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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폭 소통’ 스타일 바뀐 문재인

    ‘광폭 소통’ 스타일 바뀐 문재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연일 공격적인 스타일로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당 내에서도 당 대표 이전과 이후의 문 대표 스타일이 확 달라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의 비서실장’ 이미지가 패배의 한 축이 됐다는 인식 하에 차기 대권을 위한 ‘강한 리더’ 이미지 구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의 최근 행보를 보면 민생 현안 이슈와 관련해 여당 인사와의 회동을 먼저 제안하는 경우가 늘었다. 지난 10일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만나 연정과 생활임금제도, 지방분권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야당 대표가 여당 소속 경기도지사를 찾은 것은 처음으로 문 대표가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 문 대표는 무상급식을 중단키로 한 홍준표 경남도지사와의 18일 회동도 제안해 성사됐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으로 인해 국민통합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제1야당 대표로서 주도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특히 당대표 선출 뒤 첫 공식일정으로 이승만·박정희 묘역을 참배한 것은 변화의 신호탄이었다. 문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국민통합을 이뤄내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표의 확장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던 문 대표가 이번에는 중도·보수로의 외연 확대를 꾀하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탕평 대표’ 이미지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조직부총장, 부대변인단 인사에서 잡음이 일기도 했지만 ‘탕평인사’를 통해 계파갈등을 없애는 데도 일정 부분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다. 지난달부터 선수별 릴레이 간담회를 열며 당내 소통에 주력해 온 것도 이런 맥락이다. 문 대표는 12일 초선 의원 10여명과 오찬을 함께 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금리인하 환영 발언에 대해 “한국은행의 독립성이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뼈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13일에는 박 대통령과의 17일 청와대 회동에 앞서 김한길·안철수·문희상·이해찬·한명숙·박지원 의원 등 전직 당대표급 인사들과 오찬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서울광장] 두려운 건 ‘김영란법’ 소동이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두려운 건 ‘김영란법’ 소동이다/진경호 논설위원

    100만원 어름의 금품을 받은 적도 없고, 받을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 기자에게 김영란법은 ‘강 건너 법’이다. 과태료를 물리든 실형을 때리든 체감의 영역을 벗어나 있다. 월급통장에 나랏돈 한 푼 들어오는 법 없는 기자들에게 이 법을 들이대겠다는 발상은 분명 헌법에 어긋난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이 법이 언론 자유를 어떻게 침해하는지 딱히 그려지지도 않는다. 김영란법을 겁낼 이유도, 김영란씨를 원망할 까닭도 없는 셈이다. 두려운 건 따로 있다. 국회다. 여야 의원 228명이 김영란법에 찬성표를 던진 지난 3일 무엇에 홀리거나 무엇에 쫓기거나, 이도저도 아니면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줄지어 따라 걷는 ‘좀비’들의 행렬이 어른댄 국회의 영혼 없는 행태가 두렵다. 과잉입법이니, 연좌제 소지가 있느니,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느니 하는 논란이 들끓었지만 그들은 전원을 끄듯 고민을 딱 끊었다. 원내대표 둘이 법안에 합의했다는 ‘사실’ 하나를 면죄부로 움켜쥐고는 가결 처리를 향해 신속하게 대오를 정비했다. 금배지들의 이런 집단적 사고(思考) 정지엔 몇 가지 사유가 있을 듯하다. 내년 총선 공천을 떠올렸을 수 있다. 원내대표 합의는 무조건 따르고 보는 관성을 따랐을지도 모른다. 행여 반대했다가 반개혁 세력으로 찍힐 게 두려웠을 법도 하다. 여야 두 원내대표는 어땠을까.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로선 집권 여당의 원내사령탑이 돼 처음 맞은 2월 임시국회에서 ‘한 건’이 필요했을 것이다. 민생법안들이 죄다 야당 반대에 막힌 마당에 김영란법이라도 건져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었을 것이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어떤가. 민생법안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난을 뒤집어쓸 판에 김영란법을 마다할 까닭이 없다. “부족한 내용은 다시 개정하기로 원내대표끼리 어제 합의했다”는 우 원내대표의 발언은 두 사람의 허기(虛氣)를 여실히 보여 준다. 모두가 눈치를 봤고, 모두가 비겁했다. ‘김영란법’ 처리 다음날 마치 주술에서 풀린 듯 쏟아 낸 변명들이 이들의 비겁을 확증한다.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 대다수가 “법이 문제가 많다”고 했다. 언론의 질타 앞에서 밤새 다른 사람들이 돼 있었다. 표리부동의 이런 국회보다 더 두려운 건 어쩌면 입법 권력의 횡포라는 소리까지 듣는 이들조차 사실은 쇠락해 가는 권력일 뿐인 현실일 듯하다. 경제사회학자 모이제스 나임이 ‘권력의 종말’에서 설파했듯 권력 투쟁이 점점 격렬해지는 데 반해 권력의 힘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현실, 어렵게 권력을 쥐더라도 이를 휘두르기는 더욱더 어려워지는 현실이 우리가 정치를 생각하며 절로 한숨을 짓게 만드는 이유일지 모른다. 정점에 있던 권력이 점차 아래로 내려가 이젠 많은 이들이 권력을 나눠 쥐었지만, 그런 까닭에 누구도 힘을 쓰지 못한 채 ‘여론’이라는 변화무쌍의 절대권력 앞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된 현실이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대상일지 모른다. 미래학자들이 진작 경고해 온 대의정치의 위기가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이런저런 온라인 연결망으로 촘촘하게 묶인 다중은 더이상 힘없는 다수가 아니라 현안마다 적극 제 목소리를 내는 신권력으로 떠올랐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여론조사로 가리자고 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물색없는 발언은 ‘스마트몹’, 똑똑한 군중 앞에서 더는 자신을 포함한 정치인들이 국민을 대신할 역량을 갖고 있지 못함을 고백한 대의권(代議權) 포기 선언이나 다름없다. 금배지를 반납하면서나 했어야 할 말이다. 국회선진화법 위헌심판 제청처럼 걸핏하면 정치가 법정 문턱을 넘나들고, 노무현 대통령 이후 ‘불통령’(不通領)이 대통령의 이웃말이 되고, 세월호 참사가 이념의 전장이 되고, ‘땅콩 회항’ 조현아의 ‘갑질’이 더이상 용납되지 않는 것도 결국은 둘로 나누면 반이 아니라 무(無)가 되고 마는 속성으로 인해 권력 분산이 권력 부재로 변성(變性)돼 가는 현실을 보여 주는 증거들일 것이다. 뒤엉킨 ‘김영란법’에 대한 원작자 김영란 교수의 ‘감수’ 앞에서 정치권은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기결정 능력을 상실해 가는 국회는 내일도, 모레도 이렇게 허둥댈 것이다. 철 지난 정치를 비난할 시간이 없다. 신직접민주주의 시대에 부합할 정치의 틀을 고민할 때다. jade@seoul.co.kr
  • [열린세상] 대통령 지지율과 통치/김춘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대통령 지지율과 통치/김춘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취임 첫 주 유권자의 79%는 향후 5년 동안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할 것이다’라고 응답했다. 지난 2년 동안의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니 외교·국제관계 및 북한 관련 이슈들은 대통령 지지율 향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임 초 개성공단 철수와 한·미 정상회담은 대통령의 지지율을 50%대로 끌어올렸고, 중국 방문과 통합진보당 내란음모 혐의는 60%대로 견인한 주요 의제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40%대로 내려간 지지율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다가 유엔총회 참석과 베트남 정상회담으로 다시 50%에 근접했다. 반면 지난 2년 동안 국내 문제가 대통령 지지율 향상에 도움을 준 사례는 찾기 힘들다. 국가기관 대선 개입, 국가정보원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부적절한 인사 문제, ‘정윤회 문건’ 유출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대통령 지지율은 여지없이 하락했다. 대통령의 2015년 신년기자회견 후 지지율은 30%로 떨어졌고, 시민의 체감 이슈인 연말정산 파동은 지지율을 20%대로 끌어내렸다. 지난 2년 동안의 대통령 지지율 등락은 예상 가능한 결과였다. 외교·국제관계와 대북 문제의 경우 정부가 정보를 독점하기 때문에 언론은 정부 취재원에 의존해 뉴스 자료를 수집할 수밖에 없다. 신뢰할 만한 반박 정보를 수집하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권력 취재원의 말과 행동을 중시하는 언론의 관행은 정부의 관점이 뉴스를 지배하는 결과를 낳게 한다. 여기에 유력 언론의 이념적 편향이 가미되면 여론은 집권 세력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국내 정치 이슈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사안마다 의견이 찬성과 반대로 분명히 나뉘고 평가를 유보한 유권자 규모가 커 언론이 특정 권력의 입장만을 편드는 게 쉽지는 않다.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세 가지가 꼽힌다. 먼저 대통령 재임 기간이다. 이론가들은 대통령의 재임 기간과 지지율이 부정적 관계에 있다고 주장한다. 대통령은 통치 기간 내내 수많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고 여러 쟁점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하므로 시일이 지날수록 정치적 수혜자보다는 반대자들이 늘어나게 된다. 다음은 나라가 돌아가는 형세, 즉 ‘나라꼴’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이다. 개인 소득이 증대하고 국가가 번영의 단계에 있다고 느끼면 대통령 지지율은 올라가지만, 시민들이 국가의 상태를 경기 침체와 연결 짓는다면 지지율은 떨어진다. 경제학자들은 수입 급감에 따른 ‘불황형 흑자’, 디플레이션 우려, 소비 및 투자 심리 위축 등이 장기 불황을 예감케 한다고 경고한다. 더구나 1월 실업률은 전년 대비 0.3% 포인트 증가했고 30세 미만 청년 실업률은 0.5% 포인트 늘어났다. 실업률이 지지율을 결정하는 변인임을 고려할 때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기대는 난망하다. 마지막은 정치 홍보다. 홍보 책임자들은 대통령의 패션이나 친서민 행보에 주목하는 언론의 뉴스 생산 관행을 관리한다면 지지율을 높일 수 있다고 믿는다. 주류 언론들이 2년 동안 공식 행사에서 선보인 옷의 숫자와 의상 색깔에 담긴 정치적 의미를 분석하는 뉴스를 보도하는 걸 보면 그러한 신념은 일견 타당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시민의 60%가 한국 언론이 무책임하고 권력과 유착된 보도 태도를 보인다고 인식하는 조사결과(2014 언론수용자 의식조사)를 고려한다면 대통령 패션 뉴스가 지지율을 끌어올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지하지 않는 이들의 절반 이상이 소통 부재, 인사문제, 세제개편안·증세, 공약실천 미흡을 들어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세제개편안·증세의 경우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국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공론화돼야 할 이슈이고, 경제는 대외 의존적 체제여서 정부 정책만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 반면 불통과 인사 문제는 유권자의 상식과 여론을 존중한다면 대통령의 의지만으로도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다. 더구나 경제민주화는 유권자 99%의 호응을 얻는 대표 공약이다. 이슈를 선점하는 전략을 넘어 시민의 합리적 요구를 수용한다면 지지율 반등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묻지마 지지자’가 아닌 보통의 유권자들로부터 ‘열심히 노력한다’, ‘여론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대통령을 기대해 본다.
  • 이병기 오자 김무성 “장고 끝 홈런”…문재인 “경제관료에 좌우되면 안돼”

    이병기 오자 김무성 “장고 끝 홈런”…문재인 “경제관료에 좌우되면 안돼”

    ‘이병기 김무성’ 이병기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이 2일 국회를 찾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각각 예방했다. 이 실장은 이날 각별히 ‘소통’에 노력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제기했던 청와대 ‘불통’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이 실장은 먼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대통령이 제일 중요하게 강조하는 게 소통 관계”라면서 “그동안 소통을 안 했다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보기에 다소 오해도 있는 것 같아, 그런 오해도 풀어 드리고 앞으로 조금 더 긴밀한 당·청 간 소통이랄까 그런 것을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저희가 더 낮은 자세로 해서 당청간 조화가 잘 되도록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 대표는 과거 이회창 전 대표의 대선 캠프와 박근혜 대통령의 2007년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서 이 실장, 유 원내대표와 함께 일했던 사실을 언급, “장고 끝 악수 둔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엔 장고 끝에 아주 홈런을 쳐서 우리 마음이 푸근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 원내대표 청와대 비서실장이 과거 훌륭한 대통령을 만들고자 도원결의를 했던 심정으로 우리 박근혜 정권을 반드시 성공한 정권을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진 데 대해 정말 참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말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일을 잘 풀어나가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유 원내대표도 이 실장과의 과거 인연을 언급하면서 “정치적으로 같은 길을 걸어왔다는 동지의식이 남달리 강한 분”이라며 “박근혜 정부 3년차가 갓 시작했는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 새로 온 이병기 실장과 김 대표와 내가 정말 진정한 소통을 통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도 성공할 길을 같이 꼭 찾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 실장 임명 직후 “국정원장을 한 지 얼마 안 된 분이 간 데 대해 유감”이라고 한 점을 거론, “너무 짧아서 내가 한 말씀 했는데 별로 섭섭하지 않으시죠”라고 웃으며 물었고, 이에 이 실장은 큰 웃음으로 받아넘겼다. 이 실장은 “비서실이 물론 대통령을 잘 모시는 일도 중요하지만 민의를 대통령께 잘 전달해드리는 일도 중요하다”면서 “민의를 전국 구석구석에서 파악하는 당에서 모아주는 민의를 가감 없이 대통령께 전해 좋은 정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충실한 심부름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실장은 비공개 회동에서는 “고위 당정청 협의를 정례화해보겠다”면서 “의견을 조금 달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실장은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를 찾아가 취임 인사를 했다.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인 문 대표는 이 실장에게 “소통을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이 실장은 “낮은 자세로 대통령을 보필하고 국민 여론을 들어 소통하겠다”고 말했다고 김영록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실장은 또 “야당에 자주 연락을 드리겠다”면서 “마지막 자리라고 생각하고 사심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실장은 “경제 문제가 가장 크니 야당도 도와달라”며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에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경제 관료들이 반드시 옳은 건 아니다. 경제관료들 보고에 좌지우지돼서는 안 된다”면서 “부동산 3법이 부동산을 살리는 법이라고 하지만 그것만으로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전월세 대책도 함께 논의해야 하는데 앞으로 경제관료들의 개발시대 논리만으로는 안 되기 때문에 야당 말에도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야당도 반대만 하지는 않는다. 정책 성찰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남북 관계와 안보·경제 분야 등에서의 초당적 협력을 위해 대통령과 청와대가 야당 대표에 설명하고 정보를 공유할 필요성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이 실장은 “필요하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표는 또 국가정보원의 정치 중립 유지와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에 이 실장은 “자리를 떠났지만 유념하겠다”고 화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정·청 첫 정책조정협의회… “계획부터 집행까지 당 중심으로”

    당·정·청 첫 정책조정협의회… “계획부터 집행까지 당 중심으로”

    박근혜 대통령 취임 2주년을 기점으로 청와대와 정부가 쥐고 있던 국정운영의 주도권이 빠른 속도로 여당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연말정산 세금 폭탄과 증세 논란 등 연이은 악재로 몸살을 앓았던 여권이 당을 구심점으로 소통을 강화하며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과 정부, 청와대는 25일 국회에서 첫 정책조정협의회를 열고 정국 현안 해법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80분가량 진행된 이날 회의는 평상시 당정회의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이뤄진 회의가 정부가 당에 협조를 구하는 차원이었다면, 이날 회의는 당이 주도권을 쥐고 정부와 청와대에 제대로 된 역할을 주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계류 중인 법안들을 ‘불어 터진 국수’에 비유한 것이 부적절했음을 지적하며 “야당도 많이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시장·공공·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과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가 당과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최근 도시가스 요금 인하 발표안을 정부가 단독으로 만든 사실을 ‘불통’의 한 사례로 꼬집었다. 정부 측도 “앞으로 정책 입안 단계부터 당과 긴밀하게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책 홍보와 집행에 있어서는 여당이 전면에 나서서 추진하기로 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는 회의를 마친 뒤 “당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국회가 중요하고 당이 국민과 가까우니 당 중심으로 해야 국민과 소통이 원활하다”고 말했다. 당·정·청은 이날 국정 현안들의 대략적인 추진 방향을 설정했다. 마찬가지로 당이 주도권을 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요청에 따라 국회에 계류 중인 11개 경제활성화 법안 등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협상 전권을 당에 일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야당이 의료민영화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 “(의료 민영화와) 관련되는 것을 다 제외하고라도 통과시키고 싶다”면서 원안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안방극장도 서점가도… 이순신 발탁한 혁신가 ‘류성룡 열풍’

    안방극장도 서점가도… 이순신 발탁한 혁신가 ‘류성룡 열풍’

    지난해 정도전, 이순신에 이어 이번에는 ‘류성룡(오른쪽·1542~1607) 열풍’의 조짐이 보인다. KBS1 TV 사극 ‘징비록’(왼쪽)이 지난 14일 첫 전파를 탄 뒤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고, 서점가에서는 류성룡과 그의 대표 저술 ‘징비록’ 관련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임진왜란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고군분투한 재상과 그가 남긴 반성의 기록이 지금 다시 조명을 받는 배경은 뭘까. 문화계 안팎에서는 “국정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무능한 정치권, 곤궁한 민생, 세월호 참사,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등 시대적 위기 상황이 그를 다시 불러내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류성룡 열풍’의 진원지는 물론 드라마다. KBS ‘징비록’은 지난해 방영된 ‘정도전’ 이후 정통 사극의 계보를 이어갈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지난 22일 4회까지 방영된 ‘징비록’의 초반 시청률은 이미 10% 선. 중장년 남성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연일 입소문을 더해 가고 있다. “사료에 충실한 전개와 중견배우들의 호연으로 정통 사극에 대한 갈증을 채워 주는 한편 500년 전 조선의 위기상황을 헤쳐 가는 지도자의 역량에 대중이 주목한 결과”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출판가에는 류성룡 바람이 앞서 불었다. KBS가 ‘징비록’의 제작을 공식 발표한 지난해 6월 이후 류성룡과 징비록, 임진왜란을 조명한 책이 쏟아지고 있다. 이수광, 이재운, 이번영, 박경남 등 작가들은 ‘소설 징비록’을 줄줄이 내놨다. 16~17세기 동아시아 국제전쟁과 이순신 전문가 배상열의 ‘징비록: 비열한 역사와의 결별’(추수밭), 시인 김기택과 전쟁사 연구 대가인 임홍빈의 합작품 ‘징비록: 유성룡이 보고 겪은 참혹한 임진왜란’(알마), 미술사가 이종수의 ‘류성룡, 7년의 전쟁: 징비록이 말하는 또 하나의 임진왜란’ 등 인문역사 서적도 잇따라 출간됐다. 동시대 영웅인 이순신에 비해 대중에 상대적으로 낯선 류성룡이 사회담론의 구심체가 되는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선 역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늘어난 데다 무엇보다 위기의식이 팽배한 지금의 사회상과 그때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으로 압축한다. 정해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류성룡은 전란 속에서 자신을 내던지고 전쟁에 대해 치밀하게 기록하는 등 국정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곱씹어 보게 하는 인물”이라면서 “최근 현실정치에 실망한 대중이 국가적 위기를 극복할 희망을 그에게 투영해 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전방의 행동가였던 이순신에서 후방의 개혁 인물 류성룡으로 대중적 관심이 옮겨간 대목도 새겨볼 만하다. 세월호 참사로 시름에 빠진 지난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의 영웅담에 열광했던 대중이 뼈아픈 반성이자 패배의 기록인 ‘징비록’에 주목하는 이유에 대해 역사 저술가 배상열씨는 “전쟁의 위험을 방치하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연이어 자초한 조선은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침몰 등 재난이 반복되는 지금의 우리 상황과 다를 바 없다”면서 “드라마 ‘징비록’ 역시 전쟁의 암운이 드리우는데도 편 가르기에만 몰두한 조선 조정의 무능함을 가감 없이 그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현 국정에서 거듭되는 인사 난맥상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류성룡 다시 보기’를 부추긴다는 시각도 많다. 임진왜란이 승리하기까지는 이순신과 권율 장군을 발탁해 추천한 류성룡의 개혁정신이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난세의 영웅을 돌아보는 작업은 혼란스러운 현실을 극복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그래픽 김송원 기자 nuvo@seoul.co.kr
  • [데스크 시각] 김기춘 실장의 몇 가지 잘못/이지운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김기춘 실장의 몇 가지 잘못/이지운 정치부 차장

    “예, 명을 받들겠습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대답은 늘 명료했다. 대통령의 신뢰도, 청와대 직원들의 존경도 여기서 시작됐다. 사(邪)나, 사(私)는 많은 이의 눈으로부터 오랜 시간 숨기기 어려운 법이다. 명대로 일을 처리할 수 없고 그 내용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예상되더라도 적어도 존명(尊命)의 마음만큼은 한결같았던 듯싶다. ‘소리 없는 보좌’는 존명의 구체적인 방법이었다. 국정 행위의 대상과 결과가 조명받기를 원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스타일에 가장 부합하는 비서실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이다. 그런 김 실장이 존명에 실패한 대표적인 일을 꼽으라면 지난해 총리감을 찾아내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한다. 안대희·문창극 후보자가 낙마한 뒤 그는 “더 이상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며 천거의 임무를 포기하고 말았다. 당시 위기감이 어떠했는지는 두말할 필요는 없겠다. 정권 붕괴론을 들먹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는 세월호 사고에 대한 총체적인 책임 추궁이 필요했고, 그 방편으로 정홍원 전 총리의 경질이 선택된 것이다. 잇따른 총리 후보자의 낙마 자체도 정권에는 위기였지만, 정 전 총리로의 회귀는 세월호 사건 수습을 장기화시킨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무엇보다 모든 정치적 책임을 대통령에게 지운 일이기도 했다. 두 번의 실패 이후라도 그는 천거했어야 했다. 세 번째를 골라 놓고도 실패했다면 그 책임은 본인이 지면 될 일이었다. 혹시 정권과 자신을 동일시한 것이 아니라면 사표를 내놓고 세 번째 후보자를 추천하는 방법도 있었다. 그는 여기서 ‘책임감’을 보여 줄 기회를 놓쳤다. 뒤이어 터진 ‘실세 관련 문건 유출 사건’은 ‘소리 없는 보좌’를 무색하게 했다. 2014년 1월부터 문제가 됐고, 이후 몇 차례 이런저런 소동을 일으킨 일이었다. 긴 잠복기와 숙성기를 거쳐 그해 말에는 정권 출범 이후 가장 큰 사건으로 터져 나왔고, 국정수행 지지도 최저 수준에서 집권 3년차를 맞게 하는 출발점이 됐다. 이 기간 김 실장이 어떤 조치를 어떻게 취했는지는 제대로 알려진 게 없다. ‘근거 없는 찌라시’에만 무게를 둬 정무적 판단에 오류를 드러낸 동시에 ‘관리’ 자체에도 실패한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가 관리에도 실패했다는 것은 그의 존재감에도 회의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지금 청와대의 시스템은 상당 부분 그의 업무 성향에 맞춰 구축된 것으로, 뭘 하는지 늘 모호해도 그의 스타일이 주는 안정감, 즉 ‘소리 없는 관리’는 호평을 받아 왔다. 그렇기에 근본적으로 지적됐던 그의 몇몇 단점들은 상쇄될 수 있었다. 하지만 관리에도 구멍이 나고 소리도 더 이상 커지기도 힘들 만큼 터져 나오고 말았으니 ‘김기춘형 보좌’는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렵게 됐다. 김 실장이 그 무소음을 위해 정치의 공간을 없애 온 것은 가장 잘못된 결과로 이어졌다. 그 공간을 없앤 대가로 청와대는 ‘정치’에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했고, 그 액수는 날로 치솟고 있다. 청와대 전체에 덧씌워진 ‘불통’의 이미지 역시 상당 부분 그 무소음의 대가이기도 했다. 나아가 정부 부처와 공무원 사회에는 ‘경직’을 유발했고, 그것은 대통령이 강조해 온 창조경제에는 가장 큰 적이었다. 그는 자신의 공과를 안고 청와대를 떠나거니와 남은 자들은 그것을 되짚어 볼 일이다. jj@seoul.co.kr
  • [오늘의 눈] 대통령의 ‘디테일’/이유미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대통령의 ‘디테일’/이유미 경제부 기자

    집권 3년차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불통’(不通)의 이미지와 ‘1인 리더십’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금융권에선 이에 더해 “너무 디테일하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최초 ‘여성’ 대통령인 만큼 전임자들보다 ‘섬세한’ 것도 사실일 거다.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강조했던 “뚜렷한 소신과 여성의 섬세함을 갖춘 리더십”처럼 섬세함은 박 대통령의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금융정책에 섬세함이 접목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금융정책은 조금만 엇나가도 금융사의 건전성을 해치고 금융산업의 기반이 흔들리는 민감한 영역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미주알고주알’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내놓으면 공무원들은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술금융이 대표적이다. 기술금융을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보고 있는 박 대통령은 수차례 “기술금융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덧붙여 “기술력과 미래 가치를 보고 은행들이 담보 대신 신용대출로 지원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방식까지 언급했다. 이때부터 ‘기술금융=신용대출’이 됐다. 그런데 정부 보증지원 없는 100% 신용대출은 은행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금융 당국 내부에서조차 “2년 뒤 기술금융 부실이 부메랑이 돼서 돌아올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은행권이 여러 차례 금융 당국에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헛수고였다. 대통령이 지정해 준 ‘금과옥조’(?)와 같은 ‘공식’ 때문이다. ‘천송이 코트 결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박 대통령이 “공인인증서 때문에 외국인들이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제하지 못한다”고 언급한 뒤부터 금융 당국은 부랴부랴 전자결제 시 공인인증서와 액티브엑스 방식 폐지에 나섰다. 국내 금융권과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안전한 보안 수단은 없다”고 입을 모았지만 대통령이 콕 집어 지목하면서 순식간에 금융권 ‘공공의 적’이 돼 버렸다. 이달 초 급조된 범금융인 대토론회도 대통령 말 한마디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금융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박 대통령은 “금융혁신 및 발전 방안에 대해 금융인들과 브레인스토밍(자유토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60여명이 급하게 내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한 곳에 모여 7시간 가까이 ‘자유토론’을 했다. 알맹이 없는 보여 주기식 관제(官制) 토론회라는 지적이 거셌다. 너무 섬세한 대통령과 그런 대통령 ‘입’만 바라보는 금융당국이 빚어낸 창조경제의 씁쓸한 뒷모습이다. 금융위는 현 정권 출범 이후 두 번째 수장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현 정권이 처음 제대로 된 인사를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임종룡 후보자에 대해 관가와 금융권 모두 우호적으로 보고 있다. 관료 시절 ‘최고의 컨트롤 메이커’라고 평가받았던 임 후보자이기에 ‘섬세한’ 대통령과 ‘예민한’ 금융 시장 사이에서 제대로 된 창조금융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대통령이 이제는 창조경제에 대한 조바심을 내려놓고 조금 무뎌져도 될 시점이 왔다. yium@seoul.co.kr
  • [박근혜정부 3년차 (상) 정치분야] 불통·수첩인사가 국정 발목… 국민대통합 부문 ‘낙제 수준’

    [박근혜정부 3년차 (상) 정치분야] 불통·수첩인사가 국정 발목… 국민대통합 부문 ‘낙제 수준’

    박근혜 정부 2년간 정치 분야 성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리더십과 소통을 통해 국민대통합·정치쇄신을 이뤄 내겠다는 박 대통령의 공약은 아직도 출발선에 서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시각이다. 집권 1년차는 국정원의 대선 댓글 파동 및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사태, 지난해는 세월호 사고로 얼룩졌고 국정은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상당 부분은 수첩인사 등 박 대통령 특유의 폐쇄적인 국정운영 방식이나 소통 스타일에서 사태가 악화됐다는 지적이 많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야당의 국정운영 파트너십도 형편없지만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는 ‘졸작 정부’”라고 평가하면서 “국민의 목소리에 즉각 반응해야 하는데 국민을 설득의 대상으로 인식한 게 가장 큰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국민 요구에 대응해야 할 시점에 한 템포씩 느렸다. 총리를 갈아야 하는 데 1년 넘게 버텼고, 청와대 비서실장도 국민 요구가 비등하니 교체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까지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내치 분야 성과를 굳이 꼽으라면 소위 ‘종북세력’의 축출 또는 통합진보당 해산 정도”라면서 “이마저도 이념 노선별로 평가가 엇갈리는 부분이라 긍정적인 평가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고질적으로 지적되어 온 박 대통령의 불통이 민심과는 동떨어진 상황 인식, 인사 실패를 불러온 만큼 집권 중반기를 맞는 지금 바뀌지 않는다면 남은 3년도 어둡다는 전망이 공통적이다. 특히 국민대통합 부문은 박 대통령이 앞세웠던 공약이었지만 집권 이후 외면하면서 낙제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 관련자·유족 명예회복과 보상·예우’ 등 한두 가지 정책 실현만으로 상징적 메시지를 던질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 17일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 20대 분야 674개 세부공약 이행을 분석한 결과도 다르지 않다. 미이행·후퇴 공약 비율을 보면 정치쇄신(17개) 94%(16개), 국민대통합(5개) 100%, 검찰개혁(19개) 84%(16개), 정부개혁(27개) 77%(21개) 등 정치 분야가 다른 분야보다 월등히 부진했다. 남은 3년간 과제는 자연히 소통을 통한 국민대통합과 정치 쇄신, 공공개혁, 부패 방지 등이 우선순위에 올랐다. 특히 대국회 관계는 당·정·청 협력은 물론이고, 여야 영수회담을 부활해 정례화하는 등 입법부와 야당에 진심으로 손을 내미는 자세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증세·복지 논쟁 등 국민적 이슈를 대통령이 당·청 회동 및 여야 영수회담을 통해 정책 협조를 구하고 때로는 토론하며 입법적 조정자의 역할을 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전문성 떨어진 친박 중용… 또 수첩 인사”

    청와대가 17일 발표한 소폭 개각을 야권은 ‘수첩 인사’, ‘불통 개각’으로 지칭하며 혹평했다. 설 명절 이후 전개될 국회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여야 간 기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김기춘 비서실장 후임 인선이 향후 여야 관계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전면적 인적 쇄신을 하라는 국민 요구에 못 미친 불통 개각”이라고 총평한 뒤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장관에 전문성이 떨어진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을 중용하고,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통일부 장관으로 승진시키고, 금융회사 회장을 감독기관인 금융위원회 수장에 임명하며 인재풀의 한계를 보여 줬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완구 총리와 상의해 개각을 단행했다면 의미가 있었을 텐데, 이 총리가 인사에 개입하지 못하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김종민 정의당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국정쇄신 의지를 읽을 수 없는 하나 마나 한 개각”이라면서 “측근 인사를 감행한 의도는 십상시 권력을 청와대뿐 아니라 정부 부처에 골고루 퍼지게 하고 싶은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논평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수첩과 국정운영에서 국민은 완전히 지워진 듯하다”고 덧붙였다. 야권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철저 검증 방침을 밝혔다. 새누리당 의원 2명이 인선에 포함됐지만 앞서 정치인 출신인 이완구 총리가 지명되던 지난달의 ‘화기애애한 기류’는 사라졌다. 새정치연합 서 원내대변인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김장수 안보실장이 주중대사로 임명되거나 십상시와 똑같은 권영세 전 주중대사가 비서실장에 거론되고 있다”면서 “청와대는 대체 어떻게 인사를 하고 있는 것이냐”며 날을 세웠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3대 난치병’ 치유 없이 정치 정상화 없다

    [김형준 정치비평] ‘3대 난치병’ 치유 없이 정치 정상화 없다

    혼란과 불안이 지배하는 난정(政)의 시대다.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할 정치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고 절망과 혐오를 안겨 주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은 오만과 독선, 착각과 오류, 거짓과 무능으로 국민에게서 외면당하고 있다. 한국 정치가 왜 진화하지 못하고 이렇게 퇴보하는 것일까. 한국 정치의 치유하기 힘든 ‘3대 난치병’ 때문이다. 첫째, 정치 양극화의 병이다. 여야, 진보와 보수 모두 ‘너 죽고 나 살자’는 극단의 정치를 해 왔다. 자신은 선이고 상대는 악이라는 배타적 감정을 갖고 막말을 하면서 배제의 정치에 빠졌다. 정청래 의원의 ‘히틀러, 야스쿠니 발언’도 이런 풍토에서 나온 것이다. 친노·비노, 친박·비박의 계파주의, ‘가해자 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사고도 크게 보면 이런 양극화 정치의 부산물이다. 극단과 배제의 정치는 정치 저질화의 근원이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정치인들이 마음속에 삼팔선을 긋고 상대방에게 비수를 꽂는 행위를 한다면 어떻게 국민 통합과 화해의 정치를 할 수 있겠는가. 흑백 논리에서 벗어나 회색이 아름다워야 정치 양극화는 사라질 것이다. 둘째, 힘에만 의존하는 병이다. 권력이란 물리적 강제력을 토대로 지시하고 통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권력이 판을 치면 조직 구성원들의 공통 목표보다는 리더의 목표만이 우선시된다. 권력은 리더십이 발휘되기 위한 필요조건이 아니다. 다시 말해 권력이 없어도 리더십은 발휘될 수 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대통령들은 권력을 휘두르는 데는 익숙했지만 설득이 요체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는 미숙했다. 설득보다 힘에만 의존하면 대화와 타협은 사라지고 불통과 독선만 남게 된다. 국회 130석을 갖고 있는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도 줄곧 힘에만 의존하는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통령의 독단적 국정 운영에 저항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야당도 설득보다는 걸핏 하면 장외로 뛰쳐나가 농성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에 몰입했다. 이것이 연이은 대선 패배와 권력을 품지 못하는 불임 정당의 단초가 됐다. 셋째, 포퓰리즘의 병이다. 특히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인기영합적인 선동 정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태롭게 한다. 최근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증세 없는 복지’ 논쟁의 뿌리는 2012년 대선 당시의 무상 복지 경쟁이다. 박근혜 후보는 비과세·감면 정비, 지하경제 양성화, 세출 절감 등의 방법을 통해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며 복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정부는 2013년 5월 국정 과제 실현에 필요한 약 135조원의 ‘공약가계부’를 발표했다. 문제는 공약가계부의 틀 자체가 성장을 늦추더라도 복지를 늘리겠다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경제부흥’에는 실질적으로 13조원 정도의 예산이 책정됐고 복지 확대가 핵심인 ‘국민행복’에는 약 100조원이 투입됐다. 결과적으로 경제가 기대한 만큼 살아나지 못하면서 세입은 줄고 세출은 늘어났다. 지난 2년간 세수 결손액이 20조원 가까이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경제가 활성화되면 세수가 확보된다”, “증세는 배신”이라는 말은 공허하게 들린다. 국민의 80%는 정부가 “증세를 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 확대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다만 증세냐, 복지 축소냐와 같은 소모적인 정치 논쟁보다는 지속 가능한 복지, 생산적 복지, 유연한 복지와 같이 복지 논쟁의 프레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 최근 문재인 대표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야당은 자진 사퇴가 거부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고육책이라고 설명한다. 의견 수렴을 위해 여론조사는 필요하지만 여론조사로 정치적 결정을 하겠다는 것은 포퓰리즘이자 대의민주주의를 무시하는 행위다. 최근 여야 대표가 참배 정치를 통해 국민 화합을 위한 힘찬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한국 정치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 정치의 3대 난치병을 우선적으로 치유해야 한다. 치유의 최고 수단은 타협하고, 협조하고, 합의하는 정치로의 전환이다.
  • 여론조사 만능주의… ‘수의 힘’에 밀린 野, 민심 앞세워 역공

    여론조사 만능주의… ‘수의 힘’에 밀린 野, 민심 앞세워 역공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3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하자고 새누리당과 정부 측에 제안한 것이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입법부의 고유 권한 행사와 정당의 정치적 결정을 여론조사에 맡기는 것이 타당한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정치권에서 여론조사는 만능으로 통한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무시 못할 위력을 자랑한다. 후보자 공천, 후보 단일화, 당 대표 경선 등에서 여론조사는 승부를 결정짓는 요소가 된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는 여론조사를 통해 성사됐다. 문 대표도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여론조사의 우위를 바탕으로 당 대표에 선출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에 대한 지적과 함께 박근혜 정부가 인사 문제로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했다는 판단의 근거 역시 30% 안팎으로 떨어진 여론조사 지지율이다. 그동안 여론조사가 강력한 정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 온 것이다. 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곧 ‘민심’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문 대표도 이 등식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영록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이 “문 대표가 여론조사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것은 국민의 뜻에 승복하라는 것”이라고 논평한 것에서 드러난다. 결국 문 대표는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전날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심사 경과보고서를 ‘수의 힘’으로 단독 채택한 것에 여론조사, 즉 민심으로 역공을 펼친 셈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총리 인준 여부를 여론조사로 결정하자는 문 대표의 발언은 부적절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회의원과 정당이 헌법이 부여한 권한과 책임을 방기한 게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결국 헌법기관으로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것을 자인한 꼴이라는 지적이다. 문 대표의 주장은 ‘국회 무용론’과 다름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 대표가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처리해 주기도, 막아서기도 마뜩잖은 상황에서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 고육지책을 낸 것”이라면서 “과거 여론조사의 극적인 효과를 활용해 보겠다는 문 대표의 의도는 알겠지만 대표로서 이런 곡예 운전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여론조사 결과는 참고 자료일 뿐 정치적 결정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수석대변인은 “여당이 다수의 힘을 남용하는 것이야말로 대의정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이완구 총리 인준 논란, 새정치연합 “임명동의안 강행하면 본회의 불참”

    이완구 총리 인준 논란, 새정치연합 “임명동의안 강행하면 본회의 불참”

    이완구 총리 인준 논란 이완구 총리 인준 논란, 새정치연합 “임명동의안 강행하면 본회의 불참” 여야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이 예정된 12일 국회 청문특위 경과보고서 채택과 본회의 표결을 진행할지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인준 반대 당론을 사실상 확정하고 인준 표결을 설 연휴 이후로 미뤄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새누리당은 여야가 기존에 일정을 합의했고 절차에도 문제가 없는 만큼 반드시 이날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에서 여러 의혹을 이유로 총리 인준에 대해 반대하는 의사는 충분히 표명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여야가 어렵게 합의한 본회의 일정을 연기해서는 안 된다”면서 “야당도 국정 운영에 파트너십을 발휘한다는 차원에서 대승적으로 판단해주고 도와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원내정책조정회의에서 “어떤 경우라도 여야가 합의하지 않는 의사일정을 강행해선 안 된다”면서 “새누리당도 국민의 뜻을 거슬러서 총리 인준에 동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준안 표결을 놓고 여야가 해법을 못 찾고 첨예하게 대치하자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여야 원내대표를 불러 중재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정 의장은 야당의 요구를 일부 수용, 이날 본회의를 설 연휴 이전인 13·16·17일 중 하루로 연기하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유 원내대표는 이를 즉석에서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 역시 “설 연휴 이후로 연기하는 게 아니면 큰 의미가 없다”며 정 의장의 제안에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 의장은 이날 오후 2시에 잡힌 본회의는 예정대로 열고 임명동의안을 의사일정에 포함하되, 이를 실제 상정할지 여부는 여야 협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현실적으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보고 야당이 반대하더라도 무조건 인준안을 이날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야당 요구대로 인준안 표결이 늦춰지면 그 사이에 어떤 돌발 악재가 발생할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표결이 설 연휴 기간 이후로 미뤄진다면 설 차례상에서 이 후보자가 청문회 기간 노출한 여러 문제점이 화제에 오르면서 민심이 더 악화할 수 있고, 그 사이에 야당에서 다른 공격 루트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후보자 취임 이후로 개각과 청와대 개편 등 인적 쇄신 일정을 미뤄놓았다는 점에서도 인준 표결을 미루는 것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악재로만 작용할 뿐이라는 게 여권 내부의 공통적 인식이다.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인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일찌감치 야당 불참 시 청문경과 보고서를 단독으로 처리하겠다는 생각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는 오후 본회의 개의 전까지 정 의장을 계속 설득·압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여당이 이 후보자 인준안을 단독 처리하든, 야당의 요구대로 본회의 표결이 연기되든, 어느 쪽으로 사태가 전개되더라도 정국은 급격히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새누리당의 단독 표결로 이 후보자가 총리로 인준되면 강경파 지도부로 일신한 새정치연합은 ‘반쪽 총리’, ‘불통’ 이미지를 부각하면서 강경한 대여 투쟁 기조로 급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여권 역시 경제활성화 법안과 공무원연금 개혁안 등의 입법이 어려워져 각종 국정 과제의 실현에 제동이 걸리는 등 손해가 클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게 내부의 절박한 인식이다. 본회의 표결이 연기되더라도 정국은 여전히 험난할 전망이다. 지금의 여야 대치 구도가 더욱 가팔라지면서 전면전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위기 속에서 단 한 점이라도 지켜야 하는 여당과 오랫동안 ‘공격 포인트’ 획득에 목마른 야당이 가용 전력을 총동원하고 나서면서 한 치의 양보 없는 힘겨루기가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새누리당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인준을 강행할 경우 본회의를 아예 불참키로 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안규백 원내 수석부대표가 전했다. 안 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이 후보자 사퇴 촉구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 및 임명동의안 단독 처리 반대 ▲정의화 국회의장의 여야 합의없는 임명동의안 본회의 상정 반대 등 3가지를 결의했다면서 “새누리당이 임명동의안 인준을 강행한다면 본회의장 자체에 들어갈 수 없다. 아예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독강행이 현실화된다면 (2월 국회에서의) 모든 의사일정은 물론, 4월 국회에서 법안 논의도 할 수 없다. 앞으로의 국회 상황이 순탄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도 의총 후 국회 브리핑에서 “단독 강행 날치기가 이뤄질 경우 그 부담은 모두 새누리당이 져야 할 것”이라며 “정 의장은 여야가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조정에 앞서달라”고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종면 칼럼] 이완구 총리 후보자 죗값 무겁다

    [김종면 칼럼] 이완구 총리 후보자 죗값 무겁다

    ‘저널리즘의 양심’으로 불리는 미국의 미디어 비평가 애벗 리블링은 “언론의 자유는 언론 소유주의 자유”라고 했다. 언론사주의 영향력은 그만큼 막강하다. 언론사 오너뿐만 아니다. 때로는 간부급 책임자도 큰 힘을 발휘한다. 교과서적인 얘기지만 그런 영향력을 도구적인 목적으로 그릇되게 사용하면 언론의 공공성은 훼손되고 민주주의는 부패할 수밖에 없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방송사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막고 내부 인사에도 개입할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는 의혹은 언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언론 권력자든 정치 권력자든 누군가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해 언론 본연의 가치를 저버린다면 그건 이미 언론이 아니다. 언론의 영원한 숙제인 권언유착의 고리를 스스로 끊어 내지 못하는 우리 언론의 얄팍한 현실이 안타깝다. 언론을 권력의 자장 안에 묶어 두려는 낡은 정치 행태도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권력에 취해 시대착오적 ‘언론통제’ 유혹에 빠진 이 후보자는 결코 해서는 안 될 부끄러운 일을 저질렀다. 지가 죽는 것도 모른다느니 어떻게 죽는지도 모른다느니…. 시정 잡류만도 못한 말을 총리가 되겠다는 사람이 기세 좋게 떠벌렸다니 그야말로 수십년 전 국보위 공포 언론의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언론인을 대학총장 만들어 줬다는 것은 뭐고, 김영란법과 관련해 기자를 겁박하는 말을 했다는 것은 또 뭔가.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언론보도 개입 녹취록 논란과 관련, “통렬히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지만 파문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언론 외압 의혹이 단순한 말실수로 인한 해프닝으로 보기 어려운 이상 잠시 잠깐 각성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표범은 아무리 노력해도 반점을 지울 수 없다. 사람의 본성도 평생 변하지 않는다. 권력으로 찍어 누르면 언제든 언론에 재갈을 물릴 수 있다는 비뚤어진 의식이 잠재돼 있는 한 언제 어디서 또 예의 천박한 언론관이 고개를 들지 모른다. 부동산투기·병역기피·논문표절·교수특혜채용·황제특강 등 다른 의혹은 다 제쳐 두고 이 가공할 언론관 하나만 봐도 이 후보자는 총리가 될 자격이 없다. 언론의 자유를 해치는 것은 곧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다. 그 어떤 의혹에 앞서 이 치명적인 흠결부터 먼저 엄중히 규명해야 한다. 녹취록 내용이 밝혀진 과정이 정도에 들어맞는 것이 아니라고 해서 언론 외압 사건의 본질이 희석돼선 안 된다. 이 후보자는 ‘불통정부’의 ‘소통총리’가 되겠다고 공언했지만 언론을 호주머니 속 공깃돌쯤으로 여기는 반민주적 태도에 비춰 보면 그것은 애당초 무망한 것이었는지 모른다. 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은 마당에 어렵사리 청문회를 통과한다 해도 존경받는 만인의 총리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 정부 들어 세 명의 총리 후보자가 청문회 문턱도 가 보지 못하고 낙마한 터이니 이제는 좀 제대로 된 총리가 나와 내각을 통할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라도 같을 것이다. 그러나 국정 공백이 우려된다고 근본적으로 도덕적 자질이 의심스러운 사람을 총리 자리에 앉힐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것은 정신적으로 영원히 3류 국가를 자임하는 꼴이다. 안대희·문창극 두 총리 후보자에 이어 이 후보자마저 거푸 내친다면 이보다 더 부담스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사정이 절박해도 아닌 건 아닌 것이다. 이 후보자는 도지사·국회의원 등 화려한 경력을 일궈 왔지만 총리로서는 ‘희망 없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총리 공백에 따른 일시적 국정난맥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최소한의 도덕적 양식과 상식을 갖춘 인물을 총리로 뽑는 게 긴 눈으로 볼 때 훨씬 낫다. 40년 공직생활을 했다는 이 후보자에게 과연 ‘공직 DNA’는 있는가. 의혹이 하도 알록달록해 갈피를 못 잡을 지경이다. 이쯤 되면 국회 임명동의고 뭐고 기다리는 것 자체가 구차한 일 아닌가. 이 후보자에게는 이제 날갯죽지 꺾인 총리가 돼 정치적 잔명을 이어 가느냐 깨끗하게 무릎 꿇고 죽음을 청해 한 조각 자존심이라도 지키느냐의 결단만 남았다. 천산지산 할 것 없다. 결거취(決去就)하라. 옛 선비들은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잘 알았다. 사직소(辭職疏)가 그리운 시절이다. jmkim@seoul.co.kr
  • “지난 2년 고위 당·정·청 회의 두번밖에 안 열렸다”

    “지난 2년 고위 당·정·청 회의 두번밖에 안 열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근혜 정부를 향해 고언을 쏟아냈다. 지난해 정기국회 때의 연설과 비교하면 톤이 확연히 달라졌다. 당시 경제, 민생 살리기와 사회적 대타협을 위한 메시지에 집중하며 청와대와 주파수를 맞췄다면 이번에는 정부를 향해 돌직구를 던지며 당의 역할론에 무게를 실었다. 김 대표는 “정부와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국정 운영의 추진 동력이 약해질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청와대, 정부, 국회 등 국정 운영 파트너들이 모두 막중한 책임감과 의무감을 갖고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과 새누리당 대표 간 정례 회동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정부를 향한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김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고위 당·정·청 회의가 두 차례밖에 열리지 않았다”며 정부의 소통 부족을 지적한 뒤 “당이 주도해 고위 당·정·청 회의를 수시로 열어 국정 현안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풀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은 고도의 행정 능력을 갖춰야 한다” “소신 있게 정책을 집행하고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 “위기의 종이 울리는데 앞장서지 않거나 충분한 고민 없이 정책을 쏟아내고 조변석개하는 행태를 보여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건강보험료 개편안과 관련해 “부처에서 일방적으로 연기를 발표해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면서 “정책에 대한 치열함과 세심함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또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당장 표를 잃더라도 추진해 나가는 인기 없는 정당, 야당에 지는 정당이 되는 길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개헌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유승민 원내대표, 건설적 黨·政·靑 관계 열라

    새누리당이 어제 새 원내사령탑으로 유승민 의원을 선택한 함의는 작지 않다고 본다. 무엇보다 ‘할 말 하는 여당’을 택했다는 점에서 당장 청와대와의 관계에서는 물론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과의 관계를 비롯해 정국 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한다고 할 수 있다. 아는 바대로 유 의원은 당내에서 이른바 ‘원박’(元朴), 즉 원조 ‘박근혜계’ 인물로 꼽힌다. 한때는 ‘친박’이었으나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고 있는 인물이라는 얘기다. 그의 러닝메이트로 새 정책위의장이 된 원유철 의원 역시 대표적 ‘비박’(비박근혜계) 인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절반이 넘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신박’(新朴·새롭게 친박계가 된 인물)으로 꼽히는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 이주영 의원과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 대신 유·원 의원을 택했다는 사실에는 여당이 더이상 박 대통령을 조건 없이 추종하는 집단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집단적 상황 인식이 담겨 있다고 할 것이다. ‘원박’이라 할 수 있는 김무성 대표를 포함해 당 3역이 전원 ‘비친박’인사들로 짜여졌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새누리당의 독립 선언’이라는 평가까지도 나올 법한 일이다. 실제로 유 신임 원내대표는 최근 경선 과정에서도 줄곧 청와대와 여러 현안에 대해 각을 세웠다. ‘당이 주도하는 당·청 관계’를 주창했고, 그 기조 아래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증세 없는 복지’ 기조의 전면적인 궤도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경선 승리 직후 밝힌 당선 소감에서도 그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 “민심과 당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 달라”는 당부를 일성으로 냈다. 지난 2년간 이어져 온 당·청 관계의 변화를 모색할 것임을 천명한 셈이다. 집권 3년째를 맞아 새누리당과의 긴밀한 공조 아래 공공부문 쇄신과 경제 활성화 작업을 강도 높게 추진하려던 박 대통령으로선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가 불편한 존재로 인식될 듯도 하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모두 원내대표 경선 투표에 참여한 것을 보면 ‘박심’(박 대통령의 뜻)이 누구를 향했을지도 짐작이 간다. 이런 저간의 사정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선 박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권력누수)에 빠지게 됐다는 분석까지도 내놓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새롭게 맞이할 당·청 관계를 자신의 국정 운영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불통령’이라는 혹평까지 낳은 지금의 정국 운영 방식을 바꿔 나갈 계기로 삼기 바란다. 국정 지지도가 20%대로 주저앉고, 주요 정책을 놓고 당·정·청이 엇박자를 내는 지금의 국정 난맥이 친박 진영의 굳건한 뒷받침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듯 ‘비박 여당’과의 견제와 공조의 균형이 오히려 국정 운영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역발상을 가져야 한다. ‘노’를 외치는 목소리에 박 대통령이 친숙해진다면 반전의 계기를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유 원내대표 또한 자기 정치를 염두에 둔 청와대와의 소모적 권력 다툼을 경계해야 한다. 국민은 집권 세력 내부의 격의 없는 소통과 민심을 좇는 국정을 원할 뿐 당·청 갈등에 따른 국정 혼란을 원하는 게 아님을 알아야 한다.
  • [새누리 원내대표 유승민] 유승민 “대통령과 자주 만나 불통 문제 해결”

    유승민 신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일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청와대, 당 사이의 불통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유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어떤 점에서 지지받았다고 보나. -대통령도 위기, 공동운명체인 당도 위기다. 의원들의 위기의식, 민심에 대한 반성이 반영되지 않았나 한다. →청와대 매일 만나겠다고 했는데 계획은. -이제까지 당이 같이 들어가 긴밀히 논의하지 못해 인사와 소통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청와대, 정부와 연락해서 당·정·청이 더 자주 소통해 국민들이 실망하는 일을 예방하고 대통령과 청와대, 당 사이 불통 문제를 해결하겠다. →증세, 복지 관련해 야당과의 논의는. -당장 세금을 올릴 생각은 없다. 다만 ‘증세 없는 복지’라는 현 정부의 기조에 대해 국민들은 정직하지 못하다, 이미 세금 올리고 있지 않냐고 꿰뚫고 있다. 인정할 건 하고 우리 당 의원들, 대표와 충분히 논의해 장기 목표를 어떻게 할지, 거기 도달하기 위해 뭘 할지 충분히 논의하겠다. 야당과의 협조는 당연하다. 여야가 세금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면 통과가 안 된다. →선거 중 계파 논란이 계속됐는데. -한번도 친박(친박근혜)계가 아니라고 생각한 적 없다. 이번 선거 의미도 친박, 비박으로 보는 분들이 계시지만 그 구도가 아니었다. 총선 승리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누가 필요한가를 본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저부터 계파 구도에 빠지지 않겠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단독][2월 정국 전망] 與·野·政·靑 동시다발 인물 교체… 치열한 주도권 경쟁

    [단독][2월 정국 전망] 與·野·政·靑 동시다발 인물 교체… 치열한 주도권 경쟁

    ‘2월 정국’을 주목하라. 이달 들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질 당·정·청과 야당의 인물 교체가 곧바로 ‘설 밥상’에 오르며 올 한 해 정치판의 변화를 추동할 역학 관계와 방향성을 드러낼 것이라는 점에서다. 특히 설 민심은 연말 이후 정체됐던 정치를 자극하면서 향후 치열한 정국 주도권 경쟁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 새누리당의 2일 신임 원내대표 선출은 당·청 관계 재정립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오는 8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당 대표와 지도 체제를 출범시키며 4월 재·보선을 첫 시험대로 맞게 된다. 9~10일로 예정된 책임 총리를 표방하는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결과와 이달 내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김기춘 비서실장 거취 등 청와대 후속 인사와 개각도 정치적 휘발성이 만만치 않은 국정 변수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 생일인 2일 대중에게 공개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국회 자원외교 국정조사의 이 전 대통령 증인 채택 여부와 맞물려 연쇄적인 정치·외교적 갈등을 유인하는 도화선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일] 새누리 원내대표 경선 친박 vs 비박… 여권 내 권력 구도 변화 예고 2일 마무리되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는 향후 당·정·청 관계 및 여권 내 역학 구도 변화에 영향을 끼칠 주요 변수 중 하나다. 특히 지난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취임 이후 당·청 간 잦은 잡음이 나오는 상황에서 누가 원내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정책 추진 등을 둘러싼 당·청 간 주도권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이번 선거에서 맞붙은 기호 1번 유승민·원유철 의원 조와 2번 이주영·홍문종 의원 조는 친박근혜계 대 비박근혜계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유·원 의원 조가 청와대와 본격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민심에 좀 더 가까이 있는 당이 당·청 관계를 주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이에 이들 조가 승리할 경우 당이 여권 내 혁신을 주도하는 구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이·홍 의원 조는 당·청 간 협력을 주장하고 있다. 불필요한 잡음보다는 당·청 소통을 강화해 여권 내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기존 이완구 전 원내대표 체제와 비슷한 원만한 당·청 관계가 예상되며, 청와대가 당에 정책 협조를 당부하는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8일] 새정치연 전당대회 6개월 만에 비상위 탈출… 야당성 드러낼까 새정치민주연합은 오는 8일 전당대회를 통해당 지도부를 교체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벗어난다.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합당한 지난해 3월 이후 10개월 만에, 7·30 재·보선 패배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가 무너진 지 6개월 만에 조직과 지도부를 모두 갖추게 된다. 문재인·박지원·이인영 당 대표 후보 모두 공통적으로 ‘선명한 야당성’을 내세우고 있고, 야당성을 드러낼 만한 정국 조성도 예상된다. 청와대 비선 개입 의혹 사건, 연말정산 개편 파문 등으로 인해 박근혜 정권의 리더십이 흔들렸고 이명박 정부의 해외 자원외교 국조, 야당 텃밭 위주의 4월 보궐 선거가 예고되어 있다. 역으로 ‘네거티브 선거전’의 후유증을 추스르고 당내 계파 정리를 하는 일이 새 대표에게 급선무가 될 수도 있다. 재야 진보인사들로 구성된 ‘국민모임’의 신당 추진, 나아가 진보정당 간 통합 논의 등 야권 전체의 재편 움직임도 새정치연합 전당대회 결과와 연계돼 있다. 지난달 29일 국민모임이 신당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 데 이어 30일 원외 진보정당인 노동당의 새 대표로 ‘정의당과의 통합 공약’을 내건 나경채 후보가 선출됐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1일 “정의당은 어떻게든 진보재편 논의를 되는 판으로 만들 책임이 있다”며 의지를 보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9 ~10일] 이완구 총리 후보자 청문회 박근혜 정부 ‘내각·당·청 관계’ 분수령 될 듯 이달 중순쯤 예상되는 ‘이완구 국무총리’의 탄생은 현 정부의 내각과 당·청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 첫 정치인 출신 총리 후보자라는 점이 여·야·정 간의 원활한 소통과 책임총리제 실현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키워 놓았기 때문이다. 당초 정치권은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인 출신 총리 기용을 기피한다고 인식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번에는 3선 의원인 이 후보자를 지명하며 ‘전향된’ 모습을 보였다. 앞서 총리 후보자의 두 번의 낙마 탓도 있겠지만 국회와의 소통에 방점을 찍고 여권에 악화된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따라서 이 후보자가 오는 9~10일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국회 임명동의 절차를 별 탈 없이 통과할 경우 향후 내각 운영과 당·청 관계가 기존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청 간 불협화음이 줄어들 뿐 아니라 총리가 ‘대독총리’라는 오명을 씻어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물론 부동산과 관련한 연이은 의혹 제기로 인해 낙마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만에 하나 이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박근혜 정부는 치명상을 입게 돼 조기 레임덕(권력 누수현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초~중순] 청와대 개편·개각 김기춘 교체 여부·신임 비서실장 후보에 관심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이래 진행 중인 청와대 개편과 개각 역시 정국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이다. 특히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교체 시점과 신임 비서실장이 누가 되느냐가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김 실장은 지난해 세월호 사고 이후 시도됐던 국무총리 교체 과정에서 빚어진 후보자 낙마와 추가 인사 추천 실패, 거듭된 인사 검증의 실패, 정윤회 사건에 대한 대처 미흡, 각종 정책 혼선 등 드러난 문제들에 대해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떠나는 만큼 정국의 흐름을 바꾸는 데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여권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이미 새 국무총리 내정, 청와대 조직개편과 수석비서관 교체 등이 단행됐음에도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한 것도 민심이 ‘책임 소재’를 어디에 두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방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 실장은 재임 기간 ‘정치의 영역’을 축소시킴으로써 청와대 비서실에 ‘불통’ 이미지를 더한 측면이 있는 만큼 여당을 포함한 정치권 전반 및 내각 등과의 원활한 소통 능력이 신임 비서실장의 전제 조건으로 꼽힌다. 개각은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청문회 이후인 이달 중순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개각의 폭과 인선에 박 대통령의 정국 운용 방향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18~20일] 설 연휴 설날 ‘밥상 민심’ 촉각… 정치권 여론전 나서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의 ‘밥상머리 민심’도 정치 지형을 좌우할 요소 중 하나다. 뿔뿔이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나눈 정치 화두가 전국으로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매년 여야 정치권이 설날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정책 홍보물 배포’, ‘귀성 인사’ 등 여론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올해는 설날을 앞두고 ‘이완구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연말정산 논란’ 등이 최대 이슈로 ‘밥상머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신용카드사 개인정보유출’ 문제와 ‘조류인플루엔자’(AI), ‘6·4 지방선거’ 등이 설날 민심의 최대 화두로 꼽혔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오는 8일 새롭게 선출되는 당 대표를 중심으로 전선을 형성해 대여 견제력을 강화하고, 새누리당은 당·청 관계를 새롭게 정립,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동력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윤희웅 민 여론분석센터 센터장은 “최근 박근혜 정부에 대해 악화된 여론이 회복의 기류로 갈지, 악화된 흐름이 그대로 이어질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정권을 뒷받침하던 장년층인 50~60대의 지지율 회복을 놓고 여야가 각자의 노력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광장] 연말정산 파동과 대통령 지지율 30%/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연말정산 파동과 대통령 지지율 30%/문소영 논설위원

    지난해 8월 초 대구 출신의 50대 후반인 중소기업 사장을 만나 “대구·경북(TK)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져야 청와대가 정신을 차릴 거다”라는 이야기를 쏟아냈다. 세월호 참사로 어수선한 정국을 돌파하려고 청와대가 총리 교체 등 개각을 시도했는데 국민의 눈높이나 정서에 맞지 않았던 탓에 ‘인사 파동’이 벌어지던 때다. 대통령 지지율은 40% 초반에서 꼼짝하지 않고 버텼다. 2012년 12월 19일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그 사장은 “저는 인사파동을 겪으면서 긴가민가한데 아내는 조금만 비판해도 저를 꼬집습니다”라며 40% 아래로 지지율이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당시 청와대가 총리 후보자를 2명이나 제시했지만, 사표를 썼던 정홍원 총리가 도로 유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책임지는 공직자는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바윗돌같이 단단했다. 지역으로는 TK가, 연령으로는 50대 이상에서 탄탄했다. 경제민주화와 같은 주요한 대통령 공약이 무산됐고 국가정보원의 간첩 증거조작 사건 등이 불거진 가운데, 추가적인 악재가 발생해도 지지율 40%가 유지됐다. ‘대통령의 변화’는 어렵다는 의미였다. 그 반석 같은 지지율에 균열이 갔다. 지난해 11월 말에 청와대 공직기강실에서 흘러나간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동 탓이다. 초기에 대통령과 청와대 대변인이 ‘찌라시’라며 진화했고, 이에 맞춰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양상으로 흐르자 국민 대부분은 검찰의 조사 과정을 크게 신뢰하지 않았다. 그 결과 12월 3주차 갤럽의 여론조사에 대통령 지지율이 37%로 나타났다. 국민은 그래도 대통령을 다시 믿었다. 연말·연초 다시 반석의 지지율인 40%로 올라간 것이 그 징표다. 국민은 대통령의 2015년 신년 기자회견에 주목했다. 그러나 기대가 깨졌다. 대통령은 문건 파동과 관련해 “검찰이 과학적인 기법까지 총동원해 철저하게 수사한 결과 모두 허위이고 조작됐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했고, “세 비서관을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단호하게 문제 있는 인사들을 방어했다. 그뒤 대통령 지지율은 35%까지 추락했다. ‘청와대 문고리 3인방’에 대한 인적 쇄신 요구가 무시된 것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이 반영된 거다. 특히 새로운 내용도 거의 없었던 신년 기자회견은 하지 않은 만도 못했는데 ‘불통 대통령’의 이미지가 더 부각됐다. “대면 보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라며 대통령이 장관에게 질문하는 TV 생중계 장면은 청와대 춘추관 현장에서는 웃음이 터졌지만, 그 장면을 보고 아연실색한 국민은 적지 않다. 특정 지역 편중 인사 비판에 대해서는 “최고의 인재를 얻는 것은 지역과 관계없다”고 했다. 국가 인재는 TK와 부산·경남(PK)에만 있단 말인가. 만약 신년 기자회견 이후 대통령의 해외순방이 있었더라면 대통령의 지지율은 다시 40%로 올라갔을지도 모른다. 복병이 있었다. ‘13월의 월급’이라는 연말정산이었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말처럼 거위 가슴 털을 알아챌 수 없도록 뽑아내는 데 실패했다. 지지율이 35%에서 1주일 만에 5% 포인트 하락한 30%로 급락했다. 연말정산 파동은 예견됐던 파동이다. ‘증세 없는 복지’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고, 세수가 부족하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었다. 어느 계층에서라도 뽑아서 채워야 했다. 그 대상이 이자 소득이 2000만원 이상의 부자나 500조원의 유보금을 깔고 앉아 있는 대기업이 아니라 손쉽게 추출할 수 있는 ‘유리지갑’의 월급쟁이인 탓에 폭발했다. 특히 정부는 연봉 5500만~7000만원 구간은 2만~3만원 정도 세금이 늘어날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는 이와 달랐다. 대통령 지지율 30%가 발표된 23일 청와대는 인적 쇄신안을 서둘러 발표했다. 대통령을 ‘각하’라고 불러 구설에 오른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국무총리로 내정했다. ‘문고리 3인방’은 역할을 세부 조정했다. 제2부속실을 없애고 안봉근 비서관은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옮겼다. 이재만 총무비서관은 청와대 인사위원회에서 배제했다. 이런 미세조정 수준의 인적 쇄신안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할지는 잘 모르겠다. 30% 안팎의 지지율로는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가 없다는 사실은 역대 대통령들이 보여 줬다. 대통령이 더 많이 변해야 대한민국이 변할 수 있다. symun@seoul.co.kr
  • [사설] 이완구 내정자, ‘직언총리’로 소통정부 만들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정홍원 국무총리 후임으로 내정한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은 소통을 핵심에 두고 있다고 여겨진다. 당장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환영의 뜻을 나타낸 데서 보듯 그가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누구보다 야당과의 대화에 힘을 쏟아온 인물인 만큼 향후 정부와 국회의 원활한 대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인선임은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물론 그가 충청권 출신이라는 점에서 내년 4월 20대 국회의원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지역 민심과 여권 내 대선 구도까지 염두에 둔 원려(遠慮)가 없지 않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끝을 모르는 민심 이반의 다급한 여권 현실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소통과 화합이 우선적인 고려 사항이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문제는 과연 이 총리 내정 하나만 갖고 지금의 국정 난맥을 헤쳐 나갈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어제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율은 현 정부 들어 최저점인 30%로 내려앉았다. 일주일 사이 5% 포인트나 떨어진 것으로, 이젠 박 대통령 골수 지지층에서마저 이탈 행렬이 시작된 셈이다. 올 한 해 경제 활성화와 남북 관계의 일대 전환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박근혜 정부로서는 외려 민심 악화에 따른 국정동력 상실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연말정산 세액 공제 논란이 지지율 하락의 일시적 요인일 수는 있으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실상이 어떠하든 현 정부, 특히 박 대통령이 눈과 귀를 막은 채 일방 독주의 불통 국정을 펴고 있다는 인식이 나라 전반에 걸쳐 확산되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지금의 국정 난맥이 정홍원 현 총리 한 사람으로 인해 빚어진 게 아니며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핵심 집권세력이 책임을 져야 한다면 이를 풀기 위한 해법은 자명하다. ‘이완구 카드’에 담긴 소통 의지를 올바로 구현해 낼 구조와 박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직언하고 의연하게 반대할 수 있는 환경을 여권 내부에서부터 갖추는 일이다. 이 총리 내정자 스스로 “야당과 소통하고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총리가 되겠다”고 다짐했고, 실제로 이를 실천하려 노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안타깝게도 열쇠는 그가 아니라 박 대통령이 쥐고 있다. 박 대통령이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이 내정자 10명이 달려가 ‘노’(NO)라고 외친들 막힌 정국을 뚫는 데는 별무소용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후임 인선이 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박 대통령은 자신이 아니라 국민의 비서실장을 곁에 두기 바란다. 자신보다 청와대, 청와대보다 정부, 정부보다 국회, 특히 새누리당보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편안하고 가깝게 느낄 인물을 찾아 비서실장에 앉혀야 한다. 그리고 그를 대통령 자신의 뜻을 하명하는 통로가 아니라 여야 정치권과 국민의 뜻을 모아 자신에게 전달하는 창구로 삼아야 한다. 신설된 특보단의 일부를 어제 분야별 외부 전문가로 꾸려 청와대의 정책 기능을 강화했으나 이것으론 부족하다. 남은 특보단 인선에서라도 정무적 감각과 소신을 갖춘 인사를 충원해야 한다. 후속 정부 개각에서도 소통을 키워드로 한 통합형 인사를 발탁함으로써 실질적인 탕평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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