비극의 현장이 됐다. 연평도는 분단의 아픔을 온몸으로 떠안아 눈물이 마를 새가 없다. 작가 이문열씨. 분단의 아픔을 몸소 체험하는 작가 중 한명이다. 아버지가 6.25전쟁 당시 월북했기 때문이다. 이씨의 가족에게 ‘그런 아버지의 존재’는 끊임없는 재난이자 고통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소설 ‘영웅시대’에도 아픔이 잘 담겨져 있다. 이런 그가 연평도 포격 도발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1979년 문단 데뷔 이후 쓴 책이 무려 3000만권이나 팔린 작가와 마주앉아 ‘문학이 어쩌고저쩌고’ 할 재간도 없고 해서 연평도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즉답으로 “참 고약하다. (북한에게) 멱살을 잡혀도 단단히 잡혔다.”라고 하더니 말을 계속 이었다. “젊은이들이 걱정입니다. 이번 문제로 비관적인 대북 인식 같은 것 말입니다. 무기가 뒤쳐지면 새로 구입하면 되고, 군인 수가 모자라면 더 뽑으면 될 거고, 결국은 정신입니다. 젊은이들은 교육에 의해 정신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오히려 반(反)교육을 하는 사람이 많지요.” “젊은이들과 만나보셨는지요.” “이번 사건으로 젊은이들과 얘기를 나눠 봤는데 일부에서는 (천안함 폭침 사건 때와는 달리) 다소 낙관적인 조짐이 있다고 합니다만 여전히 믿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신뢰가 안 간다는 것이지요. 그 부분이 가장 걱정스럽습니다. 연평도 사격 훈련 재개를 앞두고 야당 쪽에서 했던 얘기가 있습니다. ‘비이성적인 집단, 비정상적인 국가(북한)에 합리적인 판단을 요구해선 안 되며 이들을 자극하다가는 무슨 화를 당할지 모른다’고 말입니다. 이 부분을 해석하면 반대로 비이성적인 자가 때리면 그냥 맞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젊은이들 중에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는 친북 중에서 제일 나쁜 투항주의나 다름없습니다.” “투항주의란 어떤 것인가요.” “젊은이들의 친북 사고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같은 종족끼리인데 뭐하러 싸우느냐’ 하는 민족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싸움하면 큰일 난다, 돈이나 줘서 달래자’하는 투항주의입니다. 북한이 비이성적인 집단이기 때문에 건드리지 말고 참아야 한다는 것이나, ‘전쟁을 원하십니까’라고 말하는 것은, 반문하면 투항주의인 셈이지요. 이 두 가지가 젊은이들에게 다가갑니다. 이런 사람들이 막상 전쟁이 나면 총이나 쏠까요. 투항심리는 노예심리로 갑니다. 굴복해서 노예가 되든 다른 뭐가 되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그런 것이지요. 또 있습니다. 지난 6·2 지방선거 때 여당의 패인으로 천안함 폭침 사건을 예로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곧 전쟁이 발발할 것 같은 여론이 돌았지요.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가 전쟁을 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은 대의가 있을 뿐입니다. 싸우지도 않을 사람이 전쟁을 말합니다. 모든 전쟁은 싸울 사람이 일으키지도 않습니다. 이상한 논리지요.” “연평도 도발 이후 해병대 지원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생각이 달라졌다는 것은 아닐까요.” “사실이길 바랍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결국 정신적인 무장이 중요합니다. 6.25 전쟁을 볼까요. ‘대한민국은 오로지 내가 지켜야지’ 하는 대의에서, 그런 굳건한 정신 무장에서 전장에 나섰다기보다는 전쟁이 발발하자 준비도 없이 남들을 따라갔다가 옆에서 동료가 죽어가는 것을 보고서야 총을 쏜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상황은 옛날보다 더 불리해지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쟁터에서도 상대가 비이성적인 집단이기 때문에 건드리면 안 된다고 하면서 돌아설까 봐 걱정된다는 뜻이다. 그는 “이런 생각을 하면 울적하고, 이것은 또 빨리 개선될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때문에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사회 분위기를 올바르게 잘 이끌어가야 하며 그런 사람들의 책임 또한 크다고 강조했다. ‘영향력’ 얘기가 나오자 하나의 예를 든다. 천안함 폭침 사건 때 문단에 영향력이 있는 어떤 쪽(특정 단체를 거명했지만 ‘어떤 쪽’으로 표현해 달라고 했다.)에서 사건과 관련된 두권의 보고서를 냈다. 내용인즉 ‘북한이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보고서로 인해 문화 예술계 쪽에서는 영향을 많이 받았다. 북한이 하지 않았다는 쪽으로 여론의 추가 7대3, 8대2로 기울었다.”면서 “이런 사람들의 조직성, 이러한 문학 진지가 걱정스러울 뿐이다.”라고 했다. 이런 것을 막아야 할 대항 진지는 아주 약화됐다고도 했다. “대항 진지는 어떤 상태입니까.” “대항 진지가 있기는 한데 작동을 못 하고 있습니다. 보수집단이 데모를 하면 희극적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나이 많은 보수단체 회원들이 광화문에서 데모하는 모습을 보면 처절합니다. 젊은이들은 이들을 보면서 ‘살아봐야 몇 년 산다고’ 하면서 ‘보수 골통’으로 분류하고 희화화해 버립니다. 사실 이런 것이 비극입니다. 1980년대 이후 그렇게 되도록 사회교육이, 그런 작업이 이루어져 왔다고 볼 수 있지요.” “그렇다면 대항 진지 구축 방법은요.” “함락당한 진지를 탈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정부의 한 산하단체를 봅시다. 새로운 진지 구축을 위해 수장을 바꿨지만 진지 탈환은커녕 기존 조직원들한테 휘둘려 오히려 수장이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수장한테 진지를 탈환하라고 했지만 잘되는 곳이 어디 있나요.” “평소 무협지를 많이 읽으셨고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작가입니다. 그런 작가적 관점에서 북한의 다음 도발을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요.”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이후 글을 통 못 썼습니다. 당장 머리 위로 불덩이가 떨어질 만큼 워낙 호들갑을 떨어가지고 말입니다. 어쨌거나 북한은 연속성 있게 공격을 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연평해전이나 금강산 피격 사건 등 성한 날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이런 연속 선상에서 공격은 계속된다고 볼 수 있지요. 다만 언제, 어떤 일로 핑계를 삼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이 시대에 진정한 보수와 진보, 좌우의 이념은 어떤 식으로 방향성을 설정해야 합니까.” “우리는 분단이라는 특수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어떤 전제 조건도 없어야 합니다. 하늘을 나는 새에도 좌우 날개가 있다고 하면서 좌우가 공평하게 잘 나누자는 주장은 모순입니다. 분단 상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좌우 똑같이 나눈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요. 외세 개입이든 아니든 우리가 처음 분단될 때 북은 좌, 남은 우로 갈라졌습니다. 50여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북에는 여전히 좌만 있고 남은 좌우로 갈라졌습니다. 반공 시대를 거치면서도 말입니다. 남한에서 좌우로 똑같이 나누자는 것은 남한의 반을 잘라 북한에 떼어주자는 것과 같지요. 또한 분단 고착론자들의 주장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북한에도 좌우가 있어야 된다는 건데, 논리가 맞지 않지요.” “우리 사회에서 소통은 잘되고 있습니까.” “불통하기 때문에 소통이란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불통하는 사람들이 소통을 내세우고 있지요. 정작 본인은 소통하지 않으면서 너는 내 말을 잘 들어라 하고 다닙니다. 지역 감정을 해소하자는 것도 마찬가지이지요. 자신은 실천하지 않으면서 너는 지역 감정을 해소하라고 합니다.” 인터뷰를 끝내면서 그동안 팔린 책의 수를 헤아릴 때 국민 5명 중 3명은 이씨의 책을 읽었거나 혹은 가지고 있거나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하여 북한에도 이씨의 책을 읽은 사람이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더니 “조선중앙통신사에서 대표적 남조선 반동 작가로 분류돼 있다는 것을 전해들었다.”며 웃었다. 신묘년 새해 계획에 대해서는 “나이 70대에도 창작한다는 것은 힘이 들 것이다. 앞으로 글 쓸 시간은 10년으로 본다.”면서 올해부터 1년에 두권꼴로 20권 정도의 책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문열은 1948년 5월 18일 서울 청운동에서 태어났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아버지가 월북하자 외가인 경북 영천에 잠시 머물다가 1951년 조상 대대로의 고향인 경북 영양으로 이사했다. 1965년 안동고교를 중퇴하고, 1968년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서울대학 사범대 국어과에 진학한 그는 사대문학회에서 문학 활동을 한다. 1977년 ‘대구매일신문’에 단편 ‘나자레를 아십니까’가 입선되면서 문학적 자질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새하곡’(塞下曲)이 당선되면서 정식으로 문단에 등단한다. 데뷔 원년부터 ‘사람의 아들’(1979), ‘들소’(1979), ‘사라진 것들을 위하여’(1979), ‘어둠의 그늘’(1980), ‘황제를 위하여’(1982) 등을 잇따라 발표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이상문학상(1987), ‘시인과 도둑’으로 현대문학상(1992), ‘전야 혹은 시대의 마지막 밤’으로 21세기문학상(1998), ‘변경’으로 호암예술상(1999) 등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수많은 베스트셀러 작품이 있다.
  • [北 연평도 공격] “포탄 비오듯… 삽시간에 온동네 불바다” 공포에 떨어

    [北 연평도 공격] “포탄 비오듯… 삽시간에 온동네 불바다” 공포에 떨어

    23일 오후 2시 34분쯤 인천 연평도에 북한군이 발사한 포탄이 중심가에 쉴새 없이 떨어지면서 집이 날아가고 일부 가옥과 산이 불바다로 변하는 등 평온하던 마을이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1300여명의 주민들은 “실제상황, 실제상황긴급대피하라.”라는 긴급 안내방송을 듣고 방공호와 연평중고등학교 등에 마련된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마을 전체가 연기로 휩싸였고, 희생자도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주민은 어선으로 연평도를 떠나 인천으로 피신했다. ▲ ‘포격’ 연평면사무소… 주민들 “어디로 대피해야 하나” <중앙일보 제공> 피격으로 전력 선로가 끊겨 민가 절반 가량이 정전된 탓에 밤이 되자 칠흙같은 어둠만 연평도를 감쌌다. 이동전화 기지국도 피해를 입어 휴대전화도 불통됐다. 주민들은 촛불 등을 켜고 추위를 견디면서 두려움에 밤을 지샜다.  김운한 인천해경 연평출장소장은 “산과 마을 전체가 불에 타 연기로 휩싸였다. 사람들 모두 대피소로 대피하고 있어서 누가 불을 끄고 있는지 파악이 안 된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35)씨는 “집 안에 있다가 갑자기 쾅 소리가 나서 밖에 나와 봤더니 온 동네가 불바다가 됐다.”고 말했다. 주민 이모씨는 “포탄이 떨어진 뒤 안개가 낀 것처럼 사방이 뿌옇고 어둡다.”고 말했다. 또다른 이모씨는 “포탄이 떨어지는 바람에 10여가구 이상의 민가가 불타고 있는 걸 봤다.”며 “산불도 났고 실전상황이니까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집밖으로 뛰쳐나가 인근 중학교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은 “마을이 초토화 됐다. 암흑천지다.”면서 “마을 전체가 불에 타고 있고 주민들이 모두 대피소나 다리 밑에 숨어있다.”고 말했다. 주민 안모씨(57)는 “600여 세대가 살고 있는 마을에 포탄이 비 오듯이 떨어져 전쟁이 난 줄 알았다.”며 “안내방송을 듣고 학교 등으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 대피소에서도 끝나지 않은 대낮 ‘포격 공포’ <김준휘 군 제공>  대피소로 미처 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포탄이 떨어지지 않는 방향인 당섬으로 대피했고, 일부 주민은 가까운 군 진지로 피하기도 했다. 연평도에는 13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나 꽃게 조업철을 맞아 외지 선원들이 들어와 사람들이 평상시보다 많았다. [현장사진] “온동네가 불바다” 연평도에 北 포탄  오후 3시 50분 이후 포성이 가라앉았지만 주민들은 혹시 추가 포격이 있을지 몰라 대피소에 계속 머물렀으며, 일부 주민들은 당섬 부두로 달려가 상황을 지켜봤다. 박모(46)씨는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한 연평해전 당시에도 우왕좌왕하지 않았던 주민들이지만 이번에는 포탄이 마을로 직접 떨어져 무척 놀랐다.”면서 “북한이 전쟁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민간마을에 포탄을 퍼부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최부경 연평파출소장은 “저녁때가 돼서야 순찰을 돌면서 주민 피해상황을 살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객선을 타고 연평도를 탈출한 김옥순(57·여)씨는 “백령도에 소방차가 한대밖에 없어 불 끄기 힘들 것이다. 가뜩이나 건조한 날씨라 민가와 산이 모두 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해경은 연평도로 향하는 모든 항로를 통제했다. 백령도·연평도를 오가는 여객선 3척은 경비함정의 호위를 받으며 인천항으로 되돌아왔다. 해경은 또 서해상에서 조업 중인 어선 87척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인근 백령도 주민들도 연평도 사태에 귀를 기울이며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김학준·이민영기자 kimhj@seoul.co.kr ●“하도 정신없이 뛰어 양말만 신고 배에 탔다”  23일 북한의 인천 연평도 해안포 공격을 목격한 연평도 방문객들은 “민가에 폭탄이 떨어지면서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라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이날 연평교회 목사 위임식 참석차 동료 신도 16명과 함께 섬을 찾은 인천제일교회 김영남(66) 장로는 “오후 2시30분께 배가 연평도에 닿을 즈음에 마을에 폭탄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바로 불길이 치솟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두에서 400∼500m 떨어진 마을의 3∼5군데에서 불이 났으며 육안으로 뚜렷하게 보았다”라고 덧붙였다.  남편 우두재(52)씨와 함께 연평도 해병 부대에 근무 중인 아들을 면회하고 돌아오던 한미순(52.여.경기도 포천)씨는 “남편,아들,내가 민박집 승합차로 부두로 오는데 갑자기 차 위로 ‘빠바빡’하는 소리를 내며 폭탄이 날아가 차에서 내려 차 밑으로 엎드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엔 훈련인줄 알았는데 포탄이 많이 떨어지고 집집마다 시커먼 연기가 나니까 주변에 있던 군인들이 ‘이것은 실제 상황”이라면서 ’방공호로 대피하라‘고 말하고 자기들은 군부대로 서둘러 돌아갔다“면서 ”하도 정신없이 뛰어 양쪽 구두를 모두 잃어버리고 양말만 신은채 배를 탔다“라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 씨는 ”부두에 도착했을때 배가 5∼10m가량 부두를 떠났는데 부두에 있던 다른 사람 20여명과 함께 다시 와달라고 손짓해 배를 타고 인천에 오게 됐다“면서 ”아들을 떼 놓고 오는 마음이 무척 무거웠지만 아들과 군인,주민들이 모두 평안하기를 몇번이나 기도했다“라고 말했다.  연평도 친정집을 남편과 함께 다녀온 전옥순(62.인천)씨는 ”뱃터에 왔는데 쾅쾅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불이 나기 시작했고 불길이 치솟아 북한에서 쏜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86세인 어머니 혼자 놔두고 와 마음이 불안하다“라고 밝혔다.  사업차 연평도에 갔다 발길을 돌린 김순식(53.수원)씨는 ”연평도에 도착했는데 배에서 방송으로 ’훈련 중인 것 같으니 배에서 내리라‘고 하더니 잠시 뒤 ’실제 상황인지 알 수 없다면서 배에 다시 타라‘고 했다“면서 ”마을에서 검은 연기가 나고 산에서 불이 났다“라고 설명했다.  이들 연평도 방문객 200여명은 고려고속훼리㈜의 코리아익스프레스 쾌속선으로 연평도에서 오후 3시께 출발,오후 5시9분께 인천 연안부두에 도착했다. 연합뉴스
  • [서울플러스]

    구민회관서 춤·노래 경연대회 강남구(구청장 신연희) 23일 오후 2시 구민회관에서 프로그램 경연대회 및 작품전시회를 개최한다. 올 한 해 동안 15개 동주민센터와 17개 문화센터에서 열린 988개 강좌에 참여한 1만 8000여명의 주민이 대상이다. 22개 팀이 춤과 노래 등을 뽐내고, 미술과 공예 등의 분야에서 216개 작품을 전시한다. 자치행정과 2104-1237. 초등생 대상 건강요리교실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 23~25일 미동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 대상 건강요리교실인 ‘찾아가는 쿠킹버스’를 운영한다. 쿠킹버스는 어린이 식생활 개선사업으로 학교를 직접 찾아가 요리실습 체험 등을 하는 새로운 형식의 교육 프로그램이다. 3일간 5회에 걸쳐 영양·건강교육, 친환경 음식조리체험·시식 등을 하게 된다. 지역건강과 330-8599. 직장 미혼남녀 미팅 참가자 모집 서초구(구청장 진익철) 24일까지 지역 내 직장에 다니는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너는 내운명 미팅파티’ 참가자를 모집한다. 행사는 다음달 5일 구청에서 열린다. 구 홈페이지(www.seocho.go.kr)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지원하면 된다. 참여 인원은 남녀 각 25명씩이며, 참가비는 1만원이다. 오케이민원센터 2155-6275. 낙엽 수거 후 농가퇴비 무상제공 광진구(구청장 김기동) 내년 2월까지 지역 가로변과 공원, 아파트단지, 학교 등에 쌓여 있는 낙엽을 수거해 퇴비로 재활용하는 친환경 사업을 추진한다. 희망근로 인력을 활용한 전담반을 편성해 아파트단지와 학교 등지의 낙엽을 수거·분리하는 작업을 거쳐 경기 구리시 농가들에 퇴비로 쓸 수 있도록 무상 제공한다. 청소과 450-7613. 25·26일 연극 ‘늙은 자전거’ 공연 영등포구(구청장 조길형) 25일과 26일 영등포아트홀에서 연극 ‘늙은 자전거’를 공연한다. 오래된 자전거를 개조해 방물장수로 살아가는 고집불통 할아버지와 천방지축 손자의 티격태격 에피소드를 통해 가족애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티켓은 인터파크티켓(ticket.interpark.com), 옥션티켓(ticket.auction.co.kr)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문화체육과 2670-3123.
  • 권력은 ‘不通’이다

    ‘불통’(不通). 이명박 정권의 비판진영에서 내세운 키워드다. 그런데 비판치곤 참 순진하다. 권력은 원래 불통이다. 세상엔 수많은 주장이 있지만, 그 가운데 사실이 되는 것은 오직 권력자의 주장이다. 권력자의 주장이 다른 주장과 같은 대우를 받으면, 그는 이미 권력자가 아니다. 아무리 엉터리 같은 얘기를 해도 권력자의 입에서 나왔기 때문에 존중받으면, 그는 확실한 권력자다. 권력이란 그렇게 작동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불통’은 권력자 입장에서 명예로운 훈장인 셈이다. 이 메커니즘을 엿볼 수 있는, 두 권의 얇지만 묵직한 고전이 번역됐다. ●슈미트 ‘정치신학’ 대화는 이상향일뿐 하나는 나치즘을 옹호한 법학자 칼 슈미트(1888~1985)의 ‘정치신학’(김항 옮김, 그린비 펴냄)이다. 여기서 슈미트는 불통을 ‘결단’으로 승화시킨다. 불통이 어째서 결단인가. 슈미트가 바이마르 민주정을 일러 ‘낭만주의’라거나 ‘영원한 대화’라고 비판한 데서 그 이유가 드러난다. 물론 비꼬는 말투다. 토론공화국을 내건 노무현 정권에 붙었던 별명, ‘나토’(NATO·No Action Talk Only)를 떠올리면 된다. 슈미트는 ‘영원한 대화’를 일종의 부르주아지 자유주의의 정치적 이상향으로 간주하면서 이를 경멸한다. 그렇기에 “모든 정치적 활동을 신문이나 의회, 즉 논의에 내맡기는 계급은 사회적 투쟁의 시대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일갈하거나 “부르주아지는 혈통 및 가계에 기초한 귀족지배를 폐기하면서도 가장 파렴치하고 저급한 금권적 귀족지배를 용인한다.”고 비판한다. 한마디로 불도저처럼 화끈하게 밀어붙이는 맛이 없다는 것인데, 잘 음미해 보면 노무현 정권이 왜 좌·우파 모두에게서 비판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랬기에 이번 정권 들어 ‘논쟁’하고 ‘토론’하는 대통령 대신 유독 ‘고뇌’하고 ‘결단’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부각된다. 통(通)할 생각을 버리고 결단을 내려라,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 권력이라는 슈미트의 주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동시에 ‘예외상태를 정의할 수 있는 자가 주권자’라는 슈미트의 그 유명한 명제는 과거 정권을 예외상태로 규정하는 것, 그러니까 ‘잃어버린 10년’이라 부르는 데서 다시 한번 빛난다. 슈미트가 그토록 애타게 찾았던 ‘결단의 강림’은 이 정권 들어 장맛비처럼 쏟아진다. 쇠고기협상, FTA, 4대강, 수도 이전 등 모든 핵심 이슈에서 남는 것은 오직 지도자의 고뇌와 결단뿐이다. 그게 권력자의 주장이고, 그렇기에 그것은 사실이어야만 한다. ●메이휴 ‘의회, 선거커넥션’ 정치동기는 재선 다른 하나는 미국 정치학자 데이비드 메이휴의 1974년작 ‘의회, 선거커넥션’(김준석 옮김, 동국대출판부 펴냄)이다. 의회권력의 작동방식에 대한 짧은 연구논문인 이 책에서 펼치는 메이휴의 주장은 간단하다. ‘의원들의 정치적 행위의 동기는 재선을 위해 뛴다는 것’이다. 재선을 위해 뛴다는 게 얼핏 나쁠 것 같지 않은 동기다. 그만큼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민감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국민들이 일일이 개별 정책에 반응하는 것도 아니요, 어떤 정책에 대해 개별 정치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라서다. 특히 공천 때문에 당 지도부에 목매야 하는 한국적 상황은, 지역구 민심에 따라 당론을 배반하는 투표가 비교적 자유롭게 이뤄지는 미국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음미해볼 대목은 있다. 요즘 한나라당의 감세 논란에서도 일정부분 드러난다. 영남지역 의원들은 시큰둥하고 수도권 지역 의원들은 적극적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쉽게 말해 부자 감세를 아무리 떠들어봐야 영남에는 한나라당 깃발만 들면 일단 당선권에 드니까 심드렁한 얘기일 뿐이고, 수도권에서는 그걸 위태롭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레임덕이란, 결국 단임대통령과 재선을 노리는 의원들 사이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얘기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1) 허준 ‘동의보감’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1) 허준 ‘동의보감’

    16세기 들어서면서 조선 전역에 역병(疫病)이 창궐했다. 설상가상으로 기근과 전쟁(임진왜란)이 덮쳐 백성들은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갔다. 의서는 넘쳐났으나 처방전에 적힌 중국 약은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약값도 턱없이 비쌌다. 게다가 시대마다 다양한 유파들의 의론(醫論)이 서로 다른 까닭에, 이 중국 의서들을 실전에 이용하기란 여간 혼란스럽지 않았다. 이에 선조는 조선의 실정에 적합한 의서를 간행하라는 명을 내린다. 하교를 받은 허준은 양예수, 정작 등과 함께 동의보감 편찬에 착수했다. 초기엔 함께 작업을 했으나 후반기 작업은 허준이 혼자 감당해야 했다. 편제 방침은 번다한 중국 의서를 정리하고, 구하기 쉬운 향약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무엇보다 삶의 수양을 약이나 침 치료 우위에 두어 생활을 바꿔 몸과 마음의 질병을 치유하는 양생적 패러다임을 담아내는 데 있었다. ‘동의’(東醫)라는 뜻은 ‘북의’와 ‘남의’라는 중국 의학의 두 축에서 벗어난 조선의 독자적인 의학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동의’의 지엽성은 중국과 일본에 이 책이 전해지면서 보편적인 명사로 거듭났다. 중국의 임상가들을 사로잡았고, 일본 전통 의학의 표준을 제시한 책. 동의보감 안에는 도대체 어떤 진경이 펼쳐지고 있는 걸까. ●인간의 몸은 우주의 통로 “둥근 머리는 하늘을 상징하고 모난 발은 땅을 상징하며, 하늘에 사시(四時)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사지(四肢)가 있고, 하늘에 오행(五行)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오장(五臟)이 있으며, 하늘에 육극(六極)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육부(六腑)가 있고,…”(동의보감, 신형문) 동의보감은 자연의 형상과 사람의 기관을 비유하는 것으로 첫 장을 열었다. 요지는 사람의 몸과 우주는 통해 있다는 것. 여기에 배경이 되는 이론은 ‘음양오행’(陰陽五行)이다. 본시 음양과 오행은 몇 가지의 코드로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을 동시에 해석하고 연결한다. 동의보감은 이 언어를 바탕으로 “천지의 정기(精氣)가 만물의 형체가 되는” 이치를 사람의 몸에 적용했다. 그렇게 천지의 기운은 사람의 몸과 마음으로 이어져 있다. 때문에 통하면 아프지 않고(통즉불통), 통하지 않으면 아픈 것(불통즉통). 바로 이러한 이치가 동의보감 양생 의학의 핵심이다. 우주의 기운이 몸으로 마음으로 통해 있는 것처럼, 몸과 마음도 서로 소통한다. 구체적으로 간(肝)은 분노, 심(心)은 기쁨, 비(脾)는 생각, 폐(肺)는 슬픔, 신(腎)은 두려움의 감정과 연결된다. 예컨대 화를 자주 내면 간이 상한다. 너무 기뻐하면 심장이 다치며, 두려움이 지속되면 신장에 병이 생긴다. 감정은 삶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래서 희로애락과 오장육부가 연동하는 것은 질병이 삶 전체 안에서 해석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병의 치유는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인 셈. 이러한 양생관은 몸과 삶을 단절시켜 병균을 막으려는 위생 의료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세계관이다. ●비워야 산다 이런 양생적 신체를 갖는 구체적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고 삶의 찌꺼기를 덜어내면 된다. 언제나 몸의 안팎에 적체된 삶의 잉여가 소통의 길을 막는다. 몸 안에는 혈전· 근종과 암세포·담음(痰飮) 등이 쌓이고, 삶에서는 지나친 욕심으로 인한 잉여물이 쌓인다. 잦은 감정의 분출, 넘치는 말, 그리고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쌓아둔 재물 등이 그것이다. 약과 침은 몸 안의 찌꺼기들을 일시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몸은 기본적으로 삶의 영향력 아래에 놓여 있는 법. 삶이 변해야 몸도 변한다. 따라서 삶에서 덜어내면 몸의 찌꺼기도 비워진다. “환자로 하여금 마음속에 있는 의심과 염려스러운 생각 그리고 일체 헛된 잡념과 불평과 자기 욕심을 다 없애 버리고 지난날의 죄과를 뉘우치게 해야 한다.…이렇게 된다면 약을 먹기 전에 병은 벌써 다 낫게 된다.”(동의보감, 신형문) ●현대 임상의학을 넘어서 바야흐로 의료 소비의 시대다. 첨단 진료 장비와 의료 서비스는 날로 진보해 간다. 하지만 그럴수록 현대인의 몸과 마음은 더욱 소외된다. 이에 사람들은 ‘대체의학’을 찾기 시작했다. 몸과 마음이 함께 치유되길 원했고, 기왕이면 스스로 치유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제법 의미 있는 대안들이 제시되었음에도, 많은 대체의학들은 웰빙 소비상품 이상의 가치를 생산하지 못했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자기 몸의 주인이 될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 동의보감의 이치는 오히려 이 시대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몸과 마음 질병과 삶 그리고 우주를 엮는 광대한 시야, 그러면서도 구체적으로 삶의 용법을 기술해 놓은 치밀함, 무엇보다 특별한 지식 없이도 이 용법들을 스스로 찾아보고 쓸 수 있도록 편제되었다는 점. 동의보감의 이런 미덕은 현대 임상의학의 한계를 넘어설 뿐만 아니라 삶을 통찰하고 재구성하는 자기 구원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동의보감은 이제 세계적으로 알려진 기록유산이 됐다.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 사람들에게 거의 읽혀지지 않은 책이다. 그것은 의학은 어려운 것, 하여 의사만이 취급해야 한다는 편견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질병의 치유는 몸과 마음의 주인이 자기 자신이라는 인식에서 시작돼야 한다. 그렇게 주체적인 시선으로 삶을 돌아보게 되면, 병을 포함한 삶의 치유법을 스스로 찾게 될 것이고, 그 지점에서 동의보감과 새롭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안도균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檢, ‘靑 기획설’ 차단… 정치권 본격 사정 신호탄

    檢, ‘靑 기획설’ 차단… 정치권 본격 사정 신호탄

    5일 오후 국회는 순식간에 ‘불통’ 사태를 맞았다. 현역 국회의원 사무실 11곳이 동시에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너 나 할 것 없이 전화기를 든 때문이다. 그만큼 국회의원 집단 압수수색의 충격은 컸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분통’도 채 터뜨리지 못했다. 이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파악하느라 허둥댔다. 사회·문화·교육 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되던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검찰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논의하느라 바빴다. 의원들마다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음색은 높았고, 말도 빨랐다. 더 놀란 것은 여당이었다. 안상수 당 대표도, 김무성 원내대표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 ‘소식통’ ‘분석통’이라던 의원들조차 해석을 유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보좌진은 긴급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많은 관계자들은 우선 ‘타이밍’에 의미를 두었다. 청와대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준비로 정신이 없는 시기인 만큼 ‘청와대 기획설’에는 미리 차단막을 친 점을 주목했다. 그런 만큼 향후 수사는 ‘검찰의 논리’로 진행되면서 본격적인 ‘사정 정국’이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한나라당의 한 인사는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이른바 ‘권력 행사’라 할 것이 없지 않았느냐. 늘 밀렸고, 힘겹게 일을 추진해 왔다. 이번 일이야말로 첫번째 권력 행사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검찰도 검찰대로 때가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른바 ‘대포폰’과 민간인 사찰에 대한 부실 수사 논란으로 여야 모두에서 재수사 요구가 제기됐다. 검찰은 또다시 특검을 수용해야 할지도 모르는 처지에 몰렸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조여왔다. 검찰로서는 이때야말로 분위기 전환의 적기일 수 있다. 압수수색은, 이 같은 검찰 자체의 조직 논리가 정권 후반기 권력형 비리를 잘라내고 레임덕 현상을 늦춰야 하는 정권의 이해와 맞물린 결과라는 풀이가 가능해진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의도 전체가 파렴치 집단이 됐다.”는 데에 의미를 두면서 “여도 야도 뒤이을 수사에 조직적으로 반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야당이 대대적인 투쟁에 나설 명분도, 여당 내 계파 논쟁이 끼어들 여지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사안의 구도가 ‘검찰 대 의회’의 대결로 흐를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검찰이 무리수를 뒀다고 보기 때문이다. 청목회 사건은 ‘국회의원 11명 압수수색’이라는 초대형 사고를 낼 만한 감이 못된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구도라면 여당도 팔짱만 끼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런 가운데 여의도에서는 청목회 수사 이후 대형 비리수사가 뒤이을 것이라는 소문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연말 정국에 대형 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서울시 최연소’ 은평구청장 김우영 “취임 4개월 경험 희로애락 결정판”

    ‘서울시 최연소’ 은평구청장 김우영 “취임 4개월 경험 희로애락 결정판”

    “구청장 4개월은 마치 변덕스러운 날씨와도 같더라.” 민선 5기 서울시 25개 구청장 중에서 가장 젊은 김우영(41) 은평구청장은 지난 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하루하루가 비, 흐림, 바람, 맑음이 뒤섞여 있는 변덕스러운 날씨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가장 나이가 젊다고 하지만 김 구청장은 반백에 가까운 머리에 지난 4개월 동안 노심초사가 반영된 고뇌의 얼굴로 반드시 젊어 보이지는 않는다. 지난 29일 은평구청장실에서 만난 그는 “국회보좌관을 할 때에는 일년 중 4개월씩 좋고 평범하고 나쁜 때가 있었다.”면서 “그런데 구청장이 된 뒤로는 비가 새는 집의 저소득층 주민을 만나고 오면 아주 우울하고, 어떤 날은 아주 화가 나고, 계획한 일이 잘 풀리면 기분이 아주 좋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것이 인생이구나 하고 느낀다. ”라고 덧붙였다. 노심초사의 정책적 결과는 비교적 성공적이다. 은평구는 지난 9월 서울시에 떨어진 ‘추석 물폭탄’에서 안전했다. 은평에도 집중호우가 하루 230㎜나 쏟아져 양천구와 비슷한 수준으로 비가 왔는데도 말이다. 왜 그랬을까. 은평은 지난 8월에 예방주사를 맞았다. 시간당 100㎜의 집중 폭우로 수백명의 수재민이 발생하자 구는 재난구호대책의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바꿔버렸다. 이른바 상습침수가옥과 공무원을 1대1로 대응시킨 ‘1호 담당제’를 운영했다. 5년 내 상습침수가옥을 파악해 근처에 사는 구청 공무원과 연결해 놓은 것이다. 은평구 공무원은 일기예보를 듣고 해당 가옥 주민들에게 휴대전화로 연락하는 것이다. 수해가 발생하면 구민들은 자신을 담당하는 공무원에게 연락하면 된다. 김 구청장은 “신속하게 대응하라고 당부했지만, 공무원들은 서울시 재난본부에서 지시가 떨어지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구 차원의 재난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움직이도록 조정해 놓았다. 또한 수해가 발생하면 구청과 동사무소에 양수기와 모래주머니를 갔다 달라는 전화가 폭주해 불통이 된다. 그래서 유선전화가 아니라, 담당 휴대전화로 바꿔 놓은 것이다.”라고 했다. 지난 8월 손보는 김에 막혀 있던 하수관을 정비했다. 이를테면 순댓국 집 근처 하수관은 기름때가 끼어 하수관이 원래 처리 용량보다 적게 처리되는데 이런 장애물을 다 제거했다. 하수역류방지장치가 잘 작동되는지도 확인했다. 서울에서 은평구만 비슷한 강수량에 추석 물폭탄을 피해간 이유다. 공약은 물론 취임 후에도 대형 토목공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온 김 구청장의 최근 관심사는 은평구를 ‘솔 오브 서울’(Soul of Seoul)로 키우는 것이다. 서울을 ‘솔 오브 아시아’(Soul of Asia)로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 김 구청장은 “인천신공항에서 서울로 들어오고 나가는 관문이 은평”이라며 “은평은 서울의 인상을 결정짓는 최초의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관광수입을 올리려면, 한국의 전통을 시골이 아니라 서울에서 찾고, 그것도 은평이 그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은평에 있는 비구니 절인 진관사에는 이성계가 조선의 정체성을 세우고자 올린 수륙대제의 터가 있다. 세종 때 한글을 만들기 위한 집현전 학자들의 비밀 연구소 역시 진관사였고, 근대기에는 독립운동의 근거지였다. 또한 진관사는 고려 때부터 왕실과 연결돼 아주 화려하고 독특한 사찰 음식을 만들어왔는데, 이것이 또한 한식의 원형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하니 한글과 한식 등 ‘한 브랜드’를 육성하는 데 은평의 역할이 지대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문제는 조선의 전통적 거주형태인 한옥이 은평에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김 구청장은 “은평 역시 조선 600년의 도읍지로서 북한산이라는 자연과 역사가 공존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이 필요한데, 이것을 한옥으로 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지로는 진관사 근처의 너른 터를 생각 중이다. 그는 SH와 그 부지와 관련해 협상 중이다. 진관사 근처에 한옥촌이 마련되면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홈스테이 장소로, 영어를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외국인과 공부할 수 있는 장소로 제공될 것이다. 외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쳐줄 수도 있다. 구청장을 하면서 그가 깨달은 바는 “구청장이 이리저리 뛰면서 모두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복지부동인 줄 알았던 공무원들이 구청장이 정책 방향을 잘 제시하면 열심히 일할 자세가 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넓은 시각으로 숙고해서 정책을 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수색복합환승역센터 추진과 진관사와 한옥촌 건설, 어린이 박물관 등을 삼각축으로 해서 ‘행복한 은평’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남북 민항 직통전화 다시 가동

    대북 ‘5·24조치’ 이후 단절됐던 남북 민항 직통전화인 관제 통신망이 18일 다시 가동됐다. 북한이 지난 16일 이를 다시 운행한다는 방침을 통보해 이뤄진 것으로 최근 대남 대화 공세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북측이 지난 16일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평양비행구역지휘소와 인천비행구역관제소 간 북남 민항 직통전화를 18일 오전부터 다시 운행한다.’는 방침을 통보해 왔다.”며 “이에 따라 오 전 9시쯤 남북 간 시험통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남북 간 비행정보구역을 통과할 때 정보 제공을 위해 사용되는 관제 통신망은 지상망 2회선, 보조망인 위성망 1회선 등 총 3회선이 있다. 북측은 5·24조치 직후인 25일 “남조선 선박, 항공기들의 영해·영공 통과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고, 이어 항공 관제통신 지상망 2회선도 일방적으로 차단했다. 이 때문에 외항사들은 북측 비행정보구역을 지날 때 위성망 1회선을 이용해 왔으나 두 차례 불통되는 등 지상망 차단이 상당한 불편을 야기해 왔다는 것이 통일부 측의 설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지상망 복원은 외항사를 위한 조치로, 우리 항공의 북측 영공 통과는 여전히 막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이 지상망 재개에 이어 우리 측 항공기의 북측 통과에 대한 안전을 보장한다면 국토해양부 등과 함께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북 소식통은 “민항 통신망이 재운행되고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하기 위해 끊겼던 판문점 연락관 라인 등이 다시 연결될 경우 남북 간 연락 인프라가 갖춰져 대화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국감 현장] “히틀러시대 모 장관 연상”에 분위기 험악

    11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토해양부에 대한 국회 국토해양위의 국정감사에선 막말 시비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질의에서 “정종환 장관은 히틀러 시대의 모 장관을 연상케 한다. 히틀러는 ‘작은 거짓말은 통하지 않지만 큰 거짓말은 통한다’고 했다.”며 공세에 불을 댕겼다. ‘모 장관’은 나치 정권의 선전상인 파울 괴벨스를 지칭한 것이다. 김 의원은 정 장관에게 “용퇴 의사는 없느냐.”고도 했다. 같은 당 최규성 의원은 “골재 채취업체의 86%가 무면허 업체이고 등록 취소된 업체도 참여했다. 4대강 지역은 대한민국이 아니고 무법지대냐.”고 따졌다. 이에 정 장관은 “국무위원을 히틀러 시대의 장관으로 비유하는 것은 듣기 거북하다.”며 얼굴을 붉혔다. 또 “대한민국 행정 수준을 생각하면 위법·탈법·불법 사례가 그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민주당 최철국 의원의 질의에 정 장관이 폭발했다. 최 의원이 “정부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며 “불통 장관이니, 호위병 장관이니 하는 것은 그래서 나오는 얘기”라고 압박했고, 정 장관은 질의가 끝나기도 전 말을 끊고 거칠게 해명했다. 민주당은 정 장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삼았다. 최 의원은 “7번째 국감이지만 장관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질의에 얼굴을 붉히면서 항변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현기환 의원은 “최 의원이 질의 도중에 장관을 인격 모독적 행위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심지어 홍위병 장관이라고 한다든지 이런 것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 장관은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이 4대강 사업으로 배춧값이 올랐다는 기사에 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느냐고 질타하자 “정말 황당한 기사”라며 분노하기도 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연극·뮤지컬

    ●연극 ‘해질역’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소극장 축제. 한 지하철 역에서 사별한 남편과 다시 만나게 되는 할머니의 얘기를 통해 삶과 죽음의 온기에 대해 얘기한다. 전석 2만 5000원. (02)762-0810.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15일부터 연말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1관.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된 강도하 작가의 연재만화를 뮤지컬로 만들었다. 심은진·이연두 등이 출연한다. 2만~5만원. (02)501-7888. ●연극 ‘어느 날 문득 네개의 문’ 14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선돌극장. 실험적 연출과 무대로 선보이는 네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왜 불통이 문제인지 다루는 작품이다. 전석 2만원. (02)741-3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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