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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계석] “북핵전략 요체는 무혈승리” 주장

    북한이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하고 나서자 북한이 그토록 핵 개발에 집착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있지만 북한의 핵 개발을 진두 지휘하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릴 만큼 그의 속내를 꿰뚫고 있는 것으로 정평 나있는 재일교포 김명철 박사가 지난해 3월 국내에서 발간한 저서 ‘김정일 한(恨)의 핵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박사는 이 책에서 철저하게 북한측 입장을 견지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핵 전략의 요체는 싸우지 않고 맹수를 기절시킬 수 있는 전갈의 독을 품겠다는 ‘무혈 승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일은 오래 전부터 그런 생각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살아왔다.”면서 “목숨을 걸고서라도 외세를 몰아냄으로써 민족의 한을 풀어야 한다는 결의가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또 북한이 핵에 집착하는 세 가지 이유와 북한 측의 핵전쟁 시나리오도 소개했다. 그는 먼저 “미국의 선제 핵 공격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들고 “만약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위험한 불장난(핵 공격)을 벌인다면 미국 본토를 ‘불바다’로 바꿔버릴 수 있다.”는 점을 ‘북한식 계산법’으로 제시했다. 이어 “북한이 인구, 국토, 경제력 등 측면에서 미국보다 열세에 놓여 있는 상태에서 미군에 걸맞은 상비군과 최신 재래식 무기를 보유하려면 상당한 돈이 든다.”며 핵 개발이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점이 북한이 선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로는 “김정일 정치의 기본은 선군정치로, 이를 통한 최대 목표는 민족통일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핵 개발이 바로 “민족통일의 원동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북한의 핵전쟁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김정일은 미국이 대북 선제 핵 공격을 고려하는 징후가 보이면 미국 본토에 대해 분명히 선제 핵 공격을 가할 것”이라며 “혹시라도 미국의 선제 핵 공격을 허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에도 북한의 핵 보복능력을 여전히 유지해 보복 공격을 퍼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러시아나 중국이 북한에 등을 돌린 상태에서 미국이 대북 제재를 가하는 경우, 미국이 대북 봉쇄를 실시하는 경우, 한반도 주변의 미 해군 병력이 10만명을 넘을 경우 등의 사태 발생시 북한은 미국과 단독으로 핵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또 “김정일은 미국과의 최종 결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핵 억지력 강화, 미국 고립화, 압도적인 심리전 등 3대 필수조건이 실현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미국의 선택에 따라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군이 영변 핵시설에 대한 선제 공격 등 대북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핵전쟁이 벌어져 한국과 일본은 물론 러시아나 중국까지 ‘죽음의 재’가 떨어지게 되고 미국 본토에 대한 북한의 보복 공격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 박사는 미국이 대북 교섭을 거부할 경우에도 북한의 핵 개발이 지속돼 핵무기 보유 숫자가 증대하고 북한의 핵무기가 해외로 수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 [北 핵실험 파장] 盧 “위험한 불장난…대화주장 입지 좁아져”

    노무현 대통령은 9일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대한 특별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대단히 위험한 불장난을 한 것”이라며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더욱이 “정부도 포용정책만을 계속 주장하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대북 정책의 근본적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지금껏 북핵과 관련해 견지해온 한국의 주도적 역할 아래 외교·평화적 해결이라는 정책 기조에 대한 변화의 불가피성을 천명했다는 점에서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18일 미국 LA에서 “(북한의 핵 주장에 대해) 북한의 주장은 여러 가지 상황에 비춰 일리가 있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밝힐 정도로 북한에 대해 온건한 대응 입장을 보여왔던 터였다. 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논리의 문제가 아니고 현실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의 심각한 위기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노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이 만일 핵실험을 한다면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었다. 이는 북측의 핵실험 강행을 방지하기 위해 핵실험이 있기 전의 남북관계와 이후의 남북관계는 다른 것이라는 경고라는 게 참모들의 설명이었다. 정부 당국자도 이날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이 핵실험을 하지 않았던 것보다 손해라는 것을 효과적이고 분명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제 한국이 소위 제재와 압력이라고 하는 국제사회의 강경수단 주장에 대해 대화만을 계속하자고 강조할 수 있는 입지가 상당히 없어진 것 아닌가.”라고까지 밝혔다.‘한국 주도적 역할’이라는 원칙이 후퇴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입지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객관적인 처지를 고스란히 토로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북한 핵실험 이후 대응 조치에 대해 미·일·중 등 관계 당사국과의 의견 교환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조율된 대응’이라는 표현을 썼다. 엄밀히 따져보면 국제사회의 분위기에 맞춰 조심스럽게 행동에 나서는 게 화해무드가 조성될 때 남북관계를 다시 되살리는 데 부담이 적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듯싶다. 일단 정부의 독자적인 목소리를 낮춰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따라가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아베 일본 총리도 이날 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회견에서 북한의 핵실험 강행과 관련, 자국의 미사일방어 체제(MD) 행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등 강한 기조의 대응 방향을 밝혔다. 북한의 핵실험이 일본에 군비증강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리 측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깔깔깔]

    ●재미있는 지하철역 이름 *친구따라 가는 역은 강남역. *가장 싸게 지은 역은 일원역. *역 3개가 함께 있는 역은 역삼역. *불장난하다 사고친 역은 방화역. *스포츠 경기 때마다 바빠지는 역은 중계역. *‘양치기 소년’의 주인공이 사는 역은 목동역. *길 잃어버린 아이들이 모여 있는 역은 미아역. *새벽부터 빈 물통 든 사람들이 몰려드는 역은 약수역. *역내 화장실에 항상 뜨거운 물이 나오는 역은 온수역.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애들이 가장 좋아하는 역은 방학역. *표 검사뿐 아니라 짐까지 속속들이 검사하는 역은 수색역. *이산가족이 꿈을 이루는 역은 상봉역. *그대 의견을 꼭 들어 주겠소 수락역.
  • ‘오작교’ 없어도…

    “그녀는 제게 ‘자기는 물론, 자기 종교까지 사랑하니까 (결혼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그녀가 여기 못 온다니, 세상이 온통 무너져내리는 줄 알았어요.” 철부지들의 불장난일까, 아니면 진정한 로맨스일까. 팔레스타인 예리코에 사는 20살 청년 압둘라 짐자위는 인터넷을 통해 사귄 4살 아래 미국 소녀를 자기 집에 초청했다가 그녀의 부모와 미 당국에 의해 제지당하자 크게 상심, 분노를 터뜨렸다고 AP통신이 20일 전했다. 짐자위는 8개월 전 미국의 10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인터넷 교제 사이트 ‘마이 스페이스’를 통해 미시간주 길포드에 사는 캐서린 레스터를 사귀게 됐다. 그는 음악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레스터에게 들을 만한 노래를 소개해주면서 마음을 사 급기야 매일 5시간 이상 대화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그러다 짐자위는 21일이 그녀의 17번째 생일이란 사실을 알고 함께 축하하자며 예리코로 초청했고, 엄마 집에서 몰래 빠져나온 레스터는 이스라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딸이 사라지자 부모들은 당국과 협력해 중간 기착지인 요르단 암만 공항에서 그녀를 귀국행 비행기에 태워 돌려보냈다. 지난 9일 돌아온 그녀는 언론을 피해 아빠와 함께 숨어 지내고 있다. 보안관은 가정 법원에 가출 청소년 탄원서를 제출했다. 부모와 당국은 인신매매에 넘길 미성년자를 약취, 유인하는 통로로 알려진 마이 스페이스를 통해 짐자위가 접근한 점으로 미뤄 그가 성착취범일지 모른다는 이유를 들었다. 19일 심리에서 판사는 레스터에게 여권을 포기하고 카운슬링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만약 법원이 레스터의 가출을 인정하면, 그녀는 18세가 될 때까지 법원의 보호 관찰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짐자위는 그녀가 집에 왔더라도 여동생 침대에서 잠잤을 것이며 생일을 축하한 뒤 결혼 서약서에 서명하고 결혼식은 그녀가 18세가 된 뒤 올릴 계획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우린 같은 물건, 같은 노래를 사랑하고 같은 꿈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영혼의 동반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그녀를 찾아가기 위해 비자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복지부동… 삼성공화국…박정희가 남긴 것들

    복지부동… 삼성공화국…박정희가 남긴 것들

    지난해 10월 출간된 ‘유신과 중화학공업-박정희의 양날의 선택’(김형아 지음·일조각 펴냄)은 꽤 주목받았다.‘산업화는 했는데 민주화는 못했다.’라는 박정희 시대에 대한 통념을 뒤집어서이다. 주된 논지는 유신은 중화학공업 추진을 위한 필요조건이었다는 것인데, 단순히 말해 그 정도 성장하려면 사람 좀 잡아다 족칠 수도 있었던 것 아니냐는 얘기다. 박정희 시대를 찬미하는 사람들에게는 복음같은 얘기긴 한데, 그들이 한가지 놓친 점이 있다. 박정희 시대의 성장동력으로 저자는 미국에서 자유주의 경제학을 공부하고 온 경제기획원 관료가 아니라, 오원철 경제수석 같은 상공부 테크노크라트를 지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박정희 시대 성장의 비결은 ‘자유’와 ‘시장’이 아니라 ‘명령·지시’와 ‘충성’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책은 이 대목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다. 오원철 같은 개개인의 증언에 치중하다보니 그 논리에 함몰됐기 때문이다.‘그 땐 그랬지.’하는 선에서 딱 멈춰서버려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남기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출간된 ‘후발 산업화와 국가의 동학’(서울대출판부 펴냄)은 주목되는 책이다. 저자 하용출 서울대 교수는 오원철 같은 구체적 인물보다 아예 ‘상공부’라는 부처의 작동방식을 관료제라는 개념틀로 분석한 뒤 이를 국가-사회론으로까지 연결짓는다. 그러다보니 ‘박정희 시대 찬반’이라는 2차원적인 틀에서 벗어나 ‘박정희가 우리에게 남긴 유산이 무엇인가.’라는 3차원적 접근이 돋보인다. ●박정희는 관료제를 파괴했다 ‘공무원=복지부동’. 한국의 상식이다. 그래서 관련 정책의 핵심에는 ‘철밥통 깨기’가 놓여져 있다. 그러나 하 교수는 외려 “지금 필요한 건 관료들에게 더 많은 자율권을 주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왜? 지나치게 관료화돼서(나태해져서) 복지부동한다는 것은 서구의 얘기고 우리는 관료제 자체가 파괴돼 불안해서 복지부동한다는 것. 이는 박정희시대에서 비롯됐다. 당시 국가는 오직 ‘초고속 성장’에만 집중했다. 그러다보니 박정희라는 최고 권력자가 구체적인 인사·정책·예산·법령에까지 다 개입했다. 여기다 ‘맨땅에 헤딩’식의 성장법에는 무리수가 따르게 마련. 돌발변수가 속출하고, 여기에 따라 계획은 시시각각 변한다. 그러니 제대로 된 업무계통이 없고 임기응변식 대응만이 살아남는다. 모든 조치가 임의적·자의적·편의적으로 이뤄진다.‘가장 능률적’이기도 하지만, 법과 절차에 따르는 ‘형식적 합리주의’ 원칙이 작동하는 관료제는 사실상 붕괴했다. 이 틈을 메우는 게 바로 연고주의다. 충성이 강조되다보니 자연스레 지연·혈연·학연을 찾게 된다. 문제는 가장 힘있는 정부가 연고주의에 휩쓸리다보니, 그 떡고물을 받아먹어야 하는 기업 등 여타 사회조직도 비슷하게 흘러간다는 것. 이게 지역감정의 시초다. 이 문제는 또 하나의 교훈도 남긴다.“가장 급진적 변화를 추구할수록 그 방법은 전통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역설입니다.” 구습을 경멸하던 박정희가 결국 구습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 자칭 ‘개혁가’들이 곱씹어볼 만한 대목이다. ●‘국가 이용해먹기’ 변하지 않은 기업의 멘털리티 하 교수는 국가와 기업의 관계에 대한 해석도 다르다. 흔히 박정희시대 국가와 기업에 대해서는 ‘까라면 까.’의 관계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꺼풀만 들춰보면 그렇지 않다는 게 하 교수의 설명이다. 국가가 그렇게 요구는 했지만, 그런 요구를 한 국가 자체가 결국에는 기업의 성공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기업으로서는 못 이기는 척하면서 물밑으로는 ‘딜’을 구사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기업들의 ‘불장난’이 시작된다. 하 교수는 당시 관료·기업인들 인터뷰를 통해 60년대 경제개발 초기부터 이런 행태가 시작됐고,70∼80년대에는 공공연히 저질러지고,90년대 이후에는 기업이 정부를 사실상 컨트롤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본다. 최근 ‘삼성공화국’ 논란을 대입해보면 의미심장하다. 하 교수는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진단한다.“지금은 그래도 저임금으로 착취했다는 죄의식이 대기업에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런 생각은 희미해질 겁니다. 이게 계속 진행되면 과연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존재하느냐, 한국 ‘사회’의 존재 자체가 문제될 겁니다.” 그래서 그는 정치적 리더십이 지금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이런 대기업의 죄의식을 탕감해주면서, 그 대가로 사회적 에너지를 얻어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라 강조한다. ●공동화(空洞化)된 한국 하 교수의 문제의식은 결국 “한국 사회에는 중심이 없다.”는 데 있다.“정권은 5년마다 사라지고, 관료제는 해체됐고, 기업은 국가를 이용하려고만 합니다. 모두 국가·민족 운운하지만 정말 걱정하는 사람은 없어요.” 학계는 어떨까. 실명까지 거론하는 거침없는 비판이 나왔다. 좌파지식인에 대해서는 “행동의 필요성 때문에 기계적으로 서구 이론만 적용한 과거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지적했고, 우파지식인에 대해서는 “현 정부만 비난하는 편협한 칼럼이나 신문에 쓰면 지식인 역할 다 한 줄 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구체적 분석 없이 고상한 얘기만 한다는 점에서는 좌·우파 모두 똑같다는 것이다.“한국 사회과학계에는 ‘지성사’만 있고 ‘사회과학사’는 없다.”,“우리 현실을 치밀하게 파고든 이론이 보편성을 가진다.”는 지적들은 꽤 뼈아프다. 사실 이번 책에서 가장 빛나는 대목도 한국적 현실에 맞춰 서구이론을 추려내는 과정과 한국 관료와 기업인들에 대한 실증적 자료들이다.10여년 동안 ‘산업화가 한국에 끼친 영향’을 추적한 결과물이다. 그래서일까, 일제시대부터 최근까지 정리한 종합판은 미국 학계의 눈길을 끌어 코넬대와 워싱턴대에서 영문판으로 먼저 나올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식민시기와 박정희시대 재평가 논란에 대해 물었다.“자의적 권력행사라는 점에서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자의적’이기에 별스럽지 않은 일도 정치문제가 됩니다. 차이가 있다면, 일제는 자기 필요에 따라 움직이니 일관성이 없었고, 박정희는 그나마 우리나라 사람이라 일관성은 있다는 겁니다.” 후속작을 기대케 하는 말이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팔공산 산불은 초등생 불장난

    지난 12일 발생한 대구 팔공산 산불은 초등학생들의 불장난 때문으로 밝혀졌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이번 산불이 12일 오후 5시쯤 대구시 동구 지묘동 모식당에서 부모들의 계모임에 따라 온 김모(10·초등3)군과 이모(9·초등2)군이 불장난을 하던 중 불씨가 강풍에 날아가면서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어린이들은 당시 부모들이 식당 2층에서 계모임을 갖고 있을 때 식당 마당에 있던 닭장에서 빠져나온 닭 한마리를 발견하고 닭을 잡기 위해 야외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1회용 라이터를 이용, 종이에 불을 붙여 닭을 향해 던졌다. 하지만 닭은 달아났고 불이 붙은 종이는 닭장옆 왕겨와 낙엽더미로 떨어져 불씨가 강풍을 타고 산으로 순식간에 번졌다. 경찰은 어린이들이 형사 미성년자(만 13세이하)로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러브레터(SBS 밤 1시5분)1998년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작품 ‘하나비’가 일본 영화로서는 처음으로 국내에 공식 개봉한 이후 많은 일본 작품(애니메이션 포함)이 찾아왔지만 문화적 차이 때문인지 크게 흥행에 성공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2002년 개봉했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센과 지히로의 행방불명’이 전국 관객 200만명을 넘어선 것이 최고 기록이다.‘센과’의 경신에 앞서서는 1999년 상영된 ‘러브레터’가 150만명을 넘어서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개봉 당시 ‘오겡키데스카∼.’ 열풍을 불게 했던 담백한 러브 스토리이다. 문화 개방 이전에 이미 불법 복제 비디오로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한 작품이다. 추억에 얽힌 사랑 이야기를 수려한 영상과 아름다운 음악으로 완벽히 조합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와타나베 히로코(나카야마 미호)는 2년 전 약혼자 후지이 이쓰키를 잃었다. 영화는 히로코가 이쓰키가 조난당해 숨진 산을 찾아가 애절하게 소리쳐 안부를 묻는 것으로 이 영화는 시작한다. 추모식이 끝나고 그의 집을 찾아간 히로코는 이쓰키의 중학교 졸업 앨범을 보다가 옛 주소를 발견한다. 지금은 도로가 됐다는 그 주소로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무심결에 이쓰키의 안부를 묻는 편지를 띄운다. 그런데 난데없이 후지이 이쓰키(나카야마 미호)라는 이름으로 답장이 온다. 알고 보니 답장을 보낸 사람이 이쓰키의 동명이인 중학교 여자 동창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히로코는 답장의 주인공을 찾아가는데….1995년작.117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라이딩 위드 보이즈(KBS1 밤 12시30분) 영화 ‘E.T’(1982)에서 귀여움이 넘쳐났던 꼬마는 어느새 훌쩍 숙녀가 돼서 여러 로맨틱 코미디에서 자기만의 상큼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드류 베리모어다.1990년 나온 비버리 도노프리오의 자전적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여성 성장 드라마로, 여성 감독 페니 마샬이 연출했다. 1965년 미국 시골 마을에서 모범 경찰관인 아버지(제임스 우즈), 평범한 가정주부인 어머니(로레인 브라코)와 함께 살고 있는 15세 소녀 베브(드류 베리모어)는 뉴욕에 가서 작가가 되는 게 꿈이다. 베브는 짝사랑했던 남학생에게 퇴짜를 맞고, 이를 위로해주던 고교 중퇴생 레이(스티브 잔)와 사랑에 빠진다. 순간적인 불장난에 예기치 않게 임신을 하게 된 베브. 그녀는 결국 학교를 중퇴하고 레이와 결혼하는데….2001년작.131분.
  •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웃음·감동 ‘황금배합’

    아버지는 아들을 알아보지 못했다. 말더듬이에 구구단도 외우지 못하던 어린 아들은 건장하고 말쑥한 천재 청년으로 변해 있었다. 이발사 아버지에게 머리를 맡긴 아들이 차마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애타는 심정을 노래하며 눈물 흘릴 때 객석에도 뜨거운 물기가 번졌다. 미국 작가 대니얼 키스의 소설 ‘앨저넌에게 꽃을’을 각색한 창작뮤지컬 ‘미스터 마우스’에서 가장 빛나는 장면이다. 천재가 된 바보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과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묻는 원작은 지난해 ‘바보 신동섭’‘철수 이야기’로 연극무대에 올랐고, 현재 KBS 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으로 전파를 타고 있다. 몸은 다 자란 어른이지만 일곱살 어린아이의 지능과 맑은 심성을 지닌 서른 둘의 청년 인후. 어릴 때 부모에게 버림받고 중국 음식점 ‘짜짜루’에서 성장한 그는 언젠가 자신이 똑똑해지면 엄마가 찾아올 거라는 믿음으로 늘 미소를 잃지 않는다. 어느날, 기적이 찾아온다. 미래연구소의 ‘뇌활동증진프로젝트´ 실험대상자로 선정돼 뇌수술을 받은 인후는 지능지수 180의 천재가 된다. 그러나 불장난으로 여동생을 죽게 했고, 그 때문에 어머니까지 돌아가신 과거의 기억을 되찾으면서 행운은 곧 불행으로 변한다. 같은 실험대상이었던 생쥐 ‘이누’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직감한 인후는 아버지를 찾아가지만 끝내 자신의 존재를 밝히지 못한다.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는 과학적 이상과 인간 존엄성의 경계에서 희생된 한 청년의 비극적 운명이라는 진지한 주제의식을 설득력있게 풀어낸 수작이다. 대학로 장기흥행작 ‘라이어’를 만든 이현규 연출가의 재치있는 연출과 귀에 쏙쏙 들어오는 장소영 음악감독의 아름다운 노래가 웃음과 감동을 적절히 배합해냈다. 소박하고 정많은 ‘짜짜루’의 식구들을 소개하는 경쾌한 노래로 막을 열어 뇌수술로 새 세상을 보기까지 인후의 변화를 그린 전반부는 재미와 웃음이 넘친다. 반면 자신이 실험용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인후가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후반부는 진한 감동과 여운을 자아낸다. 그러나 몇몇 장면의 지나친 희화화와 일부 배우들의 부족한 가창력은 아쉽다.4월9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02)747-207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방화

    [세이프 코리아] 방화

    전교 1∼2등을 다투는 중학생 아들이 있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아들 자랑이던 부모는 전국 각지의 수재들이 모인다는 명문 사립고에 아들을 진학시켰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아들의 성적은 자꾸 떨어졌다. 이 때문에 화목했던 가정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어느날 부모는 아들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고, 화가 난 아버지는 딸까지 4식구가 함께 타고 있던 승용차에 불을 질렀다. 그 자리를 뛰쳐나온 아들을 제외하고 모두 한 줌의 재로 변했다. 심한 자책감에 시달리던 아들도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보이지 않는 피해’에 무관심한 사회 일가족을 한순간에 집어삼킨 ‘홧김 방화’는 안타깝지만, 지난해 4월 12일 충남 공주에서 실제 벌어졌던 일이다. 당시 화재로 이모(47)씨와 아내 장모(44)씨, 딸(15) 등 3명이 숨졌다. 공주소방서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씨의 아들(18·고3)은 화재 현장에서 “내 문제로 고민하던 아버지가 승용차에 휘발유를 뿌렸고,‘살고 싶은 사람은 내리라.’고 해 혼자 달아났다.”며 울먹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고 이후 잦은 돌출행동을 보이는 등 정신장애를 겪던 아들 역시 2개월 뒤 자살의 길을 선택하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사고 직후 충분한 상담과 치료를 받았다면 아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막을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충격적인 사건이나 재난을 겪었을 때 생기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없어 발생하는 정신과적 질환이다. 환자들은 악몽을 꾸거나, 불안감에 휩싸이고, 당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심할 경우 알코올 중독에 빠지거나, 대인관계 및 성격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또 이 질환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나 관련자의 가족들도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각종 재난으로 인한 ‘보이지 않는 후유증’에 무관심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화여대 심리학과 이영애 교수는 “방화를 비롯, 각종 재난을 불러온 가해자에 대한 범죄심리학적 연구는 활성화돼 있다.”면서 “하지만 피해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지난 2003년 2월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거의 유일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가해는 ‘순간’, 피해는 ‘치명’ 이씨 가족 사건과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의 차이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가 산발적으로 생기느냐, 동시다발적으로 생기느냐에 있을 뿐이다. 방화는 이처럼 생명을 비롯, 삶의 터전까지 송두리째 빼앗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때문에 물질적 손실 못지않게 정신적 충격 또한 클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16일 경기도 성남 중앙시장에서는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점포 40여개가 불에 타 4억여원의 피해를 입었다. 한 피해 상인은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느냐.”고 재기 의지를 다지면서도 “하지만 화재 이후 조그마한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 밤잠을 설치곤 한다.”고 호소했다. 최근 경기도 파주 지역에서 발생한 7건의 교회 연쇄 방화와 관련, 한 교회 관계자도 “낯선 사람을 피하는 등 대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털어놨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연쇄 방화는 일반 대중에 불안감과 공포감을 안겨주는 일종의 테러 행위”라면서 “예고 없이 다가오는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물질적 피해보다 정신적 피해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난 피해에 대한 기초 연구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상황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치료 연구는 이보다 열악한 실정이다. 안현의 부산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 학술지에 발표된 관련 논문은 10여편에 불과하다.”면서 “외국의 전문서적을 번역해서 활용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한국인에 맞는지 여부는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이어 “국내에는 많은 수의 심리치료자나 정신과 의사들이 있지만, 재난으로 인한 피해의 경우 또 다른 영역의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도록 정부의 뒷받침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묻지마 방화’ 대책 제자리 최근 방화가 잇따르자 정부가 ‘방화와의 전쟁’에 나섰다. 그러나 방화를 전담할 인력 및 조직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어서 근본적 대응책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5년간 교통사고와 화재 등 각종 인적재난은 하루 평균 791건이 발생,27명이 사망하고 1046명이 부상당했다. 재산 피해액도 16억 4000여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인적재난 발생 건수는 2000년 33만 393건에서 2004년 26만 659건으로 2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명 및 재산 피해도 각각 18.7%,42.2% 줄었다. 하지만 유독 방화로 인한 화재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화재 건수는 2001년 3만 6169건에서 지난해 3만 2336건으로 10.6% 줄었다. 반면 방화는 같은 기간 2709건에서 3317건으로 22.4% 증가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부주의나 방심에 의해 발생하는 일반 화재와 달리 방화는 범죄 행위”라면서 “하지만 선진국일수록 화재에서 방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불만 해소를 위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공공장소에 불을 지르는 ‘묻지마식’ 방화는 지난 2001년 254건에서 지난해 461건으로 무려 81.5%나 급증했다. 또 정신 이상에 따른 우발적 방화도 같은 기간 101건에서 174건으로 72.3% 늘어났다. 경찰 관계자는 “70∼80년대에 발생한 화재의 90% 이상은 원인을 찾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70% 안팎에 불과하다.”면서 “또 원인 불명 화재의 상당수는 보험금 등을 노린 지능형 방화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때문에 최근 소방방재청은 ‘방화사건 특별경계령’을 발령하고, 법원은 방화범을 엄벌에 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방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실태 파악이 우선이지만, 현재 통계를 만들 통일된 기준조차 없는 실정이다. 또 국내에는 방화 전담조직 및 연구기관도 없다. 미국의 경우 이미 70년대 방화 범죄만을 전담하는 특수조직을 구성했으며, 일본과 유럽 등도 80년대 중반에 종합대책을 마련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흡한 수준이다. 이밖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경찰과 소방 등으로 합동수사반이 꾸려지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공조체계가 허술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기고] 화재키운 원인에 책임 물어야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화재 건수는 지난 2001년을 정점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화재로 인한 피해는 건축물의 대형화, 가스·유류 등 인화성 물질의 사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다. 필자는 수많은 화재현장을 조사하면서 발화 원인 자체보다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는 피해가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이는 발화 위험이 상존하는 곳에 인화성·가연성 물질을 쌓아놓는다거나, 화재에 취약한 건물의 자재 및 구조를 방치하는 등의 방심과도 무관치 않다. 또 소화설비가 갖춰져 있지 않고, 갖춰져 있더라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조그마한 불씨가 대형 화재로 발전되는 안타까운 현상을 셀 수 없이 봐 왔다. 따라서 그동안 발화 원인에 국한시켰던 화재의 책임을 화재 확대나 피해 원인 등으로 확대시켜야 하며, 민·형사상 책임도 이러한 분야로 전환되어야 한다. 즉 전기합선이니 담뱃불이니 하는 발화 원인만 규명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구조적 취약성이나 관리상의 허점 등 피해를 키운 원인을 찾아 책임을 묻고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 특히 사회가 선진화 될수록 실화는 감소하고, 방화는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방화 유형에서도 가정 불화나 범죄 은닉, 정신이상자의 불장난 등 ‘단순 방화’보다 보험금 등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범죄형 방화’나 사회 불만에 의한 ‘테러성 방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중요한 시점이다. 같은 맥락에서 화재의 피해가 자신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해 국민적 감시체계를 수립하고, 수사기관의 강력한 의지로 방화범은 반드시 검거된다는 인식을 고양시킬 필요가 있다. 또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는 ‘화풀이형 방화’는 양극화라는 사회적 문제와 이로 인한 가치관의 붕괴에서 파생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외계층에 대한 포용 등 사회적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 설비나 위험 시설에 대해서는 소화설비 강화 및 철저한 관리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소방행정의 목표는 화재를 예방하고, 화재 발생시 피해를 최소화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동안 화재 예방에 비해 소홀하게 다뤄졌던 피해 최소화에 소방행정의 초점이 옮겨가야 할 때이다. 김윤희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물리분석 과장
  • [옴부즈맨 칼럼] ‘PD수첩 사건’의 본질/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고문

    문화방송 ‘PD수첩’팀의 취재윤리위반 사실이 드러나 큰 물의를 빚었다. 황우석 서울대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연구원들을 위협하거나 동의 없이 촬영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YTN이 지난 4일 미국 피츠버그의대에 파견중인 연구원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문화방송측은 이날 보도가 나가자 최문순 사장 주재로 긴급임원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여기서의 결정에 따라 문화방송은 이날(4일) 밤 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PD수첩 취재진이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진위논란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윤리를 현저히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전제한 이 사과문에서 문화방송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취재에 있어서도 취재방법이 올바르지 않았다면 그 취재의 결과물 또한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국민 여러분께 밝히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이후 언론은 PD수첩팀과, 나아가 문화방송 경영진에까지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서울신문 역시 이 사태를 연일 대서특필했다. 사과문이 발표된 다음날인 5일자는 1면 일부와 2,3면 모두를 PD수첩팀 비판에 비중을 두고 보도했다.6일자도 마찬가지였다. 기사뿐만 아니라 사설에서도 지난주 3회에 걸쳐 이 문제를 다뤘다.‘과학논문 검증은 과학계 몫이다’(12월5일자),‘MBC사과로 끝날 일 아니다’(6일자),‘줄기세포 논란 방치 바람직한가’(10일자)등의 사설을 통해 문화방송과 국내 과학계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러한 보도양상으로 ‘배아줄기세포 진위 의혹’이라는 당초의 본질적 문제는 한동안 가려져 버리고 말았다.PD수첩팀의 취재윤리 위반과는 별도로 황교수팀 논문진위의 검증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독자들은 잠시 잊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지난 8일 서울대 일부 교수들이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논란과 관련, 진위검증을 학교측에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이 문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결국 서울대는 11일 배아줄기세포의 진위를 가릴 논문 재검증을 포함한 자체조사를 결정했다. 서울신문은 12일자에 이를 상세히 보도하면서 이도운 워싱턴특파원의 “황교수 연구 문제점 정보 있다”는 새로운 기사를 실었다. 상황이 이처럼 달라지다 보니 8일자 서울신문 27면에 실렸던 ‘염주영칼럼’은 너무 성급했다는 느낌이 든다.‘황우석재판이 남긴 것’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이 칼럼은 이번 PD수첩 사건을 400년 전의 갈릴레이 재판에 비유하고 있다. 이 칼럼에서 MBC는 과학적 근거를 입증할 수 없는 악의적 제보를 검증의 잣대로 사용했으며,PD 몇 사람의 만용으로 황우석 재판이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과학에서 윤리문제를 감시하는 것은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이지만 그 선을 넘어 과학논문의 진위를 검증하겠다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PD들의 위험한 불장난을 제지하지 않았던 MBC경영진은 1차적인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이번 문화방송 PD수첩 사건은 취재윤리를 현저하게 위반했다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취재의 목적이나 의도가 비난받을 사항은 아니라는 점이다. 의혹이 있을 때 이를 파헤치는 것은 언론의 본질적 기능이다. 그것이 어떻게 ‘만용’이고 ‘위험한 불장난’인지 이해가 안 된다. 그들은 과학적 검증을 자신들이 직접 하지 않았다. 과학전문기관에 의뢰했다. 이제 서울대를 비롯하여 미국 피츠버그의대 등 여러 전문기관이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논문의 재검증에 들어간다.DNA재검사방법을 택할 경우 빠르면 2~3일 사이에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황우석재판론’은 그때 가서 피력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았을까 싶다. 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고문
  • [염주영칼럼] ‘황우석 재판’이 남긴 것

    [염주영칼럼] ‘황우석 재판’이 남긴 것

    수학자였던 갈릴레이는 천문학에도 조예가 깊었다. 그는 천체망원경을 만들어 하늘의 별들을 관찰했다. 관찰을 통해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천문대화’라는 책을 썼다. 그는 이 일로 교황청에 소환돼 재판을 받아야 했다. 이 재판에서 그 책의 내용을 부인하라는 자백을 강요받았다. 그는 파문돼 가택연금에 처해졌으며, 책은 금서처분을 당했다. ‘천문대화’는 그가 죽은 후 200년이 지나서야 금서에서 풀려났다. 갈릴레이가 완전복권을 받기까지는 이보다 훨씬 더 긴 세월을 무덤에서 기다려야 했다. 그가 재판장에서 풀려 나오는 날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한 말이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1633년에 있었던 ‘갈릴레이 재판’과 흡사한 일이 한국에서 벌어졌다.MBC의 ‘황우석 재판’이다. 재판의 주재자는 교황청에서 MBC로 바뀌었고, 피고인석에는 갈릴레이 대신 황우석 교수와 그의 연구원들이 앉았다. 세월이 흘러 등장인물들은 바뀌었지만 재판의 본질은 동일했다. 과학을 비과학의 잣대로 검증한다는 것이다. 갈릴레이 재판에서는 성서와 당대 신학자들의 성서해석이 과학을 검증하는 잣대로 사용됐다. 그렇게 한 검증의 결과를 수용하도록 하기 위해 ‘파문’의 협박이 가해졌다. 그리곤 자신의 연구결과물을 스스로 부인하도록 자백을 강요했다. MBC의 황우석 재판에서는 그 과학적 근거를 입증할 수 없는 악의적 제보가 검증의 잣대로 사용됐다. 황 교수의 연구원들에게 ‘구속’의 협박이 가해졌으며, 그들의 연구결과물인 사이언스 논문이 ‘페이크’(fake, 가짜)임을 자백하라고 강요했다. 갈릴레이 재판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 필자는 황우석 재판의 전개과정을 지켜보면서 내내 가슴이 아팠다. 한 과학자가 평생을 바쳐 연구한 내용을 담은 논문을 비전문가들이 이리저리 재단하며 마치 ‘인민재판’을 하는 식으로 심판하는 것을 보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400년 전으로 되돌아간 우리 사회의 과학문화의 후진성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이 땅의 과학자들이 느꼈을 마음의 상처가 고스란히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황우석 재판은 MBC PD 몇사람의 돈키호테적 만용에서 시작됐다. 돈키호테의 만용은 문학적 아름다움으로 승화될 수 있지만 언론기관의 만용은 사회적 흉기와 같은 것이다. 국내 과학자들은 과학의 문외한들이 세계 과학계를 상대로 ‘당신들이 틀렸다.’라고 외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황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PD 몇사람의 불장난으로 돌릴 수 있을까. 과학에서 윤리문제를 감시하는 것은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이다. 그러나 그 선을 넘어 과학논문의 진위를 검증하겠다는 것은 지나친 일이다. 과학논문의 검증은 과학자들이 할 일이다. 세계 생명공학의 대가들이 지금 황우석의 논문을 검증하는 중이다. 그들은 같은 방법으로 실험을 할 것이고 오류가 발견되면 새로운 논문으로, 혹은 보다 진전된 논문으로 이를 수정할 것이다. 과학적 절차를 무시한 황우석 재판은 과학에 대한 만행이며, 과학자들에 대한 테러다. 과학을 비과학적으로 검증할 때 과학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이 400년 전의 갈릴레이 재판에서 배워야 할 역사적 교훈이다. 그럼에도 PD들의 위험한 불장난을 제지하지 않았던 MBC의 경영진들은 1차적인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그러나 결국은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이다. 우리 사회의 낙후된 과학문화를 되돌아 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yeomjs@seoul.co.kr
  • [6일 TV 하이라이트]

    ●특선다큐(EBS 오후 9시) 노르웨이는 지난 70년대에 장애아 특수학교를 모두 폐지했다. 그래서 노르웨이의 장애아들은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일반 학교에 다닌다. 트론헤임에 있는 달가르트는 ‘정상이 아닌 게 정상이다.’라는 이념으로 세워진 학교로, 이곳에서는 장애아들이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있는 모습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세계야생동물협회나 제인구달 연구소 등은 무분별한 벌목을 막기 위해 아프리카 지역을 감시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다. 세계 고릴라 보호회장은 고릴라 서식지가 분쟁지역 한가운데 있어 각 국가들의 협력 방안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동물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여러 단체들의 노력을 알아본다. ●결혼합시다(MBC 오후 7시45분) 데이트를 하던 나영과 재원은 큰길에서 나영의 엄마와 마주친다. 기가 막힌 나영 엄마는 콩밥이라도 먹어야 정신을 차리겠느냐며 재원에게 화를 낸다. 한편, 재원과 만난 재준은 형수될 사람이 누군지 궁금해한다. 재원은 요즘 나영에게 추근대는 의사가 있는데 재준의 병원에 근무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11시55분) 4남 1녀 중 첫째 현희와 셋째 현범이, 막내 현웅이는 아빠를 닮아 작은 키와 불편한 걸음걸이를 가졌고, 현영이는 지난 3월 호기심에 했던 불장난으로 심한 화상을 입었다. 유일하게 건강한 아이는 넷째 이슬이뿐이다. 몸이 불편한 네 아이가 커갈수록 부모 마음속에는 더 큰 한숨만 쌓여간다. ●도전, 골든벨(KBS1 오후 7시10분) 정읍 정주고등학교 최후의 1인인 2학년 김가현군. 부모로서, 정주고 선생님으로서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가현군의 아버지. 그 간절한 응원의 힘일까. 거침없이 문제를 푸는 가현에게 최대 위기가 닥친다. 그는 52대 골든벨의 문을 열 수 있을까? 끈기와 열정으로 뭉친 정주고 친구들의 도전을 지켜본다. ●성장드라마 반올림#(KBS2 오전 8시50분) 국사시간, 옥림은 담임의 토론식 수업에서 석두에게 좋은 의견을 냈다고 칭찬을 받는다. 하지만 수학시간에 학생주임의 비교작전으로 옥림은 은서 앞에서 괜한 창피만 당한다. 아이들 사이에서 선생님 인기투표가 진행되고, 학교 익명게시판에 떠돌아 다니는 투표결과를 본 학생주임은 노발대발한다.
  • 주인없는 뼈와 살의 수수께끼

    야간열차「백」살인사건은 어디로? 엉뚱하게도 살아있는 얼굴들이 죽음의 주인공으로 오르내리기 몇 차례. 한 달이 넘도록 풀리지 않은 사건. 추리소설 속에서만 보아온 괴이한「스토리」가 진짜에서 시작되어 소설처럼 남게 되었다. 뭇 수사관들이 만져 보고 도려내고 한 주인 없는 뼈와 살. 한국 땅에서 태어나 자란 것만은 분명한 것 같은데 어째서 한 달이 넘도록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까? 오랜 경험의 수사관들도 범죄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혀를 차고 있다. 죽은 자가 누군지 알아야 죽인 자를 찾을 텐데 노련한 수사관들이 총동원되다시피 하여 무려 한 달 동안을 전국적으로 퍼져 뒤져도 여인의 신원은 알 도리가 없다. 집 나간 딸을 찾을 욕심으로 이 사건을 역이용한 서울 성동구 박용기(朴龍起)(42)씨의 멋진 연극(?)에 속아 넘어간 어리석은 한국 경찰 이야기며, 덕분에「뉴스」의 초점을 한 몸에 지니고 8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온 박모(18)양이 다시 외유생활(?)의 진미를 잊지 못해 경기도 파주 미군 부대촌으로 돌아간 이야기, 불장난 연애경력 때문에 경찰에 끌려가 매까지 맞고 살인자의 누명까지 썼던 20세의 유모군이 명예회복을 해 달라는 색다른 고소사건까지 얽혀 사건은 더욱 복잡하게 확대되었지만 사건의 결말은 언제 내려질 지 암담하기만 하다. 부유층의 가정(家庭)속 범죄? 자가용 가진「고민」신사(紳士) 지난 9월 16일 새벽 5시 35분 서울발~부산행 야간열차에 실려 부산진역에 도착되었던 시체는 이미 썩어서 문드러져 있었고 보자기와「백」으로 겹겹이 싸여져 소화물처럼 뒹굴고 있었던 것. 속옷바람으로 거의 알몸처럼 죽어 있는 젊은 여인의 나이를 28세 전후로 추정, 일단 치정살인으로 보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수사관들은 수사의 초점을 거의 국부에다 치중시켜 국부, 음모감정만도 수십 차례, 나중에는 국부를 송두리째 도려내어 서울에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까지 운반하기까지에 이르렀던 것. 처음엔 미군용「백」과 손톱의「매니큐어」등을 근거로 혹시 양부인이 아닌가 추리도 해보았지만 나체에 걸쳐진 속옷 등이 모두 국산품이라는 점 때문에 수사각도를 변경했던 것. 아무튼 치정이 얽힌 살인 사건인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은데 어떤 부류의 여성인지조차 현재까지 알 도리가 없다. 다만 지금까지의 수사자료를 바탕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장 유력한 추리는 부유층에 속하는 가정내의 범죄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당초에 내세운 접대부 혹은 직업여성 또는 외부활동을 하는 여자일 경우, 실종신고가 없을 수 없고 창녀나 양공주일 것 같으면 같은 동료들이 모를 수가 없다는 것. 그래서 경찰은 철저한 비밀이 지켜질 수 있는 가정, 시체보따리를 용이하게 열차에까지 실을 수 있는 자동차 소유자, 완고한 본부인이 있고 사회적인 명예가 있는 사람으로서 식모 또는 첩에 대한 불륜을 해결하지 못해 고민해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수사를 펴고 있다. 이유는 사체를 오랫동안 보관했다는 점과 사체가 비교적 낮은 부류의 생활을 한 것 같지 않고 철도원 또는 역직원 소화물계 직원들의 눈에도 띄지 않을 만큼 사체 운반을 감쪽같이 했다는 사실, 사체포장을 오랜 준비 끝에 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사랑과 미움이 완전범죄의 살인까지로 비약, 밤의 완행열차에 실려 아무렇게나 팽개쳐진 한 여인의 인생이었다.  <공하종(孔河棕) 기자> [ 선데이서울 68년 10/20 제1권 제5호 ]
  • [토요일 아침에] 완전한 사랑/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사랑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행복하고 미묘한 감정이다. 따라서 누구나 동경하는 신비로운 체험이기에 철학과 예술과 문학의 변함 없는 주제였다. 개인의 삶에서 사랑은 기쁨과 슬픔, 환희와 고통, 행복과 불행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에릭 프롬은 저서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현대인의 소외와 고독을 깊이 다루었다. 중세사회의 공동체적 구속으로부터 벗어난 인간은 자유를 얻었지만, 막상 자유를 얻고 보니 고독과 소외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이런 병폐로부터 회복되기 위해 사랑이 필요하다. 사랑만이 인간의 실존적 문제에 대한 해답이라는 것이다. 고도로 전문화·정보화된 현대사회는 더 큰 고독과 소외문제를 불러왔고, 현대인은 다시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추구하며 위기로부터 회복되기 위한 완전한 사랑에 목말라하고 있다. 흔히 사랑의 스타일을 6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첫눈에 반했다.’며 순식간에 가까워지는 정열적인 사랑(Passionate Love)이 있다. 이런 유형은 외모의 아름다움에 관심을 둔다. 쉽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상대에 관해서도 속속들이 알고 싶어한다. 남의 눈을 별로 의식하지 않고 신체적인 접촉을 즐기며, 상대방을 포장하여 이상적인 인물로 간주한다. 에로스(EROS)형의 사랑이다. 인생을 즐기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유형이 유희적 사랑(Game-Playing Love)이다. 이를 추구하는 사람은 책임을 생각하기보다는 여러 취미생활을 하듯 사랑에 몰입한다. 파트너도 한 사람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사랑도 불장난처럼 스릴이 있고 게임처럼 재미있어야 한다. 루더스(LUDUS)형의 사랑이다. 동료나 이성친구로 오랫동안 지내는 사람에게 서서히 느끼는 친구같은 사랑(Friendship Love)도 있다. 이 유형은 상대에게서 뜨거운 황홀감을 경험하지는 않는다.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사랑의 감정을 싹 틔우며, 서로 잘 알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기에 떨어져 있어도 초조해 하지 않는다. 비교적 덤덤한 관계를 유지하나, 이혼율은 비교적 낮다. 스토게(STORGE)형의 사랑이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 경제수준이나 학력·직업·가정환경·외모·사회적 지위 등과 같은 외적 요인을 강조하는 건 논리적인 사랑(Logical Love)이다. 이 유형의 사람은 현실적이고 현명한 사랑을 추구하기에 관계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려운 대상은 처음부터 포기한다. 사랑이란 공정성에 기반을 둔 일종의 거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임질 수 없는 불장난을 하지 않는다. 헤어질 때도 서로 상처받지 않고 결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프라그마(PRAGMA)형의 사랑이다. 상대방을 완전하게 소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유형은 소유적 사랑(Possessive Love)이다. 매우 헌신적이며, 상대에게도 헌신을 강요하거나 기대한다. 상대가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헌신이 보답을 받지 못하였을 때는 배신 당했다고 생각하며 강한 분노를 나타낸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에 의해 존재 가치를 확인하려고 한다. 이들은 사랑에 너무나 많은 것을 기대하기에 헤어져 있을 때는 견디지 못한다. 상대로부터 강렬한 사랑을 기대하고 반복적인 확인을 요구하는 마니아(MANIA)형의 사랑이다. 자신보다 상대방을 더 배려하는 헌신적인 사랑(Selfless Love)도 있다. 이런 사람은 사랑은 베푸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상대가 자신을 실망시키거나 배신해도 자비심을 베푼다. 자신을 무시하는 상대에게도 헌신한다. 보살핌과 헌신이 주요소인 곧 아가페(AGAPE)형의 사랑이다. 세상이 어지럽다. 많은 사람이 속이고 속는다.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고 자식이 부모 가슴에 칼을 꽂는다. 전쟁에 관한 소식과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지구 한쪽에서는 질병과 기근으로 사람이 죽어가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홍수로 폐허가 된다. 성경은 이런 현상이 모두 사랑이 식은 데서 기인함을 깨우쳐 준다. 세상에는 여섯가지 유형의 사랑이 있지만 이는 모두 식은 사랑이다. 그래서 어지러운 세상에 소망의 꽃을 피우는 ‘식지 않는 사랑’이 필요하다.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하나뿐인 생명까지도 아낌없이 내어놓은 바로 그 사랑, 영원히 식지 않는 사랑인 ‘완전한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아닌가?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 [길섶에서] 성 냥/심재억 문화부 차장

    일회용 라이터가 널린 요새야 다들 성냥을 잊고 살지만 예전에는 ‘겉보리 한 되, 성냥 세 알만 있으면 서울도 간다.’고 할 만큼 성냥은 중요한 생필품이었습니다. 써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게 개비보다는 항상 집이 문제였지요. 성냥갑 겉면에 칠해 성냥개비를 긋도록 만든 집은 쉬 닳아 멀쩡한 성냥개비 망가뜨리기 일쑤였으니까요. 그래도 목함(木函) 성냥 한 통이면 꽤 오래 쓰곤 했습니다. 방물장수들이 성냥꼬투리만 따로 한 되, 두 되 팔았거든요. 그 성냥개비로 성냥집이 빤질거리도록 그어대다 보면 나중에는 집이 닳아 아무리 그어도 미끈미끈 불이 붙지 않아 성가시기도 했지요. 겨울날, 부뚜막 성냥통에서 성냥알 몇 개비 덜고, 손톱만큼 성냥집을 오려내 산어름 양지쪽에서 불장난하던 일이 생각납니다. 불장난하다 보면 어느새 콧구멍은 굴뚝이 되고, 밤송이 같은 머리카락은 누렇게 그슬기 일쑤지만 삭정이 군불에 고구마 몇알 궈먹는 재미, 그거 죽이거든요. 그렇게 노닥거리다가 굴뚝 뒤진 꼬락서니로 집에 오면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지요.“가서 낯부터 씻어라. 안 그러면 밤새 마실 돈 혼이 나중에 주인을 못 알아봐 너한테 돌아오지 못하는 거여.”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그 영화 어때?] 웰컴투동막골 촬영현장

    햇살이 채 스며들지 못한 산자락 응달엔 언제 내렸는지 알 수 없는 하얀 눈이 군데군데 웅크리고 있다. 차 한대 겨우 들어가는 울퉁불퉁한 좁은 산길을 따라 한참을 오르니 기와를 얼기설기 이어 지붕을 만든 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작은 마을 ‘동막골’이 눈앞에 펼쳐진다. 한국 근현대사를 통틀어 가장 피비린내났던 상처의 시대를 통과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평화로워 보이는 그 곳. 강원도 평창군에 자리잡은 영화 ‘웰컴 투 동막골’(제작 필름있수다)의 세트장인 이 마을에서, 국군·인민군·연합군이 이념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아름다운 팬터지를 그리고 있었다. #덩실덩실 마을 축제에 귀청 찢는 총소리가… 모닥불이 모락모락 연기를 날리는 마을의 정자나무 근처엔 한참 흥겨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전쟁이 일어났는지조차 모르는 마을사람들과 그들에게 동화돼 함께 어울리는 군인들. 이들은 전투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오게 된 연합군 조종사 스미스(스티브 태슐러), 길 잃은 인민군 수화(정재영), 국군 탈영병 현철(신하균)의 일행들이다. 음악이 흐르고 슛 사인이 들어가자 30여명의 마을 사람들과 10여명의 어린아이들이 덩실덩실 춤을 춘다. 하지만 이내 귀청을 찢는 듯한 총소리가 판을 깬다. 동막골에 추락한 미군기가 피격됐다고 오인한 한·미연합군이 쳐들어온 것. 총구를 들이댄 채 “이 X새끼들아.”“Shut up”“빨갱이 어딨어?”등의 목소리가 뒤섞이고 마을사람들도 우왕좌왕한다. 참다 못한 현철은 국군을 공격하고, 수화도 연합군 두 명을 처리한다. 어디에 눈을 둬야할지 모를 정도로 순식간에 수십명이 뒤엉켜 긴장감 넘치는 액션신. “컷. 누구 다친사람 없나 확인해 주세요.”이내 무술감독이 동작들을 점검하러 나선다. 연합군 역의 외국배우들을 앞에 두고 급한 맘에 손짓발짓을 다 동원한다.“턱 탁(치는 동작), 드르륵(총소리) 알겠어요?” 그 짧은 틈을 타 까까머리를 한 아역배우들은 모닥불 앞에서 작은 나뭇가지를 불쏘시개 삼아 불장난을 하느라 신났다. #“연극과 다른 팬터지와 비주얼 돋보일 영화” 평창군의 세트장은 10억원을 들여 넉 달에 걸쳐 폐광촌으로 버려진 야산을 다듬어 길을 내고 개울을 만들고 집을 짓고 나무를 심어 완성시켰다. 이은하 PD는 “관광단지로 조성할 계획으로 평창군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고 말했다. 세트장을 둘러보다 영화의 원작자이자 2년전 같은 제목으로 연극무대에 올렸던 장진 감독을 만났다. 연극과 많이 달라느지냐고 묻자 “연극만 하겠어요?”라며 웃더니 이내 영화를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박광현 감독에게 잘 맡긴 것 같아요. 한국전쟁을 정말 감각적으로 찍었습니다. 영화는 한국 최고를 향해 가고 있어요. 나도 각본상 받을 수 있을 것 같고…(웃음)” 박광현 감독은 CF 감독 출신으로 옴니버스 영화 ‘묻지마 패밀리’의 ‘내 나이키’편을 연출한 바 있다. 박 감독은 “연극과 이야기의 큰 구조는 바뀌지 않지만 동막골이란 공간의 팬터지를 더 많이 살렸다.”면서 “공중전을 포함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비주얼과 영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영화는 1월중 크랭크업해 내년 5월쯤 개봉할 예정이다. 평창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한지붕 세븐스타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엔 유독 주연배우가 많다. 영화가 공식적으로 이름을 내세우는 주연배우만 7명. 화려한 스타는 없지만 모두 연기력이 검증된 실력파 배우들이다. 국군은 신하균 서재경, 인민군은 정재영 임하룡 류덕환, 연합군은 스티브 태슐러가 맡았고 마을 여성 역에 ‘올드보이’의 강혜정이 유일한 홍일점으로 가세했다. 특히 정재영 신하균 임하룡은 연극에 이어 같은 역할로 다시 스크린에 얼굴을 내미는 것. 정재영은 “머리에 흉터가 깊이 나서 딱 보면 ‘사람 여럿 죽였구나.’싶은 외모지만 알고 보면 따뜻하고 바보스러운 역”이라고 소개했고, 신하균은 “연극보다 디테일이 살아난 캐릭터로 큰 이야기를 전달하는 연기의 앙상블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여러 영화에서 ‘반짝’ 출연에만 그쳤던 임하룡은 “겁많은 군인역으로, 내년엔 신인상에 도전해 보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스티브 태슐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공개 오디션을 통해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배우.“밤낮으로 열심히 일하는 한국 스태프의 성실함에 놀랐다.”는 그는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와 친절한 현장분위기에 감동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순박한 동막골을 상징하는 여일 역의 강혜정은 “첫 촬영 때 모니터를 보고 ‘우리 영화가 이런 색깔을 가졌구나.’라는 생각에 설다.”면서 “한마디로 ‘때깔’이 아주 좋은 영화”라고 말했다. 3개월간 동막골의 세트장 근처에서 함께 숙식을 해결하면서 저절로 ‘팀워크’가 생겼다는 이들.“이렇게 현장 분위기가 좋은 영화가 잘 되는 것 같다.”는 정재영의 말대로 한바탕 흥겹고도 감동적인 연기의 앙상블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씨줄날줄] 거짓말/손성진 논설위원

    거짓말로 통용되는 비속어인 ‘구라’라는 말은 일본어에서 유래됐다.모습을 감추다,속이다라는 뜻의 일본어 ‘구라마스(くらます)’가 어원이라고 한다.‘김구라’라는 예명의 개그맨이 TV에 출연하고 홈페이지도 만들어 사람들을 웃기고 있다.‘구라’는 말을 잘해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하는 좋은 뜻이 더 많다.법조계에도 B변호사 등 ‘3대 구라’가 있는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거짓말도 필요할 때가 있다.거짓임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적절히 하면 각박한 세상에서 약이 될 수 있는 것이다.부부나 청춘 남녀는 알면서도 속는 거짓말을 한다.어떤 것은 환심을 사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다.남자들이 자주 하는 거짓말은 “네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 “난 네가 첫사랑이야.”등이라고 한다.반면 “어머 무서워∼ 너무 무서워∼”“오늘만 먹고 안 먹을 거야.” 등은 여자들이 잘 하는 거짓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의도적인 거짓말은 일단 위기를 모면하자는 생각에서 한다.불륜을 저지른 남편이 아내에게 둘러대는 말 같은 것이다.클린턴이 처음에 르윈스키와의 섹스 행각을 숨긴 건 힐러리를 의식한 때문일 것이다.새벽까지 술집을 전전한 남편이 “상가집에 갔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고전적인,애교성 거짓말에 속한다.두차례 등급보류 판정을 받았고 베니스영화제 본선에 진출했던 영화 ‘거짓말’의 타이틀도 그런 연유에서 붙여졌다.서른 여덟살 난 조각가가 10대 소녀와 불장난을 한 증거가 아내에게 발각되자 거짓말을 한다. 흐루시초프는 “강이 없는 곳에도 다리를 놓아주겠다고 약속하는 사람이 정치인이다.”라고 말했다.거짓말에서 면책특권이나 있는 듯 행동하는 부류가 정치인들이다.올 총선에서 서울 중랑을에 출마한 후보는 노원구의 군사보호지역에 있는 육사를 옮겨 아파트를 짓겠다고 떠들었다.서울 동대문갑의 후보는 휴대전화료를 50% 인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비리에 연루된 어떤 정치인은 “내가 돈을 받았다면 소가 웃을 것”이라고 큰소리쳤다가 나중에 사실로 드러나 구속됐다.전두환 전 대통령은 “29만 1000원이 전 재산”이라고 아무도 안 믿을 말을 했다. 인사청탁과 관련해 거짓말을 한 서영석 서프라이즈 전 대표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부부 대화록까지 조작한 것은 너무 뻔뻔스러워 보인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천총통 취임사는 기만”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과 타이완간 양안에 급격한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중국 정부는 이와 관련,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이 취임사를 한 지 나흘 만인 24일 “그의 발언은 외양상 어떤 포장을 했건간에 사실은 기만”이라는 논평을 공식 발표했다. 중국은 특히 타이완 전투기가 영공 침범시 분쇄하거나 강제 착륙시킬 것임을 경고했다고 홍콩의 친중국계 일간 문회보(文匯報)가 24일 보도했다.문회보는 중국과 타이완이 최근 서로 상대방 전투기가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밍칭(張銘淸)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천 총통이 지난 20일 취임사에서 밝힌 ‘하나의 중국’ 원칙과 양안 관계에 대한 발언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식언으로 신의가 없다(自食其言 豪無信義).”라는 8자로 압축,논평했다. 장 대변인은 천 총통이 오는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 기간에 타이완 독립을 추진할 경우 중국이 취할 조치를 묻는 질문에 “중국에 국가 주권 수호와 국가 통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전제,타이완 독립을 분쇄하기 위해 어떤 대가도 치르겠다는 5·17 성명내용을 되풀이했다.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정부가 생각하는 대가에 ▲올림픽 개최 취소 ▲ 경제발전 후퇴 ▲전면적인 양안 관계단절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장 대변인은 또 일체의 국토 분열 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법률적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중국은 이와 관련,타이완은 물론 홍콩·마카오와의 완전 통일을 겨냥한 국가통일법을 만들어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통과를 추진중이다.이는 만일의 경우 통일을 위한 무력사용에 법적인 근거를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장 대변인은 중국은 지난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타이완에 대해 “타이완은 낭떠러지에서 말 고삐를 당기거나,불장난을 하다가 타 죽는 두 가지 길밖에 없다(懸崖靭馬,玩火自焚).”며 두 가지 가운데 선택을 강요했다고 밝히고 타이완은 말보다 행동으로 선택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타이완 업계 인사들의 대륙 내 자유로운 투자 활동을 보장하겠지만 대륙에서 돈을 벌어 타이완 독립을 지원하는 것은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oilman@seoul.co.kr˝
  • [서울광장] 누가 쿠데타를 꿈꾸는가/강석진 논설위원

    난장(亂場)은 난장이다.불법정치자금 수사로 뜨거워지던 정치적 공방이 탄핵을 전후해 열전으로 번지더니 급기야 쿠데타 발언까지 나왔다. 시간이 흘렀으니 기억을 되짚어 보자.이화여대 김용서 교수는 지난달 30일 한국해양전략연구원이 주최한 강연에서 “정당한 절차를 밟아서 성립된 좌익정권을 타도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복원하는 방법은 군부 쿠데타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폭탄 발언’을 투척했다.김 교수의 발언은 실언이 아닌 것 같다.강연문을 보면 현실 진단,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약점과 강점의 분석,‘작전 계획’의 수립 등 체계적으로 현상을 파악하고 설득하려는 시도가 역연하게 읽힌다. 많은 논자들은 있을 수 없는 발언이라고 말한다.정색하고 비판할 가치조차 없다고 무시하는 사이 사태는 문어 광주리 넘듯 슬슬 넘어가고 있다. 쿠데타는 어떻게 일어나는가.누가 꿈꾸는가. 쿠데타 등 정변에 대한 정치학계의 연구는 결정론과 선택론으로 나뉜다.우리나라에서도 주요 이론으로 받아들여졌던 관료적 권위주의체제 이론 등이 결정론적이다.산업화 과정에서 외환고갈,분배갈등으로 정치·경제 위기가 초래되면,지속적인 산업화(산업화의 심화)를 위해 재계와 군부가 결탁해 권위주의체제를 수립한다는 것이다. 선택론은 여건이 비슷하다고 꼭 쿠데타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쿠데타 행위자들의 선택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쿠데타 세력이 ‘국가 안보’,‘경제 발전’등의 명분을 내세우지만,상관관계가 높은 것은 쿠데타 주역들이 거사전 제거 위기에 몰린 사실이라고 밝힌 실증적 연구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쿠데타가 몇 번 있었나.논자에 따라서는 두 번,세 번,심지어 네 번까지 꼽는 이들도 있다.5·16,12·12 사태는 꼭 들어가는데 거사전 박정희·전두환 장군이 모두 옷을 벗거나 좌천될 위기에 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선택론이 발발 원인 설명에 꽤 도움이 되는 셈이다. 경제가 악화되면 박정희나 전두환 정권 시절을 그리워하는 향수병이 도지곤 한다.하지만 쿠데타가 결정적으로 일어났든 선택적으로 일어났든,사회적 손실과 후유증은 깊고 길게 남는다.차별은 학살을 낳는다는 말을 상기시켜 주는 24년전의 학살극도 있었다.그렇기 때문에 누구도 쿠데타를 입에 올리지 못했다.김 교수의 발언이 느닷없고 섬뜩하게 들리는 까닭이다. 김 교수의 쿠데타 발언 바로 다음날,그러니까 3월31일은 40년전인 1964년 브라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던 날이다.21년간 브라질을 통치한 군정은 세계 최대 규모의 외채,잔혹한 인권 유린,극심한 빈부 격차를 남긴 채 사라졌다.아르헨티나,칠레 등도 쿠데타 후유증을 앓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정보화와 국제화가 복잡다단하게 전개되는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군부가 등장한다고 경제가 갑자기 발전할 가능성도 없다. 우리 사회는 쿠데타를 필요로 하는가.대답은 ‘절대로 아니다.’이다.보수 세력 쪽에서는 이렇게 물을지 모른다.탄핵반대 세력도 법을 무시하고,헌법 절차나 법 집행을 다중의 위력으로 저지하지 않느냐고.그러나 경직화된 힘의 사용으로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다양성을 파괴하는 것만큼 무서운 일은 없다.시대의 흐름이 마뜩치 않으면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낼 비전과 정책을 내놓아야지,군부를 유혹해서는 안 된다.아무 소용없이 그들 자신과 나라,국민 모두를 도탄에 빠트릴 뿐이다.보수 세력은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민주주의를 신봉한다면 쿠데타 발언을 먼저 비판해야 한다.쿠데타 선동은 길거리 시위보다 훨씬 더 민주주의를 직접적으로 파괴하는,부질없는 불장난일 뿐이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독자의 소리]성냥·라이터 어린이 손 안닿는 곳에/최경천(전북 남원시 고죽동)

    지난 10년간 화재 원인에 관한 통계를 살펴보면 어린이 불장난이 10가지 원인 중 4∼5번째의 순위에 있다.어린이 불장난은 호기심에서 유발되는데 이는 아이들이 성냥과 라이터를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어른들이 간과해서는 안된다.5세 미만의 어린이는 청소년이나 성인들에 비해 화재시 사망률이 두배 이상 높다. 어린이는 화재의 파괴력이나 그 결과의 무서움을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자신도 쉽게 곤경에 빠진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외국에서는 3세가 되면 성냥·라이터의 위험성을 교육시키며 가정에서도 이것들을 어린이에게 보이지 않는 장소나 손에 닿지 않는 높고 안전한 장소에 보관하도록 부모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사랑하는 우리 자녀들의 생명이 어른들의 한순간 방심으로 엄청난 불행을 가져올 수 있음을 각성해 성냥 등이 안전한 장소에 보관돼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아야 한다. 최경천(전북 남원시 고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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