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불통
    2026-07-22
    검색기록 지우기
  • 교민
    2026-07-22
    검색기록 지우기
  • 북한
    2026-07-22
    검색기록 지우기
  • 소유
    2026-07-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05
  • 국토부, 코레일에 잇단 돌직구 왜?

    국토부, 코레일에 잇단 돌직구 왜?

    KTX 경쟁체제 도입 등 철도 정책을 놓고 국토해양부와 코레일(한국철도공사) 간의 증폭된 갈등이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 부처와 산하 공기업이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치고받는 모양새가 ‘꼴불견’이다. 물류 등 철도산업 개방 및 자산 환수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차기 정부가 철도정책을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토부가 최근 코레일 직원들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동안 2226억원을 횡령했다며 직원 15명을 대전지검에 수사의뢰하자 코레일이 발끈하고 나섰다. 코레일은 즉각 국토부 감사 결과에 대한 재심 및 감사원 심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21일 “위탁사업비는 회계기관 검증과 국토부의 집행내역 검증을 거쳐 정산하는데 현재 2009년까지 마무리됐다”면서 “정산이 완료된 사업까지 ‘횡령’으로 지목한 것은 국토부가 스스로 감시·감독 기능의 문제를 인정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코레일을 겨냥한 국토부의 ‘돌직구’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말 코레일의 ‘안전성 및 정시 운행률 세계 1위’라는 주장에 대해 국토부가 제동을 걸었다. 양 기관의 비교대상 국가가 다른 차이가 있지만 국토부가 문제 삼을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더욱이 코레일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된 데다 지난해 12월 12일 국제철도연맹(UIC) 총회에서 안전분야 특별상까지 수상했다. 국토부의 잇따른 직격탄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철도정책에 반기를 드는 코레일에 ‘재갈 물리기’라는 지적과 함께 철도 민간 개방의 명분 축적용으로 풀이된다. 선로배분권과 관제권 같은 업무 회수와 별개로 코레일의 경영 및 운영 능력을 거론해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국토부와 코레일의 반목은 5년 전에도 반복됐다. 2008년 건설교통부는 여객·화물 분리와 현물출자 자산 회수 및 공단 관리 등의 철도산업 합리화 방안을 인수위에 보고한 뒤 코레일의 경영성과 문제를 지적했다. 코레일이 2007년 용산역세권 수입 등으로 첫 흑자를 냈다고 발표하자 당시 건교부는 “정부의 경영개선지원금을 제외하면 영업수지 적자는 1조 1990억원으로 유사 이래 최대 규모”라고 반박한 바 있다. 코레일이 국토부를 배제한 채 ‘철도공단과의 통합’ 등을 인수위에 직접 보고하겠다는 방안을 마련한 것에 대한 괘씸죄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높다. 철도산업계 관계자는 “불통의 결과이자 코레일이 변화에 뒤떨어지면서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양 기관 책임자가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지 ‘흠집내기’에 몰두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민주 “4대강 先국정조사·後특검” 압박

    민주통합당은 20일 4대강 공사에 대한 조사 특위 구성과 국정조사, 특검 조사를 통한 책임자 처벌을 주장하며 정부와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국정조사나 특검에 대해 아직 여야 합의는 없는 상태다. 여야 합의로 오는 24일 개회하기로 한 임시국회는 쌍용자동차 국정조사에 이어 4대강 국조 논란까지 겹치며 진통이 예상된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누리당마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인정하는데도 정부는 문제가 없다고 하는 만큼 국회가 나서야 한다”면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통해 4대강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를 벌여 현 정부의 과장과 왜곡, 편법의 실체를 밝히고 특검을 통해 관련자들을 반드시 사법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감사 결과 발표를 보면 4대강 사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설계부터 시공감리까지 총체적인 부실 사업임이 확인됐다. 지자체 투입 예산을 포함하면 총 30조원을 퍼부은, 단군 이래 최대 부실 사업”이라면서 “예산 30조원이 4대강 사업에 투입된 데 비해 복지사업, 반값 등록금, 무상보육 등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4대강 사업은 전형적인 불통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선(先)국정조사, 후(後)특검과 관련해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여야가 합의한 것은 없다. 환경노동·국토해양·법사·정무 위원회 등 4개 상임위를 열어 본 다음 새누리당에 국정조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1월 임시국회에 대한 신경전도 한창이다. 새누리당은 쌍용차·4대강 국정조사 실시를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의사 일정에 합의하지 못했지만 이번 주부터 상임위를 가동해 정부 조직 개편안 법안 등에 대한 논의에 나서 박근혜 정부의 원활한 출범을 돕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현안에 대한 협조 의지를 밝히면서도 24번째 희생자가 발생한 쌍용자동차와 4대강에 대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첫 총리는 통합형” 방점 찍은 김용준

    “첫 총리는 통합형” 방점 찍은 김용준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18일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 자격에 대해 ‘통합형’에 주안점을 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인수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 별관에서 열린 인수위원과 기자단 환담회에서 “총리는 정치인·통합형·실무형 어디에 방점을 둬야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밝혔다. 그는 기자들에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이라고 되물었고 일부 기자들이 “통합에 방점을 찍겠다”고 하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조인이 총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법조인도 되고 비법조인도 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이 “새 총리는 통합에 방점을 뒀다고 봐도 되느냐”고 거듭 확인하자 “아무 생각이 없고 생각을 해 보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박근혜 당선인의 대선 공약 수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꾸 공약 갖고 이러쿵저러쿵하지 말라고 했지 언제 안 바꾼다고 했느냐”면서 “공약대로 가겠다, 안 가겠다고 한 적이 없다. 공약 갖고 시시비비하지 말자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환담회 인사말에서 “인수위가 새 정부의 정책 중 결정하거나 결정되지 않은 내용이 잘못 알려져 생기는 혼선을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인수위를 향한 불통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그러면서 “인수위가 새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믿어 달라”면서 “앞으로 인수위에서 결정되는 사안이 있으면 최대한 빨리 공개해 국민의 알 권리가 충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진영 부위원장은 조직 개편안을 놓고 새누리당과의 불협화음이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불협화음이 아니다. 다른 의견을 가진 분들도 있다”면서 “인수위와 당이 협의체를 공식적으로 가동한 적은 없지만 비공식적으로 충분히 얘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환담회는 인수위 출입기자 130여명과 인수위원 10여명이 자유롭게 다과 테이블을 돌며 이야기를 나누는 스탠딩 형식으로 30분간 진행됐다. 인수위 측은 “보안 인수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위원들과 격의 없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다과회 형식으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보안을 의식한 듯 위원들은 진행 중인 조직 개편 세부안, 총리 인선 등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화기애애한 속에서도 기자들의 질문을 차단하기 위해 일부러 개인사로 화두를 돌리는 위원들도 있었다.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정부 조직 개편 작업을 함께 하는) 옥동석 교수는 안 오셨냐”는 질문에 “안 보이는데…. 테이블 밑에 있나 봐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열린세상] 책임총리의 전제조건/표학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책임총리의 전제조건/표학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출범한 지 열흘이 지난 지금 과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당부한 ‘책임감 있게 일하는 가장 모범적인 인수위’가 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대통령직 인수위의 권한과 책임에 대한 애매한 규정에서부터 출발하며 뒤늦게 구성된 인수위원회 스스로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권한으로 간주하고 또 그러한 권한행사를 누구에게 어떻게 책임지울 것인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로서는 인수위의 운영상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점은 불통 논란을 부르고 있는 비밀주의이다. 사실 국가 안보에 대한 일부 파일을 제외하고는 굳이 비밀에 부쳐야 하는 사안이 그렇게 많지 않다. 오히려 정부 실무진의 보고와 인수위의 평가나 대응이 공론화될수록 새로 출범할 정부에 떠넘겨질 부담을 줄여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각 부처별 업무의 인수·인계과정은 새로운 정부가 추진할 정책계획과 자연스럽게 비교 검토되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 하의 주요 시행정책에 대한 각 부처 보고자들의 설명은 각 정책의 시행이 현 시점에서 완료되었는지,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지, 아니면 진행되지 못하였는지에 대한 자체 분석을 듣는 소중한 기회다. 인수위원들은 과연 시행된 정책과 시책들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니면 수정과 보완이 필요한지, 또는 기존의 정책과 시책들을 파기하고 새로운 정책과 시책을 도입해야 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반드시 인수위에서 향후 신정부의 추진계획을 성안할 필요도 없고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전부 성안할 수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각 부처별 향후 추진 계획을 시간에 쫓기면서 섣불리 발표할 필요가 없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대운하 프로젝트 구상이 파기되고 대신 충분한 공론과정을 거치지 않고 서둘러 4대강 프로젝트가 대체 프로젝트로 구상되어 논란이 되었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사항을 점검하고 각 부처 보고와 연계시켜 장단기 정책수립계획으로 만들어 내는 것을 전부 대통령직 인수위가 해야 할 과제는 아니다. 인수위는 오히려 점검된 공약사항의 추진과정에서 상충될 수 있는 정책과제를 선별하고, 단기에 추진시켜야 할 과제를 먼저 구분해 내는 것 정도로 족하다고 볼 수 있다. 어차피 중장기 과제들은 정부 조직개편에 따라 새로 구성되는 각 부처의 권한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집중적으로 다루어야 할 과제는 현 정부 각 부처 실무진들의 정책시행 결과에 대한 심사분석과 건의사항 등을 경청하고 이를 대통령 당선인이 제시한 공약 사항과 대비해 나가는 일이다. 지난 15일 발표된 정부조직개편안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시행과 인수위의 견해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각 부처의 현황보고가 완료되기 전에 서둘러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각 부처 업무에 대한 심사분석·평가의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의 가장 큰 특징은 경제부총리제의 부활과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에 있다. 경제부총리제 부활은 외교통상부의 통상기능이 산업통상지원부로 이관되었고, 복지정책의 추진에 따른 재원 마련 방안 등 경제정책의 조정기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일은 총리 임명과 각 부처 장관 임명 그리고 후속 인사 청문회의 개최 등이다. 대통령제의 총리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경제부총리는 11개 부처를 총괄해야 하므로 총리는 정무·통합형 인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당선인은 총리 후보 추천의 스펙트럼을 더 넓혀 나가야 한다. 전체 새누리당과 인수위원회의 의견은 물론 야당 및 재야원로들의 의견도 광범위하게 수렴시켜야 한다. 책임총리제의 실시를 중요한 공약사항으로 약속하였기 때문에, 총리후보를 추천하는 통로와 추천자들의 범위를 각계각층으로 확대시키는 노력 또한 책임총리제에 힘을 실어주고 국민과의 소통을 넓히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정치 역량이라고 본다.
  • [열린세상] 약한 권력, 강한 국가/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약한 권력, 강한 국가/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곧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다. 민주적 격전을 뒤로 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구성되어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많은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 대통합, 경제 민주화, 민생정치를 통해 ‘국민 행복의 시대’를 열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새 정부의 공약을 곰곰이 따져보면 지난 여러 정부들과는 다른 차원의 방향성을 지닌다. 외양의 충족보다는 내실화에 방점이 주어진 것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압축적 ‘따라잡기’로 근대적 문명 표준인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했다. 이명박 정부도 국가 선진화를 내걸었다. 우리는 그동안 ‘단선적 추월전략‘에만 몰두했다. 후진국에서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단계적 비약전략을 구사해 ‘모범 국가’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다. 이런 성공적 외양에도 우리 내부의 모습은 결코 온전하지가 않다. 정치적 분열, 이념 갈등, 사회·경제적 양극화, 청년실업과 고령화, 성장 잠재력 저하 등으로 내파(內波)의 위기감까지 팽배해 있다. 우리 국민은 박근혜 정부가 대한민국을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라 단단하고 알찬 호두 같은 나라’를 만들기를 기대하고 있다. 영국의 국제정치학자 부잔은 ‘강한 국가론’을 주장했다. 부잔은 지구상에 수많은 주권국가들이 존재하지만 국민적 합의에 의해 이념과 제도가 유기적으로 결속된 ‘강한 국가’와, 힘에 의해 합의가 강제되거나 국민이 분열되고 제도적 활력이 낮은 ‘약한 국가’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우리는 성공한 국가지만 ‘강한 국가’는 되지 못했다.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은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안착시켰다. 수평적 권력교체까지 경험함으로써 민주적 공고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역·이념·세대의 분열과 대치가 구조화되었다. 민주화 이후 한국의 대통령들은 배제·제압·불통의 리더십으로 ‘강한 권력’만 추구하였을 뿐, 소통과 포용을 위한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 박근혜 당선인은 ‘설득의 정치’를 통해 대한민국이 민주적 다원성을 유지하면서 국민적 대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민주·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물론 국민 개개인도 향민(鄕民)이나 계급적 전사(戰士)가 아니라 포용적 공민(公民)으로 거듭나 하나가 된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불균형 발전 전략, 개방적 무역국가와 적극적 세계화에 치중했다. 이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도 이루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의 양극화와 갈등의 심화로 우리 공동체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화를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 대선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경제 민주화와 복지가 최우선 의제로 등장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 민주화와 복지 증진은 단순한 정책과 제도의 개편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대기업과 승자는 배려와 책임감을 발휘하고, 서민과 약자는 희망을 잃지 않는 ‘의식’의 조화가 메아리쳐야 한다. 이를 위해 새 대통령은 희망의 제공자, 화해의 중재자인 동시에 치유의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는 방향성과 활력을 잃고 있다. 환란 이후 정보기술(IT) 혁명으로 정보화 경제를 이룩했지만 저고용·저성장 경제, 편중 성장의 문제에 봉착했다. 한국 경제는 ‘따라하기’를 통한 ‘따라잡기’ 수준을 넘었지만 스스로 창신(創新)하지 못하고 위기에 직면했다. 우리는 더 이상 성장과 분배, 무역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일면적 선택을 둘러싼 ‘이념경제’의 논란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래의 먹거리 확보, 지속가능한 성장, 고용친화적 산업의 발양을 위해 우리 모두의 에너지가 유기적으로 결집되어야 한다. 새 대통령은 ‘창조경제’ 전략을 수립·실행하여 ‘제2의 산업화’ 붐을 일으켜야 한다. 박근혜 당선인은 대선에서 제시한 공약들을 입체화·전략화시킴으로써 대한민국을 모래알처럼 흩어진 ‘약한 국가’가 아니라 포도송이처럼 알알이 영글어 잘 결속된 ‘강한 국가’로 변신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국민의 대통합과 조화로운 사회, 창조경제는 ‘강한 대한민국’ 만들기의 전략적 키워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사설] 인수위, 보안과 소통 균형 맞춰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본격 활동에 들어가면서 ‘불통’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인수위 구성 과정에서 지적된 ‘밀실 인사’ 논란이 인수위 활동 개시와 함께 ‘철통 보안’으로 이어지면서 ‘깜깜이 인수위’라는 비아냥을 자초하는 모습이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정부 부처 업무보고만 해도 인수위는 각 분과별 논의 내용은 말할 것도 없고 부처의 보고내용조차 대부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설익은 정책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와 국민들에게 혼란과 혼선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이 자신을 ‘인수위 안의 단독기자’라 칭하며 “저 말고 익명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은 결과적으로 오보가 될 것”이라고 호언하는 모습은 실소마저 자아낸다. ‘조용한 인수위’는 분명 옳은 방향이다. 과거 우리는 인수위가 넘치는 의욕을 주체하지 못해 구상 단계의 정책들을 확정된 것인 양 마구 쏟아내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혼란을 안겨준 기억을 갖고 있다. 인수위가 마치 점령군이라도 된 듯이 정부 관계자들을 불러 호통을 치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린 적도 여러 번이다. 업무보고에 앞서 인수위원들이 돌아가며 일어서서 정부 관계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지금 모습은 겸양의 인수위 상(像)을 바로 세운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태도라 할 것이다. 그러나 보안과 소통의 경계를 인수위가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는 모습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정부 보고만 해도 국민은 현 정부가 내놓은 현실 진단과 문제점 등을 통해 ‘박근혜 공약’의 허실을 가늠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당하다시피 하고 있다. 명백히 알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수위와 차기 정부에도 결코 이롭지 않은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해 온 협치(協治)의 개념과도 조응하지 않는다. 정부의 견해와 박 당선인의 공약을 비교하고 따져 사회 각 부문이 보다 나은 대안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형성된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새 정부가 원활하게 정책을 추진해 나갈 호기를 스스로 걷어차고 있는 것이다. 그제 불거진 최대석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의 돌연한 사퇴에 대해 ‘일신상의 이유’라며 뭉개듯 넘어가는 것도 온당치 않다. 인수위원은 엄연히 국민의 세금으로 활동하는 공인이다. 인선 과정에서의 검증 부실이 원인인지, 아니면 인수위원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 있었던 건지 국민은 알 권리가 있고, 인수위는 밝혀야 할 책무가 있다. 공식 출범한 지 열흘도 안 된 인수위가 ‘유신 시대의 보도통제를 연상케 한다’거나 ‘언론에 대못을 친 노무현 정부보다 나을 게 없다’는 지적을 받는 상황은 여러모로 우려스러운 일이다. 정부 조직개편과 조각 등 앞으로 중차대한 과정이 남아 있다. 비판 여론을 겸허히 새겨 심기일전해야 한다.
  • [뉴스 분석] 출범 일주일 인수위 ‘안개 행보’

    [뉴스 분석] 출범 일주일 인수위 ‘안개 행보’

    13일로 출범 일주일을 맞은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불통’과 ‘부처 이기주의’에 휩싸이면서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지난 6일 낮은 자세의 ‘실무형’을 표방하며 출범한 인수위는 과도한 ‘비밀주의’와 정보 통제에 치중하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에 직면해 있다. 애초부터 비밀주의에 익숙한 ‘밀봉 인사’ 출신으로 꾸려진 인수위의 태생적 한계라는 비아냥이 나돌 정도다. 5년 전 이명박 당선인의 인수위가 ‘점령군’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도를 넘은 ‘군기 잡기’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면 ‘박근혜 인수위’는 ‘나를 따르라’는 식의 불통 행보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런 불통 논란은 인수위 스스로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인수위는 전체회의나 업무 보고가 진행될 때마다 ‘입 단속’과 ‘철통 보안’을 강조했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지난 6일 첫 전체회의에서 “몇 가지 사항이 준수되지 않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령에 따라 응분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수위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린 셈이다. 이 같은 철통 보안이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하거나 인선·정책 검증을 소홀하게 할 수 있다는 여론은, 정책 혼선을 막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원칙에 파묻혔다. 유독 ‘촉새’(비밀 누설)를 싫어하는 박 당선인의 기질적인 측면이 철통 보안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통의 ‘하이라이트’는 업무 보고에 대한 ‘노(No) 브리핑’ 선언이다. 역대 인수위에서 볼 수 없던 안하무인식 행보다.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인수위는 이날 비공개 발표 하루 만에 “공개할 부분은 공개하겠다”고 번복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업무보고 5단계 프로세스의 진행과정을 상세하고도 투명하게 브리핑하겠다”고 한발 후퇴했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이날 부처별 업무보고에 대한 첫 브리핑에 나서는 등 뒤늦게 여론을 수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과 보건복지부 등을 비롯한 일부 부처는 인수위 업무 보고에서 박 당선인의 공약과 관련, 실현 가능성과 재원 부족 등을 이유로 ‘정책 간 보기’에 나서 빈축을 샀다. 또 중기청 등 일부 부처는 박 당선인의 의중을 ‘몸집 키우기’로 활용하는 용의주도함을 드러냈다. 정부조직 개편을 앞두고 부처별 밥그릇 싸움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윤 대변인은 “최대석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이 어제(12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고 박 당선인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지나친 비밀주의가 정책공감대 차단… 제2의 4대강사업 우려

    지나친 비밀주의가 정책공감대 차단… 제2의 4대강사업 우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비밀주의’를 고수하면서 혼란과 혼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정책 수립 과정에서 일정 부분이라도 국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할 경우 자칫 이명박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책 혼선 사례로 꼽히는 4대강 정책으로 귀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책 혼선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강력한 정보 통제에 나서고 있는 인수위가 정책 검증의 기회를 빼앗고, 새 정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의견 수렴 과정을 혼선과 혼란으로 여기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소통 인식이 반영된 것이어서 인수위 활동 기간 내내 불통과 먹통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인수위 기조가 새 정부로 이어지는 만큼 ‘박근혜 정부’가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정부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지난 11일 업무 보고에 대한 브리핑이 없다고 밝힌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12일 “업무 보고가 끝난 다음에 분과별로 분석하고 진단한 후 공개할 내용은 최대한 공개하겠다”고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깜깜이 보안위’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그러나 공개할 내용도 정부와 인수위 간 이견이 없는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도 인수위의 이 같은 행보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3일 “정보 공개를 안 하면 기존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국민들이 감을 잡지 못한다”면서 “정보를 지나치게 통제하면 오히려 예측 가능성이 줄어든다. 인수위 진행 상황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들이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에서 반면교사를 삼은 측면이 있다”면서도 “문제는 언론이나 여론의 검증을 받으면 괜찮을 것들도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 통제’와 ‘비밀주의’가 정부 불신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박 당선인 측이 과거 인수위의 폐해를 인식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은 타당하나 이것이 또 다른 편향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지 않을 때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수위가 차기 정부의 큰 그림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론의 반응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어떤 의제를 에드벌룬처럼 띄워 놓고 여론을 수렴해 보는 것도 향후 국정 운영을 위해서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민주통합당은 연일 인수위의 불통 행보에 대한 발언 수위를 올렸다. 특히 윤 대변인이 “부정확하고 흠집 내기식인 보도에 대해 입장을 밝혀 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전형적인 남 탓”이라고 질책했다. 김정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정확한 보도를 원하면 정확한 설명부터 하는 것이 순서”라며 “부정확한 보도는 인수위의 불통 태도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대체 무슨 일이 인수위 밀실에서 벌어지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면서 “당선인부터 시작해 인수위원장, 대변인 모두 합창하듯 결론이 날 때까지 알 필요가 없다는 말만 하니 마치 왕조 시대의 구중 궁궐에서 열리는 ‘어전 회의’를 보는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인수위 불통에 與도 “언론과 소통을”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불통과 비밀주의 논란에 대해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이 훈수를 뒀다. 이 대변인은 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의 “기사 가치는 대변인이 판단한다”는 발언에 대해 “언론을 홀대하는 인상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언론과 좀 더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수위의 ‘철통 보안’ 문제에 대해서는 “정리되지 않은 사안들이 마치 결론이 난 것처럼 나가면 불필요한 오해도 생기고 혼선을 초래하기 때문에 보안 필요성은 있다”면서도 “다만 언론을 통해 알릴 것은 알리는 등 소통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과 이 대변인은 둘 다 신문기자 출신이다. 새누리당 내에서 윤 대변인은 이제 갓 보름을 넘긴 ‘햇병아리’ 대변인이지만 이 대변인은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국민행복캠프 대변인,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등을 두루 거쳤다. 박 당선인의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지낸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 역시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인수위의 공보 부분은 저도 조금 아쉬움이 있다”면서 “최근 인수위 세미나, 내부 토론 등에 대해 ‘알맹이가 없다’, ‘영양가 없다’, ‘기삿거리가 없다’고 한 발언은 윤 대변인이 신중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미주통신] 32년간 가르친 트랜스젠더 선생님 결국…

    32년간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남자 교사가 결국 자신이 트랜스젠더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고를 당해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7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가 보도했다. 미국 뉴욕시의 한 고등학교에 근무한 마크 크롤리코스키는 평소 학부모들로부터 여성스러운 긴 머리와 귀걸이는 물론 화려한 손톱 치장으로 많은 불평과 의심을 받아왔다. 그는 결국 2년 전에 학교 교장에게 사실은 자신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고백하고 말았다. 이후 그는 여성스러운 치장 등을 고치고 선생님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으나, 학교 측은 “자신에게 고집불통이며 게이보다 못하다.”라고 평가하는 등 사퇴 압력을 가해 왔었다고 소장에서 밝혔다. 또한 학교 측이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그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으며 해고될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면서 주장을 반박했다. 공교롭게도 이 교사가 가르친 과목은 ‘인간의 성과 사랑’이라는 성교육에 관한 것이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열린세상] 박근혜 ‘대통령’의 이미지 관리/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박근혜 ‘대통령’의 이미지 관리/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시작이 불안하다. 반대자들뿐만 아니라 지지자들도 고개를 갸우뚱하며 우려의 마음을 쓰다듬고 있다. 통합과 탕평을 약속하고 중산층 70%, ‘잘살아 보자’를 다짐했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분명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지지자들은 ‘역시 잘 찍었어’ 하고 쾌재를 부를 수 있기를 바라고 있고, 반대자들은 지지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잘해 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것이 대선 이후 이맘때 모든 유권자들의 마음이다. 당선인은 이런 찬반으로 나뉘어진 모든 사람들의 여망을 고루고루 염두에 두면서 치밀하게 정부 인수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대선 이후 안도하는 마음들과 황망해하는 마음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터인데, 여전히 불안한 마음들이 조심스럽게 당선인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선거 기간에 어렵게 일군 ‘박근혜 대통령’ 이미지를 정성스럽게 돌보고 가꿀 때이다. 국정 비전과 가치·정책의 큰 줄기를 잘 다져 나가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 시기에 리더의 이미지를 쉽게 생각했다가 자칫 국민들의 마음이 ‘에이 틀렸어’ 하고 돌아서고 뒤틀리기라도 한다면 그 마음을 되돌리기는 어렵다. 이명박 대통령은 5년 전 이맘때 ‘고소영’ 인사, 대학총장 출신 인수위원장의 ‘어륀지’(오렌지) 발언, 촛불시위 등 취임 전후부터 결정적인 이미지 상처를 입어 임기 내내 그 후유증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닌가. 노무현 대통령도 10년 전 이맘때부터 시작된, 관리되지 않은 ‘말’의 문제로 임기 내내 분열의 통치자로 낙인찍혀 되는 일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던가.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을 소셜 미디어를 포함한 온갖 매체들이 중계하다시피 하는 현대 정치에서 정치인의 이미지는 사실상 실체에 가깝다. 사람들이 이미지를 실체로 여기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사람들은 이미지적 사고를 통해 정치인의 실체를 요약적으로 정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이미지적 사고를 반드시 착각이나 환상, 피상적이고 일시적인 생각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박 당선인의 최근 행보를 보고 사람들이 마음속에 그리는 우려스러운 이미지는 박 당선인의 실체와 얼마나 다른 것일까. 박 당선인은 처음부터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망가질 위기에 놓여 있다. 박 당선인의 판단과 행동, 말들이 현명하고 능력 있는 참모진에 의해 관리되지 않은 채 또 ‘밀봉’에서 튀어져 나와 엉뚱한 실수와 무질서한 스캔들로 비화된다면 돌이키기 어려운 신뢰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고, 그것은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박 당선인이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우선 현명하고 조직적인 이미지 관리에 나서야 한다. 박 당선인은 특히 이미지 관리가 필요한 정치인이다. 일단 이미지가 훼손된 상태에서는 ‘민생’, ‘약속 실천’, ‘경제 민주화’, ‘통합과 탕평’, 그 어떤 더 좋은 박근혜 ‘대통령’의 가치와 비전이라도 꺼내 보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릴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부자편만 드는 불통 ‘이미지’가 처음부터 관리되어야 했듯이, 노무현 대통령의 시도 때도 없이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 ‘말’들이 관리되어야 했듯이, 박근혜 ‘대통령’의 모든 것은 관리되고 정제되어야 한다. ‘대통령’은 보수 정치인 박근혜 개인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정치 자산이고 제도이기 때문이다. 영화배우 출신인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0년 취임 전후 무렵에 많은 실언과 실수로 방송 코미디 소재가 될 정도였다. 역량 있는 참모들이 곧바로 이미지 위기 관리에 나서 대통령의 모든 말과 행동이 사전 대본대로 움직이도록 했고, 레이건 대통령은 가장 대통령다운 연기로 대통령직을 수행함으로써 미국민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이미지 관리로 쌓은 국민들의 높은 지지도 덕분에 레이건 대통령은 그의 보수 정책과 가치를 실현하는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와 카리스마 이미지는 박 당선인의 귀중한 정치자산이다. 임기 동안 의미 있는 일, 해야 할 일을 완수하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인기와 이미지 자산을 착실히 관리하고 축적할 일이다.
  • [신년사설] 갈등의 파도 넘어 희망의 좌표를 찾자

    2013년 새해가 밝았다. 나라를 두 동강낼 듯 들썩이게 했던 18대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박근혜 정부가 5년 임기를 시작할 채비를 하고 있는 계사년(癸巳年) 새 아침의 시대적 의미는 각별하다. 대한민국호(號)가 새 희망의 돛을 올리고 격랑의 바다를 헤쳐나가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반도 안팎의 환경은 험난하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의 여파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성장 둔화와 양극화의 심화라는 이중고를 안기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국은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고, 지난해 하반기 중국의 시진핑 5세대 지도부와 일본의 아베 신조 내각이 연이어 등장했다. 주변 4강의 과도기적 상황과 맞물려 북한 김정은 후계체제의 불가측성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할 시한폭탄 격이다. 지난 연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과 다름없는 은하 3호 로켓을 쏘아올린 게 그 징표다. 그러고 보면 지난 연말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내놓은 ‘2013∼2017년 국제 정세’ 보고서는 한낱 기우로만 비치지 않는다. “차기 정부가 21세기 들어 가장 어려운 대외환경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공연한 노파심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난국을 돌파하려면 안정된 리더십이 필수이건만, 사방을 둘러봐도 환한 햇살은 비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사회의 극심한 분열상이다. 박근혜 정부는 지지를 받은 52% 대 반대표를 던진 48%라는 유권자의 심리적 괴리뿐아니라 2030 대 5060이라는 세대 간극, 계층·지역 간 갈등이 혼재된 대선 성적표와 함께 출발선에 섰다. 위기가 곧 기회였다 하기야 반만년 역사에서, 언제 위기가 아닌 적이 있었던가. 굴곡진 현대사를 통해 우리는 위기가 곧 기회임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지난 26일 문을 연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우리 민족의 시련과 좌절, 그리고 빛나는 성취의 역사를 생생히 보여준다. 새 정부는 세대·지역 갈등과 계층 간 양극화를 극복할 대통합에 진력해야 한다. 국민의 마음속에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내야 한다. 유례 없는 압축성장 과정에서 한국사회에는 군사독재로 인한 인권 유린과 소득불균형 등 짙은 그늘이 드리워진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신생국 중 민주화와 산업화를 함께 일군 유일한 나라가 아닌가. 이명박 정부만 해도 ‘불통 정부’라는 낙인이 찍혔지만, 지난해 한국은 2만 달러 소득에 5000만 국민이라는 ‘20-50클럽’에 세계에서 7번째로 가입하는 등 만만찮은 성과를 냈다. 우리가 재도약을 위해 자성할 대목은 없지 않지만, 자학할 까닭도 없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중산층 70%의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깃발로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들메끈을 고쳐매려면 그런 구호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에 신명을 지펴야 한다. 그러려면 지역·세대를 아우르는 대통합과 소외계층을 보듬는 복지정책, 그리고 공정사회를 지향하는 정치 쇄신과 경제민주화의 실천 외에 무슨 대안이 있겠는가. 새 정부는 대탕평 인사로 국민통합의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 당선인은 “다시 한번 잘살아 보세”라는 구호를 내걸었지만 ‘개발연대식’ 슬로건이 호소력을 갖기엔 당면한 여건이 너무나 어렵다. 최근 십수년간 잠재경제성장률은 줄곧 뒷걸음질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내수마저 얼어붙어 젊은이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실업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어디서 재원을 마련해 복지 수요를 감당할 것인가. 일자리 창출과 함께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생산적 복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새 정부에 부여된 최우선 과제다. 우리는 복지 재원 마련과 양극화 완화를 위해 성장엔진을 꺼뜨리지 않은 범위 안에서 고소득층 중심의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선진국의 부자들이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세금을 정직하게 내고 기부를 많이 하는 이유가 뭔가. 뻘밭에서 가진 것을 마냥 움켜쥐고 있으면 점점 수렁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이 올해 저소득층 환자들을 위한 의료 기부 캠페인과 교육 나눔 시리즈를 기획하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대기업과 고소득층의 파이가 커지면 그 효과가 결국 중소기업이나 서민층으로 번져 간다는 ‘낙수효과’를 믿는 사람은 이제 드물다. 대기업들은 경제민주화 정책에 볼멘소리만 늘어놓을 게 아니라 중소기업과의 공생의 길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소이 버리고 대동 이뤄야 보수·진보로 갈려진 우리 사회의 이념적 틈을 메우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박 당선인은 대선 레이스에서 전향적 남북관계 개선을 약속했지만, 북한의 화답이 없으면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일 뿐이다. 김정은 체제가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로 체제유지를 도모하면서 미국과 담판하려는 김정일의 노선을 버렸다는 징후는 어디에도 없다. 3차 핵실험 같은 북의 추가 도발을 막으려면 고질적인 남남갈등부터 해소해야 한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도 국민통합이 시대정신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비판과 견제는 야당의 본령이지만, 소이(小異)를 버리고 대동(大同)을 추구하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대한민국 호가 순조로이 출항하는 데 발목을 잡는 ‘갈등의 닻’은 이제 온 국민이 함께 들어올려야 한다. 그럴 때만 선진 복지국가도, ‘100% 대한민국’ 국민행복시대도 활짝 열릴 것이다.
  • [지방시대] 국민대통합, 문제는 방법이다/나간채 전남대 사회학과 교수

    [지방시대] 국민대통합, 문제는 방법이다/나간채 전남대 사회학과 교수

    지난 몇 달 동안 계속되었던 대통령 선거운동 드라마가 끝났다. 선거운동에서 한국인 특유의 열정과 역동성이 유감없이 발휘되었고, 매우 극적인 전개가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아 기대 이상의 투표율을 올렸다. 결과에 관계없이 그 연출과 진행에서 이 드라마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선거운동이 펼쳐지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각종 차이와 균열, 그리고 잠재적 갈등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선거가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로 진전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세대별, 성별, 지역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예를 들면 선거 결과를 나타내는 지지도 지도에서 전라도는 완전히 섬나라가 되었다. 시·도민들 눈빛이 까칠하고 얼굴에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 한 가지 위안이 되는 일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두 후보가 공히 국민대통합을 주창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사실 이제 국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일은 쪼개지고 상처 난 국민정서를 치유하고 전체가 조화롭게 하나의 사회로 통합하는 일임이 분명하다. 통합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을 수 있다. 그 하나는 위로부터의 통합이고, 다른 하나는 아래로부터의 통합이다. 전자는 권력자의 강요와 설득에 의한 통합이고, 후자는 국민들 개인의 자발성에 토대한 통합이다. 물론 이러한 분류는 매우 극단적인 것이어서 현실은 항상 이 양극단의 중간 어느 지점에 있을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국민대통합이 절실 하기 때문에 권력자가 일방적으로 통합을 강조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선거운동을 지켜보면서 한 가지 우려했던 점은 국민대통합을 강조하지만 ‘박근혜 표’ 통합의 형태가 위로부터의 통합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불통’이란 별칭이 그와 관련된다. 우리는 상대방의 뜻을 외면한 채 단행된 권력자의 일방적 통합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던가를 세계 역사에서 잘 보고 있다. 따라서 바람직한 통합이 실현되기 위한 기본 조건으로 다음 세 가지를 주장하고 싶다. 첫째는 참여의 원칙이다. 둘째는 양방향 소통의 원칙이다. 일방적 명령은 건강한 의사소통을 저해함으로써 진정한 통합을 거스르는 일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호 토론을 통한 합의에 이르는 길이 맞다. 셋째는 균형과 호혜의 원칙이다. 국민대통합은 위에서 만들어 주려고 하기보다는 ‘함께 하자’는 자세로 나가는 것이 좋다. 특히 지역 간 통합의 문제를 주목해 볼 때 지방의 참여와 소통 및 균형의 가치가 매우 절실하다.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국가의 자원은 지방의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균형 있게 배분되어야 할 것이다. 그 핵심은 재정과 인사 분권에서 출발해야 한다. 중앙정부에 집중된 인사권과 재정권이 적절한 수준에서 지방정부에 이양되어 분산되는 일이 진정한 민주적 국민대통합의 중요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전 세계적인 추세인 지방자치와 분권의 원리가 이번 새 정부에서 크게 신장되기를 기대한다.
  • 대변인 임명 위법논란까지… 與도 “깜깜이 인사 한계” 비판

    대변인 임명 위법논란까지… 與도 “깜깜이 인사 한계” 비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을 마무리 하기도 전에 인수위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인사들의 잇따른 부적격 문제에 이어 위법성 시비까지 일어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2003년 2월 제정된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은 인수위 대변인을 인수위원장이 인수위원 중에 임명하도록 적시하고 있다. 역대 인수위에서는 이 법에 따라 인수위원장이 인수위 대변인을 임명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박 당선인이 직접 윤창중 수석대변인과 박선규·조윤선 대변인을 임명했다. 여기에 청년특위 위원인 하지원 에코맘 코리아 대표의 ‘돈 봉투’ 기소 전력, 같은 특위의 윤상규 위원이 대표인 네오위즈게임즈의 ‘하도급 대금 지연 지급’ 사실까지 겹쳐 새누리당 내에서도 “깜깜이 인사검증의 한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경재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도 지난 5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 지원유세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이를 보도한 MBN 등을 “좌파 매체, 야권 지지 방송”이라고 주장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인수위원들의 과거 전력 또는 막말 발언이 연이어 불거지자 새누리당에선 인수위 단계에서부터 인사 문제가 ‘박근혜 정부’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30일 윤 수석대변인, 김 수석부위원장, 윤·하 위원 등 4명을 ‘밀봉 4인방’으로 규정하고 교체를 요구하며 총공세를 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보복과 분열의 나팔수인 윤 수석대변인, 돈봉투를 받은 하 위원, 하청업자에게 하도급 대금도 제 때 안주면서 이자를 떼어먹은 윤 위원, 대선 때 호남민을 역적으로 매도하고 대선 후 언론을 협박했던 김 수석부위원장에 대한 인사가 온당한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소통은 사라지고 봉투만 남았다는 말도 있다. 수첩스타일, 밀봉스타일을 버리라는 것”이라며 “박 당선인은 진정한 국민통합과 법치, 경제민주화를 바란다면 밀봉 4인방을 즉시 교체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새누리당도 이들에 대한 철회를 요청해야 한다.”며 “향후 당·정·청 관계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현행법상 인수위 대변인은 인수위원장이 인수위원 중에서 임명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임명했다면 무지한 것이고, 알고도 임명했다면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밀봉·밀실·불통 인사를 하다보니 발생한 사고”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변인이 밀봉된 봉투를 가져와 그 자리에서 찢어서 인선을 발표하는 것은 완전한 밀실 불통 인사”라고 꼬집었다. 윤 수석대변인에 대해선 “가장 편파적인 사람으로, 파시스트적 논객”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선규 대변인은 “청년특위 위원은 인수위원이 아니다. 두 달 동안 현장의 목소리를 잘 전달할 수 있고 필요한 것을 전달하는 조언자”라면서 “공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윤·하 특위위원도 자진 사퇴할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윤 위원은 “하도급 업체라지만 오랫동안 같이 일해왔던 곳”이라며 “불이익을 받은 부분이 있으면 해결하면 된다. 사퇴는 특별히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 위원도 “선거법 위반은 반성하지만 뇌물하고는 상관없다.”고 해명했다. 박 당선인 측은 청와대 검증팀과 협조해 인선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민주 “윤창중 사퇴하라” 압박 최고조

    민주 “윤창중 사퇴하라” 압박 최고조

    대통령 선거 패배 뒤 공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이 26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첫 인사인 윤창중 수석 대변인의 언론인 시절 극단적 야권 인사 비하 발언 등을 문제 삼아 거듭 사퇴를 요구하며 최고조의 압박을 가했다. 국민 대통합 취지에 어긋나고 불통인사라고 비판하며 윤 대변인과 박 당선인을 동시에 공격했다.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금 즉시 윤 수석대변인에 대한 임명을 철회하고 당사자도 즉각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대변인으로서 인수위 과정에서 어떤 막말과 망언을 국민과 야당에 할지 두렵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방송에서 “박 당선인 나홀로 인사이고 폐쇄적인, 소위 불통의 예를 또 한 번 보였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윤 수석대변인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것은 대선 패배 뒤 비주류가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를 공격하면서 당 내분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는 모습을 감추려는 의지가 우선 감지된다. 외부 문제로 관심을 돌려 복잡한 당내 문제점의 해법을 찾는 시간벌기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을 공격해 등돌린 민심을 되돌려 보려는 뜻도 엿보인다. 지나친 공세에 대한 경계론도 나왔다. 윤 수석대변인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당 쇄신 문제가 묻혀 버릴 경우 패배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유야무야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공세는 해야겠지만 엄격한 대선 평가를 통한 패배 백서와 쇄신 방안 마련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4·11총선 이후 처럼 쇄신 기회를 놓쳐버리면 당이 더욱 무기력해질 수 있다며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윤 수석대변인 임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다수는 박 당선인의 첫 인선인 만큼 “존중해줘야 한다.”면서도 답답해 했다. 비판과 우려의 소리는 익명으로 흘러 나왔다. 다만 정우택 최고위원은 전날 방송에 출연, “윤 수석대변인은 문재인·안철수 전 후보에게 막말에 가까운 말을 한 것으로 아는데 상당한 반발이 있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사설] 새 정부에 司諫 맡을 소통기관 두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조직 개편 논의가 분분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놓은 미래창조과학부 신설과 해양수산부 부활은 기정사실이 됐고, 정보통신 분야를 종합 관리할 위원회 신설도 유력해 보인다. 덧붙여 여권 일각에선 이명박 정부 때 폐지된 국정홍보처의 기능을 담당할 기관을 부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홍보’라는 이름이 지닌 일방형 전달의 부정적 어감을 피하기 위해 ‘소통처’와 같은 이름을 검토 중이라고 하나, 취지가 정부 정책을 설명하고 전파하는 국정 홍보 기능을 강화하는 데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과거 홍보처와 같은 기구의 부활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 대신 정부 정책을 설파하는 데서 벗어나 민심과 민의를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할 기구를 독립적 위상을 갖춰 설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조선시대 임금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음으로써 정사를 바로 세웠던 사간(司諫)의 역할과 기능을 대통령 직속으로 둘 필요가 있다. 박 당선인은 그 누구보다 원칙과 신뢰를 강조해 왔다. 이는 국가의 리더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자칫 불통과 독선의 리더십으로 흐를 위험 또한 지니고 있다. 원칙은 경직으로, 소신은 아집으로 변질되기가 쉽다. ‘2인자’를 두지 않는 그의 리더십 또한 측근들의 전횡을 막는 데는 요긴하겠으나, 면전에서 거침없이 ‘No!’라고 외칠 사람을 곁에 두기엔 유만부득이다. 2인자도 못 할 쓴소리를 제3, 제4의 인물에게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임기말 어려운 상황에 놓였던 것은 그들의 뜻을 국민이 몰라줘서가 아니라 그들이 민의를 몰랐기 때문이다. 홍보만 있었을 뿐 사간처럼 목숨 걸고 직언하는 기능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왕적 대통령의 쓸쓸하고, 때론 처참했던 말로를 잘 아는 당선인이다. 그만큼 스스로 자신을 경계하는 일이 중요하며, 다양한 소리에 귀 기울이고 쓴소리에 마음을 여는 자세가 절실하다. 대선 때 언급한 여야 지도자 연석회의나 국민대통합위원회 등이 국민 통합 차원에서 필요하다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민의를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할 상설기관이 필요하다고 본다. 차제에 정부 기구에서 ‘홍보’라는 말을 완전히 추방하는 것도 시대 교체의 명제에 부합하는 일일 것이다.
  • “48%의 목소리 겸허히 경청을”

    “쓰리다. 할 말이 없다.”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한 진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의 솔직한 속내다. 진보 진영은 우려와 반성 속에 박 후보의 당선을 바라보면서 나머지 ‘48%’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을 주문했다.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사무국장은 20일 “민주당이 인혁당 사건이나 유신헌법 무효화 같은 중요한 이슈를 제대로 선점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또 “유신헌법 40년을 맞아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방의 젊은 층에게는 호소력이 떨어졌던 것 같다.”면서 “젊은 층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은 “48%의 국민들을 포용하고 협력하는 통합의 정치 구현이 중요한 과제”라면서 “박 후보가 상생을 전면에 내걸었던 만큼 복지 정책 등을 통해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야권 후보에 표를 던진 국민 절반의 의견을 겸허히 경청해야 한다.”면서 “불통이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문제였던 만큼 ‘나를 따르라’식의 국정 운영을 자제하고 반대자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투표권 보장 캠페인을 벌였던 이재근 참여연대 시민감시1팀장은 “높은 투표율이 여권에 불리하지 않다는 사실이 증명된 만큼 투표시간 2시간 연장 등 구체적인 제도 개선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등 보수 성향의 단체들은 일제히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대통령 탄생을 환영한다.”고 발표했지만 진보 진영인 전국여성연대의 손미희 대표는 “생물학적으로 여성인 것이 여성 대통령의 진정한 의미는 아니다.”고 평가절하했다. 손 대표는 “여성계가 바라는 여성 대통령은 여성 농민과 비정규직 등 어려운 곳의 삶을 돌볼 줄 아는 지도자”라면서 “당선자는 어머니 같은 손길로 정치를 한다는데 가장 아픈 곳을 보듬는 일이야말로 어머니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녹색당은 “가슴이 답답하고 무겁다.”는 논평을 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원칙과 신뢰의 수첩공주… 鐵의 리더십, 위기에 더 빛나

    원칙과 신뢰의 수첩공주… 鐵의 리더십, 위기에 더 빛나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선이 굵다. 작은 것에 집착하지 않고 큰 방향을 보고 나아간다. 말과 행동에 군더더기도 거의 없다. 원칙을 강조하는 박 당선자 특유의 리더십이다. 이 때문에 위기에 처할 때마다 자기 희생과 신뢰 정치로 바닥을 딛고 일어나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방향을 읽는 능력, 결단할 줄 아는 힘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 효과를 뛰어 넘는 것이다. 이러한 박 당선자의 리더십은 향후 5년 동안 ‘대한민국호(號)’를 이끌어 나갈 통치 스타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멘토… 영국 여왕, 대처 총리, 아버지 박 당선자는 ‘롤 모델로 삼는 정치인’으로 16세기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꼽았다. 여성성보다는 위기를 극복하는 강한 리더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 당선자는 지난 8월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 5명이 출연한 MBC ‘100분 토론’에서 “엘리자베스 1세는 어려서 고초를 많이 겪었다. 그 시련을 다 이겨내고 지도자가 됐다.”면서 “자기가 불행을 겪었기 때문에 남을 배려할 줄 알았고 관용의 정신을 갖고 합리적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했다. 파산 직전의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당선자는 2007년 지지자들에게 공개한 ‘90문 90답’에서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라고 답했다. 박 당선자는 당시 “위기의 대한민국을 살릴 리더십은 영국병에 신음하던 영국을 되살린 대처리즘”이라면서 “대처 총리가 영국을 살려낼 수 있었던 힘은 ‘시대에 맞는 원칙’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렇듯 박 후보의 멘토가 대처 전 총리에서 엘리자베스 1세로 바뀐 배경에는 ‘상황 논리’가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고질적 병폐인 파업 등 노조 문제에 단호히 대응해 영국 경제를 부흥시킨 대처의 방식은, 5년 전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세우자)를 앞세웠던 박 당선자의 공약과 맞닿아 있었다. 반면 박 당선자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 대통합과 경제 민주화, 복지 확대 등을 내걸었다. 이는 동인도회사 설립, 빈민구제법 강화, 가톨릭·개신교 간 종교 갈등 해소 등 엘리자베스 1세의 정책 노선과 닮은 꼴이다. 박 당선자는 또 지난해 말 자신의 정치 철학에 가장 영향을 미친 인물에 대해 ‘아버지’라면서 “아버지는 고뇌하시고 정책을 발표하고 현장에서 실행되는지 계속 확인을 많이 했다. 아버지가 갖고 계신 역사관이나 안보관, 세계관을 들으면서 많이 배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 당선자는 이어 지난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의 33주년 추도식에서는 “이제 아버지를 놓아드렸으면 한다.”면서 “아버지 시대에 이룩한 성취는 국민들께 돌려드리고 그 시대의 아픔과 상처는 제가 안고 가겠다.”면서 ‘탈(脫)박정희’를 선언하기도 했다. ●키워드… 정치공학·전략은 금기어 박 당선자의 트레이드 마크는 ‘원칙과 신뢰’다.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2010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과정에서 박 당선자는 정치 생명을 걸고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원안을 지켜낸 뒤 이러한 이미지는 훨씬 강해졌다. 이 때문에 박 당선자에게 ‘정치공학’이나 ‘전략’은 금기어에 가깝다. ‘속임수’와 비슷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가식적인 ‘쇼’는 안 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대로 ‘국민’, ‘민생’ 등의 표현은 박 당선자의 결단을 이끌어내는 촉매제라고 한다. 한 측근은 “박 당선자를 설득하려면 ‘이렇게 하는 게 유리하다.’보다 ‘이렇게 하는 게 옳다.’고 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참모들 사이에서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모시기는 쉽다. 하지만 선거에는 적합하지 않은 후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투수로 치면 화려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기교파라기보다는 묵직한 돌직구를 뿌리는 정통파인 셈이다. 이를 통해 박 당선자는 위기에 강한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 왔다.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대표를 맡은 뒤 ‘천막당사’로 배수진을 쳤다. 곧이어 치러진 4·15 총선에서 121석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2006년 지방선거 때는 ‘커터칼 테러’를 당한 뒤에는 병원에서 한 “대전은요?”라는 한마디로 위기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2년 3개월여 동안 당 대표로 각종 선거에서 잇따라 승리하며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말에는 여권 주요 인사들의 잇단 비리와 구속 등으로 위기에 처하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컴백’ 했다. 당을 뜯어 고쳐 새누리당을 출범시킨 뒤 지난 4·11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대선 후보직까지 거머쥐었다. 15년여의 정치 인생 동안 선거에서 ‘아픈 경험’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패배가 유일하다. 박 당선자는 “우리나라는 큰 위기에 있다. 경험 많은 선장은 파도 속으로 들어가 (위기를) 이겨낸다.”면서 자신을 ‘경험 많은 선장’에 비유하곤 했다. 박 당선자는 이 시대에 필요한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위기 극복과 신뢰, 국민 통합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4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국정의 80%가 위기 관리 문제”라면서 “무엇보다 다음 대통령에게는 위기 극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를 해오면서 신뢰를 생명같이 생각해 왔다.”면서 “실천과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정치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해 국민 대통합과 국민 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스타일… “탱크 중무장한 여사령관” ‘수첩공주’로 대표되는 꼼꼼하고 세심한 리더십도 박 당선자의 장점이다. 퍼스트 레이디 시절 청와대 참모들의 보고를 기록하면서 생긴 메모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메모 습관에 대해 “책임감 때문에 그렇다.”면서 “민생 현장에서 수많은 얘기를 듣는데 어떻게 메모를 안 하고 다니는가. 전부 메모해서 가능한 한 그것은 책임있게 해결하고 답을 한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에게 수첩은 국민과 소통하는 수단이자 민생을 챙기는 도구인 셈이다. 한 측근은 “(박 당선자가) 수첩에 뭔가 적으면 이는 나중에 반드시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박 당선자의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 ‘탱크로 중무장한 나바론 요새의 여사령관’으로 요약했다. 최 소장은 “7년간 지지율이 40%를 넘는 부동의 인기로 난공불락의 위치(나발론 요새)를 구축했으며, 하드파워가 강력한 참모그룹(탱크)이 포진해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용인술은 박 당선자의 리더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선 박 당선자는 사람을 쓸 때 신뢰를 가장 중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단 한 번 맺은 인간 관계는 소중히 생각한다. 때문에 박 당선자는 참모를 자주 바꾸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인자’를 두지 않는 것도 박근혜식 용인술의 대표적 특징이다. 주요 측근들에 대한 평가는 “성실하다.”는 게 가장 많다. 개인기보다는 조직력에 초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박 당선자는 ‘공식 라인’을 중시한다. 박 당선자는 일을 맡기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상당한 권한을 주는 스타일이다. 의사 결정 구조가 왜곡되는 일을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다만 ‘믿을 수 있는 사람’만 쓰다보니 인재풀이 좁다는 평가도 받는다. 박 당선자가 ‘불통’(不通) 이미지를 갖게 된 원인 중 하나다. 보안을 중시하는 폐쇄적인 의사 결정 구조도 불통 논란을 낳는 또 다른 원인이다. 역으로 얘기하면 의사 결정 과정에서 높은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영화배우 장광’ 환갑의 샛별, 활짝 핀 연기꽃

    ‘영화배우 장광’ 환갑의 샛별, 활짝 핀 연기꽃

    “왜 저를 신인상이 아닌 조연상 후보에 올리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엄연한 신인 배우인데…(웃음).” 환갑의 나이에 영화배우로서 꽃을 활짝 피운 이가 있다. 지난해 실질적인 영화 데뷔작인 ‘도가니’의 악랄한 교장 역부터 관객 250만명을 넘어서며 흥행 중인 ‘26년’에서 서슬 퍼런 ‘그 사람’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는 배우 장광(60)이다. 최근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성우 출신답게 나지막한 목소리에 정확한 발음, 여유 있는 미소가 인상적이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 ‘내가 살인범이다’, ‘음치클리닉’ 등 올해 출연작만 무려 5편. 그는 내년에 개봉하는 화제작 ‘신세계’와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에도 캐스팅돼 충무로의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그는 요즘 이런 높은 인기를 실감하고 있을까. “그동안 지하철을 타고 다녔는데 조금 불편해졌어요. ‘도가니’ 때부터 알아보는 분이 꽤 생겼는데 ‘광해’가 1200만이 넘으니까 어른들도 많이 알아보더군요. 사진을 같이 찍자거나 사인해 달라는 분도 계시고 심지어 가끔은 잘생겼다는 분까지(웃음).”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인 그는 1978년 동아방송에 입사했으나 1980년 방송 통폐합으로 KBS에서 유명 성우로 이름을 날렸다. 수많은 외화와 드라마에서 게리 올드먼 등 스타들의 목소리 연기를 도맡았고 TV시리즈 ‘브이’나 최근작 ‘프리즌 브레이크’, 영화 ‘레옹’ 등에도 참여했다. 그는 “일부 감독들이 성우들은 틀에 박힌 것처럼 대사한다고 싫어하기도 하지만, 성우로서 수많은 역할로 변신한 것이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10년 전 영화 ‘휘파람 공주’에서 한 장면 나오는 단역으로 출연했던 그는 지난해 ‘도가니’를 통해 영화에 본격 데뷔했다. 아무리 비중이 높다지만 장애 아동을 성폭행하는 악역으로 출연하는 데 대한 거부감은 없었을까. “그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부동산 투자를 했는데 엄청난 손해를 입어서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때였거든요. 오십대 후반의 대머리, 선악이 공존하는 캐릭터를 찾던 ‘도가니’ 측의 조건에 딱 들어맞은 거죠. 다른 영화 오디션도 다 떨어진 상황에서 일단 하겠다고 결심했지만, 그 뒤에 고민이 밀려오더군요.” 게다가 당시 교회에서 안수집사까지 맡고 있어서 더욱 갈등이 컸다. 그는 “어차피 누군가가 이 역할을 해야 하고, 영화를 잘 만들어서 사회적으로 이 문제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면 최선을 다해서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목소리 연기만 하다가 카메라 앞에 처음 섰을 때는 어색하기도 했다. 감독이 초반에 비교적 짧은 대사를 주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도가니’가 개봉되고서 처음에는 집사람도 저를 보기 싫어하더군요. 전철을 탈 때도 노인석에서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죠. 가끔 멀리서 알아보고는 다가왔다가 눈이 커지고 입까지 벌어지면서 무서워하는 분도 계셨어요.” 하지만 영화의 흥행 이후 각종 TV 예능 프로그램의 게스트로 출연한 그는 의외의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악역에 대한 이미지를 많이 털어냈다. 이후 ‘광해’에서 따뜻하고 우직한 조 내관 역으로 이미지를 회복했다. “조 내관은 정말 벽 같고 고목 같은 사람이죠. 천민으로서 생존을 위해 궁에 들어왔다가 지금의 대통령 비서실장급인 상선의 자리까지 올라간 그는 모든 상황을 알면서도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습니다. 자기 주관이 분명하고 웬만한 데는 흔들리지 않는 인물이죠. 왕보다도 왕 같은 하선에게 인간미를 느끼면서 멘토 같은 역할을 자처하는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광해’로 이미지 쇄신을 즐길 새도 없이 그는 ‘내가 살인범이다’의 고집불통 방송국 국장을 거쳐 ‘26년’에서 5·18 시민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으로 또다시 악역을 맡았다. TV 드라마인 ‘삼김시대’에서도 전두환 전 대통령 역으로 출연한 그는 당시의 아쉬움을 이번 영화에서 풀고 싶었다고 말했다. “12년 전쯤 ‘삼김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막을 내려서 더 늙기 전에 그 역할을 다시 한번 연기하고 싶었어요. ‘삼김시대’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복을 입은 젊은 시절부터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일대기를 역사적으로 그렸다면 ‘26년’은 대통령이 된 이후의 이야기를 현 시점에서 다루기 때문에 두 작품의 색깔은 확연히 다르다고 할 수 있죠.” TV 자료 화면을 통해 사투리나 담배 피우는 모습 등 외적인 면 뿐 아니라 ‘그 사람’의 내적인 면도 연구했다고 했다. 장광은 “영화 속에도 나오지만, 지금까지 따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볼 때 좋든 나쁘든 그의 카리스마를 강조하고 능숙함과 노련함이 부각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악역을 표현할 때도 자신만의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악역이라고 하더라도 완벽히 그 사람이 되어 표현하려고 합니다. 당시에 그런 행동을 한 이유를 찾아 그 사람에 가깝게 표현하는 것이죠.” 그 덕분에 함께 출연한 이경영에게 “정말 얄밉게 연기한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그 사람’을 대신해 사과하기도 했다. “저 역시 1980년 계엄령 당시의 서슬 퍼런 시대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시청 앞에 가서 군인들에게 방송용 원고를 일일이 검열받곤 했었죠. 5·18때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가족을 잃은 울분을 영화 ‘26년’이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과든 보상이든 피해자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화해가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어요.” 요즘 성탄절을 앞두고 교회에서 공연할 칸타타 준비에 한창이라며 환하게 웃는 장광. 실제 모습은 영화 속 누구와 가장 닮았느냐고 물었더니 “제가 박치인데 ‘음치클리닉’의 공사장처럼 부족하지만 귀여운 모습이 닮았고,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조언을 잘 해주는 것은 ‘광해’의 조 내관과 닮았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연극배우인 아들은 ‘26년’에 전경 역으로 출연했고 딸도 개그우먼의 길을 걷고 있다. “아들딸들이 처음에는 쑥스러워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연기를 봐 달라고 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작은 역할을 주어지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생명력 있는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대선 2차 TV토론] “朴 현실개념 필요해 李 토론개념 필요해 文 존재감이 필요해”

    대선 후보들 간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진 2차 TV토론에 대해 네티즌 역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세 후보가 자기 말만 하고 상대방의 말은 듣지 않는 ‘불통의 토론’이었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후보끼리 소통이 안 되는데 국민하고는 소통이 될까.”라고 총평했다. 트위터 사용자 Bab****는 “세 후보 모두 논지에서 벗어나 토론에 집중하기가 불편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존재감도 여전히 입방아에 올랐다. crea******는 “이정희 후보에게 필요한 건 토론 개념이고, 박근혜 후보에게 필요한 건 현실 개념이며, 문재인 후보에게 필요한 건 존재감 같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의 계속된 공격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twit****는 이 후보가 박 후보에게 최저임금을 아느냐고 꼬치꼬치 묻는 모습에 대해 “TV토론이 청문회도 아니고 기억력 테스트도 아니다.”며 “중요한 건 대선 후보의 국정 철학과 비전, 구체적인 계획과 준비가 아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박 후보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지하경제 활성화’로 말한 것에 대해서는 appl********는 “마약하고 총기 합법화하고 싶다는 말을 근사하게 돌려서 하네.”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 “오늘 토론, 박근혜 후보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죠. 일단 정책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고, 공약집 달달 외워서 발언하다가 추가 질문이 나오면 바로 버퍼링이 걸리면서 동문서답을 했죠. 박근혜 후보의 참패입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안철수 전 대선 후보 캠프에서 정책기획실장을 맡았던 이원재씨도 트위터에 “박근혜 후보님, 불필요한 규제를 풀어서 나라 곳간을 채웠다고요? 일단 무슨 말씀 논리 이해 불가. 이정희 후보가 제대로 답하네요. 재벌 규제 풀어서 재벌 곳간 채워 놓고 무슨 소리냐고.”라며 박 후보를 비판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도 “박근혜는 재벌 총수의 부담과 기업 자체의 부담을 혼동하고 있다. 문재인의 지적에 박근혜 당황! 경제 어려운 시기란 말만 반복”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반면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액수의 차이야 있겠지만, 박정희 대통령, 전두환 대통령 시절 금일봉 받고 증여세 안 낸 수많은 과학자·기술자·스포츠스타·가수 등 애국 인사들 전체를 다 문제 삼고, 청문회 개최해 단죄하겠다면 말이 되죠. 그 시대 통치 문화였어요.”라며 박 후보를 옹호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