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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수 원한다면? 30대 때 출산하라”(연구)

    “장수 원한다면? 30대 때 출산하라”(연구)

    과거에는 흔히 ‘노산’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요즘 30대 출산은 추세다. 결혼연령도 늦어지고, 취업난, 직장 스트레스 등을 겪다보면 30대 출산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오히려 그 출산마저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는 때에 한 번쯤 살펴볼만한 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다. 30대에 자녀를 낳은 여성이 20대나 10대 후반에 출산한 이들보다 오래 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르투갈 코임브라대학 연구진이 영국 등 유럽연합(EU)에 속한 모든 국가의 출생과 기대수명 자료를 수집해 나이 든 여성들의 기대 수명과 이들 여성이 젊었을 때 자녀를 출산한 나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30대에 자녀를 낳은 여성들은 10대와 20대에 출산을 경험한 이들보다 더 오래 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불임 전문가들은 여성은 30대가 되기 전에 자녀 계획을 시작하지 않으면 난자의 질과 양이 줄어 임신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국제 학술지 ‘공공보건 저널’(Journal Of Public Health) 최신호에 실린 이번 연구는 위와 같은 문제에 새로운 해석을 내리며, 30대에도 임신할 수 있는 여성은 더 오래 살 가능성이 높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연구논문에서 “임신하는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여성의 평균 수명도 늘고 있다. 즉 여성이 출산하는 나이가 많을수록 더 오래 사는 것”이라면서 “나중에 출산하는 여성은 더 오래 살며, 이렇게 후기 임신을 허용하는 유전자는 여성의 수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전문가들은 기존에 “영국은 여성들이 이전 세대들보다 훨씬 늦은 나이에 자녀를 낳고 있어 ‘불임 시한폭탄’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에서 첫 번째 자녀를 출산하는 여성의 평균 나이는 현재 30세. 아이 25명 중 1명은 40세 이상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나고 있다. 한국도 역시 마찬가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첫 아이를 출산한 여성의 평균 나이는 31.4세였다. 물론 이번 연구에서 자녀를 나중에 출산한 여성이 왜 더 오래 사는지 그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이는 여성의 개인적인 배경이 큰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불임 전문가 로드 윈스턴은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나중에 출산하는 여성들은 사회적 지위가 더 높고 소득이 더 높다”면서 “그들은 사회적 상황 탓에 나중에 출산하는 게 더 쉬울 수 있는데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더 높은 소득 계층에 있으며 더 건강한 생활 방식을 이끌 여유가 있어 수명이 더 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영국출산사회(British Fertility Society)의 정책 고문 라지 마투르는 “여성들이 나중에 자녀를 낳아도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롭다. 하지만 우리는 30대와 40대에 자녀를 가지려고 시도하는 여성들은 더 힘들 수밖에 없으므로 이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제 학술지 ‘폐경 저널’(Menopause journal)에 실린 또 다른 연구에서도 나중에 출산하는 여성들은 수명이 긴 특정 DNA 지표를 3배 더 많이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를 진행한 미국의 연구자들은 “마지막 자녀를 낳았을 때 나이가 많았던 여성들은 29세 이하에 마지막 자녀를 낳았던 이들보다 더 긴 텔로미어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2~3배 더 높았다”고 말했다. 여기서 텔로미어는 DNA 가닥들을 보호하는 뚜껑으로, 이게 짧으면 수명이 짧은 것과 관련돼 있다. 사진=ⓒ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노현희, 과거 7년 만의 이혼 후..“하늘을 봐야 별을 따는 데”

    노현희, 과거 7년 만의 이혼 후..“하늘을 봐야 별을 따는 데”

    노현희가 방송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지난 18일 방송된 TV조선 ‘더 늦기 전에 친정엄마’(이하 ‘친정엄마’)에는 충남 예산으로 여행을 떠난 노현희 모녀의 모습이 그려졌다. 노현희는 과거 방송된 KBS2 ‘여유만만’에 출연해 성형과 이혼이 평생의 꼬리표가 돼 온갖 루머와 악성 댓글에 시달린 지난날들을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노현희는 신동진 아나운서와 결혼 7년 만에 파경을 맞았고, 그녀의 불임과 성형 수술 등이 이혼 사유가 됐다는 소문이 나돈 바 있다. 이에 노현희는 “(불임)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난 정상이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따는 데 하늘을 볼 수 없었다”고 해명한 데 이어 “엄마가 나를 혼자 키워서 그런 엄마가 원하는 반듯한 남자와 결혼하고 싶었다. 결혼에 임박했을 때 주위에서 많이 말렸지만 그럴 겨를도 없었고 그저 잘 살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결혼했다. 하지만 아나운서 남편의 이미지 탓에 역할을 맡는 데도 제약이 따랐고, 행동도 늘 조심해야 했다”며 편치 않았던 결혼생활을 털어놨다. 이어 “이혼은 처음부터 준비된 듯한 결별이었다. 좀 더 빨리 했어야 했는데 주위 기대를 저버리기 무서웠다”며 “결국 아버지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놨고, 아버지가 ‘딸과 헤어져달라’는 편지를 남편에게 보낸 후에야 용기를 내 이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노현희는 전과 확연히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대해 “악성 댓글을 보며 다시 수술을 반복했고, 급기야 나 스스로도 ‘누구지?’라는 의문이 생길 만큼 달라져 버렸다 조금 더 예뻐져서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 여자로서 남편에게 보다 더 사랑받고 싶었던 마음으로 시작한 성형이 나를 더 힘들게 했다”고 후회의 심정을 털어놓았다. 한편 노현희는 신동진 아나운서와 지난 2001년 결혼했지만 7년만에 파경을 맞았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의료도 로봇 시대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의료도 로봇 시대

    우리는 수많은 로봇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산업용 로봇이 정밀 제조공정을 담당하고 있고, 당장 우리집 거실 바닥에도 로봇 청소기가 불평 없는 성실함을 발휘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도 의료정보 수집, 의료결정과정 보조, 수술·재활에 첨단 로봇을 쓰고 있다.로봇이란 ‘사람과 유사한 모습과 기능을 가진 기계’ 또는 ‘스스로 작업하는 능력을 가진 기계’를 말하는데, 체코어로 노동을 뜻하는 ‘robota’가 어원이다. 이런 일반적인 로봇의 정의는 이제 바뀔 때가 됐다. 특정 능력에 있어 사람을 능가하는 기능을 가질 뿐만 아니라 하는 일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폭넓게 달라진다. 의료 분야에서 로봇은 다른 분야보다 앞서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의료용 로봇은 2000년대 초반 등장한 수술 로봇 ‘다빈치’를 들 수 있다. 다빈치를 이용한 수술장의 풍경은 조금 생경하다. 의료진은 환자와 멀리 떨어진 조종용 장치에 머리와 두 팔을 넣은 채 수술을 한다. 로봇의 카메라로 환자 몸속을 보며 실제 수술하는 듯한 동작으로 로봇 팔을 조종해 필요한 수술을 시행한다. 고전적 방법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부위의 조작도 가능하며 수술자의 손떨림 등 인간적 실수도 로봇이 보정해 준다. 로봇은 인간이 생각해 낸 물리적 퍼포먼스를 인간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수행한다. 매우 작은 로봇이 인체 혈관을 자유롭게 이동한다면 노폐물이나 종양을 선택적으로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혈관이 막히는 심근경색, 동맥경화증 등의 질환에서 최소침습적 혈관내 수술로 막힌 부위를 치료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의 유대사마리아대에서 개발한 ‘바이롭’은 외부 자기장으로 전력을 공급받아 혈류를 통해 이동하며 암세포나 혈전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한다. 필요에 따라 여러 개 로봇을 투입할 수 있고 장기간 체내에 머무를 수 있어 지속적인 치료와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2010년 전남대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 연구팀은 인간과 혈류와 혈압이 비슷한 돼지 혈관에 직경 1㎜, 길이 5㎜의 마이크로 로봇을 삽입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올해 7월에는 같은 연구팀이 관절연골 재생용 줄기세포를 탑재한 마이크로 로봇을 발표해 세계적인 관심을 유도했다. 최근 나노 기술을 활용해 세포단위에서 활약하는 로봇이 등장해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독일 드레스덴에 위치한 통합나노과학센터 연구팀이 개발한 ‘정자로봇’이 그것이다. 연구팀은 ‘황소 정자’에 금속 실린더를 씌워 온도 변화와 자기장 제어 등을 통해 움직임을 통제했다. 이 로봇의 크기는 60㎛로 매우 작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남성 불임을 치료할 수 있고 약물 운반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로봇이 우리 몸속을 돌아다니며 업무를 수행하게 될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인공지능 바이오 로봇 의료융합사업’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며 앞으로 5년간 총 420억원을 투입한다. ‘지능형 인체삽입형 헬스케어 기술개발’, ‘스마트 진단, 치료 통합 개발 솔루션’,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융합 헬스케어 기술 개발’ 등 분야별로 2~3개 과제를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과거에는 독립적으로 추진해 왔던 연구 과제들이 이번 기회에 서로 연결되고 상호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꾸준하고 안정적인 지원으로 깊이 있는 연속적인 성장이 가능했으면 한다. 가까운 미래의 언젠가 로봇의 무결성과 성실성을 믿으며 수술대에 누울 날이 나와 내 가족에게 올지도 모른다.
  • [커버스토리] 검은 절망 닦아낸 123만 영웅들, 희망의 성지로 돌아오다

    [커버스토리] 검은 절망 닦아낸 123만 영웅들, 희망의 성지로 돌아오다

    “생각나, 생각나. 봉사활동 갔다 와서 기름 냄새 때문에 사흘 동안이나 밥을 못 먹었다니까.” 10년 전 검은 기름으로 뒤덮인 지옥과 같았던 서해 바다를 살려낸 영웅들이 15일 태안에 다시 모였다. 충남 태안군 연안에서 일어난 유류피해 사고 극복 10주년 기념행사에는 전국에서 기름을 걷어내고자 그야말로 구름처럼 몰려들었던 123만명의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3000여명이 참석했다. 123만명의 이름 없는 영웅 가운데는 이날 VIP로 참여한 문재인 대통령도 있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지는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태안 만리포해수욕장 앞 행사장에 모인 10년 전의 영웅들은 그날의 기억을 웃음과 함께 떠올렸다.●불임 경고받던 아가씨, 4살 아들 둔 엄마로 참석 대한민국 국민이 만든 서해의 기적을 보여 준 태안은 ‘자원봉사 희망의 성지’로 선포됐다. 자원봉사의 어마어마한 저력으로 새로 태어난 태안 바닷가에는 서해안 유류피해 극복 기념관도 들어섰다. 푸른 바다를 늠름하게 헤쳐 나가는 하얀 돛단배를 연상시키는 형태의 기념관은 10년 전 나의 얼굴이 혹시 사진 속에 있을까 찾아보는 자원봉사자들로 북적였다. ‘서해의 기적’을 낳은 자원봉사자들의 힘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10년 전에도 오늘처럼 서울시청 앞에서 버스를 타고 태안 신두리로 향했습니다, 삽으로 기름을 퍼서 포대에 담았는데 추운 겨울 바다에서 하는 삽질이 여간 힘들지 않았어요. 기름 냄새가 정말 지독했는데 나중에 불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에 손수건과 마스크를 이중으로 쓰고 작업했어요.”10년 전 미혼이었던 박인영(39)씨는 이제 네 살 난 아들을 키우는 엄마가 됐다. 태안에서 손으로 기름을 푸고 닦아냈던 자원봉사자들에게는 함께 살렸기에 희망이 된 바다를 만나는 유류피해 극복 10주년 기념식 초청 문자메시지 등이 발송됐다. 2007년과 달리 즐겁고 설레는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다는 박씨는 “아무런 문제 없이 건강하게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2007년 12월 7일 태안군 앞바다에서는 삼성중공업 소속 크레인선과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충돌해 1만 2547㎘(1만 900t)의 원유가 바다로 쏟아졌다. 서해안 일대가 전남 끝자락 진도까지 온통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였고 말 그대로 검은 파도가 쳤다.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쏟아낸 기름의 양은 1995년 여수 시프린스호 사고로 유출된 원유 5035t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대한민국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였다.검은 바다와 절망한 어민들의 모습이 뉴스를 뒤덮자 자원봉사자들이 너도나도 서해로 몰렸다. ‘자원봉사 희망의 성지’ 선포자로 참여한 이영숙(58)씨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기름제거 작업에 자녀와 함께 가족봉사단으로 참여한 후에도 봉사활동을 이어 가 현재는 ‘서울 꽃동네 사랑의 집’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씨는 “기름으로 뒤덮인 바다를 보고 학부모 봉사단으로 자녀와 함께 4번 정도 기름제거 작업에 참여했다”며 “그때 자원봉사의 힘을 체감하고 아이도 저도 지금까지 10년째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도 죽어 가는 바다를 살리는 데 빠지지 않았다. 파키스탄에서 귀화해 사고 당시 시흥이주노동자 지원센터를 통해 봉사활동에 참여한 모함마드 수바칸(48)도 희망의 성지 선포식 참여자다. 봉사에 참여했던 외국인 노동자 가운데 한 명은 “태안에 오기 전까진 고향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일만 하느라 한국 사람과 어울릴 기회가 없었다”며 “처음 봉사활동을 하러 갔을 때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건 처음 봤는데 내가 그 속에 있는 게 뿌듯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봉사활동을 하면서 함께 기름 닦고 밥 먹는 것이 마치 가족과 같이하는 것처럼 좋아서 한국인의 정을 느끼고 오히려 위로받았다”고 덧붙였다. 고령에도 사고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 열성적으로 봉사활동을 계속해 나간 박노권(80)씨, 사고 당시 대학생 봉사단원으로 참여한 것이 계기가 돼 현재는 전북자원봉사센터에서 근무하는 유정훈(35)씨도 태안을 자원봉사 희망의 성지로 선포하는 기념식에 함께했다. ●최대 180만명 추산… 10일 만에 원유 30% 거둬 사실 태안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한 정확한 자원봉사자의 숫자는 모른다. 130만명에서 180만명까지로 추산할 뿐이다.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부터 할아버지의 힘줄이 불거진 손까지 모두 기름을 닦는 걸레를 들자 시프린스호 기름유출 사고 때 5개월 동안 회수했던 폐유를 태안에서는 단 일주일 만에 거뒀다. 사고발생 10일이 지나자 유출된 원유의 30%를 거둬들일 수 있었다. 해양환경 보전을 위해 설립된 공기업 해양환경관리공단은 2007년부터 오염된 자갈과 모래를 자동으로 씻는 자갈 세척기를 개발했다. 한 시간에 평균 4.5t의 자갈을 씻어 사람 500명이 할 일을 해내는 자갈 세척기는 2016년 부산 영도 해안에서 발생한 오션탱고호 기름 유출 사고에서 맹활약했다. 2014년 여수 우이산호 오염사고에서도 높은 방제 효과를 선보였다. 자갈 세척기는 컨베이어 벨트에 자갈을 놓으면 80도의 뜨거운 물과 마찰로 기름을 닦아낸다. 이날 해양환경관리공단은 10년 전 태안에서 거둔 시커먼 자갈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기름 범벅 자갈을 직접 닦아 보는 체험 행사도 마련돼 자원봉사자들은 물론 기념식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10주년 기념 유류극복 피해 기념관도 설립 서해안 유류피해 극복 10주년 기념식 ‘함께 살린 바다, 희망으로 돌아오다’는 정부와 충남도가 기적을 일군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다시 살아난 서해를 알리고자 마련됐다. 유류피해 극복 기념관과 함께 자원봉사 사진 공모 거리전, 자원봉사 아카이브 역사관, 자원봉사 동참선언 ‘우리함께 캠페인’, 체험프로그램 등 많은 시민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참여형 행사가 열렸다. ‘10주년 기념식’에는 2007년 기름 제거를 위한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한 자원봉사자와 지역 주민 등 3000여명이 참석해 자원봉사를 통한 ‘공존과 통합’의 정신을 되새겼다. 만리포해수욕장 앞 희망광장에 마련된 자원봉사 아카이브 역사관에서는 10년 전 전국에서 모인 수많은 자원봉사자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살려냈다. 20대 대학생, 70대 노인, 초등학생, 외국인 노동자 등 ‘곱셈의 희망을 만들어낸 작은 영웅들’인 자원봉사자 7명의 캐릭터를 담은 등신대를 설치해 봉사자들의 증언을 입체적으로 전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의 김의욱 사무국장은 “10년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자원봉사자들이 태안에 모였던 것은 처음엔 안타까운 심정으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거대한 역사의 현장에 동참하겠다는 마음이 모였기 때문일 것”이라며 “봉사자들의 기록이 휴대전화 번호밖에 남아 있지 않아 많은 이들을 초청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당시 자원봉사센터는 방제복, 장갑, 마스크 등 방제작업 장비와 버스 수송 등은 체계적으로 제공했지만,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시간 등은 기록으로 남기지 못했다. 이는 결국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으로부터 받아야 할 제대로 된 보상의 근거를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아직 짧은 우리 자원봉사 역사의 뼈아픈 실수다. 올해는 한국자원봉사협의회,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가 주관하고 행정안전부가 후원하는 한국자원봉사의 해다. ‘지속가능한 미래, 행복한 공동체’라는 주제로 자원봉사 문화 확산을 위해 내년까지 진행된다. 다음달에는 자원봉사 경험을 나눠 대한민국을 밝히는 ‘이그나이트 브이-코리아’가, 12월에는 전국자원봉사자대회가 열린다. 이날 10주년 기념식에 참여한 윤종인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자원봉사로 하나 된 시민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로 이어 가도록 지원하겠다”며 “자원봉사는 정부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대한민국 구석구석까지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기적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태안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초기 증상 없고 사망률 높은 난소암…출산 경험 없다면 발병 확률 높아져

    초기 증상 없고 사망률 높은 난소암…출산 경험 없다면 발병 확률 높아져

    초기 증상이 없는 ‘난소암’은 사망률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여성에게 치명적인 암이다. 고령화와 진단 기기의 고도화로 환자수는 급증하는 추세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난소암 환자수는 2012년 1만 2942명에서 지난해 1만 8115명으로 40% 늘었다. 난소암은 주로 중년 이후 많이 나타나지만 20·30대 젊은 여성도 적지 않다. 심평원 분석에서 20·30대 난소암 환자수는 2012년 2388명에서 지난해 3145명으로 32%나 증가했다. 젊은층도 안심할 수 없는 난소암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김용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에게 물었다.Q. 난소암의 원인은. A. 난소암은 여성의 난소에서 생기는 여성 생식기 암이다. 난소를 구성하고 있는 조직의 유형에 따라 ‘상피성 난소암’과 ‘비상피성 난소암’으로 분류한다. 다른 장기의 암이 난소로 전이된 ‘전이성 난소암’도 있다. 상피성 난소암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장 유력한 가설은 ‘끊임없는 배란’이다. 반복되는 배란으로 난소 표면의 상피도 파열과 복구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이런 과정 중 비정상적인 복구가 이뤄져 암이 발병한다는 가설이다. 초경을 일찍하고 폐경이 늦을수록, 임신 횟수가 적을수록 난소암의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에는 난관의 상피세포가 난소의 배란된 부위에 착상하면서 난소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론도 제기되고 있다. 확실한 위험 인자로 알려진 것은 저출산과 불임이다. 한 연구에서는 출산 경험이 없으면 4명 이상을 낳은 경우보다 난소암 가능성이 2.4배, 불임 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 불임 기간이 1년 이내였던 경우보다 난소암 가능성이 2.7배 증가한다고 밝혀지기도 했다. 이 외에 난소암의 위험 인자로는 가족력, 소아·청소년기 과체중, 골반염·자궁내막증 병력 등이 있다. 여성 화장품인 파우더에 함유된 탤크(활석) 성분이 난소암 위험을 30%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Q. 증상과 치료는. A. 난소암은 초기에 특이 증상이 없다. 복부 팽만, 복통, 소화불량, 빈뇨, 체중 변화가 가장 흔한 증상이다. 난소는 배 속에 있는 장기로 자궁과 달리 외부에서 직접 조직 검사를 할 수 없다. 따라서 주로 초음파, 내시경,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으로 검사한다. 난소에 물혹이 생겼다고 해서 모두 암은 아니지만 폐경 뒤 생기는 난소 종양의 30%는 악성으로 알려져 있다. 폐경 전에는 7%에서만 악성 소견을 보인다.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없어지는 물혹이 많지만 종양 안에 고형 성분이 보이거나 모양이 복잡한 경우에는 난소암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난소암 치료법은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치료가 있다. 수술은 난소암의 1차적 치료법으로, 암 종괴를 완전히 제거하거나 줄이기 위해 한다. 난소암은 수술을 통해 확실히 진단할 수 있고 암세포의 유형과 확산 정도도 알 수 있다. 난소암은 항암제 치료에 비교적 잘 반응하는 암이기도 하다. 초기 암환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항암치료를 받게 된다. 최근 난소암의 생존율이 향상된 것은 치료 효과가 좋은 항암제가 많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항암치료는 수술 후 남아 있는 암세포를 죽이거나 종양 성장을 억제한다. 최근에는 표적항암제가 개발돼 기존 화학항암요법과 함께 쓰고 있다. 난소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난소를 수술로 미리 제거하는 것이지만, 난소암은 드물게 발생하는 병이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에서만 시행하면 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기아차 통상임금 1심 판결] 노동계 “저임금·장시간 노동 구조 바뀌어야”

    법원이 31일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에서 정기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자 노동계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잘못된 통상임금 기준으로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강요당하는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법원 판결에 대해 “무원칙한 신의칙 적용 주장을 배척하고 법에 의해 마땅히 줘야 할 사용자 측의 지급 의무를 확인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우발채무로 인한 자동차업계의 적자전환 등 재계 주장에 대해서는 “통상임금 미적용 등의 이유로 기아차는 그동안 수십조원의 이익을 남겨왔다”며 “그 가운데 극히 일부의 체불임금 청구권을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노총도 “마땅히 받아야 할 임금을 두고 사측이 ‘중대 위협’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기아차 노조의 청구는 신의칙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본 이번 판결은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소송이 6년이나 이어지면서 노사 간 갈등과 추가 비용을 발생시켰다”며 “노동자들의 청구 금액 중 일부만 통상임금으로 인정되고 소송이 지연된 부분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계는 소모적인 통상임금 분쟁에 종지부를 찍고 노사 상생과 양극화 문제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아차 노조는 판결 직후 “노동자 권리가 보호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성락 노조 지부장은 “통상임금 소송은 그동안 잘못된 임금 계산으로 장기간 노동여건이 개선되지 않아 시작됐다”며 “오늘 판결이 분쟁을 해결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통상임금은 안정된 임금체계로 노동시간을 줄이고 실질임금을 확보해 노동자의 삶을 향상시키는 취지”라면서 “비정규직과 장시간 노동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잘못된 경영방침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이어 “판결을 계기로 사측에서 분쟁 해결을 위한 전향적인 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기아차 통상임금 선고, 신의칙 인정 여부에 달렸다

    정기상여는 통상임금 충족 관측… 신의칙 인정 시 3년 소급분 면제사측 “패소 땐 3조원 부담 추산” 노조 “잘못된 법 해석 바로잡길” 기아차 노조가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산입시켰을 때 체불된 3년치 임금을 돌려 달라며 기아차를 상대로 낸 소송의 1심 선고가 31일 나온다. 이자까지 합치면 잠재적인 청구액이 1조원 이상인 대형 소송으로, 판결 결과가 다른 기업들의 관련 소송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기아차 노사는 30일 저마다 승리를 장담했다. 사측 관계자는 “판결에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판결 이후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통상임금 문제를 고임금으로 규정하는 것은 법을 지키고 장시간 노동을 해소하려는 통상임금 본연의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라면서 “지난 정부의 친자본 정책으로 인한 잘못된 법 해석이 이번에 바로잡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기아차 노조는 연말 상여금과 수당 등을 연봉에 포함시킨 새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과거 3년치(임금 채권 시효) 수당을 정산해 지급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통상임금이 바뀌면 따라서 바뀌는 야근수당, 휴일근무수당, 퇴직금 등을 새로 계산해 달라는 얘기다. 반면 사측은 지금까지 해마다 임금협상에서 노사합의에 따라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만큼 ‘신의성실 원칙’(신의칙)에 따라 과거분을 소급해 줄 필요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갑을오토텍 통상임금 소송 결과 성립된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에 따르면 명절이나 연말처럼 때가 되면 해마다 비슷한 시기에 지급되는 ‘정기성’, 모든 직원에게 지급되는 ‘일률성’, 업적·근무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지급되는 ‘고정성’이 충족되면 통상임금으로 인정된다. 기아차 소송 청구항목 중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 조건인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이 충족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2013년 판례는 통상임금 재계산 결과 3년치 임금을 소급지급할 때엔 신의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노사가 합의했거나, 회사가 임금을 소급해 지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운 경영 환경에 있다면 3년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 통상임금 산정 시 체불임금 청구 소송을 당한 한국GM, 아시아나항공, 한진중공업 등이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신의칙을 인정받아 하급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기아차는 사측이 전부 패소할 경우 3년치 수당 소급분 1조 8000억원, 통상임금과 연동되는 퇴직금과 지연이자 등을 포함하면 약 3조원의 부담이 생긴다고 추산했다. 이에 노조는 “3조원 비용 발생 주장은 노동계 입장을 반영하지 않는 과도한 억측이며 본질과 관련 없는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친환경이라더니…‘발암’ 요가매트

    ‘친환경’이라고 광고한 제품을 포함한 일부 요가 매트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은 29일 요가 매트에 함유된 유해물질을 검사한 결과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30개 제품 중 23.3%인 7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나왔다고 밝혔다. 요가 매트는 운동 중 피부와 접촉면이 넓고, 땀 등으로 인해 유해물질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 특히 친환경 문구가 표시된 11개 제품 중 ‘플로우 PVC 요가매트’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의 220배, ‘PVC 발포 요가 매트’에서는 단쇄염화파라핀이 기준치의 31배가 각각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정자 수 감소와 불임, 조산 등 생식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단쇄염화파라핀은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발암가능물질(2B등급)로 분류한 바 있다. 또 ‘리빙스토어 요가 매트’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단쇄염화파라핀이, ‘허황후 요가 매트’와 ‘팅커바디 요가 매트’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각각 기준치를 초과해 나왔다. ‘아이워너 요가 매트’와 ‘아디다스 코어트레이닝 매트’에서도 각각 유해물질로 규정된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가 기준치를 넘었다. 소비자원은 해당 요가 매트 사업자에게 자발적 시정 조치를 권고했고, 국가기술표준원은 안전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생활 속 화학물질 불임·기형 유발”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생활화학제품 속 살균제 성분의 유해성이 생각보다 크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가 발행하는 학술지 ‘환경보건전망’(EHP)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각종 생활화학제품에 들어 있는 ‘쿼츠’(Quats)계 화학물질이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를 손상시키고 성호르몬에 대한 반응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미 캘리포니아주립대(데이비스 캠퍼스) 지노 코르토파시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1600개 제품을 수거해 제품 내 쿼츠 성분을 세포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한 결과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호흡과 세포 내 청소 등에 관여하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관이다. ‘제4급 암모늄 화합물’의 영어 줄임말인 쿼츠는 1930년대 살균성이 처음 발견돼 1940년대부터 ‘좋은 살균제’로 폭넓게 사용돼 왔다. 현재는 손·구강 세정제를 비롯해 치약, 로션, 샴푸, 보디워시, 디오더런트, 점안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에 들어 있다. 쿼츠는 세균의 세포막을 녹여 균을 죽이는데, 이런 기능이 동물이나 사람의 세포에도 유사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미 버지니아공대 테리 흐루벡 교수팀은 2014년 쥐를 쿼츠에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면 암수 모두 생식능력이 저하 또는 상실되며 쿼츠 노출을 중단해도 손자 세대까지 불임이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흐루벡 교수팀은 이어 지난 6월 임신 기간 쿼츠에 노출된 암컷 쥐에서 태어난 새끼의 일부에서 선천적 신경관 손상이 나타났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신경관 손상은 척추갈림증이나 무뇌증 등의 원인이 된다. 전문가들은 모든 사람들이 쿼츠에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에서 이 물질이 안전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문제는 사람이 쿼츠계 화학물질을 구체적으로 얼마나 흡수하는지 아직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이 화학물질 2종 이상에 노출되면 상승효과로 유해성이 증폭된다. 이에 미 FDA는 지난해 가장 흔한 쿼츠계 화학물질인 염화세틸피리디늄의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되는’(GRAS) 상태를 취소, 사용 금지했고 염화벤잘코늄에 대해서는 안전성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이란, 여드름·사마귀 등 얼굴 따져 교사 수업 불허

    이란, 여드름·사마귀 등 얼굴 따져 교사 수업 불허

    이란의 교육부가 선생님들을 교직에 서지 못하도록 하는 질병 목록을 발표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유럽의 뉴스채널 유로뉴스에 따르면, 학교 금지령에 해당하는 수백 개의 질환과 건강상태 목록이 문서에 세부적으로 소개되어 있으나 교사의 외모와 관련된 부분이 가장 물의를 빚고 있다고 한다. 문서에 나온 규칙에 따르면, 교실에서 수업하는 선생님들은 사시이거나 얼굴에 보기 흉한 사마귀, 심각한 여드름, 습진, 화상자국 등이 있어서는 안된다. 치아 수가 20개보다 적어서도 안되며, 다른 사람보다 유독 얼굴에 털을 많이 가진 여자 교사도 학생들에게 수업을 할 수 없다. 또한 여성불임, 암, 방광결석, 색맹과 같은 크게 주의되지 않는 조건들도 규칙에 포함되어 있었다. 교육부의 문서를 공개한 이란 FARS 통신사는 “교사 지원자들이 교원시험보다 의료적인 문제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면서 “교육부가 좀 더 현실적인 기준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셜미디어 사용자들도 대통령 하산 로하니에게 목록 재조사 약속을 받아내달라고 교육부의 규칙을 공격했고, “유명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이란 교직에서 금지당할 것”이라며 비꼬았다. 반면 일부 사람들은 교사와 관련해 이란 교육부가 제한한 규칙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며 항상 차별적이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비난에 교육부 대변인은 현지 언론을 통해 특별히 여성을 타깃으로 한 조치들을 제거하고 그 밖에 나머지 목록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유로뉴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SOS 생계형 알바족] “청년 알바 임금체불 국가가 우선 지급”

    여당 의원들이 다음달 정기국회를 겨냥해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청년 아르바이트(알바) 보호 공약을 뒷받침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서 ‘청소년기부터 노동 기본권을 보장하겠다’면서 알바존중법을 내놨다. 국가의 체불 사실 인정만으로 임금을 선 지급하고 국가가 이후 사용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청년 알바체당금제’, 근로기준법상 ‘강제근로 금지’ 유형을 상세화하는 공약들이 대표적이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0일 청년 알바체당금제를 토대로 ‘임금채권보장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청년 노동자(만 15~34세)의 체불임금 중 시행령으로 정하는 금액의 범위에서 국가가 우선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소규모 사업장에서 단시간 근로를 하는 청년들은 소액의 임금 체불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재판이나 조정 절차에 부담을 느껴 체불임금을 받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박 의원 측은 “2015년 7월 기업이 도산하지 않은 경우에도 정부가 일정 한도 내에서 체불금을 지급하는 ‘소액체당금제도’가 신설됐지만 법원의 확정판결 관련 서류 등이 필요해 청년 노동자들이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 20대 국회에 발의돼 있는 알바 법들의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단순 노무 업무(주유소, 식당, 카페) 근로자들이 수습 기간에도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일부개정 법률안’은 지난 3월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전체회의까지 통과했지만 여전히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현행법은 1년 이상의 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대해 3개월 미만의 수습 기간을 두고,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일각에서 ‘단순 노무자들의 경우 숙련을 위한 시간은 필요하지 않다’는 비판이 계속됐고, 법안 발의까지 이어졌다. 환노위 관계자는 “지난 3월 법안이 법사위까지 갔지만 다른 법안들이 많아서 상정되지 못하고 밀린 것 같다”면서 “오는 정기국회에서 세제 개편안, 내년도 예산안 등을 둘러싸고 여야 간 갈등이 재발할 경우 상정 자체가 미뤄질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이용득 민주당 의원이 지속적인 폭언 금지 등의 내용을 포함해 지난해 7월 발의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 법률안’은 그해 11월 관련 상임위원회인 환노위에 상정됐지만 일년째 감감무소식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SOS 생계형 알바족] 1년 6개월간 새벽 2시까지 일했는데 “야근수당 못 주니 신고해라” 비웃음만

    [SOS 생계형 알바족] 1년 6개월간 새벽 2시까지 일했는데 “야근수당 못 주니 신고해라” 비웃음만

    “법이나 제대로 알고 와라. 절대 못 돌려주니까 신고할 수 있으면 해 봐.” 지난해 12월 서울 도봉구의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 아르바이트(알바)생인 장모(26)씨에게 점주 이모(45)씨가 퉁명스러운 답을 던졌다. 어렵게 야간근로수당 얘기를 꺼낸 직후였다. 장씨는 1년 반 동안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일했지만 최저임금(2016년 6030원)보다 약간 높은 6300원을 받는 것에 만족해 왔다.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가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 근무할 경우 사업주는 시간당 통상임금의 50%를 추가 지급해야 한다. 단, 5인 이상 사업장만 해당된다.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장씨가 못 받은 임금은 수백만원에 달했다. 애정을 쏟았던 일터였던 만큼 점주의 당당함은 장씨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항상 동료들을 챙기고, 손님 한 명 한 명을 성심성의껏 대해 모범 점원으로 인정받았던 그였지만 점주는 돈 얘기가 나오자 싸늘해졌다. 프랜차이즈 다른 지점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도 수차례 받았지만 뿌리쳤다는 장씨는 “야간 근무이다 보니 술취한 손님들이 폭언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참으며 성실하게 일했다. 그런데 돌아온 건 비웃음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청년 알바 노동자의 임금체불 문제가 한국 사회의 고질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청년 노동자들이 생계형이다 보니 법적 해결을 위한 비용과 시간이 부족하고 쉽게 임금을 포기하게 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그동안 청년들의 신고에 의존하며 구제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아 문제를 방치해 온 측면도 크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알바 청년 노동자(만 15~34세) 61만 6100명 가운데 50%인 30만 8050명이 임금 체불을 경험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휴수당, 야간근로수당 등 마땅히 받아야 할 임금을 받지 못한 경우다. 하지만 피해 신고를 낸 경험이 있는 노동자는 그중 1만 4480명(4.7%)에 그쳤다. 정진우 시 일자리정책담당관은 “청년들이 임금체불 신고를 꺼리는 이유는 시간 여유 부족, 심리적 위축감, 비용 부족 등 다양하다”고 했다. 고용노동청에 신고를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알바노조가 지난 1월 고용노동청에 신고를 한 경험이 있는 아르바이트 노동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9명이 ‘진정 과정에서 근로감독관에게 불이익을 당했다’고 답했다. 항목별로 보면 ‘체불임금 전액 미지급 유도’(32%), ‘삼자대면 강요’(17%), ‘처리 불가능 통보’(16%) 등이었다. 근로감독관들이 진정인들의 불만족을 키우는 데 한몫한 것이다. 윤모(31)씨는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삼자대면 요청을 받아 부담을 느낀 경우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고시원에서 총무를 한 윤씨는 월 50만원을 받았다. 하루 10시간, 주 5일 근무에 매주 토요일에도 3시간씩 일했다. 시급으로 환산하면 2300원 정도다. 숙식이 제공된다는 이유로 최저임금(2017년 6470원)에 한참 못 미치는 급여를 받았다. 그랬는데도 두 달 만에 아무 통보 없이 해고됐다. 윤씨는 최저임금 미달 금액에 주휴수당을 포함해 약 250만원을 체불임금으로 신고했다. 해고예고수당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근로감독관은 삼자대면을 요구했다. 정황을 들어봐야 한다는 이유였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최소 30일 전에 해고 사실을 알려야 한다. 윤씨는 폭언을 일삼던 원장을 만나고 싶지 않았고, 30일분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해고예고수당을 포기했다. 이후 “100만원만 주겠다”는 사용자의 주장과 “돈만 받으면 되는 거 아닌가. 원만히 합의하라”는 근로감독관의 독촉에 현금 150만원을 받고 끝냈다. 임종호 노무사는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관 인원에 비해 업무량이 너무 많고, 알바 관련 진정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다 보니 진정인들이 소외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앞으로 고용부는 현재 1698명인 근로감독관(산업안전감독관 포함)을 적어도 1000명 이상 더 증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에는 200명 증원분만 담겼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 준수 의식이 없는 악덕 사업주들에 대해서는 철퇴를 가할 필요성이 있고, 정부와 지자체가 협업해 근로권익상담소를 크게 늘려야 한다”고 했다. 다만 “구조적으로 알바를 고용하는 사업장의 대부분이 영세사업장들이고 ‘일시적 경영악화’를 임금체불 사유로 드는 경우가 많은 만큼 근로감독관 증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고 사업장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우선 필요하다”고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통상임금 확대, 경영 위기 초래”… 금호타이어 노조 2심서 패소

    금호타이어 생산직 근로자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2심에서 사측이 승소했다. 법원은 1심 결과를 뒤집고 “근로자의 통상임금 확대 청구가 노사 간 합의에 의한 신의성실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결했다. 이달 말 1심 선고가 예정된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광주고등법원 민사1부(부장 구회근)는 18일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 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체불임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노조원들은 2013년 7월 “연 800%인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연장근로 등 각종 수당을 다시 계산해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는 체불임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요구액은 1인당 3800만원이다. 노조원이 승소하면 소 제기 시점부터의 법정이자(연 15%) 등을 가산해 추가 지급해야 한다. 재판부는 “대부분 기업에서는 임금협상 시 노사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런 합의는 일반화돼 관행으로 정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자가 노사가 합의한 임금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외의 이익을 추구하고 사용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재정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면, 이는 노사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판시했다. 업계는 금호타이어 통상임금 소송 결과가 이달 말 기아차 소송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해당 소송에서 기아차가 패소하면 3조원 이상의 인건비 부담이 발생한다.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은 오는 24일 한 차례 더 특별기일을 진행한 뒤 이르면 이달 말 선고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통상임금 확대, 경영 위기 초래”… 금호타이어 노조 2심서 패소

    금호타이어 생산직 근로자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2심에서 사측이 승소했다. 법원은 1심 결과를 뒤집고 “근로자의 통상임금 확대 청구가 노사 간 합의에 의한 신의성실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결했다. 이달 말 1심 선고가 예정된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광주고등법원 민사1부(부장 구회근)는 18일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 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체불임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노조원들은 2013년 7월 “연 800%인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연장근로 등 각종 수당을 다시 계산해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는 체불임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요구액은 1인당 3800만원이다. 노조원이 승소하면 소 제기 시점부터의 법정이자(연 15%) 등을 가산해 추가 지급해야 한다.  재판부는 “대부분 기업에서는 임금협상 시 노사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런 합의는 일반화돼 관행으로 정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자가 노사가 합의한 임금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외의 이익을 추구하고 사용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재정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면, 이는 노사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판시했다.  산업계는 금호타이어 통상임금 소송 결과가 이달 말 기아차 소송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소송에서 기아차가 패소하면 3조원 이상의 인건비 부담이 발생한다.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은 오는 24일 한 차례 더 특별기일을 진행한 뒤 이르면 이달 말 선고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아베 츠요시 불륜으로 자살한 우에하라 남편? 열도 발칵

    아베 츠요시 불륜으로 자살한 우에하라 남편? 열도 발칵

    일본 여성주간지 여성세븐은 지난 10일 우에하라의 남편인 힙합그룹 이티킹 출신 텐이 지난 2014년 자살한 이유 중 하나가 우에하라의 불륜 때문이라고 보도했다.매체는 불륜을 암시하는 텐의 유서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유서에 따르면 텐은 불임인 이유가 자신이라고 자책하면서 우에하라와 아베가 행복하길 기원했다. 유서에서 텐은 “타카코 고마워. 그리고 안녕.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어서 미안해. 행복한만큼 미래가 두려워. 용서해줘. 내 몫까지 행복해야 해. 분명 아베 츠요시와 함께라면 극복할 수 있을 거야. 다음엔 배신하면 안돼. 술도 좀 줄여. 거짓말도 하면 안돼. 분명 날 원망하겠지?”라고 적었다. 유서를 공개한 텐의 친동생은 “죽을 때까지 불륜을 말하지 않을 참이었다. 하지만 형의 3주기가 다 되도록 우리 가족만 여전히 아프다”라고 말했다. 아베는 중국 출신으로 일본에서 활동 중인 배우다. 국내 팬들에겐 일본 TBS 드라마 ‘꽃보다 남자’ 시즌1(2005), 시즌2(2007)로 유명하다. 아베가 맡은 역은 F4 일원인 아키라로, 유부녀와 만남을 즐기는 바람둥이 캐릭터였다. 아베는 텐이 자살하기 직전인 2014년 7~9월 우에하라와 연극 무대에 함께 올랐다. 그 역시 유부남으로 2세 연상 중국 배우 사가와 2009년 결혼했다. 텐의 유족은 텐의 요청에 따라 당시엔 이 같은 사실과 유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5월 우에하라와 연출가인 코우 카즈야의 교제가 보도되고, 이후 우에하라가 남편의 성인 모리와키를 버리고 자신의 성을 되찾겠다고 뜻을 밝히자 텐의 유족은 유서는 물론 과거 불륜 상대였던 아베와의 SNS 메신저 내용, 키스 사진 등을 공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은미의 뮤지엄 천국] 독일 박물관의 나치 부역 반성

    [이은미의 뮤지엄 천국] 독일 박물관의 나치 부역 반성

    ‘독일의 피렌체’라고도 불리는 드레스덴 도심은 여름이면 관광객들로 늘 붐빈다. 드레스덴의 독일 위생박물관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아시아와 유럽 박물관 협의체인 아세무스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약간은 생소한 ‘위생’이라는 이름의 박물관이지만, ‘인간’에 대해 다루고 있는 수준 높은 과학박물관 같은 인상이다. 어린이와 함께 온 가족, 단체로 관람 온 청소년들이 진지하게 또는 즐겁게 전시를 관람하고 체험하는 모습으로 박물관은 활기가 넘쳤다.널찍하고 쾌적한 공간에 펼쳐진 상설 전시의 주제는 ‘인간 모험’. 하나의 세포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과 죽음, 식생활, 성별, 인간의 뇌와 사고 능력, 동작과 움직임 등에 관한 전시를 보여 주고 있다. 오감을 주제로 한 어린이박물관도 갖추고 있다. 박물관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전시실은 ‘유리 인간’으로, 박물관의 역사를 보여 준다. 위생박물관은 1911년 질병 예방과 건강 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전시실의 중앙에는 ‘유리 인간’, 즉 뼈의 골격, 핏줄, 배 속의 장기 등 인체 내부가 투명하게 보이는 인간 모형이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린 채 서 있다. 1930년 설치된 ‘유리 인간’은 당시 의학의 진보와 더불어 질병 퇴치의 낙관론을 보여 주었던 박물관의 상징물이다. 박물관의 역사를 관람하던 중 뜻밖의 내용을 발견했다. 1933년부터 1945년까지 이 박물관이 나치 이데올로기에 봉사했다는 것이다. 우생학은 나치 인종차별 이데올로기의 핵심이었고, 이 기간에 박물관은 무조건 나치 우생학의 프로파간다 역할을 수행했다는 사실을 구체적이고도 담담하게 적시하고 있었다. 박물관 내부의 토론을 거쳐 어두운 역사이지만 전시하기로 했다는 것이 박물관 교육부장 루프레히트 박사의 설명이었다. 2006년에는 나치 인종 정책의 잔혹성을 보여 주는 ‘치명적 의학: 지배자 민족의 탄생’이라는 특별전을 개최했다. 특별전은 ‘유리 인간’ 전시로 시작, 인종 차별의 기초가 된 사이비과학, 아리아 인종의 순수성을 달성한다는 명목으로 진행된 우생학 프로그램, 강제적인 불임 조치와 결국 유대인 대학살이라는 홀로코스트로 치닫는 나치 건강 정책의 역사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이 특별전은 실은 미국 홀로코스트박물관에서 기획한 전시다. 애초에 이 전시의 해외 순회전을 망설이던 홀로코스트박물관 측은 “위생박물관은 여기서 학살이 이루어졌다는 의미의 범죄 기관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이러한 생각을 하게끔 도왔다”는 클라우스 포겔 관장의 유치 의지, 그리고 당시 ‘신나치당’으로 불리는 극우 정당인 독일민족민주당(NPD)의 급부상이라는 우려되는 정치적 상황에서 해외 첫 순회 전시를 결정했다고 한다. 독일 위생박물관은 이 같은 반성을 통해 나치 부역 박물관이라는 오명을 넘어서 현재는 ‘인간’에 관한 박물관이자 과학, 문화와 사회에 관한 열려 있는 토론의 장을 표명하면서 독일에서 가장 혁신적인 활동을 하는 박물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박물관 연구를 위해 교토의 한 대학에 1년 반 동안 머물면서 둘러봤던 일본의 박물관에서 일본이 행한 전쟁과 가해의 역사에 관한 국립박물관 전시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일본 히로시마평화기념관에서는 핵무기가 초래한 참상과 평화의 중요성에 관해 절절하게 전시하고 있지만, 한편 원자폭탄 투하라는 비극을 초래한 원인에 관해서는 함구하고 있었다. 피해의 역사보다 가해의 역사를 전시하는 것은 더 어렵고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 [뉴스 분석] ‘생명윤리법’ 묶여 외국 좋은 일하는 국내 유전자 기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인가, 생명윤리 논란을 차단할 것인가.’ 한국의 최첨단 유전자 교정기술이 갈림길에 놓였다. 유전공학을 비롯한 바이오 분야는 ‘4차 산업혁명의 꽃’으로 통하지만, 우리나라의 제도는 2006년 불거진 ‘황우석 사태’에 대한 트라우마에서 여전히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전자 연구는 우수한 기술 수준에도 불구하고 법적 제약 때문에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 김진수 단장팀의 연구 성과가 대표적이다. 유전질환을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를 찾아내 제거하거나 덧붙일 수 있는 핵심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만들어 냈지만, 정작 인간 배아에 적용하는 교정실험은 미국 연구팀에 맡겼다. 황우석 사태 이후 엄격해진 생명윤리법 때문에 인간 배아를 활용한 실험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2012년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유전자 가위는 인류를 각종 유전질환에서 해방시킬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술이 있어도 활용을 못 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연구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반면 세계 각국은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유전질환 치료를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인간 배아 유전자 실험에 특별한 규제가 없어 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2015년 4월 중국 중산대가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 유전자 교정실험에 성공한 것도 이런 분위기여서 가능했다. 영국도 지난해 2월 불임 치료와 배아 연구를 주관하는 ‘인간생식배아관리국’(HFEA) 명의로 인간 배아 유전자 교정실험을 연구용에 한해 허용했다. 미국 역시 “임신을 위한 배아 유전자 교정은 안 된다”고 전제하면서도 “유전적 난치병 치료에 대한 기초연구를 위해 실험실에서 인간 배아와 생식세포를 교정하는 것은 합당하다”며 사실상 배아 연구를 허용하고 있다. 현재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임상 연구는 미국 9건, 중국 5건, 영국 3건이 진행 중인 반면 한국은 한 건도 없는 실정이다. 생명윤리법에 따르면 배아나 난자, 정자, 태아에 대한 유전자 교정치료는 금지돼 있으며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희귀, 난치병 치료 등 일부 조건을 충족할 때만 제한적으로 연구가 허용되고 있다. 김 단장은 “유전자 가위 기술은 기존 생명공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새로운 기회와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며 “생명과 관련돼 있어 규제가 필요하지만 적어도 기초적인 배아 연구는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서울시, 서남대 폐교 결정에 반발…“의대 인수하려 했는데”

    서울시, 서남대 폐교 결정에 반발…“의대 인수하려 했는데”

    서울시립대 통해 서남대 의대를 인수하려던 서울시가 교육부의 서남대 폐교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서울시는 2일 성명서를 내 “5년간 2070억원에 이르는 재정 투자를 통해 서남대를 정상화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을 교육부가 반려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 서울시립대와 삼육학원(삼육대)이 제출한 학교법인 서남학원 정상화 계획서(인수안)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서남대에 대해 ‘폐교’ 가능성을 포함해 강력한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인수안대로라면 서남대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비리재단 관계자를 경영에서 배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립대와 삼육대가 서남대 ‘의대’ 인수에 초점을 뒀기 때문. 이에 서울시는 “지역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 교직원 고용 승계와 체불임금 보전, 의학교육 인증 등 정상적 학사운영을 위해 (서남대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었다”며 “교육부는 지난 2년여간 정상화 추진에 진척이 없었음에도 새롭게 정상화를 추진하려는 서울시의 제안을 반려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서울시립대의 서남대 의대 인수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면, 대기업 유치보다도 훨씬 큰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폐교 조치가 현실화되면 지역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서울시는 주장했다. 시는 서남대 폐교가 근본적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폐교가 비리 사학에 대한 강력한 징계처럼 보이지만, 학교 캠퍼스 등 재산이 횡령 행위자가 세운 재단에 귀속되어 실제로 사학이 불이익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준표 ‘첩’ 발언에 바른정당 “한국당이 불임정당”…당 차원 대응도

    홍준표 ‘첩’ 발언에 바른정당 “한국당이 불임정당”…당 차원 대응도

    홍준표 자유한국당이 바른정당을 겨냥해 한 ‘아무리 본처라고 우겨본들 첩은 첩일 뿐’ 발언에 대해 바른정당이 당 차원 대응을 예고하는 등 1일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앞서 홍 대표는 한 언론사 주필의 칼럼에 대한 화답 형식의 글에서 “지금은 좌파 진영도 분열돼 있고 우파 진영도 분열돼 있다”면서 “정당의 통합은 인위적 정계개편보다 국민이 선거로 심판한다”며 보수정당 통합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국민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파 진영 통합을 자연스레 해줄 것으로 굳게 믿는다”며 바른정당을 향해 “첩이 아무리 본처라고 우겨본들 첩은 첩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그동안 홍 대표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탈당파를 주축으로 창당된 바른정당을 ‘기생정당’, ‘구명정’, ‘배신자’, ‘패션좌파’라고 지칭하며 비난해 왔다. 이러한 홍 대표의 발언에 바른정당은 당 지도부는 물론 대변인 논평까지 내며 홍 대표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바른정당은 아예 ‘막말 정치인 추방 결의안’을 발의하는 등 강도 높은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 이혜훈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홍 대표가) 여성을 비하하는 전근대적인 인식을 아직도 버리지 못한 데 지극히 유감”이라며 “그분의 수준에 대해서 할 말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홍 대표는 물론 한국당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하루도 막말을 안 하면 입안에 가시가 돋나요? 입만 열면 시궁창 냄새가 진동합니다”라고 홍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면서 “내년 지방선거는 홍 대표와 한국당의 무덤이 될 것입니다. 일베로 혁신하는 한국당은 ‘제삿날 받아 놓은 영구불임 정당’ 신세를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라고 맞받아쳤다. 이종철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제1야당 공당의 대표로서 이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홍준표 대표는 여성과 국민에게 즉시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0대에 자녀 낳은 여성, 장수 가능성 ↑”(연구)

    “30대에 자녀 낳은 여성, 장수 가능성 ↑”(연구)

    30대에 자녀를 낳은 여성이 20대나 10대 후반에 출산을 경험한 이들보다 오래 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르투갈 코임브라대학 연구진이 영국 등 유럽연합(EU)에 속한 모든 국가의 출생과 기대수명 자료를 수집해 나이 든 여성들의 기대 수명과 이들 여성이 젊었을 때 자녀를 출산한 나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30대에 자녀를 낳은 여성들은 10대와 20대에 출산을 경험한 이들보다 더 오래 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불임 전문가들은 여성은 30대가 되기 전에 자녀 계획을 시작하지 않으면 난자의 질과 양이 줄어 임신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국제 학술지 ‘공공보건 저널’(Journal Of Public Health) 최신호에 실린 이번 연구는 위와 같은 문제에 새로운 해석을 내리며, 30대에도 임신할 수 있는 여성은 더 오래 살 가능성이 높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연구논문에서 “임신하는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여성의 평균 수명도 늘고 있다. 즉 여성이 출산하는 나이가 많을수록 더 오래 사는 것”이라면서 “나중에 출산하는 여성은 더 오래 살며, 이렇게 후기 임신을 허용하는 유전자는 여성의 수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전문가들은 기존에 “영국은 여성들이 이전 세대들보다 훨씬 늦은 나이에 자녀를 낳고 있어 ‘불임 시한폭탄’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에서 첫 번째 자녀를 출산하는 여성의 평균 나이는 현재 30세. 아이 25명 중 1명은 40세 이상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나고 있다. 한국도 역시 마찬가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첫 아이를 출산한 여성의 평균 나이는 31.4세였다. 물론 이번 연구에서 자녀를 나중에 출산한 여성이 왜 더 오래 사는지 그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이는 여성의 개인적인 배경이 큰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불임 전문가 로드 윈스턴은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나중에 출산하는 여성들은 사회적 지위가 더 높고 소득이 더 높다”면서 “그들은 사회적 상황 탓에 나중에 출산하는 게 더 쉬울 수 있는데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더 높은 소득 계층에 있으며 더 건강한 생활 방식을 이끌 여유가 있어 수명이 더 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영국출산사회(British Fertility Society)의 정책 고문 라지 마투르는 “여성들이 나중에 자녀를 낳아도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롭다. 하지만 우리는 30대와 40대에 자녀를 가지려고 시도하는 여성들은 더 힘들 수밖에 없으므로 이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제 학술지 ‘폐경 저널’(Menopause journal)에 실린 또 다른 연구에서도 나중에 출산하는 여성들은 수명이 긴 특정 DNA 지표를 3배 더 많이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를 진행한 미국의 연구자들은 “마지막 자녀를 낳았을 때 나이가 많았던 여성들은 29세 이하에 마지막 자녀를 낳았던 이들보다 더 긴 텔로미어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2~3배 더 높았다”고 말했다. 여기서 텔로미어는 DNA 가닥들을 보호하는 뚜껑으로, 이게 짧으면 수명이 짧은 것과 관련돼 있다. 사진=ⓒ naka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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