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불이
    2026-06-27
    검색기록 지우기
  • 리츠
    2026-06-27
    검색기록 지우기
  • 차이
    2026-06-27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27
    검색기록 지우기
  • 사직
    2026-06-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4,423
  • 당산골 비추는 과일 등불… 걷고 싶은 골목으로 변신

    당산골 비추는 과일 등불… 걷고 싶은 골목으로 변신

    서울 영등포구 당산골의 적막하고 어두웠던 골목길이 아기자기한 과일 등불로 환해진다. 영등포구는 불법 유흥주점이 즐비하던 당산골 거리를 지역 주민과 상인이 함께 형형색색 ‘과일등 거리’로 꾸며 오는 22일 ‘당산골 등빛산책’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당산골은 영등포구 당산로16길 일대 주택가 지역으로, 골목 사이사이 카페형 일반음식점의 불법 영업이 난무했던 곳이다. 구는 이 거리를 ‘당산골 문화의 거리’로 부르며 해당 업소들의 자발적 퇴출을 이끌어내고, 주민 커뮤니티 공간과 카페, 마을도서관을 조성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인근 영등포 청과시장과 연계, 과일을 소재로 한 과일등 거리 만들기에 나섰다. 주민이 직접 만든 딸기, 포도, 오렌지 등 다양한 과일 등불이 골목 가게마다 주렁주렁 열려 당산골을 환히 밝혀준다. 구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테마와 문화가 있는 거리로 재탄생한 당산골을 널리 홍보하고, 코로나19로 지친 지역 주민들이 등빛이 은은하게 비추는 거리를 걸으며 일상 속 힐링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고 말했다. 등빛산책은 오는 22일과 23일 이틀간 오후 5시~10시 사이에 진행된다. 과일등 산책로 이외에 대형 과일 조형물 포토존이 마련됐다. 또 당산골 내 공방에서는 지역 소상공인, 청년·사회적기업과 연계한 도자기 체험, 과일등 꾸미기, 과일타로를 통한 심리 상담 등 각종 무료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야시장 무인 부스에서는 당산골 지역 내 소상공인들의 공예품, 캘리그래피 작품, 제로웨이스트 상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 권익위, 공익신고자 소송 구조금 지원… 법원 판결 없어도 보상금 신청도 가능

    앞으로 공익신고로 인해 소송에 걸리면 쟁송 절차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구조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공익신고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수입을 회복했을 때는 법원 판결 없이도 보상금을 받게 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익신고자 보호법과 시행령 개정안이 2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기존 법령은 신고로 인해 임금 등의 경제적 피해를 당했거나 이사 및 치료·쟁송 비용을 지출했을 때 구조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쟁송 비용은 해고나 징계 등 불이익 조치의 원상회복을 위한 경우에만 신청할 수 있었다. 권익위는 “법 개정으로 공익신고자가 명예훼손 등으로 민형사 소송을 당해 변호사 선임료를 지출한 경우에도 구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개정법 시행일인 21일 이전에 지출한 비용에 대해서도 구조금을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국가기관 성희롱’ 여가부 통보 의무화… 재발 방지 ‘장관 권고’ 안 지켜도 그만

    ‘국가기관 성희롱’ 여가부 통보 의무화… 재발 방지 ‘장관 권고’ 안 지켜도 그만

    권고 3개월 내 후속 대책 수립·제출기관장이 가해자면 장관이 현장점검미이행 제재 수단 없어… 실효성 의문앞으로 국가기관의 장은 기관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은 물론 성희롱 사건까지 여성가족부에 알려야 한다. 또 여가부 장관이 개선을 ‘권고’하면 조치 계획도 세워야 한다. 그러나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는 기관에 대한 별도 제재 수단이 없어 성희롱 근절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가부는 20일 이런 내용의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안이 2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법에 따라 국가기관 등의 장은 성희롱 사건이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된 즉시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한 여가부 장관에게 그 사실을 통보해야 하며 3개월 내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제출해야 한다. 재발 방지 대책에는 사건 처리 경과, 2차 피해 방지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돼야 한다. 또 재발 방지 대책 수립 여부를 언론 등을 통해 공표해야 한다. 기관장이 성희롱 사실을 알고도 어물쩍 넘어가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여가부 장관은 통보받은 사건 중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장 본인이나 교육감에 의한 성희롱 등 중대 사건이 있을 때 현장점검을 하고, 점검 결과에 따라 시정이나 보완을 요구할 수 있다. 또 성희롱 방지를 위해 국가기관 등을 대상으로 조직문화를 진단할 수 있다. 진단 결과에 따라 여가부 장관이 개선을 권고할 수도 있는데, 개선 권고를 받은 기관은 30일 안에 조치 계획을 세워 여가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강제성이 없어 해당 기관이 따르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여가부 차관은 지난 7월 “시정명령 불이행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지만 불이행 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담은 관련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법에는 담지 못했고 다음 법 개정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여가부가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에 지원을 요청한 피해자가 올해 9월 기준 5695명으로 벌써 지난해 피해자 수 4973명을 넘어섰다. 피해자의 24.5%는 남성으로 지난해 대비 5.9% 늘었다.
  • 선진국도 못 피한 기후 위기… 서유럽은 물폭탄 쏟아지고 남유럽은 최악 산불

    선진국도 못 피한 기후 위기… 서유럽은 물폭탄 쏟아지고 남유럽은 최악 산불

    지난 7월 14일부터 이틀간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서유럽 국가에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한 달 동안 내릴 100~150㎜의 비가 24시간 동안 쏟아지면서 저지대는 아수라장이 됐고 2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기후 위기는 아프리카 최빈국만 위협하는 문제가 아니다. 기후 위기 대응 능력을 갖춘 것으로 기대했던 유럽, 북미, 동북아의 부국들도 올여름 재앙이라 할 만한 기상이변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21세기 말 되면 최악 홍수 지금의 14배 발생” 수백 년 전 설계된 유서 깊은 서유럽 도시의 제반 시설이 인명·재산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평균 강수량이 1300㎜로 그중 절반이 여름에 집중되는 우리나라에 비해 배수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1970년 이후 조성된 우리나라의 주요 도시들은 최근 강수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계돼 폭우 대응 능력이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라면서 “오래된 유럽의 도시는 100~150년 전 기후 조건에 맞춰 건물과 배수시설을 지었기 때문에 기습 폭우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초 미국 뉴욕 맨해튼에 152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쏟아졌을 때 120년 역사의 낡은 뉴욕 지하철역 46곳의 선로와 플랫폼이 잠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은 이런 최악의 홍수가 21세기 말이 되면 지금보다 최대 14배가량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 수준의 지구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태풍이 육지에서 굼벵이처럼 느리게 이동하면서 단시간에 엄청난 비를 뿌리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극심한 폭염에 캐나다 700명·美 150명 숨져 그리스와 터키, 이탈리아 등 남부 유럽은 올여름 산불로 몸살을 앓았다. 한낮 기온 50도에 육박하는 열파(heat wave)가 고온건조한 지중해성 여름기후와 만나면서 보스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까지 최악의 산불이 번졌다. 김 위원은 “5~6년 전부터 남유럽의 폭염으로 파르테논 신전과 같은 관광지가 문을 닫고 열사병 사망자가 늘어났다”며 “과학자들은 이 지역 기후 특성상 여름 산불 통제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수년 전부터 경고했지만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엔 미국과 캐나다 서부에 극심한 폭염이 덮쳤다. 캐나다에서만 폭염으로 700명 이상 숨지고 여름에도 선선한 미국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 150여명이 사망했다. 이상고온으로 북미 서부 태평양의 홍합, 조개류 등 해양 동물 10억 마리 이상이 떼죽음을 당했고 냉방 전력 수요가 치솟으면서 정전사태가 일어났다. 김 위원은 “저개발 국가만 기후 위기의 피해를 보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선진국은 기상이변 대응 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데 정책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 K로켓에 실은 ‘우주 강국의 꿈’… 발사 16분 내 판가름난다

    K로켓에 실은 ‘우주 강국의 꿈’… 발사 16분 내 판가름난다

    30만개 부품의 첨단 정밀과학 집약체무인특수차량에 실려 시속 1.6㎞로 이동발사대에 기립 상태서 연료 등 종합 점검발사 1시간 반 전 발표… 오후 4시쯤 유력이륙 뒤 포물선 그리며 700㎞ 상공으로K발사체 ‘누리호’ 발사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발사 전후 진행 과정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로켓을 트레일러에 실어 옮긴 뒤 시간에 맞춰 쏘아 올리는 비교적 단순한 과정으로 본다면 오산이다. 첨단 정밀과학의 총체인 발사체는 복잡한 절차와 점검과정을 거쳐 발사된다. 누리호에도 약 30만개의 크고 작은 부품이 들어가 있다. 누리호는 발사 하루 전인 20일 오전 7시 20분에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의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무인특수이동차량인 트랜스포터에 실려 제2발사대까지 옮겨졌다. 조립동에서 발사대까지의 거리는 약 1.8㎞이지만 시속 1.6㎞ 속도로 천천히 이동해 약 1시간 25분이 지난 오전 8시 45분에 발사대 발사패드까지 수평 이송됐다. 이후 기립장치인 이렉터의 도움을 받아 오전 11시 30분에 발사대에 수직으로 세워 발사패드에 고정하는 ‘발사체 기립’ 단계가 완료됐다.누리호를 발사대에 수직으로 세운 뒤 페어링 공조용 엄빌리컬 연결, 전기 엄빌리컬 연결 상태 점검, 연료 및 산화제 엄빌리컬 유공압라인 연결과 기밀 상태 시험, 발사체 기능점검에 돌입한다. 엄빌리컬 타워는 누리호를 수직으로 세운 상태에서 탯줄처럼 연료와 산화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한 장치이다. 발사 당일인 21일 이른 아침부터 현장 연구자와 기술자들은 초긴장 상태에 놓이게 된다. 발사대에 우뚝 서 있는 누리호는 연료와 전기계통을 중심으로 모든 부분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뒤 밸브 및 엔진 제어용 헬륨을 충전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는 오전에 기상 상황과 누리호 종합점검 결과,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 분석 결과 등을 바탕으로 최종 발사시간을 결정한 뒤 발사 1시간 30분 전에 정확한 발사시간을 발표한다. 현재로서는 오후 4시가 유력하다. 발사 시간이 결정되면 발사 4시간 전에 연료인 케로신과 산화제인 액체산소 주입을 위한 절차가 시작되고 발사 50분 전까지는 연료와 산화제 주입이 완료된다. 이후 발사 10분 전까지 누리호의 기립 상태와 부품별 상태는 물론 주변 기상 상태를 재확인하고서 발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누리호를 잡고 있던 이렉터가 철수하고 비행 중일 때 로켓을 제어하기 위한 관성항법유도시스템을 가동하게 된다. 발사 10분 전 카운트다운과 함께 ‘발사자동운용’(PLO)이 시작된다. PLO는 누리호가 이륙하기 직전까지 모든 작업을 발사관제시스템이 자동 처리하도록 한 발사준비작업이다. PLO는 발사 2~3초 전이라도 발사체에 이상이 감지되면 카운트다운이 자동 중지되도록 돼 있다. 카운트다운이 끝남과 동시에 누리호 1단 엔진 4기에 0.2초 간격으로 차례로 불이 붙게 되고, 초당 약 1t의 연료와 산화제를 태우면서 얻은 추진력으로 4초 후 이륙한다. 누리호는 수직 이륙한 뒤 정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포물선 궤적으로 700㎞ 상공을 향하게 된다. 발사 최종 성공 여부는 발사 후 967초(16분 7초) 뒤 위성모사체를 분리해 목표 궤도에 올려놓는 것으로 알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실제 지상에서는 데이터 수신과 분석 과정 때문에 발사 후 약 30분 뒤에나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다.
  • ‘아날로그 투표’ 일본, 급하게 ‘연필 1만개 깎기’ 소동

    ‘아날로그 투표’ 일본, 급하게 ‘연필 1만개 깎기’ 소동

    오는 31일 중의원 선거 투표를 앞두고 일본의 한 지자체에서 연필 1만개를 일일이 손으로 급하게 깎는 소동이 빚어졌다. 19일 아사히TV에 따르면 일본 군마현 오타시(市)는 투표를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투표장에서 연필을 돌려 쓰는 대신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이 각자 사용한 연필을 투표 후 가지고 가게 할 방침이었다. 이 때문에 시는 연필을 10만 3000여개 주문해 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투표일이 예상보다 앞당겨지면서 시는 급하게 항바이러스 기능이 있다는 연필을 1만개 구입했다. 심지어 구입한 연필이 모두 새 것이라 직원들이 근무 중 틈틈이 짬을 내어 연필을 하나씩 깎고 있다고 보도는 전했다. 19일까지 300개 정도 깎아 급한 불은 껐다는 것이 시 관계자의 전언이었다.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투표 때 도장과 같은 기표용구로 날인하는 대신 필기구로 후보자의 이름을 직접 쓰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직접 이름을 써야 하는 만큼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많아 무효표를 양산하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정치인들 중에는 자신의 이름을 어려운 한자가 아닌 쓰기 쉬운 가나로 표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투표 방식이 세습 정치인이나 여권의 기성 정치인들에게 유리하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유권자들이 투표소에서 익숙한 이름을 쓰기 쉽기 때문이다.
  • MZ세대 공무원 “국장님, 일며든다 말 아세요” 속마음 쏟아냈다

    MZ세대 공무원 “국장님, 일며든다 말 아세요” 속마음 쏟아냈다

    “퇴근 후 업무 연락, 어떻게 생각하세요?”, “국장님, 혹시 일며든다(일+스며든다)는 신조어를 아시나요?”, “눈치 야근은 어떻게 하면 완전히 없어질까요?” 2030세대 젊은 공무원과 50대 국장급 간부 공무원이 5인 1조로 4개 조를 꾸려 ‘확장 가상세계’(메타버스)에서 공직 문화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며 간담회장으로 입장했다. 비대면 온라인 소통이라 하더라도 화면상으로 얼굴을 보며 얘기하면 부담스러운데 자신 대신 아바타를 앞세우니 부담은 덜고 목소리는 더 솔직해졌다. 19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젊은 공무원들은 일성으로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요구했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는 업무시간 외에 업무와 관련된 지시 등의 연락을 받지 않을 권리를 말한다. 이미 프랑스 등에서는 법적 권리로 보장하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송원 사무관은 “퇴근한 뒤 함께 저녁을 먹던 동기가 상급자의 전화를 받고 다시 출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며 “퇴근 후 연락은 긴급한 일이 아니면 자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눈치 야근’ 문제도 토론 테이블에 올랐다. 정부부처에선 ‘모 과장이 새벽까지 일하는 직원을 위해 함께 야근을 했는데, 알고 보니 해당 직원은 과장이 퇴근하지 않아 덩달아 야근을 한 것이었더라’는 미담 아닌 미담이 회자되기도 한다. 김동아 주무관은 “남들과 다르게 행동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걱정하다 보니 눈치 야근을 완전히 근절하기 어려운 것 같다”며 “부서장이 솔선해 정시에 퇴근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후배 공무원 격려차, 또는 팀의 친목을 위해 마련한 자리가 누군가에게는 고역이 될 수도 있다. 지은성 사무관은 “국·과장님과 식사하는 것도 직원에게는 업무로 느껴질 수 있다”며 “식사 시간에 직원과 소통하려면 미리 일정을 조율하는 센스를 발휘해 달라”고 말했다. 남윤아 주무관은 “조직문화 혁신에는 간부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직원들을 믿고 휴가와 유연 근무를 응원해 주면 유연한 조직문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성주 기획조정관은 “젊은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며 “공직 문화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음을 인정하고 나부터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겠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젊은 공무원들과 달리 국장급 공무원들은 정제된 말을 주로 해 ‘맞불 토론’까지 가진 못했다. 다만 다른 부처의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도 할 말이 많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정시에 퇴근하지 않으면 직원들 눈치가 보여 퇴근하는 척 일어나 한 바퀴 돌고서 사무실로 다시 돌아가 남은 일을 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한 국장급 공무원은 “퇴근 후 연락은 정말 긴급할 때 한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회식을 하지 않지만 그전에도 마음 놓고 저녁 회식을 잡아 본 적이 없다. 후배 직원들과 마음 터놓고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 나들이가 악몽으로… 렌터카 운전에 年100명 생명 잃다

    나들이가 악몽으로… 렌터카 운전에 年100명 생명 잃다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감소세지만 렌터카 사고 건수는 되레 늘어났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전체 사업용 자동차의 교통사고 건수는 5.7% 감소했는데, 렌터카 사고 건수는 9.1% 증가했다. 렌터카 사고에 따른 사망자 수도 283명이나 된다. 연간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렌터카를 운전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렌터카 수요가 급증하는 행락철이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렌터카 사고는 10월, 11월에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했다. 산행과 단풍 행락철을 맞아 여행 수요가 늘어나 렌터카 이용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렌터카는 여행지에서 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운전자가 평소 운행하지 않던 도로에서 익숙하지 않은 차를 운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분이 들떠 과속을 하거나 중앙선 침범, 신호위반, 음주운전 등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3년간 렌터카 사고 2만 8792건을 원인별로 나눠보면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이 1만 6198건으로 가장 많다. 사망자 수 역시 162명이나 된다. 운전자의 안전의식 결여에서 나오는 순간의 실수가 사고로 이어지고,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다.그러나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사율은 과속 운전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291건 사고에 51명이 목숨을 잃었다. 여행지에서 익숙하지 않은 도로임에도 들뜬 기분에 속도를 냈다가 사고로 이어지고 목숨까지 잃은 것으로 분석된다.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사고 사망자 수도 각각 23명, 20명이나 됐다. 과속이나 차내 산만한 분위기 탓에 속도를 줄이지 못해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신호를 지키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면허 운전에 따른 렌터카 사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무면허 운전은 렌터카를 빌릴 때 운전자로 등록하지 않은 제3자가 운전하거나 다시 대여해 발생한 사고다. 3년간 무면허 렌터카 사고는 연평균 380건으로 해마다 늘어났다. 특히 20대 이하의 렌터카 교통사고 발생률이 38.2%로 가장 많고 사망자 수도 60%를 차지한다. 지난해 10월 전남 화순에서는 고교생이 명의를 도용해 렌터카를 빌려 친구들과 한밤중 질주를 벌이다가 길을 건너던 여성을 치여 숨지게 한 뒤 달아났다가 늦게 자수하기도 했다. 렌터카 음주운전 사고도 심각한 수준이다. 3년간 사업용 자동차 음주운전 교통사고 3696건 가운데 3156건(85%)이 렌터카 음주운전 사고다. 특히 2030세대의 음주운전 사고 건수가 전체의 60%를 넘는다. 사업용 자동차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 66명 중 렌터카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가 42명(64%)이나 된다. 여행지에서 ‘한 잔’은 괜찮겠지 하는 생각으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낸 사고와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않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낸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주 한 잔만 마셔도 혈중 알콜농도가 0.03%를 초과해 운동 신경이 떨어지는데, 운전자는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평상시처럼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해 3월 렌터카 탑승자 5명 전원이 목숨을 잃은 광주광역시 렌터카 사고는 운전자를 포함한 탑승자 전원이 술을 마신 상태였다. 그랜저 승용차는 가로수와 교통안전 지주대를 들이받고 두 동강이 났다. 전연후 교통안전공단 교수는 19일 “여행지는 도로가 낯설고, 빌린 차량도 익숙하지 않아 사고 발생이 높다”며 “안전운전 의무 사항을 지켜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청양 방화 추정 화재로 4명 숨져…현장서 흉기·인화물질 발견

    청양 방화 추정 화재로 4명 숨져…현장서 흉기·인화물질 발견

    19일 충남 청양군 화성면 장계리 B사의 사무실용 컨테이너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졌다. 화재현장에서 흉기와 인화성 물질이 발견됐고, 112신고 접수때 다투는 소리가 들린 점 등으로 봐서 방화와 타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충남소방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6분쯤 청양군 화성면 장계리 화성농공단지 내 한 컨테이너에서 불이 난 것을 경찰이 목격하고 119에 알렸다. 경찰은 누군가 다투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112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상황이었다. 청양경찰서 관계자는 “누군가 경찰에 신고를 해왔는데 말은 하지 않고 ‘악,악’하는 비명소리만 들렸다”면서 “이후 신고자에게 연락을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직원들이 갈등 끝에 싸우는 과정에서 불이 났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소방관 등 인력 41명과 장비 15대를 동원해 불을 껐다. 컨테이너 안에서는 3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시신은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밖에 쓰러져 있던 1명은 전신 화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닥터 헬기를 이용해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B사는 곡물을 담는 적재함 등을 만드는 회사로 화성농공단지에 공장을 건설하는 중이었다. 경찰은 사망자들의 신원 파악에 나서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고, 방화 가능성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신고전화에 ‘악, 악’ 비명…청양 화재 사망 4명 중 3구 시신 훼손(종합)

    신고전화에 ‘악, 악’ 비명…청양 화재 사망 4명 중 3구 시신 훼손(종합)

    충남 청양의 한 사무실용 컨테이너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졌는데, 이 중 3구의 시신이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접수된 112 신고전화에는 누군가 다투는 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충남소방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6분쯤 청양군 화성면 장계리 화성농공단지 내 한 컨테이너 건물에서 불이 난 것을 경찰이 목격하고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누군가 다투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112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상황이었다. 청양경찰서 관계자는 “누군가 경찰에 신고를 해왔는데 말은 하지 않고 ‘악, 악’하는 비명소리만 들렸다”면서 “이후 신고자에게 연락을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소방당국은 소방관 등 인력 41명과 장비 15대를 동원해 불을 껐다. 컨테이너 안에서는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은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밖에 쓰러져 있던 1명은 전신화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닥터헬기에 실려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현장 주변에서는 흉기와 인화성 물질이 발견됐다. 불이 난 컨테이너는 한 농업법인이 사무실 용도로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업체는 곡물을 담는 적재함 등을 만드는 회사로 화성농공단지에 공장을 건설하는 중이었다. 경찰은 사망자들의 신원 파악에 나서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또 직원들이 갈등 끝에 싸우는 과정에서 불이 났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나우뉴스] 파키스탄서 또 명예살인…연애 결혼한 딸 집에 불질러 일가족 몰살

    [나우뉴스] 파키스탄서 또 명예살인…연애 결혼한 딸 집에 불질러 일가족 몰살

    파키스탄에서 또 끔찍한 ‘명예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17일 현지매체 돈(DAWN)은 파키스탄 펀자브주 무자파가르에서 방화 사건이 발생해 생후 2개월 아기 등 일가족 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구조당국은 방화 현장에서 성인 남성 1명과 여성 2명, 3세·10세·12세 남자어린이 3명과 생후 2개월 된 유아 등 7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후세인 미안 구조대장은 불에 그을린 일가족 시신을 부검 등 법의학 감정을 위해 경찰에 인계했다고 설명했다. 사망한 두 여성 쿠르시드 마이(35)와 파우지아 비비(19)는 자매 사이이며 남자어린이 3명은 언니 마이, 생후 2개월 된 유아는 동생 비비의 자녀였다. 숨진 남성 1명은 비비의 시숙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사망한 여성 중 동생의 연애결혼에서 비롯된 명예살인으로 보고 있다. 비비의 남편 메흐무드 아마드가 불길이 치솟는 집에서 도주하는 장인과 처남을 목격했기 때문이다.아마드는 “사업차 다른 지역에 갔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불이 나 있었다. 현장에서 장인과 처남이 빠져나가는 걸 봤다”고 진술했다. 장인과 처남이 평소 아내의 결혼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내가 중매가 아닌 자유의지로 자신과 결혼한 것을 놓고 장인이 크게 분노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같은 진술에 따라 경찰은 아마드의 장인 사비르 후세인과 처남 만주르 후세인을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불이 났을 당시 왜 한 명도 대피하지 못했는지 그 이유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사건 경위는 조사가 끝나는 대로 밝히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따라 남성이 여성 가족에 대한 훈육 권리를 가진다. 일정 정도의 가정 폭력은 물론 명예살인까지 종교적 관습에 따라 허용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가 2005년 여성 가족을 살해한 남성에 대한 사면을 보장한 법률을 개정하고 2016년 징역 25년 이상으로 명예살인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켰지만 명예살인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인권위원회에 따르면 부모 허락 없이 결혼하거나 외도 등 성 문제를 일으켰다가 남자 가족 손에 죽어 나가는 여성은 매년 1000명에 달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화성 방향제 제조 공장서 불…2명 부상

    19일 오전 10시 25분 경기 화성시 팔탄면의 한 방향제 제조 공장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50여 명과 장비 30여 대를 투입해 오전 11시 10분쯤 큰 불길을 잡고 진화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불로 공장 관계자 2명이 다쳤다. 1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진화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화재 경위와 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이다.
  • 신고 전화에 ‘악, 악’ 비명소리만…청양 화재로 4명 사망

    신고 전화에 ‘악, 악’ 비명소리만…청양 화재로 4명 사망

    19일 오전 9시 46분쯤 충남 청양군 화성면 장계리 B사 공장 컨테이너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컨테이너 사무실 안에 있던 직원 4명이 숨졌다. 이 중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불은 컨테이너 사무실을 태운 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119 소방대원에 의해 20여분만에 진화됐다.청양경찰서 관계자는 “누군가 경찰에 신고를 해왔는데 말은 하지 않고 ‘악, 악”하는 비명소리만 들렸다”며 “이 후 신고자에게 연락을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사망자도 모두 신원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B사는 곡물을 담는 적재함 등을 만드는 회사로 화성농공단지에 공장을 건설하는 중이었다. 경찰은 직원들이 갈등 끝에 싸우는 과정에서 불이 났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파키스탄서 또 명예살인…연애 결혼한 딸 집에 불질러 일가족 몰살

    파키스탄서 또 명예살인…연애 결혼한 딸 집에 불질러 일가족 몰살

    파키스탄에서 또 끔찍한 ‘명예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17일 현지매체 돈(DAWN)은 파키스탄 펀자브주 무자파가르에서 방화 사건이 발생해 생후 2개월 아기 등 일가족 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구조당국은 방화 현장에서 성인 남성 1명과 여성 2명, 3세·10세·12세 남자어린이 3명과 생후 2개월 된 유아 등 7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후세인 미안 구조대장은 불에 그을린 일가족 시신을 부검 등 법의학 감정을 위해 경찰에 인계했다고 설명했다. 사망한 두 여성 쿠르시드 마이(35)와 파우지아 비비(19)는 자매 사이이며 남자어린이 3명은 언니 마이, 생후 2개월 된 유아는 동생 비비의 자녀였다. 숨진 남성 1명은 비비의 시숙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사망한 여성 중 동생의 연애결혼에서 비롯된 명예살인으로 보고 있다. 비비의 남편 메흐무드 아마드가 불길이 치솟는 집에서 도주하는 장인과 처남을 목격했기 때문이다.아마드는 “사업차 다른 지역에 갔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불이 나 있었다. 현장에서 장인과 처남이 빠져나가는 걸 봤다”고 진술했다. 장인과 처남이 평소 아내의 결혼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내가 중매가 아닌 자유의지로 자신과 결혼한 것을 놓고 장인이 크게 분노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같은 진술에 따라 경찰은 아마드의 장인 사비르 후세인과 처남 만주르 후세인을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불이 났을 당시 왜 한 명도 대피하지 못했는지 그 이유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사건 경위는 조사가 끝나는 대로 밝히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따라 남성이 여성 가족에 대한 훈육 권리를 가진다. 일정 정도의 가정 폭력은 물론 명예살인까지 종교적 관습에 따라 허용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가 2005년 여성 가족을 살해한 남성에 대한 사면을 보장한 법률을 개정하고 2016년 징역 25년 이상으로 명예살인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켰지만 명예살인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인권위원회에 따르면 부모 허락 없이 결혼하거나 외도 등 성 문제를 일으켰다가 남자 가족 손에 죽어 나가는 여성은 매년 1000명에 달한다.
  • [시론] 단계적 일상회복, 백신 패스는 불가피하다/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시론] 단계적 일상회복, 백신 패스는 불가피하다/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단계적 일상 회복이 곧 시작된다. 지난 2년간 세계는 심각한 고통을 겪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인 인명 손실도 치명적이었지만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강화된 방역정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도 심각했다. 코로나19는 전파력이 매우 강하면서도 치명률 역시 인플루엔자의 최대 10배에 달한다. 바이러스의 정보를 모르고, 백신 개발이 불투명했던 유행 초기 전 세계는 심각한 인명 피해를 겪었다. 따라서 사망자, 중환자 등 방역 손실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나 봉쇄 같은 강력한 정책을 도입해 인명 피해를 사회·경제적 손실로 막아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점차 경제적 손실도 커져 갔다. 백신 개발과 공급은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이제 전 세계 국가는 백신의 높은 접종률을 근거로 다시 사회·경제적 피해를 방역상의 피해로 돌리고 있다. 즉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불리는 코로나19와의 공존은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가 없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경제적 손실을 장기적인 국민건강 문제로 전환하는 가혹한 정책이다. 일상 회복을 먼저 시도한 국가는 대부분 치명적인 재유행을 겪었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역설적으로 더 어렵다. 코로나19에 대한 면역 수준을 높이는 방법은 백신 접종만이 아니다. 감염돼 면역을 획득한 사람도 전체적인 면역 수준에 기여한다. 우리나라는 성공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했고, 감염돼 면역을 획득한 사람은 2% 내외로 추정된다. 영국, 미국, 덴마크 등 일상 회복 단계에 접어든 국가의 15~25%대 감염률과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물론 이런 국가는 전체 인구의 최대 0.4%가 사망할 정도의 치명적 손실을 겪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미래에 남아 있는 피해는 우리나라가 더 크다.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단계적 일상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더는 기다릴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불확실성은 일상 회복 단계에서 얼마나 유행 규모가 커질지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즉 어느 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서 우리가 준비된 만큼 확산이 진행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점진적이고 안전한 수단이 필요하다. 일상 회복의 전제는 높은 백신 접종률이다. 그렇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도 기본 조건은 백신 접종이어야 한다. 주요 선진국은 백신 패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상 회복의 상징적 장면으로 여겨지는 영국 축구 경기장이 바로 백신 패스 적용 지역이다. 백신 패스는 기존에 영업과 출입이 제한된 공간에 접종 완료 증명이나 PCR 음성 확인이 있는 경우 과거와 동일한 활동을 보장하는 제도다. 백신 패스는 접종 인센티브와 거리두기 완화를 결합한 정책이다. 프랑스나 포르투갈, 덴마크는 백신 패스로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정책 없이도 높은 접종률을 달성했다. 우리나라에서 백신 패스를 접종 혜택으로 사용할 만한 매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백신 패스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위한 도구로 신중하게 사용해야만 한다. 백신 패스는 치명적 피해를 성공적으로 막아 왔기 때문에 더 어려운, 일상 회복을 앞둔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유행을 막거나 최소한 늦출 수 있는 보험이다. 불이익이 아니라 500만명에 달하는 미접종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며 영업 제한으로 고통받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한 방편이다. 물론 백신 패스가 완벽한 조치는 아니다. 미접종자는 일상생활에서 불편할 수 있고, 특히 1차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등 이상반응으로 후속 접종을 못 한 분들로선 불합리하다 느낄 수도 있다. 이 경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백신 패스 유지에 필요한 검사 비용을 지원하는 것 같은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또 백신 지속기간에 대한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백신의 효과는 시간에 따라 감소함이 명백하다. 따라서 백신 패스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주기적으로 재평가해야 한다. 백신 패스는 일시적 조치다. 단계적 일상 회복 과정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다른 방역조치 사이 최적의 조합을 찾고, 의료체계와 방역망을 더 준비한다면 효용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와 당면한 현실 사이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려면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기도 하다.
  • 마스터십 해외 개최 ‘파란불’… 유네스코는 공식 후원 승인

    충북도가 주도하고 있는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에 훈풍이 불고 있다. WMC의 최대 현안이던 마스터십 해외 개최에 파란불이 켜지는 등 반가운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18일 충북도에 따르면 몽골 국가무예마스터십위원회가 2023년 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 개최를 위한 유치의향서를 WMC에 제출했다. 이는 충북도가 만든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의 첫 해외 수출을 의미한다. 몽골 국가무예마스터십위원회는 5대 몽골 대통령인 바툴가 할트마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2020년 설립됐다. 몽골은 전통씨름인 부흐를 기반으로 세계무대에서 유도, 레슬링, 삼보 등이 강세인 무예스포츠 강국이다. 2019년 충주에서 열린 세계무예마스터십에는 50명이 참가해 종합 3위를 기록했다. WMC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시종 충북지사는 “몽골의 유치의향서 접수는 WMC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몽골의 대회 개최 여부는 오는 28일 열리는 WMC 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WMC는 무예산업페어, 세계무예리더스포럼 등 2021년 주요 사업에 대한 유네스코 공식 후원 승인도 받아냈다. 유네스코는 WMC 사업이 유네스코 활동 목적과 유엔의 지속가능 목표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해 후원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WMC를 지원할 법률안도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통무예진흥법 전부개정법률안은 WMC 지원 및 한국본부 설치, 전통무예 실태조사, 전통무예의 날 제정, 전통무예산업 발전 시책 마련, 전통무예 지도자 파견 등 국제교류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충북은 이 법률안이 통과되면 WMC의 안정적 운영이 가능해지고 전통무예진흥의 기폭제가 돼 충북이 세계무예의 중심지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MC는 지난달 한국체육학회와 무예 및 체육 스포츠 분야 학술활동 진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1953년 설립된 한국체육학회는 5000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양 기관은 상호 지식 공유를 통해 무예의 학문적 가치기반 근거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산불 키운 뒷산, 전복 죽는 바다… 민서네·순주네 울리는 온난화

    산불 키운 뒷산, 전복 죽는 바다… 민서네·순주네 울리는 온난화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강원 동해안 및 산간지방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으로 1, 2월에 많은 눈이 내린다.’ 지리 교과서는 강원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러나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 쌓인 태백산맥을 보기 어려워졌다. 눈이 귀해지면서 강원도의 산은 바싹 말랐다. 건조해진 산은 불쏘시개다.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를 휩쓸었던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인재였지만 수분기 없는 낙엽들이 불을 화마로 키웠다. 고성에 사는 정민서(15)양도 2019년 산불의 피해자다. “민서 아빠와 결혼해서 이 동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겨울에 눈이 참 많이 왔어요.” 민서 엄마 엄미숙(56)씨는 32년 전을 떠올렸다. 민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폭설이 생소한 민서는 엄마의 기억과 다른 강원도에서 살아간다.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고 있던 민서는 저녁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붉은 하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산불이 발생했다는 긴급재난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집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더 붉어졌고 멀리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민서네 가족은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불길이 확산되는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삽시간에 집과 차 안까지 매캐한 냄새가 가득 퍼졌다. 부모님 지인의 펜션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서 가족은 뼈대만 남기고 흉측하게 타 버린 집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민서 가족은 리조트, 연수원, 조립주택으로 피난민처럼 떠돌았다. 엄씨는 충격으로 안면에 마비가 왔다. 학교에서는 민서가 산불 피해로 불안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심리 치료를 권했다. 2년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민서 가족은 올해 2월 새집을 지어 이사하면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 5일 민서 가족과 함께 둘러본 고성·속초는 산불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 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속초고등학교에서 1㎞만 걸어가면 뼈대만 남은 2층짜리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내부는 까맣게 그을려 이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불이 났을 당시 열기로 폭발해 깨진 유리창 조각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영랑호 인근 리조트 펜션 20여채도 모두 불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났을 땐 멀쩡해 보였던 나무들은 2년 반 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산불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건조해진 기후와 강한 바람의 영향이 컸다. 엄씨는 “눈이 많이 왔을 시절에는 한겨울에 쌓인 눈이 봄까지 꽁꽁 얼어 있고, 천천히 녹으니까 상대적으로 습했다”면서 “요새는 눈이 많이 안 오고, 눈이 와도 금방 녹으니 낙엽이 말라서 바삭바삭하다. 불이 나면 잘 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 빈도는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년 산불 발생 건수는 277건, 피해 면적은 109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 620건, 피해 면적 2920㏊로 2~3배씩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1년 290억 6300만원에서 1581억 4100만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전복 때문에 깊어진 아빠의 한숨 박수자(52)씨가 김순주(10)양을 품었던 해, 순주 아빠 김동연(58)씨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먼바다에 나가 전복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배를 타러 나가는 부지런함 덕에 연매출은 8억원까지 올랐다. 순주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순주에게 전복은 웃음꽃이자 힘의 원천이고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전복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빠, 엄마가 한숨 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 때문에 전복이 많이 죽고 잘 자라지도 않아서 그런가 봐요. 아빠가 힘들게 고생했는데 너무 속상해요.” 순주는 지난여름 작은 배를 타고 아빠의 전복 양식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엄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바닷물을 찍어 혀끝에 댔다. 어째 짠기는 안 느껴지고 맹맹했다. “엄마는 ‘소금 타야겠다’고 하세요. 몇 년 사이에 바다가 싱거워져서 전복들이 비릿해지고 잘 죽는대요. 진짜 소금 포대라도 사다가 뿌려야 할까 봐요.” 순주 엄마 박씨는 “올해는 최악의 여름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푹푹 찌는 더위가 7월부터 찾아왔다. 전복은 수온과 염분에 예민하다. 섭씨 15~20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더우면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먹지 않는다. 어민들은 양식장 수온이 23~24도일 때까지만 먹이를 주고 25도가 넘어가면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 고수온이 계속되면 먹이를 안 주는 날이 늘어난다. 먹이를 안 주면 폐사량은 적지만 전복에 살이 차지 않는다. 생계가 달린 어민들은 양식장에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는 전복 양식장을 ‘아파트’라고 불러요. 아파트 한 칸에 100㎏은 나와야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더우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더위가 길어지면 언제까지 굶길 순 없잖아요. 수온이 26도일 때 몇 칸에만 미역을 줘 보는 거예요. 먹이 준 칸에서 폐사율이 60%가 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애들은 또 굵기가 실한 거예요. 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죠.” 박씨는 이렇게 말했다.●기후변화 대응 실험장이 된 양식장 완도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여름 전남 고흥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어 전복 양식어가 등 102가구가 피해를 봤다. 전복 290만 4000마리가 죽었고 어류, 굴·가리비도 폐사해 약 4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수온 변화가 적은 바다 밑에 사는 전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사육하니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28도가 넘으면 전복의 절반이 죽어 고수온 폐사로 본다”고 설명했다. 싱거운 바다도 순주 부모님의 근심거리다. 기후변화로 바다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바닷물이 점점 싱거워지고 있다. “더운 여름 좀 버텼나 싶었더니 9월에 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쏟아졌어요. 염도 떨어지면 전복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비 온 직후는 괜찮아 보여도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더라고요.” 전남 강진만 마량 해역에선 지난 7월 5~7일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복 2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민물이 바다에 유입돼 염분이 5~15pus(해수 1㎏에 든 염류의 양(g))로 평소의 절반 이하로 낮아진 탓이다. 한 해 전복 농사의 시작인 가을에 찾아온 불볕더위 역시 순주네를 괴롭혔다. “9월 말이면 전복 먹이가 되는 미역 포자(씨)를 줄에 붙여 키워야 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포자가 다 녹아 버려요. 어쩔 수 없이 일주일 정도 미뤘는데 하루이틀만 늦어도 미역 성장 속도가 더뎌서 손해가 크죠. 올해는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네요.” 고성 손지민·서울 오달란 기자 sjm@seoul.co.kr
  • 산불 잦은 고성·속초, 겨울 강수량 10분의1로 ‘뚝’

    산불 잦은 고성·속초, 겨울 강수량 10분의1로 ‘뚝’

    새로 관측되는 기상 데이터들은 우리 삶의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이미 기후변화가 시작됐다고 경고하고 있다. 메마른 봄부터 산불이 자주 나는 강원 영동지역은 겨울철 강수량이 눈에 띄게 줄었고, 비열(물질 1g의 온도를 1도 높이는 데 필요한 열량)이 높아 쉽게 데워지지 않는다는 바다의 여름 수온이 10년 평균치를 웃돈다. 18일 기상청의 기상자료개방포털을 활용해 강원 영동지역의 겨울철(12월~이듬해 2월) 강수량을 살펴본 결과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평균 113.8㎜였던 강수량은 최근 5년간 평균 100.1㎜로 12.0% 줄었다. 30년 평균 강수량(129.8㎜)과 비교하면 약 22.8% 감소했다. 지난해 이 지역의 겨울철 강수량은 11.4㎜에 그쳤다. 최근 10년 평균 강수량의 10분의1에도 못 미치는 극소량이다. 눈비가 오는 날도 크게 감소했다. 최근 10년간 강원 영동지역의 겨울철 평균 강수 일수는 16.1일이었으나, 최근 5년 평균은 11.7일로 4일 이상 줄어들었다. 이석우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보전연구부장은 “지구온난화로 겨울철 가뭄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온도가 올라가고 강수량이 적어지면서 산불이 일어나기 쉬운 조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전남 완도 앞바다는 올해 역대급 무더위를 기록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의 해양관측 월보를 분석해 보니 올 1~3월 수온이 통계월보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5년과 비교해 평균 3.7도 올랐다. 따뜻한 겨울바다가 지속되면 아열대 어종이 출현하는 등 해양 생태계가 바뀐다. 지난 7월 평균 수온은 23.3도로, 최근 16년 새 가장 높았다. 수온 변화는 전복 양식 어가가 많은 남해만의 일이 아니다. 동해, 서해, 남해 등 3개 해역 10개 관측지점의 올해 7~9월 평균 수온은 2012년 이후 10년 평균치를 0.99도 웃돌았다. 특히 지난 7월 평균 수온이 23.86도로 10년 평균치(22.14도)보다 무려 1.72도 높았다.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관계자는 “바다가 함유할 수 있는 열 용량은 대기의 1000배로, 쉽게 달아오르지 않지만 한 번 수온이 오르면 잘 식지 않는다”면서 “표층뿐만 아니라 점점 깊은 바다로 고온 현상이 전이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산불 키우는 바삭한 낙엽… ‘소금 응급처방’ 부르는 바다

    산불 키우는 바삭한 낙엽… ‘소금 응급처방’ 부르는 바다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강원 동해안 및 산간지방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으로 1, 2월에 많은 눈이 내린다.’ 지리 교과서는 강원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러나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 쌓인 태백산맥을 보기 어려워졌다. 눈이 귀해지면서 강원도의 산은 바싹 말랐다. 건조해진 산은 불쏘시개다.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를 휩쓸었던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인재였지만 수분기 없는 낙엽들이 불을 화마로 키웠다. 고성에 사는 정민서(15)양도 2019년 산불의 피해자다. “민서 아빠와 결혼해서 이 동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겨울에 눈이 참 많이 왔어요.” 민서 엄마 엄미숙(56)씨는 32년 전을 떠올렸다. 민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폭설이 생소한 민서는 엄마의 기억과 다른 강원도에서 살아간다.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고 있던 민서는 저녁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붉은 하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산불이 발생했다는 긴급재난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집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더 붉어졌고 멀리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민서네 가족은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불길이 확산되는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삽시간에 집과 차 안까지 매캐한 냄새가 가득 퍼졌다. 부모님 지인의 펜션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서 가족은 뼈대만 남기고 흉측하게 타 버린 집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민서 가족은 리조트, 연수원, 조립주택으로 피난민처럼 떠돌았다. 엄씨는 충격으로 안면에 마비가 왔다. 학교에서는 민서가 산불 피해로 불안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심리 치료를 권했다. 2년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민서 가족은 올해 2월 새집을 지어 이사하면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 5일 민서 가족과 함께 둘러본 고성·속초는 산불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 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속초고등학교에서 1㎞만 걸어가면 뼈대만 남은 2층짜리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내부는 까맣게 그을려 이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불이 났을 당시 열기로 폭발해 깨진 유리창 조각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영랑호 인근 리조트 펜션 20여채도 모두 불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났을 땐 멀쩡해 보였던 나무들은 2년 반 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산불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건조해진 기후와 강한 바람의 영향이 컸다. 엄씨는 “눈이 많이 왔을 시절에는 한겨울에 쌓인 눈이 봄까지 꽁꽁 얼어 있고, 천천히 녹으니까 상대적으로 습했다”면서 “요새는 눈이 많이 안 오고, 눈이 와도 금방 녹으니 낙엽이 말라서 바삭바삭하다. 불이 나면 잘 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 빈도는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년 산불 발생 건수는 277건, 피해 면적은 109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 620건, 피해 면적 2920㏊로 2~3배씩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1년 290억 6300만원에서 1581억 4100만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전복 때문에 깊어진 아빠의 한숨 박수자(52)씨가 김순주(10)양을 품었던 해, 순주 아빠 김동연(58)씨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먼바다에 나가 전복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배를 타러 나가는 부지런함 덕에 연매출은 8억원까지 올랐다. 순주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순주에게 전복은 웃음꽃이자 힘의 원천이고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전복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빠, 엄마가 한숨 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 때문에 전복이 많이 죽고 잘 자라지도 않아서 그런가 봐요. 아빠가 힘들게 고생했는데 너무 속상해요.” 순주는 지난여름 작은 배를 타고 아빠의 전복 양식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엄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바닷물을 찍어 혀끝에 댔다. 어째 짠기는 안 느껴지고 맹맹했다. “엄마는 ‘소금 타야겠다’고 하세요. 몇 년 사이에 바다가 싱거워져서 전복들이 비릿해지고 잘 죽는대요. 진짜 소금 포대라도 사다가 뿌려야 할까 봐요.” 순주 엄마 박씨는 “올해는 최악의 여름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푹푹 찌는 더위가 7월부터 찾아왔다. 전복은 수온과 염분에 예민하다. 섭씨 15~20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더우면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먹지 않는다. 어민들은 양식장 수온이 23~24도일 때까지만 먹이를 주고 25도가 넘어가면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 고수온이 계속되면 먹이를 안 주는 날이 늘어난다. 먹이를 안 주면 폐사량은 적지만 전복에 살이 차지 않는다. 생계가 달린 어민들은 양식장에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는 전복 양식장을 ‘아파트’라고 불러요. 아파트 한 칸에 100㎏은 나와야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더우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더위가 길어지면 언제까지 굶길 순 없잖아요. 수온이 26도일 때 몇 칸에만 미역을 줘 보는 거예요. 먹이 준 칸에서 폐사율이 60%가 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애들은 또 굵기가 실한 거예요. 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죠.” 박씨는 이렇게 말했다. ●기후변화 대응 실험장이 된 양식장 완도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여름 전남 고흥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어 전복 양식어가 등 102가구가 피해를 봤다. 전복 290만 4000마리가 죽었고 어류, 굴·가리비도 폐사해 약 4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수온 변화가 적은 바다 밑에 사는 전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사육하니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28도가 넘으면 전복의 절반이 죽어 고수온 폐사로 본다”고 설명했다. 싱거운 바다도 순주 부모님의 근심거리다. 기후변화로 바다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바닷물이 점점 싱거워지고 있다. “더운 여름 좀 버텼나 싶었더니 9월에 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쏟아졌어요. 염도 떨어지면 전복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비 온 직후는 괜찮아 보여도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더라고요.” 전남 강진만 마량 해역에선 지난 7월 5~7일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복 2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민물이 바다에 유입돼 염분이 5~15pus(해수 1㎏에 든 염류의 양(g))로 평소의 절반 이하로 낮아진 탓이다. 한 해 전복 농사의 시작인 가을에 찾아온 불볕더위 역시 순주네를 괴롭혔다. “9월 말이면 전복 먹이가 되는 미역 포자(씨)를 줄에 붙여 키워야 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포자가 다 녹아 버려요. 어쩔 수 없이 일주일 정도 미뤘는데 하루이틀만 늦어도 미역 성장 속도가 더뎌서 손해가 크죠. 올해는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네요.”
  • 폭설 사라진 강원, 싱거워진 바다… 우리 아이들은 다른 기후에 산다

    폭설 사라진 강원, 싱거워진 바다… 우리 아이들은 다른 기후에 산다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강원 동해안 및 산간지방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으로 1, 2월에 많은 눈이 내린다.’ 지리 교과서는 강원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러나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 쌓인 태백산맥을 보기 어려워졌다. 눈이 귀해지면서 강원도의 산은 바싹 말랐다. 건조해진 산은 불쏘시개다.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를 휩쓸었던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인재였지만 수분기 없는 낙엽들이 불을 화마로 키웠다. 고성에 사는 정민서(15)양도 2019년 산불의 피해자다. “민서 아빠와 결혼해서 이 동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겨울에 눈이 참 많이 왔어요.” 민서 엄마 엄미숙(56)씨는 32년 전을 떠올렸다. 민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폭설이 생소한 민서는 엄마의 기억과 다른 강원도에서 살아간다.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고 있던 민서는 저녁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붉은 하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산불이 발생했다는 긴급재난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집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더 붉어졌고 멀리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민서네 가족은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불길이 확산되는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삽시간에 집과 차 안까지 매캐한 냄새가 가득 퍼졌다. 부모님 지인의 펜션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서 가족은 뼈대만 남기고 흉측하게 타 버린 집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민서 가족은 리조트, 연수원, 조립주택으로 피난민처럼 떠돌았다. 엄씨는 충격으로 안면에 마비가 왔다. 학교에서는 민서가 산불 피해로 불안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심리 치료를 권했다. 2년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민서 가족은 올해 2월 새집을 지어 이사하면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 5일 민서 가족과 함께 둘러본 고성·속초는 산불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 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속초고등학교에서 1㎞만 걸어가면 뼈대만 남은 2층짜리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내부는 까맣게 그을려 이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불이 났을 당시 열기로 폭발해 깨진 유리창 조각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영랑호 인근 리조트 펜션 20여채도 모두 불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났을 땐 멀쩡해 보였던 나무들은 2년 반 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산불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건조해진 기후와 강한 바람의 영향이 컸다. 엄씨는 “눈이 많이 왔을 시절에는 한겨울에 쌓인 눈이 봄까지 꽁꽁 얼어 있고, 천천히 녹으니까 상대적으로 습했다”면서 “요새는 눈이 많이 안 오고, 눈이 와도 금방 녹으니 낙엽이 말라서 바삭바삭하다. 불이 나면 잘 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 빈도는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년 산불 발생 건수는 277건, 피해 면적은 109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 620건, 피해 면적 2920㏊로 2~3배씩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1년 290억 6300만원에서 1581억 4100만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전복 때문에 깊어진 아빠의 한숨 박수자(52)씨가 김순주(10)양을 품었던 해, 순주 아빠 김동연(58)씨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먼바다에 나가 전복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배를 타러 나가는 부지런함 덕에 연매출은 8억원까지 올랐다. 순주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순주에게 전복은 웃음꽃이자 힘의 원천이고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전복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빠, 엄마가 한숨 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 때문에 전복이 많이 죽고 잘 자라지도 않아서 그런가 봐요. 아빠가 힘들게 고생했는데 너무 속상해요.” 순주는 지난여름 작은 배를 타고 아빠의 전복 양식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엄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바닷물을 찍어 혀끝에 댔다. 어째 짠기는 안 느껴지고 맹맹했다. “엄마는 ‘소금 타야겠다’고 하세요. 몇 년 사이에 바다가 싱거워져서 전복들이 비릿해지고 잘 죽는대요. 진짜 소금 포대라도 사다가 뿌려야 할까 봐요.” 순주 엄마 박씨는 “올해는 최악의 여름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푹푹 찌는 더위가 7월부터 찾아왔다. 전복은 수온과 염분에 예민하다. 섭씨 15~20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더우면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먹지 않는다. 어민들은 양식장 수온이 23~24도일 때까지만 먹이를 주고 25도가 넘어가면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 고수온이 계속되면 먹이를 안 주는 날이 늘어난다. 먹이를 안 주면 폐사량은 적지만 전복에 살이 차지 않는다. 생계가 달린 어민들은 양식장에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는 전복 양식장을 ‘아파트’라고 불러요. 아파트 한 칸에 100㎏은 나와야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더우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더위가 길어지면 언제까지 굶길 순 없잖아요. 수온이 26도일 때 몇 칸에만 미역을 줘 보는 거예요. 먹이 준 칸에서 폐사율이 60%가 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애들은 또 굵기가 실한 거예요. 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죠.” 박씨는 이렇게 말했다.●기후변화 대응 실험장이 된 양식장 완도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여름 전남 고흥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어 전복 양식어가 등 102가구가 피해를 봤다. 전복 290만 4000마리가 죽었고 어류, 굴·가리비도 폐사해 약 4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수온 변화가 적은 바다 밑에 사는 전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사육하니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28도가 넘으면 전복의 절반이 죽어 고수온 폐사로 본다”고 설명했다. 싱거운 바다도 순주 부모님의 근심거리다. 기후변화로 바다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바닷물이 점점 싱거워지고 있다. “더운 여름 좀 버텼나 싶었더니 9월에 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쏟아졌어요. 염도 떨어지면 전복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비 온 직후는 괜찮아 보여도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더라고요.” 전남 강진만 마량 해역에선 지난 7월 5~7일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복 2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민물이 바다에 유입돼 염분이 5~15pus(해수 1㎏에 든 염류의 양(g))로 평소의 절반 이하로 낮아진 탓이다. 한 해 전복 농사의 시작인 가을에 찾아온 불볕더위 역시 순주네를 괴롭혔다. “9월 말이면 전복 먹이가 되는 미역 포자(씨)를 줄에 붙여 키워야 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포자가 다 녹아 버려요. 어쩔 수 없이 일주일 정도 미뤘는데 하루이틀만 늦어도 미역 성장 속도가 더뎌서 손해가 크죠. 올해는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네요.”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