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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디컬 라운지] ‘류머티스 관절염’ 女 환자, 男보다 3배…발병 2년내 치료하라

    류머티스 관절염은 활막(관절을 감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인체 면역체계 기능 이상 때문에 발생한다. 다양한 연령대에서 생기지만 주로 35~50세에 집중되기 때문에 현직 공무원 중에서도 고통을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학계는 전 인구의 1% 정도가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여성 환자 수가 남성의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늦어도 발병 2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경과가 좋기 때문에 조기치료가 중요한 질병이다. # 손발 모두 대칭적으로 생겨 정재현 고대구로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5일 “류머티스 관절염은 전문가와 상의해 꾸준히 항류머티스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만약 이유 없이 손가락이나 손목이 아프면서 부으면 류머티스 관절염을 한 번쯤 의심해 보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류머티스 관절염이 초기일 때는 손목·손가락·발목·발가락 관절 주위가 붓고 아프며 아침에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펴지지 않는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된다. 열감이 느껴지면서 피곤한 증상이 동반되면 류머티스 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왼쪽과 오른쪽 손·발 모두에서 대칭적으로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왼쪽 손목에 관절염이 생겼다가 바로 오른쪽에도 생기는 증상이다. # 수영·걷기 등 유산소운동을 만약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전신의 여러 관절에 염증이 더 많이 생기고 결국 연골, 뼈, 인대 등이 손상된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완벽하게 예방하거나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일부 환자는 ‘불치병’으로 여겨 치료를 꺼리기도 한다. 하지만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관절염 진행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다. 생활습관 개선도 필수다. 특히 체중을 줄이기 위한 저강도의 유산소운동과 식사량 조절이 필요하다. 수영, 걷기 등 본인에게 맞고 관절도 보호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정 교수는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가장 필수적이고 규칙적인 운동, 체중관리, 건강한 식습관도 중요하다”며 “만약 관절 변형이 심하면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많은 환자들이 부작용을 우려해 약물 치료를 꺼리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소화기 부작용을 줄인 약이 많이 개발돼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 다만 통증이 줄면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반려동물 안락사 권하는 사회

    [김유민의 노견일기] 반려동물 안락사 권하는 사회

    안락사는 그리스어로 ‘아름다운 죽음’이다. 사람의 경우 불치의 병으로 남은 삶을 고통 속에 연명해야만 할 때, 본인과 가족의 동의하에 아주 제한적으로 행해질 수 있다고 한다. 반면 동물의 안락사는 오로지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 열흘의 공고기간이 끝난 보호소의 버려진 동물들이 오늘도 그렇게 눈이 감긴다. 아프지 않지만, 아프더라도 치료하면 되지만 이 사회는 그들을 품을 수 없다. 그래서 죽음을 권한다. 병원에서도 안락사는 흔한 일이다. 강아지도 사람처럼 치매에 걸리고 각종 암과 질병에 걸린다. 항암치료, 약물치료, 수술과 재활과정이 있고 상태에 따라 깁스를 하거나 휠체어를 타야한다. 하지만 보험적용이 안되는데다 병원별로 부르는 게 값인 병원비는 보호자들에게 큰 부담이다. 간단한 예방접종, 엑스레이 한 번 찍는데도 5만원, 큰 병에 걸려 수술이라도 하게 되면 50만원, 100만원이 넘는 비용을 내야 한다. 막대한 비용 부담 때문에 그렇게 버려지는 동물들이 생기고 그 동물들은 또다시 안락사에 처해지는 악순환 속에서 나는 늙고 아픈 개를 키우고 있다. 개도, 사람도… 고통스러운 안락사 안락사를 시행한 사람들은 그 과정이 고통스럽고 슬펐고, 무엇보다 죄책감으로 힘들었다고 말한다. 아파하는 개가 안쓰러워, 이제는 보내줄 때라는 생각에 힘든 결정을 했지만 막상 그렇게 보내고 나니 ‘아프더라도 가족 옆에서 눈감고 싶었을 텐데... 그렇게 보내지 않았다면 며칠이라도 더 함께했을 텐데... 어쩌면 다시 기운을 차릴 수도 있었는데 섣불리 보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떠나지 않는다며 다시 돌아간다면 안락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락사 주사의 성분은 염화칼륨이다. 사람의 안락사에도 쓰이는 이 주사는 심장마비를 일으켜 모든 장기를 멈추게 한다. 주사를 맞으면 갑작스러운 마비 증세로 온몸을 떨며 고통을 느끼게 된다. 이를 줄여주기 위해 1차적으로 마취제를 놓는다. 하지만 비용을 아끼려 곧바로 안락사 주사를 놓는 경우도 흔하다. 말 못하는 동물에게 인간은 인간이란 이유로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 것일까. TV프로그램 ‘동물농장’이 버려진 강아지들의 실태를 방송할 때 나온 한 강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보호소에서 자신을 품어줄 사람을 기다렸고, 그러다 아무도 찾지 않는 자신의 죽음을 직감했고, 안락사 주사를 맞으며 굵은 눈물을 떨어트렸다. 내가 기억하는 안락사의 모습이다. 물론 사람이라고 편할 리 없다. 지난해 5월, 대만의 보호소에서 일하던 30대 수의사는 “너무 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몸에 안락사 주사를 놓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생전 유기동물을 위해 보호소에 자원했지만 안락사 과정은 불가피했고, 매번 많은 눈물을 흘리며 미안해하다 쏟아지는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안타까운 선택을 한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 4일 대만에서는 유기동물에 대한 안락사 금지가 포함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발효되었다.안락사가 없는 나라, 독일 독일은 그런 면에서 부러운 나라다. 동물의 안락사가 행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법이 강력한 데다 국민 전체의 의식이 이를 뒷받침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독일에서는 버려졌다고 죽는 법이 없다. 안락사는 말기 암이나 극도의 행동장애, 강한 전염병, 개 자신의 중증의 고통을 가진 경우, 수의사가 최후의 방법으로 결정했을 때에만 허용된다. 불치병이라 할지라도 심한 아픔이 없고 약물치료로 생활에 지장이 없으면 입양 희망자를 찾아준다. 행동장애도 교정이 가능할 때엔 전문가가 시간을 들여서라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독일의 동물보호법은 안락사 판정을 받은 개에게 ‘아픔과 괴로움을 수반하지 않는 죽음’으로 마취약을 이용하여 시행한다. 안락사 결정은 수의학문학적소견을 중심으로 제 3자에게 증명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동물 보호에 준거한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하는 등 그 조건도 매우 까다롭다. 개의 번식도 나라가 엄격하게 관리한다. 500개가 넘는 민간보호소는 청결하고 안전하며 개, 고양이 뿐 아니라 새, 돼지, 토끼, 뱀 등의 동물들을 체류 기한 없이 보호한다. 모두 독일 동물보호동맹과 700여개의 동물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유산증여와 기부, 자원봉사로 운영되고 있다. 보호소에 있는 많은 개와 고양이들의 입양비율은 90%이상이다. 나머지 10%는 보호소에 머물다 병 또는 노쇠로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한다. 애견숍에서 동물을 사고 파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개를 키우기 위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동물보호소다. 반면 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난다. 주인을 찾거나 다시 입양되는 경우는 절반이 채 안 된다. 나머지는 모두 안락사에 처해진다. 여전히 개 번식장에서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명을 물건처럼 찍어내고, 투견장에서는 인간의 욕심에 의해, 살기 위해 싸워야하는 피 범벅된 개가 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는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안락사 권하는 사회. 나는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안락사 권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세계 최초 ‘유전자 편집’ 치료로 백혈병 완치된 아기

    세계 최초 ‘유전자 편집’ 치료로 백혈병 완치된 아기

    생후 3개월에 선천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2세 아기가 ‘새로운 치료법’을 통해 완치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출신의 레이라는 태어난 지 14주 만에 어린 아이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구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곧장 화학치료 및 골수이식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암세포의 증식력이 매우 빠르고 공격적이기 때문이었다. 그때 런던의 그레이트오몬드스트리트 아동병원 측이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 바로 ‘디자이너 면역세포’(designer immune cells)가 그것이다. 디자이너 면역 세포 또는 ‘유전자 편집’ 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유전자를 재편집해 체내에서 새로운 면역세포를 만들게 하는 방법이다. 레이라의 경우 기증자에게서 받은 건강한 세포에 백혈병을 이길 수 있는 세포를 더해 새로운 DNA를 만든 뒤, 이를 몸 안에 주입했다. 2015년 당시 이 치료방법은 실험쥐에게만 실험됐을 뿐 임상실험은 실시되지 않아 매우 위험했지만, 레이라의 부모는 아이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작은 가능성이라도 찾기 위해 이 치료 방법을 시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의료진은 2015년 당시 ‘거의 완치’에 가깝다고 결과를 밝혔고, 2017년 2월 레이라에게 ‘완치’ 판정을 내렸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치료법에 적용해 백혈병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은 전 세계에서 레이라가 최초다. 백혈병은 의학의 발달로 완치율이 상당히 높아져 현재 70~80%의 완치율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사례의 경우 환자의 나이가 매우 어리고 병세가 진전된 상황에서 호전을 보였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다. 그레이트오몬드스트리트 아동병원 측은 얼마 전 같은 방법으로 치료를 받은 생수 15개월의 선천성 백혈병 여자아이 역시 병세가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불치병이나 난치병 치료법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생각 읽는 뇌컴퓨터…전신마비 환자 의사소통 도와

    생각 읽는 뇌컴퓨터…전신마비 환자 의사소통 도와

    락트-인 증후군(CLIS)을 가진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락트-인 증후군은 의식은 있지만 전신마비로 인해 외부자극에 전혀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새로운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시스템이 근육을 움직이지 않고도 이들의 생각을 전달해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고 보도했다. 스위스 제네바 바이오 신경공학 연구팀은 산소포화도와 뇌의 전기적 활동량을 측정하기 위해 근적외선 분광법, 뇌전도(EFG)가 결합된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만들었다. 연구진들은 이번에 개발한 장치가 락트인 증후군을 앓는 이들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신경계통이 완전히 파괴된 루게릭 환자 4명을 실험대상으로 했다. 연구진들은 이미 답이 나와있는 개인적 질문이나 ‘네’, ‘아니오’로 답해야 하는 열린 질문을 했다. 참가자들은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장치를 착용하는 동안 답을 생각했고, 비침습적 장치는 혈중 산소 포화도의 변화를 측정해 반응을 감지했다. 실험 결과, 참가자의 대답이 약 70% 정확했고 참가자 모두는 ‘당신은 행복한가’라는 반복된 질문에 ‘그렇다’라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는 그들의 몸은 불편할지라도 가정에서 충분히 보호받으며 삶의 질이 만족스럽다고 느끼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닐 빌바우머 교수는 "나의 기존 이론이 '락트인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의 의사소통은 불가능하다'였는데, 놀라운 결과가 이를 뒤집었다. 모든 참가자가 그들 스스로 생각해서 개인적인 질문에 대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더 많은 환자들에게 이 연구를 반복 실험한다면, 운동 뉴런증(운동 신경 세포와 근육이 서서히 약화되는 불치병)을 겪는 사람들도 대화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들의 일상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 사용된 기술을 더 넓게 적용하면 신경장애 환자를 치료하고 감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닐 빌바우머 교수는 "락트인 증후군 환자들의 의사소통 능력을 회복시키는 것은 신체 움직임을 회복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 전했다. 또한 "생물공학 연구소에서 임상적으로 유용한 기술을 개발해 루게릭, 중풍 또는 척수부상을 입은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알츠하이머에 걸린 시한부 5살 딸과 추억만들기

    알츠하이머에 걸린 시한부 5살 딸과 추억만들기

    다섯 살 딸이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의 질환을 앓고 있다면 가족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영국 스코틀랜드 중부 글래스고 지역 출신의 소피아 스콧(5)은 산필리포 증후군을 가진 최연소 환자다. 이 증후군은 불치에 가까운 유전성 뇌질환으로, 기억력과 정신, 신체 모두 점점 악화되고 증세가 점점 나빠지면 사망에까지 이른다. 10만명 중 1명에게 발생하는데 영국 전역에 40여 명 정도가 이 질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딸의 네 번째 생일에 엄마 아만다 스콧(40)은 아이가 불치병에 걸려서 10대 초반까지도 살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아만다는 "의사는 딸에게 주어진 생은 짧고 치료법이 없어 그냥 현재를 살아야 한다고, 많은 사진을 찍어두라고 했다"면서 "그 소식은 우리가족의 희망을 산산이 부쉈다"고 말했다. 아만다는 남편 대런과 함께 딸에게 많은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한 눈물 겨운 노력을 시작했다. 스쿠터 타기, 춤추기, 인형놀이, 쇼핑을 좋아하는 딸에게 가능한 새롭고 흥미진진한 취미들을 많이 가르쳤다. 딸이 약 23개월이었을 때 스키 타는 법을 가르친 적도 있다. 지난해에는 라플란드에서 산타를 만났고, 음악 축제에서 글램핑도 했다. 몇 주간 생일파티를 벌였고 올해는 이탈리아 스키 여행부터 유럽 디즈니랜드 탐방까지 많은 휴가계획을 세운 상태다. 과거엔 딸의 병에 대해 잘 대처하지 못했으나 지금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얼마나 그녀가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른다. 또한 언제 그녀가 떠날지 역시 모른다. 그저 소피아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함께 하려 한다. 많은 것을 누리고 있지만 소피아는 점점 모든 것을 잊을 수밖에 없다. 어떤 기능이 먼저 악화될지, 어느 정도 속도로 나빠질지 모르지만 심신 기능, 그녀의 움직임, 언어능력 모두가 곧 저하될 것이다. 물론 스콧 부부가 체념한 채 그저 현재를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실낱같은 희망의 가능성을 붙잡기 위한 노력 또한 포기하지 않고 있다. 자식 사랑이 끔찍한 아빠는 의료치료 실험을 찾기 위해 숱한 밤을 지새웠다. 유럽, 미국, 호주로 날아가 질병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기도 했다. 최근 유전자 치료에 있어 과학적으로 획기적인 성과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고 허가를 받는데만 몇 년이 걸리는 일이다. 그럼에도 스콧 부부는 딸아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반드시 있다고 믿는다. 스콧 부부는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 만약 짦은 생이 허락된다면, 우리는 딸에게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주면 된다"고 말했다. 부부는 자선단체를 만들어서 소피아의 질병 연구에 자금을 대기 위해 혹은 미래에 필요할지도 모를 상황을 대비해 지금까지 5691만원 정도를 모았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지금, 이 영화] 단지 세상의 끝

    [지금, 이 영화] 단지 세상의 끝

    루이(가스파르 울리엘)는 12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어머니(나탈리 베이)와 여동생 쉬잔(레아 세이두)이 그를 반갑게 맞는다. 반면 형 앙투안(뱅상 카셀)은 루이에게 이상하리만치 쌀쌀맞다. 형수 카트린(마리옹 코티야르)이 그들의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 보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만나지 못한 만큼 벌어진 관계의 틈은 그리 쉽게 메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나누는 많은 대화 안에는 그것에 비례해 많은 침묵이 녹아 있다. 사실 루이의 갑작스러운 귀향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가족에게 알리려는 방문이었다. 프롤로그에서 그는 독백한다. “인생엔 누가 뭐라건, 뒤를 돌아보지 않고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수없이 존재하고,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 또한 수없이 존재한다. 그래서 그 오랜 시간 끝에 내 발자취를 되짚어가기로 했다. 나의 죽음을 알리기 위한 여정을,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환상을, 보여 주기 위해.” 영화 ‘단지 세상의 끝’에서 그자비에 돌란 감독은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환상’을 재현하는 동시에 깨부수려 한다. 그의 말대로 이 작품의 성패는 “이미 발화된 것과 발화되지 않은 것,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데 달려 있다. 그렇지만 ‘어떤 것을 안다’와 ‘어떤 것으로 만든다’는 엄연히 다른 차원의 문제다. 지난해 칸영화제 상영 당시 ‘단지 세상의 끝’에 대한 평은 좋지 않았다. “그자비에 돌란의 놀라운 성숙”이라는 호평보다 “감독의 과도한 자의식이 영화를 망쳤다”는 혹평이 많았다. 당연히 수상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그런데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이 영화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돌란은 눈물을 흘렸고 객석에서는 탄식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논란이 일 수밖에 없는 칸영화제의 결정이었다. 스무 살에 만든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2009)부터 돌란은 유독 칸영화제의 주목을 받았다. 분명 돌란이 가진 영화적 재능은 비범하다. 그러나 그 이유만으로 칸영화제가 그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안다. 돌란의 국적은 캐나다지만 프랑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퀘벡주 출신이다. 그래서 그는 주로 프랑스어 영화를 찍는다. ‘단지 세상의 끝’도 프랑스 극작가 장뤼크 라가르스가 1990년에 쓴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카이에 뒤 시네마를 비롯한 프랑스 평론계는 돌란의 이번 영화를 옹호하지만, 거기에는 자국 문화 편애―언어 내셔널리즘의 석연치 않은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이미 발화된 것과 발화되지 않은 것,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데 성공한 듯 보이지 않는다. 원작에서 돌란이 전유한 루이는 지나치게 과묵한 데 비해, 영화에서 돌란이 구사한 화법은 과도하게 현란했다. 권위 있는 상이 꼭 뛰어난 작품에 수여되는 것은 아니다. 18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단독] 편견 때문에 장학지원 못받는 일부 외국인 유학생들

    [단독] 편견 때문에 장학지원 못받는 일부 외국인 유학생들

    외국인 유학생에게 대학 등록금, 생활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운영 중인 국립국제교육원이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 감염인은 아예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어 국가인권위원회가 해당 규정을 없앨 것을 권고했다. 5일 인권위에 따르면 교육부 소속 책임운영기관인 국립국제교육원(이하 교육원)은 외국인에게 대학 등록금, 생활비 등 1인당 연간 2500만원을 지원하는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 교류 및 세계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목적으로 마련된 이 사업은 1967년부터 시행 중이다. 1967년부터 2015년까지 총 5669명의 유학생을 선발했다. 그런데 교육원은 마약을 복용하는 사람과 함께 HIV 감염인을 수혜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 이 조항을 둔 이유에 대해 교육원은 “HIV 감염으로 면역력 저하에 기인한 각종 감염성 질환 등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고, (HIV 감염은) 의학적으로 완치가 불가능하다”면서 “학위 과정 중에 학생, 학교 시설 등 인적·물적 교류가 많아 HIV 감염 파급력이 높고, 국민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이 조항이 ‘HIV 감염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불합리한 차별’(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면서 관련 규정을 삭제할 것을 지난해 9월 권고했다. 인권위는 “과거와 달리 현재는 HIV에 감염되었더라도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일상 생활과 학업 수행 등이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감염 경로도 성관계, 수혈을 통한 전파, 병원 관련 종사자가 주사바늘에 찔리는 등의 의료사고에 의한 전파 등으로 명확히 밝혀져 있다. 따라서 악수나 포옹, 가벼운 입맞춤, 모기에 물리는 것 등 일상 생활을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본부 측도 “진료비 지원 등을 통해 2011년 이후에는 생존 HIV 감염인 중 치료율이 90% 이상”이라고 밝힐 만큼 불치병으로 인식됐던 과거와 달리 HIV 감염은 현재 약물로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인권위는 “의학의 발달로 이제 국제 사회는 HIV 감염이 곧 사망이나 중증 질환의 발현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진다면 충분히 일상 생활이 가능한 만성질환이 되었다는 인식을 공유하게 됐다”면서 교육원의 규정은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중국, 러시아, 이집트, 헝가리 등 일부 국가에서도 HIV 감염인을 선발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교육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인권위는 “캐나다, 스위스, 호주, 네덜란드, 영국, 미국, 이스라엘 등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면서 “일부 국가의 사례를 근거로 그러한 차별 행위의 정당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교육원은 이날까지 약 4개월이 지나도록 인권위 권고를 수용할지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인권위는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짧은 삶, 15시간’…생명 나누고 하늘로 돌아간 아기

    미국 오클라호마주(州) 캐쉬언에 사는 34세 전업주부 애비 아헌은 셋째 아이를 갖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임신 19주차 초음파 검사 결과가 나왔을 때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아이에게 ‘무뇌증’이라는 불치병이 있어 태어나도 몇 시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기 때문. 그 순간 그녀는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배 속의 아이에게 닥친 무뇌증은 뇌와 두개골의 발육이 불완전한 결함으로, 임신 1000건 중 약 1건에서 발생하는 희소 사례며 대부분 유산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미국에서는 신생아 1만 명 중 1명 정도는 무뇌증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다. 현재 5세와 7세가 된 딜런과 하퍼라는 이름의 두 딸을 두고 있는 그녀는 남편 로버트(34)와 상의 끝에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다. 그 이유는 짧게나마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신생아 장기 기증을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일(현지시간) 이같이 뱃속 아이에게 불치병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낙태를 거부했던 한 여성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연을 소개했다. 애비는 “이 같은 결정은 자신이 살면서 겪은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다른 가족이나 친구 누구도 자신들의 결정에 직접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처음부터 우리는 아이가 정상적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희망하며 이를 위해 제왕절개술을 계획했다”면서 “우리는 아이와 함께 몇 가지 소중한 추억을 나누길 원했다”고 말했다. 또한 “심지어 내 두 자매는 모두 내가 임신을 계속해 나가는 것을 두고 우리 부부가 미친 줄 알았다고 나중에 말했다”고 말했다. 이후 부부는 담당의에게 뱃속 아이의 성별을 물었고 딸이라는 것을 알고 그 자리에서 이름을 정했다. 부부의 두 딸이 서로 이름을 지으려 옥신각신했지만, 바로 그때 그녀가 은혜(grace)라는 뜻을 가진 ‘애니’(Annie)라는 이름을 떠올려 아이에게 붙여줬다. 그녀는 “우리는 비록 아이가 이 세상에서 오래 살 수 없지만,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애니의 탄생에 앞서 부부는 장기기증 서비스 ‘라이프셰어’를 통해 장기 기증을 위한 수많은 병원 회의를 거쳤다. 그녀는 자신의 임신에 관한 악의 없는 질문에 고통스러웠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대답하려고 노력했다. 이후 2013년 6월 26일 마침내 출산일이 다가왔고 애비는 편안히 제왕절개술을 받았다. 그리고 마취에서 깬 그녀는 소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애니의 탄생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애니는 별로 울지 않았지만, 난 아이가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면서 “간호사가 내게 애니를 보여줬고 그 아이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의 손을 잡았고 내 얼굴을 밀착해 냄새를 맡고 계속 뽀뽀해줬다”고 덧붙였다. 애비는 그 순간 가슴이 아팠지만 모든 것이 행복했다고 말했다. 애니가 태어난 뒤 큰딸 딜런은 ‘천국은 진짜 있어요’라는 책 한 권을 가져와 부부에게 동생에게 읽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애니에게 책을 읽어줬다는 그녀는 살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후 11시쯤 애니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고 그녀는 아이가 삶의 끝자락에 도달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애니는 14시간 58분 동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게 살았다”면서 “사랑과 기쁨, 그리고 평화에 둘러싸인 채 모든 삶을 보냈기에 숨을 거뒀을 때조차 슬픔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애니의 장기기증이 시작됐다. 하지만 심장 판막을 제외한 다른 장기들은 산소 수치가 너무 낮아 이식 수술을 할 수 없었고 일부 장기는 연구용으로 기증됐다. 그렇게 애니가 세상을 떠난 지 6개월이 지났다. 애비는 다시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바’(Iva)를 임신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애니의 이야기는 희망 중 하나다. 난 이 같은 이야기가 비극 중에서도 아름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애니의 이야기는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애니의 이야기는 공유되고 있으며 난 내가 죽는 날까지 그렇게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레고로 만든 관은 어디 있나요?” 뉴질랜드 신 장례문화

    “레고로 만든 관은 어디 있나요?” 뉴질랜드 신 장례문화

    ‘레고로 만든 관은 어디서? 반려동물 매장 및 장례는 어떻게?’ 인생의 마지막 의식인 장례식은 그 대상이 다름에도 대부분 사무적이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러진다. 또한 이를 직접 겪어본 경험이 별로 없기에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허둥거리기 일쑤다. 최근 아버지를 떠나보낸 한 뉴질랜드 여성이 온라인으로 다양한 장례식 제공업체와 절차, 정보를 안내하면서 기존의 장례식 문화에 새로운 귀감이 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뉴질랜드헤럴드의 보도에 따르면, 아노시카 마틴슨이라는 여성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많은 가족들에게 장례식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셀리브레이트 미(Celebrate Me)’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했다. 마틴슨은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장례식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장례식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의 장례식을 미리 준비하거나 사랑하는 이의 장례식을 계획할 때 이용가능한 서비스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구체적인 정보를 주고 싶었다. 그녀는 “사람들이 장례서비스업체를 방문하기도 전에 이미 자신이 원하는 장례절차가 있다. 이는 집과 교회, 지역 문화센터, 배 위에서 장례식을 진행하거나, 맞춤화된 관을 요청해 재를 바다로 뿌리는 방법 등 광범위하다”며 “장의사는 남은 가족들이 사랑하는 이의 인생을 기리기 위해 제안하는 방식들을 존중하며 이에 순순히 따른다"고 전했다. 웹사이트는 애완동물 매장 및 화장과 관련한 장례서비스를 시행하는 사업체, 레고로 만든 관을 취급하는 업체를 알려주기도 한다. 또한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나 물품, 서비스를 지원한다. 앞으로는 비디오 유품, 머리카락이나 재로 만든 다이아몬드, 기념 우표와 기념 나무 등 다양한 기념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조합해 맞춰볼 수 있는 기회나 독특하고 유일무이한 장례식 서비스는 중요하다. 가족들은 사랑하는 이의 장례를 제대로 기념하고 싶어하고 특히 그 사람의 성향과 인생이 장례식에 반영되길 원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그녀는 “우리 모두의 인생은 기념할만한 가치가 있다”며 “장례식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의 소원이 성취되고, 좋아하던 방식으로 그의 인생을 기리는 일은 애도의 과정에서 유익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사진=장례업체 데일리언더테이큰 홈페이지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입소문 난 효능 애매 VIP 주사… 너도나도 태반·마늘 쓴맛 성장

    입소문 난 효능 애매 VIP 주사… 너도나도 태반·마늘 쓴맛 성장

    “태반주사나 마늘주사 등으로 통용되는 비타민(영양)주사들은 수년 전부터 계속해서 수요가 늘어 왔습니다. 지금까지는 주사를 맞아 본 사람들의 입소문으로만 늘었지만 이처럼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1회 접종 가격 5만~10만원선 주름개선 효과를 지닌 보톡스로 알려진 ‘보톨리늄’ 주사제와 달리 이들 영양 주사제는 지금까지 일반인에게 덜 알려져 왔다. 제약업계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관련 주사를 처방받은 것을 계기로 영양주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이들 주사의 효과를 이번 기회를 통해 널리 알린 셈이 됐기 때문이다. 최순실씨가 피부과 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차움’은 이번 사태 이후 환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비급여 의약품 허가범위 외 사용실태 및 해외 관리 사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태반주사나 마늘주사 등으로 알려진 피로회복이나 영양을 목적으로 한 주사제의 국내 시장 추정치는 2012년 328억 5000만원에서 2014년 510억 9000만원으로 2년 만에 55.5% 증가했다. 이들 주사제는 건강보험의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에 정확한 처방 통계가 잡히지 않아 실제 시장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와 올해엔 성장세가 더 커졌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이들 주사제 종류는 성분별로 나뉜다. 성분별로 ‘자하거가수분해물 및 자하거추출물’(태반주사), ‘치옥트산’(신데렐라주사), ‘푸르설티아민’(마늘주사), ‘글루타티온’(백옥주사), ‘글리시리진복합제’(감초주사), ‘아스코르빈산’(칵테일주사) 등 6 종이 대표적이다. 별칭은 각 성분에 맞게 나타나는 효과가 달라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많이 알려지고 시장규모도 큰 자하거가수분해물 및 자하거추출물 주사는 태반을 원료로 만들어 태반주사로 불린다. 사람이나 돼지의 태반에서 추출한 자하거가수분해물이나 자하거추출물을 배양해 만들어진다. 국내 녹십자웰빙이 생산하는 ‘라이넥주’와 일본에서 수입해 오는 ‘멜스몬’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병원마다 다르지만 1회 접종에 5만~10만원가량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한 효능과 효과는 ‘만성 간질환에 있어서 간 기능 개선’과 ‘갱년기 장애 증상의 개선’이다. 박 대통령이 처방받은 제품도 라이넥주다. 마늘주사로 알려진 푸르설티아민 주사제는 접종을 받은 뒤 한동안 입과 코에서 마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해서 이름 붙여졌다. 역시 피로회복 등이 주 목적이다. ●비급여 항목… 실손보험 악용사례도 주사제의 원료나 접종 이후 현상 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주사제들의 별칭은 최근 점점 노골화되는 추세다. 일부 병원에서 수익성을 목적으로 이들 주사제 이름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피부를 하얗게 해 준다는 뜻의 백옥주사가 있고 신데렐라주사도 피부를 하얗게 해 주는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감초주사는 피부 탄력에, 칵테일주사는 피로회복과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주사제는 비급여 항목으로 소비자가 돈을 내야 하지만 실손보험을 통해 보험사에 비용 청구를 할 수 있다. 이를 악용해 일부 병원에서는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물은 뒤 접종을 권유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태반주사의 경우 피하주사(혈관이 아닌 피부에 접종하는 주사로 일반적으로 독감주사를 접종하는 방법)로 놓는 것이 보통이지만 다른 주사제들의 경우 수액과 함께 섞어 접종하는 등 병원별로 다양한 방법으로 환자들에게 처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처방이나 접종 방법에 따라서 많게는 한 번에 수십만원의 비용이 들어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습관성 처방은 건강 해칠 수도 개인의 선택으로 접종하는 것이니 만큼 문제 될 게 없다는 시각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은 암이나 불치병처럼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면서 “스스로 접종 이후 효과를 느낀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순히 주변의 말이나 검증되지 않은 곳의 말만 듣고 무분별하게 주사제를 찾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태반주사 접종자의 10%가량이 피부이상 등의 부작용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은 “이들 (영양)주사제가 의학적으로 효능이 검증돼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식약처에서는 이들 주사제의 효능이 아닌 안전성을 검증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스스로 효능이 있다고 느낄 경우 의사의 처방을 받아 주사제를 맞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중독이 된다거나 습관성으로 주사제를 처방받아 과량으로 들어갈 경우 건강상의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최석태 전 KBS 부산총국장 “박근혜 대통령, 불치병 앓아…그만 괴롭히자”

    최석태 전 KBS 부산총국장 “박근혜 대통령, 불치병 앓아…그만 괴롭히자”

    “박근혜 대통령이 불치병을 앓고 있다”는 내용의 블로그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기자 출신 최석태씨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블로그에 “정말 인간답게 살자. 사람이 긍휼할 때 이를 안타깝게 여기고 감싸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아픈 몸을 이끌고 국정을 펴는 박 대통령을 이제 그만 괴롭히자”고 적었다. 최씨는 “박 대통령은 부신기능저하증을 앓고 있다. 이건 고치기 어려운 불치병이라고 한다”며 “부신은 콩팥 위에 있는 작은 장기로, 이게 제 역할을 못하면 늘 만성 피로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도 모르고 이상한 방향으로 몰아간 야당과 단체, 이념을 달리했던 사람들은 반성해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앞서 한 언론매체는 박 대통령이 부신기능저하증 때문에 평소 만성피로와 수면부족에 시달려왔다는 의료계 증언을 보도한 바 있고 최씨는 이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최씨는 청와대 주사제 대량구매 관련 “이 병의 치료제로 영양주사, 태반주사 등도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원래는 박 대통령의 딸이었다는 유언비어 등은 여성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인권말살 행위”라며 “이제 그만하자. 아닌 것을 자꾸 있는 것처럼 꾸미고 강화해도 대통령 자신이 한 푼의 돈이라도 사익을 취한 것은 나오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아픈 몸을 이끌고 국정을 이끄는 대통령에 대한 농락을 이제는 중단하길 바란다”며 “야당이나 단체나 언론도 이제 중단하고 촛불집회도 그만 하길 바란다”고 했다. 최씨에 따르면 해당 글은 13일 현재 95만 명이 읽었다. 최씨는 기자 출신으로 KBS 부산방송총국 총국장을 지낸 인물로, 2014년 부산시교육감 선거에도 출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치료율 90% 넘었는데 편견 때문에 더 아픈 병

    치료율 90% 넘었는데 편견 때문에 더 아픈 병

    12월 1일은 1988년 1월 세계보건장관회의에서 정한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당시와 달리 현재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의 치료율은 90% 이상으로 높아졌다. 에이즈 확산 방지와 치료를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동성애 등으로 감염되고 감염이 곧 사망이라는 오해와 편견은 여전하다. ●실명 등록 꺼려 본인 부담 치료 많아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및 에이즈 발생 신고 건수는 1152명(내국인 1018명, 외국인 134명)이었다. HIV는 에이즈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이고 에이즈는 이로 인해 발병된 증상을 뜻한다. 1152명은 전년 1191명보다 소폭 줄어든 숫자이지만 2011년 959명에 비해서는 늘어난 수치다. HIV 및 에이즈 발생 신고는 2012년 953명, 2013년 1114명 등 꾸준히 늘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33.3%(383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24.1%), 40대(18.8%) 순이었다. 전 세계의 HIV·에이즈 환자는 감소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5년 세계 HIV·에이즈 신규 감염 환자는 2000년에 비해 35% 감소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내의 HIV 감염자 및 에이즈 환자가 늘고 있긴 하지만 진료비 지원 등을 통해 2011년 이후에는 생존 감염인 중 치료율이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역 보건소에 실명으로 등록된 HIV 감염인에 대해 검사비용 및 치료를 유지할 수 있는 요양 급여의 본인부담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HIV·에이즈 진료비 관련 예산은 약 26억 2600만원으로 전년(26억 2300만원)과 별 차이가 없다. 국내 HIV·에이즈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예산액 변화가 크지 않은 것은 보건소에 실명으로 등록해야만 치료를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HIV·에이즈 확산 방지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치료를 지원하고 있지만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여전해 실명 등록을 하지 않고 본인 부담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불치병 아닌 치료 가능한 ‘만성질환’ 불치병으로 인식됐던 과거와 달리 현재 에이즈는 약물로 치료할 수 있는 ‘만성질환’이 돼 가고 있다. 에이즈 치료약은 1987년 3월 미국에서 HIV를 직접 공격하는 지도부딘(AZT)이 처음 허가를 받은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이어 1996년 칵테일 요법으로 하루 20알 이상 복용하던 시대를 지나 2007년 이단일정복합제(STR)가 개발된 이후 하루 한 알 복용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는 다국적 제약사인 길리어드의 ‘스트리빌드’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트리멕’ 등이 대표적인 에이즈 치료약으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 최초의 단일정복합 HIV 치료약인 스트리빌드는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이후 국내 에이즈 치료약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GSK의 트리멕 역시 하루 한 알만 복용하면 되는 에이즈 치료제로 지난해 6월 식약처 허가를 받아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다. 최근에는 다국적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한 달 혹은 분기에 한 번 접종하는 주사 치료제도 임상시험 중이다. ●“막연한 공포심과 편견이 검사 막아” 그럼에도 여전히 에이즈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과 불안감, 또 편견 등으로 의료계와 보건 당국은 HIV·에이즈 확산 방지 노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HIV와 에이즈는 특성상 대부분 성 접촉을 통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만큼 감염자나 감염 의심자가 스스로 검사를 통해 관리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럼에도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검사를 기피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거나 감염을 확산시키는 경우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최재필 서울의료원 감염내과 교수는 “에이즈는 치료제의 발달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면 일상적 생활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질병”이라면서 “그럼에도 사회적 편견 등으로 검사를 받지 않고 혹 양성 판정을 받아도 치료를 받지 않아 후기에 발견돼 사망하는 사람들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현재 통계에 잡히지 않은 더 많은 HIV 감염자들이 검사와 치료를 받는다면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 수는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혈액제제(사람의 혈액을 원료로 만드는 의약품)는 1995년, 수혈로 인한 감염은 2006년 이후 보고 사례가 없음에도 병원 내에서 HIV 감염자들에 대한 막연한 감염 공포도 여전하다. 최 교수는 “똑같이 혈액을 통해 전염되는 B형 간염의 경우 전염률이 30%지만 HIV는 0.3%에 불과하다”면서 “병원에서는 환자들의 모든 체액을 오염된 것으로 간주하는 ‘표준주의’를 채택하고 있다”면서 병원에서의 HIV 감염에 대해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 산하 대한에이즈예방협회는 12월 1일 제29회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서울역 광장 일대에서 에이즈 예방 및 감염인 편견·차별 해소를 위한 행사를 연다. 또 지난 21일부터 오는 12월 11일까지 온라인을 통한 에이즈 바로 알기 캠페인도 전개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전자파 과민증’ 15세 소녀 자살…스위스엔 스마트폰 금지 아파트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전자파 과민증’ 15세 소녀 자살…스위스엔 스마트폰 금지 아파트

    지난해 12월, 영국 옥스퍼드셔에 살던 15살 소녀 제니 프라이가 극심한 알레르기 증상을 견디다 못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벌어졌다. 제니가 그토록 고통스러워 한 것은 다름 아닌 ‘와이파이’ (WiFi)전파였다. 제니의 병명은 전자파 과민증, 일명 EHS라 불리는 병으로, 발생 원인은 분명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와이파이 등 전자파로 인해 두통과 두근거림 및 극심한 스트레스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매 순간부터 와이파이를 비롯한 각종 전파에 노출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기술(IT)의 초고속 발전 덕분인데, IT 의 빠른 성장이 누군가에게는 병을 고치고 생명을 연장시켜 주는 빛이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건강과 목숨을 앗아가는 그림자가 되기도 한다. ●제약회사·IT “신약 만드는 AI 개발” IT의 발전은 지난 몇 년간 세상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아침에 눈 떠서 잠들 때까지, 우리 일상은 IT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최근 돋보이는 IT의 움직임 중 하나는 의학과의 협업이다. 지난 16일 다케다약품공업과 시오노기제약 등 일본 유력 제약사와 후지쓰, NEC 등 IT기업은 일본 정부 산하의 연구소 및 대학과 함께 신약을 만들어내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동연구를 통해 탄생할 AI는 신약 후보 물질 탐색에 이용되며, 이러한 기술은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데 걸리는 2~3년의 시간을 상당 부분 단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이 우려되는 신약 후보물질을 제거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IT기업들도 인류의 건강 증진 및 질병 퇴치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유럽 최대 반도체회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자회사베레두스연구소는 결핵 치료를 위한 다중 분자 진단칩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최대 8주가 걸리는 결핵검사를 3시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칩이다. IBM은 2014년 뉴욕게놈센터와 슈퍼컴퓨터 왓슨의 인지시스템을 활용한 유전체 의학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왓슨은 유전자 정보뿐만 아니라 생체의학 문헌 및 의약데이터베이스도 분석할 수 있어 난치병과 불치병의 유전적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이 밖에도 심장박동수와 혈압 체크 및 걸음을 걸을 때 자세를 교정해 주는 스마트밴드 웨어러블 기기는 IT의 발전이 인류 건강에 미친 긍정적인 결과물이자 이제는 생활의 일부분이 된 익숙한 ‘IT약(藥)’이라 볼 수 있다. ●전자파 과민증부터 각종 중독까지 IT가 일상을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향유할 수 있는 장점만 갖고 있다면 좋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앞서 소개한 전자파 과민증의 경우 전 세계에서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스웨덴에서 최초 보고된 전자파과민증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꾸준히 환자가 늘고 있다. 프랑스에 사는 한 50대 여성과 그녀의 딸은 전자파 과민증으로 도시에서의 모든 삶을 포기한 채 동굴에 숨어 지낸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고, 스위스 취리히에는 이처럼 첨단 기술이 주는 피해를 견디다 못한 사람들끼리 모여 만든 유럽 최초 ‘스마트폰 사용 금지 아파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스위스의 한 건강관련재단이 기획한 이 아파트에는 전자파 과민증 외에도 샴푸나 세제, 향수 등의 냄새만 맡아도 구토나 발열, 두드러기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화학물질 과민증을 앓는 사람들이 모여 산다. 아파트 입구에는 ‘블랙리스트’가 붙어 있는데, 여기에는 향수나 휴대전화, 햄버거 등 인스턴트식품 등이 포함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자파 과민증의 존재에 대해 인정하지만, 오염된 공기나 조명, 소음 등 다른 원인으로도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질병(disease)이 아닌 증상(symtom)으로 본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다르다. 영국 서머싯 지역보건의인 앤드루 트레시더는 “영국 정부와 WHO 측은 아직 이 병을 심리적 원인 때문이라고 판단하기에 환자들은 더욱 고통에 시달린다”면서 “이 증상과 관련한 과학적인 조사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IT와 인류의 징검다리와도 같은 스마트폰은 각종 질환 유발자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스마트폰 등 IT기기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겨 성장발육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중독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자살 충동이나 학교폭력 등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는 사실 역시 익히 알려져 있다. IT는 지금 이 시간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전 세계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된 것도, 앉은 자리에서 원격으로 의사와 상담을 하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것도 모두 IT의 공(功)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적지 않고, 작지도 않은 부작용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 역시 묵과할 수 없는 노릇이다. IT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이 돼 버렸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하며, 즐기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 각국 IT기업 및 전문가들이 ‘IT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개선 방안을 찾는 일에도 힘써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병 주고 약 주고…IT의 빛과 그림자

    [송혜민의 월드why] 병 주고 약 주고…IT의 빛과 그림자

    지난해 12월, 영국 옥스퍼드셔에 살던 15살 소녀 제니 프라이가 극심한 알레르기 증상을 견디다 못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벌어졌다. 제니가 그토록 고통스러워 한 것은 다름 아닌 ‘와이파이(WiFi)’ 전파였다. 제니의 병명은 전자파 과민증, 일명 EHS라 불리는 병으로, 발생원인은 분명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와이파이 등 전자파로 인해 두통과 두근거림 및 극심한 스트레스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대부분의 도시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세상의 공기를 마시는 순간부터 와이파이를 비롯한 각종 전파에 노출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IT의 초고속 발전 덕분인데, IT 기술의 빠른 성장이 누군가에는 병을 고치고 생명을 연장시켜주는 빛이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건강과 목숨을 앗아가는 그림자가 되기도 한다. ◆제약회사와 손잡은 IT, ‘유병장수’ 시대에 구원투수로… IT의 발전은 지난 몇년 간 세상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아침에 눈 떠서 잠들 때 까지, 우리 일상은 IT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최근 돋보이는 IT의 움직임 중 하나는 의학과의 협업이다. 지난 16일 다케다약품공업과 시오노기제약 등 일본 유력 제약사와 후지쯔, NEC 등 IT기업은 일본 정부 산하의 연구소 및 대학과 함께 신약을 만들어내는 AI를 개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동연구를 통해 탄생할 AI는 신약 후보 물질 탐색에 이용되며, 이러한 기술은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데 걸리는 2~3년의 시간을 상당부분 단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이 우려되는 신약 후보물질을 제거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IT기업들도 인류의 건강 증진 및 질병 퇴치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유럽 최대 반도체회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직스의 자회사 베레두스연구소는 결핵 치료를 위한 다중 분자 진단칩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최대 8주가 걸리는 결핵검사를 3시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칩이다. IBM은 2014년 뉴욕게놈센터와 슈퍼컴퓨터 왓슨의 인지시스템을 활용한 유전체 의학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왓슨은 유전자 정보뿐만 아니라 생체의학 문헌 및 의약데이터베이스도 분석할 수 있어 난치병과 불치병의 유전적 원인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이밖에도 심장박동수와 혈압 체크 및 걸음을 걸을 때 자세를 교정해주는 스마트밴드 웨어러블 기기의 개발은 IT의 발전이 인류 건강에 미친 긍정적인 결과물이자, 이제는 생활의 일부분이 된 익숙한 ‘IT약(藥)’이라 볼 수 있다. ◆편한만큼 아파졌다? 전자파 과민증부터 각종 중독까지… IT가 일상을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향유할 수 있는 장점만 갖고 있다면 좋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앞서 소개한 전자파과민증의 경우 전 세계에서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스웨덴에서 최초 보고된 전자파과민증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꾸준히 환자가 늘고 있다. 프랑스에 사는 한 50대 여성과 그녀의 딸은 전자파 과민증으로 도시에서의 모든 삶을 포기한 채 동굴에 숨어 지낸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고, 스위스 취리히에는 이처럼 첨단 기술이 주는 피해를 견디다 못한 사람들끼리 모여 만든 유럽 최초 ‘스마트폰 사용 금지 아파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스위스의 한 건강관련재단이 기획한 이 아파트에는 전자파 과민증 외에도 샴푸나 세제, 향수 등의 냄새만 맡아도 구토나 발열, 두드러기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화학물질 과민증을 앓는 사람들이 모여 산다. 아파트 입구에는 ‘블랙리스트’가 붙어 있는데, 향수나 휴대전화, 햄버거 등 인스턴트식품 등이 포함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자파 과민증의 존재에 대해 인정하지만, 오염된 공기나 조명, 소음 등 다른 원인으로도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질병(disease)이 아닌 증상(symptom)으로 보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다르다. 영국 서머셋 지역보건의인 앤드류 트레시더는 “영국 정부와 WHO 측은 아직 이 병을 심리적 원인 때문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더욱 고통에 시달린다”면서 “이 증상과 관련한 과학적인 조사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IT와 인류의 징검다리와도 같은 스마트폰은 각종 질환 유발자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스마트폰 등 IT기기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겨 성장발육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중독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자살 충동이나 학교폭력 등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는 사실 역시 익히 알려져 있다. IT는 지금 이 시간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전 세계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된 것도, 앉은 자리에서 원격으로 의사와 상담을 하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것도 모두 IT의 공(功)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적지 않고, 작지도 않은 부작용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 역시 묵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IT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이 돼 버렸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하며, 즐기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 각국 IT기업 및 전문가들이 ‘IT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개선 방안을 찾는 일에도 힘 써야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공연리뷰] 연극 ‘톡톡’

    [공연리뷰] 연극 ‘톡톡’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 각종 압박에 시달리는 요즘 현대인들은 남에게 말 못할 마음의 병 하나쯤은 갖고 살아간다. 전 세계 인구의 93%가 적어도 하나의 강박증을 갖고 있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다. 프랑스 심리 코미디 연극 ‘톡톡’의 무대 위 배우들은 그래서 거리감이 느껴지거나 세상과 유리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극은 여섯 명의 강박증 환자들이 이 분야 치료의 최고 권위자 스텐 박사의 진료 대기실에 모여들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이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스텐 박사는 비행기 문제로 공항에 발이 묶여 병원에 도착하지 못한다. 박사의 도착 시간이 늦어지자 기다림에 지친 환자들은 하나둘 자신의 병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자신도 모르게 가슴 속에 담아 둔 욕이 수시로 터져 나오는 투렛증후군을 앓고 있는 프레드, 뭐든지 숫자로 계산해야 직성이 풀리는 계산벽을 가진 벵상,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먼지도 참지 못하는 질병공포증후군을 앓고 있는 블랑슈, 늘 무언가를 놓치고 왔다는 불안감 때문에 여러 번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확인 강박증을 지닌 마리, 같은 말을 반복하는 동어반복증을 지닌 릴리, 바닥의 선을 좀처럼 밟지 못하고 대칭에 집착하는 밥. 각자 마음의 감옥 속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극은 감옥을 탈출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몸부림을 코믹하고 유쾌하게 그려 나간다. 처음에 다른 이들과의 소통에 서툴고 의기소침해 있던 사람들은 박사를 기다리는 동안 함께 게임도 하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점차 가까워진다. 결국 이들은 서로의 병을 치료하도록 도와주기로 뜻을 모은다. 본의 아니게 자발적으로 집단 치료를 하게 된 것. 6명의 사람은 각자에게 주어진 3분 동안 자신의 불안감을 참도록 노력한다. 프레드는 아이들용 동화책을 읽으면서 욕을 참고 블랑슈는 다른 사람의 손길이 닿아도 화장실에 손을 닦으러 가지 않고 밥은 바닥의 선을 밟고 목적지까지 가는 식이다. 각자 자신의 병이 불치병이라고 믿고 좌절했던 이들이 희망의 실마리를 찾아 나오는 과정은 상당히 흥미롭게 그려진다. 어느 순간 관객들도 손에 땀을 쥐고 그들의 도전을 응원하게 된다. 프랑스의 유명 작가 겸 배우이자 TV쇼 진행자인 로랑 바피가 집필한 작품으로 2005년 파리 초연 이후 10년간 유럽에서 공연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번이 아시아 초연이지만 한국 관객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오는 맛깔나는 대본과 배우들의 찰떡 호흡은 쉴 틈 없이 웃음을 안겨 준다. 초반 게임을 하는 장면에서 전개가 늘어지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순발력과 재치가 돋보인다. 정신없이 웃다 보면 어느새 나와 그들의 문제도 이겨 낼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발견하게 된다. ‘웃음의 대학’, ‘너와 함께라면’, ‘키사라기 미키짱’ 등 코미디 연극을 선보였던 이해제가 연출했다. 내년 1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TOM 2관. (02)766-6007.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단독] 정신과 치료비 100% 본인부담…서러운 환자들

    [단독] 정신과 치료비 100% 본인부담…서러운 환자들

    OECD 국가 자살률 1위인데 기록 없는 유령환자 잇따라 건강보험 진료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정신질환 진료를 받는 환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치료비 100%를 본인 부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환자들이 취업 불이익과 생명보험 가입 거부를 우려해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 8일 의료계와 각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고 100% 본인 부담으로 정신질환 진료를 받을 경우 생명보험 가입이 가능한지를 묻는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불안장애 환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손이 덜덜 떨릴 정도로 불안하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병원에서 진료비를 100% 부담하고 약을 처방받았는데 생명보험 가입에 지장이 없느냐”고 문의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100명의 환자를 본다고 하면 절반 이상이 건강보험 기록이 어떤 측면에서 불이익을 주는지 물어보고, 2~3명은 ‘진료비 100%를 부담할 테니 기록에 남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한다”며 “의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환자를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난감하기 마련”이라고 토로했다. 2012년 보건복지부는 정신질환 진료를 기피하는 환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정신질환 외래진료에 건강보험 청구코드로 ‘Z코드’(상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Z코드는 일반 정신질환 청구코드인 ‘F코드’와 달리 어떤 질병으로 진료받았는지 알 수 없다. 이에 따라 Z코드 환자는 2012년 5만 1691명에서 지난해 9만 482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Z코드로는 약 처방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전문치료는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Z코드로 상담받은 환자 중 일부가 증상을 참다못해 스스로 진료기록을 남기지 않는 ‘유령환자’로 전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신질환자들이 유령환자를 자처하는 것은 사회적 차별 탓이다. 내년 5월 기존 정신보건법에서 개정돼 새로 시행되는 ‘정신건강증진법’은 정신질환 범위를 ‘독립적 일상생활을 하는 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축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상법 제732조는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고 규정해 정신질환자의 생명보험 가입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군과 경찰 등 일부 기관은 직원 채용 때 정신질환 병력을 조회하려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 의료계의 인권침해 지적에 정책을 철회한 바 있다. 석정호(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신경정신의학회 보험이사는 “우울증 환자 100명 중 15명만 약 처방을 받을 정도로 사회적 편견이 심각하다”며 “질병 경중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대안을 만들어 생명보험 가입 장벽을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철현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질환도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고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는 것도 가능한데 불치병처럼 매도하는 사회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2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태 조사조차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외부기관에 실태 파악을 위한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라며 “용역을 마무리한 다음에 구체적 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무료 암검진 잊으셨군요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암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3명 중 2명 이상으로 아주 높다. 따라서 조기 암 검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그만큼 중요하다. 이에 서울 광진구는 올해를 ‘암으로부터 안전한 광진’으로 정해 암 검진 대상자 중 미수검자를 대상으로 개별적인 전화안내와 우편, 휴대전화 문자발송 등 다양한 홍보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1일 밝혔다. 또 동별 단위와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한 암 검진 홍보안내 방송도 추진하고 있다. 국가 5대 암 검진 항목은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이며, 올해 검진 안내문을 받은 대상자는 전국 암 검진 지정 의료기관 중 가까운 곳에서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올해 암 검진 대상자는 짝수연도 출생자로 남자는 40세 이상, 여자는 20세 이상이다. 이 중 무료 암 검진 대상자는 의료급여수급권자와 건강가입자 중 보험료를 내고 있는 주민이다. 또 암으로 확진된 경우, 건강보험료 하위 50%에 해당하는 가입자는 본인부담금을 연간 최대 200만원, 의료급여수급권자는 최대 220만원을 3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해마다 암 발생자 수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나, 암은 불치병이 아니라 조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가 될 수 있는 만큼 암 조기검진에 광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면서 “12월에는 많은 주민이 몰릴 수 있으니 이번 달 검진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로렌조 오일’ 불치병 부신백질이영양증 원인 국내 연구진이 찾아

    수전 서랜던과 닉 놀테가 주연한 1992년 영화 ‘로렌조 오일’은 ‘부신백질이영양증’(ALD)이라는 불치병에 걸린 아들을 낫게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 아우구스토 오도네와 미카엘라 부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국내 연구진이 역분화줄기세포(iPSC) 기술을 활용해 영화의 소재로 쓰인 ALD의 원인을 최초로 밝혀냈다. ●원인 몰라 2년 내 식물인간 돼 사망 줄기세포기반 신약개발연구단 김동욱 단장(연세대 의대 교수)과 유제욱 연세대 의대 교수 공동연구팀은 ALD 환자에게서 체세포를 떼어내 처음으로 역분화줄기세포를 만들고 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질병의 발병 과정과 핵심 물질을 찾아내는 데 성공, 기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25일자에 발표했다. ALD는 염색체 이상으로 인해 몸속에서 긴사슬지방산이라는 물질이 분해되지 않고 뇌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켜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희귀질환이다. 보통 10세 이하 남자아이에게서 주로 발생하고 첫 증세가 나타난 지 6개월 만에 시력과 청력을 잃고 2년 내에 식물인간이 돼 사망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긴사슬지방산이 어떻게 뇌 염증을 유발하는지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팀이 ALD 환자의 체세포에서 역분화줄기세포를 만들어 세포 변화를 관찰한 결과 이들 세포는 긴사슬지방산을 분해하지 못하고 축적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연구팀은 ALD 환자의 뇌에 염증이 발생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긴사슬지방산이 아니라는 것도 밝혀냈다. 긴사슬지방산이 분해되지 못하고 축적되면서 과다 생성된 ‘25-HC’이란 물질이 뇌에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뇌 염증 원인 찾아 치료제 개발 기대 실제로 연구팀은 실험용 생쥐에게 25-HC를 과다 투입하면 ALD 현상이 나타나고 이 물질을 차단하면 뇌 염증이 줄어드는 것도 관찰했다. 김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ALD의 핵심 증상인 뇌 염증이 25-HC에 의해 생긴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이를 차단하는 물질을 찾으면 효과적인 ALD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딥러닝의 힘… AI 의사, 불치병을 고친다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딥러닝의 힘… AI 의사, 불치병을 고친다

    올해 1월 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6회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의 이해’였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특이점을 통해 다양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구조에 혁명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의 반영이었다. 4차 산업혁명은 모바일 인터넷, 정밀센서,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 등이 기존 생산시스템을 결합시키면서 촉발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구글과 IBM은 인공지능을 실제 비즈니스에 접목시키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AI 기술 중 하나인 딥러닝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얻을 수 있는 정보 간 구조와 관계를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해 체계적으로 모델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의료분야의 경우 관련 이미지 자료들과 데이터는 정형화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AI가 접목될 경우 좀더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IBM은 AI 왓슨을 활용해 지난해 ‘왓슨 헬스’사를 출범하고 뉴욕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및 MD앤더슨 암센터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핀테크가 주목받으면서 많은 글로벌 금융사들은 AI를 활용해 정확한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AI는 금융범죄 예방을 위한 보안기능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I로 시간신호, 물리적 위치 등을 포함한 수천개의 변수를 분석해 특정 사기 유형 추정, 범행수법, 유사수법을 사전에 탐지해 금융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교육분야에서도 일대 변혁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주입식 교육이 아닌 개인별 맞춤 커리큘럼으로 학습 성취도를 높이는 한편 나라별 문화 차이를 초월해 지식과 정보가 유통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홍석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청정생산시스템 연구소장은 “AI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역할을 상당 부분 대체하겠지만 완벽한 수준의 정확도와 안정성을 갖추기 전까지는 인간과 협조를 해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산업지형은 물론 인간의 삶을 빠르게 바꿔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딥러닝의 힘… AI 의사, 불치병을 고친다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딥러닝의 힘… AI 의사, 불치병을 고친다

    올해 1월 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6회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의 이해’였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특이점을 통해 다양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구조에 혁명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의 반영이었다. 4차 산업혁명은 모바일 인터넷, 정밀센서,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 등이 기존 생산시스템을 결합시키면서 촉발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구글과 IBM은 인공지능을 실제 비즈니스에 접목시키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AI 기술 중 하나인 딥러닝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얻을 수 있는 정보 간 구조와 관계를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해 체계적으로 모델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처리 기술의 발달로 딥러닝을 통한 인공지능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과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의료분야의 경우 관련 이미지 자료들과 데이터는 정형화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AI가 접목될 경우 좀더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IBM은 AI 왓슨을 활용해 지난해 ‘왓슨 헬스’사를 출범하고 뉴욕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및 MD앤더슨 암센터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핀테크가 주목받으면서 많은 글로벌 금융사들은 AI를 활용해 정확한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AI는 금융범죄 예방을 위한 보안기능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I로 시간신호, 물리적 위치 등을 포함한 수천개의 변수를 분석해 특정 사기 유형 추정, 범행수법, 유사수법을 사전에 탐지해 금융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교육분야에서도 일대 변혁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주입식 교육이 아닌 개인별 맞춤 커리큘럼으로 학습 성취도를 높이는 한편 나라별 문화 차이를 초월해 지식과 정보가 유통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홍석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청정생산시스템 연구소장은 “AI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역할을 상당 부분 대체하겠지만 완벽한 수준의 정확도와 안정성을 갖추기 전까지는 인간과 협조를 해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산업지형은 물론 인간의 삶을 빠르게 바꿔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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