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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도 병원도 속수무책 ‘아토피’

    정부도 병원도 속수무책 ‘아토피’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엄마들이 아이들의 ‘건강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특히 현대인의 불치병으로 불리는 아토피를 앓는 자녀를 둔 엄마들은 전문지식을 공부하고 때론 벽에 부딪히며 현장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아토피안 엄마들이 자발적으로 아토피 모임을 만드는가 하면, 세력을 확대해 시민단체로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병원에도 기댈 수 없고, 정부도 신뢰할 수 없는 엄마들의 선택인 셈이다. ●아토피 모임 전국 확대 엄마들이 주축이 된 아토피 모임은 현재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토피는 다른 질병과 달리 병원에서도 뚜렷한 치료법을 내놓지 못해 만성화되는 데다 최근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아토피 모임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모임은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이나 학교를 중심으로 형성되기도 하고, 인터넷 커뮤니티나 동호회를 통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주부 김현경(서울 목동)씨는 “요즘은 유치원 아이들 10명만 모여도 그중 예닐곱은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 아토피로 고생하기 때문에 또래 엄마들이 모이면 자연스레 아토피를 걱정하게 되고, 모임으로 발전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 가운데 아토피 전문 커뮤니티인 아토피아(www.atopia.co.kr)는 회원들의 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지역별로 모임이 형성돼 아토피안 엄마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고민을 상담한다. 주부 정영희씨는 서울 지역의 아토피 모임을 주선하고 있다. 정씨는 “중학생 아들이 유치원 때부터 아토피로 고생을 하고 있는데, 계속 양방, 한방 가릴 것 없이 병원치료를 받고 있지만 차도를 보이지 않아 아토피로 고생하는 사람들과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서 모임을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모임을 통해 경험과 정보를 나눌 수 있는데다 고통도 공유할 수 있어 정신적으로도 위로가 된다는 것이다. 비영리 민간단체인 한국생협연합회를 통한 모임도 활성화돼 있다. 생협측은 “생협에 관심이 있는 분들 대부분이 아토피로 고생을 하신 분들이기 때문에 자연히 안전한 먹을거리에 관심이 많아 관련 모임이 지역별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 계양의 양진선 주부는 “아토피 자녀를 둔 엄마들이 많다보니까 항상 식품안전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면서 “정기적으로 모임을 하면서 발색제 등의 식품첨가물, 패스트푸드 등의 유해성에 대해 공부도 하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목소리 내는 엄마들 이같은 엄마들의 작은 모임이 시민단체로 성장해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시민단체 환경정의의 다음지킴이국도 사실 엄마들의 먹을거리 관심에서 어린이 환경·건강 운동으로 발전한 경우다. 어린이 환경보건팀장인 박명숙 국장은 “지난 1999년에 몇몇 엄마들끼리 모여서 아이들 과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데 이를 시작으로 아이들 먹을거리에 대해 조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캐릭터 장난감이 들어있는 과자들에 대해 궁금해하다가 맛은 다 다른데 똑같은 재료가 쓰인다는 것에 의문을 가진 것이 그 첫 시작이었다. 박 국장은 “그 때 처음 새우가 들어가서 새우맛이 나는 것이 아니고, 오징어가 들어가서 오징어맛이 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고, 맛을 내는 식품첨가물에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면서 “과자의 원료들을 공부하다보니 소백분이나 옥수수전분 대부분이 수입되고 그 과정에서 살충제가 다량 함유된다는 것을, 그리고 GMO(유전자변형농산물)의 문제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토피 모임체로 유명한 수수팥떡(www.asamo.or.kr) 역시 아토피안 자녀를 둔 엄마가 시작한 모임이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의 사무총장 출신인 최민희 대표가 아들의 아토피를 치료하면서 시작한 모임은 5년 만에 2만여명의 회원이 동참하는 엄마들의 단체가 됐다. 자녀의 아토피로 고생하는 엄마들이 고민을 상담하고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수수팥떡의 문을 두드린다. 최민희 대표는 “자연건강법을 통해 아이의 아토피를 치료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연건강법을 소개하고, 지난 5년간 아토피 엄마들과 함께 한 고민과 경험도 공유한다.”면서 “매월 아토피 특강을 열어 아토피 아이를 돌보는 법과 유기농 식단의 중요성을 설명한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어린이건강’ 총체적 실태조사 착수 아토피가 기승을 부리자 정부도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지속가능한 어린이 건강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일환으로 아토피 실태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학계에서는 우리나라 아토피 피부염의 유병률을 약 40%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세대별 아토피 유병률과 그 원인에 대한 조사가 실시된 적이 없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할 수 없는 실정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19일 “아토피뿐만 아니라 비만 등 어린이 건강 문제를 총체적으로 조사해 연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토피 유발원인 역시 환경오염과 먹을거리 오염 때문인 것으로 추정할 뿐 정확히 어떤 요인이 아토피를 악화시키는지는 조사된 바 없다.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이번주 중 전문가 회의를 열어 아토피 유발 식품에 대한 연구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아토피 유발 식품 연구를 오는 8월까지 완료하고, 식품과의 상관관계가 확인되면 원재료 표기를 의무화하는 9월부터 아토피 표시기준 역시 적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식품 관련 시민단체에서는 정부가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수팥떡의 최민희 대표는 “전문가들마다 아토피 유병률을 최저 20%에서 최고 70%까지 다르게 제시하고 있지만, 엄마들의 경험으로는 알레르기성 비염 등을 포함해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70% 정도는 된다고 본다. 알레르기가 있는 특별한 아이들의 문제가 아닌 우리 어린이들 전체의 문제로 시각을 바꿔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아토피 어린이는 단순히 피부염만을 앓는 것이 2차 감염과 합병증으로 고생하고, 심할 경우 학업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환경정의측도 “지금까지 식품 정책은 생산자 중심으로 운영돼 왔지만, 상황이 심각해진 만큼 소비자 위주의 보다 엄격한 식품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마니아] 심오한 역학에 빠져 인생의 매듭을 푼다

    [마니아] 심오한 역학에 빠져 인생의 매듭을 푼다

    “마음이 편해지고 인생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지난 20일 주민 8명이 서울 강서구 방화2동 주민자치센터의 역학 강의에 한창 빠져 있었다. 이날 김희순 역학강사는 결혼운에 대해 강의했다. 한 노총각의 사주에 대해 “처가 용신이어서 내년에 재물운이 많은 여자와 결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매주 두 차례 역학을 배우는 이들은 각자 역학을 시작한 다양한 사연을 갖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자식 성적에 대한 걱정 때문에 역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상당수가 자녀 성적 걱정 때문에 배우기 시작 올해로 3년째 수학중인 김수자(52·주부)씨는 “명문대를 꿈꾸던 아들이 성적은 좋았지만 삼수한 뒤 지방대에 갔다.”면서 “자식 문제가 마음대로 되지 않자 인생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정숙희(45·주부)씨는 “작은 딸을 명문 예술고에 보내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결국 딸은 지방의 한 예고에 진학하게 됐다.”면서 “의지가 약한 딸을 평소 다그쳤는데 딸이 의지가 약한 기운을 가진 걸 안 뒤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역학을 연구해 자식 외에도 남편 등 다른 가족들의 성격과 진로 등에 대한 좋은 참고사항을 얻는다고 한다. ●고도의 사고력·끈기 부족하면 도중하차 십상 김 강사는 “역학은 깊이 이해해야 하고 변수가 많아 고도의 사고력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영신 반포3동 주임은 “역학은 다른 구의 주민들도 신청하는 등 인기강좌이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 한문이 많이 나오는 등 내용이 어려워지면 출석률이 뚝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정미 방화 2동 주임도 “네 달이 지난 현재 수강생의 20%만 남았다.”고 말했다. 수강생인 서정숙(57·주부)씨는 “시작한 지 3년이 지나면서 이해하기 시작했다.”면서 “단기간에 삶의 심오한 진리를 파악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김 강사는 “제대로 보려면 적어도 10년을 공부해야 한다.”면서 “중간에 탈락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하며 통찰력과 인내심을 강조했다. ●‘덜익은 역술인´ 경계해야 오랜 기간 고생하면서 공부하는 대신 전문 역술인을 찾아가 상담을 받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냐고 묻자, 수강생 신은숙(60·주부)씨는 “실력없는 역술인도 많고 유명한 역술인도 손님이 많아 급하게 보다 보면 깊이 못 보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라면서 “이런 상담을 듣고 어떻게 인생설계를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역학을 배운 사람은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더 궁금한 부분을 캐물으면 실력이 부족한 역술인을 쉽게 구별해낼 수 있고 잘 보는 사람에게는 더 깊은 상담을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명목(50·주부)씨는 “역학을 배우면서 사주카페 등에 아직 공부를 덜한 역술인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들은 상담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깨달으면 마음 편해져 김희순 리현 철학원 원장은 “다양한 고민 때문에 시작하지만 배우면서 이를 점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수강생이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김성자(46·가명)씨는 “얼마 전 남편이 불치병에 걸리자 괴로웠는데 요즘 편하게 받아들인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윤수(42·가명)씨는 “젊은 시절 보증 등으로 돈을 많이 잃었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김숙희(59·가명)씨는 “결혼 초부터 시어머니와 자주 다투었다.”면서 “이혼을 고려했는데 역학을 배우면서 마음을 비운 뒤 사이가 좋아졌다.”면서 웃었다. 정철인 미래역학원 대표는 “역학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삶을 깨달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리트들도 적잖이 수강 주민자치센터에 역학특강을 나가는 유방현 한국전통과학아카데미 원장은 “이곳에서 역학을 배우는 주민들은 주로 인생을 역학이라는 학문으로 풀어보려는 사람”이라면서 “대학교수와 고급 공무원, 한의사 등 엘리트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하지만 이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정미 방화2동 주임은 역학강좌 개설 취지에 대해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참여자 중 많은 비중인 고연령층들이 관심을 갖는 프로그램으로 역학을 생각했다.”면서 “배운 뒤 역학을 전통학문으로 여기게 됐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이순신·김구·알렉산더도 역학에 큰 관심 그리스에서 페르시아, 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던 알렉산더 대왕. 그는 청년 시절 점성술사를 찾아가 손금을 보여주면서 “세계를 제패할 수 있냐.”고 물었다. 점성술사는 이에 대해 “당신의 손금이 1cm만 더 길었다면 분명 세계를 제패했을 것이오.”라고 답했다. 알렉산더 대왕은 이 말을 듣고 바로 칼을 뽑아들어 자신의 손금을 1㎝ 더 그었다. 그러자 점성술사는 “당신의 운명은 세계를 제패할 수 없으나, 당신의 개척의지가 세계를 제패할 것이오.”라고 말했다. 백범 김구 선생은 관상이 거지상이라는 것을 안 뒤 자살을 결심했었다고 한다. 김구 선생의 아버지는 중인이어서 결국 관직에 못 오를 것이라고 생각해 과거를 포기하고 돌아온 아들에게 관상과 주역, 풍수에 관한 책들을 주며 공부를 해보라고 권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의 관상을 살펴보자 거지의 상이 들어있는 걸 알게 돼 자살을 결심한다. 그런데 관상학 책의 맨 마지막 구절에 ‘관상불여심상’이라는 글귀를 읽었다. 이는 관상이 아무리 뛰어나도 마음의 상을 쫓아갈 수 없다는 의미. 이를 본 뒤 그는 자살 대신 독립운동을 시작했다. 김구 선생은 또 효창공원에 자신의 묘자리를 직접 알아보고 윤봉길과 이동녕의 산소 자리도 잡아주었다고 한다. 지금 보면 발복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의 후손 중 제일 잘 풀리는 후손이 김구 선생의 자손들이다. 김구의 손자인 김양은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가 되었다. 주역은 우리 역사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율곡과 이순신도 역학과 사주, 주역의 대가들이다. 이율곡은 주역으로 일본이 쳐들어 올 것을 8년 전에 알고 십만양병설을 주장한다. 또 이순신을 불러 함께 일을 도모키로 한다. 거북선도 이율곡과 이순신의 합작품이다. 이순신은 주역과 꿈 풀이의 대가였다. 난중일기에는 주역의 점치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그는 전쟁에 나갈 때마다 주역 점을 쳤다. 꿈 해몽과 주역을 활용해 국가와 민족을 지켰다고 한다. 이율곡과 이순신은 국가를 위해 주역을 이용한 전문가이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길섶에서] 어떤 기도/오풍연 논설위원

    간절한 바람이 이뤄졌을 때 그 기쁨은 형언조차 하기 어렵다. 더욱이 만성질병에서 해방되면 무엇에 비하랴. 병을 고칠 수만 있다면 어떤 일인들 못하랴 싶은 게 인간이다. 그러나 병은 늘 우리들 곁에 있다. 살다 보면 언젠가는 병에 걸리게 마련이다. 불치병,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당사자는 물론이려니와 집안 전체가 초비상에 걸리게 된다.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제일 먼저 하는 게 기도다. 신앙인이 아니라도 기도를 하게 된다.“제발 낫게 해 달라.”고 매달린다. 누구를 향한 외침도 아니다. 오로지 병마와 싸워 이기기 위해 절규하는 것이다. 저명한 신경정신과 의사인 K씨는 이를 ‘어린이 기도’와 ‘어른 기도’로 분류했다.“낫게 해달라.”고만 하면 어린이 기도라고 했다. 하늘의 뜻이 무엇인지를 물어보는 것이 어른 기도라고 정의했다. 병에 걸려 고통을 당하든, 회복되든, 죽음에 이르든, 그것은 모두 하늘의 뜻이라는 설명이다. 하늘의 뜻이라 해도 죽음은 모두에게 두려운 존재다. 주위에 불치병에 걸린 이들이 적지 않다. 쾌유될 수 있다면 어떤 기도든 해주고 싶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주식시장의 황당 野史들

    굿모닝신한증권이 13일 주식시장 야사록을 내놨다. ‘황우석 스캔들이 주식시장에서 주는 교훈’이란 제목에서 보듯 확인되지 않은 소문, 기술 등으로 주가가 천정부지로 솟았다가 폭락하는 경우가 최근의 일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황우석 신화’처럼 대표적으로 황당한 경우가 선도전기. 획기적인 매연 저감장치 개발에 성공했고 그에 따라 엄청난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믿음 속에 1996년부터 1년 6개월 동안 1600%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정의석 애널리스트는 “당시 분위기는 전국 모든 차량에 선도전기가 만든 매연 저감장치가 의무적으로 장착될 듯했다.”며 “마치 줄기세포가 빠른 시일내에 모든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것처럼 간주됐던 최근 분위기와 비슷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후 선도전기가 그런 장치를 실제로 개발했다는 소식은 없었고 1997년 이후 재무지표 추이에서도 매연 저감장치가 회사의 수익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는 징후도 발견할 수 없었다. 이밖에 ▲무공해 포장지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때 100만원의 주가가 당연시됐던 대영포장 ▲선도전기와 비슷한 매연 저감장치 시제품까지 주식시장에 선보였던 태흥피혁(상장폐지) ▲획기적인 인공위성자동위치측정시스템(GPS) 개발뉴스와 함께 해당 제품의 수출신용장 사본까지 주식시장에 나돌았던 신화(상장폐지) ▲신냉매 개발주로 폭등하다 한때 관리종목으로 전락했던 지코(구 정일공업) ▲냉각캔 개발로 시장관심을 집중시켰던 미래와사람 등도 그렇다. 정 애널리스트는 “인기 연예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배씩 올라 있는 엔터테인먼트 관련주 역시 현재 주가 수준이 얼마나 정당화될 수 있을지 냉정하게 되새겨봐야 한다.”며 “이제 전혀 검증되지 않은 신제품, 신기술, 신물질 개발 등의 풍문으로부터 벗어나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 뮤지컬 ■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19일까지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 널리 알려진 고전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를 새로운 내용과 형식으로 각색한 아카펠라뮤지컬. 평강공주를 보필하던 시녀 연이는 공주의 애장품 거울을 훔쳐 달아나는데…. 최은미 작·민준호 연출, 박민정 진선규 등 출연.(02)745-5570. ■ 천상시계 1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조선의 천재과학자 장영실을 주인공으로 한 국악뮤지컬. 방은미 작·연출, 나문희 최종원 이안 등 출연.(02)741-5332. ■ 미스터 마우스 4월2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뇌수술로 천재가 된 청년의 고통과 좌절. 대니얼 키스 작·이현규 연출, 서범석 김태한 임강희 출연.(02)747-2050. ● 미술 ■ ‘Gerald pryor 교수와 한국의 제자들’ (21일까지 선 갤러리) 뉴욕의 대표적 사진예술가로 평가받는 뉴욕대 교수 제럴드 프라이어와 그의 한국인 제자들의 사진 작품전. 프라이어 교수의 ‘Who is this guy and what is he doing’, 임영균 중앙대 교수의 ‘백남준 & 샤로트 무어먼의 퍼포먼스’ 등 21명의 작가가 6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02)734-0458. ■ 올 그려가기 17일까지 서울 잠원동 갤러리 우덕. 천의 이미지를 탐구하는 작가 박재영의 세번째 개인전. 입고 있는 사람의 정체는 철저히 숨긴 채 니트 스웨터나 모피, 외투를 구성하는 올을 반복해서 그려 나가면서 화폭에 긴장감있게 배치한 작품들을 선보인다.(02)3449-6072. ■ 말하는 나무 21일까지 서울 관훈동 갤러리 아트사이드. 물질만능 풍조의 현실에서 실존의 무게를 이기기 위해 유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해온 김무기 작가의 여섯번째 개인전. 스테인리스 와이어를 잇고 용접해 나무 형상으로 만든 작품 등 13점의 대규모 작품들을 선보인다.(02)725-1020. ● 어린이 ■ 마법의 날개 10∼26일 극장 용. 꿈의 날개를 찾아 떠나는 소녀 나래의 신비한 마법여행.(02)382-5477. ■ 노을의 소원 28일까지 아트홀스타시티. 잔소리꾼 엄마를 없애달라는 소원을 빈 노을이 진정한 엄마의 사랑을 깨닫는 성장스토리.(02)745-0308. ● 무용 ■ 창무회 창단 30주년 기념 공연 17,18일 서울 포스트극장(금요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5시) 임학선 댄스 We 공연. ● 클래식 ■ 투란도트 22∼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사랑의 위대함을 노래한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 평일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 ■ 첼로 빅4 파이널 콘서트 12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안토니오 메네세스, 프란스 헬머슨, 아르토 노라스, 게리 호프먼 등 세계 정상급 첼리스트의 합동 무대. ■ 데이비드 란츠 연주회 1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의 무대.‘Return to the heart’ 등 히트곡과 최근 발표한 앨범 ‘스피리트 로맨스’의 수록곡을 들려준다. ● 연극 ■ 그녀의 봄 (2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가상의 통일시대, 신경제특구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과거와 상처를 지닌 세 남녀의 운명적 사랑을 그린다. 배우와 연출을 겸하는 김학선이 쓰고, 연출했다. 최광일 채국희 최원석 등 출연.(02)762-9190. ■ 슬픈 연극 10일∼3월26일 정보소극장. 불치병에 걸린 남편과 애써 남편의 죽음을 외면하려는 아내의 가슴아픈 사랑이야기. 민복기 작·연출, 문소리 박원상 출연.(02)747-1010. ■ 콘트라베이스 3월5일까지 우리극장. 명계남이 무명 콘트라베이스 주자가 되어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모처럼 만나는 남자배우 모노극이다. 파트리크 쥐스킨트 작·김동연 연출.(02)762-0010.
  • 美대법 “오리건주 안락사 허용 합당”

    미국 대법원은 17일(현지시간) 말기 불치병 환자의 자살을 돕기 위한 극약 처방을 허용한 오리건주의 ‘존엄한 죽음 법’이 정당하다고 판결, 자살을 도운 의사를 처벌하려던 부시 행정부에 타격을 안겼다. 특히 이번 판결은 보수파인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가세한 뒤 처음으로 보수파가 ‘법률 전쟁’에서 패배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법관들은 이날 6대 3의 표결로 안락사를 희망하는 환자들에게 극약을 처방한 의사를 처벌하도록 지난 2001년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이 내린 행정 명령이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로버츠 대법원장과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되는 안토닌 스칼리야, 클로렌스 토머스 등 3명의 대법관만이 명령이 온당하다는 의견을 냈고 퇴임을 앞둔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 등 6명은 반대 의견을 냈다. 다른 주에서도 오리건주 법률을 좇아 입법 노력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7년 주민투표에서 60%의 찬성을 얻어 통과된 오리건주의 ‘존엄한 죽음 법’에 따라 2004년까지 325명이 합법적인 극약 처방을 받았고 이 중 208명이 죽음을 맞았다.2명 이상의 의사가 6개월 미만밖에 살 수 없는 환자들에게 극약을 처방하는 등 이 법은 매우 제한적으로 시행돼 왔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판결 소식을 들은 뒤 “실망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여전히 ‘삶의 문화’를 건설하기 위한 노력에 온 몸을 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4050 부르는 대학로 3色연극

    4050 부르는 대학로 3色연극

    지난 5일 밤, 배우 양희경의 모노극 ‘늙은 창녀의 노래’를 공연 중인 대학로 학전블루소극장.200여개 객석의 절반을 40대 이상 중년 여성들이 차지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친구와 함께 공연을 보러 왔다는 서현순(59)씨는 “모처럼 우리 세대의 정서에 맞는 연극이어서 편한 마음으로 대학로 나들이를 했다.”며 즐거워했다. 인터넷 공연예매사이트 티켓링크에 따르면 지난해 연극 관람객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84%. 반면 40대는 11%였고,50대 이상은 한자리 숫자였다. 클래식이나 오페라, 전통공연 등에 비해 연극을 즐기는 중장년 관객은 매우 적은 편이다. 젊음의 거리인 대학로의 특성상 중장년층이 발걸음하기 어려운 분위기 때문도 있지만 이들의 구미에 맞는 연극 작품이 별로 없다는 점도 중요한 원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장년의 정서를 대변하는 연극 3편이 나란히 무대에 올라 주목을 끈다. ●늙은 창녀의 노래 1995년 초연 당시 아줌마 부대가 공연을 보러 전세버스를 타고 상경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던 ‘늙은 창녀의 노래’가 10년 만에 대학로 무대에 다시 올랐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강남 우림청담시어터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한 데 이어 대학로로 장소를 옮겨 앙코르 공연 중이다. 작가 송기원의 실화 소설을 각색한 연극은 목포의 허름한 창녀촌이 무대다.20여년을 두 평 남짓한 쪽방에서 살아온 마흔한살의 늙은 창녀는 흐릿한 전등불 아래서 관객을 ‘손님’ 삼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한 많은 세월을 두런두런 풀어놓는다. 질펀한 남도 사투리로 털어놓는 그녀의 가슴속 깊은 이야기는 관객을 울리고 웃기다가 이내 뭉클한 감동을 안겨준다. 모진 인생에서도 세상을 넉넉히 품을 줄 아는 그녀의 삶이 우리네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인지 모녀 관객이 유달리 많은 것도 이 공연의 특징이다.2월5일까지.(02)762-9190. ●늙은 부부 이야기 청춘남녀의 사랑이 뜨거운 용광로라면 황혼의 사랑은 은근하지만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화톳불이 아닐까.60대 노년의 사랑을 그린 ‘늙은 부부 이야기’를 보노라면 절로 드는 생각이다. 부인과 사별한 지 20년 된 동두천 신사 동만과 역시 오래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세 살 연상의 욕쟁이 할머니 점순. 제 살길에 바쁜 자식들과 떨어져 정붙일 데 없이 홀로 지내던 두 사람은 인생의 황혼녘에서 ‘첫사랑보다 아름다운 마지막 사랑’을 나눈다. 극 초반 동만과 점순이 티격태격 사랑 다툼하는 대목에서 웃음을 터트리던 관객들은 점순이 불치병으로 숨을 거두기 전 동만에게 ‘혼자 남았을 때 가슴 아파하지 말아요. 성내지도 화내지도 말아요.’라고 위로하는 장면에서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린다. 오랫만에 대학로 무대에 서는 이순재를 비롯해 성병숙, 이호성, 예수정 등 중견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도 인상적이다.2월5일까지 소극장 축제.(02)741-3934. ●여행 외형적으로는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 안정된 위치에 오른 40대 후반의 남성들. 하지만 정작 속내를 들여다보면 과거는 후회스럽고, 현재는 불안하며, 미래는 막연할 따름이다. 극단 파티의 ‘여행’은 이처럼 제2의 질풍노도 시기를 겪는 40대 후반 남자들의 이야기다. 친구의 갑작스러운 부음에 중소기업 사장, 신발가게 주인, 택시기사, 영화감독 등 서로 다른 사회적 지위를 지닌 다섯 명의 친구가 모인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기차안,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기울이던 이들은 과거의 기억들을 끄집어내며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급기야 상가에서 멱살을 잡는다.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 공식 초청작으로 공연됐던 작품으로 한국평론가협회가 뽑은 ‘베스트3’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아르코예술극장 공연 당시 중장년 관객의 성원으로 객석 점유율 93%를 기록한 데 힘입어 지난 5일부터 동숭아트센터소극장에서 재공연 중이다.29일까지.(02)744-730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희망풍경(EBS 오후 5시40분) 13명의 중증 장애인들을 아낌없는 사랑으로 보살피고 있는 장은경씨. 그녀는 15살부터 41살까지의 중증 장애인 13명의 보금자리 ‘작은 평화의 집’을 꾸려나가고 있다. 자신도 지체1급 장애인으로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가지만, 사랑으로 15년째 장애인들의 엄마 노릇을 해오고 있는 장은경씨를 찾아가 본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35분) 짙푸른 동해안의 절경을 간직한 경북 울진을 담았다. 동해안에서 손꼽히는 어업기지 죽변항. 지금 죽변항에는 겨울철 입맛을 돋우는 대게의 고소한 맛에 푹 빠진 미식가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드라마 촬영장소로 자주 쓰일 만큼 아름다운 죽변항의 모습과 몸의 피로도 풀어주는 온천을 소개한다.   ●!느낌표(MBC 오후 10시40분) ‘눈을 떠요’방송을 통해 눈을 뜨게 된 23명의 주인공, 그 가족들을 한자리에 초청하여 장기기증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가졌다.‘눈을 떠요’ 주인공과 가족들은 그동안의 방송 하이라이트를 보며 다시 한 번 감동의 순간을 함께 하고, 첫 번째 주인공이었던 박우진씨는 스포츠댄스 공연을 선보인다.   ●실제상황!토요일(SBS 오후 5시40분) 5개월 전에 대한민국을 뒤흔든 울보가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다시 찾아온다. 울보에서 미소천사로 변신한 어린이의 해맑은 모습, 그가 어떻게 미소천사로 변모했는지 다 함께 본다. 베일에 싸인 미소천사의 깜짝 놀랄만한 모습, 누구도 예상치 못한 미소천사의 반응, 가족들의 감동적인 눈물을 보여 준다.   ●파워 인터뷰(KBS1 오후 11시50분) 다섯번째 앨범과 5년 만의 단독 콘서트로 돌아온 강원래. 그의 노래에는 지난 5년 간의 좌절과 극복, 한국에서 장애인으로 사는 것에 대한 힘겨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퍼올린 강원래의 휴먼 스토리를 담았으며, 그가 바라보는 가요계의 위기와 댄스 가수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인터뷰한다.   ●슬픔이여 안녕(KBS2 오후 7시55분) 정우는 혜선이 정성껏 꾸민 방에서 행복한 잠을 이루고, 성미와 강재는 어설프지만 데이트를 시작한다. 여진에 대한 마음을 깨끗이 정리한 성민은 희숙의 집으로 돌아간다. 한편, 성미는 혜선이 불치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되고, 혜선은 자신이 불치병에 걸린 것을 비밀로 해달라고 성미에게 부탁한다.
  • [씨줄날줄] 추기경의 눈물/우득정 논설위원

    2001년 8월 김수환 추기경은 팔순잔치 겸 전집 출판기념회에서 “언제부터인지 눈물이 말라서 안약을 넣었는데도 눈물이 나오지 않게 됐다. 오늘은 눈으로는 눈물이 흐르지 않지만 내 마음 속에 눈물이 흐르고 있다.”는 말로 벅찬 감회를 피력했다. 김 추기경은 “사제생활 50년 동안 은총을 가득 받았음에도 그 은총을 충분히 빛나게 하지 못한 죄가 참 크다.”며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 모르나 늘 속죄의 마음으로 남은 여생을 바치겠다.”고 다짐해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그런 김 추기경이 평화신문과의 성탄 특별대담 자리에서 두번씩이나 눈물을 쏟아내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진위논란에 대한 소감을 묻자 “한국 사람이 세계 앞에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운…”이라고 말하다가 끝내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다. 김 추기경은 천주교의 생명 윤리를 온몸으로 전파하기 위해 얼마 전 명동성당에서 열린 ‘생명 미사’에 참석할 정도로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부정적이었다. 한국 현대사의 산 증인, 민주화운동의 정신적 지주, 오늘의 천주교가 있게 한 목자, 살아 있는 양심 등 최상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원로인 김 추기경의 눈물은 어쩌면 황 교수 사태를 보는 우리 국민 모두의 눈물인지도 모른다. 불치병 환자를 둔 가족들은 하늘이 무너진 듯한 절망의 눈물을, 황우석 영웅 만들기에 앞장섰던 사람들은 참담한 심정을 회한의 눈물로 쏟고 있을 것이다. 황 교수 역시 지금쯤 할 수만 있다면 시계추를 되돌리고 싶다는 참회와 자괴의 눈물을 흘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김 추기경은 올 연말 온 국민을 정신적인 공황상태로 내몬 황 교수 사태에 대한 치유책으로 ‘우직’과 ‘정직’을 제시했다. 황 교수의 별칭처럼 돼 버린 ‘조작’에 대한 반대어라기보다는 너무나 쉽사리 망각하는 삶의 가장 기본적인 명제를 일깨운 것이리라. 우직은 무지와 열등으로, 정직은 패자의 변명으로 치부하던 우리 자신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황 교수를 통해 현재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땀 흘려 벽돌 한장씩 쌓아올리는 가치의 소중함을 공유하게 된다면 이번 사태가 도리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줄기세포 논문조작’ 시민 반응 “어쩌나…” 허탈… 충격

    ‘줄기세포 논문조작’ 시민 반응 “어쩌나…” 허탈… 충격

    23일 황우석 교수의 논문이 조작된 것이라는 발표를 들은 시민·네티즌들과 사회단체들은 “믿고 싶지 않은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며 허탈해 했다. 특히 난치병 환자와 가족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환자가족 한숨, 황 교수 비판 글도 넘쳐 줄기세포 실용화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던 난치병 환자와 그 가족들은 암담함 그 자체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자연합회 신현민 회장은 “이번 일로 국내 80만명으로 추산되는 희귀 난치병 환자들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한없이 마음이 아프고 참담하다.”고 밝혔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정정애 부회장도 “줄기세포허브에 환자 등록까지 하며 희망을 걸었는데 실망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자기를 믿었던 환자들의 마음을 이렇게 아프게 할 수 있는지 말도 안나온다.”고 한숨지었다. 하지만 이들은 황 교수가 물러나더라도 줄기세포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불과 몇주일 전만 해도 황 교수를 옹호하는 글로 채워졌던 인터넷 게시판에는 비난의 목소리가 대신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게시판에서 아이디 ‘heroin001’은 “이제 황우석을 두둔하는 것은 이성에 대한 죄”라면서 “그가 아무리 애국자이고 능력 있는 과학자라 하더라도 논문조작은 학자의 기준에 미달하는 행위”이라고 밝혔다. 아이디 ‘bloodpowe’는 “한국 과학을 걱정한다면 썩은 뿌리를 잘라낼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디 ‘아전인수’는 “황 교수는 스스로 사퇴를 논할 자격이 없는 퇴출대상”이라면서 “국민들은 그를 불치병 환자들에게 헛된 희망만 심어준 나쁜 과학자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를 열렬히 지지하던 사람들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아이디 ‘파인블루’는 “황 교수를 지지했던 사람이고 지금도 그러고 싶지만 논문조작이 사실로 드러난 상황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충격과 실망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 비판 잇따라 시민단체들의 비판 성명도 잇따랐다. 생명공학감시연대는 “황 교수는 국민과 세계 과학계를 대상으로 논문조작이라는 학문적 기만행위를 저질렀고 해명마저 거짓으로 드러난 만큼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소한의 기본적인 검증조차 없이 막대한 국가예산을 지원한 정부도 비난과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정은지 여성건강팀장은 “최종 조사결과가 남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만으로도 연구자의 부도덕을 사회가 정화할 필요를 느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학연구를 심의할 공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젊은 과학자들도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한국과학기술인연합(scieng) 등 사이트를 통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BRIC에서 아이디 ‘chaosmos72’는 “줄기세포 생성 원천기술도 존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단지 암세포 덩어리인 테라토마를 갖고 수십년을 앞당겨서 임상실험 운운한 것을 보고 암담하고 실망스러울 뿐”이라고 했다. ●일부에선 “최종 결과 기다리자” 최종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일었다. 다음 게시판에서 아이디 ‘윤리문제’는 “원천기술의 존재 여부 등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재단하는 것 또한 냄비근성”이라면서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은 국민들도 있음을 황 교수가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들이 난치성 척수성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이완희(41)씨는 “일곱살 난 아픈 아들을 둔 아비의 입장에서는 아직까지도 줄기세포가 있다고 믿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다. 황 교수를 지지하는 온라인 회원들도 아직은 황 교수를 향한 믿음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황 교수를 지지해온 ‘아이러브 황우석’(cafe.daum.net//ilovehws)측은 “서울대 조사위 중간발표는 이미 알려진 것을 조합한, 예상했던 수준으로 회원들은 동요할 필요없다.”고 밝혔다. 일부 회원들은 음모론을 제기했다. PD수첩을 방영한 MBC와 일부 줄기세포 연구경쟁 기관·업체들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 유영규 이유종기자 whoami@seoul.co.kr
  • [데스크시각] 과학자와 교육자/박현갑 사회부 차장

    황우석 교수가 만들었다는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둘러싼 파동과 사학법 개정 논란은 올 겨울을 유난히 을씨년스럽게 하고 있다. 과정이야 어쨌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결과 지상주의’와 직업 윤리의식 부재 등 비상식으로 점철된 우리 사회 자화상이 아닌가 싶다. 황 교수는 올 초 인간 맞춤형 배아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논문을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받은 과학지에 발표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불치병 환자들의 구세주로 부상하면서 ‘신(神)’으로, 그리고 노벨상 수상후보로도 거론될 정도였다. 정부도 지난 6월 그를 ‘제1호 최고 과학자’로 선정하고 해마다 3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후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미국 피츠버그대학의 섀튼 교수가 배아줄기세포 취득과정의 윤리성을 문제삼아 결별을 선언하면서 그는 또 다른 이유로 주목받는다. 논문에 의혹이 있다는 문화방송 보도가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그는 당당했다. 하지만 함께 일했던 김선종 연구원이 황 교수 지시로 줄기세포 사진을 2개에서 11개로 둔갑시키는 ‘요술’을 부렸다고 시인함으로써 상황은 급반전했다. 그런데 이 때 과학자인 그가 택한 것은 병원행이었다. 과학자라면 입원할 게 아니라 제기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해야 하지 않았나? 재검증 요구에도 응했어야 했다. 사이언스에 황 교수와 함께 공동저자로 등재된 강서 미즈메디병원의 노성일 이사장 행태도 마찬가지다. 복제 배아 줄기세포가 있어도 최소 2개이거나 아니면 하나도 없다는 노 이사장의 폭로는 무엇을 말하는가? 그는 이전까지 황 교수와 ‘찰떡궁합’을 과시했었다. 황 교수 연구에 불법 매매된 난자가 이용됐다는 지적에, 황 교수님은 전혀 모르고 자신이 했던 일이라며 황 교수를 옹호했었다. 그러던 그가 모든 사실을 다 알고 있었다는듯 하나둘 양파껍질벗기듯 폭로하는 모양새는 그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인지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된 한 방송사의 취재윤리 위반도 자성할 일이다. 과정이 어찌됐든 쟁취하고자 하던 결과만 얻으면 된다는 것은 언론인의 기본을 망각한 처사다. 상식을 망각한 행태는 교육계에서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개방형 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한 사립학교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한국사학법인연합회측은 ▲신입생 배정거부 ▲학교폐쇄를 결의했다. 서울의 사립 중·고교 교장들도 마찬가지 결의를 했다. 얼마나 분했으면 그랬을까?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아 학교부지를 매입하고 육영사업에 일생을 바쳐 왔는데 엉뚱하게 죄인 취급당하는 형국이 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교육자들 아닌가? 그렇다면 문제해결도 교육적으로 접근해야 순리일 것이다. 학교폐쇄라니…. 그렇다면 장사꾼이란 말인가? 기자가 보기에 이번 사학법 개정논란의 근간에는 평준화 정책이 깔려 있다. 평준화 이전에는 사립학교 학비가 공립에 비해 더 비쌌다. 하지만 이후 물가억제 방침과 중학교 교육과정이 의무교육 과정으로 변하면서 등록금은 공립학교 수준으로 ‘강제 구조조정’됐다. 그리고 이같은 구조조정에 따른 수입결함은 정부에서 메워주었다. 이른바 재정결함보조금이다. 그렇다면 “이 돈이 법인에 지원되는 것은 맞지만 궁극적 수혜자가 사립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라는 점에서 사학들에 지원되는 재원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를 빌미삼아 사학을 옥죄려는 것은 사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며 평준화 시책을 물고 늘어졌어야 한다고 본다. 교육 사업자라면 이렇듯 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시대변화에 맞게 학교운영 철학이 바뀌어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으로 접근해야 되지 않았나 싶다. 이런 환경에서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일들은 과학자로서, 교수로서, 그리고 의사로서 자신의 직업윤리에 충실하지 못해서 생기는 비극이다. 기자가 글로써 말한다면 과학자는 논문으로, 의사는 의술로 자기 존재가치를 보이면 된다. 그 이외의 것은 곁가지가 아닌가? 박현갑 사회부 차장 eagleduo@seoul.co.kr
  • “줄기세포가 마지막 희망인데…”

    “줄기세포가 마지막 희망인데…”

    19일에도 줄기세포의 진실 공방이 이어졌지만 희귀 난치병 환자들은 줄기세포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었다. 그들에게 줄기세포는 마지막 남은 단 하나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루게릭병으로 근육과 신경이 모두 마비돼 12년째 병상에 누워 있는 장동호(69)씨. 청각과 시각만 살아 있어 아내의 목소리나 TV 소리를 듣고 눈동자를 좌우로 굴리거나 눈을 깜박이는 것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수백억 투자한 연구인데… 분통 터져 못살아” 장씨는 요즘 TV를 보면서 ‘마른 눈물’을 자주 흘린다. 아내 김진자(65)씨는 “남편이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거짓일 수 있다는 보도를 알아들은 뒤로는 눈이 충혈될 정도로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눈물만 흘린다.”며 안타까워했다. 목과 배에 고무 호스를 꽂은 장씨는 간신히 숨을 들이쉬고 유동식을 섭취하며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하루에도 100번 이상 고무 호스를 통해 남편 목에 낀 가래를 뽑아내는 김씨에게 황우석 교수 파문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심장에서 불이 나요. 나라에서 병간호하라고 한 달에 15만원 주는데 수백억원씩 투자해서 연구해 놓고는 결국 자기들끼리 싸움질하고 있으니 분통이 터져서 살 수가 없습니다.” 김씨는 가슴을 쳤다. 병석에 눕기 전 남편은 감기 한번 앓지 않을 정도로 건강했고 시아버지와 시할아버지 모두 90세를 넘도록 장수했기 때문에 김씨는 남편이 꼭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고 있다. 김씨는 1년에 수천만원이나 되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 인공호흡기를 설치해두고 간병하고 있다. 김씨는 “불치병 가족에게 황우석 교수는 희망이었다. 누구여도 좋으니 이제 그만 싸우고 연구나 빨리해 달라.”고 말했다. ●“이제 그만 싸우고 연구나 빨리 했으면…” 삼육대 물리치료학과 이완희(41) 교수는 파문 이후 척수성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아들(7)을 보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생후 100일부터 호흡 근육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아들은 얼굴 근육 정도만 움직일 수 있다. 손으로 하는 것은 빈 요구르트병을 드는 것이 고작이다. 근육학을 전공한 이 교수는 아들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황 교수에게 걸었다. 아들의 주치의는 황 교수 연구팀의 일원이다. 이씨는 “주치의가 희망을 잃지 말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해 황 교수의 연구 성과에 거는 기대가 무척 컸다. 도덕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연구에 연관시켜 성과 자체가 묻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3년 전쯤 치료 방법이 없어 병원에서 아들을 퇴원시켰으며 아내가 24시간 곁에서 돌보고 있다. 자신의 근육학 박사 학위가 아무런 도움이 안돼 아들에게 죄를 지은 심정이다. 정하균 한국척수장애인협회장은 “복잡한 심정이지만 줄기세포를 만들어낸 황 교수의 업적에는 추호도 의심이 없다.”면서 “앞으로 황 교수팀이 연구를 재연해 다시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여준다면 이 논란이 가라앉을 것”이라고 했다. ●“검증 시스템 만들어 줄기세포연구 위축 없어야” 신현민 한국희귀난치병질환연합회장은 “황 교수팀의 연구업적에 대한 검증 시스템이 없는 것이 제도상 문제”라면서 “앞으로 이런 점을 보완해 줄기세포 연구가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반신이 마비된 딸을 5년 동안 간호해온 김진선(43)씨는 “뉴스를 보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병석에서 꼭 일어설 수 있다고 믿었던 딸이 받았을 정신적인 충격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유종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스위스 로잔병원 안락사 허용

    스위스 로잔 대학병원이 내년부터 죽음을 원하는 말기 환자들의 안락사를 돕기로 했다고 BBC가 18일 보도했다. 스위스에서 안락사는 위법이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모든 스위스의 병원이 환자들의 안락사를 거부했다. 스위스에서 최초로 안락사를 실시하기로 한 로잔 병원은 3년간의 심사숙고 끝에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1937년 제정된 스위스 법에 따르면, 적극적인 안락사는 위법이지만 의사가 죽음의 고통에 있는 환자에게 환자 본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치사 약물을 주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이러한 안락사도 환자가 불치병을 앓고 있으며, 정신적으로 이상이 없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로잔 대학병원은 내년부터 환자들이 정신적으로 정상적이고, 너무 아파서 집으로 돌아갈 수 없으며, 죽기를 원하는 확고한 의사를 밝힐 경우를 전제로 안락사를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안락사가 불법인 영국이나 독일의 노부부들이 스위스로 ‘자살관광’을 떠나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1988년 설립된 스위스 취리히의 자발적인 안락사 지원단체 ‘디그니타스’는 올해까지 450명 이상의 안락사를 도왔으며, 이중 3분의 2가 외국인이었다. 디그니타스는 지난 9월 독일 하노버에 지사까지 설립해 논란을 일으켰다. 디그니타스의 회원이 되려면 입회비 76유로와 연간회비 최소 38유로 이상을 내야하는데,50개국 이상 4800여명의 회원이 안락사 시술을 기다리고 있다. 안락사에는 1110유로(약 138만원)가 든다. 스위스의 안락사 지원 단체 4곳 가운데 디그니타스는 유일하게 외국인에게도 시술을 해줘 그동안 ‘죽음수출’‘자살장사’라는 비난을 샀다. 이번에는 병원까지 안락사를 돕겠다고 나서 스위스가 전세계 ‘자살산업의 전진기지’로 나선다는 비난이 일 조짐이다.세계적으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국가는 스위스 외에도 네덜란드, 벨기에 등이 있다.미국에서는 오리건주가 유일하게 1997년 안락사 허용법을 제정했으나, 현재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에 위헌을 제기한 상태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기고] 새로운 인간애,문화적 신보수주의?

    [기고] 새로운 인간애,문화적 신보수주의?

    요즘 휴먼 드라마들은 설사 결론이 진부하다 해도, 그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아기자기한 작은 극적 장치들을 만들어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휴먼드라마는 인간이 살아있음을 연역해내지만, 과잉되면 현실에 안주하는 문화적 신보수화로 귀결되는 단서를 제공해 준다. 올 한해 대중문화 전방위에서 흥행을 주도했던 코드는 ‘인간애’가 아닐까 싶다. 2005년 상반기 한국영화의 위기설을 잠재우는 데 기여했던 ‘말아톤’은 ‘자폐아’의 일상을 감동적으로 그려내 관객 500만명을 동원했고, 하반기 흥행 대작 ‘웰컴 투 동막골’ 역시 이념의 벽을 녹여 버리는 따뜻한 인간애로 관객 800만명을 돌파했다. 드라마는 어떤가. 안방극장을 점령했던 ‘내이름은 김삼순´,‘굳세어라 금순아´,‘장밋빛 인생´은 각기 다른 소재를 다루었지만, 주제 면에서 모두 평범한 인간들의 삶의 감성에 호소했다. 심지어 일상적 삶의 애환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던 역사극이나 시대극도 역사적 사건에 초점을 맞추는 ‘영웅서사’보다는 그 시대를 산 영웅, 혹은 개인의 인간애를 부각시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렇듯 세련되고 귀족적인 청춘남녀들의 상류 사회 이야기를 다룬 ‘트렌드’ 드라마 대신, 투박하고 신파적인 성향이 강한 전통 드라마가 다시 강세를 얻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 휴먼 드라마는 시대를 초월해서 가장 보편적인 경쟁력을 가진다. 말하자면 잘 만들어진 휴먼 드라마는 불황이 없다. 인간의 본원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영화나 드라마들은 평론가들에게는 비난받았을지 모르지만, 대중들에게는 늘 사랑을 받아왔다. 대중들은 영화와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그 사람과 그 이야기가 바로 자신의 것인 양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든 휴먼 드라마는 흥행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요즘 등장하는 휴먼드라마들은 우리가 관습적으로 알고 있는 전통 신파물과는 다른 흥행 요인을 갖고 있다. 전통 휴먼 드라마는 사실 진부하고 뻔하다. 서사를 구성하는 방식이 인습에 얽매인 공식처럼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요즘 휴먼 드라마들은 그렇지 않다. 설사 결론이 진부하다 해도, 그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아기자기한 작은 극적 장치들을 만들어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삼순이의 솔직함에서 연인에 대한 발칙한 도발 욕구를 느끼고, 금순이의 순진함에서 좌충우돌 명랑함을 발견하며, 불치병에 괴로워하는 맹순이의 연민에서조차 ‘억척어멈’의 객기를 공감한다. 우리가 삼순이와 맹순이로부터 풋풋하고 애절한 인간애를 공감하면서도 이야기 곳곳에 배치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즐겁게 기억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에피소드 없는 휴먼드라마는 흥행에서 성공할 수 없는 것이 요즘 휴먼 드라마들의 생존 법칙이다. 그러나 이러한 휴먼 드라마들이 대중들로부터 사랑받게 되는 이면에는 우리 사회의 새로운 ‘감정 구조’가 감지된다. 모든 인간주의 코드가 보수적인 성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동시대 사회의 구조나 사건을 회피하고 개인화한다는 점에서 보수적 가치관으로 경도될 위험이 있다.‘말아톤´이나 ‘내이름은 김삼순´과 같은 새로운 휴먼 드라마들이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은 일차적으로 그것들이 잘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대중의 선호도가 집단적으로 표출된다면, 그것은 수용자의 문화적 취향이 변하고 있음을 지시한다. 포스트 휴먼 기술주의가 압도하는 시대에 휴먼 드라마로의 복귀, 혹은 에피소드로 가득한 휴먼 드라마의 흥행은 수용자의 탈정치성, 탈사회성을 방증하기도 하며 긍국적으로는 신보수주의 문화의 단면을 보게 한다. 휴먼드라마는 인간이 살아있음을 연역해내지만, 과잉되면 현실에 안주하는 문화적 신보수화로 귀결되는 단서를 제공해 준다. 이 점을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이동연 문화연대 문화사회연구소장
  • [난자 파동] 주요외신 반응

    황우석 교수가 연구원 등의 난자를 복제 연구에 활용한 사실 등을 시인한 24일 기자회견과 관련, 외신들은 비교적 사실 위주의 짤막한 보도로 일관했다. BBC 인터넷판은 이날 기자회견 기사를 톱으로 다루고 ‘복제분야 개척자의 불명예’란 제목을 달아 가장 자세하게 다뤘다. 특히 이 방송은 황 교수가 파킨슨병, 당뇨, 심장병 등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맞춤 장기를 만들어내는 배아복제 연구에 선두주자였음을 부각시켰다. 방송은 또 황 교수가 지난해 5월 과학 잡지 네이처로부터 난자의 출처를 의심하는 사실 확인을 요청받고도 프라이버시를 보호해달라는 연구원의 호소를 받아들여 부득이하게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거짓말을 했음을 시인하는 한편, 용서를 구했다고 전했다. 특히 황 교수가 “과학적 업적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바람에 내 연구에 관련돼 있는 윤리 문제 전체를 통찰하지 못했다.”고 털어놓고 “난자가 많이 필요했지만 충분한 난자를 확보할 수 없어 항상 어려움을 겪은 것”이 국제적 기준을 간과하게 된 배경이라고 풀이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제럴드 섀튼 교수와의 결별 등 그동안의 경과를 전하며 가장 비판적인 시선을 들이댔다. 신문은 난자 제공자에게 금품을 보상한 사실을 황 교수는 몰랐다고 노성일 원장이 증언했지만, 황 교수는 이에 대한 언급을 회피한 채 조금 더 조사해보겠다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했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CNN은 ‘난자 기증의 값비싼 대가’라는 제목 아래 이날 서울특파원이 황 교수와 별도로 가진 인터뷰를 방영했다. CNN도 황 교수의 연구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인상이었다. 회견이 끝나자마자 급전을 타전했던 AP통신은 “국제적인 기준은 과학자가 연구원 난자를 제공받는 데 유의하도록 돼 있지만 당시 황 교수 팀은 이를 몰랐다.”고 옹호하는 듯한 보도 태도를 취했다. 블룸버그 통신 같은 일부 언론은 앞으로 연구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황 교수가 불치병 치료 연구를 위한 세계적 협력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짚었고, 교도통신은 이날 황 교수의 소장직 사퇴 공표로 “세계줄기세포허브의 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난자기증 보상금 파문] 황우석돕기 세母女 난자기증

    [난자기증 보상금 파문] 황우석돕기 세母女 난자기증

    “난치병 환자들을 위해 황우석 박사님이 애쓰고 계신데 저희들이 작은 도움이나마 드리고 싶습니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가 난자매매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세 모녀(母女)가 스스로 난자를 기증하기로 해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어머니 김이현(47)씨와 큰딸 김재홍(22·대학생), 둘째딸 재훈(20·대입준비생)씨 등이다. 세 모녀는 21일 오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연구ㆍ치료목적 난자기증을 지원하기 위한 모임’ 창립총회에 참석해 이같은 뜻을 밝혔다. 모녀와 함께 총회에 참석한 어머니의 친구 송미경(46)씨도 난자를 기증하기로 했다. 어머니 김씨가 난자를 기증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올해 초쯤이다. 김씨는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가 난자 기증과 관련된 윤리적 논란에 휩싸이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불자(佛子)의 몸으로 불치병 환자들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난자 기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인터넷사이트 ‘아이러브 황우석(cafe.daum.net/ilovehws)’에 가입, 줄기세포 연구와 난자 기증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김씨는 “기증의 뜻을 딸들에게 처음 꺼냈을 때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한 일이라면 흔쾌히 동참하겠다.’며 내 뜻을 받아들여줘 마음이 뿌듯했다.”고 말했다. 큰딸 재홍씨도 “개인이 아니라 국가를 위한 일인데 당연한 일”이라면서 “가족 중에 난치병 환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황 교수의 연구에 작은 도움이나마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작은딸 재훈씨도 대입 준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어머니와 큰언니의 난자 기증에 동참하기로 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황우석 ‘WTN’ 생명공학상 수상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2005 세계기술네트워크(WTN) 생명공학상을 수상했다. 황 교수는 15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생명공학 부문에서 이룬 업적을 인정받아 제임스 클라크 회장으로부터 상을 받았다. 세계 60개국에 회원을 두고 있는 WTN은 해마다 20개 분야의 기술 혁신자를 선정해 시상한다. 생명공학 부문은 이번이 6번째로, 이전 5명의 수상자 가운데 4명이 노벨상 수상자였고 이번 수상 후보에는 조지 처치(하버드대) 교수 등 15명이 경합했다. 황 교수는 수상 소감에서 “류머티즘 등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면서 “세계 인류의 건강 증진을 위해 줄기세포 연구는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연합뉴스
  • [씨줄날줄] 불치병의 희망/우득정 논설위원

    행정고시 합격 27년만에 중앙부처 변방기관의 사무국장에 보임된 J씨. 사무관 시절만 해도 그는 남들이 시샘할 정도로 좋은 보직을 골라 다녔다. 선배들을 제치고 먼저 해외연수를 다녀올 정도로 상사의 귀여움도 독차지했다. 하지만 1989년 첫딸 이후 8년만에 태어난 아들과 함께 불행이 시작됐다. 첫돌이 지나기 전에 ‘다운증후군’ 판정을 받았던 것이다. 그는 아이를 안고 전국의 병원을 떠돌기 시작했다.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됐다는 해외 토픽을 접할라치면 만사를 팽개치고 아이와 함께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동료들의 따가운 시선도 무시하고 해외 근무를 간청했다. 경력관리는 엉망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직장에서는 이기주의의 화신으로 낙인찍혔다. 그가 왜 몇년 간격으로 서울 강남에서 성남 분당으로, 다시 용인 수지로 이사하는지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힘든 일을 피해 산하 연구소나 파견근무를 자청하는 것쯤으로 해석했다. 90년대 중반, 한눈에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아이와 풀밭에서 놀고 있는 J씨와 마주쳤다.“같이 놀 친구가 없어서요.”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내뱉는 말이 가슴 아프게 와닿았다. 머뭇거리다 “본부의 누구도 말하지 않던데요.”라고 하자 “자랑거리는 아니잖아요.”라고 말한다.“그래도 이 녀석에게는 아비가 가장 친한 친구랍니다.” 서울대병원에 설치한 세계줄기세포허브에 1일 하루만에 등록 환자가 3500명을 기록했다고 한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온 파킨스병 환자가 80%, 나머지 20%는 척수손상 환자란다. 등록이 임상시험이나 치료가 아닌 연구대상자 선정임에도 이들은 한줄기 빛을 찾아 몰려들었다. 손·발의 떨림이 멎고 마비된 하반신에 생명의 전류가 흐르기까지 기약없는 세월이 가로놓여 있음에도 미래 어딘가에 희망이라는 단어를 꿈꿀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크나큰 위안이 됐는지도 모른다. 전신마비 불치병에 걸린 한 어머니는 배고파 보채는 아이에게 밥조차 먹여주지 못하는 설움에 눈물만 쏟다가 어미도 굶고 자식도 굶었다고 했다. 말기 췌장암이라는 사형선고를 받은 어머니는 눈을 감는 순간까지 “난 괜찮다.”만 되뇌었다. 줄기세포허브가 생로병사 궤도를 이탈한 이러한 비극에 종지부를 찍었으면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황혼에 싹튼 애절한 사랑

    황혼에 싹튼 애절한 사랑

    “나 동두천 신사 박동만은 하얀 머리가 검정머리가 될 때까지 평생을 업어주고 안아주고 아껴줄 것을 선서합니다.” 서로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준 두 배우가 객석을 향해 돌아서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자식들 눈치 때문에 그저 가락지 한쌍으로 백년해로를 약속한 황혼의 부부. 이승에서의 마지막 사랑을 다짐한 두 사람의 정겨운 모습에 중장년 관객들은 눈시울을 적셨다. 연극 ‘늙은 부부이야기’(위성신 작·연출)는 황혼의 나이에 만나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한 노부부의 이야기다.2003년 초연 이후 매년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 배우자와 사별한 두 사람은 꽃피는 봄에 만나 한여름의 태양처럼 절실하게 사랑하지만 불치병에 걸린 이점순 할머니는 가을 낙엽처럼 스러진다. 대학로 무대에 처음 서는 탤런트 이순재와 연극배우 성병숙(수·금·일), 그리고 이호성·예수정(화·목·토)커플이 번갈아 출연한다. 내년1월1일까지, 축제소극장.(02)741-393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동익 가톨릭대 교수·신부

    며칠 전 가까운 친지 한 분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50대 후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다가온 죽음이었기에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을 매우 슬프게 하였지만 정작 망자 자신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세 달 전 의사로부터 죽음 선고를 받고 곧바로 내게 고해성사를 청한 그는 자신이 살아온 삶 중에서 부끄럽게 느껴왔던 몇 가지 일들에 대해 차분히 고백하였고, 이제야 비로소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남은 생애동안에 이 평상심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의 삶을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그의 유일하고도 소박한 바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원했던 것처럼 그렇게 생을 마칠 수 있었다. 엄청난 고통을 수반한다던 췌장암의 신체적 고통도 그에게는 없었던 것을 보니 하느님께서 그의 바람을 모두 들어주신 것 같다. 죽음은 모든 사람에게 예외 없는 인간 실존의 한 부분이다. 그런데 사고나 질병에 따른 급작스러운 죽음이든, 노년의 죽음이든 간에, 죽음을 맞는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태도와 반응은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사실 죽는다는 것은 한 인간의 삶이 가져다주는 모든 가능성을 한순간에 소진한다는 의미이며 때로는 죽음이라는 마지막 순간에 처해 있는 사람을 이 세상에서 완전하게 결별시키는 악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세상을 하직하고 가족·친지들과 영별한다는 것, 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아왔던 모든 업적이나 인간관계를 한꺼번에 무너뜨린다는 것은 죽음을 앞둔 이에게 상실의 공포로 다가오며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너무나 허무하게 느껴지게도 한다. 죽음이란 것은 이렇게 커다란 고통으로 다가오기에 사람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특히 진통제에 의존하지 않으면 잠시도 안정을 취할 수 없는 말기환자나, 불치병으로 근근이 생명을 유지하면서 죽지 못해 살아가는 환자들이 당면하고 있는 죽음에 대한 부정적 체험은 환자 자신에게 그 모든 고통은 하루라도 빨리 벗어버려야 할 무거운 짐이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고통에 대한 이러한 인식이 현대인들에게 가져다준 것이 곧 안락사에 대한 긍정적 사고방식이다. 고통이 인간적인 비애와 소외를 가져오고 결국 이를 벗어나기 위한 최상의 방편은 안락사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안락사 지지의 이유는 ‘품위있는 죽음’이라고 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의 고통이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기 때문에 죽음의 순간에도 당당하게 죽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위에서 의료적 도움을 받아 고통없이 편안하게 죽는 죽음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 죽음이 ‘품위있는 죽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품위있는 죽음’이란 결코 안락사 형태의 죽음이어서는 안 된다. 참된 의미의 인간적 품위를 갖춘 죽음은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이 다가오는 죽음에 대해 책임감 있는 자유와 의식을 가지고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죽음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피하는 죽음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죽음이다. 비록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스럽더라도 내 삶을 돌아다보고 그 삶에 감사드리고, 또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희망을 가지고 남은 삶을 하느님께 맡겨드리는 모습이 진정한 ‘품위있는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일 것이다. 나는 그 형제의 죽음에서 ‘품위있는 죽음’을 보았다. 눈앞에 다가온 자신의 죽음에 대한 그 극심한 고통을 감사와 희망으로 극복할 수 있었고, 이는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 인간으로서의 참된 품위와 하느님의 사랑을 재확인시키는 한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러 그 아름다움에 숨이 막힐 것 같은 계절이다. 계절의 끝에서 그 아름다움을 한껏 발산하는 나무들처럼 죽음이라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참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이동익 가톨릭대 교수·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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