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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의 질병] 고령불임 극복하려면

    부부의 나이가 많을수록 임신 가능성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인내심을 갖고 정기 검사를 받으면서 아기를 갖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 남성은 병원을 한차례 방문해 무정자증과 정자 운동성을 체크하면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시한 정상 기준은 정액의 양이 2㎖ 이상, 정자수 2000만 마리/㎖ 이상, 운동성이 50% 이상 등이다. 여성은 검사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5회 이상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병원 방문 시기는 생리시작 3일째가 가장 좋다. 모든 검사는 생리 시기에 맞춰 진행된다. 일단 병원을 방문하면 혈압·혈액검사, 소변검사, 성병검사, 신장 기능검사 등을 한다. 생리가 시작된 지 2∼4일째는 본격적으로 호르몬 검사가 진행된다. 생리 시작 3일째는 질식 자궁초음파 검사를 통해 난소와 자궁의 상태를 파악한다. 월경이 완전히 끝나고 2일 후부터 배란이 되기 3∼4일 전에는 자궁의 상태와 난관이 뚫려 있는지를 검사한다. 월경 11∼12일째는 배란 초음파를 통해 성숙한 난포의 숫자와 배란 유무를 판단하게 된다. 자궁 입구의 점액도 검사 기준이 되기 때문에 배란직전이나 배란기에 ‘자궁경관검사’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기초 체온을 2개월전에 미리 측정해 두면 검사기간을 줄일 수 있다. 남성은 검사 전 4∼5일 동안 부부 관계를 피해야 한다. 정자의 운동성이 가장 활발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시험관 시술은 나이가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받는 것이 좋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시험관아기 시술의 성공률은 40∼45% 수준으로 높아졌지만,35세 이상 산모의 경우 여전히 20∼30%에 불과하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유전자변형농산물 홍수(上)] “GMO먹인 동물자손 불임가능성 높아져”

    [유전자변형농산물 홍수(上)] “GMO먹인 동물자손 불임가능성 높아져”

    현대사회의 빈곤과 굶주림 문제에 천착해온 미국의 사회활동가 프랜시스 무어 라페(64)는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GMO는 ‘커다란 실기(Gigantic Missed Opportunity)”라며 “현명한 소비자와 농부의 힘으로 지속가능한 식량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도 소개된 저서 ‘희망의 경계(2005)’와 ‘굶주리는 세계(2003)’에서 일관되게 주장한 내용이다. 라페의 근간 ‘Getting a Grip(한국판 제목 미정·이후출판사)’은 6월 초 출간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GMO를 반대하는 이유는. -GMO가 우리 세계의 빈곤을 해결할 것이라는 믿음은 잘못된 것이다. 지난해 미국 미시간대는 전 세계의 경작 방식이 다품종화·소량화되면 곡물 생산량이 50% 이상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게다가 GMO는 인체에 미치는 장기적 효과에 대한 실험 없이 대규모로 쏟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의 건강은 위험에 처해 있다. ▶GMO 문제에서 가장 큰 논란은 안전성이다. -GM콩을 먹인 동물에 대한 한 연구는 자손에게서 높은 치사율과 불임 경향이 있음을 밝혀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유일한 연구에서 GMO 유전자는 알 수 없는 과정을 거쳐 장 박테리아로 변환됐다. 더 심각한 것은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통해 한 번 변형된 유전자를 다시 되돌리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밝혀진 점이다. ▶한국은 올해 LMO법이 발효되며 GM식품이 급속히 확산되는 시점이다. 이 시기를 거쳤던 미국에서는 어떤 문제가 있었나. -거대기업과 정부가 사람들에게 GMO의 위험성에 대해 심사숙고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충분한 실험을 거치지도 않은 과학기술을 밀고 나갔다. 이로 인해 북미 지역에서는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다수의 미국 국민들은 음식에 GMO표시를 철저히 하기를 원했지만, 정부는 거대 기업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그것을 꺼렸다. ▶한국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소비자와 농부들의 각성이 가장 중요하다.GMO가 환경과 우리 건강, 나아가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사숙고하기를 권한다. 오늘날 정부와 미디어에 의해 과장된 ‘식량난’은 유기농, 지속가능한 재배방법으로 타개할 수 있다. 조현석 김민희기자 hyun68@seoul.co.kr
  • 이한구 “혁신도시 재검토 아닌 보강할 것”

    한나라당의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17일 참여정부의 핵심 사업인 행정복합도시 건설과 혁신도시 사업 등을 수정,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혁신도시를 철저히 보강하겠다.”면서 “(백지화를 위해)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혁신도시마다 사정이 다 다르다.”면서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행정복합도시에 대해서도 그는 “노무현 정권 계획대로 하면 50만 규모의 도시가 안 된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과학도시벨트가 보강책이다. 행정중심 기능에서 교육·연구 기능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이 의장은 “추진한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하지 않고 여론을 철저히 수렴해 결정하겠다.”는 기존의 입장도 거듭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혁신도시는 공기업을 지방으로 유치하겠다는 것인데, 민영화되면 정부가 지방 이주를 강제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당연하다. 그 대안으로 공기업을 매각할 때 매각 조건에 이전을 붙일 수도 있다. 이전을 조건으로 붙여 값이 떨어진다면 매각 대상자와 협의해서 다른 조건을 보완해 줘야 할 것이다. 기업이 무조건 못 간다고 하면 다른 국가 프로젝트를 해당 지역에 넣어줄 수도 있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행정복합도시도 궤도를 수정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행복도시는 별로 수정할 게 없다. 보강을 안 하면 50만 인구의 자족도시는 어림없다. 노무현 정권 계획대로 하면 불임도시가 된다. 교육·연구 기능 도시의 과학도시벨트가 보강책이다. ▶참여정부의 핵심사업에 대해 재검토 또는 수정하겠다는 것이 정권교체에 따른 인위적인 정책 뒤집기로도 보이는데. -정권교체에 따른 뒤집기라면 아예 없는 걸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왜 보강하겠나. 결과를 더 좋게 하려고 하는 것이다. ▶정부가 대운하를 연내 추진하지 않고, 총괄 업무도 한나라당에서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민의 뜻을 최대한 존중해서 하라고 했으니 그 뜻을 받아들인 것으로 이해해 달라. 철저하게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과학적 검증 결과를 국민에게 내놓고 국민들이 이해한 뒤에 결정한 대로 따르겠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총선 D-8(유세전 대격돌)] 강원·광주서 민생챙기기 주력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지도부도 31일 새벽부터 강행군을 펼치며 표심잡기에 총력을 다했다. 지난주 말 수도권 집중유세에 당력을 집중했던 민노당은 강원권 공략에 나섰다. 민노당 천영세 대표는 이날 강원 춘천과 원주를 잇달아 방문해 각 선거구의 민노당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전을 벌였다. 천 대표는 연설에서 “중소상인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및 입점 등을 강력히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유세를 마친 뒤에는 지난 24일 강릉에서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다 맞아 숨진 이모(45)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인 은평을에서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에 대한 공세를 계속했다. 문 후보는 “대운하 전도사 이재오 후보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들은 광주 5·18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지역공약을 발표하는 등 호남권 지지율 올리기에 나섰다. 진보신당은 전날에 이어 한반도 대운하 건설 저지 투쟁을 이어갔다. 진보신당 이덕우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밀어붙이기식 대운하를 필사적으로 막아내겠다.”고 선언했다. 심상정(고양덕양갑)·노회찬(노원병) 후보는 각각 자신의 지역구 공략에 힘썼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닻올린 李정부] (4) 교육과 복지 정책

    [닻올린 李정부] (4) 교육과 복지 정책

    ■ 교육 정책 교육개혁은 경제살리기와 더불어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추진과제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교육개혁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교육정책의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두 달간 쏟아낸 교육정책만 봐도 이런 기류를 읽을 수 있다. 교육당국의 변화뿐 아니라 학생들의 수업현장에서도 대변혁이 일어날 것 같다. 교육개혁의 화두는 자율과 경쟁이다. 이 대통령의 기본 철학은 획일적 관치교육, 폐쇄적 입시교육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받아들이고 교육현장에 자율과 창의 그리고 경쟁의 숨결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대학입시 정책을 비롯, 일선 교육현장의 손발을 묶었던 여러 규제를 풀고 자율화를 추진하면서 시장논리를 도입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같은 변화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참여정부의 획일적인 평준화 정책도 문제가 있었지만, 수월성(엘리트) 교육만 강조하는 교육개혁은 사교육비 부담을 키우고 공교육 붕괴라는 부작용을 낳을 게 뻔하다는 우려다. 현 정부의 교육 방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과도한 시장주의적 교육정책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면서 “교육은 청계천 복원처럼 단시일에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교육개혁 양대 축은 대학입시 자율화와 영어 공교육 강화다. ●대학입시, 대학의 손에 대학입시 정책이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태껏 교육부가 쥐고 있는 대학입시 정책이 오는 2012년 이후 완전자율화되면서 대학의 손으로 넘어간다. 올해 고3학생이 치를 입시부터는 대학들이 교육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내신(학교생활기록부)과 수능 반영비율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대입전형 기본계획을 설립하는 기능도 올 상반기 중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로 넘어간다. 이 때문에 대학입시를 총괄했던 교육부의 핵심부서인 대학지원국은 완전히 쪼개지면서 통합된 과기부 쪽의 1개실의 일부로 흡수됐다. 참여정부가 2008학년도 수능에서 처음 적용했던 수능등급제(9등급)도 당장 올해 고3이 시험을 치르는 2009학년도 입시부터 백분위점수와 함께 병기돼 1년만에 폐지되는 수순을 밟는다. 이로써 참여정부가 집착해온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도 기여입학제를 빼고는 사실상 백지화된다.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내신·수능 반영비율 대학별 자율화→수능과목 4∼5개로 축소→대입 완전 자율화) 외에도 이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고등학교 다양화 300프로젝트(자율형 사립고 100개, 마이스터고 50개, 기숙형 공립고 150개 설립)’도 추진된다. ●고등학교 나오면 영어로 말할 수 있게… 대입 자율화 못지않게 변화가 일어날 분야는 영어 공교육 강화다. 학교(공교육)에서 영어 교육를 책임지겠다는 취지로,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적어도 영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게 이 대통령의 구상이다. 오는 2013년까지 영어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영어전용교사 2만 3000명이 새로 선발돼 교육현장에 투입된다.2010년부터는 초등학교에서 영어수업시간이 현행 주당 1∼2시간에서 3시간으로 확대된다.2012년엔 고교의 모든 회화 중심 수업도 영어로 진행된다. 이같은 공교육 강화 프로그램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은 5년간 4조원. 관심을 가장 많이 끌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논란도 많았고 반대여론도 거셌던 정책이기도 하다. ‘기러기 아빠’를 없애겠다는 취지지만, 영어 공교육 강화방침이 시행되면 영어 사교육비는 더 늘어나고, 조기유학을 부채질하면서 학부모들의 등골만 더 휠 것이라는 우려 또한 많다.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의 “미국에서 오렌지라고 말했더니 못 알아듣더라. 아륀지라고 해야 한다.”는 취지의 ‘아륀지(오렌지) 해프닝’까지 터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설익은 정책이 잇따라 흘러나온 데다 영어 공용화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속도조절이 제기됐고, 앞으로도 이런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 같다. ●로스쿨 등 ‘뜨거운 감자’ 산적 참여정부에서 넘어온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도 새 정부가 직면한 뜨거운 감자다. 예비인가를 받은 대학도, 탈락한 대학도 모두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 새 정부에서 어떤 변화를 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양쪽을 모두 달래려면 현재 2000명인 정원을 조기에 늘려야 할 판이다. 하지만 법조계 반발이 예상되고 있어 쉽사리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논란은 오는 9월 본인가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쿨 정원을 배정하며 참여정부에서 강조했던 ‘지역균형발전의 원칙’이 새 정부에서 깨지지는 않을 것 같다. “이공대는 본고사를 부활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는 등 ‘엘리트주의자’로 알려진 김도연 교육과학부 장관이 교육개혁을 이끌어나갈지도 관심거리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장관과 대학학장 때 생각은 달라질 수밖에 없고, 또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교수 출신의 역대 장관들도 교육부를 맡고서는 입장을 바꾼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핵심브레인인 이주호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김도연 장관과 팀 워크를 보여줄지도 주목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복지 정책 “능동적이고 예방적 복지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낙오자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난 달 25일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복지 청사진은 ‘능동적 복지’이다. 지난달 초 발표한 인수위의 5대 국정지표의 한 축이기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앞선 정부의 복지정책을 시혜적·사후적이라 평가하면서 수요자 눈높이에 맞춘 자립형 복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선기간 꾸준히 자립형 복지의 핵심으로 ‘일자리’를 꼽았고,‘실용’과 ‘시장’이란 가치를 복지분야에도 예외없이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편적 복지 ▲생애주기 복지 등 화려한 수식어구가 따라붙었다. 이른바 ‘MB노믹스 복지’인 셈이다. 이 가운데 생애주기 복지는 출산, 자녀교육, 청년, 중년, 노후생활 등 생애 단계별로 적절한 맞춤형 혜택을 누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의 유아기 보육과 성장기 교육을 책임지고 청소년기에는 일자리를 늘려준 뒤 노년기 때는 연금개선을 통해 혜택을 주겠다는 의미이다. ●모호한 MB식 복지개념 그러나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은 철학이 아닌 수사(修辭)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보편적 복지와 능동적 복지는 상반된 개념인데도 둘을 한꺼번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편적 복지는 보편적 사회기초소득 보장과 공교육 강화 등을, 능동적 복지는 대상별 능력 개발과 특성화 교육 등을 강조한다. MB식 복지는 시장경쟁을 통해 ‘파이’를 먼저 키운 뒤 ‘분배’를 하는 전형적 선순환 구조로, 성장과 분배를 아우른 참여정부처럼 두 개념을 함께 쓰기에는 부적합하다.‘낙오자 없는 세상’이란 대통령 취임사도 이런 의미에서 경쟁·효율성을 강조한 신자유주의적 복지 논리와 어긋난다. 현도사회복지대 이태수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능동적 복지’는 정체불명의 모호한 개념”이라며 “유추하자면 경제부문의 능동성을 보장하는 선에서 복지정책을 구사하겠다는 의지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소극적 복지를 뜻하는데, 국정과제에서 선보인 4대 전략 중 ‘평생복지기반 마련’이나 ‘예방·맞춤·통합형 복지’ 등의 용어는 매우 적극적인 복지 또는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는 용어”라고 꼬집었다. 서울대 김상균 교수(사회복지학)는 “맞춤형 복지나 일하는 복지는 정부 복지예산의 확대를 수반하는데, 효율성과 시장주의는 예산 확대와는 반대의 개념”이라며 “상충되는 부분을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천문학적 예산 어떻게 새 정부의 복지정책은 성장을 전제로 하고 있다.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민간위탁이 복지예산의 수요를 줄인다는 뜻인데, 전문가들은 “국가복지가 취약한 한국에선 왜곡과 후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태수 교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예산이 30%를 넘는 선진국에서 신자유주의식 복지를 일부 차용한 것을 우리도 그대로 따르려 한다.”면서 “떠받쳐줄 인프라가 없는 우리나라는 멕시코처럼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복지지출은 1995년 GDP대비 15%에서 2001년 23%로 증가된 뒤 지난해 8%선까지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51.2%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새 정부는 복지예산도 다른 예산처럼 10%씩 일괄 삭감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는 이밖에 기초노령연금을 단계적으로 올려주고 기존 국민연금과 특수직 연금 제도를 수술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산전검사·불임치료·분만비용·예방접종 등 출산부터 취학까지 국가에서 지원하는 계획을 내놓았다.2012년에는 0∼5세의 모든 영·유아의 보육시설 이용금액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공약대로라면 오히려 이전 참여정부보다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해진다. 연간 최소 10조원은 추가로 더 필요할 전망이다. 새 정부는 정부기능 축소와 효율화 등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절감하면 된다는 입장이다.‘세금감면’과 ‘복지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에선 최근 성명서를 발표해 능동적 복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배분의 개념이 필수적인 복지에서마저 시장과 효율을 강조하는 정책기조로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의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길고양이 불임시술 전면 확대

    길고양이 불임시술 전면 확대

    서울과 경기도 일부 자치구에서 제한적으로 실시해 온 길고양이 중성화(TNR) 사업이 다음달부터 25개 자치구로 전면 확대된다.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계획하는 TNR 목표치는 모두 6000건으로 예산 6억원이 투입된다. 로드킬과 안락사의 공포와 사투하며 고단한 거리의 삶을 이어 온 길고양이들에게 ‘거세’라는 새로운 위협이 추가된 셈이다. 말 그대로 ‘길 고양이 수난시대’다. ●개체수 유지 위해 불가피 TNR는 버려진 애완동물을 ‘포획(Trap)해 중성화(Neuter)한 뒤 방사(Return)’하는 사업이다. 중성화는 암컷의 경우 난소를 제거하고 수컷은 정관을 자르거나 거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안락사에 대한 대안으로 지난 2002년 경기 과천시에서 처음 도입됐다. ‘인도주의를 가장한 야만행위’라는 동물 보호단체 일각의 반발도 있지만, 적정한 개체수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시는 TNR 확대의 근거로 앞서 TNR를 도입했던 지자체에서 길고양이로 인한 민원발생이 뚜렷하게 줄었다는 사실을 든다. 실제 과천시의 경우 도입전 95건이었던 ‘길고양이 민원’은 2년 뒤인 2004년 70건으로 줄어 26%의 감소율을 기록했다.2003년 도입한 수원시는 24%의 감소율을 보였다. ●서울에만 30만마리 서식 문제는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찮다는 것. 투입하는 비용에 비해 가시적 효과가 크지 않은 탓이다. 지난해 TNR 사업을 처음 실시한 강남구의 경우 민원 발생이 36건에서 32건으로 줄어드는 데 그쳤다. 마리당 13만원씩 1500여만원을 들인 사업의 성과라기엔 지나치게 초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아직은 시행 초기단계라 피부로 느끼는 변화가 적을 수 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개체수 감소를 뚜렷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이 애호단체 일각에선 TNR의 윤리성을 문제 삼는다. 인터넷 고양이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회사원 김성수(36)씨는 “길고양이도 엄연한 생명체로 도시 생태계의 일원”이라면서 “거세가 안락사보다 낫다는 것은 인간의 이기적인 자기위안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명박대통령 오늘 취임] 새정부 성패가를 MB핵심 50인

    [이명박대통령 오늘 취임] 새정부 성패가를 MB핵심 50인

    이명박 정부가 임기 5년의 출발선에 섰다. 이 대통령을 도와 새 정부를 이끌 ‘이명박 사람들’의 윤곽도 이미 짜여졌다. 청와대·정부·한나라당과 외곽 측근 등 이 대통령의 핵심인사 50인의 손에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소영 S라인(고려대·소망교회·영남·서울시 출신)’에 ‘강부자(강남 부자)’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의 주축이 된 그들이 국가를 위해 얼마나 희생하고 열성을 다해 일하느냐가 이명박 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 靑 - 류우익 실장 국정 ‘컨트롤 타워’ 곽승준 기획등 경제살리기 중책 국무총리의 권한을 축소시킨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는 국정을 사실상 총지휘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그 중심에는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에다, 노무현 정부 시절 분산됐던 정책실장 기능을 아우르고 경호처까지 관장하게 됨으로써 류 실장은 명실상부한 ‘원톱 포워드’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수석 중에는 국회원직을 포기하고 대통령 보좌에 나선 박재완 정무수석과 이주호 교육과학문화 수석의 활약이 관심이다. 새 정부의 정무 기능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박 수석이 얼마나 능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이 수석은 영어 공교육과 대학입시 자율화 등 민감한 사안을 떠맡고 있다. 대선 전부터 이명박 캠프의 정책을 챙긴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이명박 정부의 경제노선을 책임진 김중수 경제수석 등이 ‘경제 살리기’ 과제를 어떻게 현실화시킬지도 관심이다. 한·미관계 복원과 대북 상호주의 추진이라는 무거운 짐을 한 몸에 진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의 행보에도 국가의 명운이 걸려 있다. 언론친화 노선을 표방한 이동관 대변인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비서관 중에서는 이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김백준 총무비서관이 청와대 살림살이를 맡는다. 특히 이 당선인이 각별히 신임하는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기획조정비서관이라는 자리는 이전 정부 국정상황실장에 해당하는 요직으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게 된다. ‘대운하 전도사’인 추부길 홍보기획비서관의 역할도 관심이다. 그의 ‘드라이브’에 따라 한반도 대운하의 명운이 좌우될 전망이다. 교수 출신인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이 얼마나 창의적인 대외전략 구상을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MBC기자 출신의 김은혜 1부대변인과 이명박 정부의 언론친화 노선에 따라 총선 출마라는 영광의 길을 접고 궂은 일을 도맡게 된 배용수 2부대변인(춘추관장)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政 - 한승수 총리 후보자 ‘내각 지휘’ 강만수 재정등 막강 ‘경제라인’ 새 정부를 일선에서 이끌어 나갈 국무총리와 초대 각료는 공직과 민간에서 일가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 인사들로 대부분 포진돼 있다. 특히 초대 각료 후보자들은 과거 정부 장·차관부터 전국경제인연합 부회장, 시민단체 대표 등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내각 지휘자’인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각 부처를 조율·조정하는 역할뿐 아니라 ‘자원외교’ 등 국익 우선의 글로벌 외교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 특히 ‘자원외교’는 이 대통령이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 핵심 프로젝트라고 믿고 있다. 한 후보자가 초대 총리로 낙점된 것도 외교부장관·주미대사·유엔 총회 의장·유엔 기후변화 특사 등을 거친 글로벌 외교 역량을 인정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초대 내각의 ‘경제라인’은 강만수 기획재정·이윤호 지식경제·정운천 농수산식품·정종환 국토해양 장관 후보자 등으로 구성됐다. 강 기획재정 및 정 국토해양 장관 후보자는 공직에서 잔뼈가 굵은 관료 출신이고, 이 지식경제장관 후보자는 민간경제연구원 출신으로 전경련 상근부회장을 지낸 인사다. 정운천 농수산식품장관 후보자는 최고경영자 출신이다. 경제라인이 공직 출신 2인과 민간 출신 2인으로 구성된 셈이다. 이는 시장 중심의 경제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중을 담고 있는 것이다. 외교·안보 라인은 유명환 외교·남주홍 통일·이상희 국방 장관 후보자 등으로 구성됐다. 유·이 후보자는 각각 외교부와 군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다. 외교·안보라인은 ‘안정’을 우선시했다는 평가다. 남 후보자는 학자 출신으로 지난 10년간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비판해 온 대표적 보수논객이었다는 점에서 ‘보수 편향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 경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각각 내정된 원세훈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과 유인촌 전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 당선인의 서울시장 재임시절에 신임을 얻은 인사들이다. 특히 유 대표는 지난 대선 기간 거리유세 사회자로 전국을 누비며 ‘이명박 전도사’로 나선 바 있다. 교육·사회 라인은 김도연 교육과학기술·김경한 법무·이영희 노동·김성이 보건복지가족·박은경 환경 장관 후보자로 구성됐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黨 - 이상득부의장·박희태의원 ‘좌장’ 이방호 사무총장 총선 총괄지휘 한나라당은 10년간의 ‘불임 정당’에서 명실상부한 집권 여당으로 위상이 격상된다. 여당으로서 당정협의회를 주도적으로 이끌며 각종 정책을 생산, 조율하게 된다. 이번 정부조직법 협상에서 보여주듯 아직은 미숙한 여당의 모습을 벗고 야당과 함께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다. 우선 당에서는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박희태 의원이 좌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두 사람은 경선 과정부터 막후 협상과 조정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며 당과 이 대통령의 위기의 순간 진가를 발휘했다. 특히 친형인 이 부의장은 동생 이 대통령을 위해 보이지 않은 곳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도왔다.‘이명박 시대’에도 이 부의장의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보이며 동생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당 분란을 책임지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최측근 이재오 의원은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리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우선 4·9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를 목표로 하는 한나라당의 총선을 총괄지휘할 이방호 사무총장의 어깨도 무겁다. 이 총장은 공천심사부터 총선에 이르기까지 실무적으로 뒷받침하며 한나라당이 원내 제1당의 위치를 확보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았다. 소장파 핵심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정두언·임태희·주호영·박형준·정종복 의원의 활약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들은 핵심 실무를 도맡으며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이들은 ‘이명박 직계그룹’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外 - 최시중·이경숙·윤진식·천신일 등 아직 타이틀 없지만 든든한 지원군 이명박 정부에서 아직 타이틀을 얻지는 못했지만 주목해야 할 인사들이 있다. 최시중 전 한국갤럽 회장, 천신일 고대 교우회장,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그들이다. 최 전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핵심원로 모임인 ‘6인회의’에 참여한 측근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중요한 직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최 전 회장은 국가정보원장에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밖에 새 정부에서 신설될 대통령 직속의 방송통신위원장 기용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 교우회장을 맡고 있는 천 회장은 최 전 회장과 이상득 국회부의장,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등과 원로그룹을 형성하며 이 대통령에게 조언과 자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인수위원장은 한때 초대 국무총리로 검토될 정도로 이 대통령이 비중있게 생각하는 카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토요영화] 다크 블루

    [토요영화] 다크 블루

    ●다크 블루(KBS2 프리미어 밤 12시50분) 원래 영문제목은 ‘Dark Blue Almost Black’. 직역하면 ‘거의 검정에 가까운 어두운 푸른색’이란 뜻이다. 푸른색이긴 하되 밝은 톤은 아니란 사실을 미리 귀띔한다고 할까. 하지만 곧 이는 무거운 소재에 혹여나 실망할 관객을 위한 배려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될 터. 영화는 스페인 영화 특유의 유머와 재치를 곁들여 시종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주인공 호르헤(쿠임 구티에레즈)는 수위로 일한다. 그에게는 7년 전 갑자기 쓰러진 아버지가 있다. 아버지는 몸을 쓸 수 없는 데다 치매까지 앓고 있다. 아버지처럼 수위가 되기 싫어 한때 도망가려 했던 호르헤는 꼼짝없이 아버지 곁에 머무르며 병수발을 든다. 그의 형 안토니오(안토니오 드 라 토레)는 마약을 복용하다 감옥에 복역 중이다. 안토니오는 여자 수감자 파울라(마르타 에투라)를 사랑하는데, 이 때문에 파울라는 안토니오를 좋아하는 다른 여죄수들에게 구타를 당한다. 자신의 연인을 다른 감방으로 옮길 방안을 생각하던 안토니오는 파울라를 임신시켜 임산부 감방으로 옮기는 방법을 생각해 낸다. 그러나 안토니오는 불임이다. 그는 파울라를 임신시킬 다른 방법을 물색한다. 동생 호르헤가 자신을 대신해 그녀를 임신시키는 것이 그것. 호르헤는 처음엔 펄쩍 뛰지만, 곧 형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실행에 옮긴다. 그런데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호르헤와 파울라가 그만 진짜 사랑에 빠지고 만다. 두 형제와 한 여자의 엇갈린 멜로라인을 뼈대 삼은 영화는 사이사이 동성애로 고민하는 친구 이스라엘(라울 아레발로)의 이야기를 직조해 넣는다. 이처럼 작품 전반에 깔리는 소재들은 한결같이 무난하지가 않다. 하지만 가족에 대한 책임, 인간관계의 소통, 자기 정체성 등 인생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주제들을 주저없이 다루고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영화의 모티브는 다분히 역설적이다.‘평범하지 않음’이 곧 평범한 인간의 일상이라고 담담히 말한다. 스페인 감독 하면 페드로 알모도바르만 떠올렸던 이들에게 이 작품은 다니엘 산체스 아레발로라는 새로운 이름을 각인시켰다.2006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유럽영화상을 비롯해 2006년 고야상 신인 감독상, 신인 남우 주연상, 최우수 남우 조연상 등 푸짐한 상복을 누렸다.18세 이상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22년 냉동보관 정자로 태어난 ‘기적의 아기’

    22년 냉동보관 정자로 태어난 ‘기적의 아기’

    20년 넘도록 냉동 보관된 정자로 아기가 태어났다? 무려 22년 2개월 2주 동안 냉동 보관된 정자에서 ‘기적의 아기’가 태어났다고 캐나다 CTV가 보도했다. 지난 21일 방송된 이 아기에 대한 인터뷰는 캐나다 전역을 넘어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기적의 아기를 낳은 주인공은 밴쿠버에 살고 있는 마이크 쿠츠민스키(43)와 그의 아내 크리스틴. 쿠츠민스키는 냉동 보관해오던 자신의 정자를 아내의 자궁 내 이식하는 방법으로 지난해 11월 1일 아들 제이섹을 얻었다고 방송에서 밝혔다. 쿠츠민스키는 18살 때 악성 종양 진단을 받았으며 방사선 치료와 화학요법을 이용한 항암치료를 받았다. 당시 주치의는 불임 위험을 미리 알렸고 이에 쿠츠민스키는 정자를 냉동 보관해 뒀다. 그는 암에서 회복됐으나 결국 의사의 경고대로 불임이 됐다. 쿠츠민스킨는 지난 2003년 현재의 아내 크리스틴과 결혼했지만 아이는 가질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동생이 정자를 냉동 보관했다는 사실을 쿠츠민스키에게 상기시켜줬고 그는 마지막 희망으로 20여년 전의 정자를 찾아나섰다. 쿠츠민스키 자신도 보관되어 있으리라 믿지 않았던 정자는 뜻밖에도 여전히 보관되고 있었고 그는 보관료 2000달러를 지불한 후 정자를 찾을 수 있었다. 더 큰 기적은 이 20년 지난 정자로 아내 크리스틴이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 두차례 수술 끝에 마침내 임신에 성공한 크리스틴은 “임신한 사실을 알았을 때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이 믿기 어려운 소식을 전한 CTV는 “쿠츠민스키에게는 아직 19번이나 임신을 시도할 수 있는 정자가 남아있어 부부는 언제라도 둘째를 임신할 수 있다는 기대에 기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CTV인터넷 ctv.ca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李정부 첫내각 발표] 정부조직법 미타결속 조각 안팎

    [李정부 첫내각 발표] 정부조직법 미타결속 조각 안팎

    오는 25일 대통령 취임식과 함께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는 야당인 통합민주당의 협조가 없는 한 길게는 다음달 9일까지 14일간을 ‘각료 없는 불임 정부’로 보내게 된다. 새 정부 초반 2주간의 국정에 공백이 불가피한 셈이다. 이 당선인은 18일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정부조직 개편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13개 부처 장관과 2명의 국무위원 내정자를 공식 발표했다. 정부조직개편 협상이 더이상 접점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면서 정부 조직개편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자 현 정부 직제에 맞춰 새 장관 후보들을 인선하는 기형적 형태의 ‘조각(組閣)’을 단행, 교착정국을 정면돌파하고 나선 것이다. 이 당선인은 현행법상 18개 부처 장관 가운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마련한 정부조직법 개편안의 통폐합 대상부처인 통일부·정보통신부·과학기술부·해양수산부·여성부 등 5개 부처 장관을 제외한 13개 부처 장관과 총리실 산하 특임장관 내정자인 국무위원 2명만 인선하는 ‘부분 조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나라당은 이날 내정된 국무위원들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서를 19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나라 오늘 인사청문요청서 제출… 민주 “거부” 민주당은 ‘초법적·불법적 인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 당선인이 공식 사과하지 않으면 추가 협상은 없다고 분명히 못박는 한편 인사청문회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인사청문을 거부할 경우, 현행법에 따라 인사청문요청서 제출일로부터 20일이 지난 3월10일 이후 인사청문 절차 없이 국무위원을 임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당 모두 국민 여론을 의식해 겉으로는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도 속으로는 협상의 문을 꼭꼭 닫아 걸었다. 이에 따라 신춘 정국은 오는 4월 총선 이후까지 ‘강(强) 대 강(强)’의 극한 대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당선인이 ‘부분 조각’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은 더이상 정치권의 협상을 기다릴 수 없다는 상황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 출범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정치권의 지지부진한 협상을 마냥 지켜볼 수마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당선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 더이상 기다릴 수 없는 시점까지 오고 말았다. 더이상 미룰 경우 엄청난 국정혼란과 공백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물론 이같은 초강수의 이면에는 어떤 식으로든지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정치권 합의를 이끌어 내려는 고강도 압박의 의미도 담겨 있다. ●정부개편안 총선전 합의 물건너간 듯 그러나 협상이 타결 직전에 이르렀음에도 이 당선인이 일방적으로 각료 인선을 강행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민주당의 기류를 감안할 때 4월 총선 전까지는 사실상 정부조직개편이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각료 인선까지 이뤄진 터에 새 정부측과 뒤늦게 조직개편에 합의하는 것은 4월 총선 정국에서의 주도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민주당을 초강공으로 몰고 갈 수 있는 것이다. 국정의 파행이 4월 총선 정국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李정부 첫내각 발표] 한덕수총리 새장관 제청할수도

    이명박정부가 출범 직후 14일 동안 ‘각료 없는 불임 정부’가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무위원 제청권을 갖는 한덕수 총리 등이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유임되는 어정쩡한 ‘공동정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가 인사청문 요청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청문 절차를 마치고, 인사청문 보고서를 송부해야 한다. 국회가 정해진 기간 내에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대통령 당선인은 국회 동의없이 국무위원을 임명할 수 있다. 통합민주당 등이 거부하면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안이 제출되는 19일부터 20일이 지난 다음달 9일 이후에야 총리 및 국무위원 내정자를 정식 임명할 수 있다. 오는 25일 새 출범 이후 2주간 대통령만 있고, 총리·국무위원이 없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때문에 18일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의 회동에서 국무위원 제청을 위해 한덕수 총리를 한동안 유임시키기로 합의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인선에서 제외된 과학기술부·통일부·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여성부·기획예산처 등 6개 부처 국무위원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이 당선인은 “비워둔 6개 부처 책임자들은 국회 논의를 봐가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헌 정부´의 장관들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사퇴할지, 국회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이 처리될 때까지 자리를 지킬지 미지수다. 결정권은 노 대통령에게 있다.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장관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아 수리하면 5부·1처는 차관 체제로 운용된다. 반대로 사표를 받지 않으면 새 정부는 노 대통령이 임명한 6명의 국무위원을 함께 끌어 안게 된다. 물론 이 당선인이 취임 직후 5부·1처 장관들로부터 사표를 받고 차관 체제로 갈 수도 있다. 게다가 총리와 국무위원이 ‘내정자’ 꼬리표를 떼지 못하면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장세훈 김지훈기자 shjang@seoul.co.kr
  • [李정부 첫내각 발표] 한덕수총리 새장관 제청할수도

    이명박정부가 출범 직후 14일 동안 ‘각료 없는 불임 정부’가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무위원 제청권을 갖는 한덕수 총리 등이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유임되는 어정쩡한 ‘공동정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가 인사청문 요청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청문 절차를 마치고, 인사청문 보고서를 송부해야 한다. 국회가 정해진 기간 내에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대통령 당선인은 국회 동의없이 국무위원을 임명할 수 있다. 통합민주당 등이 거부하면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안이 제출되는 19일부터 20일이 지난 다음달 9일 이후에야 총리 및 국무위원 내정자를 정식 임명할 수 있다. 오는 25일 새 출범 이후 2주간 대통령만 있고, 총리·국무위원이 없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때문에 18일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의 회동에서 국무위원 제청을 위해 한덕수 총리를 한동안 유임시키기로 합의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인선에서 제외된 과학기술부·통일부·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여성부·기획예산처 등 6개 부처 국무위원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이 당선인은 “비워둔 6개 부처 책임자들은 국회 논의를 봐가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헌 정부´의 장관들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사퇴할지, 국회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이 처리될 때까지 자리를 지킬지 미지수다. 결정권은 노 대통령에게 있다.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장관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아 수리하면 5부·1처는 차관 체제로 운용된다. 반대로 사표를 받지 않으면 새 정부는 노 대통령이 임명한 6명의 국무위원을 함께 끌어 안게 된다. 물론 이 당선인이 취임 직후 5부·1처 장관들로부터 사표를 받고 차관 체제로 갈 수도 있다. 게다가 총리와 국무위원이 ‘내정자’ 꼬리표를 떼지 못하면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글 / 장세훈 김지훈기자 shjang@seoul.co.kr 영상 /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정부조직개편 협상 난항] 부분조각해도 파행 불보듯

    [정부조직개편 협상 난항] 부분조각해도 파행 불보듯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통합민주당의 정부조직 개편 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날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함에 따라 오는 25일 대통령 취임식 이전 새 정부 각료 임명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대통령직 인수위 핵심관계자는 17일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하지 않고는 정부조직 개편 협상이 당장 타결된다 해도 현실적으로 25일 이전 국무위원 임명은 물 건너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명박 정부는 헌정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각료 없는 불임 내각’을 출범시키거나 현행 정부조직법에 따라 일부 부처 각료만 인선하는 파행을 면할 수 없게 됐다. 협상과 공방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조직개편 무산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오는 4·9 총선의 최대 쟁점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李당선인측 조각 고심 이 당선인과 한나라당이 끝내 민주당 설득에 실패할 경우,25일 취임식에는 국무위원이 아닌 국무위원 내정자들이 취임준비위의 초청으로 참석하게 될 것 같다. 헌정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불임 정부’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 당선인측은 최악의 상황인 ‘불임 정부’에 대비해 ▲장관을 특정하지 않고 국무위원 후보 15명을 임명하는 방안 ▲통폐합 대상인 5개 부처를 제외한 나머지 부처 장관만 임명하는 방안 ▲정부조직개편과 관계없이 유지되는 법무부 등 4∼5개 부처 장관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임명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당선인측이 어떤 방안을 택하든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고, 정부조직 개편을 둘러싼 여야 정치공방도 ‘4·9 총선’을 거쳐 18대 국회가 시작되는 6월 이후 새 국회에서 정부조직법안을 처리할 때까지 지속될 공산이 크다. 비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최소 2개월, 길게는 4개월 이상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3부 장관 우선 임명 검토 인수위측은 협상이 끝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현행 정부조직법에 따라 13부 장관만 임명하고 통폐합 대상인 통일부·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여성부 장관은 임명하지 않는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협상이 끝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행법에 따라 각 부처 장관을 임명할 수밖에 없다.”면서 “일단 중심이 되는 부처 장관만 임명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가령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합쳐질 기획재정부의 경우 현행 조직법에 따라 재경부 장관만 임명하고 예산처는 장관을 임명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예산처는 차관 체제로 운용하다가 정부조직 개편안이 처리된 뒤에 재경부 장관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이름을 바꿔 그대로 임명하면 된다는 의미다. 이 방안은 현행법에 따라 임명된 장관이 정부조직법 개편 전 통폐합 대상 부처의 업무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아 자칫 위헌 시비를 불러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조직법 개편 뒤 새 통합부처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인사청문회를 다시 받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장관 보직을 명기하지 않고 국무위원 후보자 15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국회에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먼저 국무위원으로 임명하고, 나중에 장관 보직을 임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파행 조각’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워싱턴주립대 “유아용 샴푸·로션 불임유발”

    베이비샴푸와 로션, 파우더에 불임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 화학물질이 들어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워싱턴주립대의 셀라 새티아나레이나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플라스틱 제품을 유연하게 만드는데 쓰이는 ‘프샐레이츠’라는 화학물질이 유아용 화장품과 장난감 등에서 다량 검출됐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4일 전했다. 연구팀의 논문은 미국 소아과 학회보 2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캘리포니아와 미네소타, 미주리주에 거주하는 24∼28개월된 유아 163명의 기저귀를 조사한 결과 일정 수준 이상의 프샐레이츠가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화학물질은 환경보호론자들로부터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위해성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서 이 물질의 사용을 규제하고 있는 반면 미국 연방정부가 아직 사용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인간대상 실험에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으나 동물실험에서는 프샐레이츠가 생식기능의 결함을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시카고 연합뉴스
  • [강유정의 영화in]매뉴얼 오브 러브

    ‘매뉴얼 오브 러브’는 섹시한 영화이다. 실상 이 영화에는 섹스신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영화의 에피소드들은 서로의 속살을 만져보지 못한 연인들이 서로에게 던지는 눈빛과 같은 긴장감으로 팽팽하다. 영화가 시작할 즈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누군가의 고백처럼, 이 작품은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나를 들뜨게 해요.”라는 말을 구체적으로 실감하게 한다. 에로스와 포르노, 섹스와 음란 사이에 놓인 비밀한 사랑의 방식, 행복하고 난감한 욕망의 아이러니가 ‘매뉴얼 오브 러브’인 셈이다. ‘매뉴얼 어브 러브’는 ‘러브 액추얼리’처럼 옴니버스식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어느새 로맨틱 코미디의 관습으로 인증된 구성방식이 아니다. 정작 눈길을 끄는 것은 옴니버스식 영화가 수박 겉핥기 식으로 지나간 사랑의 비밀한 내면인 에로스를 들여다보는 태도이다. 영화 전반을 이끄는 주제인 사랑은 ‘에로스’로 압축된다. 하반신 마비가 된 환자의 성기마저 부풀어 오르게 하는 뜨거운 격정, 그것이 바로 사랑의 다른 이름인 에로스라고 말이다. 영화의 첫번째 에피소드인 하반신 마비 환자의 이야기는 그런 점에서 흥미롭다. 니콜라는 사고로 인해 하반신의 감각을 잃게 된다. 마비가 영원히 지속될까 두려워 하던 니콜라에게 루시아(모니카 벨루치)라는 물리치료사가 나타난다. 그녀는 방금 스크린을 찢고 나온 배우처럼 육감적인 몸매와 촉촉한 입술을 지니고 있다. 니콜라는 그녀의 치료가 아니라 그녀의 목소리와 몸매에 온통 정신이 팔린다. 하반신이 마비된 니콜라의 성욕은 뇌수를 가득 채워 공상으로 뻗어나간다. 그의 정신은 이미 한껏 발기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에로스가 결국 그를 일어서게 한다는 사실이다. 에피소드의 마지막 장면 니콜라와 루시아가 나누는 정사가 섹스가 아님에도 에로틱한 까닭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에로스란 늘 마술적인 기적을 일으키는 것일까. 마지막 에피소드는 에로스의 서글픈 양가성을 느끼게 한다.50대 레스토랑 지배인인 어네스토에게 자신은 나이든 남자에게 끌린다며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20대 여자, 세실리아가 나타난다. 세실리아는 어네스토에게 담을 넘어 남의 집 온천에 들어가자고 유혹하고 화장실에서 은밀한 섹스를 나누자고 재촉한다. 어네스토에게 그녀의 제안은 심장이 멎을 만큼 짜릿하고 강렬하다. 문제는 일탈을 하기에는 어네스토가 너무 늙었다는 데에 있다. 섹스는 약으로 해결되지만 20대 여성 세실리아를 감당할 에너지는 약으로 충당되지 않는다. ‘매뉴얼 오브 러브’는 섹스와 에로스에 관련된 네 가지 에피소드들을 통해 은밀히 꿈꿔왔던 욕망과 판타지를 입체화해준다. 지오바니 베로네시 감독은 섹스와 에로스의 환상 뒤편에 놓인 부담과 책임, 위험을 가볍지만 진중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불임부부, 동성애인 등을 통해 조형해낸 그의 세계는 둘만 잘되면 만사형통식의 로맨틱 코미디의 한계를 넘어서 있다. 에로스로 환원되는 사랑의 비밀, 그 매력적 양가성이 이 영화 ‘매뉴얼 오브 러브’에는 녹아 있다.
  • [여성&남성]직장에서 성별을 바꾸고 싶을 때

    [여성&남성]직장에서 성별을 바꾸고 싶을 때

    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해 고된 직장 생활을 견뎌야 하는 것은 여자나 남자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말처럼 직장 내에서 내가 더 힘들고, 상대가 부러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다. 남자는 여자보다 더 힘든 일을 하는 것 같아 짜증나고, 여자는 남자가 더 대접받는 것 같아 아쉽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 여자와 남자가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한 ‘상대적 박탈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직장 생활에서 어떨 때 여자는 남자가 부럽고, 남자는 여자가 부러울까. 각각 다른 직종에 몸담고 있는 여(女)와 남(男)의 솔직한 속마음을 들어봤다. ■ 눈치보는 퇴근시간 답답하君 ● 회식자리 상사대접 골치 아파 기업 연구원에 근무하는 김모(31)씨는 퇴근이나 회식 때만 되면 그저 여자로 변신하고 싶다. 오후 6시만 되면 눈치볼 것 없이 짐 싸들고 휙 일어서는 여직원이 부럽기 때문이다. 회식 때도 여직원은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는 핑계로 ‘상사 접대 노동’에 남자만 동원되기 일쑤다. “남자는 아무래도 군대에서부터 스스로 주눅드는 게 몸에 배다보니 상사가 눈치를 주지도 않는데 ‘칼퇴근’을 못하고, 회식 때도 미적거리다 빠지겠다는 말도 못하죠. 여직원이 주말에 휴가를 붙여서 해외여행까지 다녀오는 걸 보면 나도 차라리 여자가 됐으면 싶어요.” 지난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서울의 한 구청에서 일하고 있는 윤모(30)씨는 같이 일하고 있는 여자 공무원이 마냥 부럽다.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만 하면 인생에 꽃이 필 줄 알았던 윤씨였다. 하지만 일은 늘 산더미처럼 쌓였고,‘출세’를 위해선 남보다 한 시간이라도 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몰려왔다. 상사와의 회식 자리도 절대 빠질 수 없고 결혼을 준비하기 위해 집을 장만하려면 재테크에도 신경써야 한다. “요즘 여자 공무원이 신붓감 1위라고 하니 동료 여직원은 합격 이후에는 승진에 별로 신경쓰지 않고 ‘칼퇴근’한 뒤에 자기계발이나 여유있는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살더라고요. 이상한 짓만 하지 않으면 평생 해고당할 염려도 없으니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 직업상 여자가 훨씬 더 유리하다고 느낄 때 영업사원 이모(29)씨는 업무상 여성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점이 부러워 여자가 됐으면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평소 남성을 대상으로 영업을 다니는 이씨는 최대한 부드럽게 고객을 대하지만 아무래도 상대가 딱딱하게 느끼는 때가 많다. 하지만 동료 여성은 같은 사람과 만나도 좀더 길게 대화하고, 보다 쉽게 식사 자리도 갖는 등 관계를 잘 풀어나갔다.“아무리 열심히 해도 여자만이 할 수 있는, 묘한 그런 게 있더라고요.” 광고 회사원 나모(30)씨도 마찬가지다. 광고를 제작하기 위해 배경으로 깔게 되는 영상 제작이나 상황에 걸맞은 카피를 만들 때 여성이 훨씬 더 세련되고 감각적이라는 생각이 든 게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화장품이나 패션 쪽 광고 제작 의뢰가 들어왔을 때 남자 직원은 거의 꿀먹은 벙어리처럼 있어야 할 때가 많다. “아무래도 감성적인 측면에서는 여성이 훨씬 뛰어난 측면이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럴 땐 여자로 태어났으면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곤 하죠.” ● 시험에 유리한 예쁜 글씨, 도저히 안나올 때 변호사 서모(34)씨는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 가끔 여자였으면 좀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손글씨로 시험을 치러야 하는 사법시험의 특성상 예쁜 글씨체가 점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펜글씨로 필체 연습까지 했다. 하지만 이미 손에 익은 글씨체는 별 발전이 없었다. 주변의 여성 고시준비생은 대부분 예쁜 글씨로 답안지를 써내려가 그저 부러움만 안겨줬다.“법조인은 일의 분량에서나 사건의 까다로움에서 남녀 차별없이 동등하게 일을 하는 편이지만 시험준비 때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니 글씨 잘 쓰는 여자가 돼 시험을 치르고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았죠. 어릴 때부터 예쁘게 보이고 싶어하는 여성의 꾸준한 글씨 연습을 뒤늦게 따라가려니 이미 늦었더라고요.” 경찰 공무원 김모(35)씨는 자기가 맡은 업무 외에 유명 인사 경호나 집회 시위 폴리스라인 등의 동원 업무를 나가야 할 때 여직원이 마냥 부럽다. 주요 경호 업무가 주어졌을 때 형사계에 있는 여경이라도 동원되지 않는 일이 많은데다 최근 여경들로 폴리스라인을 만드는 ‘립스틱라인’이 사실상 폐지되면서 폴리스라인 동원 업무도 고스란히 남자 경찰만의 일이 돼버렸기 때문이다.“주업무는 아니지만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불평하기 힘들고, 괜히 치사해 보이기도 하니까 말을 꺼내지도 못하죠. 그럴 땐 차라리 여경이 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또 다른 경찰 공무원 서모(33)씨는 여성 범죄자를 심문할 때 여자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털어놨다. 최근엔 지능범이 많아 피의자 심문 조서를 꾸밀 때 머리 굴리는 소리가 다 들리지만 여성의 마음 속을 읽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범죄란 게 남자 여자 차이가 있겠습니까만, 가끔 여성 범죄자와 머리 싸움을 할 때 내가 여자라면 이들의 심리를 좀더 꿰고 한 발 앞서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죠.” ● 여자가 아니라 다행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남자로서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직업도 있다. 항공사 파일럿인 김모(34)씨는 오존층 위로 비행하는 시간이 많아 걸러지지 않은 방사능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늘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쓴다. 여성 파일럿에게 처음 비행을 배워 섬세한 항공 운항술에 여성이 유리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했지만 방사능이 자칫 잘못하면 ‘불임’이라는 불행을 낳을 수가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몇몇 여성 동료가 위험에도 불구하고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짠할 때가 많죠. 어쨋든 제가 남자로서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꽉 조이는 유니폼 괴로운 Girl ● 머리부터 발끝까지 규제받다니… 은행원 김모(26·여)씨는 유니폼을 입고 있는 자기 모습을 볼 때마다 남자 행원이 되고 싶다. 남자 행원과는 달리 여자 행원은 꼭 유니폼을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은 여자 행원의 복장과 두발을 엄격히 단속(?)한다.“물론 고객에게 신뢰를 줘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남자 행원도 항상 정장을 입어야 하죠. 그러나 남자 행원에게는 여자 행원 만큼 까다로운 복장 규정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여자 행원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다 규제받고 있죠.” 김씨는 예쁜 정장을 입고 일반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이 여간 부럽지 않다. 모두 같은 유니폼을 입고 일한다는 사실이 마치 고등학교를 다시 다닌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은행에서 여자 행원에게만 유니폼 규정을 두다 보니 여자 행원은 황당한 일을 겪기도 한다. 은행원 강모(26·여)씨는 고객이 유니폼을 입고 있는 여자 행원과 그러지 않은 남자 행원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다르다고 울분을 토한다.“같은 직급이라도 여자는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직급을 낮게 봅니다. 그러니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고객이 많죠. 어떤 손님은 유니폼을 입은 제 모습을 보고 ‘고등학교 밖에 안 나와 은행일 하고 있냐.’고 비웃기도 합니다. 고객에게 화를 낼 수도 없죠. 그냥 웃는 얼굴로 ‘아닙니다. 고객님’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니폼 하나에도 ‘남녀차별’이 깊숙이 배어 있는 겁니다.” ● “남자처럼 편한 자세로 일하고 싶어요” 대기업 회사원 김모(27·여)씨는 편한 자세로 일하는 남자 동료를 볼 때마다 남자가 되고 싶다. 여자 사원은 남자 사원과는 달리 조신하고 품격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여성스럽지 못한 여자’로 눈밖에 나기 때문이다.“남자는 모를 거예요. 직장에서 여자가 행동에 얼마나 많은 제약을 받는지. 남자는 괜찮지만 여자는 안 되는 행동이 수도 없이 많아요. 대표적인 게 앉아 있는 자세죠.” 평소 다리를 떠는 버릇이 있는 대기업 회사원 조모(27·여)씨는 상사에게 ‘여자가 다리를 떤다.’고 가끔 지적을 받는다. 그러나 다른 남자 직원은 다리를 떨어도 별로 지적을 받지 않는 게 의아하다. 칸막이가 쳐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이 불편하게 여길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러나 왜 여자는 남자와 달리 행동 하나하나를 통제받고 조심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조씨는 모르겠다고 한다. 조씨는 이를 ‘군대 이야기’에 비유한다.“남자들 군대 얘기 많이 하잖아요, 이등병 때 고참 눈치보느라 ‘각잡고’ 앉아 있었다고. 그래야 ‘이등병다운 자세’라고요. 여자는 평생 이등병입니다. 항상 ‘여자다운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하잖아요.” 회사에서 영업직으로 근무하는 주모(27·여)씨는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마다 남자가 되고 싶다. 결혼 후에도 계속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생명’이 짧은 영업직원의 특성상 결혼은 큰 ‘타격’이 된다.“여자는 결혼하면 남자보다 더 가정에 헌신해야 하잖아요. 아이도 낳아 길러야 하고 신경쓸 게 많죠. 일을 계속하고 싶은데 결혼하면 제 꿈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주씨는 뛰어난 영업실적으로 우수 사원만 갈 수 있는 해외연수까지 다녀왔다. 하지만 주변에서 ‘여자는 결혼하면 영업직으로 계속 성장하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최근 임신 때문에 영업을 그만두고 내근직으로 근무하는 여자 동료에게 쏟아진 뒷말도 주씨에게 교훈 아닌 교훈이 됐다. 계속 일하고 싶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이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제가 원하는 영업직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남자라면 이런 걱정 하지 않고 일에만 전념할 수 있을 텐데요.” ● 그 ‘좋다는’ 전문직도 여자는 서럽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산부인과 전공의로 일하는 이모(31·여)씨는 전공을 선택했을 때 정말 남자가 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아무래도 ‘여자’라는 굴레 때문에 산부인과를 선택한 이유가 강했다.“경쟁력을 따지는 시기에 그래도 남자보다 유리한 게 산부인과밖에 없더라고요. 안과나 피부과 같은 인기 직종은 여자를 잘 뽑지 않는다는 말도 있고요.” 이씨는 인턴시절에 황당한 경험을 했다. 지난해 7월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중 치료를 받으려던 환자가 ‘남자 의사 없냐.’고 물었던 것. 이씨는 이 날의 충격이 꽤나 컸다.“아직 우리 사회에는 의사와 같이 중요한 직업은 남자가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나봐요. 적어도 산부인과 환자는 이렇게 면박을 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나마 직장내 여성 차별이 적다는 교사도 할 말은 많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김모(26·여)씨는 아이들을 맘껏(?) 혼내지 못할 때 남자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절실하다. 평소 학생이 남 교사와 달리 여 교사를 무시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아이들이 남자 선생님은 무서워하지만 여자 선생님은 우습게 봐요. 반항 때문에 불쾌한 일도 겪고 상처도 많이 받아요.” 지난해 12월에도 김씨는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수업시간에 떠드는 학생들에게 “조용해”라고 말했지만 “떠들지 않았다.”,“선생님이 잘못 들은 것이다.”라며 투덜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남자 선생님이라면 그런 반응이 나오지 않았겠죠. 무서워 하니까요. 여자 선생님을 무시하는 아이들이 커서는 어떻겠어요.”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美 체세포핵이식 배아복제 성공

    미국 연구진이 황우석 박사가 시도했던 체세포 핵이식 기술을 이용해 인간배아 복제가 가능함을 입증했다. 이로써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의 성공 가능성이 한 발 앞당겨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생명공학기업인 스티마젠(Stemagen)의 앤드루 프렌치 박사팀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인간의 난자와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배아를 만들어 배반포 단계까지 배양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연구팀은 배반포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하지는 못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줄기세포 분야의 국제적인 저널 ‘스템셀’ 1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진은 2006년 불임여성 3명에게서 기증받아 핵을 제거한 난자 25개에 성인 남성 2명의 피부 체세포를 주입한 뒤 전기충격을 가하는 체세포 핵이식 방법으로 복제배아 5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프렌치 박사는 복제배아는 줄기세포 채취가 가능한 배반포 단계까지 자랐고 이 중 3개가 체세포 DNA와 일치하는 복제배아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진은 복제배아임을 확인하기 위해 배반포 5개를 모두 파괴하느라 줄기세포 채취는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버드 의대 레너드 존 박사는 “체세포 핵이식을 이용한 인간배아복제는 다른 연구진도 성공한 적이 있지만 성인의 체세포로 배반포 단계까지 키워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논평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어떤 영화

    승리의 순간은 기억되고 패배는 잊혀진다.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결승전 이전까지는 그랬다.1000여개의 핸드볼팀을 보유한 덴마크와 붙은 선수들은 열아홉번의 동점, 연장 접전에 승부던지기까지 갔다. 그리고 졌다. 그 패배의 순간은 감동의 실화가 됐다.‘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제작 MK픽처스·10일 개봉)이다. ‘누구나 다 아는´ 이 이야기는 풍부한 양감과 생생한 촉감을 가진 캐릭터로 직조됐다.‘우리 생애…´는 생활전선과 경기장을 분리하지 않는다. 노장선수 미숙(문소리)은 팀이 해체되며 마트 야채코너에 선다.“양파가 1㎏에 990원”을 외치던 ‘아줌마´는 다시 국가대표로 들어가 빚에 쫓기는 남편과 아들의 생계를 책임진다. 새 국가대표팀에 감독대행으로 온 혜경(김정은)은 팀내 불화보다 이혼 경력 때문에 경질된다. 자존심 뭉개고 선수로 다시 복귀하는 그는 입술 앙다물던 과거의 독기를 풀고 동료들을 보듬는다. 평생 ‘국대´마크 한번 못 달아보다 늘그막에 익은 정란(김지영)은 화통한 사투리로 웃음을 주도하지만 호르몬제로 불임의 고통을 겪고 있다. 삶도, 경기도 순탄치 않은 이들은 새 감독 승필(엄태웅), 신진 선수와의 불화 등으로 긴장과 이완을 반복한다. 이 영화의 관건은 경기의 재현이 아니라 선수 저마다의 사연이다. 경기 장면은 기대만큼 박진감 넘치거나 정교하지 않다. 그러나 배우들의 결단 서린 맨얼굴은 ‘역투´를 만들어냈다. 김정은은 큰 눈망울의 생기를 지우고 진중한 감독과 선수로 자리잡았다. 늘 조연 역에 머물렀던 김지영은 언제 어떻게 파고들지를 정확하게 계산해 낸다. 배우 문소리는 시사회에서 “우리가 국가대표 선수가 되기에도 부족했고 한국영화 현실에서 여성영화를 만들기도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스포츠영화에 여성영화라는 마이너리티 근성은 핸드볼이라는 비인기 종목의 애끓는 경험과 맞아떨어지며 ‘감동´의 진폭을 넓힌다. 크레디트 옆으로 지나가는 실제 선수들의 망가진(?) 스틸컷은 가장 가슴 먹먹한 크레디트 중 하나로 남을 것 같다. 마지막 승부던지기. 카메라는 공 대신 선수의 얼굴에 남은 적막과 진공을 비춘다. 환희와 절망이 빠르게 뒤섞이던 순간이다. 오심과 부상의 악재가 겹치는 인생의 경기장에서 의연하게 끝을 맺는 성숙함. 지더라도 결코 울지 말자는 약속. 생애 최고의 순간은 결과가 아니라 의지가 말해 준다는 진실.‘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전체 관람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서울신문 선정 2007년 10대 뉴스

    ● 이명박 대통령 당선 ‘10년만에 정권교체’ 12월19일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다.48.7%를 얻어 과반수 득표에는 실패했지만 10년 만에 우파세력이 국정을 이끌게 됐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혹평해온 한나라당은 ‘불임정당’의 불명예를 씻었다. 선거가 끝난 뒤 이 당선자는 “매우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아프간서 한국인 23명 피랍… 2명 사망 분당 샘물교회 배형규 목사 선교일행 23명이 7월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장장 43일간 이어진 피랍사태 동안 21명은 구조됐으나 2명은 희생됐다. 협상장에 국정원장이 직접 진두진휘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돼 부적절한 행동이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무분별하고 공격적인 해외선교를 지양해야 한다는 비판도 강하게 제기했다. ● 태안서 원유 유출… 사상 최악 환경오염 12월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삼성중공업 소속 크레인 바지선이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를 들이받아 원유 1만 2547㎘가 유출됐다. 이번 사고는 서산 가로림만에서 안면도까지 168㎞의 해안을 오염시키고 5159㏊의 양식장에 피해를 가져오는 등 최악의 해상오염사고로 기록됐다. 그러나 자원봉사자의 행렬이 이어져 나눔문화의 뜻을 새기는 계기가 됐다. ● 신정아·변양균씨 ‘권력형 비리’ 파문 지난 7월 ‘미술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던 신정아 동국대 조교수 겸 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의 대학 학위가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져 우리 사회에 학력 검증 열풍을 몰고 왔다. 한달 뒤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씨를 비호한 사실이 드러나 권력형 비리로 반전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언론에 대해 소설을 쓴다고 일갈해 청와대 사정기능의 부재를 뒷받침해 줬다. ● 2차 남북정상회담 7년만에 평양서 개최 노무현 대통령은 10월2∼4일까지 평양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 이래 7년 만이다. 두 정상은 회담 마지막날인 10월4일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4자회담 추진, 남북 경협의 확대·발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등을 담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서명했다. ● 한·미 FTA 타결… 양국 경제 동맹 강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협상 시작 14개월 만인 지난 4월2일 타결됐다. 국회비준을 받아야 하지만 한·미 관계가 군사·외교 분야에 이어 ‘경제 동맹’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장벽의 제거로 제조업은 미국시장을 공략할 기회를 갖게 됐지만 농업·제약·법률서비스 등은 피해가 예상된다. 국회비준 뒤 60일 이후 별도로 합의한 날짜에 발효된다. ● 김용철 변호사 삼성 비자금 의혹 폭로 삼성그룹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가 10월29일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다. 김 변호사는 사법부와 국세청 등에 대한 전방위 로비의혹,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경영권 승계에 하자 등도 폭로했다. 결국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할 특검법이 11월23일 국회를 통과했고, 최장 105일 동안 수사를 이끌 특별검사에는 인천지검장을 역임한 조준웅 변호사가 임명됐다. ● BBK 연루 의혹 ‘이명박 특검법’ 논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BBK 주가조작사건 연루 의혹이 대선판을 달궜다. 대통합민주신당 등은 “이명박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며 압박했다. 사건의 열쇠를 쥔 김경준(41)씨가 11월16일 국내로 송환됨에 따라 혼란은 정점에 치달았다. 검찰이 이 당선자를 무혐의 처리했지만, 여진은 계속됐다. 특별검사제 도입이 국회에서 의결돼, 논란은 2008년까지 이어지게 됐다. ● 김연아·박태환·전도연 세계 정상 ‘우뚝’ 피겨 김연아(17), 수영 박태환(18), 영화배우 전도연(34)이 세계 정상에 올랐다. 모두 불모지로 여겨졌던 분야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값졌다.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박태환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사상 첫 금을 따냈다. 전도연도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칸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젊은 한국인의 힘을 확인시켜 준 쾌거였다. ●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빗나간 父情’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3월 아들을 때린 술집종업원들을 경호원과 조직폭력배 등을 동원해 보복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김 회장은 수감됐다 2심에서 사회봉사명령을 받아 풀려났다. 재벌 총수의 빗나간 부정(父情)과 경찰 상층부의 사건 은폐기도 등으로 일반인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글 / 서울신문 영상 /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李당선자 복지정책 핵심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복지 확충 전략은 분배가 아닌 경제성장에 따른 일자리 창출에 바탕을 두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0년 동안 성장보다 분배에 주력한 복지정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당선자가 내세운 복지정책의 성공 여부는 12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 이 당선자의 성장 복지 철학은 경제 성장에 따른 과실을 골고루 나눠줄 때 비로소 복지수준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곳간에 쌀이 가득 쌓여 있어야 인심도 쓸 수 있다.’는 논리다. 선심성 복지나 소모성 복지는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고 사회 양극화만 가져와 분배 상황이 되레 악화한다고 주장한다. 보건 복지정책은 생애 단계별로 짜였는데, 첫 단계와 노령 단계 복지정책이 눈에 띈다. 출산부터 취학까지 각종 복지를 국가가 지원하는 ‘Mom&Baby’ 프로젝트는 산전검사, 불임치료, 분만비, 예방접종, 진료비, 보·교육비 등 6개 항목을 정부가 적극 지원하자는 것이다.2012년까지 0∼5세의 모든 영·유아 보육시설비와 입원진료비, 외래진료비의 본인 부담금을 면제하고 12세 이하 필수 예방접종을 무료로 실시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담았다. 개인의 수입과 관계없이 보육비는 궁극적으로 국가가 책임지는 방향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내년 7월부터 65세 이상 전체 노인으로 확대하는 기초노령연금을 월 8만 4000원에서 20만원 수준으로 올릴 계획이다. 당선자는 후보 시절 “직장이 보육시설을 운영하면 국가가 보조하거나 인근에 시설을 만드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방과후 교육문제도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점진적인 개선을 약속했다. 기초노령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하고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특수직연금에 대한 개혁의지도 분명히 밝혔다. 국민연금 개혁 완성 시점은 확실하게 못박지 않았지만 취임 첫해 7월까지는 대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은 중증 질환 중심으로 개편한다. 암을 비롯한 질환의 건강보험 보장률을 현재 61.8% 수준에서 대폭 확대할 것임을 밝혔다. 비만도, 금연 여부,5대암 검진 여부, 혈압 및 혈당 측정, 만성질환자의 투약 지속률을 점수화하는 ‘건강 포인트’제도를 도입, 포인트에 따라 건강 보험료를 깎아주는 제도도 시행할 방침이다. 실내 공기질 집중관리를 통해 아토피를 없애고 노인 일자리 확충 및 보호시설 확충, 노인장기요양보험제 대상 확대 등도 포함돼 있다. 컴퓨터단층 촬영(CT), 자기공명장치(MRI) 진단, 보청기·틀니 구입비도 보험 혜택을 줄 방침이다. 돈이 들지만 노인들이 건강하면 대신 의료비가 적게 나가 국가적으로 이익이라는 생각이다. 걱정의 목소리도 많다. 조경애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외국 의료기관 설립 허용 등 의료기관을 영리·시장화하겠다는 정책보다 저소득층·서민 의료 이용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 복지 역시 첫 출발은 ‘일자리 창출’에 있다. 고용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복지란 그림의 떡이다. 청년실업뿐 아니라 여성과 고령자의 고용정책이 쏟아질 전망이다. 우리사회가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다. 여성·고령자·장애인의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로자의 능력개발 정책도 적극 펼칠 방침이다. 각종 직업교육과 사내교육, 공공교육도 활성화 정책도 내놓기로 했다. 류찬희 이동구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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