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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영 논리 병폐…사법 큰 위기”라며 떠난 양승태

    “진영 논리 병폐…사법 큰 위기”라며 떠난 양승태

    전원합의체 처리 최다… ‘불통’ 이미지도 “제가 그저 오래된 법관에 그치지 않고 온몸과 마음이 상처에 싸여 있는 고목 같은 법관이 될 수 있다면 더없는 영광과 행복으로 여기겠습니다.”6년 임기를 끝내고 퇴임하는 양승태(69·사법연수원 2기) 대법원장은 조오현 시인의 시 ‘고목 소리 들으려면’을 소개하며 퇴임사를 마쳤다. 그는 22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퇴임식을 하며 1975년 11월 1일 시작했던 42년 동안의 법관 생활을 마무리했다. 공식 임기는 24일 밤 12시에 종료된다.그는 퇴임사에서 진영 논리가 득세하는 세태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우리 사회 가치관 사이의 대립과 갈등이 거의 위험 수준에 이르러 재판 결과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다르면 극언을 마다않는 도를 넘은 비난이 다반사로 일고 있다”며 “정치적 세력의 부당한 영향력이 침투할 틈이 조금이라도 허용되는 순간 어렵사리 이뤄 낸 사법부 독립은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말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법관 독립은 궁극적으로 민주주의와 국민을 위한 제도”라면서 “법관이 어떤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재판의 독립을 지켜야 할 헌법적 책무를 인식하고 슬기로운 균형 감각과 의연한 기개로 희생정신을 발휘할 때 사법은 국민의 신뢰 위에 서서 소중한 가치를 지켜 나갈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임기 동안 재판의 문제 해결 역량을 강화하는 조치로 전자소송과 전자법정 확대, 가정법원의 후견 역할 강화, 증인 지원 서비스 도입 등을 실행했다. 대법원 상고 사건 적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하급심인 1·2심을 충실화하는 방안도 추진했다. 대법원의 재판 기능 충실화에도 집중해 그는 대법원장과 대법원 전원이 참여해 새로운 판례를 확립하는 전원합의체 사건을 임기 동안 118건 처리했다. 전임 이용훈 전 대법원장의 95건 기록을 압도했을 뿐 아니라 역대 대법원장 중 처음으로 100건을 넘겼다. 통상임금 기준 마련, 부부간 강간죄 인정, 퇴직급여 재산분할 인정,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 무효화 등이 양 대법원장 체제에서 확립됐다. 그러나 올해 초 불거진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파문은 양 대법원장에게 ‘불통’의 이미지를 남겼다. 그는 이에 대해 “예기치 않은 일로 법원에 따가운 시선이 쏟아질 때는 공든 탑이 무너지는 듯한 허탈감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텔레그램 메신저 서버 다운…韓 포함 아시아서 2시간 이상 불통 왜?

    텔레그램 메신저 서버 다운…韓 포함 아시아서 2시간 이상 불통 왜?

    전 세계에 10억 유저를 자랑하는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 ‘텔레그램’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2시간 넘게 장애를 겪었다.이번 장애는 싱가포르에 있는 텔레그램의 아시아 지역 서버에 대규모 정전 문제가 발생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텔레그램 사용자들과 인터넷 서비스 장애상황 점검 사이트 아우티지닷리포트(outage.report)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 이날 오후 4시 25분쯤부터 텔레그램 메시지 전송이 되지 않았다. 텔레그램은 트위터를 통해 “싱가포르의 텔레그램 데이터 센터(서버 설비)에서 대규모 정전 문제가 있어 아시아 지역의 서비스가 끊겼다.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고 복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텔레그램은 이후 한국 시간 오후 6시 31분쯤 일부 문제를 제외하고는 복구 작업을 마쳤다면서 서비스 장애에 대해 사과했다. 아우티지닷리포트에 따르면 텔레그램 메신저는 오후 4시 20분쯤까지는 정상 작동하다가 이후 장애 보고가 급증해 오후 5시쯤 정점에 이르렀다. 카카오톡, 라인, 왓츠앱 등 텔레그램 외의 주요 메신저에는 이상이 없는 상태다. 텔레그램은 국내 메신저 중 사용시간 점유율이 약 1% 수준이지만, 서버가 외국에 있고 보안성이 좋다는 장점 때문에 정계나 IT(정보기술) 연구원 등 전문직 사이에서 사용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멕시코시티서 규모 7.1 강진…빌딩 무너지고 수만명 대피

    멕시코시티서 규모 7.1 강진…빌딩 무너지고 수만명 대피

    멕시코에서 19일(현지시간) 오후 1시 15분쯤 규모 7.1의 강력한 지진이 일어났다.목격자들에 따르면 지진으로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는 30초간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다. 공포에 질린 시민 수만 명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멕시코시티 시내 중심가에 있는 한 고층 건물의 중간 부분이 붕괴되고, 관공서 건물 일부가 길거리로 떨어져 내라면서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피신하기도 했다. 시내 주요 광장에는 시민들이 가득 모여 서로를 부둥켜 안고 기도하기도 했다. 시내 주요 도로에서는 차량 통행이 거의 중단됐다. 시내 곳곳에서 건물 파편에 차가 부서지고 아스팔트 도로가 갈라졌으며, 이런 사진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했다. 시내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가 끊기고 전화가 불통됐다. 멕시코시티 남부에 있는 쿠에르나바카에서는 붕괴된 건물에 일부 사람이 매몰됐다는 현지 라디오 방송의 미확인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멕시코 재난 당국에 따르면 이날 강진으로 현재까지 최소 5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너진 건물 매몰자에 대한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피해 복구가 이뤄지면서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재난 당국은 강진 후 시내 여러 건물에서 화재 신고가 잇따르고 일부 시민이 불이 난 건물에 갇혀 있다고 전했다. 토니 가릴 푸에블라 주지사는 교회 첨탑이 무너지는 등 촐루라 시에 있는 여러 건물이 파손됐다고 말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멕시코시티에서 남동쪽으로 123㎞ 떨어진 푸에블라 주 라보소 지역이 진앙이라고 밝혔다. 진원의 깊이는 51㎞다. 앞서 멕시코 지진국은 규모 6.8의 강진이 푸에블라 주 동쪽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진은 공교롭게 1985년 멕시코 대지진이 발생한 지 32주년 되는 날에 발생했다. 이날 오전 멕시코시티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는 1985년 대지진을 상기하며 학교나 관공서 등지에서 지진 대피 훈련이 실시되기도 했다. 또 최근 규모 8.1의 강진으로 큰 피해를 당한 지 12일 만에 강진이 다시 발생해 현지인들은 더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앞서 멕시코에서는 지난 7일 밤 치아파스 주 피히히아판에서 남서쪽으로 87㎞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서 규모 8.1의 강진이 나 최소 98명이 숨지고 23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피해는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 주와 치아파스 주에 집중됐으며, 가옥 3만 채가 파손됐다. 항공편으로 오악사카 주로 향하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지진 피해 현장인 수도 멕시코시티로 되돌아가겠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깜빡깜빡’ 스트레스에 짓눌린 뇌가 변한다

    [메디컬 인사이드] ‘깜빡깜빡’ 스트레스에 짓눌린 뇌가 변한다

    해마기능 저하…기억력 떨어져 개인성향도 공격적으로 변해 합리적·객관적 사고 유지가 관건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운명과 같습니다. 우리나라 직장인은 2015년 1인당 연간 2133시간을 일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중 멕시코(2246시간)에 이어 2위입니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올해 초·중·고교생 7300여명을 대상으로 주관적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OECD 22개국 중 20위에 머물렀습니다. 국내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쉽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스트레스 적응장애’ 환자는 지난해 12만 1753명에 이르렀습니다. 2013년 11만 694명에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물론 적당한 스트레스는 긴장감을 높여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질병을 부릅니다.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흔히 불면증과 피로, 각종 통증, 배변장애, 우울, 불안 등의 증상이 생깁니다. 대한스트레스학회 분석에 의하면 스트레스로 분비되는 부신호르몬은 초기에는 면역계를 자극해 저항력을 높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면역세포를 억압해 면역기능을 약화시킵니다. 그래서 감기, 천식, 암 등의 질병에 취약해지고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줍니다. ●극단적 상황 땐 뇌기능 위축 위험 ‘소주 한잔으로 털어버리면 되지’라고 쉽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스트레스에 계속 시달리면 ‘뇌기능 저하’라는 극단적 상황도 나타난다고 합니다. 특히 판단력이 흐려지고 기억력이 가물가물해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신용욱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과 ‘아드레날린’이 판단에 관여하는 뇌의 ‘전전두엽’이나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신경들 간의 연결성을 약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강한 자극은 성격 변화도 이끌어 냅니다. 휴식 없는 장시간의 근무와 직장에서 받은 비인격적 대우는 때때로 가족에 대한 공격성으로 이어집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직장인에게는 흔히 불안증, 불면증, 긴장성 두통, 신경성 고혈압, 신경성 소화기장애, 성불능증이 나타나는데 스트레스에 더 많이 노출되고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고집불통이나 공격적 성격, 성격 장애로 발전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평소 스스로의 의견을 잘 내지 않는 내향적인 성격이 스트레스에 더 취약할 것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정반대라고 합니다. 신 교수는 “사람의 성격이나 태도, 가치관에 따라 같은 내용의 스트레스라도 전혀 다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는 다혈질이고 빨리 무언가를 성취해 내야 하는 사람들이 느긋한 성격의 사람들보다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취약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격이라고 여겨지면 가족들의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노년기와 청소년기에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이 많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음주는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전 교수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술을 마시지만 다음 순간 다시 과음과 숙취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면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전 교수는 “사내 승진 시험에 떨어지면 실망감이 클 것이고 회사에 강한 불만을 갖게 된다”며 “이때 회사에 대한 불만이나 자기 비하 대신 ‘최선을 다했는데도 떨어지다니 운이 나쁜가 보군. 그렇지만 노력이 부족했을 수도 있으니 다음 기회에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라고 합리적 생각을 갖는다면 스트레스 요인이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스스로의 힘으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지도 분석해야 합니다. 스트레스 상황에 적응해야 할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전 교수는 “보기 싫은 상사라고 미워하거나 일할 의욕을 잃고 의기소침해지는 대신 ‘저 사람은 원래 성격이 저렇군. 신경 쓰지 말자’라고 머릿속으로 수없이 연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평소 신체 긴장 수준을 낮추기 위해 가벼운 달리기 등의 운동과 명상을 하고 적절히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신 교수는 “중용을 지키는 연습이 필요하다”며 “때로는 하던 일을 멈추고 자신이 잘하는 것과 정반대 작업을 하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던 일 멈추고 정반대 작업 도움 호흡과 근육 이완법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데 집중하는 ‘복식호흡법’과 머리부터 가슴과 배, 다리 등에 차례로 힘을 줬다가 이완하는 ‘전신 근육 이완법’을 추천합니다. 이완법은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매일 1~2회, 1회에 20~30분씩 꾸준히 해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가벼운 증상이라면 상담이나 이완요법으로 완화할 수 있지만 사회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다른 정신질환과 마찬가지로 약물 치료를 해야 합니다. 신 교수는 “신체장애 증상이 있어 의사가 진단을 내릴 정도가 되면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사회생활이나 직업적인 활동에 장애가 생기면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카카오미니 예약판매, 사이트 불통…40분만에 3000대 완판

    카카오미니 예약판매, 사이트 불통…40분만에 3000대 완판

    카카오가 출시한 AI 스피커 ‘카카오미니’ 사전예약 판매가 18일 판매 개시 38분 만에 종료됐다. 준비 수량이었던 3000대가 완판됐지만, 일부에서는 ‘접속이 안됐는데 어떻게 구매하느냐’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카카오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자회사 메이커스위드카카오를 통해 스피커 판매를 시작했다. 스피커는 정상가인 11만 9000원의 절반에 가까운 5만 9000원에 판매하는 데다가 멜론 1년 이용권, 카카오프렌즈 피규어까지 함께 제공했기 때문에 구매 열기가 높았다. 판매 시점부터 네티즌들은 해당 사이트에 몰렸고 결국 접속 장애까지 발생했다. 스피커 구매를 시도했던 이들은 “접속 자체가 안됐다. 주문하기 페이지까지 갔는데 주문은 안 되고 그러면서 완판”이라며 “카카오가 3000개 다 구매한 것 아니냐”는 불만을 토로했다. 카카오 측은 “서버를 확충하는 등 준비를 했으나 당초 예상을 훨씬 초과하는 수의 고객분들의 방문으로 서비스 접속이 원활하지 못했다”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후에는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김이수 부결’ 협치 부활 전기로 삼으라

    이낙연 총리가 그제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아쉬운 점 중 하나가 협치”라고 말했다. 총리 하면 ‘의전’, ‘대독’ 총리를 떠올릴 정도로 역대 총리 가운데 여권을 향해 쓴소리를 한 이가 드물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의 발언은 이 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자 ‘고언’일 것이다. 최근 정세균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 정례회동 말고는 협치가 빵점이다”라고 한 것도 마찬가지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부결된 것도 야권과의 협치를 외면했던 여권의 오만한 태도에 대한 경종이다. 도덕적 흠결이 없는 김 후보자이기에 청와대의 “헌정 질서를 정략적으로 이용했다”는 비난도 틀린 말은 아니다. 야당이 수개월간 그의 인준을 반대하며 헌정 질서의 공백을 초래한 것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여권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촛불 민심에 취해, 대통령의 고공 지지율에 기대어 불통과 독주해 온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보수 야당은 차치하고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에서도 이탈표가 나온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호남 출신 인사를 내치겠느냐는 안이한 상황 인식과 전략 부재 등 여권의 무능만 드러냈다는 점에서 여권의 ‘남 탓’은 공감받기 어렵다. ‘김이수 부결’에 대한 “탄핵 보복, 정권 교체 불복”, “신야권의 적폐연대” 등 지지층 결집만을 위한 막무가내식 비난도 외려 야권의 결속력만 강화시키고 있다. 여당 내에서조차 “여당과 청와대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치는 ‘수’(數)로 한다. 선거에서 이기려고 여야가 치열하게 다투는 것도 다수당이 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이 여소야대라는 절묘한 정치 지형을 만든 것은 어느 당도 독주하지 말고 대화하고 소통하며 정치하라는 지상명령이었다. 높은 국민 지지율도 여소야대의 벽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는 것이 이번에 드러난 만큼 여권은 국정 운영 방식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당장 야당의 협조 없이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와 황찬현 감사원장 후임자 국회 인준 등이 불가능하다. ‘문재인 케어’, 복지정책, 권력기관 개혁 등에 대한 개혁 입법도 야당이 어깃장을 부리면 한 발짝도 떼기 어렵다. 대의를 실현하려면 그럴수록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손을 잡아야 한다. ‘함께 가야 멀리 간다’는 속담을 되새기기 바란다. 더구나 지금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어느 때보다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시기 아닌가.
  • [서울광장] 사다리, 문 대통령의 목엣가시/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다리, 문 대통령의 목엣가시/황수정 논설위원

    수능 절대평가를 확대하려던 대학 입시안은 없던 일이 됐다. 아니, 교육부가 일단은 한 해만 미뤄 보자며 발을 뺐다. 한 수 물러 달라는 통사정이야 없었다. 하지만 거의 그런 셈이다. 서울 톨게이트를 한 번 빠져나가면 뜯어말려도 유턴 없이 부산까지 달리겠다는 운전 미숙, 고집불통은 주변을 골병 들인다. 졸속 입시안에 삿대질은 거셌어도 접어 줄 대목은 하나 있다. 백방으로 계산기를 두드린 다음의 과감한 손절매. 어떤 용기라 해 두자. 이즈음 주목받는 해외 베스트셀러 한 권이 있다. 미국에서 날아온 ‘힐빌리의 노래’다. 가난과 소외에 찌든 백인 하층민(힐빌리)인 저자가 명문 로스쿨을 나와 사업가로 성공하기까지의 소설 같은 회고담. 그러니까 미국판 ‘개천 용’의 이야기다. 무명의 저자는 겨우 서른한 살이다. 일자리도 희망도 씨가 마른 퇴락한 철광 도시가 고향이다. “운 좋으면 수급자 신세를 면하고 운 나쁘면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죽는 동네”에서 통계적으로는 용이 날 수 없다. 우여곡절 끝에 용이 된 청년은 “소외된 사람들의 인생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신분 상승은 어떤 느낌인지” 생생한 고발장을 던졌다. 베스트셀러의 배경은 선명하다. 가진 이들은 청춘의 용기가 흥미로웠을 것이다. 덜 가진 대부분의 독자들은 교육을 거쳐 개천을 벗어난 알고리즘이 눈물 나게 궁금했을 것이다. 책을 단숨에 읽었다.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서다. 책 이야기는 이쯤 하자. 수능 절대평가를 극구 반대한 여론은 밑바탕에 불공정 입시의 불신과 앙금을 깔고 있다. 해마다 확대일로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보통 학부모들의 불만은 상상 이상이다. 절대평가로 시험 변별력이 떨어지면 학종의 비중은 그만큼 더 커진다. 감쪽같이 포장된 학생부로 며느리도 모르게 합격하는 요지경 학종 전형에 알레르기 반응들이 심각하다. 부모 경제력이 입시의 한 축이 된다는 것은 무너지는 계층 사다리의 이야기다. 학종은 망가지는 ‘사다리’의 문제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이번 입시안이 핵심 공약이었다. 예상 밖의 유예 결단은 지지율 자신감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박수 속에서는 무대 스텝이 잠시 꼬였다고 초조해지지 않는다. 이런 여유가 있을 때 청와대는 내친김에 집중할 숙제가 있다. 나사못이 빠져 도무지 발을 올릴 수 없게 된 사다리를 손보는 작업이다. 그 상징은 로스쿨 개혁이다. 금수저 학종을 근본부터 고치겠다는 의지라면 가능하다. 절대평가가 진보와 보수의 문제였다면 정부는 굳이 물러서지 않았을 것이다. 진영 논리를 벗어난 여론은 파괴력이 무섭다. 직속기구로 만들어 직접 교육개혁을 하겠다던 국가교육회의의 의장직을 문 대통령이 슬그머니 내놓은 것도 그래서다. 교육 사다리를 둘러싼 갈등은 좀체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았을 법하다. 로스쿨 개혁은 그럴수록 정면 돌파할 문제다. 사법시험은 폐지됐어도 법조인 진출 창구를 누구에게나 열어 달라는 요구는 식지 않고 뜨겁다. 금수저 학종 논란 와중에 성토는 더 높아졌다. 대선 공약인 특목·자사고 폐지만 하더라도 취지가 교육 기회의 균등한 보장이다. ‘돈스쿨’의 오명과 음서제의 불신을 털지 못하는 로스쿨은 그런데도 일관되게 개혁의 범주 바깥에 있다. 앞뒤 안 맞는 모순이다. 문 대통령은 노량진 학원가의 대선 유세에서 청년 공시생들에게 “로스쿨을 만든 참여정부 사람으로서 정책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궁색했던 논리를 바꿔야 한다. 뒤집지 않아도 고칠 수는 있다. 그것은 진보의 자기 부정이 아니다. 진보의 가치를 확장하는 용기다. 대국민보고대회에서 문 대통령은 “댓글 제안 등 직접 민주주의를 국민이 요구한다”고 말했다. 국민 집단지성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학종과 로스쿨로 무너지는 사다리에 댓글들이 얼마나 좌절하는지, 잠 안 오는 밤에 꼭 한 번 살피시라. 부러진 교육 사다리는 문 대통령의 목엣가시다. 한때 자기 확신으로 삼킨 ‘원죄’ 때문에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목엣가시. 그 가시를 빼야 한다. 농담에서나 나올, 국민 팔할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라면. 흥행 답례는 최소한의 예의다. sjh@seoul.co.kr
  • [서동철 칼럼] 신립과 이억기, 그리고 이순신

    [서동철 칼럼] 신립과 이억기, 그리고 이순신

    충북 충주의 남한강변에는 고려시대 마애불이 있다. 그런데 마애불이 육지 쪽이 아닌 탄금호 물길을 바라보고 있어 탐방객들을 당황스럽게 한다. 마애불 주변에 고려시대 이후 경상도에서 세금으로 걷은 곡식을 수운(水運)으로 개경이나 한양으로 나르던 조창(漕倉)이 있었다는 설명을 듣고 나면 조금은 그 까닭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조운선 뱃사람들은 먼 길에 나서기에 앞서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마애불을 향해 손을 모았을 것이다.이 마애불에는 설화도 깃들어 있다. 주인공은 뜻밖에 신립 장군이다. 신립이라면 임진왜란 당시 충주 탄금대에서 이른바 ‘배수(背水)의 진(陣)’으로 싸우다 조선군을 사실상 전멸시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탄금대에서 패한 신립이 남한강을 헤엄쳐 건너와 바위에 자기 얼굴을 손으로 그려 놓고는 강물에 뛰어들어 자결했으니 마애불은 곧 그의 자화상이라는 것이다. 마애불의 군데군데 붉은빛은 신립의 피라는 믿음이 덧붙여진다. 남한강 수운은 20세기 들어 경부선과 충북선이 잇따라 부설되어 서울에서 충주까지 철도로 이어지기 직전까지도 기능을 발휘했다. 설화는 조운선 뱃사람과 그 가족이 중심이었을 마을 주민들이 신립 장군을 부처의 모습으로 현현(顯現)한 수신(水神)으로 격상시켜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우리에게 신립은 ‘실패의 아이콘’으로 인상지워졌지만 정작 처참한 패배의 현장인 충주에서 그에 대한 평가는 이렇게 다르다. 신립은 북변에 침입한 여진족 이탕개를 물리친 데 이어 두만강 건너까지 추격해 본거지를 소탕한 장수다. 이탕개가 1만명의 군사를 이끌고 다시 경원으로 쳐들어왔을 때도 육진(六鎭)을 방어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것만으로도 우리 역사에 남을 맹장(猛將)의 한 사람으로 기록해도 모자람이 없는 것 아닌가 싶다. 그런데 한 번의 패배로 고집불통의 지략 없는 졸장부가 되고 말았으니 지하에서도 눈을 감지 못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최근 탄금대 전투를 다룬 역사학자의 글을 읽으며 신립이 결코 폄하되어도 좋을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게 됐다. 1만명 남짓한 신립 군은 육진 출신의 정예 기마병 일부에 오합지졸 농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반면 고니시 유키나가의 왜군은 1만 8700명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일 장군이 이끈 사실상의 농민군은 이미 상주 전투에서 끔찍한 패배를 당한 상황이었다. 결국 북변에서 기마전술로 혁혁한 전공을 세운 바 있는 신립은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전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기마병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탄금대 앞 개활지에서 왜군과 맞붙게 됐다는 것이다. 탄금대 전투는 처음부터 중과부적(衆寡不敵)이었다. 그럼에도 패배에만 초점이 맞춰졌을 뿐 신립과 조선군이 두 배 가까운 왜군과 맞붙어 결코 비겁하지 않게 싸우고 장렬하게 산화했다는 사실은 잊히곤 한다. 탄금대의 패배로 피난 갈 시간을 벌지 못한 선조 임금과 조정의 인식을 21세기에도 답습할 이유는 없다. 이순신 장군의 역사가 오늘날 국난(國難)에서도 긍정적으로만 작용할지 개인적으로는 의문이 없지 않다. 이순신이 나라를 구한 영웅이라는 데 이견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불과 열두 척의 배로 왜군 선단과 맞서 승리를 거둔 명량대첩도 신화의 반열에 올려 마땅하다. 하지만 그의 존재로 명장(名將)의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진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엊그제는 전남 해남의 전라우수영에 다녀왔다. 옛터에는 ‘통제사 충무 이공 명량대첩비’가 세워져 있다. 하지만 왜란 내내 전라우도 수군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억기 장군의 자취는 없다. 그는 1597년 7월 15일 칠천량에서 전사했고, 이순신은 9월 16일 우수영에서 지척인 명량에서 역사적 승리를 거두었다. 지금 위기에 처한 우리에게 이순신 같은 존재가 있는지 묻고 싶다. 아니라면 신립이나 이억기처럼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작은 영웅들을 소중히 생각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 마크롱 일방통행 개혁 역풍…떠오른 급진좌파 멜랑숑

    마크롱 일방통행 개혁 역풍…떠오른 급진좌파 멜랑숑

    기성정당은 대선 패배 후유증 멜랑숑 견제 못하고 여전히 내홍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급진좌파 정당 ‘프랑스 앵수미즈’(LFI·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장뤼크 멜랑숑이 ‘가까운 미래에 마크롱의 최대 적수가 될 정치인’ 1위로 꼽히는 등 야권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4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업 유고브프랑스에 따르면 마크롱의 지지율은 30%로 1개월 전보다 6% 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5월 취임 직후 지지율 60%에서 4개월 만에 반 토막 난 것이다. AFP통신 등은 마크롱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리더십, 소통 부족이 지지율 급락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불통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달 25일에는 매월 2차례 라디오에 출연해 소통하겠다고 약속했고, 29일에는 시사잡지 ‘챌린지’의 편집장을 지낸 브뤼노 로제프티를 대통령실 대변인에 임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주춤하는 사이 멜랑숑은 스스로를 ‘제1 야권주자’, ‘마크롱의 라이벌’로 포장하면서 젊은층, 노동계급을 상대로 지지 기반을 넓혀 왔다. 멜랑숑은 지난달 27일 프랑스여론연구소(Ifop)가 발표한 ‘마크롱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 될 인물’ 설문에서 59%의 지지를 받아 1위에 올랐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 결선투표 상대였던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51%)도 따돌렸다. 마크롱 대통령과 멜랑숑은 노동법 개정을 두고 한 차례 크게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업의 해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노동조합의 권한을 축소한 노동법 개정안을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9월 말까지 노동법 개정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여론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 1일 오독사·덴츠 컨설팅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52%가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멜랑숑이 이끄는 LFI는 오는 23일 파리 시내 곳곳에서 마크롱 정부의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 정부의 노동법 개정 추진을 ‘사회적 쿠데타’로 규정하고 이번 집회를 반(反)마크롱 세력의 대대적인 결집 기회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대선과 총선 패배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공화당, 사회당 등 기성정당은 멜랑숑의 급부상을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 제1 야당인 공화당은 대선 패배 책임론과 12월 새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으며, 전 정부 집권당이었던 사회당은 총선에서 최악의 참패를 경험한 뒤 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의원은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가 마크롱의 적수는 못 되지만 멜랑숑은 더더욱 그렇다. 반대만 잘하는 세력과 수권정당을 혼동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박호근 서울시의원 “둔촌-위례초 휴교로 성일초 증축 불가피”

    박호근 서울시의원 “둔촌-위례초 휴교로 성일초 증축 불가피”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박호근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동4)은 지난 8월 29일 제276회 임시회에서 박원순 시장과 조희연 교육감을 상대로 (가칭)보훈병원역(이하 ‘보훈병원역’) 출구 신설 문제, 둔촌주공아파트 단지 내 둔촌초와 위례초 휴교에 따른 대책, 둔촌초 야구부의 원만한 이적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며 시정질문을 했다.조희연 교육감과의 시정질문에서 박호근 의원은 “둔초주공아파트의 재건축으로 인해 단지 내에 있는 둔촌초와 위례초가 내년 3월 휴교가 예정되어있고, 이 학교 학생들이 인근 지역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다”고 하며,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교육청은 인근 학교인 성일초에 교실 증축 없이 기존 학급에 전학생을 추가로 배치하여 학교를 운영하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하며 서울시교육청의 둔촌초와 위례초 학생 전학 문제에 따른 대책이 너무 안일한 것을 지적했다. 덧붙여 박호근 의원은 “서울지역 급당 학생 평균이 26명인데, 서울시교육청이 내놓은 대책에 따르면 현재 성일초는 한 학급당 7.6명이 늘어난 29.7명이 되는 과밀학급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고 주장하며,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이 끝나면 기존 세대의 2배가 넘는 세대 증원으로 인해 기존의 학생들이 다시 복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미래를 위해서도 교실 증축만이 해법임을 역설했다. 이에 조희연 교육감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편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교실 증축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박호근 의원은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에 따른 둔촌초 야구부의 이적을 교육청에서 신경 써서 해결해 줄 것과, 보훈병원역의 출입구 추가 설치에 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서울시에 대해 서울시의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불통 행정처리에 관하여 질책했다. 특히, 박호근 의원은 “2차례의 시정질문을 통해 보훈병원역의 출입구 추가 설치를 요청하였지만, 아직까지도 서울시의 입장은 수용 불가”임을 지적하며, “유동인구가 많은 쪽에 지하철 출입구를 내야하지만 서울시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엉뚱한 곳에 출입구를 내고 있다”며 실효성 없는 행정처리에 대해 비판했다. 끝으로 박호근 의원은 “오늘 시정질문을 통해 지적한 둔촌초, 위례초 휴교에 따라 인근 학교인 성일초가 과밀학급이 되는 것을 막고, 둔촌초 야구부의 원만한 이적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에서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서울시민의 불편과 민원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살기 좋은 서울을 위해 시민과 더욱 소통하는 서울시가 되길 부탁한다”고 말하며 시정질문을 마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금, 이 영화] ‘파리 투 마르세유’

    [지금, 이 영화] ‘파리 투 마르세유’

    ‘파리 투 마르세유:2주간의 여행’이라는 제목대로, 이 영화는 파리에서 마르세유까지 가는 2주 동안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여행지와 여행 기간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을 것이다. 여행을 같이하는 사람과 여행을 하는 목적이다. 이 영화에서는 두 사람이 파트너다. 보수 성향이 뚜렷한 아저씨 세르주(제라르 드파르디외)와 아랍계 청년 래퍼 파훅(사덱)이다. 이 조합은 도무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세르주는 인종차별 발언을 일삼고, 랩은 들어 본 적도, 들어 볼 마음도 없는 프랑스 기성세대의 전형이다. 그런 그와 2주나 동행해야 하다니, 파훅의 마음도 암담했으리라.그럼 이 두 사람은 왜 함께 여행을 하게 됐나. 파훅에게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서다. 그는 파리에서 불량한 래퍼 무리와 승강이를 벌이다 생명에 위협을 받게 된다. 프로듀서 빌랄(니콜라스 마레투)은 파훅에게 몸을 숨기라며, 곧 여행을 떠날 예정인 자기 아버지 세르주에게 전후 설명 없이 그를 보낸다. 세르주의 입장에서 보면 파훅은 빌랄을 대신해 운전수 역할을 해 줄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애초에 서로에게 호의를 가질 이유가 없는 까닭에 둘은 계속 티격태격한다. 이제 세르주의 여행 목적을 말할 차례다. 한마디로 그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길을 나섰다. 18세기 화가 베르네의 자취를 밟으면서 당시 그가 그렸던 회화를 재현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세르주와 파훅에게는 접점이 하나 생긴다. 두 사람이 미술과 음악―예술을 한다는 점이다. 이해 불가능한 타자로만 상대방을 대하던 세르주와 파훅은 각자의 예술을 매개로 조금씩 불통의 간극을 좁혀 간다. 아예 소통이 되지 않던 두 사람이 소통을 시도한다는 변화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감독 라시드 드자이다니는 현재 프랑스가 안고 있는 세대 갈등 및 인종차별 문제를 ‘인간에 대한 예의’라는 관점으로 풀어낸다. 세르주의 막말을 견디다 못해 자리를 떠난 파훅이 처량하게 서 있는 그를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돌아와 말없이 안아 준다든가, 파훅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자 세르주가 발 벗고 나서는 장면을 보면 사람이 가진 온기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된다.영문학자 애덤 브래들리는 랩이 곧 시라는 주장을 담은 책 ‘힙합의 시학’에 다음과 같이 썼다. “언어가 빚어내는 낮은 리듬은 베이스의 울림을 불러낸다. 한편 마음을 가로지르는 가사 구절은 고막을 통해 진동한다. 이제야 비로소 당신은 보는 것과 들리는 것이 일치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음악과 가사는 그대로 있었다. 받아들이는 당신이 바뀐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힙합의 시학’이다.” 음악과 가사는 그대로인데, 받아들이는 당신이 바뀌었다는 구절이 의미심장하다. 우리를 그럴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파훅의) 랩만은 아닐 것이다. 이 영화는 또 다른 그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7일 개봉. 12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긴급진단-살충제 달걀 파동] 또 드러난 부처 불통·책임 전가… “현실적인 컨트롤타워 절실”

    [긴급진단-살충제 달걀 파동] 또 드러난 부처 불통·책임 전가… “현실적인 컨트롤타워 절실”

    국내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 4곳에서 살충제 달걀이 검출됐다는 정부 발표가 나온 지난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업무는 마비되다시피했다. 집 냉장고에 보관 중인 달걀이 안전한지 묻는 민원 전화가 쇄도했기 때문이다. 식약처 공무원들은 “파악 중”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생산지와 농장 정보를 담은 난각코드를 소비자에게 알려야 했지만 농장 전수조사를 총괄한 농림축산식품부가 넘겨준 정보는 농장 이름과 주소뿐이었다.식약처 관계자는 “농식품부가 농장 주인의 거래장부를 확인해서 달걀이 출하된 중간유통상을 알려줘야 비로소 식약처가 추적을 시작할 수 있다”면서 “식약처 직원은 농장에 드나들 수 없기 때문에 농장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유통망을 알아내느라 시간을 허비했다”고 항변했다. 같은 시각 농식품부는 “부적합 판정 농장의 정보를 즉시 공유했으며 난각코드 공개는 식약처의 할 일”이라고 맞섰다. 살충제 달걀 파동은 식품안전관리체계를 나눠 맡은 식약처와 농식품부의 불통과 책임 전가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각 부처와 전문가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식품안전 컨트롤타워를 분명히 세워야 한다고 짚었다. 2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금의 식품안전 행정체계는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만들어졌다. 식품안전을 강조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축산물 위생관리법 주무부처를 농식품부에서 식약처로 넘겼다. 식품안전 컨트롤타워를 식약처로 일원화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행정력의 한계로 생산단계는 농식품부가 위탁 관리하고, 지도·단속은 지방자치단체의 손을 빌리는 불완전한 형태가 됐다. ‘무늬만 컨트롤타워’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선진국도 1990년 중반부터 대형 식품사고를 겪은 뒤 정부 신뢰 복원을 위해 식품안전관리체계를 손봤다.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 등은 식품안전관리 담당부서를 완전히 통합했다. 캐나다와 프랑스, 일본은 위해성 평가분석은 독립시키고 관리업무는 보건부서와 농수산식품 부서에 나눠 실질적인 기능을 통합했다. 미국은 드물게 다원화된 식품관리 체계를 운영한다. 우리와 비슷하다. 축산물은 농무부가, 식품과 의약품은 식품의약국(FDA)이 관리한다. 다만 미국은 제조물책임법, 집단소송제 등 소비자보호법이 발달해 있어 행정력보다는 기업과 소비자가 법적 분쟁을 통해 식품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관행이 자리잡았다. 최근 미국 법원이 존슨앤존슨의 베이비파우더를 쓰다가 난소암에 걸린 여성에게 4억 1700만 달러(약 4745억원)를 배상하도록 판결한 것이 대표 사례다. 우리나라 최초의 식품안전 컨트롤타워는 2008년 6월 제정된 식품안전기본법에 따라 그해 말 만들어진 식품안전정책위원회다. 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기획재정부, 농식품부, 보건복지부 등 9개 부처 장관이 참여하는 회의체다. 일본의 식품안전위원회를 본떠 만든 것이지만 ‘식물위원회’나 마찬가지다. 일본의 식품안전위는 7명의 식품위생 민간전문가로 구성돼 전문성과 객관성, 독립성이 보장된다. 조사연구기능과 정책조정 등 광범위한 권한을 갖고 있다. 반면 우리는 부처 장관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형식적인 조정기구다. 정무직 공무원으로 구성돼 국민 신뢰를 받기 힘들다. 식품안전위가 열리는 일도 손에 꼽힌다.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2009~2014년 7월까지 식품안전위 전체회의가 12번 열렸는데 그나마 5번은 서면회의로 대체됐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7번의 회의도 식약처장만 빠짐없이 출석하고 8개 부처 장관은 차관 또는 실장을 대리 참석시켰다. 이번 살충제 달걀 파동 때도 회의는 소집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식품안전 관리를 어느 한쪽 부처로 몰아주기보다는 기존 시스템이 잘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병우 전북대 농경제유통학부 교수는 “식품안전위는 공무원이 만들어 놓은 ‘식품안전관리 3개년 기본계획’을 심의·조정하는 역할에 머물러 있다”면서 “민간 전문가 3~5명을 상근 위원으로 두고 조사 및 정책 권고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원한 농식품부 관계자는 “부처 내에서도 실·국 간 정보 공유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식품안전위를 상설기구화하고 예산을 편성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힘을 실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문재인 정부, 쌍방향 소통 더 강화하길

    100일을 갓 넘긴 문재인 정부의 두드러진 특질로 ‘소통’을 꼽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촛불민심의 힘으로 출범한 정부로서 국민과의 소통을 국정의 첫째 원리로 표방한 정부답게 국민과의 대화에 많은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취임 이후 문 대통령은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애로를 듣는 것을 시작으로 곳곳의 사회적 약자들과의 만남에 많은 공을 들였다. 세월호 유가족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위로하는가 하면 휴가지에서 허물없이 등산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이전 정부에선 보기 힘든 행보를 여럿 보여 줬다. 대통령과 국민의 거리를 좁히고, 이를 통해 국민 통합의 기반을 넓혀 나가는 차원이라는 점에서 분명히 박수 받을 일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문재인표 소통’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소통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서로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실질적 소통을 하기보다는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이전 이명박·박근혜 정부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골몰하는 흔적 또한 역력하다. 이전 정부에 대한 반감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면 우려스러운 일이다. 당장은 국정 운영의 동력을 얻을 수는 있겠으나 길게 보면 이 같은 국민 편 가르기가 또 다른 국정의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을 정부는 직시해야 한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여 주고 싶은 것만 보여 주는 소통이 아닌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그제 저녁 지상파 방송 3사와 뉴스채널 2개사가 생중계한 국민인수위 대국민 보고회가 그 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각 부처 장관, 청와대 참모들이 ‘동원된 국민’들과 1시간 남짓 가진 이 행사는 정치 예능 프로그램으로선 성공작일지 몰라도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나 대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인디밴드의 음악이 흐르고 이에 맞춰 몇몇 장관들은 어깨까지 들썩이며 흥을 냈다니 북핵 문제로 나라의 안위가 걱정인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모습이다.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면서 국민들의 의견을 가감 없이 들을 자유게시판을 한사코 두지 않은 것도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반쪽 소통의 단면이다. 불통정부라고 자신들이 비난했던 박근혜 정부조차 자유게시판을 두고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 비난까지도 수용했음을 애써 모르는 척하는 모습에서 문재인 정부가 표방한 소통의 건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소통은 ‘하는 것’이지 ‘보여 주는 것’이 아니다.
  • [데스크 시각]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이두걸 금융부 차장

    [데스크 시각]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이두걸 금융부 차장

    상상할 수도 없었던 ‘진실’들이 ‘밤의 도둑’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눈 앞에 떠오른 지난 1년은 ‘격동의 한국사’의 한 장면이었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전조처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위 의혹이 제기됐던 지난해 여름, 사회부 법조팀장이었다. ‘이게 나라냐’라는 촛불의 함성으로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됐고, 올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전직 대통령 구속, 조기 대선 등이 한꺼번에 벌어질 때 겪은 법조 기자의 경험은 ‘트라우마’로 남았다.“선의에 의한 행동이었다”고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의 국정개입을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과 불통하며 유일하게 최순실과 소통한 상황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물론 전근대 왕조국가에서도 거부됐다. 조선시대 사관이 3사와 의정부 등을 무시한 군주를 폐왕으로 기록한 까닭이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과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실질임금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악으로 악화된 소득 격차를 좁히고, 서민들은 내 집 마련은커녕 전셋집 하나 구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궁극적으로는 서민·중산층이 사람 답게 살 만한 환경을 조성해 “기업 중심 성장 구조에서 가계와 국민이 중심이 되는 성장 구조로 바꾼다”(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는 복안이다. ‘시장의 실패’에는 정부가 당연히 개입해야 한다. ‘이명박근혜 9년’간 실질적으로는 거의 작동한 적 없던 ‘정부의 역할’을 재건하는 건, 촛불의 힘으로 집권한 현 정부로서는 바람직하면서 정치적으로도 당연한 정책이다. 집권 100일에 8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이유다. 문제는 그 방법이다. 근로자를 고용하는 주체는 정부가 아닌 기업이고, 고용의 상당 부분을 삼성·현대차 등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이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한 해 16%가 넘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선의’는 풍성하지만 ‘실효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물음표가 달린다. 최저임금 미만을 받는 근로자 비율은 이미 12%가 넘는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이 수치를 더 높일 가능성이 크다. 재정을 통한 보전 역시 국내외에서 전례가 없는 데다 지속 가능성도 의문이다. 국가채무 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40% 수준으로 나라 곳간이 풍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 월급까지 보태 줄 정도로 여력이 넘치는 건 아니다. 20여년 전 이 비율이 60%대였다가 최근 220%대의 빚더미에 오른 나라가 이웃 일본이다. 8·2 대책 역시 ‘투기꾼들을 잡는다’는 선의의 정책이지만 ‘중산층이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할 기회를 봉쇄한다’는 비판을 불러왔다. ‘좋은 집에서 살고 싶다’는 ‘본능’을 ‘투기 심리’로 몰아세우는 모습도 엿보인다. 인테리어 업자나 부동산 업계 등 부동산 연관 후방 산업에 미치는 악재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는지도 의문이다. 경제학은 ‘비관의 학문’이라고 불린다. 완벽한 경제정책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군사작전’이 아닌 지난한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 율곡 이이는 선조 7년인 1574년 자신의 정치 철학을 집대성한 ‘만언봉사’(萬言封事)를 통해 이같이 밝힌다. “정사(政事)는 시의(時宜)를 아는 것이 귀하고, 일은 실공(實功)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 선의와 의리를 가진 사림들을 중용하면 개혁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봤던 기존 유학자들과 달리 율곡은 민생의 실질적인 개선만이 정치의 정당성을 증명한다고 본 것이다. 선한 의도를 강변하는 대신 정치(精緻)한 정책과 설득을 앞세우고, 이를 통해 실효성을 높여 선한 결과를 가져오는 문재인 정부가 되길 기대한다. douzirl@seoul.co.kr
  • 국민의당 당권 주자들 “내가 당 살릴 적임자”…첫 TV토론서 격돌

    국민의당 당권 주자들 “내가 당 살릴 적임자”…첫 TV토론서 격돌

    국민의당 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대표, 이언주 의원, 정동영 의원, 천정배 전 대표(기호순) 등 4명이 첫 TV토론에서 “당을 살릴 적임자는 나”라면서 지지를 호소했다.4명의 후보자들은 14일 JTBC 뉴스현장의 ‘1차 경선 토론’에 나와 격돌했다. 첫 TV토론에서부터 상대 후보의 약점을 공격하는 등 신경전도 벌였다. 안철수 전 대표는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국민의당은 지금 너무 어려운데 신뢰를 잃고 관심 밖으로 멀어져 가는 시간이 몇 달 계속되면 회생이 가능할까 진짜 걱정이 된다”며 “얼마나 절박했으면 이런 말을 하면서 다시 나섰을까 한 번 더 생각해달라”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지금은 좀 미우실 수 있지만 국민의당은 여러분께 꼭 필요한 정당”이라며 “낡은 진보, 수구 보수의 기득권 양당정치를 깨버린 소중한 정당인 국민의당이 다시 일어나서 국민께 봉사할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정동영 의원은 “국민의당이 이렇게 무너지는 건 국민이 지원을 안 해줘서가 아니라 스스로 무너진 것”이라며 “당에 강력한 리더십이 없고 강력한 공당 시스템이 없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인데 경륜과 경험, 능력을 가진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소통·단합의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당 대표가 된 바로 다음 날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켜 1조에 ‘국민의당의 당권은 당원에게 있고 권력은 당원에게서 나온다’는 내용을 넣겠다”고 덧붙였다. 천정배 전 대표는 “패배·조작·불통으로 (당이) 국민 신뢰를 잃었다”며 대선 패배와 ‘문준용 의혹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안 전 대표를 겨냥했다. 천 전 대표는 책임·소통·헌신 정당을 강조하면서 “개혁의 한길을 걸어 위기 때면 민심을 정확히 읽고 승부사 기질을 보였다. 사즉생의 각오로 저 자신을 던져 국민의당을 살리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이언주 의원은 “당 위기의 본질은 신뢰의 상실과 혁신의 부족이다”라며 “신뢰 상실의 책임이 있는 분들이 위기에서 (당을) 구한다고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데 국민의당의 새판 짜기를 함께 하자”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통령 후보도, 당 대표도 하지 않았지만 국민의당이 반드시 살아나야 하고 정치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일념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당, 문 대통령 100일에 “낙제점·안보먹통·야당과 불통” 비판

    한국당, 문 대통령 100일에 “낙제점·안보먹통·야당과 불통” 비판

    자유한국당이 오는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낙제점의 좌파 적폐 정부’라고 비판했다.한국당 지도부는 14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대북평화 구걸’ 정책으로, 탈원전 및 기업·노동·복지 정책의 경우 ‘포퓰리즘 실험정책’으로 평가절하했다. 홍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출범한 지 100일 되는 정부가 국민에 많은 걱정을 끼치고 있다”며 “국민을 실험 대상으로 정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평화 구걸 정책은 ‘문재인 패싱’ 현상을 낳고 있고, 각종 사회정책은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기보다는 집권 기간 선심성 퍼주기 복지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적폐청산의 본래 목적은 DJ(김대중)·노무현 정부의 과거사 미화 작업이고, MB(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을 전부 부정하는 적폐청산”이라며 “과연 이 나라 좌파의 적폐는 없는 것인지 우리가 한번 되돌아봐야 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옥죄기·범죄시하기·압박하기로 모든 기업이 해외 탈출러시를 이루고 있다”며 “한국은 좌파정권 5년 동안 산업 공동화를 우려해야 할 만큼 어려운 상태로 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 100일에 대해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 행태는 보여주기식 ‘쇼(Show)통’이자 안보 먹통, 야당과의 불통 등 3통의 100일, 장밋빛 환상 유혹의 100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지지율에 취해있는데 지지율은 쇼통의 결과일 뿐으로, 스스로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4대 망국 정책이 민심에 회자하고 있다”며 “탈원전 정책 등 아마추어 정책 운용, 나라 곳간 거덜 낼 어설픈 복지 등 포퓰리즘 정책, 법인세 인상 등 성장 포기 정책, 오락가락 사드 등 안보저해 정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연히 60%에 가까운 국민은 분명히 지난 대선 투표에서 반대투표를 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우석에 발목 잡힌 박기영 또 낙마에 발목 잡힌 靑인사

    황우석에 발목 잡힌 박기영 또 낙마에 발목 잡힌 靑인사

    朴 “황우석 사태는 주홍글씨” 항변 사과에도 반대 들끓자 교체로 가닥 靑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목소리 경청”‘황우석 논문 조작’에 연루된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이 11일 임명 나흘 만에 자진 사퇴하면서 문재인 정부 인사에 또 오점을 남겼다. ‘자진 사퇴’ 형식을 취하긴 했으나 박 본부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황우석 사건과 관련해 공개 사과를 했는데도 반대여론이 잦아들지 않자, 청와대는 전날 이미 박 본부장 교체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계와 야 4당은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상당수도 청와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더 버틸 명분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박 본부장이 전날 간담회에서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힌 후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과 통화해 당 소속 의원들의 ‘부적격’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모두의 지지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시간을 끌었다가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불통’ 이미지가 씌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당장 다음주부터는 8·15 광복절 행사와 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등 굵직한 행사가 예정돼 있어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고자 이번 주 내 논란을 빨리 정리하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가 이날 박 본부장이 자진 사퇴한 이후 대변인 명의의 서면브리핑을 통해 ‘더 낮은 자세’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도 불필요한 갈등이 발생한 데 대해 청와대가 엄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차관급 이상의 후보자나 임명자가 자진 사퇴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김기정 국가안전보장회의(NSC) 2차장이 지난 6월 5일 ‘과중한 업무로 인한 건강 악화와 시중의 구설’을 이유로 가장 먼저 자진 사퇴했다. 같은 달 16일에는 ‘도장 위조 혼인신고 논란’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물러났다. 지난달 13일에는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했다. 이미 세 차례의 인사 실패를 경험한 청와대는 이번에는 안 전 후보자 때와는 다르게 움직였다. 전날 춘추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박 본부장의 (참여정부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시절) 과(過)와 함께 공(功)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면서 적극 해명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며 사실상 ‘자진 사퇴’ 쪽에 무게를 뒀다. 청와대 관계자는 “자진 사퇴를 하든, 사퇴를 시키든 인사권자로서는 왜 이번 인사를 했는지 이해는 구해 보고 결론을 내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안 전 후보자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명분 있는 사퇴를 위한 ‘출구전략’을 구사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인사 마무리 단계에서 다시 인사 파문이 일면서 청와대는 또 한번 체면을 구기게 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책 읽는 동대문 공무원

    책 읽는 동대문 공무원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이 구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 교육을 통해 구정 만족도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직원들이 책을 통해 소통·친절·청렴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김으로써 행정 서비스의 수준을 한층 높인다는 구상이다.동대문구는 직원들이 온라인 시스템에 접속해 원하는 책을 선정한 뒤 4개월간 최대 2권의 책을 읽는 독서 교육을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책을 읽은 뒤에는 책과 관련된 과제를 제출하고 평가도 받는다. 대상 도서는 행정역량, 청렴, 인문, 문화 등 15개 분야 6192권이다. ‘불통의 시대, 소통을 열다’, ‘서비스, 세상을 바꾼다’, ‘상처 주지 않는 따뜻한 말의 힘’ 등 소통과 배려를 주제로 하는 책은 물론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얇은 지식’, ‘미움받을 용기’, ‘1% 리더만 아는 유머 대화법’ 등 베스트셀러도 포함돼 있다. 온라인으로 신청해 받은 책은 본인이 소장하며, 평가 후 최대 10시간의 학습시간도 인정받을 수 있다. 독서를 통해 직무 관련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만큼 업무 전문성을 키우고 교육 시간도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직원들 사이에 반응이 좋다. 유 구청장은 “독서의 생활화를 통해 지식 및 인문학적 소양을 습득할 뿐 아니라 이를 행정 서비스에 담아내는 조직 문화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소통이란 절반의 주고받기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소통이란 절반의 주고받기

    요즘처럼 ‘소통’이란 말이 자주 들리는 때도 없다. 소통이란 ‘주고받기’이지 일방적으로 주거나 받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통의 책임은 모두 남에게, 세상에 미루기 때문에 소통을 외치는 횟수만큼 벽은 더욱 높아진다. 소통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형식도 귀하다.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사랑과 이해를 불러오기도 하지만 때로는 반목과 질시를 부르기도 해서다.2009년 아르헨티나의 마리아노 콘과 가스톤 두프라트가 함께 만든 영화 ‘성가신 이웃’(2009)은 소통의 어려움을 잘 보여 준다. 성공한 디자이너 레오나드(라파엘 스프레겔버드 분)의 옆집에 거칠고 우락부락한 빅토르(다니엘 아라오스 분)가 이사를 오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레오나드의 평화로운 삶은 빅토르가 햇빛을 들이려고 벽을 부수고 창문을 내는 소음으로 인해 산산이 깨진다. 방해받지 않고자 소통 없는 삶에 만족하던 레오나드는 자신의 집을 향한 타인의 창이 불편하기만 하다.타인에 대한 호기심과 사생활을 보호하려는 욕망의 충돌을 보여 주는 영화의 배경은 ‘인간을 위한 건축’으로 유명한 거장 르 코르뷔지에(1887~1965)가 설계한 쿠루체트 주택이다. 그의 건축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이 주택은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지역의 의사인 쿠루체트의 의뢰로 만들어졌다. 르 코르뷔지에는 자신이 제창한 건축 개념인 필로티(pilotis·1층 벽면을 터 기둥으로 상부를 떠받친 구조)를 적용해 1층을 자유롭게 이용하게 했으며, 건축가가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도록 힘을 받지 않는 벽체로 자유로운 입면(facade)를 만들도록 했다. 채광 효과가 좋은 길고 낮은 수평창에 열린 평면으로 공간을 자유롭게 배치하고 1층의 녹지를 대신해 옥상 위에 옥상 정원을 두는 등 ‘건축의 다섯 가지 요소’가 잘 반영돼 있다.밤낮없이 응급환자들이 찾는 외과의사에게는 병원과 살림집이 함께 있는 주택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 둘이 한 건물에 공존하면서도 안뜰이 있어 분리된 4층 건물로 설계했고 둘은 계단이 아닌 경사로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집의 정면은 커다란 공원을 향하고 정면 창문에는 차양이 있는 구조로 옥상에는 별도의 정원을 두었다. 그래서 이 건축물은 ‘극적인 혹은 시적인 건축 흐름’을 보여 준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해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회의에서 르 코르뷔지에가 설계한 건물 17개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될 때 그중 하나로 이름을 올릴 만큼 문화사적으로 유서 깊은 건물이다. 영화는 쿠루체트 주택의 구조와 특징을 잘 이해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반영했다. 레오나드는 집에서 일하는 디자이너이다. 그가 일하는 장소는 원래 쿠루체트 박사가 진료하던 병원 자리다. 영화는 이 건축물을 실제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이라고 알려 주며 영화 속에서도 많은 사람이 구경 와 레오나드를 귀찮게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이기적인 현대인의 표상으로 등장하는 레오나드는 벽을 뚫어 창문을 내려는 빅토르와 그로 인한 소음으로 미칠 지경이다. 창문을 내는 사소한 일로 이웃사촌끼리 얽히고설키는 모습을 통해 도시라는 차가운 환경이 키운 인간의 이기심이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것인가를 건축물의 공간처럼 명료하게 보여 준다. “당신에겐 남아도는 그 햇빛이 난 필요하단 말이오.” “그럼 널어놓은 옷 같은 게 보일 텐데, 제 아내가 좋아하겠어요?” “설사 그쪽 집 팬티가 보인다 해도 난 괜찮소.” 빅토르는 특유의 오지랖으로 개방적으로 스스럼없이 다가온다. 반면 레오나드는 자신의 유명세를 바탕으로 조금 젠체하며 그를 멀리하려 한다. 레오나드는 남을 의식하지도, 신경쓰지도 않는 도시인들의 이기적인 삶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경제적으로도 제법 여유가 있는 그는 속물답게 빅토르 부자를 은근히 무시한다. 창문이 뚫리면 사생활이 드러나는 것이 불편한 그는 세련된 도시인으로서 체면을 지키고자 빅토르에게 공격적으로 굴지는 않는다. 하지만 건장한 빅토르의 위세에 눌려 아무 소리 못 하고 비겁하게 외면하는 초라한 본색을 지녔다. 레오나드에 대한 빅토르의 적극적인 설득, 타협 또는 아양에 둘은 적당하게 창문의 크기를 줄이는 선에서 합의를 본다. 영화에서 창은 분쟁의 단초에서 소통의 창구로 변화한다. 두 사람은 창문을 만들면서 임시로 막아 놓은 벽을 사이에 두고 의사소통을 한다. 빅토르는 ‘멧돼지 절임’을 건네며 레오나드의 환심을 사려 하고, 레오나드의 딸 롤라를 위해 손가락 공연을 열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창문은 레오나드 가족이 위험에 처했을 때 즉시 알아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창구가 된다. 레오나드 부부가 외출하고 집안에 강도가 든다. 때마침 빅토르가 이를 발견하고 총을 들고 뛰어가 레오나드의 딸을 구출한다. 하지만 그는 총을 맞고 만다. 빅토르에게 창문은 햇볕을 쬐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어쩌면 이웃을, 친구를 만들려는 적극적인 수단이었는지도 모른다. 창은 영화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세상을 잇는 연결고리다. 르 코르뷔지에는 건축의 혁명가다. 그는 단순히 아름답고 실용적인 건축물을 남긴 건축가가 아니라 기존의 건축 개념을 혁명적으로 전환시킨 인물이다. 현대 건축에 적용되는 많은 이론을 만들어 냈으며, 이를 철저히 실행에 옮긴 실천가다. 스위스에서 태어나 프랑스를 주 무대로 활약한 그에게는 고독한 사람, 급진적 사상가, 논객, 화가, 조각가, 가구 디자이너, 도시계획가, 공예가, 건축가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다녔을 만큼 관심의 폭과 깊이가 건축에 국한되지 않고 삶과 역사, 문화 전반에 걸쳐 있었다.그리고 시대를 넘어 미래를 보는 안목 또한 겸비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의 혁명적인 건축에 대한 생각을 실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천재도 세상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데 영화 속 범부들은 오죽하랴. 소통을 위해 서로 자존심을 접고, 스스로의 비굴함을 위로하면서 창문의 크기를 작은 수평창으로 줄이기로 한다. 이렇듯 소통이란 모두를 얻거나 잃는 것이 아니라 반을 양보하고 반을 얻는 것인 모양이다.
  • 류승완 강혜정 부부, 협회 탈퇴 이어 김동호 강수연 BIFF 사퇴 ‘영화계 술렁’

    류승완 강혜정 부부, 협회 탈퇴 이어 김동호 강수연 BIFF 사퇴 ‘영화계 술렁’

    영화 ‘군함도’ 류승완 감독과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가 최근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영화계의 각종 협회를 탈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도 사퇴를 발표했다. 8일 영화계에 따르면 류승완 강혜정 부부는 최근 한국영화감독조합, 영화제작자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여성영화인모임 등 두 사람이 속한 모든 영화 관련 협회에 탈퇴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각종 단체를 통해 누구보다 활발한 활동을 해왔던 두 사람이 소속 단체를 탈퇴한 것은 최근 ‘군함도’를 둘러싼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일제강점기 군함도에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의 탈출을 그린 ‘군함도’는 CJ E&M이 배급을 맡아 지난 7월 26일 역대 최다인 2천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개봉됐다. 이 때문에 개봉하자마자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류승완 감독이 그동안 스크린 독과점에 꾸준히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터라 류승완 감독을 향한 세간의 비판은 더욱 거셌다. 이에 류승완 감독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여름시즌이면 반복되는 스크린 독과점 논란의 중심에 제가 만든 영화가 서게 돼 대단히 송구하다”며 사과하기도 했다.한편 부산국제영화제(BIFF·이하 부국제)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김동호 이사장과 함께 집행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8일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최근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김동호 이사장과 함께 사퇴하기로 했다”고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강수연 위원장은 집행위원장으로서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 하겠다는 뜻을 강조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영화제는 개최돼야 한다. 올해 영화제를 최선을 다해 개최한 다음 10월 21일 영화제 폐막식을 마지막으로 떠나겠다”고 덧붙였다. 강수연은 지난 2015년부터 부국제 집행위원장으로 위촉돼 약 3년간 부국제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무국 측과 불통·불신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사무국 전직원 일동은 7일 공식 성명서를 통해 “영화제 정상화와 22회 영화제의 올바르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서병수 부산시장의 공개 사과,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복귀, 그리고 국내외 영화인들의 지지와 참여를 호소한다”며 “2014년 영화 ‘다이빙벨’ 상영 후 불거진 후폭풍의 잔재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태의 해결을 위해 구원투수처럼 등장한 강수연 집행위원장에게 직원들은 기대를 걸고 그의 뜻에 묵묵히 따르며 일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취임 이후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지금껏 보여 온 영화제 대내외 운영에 대한 소통 단절과 독단적 행보는 도가 지나치다. 두 번의 영화제를 개최하는 동안 실무자에 대한 불통과 불신으로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고 호소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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