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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프리뷰] ‘어브덕션’

    [영화프리뷰] ‘어브덕션’

    언제나 다른 누군가의 인생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 한 여인이 고통스럽게 살해당하는 악몽은 잊을 만하면 꿈자리를 적신다. 여러모로 또래와 다른 고교생 네이슨은 학교 과제를 하기 위해 인터넷 실종자 웹사이트에 접속한다. 웬걸, 거기에서 어린 시절 자신과 꼭 닮은 실종아동 사진을 발견한다. 같이 사는 이들이 친부모가 아니라는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던 어느 밤, 의문의 사내들이 들이닥친다. 부모는 몰살당하고, 폭탄에 의해 집은 산산조각난다. 정체불명의 킬러들과 CIA의 추격을 동시에 받게 된 네이슨은 여자친구 캐런과 함께 필살의 탈출을 시도한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시도 때도 없이 웃옷을 벗어젖히던 몸짱 늑대소년 테일러 로트너(왼쪽)가 첫 단독 주연을 맡은 ‘어브덕션’으로 찾아온다. 1992년생 로트너는 지난해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마지막 편 ‘브레이킹 던-1, 2부’와 ‘어브덕션’ 등 3편의 영화를 계약하면서 3350만 달러(약 386억원)를 벌었다. 할리우드 10대 스타 중 소득 1위. 그만큼 티켓 파워를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톰 크루즈와 맷 데이먼을 잇는 차세대 액션스타를 꿈꾸는 로트너는 가공할 운동 능력을 뽐낸다. 특수효과에 의지하지 않고 허들 선수처럼 장애물을 폴짝 뛰어넘고, 급경사의 유리천장을 훑고 다이빙을 한다. 고교생인 만큼 테크닉은 덜 영글었지만, 조각 몸매에서 뿜어내는 파워는 충분히 위협적이다. 캐런 역의 릴리 콜린스도 두고 볼 기대주다. 팝스타 필 콜린스의 딸이란 이유로 먼저 주목받았지만, 연기력 못지않은 외모로 아버지의 그늘이 필요 없음을 증명했다. 이른바 ‘다양성 영화’를 지향하는 필라멘트픽처스가 배급한 이 영화의 문제는 너무 뻔하고, 많이 본 이야기란 점. 네이슨이 자신의 정체를 눈치 채기까지의 50분 안팎은 심심하다. 이후 55분, 액션은 그럴듯한데 예측 가능한 장면과 반전 같지 않은 반전의 연속이다. 기관에 의해 조작된 개인의 삶, 기억을 잃은 특수요원의 반격 등은 ‘본 시리즈’ 등을 통해 충분히 봤다. 1991년 ‘보이즈 앤 후드’를 통해 최연소(당시 23세)로 아카데미영화제 감독상 후보로 올랐던 존 싱글턴 감독이기에 더 실망스럽다. 로트너의 팬이라면 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기획된 작품인 만큼 ‘애교’로 볼 여지는 있다. 마지막에 네이슨은 여자친구에게 “첫 데이트치고는 스릴 넘치지 않았어?”라고 묻는다. ‘첫 데이트치고는’에 방점을 찍고 들어달라는 뉘앙스로 들린다. 29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기능인재 1기 29명 정식 임용… 공직 첫발 3인 당찬 포부

    기능인재 1기 29명 정식 임용… 공직 첫발 3인 당찬 포부

    “정년퇴직까지 남은 공직생활이 42년이에요. 제 분야에 최고가 될 거에요.” 지난해 처음 도입된 ‘기능인재 견습직원 선발제도’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뎌, 14일 기능직 10급으로 정식 임용된 장현진(18·여) 주무관은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이날 장 주무관을 비롯해 1기 기능인재 29명이 6개월간의 견습생활을 마치고 정식 임용됐다. 이 가운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출신 15명, 전문대학 출신 기능인재가 14명이다. 이들은 국가공무원법 개정으로 기능직 10급이 폐지됨에 따라 내년 5월 기능직 9급으로 자동전환될 예정이다. 장 주무관은 지난해 전문계고등학교인 수원농업생명과학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기능인재 선발시험에 도전, 농림직렬로 선발됐다. 올 3월부터는 국방부 소속 국립현충원에서 초화(草花) 및 온실 관리 업무를 맡아 견습생활을 했다. 그는 “나이도 어리고 사회생활도 처음이라 어려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관심을 두고 배웠던 부분인데다 주위에서 가족처럼 대해주셔서 일에 금방 적응했어요.”라고 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1993년생인 장 주무관은 올해 열여덟 살이다. 보통 20대 후반~30대 초반 임용되는 점으로 볼 때 남들보다 10년쯤 일찍 공직생활을 시작한 셈이다. 고교 3년 동안 초화가 좋아 초화에 파묻혀 살았다는 그는 학교를 다니면서 종자기능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바라던 공무원이 됐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현재도 ‘식물보호사’, ‘원예기능사’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다. 초화 분야의 1인자가 되겠다는 꿈 때문이다. 그는 “적성에 딱 맞는 일을 찾은 것 같아요.”라면서 “아직은 부족해서 많이 배워야 하지만 언젠가는 초화에 관한 최고 전문가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고3이었던 1기 기능인재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볼지, 기능인재 선발시험을 볼지 고민하기도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창원기계공고를 졸업하고 현재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기록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창수(19) 주무관은 지난해 수능이 두 달쯤 남은 상황에서 기능인재 선발에 도전할 것을 결정했다. 자신보다 성적이 좋았던 친구들도 있었지만 모두 수능을 보려고 기능인재로 추천받기를 원하지 않아 그에게까지 기회가 돌아왔던 것이다. 그는 “당시에는 수능을 포기한다는 것이 내심 불안하고 걱정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정말 기회를 잘 잡은 것 같다.”면서 “수능 포기한 거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현재 국가 주요 기록물들을 탈산소독하고 기계정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남들보다 5~10년 일찍 들어왔으니 제가 하는 일에서 아주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남들은 취업이 안 되고 등록금을 못 내서 군대에 간다지만 저는 안정된 직장이 있으며 여유롭게 군대에 갈 수 있고, 아무리 생각해도 (기능인재 선발에 도전한 건)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기능인재 선발제도는 영어 등 취업에 필요한 다른 능력은 조금 부족하지만 전공과목에 대한 능력이 뛰어난 인재들을 선발하는 제도로 전문계고 및 전문대생이 공직에 비교적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기회다. 박소영(23·여)주무관은 대구산업정보대학을 졸업하고 보건직렬로 기능인재에 선발됐다. 지금은 장애인 교육시설인 선진학교에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졸업반이라 각종 자격증 시험과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의무기록사, 병원행정사, 보험심사평가사, 의료보험사, 병원코디네이터 자격증 등을 땄지만, 취업은 쉽지 않았다. 결국, 기능인재 채용 공고를 보고 곧바로 지원했다. 필기시험은 국어·국사만 볼 뿐, 평가가 전공 능력 중심이라서 평소 전공에 특히 자신이 있었던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 주무관은 “요즘같이 취업하기 어려운 시기에 직업이 보장되는 공무원이 된다는 걸 큰 장점으로 보고 지원했다.”면서 “지난해 처음 생긴 제도라 지원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던 친구들도 이제는 많이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 온 힘을 다해 직장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제 공직생활의 목표”라면서 “안정적이라고 해서 거기에 멈추지 말고 끝없이 자기계발을 해서 제 분야의 최고가 되고 공직자로서 국민에게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올해 기능인재의 선발인원을 지난해보다 23명 늘려 모두 53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또 올해 선발되는 기능인재들은 6개월의 견습생활을 거쳐 바로 9급으로 임용된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블레이드 러너, 비장애인 대회 첫 도전서 준결행

    블레이드 러너, 비장애인 대회 첫 도전서 준결행

    총성이 울리고 역사가 시작됐다. ‘탕’ 출발 신호와 함께 은빛 의족이 출발선 밖으로 튀어나갔다. 탄소섬유의 의족은 탁탁 소리를 내며 한발짝씩 트랙 위를 내디뎠다. 출발은 아슬아슬했다. 단단한 근육의 힘으로 바닥을 밀쳐내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칼날 모양의 가는 의족은 연약해 보였다. 그러나 불안감은 곧 환호로 바뀌었다.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프리카공화국)는 장애인으로서 처음으로 비장애인들과의 경주에서 당당히 승리했다. 그의 등장은 신체를 무기로 겨루는 스포츠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무는 역사의 시작이 됐다. 28일 오전 11시 15분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400m 예선 5조에 출전한 피스토리우스는 45초 39를 기록해 조 3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개인 기록 중 두 번째로 좋은 결과였다. 초반 질주는 불안했다. 의족을 착용한 신체 특성상 스타트 속도는 0.212초로 느렸다. 8명 중 7번째였다. 가장 바깥쪽 8번 레인에 선 그는 경기 초반 다른 선수들에게 한참 뒤졌다. 출발 당시 탄성이 있는 의족이 뒤뚱대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보는 이들은 가슴을 졸였다. 그러나 곧 안정감을 되찾은 그는 탄력을 받은 듯 질주를 시작했다. 200m 지점 곡선주로에 접어들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피스토리우스를 포함한 5명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트랙 절반을 돌아 직선주로에 들어서면서 그의 의족이 막판 스퍼트를 내기 시작했다.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비바(VIva) 오스카! 비바 오스카!’ 관중들은 그를 연호했다. 결과는 예선 5조 3위. 45초 29로 가장 먼저 들어온 크리스 브라운(바하마)과 45초 30의 기록으로 2위를 기록한 마틴 루니(영국)의 뒤를 이었다. 피스토리우스는 조 4위까지와 뒤이어 기록이 좋은 나머지 4명까지 진출할 수 있는 준결승행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결승선을 들어온 피스토리우스의 얼굴에 안도감과 뿌듯함이 어렸다. 그는 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며 화답했다. 경기 직후 기자들과 만난 그는 “참으로 경이로운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피스토리우스는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면서 “출발이 늦었고 8번 레인에서 뛰게 돼 힘들었지만 190m쯤에서 안정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각오를 묻자 그는 “내일 준결승에서도 오늘처럼만 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발없는 사나이’ 피스토리우스의 두 번째 도전은 29일 오후 8시에 치러질 남자 400m 준결승전에서 계속된다. 한편 하루 앞선 27일 남자 100m 본선 1회전에 나선 ‘블라인드 러너’ 제이슨 스미스(아일랜드)의 트랙 위에서도 역사의 한 획이 그어졌다. 비장애인의 10%밖에 안되는 시력을 가진 스미스의 경기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장애인 스프린터가 나선 첫 장면으로 기록됐다. 기록은 10초 57. 안타깝게도 준결승 진출은 실패했다. 그는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려고 대구에 왔는데 성적이 미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스미스는 당당히 새로운 목표를 밝혔다. 곡선주로가 있는 200m 출전과 내년 런던올림픽에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와 겨루겠다는 것. 새로운 목표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대구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열린세상] 경제회생 가로막는 미국 정치의 양극화/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경제회생 가로막는 미국 정치의 양극화/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달 초 미국의회는 채무 불이행 사태 직전에 민주당이 원하는 채무 한도액을 올리는 대신 공화당이 원하는 재정 적자를 축소시키는 데 합의함으로써 위기를 넘겼다. 이런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신용 등급을 한 단계 낮추자 미국 증시는 물론 세계 증시가 춤을 추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불안의 공포가 계속되고 있다. 사실 우리 경제도 가파른 물가상승, 과도한 가계부채, 전세난, 청년 실업, 경제 양극화 등 불안 요소가 너무 많다. 특히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때 우리나라에 투자한 외국 자금이 갑자기 빠져나가는 바람에 환율이 치솟고, 수출 부진과 실물경제 위축으로 치달아 엄청난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우리들이 미국 경제의 장래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도 미국이 1980년대 초처럼 경제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당시 미국은 1970년대에 금본위 제도 포기, 닉슨의 탄핵, 베트남전 패배,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의 인플레이션), 이란 인질 사건 등으로 인해 정치·경제적으로 만신창이가 되었다. 더욱이 ‘재팬 넘버 원’(Japan No.1)이 나올 정도로 고도성장을 구가했던 일본이 계속 이런 추세로 간다면 미국을 능가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옴직했다. 그런데 1980년에 취임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감세, 민영화, 탈규제 등 과감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추진한 결과 미국 자본주의를 회생시켰다. 과연 오바마 대통령이 레이건 대통령처럼 위기에 처한 미국 자본주의를 회생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필자는 미국 정치가 미국 경제를 발목 잡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회생 노력이 실효를 거두기가 힘들다고 본다. 지난번 채무한도액 증액 협상에서 보여준 것처럼 미국 의회가 너무나 양극화돼 있어 대통령이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매우 어렵다. 감세를 거의 ‘십계명’처럼 신봉하는 공화당 의원들 때문에 증세 없이 재정 적자를 줄여야 하는데, 이는 결국 정부의 복지와 국방 예산을 축소해야 하므로 연방정부의 경제 회생을 위한 정책 수단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경제 회생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반대만 하고 있는 미국 공화당을 ‘반대만 하는 정당’(Party of No)이라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직후 제안한 경제 회생 입법안을 공화당 하원의원 전원이 반대하였다. 과거에 미국 의회는 당론에 관계없이 의원의 소신에 따라 투표하는 자유 투표(cross-voting)가 대명사였다. 그러나 이제 공화-민주 양당은 당론 투표(partisan voting)에 충실해 의회 내 타협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미국 경제 회생을 위한 뒷받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의회가 장애물이 되고 있다. 왜 미국 의회가 양극화되었는가? 1970년대 말부터 소위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이 공화당을 장악하는 바람에 공화당이 우파 일색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기독교 우파를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제리 폴웰 목사의 모럴 머저리티(Moral Majority) 운동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두 가지 신조(낙태와 동성 결혼 무조건 반대)를 가지고 있다. 공화당 우파들은 2008년 대선에서 조건부 낙태에 찬성하는 공화당 후보 매케인에 대해 ‘공화당 후보가 아니다.’라고 할 정도로 낙태문제에 대해 매우 경색돼 있다. 더욱이 이들은 작은 정부, 시장 중시, 감세 등을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다. 최근 이들이 감세를 위해 ‘티 파티’(Tea Party) 운동(미국 독립전쟁의 도화선이 된 보스턴 티 파티 사건을 본뜬 이름)을 맹렬히 전개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월가의 잘못에서 비롯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시장은 무조건 좋은 것, 연방정부는 나쁜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월가 개혁을 위해 연방정부가 금융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보고 오바마 대통령을 “사회주의자”라고 공격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합리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겠는가? 미국이 경제 회생을 위해서는 정치개혁이 필요하고,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공화당을 개혁해야 할 것이다.
  • “미녀는 잠꾸러기?” 2달째 잠자는 희귀병女

    “미녀는 잠꾸러기?” 2달째 잠자는 희귀병女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현실이 된 것일까. 영국에 사는 한 여성이 2달 째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등 희귀한 질병을 앓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더 선에 소개된 주인공은 영국 서리 주에 사는 대학생 릴리 클라크(21). 클라크는 한번 깊은 잠에 빠지면 좀처럼 깨어나지 못하는 ‘클라인 레빈 증후군’(Kleine levin syndrome)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면과다증이라고 불리는 이 병은 1년에 2~3차례씩 며칠 혹은 몇 주간 반복적으로 깊은 잠에 빠지는 질환으로, 이 시기를 제외하고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주로 10~20세 어린 남자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잠에 빠지기 전에 폭식을 하거나 우울증, 기억 장애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클라크와 같은 성인 여성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건 드문 일이다. 클라크는 2007년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려고 레스토랑을 찾았다가 처음으로 깊은 잠에 빠지는 증세가 나타나 이후 2달 동안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이후 클라크는 대략 7개월에 한번씩 평균 2달간의 긴 잠에 빠졌다. 이 희귀병 때문에 클라크는 대학시험도, 크리스마스도, 새해 첫날도 모두 자느라 그냥 지나쳐버렸다. 18세 생일 파티를 앞두고도 잠이 들어서 초대했던 친구들을 그대로 되돌려 보내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그녀는 “갑자기 잠이 들까봐 불안하다.”면서 “남들처럼 평범한 행복을 즐기고 싶은데 잠 때문에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놓쳐서 속상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클라크의 부모는 그녀가 영양결핍이나 호흡곤란 등으로 자다가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매일 딸을 간호하며 하루에 한 번씩 음식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커피 권하는 사회

    온통 ‘커피 바람’이 휩쓸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프랜차이즈 커피를 마시며 학교에 가거나 출근하는 모습도 이젠 익숙합니다. 점심을 끝낸 직장인들은 너나없이 커피숍에서 한담을 나누고, 서울 도심의 커피숍에서는 줄지어 커피를 주문하는 진풍경이 일상처럼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어느새 커피가 우리의 생활이 되었습니다. 그래선지 언론은 “커피가 어디에 좋다더라.”는 식의 약리성에 관한 기사를 꼼꼼하게 챙겨 보도합니다. 그러나 그런 보도 역시 커피의 단면만 알릴 뿐입니다. 세상에 좋기만 한 식품이 어딨겠습니까. 커피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사회가 온통 카페인에 중독돼 제 정신이 아닌 것만 같습니다. 주변엔 커피 광고로 넘치고, 그래서 커피를 가까이 하지 않으면 시류에 적응하지 못하기라도 하는 양 떠들어댑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현대 사회에서 가장 흔하게 남용되는 약물이 카페인이며, 카페인의 주요 섭취 통로가 바로 커피라는 점을 잊으면 곤란합니다. 기업들 장사 방해될까 봐 우리나라는 그런 통계를 잘 안 내지만, 미국에서는 최소한 1000만명이 카페인 과용상태에 빠져 있다는 의료계의 경고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소량의 카페인은 정신을 집중시키거나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 해소에 일정한 효과를 보일 뿐 아니라 만성적인 불안장애와 공포장애를 약화시킨다는 연구보고도 있지만, 지나치게 섭취한 카페인은 중독성을 보일 뿐 아니라 부정맥과 고혈압, 두통, 소화불량은 물론 수면장애까지 초래한다는 점 또한 드러난 사실입니다. 예전, 학교 다닐 때, 밤 세워 시험공부하겠다고 초저녁부터 인스턴트커피를 마셔댔다가 죽을 쑨 적이 있습니다. 배속에 숫제 커피를 부었는데, 이건 잠이 안 오는 정도가 아니라 안절부절못해 마치 공황상태에 빠진 듯하더라고요. 그러니 잠을 떨쳤다고 공부가 제대로 됐겠습니까. 그때부터 커피의 효용에 대해 광고와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사실이 그렇기도 하고요. 커피, 적당히 드세요. 세상에 좋기만 한 건 절대 없으니까요. jeshim@seoul.co.kr
  • 구청장들의 남다른 책 사랑

    구청장들의 남다른 책 사랑

    “요즘 책 읽느라 잠을 못 잔다.” 성북구 직원 L씨는 9일 이렇게 하소연했다. 책 읽는 구청 공무원이 부쩍 늘고 있다. ‘동네 왕’인 구청장이 일주일에 많게는 2~3권씩 책을 읽기 때문이다. 몇몇 민선 5기 구청장은 직접 과장·팀장들과 그룹회의 등을 많이 하는데 그 자리에서 자신이 최근에 책을 읽으며 얻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든지, 직원들에게 ‘친절하게’ 편지를 보내면서 책 읽기를 권한다. 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무조건 책을 읽는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따가운 시선’을 의식했는지 “구청장이 일도 많이 시키는데 책까지 읽으라고 하다니 못 참겠다, 하지 마시고 책 속에 삶의 지혜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 달라.”고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술 취해 새벽에 들어와도 거의 매일 1시간 정도 책을 읽는다는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교육과 복지, 문화 등 5개 부문의 과장들과 생활구정회의를 1주일에 한 차례씩 하는데 그때마다 책을 읽어 알게 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사회적기업과 관련해서는 박원순 변호사가 쓴 ‘올리버는 어떻게 세상을 요리할까’의 한 대목을, 요즘 공동체사회 복원 등 마을 만들기와 관련해서는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등의 한 구절을 이야기한다. 그저 실용서만 읽는 게 아니라 역사, 경제, 사회, 철학 분야 등으로 독서 폭이 넓어 직원들은 쫓아가기 바쁘다며 혀를 내두른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거의 매달 한 권씩 직간접적으로 책 읽기를 권한다. 매달 한 번씩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여기에는 꼭 책 한 권이 소개돼 있다. 지난해 8월 김두식 경북대 교수가 쓴 ‘불편해도 괜찮아’라는 책인데, 청소년과 장애인 동성애 노동자에 얽힌 국내외 영화를 소재로 한 것이라 편견을 버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 교수가 쓴 ‘헌법의 풍경’은 덤으로 소개했다. 9월에는 박시백 화백의 역사 만화 ‘조선왕조실록’과 역시 샌델의 ‘정의~’를 추천하고 직접 쓴 독후감도 남겼다. ‘공감의 시대’와 관련해서는 “750쪽이나 돼 읽기를 권하기는 너무 부담스럽지만 새로운 시대는 확실히 경쟁과 적자생존에서 협력과 평등으로 넘어가는 것”이라는 자신의 정치철학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또 독일 하랄트 슈만과 크리스티아네 그레페가 쓴 ‘글로벌 카운트 다운’을 지난 6월 직원들에게 읽기를 권유했는데 금융위기의 불안이 찾아온 지금 시점에서 다시 훑어볼 만하다.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나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운명’은 성북구청장과 노원구청장 모두가 권유한 책이다. 특히 문 전 실장의 ‘운명’은 두 구청장이 청와대에서 같이 일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누군가 읽을 책을 찾으면 “고전(古典)을 읽어라.”라고 조언하고, 딱 집어서 한 권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논어’를 권유한다. 유 구청장은 “고전은 짧게는 수백년, 길게는 2000년 이상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힌 책으로, 기성의 사고방식과 양식에서 탈피해 비약적인 혁신을 이뤄낸 천재들의 저작”이라며 “이 책들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만큼 시대를 뛰어넘는 통찰력과 사고력 등 지혜를 갖춘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지창욱 “유승호와의 경쟁이요? 즐기고 있죠”

    지창욱 “유승호와의 경쟁이요? 즐기고 있죠”

    순수하고 바른 이미지의 ‘국민 손자’가 거칠고 활달한 매력의 ‘국민 무사’가 되어 돌아왔다. SBS 월·화 드라마 ‘무사 백동수’에서 타이틀롤(제목과 같은 이름의 주연)을 맡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탤런트 지창욱(24)의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100억원대 대작 드라마 MBC ‘계백’의 등장에도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촬영에 여념이 없는 그를 지난 1일 경기 일산 SBS 탄현제작센터에서 만났다. “솔직히 ‘계백’의 등장에 저와 저희 팀 모두 불안해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서진(‘계백’ 주인공) 선배님과의 대결에 신경쓰기보다는 제가 하는 백동수 역이나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시청률이 잘 나오면 좋지만, 안 나올 수도 있는 거잖아요. 결과에 연연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죠.” 시청률에 초연한 척했지만, 그의 별명은 ‘40% 사나이’다. 그가 출연한 KBS 주말극 ‘솔약국집 아들들’과 일일극 ‘웃어라 동해야’가 모두 시청률 40%를 넘기는 데 성공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운이 좋았어요. 너무 좋은 분들과 함께 작업했기 때문에 시청률이 잘 나왔습니다. ‘무사 백동수’도 대본이 탄탄해요. 초반에 아역 배우들이 잘 해줬고, 선배 연기자들이 명품 연기로 떠받쳐준 덕도 큽니다.” 자신이 사극을 할 것이라고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지창욱. 그가 ‘웃어라 동해야’로 스타덤에 오른 뒤 첫 미니시리즈 도전작으로 ‘무사 백동수’를 선택한 것은 시원한 액션 연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전광렬과 최민수의 캐스팅 소식에 흥분됐기 때문이다. “‘연기의 달인’으로 불리는 두 분과 함께 작품을 한다는 설렘이 무척 컸습니다. 평소에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님들이기도 하고요. 극 중에서 제 스승으로 나오는 전광렬(김광택 역) 선배님은 호흡 조절 등 연기 지도도 해주시고 항상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 주셔서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드라마에서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제 멘토시죠.” 카리스마로 유명한 두 배우와의 첫 만남을 물으니 “처음엔 좀 무서웠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최민수 선배님께 인사를 드렸는데 그냥 고개만 끄덕이셨어요. 하지만 두 분 모두 평소엔 장난기 있는 모습도 많아요.”라며 웃었다. 최근 ‘무사 백동수’는 청년 동수와 여운(유승호)이 입궐한 뒤 각종 임무를 해결하며 극에 탄력이 붙고 있다. 하지만 극 초반엔 전작 드라마의 완벽한 동해에 비해 어설퍼 보인다는 지적도 있었다. “동해가 착하고 바른 청년이었다면, 동수는 개구쟁이처럼 천방지축이지만 안으로는 상처와 콤플렉스가 있는 인물입니다. 까불대고 생각이 없어 보일 때도 있지만, 천재적인 면이 있는 친구죠. 초반엔 밝은 동수가 지닌 이면의 모습을 잘 표현하지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동수가 무사로 성장해가면서 단단해지는 과정을 입체감 있게 표현해 볼 생각입니다.” 실존 인물인 백동수(1743~1816)는 팔다리가 뒤틀린 기형을 안고 태어났지만, 장애를 극복하고 조선 최고의 무관이 된다. 그만큼 백동수의 화려한 액션 연기는 드라마의 중요한 요소다. 충북 제천, 경북 문경, 전북 부안 등지의 산속을 옮겨다니며 촬영하고 있는 그는 첫 사극 도전에 모든 것이 어색하지만, 승마와 검술을 갈고 닦으며 시원하고 통쾌한 액션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감독님 앞에서 텀블링을 몇번 했더니 만족해하셔서 무술 연기를 할 때는 거의 대역 없이 촬영을 하고 있어요. 최대한 실제 인물에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 액션 연습을 많이 합니다. 무게만 잡는 것이 아니라 정의로우면서도 소탈하고 친근한 민중의 영웅을 표현하고 싶어요. 처음엔 긴 머리 가발을 붙이고 칼을 휘두르는 사극 연기가 어색했는데 이젠 많이 익숙해졌네요.” 앞으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게 될 ‘국민 남동생’ 유승호와의 대결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아역 배우 출신인 유승호는 지창욱보다 여섯 살 어리지만, 연기 경력에서는 한참 앞선 대선배다. “라이벌 의식이요? 있기는 있죠. 하지만 굳이 욕심을 내고 싶지는 않아요. 과하면 오히려 연기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요. 솔직히 대결 구도가 부담스럽긴 했는데, 함께 작업을 하는 동료이자 친구로서 즐겁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승호는 착하고 배울 점이 많아요. 처음엔 둘다 낯을 많이 가려 어색했는데, 이젠 현장에서 서로 장난도 잘 치고 친하게 지내요. 승호는 저를 형이라고 부르며 잘 따르지만, 제게는 형 같은 동생이죠.” 지창욱은 어느날 갑자기 탄생한 벼락 스타가 아니다. 그 흔한 길거리 캐스팅 제안조차 한번 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연기자의 꿈을 품고 대학(단국대 공연영화학과)에 진학해 아침 드라마, 주말·일일극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 데뷔 4년 만에 미니 시리즈 주연에 올라섰다. 학창 시절엔 주로 단편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았다는 그는 “아직도 재능이 많은데 빛을 보지 못하고 고생하는 대학 친구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털어놓았다. “배우로서 욕심이 많아요. 어떤 롤모델이 있다기보다 선배님들을 볼 때마다 닮고 싶은 점이 많습니다. 아직은 저만의 장점과 개성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앞으로 어떤 역을 맡든 작품에 몰입하고 캐릭터에 잘 녹아드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기면증

    [Weekly Health Issue] 기면증

    인간의 활동 패턴은 낮에 일하고, 밤에 자도록 정형화되어 있다. 이 반복적인 순환은 지속적이고도 역동적인 인간생활의 근간이 된다. 그러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잠에만 빠져드는 병이 있다. 더위로 생체리듬이 항상성을 잃기 쉬운 여름에는 더하다. 바로 수면장애인 ‘기면증’(narcolepsy)이다. 기면증은 청소년기에 주로 나타나는데, 이 때문에 “넌 왜 허구한날 잠이냐.”라거나 “그 따위로 하려면 공부고 뭐고 다 때려치워라.”라며 자녀들을 타박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그러나 자녀나 가족 중 누군가가 자신의 의지로 잠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라면 한번쯤 기면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기면증 환자를 방치하면 그의 삶이 결국 잠에 먹히기 때문이다. 이런 기면증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수면센터 홍승봉(대한수면학회장) 교수로부터 듣는다. ●기면증이란. 기면증은 낮 동안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또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잠에 빠져드는 수면장애를 말한다. 환자들은 밤에 충분히 자지만 공부나 업무에 집중해야 하는 낮에 갑자기 저항하기 힘든 잠이 몰려와 결국 잠에 빠져들고 만다. 대개 중·고등학교 때 시작되지만 더 어리거나 장년·노년층에서 발병하기도 한다. ●원인은 무엇인가. 대부분 뇌의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각성호르몬 히포크레틴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다. 환자들의 경우 낮 동안 이 히포크레틴 분비량이 정상인의 10분의1 정도에 불과하며 심한 경우 100분의1밖에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인체가 정상적인 각성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심하게 졸거나 잠들게 된다. ●기면증이 왜 문제가 되는가. 기면증으로 인한 졸음은 참거나 저항할 수 없어 공부나 운전 중에도 잠에 빠져들 수 있으며, 심하면 걷거나 식사 중에 잠들기도 한다. 또 환자의 70%가량은 크게 웃거나, 화를 내거나, 놀랄 때 갑자기 몸에서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이 나타나 하체가 휘청거리거나 쓰러지기도 하며, 웃다가 얼굴 근육의 힘이 빠지거나 고개가 앞으로 꺾이기도 한다. 또 가위눌림(수면마비)이나 입면환각 증상이 나타나며, 낮에 못 견디게 졸린 것과 반대로 밤에는 깊은 잠을 자지 못한다. 이런 증상 때문에 각종 안전사고에 취약하며, 학습 및 작업능률이 크게 떨어진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심한 주간 졸음과 탈력발작이다. 이런 증상은 오랜 시간을 거쳐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과도한 낮 졸음은 기면증의 첫 증상으로, 대부분 각성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 예컨대 영화를 보거나 편지를 쓰거나 운전 중에도 돌연 잠에 빠져드는 경향이 뚜렷하다. 탈력발작이란 근육의 힘이 갑자기 빠져 정상적인 기립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운 증상으로, 잠깐 무릎에 힘이 빠지는 정도로 약하게 오기도 하지만 연체동물처럼 몸이 풀려 맥없이 주저앉거나 넘어지기도 한다. 여기에다 잠이 들거나 잠에서 깰 때 발생하는 수면마비(가위눌림), 환자가 잠에 들 때나 잠에서 깰 때 생생한 꿈처럼 나타나는 입면환각, 야간 수면장애 등이 대표적이다. ●유병률은 얼마나 되나. 흔히 기면증을 희귀 질환으로 알지만 의외로 환자가 많다. 미국의 경우 인구 100만명 중 5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나라도 전국에 2만 5000명 이상의 환자가 있고, 해마다 600명의 환자가 새로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면증이 유발하는 피해는. 사실 기면증은 졸음보다 졸음으로 인한 개인적·사회적 피해가 더 큰 질환이다. 교통사고나 안전사고로 인한 신체·재산의 피해는 물론 개인의 삶과 사회생활에 악영향을 끼쳐 정상적인 가정·학교·직장생활을 어렵게 한다. 특히 환자가 많은 청소년의 경우 학습능력 저하로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며, 대인관계도 어렵게 된다. 이는 환자들의 낮은 자존감, 우울증과도 직접 연결되는 문제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밤잠을 검사하는 수면다원검사와 낮잠을 검사하는 반복적 수면잠복기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일반적으로 정상인은 얕은 수면에서 깊은 수면단계로 바뀌어 꿈을 꾸는 렘(REM)수면에 들기까지 80∼90분이 걸리지만 기면증 환자는 15분 이내에 렘수면에 든다. 이런 점을 파악하면 진단은 어렵지 않다. ●기면증 치료법을 상세히 소개해 달라. 아직 기면증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된 치료만으로도 거의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증상을 조절하거나 호전시킬 수 있다. 치료는 주로 행동치료·환경조절요법 및 약물치료로 이뤄진다. 행동치료란 규칙적인 수면습관과 충분한 수면이 가능하도록 매일 정해진 시간에 15∼20분 정도씩 한두 번 낮잠을 자게 하는 방법이며, 환경조절요법은 학교 친구나 지도교사, 직장 동료들에게 자신이 환자라는 점을 알려 소외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치료는 대부분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치료 효과가 확실한 약물치료를 많이 사용한다. 약물치료는 크게 두 트랙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우선 낮에도 심한 졸음에 빠지지 않고 각성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각성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문제는 기존의 각성제가 빈맥·불안·의존성 등의 부작용이 많고 작용시간이 짧아 매일 3~4회나 복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 기면증 치료제로 유일하게 FDA 승인을 받은 ‘프로비질’(성분 모다피닐 200㎎)은 이런 부작용이 거의 없고, 하루에 한번만 먹도록 설계돼 있어 치료에 유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프로비질은 수면과 관련된 뇌 시상하부에만 선택적으로 작용, 12∼13시간 이상 효과를 보이면서도 안전해 아이들의 ADHD 치료제로 지금까지 흔하게 사용된 ‘리탈린’이나 흥분제의 일종인 ‘암페타민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 환자가 탈력발작을 보일 때는 항우울제를 투여하는데, 여기에는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가 주로 사용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쪽방이라도 있으면 노숙 안할 텐데…”

    “쪽방이라도 있으면 노숙 안할 텐데…”

    “당장 어디서 자야 할지, 자유카페니 뭐니 소용없어요. 주거만이라도 해결된다면….”(서울역 노숙인 이모씨)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서울역 안에서 생활하는 노숙인의 강제 퇴거를 하루 앞둔 31일 노숙인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노숙인들은 서울시가 노숙인들의 쉼터로 제공할 자유카페의 이용을 꺼렸다. 전문가들은 노숙인들을 한 곳에 몰아 통제하는 정책보다 독립적인 주거지원이 효과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쯤 서울역 앞 광장 한쪽에는 노숙인 10여명이 쏟아지는 비를 피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술에 취해 앉아 있거나 신문지나 깔개 위에 누워 있었다. 이들은 1일부터는 마땅히 갈 곳이 없다며 걱정스러워했다. 서울역에서 3개월째 노숙하고 있는 김모씨는 “서울역에서 밀려나면 공원이나 지하도밖에 갈 곳이 없다”면서 “쉼터도 있지만 시설이 열악하고, 규율을 따르며 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노숙인 이모씨는 “영등포역 등으로 가고 싶지만, 그곳에는 이미 자리를 차지한 노숙인들이 많아 아예 포기하고 다른 장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대책인 자유카페에 대해 노숙인들은 거의 기대하지 않고 있다. 노숙 생활 2개월째라는 한 노숙인은 “자유카페라 해도 결국 한 곳에 수용하는 쉼터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노숙인은 “자유카페 같은 대책도 공무원들의 생각일 뿐”이라면서 “좁은 고시원 방 하나라도 있으면 행상을 하든 막노동을 하든 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주거지원은 노숙인들의 자립심과 자활 의지를 길러주며,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 편입되도록 도와주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노숙인들이 자신의 집에서 살고 싶다는 욕구를 충족시켜 줘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노숙인들에게 주거공간을 지원해 주는 사업으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임시주거비지원사업’이 있다. 노숙인들에게 고시원과 쪽방 등의 월세 2개월분을 대주면서 주민등록 복원,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신청, 일자리 연계 등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전국 주요도시에서 1년에 500여명의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결과, 2개월 뒤에도 노숙을 하지 않고 주거를 유지하는 노숙인이 전체의 79.6%에 달할 정도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집행위원장은 “장애가 있거나 고령 또는 질병 치료가 필요한 노숙인들을 위해 차별화된 쉼터를 마련하는 주거대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김진아·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생명의 窓] 정신건강 지키는 법/오동재 정신과 전문의

    [생명의 窓] 정신건강 지키는 법/오동재 정신과 전문의

    TV나 신문을 보면 건강에 관한 프로그램과 기사가 나온다.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고, 건강에 좋다는 음식을 챙겨 먹는다. 몸의 건강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관심을 보이면서도 정신건강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건강한 정신을 위해서는 몸의 건강을 우선으로 챙기는 것이 필수적이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했다. 그러나 육체적으로 아무리 건강해도 정신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신적 건강만을 위해서 노력해야 될 부분이 있다. 나쁜 자세로 오래 있게 되면 허리가 아파지고, 나중에는 허리디스크(척추추간판탈출증)가 되어 수술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생각하는 방식도 몸의 자세처럼 삐뚤어질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자세가 삐뚤어진 것을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거울을 들고 다니지 않는 한 자신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기는 더욱 어렵다. 자신의 머릿속에서만 맴돌고 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검증할 능력이 부족하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 방식이 틀린지 맞는지 검증도 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똑같은 방식으로 생각한다. 나이가 든 사람일수록 고정된 틀로 상황을 해석한다. 잘못된 생각인데도 이렇게 고착이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여태까지 생각해온 방식 덕분에 잘 살아 남았다고 믿기 때문에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고 버리지 못한다. 그러나 조금만 잘못된 자세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심각한 결과로 악화될 수 있듯이, 조금만 잘못된 생각도 오랫동안 지속되면 많은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쁜 일이 생길 것 같다고 걱정하는 습관이 오래 지속되면 불안 장애나 우울증 등이 생길 수 있다. 몸의 자세가 삐뚤어진 것을 고치기 위해서는 요가를 배우거나, 물리치료 등을 통해 자세를 교정할 수도 있다. 정신적으로 잘못된 생각을 고치기 위해서는 상담이 필요하다.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고치기 위해서는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좋다.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교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미 왜곡된 관점으로 자신의 생각을 관찰하기 때문에 문제를 발견할 수조차 없다. 정신과 전문의나 상담전문 심리학자를 찾아가 상담을 받게 되면 도움이 된다. 이렇게 전문가를 찾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지만 비용이 든다. 또 가벼운 문제까지 꼭 전문가를 찾을 필요는 없다.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한 좀 더 쉬운 방법으로 독서가 있다. 우리는 독서를 통해서 편협하거나,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을 다듬을 수 있다. 독서를 하면 다른 사람의 사상을 습득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관점을 배우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성찰할 수 있게 된다. 독서는 생각을 유연하게 한다. 책은 고착되어 있는 생각에 자극을 준다. 다른 사람(대부분 나보다 훌륭한)의 생각과 사상, 새로운 지식 등을 통해서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꿀 수 있다. 어떤 책은 편협한 사상에 가득 차 있을 수도 있다. 좋은 책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책을 잘 보지 않는 사람들은 그런 능력이 있을 수 없다. 신문에 나와 있는 서평을 보거나 주변의 독서가들에게 조언을 듣고 좋은 책을 고른다. 이렇게 책을 많이 읽다 보면 나중에는 책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소설, 시, 심리학, 자연과학, 인문과학 등의 책을 골고루 읽는 것이 좋다. 육체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영양분이 필요하듯이 정신에도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다. 정서적, 논리적, 철학적, 영적 요소 등. 뇌의 여러 기능에 필요한 성분을 공급해주기 위해서 다양하게 책을 읽는다. 상황을 입체적인 방식으로 바라보는 것을 배우면, 똑같이 괴로운 상황이라도 다른 식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융통성은 정신 건강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상황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여러 해결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다면 지금의 역경도 정신을 강화시키는 영양제로 받아들일 수 있다.
  •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국민 건강 위해 공공기관 ‘8 to 5 출퇴근’ 꼭 도입해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국민 건강 위해 공공기관 ‘8 to 5 출퇴근’ 꼭 도입해야”

    “국민건강을 위해 저녁 7시 이전에 저녁 식사를 마치도록 오후 5시 퇴근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서울신문 창간 107주년을 맞아 지난 15일 과천 청사 집무실에서 이뤄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특별인터뷰에서 그는 오후 5시 퇴근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달 민생 점검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그가 제안한 ‘공공기관 오전 8시 출근·오후 5시 퇴근제’(현재 오전 9시 출근·오후 6시 퇴근)를 꼭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녁 7시 이전에 저녁을 마치는 습관이 뇌졸중 예방 등 국민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이다. 육아 때문에 오전 8시 출근이 힘든 여성 등은 오전 9시 출근·오후 5시 퇴근을 하면 된다고 했다.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장 및 감사의 인사에 대해서는 민간 전문가의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유사들의 ‘100원 할인’이 끝난 뒤 치솟는 휘발유 가격에 대해서 유류세 인하는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관세 인하는 검토 중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건설업계 건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육아부담 여성은 ‘9 to 5’로 가능 →현재 공공기관의 오전 9시 출근·오후 6시 퇴근제를 오전 8시 출근·오후 5시 퇴근제로 바꾸어야 한다는 정책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있다. -지난달 1박 2일로 진행된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직접 제안했다. 요점은 저녁 6시가 아니라 오후 5시에 퇴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건강과 가족 생활에 좋다. 뇌졸중 등을 예방하고 국민 건강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저녁 7시 이전에 저녁 숟가락을 놓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은 아침과 점심식사의 시간 간격은 너무 짧고 점심과 저녁 식사의 시간 간격은 너무 길다. 7시 저녁 약속을 6시로 만들어야 한다. 이는 직장인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길게 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육아부담이 있는 여성 등은 오전 8시 출근이 힘들다. 재정부와 같은 중앙부처 공무원은 일이 몰리면 밤 12시 퇴근도 종종 있는데 잘 되겠나. -육아부담이 있는 이들은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면 된다. 또 중앙부처 공무원도 매일 자정까지 일하는 것은 아닐 뿐더러 현재 오후 6시 퇴근제를 지키는 공공기관 직원이 대다수다. 예전에 삼성이 오전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제를 하다가 실패한 것은 홀로 시행했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은 저녁 7시에나 저녁 식사 약속을 할 수 있으니 어차피 삼성 직원들은 퇴근 후 이들을 기다려야 했다. 결국 오후 5시 퇴근제는 대다수의 기관이 동시에 실시해야 가능한 일이다. 정부가 민간 기업을 제어할 수는 없으니 공무원, 공기업 직원, 학교 직원 등이라도 동시에 해보자는 것이다. ●삼성 ‘7 to 4’ 중단은 홀로 시행한 탓 →하반기에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 기관장이나 감사들이 많은데 인선을 지금보다 공정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대안이 있는가. -우선 정부와 청와대도 고심을 많이 해서 인사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저 낙점하는 것이 아니라 공모 절차와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관점에서 검토를 한다. 지난 정부와 비교할 때 민간 전문가들을 많이 영입했다. 소위 낙하산에는 정치권 인사와 공무원 출신 두 종류가 있는데 그 비중이 지난 정부보다 많이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향후 공공기관에 민간 전문가가 더 늘어난다고 보면 되나.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에 금융계 출신인 최종석씨가 임명된 사례를 봐도 그렇고, 그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증여세 과세 방안은?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끼리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수혜를 얻는 기업의 가치가 단기간에 급등하고 일부 주주들에게 세금 없이 부(富)가 대물림된다는 의혹에 따라 정부는 증여세 과세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8월에 과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고민할 부분이 많아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사실 과세는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행위여서 상당히 엄격한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어떤 상황을 일감 몰아주기로 정의할 것인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 때 과세할 것인가, 또 어떤 편법이 나타날 것인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다른 방식의 증여와 세율의 균형도 맞추어야 한다. →다주택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 완화를 언급한 바 있는데 1가구 다주택 양도소득세 중과제 폐지도 포함되는지. 또 일각에서 주장하는 종부세 폐지도 추진하나. -우선 종부세 폐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현재 가장 큰 고민은 전·월세난이 향후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자기 집을 보유하려는 유인은 낮아지고 1인·2인 가구와 만혼·미혼 가구도 증가하면서 소형주택의 전·월세 임차수요가 늘고 있다. 또 임대주택 공급도 줄어든 상황이다. 원인이야 여러 가지일 것이다. 우선 집값이 안 오를 것이라는 예상에 집에 투자할 필요 없다는 실망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또 다주택을 보유할 때 징벌적 과세가 제한 요소로 작용하면서 전·월세 공급이 줄었다는 점이 있다. 결국 소형주택의 임대 공급 물량을 늘려야 하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임대주택을 늘리겠지만 민간부문에서도 부동산 임대 전문회사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또 개인 중에서 자산 여력 있는 이들이 나서서 소형 주택을 임대하도록 해야 되는데 이 경우 징벌적 중과제가 제약이 된다. →양도세만 징벌적 중과세는 아닐 텐데. -아직 상세히 말할 시점은 안 되지만 양도세 중과제를 포함해서 제재조치에 상응하는 것들을 검토하는 단계다. 또 양도세 중과제를 완화하는 것이지 과세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다. →내년부터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의 중소형 공공공사에도 최저가 낙찰제가 확대되는 것에 대해 보완책을 내놓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DTI 규제 완화 건설업계 요청은 안 돼 -사실 최저가 낙찰제에 대한 보완책 언급은 안 했다. 건설업계의 많은 건의사항을 듣고 가부를 명확히 했다. 원도급 업체들의 건의사항으로 하도급 업자들이 임금·자재 장비 등을 제대로 2,3차 하도급 업체에 지급하는지 확인할 장치를 만들어 달라는 것은 ‘하겠다’고 했다. 하도급 업체가 부도 나면 원도급 업체가 책임져야 하니 가을에 개선 방안이 나오도록 하겠다. 하지만 DTI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요청은 안 된다고 했다. 양도세 중과제 문제점도 지적됐는데 앞에서도 말했지만 공감하며 소형 임대주택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양도세 중과제는 재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을 위한 거라고 생각해서 제도가 유지되는 건데 소형주택이 늘어나면 전·월세입자들이 이익을 본다는 점도 봐야 한다. 공인중개사들도 전·월세 물량이 없어 계속 가격이 오른다고 하더라. 임차인이 아닌 임대인의 마켓이 된 셈이다. →ℓ당 2000원 넘을 이유 없다고 발언했던 기름값이 시끄럽다. 유류세, 관세 인하는 고려중인가. -유류세는 ℓ당 130달러 초과할 때만 검토한다는 원칙에 변함 없다. 관세는 계속 검토중이다. 관세도 가격이 급하게 오를 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하는 것이어서 국제 유가가 기준이다. 또 국제 유가가 올라도 환율로 인해 국내 유가는 안 오를 수도 있다. 정유사들이 100원 할인 행사를 시작할 때와 끝날 때를 비교하면 원·달러 환율이 꽤 내렸고, 유가도 아직은 불안하지만 당시보다 내렸다. 주된 요소만 가늠해도 정유사가 할인했다고 주장하는 폭까지 환원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이 넘지 않을 거라고 말한 바 있는데 실제 오늘(15일) 전국 평균이 1933원이다. 여전히 전국 평균은 2000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 단, 정유사들이 2000원까지는 올려도 된다는 의미로 오해할까 염려스럽긴 하다. ●임금체계 성과급 요소 단계적 높여야 →임금이 최근 크게 상승하면서 물가와 악순환이 일어난다는 우려가 있다. -임금 상승이 공급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물가가 상승하는 것이 맞다. 다만 정부가 민간부문 임금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가격에 바로 개입하는 것이어서 안된다. 결국 노사 관계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 임금체계는 연공급적 요소가 강하고 성과급적 요소가 약해 불공정하다. 물론 이를 하루아침에 다 바꾸는 것도 젊을 때 상대적으로 월급을 적게 받은 후 이제 나이 들어 많이 받으려 하는 세대에게 불공평할 수 있다. 단계적으로 성과급 요소를 높이고 임금피크제를 강화하는 것이 방편일 것이다. 또 임금 외에 우리사주제도 등을 통해 노사가 일심동체에 가깝게 만드는 방안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의 이익을 종업원이 공유하고 책임도 함께 갖게 하는 것이다. →청년 실업 쇼크의 원인이 대졸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고졸자들이 좋은 직장을 갖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공공기관부터 쿼터제를 실행하자는 제언이 많다. -사실 공기업도 자율책임경영을 해야 하는데 청년, 지방학생, 취약계층, 장애인에 고졸자까지 비율을 정해주는 것이 합리적인 것인지는 의문이다. 일부 은행이 이미 고졸사원을 뽑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정착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좋은 정책으로 검토할 수 있겠지만 고졸 사원 채용을 의무적으로 제도화하면 그것이 또 학력 차별에 안 걸릴지 모르겠다. 인터뷰 전경하 차장·정리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1955년 경남 마산 출생, 행시23회 ▲부산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하버드대 정책학 석·박사 ▲17대 국회의원(비례대표·한나라당, 2004년 5월~2008년 2월 ) ▲대통령실 정무수석·국정기획수석비서관(2008년 2월~2010년 10월) ▲고용노동부 장관(2010년 8월~2011년 5월) ▲기획재정부장관(2011년 6월~)
  • [열린세상] 선진국의 조건 돈, 몸, 정신/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선진국의 조건 돈, 몸, 정신/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을 자축하는 분위기 속에서 솔깃한 구호가 들려 온다. 역대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던 나라들이 선진국이었던 만큼 이참에 우리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국가로 가자는 것이다. 어렵게 삼수까지 하면서 유치한 평창 올림픽이 다시금 우리 특유의 합심과 끈기로 세계적인 성공 사례가 됐으면 좋겠고, 또 그 덕에 대한민국이 스키점프하듯 훌쩍 선진국으로 진입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이 있다면 돈 건강, 몸 건강, 정신 건강일 것이다. 우선 더욱 경제 성장을 이뤄 잘살아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돈이 많은 중동 산유국을 선진국이라고 부르지 않듯이 부자 나라라고 반드시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돈을 버는 과정이 공정하고, 또 돈을 가진 사람들의 사고가 건강해야 한다. 선진국 사람들은 몸이 건강하다. 거리는 언제나 조깅족이나 사이클링족으로 활기를 띤다. 우리 사회도 생활체육이 널리 보급됐지만 보신 식품, 보약, 심지어 성형수술에 의존하는 건강관리 풍조가 여전하다. 돈보다는 땀과 시간으로 몸 건강을 유지해야 선진국이다. ‘돈’과 ‘몸’ 상태는 그런대로 선진국 대열. 하지만 정신 건강을 물으면 우리는 자신이 없다. 아니 무모한 자신감이 정신 건강을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소식에 가려진 해병대 병사 4명 총격 사망 사건과 그에 대한 대처가 좋은 사례다. 여전한 군대 내 병사들 간 구타나 가혹 행위도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 정서적 장애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병사를 다루는 군대와 일반 사회의 태도는 너무나 후진적이다. 문제의 김 상병은 “훈련소에서 실시한 인성검사 결과 불안, 성격장애, 정신분열증 등이 확인돼 부대 전입 후 특별관리대상”이었다는 것이 해당 부대 소초장의 진술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김 상병은 부대가 아니라 병원으로 보내 의사의 도움을 받도록 해야 했다. 우울증, 성격장애, 피해망상, 분열증과 같은 소위 정신병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지와 편견이 피할 수 있는 참혹한 사건을 방치한 꼴이다. 그 와중에 일부 언론은 ‘군기가 빠져서’ 그렇다느니, 안 되면 되게 하라는 ‘해병대 정신’은 어디 갔냐는 식의 ‘정신 나간’ 말과 글을 쏟아냈다. 우울증은 도파민 등 뇌의 신경전달 물질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뇌질환의 일종으로, 성인인구 10명 중에 1명 정도가 이 질환을 경험한다고 한다. 우울증 환자의 3분의2가 자살을 생각하고, 피해망상이나 분열증과도 연관이 있다.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하지만 병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환자는 “아프다.”는 사실을 감추려 하고, 사회는 집단적인 무지를 드러낸다. 정신력과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있으리라는 잘못된 상식이 만연해 있고, ‘정신병 환자’ ‘미친 사람’ 딱지를 붙이는 고약한 사회심리도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의사 만나기를 꺼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신과 의술은 선진국 수준이다. 그러나 정신병을 바라보는 사회의 정신건강은 후진국 수준이다.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쯤으로 여기고 의사를 찾아 쉽게 치료받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삶의 재미를 선사하던 최진실과 같은 우울증 연예인들의 죽음에 속수무책이었고, 얼마 전 해병대 참사도 미리 막지 못했다. 아마도 하루 평균 24명이 자살을 선택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자살률 1위의 오명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터이다. 선진국인 미국의 정신건강 관리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20세기 초 실용주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 등이 미국정신건강협회를 설립해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는 사회운동에 나섰고, 1917년 1차 세계 대전 때부터 육군과 해군에서 ‘정신 건강’ 프로그램을 실시했으며, 1946년 국가 정신건강법 제정, 1955년 의회 내 ‘정신병 및 정신건강위원회’와 1977년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위원회가 설립됐고, 1980년 이후로는 어린이, 노인, 이민자 중 정신병 환자들이 인권·고용이나 복지 부문에서 소외와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배려 정책을 내놓기에 이른다. 올림픽 유치의 기쁨이 돈과 몸 건강, 그리고 ‘아픈’ 사람을 배려하는 정신 건강에 미칠 수 있기를.
  • 한국인 성인 10%가 밤만 되면 ‘먹보’ 충동…야간식이증후군 시달려

    한국인 성인 10%가 밤만 되면 ‘먹보’ 충동…야간식이증후군 시달려

    습관적으로 야식을 먹는 사람들에게는 여름밤이 괴롭다.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방해할 뿐 아니라 각종 위장 장애의 원인이기도 한 야식 습관 ‘야간식이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야간식이증후군이란 잠자리에 들기 전 또는 잠을 자다 일어나 음식을 먹어야 하는 상태를 말한다. 낮에는 식욕이 없다가도 밤만 되면 이것저것 챙겨먹는데, 특히 저녁 식사 후 섭취하는 양이 하루 섭취량의 절반에 이르거나 밤중에 일어나 스낵류 등 고탄수화물 음식을 섭취해야 잠자리에 들 수 있으며, 불면증 등의 수면장애 증상을 가졌다면 야간식이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는 성인 10명 중 1명꼴로 이런 야식 습관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식이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우울증·불안·신체이미지 왜곡 또는 스트레스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티졸’ 호르몬이 다량 분비되면서 반사적으로 스트레스 해소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의 분비를 요구하는데, 이 과정에서 포도당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도 몰래 음식을 찾게 되고, 특히 달거나 짭짤한 음식을 먹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밤에는 대사 기능이 떨어져 위산 분비가 줄기 때문에 음식이 제대로 소화되지 못해 소화불량을 유발하거나 위에 자극을 줘 위염·위궤양을 만들기 쉽다. 특히 야식 후 바로 누우면 위와 식도 사이의 괄약근이 열리면서 위산이 식도를 타고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하기 쉽다. 여기에다 같은 양의 음식이라도 밤에 먹으면 살찔 가능성이 훨씬 높다. 또 낮에는 교감신경이 작용, 에너지를 소비하는 방향으로 대사가 이뤄지지만, 밤에는 부교감신경이 작용해 섭취한 열량이 대부분 지방으로 축적된다. 야식을 먹은 다음 날, 얼굴이 붓는 것은 야식과 함께 섭취한 염분이 원인이다. 야식 습관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규칙적인 식사가 필요하다. 특히 아침식사는 절대 거르지 않아야 한다. 아침식사는 뇌를 활성화시켜 인체에 활력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녁은 가능한 한 가볍게 먹는 게 좋다. 단, 야간식이증후군으로 잠을 깰 정도라면 저녁 식사를 든든히 해 위장을 채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야식 욕구를 부추기는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스트레스 해소법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운동 등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결책을 갖는 것이 좋다. 만약 밤에 배고픔을 참을 수 없을 것 같다면 저녁 식사 시간을 아예 8시쯤으로 늦추는 것도 요령이다. 그래도 먹고 싶다면 최대한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음식을 최소량만 섭취하도록 한다. 물이나 우유 한 잔, 오이, 당근 등은 포만감을 주면서도 위의 부담이나 칼로리가 낮아 적당한 밤참이 된다. 밤참 과일은 당분이 적은 수박이나 토마토가 좋으며, 따뜻한 호박죽, 깨죽 등을 적당량 먹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창해 교수
  • 김상병 “나는 문제아” 메모… 전입 후 특별관리

    김상병 “나는 문제아” 메모… 전입 후 특별관리

    해병대원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사건은 합동조사단의 조사 과정에서 해병대 내 고질적인 병폐와 개인의 부대 부적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김민찬 상병은 사건을 일으킨 이유로 ‘기수열외’를 시사했다. 기수열외는 기수로 얽혀 있는 해병대에서 선임 등이 집단으로 ‘왕따’시키는 고질적 악습이다. 군 관계자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김 상병이 집단 따돌림과 구타 등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대 내 부조리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조사단이 같은 부대에서 지난 4월 전역한 예비역 이모씨를 조사한 결과 “(김 상병이) 후임병인 권모 일병이 자신보다 한 살 많아서인지 선임대우를 안해 준다는 불만을 토로했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기수열외에 대한 암시였다. 하지만 김 상병 자신도 군 문화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입대 후 인성검사에서 폭력적이고 단체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합조단 조사에서 해당 소초장은 “김 상병이 훈련소에서 실시한 인성검사 결과 불안, 성격장애, 정신분열증 등이 확인돼 지난해 9월 소속대 전입 후 특별관리 대상으로 관리해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부대원들도 “(김 상병이) 다혈질적이고 불안정한 성격이었으며 임무를 주면 게으르고 귀찮아했다.”고 진술했다. 합동조사단이 그의 물품에서 발견한 메모에서는 “저를 바꾸려고 노력한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 제가 그만큼 문제아였고 학교 다닐 때도 그랬다.”고 스스로의 성격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다. 김 상병은 참사가 발생한 4일 오전 4시20분쯤 제1생활관에서 취침 후 기상했다. 8시부터 오전 취침을 한 김 상병은 오전 10시 상황실에서 고(故) 이승렬 상병과 대화를 나누다 상황실을 감독하던 부사관이 흡연 등을 위해 자리를 비우자 상황실 복도에 있는 총기보관함에서 K2 소총과 탄환 75발, 수류탄 1발을 훔쳤다. 김 상병은 10시 30분쯤 잠에서 깬 후임병에게 “일병 ○○○을 죽이고 싶다.”고 말했다. 후임병은 김 상병에게서 술 냄새가 났다고 진술했다. 김 상병의 말에 놀란 후임병은 “그러지 마십시오.”라고 말했으나 김 상병은 11시 40분쯤 범행을 저질렀다. 김 상병은 부대 전화부스 옆에서 오전에 상황실에서 대화를 나눈 이 상병을 조준사격했다. 이어 부소초장실 입구에서 고 이승훈 하사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 하사가 쓰러지자 2생활관으로 뛰어가 잠을 자고 있던 고 권승혁 일병을 향해 세 차례 총을 쐈다. 이어 고 박치현 상병에게도 총격을 가했다. 그는 이어 총소리에 놀라 깬 권혁 이병에게 총을 겨눴다. 사건 발생후 10분여. 제지당한 김 상병은 소총을 2생활관 앞 복도에 둔 채 수류탄만 들고 밖을 향해 뛰었다. 총성 소리에 놀라 달려온 소초장과 마주치자 “죄송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도주했다. 김 상병은 체력단련실 옆 창고에서 수류탄을 터뜨려 자살을 기도했지만 실패하고 동료들에게 검거됐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오늘의 눈] 코레일의 뚝심, 안전을 위해 써라/박승기 정책뉴스부

    [오늘의 눈] 코레일의 뚝심, 안전을 위해 써라/박승기 정책뉴스부

    지난해 11월 개통한 경부고속철도 2단계(동대구~부산)에 설치된 선로전환기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개통 이후 신호 불일치 등 총 406회 장애가 생기면서 지난 3일부터 신경주역과 울산역 본선에 설치된 선로전환기는 폐쇄된 상태다. 열차안전 운행에 중요한 선로전환기 선정 논란이 일자 코레일이 대단한 뚝심(?)을 보여주고 있다. “건설은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주관해 우리로서는 의견제시 외에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며 연관성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 선로전환기 선정 과정을 보면 이런 주장은 이해하기 힘들다. 코레일은 2006년 10월 2단계 신호설비실시설계자문위원회에서 1단계와 동일한 MJ81을 선로전환기로 제시했다. 하지만 자갈궤도에 사용된 MJ81은 콘크리트궤도에 사용될 분기기인 BWG와는 사용한 경험이 없어 탈락했다. 하이드로스타에 대한 판단도 마찬가지다. 코레일은 “선정 후까지 몰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코레일은 2007년 4월 26일과 5월 3일 공단이 2단계 선로전환기 기종을 선정하기 위한 설명회에 참석했다. 공단이 코레일에 보낸 참석요청서에는 ‘하이드로스타와 S700K’로 대상이 명시돼 있다. 업계에서는 “설명회를 갖는 업체 중에서 선정대상이 나오는 것은 상식”이라며 코레일측 주장을 일축했다. 게다가 코레일은 당시 S700K에 대해 운영 및 유지보수에 심각한 영향이 우려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이드로스타에 대해서는 유지보수성, 온도에 따른 유압변화에 대해서만 질의했다. 코레일은 2008년 8월 29일 선로전환기 선정을 위한 평가 기준을 만드는 구매제안요청서 심의에도 참여했다. 선로전환기 선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코레일의 강변대로 선로전환기 선정에 대한 책임은 공단에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철도시설에 대한 수요자이자 유지보수 주체로서 최상의 철도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시설물, 설비를 공단측에 요구했어야 하는 직무를 게을리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스스로 한계만 드러낸, 소탐대실이다. skpark@seoul.co.kr
  • 낙동강 보 공사 장마 대비 현장가보니

    낙동강 보 공사 장마 대비 현장가보니

    “여기 물길이 아닌 곳을 뚫어 버리니까 이 아래쪽이 자꾸 깎이는 거야. 깎이니까 저기(낙동강)에 또 쌓이지. 그러더니 다시 물길을 막네요. ”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채소를 경작하는 진경순(63·대구 서구 내당동)씨가 분통을 터뜨린다. 경북 고령군 우곡면에서 농사를 짓는 곽상수(42)씨는 25일까지 마무리를 해야 하는 모내기를 시작도 하지 못했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주변 논에 물을 대는 예곡리 양수장의 취수구가 낙동강 물높이보다 높아진 탓이다. 24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이 지난 21일 대구 달서구 파호동 강정보(湺)에서 달성군 달성보로 이어지는 낙동강 공사 현장을 다녀왔다. 낙동강살리기 사업 공구의 22~24구간으로 전체 공사구간의 허리춤이다. 지나는 곳마다 한쪽에서는 굴착기가, 다른 쪽에서는 수중 준설기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강 바닥을 파내는 준설 공사가 80% 가까이 진행되면서 문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중 침식이 가장 큰 문제로 낙동강 바닥이 평균 6m 정도 낮아지니 이곳으로 흘러 들어가는 지천과의 낙차가 커지고, 지천의 물살이 2~3배 빨라지면서 제방이 깎여 나가는 ‘역행 침식’이 일어나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낙동강과 금호강 지류, 용호천과 동정천 등 지천의 제방 위 나무가 뿌리를 드러내거나 일부 논밭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동행한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평소 유속일 때도 이 정도인데, 물살이 더욱 빨라지는 장마철에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지천의 교량은 유속에 맞춰 세웠기 때문에 더욱 불안하다.”고 말했다. 일부 지천에서는 ‘하상유지공’을 설치하는 보강공사가 한창이다. 지류 바닥에 돌을 깔아서 침식을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허술해 보인다. 최근 한 시민단체가 낸 자료에 따르면 금강 5~7공구 지천 합류부 일대에 29개 하상유지공을 설치하기로 했는데, 설치 중이거나 마무리된 곳은 16곳, 나머지는 공사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이미 설치된 13곳 중에서도 자왕천, 중평천 등 8곳은 빠른 물살을 못 견뎌 유실됐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예년보다 집중호우가 잦을 것이라는 예보에 많은 주민들이 가슴 졸이는 구제역 가축 매몰지도 살펴보고, ‘장애인 수영의 박태환’으로 불리는 조원상 선수의 애환, 국민의 신선한 제안이 정책으로 승화된 사례들을 소개한다. 또 다음 달 상용화되는 4세대 이동통신의 각축을 짚어보고 ‘진경호의 시사 콕’은 검경의 수사권 갈등을 조명한다. 글 사진 대구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국가직 9급 합격선 대폭 상승

    행정안전부가 올해 국가직 9급 공채 필기시험 합격자를 발표한 결과, 지난해보다 합격선이 대폭 상승하며 올해 시험이 지난해보다 쉬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행안부는 22일 지난 4월 9일 시행한 필기시험 합격자 2181명의 명단을 사이버국가고시센터(http://gosi.kr)에 발표했다. 1529명을 최종 선발하는 올해 시험에는 모두 10만 5085명이 응시, 평균 68.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평균 합격점수는 84.0점으로 지난해 79.8점보다 4.2점 높아졌다. 응시 인원이 가장 많은 일반행정(전국모집)의 합격선은 87.00점으로 지난해 80.5점보다 6.5점 상승했다. 소수점 한 자리 점수 차이로 당락이 좌우되는 시험인 만큼 4~6점대 합격선 상승은 그만큼 시험이 쉽게 출제됐음을 의미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해 시험이 유난히 어려워 올해는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했다.”면서 “합격선이 큰 폭으로 오르기는 했지만 2008, 2009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일반행정(지역모집) 가운데 합격선이 가장 높은 지역은 2명이 합격한 제주(88.00점)로 나타났고, 서울·인천·경기, 광주·전남, 대구·경북 지역이 87.00점으로 뒤를 이었다. 강원 지역 합격선은 82.50으로 가장 낮았다. 여성 합격자는 884명(40.5%)으로 지난해보다 0.5% 포인트 상승했다. 이 가운데 선관위(일반) 6명, 토목(일반) 5명 등 모두 20명이 양성평등채용목표제를 적용받아 추가 합격했다. 합격자 평균 연령은 29.7세로 지난해 29.1세보다 소폭 상승했고, 연령대별로는 28~32세가 45.6%로 가장 많았다. 32세였던 응시 연령 상한이 2009년부터 폐지됨에 따라 33세 이상은 1만 3005명이 응시해 19.9%인 434명이 합격했다. 33세 이상 합격률은 2009년 12.5%, 지난해 16.6%로 매년 3~4% 포인트 상승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심각한 취업난과 불안정한 고용 구조로 공무원이 각광을 받으면서 비교적 늦은 나이에 도전하는 수험생이 늘고 있다.”면서 “늦게 시작하는 만큼 더욱 열심히 공부하기 때문에 해마다 합격률이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저소득층 구분 모집에는 모두 1200명이 응시, 31명이 합격했고 2459명이 응시한 장애인 구분 모집에서는 122명이 합격했다. 최종 시험인 면접시험은 8월 30일부터 5일간 서울 양재동 농수산물유통공사(AT센터)와 전국 8개 시·도(지역 구분 모집)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해킹 아니라도… “못믿겠다” HTS 불신

    해킹 아니라도… “못믿겠다” HTS 불신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관련한 사고가 잇달아 투자자들의 불안이 늘고 있다. 투자금액 기준으로 개인 투자자의 80% 이상이 사용하는 HTS에서의 장애는 금전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스템 정비가 시급하다. 현대증권은 20일 자사 HTS ‘에이스’에 전산 장애가 발생해 장 초반 접속이 지연되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농협 계열 NH투자증권 HTS에서 투자자들의 매매 내역이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난 지 불과 나흘 만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장 시작 직후 40분가량 일부 고객들의 HTS 접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나 오전 9시 40분쯤 모두 정상화됐다.”면서 “로그인 과정에서 비밀번호 등을 인증하는 회사 쪽 서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부서에서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대증권은 해킹 사고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현대증권도 전산장애… “손실 우려” 개장 전 미리 접속한 2만 6000명은 아무 문제 없이 주식을 거래했고, 개장 뒤 접속하려는 일부 고객에게 장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HTS 이용자가 4만명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최대 1만 4000명 정도가 불편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접속 장애와 관련한 재산 피해에 대해 현대증권 관계자는 “비상 상황에 대비한 비상 주문전화 등 비상 주문 접속 시스템을 꾸리고 있어서 주문을 하지 못해 피해를 입는 경우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아직까지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가 들어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9년 HTS 전산장애가 발생한 줄 모르고 장 마감 직전 요청한 27억원 규모의 옵션 계약이 무산된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500만원을 배상받은 경우도 있어 상황은 아직 유동적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접속 장애가 발생했으나 복구했고, 현재 원인 파악 중이라고 보고를 받았다.”면서 “일단 원인이 나와야 기기의 문제인지 제도적인 문제인지 파악한 뒤 필요하다면 전체적인 점검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어벽 시스템 구축 투자하라” HTS 장애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달에도 키움증권 HTS ‘영웅문’과 SK증권 HTS ‘세이’에서 접속 장애가 일어났다. 지난 2월에도 HTS 접속 장애와 동양종합증권 홈페이지 오류가 발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농협 전산망 장애와 현대캐피탈 해킹 등 큰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사소한 사고도 부풀려지는 측면이 있다.”면서 “시스템이 완벽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전산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에 비해 증권사의 HTS 방어벽 시스템 보안이 취약하다.”면서 “HTS와 함께 최근 늘어나는 모바일 주식거래서비스가 해커의 표적이 되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관련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감독기관 역시 전산시스템과 보안시스템이 잘 갖춰진 회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 공개를 유도하는 등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지민·홍희경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의 ‘딥 팩터들’/장제국 동서대 총장

    [열린세상] 한국의 ‘딥 팩터들’/장제국 동서대 총장

    미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 대니얼 앨트먼은 최근 내놓은 ‘10년 후 미래’라는 저서에서 한 국가의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변하기 힘든 장애물을 ‘딥 팩터’라고 정의하였다. 지정학적 위치라든가 정치제도, 교육수준 등 단시간에 변화시킬 수 없는 것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고속성장 중인 지금의 중국이 장기적으로 성장의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보았는데, 그 요인은 유교라고 하는 변하기 어려운 문화적 장벽이 결국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리나라는 어떤 ‘딥 팩터’를 가지고 있을까? 필자가 보기에는 우리나라는 세 가지 정도의 ‘딥 팩터’에 직면해 있다고 본다. 먼저 대립과 갈등의 정치구조라는 ‘딥 팩터’를 들 수 있겠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1970~80년대의 군부독재를 ‘피플 파워’로 종식시킨 ‘쟁취’의 산물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서슬이 퍼렇던 군부의 공포적 권위와 그들이 만들어 놓은 철의 제도에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일구어 낸 ‘항거의 DNA’가 우리가 자각하기도 전에 한국 정치문화의 한 중요한 코드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설득과 타협의 정치는 없고, 모든 사안에 대해 오직 ‘대립’과 ‘쟁취’가 난무하는 혼란의 정치판이 되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세간의 화두가 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 문제, 대검 중수부 해체 문제, 동남권 신공항과 과학벨트 유치 등을 둘러싼 죽기 살기식 지역 간 대립은 결국 살벌한 ‘쟁취’ 문화에 기인한 바 크다고 하겠다. 이러한 딥 팩터의 개선 없이는 언제나 혼란과 대립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불안한 사회가 계속될 것이다. 두번째 ‘딥 팩터’는 북한 문제일 것이다. 북한이 존재하는 한 대한민국에 그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북한의 대남 행보에 따라 우리 사회는 큰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 정책’도 북으로 하여금 외투를 벗게 하지 못했고, 이명박 정부의 ‘비핵 개방 3000’ 정책도 북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게 하지 못했다. 북한은 남한의 대북정책의 허술한 부분을 집요하게 찾아내어 공격의 대상으로 삼고, 그것을 통하여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대북문제만큼은 국가 지도자들이 정파에 관계없이 지혜를 모아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북한이 남한의 대북정책을 가지고 장난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민족의 운명이 걸려 있는 대북정책이 정권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것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딥 팩터’는 불완전한 자본주의이다. 우리나라가 과거의 빈곤으로부터 지금의 경제적 부를 축적하기까지는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국가시책에 협조한 측면이 크다. 질이 좋지 않던 국산품을, 그것도 비싸게 구입한 국민들의 애국심을 든든한 기반으로 하여 재벌기업은 ‘마음 놓고’ 기술을 개발하고 해외 판매망을 구축해 지금의 대표기업으로 우뚝서게 된 것이다. 이제 이렇게 성장한 재벌기업들은 그간 국민들이 기꺼이 감당했던 희생에 대한 보답을 할 때이다. 하청 중소기업체들에 대한 적절한 가격 대우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대담한 배려가 없는 한, 한국은 심각해지는 빈부격차로 상징되는 불완전한 자본주의의 늪에서 헤어나올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자본주의가 그래도 잘 돌아가는 이유는 기업이 일구어 낸 부를 적절하게 사회에 환원하는 선순환의 풍토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부호 워런 버핏이 사회로부터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사회 환원의 정신에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대한민국은 기로에 서 있다. 한류가 유럽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고, 또 전 세계 어디에 가도 우리나라 상표를 찾아볼 수 있다고 자만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딥 팩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가에 따라 우리의 앞길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딥 팩터’가 빠른 시일 안에 개선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딥 팩터’가 ‘더블 딥 팩터’(double deep factor)로 악화되기 전에 개선의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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