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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윤선·김재수 임명 강행’에 국민의당 박지원 “朴대통령 고집불통”

    ‘조윤선·김재수 임명 강행’에 국민의당 박지원 “朴대통령 고집불통”

    각종 ‘특혜·도덕성’ 논란으로 야당의 ‘부적격’ 지적에도 불구하고 조윤선(문화체육관광부)·김재수(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중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원래 박 대통령은 국회를 무시하는 분 아닌가. 한마디로 고집불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한다고 하면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 새누리당의 지도부는 야당에게 이렇게밖에 할 수 없다라는 사전 전화 한마디는 해야 된다. 아무런(전화가 없었다)···”이라면서 “아무 소리 않고 있다가 뒤통수 딱 쳐버리는 게, 과연 대통령이, 청와대가, 새누리당이 협치하자? 이 태도가 저는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어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실을 점거하면서까지 강하게 반발한 정세균 국회의장의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회사와 관련해서는 “청와대에 맹목적 충성을 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또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국회에서 몸싸움 하는, 소위 좀 막말로 표현을 하자면 ‘동물국회’는 사라졌는데 집권여당이, 제1당이 그렇게 뭐 몇 분은 술도 먹고 그랬나 보다”라면서 “그래서 멱살잡이까지 했는데 이번에 국회 특권 내려놓기에 멱살잡이도 내려놔야 한다”며 국회의장실을 경호하던 경찰의 멱살을 잡아 경찰들로부터 고발 위기에 직면한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을 힐난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드피플+] 분리수술한 샴쌍둥이, 무럭무럭 커 학교가다

    4년 전인 지난 2012년 영국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병원. 당시 산모 안젤리아 포모사는 임신 34주 만에 제왕절개로 일란성 쌍둥이 딸을 출산했다. 이 출산이 언론의 관심을 받은 것은 쌍둥이가 20만 분의 1의 확률로 태어난다는 샴쌍둥이었기 때문이다. 각각 로지와 루비라는 이름을 가진 두 딸은 서로의 장이 붙어있는 상태로 태어났고 의사는 생존확률 20%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내렸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건강하게 자란 로지와 루비가 9월 학교 생활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이미 똑같은 색깔의 교복을 맞춰 입고 학교 생활에 부풀어 있는 로지와 루비는 4년 전만 해도 건강은 고사하고 목숨조차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엄마 안젤리아가 샴쌍둥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안 것은 임신 16주차 때 였다. 엄마는 "의사는 아기들이 유산되거나 출생 시 사망하거나, 무사히 태어나더라도 분리수술 후 살아남기 힘들다는 진단을 내렸다"면서 "그 이야기를 듣고 무섭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화가 났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진단에도 포모사 부부는 아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출산을 마친 몇시 간 후 5시간에 걸친 분리수술에 들어갔다. 엄마는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마치 100만 년 처럼 느껴졌다"면서 "아기들을 품에 안고 집에 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렇게 낮은 생존확률 속에서 태어나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로지와 루비는 무럭무럭 자라 이제는 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엄마는 "정말 시간이 쏜살 같이 지나갔다"면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 학교에 갈 지 4년 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다"며 웃었다. 이어 "두 딸이 모두 고집불통으로 성격도 매우 비슷하다"면서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친구들과 뛰어놀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농성 사태 28일 돼서야 학생들과 대화한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농성 사태 28일 돼서야 학생들과 대화한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학내 본관 점거 농성 사태 28일째인 24일 재학생들과 처음으로 공식적인 대화 자리를 마련했다. 이화여대는 이날 낮 3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홀 이삼봉홀에서 소통과 학내 안정화, 학교 발전 등에 대해 학생들과 논의하는 ‘총장과의 열린 대화’를 2시간 30분 동안 진행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비공개로 이뤄진 이날 행사에는 최 총장과 부총장 등 학교 관계자와 약 40명의 재학생이 참여했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오고 갔다. 최 총장은 ‘농성 현장에 경찰 투입을 요청했는가’라는 질문에 “감금자 구조를 위해 경찰에 공문을 보냈지만 (출동하는 경찰관) 규모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소환 통보받은 학생들에 대한 대응’ 질문에는 “탄원서와 호소문을 경찰에 제출했고 법대 교수와 동문 등을 통해 법률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총장이 재학생과의 대화 행사를 하는 동안 일부 학생들은 행사장 밖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진실 해명을 요구합니다’, ‘면대면 강요는 대화가 아닌 폭력입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또 행사가 끝나고 퇴장하는 최 총장을 향해 일부 학생들은 “사퇴해주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최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본관에서 농성하는 학생들은 “총장 사퇴가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주지 못하지만 불통·불신·기만과 경찰 병력 투입 등으로 얼룩진 과거 위에서 어떤 희망의 싹도 자라날 수 없기에 사퇴를 요구한다”고 거듭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이화여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2차 성명을 내고 교수 191명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성명에는 130명(명예 교수 2명 포함)이 기명으로,61명이 무기명으로 참여했다. 비대위는 성명서에서 “소통 부재와 일방적 리더십으로 현 사태를 초래하고 공권력까지 투입해 학생의 자존감과 교수의 권위를 실추시킨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 총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지난달 28일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한 달 가까이 본관 점거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3일 최 총장이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 철회를 밝혔지만 학생들은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정현 독단적 인사, 당내서도 시끌

    이정현 독단적 인사, 당내서도 시끌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독주’(獨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권에 자욱이 번지고 있다. 지난 9일 대표 당선 이후 10일이 지나면서 ‘허니문’ 기간도 끝나가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최근 첫 당직 인선 과정에서 주변의 권유를 수용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들과는 이렇다 할 협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국민공감전략위원장과 디지털정당위원장에 임명된 김성태 의원과 주대준 경기 광명을 당협위원장이 모두 친박(친박근혜)계 인사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초 약속했던 ‘탕평 인사’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이 대표가 인사를 다소 독단적으로 강행하는 것에 명분은 있다. 8·9 전당대회 과정에서 집단 지도체제가 단일 지도체제로 바뀌면서 대표의 인사 권한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전 대표는 주요 당직에 대한 추천권만 가졌고 임명은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당 대표가 최고위원과의 ‘협의’만 거치면 임명할 수 있다. 한 당직자는 “협의는 사실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 대표가 임명하면 그만이다”면서 “당헌이 개정되면서 당 대표의 인사권에 대해 최고위원이 왈가왈부할 수 없는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당 안팎에선 뒷말이 무성하다. 수도권의 한 비박계 3선 의원은 19일 “대표가 된 지 얼마 안 됐으니 일단 지켜보겠다”면서도 “이렇게 나가다간 큰코 다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박계 진영에서도 “소통의 아이콘을 자임하던 이 대표가 불통의 아이콘이 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대표의 인사가 ‘전횡’으로 흐를지 아니면 ‘소통·탕평 인사’가 될지는 조만간 있을 사무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 홍보본부장, 당무감사위원장, 여의도연구원장 등 인선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소통 행보에 주력했다. 당 원로인 상임고문단과 취임 후 첫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원로들은 이 대표에게 당 운영 방향과 관련해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靑, 우병우 정면돌파] 野 “靑, 특감 물타기 중단하라”

    [靑, 우병우 정면돌파] 野 “靑, 특감 물타기 중단하라”

    야권은 19일 청와대가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 내용 유출 의혹을 강하게 문제 삼은 것에 대해 “적반하장이자 물타기”라고 비판하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해임을 거듭 촉구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특별감찰관이 위법한 정황이 상당하다고 판단해 수사를 의뢰했는데, 이 정도면 이제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가 정정당당하게 수사를 받으라고 대통령이 우 수석에게 권유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이 특별감찰관이 한 언론사에 감찰내용을 유출했다는 의혹 보도에 대해 “중대한 위법행위이자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히자 우 원내대표는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다. (청와대가) 특별감찰관과 싸울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당 민주주의 회복 태스크포스(TF)팀 소속 의원들은 “청와대의 입장은 우 수석을 구하기 위해 채동욱 검찰총장, 유승민 원내대표에 이은 ‘찍어내기’를 또다시 시도하고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통령께서도 더이상 불통을 고집할 게 아니라 오늘 중에 해임하는 게 우병우도 살고, 우병우 가족도 살고, 검찰도 살고, 특히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바늘로 찌르겠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우 수석이 주말 전에 거취를 정리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내놨다. ‘우병우 의혹’의 공이 검찰로 넘어간 상황에서 특검 가능성도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우 원내대표에게 먼저 국회 운영위를 소집해 우 수석을 나가게 하고, 검찰이 미진할 때 특검을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도 “박 비대위원장과 검찰수사 초동 단계는 지켜보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지 않거나 수사가 미진하면 그때 특검을 얘기해 보자는 정도로만 얘기했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靑 ‘감찰 내용 유출’ 이석수 맹공···野 “채동욱·유승민에 이은 찍어내기”

    靑 ‘감찰 내용 유출’ 이석수 맹공···野 “채동욱·유승민에 이은 찍어내기”

    청와대가 우병우 민정수석에게 제기된 각종 ‘특혜 의혹’은 외면한 채 대통령 소속의 이석수 특별감찰관에게 제기된 ‘감찰 내용 유출’ 의혹을 문제삼으며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밝히자 야권이 “우 수석 수사의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사실상 청와대가 ‘이석수 찍어내기’에 나선 것이라면서 우 수석의 즉각 해임을 거듭 촉구했다. 특히 야권은 이번 청와대의 대응에 대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을 밀어붙였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 박근혜 정부 대선 공약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 이은 ‘찍어내기 사태’이자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로 규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청와대가) 특별감찰 행위 자체를 의미 없게 만들려는데 국민 상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냐”면서 “검찰을 관장하는 민정수석이 현직을 유지하면서 온전한 수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국민 상식에 맞는 결정을 해달라”고 우 수석 거취 정리를 촉구했다. 이 감찰관은 전날 직권남용과 횡령 등의 혐의로 우 수석에 대한 수사 의뢰서를 대검찰청에 보냈다. 이 감찰관은 지난달부터 우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을 통한 세금 회피 및 재산 축소 의혹, 우 수석 아들의 의경 ‘보직 특혜’ 논란 등을 감찰해왔다. 더민주의 우상호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발표 직후 취재진에게 “(청와대가)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며 “(청와대가) 특별감찰관과 싸울 문제는 아니다. 우 수석이 결백하더라도 이젠 조사를 받아 결백을 입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여당 원내대표(정진석)까지 그만두라고 하는 판에 어떻게 버티느냐”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열린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 감찰관의 용기 있는 수사 의뢰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대통령도 더 불통의 고집을 할 게 아니라 오늘 중 해임하는 게 우 수석도 살고 검찰도 사는 길”이라며 청와대의 대응을 ‘엉터리 같은 수작’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우 수석이) 오늘 견딜 수 있겠느냐”면서 “(청와대도) 결국 (우 수석을) 왼발로 찰 것 같다. 우린 계속 바늘로 찌르고 있고 죽을 때까지 찌를 것”이라고 말했다. 두 야당은 전직 검찰 출신인 우 수석에 대한 현 검찰 수사가 부실하게 진행될 경우를 전제하며 ‘특검’ 추진에 나설 방침이다. 우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박 비대위원장을 아침에 잠깐 만나 상의했는데 검찰수사 초동 단계는 지켜보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지 않거나 수사가 미진하면 그때 특검을 얘기해보자는 정도로만 얘기했다“고 전했다. 박 비대위원장도 회의에서 ”우 원내대표와 검찰 수사가 미진할 때 특검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데 대체로 합의를 봤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지원, “우병우 수사, 우사인볼트처럼 신속하게 해야”

    박지원, “우병우 수사, 우사인볼트처럼 신속하게 해야”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9일 “검찰은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수사의뢰에 대해 ‘우사인 볼트’식으로 신속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청와대에서 민정수석 완장을 차고 황제 감찰을 받았지만, 이제 검찰 출두를 할 때는 그럴 수 없다”고 우 수석의 사퇴를 촉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도 더는 불통으로 고집할 게 아니라 특별감찰관의 수사의뢰를 검토해 오늘 중으로 우 수석을 해임하라”면서 “그래야 우 수석도, 우 수석 가족도, 검찰도 살고, 대통령의 국정수행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청와대의 특별감찰관 비판에 대해 “본말은 간데 없고 이제 이 감찰관이 어떻게 감찰 내용을 외부로 유포시켰느냐에 초점을 맞춰서 조사하겠다는 엉터리 수작을 청와대가 또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사설] 소폭 개각이었지만 국정 쇄신 계기로 삼아야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3개 부처 개각을 단행했다. 4·13 총선 참패 이후 집권 후반기의 국정 운영을 위한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개각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기대가 컸지만 결과는 소폭 부분 개각에 그쳤다. 공격적인 국정 운영보다는 안정적인 성과 중심의 국정 관리 쪽에 무게를 뒀다. 내용과 규모에서 최소에 그친 탓에 특징을 찾기가 어렵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환경부 장관에 조경규 국무조정실 2차장을 내정했다. 4명의 차관급 인사도 함께 실시했다. 그러나 진경준 검사장의 인사 검증 실패를 비롯한 갖가지 의혹에 휩싸여 특별감찰까지 받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이런 까닭에 야권이 “국정 쇄신 의지와 거리가 먼 오기, 불통, 찔끔 개각”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조만간 후속 인사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박 대통령은 이번 개각을 통해 임기 말 국정 운영의 원칙과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하지만 총선에 따른 민의를 충분히 수용하고 공직 기강을 다잡기 위한 최선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1일 박 대통령에게 건의한 ‘탕평·균형·소수자 배려’, 즉 안배 인사와도 거리가 멀다. 조윤선 후보자는 여성 배려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현 정부에서 이미 여성가족부 장관과 정무수석비서관까지 맡았던 데다 4·13 총선에 나섰다가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지만 측근 중의 측근이다. 김재수 후보자는 경북 영양, 조경규 후보자는 경남 진주 출신으로 전·현직 관료다. 측근 및 관료 출신들의 포진을 통한 친정체제 강화나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의 의중은 인적 개편으로 정국을 돌파하기보다는 현행 내각의 보완을 통해 지금껏 진행해 온 국정 과제의 결실을 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임기 말 레임덕(권력누수) 차단에 효과적이라는 판단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현 정권 출범 때부터 함께해 온 윤병세 외교부 장관, 창조경제를 이끄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사드 배치 문제를 다루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유임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외교안보, 창조경제 정책을 비롯한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개혁을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추진하는 동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그제 광복절 경축사에서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함께 가자’는 공동체 의식으로 함께 노력하면 우리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8·16 개각은 끝났다. 비록 소폭이지만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는 인사들로 새 진용이 짜였다. 이제 얽히고설킨 국정 현안을 풀어 가는 데 전념해야 할 때다. 박 대통령은 또한 국민이 ‘할 수 있고, 함께 나가도록’ 공감할 수 있는 비전을 보여 줘야 한다. 그래야 소폭 개각에 대한 의미가 살 수 있다.
  • 3개 부처 개각…‘여소야대’ 첫 장관 청문회, 날카로운 검증 이어질 듯

    3개 부처 개각…‘여소야대’ 첫 장관 청문회, 날카로운 검증 이어질 듯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3개 부처 개각을 단행함에 따라 20대 국회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달 중 열릴 전망이다. 김재형 대법관 후보자와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각각 오는 18, 19일 개최될 예정이지만,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20대 국회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여소야대로 재편된 20대 국회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착수하는 만큼 야권이 날카로운 검증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집권 후반기 안정적 국정 운영에 초점을 맞춰 조윤선 문체장관ㆍ김재수 농림장관ㆍ조경규 환경장관 후보자 등 정치인과 정통관료 출신 인사로 개각 진용을 짰다. 조 문체장관 후보자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여성가족부 장관을 맡으며 한 차례 청문회 문턱을 넘은 바 있고, 국회의원과 정무수석을 거치며 여의도 정치권과 꾸준히 소통해왔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 농림장관 후보자는 농림수산부 사무관으로 시작해 농림축산식품 분야에서만 40년 가까이 경력을 쌓았고, 조 환경장관 후보자도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30년 공직생활을 한 정통관료라는 점에서 청문회 과정에서 돌발 악재가 불거지진 않을 것이라는 게 관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특히 청와대 안팎에선 개각 대상자에 대한 사전 검증을 우병우 민정수석이 총괄한 만큼 소폭 개각임에도 불구하고 후보자 선정 작업을 어느때보다 신중하게 진행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여기에는 우 수석에 대한 각종 의혹 보도를 계기로 야권이 일제히 우 수석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일각에선 우 수석이 작년 1월 임명 이후 진행된 크고 작은 개각에서 낙마자가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로 작년 2월 통일ㆍ국토ㆍ해수부 장관 및 금융위원장 교체, 5월 황교안 총리 지명, 경제부총리와 사회부총리 등 정치인 출신 장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총선용 순차 개각 등에서 후보자들은 무난히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야권은 일단 이번 개각에서 국정쇄신 의지나 국민과의 소통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하면서 청문회 과정이 간단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경 대변인은 “이번 ‘우병우 검증개각’은 한마디로 불통개각이다. 앞으로 청문회 과정이 험난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전혀 의미가 없는 인사다.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공세를 예고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도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친 눈속임성 개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야권의 무분별한 공세를 방어하고 최대한 인사청문회의 기본 원칙에 입각해 후보자 자질을 검증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인사청문회는 후보의 능력·자질·도덕성을 검증하는 자리인 만큼 이런 부분을 철저히 따져볼 것”이라며 “하지만, 야권의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정치 공세가 있다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野, 3개 부처 개각에 “쇄신과 거리 먼 불통개각···우병우 교체해야”

    野, 3개 부처 개각에 “쇄신과 거리 먼 불통개각···우병우 교체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한 일부 부처 개각에 대해 야권은 “국정 쇄신 의지와 거리가 먼 ‘불통 개각’, ‘돌려막기식 개각’”이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야당은 이번 개각에서 각종 ‘특혜 논란’에 휩싸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교제되지 않은 점을 문제삼았다. 더불어민주당의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국정쇄신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기대를 ‘소폭개각’, ‘시늉내기 개각’으로 회피하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을 갖게 한다. 이번 인사는 한마디로 불통인사”라면서 “무엇보다 우 수석의 해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던 점은 믿기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번 개각에서 발탁된 인물 개개인은 나름대로 정무적 감각과 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기는 하다”면서도 “모두 우 수석의 검증을 거쳤을텐데,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 검증한 사람들을 어떻게 국민에게 제시할 수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더민주는 정상적 국정운영에는 얼마든지 협조할 자세가 돼있지만, 국민과 야당의 요구를 이렇게 무시하고 야당의 협조와 국정의 정상적 운영을 기대하고 요구한다면 그것이 실현되기는 어렵지 않겠는가”라며 “임기 후반기, 특히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제대로 운영될 것인지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손금주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한마디로 국정 쇄신도, 민심 수렴도, 지역 탕평도 없는 ‘3무(無) 개각’”이라며 “쇄신과는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돌려 막기 식으로 장관 몇 자리 바꾸는 ‘찔끔 개각’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손 대변인은 “이번 개각은 총선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고 국민이 요구한 대로 전면 개각을 통해 인적 쇄신을 도모하는 계기로 만들었어야 했는데,박 대통령은 국민의 이러한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면서 “레임덕으로 가는 고속열차에 올라 탄 것이 아닌지 참으로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손 대변인은 또 “민심의 지탄을 받아온 주요 부처 장관들이 이번 개각에서 모두 쏙 빠졌고, 특히 국민이 그토록 열망하는 우 수석이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해임 또한 배제된 점은 국민을 더욱 허탈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보고서 공개 꺼리는 한국은행…불통 이미지 바뀔까

    경제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김모(35) 씨는 최근 한국은행 인터넷홈페이지를 찾았다가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업 구조조정에서 사회적 논란이 컸던 ‘양적완화’에 관한 자료를 검색했지만, 기대만큼 정보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김 씨는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고찰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읽고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양적완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시행한 국채 매입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말한다. 보고서는 각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을 소개하고 양적완화로 인한 금융시장 기능 저하, 부의 불평등 심화 등 잠재적 위험성을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는 정책금리 인하 여력이 있는 만큼 양적완화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최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한국은행의 금융지원은 양적완화라기보다 구제금융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한은은 지난 4·13 총선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양적완화 논란이 불거지고 나서 관련된 보고서를 일절 내놓지 않고 있다. 외부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해 몸을 사리는 듯한 한은의 소극적 태도는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금통위원은 “주요국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그 결과를 일반 국민에게 알기 쉽게 전달해달라”고 당부하고 중앙은행의 정책 원칙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주문했다.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금통위에서 지적이 나왔음에도 한은은 사실상 입을 닫고 있었던 셈이다. 한은은 양적완화 논란과 직접 관계된 중앙은행으로서 민감하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선진국 사례 등 객관적 정보만 국민에게 충분하게 제공했더라도 양적완화를 둘러싼 소모적 논란은 줄어들었을지 모른다. 이처럼 한은이 자료 공개에 인색하면서 참고할 만한 보고서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정기적인 경제 통계와 금융안정보고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이외에도 ‘BOK 경제연구’, ‘BOK 경제리뷰’, ‘BOK 이슈노트’ 등의 보고서를 수시로 발표하고 홈페이지에 올린다. 그런데 비정기적인 보고서가 올해 눈에 띄게 줄었다. BOK 경제연구는 올해 들어 11호까지 발간됐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 21호의 절반에 불과하다. 올해 발간된 BOK 경제리뷰는 지난 5월 ‘국내 금융·실물 부문간 연계구조의 특징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 한 개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개와 비교된다. BOK 이슈노트도 올해 5개가 발행되는 데 그쳐 작년 같은 기간 7개보다 2개 적다. 지난 7월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은 “경제 주체들의 이해를 높이고 정책당국의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분석자료를 대외에 적극적으로 공개하라”고 한은에 주문했다. 한은이 폐쇄적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따끔한 비판에 이주열 한은 총재의 고민도 커진 모양새다. 이 총재는 지난 11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분석자료나 경제 정보, 나아가 한국은행의 관심 사항, 역점 사안 등에 대해서도 가능한 한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가 ‘변화’를 공언함에 따라 앞으로 한은이 수준 높은 현안 보고서를 많이 발표할지 주목된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박사급 인력을 많이 보유한 한은이 논란에 휘말릴까 봐 책임 있는 정책 보고서를 별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한은 지도부의 인식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열린세상] 위기의 순간에 더 중요한 ‘소통’/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위기의 순간에 더 중요한 ‘소통’/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소통과 공감’이라는 방송이 있을 만큼 소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한 국가, 사회, 조직, 개인 등 모든 영역에서 큰 문제부터 작은 문제에 이르기까지 ‘소통’의 중요성은 늘 따라다닌다. 홍보실과 대변인실이 주요 부서로 자리매김되고, 정책에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대변인실이나 홍보실을 통해 ‘소통’의 장을 최대한 빨리 여는 것이 기본이 될 만큼 위기관리 측면에서도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나아가 일촉즉발의 위기 순간에도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핫라인’을 만드는 것도 바로 ‘소통’의 중요성 때문이다. 바로 소통의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모든 비판에는 항상 ‘불통’의 문제가 뒤따른다. 최근 사드 도입을 둘러싼 비판에도 ‘소통’ 문제가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 정부와 국민, 여당과 야당, 국방부와 성주군, 대변인실과 기자 등 모든 영역에서 ‘소통’ 문제가 연일 제기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어떤 정부도 ‘소통’과 관련해 뭇매를 맞지 않은 정부가 없었다. 정부가 발표해 왔던 정책들 뒤에는 늘 ‘소통’의 문제가 뒤따랐다. 그때마다 정부는 홍보의 기능과 역할을 강조하고 확대하고, 많은 시간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할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이 불통이라는 비판과 함께 사회는 소통을 항상 갈급해 왔다. ‘소통의 부재’는 왜 해결되지 않는 것인가. 먼저 ‘소통의 충분성’ 문제를 제기해 볼 수 있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구글 운영과 관련해 한두 번 말하면 바빠서 귀 기울이지 않고 몇 번을 말하면 그제야 무슨 소리가 들렸다고 반응하고 열다섯 번, 스무 번 정도 반복해 지칠 정도가 되면 알아듣는다며 ‘지나친 소통’이란 없다고 한다. 또한 한 연구에 따르면 주어진 정보를 완전히 받아들이는 것은 30% 정도이고, 70%는 정보의 일부만 받아들이기 때문에 기업 경영자들은 70%와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고 한다. 즉 전달자로서 생각하는 충분성과 수용자로서 받아들이는 충분성 간에는 큰 갭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정부가 주변국과 국내에 아무리 충분히 설명했다고 할지라도 수용자로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둘째, ‘소통의 목적’이 간과되는 문제가 있다. 소통을 하는 이유는 바로 서로 막힘 없이 통하는 것, 즉 ‘공감’을 하기 위해서다. 인간에게 입이 하나, 귀가 둘이 있는 이유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 더 잘하라는 탈무드 이야기처럼 소통의 장애물을 제거해 나가는 데는 전달자나 수용자 모두 서로 견해를 잘 들어야 한다. 아무리 소통의 횟수를 늘린다고 해도 내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한다면 소통은 겉돌 수밖에 없다. 상호 공통분모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드 배치 결정 발표에 앞서 배치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됐었는가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이 없다면 사드 포대를 배치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북한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핵과 미사일을 고도화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이러한 상황하에서 우리가 빠른 시일 내에 취할 수 있는 군사안보적 조치는 무엇인가. 물리적 대응 수단을 갖추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사드 배치도 이러한 맥락에서 선택된 자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드 배치가 정쟁의 문제, 외교의 문제로 발전한 데는 ‘상호 공감’의 문제가 크지 않았나 싶다. 중국과의 관계나 성주 군민들과의 관계 등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된 ‘공감’을 이끌어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신뢰’가 기저에 흐르지 않는다면 ‘공감’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 어쩌면 소통의 문제는 ‘불통’이 아니라 ‘불신’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소통이 안 되기 때문에 불신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소통과 신뢰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그러나 더 엄밀히 들여다보면 국가나 조직, 그리고 개인 모두 자기의 경험과 세계관이 고착된 인지도(cognitive map)에 따라 정보를 처리해 나간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내가 상대방과 다른 렌즈를 갖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상대방에게 열린 자세로 소통을 하고자 하는가다. 바로 상대방에 대한 신뢰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소통’ 문제에는 ‘공감’과 ‘신뢰’의 문제가 더 크지 않았나 싶다.
  • [사설] 당·청 관계 재정립에 이정현號 성패 달렸다

    새누리당의 이정현 대표 체제가 공식 출범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이 대표를 비롯해 총선 공천 과정에서 ‘진박(진정한 친박) 감별사’ 별칭을 얻었던 조원진 최고위원, 충청권 대표 친박 이장우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를 친박계 인사들이 장악함에 따라 일각에선 ‘도로 친박당’이란 비판도 나온다. 이 대표는 그제 수락 연설을 통해 “지금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에는 친박, 비박, 그리고 어떤 계파도 존재할 수 없음을 선언한다”고 했지만 강력한 솔선수범이 없다면 공허한 말장난에 그치고 말 것이다. 사실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도 새누리당의 고질적 계파 갈등은 극명하게 드러났다. 비박계는 단일 후보를 만들어 가며 친박계의 총선 패배 책임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총선 참패 후 외부 인사들을 영입해 구성한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계파 해체를 공식 선언했지만 오히려 계파 실력자들이 세몰이 등을 통해 계파 갈등을 조장해 온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파국·분당도 불사할 듯 감정적 대결로 치달았던 두 계파의 누적된 앙금을 하루속히 걷어 내는 것이 이정현호(號)의 최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친박계 일색의 새 지도부가 과연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헌정 사상 최초의 호남 출신 보수 여당 대표 선출을 ‘외연 확대’로 평가하지만 오히려 친박계 일색으로 당이 오그라들었다는 비판도 엄존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실 ‘도로 친박당’이라는 다소 비아냥 섞인 표현에는 과거 친박 체제의 구태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겨 있다. 당이 청와대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비정상적인 당·청 관계의 부활도 핵심적인 우려 사항 가운데 하나다. 이 대표는 청와대 홍보수석이던 2013년 박 대통령에 대한 세간의 ‘불통’ 지적에 “국민 전체에 더 큰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것을 방해하고 욕하는데 그것도 불통이라면 자랑스러운 불통”이라고 했을 만큼 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확신하고 있다. 취임 첫날인 어제는 또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굉장히 긴 기간”이라면서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가와 국민, 민생, 경제, 안보를 챙기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물론 박 대통령의 성공적 직무 완수는 국가적 차원에서나 국민을 위해서나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 대표는 이제 박 대통령과의 ‘특수관계’를 의도적으로라도 잊어야 한다. 이 대표가 인정할지 모르지만 많은 국민이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를 비롯해 박 대통령의 소통 부재 리더십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지 않은가. 임기 말 집권 여당의 대표는 청와대와 정부를 이끌며 국민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수평적 당·청 관계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통령에게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을 넘어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노”를 외쳐야 한다. 오늘 박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을 그 시험대로 삼기 바란다.
  • 이대 끝모를 농성, 동국대로 확산… 거세진 ‘평생교육대학 반발’

    이대 끝모를 농성, 동국대로 확산… 거세진 ‘평생교육대학 반발’

    동국대 “학교 일방 행정 못참아” 이대 학과장들, 농성 중단 호소 이대생 “개강하면 참여 수월 학교와 대화, 대표 안 뽑을 것” 이화여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을 부른 교육부 평생교육단과대학사업(평단사업)에 대한 반발이 동국대로 확산됐다. 이화여대 학생들도 최경희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강행하는 등 갈등이 봉합되지 않는 양상이다. 10일 오후 1시쯤 동국대 총학생회는 중구 서울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평단사업 철회를 요구한 뒤 본관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은 오는 13일까지 지속된다. 학생들은 평생교육원과 재직자 전형, 학점은행제 등 평생교육 제도가 있는 상황에서 대학 측이 평단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등록금 손실분을 메우기 위한 ‘학위 장사’라고 주장하며 한태식 총장 퇴진 등을 요구했다. 동국대는 지난달 이화여대, 창원대, 한밭대와 함께 평단사업 대학으로 추가 선정됐다. 안드레 동국대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는 평단사업에 선정된 뒤인 지난달 23일 평의원회에서 관련 사실을 들었다”며 “사업계획 과정에서 구성원의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교 측은 “평생교육단과대학은 그간 운영되던 재직자 전형을 체계화한 사업”이라며 “학위 장사라는 비판을 듣지 않는 국내 최고 수준의 평단을 만들도록 학생 의견을 경청하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본관 점거 농성 14일째를 맞은 이화여대 학생들도 이날 오후 8시부터 9시 30분까지 서대문구 학내에서 최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진행했다. 3500여명(경찰추산)의 재학생 및 졸업생들은 학교 측의 불통 행정을 비판하는 발표문을 낭독하고 촛불을 든 채 학내를 행진했다. 발표문에서 학생들은 “파빌리온 신축, 신산업융합대학 신설, 프라임 사업에 따른 학제개편 등에서 학생들은 일방적인 통보만 받았고 학교 측은 불통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15개 단과대학 학장들이 교내 홈페이지 게시판에 호소문을 올리며 중재 행보에 나섰지만 학생들은 최 총장 사퇴 전까지 농성을 끝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대 단과대학장 15명 일동은 호소문을 통해 “학교 집행부는 자신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통감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소통을 약속하고, 학생들은 학업으로 돌아가 달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평단사업 철회라는 초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향후 학교에 제도 정비를 제안하고 실현 과정을 함께하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반면 학생 측은 서울신문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가을학기가 개강하면 지방에 있던 학생들도 참여하기 수월해지므로 농성이 장기화돼도 어려울 것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학교와의 대화 방식에 대해 “학교 측은 대표를 정해 직접 대화하기를 원하지만 우리는 대표를 뽑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대표를 보호하는 차원이자 의견이 왜곡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이대 이어 동국대 학생들도 평생교육단과대학 반대 나서

    이화여대에 이어 동국대 학생들도 대학 측의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평단사업) 추진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대 학생들은 최경희 총장이 사퇴 요구에 불응함에 따라 10일 대규모 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동국대 총학생회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중구 동국대 본관 앞에서 문화제 형태의 시위 ‘만민 공동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학생회 측은 성명서에서 “평단사업 선정 두 달 만에 신입생을 선발하고 2학기 동안 단과대 커리큘럼 확정과 신임교원 선발을 진행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졸속행정”이라며 “학교 측의 졸속과 불통 행정에 더 참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래라이프 단과대 신설이 철회됐지만 최 총장 사퇴를 주장하며 이대 본관에서 점거 농성 중인 학생들도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학생들이 통보한 시한(9일 오후 3시)까지 총장이 사퇴하지 않았기 때문에 10일 저녁 8시 대규모 시위로 맞설 것”이라고 전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청년수당 ‘대법원 제소’ 강경입장서 선회 왜

    청년수당 ‘대법원 제소’ 강경입장서 선회 왜

    “법정 비화 아닌 대화로 해결해야”… 정부와 갈등 구도 여론 의식한 듯 대화 제안 통 큰 모습 부각 전략도… 고용장관 “일자리 근간 흔들 수도” ‘싸움닭’ 이미지는 피하고 싶었던 것일까. 8월분 ‘청년수당’(청년활동지원사업) 50만원을 전격 지급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정부에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고 싶다”고 면담을 요청했다. 당초 서울시는 보건복지부가 청년수당을 지난 4일 직권취소하자 이번 주초 대법원 제소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시장은 8일 예상을 깨고 대법원 제소를 최종 시한인 19일까지 최대한 미루며 ‘공손하게’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다. 박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브리핑을 통해 “(제안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면서 “미래세대준비위원회를 만들고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으면 내가 간사라도 맡아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법정으로의 비화가 아니라 대화로써 해결하자는 제안”이라며 법적 분쟁보다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3일 기습적으로 청년수당을 지급하면서 강공을 펴겠다고 의지를 강조했던 태도와 큰 차이를 보인다. . 박 시장의 입장 변화는 서울시가 중앙정부와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으면 부정적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시가 지난주 대법원 제소 방침을 밝힌 뒤 여론의 흐름을 추적한 뒤 일각에서 이런 우려를 박 시장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와대에 대화를 제안해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에 맞서는 박 시장의 통 큰 모습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이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적 대응 전 마지막 호소로 보면 된다”면서 “청와대가 제안을 거절하거나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대법원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 직권취소에 이의를 제기하려면 통보일로부터 15일 이내에 해야 하기 때문에 오는 19일까지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복지부가 직권취소 결정을 내린 이후 대화 채널은 모두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박 시장의 면담 요청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박 시장은 지난 2일 청년수당의 당위성을 설명하려고 국무회의에 참석해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과 10분가량 언쟁을 벌였지만 당시 박 대통령은 말없이 지켜봤다. 심지어 그날 국무회의에서는 “빨리 (설명을) 끝내라”는 요청까지 받았다고 전해진다. 서울시는 ‘8월 청년수당을 회수하라’는 복지부의 요구도 거부하고 있다. 정 장관은 이날 ‘박 시장의 대통령 면담 요청’에 대해 “청년수당 지급은 실효성과 형평성에 문제가 있고, 이 예산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데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도 같은 날 기자들에게 “모든 지자체장이 (서울시 청년수당처럼) 현금을 주는 쪽으로 공약하면 청년 일자리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와 중앙정부의 갈등으로 청년수당의 수혜자인 장기 미취업 청년들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이 오락가락해 안정성이 떨어지면 그 정책에 기대어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청년들의 삶도 흔들리는 탓이다. 서울시는 최근 청년수당 대상자인 2800여명에게 문자를 보내 “(복지부의 직권취소로) 다음달(9월) 지속 지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광장] 너절리즘과 네이버와 ‘김영란법’/진경호 부국장 겸 사회부장

    [서울광장] 너절리즘과 네이버와 ‘김영란법’/진경호 부국장 겸 사회부장

    지금 이 글, 어떻게 읽고 계신지요.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사이트에 실린 글을 읽고 계시지 않나요? 제 짐작이 맞을 확률이 80%는 넘을 겁니다. 통계가 말해줍니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영국 옥스퍼드대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와 함께 실시한 연구만 봐도 그렇습니다. 세계 26개국 5만 3330명의 뉴스 소비 행태를 조사한 내용입니다. ‘뉴스를 주로 컴퓨터나 모바일로 본다’는 답변이 한국의 경우 86%나 됐습니다. 또 응답자의 60%는 네이버와 다음 같은 포털에 들어가 뉴스를 본다고 했습니다. 신문사나 방송사의 온라인 서비스로 뉴스를 보는 경우는 10~30%에 불과합니다. 신문을 본다는 답변은 더더욱 적습니다. 뉴스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신문과 방송, 인터넷 매체들이 쏟아내는 뉴스들이 포털이라는 가두리양식장으로 모이고,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로 퍼져 나갑니다. 사람들은 포털을 통해 뉴스를 보고, 입맛에 맞는 뉴스를 페북으로 흘려보냅니다. 신문과 인터넷 매체들은 물론 방송까지도 하루가 다르게 대형백화점에 물품을 납품하는 업체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뉴스 소비자들이야 좋습니다. 돈 한 푼 안 들이고 포털 한곳에서 수많은 뉴스를 골라 볼 수 있으니 참 편합니다.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만 볼 수 있을까요. 이런 미디어 환경에 박수만 보낼 일일까요. 기자를 기레기(기자+쓰레기)로 보고, 저널리즘이 ‘너절리즘’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미디어의 현 위기는 이 왜곡된 뉴스 소비시장에서 비롯됩니다. 우선 포털 중심의 뉴스 소비구조는 읽어야 할 기사보다 많이 읽힐 기사를 추구하게 만듭니다. 대한민국은 포털이 뉴스 편집권을 행사하는, 다시 말해 자신들의 기준과 판단에 따라 뉴스를 취사선택해 전면에 내세우는 세계 유일무이의 나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영세 매체들일수록 좋은 뉴스를 생산하기보단 선정적이든 폭력적이든 포털 전면에 기사를 내거는 데 매달립니다. 언론매체의 포털 종속화입니다. 연예인의 스캔들 하나가 국정과 관련한 주요 기사들을 다 덮어버리는 뉴스 소비 패턴 속에서 고품격 고비용의 뉴스콘텐츠를 생산해야 할 동기는 설 땅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너절리즘이 돈이 되지도 않습니다. 포털의 배만 불립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질 않습니다. 거대 포털이 뉴스시장을 지배하는 구조에서 열악한 언론매체들은 정파적인 편 가르기 보도로 연명하는 생존전략을 택하게 되고, 이는 결국 언론에 대한 불신, 정부와 정치에 대한 불신, 나아가 국민 전체의 불신으로 이어집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인류사 최강의 소통 구조를 갖춘 현실이건만 갈수록 불통의 장벽만 높아가는, 이 역설적 시대상의 연원이 여기에 있습니다. 네이버와 다음을 ‘김영란법’이 깜빡했습니다. 이 ‘언론 위의 언론’을 적용 대상에서 빼놓은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김영란법’이 합헌이라 결정하면서 ‘국가 사회 전체에 미치는 언론의 영향력’을 강조했습니다. 한데 법을 만든 국민권익위원회는 “포털은 뉴스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언론으로 볼 수 없다”고 합니다. 그 어떤 매체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공공성을 요구받는 네이버와 다음은 그렇게 ‘김영란법’을 비켜 갔습니다. 포털이 ‘김영란법’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당연한 말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김영란법’ 논란에서 보듯 언론의 막강한 영향력을 이토록 우려하는 우리 사회이건만 정작 언론시장의 병든 현실과 이런 왜곡이 몰고 올 사회적 재앙에는 놀라우리만큼 무지하고 무심한 현실이 섬뜩할 정도로 두렵고 안타깝다는 얘기입니다. 제가 참여하고 있는 언론세미나에 언론학자 한규섭 서울대 교수가 며칠 전 초대됐습니다. “이 왜곡된 언론시장이 5~10년 가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전 그 뒷말이 더 끔찍했습니다. “이젠 언론학자들도 포털 비판을 주저합니다. 거대공룡이 된 거죠.”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합니다. ‘김영란법’ 앞에서 언론의 공공성을 따지는 차원을 넘어 언론 생태계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 방울, 누가 달아야 할까요. 정부와 정치권은 지금도 먼 산만 쳐다봅니다. 아, 깜빡했네요. 앞머리에 했던 말씀 거두겠습니다. 포털에는 이 글이 실리지 않을 테니까요. jade@seoul.co.kr
  • 지친다, 너… SNS와 이별하다

    지친다, 너… SNS와 이별하다

    온라인 소통공간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의 접점 없는 논쟁과 불통에 피로감을 느끼며 스스로 SNS를 차단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SNS를 이용한 범죄까지 발생하면서 서비스를 탈퇴하거나 아예 스마트폰에서 SNS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소통공간인 SNS가 불통의 벽을 실감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3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SNS 이용률은 2011년 16.8%에서 2015년 43.1%로 늘었다. 매년 6.7~8.6% 포인트씩 상승했지만, 2015년에는 3.2% 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디지털 번아웃’(digital burnout)으로 설명한다. 번아웃은 과도한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 피로가 쌓여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일컫는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번아웃은 SNS, 인터넷 등으로 인한 피로감을 느끼는 상태다. SNS를 끊는 것은 디지털 번아웃에서 탈출하려는 행태로 판단한다. 지난달 14일 진중권 동양대 교수의 트위터 탈퇴도 디지털 번아웃에서 벗어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트위터 팔로어가 42만명에 달한 진 교수는 평소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활발하게 드러냈다. 최근에는 가수 겸 화가 조영남의 대작 논란을 두고 “현대미술에 대한 무지의 소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트위터 탈퇴 직전까지 자신의 주장에 반대하는 사용자들과 온라인 설전을 벌였다. 진 교수는“‘SNS란 게 좋은 것도 있지만 말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 짓도 지겹다”는 글을 마지막으로 트위터를 떠났다. 하루에도 수차례 페이스북에 접속했던 직장인 김모(35)씨는 두 달 전에 앱을 지웠다. 김씨는 “페이스북은 친구들과 교류하는 놀이터 같은 공간이었는데 어느새부터 싸움터가 됐다”면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글, 음모론 같은 것을 게시하고 댓글로 싸운다. 친구들까지 거기 휘말려 다투는 것을 보고 있으니 불편하고 피곤해서 페이스북을 멀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시때때로 올라오는 광고가 디지털 번아웃을 일으키기도 한다. 김모(30·여)씨는 “친구들의 안부가 궁금해서 접속했는데 광고가 줄줄이 뜨면 짜증부터 난다”면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상품을 검색했는데 페이스북 앱에서도 비슷한 제품 광고가 뜰 때가 많다. 페이스북이 내 생활을 감시하는 것 같아 소름 끼친다”고 털어놨다. 워킹맘 홍모(31)씨는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SNS에서 탈퇴했다. 홍씨는 “별생각 없이 아기 사진을 SNS에 올리곤 했는데 아동성애자들이 그 사진을 악용할 위험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고 했다. “SNS를 하다가 스토킹을 당했다는 뉴스도 봤다. 내 가족과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탈퇴했다”고 덧붙였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SNS를 통해 쏟아질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대중들은 피로감을 느낀다. 이것이 누적되면 디지털 번아웃에 빠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승원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에 집착하는 대신 직장 동료, 동네 친구 등 오프라인 인간관계를 보조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인식하면 디지털 번아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이화여대 “평생교육 단과대 백지화” 학생들 농성 유지한 채 “총장 사퇴를”

    이화여대 “평생교육 단과대 백지화” 학생들 농성 유지한 채 “총장 사퇴를”

    최 총장 “구성원 존중” 밝혔지만 학생들 “공식 철폐 때까지 농성” 교육부 “사업 철회에 문제 없어” 이화여대가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 7일 만인 3일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추진을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화여대는 이날 오전 9시 긴급 교무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최경희 총장은 이날 낮 12시 본관 농성 현장을 찾아 “학생들을 보호하고 구성원의 의견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미래라이프대 설립을 철회하기로 했다”면서 “학생들도 점거 농성을 풀고 진지한 대화에 나서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날 학생들에게 공문을 보내 오후 6시까지 농성을 풀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학생 측 대변인은 오후 5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인 철폐 절차가 끝날 때까지 본관을 지키겠다”며 ▲총장 직인이 찍힌 공문으로 사업 철폐를 공식화할 것 ▲불통 행정에 대해 총장과 학교 측이 전면 사과할 것 ▲성명서에 실명으로 참여한 교수·교직원·노동자들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어 “농성 철회 시점은 추가 논의를 거쳐 추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이날 오후 8시 학교 정문 시위에서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책임론을 제기해 후유증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농성은 지난달 28일 오후에 열린 대학평의원회 회의에서 미래라이프대 설립 계획을 폐기하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농성 학생들이 회의에 참석한 평의원 교수와 교직원 등 5명을 약 46시간 동안 본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자 학교 측이 경찰 병력을 요청하고 이들이 학내에 투입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 총장은 지난 1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미래라이프대 설립과 관련한 대학평의원회 등 앞으로의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으나 학생들은 단과대 설립을 철회해야 농성을 풀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학생들에 이어 이날 이화여대 교수협의회가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고, 이튿날 밤에는 인문대 교수 35명도 추가 성명을 내는 등 반대 여론이 거세졌다. 이에 학교 측에서 부담을 느껴 사업 철회를 결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교육부는 3일 “이대가 공문으로 지원사업 철회 의사를 제출해 이를 받아들일 계획”이라면서 “아직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사업 협약도 체결되기 전이라 이대의 불참에 대해 절차상 무리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법정 가는 ‘청년수당’ 2831명 반환도 갈등

    서울시가 보건복지부의 거듭된 반대에도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의 첫 활동비를 2831명에게 3일 기습적으로 지급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청년수당 지급에 대해 복지부 등 중앙정부의 협조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뒤 하루 만에 벌인 일이다. 박 시장은 “절벽을 마주한 느낌으로 답답함과 불통의 느낌을 받았다”며 국무회의 참석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서울시 일주일 앞당겨 지급 강행 서울시는 애초 청년수당을 이르면 다음주 초에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나 복지부 등 정부가 요지부동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자 실행 시점을 약 일주일이나 당겼다. 서울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복지부와 지난해부터 갈등을 빚어 왔지만 서울시로서는 첫 번째 청년수당을 지급한다는 의미가 컸다”면서 “청년들과의 약속을 실현한다는 사실이 중요했다”고 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청년수당 약정서에 동의한 2831명의 은행계좌로 활동지원금 50만원을 이체했다. ●복지부, 즉각 시정명령 맞서 복지부는 서울시의 기습 지급에 즉각 ‘시정명령’을 내렸다. 강완구 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 사무국장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일 오전 9시까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사업을)직권취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 사무국장은 “무분별한 현금살포 행위가 현실화된 것이고 청년의 어려운 현실을 이용해 환심을 사고자 하는 무책임한 포퓰리즘적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전효관 서울시혁신기획관은 이날 오후 반박 기자회견 열어 “서울시는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지난 6개월간 성실히 협의를 마친 만큼 위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청년수당 사업은 4일 복지부가 취소 처분을 하고, 이에 서울시가 대법원 제소로 맞대응해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듯 보인다. ●직권취소→대법 제소 이어질 듯 서울시와 복지부는 청년수당의 환수 여부로도 갈등하고 있다. 복지부는 직권취소 명령을 내리면 관련 사업이 중단되는 만큼 청년수당을 서울시가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서울시는 사업이 중단된 귀책사유가 청년들이 아닌 행정청에 있고 대법원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는 사업이 지속되기 때문에 환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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