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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별세…15년 누명 옥살이 배상 ‘0원’

    ‘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별세…15년 누명 옥살이 배상 ‘0원’

    15년 누명 옥살이 배상 0원‘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별세국가 상대 손해배상 못 받아소멸시효 10일 지나 소송 제기 이유 “억울함 때문에 죽어서도 구천을 떠돌 것 같아 모질게 생명을 이어왔는데…이제야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1972년 춘천 파출소장 딸(당시 9세) 강간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5년간 억울한 감옥살이를 한 정원섭씨가 2008년 재심에서 무죄 선고 직후 춘천지법 법정을 나오면서 한 말이다. 류승룡 배우 주연의 영화 ‘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정씨가 지난 28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억울함 때문에 구천을 떠돌 것 같아 모질게 생명을 이어왔다는 정씨는 30일 모든 장례 절차를 끝으로 비로소 완전한 자유인이 됐다. 표창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SNS에 “사법 피해자 고 정원섭님. 국가배상을 받을 권리마저 억울하게 빼앗긴 아픔 안고 영면에 드셨다”며 “공정한 하늘에선 억울함 없이 편안하게 쉬시길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군사독재 시절 강간 살인범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 정원섭씨는 춘천 파출소장 초등학생 딸 살인범으로 몰려 15년 옥고를 치른 뒤 재심으로 무죄판결 받았다. 1972년 9월 27일 춘천의 한 논둑에서 파출소장의 9세 딸이 강간, 살해당한 상태로 발견됐다. 정부는 이 범죄를 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해 경찰에 시한부 검거령을 내렸다. 춘천경찰서는 검거 기한 하루 전 정씨(당시 36세)를 검거했다. 15년간 복역한 뒤 1987년 모범수로 가석방됐지만, 정씨의 삶과 그의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교도소 복역 중 정씨의 아버지는 충격으로 사망했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의 아내마저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 불운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정씨는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1999년 11월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2001년 10월 이마저도 기각됐다. 정씨의 억울함은 영원히 묻히는 듯했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결백을 호소한 정씨는 2007년 12월 재심 권고 결정을 끌어냈다.“고문과 증거 조작”…수사관도 정씨에게 사과·재판부도 머리 숙여 정씨는 재심 청구 과정에서 수사관들로부터 모진 고문을 당하고 유력 증거도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2008년 6월 정씨의 재심이 열린 춘천지법 법정에서 그는 자신을 수사한 경찰관들을 다시 만났다. 36년의 세월이 흘러 서로 칠순을 훌쩍 넘겼지만, 이들의 재회는 묘한 긴장이 흘렀다. 재심 법정의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의 한 수사관은 심문을 마치고 방청석으로 돌아가던 중 증인석에 앉아 있던 정씨를 향해 “죄송합니다”고 말해 술렁이기도 했다. 법정을 나설 즈음 정씨와 당시 수사관들은 서로 악수를 하며 모질었던 시절에 대한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결국 그해 11월 재심을 맡은 춘천지법은 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2012년 5월 18일 형사보상 결정이 확정됐고 정씨는 같은 해 11월 28일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2013년 갑작스럽게 대법원 판례가 바뀌면서 정씨는 국가로부터 아무런 배상을 못 받게 됐다. 재심 무죄판결 확정 후 6개월 이내에 소송을 시작한 경우만 인정하기로 한 새로운 기준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결국 정씨는 6개월에서 겨우 10일 넘긴 날짜에 소송했다는 이유로 2심과 3심에서 패소했다. 그렇게 그는 15년 억울한 옥살이에 대한 한 푼의 배상도 받지 못했다. 고인이 된 정씨의 장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엄수됐다. 장지는 용인 평온의숲 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킹연경’ 붕대 투혼… 챔우흥 기대해

    ‘킹연경’ 붕대 투혼… 챔우흥 기대해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김연경이 오른손에 붕대를 감은 부상 투혼을 발휘해 팀에 챔피언 결정전(5전3승제) 티켓을 선물했다. 김연경은 2008~09시즌 이후 12년 만에 V리그 챔피언 결정전 정상에 도전한다. 김연경이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1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PO) 3차전 IBK기업은행과의 경기 3세트 24-18의 매치포인트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코트 왼쪽에서 점프한 김연경의 스파이크가 그대로 기업은행 코트 오른쪽에 꽂혔다. 기업은행 선수들은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 네트 건너편에서 김연경을 중심으로 한 흥국생명 선수들이 “와~” 하고 환호하면서 펄쩍 뛰었다. 흥국생명은 이날 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0(25-12 25-14 25-18)으로 제압하면서 PO에서 2승1패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통산 8번째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흥국생명은 26일 GS칼텍스와 챔프 1차전을 벌인다. 특히 이날 양팀 최다인 23점을 올린 김연경은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오른손 엄지와 손바닥에 붕대를 감고도 출전한 김연경은 59.5%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지난 22일 PO 2차전에서 블로킹하다가 엄지를 다쳤지만 승리에 대한 갈증은 막지 못했다. 일본, 중국, 터키 등 해외 리그에서 정상의 공격수로 활약했던 김연경은 올 시즌 흥국생명과 계약하면서 11년 만에 V리그로 돌아왔다. 하지만 다음 시즌 그의 거취는 불투명하다. 김연경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어떻게 될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이 기회를 잡아 우승하고 싶은 간절함이 있다”고 언급했다. 기대 이하의 부진한 활약으로 ‘불운아’라는 오명을 썼던 외국인 선수 브루나 모라이스도 14점을 올리며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디그에도 적극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승부는 첫 세트에서 결정됐다. 김연경은 1세트 시작과 함께 첫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분위기를 흥국생명 쪽으로 가져왔다. 브루나도 초반 흥국생명의 리드에 힘을 보탰다. 김연경과 브루나 ‘쌍포’가 폭발하면서 흥국생명은 1세트 8-1로 앞섰고 14-5까지 점수를 벌렸다. 16-6으로 앞선 상황에서 김연경 특유의 ‘왼손 공격’도 나왔다. 기업은행 주포 라자레바는 이날 16득점에 그쳤다. 라자레바의 공격은 블로킹에 막히거나 코트 밖으로 벗어나기 일쑤였다. 무려 19개의 범실을 기록한 기업은행은 V리그 처음으로 PO 1차전에서 지고도 챔프전 진출을 노렸지만 아쉽게 눈물을 흘렸다. 김연경은 “경기를 앞두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조금 하기는 했다”며 “그렇게 생각하니까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과 함께 정한 ‘끝까지 간다’라는 흥국생명의 포스트시즌 슬로건도 소개했다. 박미희 감독은 “전력을 봤을 때 GS칼텍스가 앞선다는 생각은 인정한다”며 “우리는 이제 지키는 팀이 아니라 도전하는 생각으로 가볍게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브루나 ‘흥국의 불운아’ 되나

    브루나 ‘흥국의 불운아’ 되나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의 챔피언 결정전 진출 티켓은 롤러코스터 기량의 브라질 출신 공격수 브루나(21)가 쥐고 있다.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치러지는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브루나가 살아나면 흥국생명이 챔프전에 진출할 수 있지만 침묵하면 챔프전행 티켓은 IBK기업은행이 가져간다. 브루나의 기량은 들쭉날쭉하다. 그는 기업은행과의 PO 2차전 첫 세트에서 1점도 올리지 못하고 범실 2개를 기록했다. 브라질 1부 리그에서 뛴 공격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흥국생명은 1세트를 17분만에 6-25로 기업은행에 내줬다. 한 세트 기준 2005~06시즌 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챔피언 결정전 4차전 3세트 13분 다음으로 짧았다. 브루나가 2세트에서 공격 2점과 블로킹 1점을 따냈지만 흥국생명은 14-25라는 큰 점수차로 패했다. 흥국생명이 반전의 기회를 잡은 3세트에서 브루나는 공격과 블로킹에서 6점을 만들었다. 범실도 하나 있었지만 김연경과 브루나의 활약 덕에 흥국생명이 25-20으로 3세트를 가져왔다. 4세트에서도 브루나가 6점을 뽑았다. 이날 브루나의 공격 성공률은 33.3%로 김연경, 김미연에 이어 3번째였다. 3,4세트에 컨디션이 올라오긴 했지만 여전히 범실은 많다. 이 때문에 박미희 감독도 고심하고 있다. 당장 4세트 승부의 행방을 결정하던 25-25 듀스 상황에서 브루나의 서브 차례가 되자 박 감독은 주저 없이 프로 2년차 박현주를 투입했다. 브루나가 중요한 순간 서브를 제대도 넣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브루나가 중요한 순간 서브를 잘 넣지 못해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정작 박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박현주의 서브도 밖으로 나가면서 전세가 기울어 그대로 주저앉았다. 브루나의 범실을 의식해 선수 교체를 한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이다. 사실 지난 20일 PO 1차전도 김연경의 활약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브루나는 이날 팀 전체 범실 26개 중 절반인 13개를 저지를 만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 때문에 흥국생명으로서는 챔프전 진출을 위해 김연경의 활약 외에 브루나가 얼마나 범실을 줄이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곰 인형 찾아주려다”…712억 로또 당첨자, 사망 가해자 전락

    “곰 인형 찾아주려다”…712억 로또 당첨자, 사망 가해자 전락

    23살에 712억 로또에 당첨돼 7년간 호화생활을 해오던 청년이 3초간의 방심 때문에 교통사고 사망 가해자로 전락했다. 10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2012년 4500만파운드(약 712억원)의 유로밀리언 복권에 당첨돼 영국 최연소 ‘메가 로또’ 당첨자인 매슈 토팜(31)은 2019년 12월 25일 2살 아들과 함께 승용차를 몰고 가던 중 마주 오던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마주오던 차량 78세 로드니 레글러는 크게 다쳤으며, 그의 부인인 75살 메리 제인은 갈비뼈에 심각한 부상을 당해 결국 숨졌다. 엄청난 행운을 불운으로 뒤바꾼 이 사고는 단 수초간의 방심 때문이었다. 영국 검찰은 “토팜이 뒷좌석에 앉은 아들의 테디베어 인형을 찾아주려고 고개를 돌리며 시선이 분산됐다. 차량 충돌 전 최대 3초 동안 도로에서 눈을 뗀 상태였다”며 “이후 토팜은 갑자기 나타난 (레글러 부부의) 차량을 피하려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스스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어 검찰은 “운전자는 항상 도로에 시선을 둬야 한다. 이번 충돌은 완전히 토팜의 잘못으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토팜은 운전 부주의를 인정했지만, 과속을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3초의 방심이 낳은 불운으로 법정에 서게 된 토팜은 앞으로 여러 차례 재판에 출석해 선고를 기다리게 됐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내장사에 불지른 승려 구속…‘네번째 소실’ 천년고찰 수난사

    내장사에 불지른 승려 구속…‘네번째 소실’ 천년고찰 수난사

    ‘천년 고찰’ 전북 정읍시 내장사(內藏寺) 대웅전에 불을 지른 50대 승려가 구속됐다. 전주지법 정읍지원은 7일 경찰이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신청한 최모(54)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도망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최씨는 지난 5일 6시 30분 내장사 대웅전에 인화물질을 끼얹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화재로 목숨을 잃거나 다친 사람은 없으나 대웅전이 전소 돼 17억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최씨는 대웅전에 불을 지른 뒤 화재를 직접 신고하고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사찰 관계자와 다툼이 있어서 홧김에 그랬다”며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반면 내장사 측은 “다른 스님들과 불화는 없었다”며 최씨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한편 백제 시대에 창건된 내장사는 건립 이래 네 차례나 화마 피해를 보는 비극을 맞았다. 내장사는 백제 무왕 37년인 636년 영은조사가 백제인의 신앙적 원찰로서 50여 동의 전각을 세우고 영은사로 창건했다. 첫 번째 비극은 조선 중기 때 정유재란 당시 사찰이 전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이후 1639년(인조 17년) 부용 대사가 중창하고 불상을 도금했다. 1779년(정조 3년) 영담 대사가 대웅전과 시왕전을 중수하고 요사를 개축했지만 한국전쟁 초기인 1951년 1월 내장사와 암자가 전소됐다. 이후 1957년 주지 야은 스님이 해운당을, 1958년 다천 스님이 대웅전을 건립했다. 1965년에는 대웅전과 불상과 탱화를 조성해 봉안했다. 1974년에는 국립공원 내장산 복원 계획에 따라 대규모 중건이 이뤄졌다. 하지만 2012년 10월 31일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로 내장사는 잿더미가 됐다. 정읍시는 화재로 소실된 대웅전 옛터에 시비 등 25억원을 들여 건물을 복원했다. 그러나 165㎡ 규모인 대웅전은 승려의 방화로 또다시 불에 타 신도와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대웅전 잃었지만…조금 늦었다면 국립공원 내장산도 위험했다

    대웅전 잃었지만…조금 늦었다면 국립공원 내장산도 위험했다

    소방당국이 ‘천년고찰’ 내장사(內藏寺) 대웅전 화재에 발 빠르게 대처해 호남의 금강으로 불리는 국립공원 내장산으로 확대되는 사태를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전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내장사 대웅전 화재는 지난 5일 오후 6시 37분 승려 최모(54)씨에 의해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전북도 재난상황실, 한국전력공사, 경찰 등에 신고상황을 즉시 통보하고 오후 6시 50분께는 관할 소방서 인력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선착대가 대웅전에 도착한 시간은 신고 20분 만인 오후 6시 57분이다. 당시 불은 이미 대웅전 전체로 번진 상태였다. 이어 인접한 순창과 고창, 부안소방서 등에서도 진화 인력 85명과 펌프·탱크차 등 장비 21대가 속속 도착해 화재 발생 1시간 20여 분 만인 오후 7시 53분께 큰불을 잡았다. 잔불 정리와 인명 수색을 마치고 완진된 시간은 오후 9시 10분이다. 진화가 신속히 이뤄진 덕에 2012년 화재로 새롭게 지어진 대웅전(165㎡)이 전소한 것을 제외하고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다행히 대웅전 건물은 지정 문화재가 아니고 내부에 문화재도 없었다. 특히, 무엇보다 대웅전을 감싸고 있는 국립공원 내장산으로 불길이 번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전북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대웅전 화재진압이 늦어져 건조한 날씨에 산불로 확대됐더라면 국립공원 전체로 불이 번져 헤아릴 수 없는 큰 피해가 발생할 뻔했다”고 말했다. 이날 화재는 승려 최씨가 사찰 관계자와 갈등으로 술을 마시고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최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정읍지원에서 열린다.  한편, 백제 무왕 37년인 636년 영은조사가 백제인의 신앙적 원찰로서 50여 동의 전각을 세우고 영은사로 창건한 내장사(內藏寺)는 건립 이래 네 차례나 화마 피해를 보는 비극을 맞았다.   첫번째 비극은 조선 중기 정유재란 당시 사찰이 전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이후 한국전쟁 초기인 1951년 1월 내장사와 암자가 전소됐고 세번째는 2012년 10월 31일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로 내장사는 잿더미가 됐다.  정읍시는 화재로 소실된 대웅전 옛터에 시비 등 25억원을 들여 건물을 복원했으나 165㎡ 규모인 대웅전은 승려의 방화로 또다시 불에 타 신도와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실직, 생활고, 기댈 곳 없는 빚순환… ‘살아남기’ 버거운 청춘

    실직, 생활고, 기댈 곳 없는 빚순환… ‘살아남기’ 버거운 청춘

    지난해 코로나19가 할퀸 청년들의 면면은 닮아 있다. 기약 없는 재취업을 기다리고 있는 계약직 해고노동자 전연정(31·가명)씨와 하루아침에 아르바이트를 잘린 김준영(25·가명)씨, 실직 후 카드론으로 생활 중인 이주현(34·가명)씨의 삶은 코로나 이전과 같지 않다. 비정규직, 계약직, 최저임금 아르바이트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들에게 코로나는 생존의 위협이다. 지난해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년여가 지난 지금 이들은 여전히 재난으로부터 ‘살아남는 중’이다.●月40만원으로 끼니만… 전월세 대출도 막혀 2015년부터 지방의 한 복지관에서 계약직 사회복지사로 일해 온 전연정씨는 2019년 12월 계약 만료 통보를 받았다. 전씨는 곧바로 재취업에 나섰지만 이듬해 1월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후 비자발적인 ‘구직 악순환’에 빠졌다. 다른 복지관에 최종 합격했지만 감염병 우려로 취소되는 불운도 겪었다. 전씨는 지난해 4월 매달 160만원씩 받던 실업급여가 끊기면서 생활고에 빠졌다. 지병을 앓아온 홀어머니와 사는 20평대 아파트 월세 50만원을 내기 위해 300만원이 담긴 적금 통장을 깼다. 전씨 모녀는 한 달 40여만원으로 쌀과 반찬만 먹으며 집에서 버텼다. 전씨는 1인 가구만 대상인 주택기금의 청년 전월세대출도 신청할 수 없었다. 전씨는 현재 지자체의 공공일자리로 생계를 잇고 있다. 그는 “정부의 청년 대상 지원을 받으려 해도 문턱이 높고 조건이 까다로워 신청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다시 덮친 코로나에 또 계약직 일자리 잃어 올해 대학교 4학년인 김준영씨는 지난해 2월 대구의 한 유통매장 판매직으로 일하던 중 점주로부터 무급휴직 동의서를 받았다. 일시적인 휴점일 거라고 애써 불안한 마음을 눌렀지만 한 달 후 김씨는 권고사직됐다.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급감하며 본사가 전 지점에 계약직 정리 지침을 내린 여파다. 다행히 고용보험 가입 기간 180일이 넘어 실업급여가 나왔다. 3월부터 110만원가량씩 나오는 실업급여로 6개월을 버텼다. 그가 일했던 매장은 매출이 회복되자 9월에 다시 판매직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3차 코로나 유행으로 3개월 만에 또 권고사직됐다. 이번에는 고용기간이 짧아 실업급여도 받지 못했다. 김씨는 부족한 생활비를 메우려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생활금 대출 150만원과 신용카드 단기대출 100만원을 받았다. 그는 “1년 새 두 번이나 권고사직되고 궁핍한 생활이 이어지면서 우울증 치료까지 받았다”고 했다. ●가족도 돕기 힘들어… 구직·생계 ‘빈곤의 늪’ 전씨나 김씨처럼 한시적이라도 실업급여를 받은 경우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광주광역시에서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던 이주현씨는 지난해 1월 학원이 폐업하면서 실직했다. 학원장은 주말도 없이 하루 12시간씩 이씨에게 강의하도록 했지만 4대 보험을 적용해 주지 않았다. 그는 과외로 생계를 잇다 이마저도 일이 끊겼다. 이씨에게 구직과 생계는 현실 속 늪이었다. 은퇴한 부모와 정신지체장애를 겪는 언니에게 지원까지 기대하긴 어려웠다. 그는 신용카드 2개로 카드론을 받아 돌려막다 빚이 1000만원대까지 늘었다. 결국 그는 월세가 6개월째 밀리면서 부모와 언니가 사는 본가로 씁쓸히 귀향했다. 이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카드론 이자를 더이상 감당하기 어려워 신용회복위원회의 프리워크아웃(이자율 채무조정)을 상담하고 있다”며 “우리처럼 어떻게든 동아줄이라도 잡아 보려는 사람들은 쥐고 있던 동아줄도 놓치기 쉬운 세상”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청년들이 맞닥뜨린 차가운 현실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내 18개 시중은행(수출입은행 제외)의 ‘연령대별 신용대출 현황´ 금융감독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대의 신용대출 잔액은 9조 6000억원으로 전년(7조 4000억원)보다 29.7% 늘어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30대도 52조 1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41조 6000억원) 대비 25.2% 늘었다. 반면 40대부터 60대 이상 연령층의 증가율은 10%대에 그쳤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층의 부채는 지금처럼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이들이 다시 취직해 갚기 어려운 성격의 부채라는 점에서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액수 자체는 적지만 재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소비자 개인에게는 가계경제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특히 소득이 적은 20대의 경우 지난해 카드론과 신용카드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잔액이 크게 늘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의 ‘연령별 카드론 잔액 및 리볼빙 이월잔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카드론 잔액은 1조 1410억원으로 전년(9630억원) 대비 18.5%, 일부만 결제하고 나중에 갚는 리볼빙 서비스 잔액도 전년 대비 6.8% 늘었다.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증가율이다. ●“수당 등 용돈주기 아닌 일자리 대책 내놔야”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청년 수당 등 지원금 위주의 정책에 지나지 않았다”며 “단순 용돈 주기식의 대책이 아니라 청년고용 문제에 대한 특단의 일자리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index.php?section=section2)로 연결됩니다.
  • 실직, 생활고, 기댈 곳 없는 빚순환… ‘살아남기’ 버거운 청춘

    실직, 생활고, 기댈 곳 없는 빚순환… ‘살아남기’ 버거운 청춘

    지난해 코로나19가 할퀸 청년들의 면면은 닮아 있다. 기약 없는 재취업을 기다리고 있는 계약직 해고노동자 전연정(31·가명)씨와 하루아침에 아르바이트를 잘린 김준영(25·가명)씨, 실직 후 카드론으로 생활 중인 이주현(34·가명)씨의 삶은 코로나 이전과 같지 않다. 비정규직, 계약직, 최저임금 아르바이트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들에게 코로나는 생존의 위협이다. 지난해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년여가 지난 지금 이들은 여전히 재난으로부터 ‘살아남는 중’이다.●月40만원으로 끼니만… 전월세 대출도 막혀 2015년부터 지방의 한 복지관에서 계약직 사회복지사로 일해 온 전연정씨는 2019년 12월 계약 만료 통보를 받았다. 전씨는 곧바로 재취업에 나섰지만 이듬해 1월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후 비자발적인 ‘구직 악순환’에 빠졌다. 다른 복지관에 최종 합격했지만 감염병 우려로 취소되는 불운도 겪었다. 전씨는 지난해 4월 매달 160만원씩 받던 실업급여가 끊기면서 생활고에 빠졌다. 지병을 앓아온 홀어머니와 사는 20평대 아파트 월세 50만원을 내기 위해 300만원이 담긴 적금 통장을 깼다. 전씨 모녀는 한 달 40여만원으로 쌀과 반찬만 먹으며 집에서 버텼다. 전씨는 1인 가구만 대상인 주택기금의 청년 전월세대출도 신청할 수 없었다. 전씨는 현재 지자체의 공공일자리로 생계를 잇고 있다. 그는 “정부의 청년 대상 지원을 받으려 해도 문턱이 높고 조건이 까다로워 신청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다시 덮친 코로나에 또 계약직 일자리 잃어 올해 대학교 4학년인 김준영씨는 지난해 2월 대구의 한 유통매장 판매직으로 일하던 중 점주로부터 무급휴직 동의서를 받았다. 일시적인 휴점일 거라고 애써 불안한 마음을 눌렀지만 한 달 후 김씨는 권고사직됐다.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급감하며 본사가 전 지점에 계약직 정리 지침을 내린 여파다. 다행히 고용보험 가입 기간 180일이 넘어 실업급여가 나왔다. 3월부터 110만원가량씩 나오는 실업급여로 6개월을 버텼다. 그가 일했던 매장은 매출이 회복되자 9월에 다시 판매직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3차 코로나 유행으로 3개월 만에 또 권고사직됐다. 이번에는 고용기간이 짧아 실업급여도 받지 못했다. 김씨는 부족한 생활비를 메우려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생활금 대출 150만원과 신용카드 단기대출 100만원을 받았다. 그는 “1년 새 두 번이나 권고사직되고 궁핍한 생활이 이어지면서 우울증 치료까지 받았다”고 했다. ●가족도 돕기 힘들어… 구직·생계 ‘빈곤의 늪’ 전씨나 김씨처럼 한시적이라도 실업급여를 받은 경우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광주광역시에서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던 이주현씨는 지난해 1월 학원이 폐업하면서 실직했다. 학원장은 주말도 없이 하루 12시간씩 이씨에게 강의하도록 했지만 4대 보험을 적용해 주지 않았다. 그는 과외로 생계를 잇다 이마저도 일이 끊겼다. 이씨에게 구직과 생계는 현실 속 늪이었다. 은퇴한 부모와 정신지체장애를 겪는 언니에게 지원까지 기대하긴 어려웠다. 그는 신용카드 2개로 카드론을 받아 돌려막다 빚이 1000만원대까지 늘었다. 결국 그는 월세가 6개월째 밀리면서 부모와 언니가 사는 본가로 씁쓸히 귀향했다. 이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카드론 이자를 더이상 감당하기 어려워 신용회복위원회의 프리워크아웃(이자율 채무조정)을 상담하고 있다”며 “우리처럼 어떻게든 동아줄이라도 잡아 보려는 사람들은 쥐고 있던 동아줄도 놓치기 쉬운 세상”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청년들이 맞닥뜨린 차가운 현실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내 18개 시중은행(수출입은행 제외)의 ‘연령대별 신용대출 현황´ 금융감독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대의 신용대출 잔액은 9조 6000억원으로 전년(7조 4000억원)보다 29.7% 늘어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30대도 52조 1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41조 6000억원) 대비 25.2% 늘었다. 반면 40대부터 60대 이상 연령층의 증가율은 10%대에 그쳤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층의 부채는 지금처럼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이들이 다시 취직해 갚기 어려운 성격의 부채라는 점에서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액수 자체는 적지만 재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소비자 개인에게는 가계경제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특히 소득이 적은 20대의 경우 지난해 카드론과 신용카드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잔액이 크게 늘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의 ‘연령별 카드론 잔액 및 리볼빙 이월잔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카드론 잔액은 1조 1410억원으로 전년(9630억원) 대비 18.5%, 일부만 결제하고 나중에 갚는 리볼빙 서비스 잔액도 전년 대비 6.8% 늘었다.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증가율이다. ●“수당 등 용돈주기 아닌 일자리 대책 내놔야”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청년 수당 등 지원금 위주의 정책에 지나지 않았다”며 “단순 용돈 주기식의 대책이 아니라 청년고용 문제에 대한 특단의 일자리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index.php?section=section2)로 연결됩니다.
  • 안철수 “AZ 불안감 해소 위해서라면 먼저 맞겠다”(종합)

    안철수 “AZ 불안감 해소 위해서라면 먼저 맞겠다”(종합)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2일 “정부가 허락한다면 제가 정치인으로서, 또 의료인의 한사람으로서 먼저 AZ(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AZ 1차 접종대상자는 아니지만,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백신 접종은 차질없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AZ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면 (먼저 맞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과 ‘국민 위로지원금’에 대해 “선거용 인기영합주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나라 꼴이야 어떻게 되든지 간에 지난 총선에서 재미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라며 “정권의 매표 인기영합주의는 돈은 국민이 내고 생색은 정권이 내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국민위로금은 한마디로 이번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선 때 우리를 찍어줘야 받을 수 있다는 사탕발림이고, 내년 대선 직전에 국채로 돈을 빌린 뒤 무차별 살포하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대표는 “그렇기 때문에 야권단일화가 중요하다. 정권 교체는 한 번의 선거로 이뤄지지 않는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이번 보궐선거에서 야권이 반드시 승리하고, 이 승리를 교두보 삼아 내년 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 대표는 “그러나 야권이 능력, 책임, 미래 비전, 그리고 안보 측면에서 진정으로 변화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다면, 이번 보선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야당 후보를 찍어주겠다는 여론은 50%를 넘나들지만, 지금의 야당은 그것을 모두 담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서울시장 야권단일화 과정이 감동적이어야 하고, 혁신 경쟁을 바탕으로 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라며 “야권의 책임 있는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가장 참기 힘들었던 말은 ‘이 정권이 다른 건 몰라도 야당 복(福)이 있다’는 이야기”라고 개탄했다. 안 대표는 “그러나 오늘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린다. 문재인 정권의 행운과 대한민국의 불운은 여기까지다. 문재인 정권의 야당 복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가짜뉴스와 야당 복으로 연명해 온 문재인 정권, 이번 보궐선거에서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다짐했다.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65세 미만만 접종 허용 국내에서 첫 투약이 이뤄지는 코로나19 백신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 제품이다.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임상 자료가 부족해 유효성에 대한 논란이 벌어진 탓에 화이자 백신에 비해 접종 동의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657개 요양병원 접종대상자 20만 1464명 중 92.7%가 예방접종에 동의했다. 입원환자 동의율 90.0%, 종사자 동의율은 93.9%로 조사됐다. 또 4147개 노인요양시설·정신요양·재활시설 대상자 10만 8466명 중 95.5%가 동의했다. 화이자 백신 접종대상자는 전국 143개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종사자 5만829명 중 94.6%가 백신을 투약하는 것에 동의했다. 특히 국내 1호 접종자에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투약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백신은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임상 자료가 부족해 65세 미만만 접종이 허용됐다. 65세 이상 접종은 추가적인 임상 자료가 나오는 3월 말 이후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씨줄날줄] 노인지배/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노인지배/황성기 논설위원

    7년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으로 군림하던 모리 요시로 전 총리의 사퇴는 노인이 지배하는 일본의 상징적 사건이다. 모리는 지난 3일 일본올림픽위원회 회의 때 여성 이사를 늘리는 문제가 나오자 “여성이 많이 들어온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올림픽 정신에 어긋나는 시대착오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세계 언론이 그의 여성 비하 발언을 보도하고 국내외 여론이 악화되자 마지못해 12일 사퇴를 표명했다. 모리는 1937년 7월생으로 만 83세다. 모리는 올림픽조직위원회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할 셈으로 와세다대학 1년 선배인 가와부치 사부로 전 일본축구협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밀실 인사를 하려 했다. 그러나 가와부치 전 회장이 이곳저곳에 발설해 절차를 따르지 않는 부적절한 인사가 알려지고 “왜 83세가 떠난 자리를 84세가 맡느냐”는 격한 반발이 일었다. 여론을 의식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반대 의사를 전하자 가와부치가 고사를 하는 형태로 후임 인사는 백지화한 상태다. 뿐만 아니다. 모리 발언으로 올림픽 자원봉사자가 무더기로 사퇴하자 스가 총리를 만든 킹메이커인 자민당 실력자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새롭게 다시 뽑으면 된다”는 어이없는 모리 옹호 발언으로 사태에 기름을 부었다. 니카이 간사장 또한 며칠만 지나면 만 82세가 되는 일본에선 ‘로가이’(老害)의 대표적인 현역 정치인으로 꼽힌다. 2000년 4월 총리에 취임한 모리는 지지율이 8%로 떨어지자 사실상 자민당 내에서 끌어내려져 1년짜리 단명에 그쳤다. 불운했던 총리 시절보다 이후 고이즈미 준이치로,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등의 총리를 배출한 파벌 ‘세와카이’의 사실상 오너로서 영향력을 즐겨 왔다. 평균수명이 짧았던 옛날 같았으면 노익장(老益壯)이라 했을 것을 지금은 나이 든 사람이 주변에 해를 끼치는 로가이라고 야유를 받으면서도 자리를 지키려다 총리 경질 때와 비슷한 불명예 퇴진을 당했다. 로마 제국의 원로원이나 과거 공산국가에서나 성행했던 노인지배(제론토크라시)가 일본에서 여전히 기승을 부린다. 고령화의 선두를 달리는 국가여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자민당이 1980년대 세대교체를 위해 도입하려던 ‘국회의원 70세 정년’은 흐지부지됐다. 최근에는 나이를 올려 ‘73세 정년’을 부르짖는 젊은 국회의원들이 있으나 당내 18%에 이르는 70세 이상 의원들의 ‘정력적’인 반대로 사문화했다. 노인의 권력욕을 허용하는 구조를 만든 책임은 그 사회에 있다는 점에서 일본의 제론토크라시는 고령화가 더 빨라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marry04@seoul.co.kr
  • 文 “국가청렴도 역대 최고 33위…적폐청산·권력기관 개혁 평가”(종합)

    文 “국가청렴도 역대 최고 33위…적폐청산·권력기관 개혁 평가”(종합)

    文 “우리 사회 바른 방향으로 발전한 지표”文 “임기 내 순위 20위권이 목표”국가투명성기구 국가별 부패인식지수 발표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제투명성기구의 국가별 부패인식 점수를 소개하며 “우리 사회의 투명성과 청렴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크게 높아졌다. 적폐청산과 권력기관 개혁 등 정부와 국민의 노력이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20년도 국가별 부패인식 점수에서 우리나라는 역대 최고 순위(33위)를 기록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과 비교해도 현저히 순위가 상승했다며 “우리 사회가 바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아직 부족하다. 임기 내 세계 순위를 20위권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면서 “세계 10위권 경제에 걸맞은 공정과 정의를 갖춰야만 자신있게 ‘선진국’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韓 청렴도 61점, 180개국 중 33위1위 덴마크·뉴질랜드…북한 170위 한국의 국가청렴도는 100점 만점에 61점으로 측정돼 세계 180개국 중 33위로 나타났다.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국제투명성기구(TI)는 28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2020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를 발표했다. 국가 순위는 3년 내리 6계단씩(51→45→39→33위)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에서는 23위로 한해 사이 4계단 올랐다. 공동 1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덴마크와 뉴질랜드(88점)가 차지했다. 핀란드·싱가포르·스웨덴·스위스(85점)가 공동 3위로 뒤를 이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외에 홍콩(77점·11위)과 일본(74점·19위)이 지속해서 상위권에 올랐다. 북한은 콩고민주공화국·아이티와 함께 18점을 받아 170위에 그쳤다. 소말리아와 남수단(12점·공동 179위), 시리아(14점·178위) 등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국가청렴도를 가늠하는 부패인식지수는 공공부문의 부패에 대한 전문가 인식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지표다. 70점대를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로 평가하며, 50점대는 ‘절대부패로부터 벗어난 정도’로 해석된다. 부패인식지수 점수 산출에는 베텔스만재단·세계경제포럼·정치경제위험자문공사·정치위험서비스그룹 등 국제단체들의 원천자료가 사용된다.투명성기구 “촛불운동 이후 노력 결과”“경제활동·공직사회 부패 되레 나빠져” 한국의 부패인식지수 상승은 공무원 사익 목적 지위 남용 방지(70점), 정경유착 등 정치 부패 지수(62점) 등의 개선 때문이다. 다만 OECD 국가 기준 전반적인 부패 수준과 공공자원 관리에서의 놔물 관행은 OECD 평균에 한참 못 미쳤고 정치 부패 지수도 6.1점 낮았다. TI의 한국지부인 한국투명성기구는 이날 성명에서 “최근 청렴도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고, 촛불운동 이후 정부와 사회 전반이 노력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다만 일상의 경제활동과 관련한 공직사회 일선 부패는 최근 크게 나아지지 못하거나 도리어 나빠진 모습도 보였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7월 발표한 국정과제에서 5개년 계획으로 ‘부패인식지수 20위권 도약’을 목표로 밝혔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아우~ 늑대 나올라 둥근달, 에휴~ 출근 걱정 불면의 밤

    아우~ 늑대 나올라 둥근달, 에휴~ 출근 걱정 불면의 밤

    1982년에 나온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뮤직비디오나 최근 해리포터 시리즈 등 외국 영상에서는 보름달이 뜨면 늑대인간이 나타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미치광이라는 뜻의 ‘루너틱’(lunatic)이 달을 의미하는 ‘루나’(luna)에서 유래됐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서양에서는 보름달이 뜨는 날 늑대인간이 나타나고 사람들이 이상해진다는 속설이 있다. 물론 그런 속설을 믿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13일의 금요일’처럼 보름달이 뜨면 안 좋은 일이 생긴다는 생각이 잠재의식 속에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보름달이 늑대인간이나 불운을 부르지는 않지만 사람의 생체주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생물학과, 예일대 인류학과, 아르헨티나 킬메스국립대 감각운동역학연구실 공동연구팀은 사람들의 수면 주기는 음력으로 한 달에 해당하는 29.5일이라는 음력주기에 따라 변하며, 보름달이 뜨는 날을 전후해 사람들이 잠을 덜 잔다는 연구 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월 28일자에 발표했다. 지구를 기준으로 달의 겉보기 주기는 음력에 해당하는 29.5일이지만 달의 실제 공전 및 자전주기는 27.3일이다. 연구팀은 남미 아르헨티나 포르모사주 토바콤 지역 3곳의 원주민 98명과 미국 워싱턴대 재학생 464명에게 손목시계 형태의 활동기록기 ‘액티와치 스펙트럼 프로’를 1~2개월 동안 착용하도록 한 뒤 수면 관련 활동을 조사했다. 토바콤 지역 3곳 중 한 곳은 전기가 전혀 공급되지 않았다. 다른 한 곳은 제한적으로 공급되고, 나머지 한 곳은 전기 공급에 문제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전력 공급이 원활한 도시 거주민들은 빛 공해로 인해 시골이나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지역에 사는 사람에 비해 수면 패턴이 불규칙하고 수면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렇지만 조사 대상자들 모두 달의 29.5일 주기에 따라 수면 주기가 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름달이 뜨는 날 전후로 3~5일 동안 평균 46~58분 정도 수면 시간이 줄었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평소보다 30분 정도 늦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호레이쇼 이글레시아 워싱턴대 생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도시나 시골 할 것 없이 달의 변화 주기에 따라 생체시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 준다”며 “과거에는 보름달이 뜨면 다른 때와 달리 밤이 밝아 야간 활동을 더 많이 했었을 것이고, 이러한 조상들의 행동이 전해져 내려온 데 따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뷔르츠부르크 율리우스 막시밀리안대 신경생물학·유전학과, 동물생태학·열대생물학과, 뮌헨 루트비히 막시밀리안대 의학심리학연구소, 아르헨티나 킬메스국립대, 미국 국립정신보건연구소(NIMH) 공동연구팀도 여성들의 월경주기가 달의 주기에 따라 변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월 28일자에 발표했다.연구팀은 35세 이하 여성 15명과 35세 이상 여성 17명을 대상으로 평균 15년 동안의 월경주기에 대한 장기 데이터를 분석했다. 여성의 월경주기는 26~35일 사이로 사람마다 다르다. 그런데 달의 자전주기인 27.3일보다 긴 월경주기를 가진 여성의 경우 35세 이하는 13.1%가, 35세 이상은 17.1%가 달의 변화에 영향을 받아 월경주기도 달라졌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EPL 득점 1위 분수령 될까…1위 살라 vs 공동 2위 손흥민-케인 콤비 격돌

    EPL 득점 1위 분수령 될까…1위 살라 vs 공동 2위 손흥민-케인 콤비 격돌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1위 경쟁이 재점화 할까. EPL 득점 상위권에 올라 있는 손흥민-해리 케인(이상 토트넘)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29일 새벽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0~21 EPL 경기에서 격돌한다. 리버풀과 토트넘은 리그 선두 경쟁을 하다가 새해 들어 경기력이 떨어지며 각각 5위, 6위로 밀린 상태다. 1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41점)와는 리버풀(34점)이 승점 7점, 한 경기 덜치른 토트넘(33점)이 8점 차다.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자리 확보는 물론, 그 이상을 노리기 위해서는 두 팀 모두 승리가 절실하다. 팀 순위 경쟁 외에 EPL 득점 1위(13골) 살라와 공동 2위(12골)인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활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살라와 손흥민은 2020~21시즌 초중반 득점 경쟁으로 그라운드를 달궜다가 최근 소강 상태다. 특히 살라의 경우 EPL 경기 기준으로 5경기 연속 골을 넣지 못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는 거푸 골을 넣고 있지만 새해 들어 EPL에서 득점이 없다. 지난달 19일 크리스탈 팰리스 전 득점이 마지막이었다. 손흥민 또한 EPL에서는 최근 2경기 연속 골대 불운에 운 것을 포함해 5경기에서 1골 만 추가했다. 지난 2일 리즈 유나이티드 득점이 마지막이었다. 나머지 경쟁자였던 도미닉 칼버트-르윈(에버턴)과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이상 11골) 또한 지난달 중순 이후 EPL에서 골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그러는 사이 케인이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며 공동 2위까지 뛰어올라 득점왕 경쟁을 집안 싸움으로 끌고갈 채비를 갖췄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브루노 페르난데스도 치고 올라와 칼버트-르윈, 바디와 공동 4위 그룹을 형성했다. 올시즌 최고의 콤비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손흥민과 케인이 살라와의 대결에서 어떤 결과를 빚어낼지 기대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손’ 빼면 역전패 ‘손’ 들면 역전승… 토트넘 승리 공식

    ‘손’ 빼면 역전패 ‘손’ 들면 역전승… 토트넘 승리 공식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29)이 3경기째 골 맛을 보지 못했지만 2경기 연속 도움을 올리며 통산 3번째 10-10클럽에 가입했다.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달성도 코앞에 뒀다. 토트넘은 26일(한국시간) 영국 하이 위컴 애덤스 파크에서 열린 2020~21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2강 위컴 원더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탕귀 은돔벨레의 멀티골에 힘입어 4-1로 역전승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은돔벨레의 첫 골을 거들었다. 시즌 10호 도움(16골)으로 2017~18시즌(18골 11도움), 지난 시즌(18골 12도움)에 이어 10-10클럽에 가입했다. 공격포인트로 따지면 올 시즌 26개로 지난 시즌 작성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인 30개까지 4개를 남겨 놨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41경기를 뛰며 39경기째에 30공격포인트를 달성했으나 올 시즌엔 28경기째에 26공격포인트로 잰걸음이다. 토트넘은 다음달 11일 에버턴과 16강전을 치른다. 오는 29일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의식해 손흥민과 해리 케인, 은돔벨레 등을 벤치에 앉히며 로테이션을 돌린 토트넘은 챔피언십(2부) 최하 24위 위컴에 고전했다. 4년 전 같은 대회 32강전의 데자뷔였다. 당시 4부 소속이던 위컴을 상대로 1.5군을 냈다가 전반에 먼저 2골을 얻어맞은 토트넘은 후반 들어 손흥민의 추격골과 추가시간 결승골 등을 묶어 4-3으로 힘겹게 이긴 바 있다. 이날도 위컴이 선제골을 뽑았다. 전반 25분 프레드 온예딘마가 우체 익피주의 땅볼 크로스를 골로 연결했다. 2차례 골대 불운에 울던 토트넘은 전반 47분에야 가레스 베일의 동점골이 터졌다. 좀처럼 역전골이 나오지 않자 조제 모리뉴 감독은 후반 13분 케인, 23분 손흥민과 은돔벨레를 차례로 투입했다. 후반 41분 해리 윙크스가 세컨드 볼 상황에서 침착한 왼발 감아 차기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1분 뒤에는 손흥민이 상대 왼쪽 측면을 뚫고 내준 패스를 은돔벨레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승기를 굳혔다. 은돔벨레는 후반 48분 상대 수비 2명을 제치고 쐐기골까지 넣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워낙에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워낙에

    “워낙에 디엠(당뇨) 하이퍼텐션(고혈압) 있는 분이고 이번에 스토막 캔서 블리딩(위암으로 인한 출혈)으로 오셨고요.” 간호사들이 다음 근무팀에게 인계하는 말들에 섞여 ‘워낙에’라는 단어가 왠지 귀에 들어온다. ‘본디부터’라는 뜻의 ‘워낙’이라는 부사에 조사 ‘에’가 붙은 말이다. ‘워낙에’ 다음에는 주로 위와 같이 순우리말 부사에 어울리지 않는 영문 진단명이 줄줄이 따라온다. 과거의 질병이나 지금 계속 앓고 있는 질병에 대해 말할 때 보통 앞에 붙는 말이다. ‘워낙에’가 붙는 이들은 주로 병원의 단골손님인 만성질환자들이다. 시작은 있으되 끝은 없는,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들, 언제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인생의 꼬리표 같은 병들이 ‘워낙에’ 다음에 등장한다. 막힌 심장 혈관을 카테터로 뚫어도 재발할 위험이 높다. 새 간을 이식해도 평생 면역억제제를 먹어야 하는 환자로 살아가야 한다. 암도 재발과 치료 후유증을 염두에 둬야 하기에 ‘워낙에’를 붙여 곱씹게 되는 병이다. 병원에 가는 것이 어쩌다 닥치는 불운이 아니라 삶의 일부가 되는 것, 때로는 병원이 집보다 더 익숙해지는 환자로서의 삶. 건강한 청장년에게 이런 삶을 상상해 보라고 하면 대개는 ‘어유, 그러느니 죽고 말지’라며 생각하기조차 꺼려한다. 평생 관리해야 하는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완치’시켜 준다는 비법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실제 병든 삶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워낙에’라는 말은 마치 만성질환에 대한 낙인과 차별을 상징하는 언어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나는 언젠가부터 이 단어를 익숙하지만 낯선 말로 기억하게 됐다. 실제 ‘워낙에’ 아픈 이들이 다른 이들과 동등한 권리를 지닌 시민이 아니라 사회의 짐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증거는 일상의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집단감염이 일어난 요양병원에 대한 코호트 격리는 그 극단적인 예가 아닐까 한다. 거대한 바이러스 배지가 된 그곳에서 사망자가 줄줄이 나올 때 방역 업무를 담당하는 고위 공무원은 “아직은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선 병원의 중환자실, 응급실, 병동의 의료진 가운데에는 견딜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하는 이가 아무도 없었음에도, 어떤 지표에 근거해 그런 판단을 하는 것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말은 혹시 ‘워낙에 아픈 이들이야 어쩔 수 없는 것이고 건강했던 이들이 죽는 건 막을 수 있는 수준’이라는 뜻 아니었을까. K방역 역시 실제로는 건강인 중심의 정책이었고, ‘워낙에’ 아픈 이들을 위한 대책은 미흡했다. 지난해 3월 이후 모든 해외입국자에게 무료로 시행하던 코로나 검사가 환자들에게는 무료가 아니었다는 것이 그 한 단면이다. 지난해 9월까지 입원 전 선별검사는 증상이나 역학적 연관성이 없으면 건강보험공단에 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었다. 오는 2월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지금의 공중보건 위기 상황도 서서히 해결되겠지만 향후 방역대책에서는 코로나 유행의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인 만성질환자들에 대한 고려가 좀더 우선순위였으면 한다. 요양병원 같은 고위험 시설의 확진자 이송 계획을 좀더 촘촘히 세워야 하고, 확진자 병상 확대로 도리어 치료 기회를 잃을 수 있는 만성질환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주치의 제도와 만성질환 관리체계를 확립해 취약한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개선하고 요양병원과 같은 사각지대를 가급적 줄여야 신종감염병이 다시 닥쳐도 잘 대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워낙에’ 아픈 사람과 건강한 사람은 따로 있지 않다. 누구나 병들고 약자가 돼 사회의 보호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 환자 돌보기는 의료인과 병원의 의무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의무이기도 하다는 것. 그런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 EPL ‘공포’의 손

    EPL ‘공포’의 손

    손흥민(29·토트넘)이 또 ‘골대 불운’을 겪으며 2경기째 득점포 가동에 실패했지만 도움을 추가하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통산 100번째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손흥민은 18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셰필드 브라몰 레인에서 끝난 2020~21시즌 EPL 19라운드 ‘꼴찌’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5분 코너킥으로 세르주 오리에의 헤더 선제골을 거들었다. 정규리그 18번째(12골 6도움)이자 시즌 25번째(16골 9도움) 공격포인트다. 이로써 손흥민은 2015년 EPL 입성 뒤 정규리그에서만 65골 35도움으로 통산 100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축구통계 전문사이트 옵타에 따르면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토트넘 선수로는 7번째 기록이다. 손흥민은 선제골 도움 3분 뒤 해리 케인의 침투 패스를 받으며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 모서리를 파고들어 골키퍼를 넘기는 칩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맞히는 바람에 머리를 쥐어뜯었다. 지난 14일 풀럼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대 불운이다. 그러나 토트넘은 전반 40분 손흥민의 적극적인 수비로 추가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압박에 다소 부정확했던 상대 패스를 끊어낸 에밀-피에르 호이비에르가 손흥민과 짧게 공을 주고받다가 케인에게 공을 건넸고, 케인은 페널티아크에서 상대 수비를 뚫는 오른발 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케인은 손흥민과 함께 득점 공동 2위(12골)가 됐다. 도움에선 케인이 1위(11개), 손흥민이 5위다. 토트넘은 후반 14분 데이비드 맥골드릭에게 헤더골을 내줬으나 3분 뒤 탕귀 은돔벨레의 원더골로 셰필드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 상대 수비의 견제를 받으며 골문을 등지고 있던 은돔벨레가 오른발등으로 공을 차 자신의 머리 뒤로 넘기는 로빙슛을 시도했는데 절묘하게 골대 구석에 꽂혔다. 3-1로 이긴 토트넘은 5위(승점 33)가 됐다. EPL 셰필드 원정에서 그간 3무4패로 부진하던 토트넘은 8경기 만에, 기간으로는 1975년 12월 이후 45년 만에 승리를 따냈다. 황의조(29·보르도)는 3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프랑스 리그앙 20라운드 니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출장해 84분을 뛰며 후반 5분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지난 10일 로리앙 전 도움에 이어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이자 시즌 3호골(2도움)이다. 지난해 8월 말 앙제 전 시즌 첫 도움 이후 잠잠하던 황의조는 지난달 17일 생테티엔 전 마수걸이 골을 시작으로 최근 6경기 3골1도움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3-0으로 이긴 보르도는 시즌 첫 연승을 달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케인 12호골, ‘또 골대 불운’ 손흥민과 득점 공동 2위

    케인 12호골, ‘또 골대 불운’ 손흥민과 득점 공동 2위

    손흥민(29·토트넘)이 또 다시 골대 불운으로 득점포를 가동하는 데 실패했지만 도움을 추가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통산 100번째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손흥민은 18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셰필드의 브라몰 레인에서 끝난 2020~21시즌 EPL 19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5분 코너킥으로 세르주 오리에의 헤더 선제골을 거들었다. 리그 6호 도움(12골)이자 시즌 공식전을 통틀어 9도움(16골)이다. 리그 도움 5위에 오른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으며 EPL 무대를 밟은 뒤 정규리그에서만 65골 35도움을 기록, 통산 100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통계 전문 사이트 옵타에 따르면 EPL 100공격포인트는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토트넘 소속 선수로는 7번째 기록이다. 손흥민은 선제골 도움 3분 뒤 해리 케인의 침투 패스를 받아 상대 페널티 지역 오른쪽 모서리로 들어간 뒤 골키퍼를 넘기는 절묘한 칩슛을 날렸으나 오른쪽 골대를 맞혀 땅을 쳤다. 지난 풀럼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대 불운’이다. 셰필드의 전방 압박에 다소 애를 먹던 토트넘은 전반 40분 추가골로 한숨을 돌렸다. 손흥민의 적극적인 수비가 발판이 됐다. 손흥민의 압박에 다소 부정확했던 상대 패스를 에밀-피에르 호이비에르가 끊어냈고, 손흥민과 짧게 공을 주고 받다가 케인에게 공을 건넸다. 케인은 페널티 아크에서 상대 수비 사이를 뚫는 오른발 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케인은 리그 12호골을 기록하며 손흥민과 함께 득점 공동 2위가 됐다. 케인은 리그 11도움으로 도움 1위를 달리는 등 이번 시즌 축구 도사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토트넘은 후반 14분 데이비드 맥골드릭에게 헤더 추격골을 허용했으나 3분 뒤 탕귀 은돔벨레의 원더골이 셰필드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상대 선수들의 견제를 받던 은돔벨레는 골문을 등진 상황에서 오른발등으로 공을 자신의 머리 뒤로 넘기는 로빙슛을 시도했는데 골대 오른쪽 구석에 절묘하게 꽂혔다. 토트넘은 셰필드를 3-1로 제압, 리그 4경기 무패(2승2무)를 이어가며 5위(승점 33점)가 됐다. 토트넘은 셰필드와의 EPL 원정 경기에서 3무4패의 극심한 부진을 보이다 8경기 만에, 기간으로는 1975년 12월 이후 45년 만에 승리를 따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손흥민 골대 불운 속 도움 추가, 아시아 선수 최초 EPL 공격포인트 100

    손흥민 골대 불운 속 도움 추가, 아시아 선수 최초 EPL 공격포인트 100

    손흥민(29·토트넘)이 도움을 추가하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통산 100번째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이다. 두 경기 연속 골대에 가로막혀 득점포는 터지지 않았다. 손흥민은 17일(현지시간) 영국 셰필드의 브래몰 레인에서 열린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정규리그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5분 코너킥으로 세르주 오리에의 헤딩 선제골을 도왔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리그 18번째(12골 6도움), 공식 경기를 통틀어서는 25번째(16골 9도움) 공격 포인트다. 이 도움으로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EPL에 진출한 이후 정규리그 65골 35도움을 기록, 리그 통산 공격 포인트 100개도 채웠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옵타에 따르면 EPL 공격포인트 100개는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이자, 토트넘 소속 선수로는 일곱 번째 기록이다. 손흥민이 발판을 놓은 선제골을 필두로 토트넘은 셰필드를 3-1로 제압, 리그 4경기 무패(2승 2무)를 이어가며 4위(승점 33)로 올라섰다. 토트넘은 셰필드와의 리그 원정 경기에서 3무 4패의 극심한 부진을 보이다 8경기 만에, 1975년 12월 이후 약 45년 만에 값진 승점 3을 따냈다. 지난 라운드 하위권 팀인 풀럼과 무승부에 그친 데다 셰필드 원정에서 유독 고전해온 터라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토트넘은 손흥민-케인-스테번 베르흐베인의 선발 스리톱을 앞세워 초반부터 몰아붙였다. 전반 4분 케인과 패스를 주고받은 베르흐베인의 페널티 아크 오른쪽 오른발 슛이 상대 에런 램즈데일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오리에가 골 지역 안에서 번쩍 뛰어오르며 머리로 받은 공이 골 그물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전반 8분 케인의 패스를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절묘한 칩슛으로 연결해 직접 골문을 노렸으나 골대를 맞혀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풀럼전에 이어 또 한 번의 ‘골대 불운’이었다. 토트넘이 흐름을 주도했지만, 셰필드도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토트넘 수비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전반 29분 역습 상황에서 존 플렉의 패스에 이은 올리버 버크의 페널티 아크 오른쪽 오른발 슛이 위고 로리스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첫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전반 40분 케인의 추가 골에 힘입어 우위를 이어갔다. 토트넘 진영에서 에밀피에르 호이비에르가 상대 패스를 끊어낸 뒤 손흥민에게 짧게 공을 건넸다가 되받아 패스를 찔렀고, 케인이 페널티 아크에서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케인의 이번 시즌 리그 12호 골이다. 전반 61-39로 압도한 점유율을 보이던 토트넘은 후반 들어 조금씩 내주다 14분 데이비드 맥골드릭에게 헤딩 골을 허용했지만, 3분 뒤 탕기 은돔벨레의 ‘원더 골’로 셰필드의 고무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베르흐베인과 볼을 주고받으며 페널티 지역 왼쪽을 침투한 은돔벨레가 상대 선수들의 견제를 받는 가운데 까다로운 자세에서 시도한 오른발 로빙슛이 골대 오른쪽 구석에 절묘하게 꽂혔다. 이 골로 셰필드의 추격 의지가 완전히 꺾인 가운데 손흥민은 후반 32분 케인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왼쪽 오른발 강슛으로 다시 골문을 조준했지만, 수비에 걸려 벗어났다. 후반 추가시간에 접어든 뒤 손흥민은 카를루스 비니시우스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특파원 칼럼] 스가는 어쩌다 이렇게 됐나/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스가는 어쩌다 이렇게 됐나/김태균 도쿄 특파원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취임했을 때 나는 약간의 기대감을 가져 보았다. 비민주적인 파벌 옹립의 구태 등 중대한 흠결에도 불구하고 이왕에 자리에 앉게 된 이상 전임자 아베 신조와는 차별화된 지도자상을 보여 주기를 바랐다. 이념과 역사전에 몰두했던 아베 시대의 흐름을 끊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작은 것 하나라도 필요한 일들을 차곡차곡 실천에 옮기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기대에 부응하듯 스가 총리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을 전면에 내걸고 서민정책과 사회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그럼에도 많은 일본 언론과 평론가들은 “전임자와 달리 일본을 어떤 국가로 만들겠다는 큰 틀의 청사진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부처 칸막이 행정 타파나 휴대전화 요금 인하 정도로는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들 했다. 그럴 때면 나는 속으로 허울뿐인 정치, 경제 슬로건으로 국민들에게 현실 불감과 도피의 환상만 심어 준 아베 정권에 일본인들은 질리지도 않았나라고 생각하곤 했다. 나는 민생과 개혁으로 안정된 정권 기반을 창출하는 데 그가 성공할 수 있을지, 그래서 서민형 자수성가 총리의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가 매우 궁금해졌다.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4개월밖에 안 된 지금 나의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확인하기는 불가능해졌다. 스가 정권이 당장 올봄을 넘길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게 된 탓이다. 스가 정권은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될 무능력과 무기력, 무책임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기록적인 지지율 폭락을 경험하고 있다. 지금 일본 정가에는 ‘3월 위기설’, ‘4월 붕괴설’ 등 정권 퇴진 시나리오가 무성하다. 오는 3월 말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이 예정대로 시작되지 않으면 그때를 기해 스가 총리 탄생의 일등공신인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이 자기 손으로 직접 총리 퇴진 작업에 돌입하게 될 것이란 식의 얘기들이다. 그런데 스가 총리는 왜 이렇게까지 된 것일까. 하루 몇만 명씩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나라에서도 지도자는 건재한데 그 정도까지는 아닌 일본에서 대체 왜 그럴까라는 물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많은 분석가들은 이른바 ‘발신력’(소통능력) 부족과 능력 있는 참모의 부재 등을 첫머리에 올리지만, 그런 것들은 결코 문제의 본질이 될 수 없다.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자신의 눈과 귀로 확인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신속하게 판단하고, 결과에 대해선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는 진정성과 결기의 부족. 그것이 스가 총리를 역사에 남을 ‘단명 총리’의 벼랑 끝으로 몰아간 것이다. 스가 총리는 입으로는 늘 ‘눈 많은 니가타(현) 농가의 장남으로 태어나’를 강조하며 국민 눈높이 정치를 말해 왔지만, 결국 정치 명문가에서 ‘도련님’으로 나고 자란 전임자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본질의 소유자였음을 짧은 기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말았다. 코로나19가 무차별로 확산되고 있는데도 국민들에게 소비와 여행을 권하는 행태를 보며 국민들은 그에 대한 기대감의 끈을 놓아 버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 스가 총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판사판이라는 각오와 신속한 판단 그리고 과감한 행동이다. 앞으로 얼마를 더 부여안고 있을지 모르는 자신의 권력을 코로나19로부터 국민을 지켜내는 데 전부 쏟아부어야 한다. 그래야 불명예 퇴진을 할 때 하더라도 최소한 시대를 잘못 만난 ‘불운한 총리’란 말이라도 들을 것 아닌가. 이대로 가면 경제에도 방역에도 모두 실패하고 명분도 실리도 다 놓친 ‘최악의 총리’로 남게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다 보면 혹시 모르지 않겠나. 불명예 퇴진 시나리오의 현실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줄어들지도. windsea@seoul.co.kr
  • 손흥민, 꼴찌 셰필드 상대로 EPL 득점 1위 정조준

    손흥민, 꼴찌 셰필드 상대로 EPL 득점 1위 정조준

    손흥민(29·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1위를 다시 정조준 한다. 토트넘은 17일 밤 11시(한국시간) 영국 셰필드 브라몰 레인에서 리그 최하위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EPL 19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현재 리그 12골을 기록하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에 한 골 뒤져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는 손흥민의 선발 출격이 유력하다. 손흥민은 지난 14일 새벽 풀럼전에서 골대 불운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3경기 연속골에 실패했지만 상대 뒷공간을 파고 드는 특유의 움직임 등 준수한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에 조제 모리뉴 감독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셰필드가 리그 꼴찌 20위이기는 하나 방심은 금물이다. 토트넘은 강등권인 18위 풀럼에게 낙승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1-1로 비기고 말았다. 현재 셰필드는 1승2무15패를 거두고 있다. 리그 최소 득점(9골) 팀이다. 실점도 29골로 많은 편이다. 지난 13일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올시즌 18경기 만에 첫 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상태다. 토트넘은 지난시즌 승격한 셰필드를 상대로 1무1패를 기록했다. 현재 리그 6위를 달리고 있는 토트넘으로서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까지 올라서기 위해서는 승점 3점이 절실하다. 손흥민의 경우 한 골만 넣으면 살라와 득점 공동 1위, 다득점이면 단독 1위를 꿰찰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셰필드와의 2경기에서 1골 1도움을 낚으며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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